프로그래밍 잡설

1. 닷넷 기반 프로그램의 특징:

- 뜨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
- 파일 내부를 들여다보면 전통적인 네이티브 프로그램처럼 kernel32, user32, gdi32 따위가 아니라, mscoree.dll에 대한 Dependency만 있다.
- 생성하는 GUI 윈도우들의 클래스를 보면 WindowsForm10 이런 명칭으로 시작한다.
- 같이 들어있는 DLL들이 '뭐.뭐' 이런 식으로 대소문자가 섞이고 중간에 마침표도 있는 등, 이례적으로 이름이 긴 경향이 있다. 네이티브 EXE/DLL은 그런 식으로 작명되는 경우가, 금지되거나 불가능한 건 절대 아님에도 불구하고, 거의 없다. 유닉스 내지 심지어 도스 시절 8.3 영향을 받은 짧고 암호 같은 영어 알파벳 조합이 아직까지 대세.

유명한 닷넷 프로그램으로는 MS Keyboard Layout Creator, Paint .NET이 있다. 비록 닷넷 기반으로 비주얼 베이직.NET과 C++ managed extension 같은 언어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90%이상의 여건에서는 닷넷이 곧 C#이나 마찬가지이다.

게임 자체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게임과 관련된 툴 정도는 C#으로 만드는 게 충분히 승산이 있는 단계에 이른 것 같다. 스타크래프트의 StarEdit처럼 고객이 사용하는 툴이든, 게임 개발사 내부에서 디자이너나 기획자가 쓰는 툴이든 말이다. C#은 일종의 가상 기계 프레임워크 기반이면서도 로컬 환경 역시 적당하게 잘 공략한 것 같다. 이제 MFC는 덩치가 커져도 너무 커졌고, C#은 빌드 속도 같은 생산성 면에서 C++을 압도적으로 능가한다.

게임 클라이언트에 이어 게임 서버까지 C#으로 만들어 돌리는 날이 과연 올지는 모르겠다. 컴퓨터의 성능이 계속 향상되니까 괜찮을 거라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과거에 C/C++은 어셈블리와 일대일 대응하는 최소한 네이티브 코드 생성 언어이지 않았던가.
다만, 아직은 C# 프로그램이 네이티브에 비해 느린 건 둘째치고라도, 앞서 말했듯이 좀 무겁다는 인상이 짙게 느껴진다. (뜨는 데 걸리는 시간) 이게 좀 개선됐으면 좋겠다. 듣자하니, MS는 내부적으로는 C# 코드를 산뜻한 네이티브 코드로 빌드해 주는 컴파일러를 보유하고 있다는데..;;

2.
본인,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소위 '국어 정보 처리' 분야의 프로그램들을 좀 접했다. 형태소 분석, 말뭉치 검색 등.
비주얼 C++ + MFC로 만들어진 게 다수이지만 2005년 이후부터는 C#을 쓴 것도 심심찮게 보인다. 다만, '깜짝새'라고 유명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얘는 이례적으로 델파이로 개발됐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그 특성상, 결과 데이터를 마치 스프레드 시트처럼 row-column 형태의 출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순수하게 처리를 하는 비용뿐만이 아니라, 처리가 끝난 결과 데이터를 해당 리스트 컨트롤에다 등록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만만찮아서 본인은 그게 불만이다. 결과 출력하느라 리스트 컨트롤의 스크롤바가 쫘르륵~~ 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좀 민망하다. 불필요한 화면 refresh가 수천, 수만 회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지 않은가?

대용량의 데이터를 그런 형태로 출력할 때는, owner-draw라든가 virtual list control 테크닉을 써서, 결과 데이터를 일일이 리스트 컨트롤로 복사하는 게 아니라, 그때 그때 출력을 내가 직접 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만 하면 프로그램의 체감 동작 속도가 월등히 빨라지며 메모리도 크게 아낄 수 있다.
도스 시절이었다면 리스트 컨트롤 같은 컴포넌트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을 터이니 이런 비효율 자체가 존재할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소프트웨어의 재활용성면에서 도스는 어차피 빵점인 열악한 환경이니 도스 시절이 마냥 좋다는 건 아니다.

저런 프로그램들이 어떤 여건 속에서 개발되었는지 잘은 모르겠다. 허나, 열악한 자금과 시간에 쫓기면서 공밀레 공밀레 하면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면, 개발자가 아무리 날고 기는 천재 프로그래머라고 해도 답이 없다. 품질을 보증할 수 없고, 이런 자그마한 곳에서의 사용자 배려 따위는 절대로 기대할 수 없다. 이는 개인의 프로그래밍 실력과는 하등 관계 없는 문제이다.

그 반면에 <날개셋> 한글 입력기가 가히 변태적인 수준의 최적화를 자랑하며 개발되고 있는 이유는 시간과 돈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전적으로 개인의 자아 실현을 위해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_-;; 언제까지나 그런 태도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으니까 그게 문제지만.
이런 문제를 이쪽에 계시는 교수님들도 인지는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IT 인프라에 전반적으로 딱히 답이 안 보이는 문제이니 어쩔 수 없다.

3.
C/C++ 부류의 type 시스템은 액세스(MS Access)와 비슷하고,
파이썬 부류의 type 시스템은 엑셀(MS Excel)과 비슷하다. 진짜 딱 대응하는 것 같다.

스프레드 시트인 엑셀은 아무 셀에 아무 타입의 데이터나 바로 집어넣을 수 있으며, 그러면 그 형태를 엑셀이 알아서 인식해서 출력해 준다. 날짜는 날짜처럼, 문자열은 문자열처럼, 숫자는 숫자처럼 오른쪽 정렬을 해서.
그러나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인 엑세스는 테이블을 설계할 때 모든 애트리뷰트와 각 애트리뷰트에 들어갈 수 있는 값의 타입을 지정해야 하며, 딱 그 값만 넣을 수 있다. 문자열은 길이 제한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정말 딱딱하고 까다롭다.

엑셀은 셀의 값들에 서식도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고 Undo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엑세스는 그런 게 없으며, 테이블을 수정한 게 파일에도 바로 반영된다.

그러나 수십, 수백만 개에 달하는 데이터를 검색하고 한꺼번에 고치고, 테이블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동작에서 엑셀과 엑세스의 효율은...;;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엑세스 급의 전문적인 성능이 필요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반 사용자들은 어지간한 중소 규모의 데이터나 다룰 것이고 이때는 친근한 엑셀이 대부분의 경우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4.
PC 파워 유저라면, 윈도우용 EXE 파일에는 리소스라는 별도의 데이터 섹션이 있다는 걸 알 것이다. 윈도우용 EXE는 이례적으로 자체 아이콘을 갖춘 파일 포맷인데, 그것도 바로 리소스라는 형태로 들어있다. 운영체제는 EXE/DLL의 리소스를 조작하는 API를 제공하며, 이를 이용하면 프로그램의 메뉴, 메시지 문자열을 고쳐서 허접하게나마 프로그램을 한글화(자국어화)할 수도 있다. 물론, 모든 프로그램에 그런 테크닉이 통하는 건 아니지만.

이 일을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하려면 BeginUpdateResource, UpdateResource, EndUpdateResource라는 함수를 쓰면 된다. 다만, 윈도우 9x는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으며 그건 NT에서만 지원됐다. 그런 기능을 어차피 일반 사용자가 쓸 일은 없었을 테니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당시 윈도우 9x에서 실행된 비주얼 C++ 6은, 32비트 EXE/DLL의 리소스를 고칠 수는 없었던 반면, 16비트 EXE/DLL의 리소스를 고쳐서 저장할 수는 있었다.

윈도우 API를 쓴 건지, 아니면 16비트 바이너리는 비주얼 C++의 자체 기능으로 파일을 건드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16비트 바이너리와 32비트 바이너리는 리소스를 저장하는 방식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아마 자체 기능이 아니었겠나 싶다. 근본적으로 32비트 바이너리는 wide character 유니코드를 사용하지만 16비트 바이너리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과거에 윈도우 3.1에다가 Win32s를 설치하면 각종 시스템 DLL뿐만이 아니라 유니코드 변환 테이블인 NLS 파일들도 잔뜩 설치됐던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07/06 08:09 2011/07/0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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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C++ 개발자에게 F12는 무척 특수한 의미를 갖는 단축키이다. 커서가 가리키고 있는 명칭(함수, 변수, 클래스 등~)이 선언되어 있는 위치로 바로 이동해 주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Find in Files와 더불어 복잡한 소스 코드를 분석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기능이다.

또한 Alt+F12는 Symbol 탐색기이다. 무수히 많은 파일들을 무식하게 문자 단위로 검색하는 게 아니라 최적화된 symbol 데이터베이스만을 뒤지기 때문에, 명칭만의 출처를 아주 빠르고 똑똑하게 찾을 수 있다.

사실 이 기능은 비주얼 C++ 6.0에도 있었고, 심지어 더 이전 버전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이 기능이 활발하게 활용되지는 못했다.
이런 고급 기능을 사용하려면 프로그램의 전체 빌드를 Browse 정보를 남겨 놓는 방법으로 특수하게 다시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번 빌드할 때마다 그 Browse 정보도 업데이트해야 했다. 그러므로 빌드 시간도 증가.

원래 C/C++이라는 언어 자체가 빌드 속도가 느린 데다, obj, pch, ncb 등 온갖 잡다한 output을 많이 남기는 걸로 악명 높은 언어이다. 언어의 범용성 보장이라든가 강력한 네이티브 코드 생성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면모도 물론 있긴 하나, 현대의 언어들과 비교했을 때 생산성이 무척 떨어지는 건 사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서 빌드 오버헤드까지 감수하면서 별도의 Browse 정보를 생성해야 한다니. Browse 기능을 쓰는 사람이 많을 수가 없었다.

내 말이 믿기지 않으면, 비주얼 C++ 6 갖고 계신 분은 프로젝트 하나 만들어서 아무 명칭에다 대고 F12를 눌러 보라. Browse 정보를 생성할 건지 묻는 질문부터 먼저 뜨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비주얼 C++ .NET이 출시되면서 장족의 발전이 이뤄졌다. 별도의 Browse 정보를 만들 필요가 없이, 빌드 한 번만 하고 나면 명칭 조회와 탐색이 아무 프로젝트에서나 가능해진 것이다. 굉장히 편리해졌다.

사실 이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귀결인 게, 비주얼 C++ 6.0부터는 어차피 인텔리센스 기능이 초보적인 수준이나마 추가됐기 때문이다. 함수의 원형이 마우스의 풍선 도움말로 뜨고 명칭을 자동 완성해 주는 기능은 Browse 기능과 성격이 상당수 비슷하지 않은가?

기술적으로 어떻게 변했는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본인 생각에는, 둘이 서로 따로 DB를 구축하면서 따로 놀던 게 닷넷부터는 동일한 인텔리센스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명칭 조회 기능과 인텔리센스가 모두 동작하도록 바뀌었지 싶다. 그래서 그런지, 편리해진 대신에 닷넷 초창기 버전은 과거의 6.0에는 있던 기능이 잠시 사라진 것도 있었다.

바로 함수에 대해서 Caller/Called by 그래프를 그려 주는 기능이다. 이 함수가 또 어떤 함수를 호출하는지 쭉쭉~ 아니면 이 함수를 사용하는 함수는 무엇이 있는지 쭉쭉~

그런데 인텔리센스 정도 구현하는 데는 명칭 자체에 대한 DB만 구축하면 되지, 명칭과 명칭 사이의 각종 인과관계를 따질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비주얼 C++ 2003(닷넷)에는 잘 살펴보면 저 기능을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본인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 중 하나이다.

잠시 없어졌던 그 기능은 비주얼 C++ 2005부터 완전히 부활했다. 인텔리센스 자체가 버전업을 거듭하면서 굉장히 강력해졌기 때문이다. 2003부터는 #define 심볼과 템플릿도 지원되기 시작했고, 2005/2008부터는 함수 포인터도 지원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프로젝트를 별도로 빌드해서 파일로 조회를 해야 했던 정보가, 지금은 컴퓨터가 좋아진 덕분에 실시간 업데이트와 조회가 가능한 존재로 바뀌었다.

비주얼 C++ 2010은 듣자하니 인텔리센스 엔진이 또 완전히 바뀌었고, C#이나 베이직 같은 ‘쉬운 언어’에서나 지원되던... 빨간 선 기능(워드 프로세서의 맞춤법 검사기처럼.. 문법에 틀린 부분)이 흠좀무스럽게도 C++에도 도입되었다고 하더라.

인간의 프로그램 개발 환경의 생산성 개선을 위한 노력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ㄲㄲ

Posted by 사무엘

2011/06/07 19:10 2011/06/0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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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제품들의 글꼴

1. 비주얼 C++의 글꼴

과거의 비주얼 C++ 4~6은 IDE의 글꼴 체계가 좀 특이했다.
영문 윈도우에서는 각종 UI 글꼴이 MS Sans Serif 8포인트로 나오고, 코드 에디터의 기본 글꼴은 Courier 10포인트로 나왔다. 트루타입 글꼴인 Courier New가 아님.

그 반면, 한글 윈도우에서는 코드 에디터의 기본 글꼴은 FixedSys 12포인트였고, 대화상자의 기본 글꼴은 무려 System으로 설정되었다. 글씨 크기부터가 다르다.
참고로, 비주얼 C++과 동봉된 Spy++ 유틸리티도 대화상자의 글꼴이 동일한 형태로 나왔다.
둘 다 MFC를 써서 개발된 것도 동일하니, 뭔가 동일한 UI 라이브러리를 공유라도 하지 않았나 추정된다.

이 윈도우 3.1스러운 System 폰트는, 비주얼 C++이 더욱 추레하고 꼬질꼬질하게 보이게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_-;;;
사실, 윈도우 3.1 시절에도 영문판에서 원래 MS Sans Serif 8포인트로 맞춰졌던 UI가 한글 윈도우에서는 한글 때문에 글씨 크기를 더 키워서 System으로 나왔으니, 비주얼 C++도 이와 동일한 관행을 답습하고 있었던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후 버전인 닷넷은 그 글꼴 체계가 개선된 것만으로도 외형이 훨씬 더 깔끔해 보인다.
물론 MS 오피스 97 스타일의 UI가 오피스 XP 스타일로 바뀐 것도 작용했겠지만 말이다.
그 당시 윈도우 XP와 오피스 XP의 UI 디자인은 정말 파격적이었다. XP라는 브랜드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닷넷의 IDE는 신기하게도 에디터의 기본 글꼴이 돋움체 10포인트이다.
한글 윈도우에서는 자동으로 한글 서체를 찾아 쓰는 모양인데, 그럼 한글 글꼴이 없는 영문 윈도우에서는 뭐가 설정되는지 모르겠다.

2. 운영체제의 글꼴

한글 윈도우에서는 그저 굴림 일색이지만, 영문 윈도우에서는 MS Sans Serif에서 Tahoma로 UI 글꼴이 바뀌어 왔다.
MS 오피스도 그 구닥다리 97 버전도 영문판은 대화상자의 글꼴이 Tahoma이다. 보기에 꽤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주얼 C++이나 포토샵처럼 특정 계층의 전문 종사자들이나 쓰는 소프트웨어가 영문판인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언어라는 숲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이 다루는 분야의 용어라는 나무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번역이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정도이다.
그러나 운영체제나 오피스 스위트는 워낙 불특정 다수가 쓰는 녀석인 만큼 한글판이 널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구하지 않는 이상 이런 프로그램의 영문판을 국내에서 접하기란 꽤 어렵다.

영문 윈도우 XP는 창의 제목의 글꼴이 일반 UI의 글꼴과는 달랐다. 제목 글꼴이 그 이름도 유명한 Trebuchet MS이었다. 온통 맑은 고딕이나 Segoe UI로 획일화되어 버린 윈도우 비스타/7조차도 그렇지는 않은데 말이다.
물론 한글 윈도우 XP는 제목의 글꼴이 역시나 '굴림+진하게'이기 때문에 영문판의 감흥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더 신기한 것은 Trebuchet MS 글꼴이 한글 윈도우 XP에도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한글판은 디스플레이 글꼴 설정에 이 글꼴이 뜨지 않으며, 사용자가 강제 지정조차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글꼴 목록에는 모든 글꼴이 나타나지 않으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마치 명령창(콘솔)의 글꼴도 왜 자유롭게 지정이 안 되는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3. 트루타입 글꼴의 역사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속이 채워진(=래스터라이즈가 되는) 윤곽선 글꼴이 처음으로 도입된 것은 무려 윈도우 3.1부터이다. 멀티미디어 API가 처음으로 도입된 것과 비슷한 시기이고, 공교롭게도 아래아한글 2.0이 출시된 것과도 비슷한 시기이다.
그 전에 존재하던 글꼴들은 몇몇 단계별로 지정된 크기 이외에서는 계단현상이 나타났다.
Script, Modern, Roman처럼 곡선이 그려지는 벡터 기반 글꼴도 없지는 않았으나, 그건 선만 그려지고 래스터라이즈 과정이 없는 원시적인 수준에 불과했다.

제대로 된 윤곽선 글꼴 기술의 명칭은 바로 트루타입(Truetype)이다.
Courier와 Times Roman은 영문권에서 워낙 유명한 글꼴이고 윈도우 1.0부터 있었던 잔뼈 굵은 글꼴인데, 이때 윤곽선 글꼴 버전이 새롭게 만들어졌다고 해서 Courier New와 Times New Roman이라고 new라는 단어가 중간에 붙었다. 한글 글꼴 '신명조'의 '신'과 비슷한 맥락인 건지도 모르겠다. 정리하자면 이렇게 된다.

  • Arial: 처음부터 윤곽선 글꼴로 도입되었고 예전의 Helvetica를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 Courier: Courier New와는 별개로 아직까지도 비트맵 글꼴의 형태로 공존한다. 두 글꼴은 폭이 살짝 다르고 제각기 용도가 있다.
  • Times New Roman: 이름에 new가 붙은 채, 기존 비트맵 글꼴을 윤곽선 글꼴로 대체

아울러, 한글 윈도우는 3.0부터... 영문 윈도우보다 한 발짝 일찍 트루타입 글꼴이 도입되었다. 그런데 그때 한글 글꼴들은 비표준 헤더를 썼기 때문에 정상적인 트루타입 글꼴이 아니었다. 그리고 시스템 비트맵 글꼴은 트루타입이 아닌 별도의 경로로 출력...-_- fallback 글꼴 같은 개념도 전혀 없고, 윈도우 95에 비해서 글꼴 시스템이 훨씬 더 열악하고 원시적이었다.

Posted by 사무엘

2011/05/01 08:35 2011/05/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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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C++ IDE (정확히는 비주얼 스튜디오)에는 간단하게나마 위지윅 HTML 에디터가 내장되어 있다. 다만, 입력하는 내용에 따라 프로그램이 생성해 주는 HTML 코드가 굉장히 지저분한 편이어서(여백, 정렬 상태 등~) 본인은 이를 즐겨 사용하지는 않는다.

물론, 언어별로 IDE가 따로 놀던 비주얼 C++ 6의 IDE에는 HTML 편집기가 없었으며, 웹 편집은 비주얼 InterDev라는 프로그램이 따로 담당하고 있었다. 그 대신 비주얼 C++ 6은 OLE 기술을 이용하여 심지어 MS 오피스 문서를 자기 IDE 내부에다 가져와서 편집하는 기능이 있었다! 물론 MS 오피스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 한해서.

File-New 대화상자를 보면 맨 오른쪽 탭에 MS 오피스(워드, 엑셀 등) 문서를 만드는 항목이 있었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주 드물었을 것이고, 그 기능을 이용하거나 그렇게 OLE 친화적인 업무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비주얼 스튜디오에서도 이후 닷넷부터는 그런 잉여 기능이 제외됐다. 내 기억이 맞다면 딱 하나, MS 오피스에 이어 아래아한글 2002가 그렇게 문서를 만드는 기능을 지원했다.

비주얼 스튜디오 닷넷은 잘 알다시피 모든 언어들의 IDE가 Microsoft Development Environment라는 이름으로 한데 통합했으며, 그래서 한 프로그램으로 소스 코드, 텍스트, 웹 문서 등을 모두 한데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비주얼 스튜디오가 제공하는 웹 에디터는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그냥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제공하는 에디팅 엔진을 그대로 차용했다.

본인은 비주얼 스튜디오가 제공하는 웹 에디터는 ‘진하게’를 왜 b가 아닌 strong 태그로 표현하고, ‘이탤릭’을 왜 I가 아닌 em으로 표현하는지 의아해했다. 200x년대에 사용하던 나모 웹에디터와 FrontPage는 b, I를 썼기 때문이다. 기능이 동일하면 더 짧은 표현이 좋기 때문에.. ㄲㄲ

물론 그 이유는 웹 표준의 개정 때문이다. HTML은 워드 프로세서 문서처럼 글자 비주얼이 아니라 문서의 논리적인 구조와 의미를 표현하는 용도로 유지하기 위해서 물리적인 비주얼을 표현하는 방식을 CSS 위주로 바꾼 것이다.

글씨체를 바꿨을 때 태그가 생성되는 방식은, 놀랍게도 비주얼 스튜디오의 버전마다 서로 다 다르다.
2003까지는 그냥 대놓고 <font face="무슨체"> 였다.
2005는 <span style="font-family:무슨체">가 되었다.
2008은? 아예 head 태그 내부에 그 서체를 지정하는 새로운 스타일이 등록되고 <span class="style1">이 생성된다.

똑같은 운영체제와 똑같은 IE 버전 하에서도 서로 다르게 동작하는 걸 보니, 이건 전적으로 비주얼 스튜디오의 버전별 차이로 보인다.

여기까지만 분석을 하고 말려고 했는데...
비주얼 스튜디오 2008은 웹 에디터가 뭔가 바뀌었다. 지금까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2003과 2005가 단순히 IE 기반인 것에 비해,
2008은 위지윅 에디터(소스 편집이 아닌 디자인 모드)의 윈도우의 클래스 이름이 FrontPageEditorDocumentView. 다시 말해 MS 오피스 2003 이후로 개발이 중단된 FrontPage의 에디팅 엔진을 얹었다는 뜻 되겠다! ㄷㄷㄷ;;;

덕분에, 2008 이전의 비주얼 스튜디오(VS) 내장 웹 에디터는 디자인 모드 아니면 소스 편집 모드 이렇게 두 가지 모드만 제공하였으나, 2008은 FrontPage처럼 한 화면에서 디자인과 소스를 한꺼번에 보고 편집하는 분할 모드도 같이 지원한다. 그리고 FrontPage처럼 태그 단위로 텍스트를 한꺼번에 선택하고 속성을 지정하는 정교한 편집 기능도 지원한다. 단순한 IE 기반 엔진만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기능임.

그런데 그런 것만 바뀐 게 아니라, VS 2008의 웹 에디터는 진하게/이탤릭 태그도 과거의 FrontPage처럼 b, i로 되돌아갔다. 이런?
VS 2010은 어떤지 모르겠다. 듣기로는 소스 코드 에디터도 완전히 새로 다시 짰다고 하니 또 바뀐 게 있겠지.

그래서 지금부터는 FrontPage 얘기를 좀 하겠다.
FrontPage는 여타 회사에서 개발되던 웹 에디터를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하여 90년대 후반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그래서 초창기 버전에는 윈도우의 클래스 이름이라든가 생성된 HTML 코드의 generator 메타태그에 원래 회사의 이름 이니셜 같은 걸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HTML 태그는 아무나 만지는 물건이 아니다 보니 웹 에디터 역시 워드, 엑셀 같은 전국민 필수품은 아니며, 아웃룩처럼 업무용 필수품도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게 액세스라든가 비주얼 스튜디오 급의 전문 개발자 영역도 아니다 보니, 이런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위상은 무척 어중간했다.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프로그램으로 윈도우 3.x 시절부터 명성을 떨쳤는데 나중에 역시 MS에게 인수된 비지오(Visio)와 비슷한 위상 같다. FrontPage는 MS 오피스 제품군의 정식 멤버는 아니었지만 어째 오피스 XP 및 2003과는 동일한 타이밍에 버전업을 거쳤다.

FrontPage는 XP와 2003의 동작 방식이 서로 굉장히 달랐다. XP는 모든 html 코드를 자기 컨벤션대로(줄당 문자 수, 들여쓰기 등) 무조건 깔끔하게 정리하는 기능이 있었고, 심지어 html 코드 최적화 기능까지 있었다. 이게 잘 동작할 때는 무척 유용하지만,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태그를 제멋대로 고쳐 버리기까지 해서 믿음직하지는 못했다.

그러던 것이 2003에 와서는 정책이 정반대로 바뀌어서, 이미 만들어진 코드는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수정된 부분에 대해서만 최소한의 변경만 가하는 방식이 되었다. 이것도 좋긴 하지만, 수정을 거듭하다 보면 앞서 말했듯이 코드가 무척 지저분해져서 싫다. 그리고 <li>, <ol>처럼 목록을 표현하는 태그에서 여닫기 처리를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휴대전화의 카메라 기능이 발전하면서 기존 디지털 카메라들은 아예 DSLR 같은 더 전문적인 영역으로 경쟁 구도가 바뀌었듯, 오늘날은 블로그가 발달하고 웹에서 바로 위지윅 html 에디터 내장 게시판을 쓰는 시대가 됐다. 로컬 환경에서 html 에디터를 쓸 일이 무척 줄었다.

그래서 FrontPage는 2003 버전을 끝으로, 더 전문적인 웹 디자인 솔루션인 MS Expression Studio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개발이 중단되었다. 그리고 그 FrontPage의 엔진이 비주얼 스튜디오의 2008에 전해져 오는 모양이다. ㅋㅋ

본인은 FrontPage를 내 홈페이지 편집과 프로그램 도움말 제작용으로 지금까지도 애용 중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Expression Studio를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나저나 요즘 드림위버는 살아 있나?

Summary:
1. 위지윅 웹 에디터로 각종 아기자기한 클립아트를 넣으면서 자기 홈페이지를 만들던 시절이 그립다. ㅋㅋ
2. 여러분은 html 편집을 무엇으로 하십니까?

Posted by 사무엘

2011/04/22 18:46 2011/04/2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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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주얼 스튜디오 2003

지금은 바야흐로 2011년. 비주얼 C++ 2010이 나온 지 이미 1년이 지났고 C++0x 규격까지 등장한 마당에, 그 옛날 버전인 비주얼 C++ 닷넷 2003 관련 블로그 포스트를 아직도 적지 않게 찾을 수 있어서 본인은 놀랐고 한편으로 동질감을 느꼈다.
본인도 <날개셋> 타자연습을 비롯해 여러 legacy 프로젝트들을 여전히 VS 2003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2005와 그 후대 버전들은 MFC 라이브러리가 너무 심하게 bloat되어서 본인은 업그레이드할 의욕을 대략 상실했다.
static link를 할 엄두를 못 내겠는데, dynamic link 정책도 영 괴상한 방식으로 바뀌니..
MFC 라이브러리보다도 덩치 더 큰 포토샵, MS 오피스급의 초대형 상업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라면 모를까, 이건 소규모 프로그램 개인 개발자에겐 영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듣자하니 2010은 msvcr100과 mfc100을 굳이 winsxs 매니페스트 방식을 안 쓰더라도 자기 local 디렉터리에서 로딩 가능하게 바뀌었다고 하던데, 그건 그나마 다행인 점이다. 전세계에서 터져 나온 개발자들의 불만을 비주얼 C++ 팀이 받아들인 모양이다. Class wizard도 부활하는 등, 2010이 꽤 참신한 변화를 많이 했다. 2005->2008은 연도 차이가 3임에도 불구하고, 2일 뿐인 2008->2010보다 변화량이 훨씬 더 적었다.

잡설이 길었는데..
운영체제인 윈도우 비스타는 시스템 계층에서 바뀐 게 많다 보니, 예전의 2000/XP와는 달리 비주얼 스튜디오, 혹은 비주얼 C++에게 그리 자비롭지 않았다. 비스타뿐만이 아니라 7도 마찬가지.

구닥다리 6.0은 그런 최신 OS에서 동작 자체는 한다만, 설치하는 과정에서 무슨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하고(OLEView 같은 일부 컴포넌트),
2003은 비스타에서 대놓고 좀 잡다한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MS는 VS 2003 지원은 2006년 중반의 SP1을 끝으로 이제 완전히 끊었다. 비스타 이후부터는 버려진 자식. -_-;;

그 잡다한 문제 중 유명한 게 뭐냐 하면, Find in files 기능.
윈도우 비스타/7에서 VS 2003으로 이 명령을 내리고 있으면 IDE가 응답 없이 그대로 멎어 버렸다. 파일 검색 기능을 쓸 수 없다는 소리. 그런데 이건 개발자가 밥먹듯이 써야 하는 기능인데, 이거 없으면 불편해서 프로그램 개발 어떻게 하라고? -_-;;;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탐색기로 DEVENV.EXE를 찾아가서 Alt+Enter로 속성을 꺼낸 후, 호환성 탭에서 시각 테마를 꺼 버리면 된다. 이 팁을 올린 각종 블로그 포스트에는 한국어와 영어를 불문하고 "너무 좋은 정보군요.", "알려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퍼 갑니다" 댓글들이 즐비하다. 아직도 VS 2003 쓰는 개발자가 많다는 뜻 되겠다. X86 아키텍처와 PE 방식 실행 파일이 존재하는 한, C++, Win32 API, 네이티브 코드 자체가 근본적으로 유행을 그렇게 타는 분야가 아니니 말이다.

비주얼 C++ 2003은 MS 오피스 XP와 동일한 GUI 기반이며, 어차피 comctl32 6.0 기반의 시각 테마를 쓰지도 않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니 프로그램 외형이 딱히 달라지지도 않는다.
단, 그 비주얼 C++로 실행한(디버거를 붙인 F5든, 붙이지 않은 Ctrl+F5든) 나의 프로그램도 시각 테마가 무시된 채 실행되므로 그건 주의해야겠다. 물론, 탐색기 같은 걸로 따로 실행하면 문제 없음.

덧붙이자면 VS 2003은 도킹 윈도우 같은 걸 드래그하여 이동할 때 점선으로 윤곽이 나타나는데, 이 역시 알다시피 Aero 하에서는 동작이 굉장히 굼뜬다.
이것이 VS 2005부터는 개선되어 파란 도킹 다이아몬드도 생기고 비주얼이 산뜻해졌으나, 어차피 2005조차도 비스타에서 제대로 돌아가지 않긴 마찬가지이다.

SP1에다가 비스타 패치까지 다 복잡하게 설치해야 한다. 문제는 SP1과 비스타 패치 각각이 VS 2005를 처음 설치하는 것만치 시간이 욕 나오도록 오래 걸린다는 것. ㅆㅂ
윈도우 비스타보다 늦게 나온 2008부터가 드디어 비스타에서 별 트러블 없이 잘 돌아가며, 내장하고 있는 플랫폼 SDK도 윈도우 비스타 기준 최신이다.

※ 32비트 프로그램이 64비트 프로그램 디렉터리에 접근하기

잘 알다시피 64비트 윈도우에서도 시스템 디렉터리의 경로는 32비트와 마찬가지로 windows\system32이다. 64가 아니다.
그럼 64비트 윈도우 내부에서 32비트 시스템 파일들이 들어가는 경로는 windows\SysWOW64이다.

그런데 본인은 며칠 전 굉장히 놀랐다.
GetSystemDirectory를 호출하는 코드를 32비트로 빌드하나, 64비트로 빌드하나, 실행 결과는 windows\system32로 동일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이는 일종의 가상화 내지 redirection 메카니즘 때문이다.
64비트 윈도우에서 동작하는 32비트 프로그램은 애초에 64비트 윈도우 시스템 디렉터리로 접근을 아예 할 수 없다. system32와 syswow64가 모두 보이긴 하지만, system32 디렉터리를 들여다보면 운영체제가 보내 주는 것은 어차피 syswow64의 정보뿐이다. 그 안에서만 놀아야 한다.

Program Files 디렉터리는 그렇지 않아서 32비트 프로그램이 32비트용 경로와 64비트 경로로 모두 따로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어차피 known path를 운영체제 차원에서 얻는 방법이 없다. 64비트 프로그램은 64비트용 경로와 32비트용 경로에 모두 접근 가능하지만 32비트 프로그램은 64비트용 경로를 얻을 수 없다.

이렇게 가상화를 너무 잘 해 주기 때문에, 심지어 64비트 OS에서도 32비트 프로그램은 GetSystemInfo 함수를 호출하더라도 멀쩡한 64비트 x64 컴퓨터를 32비트 x86으로만 인식한다. 이 OS가 진짜 64비트인지 32비트 프로그램도 알려면, GetNativeSystemInfo라는 새로운 함수를 써야 한다.

32비트 윈도우에서 <날개셋> 한글 입력기 64비트 에디션은 당연히 설치가 되지 않지만, 64비트 윈도우에서 32비트 에디션은 설치가 가능하다. 이 경우, 편집기나 변환기 같은 프로그램이야 별 차이 없이 쓰겠지만, 외부 모듈이나 입력 패드는 당연히 64비트 프로그램에서 제대로 쓸 수 없다.

그래서, 64비트 윈도우에서 <날개셋> 32비트 에디션이 설치되었을 때, "에디션을 잘못 고르신 것 같은데, 가능하면 64비트 쓰시져?" 하는 경고 메시지를 띄워 주고 싶다. 그런데, 32비트 프로그램이 자기 주변이 64비트인지 파악하기가 의외로 쉽지 않아서 고민이다. 운영체제가 64비트인 경우, 자신이 64비트 모듈과 병행 설치도 되어 있는지 체크를 해야 하는데 파일 시스템이 워낙 저렇게 샌드박스화해 있으니 말이다. =_=;;

※ TlsGetValue와 에러 코드

파일을 읽어서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함수를 만들었다. 이 함수는 파일을 찾지 못하면 false를 즉시 리턴하며, 그 후 이 함수가 호출한 CreateFile 함수가 남긴 GetLastError 값을 바탕으로, 응용 프로그램은 에러 메시지를 찍는다는 게 본인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 함수가 선언한 각종 객체의 소멸자 함수가 뭔가 처리를 하면서, 또 GetLastError 값을 바꿔 버리기 때문에 정작 파일 조작이 실패한 이유를 밖에서 알 수가 없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도대체 어디서 에러 코드가 바뀌지? MSDN을 뒤져보다 본인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윈도우 API 함수들은 동작이 실패했을 때만 에러 코드를 설정한다. 그러나 TLS 값을 되돌리는 TlsGetValue 함수는 성공일 때도 에러 코드를 에러 없음을 의미하는 0으로 설정함으로써, 예전 함수의 에러 코드를 덮어써 버린다. 왜냐하면 리턴값 0만으로는 진짜 TLS 슬롯 값이 0인지, 아니면 실패를 의미하는 0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TlsGetValue 함수는 C/C++에 언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scope를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함수이기 때문에 밥먹듯이 자주 호출된다. 성능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 함수는 예외적으로 언제나 에러 코드를 건드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게 에러 코드인지, 정상적인 리턴값인지 알 수 없는 예로 GetExitCodeThread/Process 함수가 있다.
STILL_ACTIVE라는 값이 리턴되었는데, 이게 해당 스레드나 프로세스가 종료하면서 진짜로 리턴한 값인지, 아니면 그게 아직 종료되지 않은 상태인지.. 알 게 뭐야..;;
개인적으로 함수를 왜 저렇게 설계했는지 모르겠다. 어지간하면 성공/실패 여부를 별도의 인자에다가 따로 되돌리게 하는 게 훨씬 안전할 텐데.

Posted by 사무엘

2011/04/08 17:29 2011/04/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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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프로그래머라면 이미 다 아시겠지만, 비스타에서부터 task dialog라는 아주 참신한 UI 기능이 추가되었다.
구닥다리 MessageBox를 쓰자니 뭐가 많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해서 겨우 에러 메시지 하나 찍자고 별도의 대화상자를 또 만들자니 너무 번거로운데
task dialog는 가히 사막에 있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의 그림은 바로 task dialog의 뼈대. (출처: MSDN)

이제 당장 운영체제부터가 상당수의 UI를 task dialog으로 구현하고 있고,
메모장부터 워드패드까지 모든 기본 프로그램들의 “문서를 저장하시겠습니까?” 대화상자도 죄다 task dialog로 바뀌었다.
덕분에 Yes / No 일색이던 버튼이 Save / Don't save로 바뀐 걸 알 수 있다. task dialog는 각 버튼들에 들어가는 텍스트를 사용자가 자유롭게 지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Y/N이라고만 하면 이게 무슨 질문에 대한 “예/아니요”인지, 응답에 대한 결과를 사용자가 한 단계 더 추론을 해야 한다.
그러나 대놓고 “저장함/저장 안 함”이라고 표시를 해 주면, 이 선택으로 인해 야기되는 결과를 사용자가 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MS는 저런 UI 용어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검토를 해 온 것이다.

이것뿐만이 아니라 또 개인적으로 본인은 task dialog가 유용하다고 가장 먼저 느낀 면모가 뭐냐 하면,

“다음부터 이 확인 질문 안 하기” 부류의 체크 상자를 간단하게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과거의 MessageBox에서 진짜로 2% 부족한 면모였다.
그래픽 모드나 해상도를 바꾼 뒤에 타이머를 걸어서 “화면이 잘 나타나 보입니까? n초 이내에 응답이 없으면 원래 모드로 되돌립니다”를 구현하는 것도 이 task dialog로는 드디어 가능하다. 예전에는 그런 걸 구현하려면 전용 대화상자를 따로 만들어야 했다.

task dialog에는 인터넷 URL 링크를 넣을 수 있고, 라디오 버튼을 넣어서 사용자의 간단한 선택을 받을 수도 있다. 제목-본문 형태로 텍스트를 깔끔하게 배치할 수 있다는 것도 아주 좋은 점이다.
물론, 워낙 기능이 많기 때문에 사용하기가 다소 까다롭다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이를 간소화하기 위해, 비주얼 C++ 2008의 확장팩 내지 2010부터는 MFC에도 CTaskDialog라는 클래스가 추가되었다. 자료구조 관리는 이 클래스가 다 알아서 해 주기 때문에 사용자는 코드 한 줄로 간단하게 원하는 버튼, 원하는 컴포넌트들을 대화상자에다 추가할 수 있다.

그런데 task dialog로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히 메시지를 찍고 사용자로부터 간단한 피드백을 받는 일에 국한되지 않는다.
progress bar를 넣는 기능이 있고 bar의 상태를 일정 주기로 업데이트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진행 상황 표시 대화상자도 간단하게 구현 가능하다.

본인은 task dialog를 제어하는 코드와 스레드 작업 관련 코드를 한데 합쳐서 별도의 클래스를 만들어 이를 개인적으로 매우 즐겨 사용한다. task dialog를 사용하는 형태는 딱 정해져 있으니까 별로 customize를 하지 않고, 작업 상황 표시와 작업 스레드의 customization이 이 클래스의 존재 목표가 되는 셈이다.

task dialog 콜백과 스레드 콜백 함수는 내부의 private static 함수로 숨겨 놓는다. 스레드 콜백 함수는 this 포인터에 대해서 아래의 순수 가상 함수를 호출한다.

virtual UINT Work() = 0; //오버라이드 할 것
volatile int m_nCurPos, m_nPosMax; //현재/전체 진행 상황
volatile bool m_bCancel;

그리고 task dialog 콜백은 당연히.. 주기적으로 m_nCurPos 값을 체크하여 progress bar를 업데이트한다.
사용자가 도중에 취소 버튼을 눌러 버렸다면, m_bCancel 플래그가 설정된다. 작업 스레드는 이 값을 수시로 체크해서 사용자가 중단을 요청했다면 신속히 작업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일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작업에 대해서는 게이지가 marquee 형태로 뱅글뱅글 돌기만 하게 만들 수도 있다. 윈도우 부팅할 때처럼 말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task dialog는 진행 상황 표시만 전문으로 하는 녀석이 아니다 보니, progress bar를 두 개 표시해 주는 기능은 없다는 점이다.
설치 프로그램이라든가 압축/FTP 유틸리티처럼 파일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은 현재 처리하고 있는 파일의 진행률과 그리고 전체 작업의 진행률을 한데 표시하고 있으며, 이건 매우 흔한 관행이다. 이건 여전히 내가 직접 대화상자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
.

그나저나 드디어 윈도우 7도 SP1이 정식 출시된 지 한 달쯤 됐다.
콘솔에서 세벌식으로 한글 입력할 때 한글+기호 입력이 제대로 안 되던 버그도 고쳐졌으려나? (난 7 안 써서 잘 모르겠다) 했는데
어느 지인의 얘기에 따르면 여전하다고 하네... -_- 어쩌라고.

Posted by 사무엘

2011/03/17 08:32 2011/03/1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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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직한 그래픽 화면에서 마우스로 조작하는 컴퓨터-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일명 GUI라고 부른다.
매킨토시가 원조라고 하는 이런 환경에서는 대화상자가 라벨, 입력란, 리스트박스, 버튼 같은 몇몇 기초 UI 요소들로 구성되며, 이 구성요소들을 윈도우 프로그래밍에서는 ‘컨트롤’이라고 부른다. GUI에서 일종의 부품과도 같다.

이런 GUI와는 달리, 그냥 전통적인 선택 막대만으로 각종 기능을 선택하고 옵션을 설정하는 단순한 인터페이스도 있는데, 과거의 도스용 아래아한글이 대표적인 예였다.
단순한 인터페이스는 말 그대로 너무 단조로워 보이기는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화면 차지 면적이 작다는 장점 하나는 독보적이기 때문에 요즘은 스마트폰의 UI에서 제 위치를 찾은 것 같다.

이 글의 주제는 윈도우 GUI 컨트롤이므로 다시 GUI로 화제를 바꾸기로 한다.
아까 말했던 입력란(edit box), 라벨, 리스트박스, 버튼(체크, 라디오 등도 포함) 같은 건 기본 중의 기본 필수 요소이며, 까놓고 말해 윈도우 1.0 시절부터 존재했던 녀석이다. 해당 컨트롤의 기능은 운영체제와 완전히 일심동체가 되어 깊숙이 박혀 있다.
비단 운영체제의 GUI뿐만이 아니라 어느 GUI 툴킷을 보더라도 저런 컨트롤이 빠진 물건은 없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좀 더 새끈하고 산뜻한 컨트롤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1990년대 후반, 윈도우 NT 3.51, 그리고 윈도우 95에서부터 운영체제 차원에서 새로운 컨트롤들이 여럿 도입되었다.
이름하여 공용 컨트롤(common control). 윈도우 1.0 때부터 있었던 innate한 선배들 system control과 구분하기 위해 붙은 이름이다.

무엇이 추가되었냐 하면,
트리 컨트롤: 계층 구조, 목차 따위를 표시할 수 있다.
리스트 컨트롤: 수많은 개체를 단순히 리스트 형태뿐만이 아니라 아이콘 모양으로도 표시할 수 있고, 개체의 특성을 여러 칼럼으로 분할해서 표현할 수 있어서 유용함.
도구모음줄(toolbar)과 상태표시줄(status bar)
탭 컨트롤
진행 상황 게이지 컨트롤(progress bar)

나름 쓸모 있는 것들이 많다. 특히 윈도우 95의 탐색기는 죄다 이 새로운 컨트롤을 잔뜩 우려먹어서 만든 것이다.
리스트 컨트롤과 기존 리스트박스는 하는 역할이 일면 비슷하다 할 수 있으나, 아이템을 추가하거나 정보를 얻어 오는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는 서로 완전히 다르다. 새로운 녀석이 기능이 워낙 많다 보니 훨씬 더 복잡하다. 게다가 둘은 사용법도 차이가 있다. 가령, 아이템을 복수 선택할 때 기존 리스트박스는 Shift+F8과 Space를 사용하지만, 리스트 컨트롤은 Ctrl+화살표와 Ctrl+Space를 사용한다.

이들 공용 컨트롤들은 어차피 MS가 오피스 같은 선구자적(?) 제품에서 자체 구현해 놓고 쓰던 컨트롤들을 운영체제 차원에서 정형화해 놓은 게 많았다.
예를 들어 도구모음줄과 상태표시줄은 어느 응용 프로그램들이나 자체적으로 구비해 놓던 GUI 요소였는데 그걸 다루기 쉬운 정식 컨트롤로 만들어 놨다. MFC도 16비트 시절에는 CToolBarCtrl이 도구 아이콘을 그리고 관리하는 자체 구현이었지만, 32비트부터는 공용 컨트롤에다 요청만 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윈도우 3.x의 매체 재생기는 자체 구현한 slider로 재생 위치를 표시했지만, 윈도우 95의 매체 재생기(지금 있는 Media Player의 전신)는 공용 컨트롤에 있는 slider를 썼다.
윈도우 3.x 시절의 설치 프로그램들은 자체 구현한 게이지로 설치 진행 상황을 표시했지만, 윈도우 95의 설치 프로그램은 공용 컨트롤에 있는 게이지를 쓴다. 컨트롤들의 재사용성이 향상된 셈.
비주얼 C++ 4.x의 예제 프로그램 중에는 이런 공용 컨트롤들을 다루는 모습만 시연해 놓은 놈도 있을 정도였다. 아래 그림을 참고하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용 컨트롤들은 시기적으로 나중에 추가된 만큼, 기존 시스템 컨트롤만치 운영체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일심동체 형태는 아니었다. 시스템 컨트롤들의 코드가 운영체제의 3대 요소 중 하나인 user(32)에 통합되어 있다면, 공용 컨트롤은 comctl32라는 고유한 라이브러리에 따로 들어있었다. 그리고 이들 컨트롤을 쓰려면 응용 프로그램이 comctl32.dll을 로딩하고 InitCommonControls 같은 함수도 호출해 줘야 했다.

실제로, ListBox, ComboBox, Edit 같은 시스템 컨트롤들은 언제라도 GetClassInfo 함수로 컨트롤의 정체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반면 SysListView32, msctls_statusbar32 같은 공용 컨트롤은 comctl32.dll을 별도로 읽어들이고 나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운영체제와 완전한 일심동체가 아니라는 말이 이런 의미인 것이다.

다만, 굳이 InitCommonControls 초기화를 할 필요는 없이 그 DLL을 LoadLibrary만 해 줘도 되는 듯하다.
또한, 이들 컨트롤을 운영체제의 대화상자에서 쓴다면, 어차피 DialogBox 같은 함수가 comctl32.dll의 로딩과 공용 컨트롤의 초기화 정도는 알아서 해 주는 것 같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응용 프로그램 개발자가 일일이 InitCommonControls를 호출은 안 해도 된다.

공용 컨트롤 라이브러리는 저렇게 새로운 컨트롤만 부품 차원에서 제공하는 게 아니라, 이들 컨트롤을 이용한 자체 UI 기능도 함수 형태로 제공한다. 탭 컨트롤을 이용한 Property Sheet와, ‘이전, 다음’ 형태인 Wizard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것도 윈도우 3.x 시절부터 자체 구현이 하도 유행으로 뜨다 보니까 운영체제 차원에서 자동화 기능을 넣어 준 셈이다.

윈도우 95 이후로 공용 컨트롤 라이브러리는 윈도우 XP에서 또 큰 변화를 겪었다. 이는 물론 테마라는 기능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컨트롤을 그리는 방식이 예전과는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르게 바뀌었기 때문에, 예전 라이브러리를 고칠 수는 없어서 그건 호환성 차원에서 그대로 두고 새 라이브러리를 덧씌우는 방식이 채택되었다. 바로 윈도우 XP에서 추가된 DLL side-by-side assembly 매니페스트 방식으로 말이다.

윈도우 시스템 디렉터리에 있는 comctl32.dll은 이제 구형이다. 윈도우 비스타나 7에서도 이놈의 제품 버전은 6.x이지만 파일 버전은 5.8x에서 멈춰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반면, 새로운 comctl32.dll은 Windows\winsxs 같은 완전히 다른 곳에 숨어 있다.
새로운 comctl32는 원래 user32에 있던 기존 컨트롤들을 테마가 적용된 자기 걸로 다 대체해 버린다. 그래서 Spy++ 같은 프로그램으로 확인해 보면, Edit· Button 같은 시스템 컨트롤들도 클래스 스타일에 CS_GLOBALCLASS 같은 플래그가 있다.

또한, URL 링크 같은 새로운 공용 컨트롤이 XP에서 추가되었는데, 이런 것들은 응용 프로그램이 6.0 버전 이상의 새로운 공용 컨트롤 라이브러리를 사용하겠다는 표식을 명시적으로 해야만 사용 가능하다. 나중에 새롭게 추가된 기능은 호환성을 지키기 위해 옛날 프로그램들에게는 바로 노출되지 않으며, 접근 내지 사용하가 이런 식으로 더욱 까다로워진다는 걸 알 수 있다.

이거 지정을 위해 예전에는 개발자가 매니페스트 xml 문서를 직접 써 줘야 했지만 비주얼 C++ 2005부터는 #pragma comment(linker, ...) 한 줄로 손쉽게 할 수 있다. 사실, 2005부터는 MFC와 C 라이브러리 DLL 지정도 이런 방식으로 바뀌었고, 2008부터는 윈도우 비스타에서 추가된 응용 프로그램 권한 등급 지정도 이렇게 할 수가 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윈도우 비스타에서부터 추가된 UI 기능인 Task dialog 역시 comctl32.dll에 기능이 구현되어 있으며, 공용 컨트롤 6.0 이상이 지정된 응용 프로그램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쉘(shell32)이나 공용 대화상자(comdlg32) 계층에 구현되어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다.

닷넷 프레임워크에서는 저런 운영체제의 지저분한 버전 별 디테일을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게 좋은 점 중 하나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1/02/26 08:12 2011/02/2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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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 간 뒤부터 컴퓨터나 프로그래밍 쪽 글은 눈에 띄게 줄고, 확실히 언어 쪽 글이 늘었다. 물론 철도 글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빈도로.. ㅋㅋㅋ
그래도 언젠가 한 번쯤 이런 글을 올리고 싶었다.

비주얼 C++ 4.2는 본인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서 도스용 프로그램으로 정올 공모를 한 번 마친 후, 그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한 툴이다. 이때 윈도우 API, MFC, 심지어 C++ 객체 지향 개념까지 전부 뭉뚱그려서 동시에 공부를 시작한 셈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비주얼 C++은 나의 소중한 친구이고 내 마음의 고향이다. ^^;;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이 VC++ 4.2로 개발되었다.

참고로 4.2 버전은 4.0 버전이 몇 차례 마이너 업그레이드를 거친 것이었다. 4.2가 따로 4.0처럼 별도의 패키지로 출시되지는 않았으며, MSDN 구독자에게만 비공식적인 경로로 배포되었다고 한다. 이 점에서 4.2는 윈도우 95로 치면 마치 OSR2 업그레이드 에디션과 비슷한 위상이다.
지금은 윈도우든 개발툴이든 오피스든 MS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다 서비스 팩이라는 개념으로 업데이트 방식이 통일되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4.2라는 버전은 굉장히 의미가 크다. 윈도우 운영체제가 시스템 차원에서 MFC 라이브러리의 하위 호환성을 보장해 주고 있는 최후 버전이 4.2이기 때문이다. 그 이름도 유명한 MFC42.DLL이다. MFC40.DLL이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이 바로 윈도우 95 + 800*600 화면 + 비주얼 C++ 4.2 환경에서 개발됐다.)

그 전부터도, PC 환경에서 이제 윈도우가 대세로 넘어갔으니 윈도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려고 마음을 안 먹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때는 비주얼 베이직이나 델파이, C++ 빌더처럼 RAD 툴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차에 접한 비주얼 C++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이 툴로는 다른 툴과는 달리, 운영체제와 직통으로 대화하고 다른 이상한 런타임이 필요하지 않은 가볍고 빠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주얼 C++ 4.2 자체도 요즘 최신 버전에 비하면 정말 미치도록 작고 가볍다. ^^;;; 도움말은 RTF 기반이었고, C/C++ + 윈도우 API + MFC 레퍼런스를 전부 합해서 용량이 150MB 남짓밖에 안 했다. 그 당시 왼쪽의 class view는 실시간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으며, 소스 코드를 저장해야 업데이트 됐다. ^^;;;
또한 프로그램 파일들이 압축되지 않은 형태로 CD에 그대로 들어있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CD에서 곧바로 MSDEV.EXE를 실행해서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도 있었다. 물론 전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는 없었지만.

한동안 MS 오피스와 비주얼 C++은 요즘 서울 버스 색깔처럼 빨-노-초-파가 어우러진 4색 고리 모양 아이콘을 사용해 왔다. 4.2도 그랬다. 그런데 2010 버전은 둘 다 단색 아이콘으로 돌아갔으니 이 또한 흥미로운 점. 오피스는 노랑-주황색 사각형 창 4개 모양이 됐고, 비주얼 스튜디오(C++ 포함)는 보라색 ∞ 모양이 돼 있다.

세월이 흘러, 현재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9개 모듈을 모두 비주얼 C++ 2008로 개발되는 중이다. 그러나 타자연습과 파워업은 적극적인 개발보다는 유지 보수만 하는 만큼 여전히 2003을 사용 중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29 16:10 2010/10/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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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아한글이 윈도우 비스타부터 키매크로를 지원 안(못) 하는 이유는?
(관련 글: 아래아한글의 키매크로 )
이것과 관련하여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글을 남긴다. 본인은 한컴에 입사한 개발자도 아니고 아래아한글의 소스 코드를 본 적도 없지만, 본인이 보기에 이것 때문이 거의 확실하다.

윈도우 훅 중 WH_JOURNALRECORD와 WH_JOURNALPLAYBACK 훅이 비스타에서부터는 보안 강화를 이유로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MSDN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저건 완전 키매크로를 구현하라고 만든 훅이다.
(관련 글: 훅킹 프로그래밍 )
실패 사유를 나타내는 에러 코드는 5(access denied)가 들어온다.
심지어는 프로그램을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해도 차단은 풀리지 않는다. 이건 좀 너무 심하지 않았나?

물론, 키매크로를 구현하는 방법이 저 훅만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다른 키보드/마우스 훅을 사용하여 동일 기능을 우회 구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래저래 개발자에게는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 하나 더 생긴 게 틀림없다.

참고로 이렇게 차단을 하는 주체는 사용자 계정 컨트롤(UAC)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끄면 비스타도 XP와 완전히 동일하게 동작은 한다. 하지만 보안상으로는 위험하기 때문에 개발자가 사용자에게 UAC를 끌 것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UAC는 안전을 위해 프로세스 간 의사소통을 하는 메커니즘에도 상당한 제약을 부과했다. 단적인 예로, 권한이 낮은 프로그램이 권한이 높은 프로그램에게 임의의 메시지를 보낼 수 없다.

이미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5.3부터 입력 패드라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윈도우 IME 훅킹을 통해, 정식 외부 모듈이 아니면서도 외부 모듈의 동작을 흉내 내어 주는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관리자 모드로 실행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입력 패드보다 권한이 높은 프로그램(관리자 권한으로 실행된)에다가는 글자 입력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UAC 하에서도 예외적으로 실행 중인 모든 프로세스의 윈도우에다가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고 심지어 봉인된 WH_JOURNAL* 훅까지 구사할 수 있는 만능 권한 등급이 없는 건 아니다. MS에서는 대표적인 예 중 하나로 장애인의 UI 접근성 개선을 위해 쓰이는 프로그램에게나 그런 만능 권한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화면 키보드 같은 프로그램이야 권한을 초월하여 아무 프로그램에게나 문자 입력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고 심지어 운영체제 로그인 UI에도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ID/패스워드 입력할 때)

단지 그 권한을 얻기가 더럽게 까다로워서 문제이다. 만능 권한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사용자의 컴퓨터에 반드시 관리자 권한으로 정식으로 설치되어 EXE 파일이 Program Files 같은 특정 경로에만 존재해야 한다. 잘 알다시피 UAC 하에서는 평소에는 Program Files 디렉터리 밑에다가 파일을 만들지도 못한다.

또한, 결정적으로 EXE 내부에 디지털 서명이 되어 있어야 한다. 과거에 마치 ActiveX를 배포할 때 안전한 코드 인증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 이거 서명을 받으려면 $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사업자 등록 번호가 있어야 한다. 즉, 듣보잡 개인 개발자는 서명을 받지도 못한다는 뜻.
따지고 보면 <날개셋> 입력 패드도 일종의 화면 키보드처럼 UI 접근성 개선 프로그램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저런 권한이 있어야 할 텐데... 그러지는 못하고 있고 그저 사용자가 알아서 충분히 높은 권한을 줘서 프로그램을 실행해 주길 바랄 뿐이다.

이래저래 보안이 안전을 빌미로 세상을 많이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관련 글: 프로그램의 권한 )

Posted by 사무엘

2010/09/13 18:34 2010/09/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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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eateFont

받는 인자가 무려 14개나 되어, Win32 API 전체를 통틀어 손꼽힐 정도로 받아들이는 인자가 많다. MSDN 레퍼런스 없이는 함부로 꺼내 쓰지도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포인터를 전달한다거나, 결과값을 받는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인자들은 다 단순한 int 아니면 문자열들이다. 이 값들을 LOGFONT라는 구조체에다 담아서 한꺼번에 전달하는 CreateFontIndirect라는 함수가 별도로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 쓰이는 인자는 글꼴 이름과 크기(가중치 100), 그리고 아주 가끔 빌드/이탤릭 여부(가중치 20) 정도가 진짜 전부이다.
전문적인 워드/그래픽 프로그램이 아니고서야 장평값이 다르다거나 기울여진 상태로 글자를 찍을 일이 있기나 할까? 운영체제가 기본으로 지정한 퀄리티(안티앨리어싱 여부) 말고 다른 걸 지정할 일도 거의 없기는 마찬가지. 좀더 간단한 형태의 함수가 있었으면 좋겠다. MFC의 CFont::CreatePointFont()처럼 말이다.

※ CreateProcess

인자 개수 10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좀더 정확히 말하면 프로세스를 생성해 주는 가장 저수준 함수이다.
실생활에서는 파일 이름과 매개변수(가중치 100)만 있으면 거의 다 통용되고, 거기에다 초기 시작 디렉터리와 윈도우 초기 배치 방식을 나타내는 SW_* 값 정도만 있으면 될 것이다(가중치 20).

하지만 이 함수 역시 사용하기는 무진장 까다롭다. 파일 경로를 나타내는 버퍼는 read only여서는 안 되고 write 가능한 영역에 있어야 한다. 운영체제가 이 문자열을 그대로 strtok 스타일로 tokenize를 했다가 다시 원래 형태로 되돌려 주기 때문이다. null 문자를 잠시 삽입하므로 이는 버퍼를 수정하는 행위임.
디버거 붙일지 여부, 각종 보안 설정, 환경 변수 값, 심지어 멀티모니터 환경에서 프로그램을 초기에 띄울 모니터 위치 등등.. 별별 정보를 다 지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리턴값으로는 새로 생긴 프로세스 및 스레드의 식별자와 핸들 같은 것도 돌아오는데, 그 핸들은 이 함수를 호출한 프로세스가 알아서 Close 해 줘야 된다. 여간 손이 많이 가는 게 아니다.
MS는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16비트 시절의 잔재인 WinExec 함수를 사용하지 말고 이 함수를 사용할 것을 권하나, WinExec의 간편함(달랑 명령줄과 윈도우 배치 방식만 넘겨주면 됨!)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사실 WinExec도 이제는 내부적으로 CreateProcess를 호출하는 방식으로 실행된다.

※ CreateFile

인자 개수 7개. C 표준 함수에 있는 fopen처럼 파일 이름과 용도(많지도 않다. 읽기 아니면 신규 생성)만 있었으면 좋겠지만, 역시 운영체제 API이다 보니 보안 관련, 파일 공유 여부 같은 잡다한 정보들이 엄청 많이 들어간다. 파일을 그저 문서의 열기/저장 기능 구현 용도로나 쓴다면 대부분의 세부 옵션들은 필요하지 없으며, 그냥 디폴트만 넘겨 주면 된다.
사실 이 함수는 디스크 상의 파일뿐만 아니라 파일의 형태로 표현 가능한 각종 운영체제 오브젝트들을 생성할 수도 있는 상당히 다재다능한 녀석이다. 피타고라스는 세상만물이 수라고 말했다면, 유닉스에서는 모든 게 파일이라고 한다. 윈도우 운영체제도 그런 철학이 아주 없지는 않다.

※ GetOpenFileName

우리에게 친근한 파일 열기 대화상자를 꺼내 주는 함수. 이제 얘는 인자로 일일이 입력 정보를 받는 방식을 애초부터 포기하고, 대신 크고 아름다운 구조체만을 받는 형태이다. C++로는 응당 클래스를 만들어 쓴다. MFC의 CFileDialog처럼.

하지만 실제로 자주 쓰이는 정보는 열기/저장 여부, 시작 디렉터리, 파일 포맷 필터 말고 있나? (가중치 100)
거기에다가 아주 가끔씩 파일 복수 선택 여부라든가 '읽기 전용으로 열기' 같은 자잘한 옵션만.. (가중치 30)
이렇게 굳이 구조체 만들 필요 없이 간단하게 실행이 끝나는 함수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꽤 자주 하곤 했다.

※ TaskDialogIndirect

너무나 클래식한 API인 MessageBox 함수를 대체하는 새로운 UI 대화상자 함수로, 윈도우 비스타에서 처음으로 추가된 걸로 잘 알려져 있다.
다른 건 '메시지 박스' 그대로 쓰면 되는데 "다음부터 이 메시지 표시하지 않음" 체크 같은 딱.. 2% 아쉬운 면모만 보충하고 싶을 때... 이 함수가 가히 구세주이다. 참고로 이 함수를 쓰려면 공용 컨트롤 6.0 매니페스트가 필수라는 걸 잊지 말자.

물론 얘는 TaskDialog와 TaskDialogIndirect로 아예 두 버전으로 나뉘어 있고, 쓸데없이 괜히 함수 프로토타입만 복잡한 게 아니라 진짜로 사용자가 실제로 쓸 수 있는 기능이 엄청 많은 게 맞다. 최근에 만들어진 만큼 API를 비교적 잘 설계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TaskDialog에는 정작 내가 꼭 써야 하는 customize 기능이 빠져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훨씬 더 복잡한 TaskDialogIndirect 함수만 써야 했던 것 같다. 그건 아쉬운 점.

대화상자의 제목, 큰 제목, 본문, 각 버튼의 모양, 링크, 라디오 상자 등등등...
이건 구조체가 아니라 아예 대화상자 생성 스크립트(XML 기반)를 받게 해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최신 MFC에는 이 task dialog를 감싸는 클래스가 "당연히" 추가되어 있으며, 각종 상업용 GUI 패키지들에는 XP 이하 운영체제에다가도 task dialog를 자체 구현한 솔루션이 있기도 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0/06/29 08:53 2010/06/2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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