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지하철역과 주차장

지하철은 역에 접근하는 여러 교통수단들과 어떤 방식으로 연계를 하고 있을까?

가장 먼저 도보는 trivial, self-explanatory이다. 설명이 더 필요하지 않다.
버스는 교통 카드를 이용할 경우 잘 알다시피 환승 할인이 된다(30분 이내에 환승시. 그리고 최대 5회까지). 외국에서도 서울의 대중교통 요금 시스템을 배우러 올 정도로 시스템이 합리적으로 잘 바뀌었다.

그리고 자전거가 있다. 저탄소 녹색 성장이라는 구호 아래 나라에서 나름 권장은 많이 한다. 역 주변에 자전거 주차대를 많이 설치해 놓았으며, 일부 역은 전동차에다 자전거 휴대도 가능하게 계단에 경사로를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도로에서 자전거를 몰기는 위험한 곳이 많고, 자전거를 휴대하여 승차하는 것도 마냥 쉽지만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자전거는 스마트폰만큼이나 도난에도 취약한 편이고 말이다. (공공 자전거 주차대에는 CCTV 정도는 장착해 둬야 할 듯.)

허나, 지하철이 대중교통으로서 진짜로 자가용의 수요를 흡수하려면 버스나 자전거 같은 것뿐만 아니라 역설적으로 승용차와의 연계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딴 게 필요한 게 아니라 주차 시설 말이다. 버스 이용자가 지하철로 이동하는 것보다는 자가용 이용자가 지하철로 전향하는 게 훨씬 더 성공적인 현상이지 않은가? 교회로 치면 불신자가 교회로 새로 유입되어야지, 한 교회의 기존 신자를 다른 교회로 옮기기만 하는 제로썸 게임은 성장에 한계가 있단 말이다.

서울 중심부보다는 변두리 외곽의 역들이 이런 식으로 승용차를 맞이할 채비를 더욱 갖출 필요가 있다. 대중교통이 열악한 경기도 외곽에서 서울 근교의 전철역까지는 승용차를 타고, 거기서 서울 도심까지는 지하철을 타는 식의 통근 패턴이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정착되어야 한다.

그 주차장은 기본적으로 유료이지만 지하철 환승객에게는 주차료를 아주 크게 깎아 주는 식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굳이 좁아 터진 서울 시내까지 스트레스 받으면서 차를 직접 끌고 가느니, 그냥 여기에 세워 놓고 주차료+지하철비가 시간과 비용면에서 훨씬 더 수지가 맞게끔 장점이 와 닿을 수 있어야 한다.

복정 역은 외곽+2개 노선 환승+주차장이라는 세 변수를 두루 갖춘 좋은 사례이다. 주변이 허허벌판이다 보니 주차장은 그냥 평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건물의 주차장은 보통 지하에 있는 편이고 지하철은 승강장도 지하에 있는데, 두 시설 다 지하에다 넣는 게 승객의 동선면에서 더욱 유리할 것이다. 이미 주차장 없이 완공되어 버린 기존역들은 어쩔 수 없고.

그러니 주차장이 갖춰진 지하철역은 사람이 드나드는 출입구뿐만 아니라 자동차가 드나드는 출입구도 어딘가에 생기게 된다. 개화산(5호선), 잠실(8호선. 2호선 말고), 동묘앞(1호선)처럼 인근에 지하철 관련 건물이 따로 있는 역들은 바로 그 건물의 지하에 주차장을 갖추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지하 승강장 + 지하 주차장이 갖춰진 역은 내가 알기로 공항 철도 서울 역, 그리고 신분당선의 판교 역 정도이다. 특히 판교의 경우 아직 지어지지 않은 건물의 내부에 있는 역으로 형태가 변모할 예정이니 지하 주차장이 미리 건설되는 게 당연한 이치이다. 상업 시설이 같이 갖춰져 있는 민자 역사들 역시 비슷한 이유로 인해 주차장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내 경험상 성남의 8호선 수진 역은 출입구 바로 옆에 노상 공영 주차장이 있어서 본인 역시 몇 번 편리하게 이용한 적이 있다. 관리 요원이 퇴근한 저녁과 심야 시간대에는 무료 개방이기도 해서 더욱 좋았다.
다만, 도심 지하철이 아닌 광역전철들은 사정이 좀 낫다. 특히 지상 고가역들은 고가 아래가 주차장으로 개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경춘선 갈매 역이 좋은 예. 물론 무료이다.

중앙선 전철역들도 대체로 역 주변에 무료 주차장이 있다. 최근에는 서울 강북 최동단에 있는 양원 역의 주차장을 유용하게 이용했다. 장애인 차량 주차 구역만 안 건드리면 된다. 물론, 무료이기 때문에 자리가 언제나 있다는 보장은 못 한다. 운빨이 작용해야 된다.

공항 철도도 역마다 주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유료이더라도 요금이 공항 주차장보다 무척 저렴하기 때문에, 영종도를 내 기름값과 톨비를 들여서 자가용으로 직접 힘들게 건너느니, 차라리 차를 역에다 두고 공항까지는 열차로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만든다. 이 전략에 대해서는 교통 평론가 겸 철덕인 한 우진 님께서 정리해 놓은 게 있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영종도 공항 화물 터미널 역의 근처에는 소규모 '무료 주차장'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무료인 만큼 관리인도 없고, 차량 파손 및 도난 우려도 감수해야 한다고.

이렇듯, 현재 전철역들의 주차 편의는 역마다 케바케인 편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교통수단들이 힘을 합쳐서 파이의 크기를 키우고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철도역들도 주차에 대한 배려를 좀 더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서울 2기 지하철들은 내부가 깊어서 공간이 많아서 사업 아이템이랍시고 물품 보관 서비스 같은 것까지 한다는데, 자전거나 자동차 주차에 대한 배려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Posted by 사무엘

2013/03/19 19:36 2013/03/1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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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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