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indows 재설치

(1) 본인 주변의 어떤 컴퓨터는 절전이나 최대 절전 말고 '시스템 종료'로 확실하게 껐는데도 불구하고 나중에 다시 와 보면 무슨 좀비처럼 저절로 다시 켜져 있곤 했다. 사람이 건드린 건 당연히 전혀 아니고..
절전 상태에서 깨어나는 게 아니라 완전히 꺼졌던 컴퓨터가 왜 어떻게 저절로 다시 켜지는지는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컴퓨터를 끄는 걸로도 모자라서 플러그까지 완전히 뽑아야 되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건 검색을 해 보니 2015~16년경 Windows 10 초창기에 존재했던 버그였다.

(2) Windows가 맛이 가서 제대로 부팅이 되지 않을 때 안전 모드로 부팅한다거나, 컴을 팩토리 리셋 시키기 전에 최소한 백업이라도 하기 위해서 긴급 명령창이라도 열려면 파란 배경의 Windows RE (Recovery Environment)에 들어가야 한다.
부팅 때 F8 같은 특정 단축키를 눌러서 여기로 바로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구만.. 꼭 부팅 중에 컴퓨터를 강제로 끄는 무식한 삽질을 5~10번쯤 해야 그제서야 "잠시 기다려 주세요"와 함께 저리로 들어가는 게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안 든다.

(3) Windows를 새로 설치한 직후에 다중 모니터를 연결해 봤는데.. 무작정 꽂기만 한다고 장땡이 아니구나. 2개 중 HDMI 케이블로 연결한 4K급 모니터는 아무리 제대로 꽂아도 화면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픽 드라이버를 업데이트 한 뒤에야 잡히더라.

그래도 요즘 컴퓨터는 수십 년 전 옛날에 비해 새 하드웨어를 꽂아서 사용하는 게 얼마나 간편 편리해졌나 모른다. 상당수가 plug & play와 USB 덕분인데, 생각해 보니 두 기술이 동시에 같이 등장한 건 아니라는 게 의외이다.

2. 자동 시작 프로그램 목록

그나저나 Windows 10은 아마 3.x 이래로 20년 가까이 변함 없던 '시작 프로그램' 등록 지점을 변경했구나. 난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어쩐지 '시작프로그램'이라는 폴더가 왜 안 보이나 했다. Windows 8 시절에도 변함없었던 것 같은데..
디렉터리 기반인 건 변함없지만 그게 시작 메뉴의 목록 디렉터리 아래가 아닌 다른 곳으로 바뀐 것 같다.

운영체제가 부팅될 때 자동으로 실행시킬 프로그램의 목록은 저 디렉터리뿐만 아니라 레지스트리에도 여러 군데가 있다. 이것만 한데 정리해도 블로그 글 한 편이 써지지 싶다. 도스가 사라지면서 config.sys와 autoexec.bat가 없어졌지만, 걔네들이 하던 기능까지 없어진 건 아닌 셈이다.
리눅스나 macOS는 자동 시작 프로그램 목록을 어디에서 지정하는 걸까? 궁금해진다.

아울러, 요즘 Windows는 SMB(쌈바)가 기본으로 깔리지 않는가 보다. 랜선 꽂고 인터넷이 멀쩡히 되는데 탐색기에서 \\로 시작하는 공유 폴더 서버에 왜 이리 접속이 안 되나 했더니.. "프로그램 추가/제거"에서 해당 기능을 설치해야 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로컬 보안 정책'을 고치라니 뭐니 하는 말이 있었지만, 그걸 건드릴 필요는 없었다.

3. embedded 컴포넌트로 활용 가능한 브라우저

2010년대 이후로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IE의 독주가 꺾이고 크롬, FireFox, Edge 같은 대체 브라우저들이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런데 IE는 여느 브라우저들과 달리 컴포넌트화가 잘 돼 있다. 그래서 임의의 프로그램 내부에 IE 기반의 브라우저 창을 집어넣어서 단순 HTML 내지 웹 컨텐츠를 표시할 수 있다. 기술 기반은 잘 알다시피 COM/ActiveX이고 말이다.

IE 말고 다른 브라우저 창을 내 프로그램에다가 내장시키는 건 가능한지 모르겠다.
그게 가능하지 않다면 IE는 이쪽 고정 수요 때문에 계속 없어지지 않고 명맥을 유지할 것 같다.

4. 잠금 화면의 배경 그림

Windows 8(.1)까지만 해도 안 그랬던 것 같은데.. 10부터는 부팅 직후, 또는 Win+L을 눌렀을 때 나타나는 잠금 화면에 기본적으로 근사한 각종 자연 경관 배경 그림이 나타난다. 각종 업데이트를 받기에도 네트워크 트래픽이 빠듯할 텐데, 어떤 서비스는 거기에 또 짬을 내서 그림 파일도 찔끔찔끔 받아 놓는가 보다.

이 그림도 분명 디스크 어딘가에 파일 형태로 저장될 텐데, 슬쩍 빼돌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팁이 나돌고 있기 때문에 검색해 보면 다 나온다. 그런데 본인이 문득 궁금한 건 이 그림들을 마소의 어느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누가 어디서 이런 사진들을 구해서 올리느냐 하는 것이다.
Windows와 mac 진영 모두 근사한 자연 경치 사진을 공급받는 비밀 거래처가 있는 것 같다. 그건 개인일 수도 있고 기업일 수도 있다. Windows XP의 초원 배경은 이미 아주 유명한 사례이다.

5. Windows - 설정 창의 불편한 점

요즘 Windows는 버전업을 거듭할수록 제어판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운영체제의 모든 설정을 메트로 앱인 '설정'으로 하게 UI를 옮기려는 게 보인다.

(1) 그런데 이놈의 설정 앱은 좀 여러 개를 띄울 수 없나? 프로그램 추가/제거 같은 창을 꺼내 놓은 상태로 디스플레이/개인 설정 같은 걸 띄우려니 기존 창이 바뀌어 버리는 게 굉장히 불편하다. 10수년 전에 탭이 없던 IE6 시절에, 응용 프로그램에서 인터넷 링크를 클릭하면 기존 브라우저 창에서 그 링크가 열려서 짜증 나던 게 고스란히 재연되고 있다.

(2) '설정'에서는 키보드의 연타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이 1803 내지 1809 빌드 기준으로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 그런 키보드 설정은 기존의 제어판에 들어가서 하라고 링크라도 띄워 놔야 되는데 그것도 없는 건 문제인 것 같다.
마우스의 경우, '설정'에서는 좌우 버튼 교환이나 휠 스크롤 분량 같은 대중적인(?) 옵션만 있다. 포인터 모양을 바꾸는 매니악한 옵션은 제어판에 가서 하라고 '추가 마우스 옵션' 링크가 표시되어 있다. 키보드는 그런 게 없고 '고급 키보드 옵션'은 그냥 IME/문자 입력 쪽 설정밖에 안 나온다.

(3) 요즘 Windows 10에서 중국어· 일본어 IME를 쓰고 싶으면 해당 언어와 키보드만 등록하는 게 아니라, 언어 팩을 다 받아서 설치해야 하는 것 같다. 전자까지만 하면 IME가 뜨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중국어· 일본어 입력이 되지 않는다.
20년쯤 전 먼 옛날에는 마소에 내장돼 있는 외국어 IME를 처음 등록할 때 운영체제 CD를 집어넣어야 했다. Vista~7에서는 그냥 전세계 언어가 다 깔렸었는데 이제는 인터넷으로 받는 형태로 절차가 바뀐 것 같다.

(4) 그리고 외국어 UI 팩이나 입력기, 필기· 음성 인식 데이터를 받고 설치하는 버튼을 실수로 잘못 눌렀는데, 작업을 취소하는 버튼을 왜 마련해 놓지를 않았는지? 이것 때문에 꽤 당혹스럽고 불편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_=;;

6. 입력 도구모음줄의 불편한 점

오늘날 Windows 10에서는 IME에 대해서 브랜드 아이콘(한)과 상태 아이콘(가/A) 딱 둘만 작업 표시줄에 붙어 있는 극도로 단순화된 아이콘 표시 모델을 지원한다. 요건 사실 2012년의 Windows 8때부터 도입된 것이니 생각보다는 오래됐다.

지금도 과거의 XP~7 시절을 풍미했던 길쭉한 입력 도구모음줄을 쓰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특히 키보드에 한자 키가 없거나, 그 키를 자기 멋대로 가로채는 프로그램(MS 오피스 프로그램..)에서 한글 IME의 고유 방식대로 한자 변환을 하려면 이 도구모음줄이 필수이다. 한자(漢) 버튼이 노출되어 있어서 마우스 클릭이 곧장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도구모음줄을 꺼내는 옵션이 꽤 찾기 어려운 구석진 곳에 있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이 도구모음줄이 불편한 점 중 하나는 floating 상태일 때 화면에서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는 배경색이 순 화이트이기 때문이지 싶다.

이 도구모음줄은 도입된 이래로 배경색은 줄곧 작업 표시줄의 색깔과 일치해 왔다.
Windows 98/2000/ME에서는 회색, XP에서는 파랑 같은 테마 색 또는 회색(고전), 그리고 Vista/7에서는 역시 검정..
그러니 10에서도 저 패턴이라면 배경색이 작업 표시줄의 색깔과 같은 검정이어야 할 텐데, 어째 제목 표시줄의 색깔과 같은 흰색이 됐다.

제목 표시줄도 흰색이지, 프로그램의 일반 클라이언트 영역도 흰색이지,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도구모음줄 주변엔 아무 테두리도 없고 그림자도 없으니..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역대 Windows들 중에 TSF 도구모음줄의 배경색이 흰색인 버전 자체가 Windows 10이 유일하다시피하다. 8과 8.1에서는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난다만 걔네들도 흰색은 아니었지 싶다.

하지만 이 도구모음줄은 MDI 창이라든가 HTML 도움말처럼 마소에서 더 개발이나 지원을 하지 않는 레거시일 뿐이니, 얘에 대한 개선은 앞으로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7. caret의 깜빡임이 멈추는 현상

이제 단순히 불편한 점을 넘어 버그 얘기를 좀 해 보자. 내 컴퓨터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요즘 Windows에서 날개셋 편집기, 메모장, 워드패드처럼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caret(키보드 커서)을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띄워서 가만히 놔둬 보면..
caret이 딱 5번 깜빡이고 나서 6번째로 나타난 뒤부터는 깜빡이지 않고 그대로 멈춰 버린다.

Windows 10의 1803과 1809 버전에서 모두 확인했는데 이런 버그가 왜 생겼나 모르겠다. 2015~16년대의 구버전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다. 아니, 수십 년 전의 Windows 95 이래로 이런 현상은 처음 본다.
Spy++로 들여다보면.. caret을 깜빡여 주라는 메시지 자체가 더 오지 않고 멈춘다. 그에 반해 아래아한글이나 MS Word 같은 전문 워드 프로세서는 이런 메시지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caret을 운용해서 그런지 깜빡임이 멈추지 않는 것 같다.

8. Dependency Walker의 오동작

이전에는 이런 현상이 없었던 것 같은데.. Windows 10 1809를 설치한 뒤에는.. 각종 실행 파일을 Dependency Walker 유틸로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게 다소 불편해졌다.
Windows 7쯤부터 운영체제의 자체 제공 EXE/DLL들은 kernel32.dll의 함수들을 kernel32로부터 직통으로 import하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 스레드, 파일, DLL로딩 등 각종 세부 분야로 나뉜 가상의 DLL로부터 import하기 시작했다. comctl32의 로딩 방식은 side-by-side assembly 방식으로 바뀌더니 kernel32는 저렇게 바뀌었다는 게 흥미롭다.

그런데 Windows 10 1809 버전에서는.. KERNEL32.DLL은 API-MS-WIN-CORE-PROCESSTHREADS-L1-1-1.DLL에 의존하고, 후자는 또 전자에 의존하는 구조가 돼서 여기서 일종의 무한루프에 빠진다.
비록 Dependency Walker 자체가 뻗는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이 때문에 분석 시간이 굉장히 길어지고 모듈 분석 트리도 쓸데없이 거대하고 지저분한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문제가 개선됐으면 좋겠지만 Dependency Walker는 무려 Windows Vista 초창기인 2006~7년 이후로 개발이 중단되고 버전업이 없으니 아쉽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28 08:38 2019/06/2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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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 밖에서 알게 모르게 바뀐 것들 관찰

  • 카페에서.. 밖으로 가져가지 않고 실내에서 마시는 음료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담아 주는 게 금지되었다.
  • 백 종원 편의점 도시락에는 원래 동그란 혼합소시지 두 개와 함께 노란 계란말이가 상징처럼 곁들어지곤 했다. 그러다가 지난 16년인가 17년 계란 파동 때부터는 생산원가가 너무 올라서 그런지 다른 가공육으로 슬쩍 대체되었다. 그렇게 1~2년쯤 계속되더니 얼마 전부터는 다시 계란말이로 돌아온 듯하다. 반갑다.
  • 그리고 한때는 카드를 결제하는 수많은 무인 기계들은(셀프 주유/제품 주문, 승차권 발권 등) 말 그대로 카드를 쓰윽 '긁는' 형태가 많았는데 그게 하루아침에 싹 없어진 것 같다. 무조건 카드를 '꽂았다가 빼는' 형태로 바뀌었다. 무슨 보안 강화 때문에 취해진 조치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사유는 잘 모르겠다.

하긴, 카드로 단돈 몇천, 몇만 원을 긁을 때마다 매번 서명을 하던 번거로운 관행도 사라진 지 벌써 수 년째 됐다. 오랜만에 20만 원 가까운 금액을 결제할 때 서명을 하면서 옛날 생각이 났다.

2. 음식 관련

(1) 육개장은 여느 국밥이나 탕류와 달리, 질그릇 뚝배기에 담지 않고 냉면과 동일한 큼직한 금속 그릇에다 담는 게 유행인 걸까? 이것도 문득 궁금해진다.
글쎄, 검색을 해 보니 뚝배기에 담긴 육개장도 없지는 않지만, 본인이 집이나 직장 주변의 여러 식당에서 먹어 본 바로는 다들 금속 그릇이었다.

(2) 국과 찌개와 전골의 경계는 무엇인지(단순히 국물과 건더기 비중??),
똑같이 생선을 넣어서 만든 시뻘건 국물 요리인데 꼭 횟감으로 쓰고 남은 재료를 넣은 것만 '매운탕'이고 나머지는 그냥 찌개/탕인지(고등어/꽁치/대구).. 구분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3) 된장과 김치는 한식에서 국 또는 찌개를 담당하는 양대 재료 계열이 아닌가 싶다.
내 경험상으로도 된장에다가는 시래기나 우거지를 곁들이지, 김치나 묵은지를 된장과 함께 요리하지는 않는 것 같다. 또한 된장은 인스턴트 라면 스프로 재현하기가 어려운지, 육개장이나 김치찌개 라면은 있어도 된장찌개 라면은 못 봤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렇게 된장과 김치는 각각 애완동물의 양대 계열인 개와 고양이에 대응하는 심상이 느껴진다.;;
옛날에 어떤 아저씨의 발언 때문에 '개와 돼지'의 연상 비중이 올라갔으며 사실, 성경에서도 둘을 부정한 동물이라고 부정적인 동일선상에 놓고 있다(마 7:6; 벧후 2:22). 허나, 가축이 아닌 애완/반려동물로서는 개와 어울리는 것은 고양이인 듯하다. 주위를 살펴보면, 개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고양이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서 취향이 아주 분명하게 갈리는 것 같다.

3. 아날로그 카운터

지금처럼 기계란 기계에 LCD/LED 디스플레이가 몽땅 깔리기 전, 옛날에는 각종 가변적인 정보를 공개적으로 표시할 때 롤지나 플랩 같은 아날로그 매체가 많이 쓰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특히 점수나 시각, 수량 같은 숫자는 정확하게 무슨 명칭으로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위로 뱅글뱅글 돌아가면서 각 자릿수를 표시하는 카운터가 있었다. 수량을 나타내는 카운터가 쓰인 곳으로는..

  • 자동차 계기판의 구간· 적산거리계
  • 테이프 재생기
  • 주유기 (주유량과 금액이 쭉쭉 올라가는..)

정도가 기억에 남아 있다.
테이프 재생기의 경우, 카운터 옆에 버튼이 두 개 있었다. 한 버튼은 카운터를 0으로 초기화하는 놈이요, 다른 하나는 카운터가 돌아가다가 0이 됐을 때 재생이나 감기 등을 자동으로 중단시킬지 옵션을 지정하는 놈이었다(오오!!).

자동차야 주행으로 인해 한없이 증가만 하는 적산거리계와는 별개로, 구간거리계에는 역시 0 초기화 버튼이 있었다. 이런 reset 버튼이 별도의 동력 없이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는 마치 진공 청소기의 코드 감기 버튼만큼이나 궁금해진다. (탄성 같은 걸 사용하겠지..)
아 그나저나, 이런 아날로그 카운터가 오늘날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고.. 가스나 수도 계량기에서는 여전히 쓰이고 있긴 한다.

4. 칸막이

2010년대 들어 육상 대중 교통수단에서 칸막이가 생김으로써 풍경이 바뀐 분야가 두 곳 있다. 하나는 지하철 승강장의 스크린도어, 그리고 다른 하나는 버스 운전석을 에워싸는 투명 칸막이이다. 20세기, 그리고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보기 어려웠던 물건들이다.

전자는 잘 알다시피 승강장 투신 자살이 급증하고 사회 문제로 공론화되면서 수백 개에 달하는 많은 역들에 결국 모두 설치됐다.
후자는 버스 운전기사에 대한 폭행 사건이 몇 건 발생하면서 등장했다. 이전에는 주행 중에 기사를 폭행한 것만 특가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았지만 2010년대 중반쯤엔가 그때부터는 정차 중에 폭행한 것도 동일한 수위로 처벌되게 법이 강화되었다.

5. 구기 종목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공놀이들이 존재한다. 그 중 야구, 축구, 농구는 세계구급 경기가 치러지며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프로 선수도 있고, 돈줄이 장난 아니게 많이 얽힌 인기 종목이다.

그에 반해 피구, 족구, 발야구 같은 건..;;
뭔가 학교 체육 시간이나 회사원들 워크숍에서도 많이 하지만, 정작 공인된 협회· 단체가 없고 프로 선수나 국제 경기 따위도 없는 비주류이다. 공도 그냥 축구공이나 배구공을 그대로 쓴다.

가위바위보와 팔씨름조차도 협회가 있는데 저것들은 그냥 민간 차원으로만 전승되는 공놀이이인가 싶은 의문이 든다.
뭐, 배구는 분명 프로 경기까지는 있지만 위의 야축농에 비하면 비인기 마이너인 것 같다. 얘만 왜 모래사장 버전인 '비치발리볼'이라는 바리에이션이 존재할까 생각해 봤는데.. 하긴, 모래밭에서는 농구공 드리블이 도저히 되지 않을 것이고, 굉장히 넓은 공간이 필요한 축구와 야구도 마찬가지.. 그러니 배구 정도가 적합하다.

6. 각종 관계 비유

(1) 이와 잇몸의 관계는 자동차에서 타이어와 휠의 관계와 아주 비슷해 보인다.;;

(2) 마네킹, 더미, 러브돌(;;): 똑같이 사람 모양의 인형이지만 용도가 서로 완전히 다르며, 세부적으로 만드는 방식도 차이가 있다.

(3) 스마트폰은 화면을 켜는 순간부터 배터리 소모량이 치솟는다.
이는 자동차로 치면 시동만 걸려 있다가 액셀러레이터 페달까지 밟아서 연료 소모가 폭증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4) 해동했던 고기를 또 냉동하는 것은 고기의 품질에 굉장한 악영향을 끼친다. 이는 마치 사진을 jpg로 저장했다가 또 고치고 저장하는 걸 반복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5) 옛날에 미혼 여자는 댕기머리를 하고 기혼 여자는 머리카락에다 비녀를 꽂았다. 남자는 미혼일 때는 역시 댕기머리가 있었던 것 같고, 결혼한 뒤에는 상투를 틀었다.
오늘날은 남자는 별 특이 사항이 없고, 여자는 파마머리가 사실상 기혼의 상징인 것 같다. 찰랑찰랑한 생머리가 나이 들어서까지 유지되지는 않는가 보다.

(6) 여객기 이코노미석의 좌석은 관례적으로 파란색 계열이다. 영화관의 좌석은 관례적으로 죄다 빨간색 계열이다.
그에 반해 열차 좌석은 KTX나 무궁화호 일부 객실의 경우처럼 초록색도 있는 편이고 케바케이다.
버스나 일반적인 강당의 좌석은 빨강이나 갈색 위주인 것 같다.

(7) 지금은 없어졌지만 미국 팬암 항공사는 1920년대에 창립되고 20세기 중반에 나름 세계를 호령하는 리즈 시절을 구가했다는 점에서 구소련과 비슷하다. 둘 다 1991년 12월이라는 꽤 비슷한 시기에 망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것도 동일하다.

팬암 이후로 미국에는 팬암 같은 독보적인 영향력을 가진 단일 메이저 항공사가 존재하지 않고 유나이티드, 델타, 아메리칸 이렇게 3개가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중국도 국토가 거대해서 그런지 국영 항공사가 3개로(국제, 동방, 남방) 나뉘어 있다.
팬암은 마소의 Windows/Office XP보다 훨씬 전부터 경험 ,경험(experience)를 강조하는 광고를 내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7. 나머지

(1) 중이 제 머리는 못 깎으며, 컴공과만 나왔다고 해서 컴퓨터 조립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제아무리 최정예 특전사네 UDT네 뭐네 해도 맨몸에 총 맞으면 죽는 건 똑같다. (스타에서 마린과 고스트의 체력 차이는..??)
제아무리 골수 철덕이어도 명절 귀향 열차 승차권을 뚝딱 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주변에서 본인에게 이런 걸 문의하는 분이 가끔 계신데..;; 번지수 잘못 찾은 거다. ㅠㅠ

(2) 세상에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군대라는 비민주적인 조직이 있어야 하고, 위장 조작까지도 불사하는 첩보 기관이 음지에 있어야 한다.
아무리 "목표는 수단을 정당화한다"라는 무자비한 이념을 지지하지 않는다 해도 정당방위와 긴급피난이 없을 수는 없다. 이는 세상에 예외 없는 규칙은 없다는 걸 보여주는 예인 듯하며, 이런 생각과 관찰이 법리에도 응당 영향을 끼친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25 08:37 2019/06/2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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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 그럴싸한 비선형 함수들

1. 증가 양상 변화

코딩을 하다 보면... 0부터 1 사이에 있는 속도, 압력, 밝기 등 자연계의 다양한 아날로그 신호를 입력으로 받았는데 그걸 있는 그대로 곧이곧대로 처리하는 게 아니라, 특정 구간(특히 중앙)이 더 부각되어 인지되도록 비선형적으로 보정해야 할 때가 있다. 그 구간을 if문으로 따로 분리하는 건 좀 무식해 보이니, 가능하면 함수 형태로 스무쓰하게 처리되게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이런 처리의 대표적인 예로는 화면의 '감마 보정'(gamma correction)이 있다.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이건 막연히 화면의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모든 색들의 RGB 값을 일괄적으로 올리는 게 아니다. 양 극단의 제일 어둡거나 밝은 색은 그냥 놔 두고, 어중간하게 어두운 색들의 명도를 올려서 화면이 전반적으로 선명하게 보이게 해 준다.

모니터가 브라운관이든 LCD든 오래되면 그렇잖아도 어중간한 색깔을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지니, 감마 보정이 화질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애초에 사람의 눈도 밝기를 그렇게 선형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한다. 흑백 그러데이션을 그냥 선형적인 색 변화로만 늘어놓으면 색깔띠가 밝은 부분보다는 어두운 부분이 더 부각돼 보인다. 이때 적절히 감마 보정을 하면 흑백과 회색 구간이 그럭저럭 균형 잡혀 보이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럼 이 감마 보정은 어떻게 하는 걸까?
정의역 0~1, 치역 0~1, f(0)=0, f(1)=1이고 증가량의 차이만 있을 뿐 단조증가 자체는 보장되는(전구간에서 도함수의 값이 0 이상이 보장) 어떤 함수 f가 필요하다.
이런 조건을 만족하여 감마 보정에 쓰이는 함수는 의외로 단순하다. 그냥 지수함수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0보다 크고 1보다 작은 지수를 설정하면 구간 0~1에 대해서 f(x)는 x보다 값이 커진다. 그래서 원본보다 화면을 더 밝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 x=1에 근접할수록 그 증가폭이 작아질 것이다.

한편, 단순히 f(x) = x^t 말고.. f(x) = (1 - (1-x)^(1/t) )^t 는 어떨까 싶다.
얘는 t가 1/2일 때는 사분원의 궤적을 만들며, 2일 때는 2차 베지어 곡선을 만드니 참 흥미롭다. 그 외의 값일 때도 0 부근에서의 증가치와 1 부근에서의 감소치가 일치하는 나름 대칭형 곡선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단순 지수함수와는 차이가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빨강-자주...-초록-파랑 순으로 t=0.5, 0.7, 1, 1,5 ,2이다. 이 선들은 자기 자신은 좌우로 대칭이지만 빨간 선과 파란 선이 y=x를 기준으로 마주보며 대칭인 건 아니다.)

얘는 한눈에 봐도 적분하기 어렵게 생겼다. t가 치환적분이 가능한 1/2, 2 등의 알려진 값이 아니라 1/3 정도만 돼도 0부터 1까지의 면적, 다시 말해 정적분의 값은 초등함수의 형태로 표현되지 못한다.

2. 좌우대칭 종 모양

함수 중에는.. 값 자체는 전부 양수이지만 거의 전구간에서 0에 가깝고, f(-x)=f(x)인 우함수이고, 원점 x=0 주변에서만 최대값이 언덕처럼 봉긋 솟아 있는 물건이 있다.
이런 함수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확률· 통계의 영원한 친구인 정규 분포 확률 밀도 함수이다.

얘의 본질은 상수의 -x^2승이다. 그냥 지수가 아니라 음의 제곱 지수이다.
이런 함수도 부정적분이 깔끔한 형태로 나오지 않으며, 일부 구간의 정적분을 구하려면 수치해석을 동원해야 한다.
그 대신 얘는 음의 무한대에서 양의 무한대까지 함수 전체를 적분한 면적을 구할 수 있다. 가령, e^(-x^2)의 전체 정적분은 sqrt(Pi), 즉 원주율의 제곱근이다. (약 1.7724..)

전구간의 적분 면적은 옛날에 독일의 그 가우스라는 수학자가 이 종 모양을 입체 공간에서 뺑 돌려서 회전체의 부피를 구하는 식으로 발상을 전환하여 구했다. 일종의 이상 적분 기법인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이 함수의 해석학적 특성을 도저히 따져볼 수 없다.

평균 0, 표준편차 1의 표준 정규 분포의 확률 밀도 함수는 저 함수에서 지수를 -x^2 / 2로 절반으로 나누고, 함수값에다가 1/sqrt(2*Pi)도 곱해서 전구간의 면적이 1이 되게 한 형태이다.

그럼 정규분포 함수보다 해석학적으로 분석하기 더 쉬운(?) 함수 중에는 좌우대칭 종 모양이 없을까?
바로 삼각학수 '탄젠트'의 '변종'에 속하는 놈들의 '도함수'가 이 범주에 든다.

탄젠트의 역함수인 arctan(x)는 도함수가 1/(x^2+1)이라는 꽤 단순한 형태인데, 그래프는 종 모양이다. x=0에서 최대값이 1이고, 전체 면적은 pi이다.
그리고 하이퍼볼릭 탄젠트 tanh(x)는 도함수가 1-tanh(x)^2로 기묘하게 구해지는데, 얘 역시 x=0에서 최대값이 1이면서 전체 면적은 2이다.
숫자 공부를 손 놓은지 10수 년이 지나서 그런지 이런 기본 기초 하나도 갑자기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일 안의 초록색 선은 exp(-x^2), 빨간 선은 tanh(x)의 도함수, 파란 선은 arctan(x)의 도함수이다.

얘들은 그 정의상 자신의 부정적분이 깔끔하게 존재한다.
부정적분에 속하는 arctan이나 tanh이라는 오리지널 함수를 살펴보면.. 단조증가이면서 f(x)=-f(-x)인 기함수이며, 무한대로 갈수록 특정값에 수렴하고 반대로 무한소로 갈수록 음의 특정값에 수렴하는 걸 알 수 있다. 함수의 기울기는 x=0일 때 가장 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런 모양의 함수만을 일컫는 용어가 "sigmoid"라고 있다. 선형이 얼추 기울어진 S자 모양이라는 점에서 유래된 명칭이다.
특히 tanh의 경우 sigmoid 함수의 대표격으로 여겨지며, Logistic function이라는 이름으로 배율 변경과 평행이동만 된 바리에이션이 쓰이기도 한다.

맨 먼저 다뤘던 확률 밀도 함수를 0부터 x까지 정적분한 함수는 수학에서 따로 '오차 함수'라고 불리며 중요하게 다뤄진다. 5차가 아니라 error라는 뜻이다. 얘도 물론 sigmoid에 속한다.

그렇잖아도 5차 이상의 방정식은 유한 번의 사칙과 거듭제곱으로 표현할 수 없는 근을 가질 수 있는데, 적분은 마치 그런 것처럼 x^x, sin(x)/x, 1/ln(x)처럼 단순한 식조차도 초등함수의 형태로 표현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고 미분보다 어려운 연산으로 간주되는 걸까? 하긴, 1/x의 부정적분이 갑자기 ln(x)가 나오는 것에서부터 적분의 난해함이 발현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직선을 굽게 하는 1번 모양, 종처럼 생긴 2번 모양, 그리고 2번을 적분한 S자 모양까지..
요런 함수가 있다는 걸 알아 두면 코딩 하다가 언젠가 써먹을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22 08:35 2019/06/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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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빨간 마후라

6· 25 때 육군이야 북괴를 상대로 힘싸움 땅따먹기를 직접적으로 하던 주역이었으니 각종 전투에서 대승하거나 참패한 기록들이 즐비하다. 이런 육군과 달리 해군과 공군은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애초에 북괴 공산군도 육군과 달리 해· 공군은 남한에 비해 그다지 우세하지 않았다. 해군의 경우 개전 초기에 '대한해협 해전'을 시작으로, 동· 서해를 막론하고 바닷길로 침투하는 공산군을 여럿 저지하는 전과를 올렸다. 섬들은 38선 이북 지역도 휴전 당시에 몽땅 국군과 UN군이 점령해 있기까지 했다.

다음으로 공군은? 대놓고 북괴 전투기 패거리와 공중전이 벌어진 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보다는 땅에서 힘겨운 고지전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동안, 지상을 폭격하는 것으로 아군을 지원하는 임무를 여럿 수행했다.
그 전과 중에는 1952년 1월 대동강 승호리 철교 폭파 작전이 있다. 적진의 영공을 용맹하게 뚫고 들어가서 적의 보급로를 끊은 쾌거이며, 옛날 영화인 "빨간 마후라"가 저 작전을 모티브로 따서 만들어졌다. 무려 1964년작인데 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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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마후라.. 참 오랜만에 들어 본다. 요즘 외래어 표기법이라면 그냥 머플러겠지.. 비후까스가 아니라 비프 커틀릿인 것처럼 말이다.
사람에게 다는 머플러는 목도리이고, 기계 엔진에다 장착하는 머플러는 소음기이다. 그리고 '빨간 마후라'는 영화 제목인 한편으로 동명의 영화 주제가가 그대로 공군 군가가 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그만치 파급력이 컸으며, 또 55년 전의 국산 영화치고는 꽤 잘 만들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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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에 "빨간 마후라"라는 관행을 최초로 만든 원조는 공군의 창군 멤버인 김 영환 준장(1921-1954)이었다고 한다. 어떤 일화가 계기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이미 여러 썰들이 나도니 검색해서 참고하시기 바란다.

2. 팔만대장경을 지킨 파일럿

그런데 이 사람은 도그파이트를 벌여서 적기를 수십 기 격추시킨 에이스라든가, 적진을 불바다 쑥밭으로 만든 전과가 아니라 다른 방면의 행적 때문에 훌륭한 군인으로 추앙받는다. 바로 1951년 8월 무렵, 빨치산 토벌 명령을 받고 출격했지만, 팔만대장경이 소장돼 있는 가야산의 해인사만은 목숨 걸고 항명하여 폭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관총으로 폭탄 대신 총알만 주변에다 퍼붓고 왔다.

이건 전술적으로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정규군끼리의 교전은 이미 38선 근처에서 엎치락뒷치락 고지전 형태로 귀착됐지만, 한 본토에 깊숙이 침투한 게랄라 빨치산들은 지리산 같은 험지에 숨어 들어가 짱박힌 바람에 쉽게 토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 속의 절간들은 놈들이 지내기 좋은 만만한 공간이었다.

산처럼 진군하기 힘들고 엄폐물이 많은 요새에 저격수가 숨어 있다고 치자. 그래서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총알 때문에 아군이 하나 둘 헤드샷 맞고 죽어 나가고 병사들의 사기도 곤두박질 친다. 이 와중에 저격수만 곱게 잡을 방법이 도저히 없다면 별 수 없다. 시간과 여건만 허락한다면 저격수가 있을 만한 곳을 몽땅 폭격해서 불바다로 만들고 모조리 무식하게 깡그리 밀어 버리는 brute force가 제일 확실하다.

현실에서는 지뢰나 시간폭탄만 해도 일일이 어렵고 위험하게 해체하지 않는다. 그냥 안전한 곳에 한데 옮겨 놓고 터뜨려 버리지 않던가? 이와 비슷한 이치이다. 저런 건 그 장치를 설치한 놈을 데리고 와서 족쳐도 해체를 못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산 속의 문화재는.. 뭐랄까 무고한 민간인만큼이나 군의 입장에서는 피아 식별과 작전 수행을 어렵게 하는 존재였다. 국군이 살인마 싸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적군이 자꾸 민간인으로 위장하거나 혹은 민간인을 방패로 내세우며 비열하게 싸우니까 빡쳐서 민간인 학살을 저지르는 것이다.

뭐, 문화재는 최소한 사람은 아니다만, 빨치산 토벌이라는 명목으로 산 속의 여러 문화재들이 안타깝지만 폭격을 맞고 소실되었다. 그러나 김 영환(당시 대령)은 팔만대장경마저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
그는 항명죄로 인해 징계 위원회에 회부됐지만 문화재 보호라는 명분이 참작되어 다행히 실제로 처벌을 받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는 오히려 먼 훗날인 2010년, 금관 문화 훈장이 추서되었다.

3. 화엄사를 지킨 경찰

이런 식으로 6· 25 때 군· 경이 항명까지 불사하면서 문화재를 보호한 사례가 최소한 한 건 더 있다.
그 주인공은 군인이 아닌 경찰 간부인 차 일혁 경무관(1920-1958)이다. 공교롭게도 앞의 김 영환 장군과 거의 같은 연배이고 30대 나이 때 사고사한 것도 동일하다.

이분은 1951년 5월경, 빨치산을 토벌하기 위해 지리산 내의 모든 사찰과 암자들을 불지르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고작 소수의 빨치산 몇 놈 때문에 수백 년 묵은 거대한 문화재들을 몽땅 잿더미로 만드는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래서 화엄사(전남 구례군 소재)와 그 일대 사찰에 대해서는 같이 작전 중이던 군부대와 협의하여 건물을 다 부수는 게 아니라 문짝만 떼어서 불태웠다. 뭐, 문이 없으면 건물 안이 다 보이니 어차피 빨치산들이 은폐하기 어려울 것이다.

해인사 폭격에 대한 항명과는 다른 별개의 사건이라는 것을 본인은 검색을 추가로 한 뒤에야 확실하게 알게 됐다. 이분에 대해서도 사후에 조계종과 문화재청으로부터 감사장이 추서되었으며, 계급 역시 경무관으로 특진했다.

다만, 이분의 업적이 재조명된 것은 2000년대가 다 돼서였다. 종로 경찰서의 최 규식 경무관이야 북괴 무장공비를 검문하다가 전사했으니 그야말로 당대의 대통령이 직접 추모했으며 동상이 세워지고 태극 무공 훈장에다 경무관 특진까지 광속으로 추서됐지만, 저분은 분야가 다른 관계로 아무래도 그런 대접을 받지는 못했다. 뭐 그래도 박 정희 정권은 문화재의 복원과 보존에 굉장히 신경 썼던 정권이긴 하지만 관심이 이런 데에까지 미치지 못했을 뿐이다.

4. 파리와 교토

적군을 쳐부수는 것도 좋지만 역사 유물인 문화재는 적군의 것이라도 보존해야 한다는 관념이 서양에도 응당 있었다. 대표적인 예는 2차 세계 대전 때 프랑스를 점령했던 나치 독일이다.

처음에는 히틀러도 과거의 네로처럼 '예술을 사랑하는 독재자' 기믹이 있었는지 프랑스 파리의 문화 유물들을 좋아했다. 그러나 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지고 궁지에 몰리자.. 그는 너 죽고 나 죽자는 심정으로 점령지를 몽땅 불지르고 부숴 버리라는 광기어린 명령을 부하 사령관에게 내렸다.

이때 프랑스를 점령해 있던 디트리히 폰 콜티츠 장군(1894-1966)은 차마 그런 짓은 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총통의 명령을 씹었으며, 연합군에게 항복했다.
그는 항복하던 당시에는 프랑스 시민들로부터 갖은 욕을 먹고 야유를 당했다. 그러나 그의 항명 사실이 알려지면서 얼마 안 가 프랑스로부터도 감사와 칭송을 받는 영웅 대접을 받게 됐다. 그의 장례식 때는 프랑스 군인 장성과 레지스탕스 지도자들도 찾아왔다.

훗날 이 일화를 배경으로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히틀러가 콜티츠에게 거듭해서 전화를 걸어서 자기 명령이 이행되었는지 확인 질문을 했기 때문이다. 당사자인 콜티츠는 상관이 건 전화를 받긴 했지만 차마 응답은 못 한 채 침묵하고 말이다.
이건 1966년작으로, 역시 "빨간 마후라" 내지 "소령 강 재구"와 비슷한 고만고만한 시기이다. 단, 영상을 검색해 보니 얘는 흑백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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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전선 말고 태평양 전선에서는 미국이 태평양을 넘어 일본의 수도까지 폭격하면서 도시들을 쑥밭을 넘어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고 있었다. 그래도 천조국 미국도 일본의 경주 급인 교토는 건드리지 않았다. 인도적인 차원보다는 문화재 보호를 위해서였다. 문화재는 남겨 둔다고 해서 연합군을 죽이는 일을 하지는 않을 테니까..;;

앞서 언급했던 파일럿 김 영환도 항명으로 인한 징계를 받게 됐을 때, 콜티츠 장군과 미군의 폭격을 예로 들면서 자신을 변호했다고 한다.

5. 옛날 영화

영화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나라 영화계는 5공 전땅크 시절~민주화 초창기인 1980~90년대 초까지가 좀 침체· 암흑기였지, 더 옛날인 저 60년대는 오히려 여러 명작들이 쏟아져 나오던 중흥기였다. <상록수>(1961),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 <맨발의 청춘>(1964), <빨간 마후라>(1964), <하녀>(1960)처럼 말이다.

암흑기일 때는 <서편제>(1993)가 고작 100만을 넘었다고 자랑을 칠 정도였지만 <쉬리>(1999)를 계기로 영화계의 판도가 바뀌었다. 그리고 2000년대 초· 중반이 돼서야 국산 영화가 모처럼 명작들이 쏟아져 나오며 잘 나가기 시작한 것 같다. 이때부터 영화 티켓 발매도 완전히 전산화되어 관람객 수가 정확하게 집계되기 시작했다.

사소한 외형으로는 한 90년대를 전후해서 자막이 세로쓰기가 아닌 가로쓰기로 바뀌었으며, 극장 간판에 벽화 형태로 그려지는 영화 광고도 화가가 정성스레 그린 그림이 아니라 그냥 디지털 인쇄물로 바뀐 듯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19 08:33 2019/06/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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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버전 개발 근황

올해가 벌써 절반이 끝나 가는구나.. ㅠㅠ 오늘은 오랜만에 프로그램 개발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 9.8과 타자연습 3.9가 일단은 다음 달, 즉 7월 초/중순 쯤에 나올 예정이다.
4~5월쯤에 9.71 형태로 나왔어야 할 물건이었으나.. 온갖 곳에서 고치고 개선할 점들이 잔뜩 튀어나오는 바람에 일정은 한없이 늘어나고 버전도 0.1 더 오르게 됐다.

새 버전이 지금 나왔다는 말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이 글은 내부적으로 작업이 완료된 것들만 늘어놓은 것이다. 새 버전이 완성되어 실제로 업로드될 즈음에는 다른 개발 아이템들이 더 추가되어 있을 것이다. 난 예나 지금이나 날개셋 한글 입력기 코딩을 할 때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느낀다.

1. 오동작· 안정성과 관계 있는 버그

(1) 날개셋 제어판에서 빠른설정을 적용하는 등 입력 설정을 이것저것 바꾼 뒤 닫을 때 프로그램이 가끔 뻗던 버그는 이미 지난 4월에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했다.
지난 9.5쯤부터인가, 화살표 키로 제어판의 카테고리를 이동할 때 페이지가 곧바로 표시되지 않고 약간 뜸을 들인 뒤에 표시되기 시작했는데(UI 반응성의 향상을 위해), 그 동작의 부작용 때문에 그런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었다. 문제의 정확한 발생 조건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2) 아울러, 편집기에서 다른 TSF 방식 외부 모듈을 구동해서 한글 조합을 만들었다가 끊기를 반복할 때 memory leak가 발생하던 것도 비슷한 시기에 해결됐다. 원인은 내가 짠 코드의 COM object 관리 잘못 때문이라고 허무하게 판명되었다.
옛날 버전까지 다 구해서 추적해 보니 8.2 또는 8.4 버전쯤부터 슬며시 생겼던 문제이다. (8.0 문제 없음, 8.4 있음.. 8.2는 구해 보지 못함) 그러니 대략 2016년쯤에 작성한 코드에 버그가 들어간 셈인데, 너무 옛날이어서 내가 그 시절의 코드 스냅샷까지는 갖고 있지 않았다. 결국 에디팅 엔진을 통째로 다 뜯어내고 전수조사를 벌여야 했다.

내 프로그램 코드에서 어지간한 포인터들은 RAII 이념에 충실하게 몽땅 smart pointer 역할을 하는 클래스로 감싸 놨다. 그렇기 때문에 소멸자에서 알아서 해제가 되며, 무식한 memory leak 같은 게 발생할 여지는 거의 없다.
하지만 포인터가 타 구조체의 멤버로 들어있거나, 포인터를 얻는 함수로 종료 조건으로 삼아서 뺑뺑이를 돌 때(while, for문)는 이런 자동화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번 버그도 그런 사각지대에 존재하고 있었다.;;

(*) 최근엔 크롬 브라우저에서 날개셋 한글 입력기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프로그램이 뻗는다는 버그 신고가 곳곳에서 들어와 있다. 크롬이 버전 74쯤부터 과거에 존재하던 버그가 고쳐져서 뭔가 좀 개선이 됐나 싶었는데.. 그 대신 다른 문제가 생긴 것 같다.
특히 신세기 님께서 제작하신 세벌식 모아치기 설정을 사용했을 때 크롬이 뻗는 것은 본인도 확인했다. 하지만 뻗은 지점이 내 코드가 아니라 크롬의 코드인지라.. 원인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문제를 피해 갈 방법이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혹시 타이머 때문인가 추측만 할 뿐이다.

(*) 똑같은 영문인데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글쇠를 IME가 가로채지 않고 그대로 넘겨 줘야 정상 동작하고,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반드시 가로채 줘야 정상 동작하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엔 인디자인에서 한글 조합 중의 space/enter 키 인식 문제 때문에 본인에게 문의를 하신 분이 있었다. 인디자인은 여전히 몇 년째 그 버그가 고쳐지지 않고 있는가 보다.

사실, 글쇠를 IME가 가로채든 그렇지 않든.. 원래는 문자 입력 기능의 동작에 차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사실 어찌 보면, 일부러 다르게 동작하게 만드는 게 더 어렵다.
하지만 한중일 언어나 문자 따위 모르는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IME 인식하며 동작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정상적인 동작 모습을 상상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건 해당 프로그램이 고쳐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2. 안정성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소하지 않은 버그

(1) 언제부턴가 문자 생성기가 기본이 아닌 고급인 상태에서 타이머 설정 대화상자를 들어가 보면 기존 타이머 설정들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던 문제가 있었다. 곧바로 고쳤다.

(2) 날개셋 편집기에는 문자 영역 검색 기능이 있다. 굉장히 옛날부터 제공되었고 지금까지 큰 변화도 없는데, A<=0xFF, A==0처럼 아예 0문자가 조건에 걸릴 수 있게 수식을 주면 텍스트 블록이 이상하게 잡히면서 프로그램이 오동작한다. 이 버그를 이제야 발견해서 즉시 고쳤다.

3. UI

(1) 모든 대화상자들에서 명령 버튼의 기본 크기를 45*16 DLU 대신 47*15 DLU로 소폭 수정했다. 마소가 권장하는 50*14 dlu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그에 좀 더 근접하게 바꾼 것이다. 버튼의 높이가 16 dlu이면 다른 한 줄짜리 에디트 박스와 비교해 봐도 솔직히 너무 크긴 했다.

(2) 고급 입력 스키마의 '고급 글쇠 인식' 페이지는 각 글쇠별로 down/up 상황에 대해 복잡한 수식을 설정하는 곳이다. 글쇠를 추가하거나 편집하는 UI를 별도의 대화상자로 만들어도 됐을 것 같으나.. 어쩌다 보니 동일 페이지에서 몽땅 설정한 뒤에 '추가'를 누르는 형태가 됐다.
한창 수식을 편집하고 있다가 왼쪽의 글쇠 리스트에서 다른 걸 찍는 순간 그 임시 데이터들은 몽땅 날아가 버린다. 이것이 직관적이지 못하다고 여겨진지라, "편집하던 내용을 반영/저장할까요?"라는 질문을 표시하게 했다.

(3) 외부 모듈(입력 패드도 포함)은 전용 환경인 편집기와 달리 한글 표현 방식을 따로 설정하는 곳이 있다.
이걸 옛한글이 아닌 현대 한글로 맞춰 놓은 상태에서 옛한글의 입력을 시도하면 지금까지는 간단한 주의· 경고문이 나타났다. 한 번 나타난 뒤엔 다시 나타나지 않지만, 현재 프로그램이 실행돼 있는 동안만으로 한정이고, 그 다음부터는 또 나타난다.

옛할글이 온전히 표시되지 못하고 첫 자음이나 모음만 나타나도 괜찮으니, 일부러 이런 설정을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메시지 박스에다가 "다음부터 이 메시지를 표시하지 않음" 체크를 넣었다. 이걸 체크하면 최소한 다음에 제어판을 열어서 한글 표현 방식 옵션을 변경하기 전까지는 동일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메시지를 '확인'이 아닌 '예/아니요' 형태로 바꿔서 그냥 즉석에서 설정을 옛한글을 사용하도록 변경할 수도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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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어판의 '시스템 계층'을 가 보면 다음에 편집기나 외부 모듈 같은 구현체 프로그램이 실행될 때 자동으로 띄워 놓을 입력 도구들을 선택하는 체크 상자가 있다.
이것은 지난 9.3 버전부터 추가된 옵션이다. 지금까지는 체크들을 모두 없애는 버튼만 있었는데.. 사실은 지금 사용자가 띄워 놓은 도구들을 그대로 다음에도 자동으로 띄우도록 하는 버튼도 있는 게 사용자의 입장에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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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버튼이 이번 9.8에서 추가되었다. 이걸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어판 대화상자가 자신을 호출한 호스트와 통신하는 방식이 확장되고 고쳐져야 했다. 이 과정에서 코드가 더 깔끔하게 바뀌긴 했지만 타자연습도 API 호환이 깨졌다. 그래서 최신 버전을 쓰려면 입력기도 반드시 최신 버전을 써야 하게 됐다.

4. 입력 도구들의 깨알같은 개선점

(1) '휴대전화 입력기'의 숫자 모드에서 표시 형식을 전화기가 아닌 계산기를 선택했을 때.. 0과 그 주변의 숫자 배치를 실제 계산기에 더 가깝게 변경했다. 무성의한 , 0 . 대신 0 00 . 로 바꿨다.
글쎄, 콤마가 사라진 건 아쉽지만 계산기라면 0이 왼쪽에 가 있고 00이 있긴 해야 할 듯해서 말이다. 00이야 날개셋문자의 '다중 문자' 타입으로 간단히 구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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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화면 키보드'에서 '눌린 글쇠 표시' 옵션을 켜면, Caps lock의 경우 램프가 켜진 것도 글쇠배열에 반영되어 보이게 했다. 이 간단하고 당연한 동작을 왜 지금까지 구현하지 않고 있었나 모르겠다.

(3) '조합 안에 조합 생성'의 '영문 T9 방식 입력'을 위한 DB가 지금까지 8~9글자짜리 짧은 단어밖에 없어서 불편했는데.. 이번에 최대 15자짜리 긴 단어도 대폭 추가했다. 그래서 DB의 내장 어휘 수와 파일 크기도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international 같은 단어를 예전보다 더 편하게 입력할 수 있을 것이다.

(4) 예제로 제공되던 "천지인, SKY, Google 단모음 입력 방식"에 종성뿐만 아니라 초성도 시간차로 경계를 구분하는 로직을 추가했다. 이들 입력 설정에는 오토마타에 "B ? 2 : 0"라고 중성의 입력만 받아들이는 새로운 상태가 추가되었다. 초성만 입력된 상태에서 타이머가 경과하면 이 상태로 진입하게 된다. 임시 변수를 동원해서 글쇠배열 수식을 고치는 방식으로도 동일 기능을 구현할 수 있긴 하지만 그냥 오토마타를 고치는 게 더 단순하다.
그리고 '내부 입력 상태 표시' 도구에서.. 수식 계산만 하고 별도의 날개셋문자를 보내지 않는 타이머가 경과했을 때 변수 상태를 업데이트 해서 보여주지 않는 버그를 발견하여 이것도 고쳤다.

5. '한글 낱자 재결합'의 기능 개선과 강화

텍스트 필터 중에 '한글 낱자 재결합'이라고, 블록으로 잡은 한글을 낱자 단위로 분해한 뒤 다시 조합시키는 기능이 있다. 얘는 사용하면 동일한 타자 시퀀스인 한글을 모아쓰기/풀어쓰기, 복합 낱자/기본 낱자 등의 형태로 변환할 수 있다. '문자열을 글자판 입력으로 → 글자판 입력을 문자열로' 필터를 연달아 적용한 것과 비슷하지만, 얘는 한글이 아닌 문자를 제거한다거나 초중종 결합 여부와 순서를 더 세밀하게 지정할 수도 있다.

한글을 재결합하기 위해서는 먼저 분해부터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냥 평범하게 현재 입력 설정을 바탕으로 타자 순서를 구하는 식으로 분해했다.
그러니 세벌식의 경우, ㄻㅄㄲ처럼 글쇠가 별도로 존재하는 겹받침들은 더 분해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입력 설정에서 타자 순서를 구할 수 없는 낱자는 분해가 불가능하니 그 낱자를 그냥 통째로 취급했다. 가령, 현대 한글 입력 방식을 사용하면서 옛한글을 재결합 시켰을 때 말이다.

이번 버전에서는 '결합'은 현재 입력 설정을 따라서 하지만, '분해'는 입력 설정과 무관하게 그냥 그 한글 낱자의 기본 낱자 형태로 직관적으로 하는 옵션을 추가했다. 자음은 ㄱ~ㅎ과 ㅿㆆㆁ, 정치· 치두음, 모음은 ㅏ~ㅣ와 ㅐㅔㅒㅖ, 아래아 단위로 분해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서 ㄻㅄㄲ은 초· 종성과 현재 입력 설정을 불문하고 언제나 ㄹㅁ, ㅂㅅ, ㄱㄱ의 형태로 분해된다. 낱자 결합 규칙과 오토마타가 전혀 없는 입력 설정에서 이 방식으로 한글 낱자를 분해하고 재결합하면 한글을 기본 낱자들로 늘어놓을 수 있다. 이건 회사 사람에게서 제안 받은 아이디어인데 꽤 의미 있고 유용한 기능인 것 같다.

그리고 다음으로, 예전과 같이 '타자 순서'대로 한글을 분해할 때, 종성 두벌식 방식의 한글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던 문제를 해결했다. 예전에는 '한' 같은 글자를 재결합하면 ㅎ이 곧이곧대로 종성으로 인식되어서 중성 다음에 ㅏㅎㄴ 같은 식으로 결합됐는데.. 이 동작이 개선되었다.

6. 타자연습

(1) 다소 엽기적인 연습글인 이 상의 '오감도', 그리고 '영화 클레멘타인 감상평'을 연습글로 추가했다. "13인의아해가거리로질주하오"라든가.. "남친 집에서 클레멘타인 DVD를 발견했고,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같은 문장으로 타자 연습을 할 수 있다.

(2) 예전엔 이런 현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게임을 창 모드에서 하다가 Alt+Enter를 눌러서 전체 화면으로 진입하면 첫 프레임은 화면이 전체적으로 몇 픽셀 offset되어 잘못 렌더링 되다가 그 다음부터 제대로 된다. 화면이 수시로 업데이트 되는 게임 중이면 별 상관 없지만, 첫 프레임이 "레벨 n 시작합니다" / "게임을 그만 할까요?" 같은 메시지 화면일 때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glitch가 된다.
이 현상을 수정했다. 아마 Windows 8/10쯤에서 새로 발생한 부작용 같다.

(3) 그 외에 댓글로 올라온 의견과 제안을 반영하여 도움말의 일부 오타를 고쳤다. 그리고 게임에서 저장 가능한 상태 또는 이미 저장된 상태를 사용자에게 더 분명하게 알려주게 했다.
저장은 사용자가 게임에서 한 레벨 이상을 직접 깨서 다음 레벨로 진입한 다음부터 가능하다. 단, 레벨 2는 너무 낮고 쉬운 레벨이기 때문에 제외다. 저장되는 대상은 시작 레벨과 주인공 종류, 체력과 장갑, 점수이다. 게임 도중의 중간 상태는 저장되지 않으며, 저장 슬롯 자체도 단 하나만 만들 수 있다.

저장 기능 자체는 오랫동안 지원돼 왔으며 딱히 버그도 없었다. 단지 저장이 가능한 레벨이 시작되었을 때는 게임 시작 안내 화면의 우측 하단에 "F4: 저장"이라는 말을 작게나마 출력하게 했으며, 이때도 저장을 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게임 중에 사용자가 F4를 여러 번 누르면 "이 레벨의 시작 지점이 이미 저장돼 있습니다"라는 안내도 나오게 했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16 08:32 2019/06/1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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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

  • 1920년대: 1차 세계 대전 후, 비행기라는 게 군용뿐만 아니라 민간용으로도 극소량 단거리 위주로 쓰이기 시작함.
  • 1930년대: 비행기의 덩치와 성능이 더욱 향상되고 금속 재질+단엽기 형태로 정착함(보잉 247). "비행선이 밀려나고 도태함" (비행기의 성능 향상 + 비행선 힌덴부르크 호 화재 사고 크리)

  • 194~50년대: "제트 엔진"이 발명되고 여객기에도 적용됨. 대양 횡단이 가능해짐.
  • 1960년대: 여객기의 덩치가 점점 커지기 시작. 삼발기 등장.
  • 1970년대: "보잉 747 초대형 점보 광동체 여객기" 등장. 초음속 여객기까지 등장했으나 가성비 안 맞는 계륵으로 전락함.

  • 1980년대: 쌍발기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삼발기가 도태함. (버스로 치면 전방 엔진 버스가 도태한 것과 비슷한 시기) 보잉 747-400 덕분에 "한국-미국이 앵커리지 경유 없는 직항"이 가능해짐.
  • 1990년대: 여객기들의 덩치와 성능이 오늘날과 별 차이 없는 형태로 정착. "항공기관사 퇴출". (버스 안내양이 퇴출된 것과 비슷한 시기)
  • 2010년대: 보잉 747, A380 같은 초대형 여객기가 단종되고 도태하는 중. 기술의 발달 덕분에 쌍발 엔진이 과거의 4발 엔진에 맞먹는 출력과 항속거리를 달성함

아주 흥미진진하다!

2. 뜨는 원리

물체가 공중에 뜨는 힘의 원천으로는 부력(비행선), 양력(비행기), 또는 추력(로켓)이 있다. 닥치고 높게 떠서 지구를 떠나 우주로 나가려면 추력이 필요하겠지만, 지구 안에서 잠시 떴다가 수평 이동을 멀리 하는 용도로는 양력을 이용하는 게 경제적이다.
고정익 비행기에서 추력을 발생시키는 엔진은 기체를 들어올리는 게 아니라 그냥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쓰인다. 후자는 전자보다는 훨씬 덜 힘든 일이다.

비행기가 양력을 얻기 위해서는 날개가 달려 있어야 한다. 자동차는 고속 주행 중에 살짝 떠 버려서 제동· 조향 능력을 상실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스포일러'가 뒤에 장착되곤 한다. 이건 비행기의 날개와 정반대로 양력을 상실시키는 역할을 한다.

비행기가 양력을 받아 뜨는 원리에 대해서 베르누이의 원리, 벤추리 관, 긴 경로(날개 윗쪽이 윤곽이 더 완만하고 길다) 등 잘못된 이론이 오랫동안 항공 전공 서적에 별다른 검증 없이 소개돼 왔다. 그런데 난 잘못된 이론과 맞는 이론 모두 잘은 모르겠고 완벽하게 내 것으로 소화를 못 했다. 양력은 부력보다는 훨씬 더 이해하기 어려운 힘이니까.. 그 뿐만 아니라 이 자연에는 전자기력처럼 이해하기 더 어려운 현상도 많다.

비행기에는 공기를 사정없이 휘젓고 내뿜기 위해 뭔가 커다랗게 뱅글뱅글 돌아가는 물체가 어떤 형태로든 달려 있다. 그 물체의 종류로는 프로펠러가 제일 대중적인데.. 비행기의 (1) 프로펠러는 선박의 스크루와 개념적으로 동일한 역할을 한다. 프로펠러를 돌리는 엔진은 피스톤 왕복 또는 터보프롭 방식 중 하나인데, 비행기에서 자동차 같은 왕복 엔진은 완전 초소형 경비행기 급에서나 쓰인다.

이론적으로 비행기도 배처럼 프로펠러가 뒤에 달린 형태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공기의 밀도와 바닷물의 밀도는 서로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에 생긴 모양이 동일하지는 않다. 선박의 프로펠러는 꽈배기처럼 배배 꼬인 형태이기 때문에 screw라고 불린다.

헬리콥터는 프로펠러로 추력이 아니라 양력을 직접 발생시켜서 뜨는 비행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프로펠러 자체가 회전익, 즉 날개 역할을 하며 이를 (2) 로터라고 부른다. 로터라고 해서 프로펠러와 크게 다른 물건은 아니기 때문에 틸트로터 같은 특이한 수직 이착륙기도 존재할 수 있다. 같은 바람개비를 각도만 조절해서 이륙할 때는 헬리콥터의 로터처럼 쓰고, 순항할 때는 일반 프로펠러처럼 운용하니까 말이다.

오늘날 비행기에서 주력으로 쓰이는 제트 엔진이 왕복 엔진과 다른 점은.. 연료를 태운 배기 가스까지도 그냥 곱게 배출하는 게 아니라 세차게 내뿜어서 추력을 내는 데 쓴다는 점이다. 즉, 제트 엔진은 노즐이 달려 있다. 단지, 산화제를 자체 탑재한 게 아니라 주변 공기를 빨아들인다는 것만이 로켓과 다른 점이다.

터보 제트, 터보 팬 같은 제트 엔진에도 (3) 팬 블레이드라는 바람개비가 달려 있다. 하지만 이건 공기를 빨아들이고 압축하는 용도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프로펠러와는 성격이 다르다.
비행기 엔진을 넘어 로켓 엔진이 되면 노즐 꽁무니에서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며, 오로지 추력에만 의존해서 날아가기 때문에 딱히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건 없다.

육해공을 막론하고 교통수단에 피스톤 왕복 엔진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철도 차량에서는 가능한 한 전철이 쓰이고 있으며 비행기도 덩치가 조금만 커지면 제트 엔진이 쓰인다. 자동차와 선박만이 왕복 엔진이 대세인 듯하다. 프로펠러는 비행기와 선박이, 고무 바퀴는 자동차와 비행기가 공유하고 말이다.

3. 조종법

(1) 페달
자동차는 두 페달(가속, 브레이크)을 동시에 밟을 일이 없고, 또 클러치 페달이 추가로 있는 수동 변속기 차량과의 호환 문제도 있기 때문에 오른발 하나만으로 두 페달을 모두 밟는다. 자동 변속기 차량에서는 왼발은 그냥 하는 일 없이 논다.

하지만 비행기는 두 페달을 동시에 밟을 일이 있기 때문에 양발을 모두 쓴다. 게다가 페달의 위쪽을 밟는 것과 아래쪽을 밟는 것의 구분도 있다. 비행 중일 때는 페달이 방향타 역할을 하고, 지상에서는 랜딩기어의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핸들을 돌리는 게 아니라 양 부위별로 브레이크를 다르게 걸어서 택싱 중인 기체의 방향을 조절한다.

(2) 엔진 가동
자동차는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동안만이(가속, 오르막 오르기 등) 실질적인 힘을 쓰는 상태이다. 나머지 시간은 그냥 시동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연료 분사만 하거나(아이들링), 아니면 평지· 내리막에서 바퀴를 따라 엔진이 관성으로 저절로 돌아가는 퓨얼컷+엔진 브레이크 타력 주행 상태이다.

하지만 비행기가 엔진이 그렇게 아이들링인 상태인 건 글라이더처럼 활강하면서 서서히 추락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비행기는 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언제나 힘차게 돌아가면서 기체를 움직이고 양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페달을 밟는 깊이로 출력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마치 선풍기/에어컨의 출력처럼 손으로 조작하는 스로틀 레버의 위치로 출력을 조절한다.

비행기 엔진은 공기를 상대로만 돌아갈 뿐, 자동차 엔진처럼 무거운 차체와 지면 사이의 마찰력을 극복해야 할 일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와 같은 변속기가 달려 있지는 않다.

(3) 조향
자동차의 핸들은 한 축(비행기로 치면 yaw)만 조절하지만, 비행기의 조종간은 조이스틱 같은 형태로 두 축(대략 roll, pitch)을 조절한다.

비행 중에 방향을 전환할 때는 조종간뿐만 아니라 얼추 yaw를 담당하는 페달까지 적절히 밟으면서 전환한다.
그리고 상승· 하강할 때는 조종간뿐만 아니라 엔진 출력도 적절히 조절하면서 고도를 바꾼다.
이륙할 때 앞부분이 먼저 뜨고, 착륙할 때는 뒷부분이 먼저 착지한다.

활주로에서 충분히 속도가 붙어서 이제 이륙을 중단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을 V1 속도 도달이라고 하며, 조종간 당기고 자세 잡아서 뜨기만 하면 되는 직전 속도를 rotate 속도라고 한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무슨 제1~3 우주 속도(탈출 속도) 같은 용어를 듣는 느낌이다. 그리고 자동차에도.. 이제 노란불이 되더라도 급정거를 할 수 없고 교차로를 무조건 빨리 통과해야 되는.. 교차로에서의 V1 속도, 지점 같은 개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비행기를 조종하려면 이런 기본 중의 기본 스킬 말고도 무수한 항공 관제 규약, 비행기 기기 조작 매뉴얼을 숙지해야 한다.

옛날에는 비행기도 자동차와 별 차이 없는 피스톤 회전 엔진을 사용해서 시동 걸면 털털털털 부우웅~ 소리가 났지만.. 앞서 역사에서 언급했듯이 1940~1950년대부터 제트 엔진이 보급된 뒤부터는 엔진 소리가 지금과 비슷한 형태로 바뀌었다. 6· 25 전쟁 당시에 미군 전투기에 '쌕쌕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로켓 엔진은 그냥 자기 연료와 산화제만 연소시켜서 뿜지만 비행기 엔진은 주변 공기도 왕창 빨아들여서 내뿜는다.

비행기가 타 교통수단과 크게 다른 점은.. 엔진이 꺼지면 곱게 정지나 표류가 가능한 게 아니라 그대로 추락과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는 것, 그리고 한번 자세가 어긋나서 양력을 잃고 실속에 빠지면, 엔진 출력 올리고 밟기만 한다고 해서 곧장 자동으로 회복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종이 어렵다. 물론 자동차도 타이어가 접지력을 상실하고 미끄러지면 매우 큰 위험에 빠지지만, 그 위험이 비행기에 비할 바는 아니다. 헬리콥터는 고정익기보다 이런 게 더 취약하고 불안하다.

4. 기내 화재로 인해 발생한 항공 사고

지금 이 시각에도 전세계에 얼마나 많은 비행기들이 평온하게 날아다니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비행기는 매우 안전한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가 전혀 없는 건 아니며, 그 드문 사고는 이· 착륙 중에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이륙은 연료가 제일 많이 들어있어서 비행기가 제일 무겁고 엔진 출력도 제일 세게 땡기는 때이다. 활주로의 길이는 제한돼 있는데 이미 충분히 가속하여 활주해 버린 뒤에 무슨 이유로 인해 공중으로 뜨지 못하면 사고로 이어진다.

반대로 착륙하려면 엔진 출력과 기체 주행 속도를 줄이고 또 줄여야 하는데.. 이렇게 느려지면 기체의 자세 제어와 조종도 제대로 안 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위치를 잡기가 더욱 어려우며, 돌발상황에 취약해진다. 착륙하려다가 실패/포기하고 재이륙하는 건 조종사에게 굉장한 부담을 주는 기동이다.

이런 외부적인 요인 말고 내부 요인 때문에 발생한 사고도 있다. 옛날에는 기체의 구조적인 결함으로 인한 사고도 있었지만, 그건 수십 년간의 사고 데이터 분석과 비행기 제조사들의 기술 발달 덕분에 없어지는 추세이다. 1970년대 이후에는 차라리 정비 불량의 비중이 더 높으며, 다소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화물칸의 화재'로 인한 사고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항공 163편(1980년 8월 19일, 록히드 트라이스타)은 이륙 7분 만에 화물칸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기껏 회항하고 비상 착륙까지 아주 극적으로 성공적으로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뒤로 비행기가 곧장 서지 않고 엔진도 꺼지지 않고, 문도 제대로 안 열렸다.

300명이 넘는 승객과 승무원들은 착륙 후에 지상의 기내에서 옴짝달싹 못 하다가 화마에 희생되어 전원 사망했다. 대놓고 추락이나 공중 분해도 아니고 이렇게 멀쩡히 착륙 후에 탑승자가 전원 사망한 사고는 무척 이례적이다. 착륙 후에 기내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탈출이 지체되었는지, 그리고 무슨 수하물에서 왜 화재가 발생했는지는 밝혀지지 못하고 미스터리로 남았다.

남아프리카 항공 295편(1987년 11월 28일, 보잉747-200 계열)은 이륙 후 9시간째 잘 날고 있던 중에 역시 화물칸에서 불이 났다. 화재는 맨 앞 조종실에까지 연기가 들어올 정도로 심각해졌으며, 비행기는 조종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채 결국 아프리카 마우리티우스 섬 근처의 인도양 바닷속으로 추락했다. 역시 전원 사망.

이 사고도 어느 화물에서 화재가 왜 발생했는지는 밝혀지지 못했다.
날짜를 보고 눈치 챈 분도 계시겠지만 이건 대한항공 858편 폭파 테러의 "바로 전날"에 발생한 사고이다. 858도 추락 내지 실종 지점이 나름 인도양 권역인 것이 비슷하다. 비록 후자는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지만 말이다.

요것들은 1980년대 이야기이니 지금과는 상황이 동떨어진 것 같지만.. 지난 2011년 7월 말, 아시아나항공 991편 화물기의 추락 사고도 원인이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였다. 얘는 범인은 밝혀졌지만 역시 왜 뜬금없이 불이 붙었는지는(범행 동기??) 불명으로 남았다.
화물칸 화재로 인한 비행기 추락 사고들은 여느 인재들과 달리 정확한 원인이 규명된 게 별로 없는 것이 더욱 괴이하다.

자동차도 나름 내연기관이 달려 있으며, 비행기만치는 아니어도 사고 시에 화재 위험이 존재하는 물건이다. 그래도 리튬이온과 달리, 자동차의 무거운 재래식 납-황산 배터리는 불이 붙거나 폭발하지는 않는 게 다행이다.
대형 냉동 창고에서 쓰이는 암모니아 냉매는 폭발하지만, 가정용 냉장고의 CFC 내지 그 대체제 냉매는 폭발하지 않고 안전한 것처럼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13 08:35 2019/06/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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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크기별 분류

1. 야외 시계탑

오늘날이야 스마트폰 덕분에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정확한 현재 시각을 얻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해시계· 물시계 같은 자연(?) 시계 말고 자체적으로 돌아가는 시계라는 건 전근대 시절 기계 기술의 정수가 담긴 상당히 비싼 물건이었다. 아주 천천히 오랫동안 안정되게 균일한 속도로 움직이는 기계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테니 말이다.
그리고 시계가 널리 보급된 뒤에도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 일반인들은 정확한 표준 시각을 알기 위해서 오랫동안 텔레비전 방송의 시각 표시와 시보에 의존해야 했다.

시계가 집집마다 개인마다 쉽게 보유 가능한 물건이 아니었던 시절에는 공공장소· 광장에 커다란 시계탑이 세워지곤 했다. 철도역 광장 같은 곳도 당연히 포함이었다. 이건 20세기 초중반까지, 아직 노면전차와 증기 기관차가 다니고 건물은 온통 빨간 벽돌 외형에다 목재 인테리어가 보편적이던 시절의 얘기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대 병원 시계탑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계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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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한 멀리서도 시각을 확인하라고 탑은 높게 세워졌다. 그렇잖아도 수백 년 전의 옛날 시계들은 추에 작용하는 중력을 동력원으로 삼아서 돌아가는 아주 원시적인 구조였다. 그렇기 때문에 어차피 크고 높게 만드는 게 구조적으로 유리했다.

시계탑은 바늘의 위치로 시각을 시각적으로(?) 표시할 뿐만 아니라, 주요 이벤트는 소리로도 멀리 알릴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뎅뎅' 소리가 나는 종이란 게 달렸다. 옛날에는 시계탑의 종은 사람이 직접 쳤던 것 같다..;;

오늘날이야 시계가 너무 흔해진 관계로 시계탑이라는 시설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물건을 일부러 보존하는 것 말고, 공익을 위해 새로 만들 일은 없어졌다.

2. 실내 벽걸이 -- 대형

금속의 탄성을 이용한 용수철과 태엽 같은 장치가 발명되면서 기계식 시계는 더욱 작아질 수 있게 되었다.
실내에 비치 가능한 시계 중에서 가장 큰 물건은 디스플레이 아래로 '추'가 진자 운동을 하는 '괘종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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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시계는 매시 정각에는 그 시각 수만큼, 그리고 매시 30분에는 또 한 번 종이 쳤다. 추가 노출돼 있어야 하는 이유라든가, 시계 바늘 위치에 따라 종이 연결되는 원리는 난 잘 모르겠다.

오늘날의 전자식 아날로그 시계는 제일 시끄러워 봐야 1초 간격으로 tick, '째깍' 소리가 나는 반면..
요런 기계식 시계는 근처에서 가만히 들어 보면 정말 사전적인 의미의 '똑딱똑딱'에 충실한 소리가 났다. 마치 열차로 치면 증기 기관차의 고전적인 '칙칙폭폭' 같은 소리인 셈이다. (참고로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이라는 그 동요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100년 전인 1920년대에 작곡됐음)

글쎄, 요즘은 초침 달린 아날로그 형태이면서 '째깍' 소리조차도 안 나는 물건이 있고, 심지어 초침이 계단식이 아니라 물 흐르듯이 등속 운동을 하는 놈도 있지만.. 그래도 등속 운동 시계는 주류 디자인은 아닌지라 흔히 볼 수 있지 않는 듯하다.

전자식 시계는 서 버렸다면 건전지를 교체한 뒤, 뒷면의 자그마한 다이얼을 아무 방향으로나 돌려서 시각을 맞추면 된다.
하지만 기계식 괘종시계는 절차가 이와 달랐다. 무슨 자그마한 공구를 시계 표면의 작은 구멍에다가 집어넣고 돌려서 일명 '밥을 줘야' 했다. 태엽을 조이는 작업이다.

바늘 위치는 별도의 다이얼을 통해 간접적으로 조절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직접 조절하면 됐다. 태엽을 조이고 바늘 모양을 맞춘 뒤에, 무슨 트리거를 또 조작하고 나서 추를 흔들어 주면.. 그때부터 추는 멈추지 않고 시계 바늘과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에 다른 어르신이 시계를 조작하는 모습을 봤던 기억이 전부인지라 기억이 100% 정확하지는 않지만 신기하기 그지없다. 자동차로 치면 타이어를 교환하는 작업 같기도 하고, 밀어서 시동 거는 작업 같기도 하고..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한 뒤에는 시계 바늘을 강제로 역방향으로 돌리는 조작을 해서는 안 됐다. 그러면 바늘과 연결된 내부 장치가 망가질 위험이 있었다. 특성이 전자식 시계와는 여러 모로 달랐다.

3. 실내 벽걸이 -- 소형

뭐, 기계식으로도 시계의 소형화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단지 가성비가 차이가 날 뿐이다.
괘종시계보다 작은 벽걸이 시계는 오늘날도 볼 수 있듯이 지름 수십 cm 남짓한 동그란 원반형 시계가 될 것이다.
기계식 시계는 무조건 아날로그이겠지만 전자식 시계는 아날로그/디지털이 모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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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괘종시계의 소형화 변종으로 '뻐꾸기 시계'라는 것도 있었다. 시계 본체가 새장 모양이고, 매시 정각에는 뻐꾸기 인형이 튀어나오는 그 물건 말이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중반이 돼서야 소개돼서 2000년대까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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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물건의 원형을 처음으로 생각해 낸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다만.. 얘 덕분에 "뻐꾹 왈츠"라는 곡도 인지도가 올라가고, 웬 뻐꾸기가 시계와 관련 있는 새처럼 사람들 기억에 새겨지게 됐다.
뻐꾸기 벽시계는 시기적으로 최근인지라, 무늬만 괘종시계이지 내부 메커니즘은 이미 전자식으로 다 바뀐 물건이었다.

4. 탁상

시계가 더 작아지면 이제 벽에 고정시켜 놓는 게 아니라 탁상시계 내지 자명종 같은 급이 된다. 귀가 두 개 달렸고 때르르릉~ 울리는 바로 그 시계 말이다.
얘는 사용자가 시계 본체에 수시로 손을 뻗어서 접근 가능하다는 점이 벽시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알람 기능이 이 레벨에서 드디어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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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금속판을 물리적으로 때리는 방식으로 알람 소리가 동작했다. 구식 다이얼 전화기의 따르르릉 소리처럼 말이다. 그러던 것이 나중에는 다들 그냥 전자음으로 바뀌었다.

본인은 옛날에 전자식 디지털 탁상 시계가 콘센트 하나를 떡 차지하여 돌아가는 형태인 걸 본 기억이 있다. 배터리도, 메모리도 전혀 없었기 때문에 플러그를 빼 버리면 시계는 바로 꺼졌다. 저장하고 있던 시각도 날아갔기 때문에 매번 다시 맞춰 줘야 했다.
그에 반해, 요즘 시계는 전자식으로 돌아간다 해도 전력 소모가 굉장히 작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그냥 건전지만으로 몇 달은 버틴다. AC 전원 자체를 쓰지 않는다.

그나저나 과거에 컴퓨터도 전자식이 아닌 전기식이 있었듯이, 시계에도 메커니즘은 기계식인데 동력만 태엽 대신 모터로 조달하는 '전기식 시계'라는 게 있긴 했다고 한다.

5. 회중

이제 사람이 목에 걸거나 주머니에 넣어서 휴대 가능한 정도로 시계의 크기가 더욱 작아졌다. 이것보다 조금만 더 작아지면 손목에 두를 수 있게 된다. 회중시계에는 '시곗줄'이라는 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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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중시계라 하면 옛날에 의사나 철도 기관사가 한때 사용했던 물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앞부분에서 토끼가 차고 있던 물건, 아이작 뉴턴이 달걀 대신 물에다 삶아 버린(...) 물건, 그리고 윤 봉길 의사가 거사를 앞두고 김 구 주석과 맞교환한 물건 정도로 본인의 기억에 남아 있다.

의사들이야 수술칼을 집고 정교한 수술을 해야 하는데 그 시절의 크고 무거운 손목시계는 거추장스러우니까, 그리고 철도 기관사는 매번 종합 사령실과 시각을 동기화시키고 정시 운행을 해야 하는데 붙박이 벽걸이 시계는 조작이 불편하기 때문에 그 중간 위상인 회중시계가 선호되었다고 한다.

6. 손목

이렇게 작은 시계를 기계식으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역시 매우 어려웠으며 제품도 고가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손목시계가 있으면 활동하는 데 굉장히 편리하기 때문에 20세기 중반쯤부터는 군사 같은 업종을 중심으로 차츰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1940년대 말에 한반도에 들어온 소련군들이 손목시계만 잔뜩 약탈해서 주렁주렁 차고 다녔으며, 6· 25 때 비밀 작전을 펼치던 군인들도 한데 모여서 자기 손목시계의 시각을 동기화시킨 뒤, 각자 흩어져서 작전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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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손목시계가 저렴하게 널리 보급된 것은 아무래도 전자식 시계가 발명된 20세기 후반부터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손목시계는 외형이 미묘하게 남녀 구분도 있는 게 특징이다.
이상이다.

(1)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화면에 흡수되지 않고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있는 시계의 형태는 "3. 벽걸이 소형" 다수, "4. 탁상" 소수, "6. 손목시계" 소수 정도인 것 같다. 스마트폰은 굳이 따지자면 회중시계에 가깝고, 스마트워치는 손목시계 그 자체의 변종에 가깝다. 시계탑, 괘종, 회중시계는 멸종이다.

(2) 옛날에는 매일 한 장씩 찢어 내는 달력도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사라졌다.
그리고 로마 숫자를 1부터 12까지나마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던 곳도 시계였는데 이 역시 요즘 시계에서는 거의 찾을 수 없는 것 같다.

(3) 시계 바늘의 위치와 관련해서..
시계 가게에 있는 시계들은 바늘이 일부러 전부 제각각 랜덤으로 맞춰져 있다는 건 상식이었다. 동기화 메커니즘이 없던 시절엔 모든 시계들을 정확하게 맞춰 놔도 어차피 얼마 못 가 전부 다 어긋나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모든 CF는 소비자의 심리를 고도로 겨냥해서 바늘의 모양이 제일 괜찮은 10시 10분으로 맞춰 놓네 마네 하는 말이 있었다.
우리는 바늘이라고 하지만 영어로는 needle이 아닌 hand라고 부른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4) 컴퓨터에서는 Windows 3.x까지만 해도 시계 앱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졌다. 시각 표시는 그냥 운영체제 셸의 작업 표시줄에 나타나는 기능으로 축소되었다.
다만, 전문적인 스톱워치/알람 앱은 스마트폰에 존재한다.

(5) 그러고 보니, 용(dagon)이나 성(castle)뿐만 아니라 '종'(bell)도 동양과 서양의 심상이 서로 차이가 난다.
동양의 종은 왕창 거대하며, 나무로 된 큰 막대기로 종의 겉면을 쳐서 소리를 낸다. 그러나 서양의 종은 그렇게까지는 크지 않고, 손잡이를 잡아당겨서 종 내부의 금속판을 속면과 충돌시켜서 소리를 낸다. 소리도 '뎅뎅'보다는 '땡땡 딸랑딸랑'에 가깝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옛날에 종근당 CF에서 마지막에 늘 나왔던 "CG 황금색 종 + '뎅' 소리" 씬은.. 서양식 종 비주얼에다가 동양식 종소리를 넣은 일종의 짬뽕이다. 무척 흥미로운 사실이다.

(6) 끝으로, 건물 말고 자동차 내부의 시계에 대해서 좀 생각해 보고 글을 맺겠다.
옛날, 한 1980년대까지는 계기판에서 속도계 옆에 아날로그 시계가 덩그러니 놓여 있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 공간은 엔진 회전수를 나타내는 타코미터로 대체되고, 시계는 계기판 또는 대시보드에 디지털 형태로 자그맣게 나오는 형태로 바뀌었다.

요즘 사람에게 스마트폰이 있다면 요즘 자동차는 내비게이션이 달려서 이게 진행 속도와 현재 시각을 자동차의 오리지널 계기보다도 더 정확하게 알려 주고 있다. 그래서 자동차의 자체 시계는 차내 영상 서비스와 통합되어서 따로 나오지 않는 추세이다. 다만, 버스는 앞유리에 자동차 부품으로서가 아니라 완전 별개의 액세서리로서 시계가 걸려 있기도 하다. 승객들이 보라고 말이다.

오히려 차량용 블랙박스가 서버 동기화· 통신 같은 기능이 없기 때문에 내부 시계의 시각이 어긋날 여지가 있다. 여기 시각까지 자동 동기화되는 건 내비와 자동 연계가 되는 순정 블랙박스가 등장하면 도입되지 싶다.

옛날에 자동차의 기기들이 대체로 아날로그· 기계식이던 시절에는 시동이 꺼져 있을 때도 도어의 창문을 돌려서 개폐할 수 있었고.. 연료계 바늘은 언제나 실제 연료량을 가리키고 있었으며, 아날로그 시계도 상시 동작하고 있었다. 요즘 자동차에서는 이런 특성을 찾을 수 없게 됐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10 08:29 2019/06/1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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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 보훈의 달 6월이 됐고 현충일도 지났는데 문득 다시 생각해 본다.
세계의 많고 많은 나라들 중에 이 코리아라는 나라는 왜 이런 기구한 근현대사를 보유하게 된 걸까? 중· 근세에 걸출한 수학자· 과학자 하나 배출한 거 없고, 하도 자랑할 인물이 없었는지 지폐에는 오로지 조선 시대 유학자 먹물들밖에 없는 걸까?

그걸로도 모자라서 왜 하필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추악하고 비열하고 더러운 생물인 북한 공산 괴뢰 집단과 대면하게 되었으며, 그 졸개 똘마니 하수인인 종북좌빨들과 이 2020년대를 앞두고도 지겹도록 싸우는 지경이 됐을까?

이웃 일본은 국력이 너무 강해서 한번 거하게 사고를 쳤다가 군대를 가질 수 없는 나라가 됐는데, 이놈의 나라는 왜 반대로 군대에 강제로 안 가면 안 되는 나라가 됐을까?
이건 자기 나라를 비하하고 역사 왜곡하는 좌좀 이념을 퇴치하기 위해서 한 번쯤 근본적으로 본질적으로 생각해 봐야 하는 의문이다. 계산 결과인 "때려잡자 김 정은! 뒤죄앙 문져라!"만 마구 외치기 전에 계산 배경과 과정도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제일 간단히만 요약하자면 이렇다.
지정학적으로 좀 독특한 반도 위치에, 규모는 작고 인구 수 별로 없고, 석유가 펑펑 난다거나 지하자원 많지 않고, 그렇다고 과학 기술 군사 경제가 막 뛰어나게 부강한 것도 아닌데..
어째 언어와 문화는 아주 독특해서 진작에 이웃 중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로 흡수되지 않았고, 특히 20세기 중반에 앗싸리 공산화되지도 않았고... =_=;;

이것도 저것도 아닌 답이 없는 유별난 상태로 위태롭고 아슬아슬하게 고유한 민족 정체성을 유지하고, 이 정도의 자유와 풍요까지 덤으로 누리며 살고 있는 대가가 지금 같은 지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민족이 진작에 중국 소수 민족으로 편입해 들어갔거나, 선진국 일본이나 미국 밑으로 귀순해 들어갔으면 처음에 좀 자존심 접고 설설 기는 게 힘들 뿐, 개돼지마냥 빌어먹고 생존하는 건 더 편할지도 모른다.

또한, 반대편 극단으로 남한이 6· 25 전쟁에서 져서 한반도가 진작에 김 일성의 손아귀에 들어가 버렸다면.. 수십 년에 달하는 극심한 체제 경쟁, 긴장과 갈등이 없었을 테니 북한 정권도 지금 같은 급의 상또라이(주체사상, 8월 종파 사건, 핵무기 등등..)로 흑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1990년대에 중국· 소련처럼 경제 하나만은 개방으로 갔을 수도 있다. 가능성이 0은 아니다.

허나, 그래 봤자 수십 년 동안 한반도 전역의 한국인들이 겪게 됐을 자유 없는 지옥 같은 참상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이미 194, 50년대에부터 북괴의 학정에 학을 떼고 남한으로 내려온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러니 예나 지금이나 허튼소리 지껄이는 빨갱이는 다 죽여버려야 한다는 건 변함없다.

아무튼 이 나라 이 민족은 삐끗 잘못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못될 수도 있었고 민족 정체성을 잃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고 꿋꿋이 버텨 왔다.
국제어인 영어와는 너무 딴판인 괴팍한 언어를 쓰고 있는데, 그에 맞춰 외국 석학들이 감탄해 마지않는 우수한 고유 문자를 창제하고 기계식 타자기를 만들었다.

한중일 중에서 유일하게 성탄절이 공휴일일 정도로 나름 기독교 복음도 많이 들어왔다.
군사정권 독재를 경험했으나, 정말 유례를 찾기 힘든 선한 독재 덕분에 나라가 부강해졌다.
6· 25 때는 세계의 전쟁 역사상 전무할 정도로 수많은 나라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때 이후로 이런 규모의 UN군은 현재까지 결코 다시 조직되지 않았다.

이런 여러 역사 정황을 살펴보면.. 내 조국이라는 나라는 충분히 유니크하며, 일말의 애착을 갖고 감사할 만한 여지가 있다.
내가 이것 때문에 어쩌다 보니 전공과 연구 개발도 한글· 한국어 정보 처리 쪽으로 가게 됐다. 왕의 명령으로 성경을 번역한 나라는 아니지만 그래도 왕의 명령으로 고유 문자를 창제한 나라이지 않은가..?

그래서 더욱 바라기는.. 이 반도에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만한 선하고 유니크한 발명· 문물이 나왔으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서 나라를 좀먹는 빨갱이들은 제발 get off my country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걔네들한테서 이상한 물 먹은 사람들은 하루빨리 산업화 되고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 내가 험악한 말투의 글 좀 안 써도 되게 말이다. 이런 내력을 지닌 나라가 인제 와서 겨우 이렇게 허망하게 폭삭 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건국과 달 착륙

지난 1969년 7월에 아폴로 11호 우주선을 통해 인류가 최초로 달에 착륙했을 때, 닐 암스트롱이야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라고 말한 건 너무 유명하다. 그런데 그거 말고, 밖으로 나가기 직전에 달 착륙선 선장이던 올드린은 감격에 벅차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이 기회를 빌려, 나는 이 방송을 듣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든, 지금 어디 있든, 잠시 멈춰 지금 몇 시간 동안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면서 각자의 방식대로 감사를 드려 주시기(give thanks)를 요청합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으니 종교색을 배제하려고 '신에게 감사'라고 안 하고 '각자의 방식대로'(in his or her own way)라고 표현을 했다만..
저 대사를 보면 난 1948년 5월, 제헌 국회 본회의 때 감사 기도를 제안했던 할배의 애드립이 곧장 오버랩 된다. 상황과 표현이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

"대한민국 독립민주국 제1차 회의를 여기서 열게 된 것을 우리가 하나님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종교 사상 무엇을 가지고 있든지 누구나 오늘 같은 날이 사람의 힘으로만 오게 된 것이라고 우리가 자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중요한 순간에 이렇게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현할 줄 아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인다.

※ 할배 생각

  • 일본이 핵폭탄 맞고 전쟁에서 지기만 했다고 조선이 저절로 해방된 게 아니다. (적극적인 독립 의지 표명 필요)
  • 그저 일제만 몰아낸다고 다가 아니며, 그 뒤에 제대로 된 나라를 세워야 한다.
  • 통일만 한다고 장땡이 아니며, 무슨 통일인지를 따지고 자유와 개방이 있는 바른 체제로 통일을 해야 한다.

예수쟁이들이 그저 예수 믿고 구원만 받는다고 끝이 아닌 것만큼이나, 저것들은 너무 당연한 사실이 아닌가?
그런데 까마득한 1940년대에 위의 세 아이템들을 완벽하게 간파한 사람은.. 제아무리 민족주의자니 애국자니 독립 운동가니 뭐니 하는 집단 내부를 뒤져 봐도 정말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극소수였다.

특히 공산주의 사상과 공산주의자 빨갱이들의 수법까지 다 꿰뚫고 있던 국제정세 전문가는 전무..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남한, 대한민국의 건국의 아버지는 위의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인물이었다.

* 할배가 모세와 아주 비슷한 점

  • 타지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가 7, 80대.. 다 늙어서야 지도자가 됨
  • 거의 초월적인 계기로 민족의 해방을 경험함 (원자탄 / 이집트 재앙+홍해 경부 고속도로)
  • 당사자는 말년의 실수 때문에 민족이 부흥하는 걸 제대로 못 보고 타지에서 죽음
  • 외국인 여자와 결혼(정확히는 재혼)함

* 할배가 다윗과 꽤 비슷한 점

  • 왕위에 오르고 나라를 안정시키는 과정에서 부하의 월권· 과잉충성 등으로 본의가 아니게 인명 희생을 좀 겪음
  • 내전 겪고 피난 다녀온 적 있음(6·25 / 압살롬 반역)
  • 난리가 나서 위급한 와중에 중상모략 같은 걸 제대로 분별 못 하고 행정 착오를 저지른 것은 어디서나 불가피한 인지상정임 (삼하 19:27-30)

할배는 대한민국의 국부, 건국 대통령 초대 대통령이자 과거에 임시정부 대통령이었고, 일제로부터 현상금이 걸린 항일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다.
할배는 잘한 것하고 잘못한 것을 수치화해 보면 둘이 거의 0의 개수부터가 차이가 날 것이다. 머리를 상하게 하는 것과 발꿈치를 상하게 하는 것만큼이나 다르다. (창 3:15)

잘못한 건 바로 눈에 띄고 티가 나지만.. 잘한 것은 일반인이 범접조차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한 스케일이다.
뮬란 대사처럼 말이다.

I've heard a great deal about you, Fa Mulan. You stole your father's armor, ran away from home, impersonated a soldier, deceived your commanding officer, dishonored the Chinese Army, destroyed my palace! AND YOU HAVE SAVED US ALL.


라이온 킹에서 스카가 선왕 무파사의 '무'짜만 꺼내는 것도 싫어한 것처럼.. 할배의 공로는 잘도 누리고 있으면서 할배를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하고 극우 수꼴로 몰고 가는 이 분위기는 오늘날 남한이 이념과 정체성 전쟁에서 북괴의 공작에 완전히 넘어가서 져 버렸음을 보여준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고 성경에도 대언자· 선각자가 꼭 자기 친족과 고향에서는 존경을 못 받는다는 말이 사복음서에 모두 기록돼 있을 정도이긴 하지만(마 13:57, 막 6:4, 눅 4:24, 요 4:44).. 그래도 후조선 땅에서 할배에 대한 병적이고 악의적인 왜곡은 동서고금 평균을 넘어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수준이다.

※ 통일보다 더 중요한 건 북한 지역의 체제 정상화

통일보다 더 중요한 건 북한 지역도 뭔가 제대로 된 정상인 정권이 들어서고 자유와 개방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걸 이루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멸공 북진 흡수 통일이겠지만, 이젠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고 시간이 너무 지체되면서 그런 통일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됐다.
그렇다면 꼭 통일이 아니어도 좋다. 북한을 남한과는 서로 다른 나라로 완전히 인정한 뒤, 이웃 중국이나 일본 가듯이 비자 받아서 여행 다녀오고 통신 정도나 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허나, 현재 그 정도 개방마저도 할 수 없는 건 전적으로 북괴가 비정상적이고 잘못된 체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놈들은 남한까지도 자기처럼 생지옥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 민족 사칭하고 남한의 역사를 왜곡하고 정체성을 부정하는 더욱 흉악한 체제이다.

이런 집단/체제과 뭐, 통일..?? 그리고 통일 준비 차원에서 퍼주자?
이런 놈들은 말이 필요하지 않은 사기꾼 빨갱이이고 모조리 다 죽여야 된다.
이런 암세포를 떼어내기 위해서는 국민의 1%, 10%, 최악의 경우 절반이라도 학살되는 피바람이 불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희대의 사기극에 비하면 4대강이니 조무래기 방산비리니, 고위층 병역기피니 하는 건 어설픈 풋 사과에 불과하다.
이런 반역자 빨갱이들이 이미 법조계 교육계 정치계를 장악한 와중에 조무래기 친일파 후손이니 지랄은 그냥 애들 장난일 뿐이다.

내가 늘 하는 말이지만, 북괴가 정상적으로 자기 나라의 경제력 군사력을 키워서 우리나라를 침략하려 한다면 차라리 낫다. "적이지만 훌륭하다, 우리가 한 수 배울 게 있다"라고 인정할 수라도 있다. 옛날에 일제가 그랬었다.

그런데 지금 북괴는.. 진짜 선한 것이라고는 없고, 라이온 킹 스카가 심바에게 "우린 가족이잖니~~ ^_^" 하듯이, 처키가 앤디에게 "우린 친구잖니~~ ^_^" 하듯이 온갖 지저분한 거짓 평화 공세를 늘어놓고 남한을 삥뜯는 게 너무 싫다.
거기에 끌려가서 '우리 민족끼리' 이 짓 하는 놈들, 우리나라 역사를 부정하고 정체성을 비하하는 놈들, 맨날 천날 친일파 드립만 치는 놈들은 더 싫고 한 하늘 아래에서 상종을 하고 싶지 않다. 남들한테는 반미 반미 거리면서 자기 자식 새끼는 미국 유학 보내는 놈들보다야 차라리 평범한 안보 장사꾼 위선자가 더 낫다.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할배 때 6·25 전쟁 중에 벌어졌던 온갖 광기와 보복과 학살은.. 90%는 실드가 쳐진다. 빨갱이는 그런 극약 처방으로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개지랄과 발악을 해서라도 척결했어야 했다.
이것들은 10년 이상 본인의 아주 오래된 생각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07 08:33 2019/06/0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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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관련 이야기들

1. 6단의 존재감

1990년대까지만 해도 승용차들의 변속기는 수동 5단, 자동 4단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경차가 아닌 이상 6단 정도가 기본이 됐다. 자동 변속기가 다단화에 유리한지라, 단수가 옛날과는 반대로 수동보다 오히려 더 늘어나 있다.
요즘 자동차들이 디젤도 아닌 휘발유 엔진으로 시속 120대의 고속 주행 중에도 어지간해서는 2000 초중반대의 엔진 회전수가 유지되는 것에는 엔진 출력 향상뿐만 아니라 그에 걸맞은 변속기의 다단화도 기여했다.

본인 차의 경우, 시속 110~120 정도를 넘어가면 평소에 켜져 있던 초록색 eco 램프가 꺼진다. 엔진 출력의 한계와 공기 저항 때문에 이제 경제 속도 영역을 벗어났다는 뜻이다. 그래도 약간만 밟고 있으면 2000대 후반인 엔진 회전수에서 130~140까지는 아무 무리 없이 나온다.
다만, 150km/h를 넘어가지는 않으며, 이때부터는 차가 힘이 딸리는지 눈에 띄게 잘 안 나아간다. 더 세게 꽉 밟아야 된다. 그러면 엔진 rpm이 확 치솟으면서 속도도 슬금슬금 올라간다.

이런 동작으로부터 유추하건대 내 차는 변속기는 분명 6단이지만, 극한의 최대 출력/최대 속도는 다시 그 아래의 5단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 그렇지~ 레드존에 근접하는 6500rpm에서 6단의 기어비가 유지된다면 차의 주행 속도는 거의 300km/h를 넘겨야 할 텐데 그게 이 엔진의 배기량과 토크로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이 체급의 엔진에서 최고단인 6단은 단순히 고속도로 주행 중의 고연비 경제 운전을 위해서 존재하는 듯하다.

다른 물리적인 제약이 없다면 변속기의 단수는 많을수록 좋다. 그러면 최저 내지 실용 rpm으로 엔진 힘이 견디는 최고 속도를 효율적으로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단수가 너무 늘어나면 변속기가 그에 비례해서 복잡해지고 무거워지며, 차값도 그에 걸맞게 비싸진다. 그래서 6단 변속기는 "어차피 일상생활에서 이 정도로 고속 주행할 일이 얼마나 되냐? 최고 속도를 커버하지도 못하는데"라는 이유로 가성비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D를 놓고 있다가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지금 변속기가 몇 단 상태인지를 계기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본인 차의 경우, 초기에 6단을 표시하지는 않는다. 6단이었더라도 5단으로 낮춘 뒤에 5단을 표시한다. 물론 그 상태로 +를 눌러서 다시 6단으로 되돌릴 수는 있지만, 그걸 기본 상태로 표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6단이 존재감이 더욱 없어 보인다.

2. 유리 썬팅

본인은 길거리에서 아주 가끔 대우(!) 프린스나 에스페로, 현대 각그랜저, 쏘나타 3처럼 연식이 20년이 넘은 엄청난 옛날 자동차와 마주친 적이 있다. 그런데 그런 옛날 자동차와 최소한 2000년대 이후의 자동차의 외관상 큰 차이 중 하나가 무엇이냐 하면.. 유리 코팅/썬팅/틴팅(tinting)인 것 같다.

옛날 차들은 밖에서도 차 내부의 동승자가 훤히 보이는 편이다. 그러나 요즘 차들은 옆에서 아주 가까이 접근해서 들여다봐야 차 내부가 보일까 말까이고 어지간해서는 내부를 볼 수 없다.

차량용 유리에 검고 어두운 X팅이 되어 있으면 눈부신 햇볕과 자외선을 걸러낼 수 있고 탑승자의 프라이버시도 보장할 수 있어서 좋다. '와장창' 산산조각 나며 깨지지 않게 특수 처리되는 것만큼이나 썬팅도 특수 처리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너무 짙어서 내부가 하나도 안 보이다시피할 정도의 X팅은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싸제 튜닝으로 간주된다. 그러면 밖에서 안이 안 보일 뿐만 아니라 안에서도 밖이 제대로 안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바깥 백미러가 잘 안 보이고, 그리고 한낮이 아닌 밤에는 시야가 더 쥐약이 된다. 이는 매우 높은 확률로 교통사고로 이어진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2000년대 언제부턴가 국내에 출시되는 차들에 기본으로 썬팅이 들어가기 시작했거나 그 농도가 올라가긴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된 내력이나 법적 근거 같은 게 있는지 궁금하다.

여담이지만 본인은 지금 굴리고 있는 차가 내 생애의 첫 차이며, 얘는 도중에 중고로 팔지 않고 폐차할 때까지(사고 내지 지나친 노후화) 계속 탈 생각이다.
나 같은 평범한 흙수저 직장인이 굴리는 차가 30여 년 전에 꿈의 자동차로 불렸던 각그랜저보다 성능 더 좋고, 안전· 편의 시설이 더 많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 선뜻 믿어지지 않는다.

3. 시내버스의 에코 드라이브 시스템

요즘 서울 시내버스를 타 보면 내비게이션처럼 생긴 검은 화면에 연료계인지 타코미터인지 모를 곡선이 그려져 있고, 옆에는 변속 단수가 표시된 게 보인다. 시내버스의 운전석에 앞뒤 차량(동일 노선을 달리는 다른 버스)의 위치, 거리, 도달 시간을 알려주는 단말기가 탑재돼 있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만, 저건 정체가 뭔지 오랫동안 궁금했다.

알고 보니 저건 고연비 경제 운전을 독려하기 위한 운전 통제 장치였다. 기계가 생각하는 것보다 속도 대비 기어 단수가 낮고 엔진 회전수가 높으면 경고음이 나오고 점수(?)가 깎인다. 승용차의 액티브에코 같은 기능보다 강제성이 더 높다.

어쩐지 요즘 버스들은 좋게 말하면 난폭운전 없이 참 부드럽게 나아가고, 나쁘게 말하면 박력 없이 너무 약하게 밟는 게 느껴졌다. 전방이 아무 장애물도 단속 카메라도 없는 버스 전용 차로이고, 심지어 1km가 넘게 중간 정류장이 없는 한강 교량 구간이더라도 주행 속도가 60km/h는 절대로 안 넘는다는 것을 본인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다.

이거 덕분에 연료 아끼고 배기가스 덜 나오는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 있긴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버스가 승객조차 답답하게 느낄 정도로 너무 굼떠서 불편해졌다는 반응도 있다. 적당히 좀 밟아서 빨리 가도 되는 첫차나 막차 같은 시간대에도 완전 FM대로만, 1500rpm을 안 넘다시피하는 정속 주행을 하니.. 새벽에 남들보다 아주 일찍 출근해야 하는 업종--환경 미화원, 일용직 근로자..-- 종사자들에게는 악재가 된 것이다.

또한, 노선에 오르막이 많아서 원래부터 연비가 좋게 나올 수 없고 좀 세게 밟아야 하는 버스들도 통제 장치의 개입으로 인해 더 느려지고 둔해졌다고 한다. 이건 통제 장치가 갓 도입된 초창기에 나타났던 시행착오이며, 현실의 지형을 감안해서 엔진 출력을 지나치게 후려치지 않게 동작 방식이 차츰 개선되었다.

예전에 말한 적이 있지 싶은데.. 본인은 과속 폭주를 직접 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렇게 달리는 차에 동승하는 것도 좋아한다. 앞뒤좌우로 강렬한 G(가속도)를 느끼면서 쏠리는 그 느낌이 좋다. 난폭운전 총알택시 같은 건 꼭 직접 타 보고 싶다.

4. 시내버스와 고속버스의 엔진음

이 시점에서 문득 의문이 드는 게 있다. 시내버스의 엔진 소리와 고속버스의 엔진 소리는 서로 완전히 동일할까?
시내버스도 충분히 낮고 칼칼한 소리가 나니 언뜻 보기에 그게 그거 같고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좌석· 광역· 고속버스를 타 보면 시내버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유의 굵직하고 털털거리는 이펙트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시내버스는 걸핏하면 신호에 걸려서 멈추고, 몇백 m 간격의 정류장마다 또 서야 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고rpm의 엔진음이 나올 일이 없다. 비록 폭과 타이어 크기는 8톤 트럭과 대등해 보이고 똑같은 45인승 대형 버스 차급인 것 같지만 두 버스는 제원에 차이가 있다.

길이부터가 시내는 11m대이지만 고속은 12미터가 넘는다. 트럭으로 치면 같은 덩치여도 초장축/장축의 차이와 비슷해 보인다.
높이도 시내는 상대적으로 더 낮아서 납작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인 반면, 관광· 전세를 포함한 고속버스는 3m를 훌쩍 넘어서 3.3~3.5m에 달한다. 밑에 짐칸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엔진 역시 차이가 난다. 시내버스는 막 고속 주행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에 10리터대의 배기량에 그냥 300~330마력대이지만, 고속은 큰 덩치와 고속 주행에 걸맞게 12리터대의 엔진에 400마력이 넘는 출력을 낸다.
이런 덩치의 차이 때문에 시내버스와 고속버스는 공회전 내지 갓 출발할 때의 초기 엔진 소리조차도 pitch와 음색이 약간 다른 건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은 현대 자동차 기준으로 시내버스(에어로시티)와 고속버스(유니버스)의 중간에 속하는 차급(유니시티)도 있다. 광역 급행 좌석버스용으로 쓰라고 말이다. 얘 정도만 돼도 단순 시내버스보다는 약간 더 높고 엔진 소리와 승차감이 고속버스에 더 가까워 보인다. 대형 버스의 세계도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 것 말고 학교 셔틀버스나 통학· 통근 버스는 장거리 고속 주행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에 그냥 에어로 시티 같은 시내버스급 차량에다가 필요에 따라 좌석만 잔뜩 배치해서 굴린다. 에어로 시티라는 이름의 버스 자체는 RB 이후로 1990년대에 굉장히 옛날에 등장했기 때문에 요즘 차종은 이름 앞에다가 '뉴 슈퍼'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여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04 19:33 2019/06/0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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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린이날 특집

올해 5월은 참 공교롭게도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모두 주일과 겹쳤다. 어린이날은 대체 공휴일이라도 있었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으니 "부처님, 실망이에요"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도 했다. ㅡ,.ㅡ;;

그래서 본인은 지난 5월 5일엔 이에 맞춰서 회중 찬송곡을 골랐다.
가사에 "어린아이 같은/처럼" 비유가 들어있는 것, 명랑한 분위기에 화자의 관점이 동심인 것들을 주로 골랐다.

오전에는 "예수께로 가면"(If I come to Jesus), "주와 같이 길 가는 것"(2절 어린아이 같은 우리 미련하고 약하나)이 우선 선택됐다.
그 밖에 "나 주의 믿음 갖고"도 평소라면 오후에나 불렀을 곡이지만 이번에는 오전에 선택했다.

오후에는 "어린아이처럼 오라 하시네"(다시 살리라)를 골랐으며,
회중 찬송보다는 특송용에 더 가깝다만 실험적으로 "나는 비록 미약하나"(I may not be all that you are)를 불러 봤다.

한국어 가사는 "주는 나의 목자이시니" 이러면서 굉장히 점잖게 번역됐지만, 원래의 영어 가사는 "내가 겉으로는 보잘것없어도 난 주님의 자녀이다. 날 놀리거나 무시하거나 뒷담화 하지 마셈~"(Don't tease me or mistreat me. Don't abuse me. You can even talk about me but I'm still His child)..
보기보다 굉장히 애같은 관점에서 쓰여졌기 때문이다.

어린이 찬송 "나는 진군하는 보병이나 ... 나는 주님의 군병"와 비슷한 구성이긴 한데, 레알 어린이 찬송을 고르는 것과는 양상이 약간 다르다. 진짜 어린이용 동화냐 성인용 동화냐의 차이와 비슷하다.
성경에서 어린아이 심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한 건 복음서의 묘사가 아주 유명하고, (마 18:3-5 등)
부정적으로 말한 것은 사랑장이 잘 알려져 있다. (고전 13:11) 심지어 사탄의 인형 3 영화에서도 군사학교에 입학한 앤디한테 교장이 저 구절을 인용했을 정도이다.

그 밖에도..

  • 새해에 "아침 해가 돋을 때 만물 신선하여라"
  • 석가탄신일과 겹쳤던 주일엔 "나는 인생의 산과 들 방황하며"
  • 야유회? 수련회?를 가서는 좀 더 자연을 묘사하고 있는 "저 장미꽃 위에 이슬",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을"
  • 교회 대청소를 앞두고는 가사에 "힘써 일하세"가 있는 열심과 헌신 카테고리의 곡
  • 간증 집회 전에는 "지금까지 지내 온 것", "날 구원하신 것 감사"..
  • 세월호 참사 때는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작사자도 가족을 선박 사고로 잃고서 이 가사를 지었음)
  • 현충일, 광복절, 6·25 같은 이벤트와 가까울 때는 "어느 민족 누구게나"

요런 매뉴얼이 구축되어 있다.
본인은 전문적인 연주자나 작곡자가 아니지만, 이미 있는 곡을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골라 내는 것만으로도 맡은 직분에 대한 자긍심을 느낀다. 이런 고정된 이벤트 말고도 그 날 주보에 기재된 성경 암송 구절이나 읽어보세요 묵상 내용과 관계가 있는 곡을 발굴해 낸 적도 있었다.

2. 특송

교회 예배 때 온 회중이 즉석에서 제창으로 찬송가를 부르는 게 게임의 초당 수십 프레임 급 실시간 렌더링이라면,
한 곡을 집중적으로 연습해서 부르는 찬양대 '특송/합창'은 1프레임 당 긴 시간이 걸리는 영화 CG의 오프라인 렌더링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다. 서로 영역이 다르다.

특송을 부를 때는 회중 찬송 수준에서 실현되지 못하는 화음 성부, 돌림노래 같은 것을 모두 반영해서 더 공을 들여서 찬송을 부를 수 있다.
교회에 비치된 찬송가에는 없는 곡을 준비해서 부를 수도 있으며, 책에 있더라도 단선악보뿐이라면 중창/합창용 악보를 따로 구해서 부를 수도 있다.

즉, 특송은 '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음과 같이 특별한 실험을 시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특송곡은 다음 중 한 출처를 통해 결정된다.

  • 책에 없는 신곡 도입
  • 책에 있지만 불린 적 없는 신곡 개척
  • 책에 있는 친숙한 곡이지만 부르는 방식을 강화· 개량

전주· 간주까지 다 갖추고 있고 그냥 악보에 있는 대로만 부르면 되는 합창곡이 아니라 단순한 곡이라면 다음과 같은 강화· 개량을 한다.

  • 가사나 박자· 멜로디가 비슷한 관련곡들 메들리 편성
  • 간주 중에 가사와 관련된 성경 구절 낭송 삽입
  • 여건이 되면 피아노 외의 다른 보조 악기 동원 (플루트, 바이올린, 색소폰, 기타..)
  • 단선악보라면 악보를 읽어보고 자체적으로 화음 넣기

그리고 1년에 한 번 정도는 이런 것도 시도한다.

  • 전원 무악보 암송: 그 대신 이때는 다른 음악적인 난이도는 최대한 낮춘다.
  • 반주자도 같이: 반주자에게도 강단에 설 기회를 준다. 다른 임시 반주자를 섭외하거나 아예 무반주 아카펠라를 해서.

청년부 특송 지휘를 몇 년 해 보니 운영 원칙이랄까 매뉴얼이 얼추 이렇게 정리된다.
난 교회 찬양대라고 해서 틀이 박힌 듯이 몽환적인 반주에다 변성기 안 지난 미소년들이 하얀 까운 걸치고 노래 부르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냥 평범한 방법론으로 어떤 찬송가 곡의 가사와 멜로디를 최대한 뽕을 뽑는 특송을 편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높이는 한편으로, 듣는 성도들에게는 관련 성경 말씀과 교리를 기억에 각인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훌륭한 특송이라고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 "돈으로도 못 가요, 하나님 나라"처럼 노래를 지어서 교리를 가르치는 건 아주 좋은 방법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02 08:32 2019/06/0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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