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수인분당선은 이제 역이 무려 60개를 넘는다. S자 모양으로 늘어진 노선도가 압박스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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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시간대이지만 열차 안엔 나처럼 카메라 들고 기웃거리는 아재들이 제법 있었다. 뻔할 뻔 자.. 철덕은 다른 철덕을 알아본다. ㄲㄲㄲ 심지어 뉴시스이던가 기자양반도 한 명 탑승해서 승객을 인터뷰했다.

  • 이번에 새로 개통한 수인선 구간은 사리-야목-어천-오목천-고색 이렇게 5개역이다.
  • 여기는 행정구역이 대부분 화성이며, 수인선 전체를 통틀어 가장 한적한 구간이다. 괜히 제일 늦게 개통한 게 아니다. 경부선 평택 이남, 중앙선 양평, 경강선 광주-이천, 경춘선 구간과 성격이 비슷하다.
  • 한적한 구간에 걸맞게 거리 대비 역수는 적은 편이며, 선로가 정말 반들반들하고 승차감이 좋았다. 전동차가 전속력 최고 출력으로 밟느라 웅~ 소리가 강하게 날 때는 뭔가 터보프롭 비행기 엔진 소리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 수원 근처의 오목천과 고색만 지하이고, 나머지는 지상이다. 하지만 지상 구간도 중간에 지하 터널을 잠시 통과하기도 한다.
  • 어천-오목천 사이에는 군부대를 지나고 경부고속선 선로와 만난다.
  • 고색은 지하이지만 분당선 오리처럼 승강장이 쌍섬식이다. 수원을 대신하여 중간 회차· 종착역 역할을 담당시키기 위해 여분 선로를 만든 것이다.
  • 남동인더스파크 역은 화물 취급을 염두에 두고 넓은 부지에다 선로도 여러 개 확보해 놨지만.. 현재로서는 화물 취급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 남동인더스-원인재 사이에 승기천을 건너는 구간에도 달월-소래포구와 마찬가지로 옛 수인선 철교가 인도교 형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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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야목 역에서는 잠시 내려 보기도 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오고 있는 열차들의 위치가 각각 무려 상갈, 야탑, 선릉이다. 배차간격이 얼마나 긴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인천 방면이 아니라 수원-왕십리 방면 안내 표지판에도 오이도 행 열차가 표시돼 있는데, 이건 애시당초 이 역까지 오지 않고 그 전에 끊기는 열차이다. 그래도 어찌된 일인지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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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목 역은 안산선 반월 역과 마찬가지로 출구가 하나만 있었다. 논밭뿐인 반대쪽은 출구가 있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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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열차를 타고 인천 역까지 갈 수 있었다.
월미 모노레일은 말도 많고 탈도 많더니 그래도 '바다열차'라는 이름으로 재개통을 한 모양이었다.
이렇게 거의 4시간 동안 열차와 역 주변을 머물면서 수인선 열차 시승을 마쳤다. 그 뒤 본인은 차를 몰고 여기 근처에 사는 교회 지인을 만나러 시흥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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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함께 간 곳은 시흥에 있는 갯골 생태 공원이었다. 그렇잖아도 인천에 소래 습지 생태 공원이 있는 걸 알기만 하고 가 보지는 못했는데, 근처에 비슷한 유형의 공원이 더 있으니 반가웠다.
날씨가 우중충했지만 오전부터 공원에 온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우리가 있는 동안은 비가 더 내리지 않고 밖이 아주 시원했다. 그래서 파란 하늘을 사진으로 남길 수 없어서 아쉬운 것만 빼면 날씨 자체는 야외 산책을 하기에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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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숲길과 넓은 풀밭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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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작동하는 염전과 소금 창고도 있었다.
서울 동부에 있는 팔당 일대의 공원들이 상수원 보호로 인해 보존된 자연을 내세우고 있다면, 서울 서남부의 이 동네는 염전과 갯벌을 내세우고 있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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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건물 형태로 22m 높이의 전망대가 우두커니 세워져 있었다. 바람이 불면 조금씩 들썩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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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공원 풍경은 장관이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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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목안 공원과 마찬가지로 여기에도 협궤 화차가 전시돼 있어서 매우 반가웠다! 뜻밖의 소득이었다. 병목안이 돌이라면 여기는 소금 가마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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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혹시 수인선의 지선이었던 걸까? 그렇다면 수인선과 직통 운행을 했을 법도 해 보이는데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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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은 아주 넓어서 더 돌아다닐 수도 있었지만.. 1시간 남짓 정도만 산책한 뒤 점심 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낮이 되니 사람은 더 많아졌고 주차장도 빈 자리를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시흥에 있는 소래산 내지 군자봉 등산도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이것 역시 미래의 다음 답사를 기약하기로 했다.

Posted by 사무엘

2020/10/04 19:37 2020/10/0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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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인은 서해선 전철을 시승했다. 이 전철은..

  • 경기도 서남부의 종축 광역전철이다. 참고로 경강선은 경기도 동남부의 횡축 전철이다. 종축인 동해선 전철도 있긴 하지만 그건 소재지가 부산이다.;;
  • 노선색이 연두색인 게 우이 경전철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 4량 편성이고 경의선과 비슷하게 평일 낮 기준 1시간에 3대(20분..) 간격이다.
  • 원시-소사까지 편도로 다 완주하는 데 딱 30분 정도 걸렸다.
  • 모든 역이 지하이지만 시흥시청-신현 중간에 딱 한 번 마치 8호선 복정-산성처럼 잠시 밖에 나왔다가 들어간다.
  • 코레일 직영이 아니어서 그런지 시종착 때 여느 코레일 전동차와는 다른 희한한 음악이 흘러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이런 특징이 있었다. 특별히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전철 시승을 마친 뒤엔 계속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경치 구경을 계속했다. 여기는 안산선도 수인선을 따라 만들어진 구간이기 때문에, 답사하는 게 넓은 의미에서의 수인선 일대 답사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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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온천 역의 주변은 듣던 대로 온천 개발을 하려다 만 공터가 아직도 남아 있었다. 땅이 다른 용도로 개발되지도 않고 역명이 바뀌지도 않고(공단도 초지라고 바뀌었는데~!) 시간이 정지한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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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향하던 안산선이 오이도 역 부근에서는 갑자기 동북쪽으로 코너를 트는 게 마치 서울 지하철 5호선의 방화 역 부근의 선형 같다. ㄲㄲㄲㄲ
오이도 역의 동쪽은 바로 앞이 야산 언덕이고, 예나 지금이나 한가한 농촌이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이때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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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산선을 넘어 수인선 구간에 진입했다. 본인이 찾아간 곳은 구 수인선 협궤가 사용하다가 지금은 인도교로 바뀐 소래 철교였다. (건너편의 교량은 당연히 현재의 수인선 복선전철 교량)
여기 근처를 찾아갈 일 자체는 두어 번 있었지만(부모님 볼일, 사랑 침례교회 방문 등), 다리를 직접 건너 본 적은 없었다. 기왕 수인선 답사를 왔는데 여기는 내 발로 디뎌 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칠곡에서 호국의 다리(낙동강)를 건너 봤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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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호국의 다리와 소래 철교 모두 비 내릴 때 우산 쓰면서 다녀 보게 됐다.
다리 아래는 온통 갯벌 뻘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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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쪽에는 '장도포대지'라고 조선 시대에 쓰였던 해안 방어용 대포 터렛도 전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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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각이 오후 4시 무렵이 됐다. 본인은 지하철 4호선의 종점명으로는 맨날 귀가 따갑게 들었던 오이도를 찾아갔다. 총신대입구? 서울대입구? 한대앞? 그 어떤 전철역들도 역명과 실물이 오이도만치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오이도는 야산 언덕이 있는 부분만이 실제 섬이었고 나머지 식당과 공장들이 있는 평지는 모두 바다를 메운 간척지이다.;;;
직접 가서 보니 뭔가 포항 죽도시장 어시장 같은 분위기였다. 본인은 밥을 여기서 먹고 갯벌 구경을 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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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 전망대'라고.. 해군이 아니라 해양 경찰이 사용하던 퇴역 경비함을 리모델링한 전시관과 전망대가 있었다. 1980년부터 2009년까지 거의 30년을 굴렸던 배이다. 물론 여기도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슬슬 날이 저물어 갔다. 이제 잘 곳을 찾아야 했는데.. 캠핑을 하더라도 최소한 천장이 있는 곳으로 가야 했다. 비가 의외로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기 때문이다. 공원은 많지만 비를 피할 정자가 있는 곳은 찾기 쉽지 않았다.
근처에 오이도 선사 유적 공원이 있었는데 왜 거기를 떠올리지 못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사람 없고 한산 썰렁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달월 역 주변도 노숙하기 좋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공장 단지 주변을 배회하다가 옥구 공원 주차장 근처의 어느 풀밭 언덕에 텐트를 치고 잠들었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엔 오이도 역에다가 차를 세우고 이번 여행의 메인 테마인 수인선 전철을 수원에서 인천까지 드디어 시승했다.

Posted by 사무엘

2020/10/02 08:35 2020/10/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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