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빙판길은 여러 가지 면에서 도로를 철도와 매우 비슷한 여건으로 만들었다.

1. 길이 원래 아무리 넓었어도 눈이 잔뜩 쌓인 곳으로는 다닐 수가 없고 차선조차 보이지 않는 지경이 됐으니, 눈이 옴푹 패인 곳, 바퀴 자국이 있는 곳이 궤도나 다름없는 역할을 하게 됐다.
사람이 다니는 길도 마찬가지. 제설이 된 비좁은 오솔길을 따라서만 통행을 해야 하다 보니, 서로 부딪치지 않으려면 일관된 좌측/우측 통행이 필요해졌고, 사람이 마주오면 기다렸다가 대피하는 지점까지 생겼다. 도로의 위상이 2차원에서 1차원으로 감소했다.

2. 마찰이 매우 작아져서 차량의 등판 능력이나 제동 성능이 크게 떨어졌고, 바퀴가 헛도는 현상이 생겼다. 축중 하중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이 또한 철도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번에 FR 차량은 제아무리 수입차 고급차라 해도 제대로 굴욕을 당했지 싶다.

철도가 눈· 비에 끄떡없는 교통수단인 이유는, 태생부터가 원래 마찰이 매우 작은 상태로 운영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진정 철도 덕후라면, 이 눈길을 보면서 철도를 바로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12:50 2010/01/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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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 기윤 2011/01/06 20:01 # M/D Reply Permalink

    1. 대피지점이라니.. 생각해보니 완전 철도네요 ^-^

    2. 덕분에 눈이 오면 FF 차량만 쌩쌩 잘 달리게 되죠. (.....)

    1. 사무엘 2011/01/07 09:58 # M/D Permalink

      이 글이 올라온 지 1년 남짓 지난 지금도 다시 비슷한 체험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
      최근엔 눈썰매를 탈 일이 있었는데, 영락없이 레일 위를 달리는 것 같던걸요. 이미 파인 썰매 자국이 레일이고, 방향을 바꾸는 건 선로 분기.. ㄲ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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