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답사기: 북악산 -- 下

북악산은 북한산보다 남쪽에 있는 산이긴 한데, 북악산 자체도 사실 내부에 분지가 있어서 북부와 남부라는 두 파트로 나뉘어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성곽이 둘러져 있고 가장 높은 정상이 있고 청와대를 배경으로 보이는 그 산은 남부이다. 그리고 남부의 서쪽에는 창의문 안내소가 있고, 동쪽에는 말바위 안내소가 있어서 등산객들을 통제한다. 남부에 입산하려면 신분증을 제시하고 번호표 목걸이를 받아야 한다.

그 반면, 숙정문으로 나가서 움푹 파인 분지를 향해 내려가면 삼청각이 보이고, 숙정문 안내소에서 또 목걸이를 받거나 반납할 수 있다. 팔각정을 비롯해 북악산의 주요 관광지는 사실 북악산의 북부에 있다. 북부는 어차피 청와대가 보이지도 않으며, 목걸이 통제 구역이 아니다. 난 이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항공/위성 지도로도 지면의 고도는 거의 짐작할 수 없으므로.
지난번에 북악산을 수평 횡단했을 때는 북악산의 이런 지형적 특성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고 남부를 반쪽짜리만 구경했던 관계로, 이번에는 북악산을 수직 종단하면서 나머지 구간을 마저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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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북악산 남부에 진입도 예전에 다녀갔던 창의문 내지 와룡 공원이 아니라, 삼청 공원에서 했다. 위의 사진은 삼청동 골목길의 모습이다. 이로써 청와대의 왼쪽과 오른쪽 주변을 골고루 답사해 보게 됐다. 여기는 서울 도심과 가깝고 데이트 코스로 좋지만, 딱 봐도 차 세울 만한 곳은 없게 생겼다. 자차를 갖고 방문하기는 곤란하다.

내가 내린 버스 정류장은 '삼청공원 입구'와 '교육과정 평가원'이라는 명칭이 뒤섞여 쓰이고 있었다. 한국 교육과정 평가원이 한때 여기 근처에 있었지만, 지난 2010년에 이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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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을 오르는 자동차 도로는 늘 그렇듯이 청와대 쪽은 철망이 몇 겹으로 둘러져 있다.
창의문에서 정상으로 오를 때는 주변에 차도가 없이 가파른 경사를 계단으로 오르느라 정신 없었다. 그러니 이런 광경을 딱히 볼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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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시멘트 오르막길이 끝나고 등산로가 나왔다. 성곽 둘레길보다는 인위적인 느낌이 덜한 비탈길을 오른 뒤, 지난번에 들렀던 성곽 둘레길과 합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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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숙정문을 나서서 북악산의 남부에서 북부로 건너가기 시작했다.
길이 어떻게 되느냐 하면, 그냥 앞만 보고 쭈욱 올라서 팔각정으로 갈 수도 있고, 중간에 성북천 발원지라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서 더 길고 험한 등산로를 타고 동쪽으로 갈 수도 있다.
후자는 제2 산책로인데, 요게 일명 '김 신조 루트'이다. 그 시절에 남파된 북한 무장공비들이 청와대로 침투할 때 이용한 경로라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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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신조 루트는.. 뭐 그렇게까지 특별한 게 있지는 않았다. 이런 식으로 길이 쭉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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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의 북부를 오르면서 이전에 지나 온 남부를 바라본 모습이다. 서울 성곽이 쭉 둘러져 있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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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호경암'이라는 바위이다. 성곽 둘레길에는 1· 21 사태 교전 때 총알이 박힌 소나무가 있더니만, 여기는 총알이 박힌 바위가 있었다.
그 시절에 단순히 시가전뿐만 아니라, 도주한 무장공비를 소탕하기 위해 산 속에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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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마루 전망대에 도착했다. 내부순환로, 국민 대학교, 평창동 등이 모두 보이고 경치가 아주 좋았다. 산꼭대기에까지 무슨 건물을 어떻게 지었는지, 근처에는 사람이 거주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군사 시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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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예정 지점인 국민 대학교 인근과, 다른 방향인 평창동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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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더 진행한 끝에, 드디어 '하늘교'라고 불리는 하얀 다리에 도달했다. 북악산과 북한산을 연결하는 통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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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는 자동차 도로가 있다. 이 등산로 위에서 도로 쪽으로 오르내리는 통로는 일단은 주변에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도 차도를 따라 팔각정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 하지만 본인은 그쪽으로 가지 않고 북한산, 국민대 방면으로 진행하여 북악산을 하산했다.
개인적으로 북한산 팔각정은 교회 친구들과 함께 차를 끌고 가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밤이어서 전망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며, 사람들로 바글바글하고 정신없기까지 한 때 간 것이어서 딱히 등산 기분은 못 냈다.

가는 길목에는 뭔가 호국 불교 냄새가 물씬 풍기는 '여래사'라는 절이 있었다. 그리고 한참을 더 내려간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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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엔 와룡공원 쪽으로 하산하면서 성균관 대학교를 봤는데, 이번에는 더 외곽에 있는 국민 대학교를 처음으로 구경했다. 오오!
국민 대학교 건물은 가끔 내부순환로를 차로 달릴 일이 있을 때 가끔 보긴 했다. 내부순환로는 '정릉 터널'을 통해 북악산을 횡단하는데, 그 옆엔 '북악 터널'이라는 도로와 터널이 더 있었다.

그리고 여기는 북악산과 북한산이 만나는 곳이다 보니 북한산 등산로도 근처에 있었다. 노래에 메들리가 있는 것처럼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으로 하루 종일 산을 몇 콤보로 오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본인은 거기까지는 차마 하지 않고 돌아왔다.

앞으로 등산 이야기가 좀 더 올라올 듯하다. 이러다 내 블로그가 프로그래밍 블로그에서 여행· 등산 블로그로 성향이 바뀌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북악산과 북한산 사이에 저런 길이 있는데, 사실은 서울 완전 북쪽 끝에 북한산과 도봉산의 경계엔 '우이령'이라는 고갯길이 있다. 거기도 안보상의 이유 때문에 거의 40년 동안 민간인 출입이 금지돼 있다가 2010년 무렵에 금지가 풀렸고, 지금도 신분증 지참에 "예약 + 하루 통행 인원수 제한"까지.. 북악산보다도 더 까다로운 제약이 남아 있다. 조만간 거기도 가 볼 생각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06/05 08:31 2016/06/0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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