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항 철도의 독특한 점

1. 공항 철도는 운영사가 코레일의 자회사로 인수되고 서울 역까지 전구간이 개통한 뒤부터 운임 체계가 상당히 독특하게 바뀌었다. (통근열차 기준)
(1) 먼저, 서울-인천 내륙 구간은 수도권 통합 환승 할인 요금에 편입되었다.
(2) 그러나 영종도를 오가는 구간 사이는 독자적인 임률이 적용되며 특히 정기권은 공항 철도만의 전용 정기권을 사용해야 한다.
(3) 하지만 영종도 내부의 인천공항, 화물청사, 운서 사이의 단거리만 오가는 건, 오히려 현재의 버스-지하철 기본 요금이 1050원으로 인상된 뒤에도 한동안 900원이 유지되었다. (최근에 와서야 이것도 1050원으로 오름)

2. 영종도를 오가는 검암-운서 사이의 거리는 서울 지하철 8호선 모란-암사 전체의 거리보다도 더 길다.
공항 철도에서 지상 구간은 결국 서울 DMC와 김포공항 사이에 잠깐(현재는 역 없음), 그리고 계양-검암-운서 사이 구간으로 요약된다. 그리고 딱 지상 구간들에는 역이 추가로 더 만들어질 계획이 있다.

공항 철도는 서울 시내 지하 구간은 옛 용산선의 선형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경의선과도 선형이 겹친다. 다만, 경의선보다 아래로 지나는 관계로 무진장 깊으며 기존 지하철들과의 환승도 굉장히 길고 불편하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지하철은 번화가 대로 아래로 길을 내는 반면, 공항 철도는 기존 지상 철도의 아래로 건설되었으니 출구로 나가 보면 골목이나 주택이 있지 번화가 대로에서는 한 블록 비껴 있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번화가 대로에 역이 있는 기존 지하철과는 막장 환승이 되는 것도 불가피함.

물론 계양부터 공항까지는 공항 고속도로의 선형을 따라 그대로 간다.

3. 검암 역의 섬식 승강장 외선 방면에, 현재 KTX용 저상홈 승강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충격과 공포. 직통은 이제 서울 역 도심 터미널에서 탑승 수속을 다 마친 승객들을 공항으로 직통으로 수송하는 용도로 고정되어 버렸으니 정차를 할 수 없고, 완행은 앞으로 역이 더욱 많이 생겨서 느려질 예정이다. 그러니 KTX가 중간 한 군데에만 추가 정차를 하는 급행 역할을 하게 되는가 보다. 특급은 직통열차인 셈이고. 덜덜~

그런데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KTX가 들어오면 기존 직통열차는 폐지된다고도 그런다. 마치 ITX 청춘이 경춘선 기존 급행 전동차를 대체했듯이 말이다. 그럼 직통열차 차량은 어떻게 되는 거지?
또 한 가지 생각할 점은, 할인 없이 FM대로 운임을 징수하면 지금의 직통열차가 KTX의 고속선보다 거리당 임률이 더 높다. 공철에서만은 원래 직통이 갑이라는 뜻.

공철에다 KTX를 집어넣기 위해 경의선 수색 역-공철선 사이에 입체 교차 인입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경우, 서울 역을 출발한 KTX는 구 경의선인 신촌-가좌를 거쳤다가 공철로 진입하게 된다. 그냥 애초에 직통열차가 사용하는 지하 공철선을 이용해서 서울 역을 출발하는 건, 승강장 문제 때문에 안 되는가 보다.

하지만 서울 이남의 경부선 라인에서 굳이 서울 역을 찍었다가 인천 공항으로 가는 건 서쪽-동쪽을 지그재그로 경유했다가 다시 서쪽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경로상으로 굉장히 비효율적인 우회이다. 우리나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임률 높은 비싼 교통수단으로 그런 길을 가라고?
차라리 광명 역에서 인천 대교와 같은 경로로 인천 공항으로 가는 철도가 있어야 지방에서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효율적일 것이다.

기존 공철 전동차에, KTX로도 모자라서 지하철 9호선까지 공철과 직통 운행을 시키겠다는 계획은 어찌 되려나 모르겠다. 그러면 서울 지하철 1, 4호선 이래로 9호선에서도 직-교류 겸용 전동차를 보게 되겠다.

4. 공항 철도는 속도가 다른 열차가 복선 선로에 공존하면서 완급 결합 대피 운행이 시행되고 있다. 이는 9호선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9호선은 완행 열차는 언제나 안쪽의 대피선에 들어가서 정차하는 반면, 공항 철도의 완행 열차는 시각표 상으로 직통을 진짜로 비켜 줘야 할 때만 대피선에 진입한다. 그렇지 않은 평소에는 그냥 곧바른 본선에 그대로 정차한다. 사소한 면모이지만 시스템이 좀 더 똑똑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뜻이다.

직통은 1시간에 1대꼴밖에 안 다니는데 매번 대피선으로 선로를 분기하는 삽질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KTX에 직통(없어질지도?), 심지어 9호선까지 들어가면 공항 철도에서 보는 열차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고 신호 시스템도 더욱 정교해져야만 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12/19 08:41 2012/12/1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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