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의 끝을 앞두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새 버전이 나왔다.
원래 6.8을 계획했으나 그만치 개발은 못 하고 6.71로 마무리 지었다. 여기에는 이번 버전에서 윈도우 8 메트로 UI용 IME를 아직 못 만들었다는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데스크톱용도 윈도우 8이 제시하는 새로운 규격대로 맞춰진 건 없으며(흑백 아이콘, 새로운 표시 상태 등), 달라진 것도 없다.
MSDN에 개발 관련 정보가 뜨질 않으니 내가 뭘 더 할 수가 없다. “윈도우 8에서는 이런 점이 달라지니까 IME 개발자들은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 더 자세한 스펙은 추후에 게재될 것이다”라고 해 놓고 아직까지 게재가 되지 않고 있다.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버전은 나온 시기가 시기인 만큼, 가장 먼저 윈도우 8에 대한 지원이 부분적으로 강화되었다. 사실, 수 년 전에 윈도우 비스타나 7이 나왔을 때도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수차례 해당 최신 OS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느라 패치가 몇 번 나와야 했다. 바뀔 게 없을 것 같은 분야여도 매번 은근히 바뀌는 게 많다.
그래서 이번 버전에서는.. 윈도우 8에서 편집기를 실행해서 제어판을 열고 '외부 모듈 관리'로 갔는데 IME들이 하나도 뜨지 않던 문제를 해결했으며,
편집기에서 빈 입력 스키마(운영체제의 문자 입력 프로그램 사용) 모드로 한글 윈도우 8이 내장하고 있는 옛한글 입력기로 옛한글을 입력하는데 글자가 종종 제대로 입력되지 않고 오동작이 발생하던 문제를 해결했다. <날개셋> 편집기는 자체 입력기와 운영체제 입력기를 모두 잘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니까 말이다.
윈도우 8의 옛한글 입력기는, 옛날 MS 오피스 200x 시절에 한글판 plus pack이 제공하던 옛한글 입력기와는 동작 방식이 좀 달랐다. 단순히 유니코드 5.2를 지원하는 것 이상으로, 지금까지는 고려할 필요가 없던 특이한 상황에 대한 동작을 요청하는 게 있어서 내 프로그램의 에디팅 엔진을 보강했다. 뭐, 엄밀히 말하면 내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TSF 인터페이스를 제대로 구현 못 했던 것이니 말이다.
다만, 3글자를 커버해야 하는데 2글자를 커버하는 것은 정황상 MS IME의 버그로 보인다. 내 프로그램에서 고쳐야 할 부분이 없다. 겉으로 보기만 좀 이상할 뿐 다른 문제는 없으므로 안심해도 됨.
2.
제어판의 GUI가 운영체제의 최신 GUI 요소를 반영하도록 몇몇 군데 개선되었다. 사소하지만 주목할 만한 개선 사항이다. 예를 들어, 제어판은 이미 개념적으로 split 버튼을 사용해 오고 있었는데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진짜 split 버튼을 사용하도록 하는 조치가 이제야 취해졌다. split 버튼 자체는 이미 윈도우 비스타에서부터 있었는데도 말이다. 아울러 트리와 리스트의 모양도 좀 더 예뻐졌다.
3.
<날개셋> 편집기는 텍스트 파일을 열 때 유니코드 UTF16/UTF8, 그리고 한글 완성형/조합형 코드에 대해서는 자동 감지를 한다. 그러나 그 외의 인코딩은 자동 감지를 못 하고 사용자로부터 수동 확인을 받는다.
예전까지는 프로그램 실행 직후 자동으로 열리는('이전에 편집하고 있던 문서 기억' 옵션) 파일이나, '파일' 메뉴에 있는 '최근 파일' 명령으로 파일을 열 때도 매번 인코딩 확인 대화상자가 떴다. 그러나 이번 새 버전에서는 자동 감지가 되지 않는 파일을 다시 열 때는, 사용자가 무슨 인코딩으로 열었는지를 기억하게 했다. 중국어나 일본어, 유럽어처럼 한글도 유니코드도 아닌 인코딩으로 파일을 자주 편집하는 사용자에게는 이 조치가 굉장히 편리하게 와 닿을 것이다.
단, 아무 문제 없이 제대로 연 파일에 대해서만 인코딩을 기억한다.
<날개셋> 편집기는 이 프로그램에서 그대로 다시 저장을 했을 때 정보가 손실되는 파일에 대해서는 파일을 연 직후에 경고문을 띄운다. null 문자가 있어서 뒷부분은 모조리 잘렸다거나, 줄바꿈 문자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거나, 혹은 인코딩이 잘못 지정되어서 유니코드로 변환이 안 된 코드 바이트들은, 도로 저장할 때 원형이 보존되지 않고 소실되기 때문이다.
불러오는 과정에서 그런 문제가 있었던 파일이라면 사용자가 어차피 인코딩을 잘못 지정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인코딩을 기억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이다.
4.
예제 데이터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 글에서 밝혔듯이, 네벌식이 정식 유형 파일로 들어갔으며, 일명 '강화 세벌식'이라고 불리던 세벌식 무한 낱자 수정 입력 방식 역시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상징적인 기능인 만큼 유형 파일로 승격되었다. 한편, 팥알 님이 고안하신 세벌식 3-2012 글자판이 글쇠배열 파일로 추가되었다.
5.
그리고 끝으로, <날개셋> 타자연습은 크게 두 가지를 개선했는데,
첫째, 게임을 전체 화면에서 실행할 때 점수 숫자가 올라가는 게 뭔가 랙이 걸린 듯이 이상하게 업데이트되던 버그를 고쳤다. CPU 탓인지 GPU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Core 2 Duo급 컴에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i5 이상 되는 더 좋은 컴퓨터에서는 이런 현상이 종종 있었다.
그리고 둘째, 좀 어이없는 버그이고 언제부터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연습글 분석을 시키자 프로그램이 뻗던 버그를 고쳤다.
입력기와 타자연습을 모두 사용한다면 모두 업데이트를 할 것을 권장한다.
아, 그리고 잊을 뻔 했는데, 두 프로그램 모두 이번에 도움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 보면서 내용을 교정하고 싹 고쳤다. 이것도 읽어 보시면 좋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