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 저수지 답사를 마친 뒤 다음으로 본인이 간 곳은 또 다른 철도 성지였다.

2. 철도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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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이제 내가 여기를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용으로 방문하는 날도 찾아오는구나! 그렇잖아도 의왕 역에서 철도 박물관까지 가려면 수백 m 이상 걸어야 했을 텐데 말이다.
주차는 공간이 아주 넉넉하고 요금 걱정도 없고 아무 문제 없었다.

예전에 철도 박물관은 겨우 몇백원 대의 비현실적이기까지 한 저렴한 입장료를 징수했으며 그나마도 철도 회원은 동반 1인까지 아예 무료 입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 가 보니 그런 대인배스러운 제도는 언제부턴가 없어져 있었다. 일반인은 입장료 2천원을 내야 하며, 철도 회원 혜택 같은 거 없다.

물론 난 철덕으로서 예전에도 여길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기를 또 찾아간 이유는, 여기가 반월 저수지로부터 10km가 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겸사겸사 또 찾아갈 만한 명분이 성립하고, 개인적인 볼일이 좀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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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경부선 선로에 대한 좋은 전망을 제공하는 것도 철도 박물관으로서 장점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아까의 KTX 촬영지와 마찬가지로, 이 박물관의 근처에도 저수지가 있다는 점이다.

철도 박물관에서 본인은 부족했던 박물관 관련 사진을 찍고 자료를 수집했으며, 방문 기념으로 구내 서점에서 다음 아이템들을 질렀다. (정 용태 님, 보고 계신지? 레일러 14호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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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판매하던 철도 박물관 도록은 이제 절판되고 없었다. 있을 때 사 놓길 잘했다. 그 대신 동인지 <레일러>를 박물관에서 정기적으로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박물관 직원을 불러서 새마을호의 역사와 관련된 날짜가 두 군데 잘못 소개되어 있는 걸 고쳐 달라고 건의를 했다.
차량실에 새마을호 PP 디젤 동차가 1987년 7월 1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고 소개되어 있는 걸 7월 6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고,
반대로 새마을호 PP가 최초로 서울-부산 4시간 10분 운행을 시작한 것도 아니라고 얘기해 줬다. 그건 PP가 등장하기 전에 1985년 11월 16일부터 달성된 것이니까 말이다.

3. 오봉 역

철도 박물관 다음으로 승용차로 가 보지 않을 수 없는 철도 명소로는 오봉 역을 빼놓을 수 없다.
얘는 경부선에서 분기하는 지선인 남부 화물기지선의 끝에 있는 역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여객 영업 없이 화물만 취급하는 역이다.
먼 옛날에는 경부선 전철 의왕 역의 이름은 '부곡'이고 오봉 역이 '의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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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박물관과 오봉 역의 거리는 4km도 채 되지 않는다.
입구에 경비실이나 차량 진입 차단기 같은 건 없는지라, 별 부담 없이 차를 끌고 들어가 볼 수 있었다. 단, “직원 차량 외 주차 금지”라는 압박을 주는 표지판이 있긴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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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건물은 이렇게 생겼다.
철덕들 중에는 아예 승강장 내부로 들어가서 사진 촬영을 한 사람도 있는 듯하던데 난 차마 그렇게는 안 하고 잠시 있다가 다시 나갔다. 그 대신 이런 근처의 선로 사진을 좀 남겼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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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 부산 일대도 면적이 무척 넓고 철도 배선이 의외로 복잡하며, 항구나 공업 단지로 빠지는 지선 철도가 많기 때문에 승용차를 끌고 답사할 만한 곳이 무척 많을 것이다.

4. 김포 공항 근처

수도권 남부의 “반월 저수지-철도 박물관-오봉 역” 3대 명소를 아우르는 테마 여행을 이렇게 잘 마쳤다.
임무를 다 마쳤으니 이제 집에 갈까 생각했는데 아직 시간이 좀 더 남아 있었고, 철도를 출사한 날 비행기도 같이 출사하여 둘을 비교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래서 점심을 먹을 생각도 포기하고, 국도 1호선을 타고 서울 서부로 간 뒤 곧장 다시 김포 공항으로 향했다. 해가 지기 전에 가야 하니 말이다.

반월 저수지가 KTX 촬영의 명당이라면, 오쇠 삼거리는 비행기 출사의 명당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말 공교롭게도 여기도 전철 김포공항 역으로부터는 3.2km 정도 떨어져 있다. 다만, 여기는 버스가 수시로 많이 지나다니는 편이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는 비교적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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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주변의 흔한 보안 경고문.
여기는 시끄러운 비행기 소리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는 황무지이지만, 엄연히 국유지이기 때문에 민간인이 무단으로 이곳 땅을 이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래도 처음 와 봤을 때에 비해서는 주변에 이것저것 공사도 많이 진행 중인 것 같았다.
덕분에 주차는 샛길 인근에 아무데나 얼마든지 해도 되니 걱정할 것 없다.
여담이지만 이 공항 주변의 황무지 일대에는 군부대인지 예비군 훈련장인지 어쨌든 군사 시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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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여기 온 보람이 있었다.
지금 비행기가 놓인 저 활주로 말고, 왼쪽에도 활주로가 하나 더 있었으며 공항 내부의 비행기는 그 왼쪽 활주로에서 이륙을 하는 편이었다.
김포 공항에서는 아까 KTX보다도 더욱 자주, 수 분 간격으로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비행기가 이착륙했다.

이륙은 본인이 서 있는 공항 남쪽으로 하는 게 아니라 북쪽으로 한 관계로 근접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하지만 착륙은 다행히 근접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마치 UFO처럼 아주 멀리서 불빛만 어렴풋이 보이던 비행기들이, 형체와 비행 소음이 갈수록 커지더니 공항 담장 너머로 사뿐이 착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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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덕들은 비행기 한 대만 보면 보잉 7xx 같은 기종은 물론이고 소속 항공사 같은 것도 곧바로 입에서 튀어나올 것이다.
의외로 여객기 말고도 소속이 어딘지 모를 터보프롭 경비행기 같은 것도 착륙하는 게 종종 목격되곤 했다.
그런 작은 비행기라면 모를까 중형 여객기 이상 되면, 랜딩기어가 활주로에 닿을 때 마찰로 인한 연기가 튀는 게 이 멀리서까지 보였다.

이곳에 공개하지 않은 다른 사진과 동영상도 많이 찍었다. 소기의 방문 목적을 달성했다.
내가 선 지점은 여전히 공항 담장으로부터 500m에 가깝게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그래도 비행기의 착륙 경로와 일직선상에 있고, 지대가 살짝 높은 덕분에 보다시피 공항 활주로까지 어렴풋이 보인다는 점이 좋았다. 다음에 또 촬영할 기회가 있을 때는 다른 장소도 탐색해 봐야겠다.

동영상들을 보니, 보잉 737급의 여객기가 내 머리를 지난 뒤, 활주로에 착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23~25초였다. 그리고 내가 서 있는 곳에서 활주로의 착륙 지점까지의 거리는 정황상 거의 1km는 된다. 담장에서 활주로 사이에도 수백 m에 달하는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착륙 직전 상태인 비행기의 주행 속도는 대략 시속 140~150km대는 된다는 추정을 할 수 있다.

시간이 조금만 더 늦었으면 퇴근 시간대가 되어 귀가하는 길이 도로 정체로 애로사항이 꽃폈을 것이다.
만약 그랬으면 난 정체 시간대를 피해서 그냥 밖에서 저녁을 먹고, 차에서 한두 시간 좀 자면서 아예 밤 9시 이후까지 기다렸다가 귀가하려 했다. 난 어차피 차에서 야영을 하는 걸 아주 좋아하니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 서울 외곽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길목만 좀 막혔을 뿐, 서울 시내에서의 자동차 전용 도로 주행은 그다지 최악의 상태는 아니었다. 그리고 무사히 잘 돌아왔다.

Posted by 사무엘

2013/05/07 08:31 2013/05/0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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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가 있으니까 좋긴 참 좋다. 차는 회사나 교회를 왕래하는 것 같은 일상적인 이동뿐만 아니라 레저/취미 활동의 영역에서도 예전에 불가능하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줬다.

나한테 차가 생기면 철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거라고 도대체 누가 말했던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차가 생기기 전에는 신규 개통 철도 노선의 첫 차를 시승하기 위해서 전날 노숙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새벽에 차를 끌고 가서 차에서 자다가 첫 차를 타는 선택의 여지가 생겼다.
예전에는 차를 이용해서 잠깐이나마 서울교외선 답사를 가 본 적도 있다. 자동차는 철도 덕질을 위한 훌륭한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말의 어느 날, 본인은 짬을 내서 과감하게 차를 몰고 서울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당일치기 철도 테마 여행을 즐겼다.
나름 출근 시간을 넘긴 오전 10~11시 시간대를 선택했지만, 이때도 자동차 전용 도로들은 넘쳐나는 차들 때문에 대단히 혼잡했다. 그래도 서울을 벗어나고 한적한 교외로 들어서니 자동차의 탁월한 이동성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먼저 간 곳은 바로..

1. 주행 중인 KTX 촬영의 명당, 반월 저수지 인근 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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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런 곳이다.
호수 옆에 비교적 높지 않은 고가 위로 KTX가 달린다. 경부 고속선을 통틀어 보기 드문 낭만적인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여기는 광명 역을 지난 KTX가 무려 10km가 넘는 긴 거리를 지하로 달린 뒤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지상 구간이기도 하다. 서울 외곽 순환 고속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조남 분기점의 바로 아래 지하로 KTX가 달린다는 걸 생각해 보라. 그 KTX가 여기로 나온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전철역은 4호선(안산선) 대야미 역이다. 북쪽 방면인 2번 출구로 나간 뒤, 왼쪽으로 꺾어서 나오는 한적한 도로를 쭉 가면 된다. 역에서 3.2km 남짓 떨어져 있기 때문에 걸어서 가기는 좀 힘들다. 그리고 저기는 인적이 드물어서 버스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도 아니다. 그러니 자가용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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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로 진입하는 야산 코앞에서 차를 세웠다. 선로 근처는 역시나 외부인의 접근을 금지하는 철조망이 쳐져 있다.

“철도 선로에 무단으로 침입해 시설물과 전선류를 손괴하거나 절취하면 감전사고의 위험이 있으며, 철도 안전운행을 저해하게 되어 철도 안전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 CCTV 실시간 감시 중 -


우리는 당연히 철조망을 월담하지는 않는다. 그저 철조망을 따라 언덕을 쭉 오르면 된다.
이로써 본인 역시 수많은 철덕들이 나보다 앞서 개척한 천혜의 철도 출사 성지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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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일명 하늘다리라고 불리며, 경부 고속선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극히 드문 구간!
선로는 한 치의 커브도 없는 직선이고, 앞에 저쪽 끝에도 산 속으로 들어가는 터널이 있다.
우리 앞에 펼쳐진 이 지상 선로는 인터넷 지도로 길이를 측정해 보면 길이가 거의 6k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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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서 있는 곳의 앞은 응당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으며, 삼엄한 접근 금지 경고문도 붙어 있다.
이곳에서 촬영된 KTX 사진들은 다 철망 안으로 카메라를 집어넣고 zoom도 굉장히 많이 당겨서 촬영된 것들이다.

누구의 소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카메라 집어넣기 좋으라고, 선로 중앙의 철망의 일부가 동그랗게 훼손되어 있다.
하지만 철망 너머로 웬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서 시야를 가리는 관계로, 이것을 피하느라 좋은 구도의 사진을 만들기가 상당히 어려워져 있었다.
그리고 여름에 수풀이 온통 초록색일 때 왔으면 주변 경치가 더 좋았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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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산천이 하나 카메라에 잡혔다. 저 열차의 진행 방향이 어디인지 모르는 분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멀리서 오는 놈은 쉽게 감지가 되지만, 우리 밑을 지나가는 놈은 출현하기 몇 초쯤 전에 갑자기 주행 소음을 일으키더니 쌩 지나간다. 그래도 디젤 기관차처럼 천지를 진동하는 소음과 진동 수준은 아니다.

경부 고속선에 KTX는 상· 하행을 모두 감안했을 때 평균 대략 10분당 한 번꼴로는 드나드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빈도는 몹시 불규칙하여 편차가 큰 편이다.
그리고 아침 11시에서 12시 사이는 전차선 점검을 명목으로 서울과 부산 양 시발역에서 모두 KTX가 출발하지 않는다. 즉, 이 시간대에는 평소보다 열차의 운행이 몹시 뜸해지므로, KTX 출사를 하려면 시간대를 잘못 선택해서 낭패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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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산천 말고 떼제베 기반 재래식 KTX가 지나가는 모습이다. 재래식 KTX는 한 편성의 길이가 거의 380m에 달한다는 걸 생각하자.
광명 역을 출발한 KTX는 지하 터널을 한참 달린 뒤 이 구간으로 나올 무렵쯤이면, 이미 충분히 가속이 되어 주행 속도가 250km/h을 넘고, 속도가 객실내 모니터에 표시되곤 했다.

그런데 이런 언덕 위에서 KTX가 달려오는 걸 보면 생각만치 빨라 보이지가 않는다. 그냥 새마을호가 시속 140대로 슬금슬금(?) 지나가는 것 같다. 과연 그럴까?

하지만 동영상 분석을 해 보니 그렇지 않았다.
길이 380m짜리 열차의 맨 앞이 한 전신주 지점을 통과하고, 다음으로 열차의 맨 끝이 그 전신주를 통과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5.5초가 좀 안 됐다.
이로부터 열차의 속도를 구해 보면 딱 정확하게 시속 250km에 근접하는 걸 알 수 있었다.

산을 내려온 뒤, 장소를 떠나기 전에 호수 주변의 경치를 좀 더 카메라에 담았다. 가히 철도 성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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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경부 고속선은 안산선 반월-상록수 구간의 중간을 위로 통과한다. 반월-상록수 사이는 역간거리가 3km가 넘고, 중간에 영동 고속도로도 지나는 일종의 교통 요지이다. 한적한 도로를 따라 달리면서 안산선과 경부 고속선의 궤적을 계속 추적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으나, 본인은 이 먼 거리를 차를 몰고 온 김에 다른 의미 있는 일을 발견했기 때문에 동쪽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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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에 있는 열차 승강장은 반월 역이다. 이 역은 전철역이라기보다는 완전 시골 간이역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선로와 역무실은 평지이고 지하도를 이용하여 승강장으로 가는 형태도 그렇거니와, 출입구도 남쪽으로 1번만 있지, 논밭을 향하고 있는 북쪽(본인이 서 있는 방향)으로는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3/05/04 08:33 2013/05/0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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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항 철도의 독특한 점

1. 공항 철도는 운영사가 코레일의 자회사로 인수되고 서울 역까지 전구간이 개통한 뒤부터 운임 체계가 상당히 독특하게 바뀌었다. (통근열차 기준)
(1) 먼저, 서울-인천 내륙 구간은 수도권 통합 환승 할인 요금에 편입되었다.
(2) 그러나 영종도를 오가는 구간 사이는 독자적인 임률이 적용되며 특히 정기권은 공항 철도만의 전용 정기권을 사용해야 한다.
(3) 하지만 영종도 내부의 인천공항, 화물청사, 운서 사이의 단거리만 오가는 건, 오히려 현재의 버스-지하철 기본 요금이 1050원으로 인상된 뒤에도 한동안 900원이 유지되었다. (최근에 와서야 이것도 1050원으로 오름)

2. 영종도를 오가는 검암-운서 사이의 거리는 서울 지하철 8호선 모란-암사 전체의 거리보다도 더 길다.
공항 철도에서 지상 구간은 결국 서울 DMC와 김포공항 사이에 잠깐(현재는 역 없음), 그리고 계양-검암-운서 사이 구간으로 요약된다. 그리고 딱 지상 구간들에는 역이 추가로 더 만들어질 계획이 있다.

공항 철도는 서울 시내 지하 구간은 옛 용산선의 선형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경의선과도 선형이 겹친다. 다만, 경의선보다 아래로 지나는 관계로 무진장 깊으며 기존 지하철들과의 환승도 굉장히 길고 불편하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지하철은 번화가 대로 아래로 길을 내는 반면, 공항 철도는 기존 지상 철도의 아래로 건설되었으니 출구로 나가 보면 골목이나 주택이 있지 번화가 대로에서는 한 블록 비껴 있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번화가 대로에 역이 있는 기존 지하철과는 막장 환승이 되는 것도 불가피함.

물론 계양부터 공항까지는 공항 고속도로의 선형을 따라 그대로 간다.

3. 검암 역의 섬식 승강장 외선 방면에, 현재 KTX용 저상홈 승강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충격과 공포. 직통은 이제 서울 역 도심 터미널에서 탑승 수속을 다 마친 승객들을 공항으로 직통으로 수송하는 용도로 고정되어 버렸으니 정차를 할 수 없고, 완행은 앞으로 역이 더욱 많이 생겨서 느려질 예정이다. 그러니 KTX가 중간 한 군데에만 추가 정차를 하는 급행 역할을 하게 되는가 보다. 특급은 직통열차인 셈이고. 덜덜~

그런데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KTX가 들어오면 기존 직통열차는 폐지된다고도 그런다. 마치 ITX 청춘이 경춘선 기존 급행 전동차를 대체했듯이 말이다. 그럼 직통열차 차량은 어떻게 되는 거지?
또 한 가지 생각할 점은, 할인 없이 FM대로 운임을 징수하면 지금의 직통열차가 KTX의 고속선보다 거리당 임률이 더 높다. 공철에서만은 원래 직통이 갑이라는 뜻.

공철에다 KTX를 집어넣기 위해 경의선 수색 역-공철선 사이에 입체 교차 인입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경우, 서울 역을 출발한 KTX는 구 경의선인 신촌-가좌를 거쳤다가 공철로 진입하게 된다. 그냥 애초에 직통열차가 사용하는 지하 공철선을 이용해서 서울 역을 출발하는 건, 승강장 문제 때문에 안 되는가 보다.

하지만 서울 이남의 경부선 라인에서 굳이 서울 역을 찍었다가 인천 공항으로 가는 건 서쪽-동쪽을 지그재그로 경유했다가 다시 서쪽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경로상으로 굉장히 비효율적인 우회이다. 우리나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임률 높은 비싼 교통수단으로 그런 길을 가라고?
차라리 광명 역에서 인천 대교와 같은 경로로 인천 공항으로 가는 철도가 있어야 지방에서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효율적일 것이다.

기존 공철 전동차에, KTX로도 모자라서 지하철 9호선까지 공철과 직통 운행을 시키겠다는 계획은 어찌 되려나 모르겠다. 그러면 서울 지하철 1, 4호선 이래로 9호선에서도 직-교류 겸용 전동차를 보게 되겠다.

4. 공항 철도는 속도가 다른 열차가 복선 선로에 공존하면서 완급 결합 대피 운행이 시행되고 있다. 이는 9호선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9호선은 완행 열차는 언제나 안쪽의 대피선에 들어가서 정차하는 반면, 공항 철도의 완행 열차는 시각표 상으로 직통을 진짜로 비켜 줘야 할 때만 대피선에 진입한다. 그렇지 않은 평소에는 그냥 곧바른 본선에 그대로 정차한다. 사소한 면모이지만 시스템이 좀 더 똑똑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뜻이다.

직통은 1시간에 1대꼴밖에 안 다니는데 매번 대피선으로 선로를 분기하는 삽질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KTX에 직통(없어질지도?), 심지어 9호선까지 들어가면 공항 철도에서 보는 열차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고 신호 시스템도 더욱 정교해져야만 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12/19 08:41 2012/12/1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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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 고속철 정차역 총정리

서울, 부산: 경부 고속철의 시종착역이다. 서울은 대부분의 시내 구간을 여전히 기존 경부선 재래선과 공유하는 반면, 부산은 2차 구간이 개통하면서 대부분의 시내 구간을 지하 부설 신선으로 지나게 되었다는 매우 큰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서울 방면 차량 기지는 서울 이북의 경의선 행신 역에 있으나, 부산 방면 차량 기지는 더 남쪽에 있지 않다.

대전, 동대구: 고속철의 대표적인 중간 정차역으로, 고속철 노선 중 기존 경부선 일반열차와 그대로 환승이 가능한 유이한 역이다. 앞으로 수 년 뒤면 여기에도 시내 구간을 지상 고가로 통과하는 고속선이 개통되어 고속철이 기존 경부선과 완전히 분리되고 시내 통과 시간은 더욱 단축될 예정이다.

광명: 경부 고속철의 서울 서쪽 첫 정차역이다. 승강장이 반지하인 관계로, 전국의 일반열차 철도역 중 역사 전후로 선로가 지상으로 전혀 보이지 않는 유일한 역이라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영등포-광명 셔틀 전동차가 다니고 있다. 서울-대전-동대구-부산과 이 광명을 제외하고, 앞으로 소개되는 나머지 고속철 정차역들은 모두 승강장이 지상 고가에 있다.

천안아산, 오송: 이들은 대전-서울 사이 구간에 신설된 고속철 정차역인 동시에 일반열차 철도역과 수직으로 교차하는 역들이다(각각 장항선, 충북선). 전자는 T자형으로 다소 치우친 환승이고 두 역이 서로 이름도 다르지만, 후자는 +자형으로 꽤 정확히 포개진 형태이다. 전자는 고속철 건설 당시부터 계획되어 있었지만 후자는 PIMBY 현상으로 인해 나중에 추가된 영 좋지 않은 역이다.

김천구미: 대구-대전 사이에 존재하는 유일한 정차역으로, 오송· 울산과 더불어 고속철 2차 개통 때 추가로 건설된 역이다. 하지만 김천과 구미 어느 도시로부터도 시내에서 너무 많이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안 좋고 역세권도 안습하다.

신경주: 비록 2차 개통 때에야 추가로 개통했지만 고속철을 구상하던 시절에 애초부터 계획은 돼 있던 역이다. 고속철 선로가 가장 급격한 커브를 트는 지점에 있다. 앞으로 동해남부선이 이쪽으로 이설되어서 이 역은 기존 동해남부선-중앙선 경주 역의 역할까지 흡수하는 환승역이 될 예정이다. 고속철 역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금정 역 같은 방향별 복복선 승강장이 생긴다.

울산: 울산 시내에서 굉장히 멂에도 불구하고 이용객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 덕분에, 2차 신설역 중에서 그래도 가장 성공하고 잘 만들었다는 평을 받는 역이다. 고속철 울산 역은 서쪽 극단에 있고, 기존 동해남부선 울산 역은 태화강 역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서 동쪽 극단에 계속 공존할 예정이다. 참고로 울산 공항도 울산의 동쪽 끝에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2/12/08 08:33 2012/12/0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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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ist

  1. 김 기윤 2012/12/09 14:19 # M/D Reply Permalink

    KTX 정차역 중 제가 KTX 타면서 이용해본 역은 서울역, 동대구역, 오송역이네요.

    서울역은 말이 필요 없고(^^;), 동대구역은 대구에서 살게 되면서 자주 이용하게 된 역이고, 오송역은 동대구 왕복할 일이 생기면서 집이 청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용하게 된 역입니다.

  2. 김기윤 2012/12/09 14:25 # M/D Reply Permalink

    위에 쓴 댓글이 어째선지 암호가 안맞는다고 수정을 거부당해서(.......) 이어서 작성합니다.

    오송역은 위치가 애매하다고 생각합니다.. 청주 갈 때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버스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있는 버스마저도 그나마 청주에서 서쪽에 있는 가경동까지 가는데도 한참 걸리고, 역으로 오송역을 이용하기 위해서도 버스를 타고 나와야 하는데(혹은 승용차), KTX 를 이미 예약했다면 그 차를 타기 위해 한참전부터 출발해야 함으로써, 빠른 KTX 로 번 시간을 버스로 다 날려먹는 기 현상이 발생하니까요. orz.

    p.s. 오송역 플랫폼에서 동대구행 KTX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운좋게(?) 전송력으로 오송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KTX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KTX를 조금 옆(?)에서 보고 있으니 정말 ㅎㄷㄷ 하더군요

    1. 사무엘 2012/12/10 09:49 # M/D Permalink

      사실은 충북선의 역들치고 좋은 위치에 있는 역이 별로 없어요. 청주나 충주도 그렇고.. 물론 주된 이유는 복선 전철화 과정에서 선로가 대거 외곽으로 이설됐기 때문입니다.

      세종시가 완전히 건설된 뒤엔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오송은 안 그래도 대전과 천안아산도 가까운 편인데(고속철의 역 간격으로는) 선형 왜곡까지 감수하면서 호남 고속철 분기까지..?? 아무래도 철덕의 관점에서는 마치 “강남리 마을전철 분당선”만큼이나 그리 곱게 보이지는 않는 역입니다.

      KTX 1차 개통 때까지만 해도 무정차 통과 열차가 역을 전속력으로 통과하는 걸 볼 수 있는 곳은 천안아산이 유일했지요(광명은 아무래도 160~170이지 전속력은 아님).
      그랬는데 2차 개통 뒤부터는 오송, 김천구미, 신경주, 울산이 대거 추가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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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폐터널 이야기

철도 덕후에게는 상식이겠지만, 서울 역을 출발한 KTX는 금천구청 역까지는 기존 경부선으로 달리다가 거기서 별도의 선로로 분기하여 한참을 달린 뒤에(거의 5km) 반지하역인 광명 역에 진입하고, 거기서 또 대략 11km에 달하는 거리를 지하 터널로 달린 뒤에 반월 호수 근처에서 다시 지상으로 나온다.

광명 역은 원래 남서쪽을 향하고 있는데, 이때쯤 선로는 방향을 바꿔서 동쪽을 향하게 된다. 서해안 고속도로와 외곽 순환 고속도로가 만나는 조남 분기점을 지나는 자동차 운전자라면, 바로 밑으로 KTX도 달리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무척 흥미로울 것이다.

그 뒤 KTX는 화성 시내 대부분의 구간을 지상 고가로 달린다. 그런데 화성시 봉담읍 상리 일대를 보면, 왼쪽에 삼봉산이라는 작은 산이 있고 고속선은 산을 완전히 비껴서 완만하게 커브라면 커브를 틀면서 달리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원래 경부 고속선이 처음 건설되던 당시에는 이런 계획이 아니었다. 산기슭을 다 터널로 뚫어서 완전히 직선으로 길을 낼 생각이었다. 즉, 고속철은 수원여대 혜란 캠퍼스 쪽으로 더 가깝게 건설될 수 있었다.

이런 계획이 빗나가게 된 것은, 산 속 고속철 예정 노선의 바로 밑으로 폐광산의 갱도가 뒤늦게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화성시 봉담읍 상리 산 104번지에 소재한 삼보 광산. 원래 아연과 납 따위를 캐던 광산이었는데 채산성이 없어지면서 1991년에 사업을 접은 곳이었다. 완전히 폐광된 때는 1999년이라고 함.

폐광산의 갱도 때문에 지하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데, 그 위로 복선 전철 선로가 깔리고 수백 톤짜리 고속철이 시속 300km로 달린다면 노반이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안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결국, 1990년대 중반에 총길이 약 2.2km를 목표로 이미 300m 정도 뚫었던 터널은 공사가 “취소”되었고, 그보다 동쪽으로 500m 정도 비껴 간 완전 지상 우회 구간이 대안으로 선택되었다. 그것이 오늘날의 고속선 선로이다. 이 때문에 공사 기간도 길어지고 그 터널 뚫느라 든 110억 원가량의 국비는 허공으로 갔다..;; 그리고 경부 고속철 '상리 터널'은 영원한 흑역사로 전락했다.

(참고로 옛날에 국립 국어원에서 표준 국어 대사전을 처음 만들 때 든 예산이 112억 원 남짓이었다. 만들어진 시기가 비슷하니 물가 차이도 별로 안 난다. 세상에 철도글 쓰면서도 사무엘님의 직업병이 아니랄까봐, 어문 관련 사건이 관련 검색 결과로 떠오르는구나. ㅋㅋ)

철도의 폐터널은 기존 철도가 복선· 전철화나 선형 개량으로 인해 이설되면서 잉여로 전락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상리 터널의 경우는 아예 짓다가 만 경우이기 때문에 드문 사례이다. 공사 전에 좀 더 지반 조사를 똑똑하게 했다면 건설비를 좀 더 절약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해당 지역에서는 폐광산 근처를 생태 공원으로 조성하거나 청소년 시설을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모양이다.
공사가 중단된 터널은 그 당시엔 입구가 봉인된 채 폐쇄되었지만, 지금은 이미 사유지가 되어서 내부가 유용히 쓰이고 있는 모양이다. 사실 폐터널은 각종 곡물의 저장 창고 등의 용도로 굉장히 좋다. (☞ 관련 링크)

경부선만 해도 복선화 과정에서 왜관-구미 구간이 대대적으로 이설된 적이 있기 때문에, 옛 단선 구간에 존재하던 터널이 진작부터 비슷한 용도로 쓰이고 있었다.
포항 이북으로 일제가 건설하다가 공사가 중단되어 버린, 동해 중부선의 폐터널도 포항에 남아 있다.
철도 폐터널의 낭만을 잘 묘사한 아래의 글도 참고하라. 철덕이라면 하악하악 하기에 충분한 아이템이다. (☞ 관련 링크)

지하철은 태생적으로 망할 일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대도시에 건설되다 보니, 전쟁이라도 나서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되지 않는 이상, 지하철 터널이 잉여로 전락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서울 지하철 6호선이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때문에, 건설 중에 허겁지겁 노선을 변경하긴 했었지만 딱히 짓다 만 터널이 생겼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그런 게 있더라도 일반인은 가 볼 수 없을 것이고) 다만, 신설동 역의 잉여 지하 승강장 같은 아이템이 있긴 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2/03/23 08:30 2012/03/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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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yn 2012/03/23 21:15 # M/D Reply Permalink

    일본은 짓다가 만 지하철 터널이 비상시의 긴급회피로로 이용되고 있다는데 한국도 그런가요?

    1. 사무엘 2012/03/24 00:55 # M/D Permalink

      굳이 짓다가 만 시설이 아니어도 유사시엔 지하철 터널이 유용한 긴급 회피로가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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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KTX 근황

말도 많고 탈도 많던 KTX 산천 차량이 어느 샌가 경부선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보기 힘들어져 있다.
심지어 하루 단 한 번 있는 서울-부산 무정차 KTX도 처음에는 산천이 다니던 게 다시 떼제베 차량으로 복귀했다. 타는 승객이 많을 리가 없고, 또 과거의 구특전 새마을호 #1~#4 컨셉인 특급 열차엔 최신형 내장재로 무장한 산천만치 적합한 편성은 없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의외의 결과이다.

이렇게 된 일차적인 원인은, 코레일이 이놈의 산천 차량이 하도 고장이 잦아서 차량 품질을 믿을 수 없다고 차량 제조사를 디스했기 때문이다. 안습한 현실이다.
그럼 이 산천 차량이 다 어디 갔느냐 하면, 호남· 전라· 경전선 같은 마이너 노선으로 갔다. 일종의 좌천 발령인가. ㄲㄲㄲㄲ

사실, 2010년 초에 KTX 산천이 처음 도입됐을 때도 새 차량은 호남선에서 집중적으로 베타테스트를 거치곤 했다. 경부선보다 수요가 적고 차량 운행도 뜸하니 위험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서울 도시철도 공사가 옛날에 국산 인버터 전동차(일명 609 편성)를 왜 5~8호선 중 6호선에다가 시범 투입했었겠는지를 생각해 보라. 같은 이유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호남선은 열차의 운행 횟수는 변함없는데 차량이 다 산천으로 바뀜으로써 좌석수가 크게 감소했다. 그래서 승객들이 평일 낮에도 자리를 못 구해 아우성인 지경이 되었다고 한다. 18량 고정 편성인 떼제베는 한 편성에 무려 900명이 넘는 승객을 실어 나르지만, 산천은 8량 1편성이 기본이고 좌석도 더 커서, 수송량이 떼제베의 절반이 채 안 되기 때문이다. 중련을 해도 700명 남짓.

경부선은 2010년에 2단계 공사까지 끝남으로써 광명 이남의 전구간에 전용 고속신선이 부설되었고, 이제 대전과 대구의 시내 구간에만 전용선이 깔리면 된다. 승객 수요도, 선로의 품질도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그 반면 호남선은 아직 대전 이남은 느린 기존선이다. 거기에다 광주-서울, 전주-서울 고속버스가 가히 시내버스를 능가하는 배차간격으로 다니고, 천안-논산 고속도로라는 지름길까지 있어서 철도의 강력한 경쟁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남선 KTX도 장사가 그렇게까지 아주 안 되는 건 아닌 게 현실이다.

2010년 말에 경전선 KTX가 개통한데 이어, 이제 전라선도 복선 전철화와 선형 개량이 끝난 관계로 드디어 KTX가 2011년에 소리 소문 없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비록 하루 편도 5회이지만 전주· 남원· 순천도 서울에서 KTX 타고 환승 없이 한번에 가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여수 엑스포를 염두에 둔 개통이다. 투입된 건 모두 산천 차량이다.

전라선은 한때는 동일 구간을 경유하는 고속도로가 없어서 전통적으로 철도 수요가 많기도 했다. 광주 쪽으로 확 꺾는 호남 고속도로(25)와, 아예 진주· 통영 쪽으로 가는 통영-대전 고속도로(35)의 넓은 공간 사이에 고속도로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게 지금은 전주-광양 고속도로(27)가 전라선과 거의 같은 선형으로 생겨서 사정이 나아졌다.

그러나 이런 호남 지방의 수요를 월등히 압도하는 건 역시 영남 지방의 수요임이 드러났다.
말이 경전선이지 사실 '경남선'이라 해야 맞겠다.
경전선 KTX가 개통한 후, 창원· 마산의 여객 수요는 코레일의 예상을 넘어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 역에서 타고 내리는 승객은 가히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그야말로 자리가 없어서 난리가 났다고 한다. 부랴부랴 열차를 증편해 주고, 산천이던 차량을 떼제베로 바꾸고, 산천 중련의 경우 동대구에서 한 편성 떼어내던 걸 안 떼고 끝까지 가게 했다.

경전선은 어차피 고속신선은 1차 개통 당시의 구간과 동일한 서울-대구까지밖에 이용하지 않는다. 그러니 1차 개통 시절에 진작에 개통했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아직 산천도 없던 시절에 거기까지 투입하기엔 차량이 부족하고, 호남과의 공급 균형(?)과 수요 예측 문제로 인해 아직 개통을 안 했던 것 같다.

2차 개통 후에 영등포와 수원 정차 KTX는 승객이 어떻게 됐나 모르겠다. 듣기로는 영등포보다 수원에서 이용객이 훨씬 더 많았다고 한다.
울산은 신경주에서 그리 멀지 않고 당초 계획에도 없었고, 게다가 울산 시내에서 굉장히 멀다는 여러 악조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예상 이상의 이용객 대박을 내 주고 있다. “교통 불편하고, 비행기를 타느니 KTX 타지” 라는 비즈니스맨들이 많아서 그런 것이리라 예상한다. 이는 앞으로 포항으로 가는 KTX에 대한 수요도 희망적일 것임을 시사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 경우, 신경주 역은 손님 많이 뺏길 듯.

요컨대 KTX의 흥행 성적은 접근성이 너무 불편한 구미김천(아무리 구미에 공업 단지가 있다 해도 너무 불편..)이나, 병크에 가까운 ㅇㅅ 역을 빼면 전반적으로 최소 중박 이상인 것 같다. 요즘 KTX는 코레일에게 돈 잘 벌어다 주고 있는 cash cow임이 분명하며,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 본인보다 더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가 있는 철덕이라면 의견 남겨 주기 바란다.

TRIVIA:

1. KTX 고속신선이나 요즘 복선 전철로 개량되는 철도야 고가와 터널이 정말 밥먹듯이 나오지만, 그야말로 20세기 초에 개통하고 복선화까지 되었으며 지형적으로 원래 평지이기까지 한 경부선 대전 이북 구간은 정말 터널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서울울 출발한 경부선 열차가 처음으로 터널을 만나는 곳은 대전까지 거의 다 와서 내판-부강 역 사이 지점이며, 나중에 부강-매포 사이에도 터널이 나온다. 겨우 몇 초 만에 다 통과해 버리지만, 그래도 열차 내부가 다 깜깜해지고 귀에 이명 현상까지 느껴질 정도이니 엄연한 터널이다.

2. 경부선 기존선에서 KTX 고속신선을 올려다볼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대전 이북에서 고속신선은 기존 경부선과 딱 두 번 마주치고 그나마 대전 북부에서 기존선과 고속신선이 좀 나란히 달린다. 김천 근처에서는 두 선이 자주 마주치는 편.

그런데 양 열차가 비슷한 시간대에 나란히 달려서 서로 상대방 열차를 볼 수 있게 되는 일은 얼마나 발생할까? 이를 예측하고 관측하는 건 마치 특별한 천체 현상의 관측하는 것 같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가끔 본 적이 있다.
혜성의 출현이나 일식· 월식 같은 건 시뮬레이션으로 미래에 일어날 일까지 다 예측하는데, 이것도 열차 시각표와 지리 데이터를 주면 계산에 의한 예측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02/03 08:19 2012/02/0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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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2012/04/23 10:29 # M/D Reply Permalink

    울산역을 종종 이용하는 ktx이용자입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울산역을 몇번 이용해보니..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있다는 것이 아쉬운데

    제가 알고있기로는 신경주역을 환승역으로 해 포항-신경주-태화강(구울산역) 간 동해남부선 이설 및

    복선전철화사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포항-신경주간 사업은 이미 착공에 들어갔는데

    신경주-태화강은 아직 착공소식이 없어 아쉽네요.

    울산역이 있어서 그런지 사업속도가 포항에 비해 더디지않나 싶은데

    개통된 후 현재 경전선처럼 서울-대전-동대구-신경주-태화강(-가능하면 해운대까지도) 으로 ktx가 운행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주인장께서는 어떻게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1. 사무엘 2012/04/23 19:46 # M/D Permalink

      현장에서 KTX를 직접 이용하시는 분이라니 반갑습니다. ^^

      말씀하신 게 맞습니다. 신경주 역은 신설 KTX 역 중에서는 최초로 일반열차와 고속철을 동시에 같이 취급하는 환승역이 됩니다. 경주 이남으로는 고속선과 신설 동해남부선으로 노선이 갈라지는 셈이죠.

      하지만 애초에 그렇게 선로가 따로 건설된 이상, 동해남부선으로 굳이 KTX가 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차라리 해운대-태화강에서 일반열차를 탄 뒤 신경주에서 KTX로 갈아타는 구도가 되는 게 바람직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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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레일 일반열차 시각표의 경부선 하행을 보면,
아침 9시 40분에 출발하는 서울 발 포항 행 새마을호 1041 열차가 있다.
알 만한 분은 이미 다 아시겠지만, 이 열차의 전신은 그 유명한 울산· 포항 분리(경주에서) 복합 편성 새마을호로, KTX 개통 전에는 번호가 그냥 7x대였다. 그러던 것이 두 계열은 완전히 따로 찢어지면서 제각기 다른 운명을 맞이하였다.

계속해서 남쪽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동선이 괜찮은 편인 울산 행은, 부전으로 운행 거리가 연장되고 약간 증차도 되었다. 그 반면 포항 행은 하루 2회의 희귀열차 신세를 면치 못하고, 사실 포항 역을 출발하는 대부분의 서울 방면 열차는 동대구 셔틀 수준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래도 서울-포항 직통 새마을호는 예전처럼 경주 역까지 깊숙하게 들어갔다가 후진해서 나오는 삽질이 사라지고, 서경주(구 금장) 역만 거치게 동선이 약간 개선되기도 했다.

한편, KTX 2차 개통 후 서울-부전 직통 열차도 모조리 동대구-부전 셔틀로 전락했다. 그러나 포항-서울 새마을호는 포항이 KTX의 혜택을 전혀 못 받는 덕분에 아직까지 건재하다. 2012년 현재, 경주에서 서울로 한번에 가는 새마을호는 서경주 역을 찍는 이 열차 하루 두 편밖에 없다. 신경주 역에 1시간에 1대꼴로 KTX가 정차해 주고 있으니, 재래식 장거리 열차는 경영 방침상으로도 많이 남겨서는 안 될 일이다.

동해남부선의 복선 전철화 이설 공사가 모두 끝나고 현재의 경주 역이 사라지는 날이 오면(아마 2015년 전후해서), 그 새마을호도 남아나지 못할 것이다. 아니, 그때쯤이면 지금 새마을호 열차들의 내구연한 자체가 끝나 있을 것이다. 아마 마지막 새마을호의 퇴역식 때는 전국에서 철덕들이 바글바글 몰릴 것이다.

이렇게 경부선 경유 동해남부선 방면 새마을호 얘기를 본인이 꺼낸 이유는, 지금 1041의 스케줄이 보기에 참 안습해서이다.
과거에 새마을호는 정차를 좀 하더라도 서울-대전이 보통 1시간 40~45분대였고, 1시간 50분은 가히 마지노선이었다.

그런데 지금 1041은 서울 9:40에, 대전 도착이 무려 11:44이다! 현재 서울-대전이 2시간을 경과하는 유일한 새마을호이다.
소요 시간이 가히 무궁화호급이며, 이는 지난 2004년에 KTX 개통 직후에 일반열차가 몇 달간 최악의 막장 정차 시각표로 운행되었을 때에나 볼 수 있던 소요 시간이다. 사실은, 1041보다 정차를 더 하는 1023 같은 열차도 그만치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왜 1041만 유난히도 느린 폭탄 열차가 된 걸까? 이럴 때 철덕의 마음에서는 의문이 꽃핀다. “왜??”
아무리 악한 현 세상이고(갈 1:4) 지금이 영적으로 마지막 시대라 해도, 새마을호가 서울-대전이 2시간이 넘는다는 건 죄악에 가깝지 않은지? -_-;;

본인은 그 이유가 KTX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일단 KTX 개통 후, 서울-영등포가 10분이 넘어서 무려 13분까지 걸리는 열차가 시각표에 등장했다. 이건 두말 할 나위도 없이 영등포 역에서 후속 KTX를 기다리고 먼저 보내 주느라 늦는 열차이다. 예전에는 서울-영등포는 통상 8분이면 충분했고, 요즘은 그것도 못 지키겠는지 10분대로 현실화한 듯하다. KTX가 더욱 자주 운행될수록, 이 지점에서의 병목으로 인해 일반열차의 운행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KTX가 지연되면 그게 일반열차에까지 누적된다.

1041은 자기보다 5분 나중에 출발하여 뒤쫓아오는 KTX를 영등포 역에서 먼저 보내 주는 듯하다. 무슨 열차냐고? 서울 9:45, 부산 11:58인 서울-부산 무정차 KTX 제1열차이다.

그런데 KTX를 먼저 보내 주는 열차는 얘만 있는 게 아닌데, 1041은 수원 이남부터도 왜 이렇게 주행 속도가 느릴까?
그 이유는 이제 영등포-수원 경유 KTX의 등장 때문으로 보인다. 즉, 기존선을 달리는 KTX의 주변 열차들은 알아서 대피하고 굽신굽신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일반열차의 소요 시간이 더욱 증가한다. 귀하신 KTX님은 끽해야 영등포나 수원에서밖에 정차를 안 하니까.

서울 10:20, 수원 10:48, 대전 11:55인 KTX 353 열차가 있다. 얘는 대전에 도착할 때까지 1041을 중간에 추월을 하는 것도 아니고 1041보다 10분 남짓 뒤에 대전에 도착한다. 하지만 고속선과 기존선 사이의 열차 스레드 동기화 차원에서 부근의 1041도 진행 속도가 늦춰진 걸로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새마을호의 서울-대전 1시간대 붕괴 현상은 이렇게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1041이 얼마나 느린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있다. 1041은 자신보다 딱 5분 먼저 서울 역을 출발하는 무궁화호 1271 열차를 대전까지 가도록 추월을 못 한다! 무궁화호급 새마을호라는 걸 웅변으로 입증하는 셈이다.

겨우 5분 간격으로 서울에서 무궁화호를 쫓아가는 새마을호는, 정차역수의 차이로 인해 예전 같았으면 평택이나 천안, 정말 못해도 조치원쯤에서 무궁화호를 진작에 추월하는 게 당연지사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1041은 대전까지 지난 옥천에서야 1271을 간신히 추월하게 된다. 이것도 안습 그 자체이다. 아무래도 KTX 때문에 일반열차들이 운행을 보수적으로 하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

이상, 사무엘 님의 철도 평론이었다. 다음은 열차 관련 TRIVIA들.

1. 작년 가을엔 어느 일본인 관광객 여남은 명이, 10분 뒤에 출발하는 서울 9:55발 KTX 303열차를 타고 천안아산 역에 갔어야 했는데 실수로 서울-부산 무정차 1열차를 탄 적이 있었다(서울 9:45 발). 결국 해당 열차 기관사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열차를 그들의 목적지인 천안아산 역에다 잠깐 세워 주고 말았다. 이 때문에 열차는 15분 가까이 지연됐고... 다른 승객들 민폐는 얼마나 됐을까? -_-  게다가 후속 KTX들과 주변의 일반열차들의 연쇄 지연은? -_- 그런 분통 터지는 일이 있었다.

KTX는 이 글에서 귀가 따갑도록 언급돼 있듯, 통과 우선순위가 최상이며 KTX가 지연되면 일반열차들까지 지연이 먹이 사슬처럼 쌓이게 된다. 그런 책임감을 생각해서라도 코레일은 공과 사를 구분하고, 저러지 말았어야 했다.
하긴, 우리나라는 승객의 막장짓에 지하철까지 역주행을 한 적이 있을 정도이니, 행정에 너무 우격다짐이 잘 통하고 목소리 큰 놈이 장땡이고 원칙이 없다. 정치와 외교까지 저러니까 북한도 우리나라를 우습게 여기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폭력 시위대에 공권력이 굴복하고, 테러리스트에게 굴복하고, 북한의 생떼 요구에 굴복하고... 그러는 식.

2. 열차 시각표를 보면 아침 11시와 정오 사이에 KTX가 없는 걸 알 수 있다. 내가 아마 전에도 글을 쓴 적이 있지 싶은데, 이때는 잠시 고속선 선로를 정비하느라 의도적으로 열차 운행이 없는 것이다. 주말 임시 열차도 없이 열차 운행이 진짜 하나도 없는 걸 보면, 선로 정비가 심야뿐만 아니라 낮에도 꼭 필요는 한가 보다.

KTX 2차 개통 직후에 서울-부산 새마을호가 완전 전멸하다시피한 적이 있었는데(지금은 반발로 인해 그때보다는 다시 생겨남), 그때 하루 두 편 남았던 새마을호는 하나는 딱 저 시간대에 다니는 놈이었고, 다른 하나는 밤차였다. KTX가 없는 시간대에만 딱 투입한 셈이다.

3. 그래도 아직 천안 역 무정차 통과 열차가 전멸하지는 않고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게 용하긴 하다. 예전에는 밤차 새마을호가 하나 천안 통과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서울 8:43 발 동대구 행 1021열차가 천안을 무정차 통과하는 유일한 열차이다.
개인적으로는 대구 역도 좀 한두 개는 통과 열차 좀 넣어 주지 하는 아쉬움이 있다. 동대구 역이 있고 거리도 용산-영등포만큼이나 굉장히 가까운데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01/15 08:38 2012/01/1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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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범준 2012/01/15 23:13 # M/D Reply Permalink

    1. 어제 예고하신 그 글이군요. 몇 번 읽고 이제야 덧글 올립니다.

    2. 흠... 나중에 이렇게 될 것이었다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을 뻔 한'(마26:24) 급이군요..흠좀무.
    이렇게 될거면 만들지 않는게 차라리 철도 운영에 효율적이었을 듯 합니다.

    3. 그래도 계속 운영할려면 무궁화호로 완전 대체해서 운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새마을호에게 너무 심했나요?) 새마을호대로의 명색이 지금 말이 아니니 참으로 우스운 꼴 다 됐죠. 뭐, 설령 계속 운영된다손 치더라도 명맥이 끊어지지 않는 것만도 사실이지만 말이죠.

    4. 철도도 '제멋따라 가는 인생 제맘대로' 식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이 악한 현 세상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
    과연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으로 통치하시는 천년왕국 땐 이 상태가 어떻게 될까효? ㅎㅎ

    1. 사무엘 2012/01/16 00:22 # M/D Permalink

      뭐, 새마을호는 고속철 + 전기 철도 트렌드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전에는 제 역할 다 하던 호화 열차였습니다.
      다만, 철도 시설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와 개선이 미비한 채, 고급 내장재만으로 고급 열차를 표방하느라 한국 특유의 좀 기형적인 특성으로 발전한 면모가 있긴 하죠.
      이 때문에 고속철 개통 후에 새마을호는 계륵으로 전락해 있습니다. 뭐, 앞으로 이 열차를 볼 날은 몇 년 안 남았고, 장기적으로는 새마을/무궁화호라는 등급 자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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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관련 여러 잡설

1. 떼제베가 도입되기까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고속철인 KTX에 대해서 적지 않은 양의 글을 썼지만,
차량으로 하필 프랑스 떼제베(TGV)가 선정된 경위에 대해서는 딱히 다룬 적이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고속철을 만들기로 결정을 내린 때는 무려 1989년 5월. 노 태우 정권 시절이며 아래아한글 1.0이 나온 지 얼마 안 되었던 시절이다.
고속철 건설에 대한 타당성 조사는 이미 1983년에 했다. 경부선의 선로 용량 포화는 이미 그때부터 예고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992년 6월 30일, 시험선 구간에 속하던 천안아산 역 건설 예정 부지에서 고속철 기공식이 거행되었다. 참고로 1992년이면 서해안 고속도로와 인천 공항도 갓 건설을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이 고속도로와 공항은 완전 개통과 개항이 2001년이었으므로, 고속철도 질질 끌지 않고 2001년에만 잘 개통했다면 21세기가 처음 시작된 2001년은 그야말로 고속도로에, 고속철에, 공항, 게다가 서울 2기 지하철(5~8호선)까지 한국 교통 혁명의 원년으로 기록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인천 공항과 더불어 단군 이래 최대의 건축 사업이었던 고속철이 순조롭게 추진되기에는 역경도 너무 많았고 정치· 경제적 악재도 너무 많았다.
그나마 서울시 교통 혁명 원년이라 일컬어지는 2004년에 1단계 구간이라도 개통한 게 다행.
다른 건 몰라도 버스 개편의 결과물인 초록-파랑 버스는 이제 여타 지방에서도 유행처럼 다 따라하고 있으며, 오히려 서울 버스와 다른 형태로 정체성을 유지해야 하는 경기도 버스만이 독자적인 도색을 여전히 쓰고 있다.

이렇게 선로부터 먼저 공사를 시작한 뒤, 도입할 차량은 1993~94년에 결정되었다. 한국이 고속철을 만들겠다고 하자 차량 납품 경쟁에 뛰어든 고속철은 잘 알다시피 일본의 신칸센 300계, 프랑스의 떼제베(TGV)-R, 그리고 독일의 이체(ICE) 이렇게 3종이었다. 이때 워낙 경쟁이 치열했고 저마다 솔루션들의 성능이 호각이었기 때문에, 어쩌다가 하필 떼제베가 선택되었는지는 협상에 관여했던 우리나라 고위 관리가 아니면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을 것이다.

일본이 가장 먼저 탈락했다. 한국과 지리적으로 아주 가까워서 기술 지원 받기도 쉽고 이미 자국 내에서 고속철을 수십 년째 무사고로 잘 굴리고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탈락한 이유로는,
한국이 요구하는 것만치 기술 이전에 소극적이어서, 수출 경험이 없어서, 원래 차량 폭이 우리나라의 철도역 규격보다 커서, 아직 시속 300을 못 내는 차종이어서... 같은 것들이 나돌지만, 본질적인 이유는 아닌 것 같다. 심지어 반일 감정 루머까지도.. -_-

일본은 기존선에는 작은 협궤 열차가 다니지만 표준궤로 건설된 신칸센은 폭이 오히려 한국의 표준궤 열차보다 더 크다. 또한 당시 신칸센 300계의 영업 표준 속도는 시속 300에 약간 못 미치는 270 남짓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정도 규격상의 차이나 한계는 신칸센을 한국형으로 로컬라이즈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극복 가능할 정도로 사소한 것이기 때문에, 기술의 한계가 일본 탈락의 본질적인 원인은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가 구입한 떼제베 차량은 프랑스 내부에서도 신형은 아니고 몇 년 굴린 적이 있는 기종이었다. 그러나 무사고로 안정성이 입증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국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거기에다 프랑스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문화재 반환 떡밥까지 내세우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외교 로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기술력은 세 나라가 모두 비슷하니 로비가 승부를 가른 듯하다.

그래서 아마 1998년이었지 싶다. 김 대중 정권 때 드디어 KTX 시제차인 1, 2편성이 국내로 반입되었으며, 그렇게 12편성까지는 떼제베 제작사인 알스톰 사에서 만든 차량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러다 13부터 46편성까지는 우리나라의 현대 로템이 면허를 받아 차량을 조립 생산했다. 과거에 방산 업체인 대우 정밀에서 미국의 M16 소총을 면허 생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에 도입된 떼제베 차량은 지금까지 한국 철도에서 등장한 적이 없는 무려 20량 1편성에 맞춰져서 전동기의 출력도 더욱 증가되었다. 열차 속도만 톱클래스가 아니라 수송력도 톱클래스. 1편성의 탑승 인원수는 935명인데, 이 역시 수요 예측에 의해 산출된 크기이다. 지금의 KTX 이용객 수를 감안한다면 넉넉하게 잘 잡았다.
200x년, 고속철이 정식 개통하기 전에 이 차량은 경부선에서 간간이 시운전을 하는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참고로 이 차량 한 편성 전체의 가격은 거의 600억 원이 넘는다. -_-;;

46편성을 편도인 절반으로 나누면 23편성, 그리고 열차가 종점에서 종점까지 넉넉잡아 3시간이 걸린다고 잡으면, 그 회전율을 감안했을 때 열차를 대략 8분 간격으로 쉴 새 없이 투입할 수 있다. 1시간에 대략 7편성의 열차를 내보낼 수 있다는 뜻인데(경부, 호남 모두 합쳐서), 하루에 18시간 동안 이런 식으로 승객을 꽉 채워서 열차를 굴리면 이론적으로 하루에 수송 가능한 승객수는 11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에 고속철을 도입한 위정자들은 저런 식의 계산을 한 끝에, 도입 편성수와 1편성 승객수를 지금처럼 결정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 당시 이미 새마을호에도 있던 콘센트가 고속철 객차 안에 없던 이유는 당연히... 지금처럼 전자 기기의 수요가 많지도 않았고, 서울-부산을 1시간 58분 만에 주파할 걸로 예상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편의 시설의 필요를 고려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콘센트뿐만 아니라 식당칸까지도 과감히 생략하였으나, KTX 산천에서는 다시 생겼다.

2. 가축 수송

KTX가 개통하기 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마을호 이미지 때문에, 빠른 열차일수록 호화로운 소수정예 귀족 열차를 떠올리곤 했다. 그러나 철도 선진국들의 철도 운영 방식은 전혀 그렇지 않다. 빠른 열차를 더욱 가축 수송으로 만들어 주류 교통수단으로 굴린다. 오죽했으면 2층 객차까지 만들 정도. 새마을호가 아니라 지하철처럼 운행한다.

일본의 신칸센은 아예 지하철과 동일한 동력 분산식 열차에다가 승강장까지 고상홈이다. 지정석보다는 자유석 위주의 영업을 한다. 일본의 경부고속선이라 할 수 있는 도카이도 신칸센에는 8분 정도가 아니라 아예 5분 간격으로 시속 200이 넘는 괴물이 수시로 굴러다니며, 한 편성당 900명도 아니요 1300명에 달하는 승객을 태우고서 도쿄, 나고야, 오사카를 횡단한다. 이 정도의 승객수와 배차 간격이면, 좌석 지정이 아니라 열차 지정도 무의미하지 않을까? 진짜 속도만 빨라진 지하철이나 마찬가지이다.

집값 살인적으로 비싸고 자가용 몰기 버거운 건 세계 어느 대도시도 마찬가지이지만, 일본은 더욱 그렇다. 도저히 도쿄 근처에서 있을 수가 없어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지만 매일 도쿄로 출퇴근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신칸센 말고는 답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신칸센이 박리다매 덕분에 운임이 싸기라도 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고 오히려 동일 노선의 일본 국내선 비행기보다도 더 비싸다는데... 그래도 신칸센은 절찬리에 운행 중이라고 한다. 정기권 같은 할인 제도는 있지 않을까 싶다.

몇 년 뒤에 새마을호 디젤 동차가 완전히 퇴출되고 나면 우리나라의 철도 문화도 일본과 비슷하게 차츰 바뀔 것이다.

3. 독일 고속철의 대형 사고

독일은 잘 알다시피 장인 정신으로 기계를 잘 만드는 나라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U보트, 자동차 포르쉐, 폭스바겐, 벤츠 등 유명한 작품이 많으며 독일은 또 전기 철도의 메카이기도 하다. 독일의 ICE는 앞서 언급했듯이 프랑스 TGV와 끝까지 경합하던 한국 고속철 입찰 후보 중 하나였다.
그러나 1998년 6월에 ICE는 세계의 고속철 역사상 최악의 사고를 내서 기술 강국 독일의 명성에 큰 오점을 남긴 바 있다. ‘에세데 사고’라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시길.

우리나라에서는 KTX가 처음 개통하던 당시, 시속 300으로 달리면서도 물컵에서 물이 쏟아지지 않을 정도로 승차감이 좋다고, 경부 고속선의 장대 레일과 KTX를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홍보했다.
그런데 ICE 초창기 차량은 주행 중 소음과 진동이 매우 심했던가 보다. 승객들의 불만이 빗발치자 차량 제작 업체에서는 임시방편으로 차량의 바퀴를 교체하고 바퀴에다 외피를 씌우고 여차여차 형태를 바꿈으로써 당장은 소음과 진동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패치’가 불량하여 열차의 고속 주행 중에 대형 참사를 일으켰다. 바퀴에다 씌웠던 외피가 금속 피로도를 이기지 못하고 끊어지고, 객차와 선로에다 큰 충격을 주어 이들을 파손했다. 이 여파로 객차들은 줄줄이 탈선하였고, 옆에 있던 다리와 차례로 꼬라박은-_- 후 쌓였다. 육중한 열차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다리는 붕괴.

열차는 박살이 났으며, 400여 명의 승객 중 무려 101명 사망, 88명이 중상을 입었다.
“금속 피로도의 증가로 인한 사고”라는 점에서는 1985년 8월의 JAL123기 추락 사고와 동질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열차의 탈선과 완파, 건축물과의 충돌, 100명이 넘는 사망자”라는 점에서는 일본 철도 역사의 악몽으로 기록된 2005년 4월의 JR 후쿠치야마 선 탈선 사고와 비슷한 것 같다.
하긴,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저 사고도 철도 왕국 일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안긴 참사였다. 가혹할 정도로 정시성을 강요하는 업무 강도에 적응 못 하던 어느 젊은 초짜 기관사가, 열차 지연을 만회하려고 급커브를 과속으로 돌다가 사고를 냈고 기관사 자신도 그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기관사는 각종 사고 희생자 추모식에서도 추모 대상에서 제ㅋ외ㅋ되었다는 후문.

그래도 일본의 경우는 통근형 전동차일 뿐이고 신칸센이 사고를 일으킨 적은 없기 때문에, 고속철 사고는 독일의 저 사고가 최악의 기록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사고를 일으킨 차종은 1세대 ICE였고 독일이 한국에 제안한 차종은 아직 알파테스트 중이던 2세대 ICE였다. 만약 우리나라가 ICE를 도입해 있던 와중에 저런 사고가 났다면, 한국의 고속철 개통에도 먹구름이 끼고 애로사항이 활짝 꽃피게 됐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가 괜히 짬 많이 먹고 안정성이 검증된 차량을 선택한 게 아니다.

물론, 이건 다 지나간 일이고 지금 독일 고속철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고속철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한 항공도 198, 90년대엔 하도 사고가 많이 나서 미국에서 공무원들에게 “한국 출장 때 대한 항공을 이용하지 마세요” 권고를 할 정도였으나... 이 역시 옛날 이야기이고 지금은 대외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지 않았던가.

4. 화물 수송

빠른 교통수단이 등장하면 그 전부터 있던 느린(?) 교통수단은 화물 위주로 개편된다.
항공의 경우, 미국은 아음속기인 보잉 747 점보 여객기를 개발하면서, 미래에 초음속기가 여객기의 주류로 등극한다면 보잉 747은 대형 화물기로 개조할 계획도 세워 놓고 있었다.

철도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고속철이 그것도 별도의 고속선에서 영업을 시작하고 나면, 기존선은 단거리 통근 열차나 화물 열차 세상으로 바뀌곤 했다.
땅이 워낙 넓어서 자동차나 비행기가 발달해 있는 미국에서 철도의 주 수요는 역시 화물 수송이다. 길이가 1km가 넘고 다 지나가는 데 3분 가까이 걸리는 화물 열차들을 심심찮게 본다. -_-;;

철도에서 화물 열차는 통과 우선순위가 최하이다. 그러니 특히 단선에서는 속도가 가히 극악일 수밖에 없다. 컴퓨터 용어를 쓰자면, 정규 여객 열차 스케줄을 피해서 남은 선로 용량만으로 다니는 idle time(잉여 시간-_-) processing이다.

서버가 아닌 클라이언트 컴퓨터라면 아무래도 사용자가 내리는 반응에 즉각 반응하는 게 최고로 중요하다. 철도로 치면 여객 열차의 속도와 우선순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윈도우 운영체제의 경우, 탐색기 explorer와 작업 관리자 taskman은 최상급(real time priority)까지는 아니어도 스레드 우선순위가 상급(high)으로 설정되어 있다. 사용자의 동작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쉘이다 보니, explorer의 반응성이 곧 시스템 전체의 반응성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또한, 컴퓨터 상태가 아무리 막장이더라도 Ctrl+ESC를 눌렀을 때 시작 메뉴는 떠야 하고, 먹통이 된 프로세스를 작업 관리자로 죽일 수 있으려면 작업 관리자 자체도 우선순위가 여느 프로세스들보다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선순위가 높다고 해서 언제나 이들 프로세스가 CPU 시간을 늘 잡아먹기만 하고 지내는 건 아니다.
서버용 운영체제는 그렇게 쉘보다는 background 프로세스나 서비스에 CPU가 더 우선적으로 배당될 것이다. 철도로 치면 여객 영업을 하지 않는 화물 전용 철도와 비슷한 위상인 걸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1/02/16 08:28 2011/02/1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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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사신 2011/02/16 09:27 # M/D Reply Permalink

    1. 대한 항공이 그렇게 발전하게 된 것은 직원들에게 영어만 사용하도록 강요하게 된 이후라고 합니다. 한국말의 높임법 상 부조종사가 조종사에게 나쁜 소리(지금 뭔가 문제가 있습니다.)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교적 평등한 영어를 사용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였다고 합니다.

    2. 지금도 고속철은 떼제베로 운행 되나요?

    1. 사무엘 2011/02/16 22:50 # M/D Permalink

      1. 그게 사실이라면 마치 한자가 비효율적인 문자인 것만큼이나 한국어가 오늘날 트렌드에는 안 맞고 느리고 비효율적인 언어라는 뜻이 되겠네요. 어느 정도 틀린 말은 아닌 게 호칭, 대명사 이건 제가 아무리 고민해 봐도 정말 답이 없어서.. 늘 하는 생각입니다만 뭔가 강력한 독재자가 등장해서 언어를 강제로 싹 뜯어고치기라도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국가와 민족의 경쟁력과 미래를 위해 십자가를 지고 미친 척하고 밀어붙인다. 지금 욕은 내가 다 얻어먹겠다.” 하는 근성으로요.. -_-;;; 으하하 위험한 생각인가?? ㅋㅋ

      그런데요,
      - 그렇게도 영어를 강요했으면서 대한 항공 소속 여객기가 911 테러 때 미국 관제탑 명령을 못 알아들어서 고문관 짓 하다가 격추당할 뻔 했나요? ㄲㄲㄲㄲㄲ
      - 영어권에서도 모호한 표현, 수직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경직된 사례는 있습니다. 테네리페 참사도 그 대표적인 예이지요.

      2. 우리나라야 산천 차량이 많이 들어오긴 했습니다만 초기에 도입된 떼제베가 여전히 주류이죠. 앞으로 30년 가까이 더 볼 겁니다. ^^;;; 알스톰과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이들 차량도 역방향 좌석은 회전 가능하게 개조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2. 주의사신 2011/02/17 10:10 # M/D Reply Permalink

    1.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0010452251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09061610330810784&outlink=1 를 읽어 보시면 영어로 바뀐 이후의 큰 변화를 아시게 될 것입니다. 말콤 글래드웰이라는 사람이 Outliers라는 책에서 분석한 내용입니다.

    2. 대통령께서 언어를 뜯어 고치기는 아마 힘들 것입니다. 과거에 한 번 구정 쉬지 말고, 신정만 쉬자 해서 구정 그냥 안 쉬게 바꿨다가 사람들이 구정에 휴가를 내서라도 쉬어 버리니까 그냥 구정도 쉬는 것으로 바뀌었죠. IMF 이전까지 그래서 구정 3일 신정 3일 쉬었던 기억이 나네요.

    3. 위 기사를 보시면 2000년부터 대한 항공이 영어를 썼다는 이야기가 나오네요. 911 테러가 2001년이었으니, 아마 과도기적인 문제에서 났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4. 사실 완벽한 언어는 없지요. 영어는 영어의 맛이 있고, 우리말은 우리말만의 맛이 있고. 다만 장점은 배우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1. 사무엘 2011/02/17 13:35 # M/D Permalink

      잘 봤습니다.
      1997년의 KAL801 추락 사고는 잘못된 권위주의의 폐해로 인한 의사소통 부재가 부른 참극의 교과서적인 예로 등극해 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옛날엔 군대에서 하도 “난 간부다. 비켜 임마~” 이러니까 초병이 근무를 FM대로 도저히 못 하고, 밤에 간부 흉내를 내던 북한군까지 초소를 통과시켜 준 웃기는 짜장 같은 일이 있었다는데.. 딱 그런 맥락 같아요.

      1997년부터 1999년까지 1년 간격으로 보잉 747기를 한 대씩 깨먹은 대한 항공도 참... -_-;;;; (보험료가 꽤 할증됐을지도 모름.-_-)
      하지만 그 99년 화물기 추락 이후로는 인명 사고를 한 건도 내지 않은 건 다행이고 노력의 결과일 겁니다.

      그리고, 하긴, 국민의 문화 습관을 바꾸는 것도 말씀하신 대로 쉽지 않긴 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설날 문제가 그 좋은 예 중 하나이죠.

  3. 김재주 2011/02/17 14:09 # M/D Reply Permalink

    사실 저런 문제야 간단합니다. 항공직 같은 분야에서는 업무시 무조건 반말만을 사용하도록 하면 되죠.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로 처음 와서 한 일이 그라운드 위에서는 홍명보, 황선홍에게도 '형' 대신 이름을 부르도록 시켰다는 일화가 생각나네요.

    1. 사무엘 2011/02/17 21:00 # M/D Permalink

      이야, 항공도 모자라서 스포츠계까지...;; 분야를 불문하고 외국인 지도자의 눈에 보기에도 우리나라의 지나친 나이· 서열 위주 언어 문화가 핸디캡처럼 와 닿았나 봅니다.
      그나저나 본문은 '우리말' 카테고리가 아니라 엄연한 '철도' 소속의 고속철 관련 논평인데, 댓글이 영 엉뚱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군요. ^^;;;;;

  4. 맑아릿다 2011/02/21 12:24 # M/D Reply Permalink

    제주도는 꿋꿋하게 노란색 공영버스, 하얀색(?) 민간사업체 버스를 고집하고 있습니다ㅋㅋㅋ
    꼭 가고 싶은 곳은 가는 노선이 없다는 게 단점(<-)

    1. 사무엘 2011/02/21 21:37 # M/D Permalink

      오옷~~ 거기는 독자적인 컬러링 유지군요. ^^;;
      대전과 대구는 확실하게 서울처럼 도색이 바뀌었고, 광역시 말고도 또 다른 도시에서도 그렇게 색깔을 바뀐 걸 전 본 적이 있습니다.

      운영 주체 하니까 생각나는데, 서울의 경우, 민간 기업도 있고 그런 회사들이 합병해서 컨소시엄이 된 것도 있는 듯해요. 후자는 서울 교통 네트웍, 오케이버스처럼 이름도 고유명사라기보다는 좀 보편적인 느낌이 납니다.
      그 반면, 포항처럼 1개 기업 독점인 도시도 있고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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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의 흥행 성적 외

1. 흥행 성공한 철도

- 서울 지하철 9호선: 본인은 9호선에 대해서 대박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렇게 올림픽대로를 따라 서울을 동서로 횡단하면서 김포 공항, 노량진 역, 고속버스 터미널, 강남을 잇는 지하철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한강을 끼고 다닌다는 특성상, 대부분의 기존 지하철들은 한강 횡단을 앞두고 지상으로 올라와 있기 때문에 9호선과의 환승 거리가 길어지는 건 어쩔 수 없을 거라는 것까지 예측하였으며, 이는 모두 적중했다.

나만 9호선의 성공을 예측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IMF 때문에 서울 3기 지하철 계획이 줄줄이 퇴짜를 맞는 와중에서도 9호선만은 유일하게 살아남아 끝까지 공사가 추진되었다. 지금 9호선의 성공은 여러분이 보시는 것 그대로. 그 황금 노선이 왜 달랑 4량 1편성으로 소심하기 그지없게 운행되나 싶다. 특히 급행은 절찬리에 운행되고 있어서 조만간 전동차가 전량 급행으로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 KTX 울산 역: 울산 시내에서 상당히 멀다는 핸디캡, 그리고 인근의 신경주 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 역은 개통 초기부터 예상치의 1.7배에 가까운 승객이 이용하면서 '만들길 잘한 역' 인증을 받았다. 반대로 울산 공항은 점차 승객 감소. (참고로 울산에서 공항과 KTX 역은 서로 극과 극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
메이저 경부선과 경부 고속도로에서 소외됨으로 인해 지금까지 울산 시민들이 겪은 교통 불편 고충이 그만큼 컸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이런 추세가 되풀이되면 KTX가 신경주 역의 정차보다 울산 역의 정차가 더 늘지도 모른다.

- 경춘선: 무궁화호 시절에 비해 승객이 폭증하였으며 내가 알기로 경의선이나 경원선 같은 다른 어떤 광역전철보다도 이용객이 많다. 통근, 통학뿐만이 아니라 관광 수요 때문에 말이다. (물론 지나치게 많은 무임 승객도 문제이긴 하지만) 하루빨리 '웟더헬 가축수송'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다들 아우성이다.

- 대전 지하철: 사람 대신 물통을 집어넣어서 알파?베타테스트를 했던 그 지하철. 개통 초기에는 대전 시민조차도 '저거 얼마나 타겠나' 회의적이었고 돈지랄에 비해서 수익 못 낸다고 언론에서 까대기도 했으나... 시내버스들이 지하철 연계 위주로 조직적으로 잘 재개편되고 2차 구간까지 개통한 뒤 이용객 수는 굉장히 늘었다. 가끔 대전에 가서 지하철 타 보면, 요즘은 앉아 가기 힘들다.
이용객이 증가한 덕분에 배차간격도 처음에 10분에 가깝던 게 지금은 출퇴근 시간엔 5분 이내까지로 단축되었다.

2. 흥행 실패(로 보이는 철도)

아래의 두 철도는 개통 시기도 2006~2007년대로 비슷한데, 철덕들 사이에서 '공기 수송'이라는 비아냥이 되었던 대상이다. 가루를 공기로 수송하는 게 아니라, 빈 공기'를' 수송.. -_-;;;

- 공항 철도: 초창기에 공항 철도는 운행 구간부터가 김포-인천의 양 공항 셔틀에 불과했던지라, 지방 승객과 서울 승객 모두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고 너무 열악했다. 짐 별로 없고 철덕 기질이 있는 서울 거주 개인 승객에게나 매력이 있었던 듯. 시ㅋ망ㅋ은 어느 정도 예고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1월, 폭설 때문에 도로 교통이 떡실신하자 공항 철도의 가능성이 재조명을 받기 시작하였으며, 이제 2차 구간이 개통하고 서울 역에 아예 강북 도심 터미널까지 설치되면서 공항 철도는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서야 당연히 승객 수도 제법 늘었다. 내륙 구간(영종도 말고 본토)이 대중 교통 환승 할인 대상으로 인정된다면, 강북-공항 익스프레스 내지 인천 북부의 광역 철도 명분으로 이용객은 더욱 늘 것이다. 거기에다 공항 철도는 용유도 관광 연계 교통수단으로도 단장 중이다. (용유 역)

- 광명 셔틀: 용산-광명 10량 전동차가 다니던 시절을 생각하노라면 그저 안구에 습기만 찰 뿐.. -_- 전동차 좌석에 앉는 정도가 아니라, 롱시트 하나 전체를 차지하여 누워서 천장을 보고 갈 수 있다. ㅠㅠㅠ 그래도 이제 천안아산 역마저도 전철 연계가 되는 마당에 엄연히 경기도 수도권의 고속철 역이 전철 연계가 안 되는 건 말이 안 되니 운행 안 할 수는 없고.
지금은 4량 1편성이 되어 승용차로 치면 티코 같은 꼬마 경차가 생각난다. 차라리 인천이나 수원 방면에서 광명 역 연계 셔틀을 만드는 게 더 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
.

본문과는 관계가 없으나 문득 든 생각이다.
건물이나 교통수단에서 남녀 공용 화장실은 철도로 치면 단선이요, 남녀 분리 화장실은 복선과 위상이 무척 비슷한 것 같다.
화장실은 무조건 남녀 분리로 만들지 않으면 절대 안 되는 건 아니다. 비행기처럼 공간이 부족한 곳의 화장실은 남녀 공용이다. 하지만 분리로 만드는 게 더 위생적이고 불상사가 생길 가능성이 적다.
철도 역시 복선으로 건설하는 게 사고 위험이 줄어들고 단선일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열차를 처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단선 병렬은 남녀 공용 화장실이 두 개 있는 격이구나. ^^;;;

Posted by 사무엘

2011/02/06 19:12 2011/02/0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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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사신 2011/02/07 09:41 # M/D Reply Permalink

    1. 인천지하철 연장선도 말이 많기는 하죠. 저는 참 잘 타고 있기는 합니다만...

    2. http://mbastory.tistory.com/580 이라는 책이 있네요. 놀랬습니다. 과거 과학 동아에서 태권V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글을 읽는 것만큼이나...

  2. 다물 2011/02/07 11:08 # M/D Reply Permalink

    전 9호선 마음에 안들어요.
    집 앞에 6호선이 다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6호선하고는 한 번도 만나지 않습니다.(6호선은 강북으로만 9호선은 강남으로만)

  3. 사무엘 2011/02/07 16:13 # M/D Reply Permalink

    주의사신: 인천 지하철 송도 신도시 연장 구간은 2009년 여름이니까 경의선 및 서울 지하철 9호선과 얼추 비슷한 시기에 개통했죠. 거기도 사람들로 바글대는 곳이 되려면 좀 더 기다려 봐야 할 겁니다.
    은하철도 999는 과연 개그만화와 더불어 일본 작가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하게 합니다. ^^

    다물: 제가 사는 곳도 9호선 탈 일이라고는 전혀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쪽 주민들 관점에서는 잘 만든 노선이 맞죠. ^^

  4. 김재주 2011/02/07 22:40 # M/D Reply Permalink

    아닌 게 아니라 오늘 9호선을 탔습니다.
    저번에도 느꼈지만 확실히 급행이 겁나 빠르긴 빠르더군요.


    다른 호선들도 복선으로 깔려 있다면 신호와 속도를 컴퓨터로 잘 조절하면 추월이 가능할텐데, 출근 시간대만 피해서 9호선처럼 급행을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가요? 그게 되면 지하철의 표정속도도 크게 상승하지 않을까..

    1. 사무엘 2011/02/08 08:23 # M/D Permalink

      9호선 급행이 정말 인기 짱이죠..!
      선로가 복선이더라도 역마다 대피선만이라도 잘 갖추고 있으면 9호선처럼 급행 운행이 가능합니다. 전구간 2복선이 아니더라도 일본 전철은 그 시설만으로도 급행에 쾌특까지 굴리고 있거든요.
      하지만 대피선이 없으니 현실은 시궁창. 더구나 지하 시설은 지상 시설보다 뜯어고치기가 넘사벽급으로 더 힘들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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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서울 지하철 609 편성

서울 지하철 6호선 하면 2기 지하철 중에서 전구간이 가장 늦게, 21세기가 돼서야 개통한 지하철인 동시에 전대미문의 튀는 전동차 구동음으로 유명한 노선이다. 2000년대 초· 중반에 서울 지하철 5, 6호선의 신비로운 구동음은 내 삶의 낙이었다. 5, 6호선 모두 현대 정공이 차량을 제작했는데 어째 인버터 부품은 서로 다른 회사 것이다(5: 스웨덴 ABB, 6호선: 일본 미쓰비시). 그래서 구동음도 제각각임.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철도 차량의 핵심 기술은 일본, 유럽 등 외제 기술의 각축장이었다. 현대는 일본과 거래하고 대우는 유럽과 거래하는 식으로.. 차체 정도야 우리나라 기술로 만들기 시작했지만, 차량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전동기라든가 동력비 조절 인버터는 여전히 외제. 마치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의 차이처럼 말이다.

그런 와중에 전동차의 인버터를 국산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시범적으로 탑재된 차량이 바로 서울 지하철 6호선의 609 편성이었다. 제작사는 현대 정공(로템 법인 출범 전). 이 연구는 한국형 고속철 개발과도 관련이 있을 텐데 뭔가 협동 연구가 이뤄지지는 않았나 모르겠다.

국산 VVVF-GTO 소자를 탑재한 이 609 편성은 6호선 초기 전동차 중 하나로 바로 도입되어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승객 수가 적고 배차가 길어서 만만했는지 6호선이 시범적으로 선택된 듯하다. (6호선은 역당 승차 인원으로 치면 그 짧은 8호선보다도 이용객 수가 적다.)

그러나 609 편성은 이내 흑역사가 되고 말았다. 기술 미숙 때문이었는지 인버터의 회생 제동 효율이 시원찮고 고장도 잦았다.
그래서 현업에서의 운행 빈도는 차츰 낮아졌으며, 결국 2005년에는 완전히 퇴역하고 인버터가 다시 다른 6호선 전동차와 동일한 외제 VVVF-IGBT로 교체되어 버렸다.

그 당시에 선구자적인 철도 동호인이 레어템인 609 편성 전동차의 구동음을 녹음해 놓은 덕분에 그 자료가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온다.
철도 음향 분석의 전문가인 사무엘 님은 자체 감정을 한 결과, 이 609 편성의 구동음과 가장 유사한 구동음을 내는 지하철은 대전 지하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무엇보다도 구동음의 음높이가 둘이 굉장히 비슷하다. F#~G 사이인데 G에 더 가깝다.

http://blog.naver.com/sj10913/50072280911
http://blog.naver.com/sj10913/50014134335

이 블로그 운영자도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음향 연구에 관심이 있는 분 같다. 위의 음향에서는 두 전동차 구동음의 음높이가 좀 차이가 있어서 609의 음높이가 살짝 더 높지만, 본인이 다른 경로로 입수한 609 구동음 중에는 음높이가 대전 지하철의 그것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도 있다.
둘의 음향은 굉장히 비슷하게 들리지만 둘은 기술적인 디테일도 다르고 제작사도 서로 다르다. 그래서 더욱 신기하다.

이런 609 편성의 흑역사를 간직하고 있어서였을까?
서울 도시철도 공사(SMRT)는 서울에서는 제일 어리고 파릇파릇한 지하철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회사와는 달리 전동차 부품의 국산화와 심지어 전동차 자체 개발에 남다른 관심과 의욕을 보여 왔다.

한때는 여러 병크들 때문에 도철의 음 사장님이 굉장히 많이 까였으나, 병크가 해소되고 또 스크린도어 기술의 국산화를 잘 이끌어 내면서 나름 능력도 인정받았다.
작년 12월 말에는 SMRT에서 드디어 코드명 SR-001이라는 자체 전동차 시제품을 선보이기까지 했는데(한국형 고속철의 코드명이 HSR-350이었던 것처럼), 사장이 직접 나서서 열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http://blog.naver.com/ianhan/120121006513

마침 서울 지하철 7호선의 연장을 앞두고 전동차가 더 필요해지기도 한지라, 양산형 차량은 7호선 3차 도입분 차량으로 곧바로 투입될 것이다.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는 6호선이 아닌 7호선이 혜택을 입을 예정.

역사가 워낙 짧아서 21세기 이래로 단 한 번도 신형 차량이 들어온 적이 없었고 전동차의 내구연한 연장으로 인해 더욱 그럴 가능성이 낮아진 서울 2기 지하철에, 새로운 바람이 예상된다. 사실 큼직한 통유리에 조용한 VVVF-IGBT 소자라는 오늘날 신형 전동차의 큰 트렌드는 서울 지하철 7·8호선 2차 도입분 전동차에서야 드디어 정착한 셈이다.

아니나다를까 저 행사가 열렸던 장암 차량 기지 한켠에는 SR-001과 나란히 과거의 609 편성 전동차도 함께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로 보인다.

경부 고속철의 경우, 2차 개통을 계기로 일단 KTX가 예전보다 워낙 증편되다 보니 신형 차량인 KTX 산천도 더욱 많이 투입되었다. 산천은 잘 알다시피 프랑스 떼제베가 아닌 국산화 차량인데, 시설은 좋은 반면 아직도 이따금씩 고장을 심심찮게 일으킨다고 들었다.
기술이 살 길이다. 과거 나로 호의 실패도 그렇고 첫술에 배부를 수가 없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한국 철도 기술도 점차 성숙해 갈 것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이 나라에 이공계 엔지니어가 더욱 대접받는 풍토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_-;;

Posted by 사무엘

2011/01/15 19:28 2011/01/1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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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재주 2011/01/17 00:31 # M/D Reply Permalink

    엔지니어들이 먹고 살 걱정없이 자기 분야에서 덕질(...) 할 수 있는 풍조만 만들면 우리나라는 순식간에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을걸요?

    지금처럼 어지간해선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시대에도 이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1. 사무엘 2011/01/17 16:57 # M/D Permalink

      대학원 가고 나서 생각해 보니, 석· 박사 출신 연구원 내지 연구교수들 보수가 가히 안습...;;
      제가 진학해 있는 학교의 연구소는 말할 것도 없고, 주변의 이공계 연구 기관들도 말입니다.
      이럴 거면 그 시간과 돈 들여서 대학원 왜 갔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더군요. =_=;;

      그래서 삼성이 그렇게 욕 얻어먹고 있어도, 갈 사람들은 알아서 제 발로 다 가는 거겠죠?
      어차피 월화수목금금금 공밀레인 건 마찬가지라면, 보수라도 넉넉히 주고 갈아넣는 곳이 나아서..? ㄲㄲ 제 주변 동기들 중에도 근무지와 계급은 다를지언정, 삼성맨 꽤 됩니다.
      (저는 대기업 분위기를 싫어하고 삼성이 연구하는 분야에 관심이 없어서 삼성 안 갈 뿐이지, 삼성에 대해 딱히 까나 빠 감정은 없습니다. ㅎㅎ)

  2. 김재주 2011/01/18 02:04 # M/D Reply Permalink

    그렇죠.. 어딜 가도 공밀레로 갈려들어갈 운명이라면 하다못해 등 따숩고 배 부르게 해 줄만한 곳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_=

  3. 한우진 2011/02/15 01:54 # M/D Reply Permalink

    잘 읽었습니다. 609편성에 대해 깔끔하게 잘 정리해주셨네요^^ 제 블로그 인용도 감사드립니다

    1. 사무엘 2011/02/15 20:33 # M/D Permalink

      우와, 한 우진 님께서 여길 찾아와 주시니 영광입니다. 반갑습니다. ^^;;
      그렇잖아도 요즘 답사기 위주로 블로그 글 자주 올리시던데 저 역시 그것들을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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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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