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철도: 단선 비전철이 다수였다. 그래서 길 좌우로 철도와 관련된 시설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 전망 하나는 좋았다.
현대의 철도: 자동차 도로와 경쟁을 해야 하는 마당에 장난하나? 복선 전철은 필수이며, 수요가 없어서 당장은 단선으로 만들더라도 최소한 복선 노반은 깔아 놓고 공사를 한다.

과거의 철도: 기름으로 달리는 차량이 주류였다. 전철은 통근형 전동차가 다니는 수도권이나 아예 영동· 태백선 같은 산악 철도에서나 볼 수 있었다.
현대의 철도: 전기로 달리는 차량이 주류이다. 우리나라에 기름으로 달리는 차가 도입된 건 1990년대 말의 CDC가 마지막인 반면, 전기 차량은...;

과거의 철도: 한 차량만으로 여객과 화물 등 다양한 객차를 끌 수 있고 편성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기관차+객차 형태가 주류였다.
현대의 철도: 가감속력이 뛰어나고, 전후 대칭이어서 기동성이 좋은 동차가 각광받고 있다.

과거의 철도: 나무 침목과 자갈 노반은 철도의 상징이었다.
현대의 철도: 나무는 부패하기 쉬우며 자갈은 부서지고 수시로 갈아 줘야 하기 때문에, 요즘은 처음에 비용이 좀 많이 들더라도 튼튼한 콘크리트 침목+노반으로 물갈이되었다.

과거의 철도: 덜컹덜컹 소리 역시 철도의 상징이었다. 더운 여름엔 쇠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기 위해 레일에 일정 간격으로 이음매를 일부러 만들어 놓는다고 과학 시간에 배운다.
현대의 철도: 장대레일이 필수이다. 쇠가 늘어나더라도, 레일이 휘는 걸 방지하는 특수 장치 덕분에, 긴 장대레일의 양 끝만 늘어나거나 줄어든다고 함.

과거의 철도: 통표 폐색 장치 -_- (정말 옛날) 우리나라에 마지막까지 존재하던 통표 사용 구간이 전라선 어디였다고 하던데.
현대의 철도: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단위 시간당 취급 가능 열차 throughput을 올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선로수만 늘리는 게 아니라 발달된 신호 시스템이 필수이다. (철도는 충돌을 피할 길이 없고 심지어 선로 전환조차도 외부에서 해 줘야만 가능한 1차원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하긴, 운영체제의 스레드 동기화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세마포어(semaphore)를 통표에다 비유한 교수님이 계셨다.

과거의 철도: 건널목이 많았다.
현대의 철도: 무조건 고가+터널. 요즘 새로 건설되는 철도에 건널목이 있는 경우는 없ㅋ다ㅋ.

과거의 철도: 서울 지하철 2호선과 청량리 역의 경우, 플랩식 전광판이 2000년대 말까지 마지막까지 남아 있기도 했지만...
현대의 철도: 최하 스펙이 청색 없는 저해상도 LED이고, 요즘은 다 올컬러 LCD 전광판이 대세.

- 오래 전에 바뀐 것이긴 하다만,
과거의 철도: 열차가 정차 중일 때는 화장실에 갈 수 없었다.
현대의 철도: 그거 도대체 어느 시절 얘기를..? (정화조는 필수)

- 이건 지하철 한정이다만,
과거의 철도: 선로 투신 자살이 가능했다.
현대의 철도: 스크린도어는 무조건 필수!

이렇듯, 기술이 발달하면서 요즘 철도는 어제의 철도가 아니다.
장대 레일과 콘크리트 노반, 고가와 터널처럼 고속철이 한국 철도의 전반적인 스펙을 끌어올린 것도 적지 않거니와
지하철에서나 보편적으로 쓰이던 기술이 일반 철도로 옮겨진 것도 많다. 지하철은 표정속도만 느릴 뿐 상당한 최첨단 기술이 결집된 철도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철도와 현재의 철도의 차이가 이러하다면, 미래의 철도는 과연 어떤 양상으로 변할까?
경직된 기관차+객차 내지 “버스 아니면 지하철” 모델을 탈피하여, 미래의 철도는 더 작아지거나(경전철), 더욱 빨라지는(고속철)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종전의 바퀴식 철도는 고속선에서는 그야말로 바퀴식 철도의 한계인 시속 400km대까지 빨라질 것이고, 아니면 기존선에서 더욱 빨리 달릴 수 있는 틸팅 열차가 도입될 것이다.
그리고 아예 바퀴를 굴리지 않아서 매질과의 마찰이 없는, 자기 부상 열차가 개발될 것이다. 자기 부상 열차야말로 도시형 경전철 아니면 초고속 장거리 고속철의 두 극단적인 양상으로 딱 나뉘어 연구 개발이 한창이다.

본인이 나중에 글로 또 쓰겠지만, 컴퓨터는 과거에 메인프레임-단말기 모델이던 것이 기술이 발달하면서 PC 모델로 바뀌었고, 지금은 다시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가 되고 있다. 그런 것처럼 육상 교통수단 역시 과거에는 철도가 주류(메인프레임-단말기)이던 것이 지금은 자가용이 대세가 되었고(PC), 그러다 자가용의 비효율성과 위험성으로 인해 앞으로는 다시 중앙 집권화가 잘 된 똑똑한 궤도 교통수단(ㅋㅋ)이 각광받는 날이 도래하는 중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08/30 08:24 2011/08/3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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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범준 2011/08/30 12:48 # M/D Reply Permalink

    철도여 영.원.하.라~~!!!!!!!(무릎팍 도사 강호동이 철덕 되었을 때 외칠법한 소리 패러디~!!^^;)

    철도의 변천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네요 ㅋㅋ
    역시 화끈하신 덕후 기질은 못말리시네요 ㅋㅋ

    옛날 어른들의 사정이 어쨌길래, 구식의 철도 구간들은 단선이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요새 단선을 만들면 전철의 말단 종착역에서 회차용으로 임시로 하나 만드는 게 그래도 바람직하지
    일반 철도에 이용하면.. 참 아니라고 생각하죠.
    이젠 철도도 도로와 어깨를 좀 나란히 해야죠. 비록 비용 면에서는 복선화가 가장 많이 들겠지만요.

    그리고 요샌 인체와 접목된 컴퓨터도 많이 개발중이라고 하던데... -> 이게 지난학기말 주제발표회 때
    제가 선정했던 주제입니다..^^; - 참... 이젠 컴퓨터도 철따라 변하나 봅니다.

    1. 사무엘 2011/08/30 17:57 # M/D Permalink

      오우, 옛날을 지금과 비교해서는 곤란하죠.
      주변에 경쟁자라곤 인력거나 마소밖에 없고 열차 운행 횟수가 하루 n번이던 시절이야 당연히 단선 하나 놔 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을 테니까요.
      물자도 부족했기 때문에, 2차 세계 대전 기간에 일제는 이미 놓은 철길을 물자 공출 명목으로 뜯어 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디스켓이 오늘날까지 컴퓨터에서 저장 아이콘이듯이
      증기 기관차가 오늘날까지 도로 표지판의 아이콘입니다.
      뭐, 이제 철길 건널목은 다 사라지는 추세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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