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해남부선 복선 전철화

지난 2021년 말엔 2010년대 내내 떡밥이었던 동해남부선-중앙선-대구선 일대의 복선전철화 사업이 완료됐다. 참 어지간히도 오래 걸렸는데..
경주 시내와 안압지(현 동궁과 월지)를 관통하던 구 동해남부선 철길은 몽땅 폐선되었으며,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구 경주 역도 드디어 영업이 중단됐다. (단, 역 건물은 철거되지 않고 보존 예정)

그 대신 신경주 역이 기존 경주 역의 역할까지 완전히 승계하며, 전국의 모든 신설 고속철역으로서는 "유일"하게.. KTX, SRT에다가 일반열차까지 모두 취급하는 역으로 바뀌게 되었다. 동대구나 대전, 서울 같은 터줏대감들은 신설역이 아니니까..
기존선과 수직 교차하는 신설 고속철역으로는 천안아산(장항선)과 오송(충북선)이 있긴 하다. 하지만 신경주 같은 사례는 정말 전국 유일이 맞다.

예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 싶다만, 신경주는 그냥 '신'자를 떼어내도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울산의 경우, 새로 생긴 고속철역이 '울산 역'이라는 이름을 뺏어가고, 구 울산 역은 태화강이라고 개명된 바 있다.
동대구 역에서도 진작부터 '동'자를 떼어내자는 말이 있었지만 그건 실현되지 않았다. 이것도 공교롭게도 가까운 동네의 역들 사정이 비슷하다.

현곡 초등학교 근처에 같이 만들어지던 나원/서경주 통합역은 결국 서경주라고 이름이 정해졌다.
신경주와 포항이 근처에 있으니 이 역에 고속열차가 또 서지는 않을 것이다. 일반열차만 취급하면서 승객을 근처의 고속철역으로 환승 연계만 하지 싶다.

2. 서울 지하철 9호선과 공항 철도의 직결 운행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평창 동계 올림픽을 하던 시절엔 공항 철도가 아시다시피 KTX와 직결운행을 했었다. 이걸 하느라 경의선-공항철도 연결선을 만들기도 했고, 검암 역엔 저상 플랫폼을 만들어서 KTX를 정차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건 완전히 없어졌다. 사실, 지방에서 무려 서울 역과 수색을 찍었다가 다시 서쪽으로 가는 건 동선도 굉장히 안 좋고 비효율적이다.

앞으로는 KTX 대신, 서울 지하철 9호선이 공항철도와 직결 운행을 할 예정이다. 그게 동선이 더 자연스러우니 진작에 그렇게 됐어야 했다. 둘은 애초에 그걸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인천 공항에서 서울 역 가는 공항철도도 타고 강남으로 직행하는 9호선도 탄다니~! 단, 이건 가까운 미래에 당장 되는 일은 아니고 2~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그리고 9호선 열차들이 몽땅 다 공항까지 연장 운행되거나 최소한 반반씩 가는 것도 아니다. 아마 9호선 급행 중의 일부가 공항까지 연장 직결 운행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수인분당선을 전구간 다니는 열차가 거의 30분 간격으로 매우 드물게 다니듯, 이 공항 직결 열차도 그에 준하는 빈도로 드물게 운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이 열차를 타려면 시각표를 확인해야 된다.

KTX야 공항 철도와 완전히 동일하게 교류 + 좌측통행 규격인 반면, 서울 지하철 9호선은 직류 + 우측통행이다.
수도권 전철 4호선 이래로 좌측/우측 교차 꽈배기굴과 직/교류 겸용 전동차 + 절연구간 진입 열차가 또 등장한다니 이건 우리나라 철도 역사에 굉장히 흥미로운 사건이 될 것이다.

3. 무궁화호의 멸종

무궁화호의 멸종은 아마 고속도로 유인 톨게이트가 없어지는 것과 비슷한 시기에 실현되지 않을까 싶다. 2020년대 중후반 내지 2030년대 초쯤?
비둘기호(2000), 통일호(2004.. 경의/경원 통근열차), 새마을호(2018.. ITX-새마을)에 이어 무궁화호의 멸종은 재래식 기관차-객차형 열차가 사실상 전멸하며, 1984년에 정착됐던 4등급 열차 체제가 완전히 붕괴된다는 걸 뜻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여객열차는 전부 동차가 담당한다.

장거리 선박이 이제 화물만 담당하는 것처럼, 기관차는 입환 아니면 거의 화물에서나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실, 무궁화호의 멸종은 이미 10년도 더 전에 도입됐던 누리로 때부터 야금야금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걔가 '서울-천안' 급행 전동차의 대체제를 표방하며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그 전철 이용객의 반발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기존 급행을 없애지는 못했다. 누리로는 그냥 경부선 단거리 내지 충북선 무궁화호를 대체하고 명절 대수송 임시열차부터 뛰면서 차츰 인지도를 올려 나갔다.
누리로는 일반열차로서는 굉장히 특이하게 수색이 아니라 병점 차량기지에 소속돼 있다. 얘도 나중에는 요즘 스타일로 'ITX-어쩌구'로 개명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4. 나머지

  • 지난해 12월 18일엔 서울 지하철 8호선 산성-복정 사이의 지상 구간에 '남위례'라는 이름의 역이 새로 생겼다~! 분당선의 유일한 지상역은 죽전, 6호선의 유일한 지상역은 신내, 7호선의 지상역이 뚝섬유원지와 장암이라면.. 8호선의 유일한 지상역은 바로 저기가 됐다.
  • 서울에 우이-신설선에 이어 제2의 경전철 노선인 신림선이 오는 5월에 개통될 예정이다. 얘는 부산 지하철 4호선과 동일한 고무차륜 차량에 편성수만 절반(3량)이다.

다음은 다들 북쪽으로 연장된 철도들이다.

  • 서울 지하철 4호선이 당고개 이후로 불암산을 관통하여 북쪽으로 더 연장 개통했다~!! (진접선)
  • 신분당선이 강남 역 이북으로 쪼끔 더 길어져서 논현-신사까지 개통 예정이다.
  •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역시 소요산 이북으로 연천까지 더 길어질 예정이다. 그런데 여기는 수요가 적다 보니 아주 특이하게도 양방향 '단선 전철'이다. 부산 북부의 양산 도시철도도 단선이라는데.. 마치 그런 느낌이다.

아울러, 시외· 고속버스 아래 등급의 버스가 마을버스, 시내 지선· 간선 버스, 광역버스 등으로 세부적으로 나뉘듯, 요즘은 일반열차 아래 등급의 철도도 단순 지하철(중전철) 아니면 광역전철보다 더 세분화되고 있다.

기존 도시철도보다 물리적인 크기나 전기 규격이 더 작은 경전철, 그리고 반대로 기존 도시철도보다 더 깊고 빠르고, 어쩌면 좌석도 앞을 보는 형태인 '고심도 급행 전철'이 추가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전자는 이름에 지명이 붙지만 후자는 번호도 아닌 그냥 A, B, C라는 알파벳으로 노선을 구분하는 듯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2/04/29 08:34 2022/04/2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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