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잡설

서로 완전히 다른 주제의 글들의 모음인데, 분량상 귀찮아서 한데 뭉뚱그려 올린다. -_-;;

1. 한국인이 어려워하는 영어의 3대 요소

- 관사: 딴 거 필요없고.. 어떨 때 the를 붙이고 어떨 때 안 붙이나? 불특정 개념을 단수로 일컬을 때와 그냥 싸잡아 복수로 지칭할 때의 미묘한 어감 차이는? 생각만 해도 머리에 쥐 난다.
- 시제: 어떨 때 과거형을 쓰고 어떨 때 완료형을 쓰면 되겠는지가 제일 알쏭달쏭하다. 관사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이런 걸 거의 따지지 않으나 불행하게도 영어에서는 저게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 전치사: 한국어는 간단하게 '-에', '-에서', '-으로'로 딱 떨어지는 게 영어는 정말 헷갈린다. in, on, at 또는 by, with 같은 걸 잘 분간해서 쓰는 사람이라면 영어 걱정 확실하게 놓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미국인은 wear 하나로 끝나는 동사를 끼다, 입다, 쓰다.. 이런 걸 어려워하려나?

2. 스마트폰

스마트폰은 일단 손가락 터치를 주 입력 장치로 사용하는데, 단순 마우스 포인터와는 달리 잘 알다시피 멀티터치가 지원된다. 즉, 둘 이상의 손가락을 동시에 대서 움직인 것을 인식한다는 뜻이다.
덕분에 타자의 경우 동시치기가 실현 가능하겠다. 그리고 악기를 흉내 내는 앱을 스마트폰으로 만들 수 있다. 피아노 건반도 있고 손으로 조작하는 어지간한 현악기나 타악기도 구현 가능하다.

윈도우 7에서는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모니터로부터 그런 동작을 인식하는 메시지와 API가 추가되었다. 이건 문자 입력에도 직접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술인데, 본인은 아직 그걸 접해 보지 못했다. 윈도우 7은 당장 그림판부터가 멀티터치를 지원하기 때문에 여러 손가락으로 색칠을 동시에 하면 그렇게 그려진다. 무척 신기했다.

설마 태블릿처럼 압력까지 인식 가능하려나? 그러면 악기 앱의 경우 소리의 강약도 변화를 줄 수 있고 그래픽 앱이라면 색깔의 강도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상당히 응용 가능성이 많으며, 기존의 마우스 부류의 입력 장치와는 또 차원이 다른 HCI(인간과 기계 사이의 의사소통)의 통로를 제공할 것 같다.
물론 hovering이 안 되고 누른 것만 인식된다는 특성상, 기존 포인팅 장비를 완전히 대체하고 흡수할 것 같지는 않지만.

스마트폰녀 동영상을 보고 생각나서 끄적인 뻘글이다. -_-;; 어쩜 얼굴도 예쁘고 노래도 잘 부르고.. 부럽네. ^^;;; 하지만 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냥 노트북만 끼고 사는 걸로 충분하다.

3. 고인드립

고인+애드립의 준말인 인터넷 유행어로, 죽은 사람을 쓸데없이 들먹이면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그냥 감성에 호소하는 오류를 조장하는 걸 일컫는 개념이다. 현 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서 김 첨지는 오타쿠일 뿐만 아니라 조삼모사 패러디도 구사하고, 술집에서는 친구들에게 아내 '고인드립'까지 쳤는데 이 정도면 그는 21세기 인터넷 유행에 대해 상당한 식견이 있었던 것 같다. ^^;;
그러고 보니 개그 만화 일화 서유기 편의 삼장법사도 저팔계 고인드립을 친다. “뜻있게 죽은 동료로서 저팔계가 마지막 날 한 말을 생각해 보세요.” ㅋㅋㅋㅋ

요즘 도철에서는 신당 역에서 곤충 생태 학습 체험 전시관을 연 모양이던데, “올여름, 곤충 박사가 되어 보세요!”라는 광고 문구를 보니, 개그 만화 3기 2화의 변태 고추잠자리 박사가 딱 생각나더이다. 나 개그 만화 너무 많이 본 듯.. ^^;;

Posted by 사무엘

2010/08/06 09:05 2010/08/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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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각형 2010/08/06 23:47 # M/D Reply Permalink

    시제는 문법공부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해도 전치사나 관사는 그냥 독해 많이 해서 감을 익히는게 답인 듯.

    그런데, 미국인들도 한국어를 안배우잖아요. 우리만 억울한거;;; 물론 영어 공용화는 KJV 전파와 연관이 있기도 하지만.

    터치 스크린의 경우 키보드가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환경에서나 쓰이지, 키보드+마우스 조합이 입력장치 중에서 능률이 가장 높죠. 아마도 왠만한 입력장치는 넘기 어려운 벽일 겁니다. 스마트폰 중에서도 자판을 내장한 녀석도 있더군요. 어플을 이용하면 세벌식+드보락으로 만들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쓸대 없이 고인을 모독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무조건 고인이라고 비난이 아닌 비판도 금기기 되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예로 지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업적을 비판하면 폭팔적인 반응&비난이 있을 걸요.

  2. 주의사신 2010/08/06 10:47 # M/D Reply Permalink

    한국어 잘하시는 러시아 전도인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한국어 처음 배울 때, 사람들은 엄청 쉬운 줄 알고 시작해요. 세상에 하루 배워서 거의 모든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언어는 없거든요.

    그런데 시작하고 나서는 거의 다들 관 두는 것이 말을 하기 위해서 거의 모든 것을 두 가지 이상 알아 둬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왜 "한시 사십분"이라고 읽을까요? "일시 사십분"이나 "한시 마흔분"이 아니고..."

    이 외에도 높임법 등이 참 어렵다고들 하더군요.

  3. 사무엘 2010/08/07 16:31 # M/D Reply Permalink

    맞습니다. 뭔가 계산하고 생각을 할 필요가 없이 으레 튀어나와야 자연스러운 언어 구사이죠. 토익, 텝스 같은 영어 시험들이 제한 시간이 가혹할 정도로 짧은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른 유럽 언어가 아니라 영어가 세계어가 된 건 다행입니다. 영어보다 단복수, 동사 굴절 따위가 훨씬 더 복잡한 언어, 더 기괴한 발음과 더 이상한 글자를 요구하는 언어도 많잖아요. 영어는 언문일치가 개떡인 것만 빼면 그래도 양호한 편이라고 봅니다.
    단지, 한국어가 영어와는 극단적으로 너무 다른 언어여서 낭패이죠. =_=
    한국어는 글자는 쉽습니다. 그러나 맞춤법은 여느 언어의 정서법만큼이나 어렵습니다. 그리고 한국어는 존~내 어렵습니다. ㅋㅋ

    삼각형 님의 댓글 중에서,
    터치스크린: 멀티터치가 그나마 매력입니다. 스마트폰용으로도 세벌식으로 한글이 배열되어 있고 도깨비불 현상이 없는 문자 입력기가 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인드립: 공감해요. 유대인 홀로코스트라든가 731 부대 생체실험, 매국노 급의 나쁜놈이 아닌 이상, 잘잘못에 대한 비판과 그 시대 정황에 대한 평가는 필요하죠. "잘 죽었다" 식의 감정적 비난이 나쁜 것입니다.

  4. 김재주 2010/08/08 02:22 # M/D Reply Permalink

    전 뭐.. 제가 잘못 말해도 원어민들이 알아서 알아들어야지
    굳이 제가 그 정도까지 영어를 잘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답답하면 지들이 한국어 하든가...

    1. 사무엘 2010/08/08 22:16 # M/D Permalink

      ㅋㅋㅋㅋㅋㅋ 사실 그렇게 되는 게 맞죠.
      '지들이' 답답해서 한국어 공부 안 할 수가 없을 정도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훌륭한 정보와 지식을 한국어로 많이 만들어 내서 한글로 적어야겠죠.
      저도 대학원 가면 그런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5. 박상대 2010/08/09 23:43 # M/D Reply Permalink

    만약, "에스페란토"가 국제공용어가 되었다면 어땠을까요?
    "에스페란토"는 각 나라의 언어와는 달리,
    처음부터 "국제공용어로 쓰일 목적"으로 "인공적으로 만든" 언어이기 때문에
    문법체계가 매우 쉽다고 합니다.


    네이트 백과사전
    http://100.nate.com/dicsearch/pentry.html?s=K&i=293123

    위키피디아
    http://ko.wikipedia.org/wiki/%EC%97%90%EC%8A%A4%ED%8E%98%EB%9E%80%ED%86%A0

    1. 사무엘 2010/08/10 06:46 # M/D Permalink

      에스페란토..! 저도 들어는 봤습니다. 인공 언어이다 보니, 불규칙이 없고 배우기 쉽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는 차이가 있죠. 정치· 경제· 학술상의 이유로 인해 대세는 그냥 닥치고 영어-_-;;;; 부모님 세대부터가 “에스페란토? 그거 이미 듣보잡이지 않나?” 그러시더군요. 마치 지금 독일어가 한물 간 것처럼 말이죠. (서독으로 광부와 간호사 보내던 시절에나 주목을...)
      설마 이게 세벌식의 미래가 될지도... 어?

      그래도 한국 정도만 해도 에스페란토를 상당히 잘 대접하는 국가라고 하니 뜻밖입니다.
      원불교에서 아예 에스페란토를 공식적으로 후원한다고 하니 더욱 충격과 공포.

    2. 인민 2011/07/10 14:49 # M/D Permalink

      에스페란토는 뭔가 한자음적인 요소로 쓰기는 편리합니다만 접두 · 접미 방면에서 조금 더 개선이 필요한 방면이 있지요.

      그러나 굉장히 좋은 점은 한글 표기가 쉽다는 거죠. 그런데 어떤 사람은 현대 한글만 한글인 줄 알고 에스페란토 발음을 한글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에스페란토 언어 한글 표기 곧 누리집에 올려놓겠습니다.

  6. 김재주 2010/08/11 03:19 # M/D Reply Permalink

    에스페란토가 불규칙이 없긴 한데, 어차피 어휘는 다 인도 유럽어에서 온 거라.. 그럴 바엔 그냥 라틴어 배우고 말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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