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
본인은 늘 해 오던 것처럼 직장을 잘 다니고 있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다음 버전을 틈틈이 개발하고 있다.
교회 생활이랑 멧돼지 호박 덕질도 변함없고... 그러던 와중에 올해 초에는 예쁘고 착한 여친을 사귀기 시작했다.
나이 40을 넘겨서도 20대 같은 연애가 가능하다는 게 참 신기하다.;; 한편으로 결혼을 위해서 앞으로 집은 어찌 하고 살림을 어떻게 합칠지~~ 이것저것 고민도 많다.
오늘은 오랜만에 호박 덕질 근황을 좀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다.
1. 먹은 호박
작년 10월 초에 옥상에서 땄던 그 500그램짜리 꼬마 호박. (직접 씨 뿌리고 키우고, 내 손으로 직접 암꽃에다 꽃가루 묻혀 줘서 만든 열매 ^^)
그리고 작년 11월 초에 길거리에서 샀던 큼직한 풋호박. (설익은 놈이어서 저 크기가 만 원도 안 했었음)
둘 다 처음엔 짙은 초록색이었는데.. 3개월이 넘는 숙성 기간 동안 다들 정말 많이 누래졌다.
생각 같아서는 이 아이들을 천 년 만 년 놔두고 싶다. 하지만 이젠 보내 줄 때가 됐다고 여겨진바, 지난 2월 중순쯤에 드디어 같이 도축해서 죽을 쑤어 먹었다.
죽의 색깔이 주황보다는 노랑에 더 가깝다. 뭐, 상태 좋고 달콤하고 맛있더라. 여친과 데이트 때도 가져가서 같이 나눠 먹었다.
2. 시장에서 본 호박
올해 1~2월 사이에 가락시장에서 본 귀여운 아이들이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큰 호박은 거의 처음 본 거 같은데..
아~ 크기 비교를 쉽게 할 수 있게 내 호박 쿠션을 위에다 올려 놓고 사진을 찍었어야 했다. 그리하지 못한 건 실수다.;;;
한 덩이 사고 싶었지만 정작 이 호박을 쌓아 놓은 상점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늙은호박은 주로 어디서 재배돼서 어떻게 유통되고 주로 어디로 팔려 나가서 소비되는지 개인적으로 참 궁금하다.
늙은호박은 애호박이나 단호박 정도로 end-user 지향적인 제품은 아니니 말이다.
상표가 부착되는 것도 없고, 가격도 그냥 상인이 부르는 게 값인 거 같고.. 농민들이 이익을 제대로 남기기는 하는지.. 궁금하네.. ^^
참고로 요건 본인이 2024년 2월 현재 집에서 보유하고 있는 관상용· 식용 겸용 호박이다. 다들 가락시장에서 샀다. 올해 3~4월 사이에 죽을 쒀서 먹을 것이다.
3. 키우는 호박
지난 겨울 동안 집에서는 이런 걸 키워 놓고 구경했다.
호박은 싹이 나고 어느 순간까지는 길쭉하게 자라고 미친 듯이 꽃도 피우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갑자기 탈진한 듯 기력이 다하고 잎이 폭삭 시들고 죽곤 했다.
에구, 추위를 피하게 해 준답시고 무작정 실내에서만 키우는 것만이 답이 아닌 듯.. 그래도 몇 년 전에는 실내에서도 암꽃이 피고 나름 큼직한 열매까지도 구경했는데 말이다.
이제 한두 달 뒤면 호박을 밖에서 키울 수 있게 될 테니, 이걸 기대해 보련다.
이 상자에다가는 올해 초 1월쯤부터 호박씨를 10여 개 파묻어 봤다. 그런데 1주, 2주를 넘어서 1달 가까이 지나도록 싹이 안 나서 본인은 씨를 곳곳에다 더 심었는데..
이게 웬걸, 2월 중순쯤부터 하나 둘 싹이 나더니 3월 초에는 대부분의 씨앗에서 싹이 몽땅 돋아서 화분이 저렇게 콩나물시루가 돼 버렸다.
얘를 앞으로 어찌 다뤄야 할지 난감하다.. ^^
참고로 별도의 종자를 구매하는 건 아니다. 모든 호박씨는 그냥 죽 쒀 먹고 남은 늙은호박 안에 있던 씨들이다.
4. 호박 쿠션
끝으로.. 짜잔~~
생일 선물로 여친에게서 호박 쿠션을 받았다. ^^
원래 내 꺼보다 더 크고 더 포동포동 토실토실 푹신한 아이.
이런 착한 여친을 둔 나라는 사람, 억만장자가 안 부럽다!!
늙은호박은 둥글고 납작하고 쭈글쭈글하고 귀엽다!! 호박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열매'를 맺는 식물이다. 가장 큰 잎이나 가장 큰 덩굴이 아니라 가장 큰 열매.
우리 모두 귀여운 호박 많이 가꾸고 맛있는 호박 많이 먹도록 하자~~ ^^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