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에 대해서

이 지구에는 인간의 생존에 필요하거나 인간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자원들이 많다.
석탄· 석유라든가 희귀 금속 광물은 두 말할 나위도 없고, 깨끗한 물이나 나무 같은 건 환경과 관련하여 또 다른 의미로 중요한 자원이다.

그런데 금속 광물도 아니고 특정 귀한 돌(화강암, 대리석..)도 아니고, 아니면 농사에 도움이 되는 기름진 흙도 아니고..
일개 모래도 인간의 입장에서는 우리의 통념 이상으로 귀한 자원이라 여겨진다.
토목· 건축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만들 때 시멘트와 함께 쓰이는 모래의 양이 정말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인간이 소모하는 천연 자원들 중에 부피/양만 따지면 모래가 단연 1위라고 한다.
물은 많이 소모해도 그래도 자연에 의해 정화되고 순환돼서 돌아오는 거라도 있는 반면, 모래는 의도적으로 재활용하지 않는 한 전적으로 일방통행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다.

(1) "아니, 사막 가서 모래 푸실 일 있습니까?"
30여 년 전 옛날에 롯데제과 '디저트'라는 아이스크림의 CF에서 영어 강사 곽 영일 씨의 대사다. =_= 디저트를 데저트라고 잘못 발음한 상황.. ㄲㄲㄲㄲㄲ 지금이야 정말 유치하고 오글거리지만 쌍팔년도 저 때만 해도 혀 굴리는 영어 발음 좀 넣는 게 마케팅 포인트로 통용됐었다.

(2) 공산주의는 사막에서도 모래를 부족하게 만들 수 있다
우파 진영에서 종종 들은 드립이다. 개인의 근로 의욕 저하로 인한 경제 시스템의 붕괴를 말하는 거겠지..
개인적으로는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파라오의 꿈이 생각났다. 못생긴 야윈 암소가 살진 암소들을 몽땅 잡아먹었지만 그래도 전자는 여전히 야위고 못생긴 상태였다는 게 핵심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 위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우리가 생각하는 사막이라는 장소는 평소에 모래라는 물질이 썩어 넘치는 곳이다.
한반도 거주민들이 수시로 겪는 황사나 미세먼지도 상당수가 대륙 사막에서 날아온 흙먼지 모래 먼지이지 않던가?

허나, 토목·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만들 때 사막의 모래는 무척 의외이지만 쓰이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UAE인지 두바이인지 모래 사막이 지척에 깔려 있는 지역에서도.. 고층 건물을 지을 때 모래를 심지어 호주에서까지 잔뜩 수입해서 썼다고 한다. ㄷㄷㄷㄷ 거기가 공산주의 국가여서 저렇게 된 게 아니다~!

건설업계에서는 강 바닥에서 긁어낸 뻘에 가까운 모래가 최상급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거기는 거기대로 불순물 제거 같은 전처리가 필요할 것 같은데..)
아니면 차라리 바닷가 해변의 모래 정도면 OK이다. 소금기를 제거한 뒤에 사용한댄다.
그러나 사막 모래는 입자가 생겨먹은 모양이 시멘트나 자갈 같은 재료를 융합시키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아니, 가공이나 후처리를 해서 사용할 수는 없나..?? 저 풍부한 사막 모래가 그 정도로 무용지물인가? 이해하기 어렵다.
모래가 다 같은 모래가 아닌 듯..
오늘날은 세계 각국에서 토목공사를 벌이는 와중에 품질 좋은 모래가 부족해서 난리일 지경이라고 한다.

세상에는 이렇게, 언뜻 보기에 바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는 자원의 예가 여럿 있다.
미국이 자체적으로 석유가 많이 나지만 그래도 수입도 엄청 많이 하는 거. (경질유, 중질유 같은 특성 차이 때문. 단순히 내수 소비량 때문만이 아님)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조차도 석유 완제품은 수입한다는 거.. (그냥 사 오는 게 자체 기술로 정제하는 것보다는 더 싸기 때문)

바닷물은 인간이 마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소방용수로도 최후 중의 최후의 고려 대상이라는 거. (산불이든 선박 화재든)
컴퓨터 쪽에서는 마소에서 리본 UI를 MFC에다가 얹기는 했지만, 자체 개발이 아니라 기존 3rd party 제품의 코드를 구매해서 얹은 거..
이런 것처럼 다 사연이 있는 모양이다.

하긴,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에 한강 종합 개발을 할 때도 한강의 강폭과 수심을 늘리기 위해서 강바닥의 모래를 엄청 많이 파냈다. 그리고 그 모래를 토목공사에 쓰고, 딴 데 판매도 해서 비용을 보태기도 했다고 한다.
준설 사업이 진짜로 필요해서 모래를 파낼 수는 있다고 치지만, 단순히 모래 자체가 필요해서 강바닥을 너무 많이 심하게 파내는 건 환경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다음은 모래와 관련해서 드는 여러 생각들이다.

-- 흠, 콘크리트를 만드는 데는 모래가 쓰이지만, 벽돌을 굽는 데 쓰이는 건..?? 모래라기보다는 흙에 가까워 보인다. 이 바닥은 더 깊게 파면 세라믹의 영역으로도 갈 것 같은데..
좀 검색을 해 보니, 도기는 흙(진흙, 찰흙)으로, 자기는 규석, 장석 등 내화도가 높은 광물을 많이 함유한 '돌'가루(주로 고령토)으로 제작한다고 한다. 둘을 합해서 도자기라고 하는군.. 마치 전기+자기 = 전자기처럼 말이다.

-- 오늘날은 침식으로 인한 지형 변화 때문에 해변에서 고운 모래를 보기도 어려워져 간다고 한다.
가령, 부산의 해운대 해수욕장만 해도 모래가 많이 유실되는 중이라고 한다. 매년 모래를 일부러 사 오고 깔아서 퀄리티가 유지되는 거라고 한다.

-- 상황이 이러하니 산업적으로는 콘크리트 폐기물이나 천연 바위를 쪼개서 모래를 채굴· 재활용하는 기술도 연구 중이라고 한다.

-- 하긴, 놀이터나 운동장.. 특히 씨름장에도 모래가 쓰인다. 하지만 요즘은 애들 놀이터에서는 바닥에 모래가 퇴출된 지 오래이니 격세지감이다. 당연히 안전이나 위생 문제 때문에 말이다.
하긴, 옛날에는 애들이 놀이터에서도 모래를 파고 물 부으면서 놀기는 했다. 하지만 그 모래로 바닷가의 모래밭 정도의 자유도를 실현하기는 어려웠다. ㅎㅎ

-- 모래는 건설 자재 말고 엄폐물(모래주머니)이나 소화 매체(방화사)로도 꽤 유용하게 쓰이며,
그리고..!! 고양이를 키울 때 화장실을 만드는 용도로도 쓰인다.
꼬냉이는 신기하게도 모래를 파서 용변을 보고 모래로 그걸 파묻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화장실용 모래도 한 종류만 있는 게 아니고 특성과 용도, 꼬냉이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세분화돼 있다.

-- 지구 외의 행성의 표면에는 먼지를 일으키는 모래는 있을지언정 흙은 없다. (예를 들어 달 표면)

끝으로.. 바위가 부서져서 모래가 된다는데, 그럼 반대로 암석이라는 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금속처럼 무슨 용접이라도 해서 녹았다가 굳어져서 붙는 건 아니고..
퇴적암의 경우, 모래나 흙이 오랜 시간 동안 천연 시멘트 역할을 하는 다른 광물에 의해 붙고 굳은 거라고 한다. 그 과정에서 압력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암석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한자의 제자 원리와 비교해 보면
화성암은 상형, 지사
퇴적암은 회의, 형성
변성암은 전주, 가차와 정말 비슷한 것 같다.
그러니 제일 원초적인 암석은 아무래도 화성암인 셈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6/06/07 08:35 2026/06/0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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