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목재, 건축 자재 등

목재는 적당히 단단하고 가공하기 편리하다는 장점 덕분에 오랫동안 별 걸 다 만드는 용도로 쓰였다. 옛날에는 집의 뼈대와 기둥, 심지어 벽면 전체(통나무집), 선박, 출입문, 각종 가구.. 철도 레일 아래에 깔리는 침목도 말 그대로 목재이며, 화약을 터뜨리는 총도 개머리판과 바깥 몸체는 나무로 만들곤 했다.

하지만 겨우 목재로는 집이든 탑이든 몇 층 이상으로 크고 높게 올리는 건 불가능했다.
그리고 배도 배수량 수백 톤 이상, 길이 수십 m 이상으로 크게 만들 수 없었다. 목재가 용접이 가능한 물건은 아니니.. 동일한 강도를 유지하면서 길게 이어붙이고 연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구체적인 한계를 숫자로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

그러니 지금은 그냥 콘크리트(건축), 금속(선박, 출입문) 아니면 플라스틱(작은 물건)이 목재의 역할을 상당수 대체하게 됐으며, 목재는 일부 고급 가구 같은 데서나 쓰이는 것 같다.
산의 나무를 보호하는 방법은 나무를 베는 걸 무식하게 금지하고 찍어누르는 게 아니라, 연료건 재료건 더 싸고 좋은 대체제를 개발해서 나무를 벨 필요를 없게 만드는 것임을 느낀다.

하긴, 벽돌도 건축 자재로서 퇴출된 지 꽤 오래됐다. 요즘은 벽돌 기분을 일부러 내 주는 외장 타일이나 인테리어용 플라스틱 벽돌이 있는 정도이다.
그 대신 강화 유리는 쌍팔년도까지 구경하기 쉽지 않은 건축 자재였다. 2000년대 이후부터 철도역들부터가 온통 유리궁전으로 변모한 건 참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건축 자재인 강화 유리는 자동차에 설치되는 안전 유리하고는 성격이 다른 물건이다.
철도 차량은 자동차와 같은 교통사고에 대비하지는 않기 때문에 창문 유리가 자동차 유리보다는 더 잘 깨지는 것 같다.

한편, 철도는 1990년대쯤부터 전통적인 자갈 노반과 나무 침목이 퇴출되고 전부 콘크리트 노반에 장대 레일이 도입됐다.
원래 철길에 깔려 있던 기존 침목은 전국 각지의 공원이나 언덕 산책로에 계단으로 재활용되곤 했는데.. 문제는 침목이 현역 시절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온갖 유해한 발암 물질 방부제 약품에 쩔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침목 위로 열차가 아니라 사람이 지나가는 건 건강에 안 좋다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어서 요즘은 그것도 다른 걸로 다시 교체되고 폐침목은 완전히 소각 폐기하려는가 보다.
이것 관련 뉴스 보도가 2010대 내내 대전, 고양, 의왕 등 전국 곳곳에서 검색되어 나오곤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게 실제로 얼마나 나쁜지 입증된 자료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2. 벽돌

우리나라의 건축? 건설 트렌드를 살펴보면 1990년대쯤부터 신축되는 건물 외벽과 담장에 붉은 벽돌이 거의 사라졌고, 철도역은 유리궁전 스타일이 도입되었으며, 전깃줄은 모두 지중화된 것 같다.

이 시기에 만들어졌던 분당과 일산 신도시는 처음부터 모든 전기 시설이 지중화된 형태로 건설됐다.
일산의 경우, 아파트 단지 아래에 지하 주차장을 넘어 아예 지하 도로를 만들어서 평소에 자동차도 지상의 단지 내부엔 아예 보이지 않게 했는데, 이건 2010년대 이후부터 대학교 캠퍼스들도 따라 하는 추세이다.

붉은 벽돌 건물로는 학교나 대학교 강의동, 주택, 4~5층짜리 맨션까지는 떠오르지만 고층 아파트가 이런 재질인 것 같지는 않다. 유리궁전과도 상극이고.. 이것도 추억의 옛날 건축 자재로 사람들 기억에 남을 것 같다.

3. 원소 인

원소들 중에 수소와 헬륨 같은 가볍고 단순한 놈은 우주 전체에서는 매우 흔하고 풍부한 반면, 지구 내부에서는 생각보다 귀하신 몸이다. 지구에서 묶어 두기에는 너무 가볍기 때문이다. 특히 수소는 화합물이 아닌 단독 순물질 형태는 제조하기도 어렵고 다량으로 보관하고 운반하기도 너무 어렵다.

그런데 인(P)은 이들과는 반대로 우주적으로는 몹시 드물고 지구에만 이례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원소이다. 그리고 질소, 탄소, 산소와 더불어 생명체의 필수 원소 중 하나인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농업(비료)과 공업(화약)에서 모두 유용하게 쓰인다.
뭔가 지구에만 풍부하다는 건 산소와 비슷하고, 비료에 쓰인다는 건 질소와 비슷.. 그리고 동소체가 많이 존재하는 건 탄소와 비슷하다.

지구가 생명 탄생을 위해 신의 특별히 지적 설계의 흔적이 담긴 유별난 행성이라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인의 존재도 눈여겨보면 좋을 것이다. 태양과 달의 겉보기 크기가 일치하는 것, 체급에 비해 유난히 강한 자기장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인은 질소처럼 대량으로 합성하지 못하고 여전히 땅에서 캐거나 생물의 배설물, 오· 폐수로부터 회수하는 것에 의존해야 하는가 보다. 관련 설명을 예전에 하수도 과학관에서 읽은 적이 있다.

'나우루'라는 자그마한 나라는 석유도 아닌 인광석 하나만으로 벼락부자가 됐다가.. 그게 고갈되면서 쫄딱 망한 걸로 유명하다.
새똥으로 뒤덮인 새만금 태양광 패널을 보니 저기서 인광석이라도 얻을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4. 금과 다이아몬드

금과 다이아몬드는 매우 비싼 귀중품 보석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한편으로, 전자는 금속이고 후자는 그렇지 않다는 큰 차이도 있다.
금은 녹여서 다른 모양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반면, 후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는 처음 발굴됐을 때의 크기와 상태가 가격을 매우 크게 좌지우지한다.

5. 염산과 황산

염산과 황산은 초등 과학 시간에도 배우는 아주 유명한 강산이다. 모두 화장실 청소나 공업용으로 유용한 구석이 있는 물질이지만, 한편으로 신체에 닿아서는 절대 안 되는 위험한 독약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그런데 이 둘은 기반 순물질의 형태가 서로 다르다. 염산은 염화수소(HCl)라는 기체를 물에 녹인 수용액인 반면, 황산은 황화수소(H2S) 수용액이 아니다. 황산의 화학식은 아시다시피 H2SO4이고.. 황산 자체가 이미 상온에서 액체이다(투명하고 약간 끈끈한).

아하..;; 그래서 염산은 염화수소를 제일 진하게 물에다 콱콱 쑤셔 넣어도 최고 농도가 무슨 열기관의 효율처럼 30%대가 한계인 반면.. 진한 황산은 100%에 가까운 농도가 존재 가능한 것이다.

산성 역할을 수행하는 건 황산 순물질을 물과 많이 섞은 묽은 황산이다.
진한 황산은 애초에 금속을 녹이는 산성 성분조차 발현하지 않는다. 그 대신 무슨 물질이건 수분을 뼛속까지 긁어 가서 시꺼먼 숯덩이로 만들 뿐... 이게 신체의 입장에서 더 위험하다.

황산은 순물질이 원래 액체라는 말이 처음엔 마치 "목성은 탐사선을 보내도 착륙할 땅이 없다" 이런 소리처럼 굉장히 이색적으로 들렸다.;;
근데 그러고 보니 강염기인 수산화나트륨은 기반 순물질이 그냥 고체잖아..?? 기체(염산) 액체(황산) 고체(...)가 골고루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처음에 말이 나왔던 황화수소를 녹인 수용액도 있긴 하다고 한다. 하지만 걔는 의외로 탄산과 비슷한 급인 약산일 뿐이며, 학술적인 의미나 실용적인 의미가 별로 없어서 그런지 중요하게 다뤄지지는 않는다.

Posted by 사무엘

2024/07/27 19:35 2024/07/2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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