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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톤 드보르작

음악가 드보르작. 알면 알수록 대단하며 우리 같은 후대의 철덕들의 귀감이 되는 존경스러운 철덕이다. 우리 모두 드보르작을 본받자. 불끈!

진 회숙의 <클래식 오딧세이> 중에서

드보르작은 사실 상당히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그는 한 가지 것에 거의 편집증에 가까운 집착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기관차와 역, 철도에 관한 것이었다. 프라하에 살고 있을 때, 그는 매일같이 프란츠 요제프 역으로 가 입장권을 사서 구내로 들어간 다음 역 구석구석을 자세히 살펴보고, 개찰구의 역원이나 짐꾼, 감시원, 기관사들과 농담을 하기도 하고 기차에 관한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기차 시간표를 줄줄이 암기하고 있었던 그는 열차가 가끔 늦기라도 하면 마치 큰일이나 난 것처럼 지나가는 역원이나 승객에게 그 이유를 물으며 야단법석을 피웠다고 한다.

그렇다고 음악원 선생 노릇을 전폐하고 역에 머물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음악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을 때에도 그는 틈틈이 역장이 가지고 있는 것과 똑같은 고풍스러운 시계를 신경질적으로 꺼내보며 열차의 도착 시간을 점검하곤 했다. 그러다가 정 궁금하면 학생을 역으로 보내 11시 20분 도착 예정인 브륀-프라하 행 급행열차 158호가 정시에 도착했는지, 기관사인 야로슬라브 보트루바가 무슨 재미있는 경험을 하지나 않았는지 알아오게 했다.

이 때문에 노바크, 수크, 피비히, 레하르와 같은 미래의 대음악가들이 종종 수업을 중단하고 스승의 취미에 봉사하기 위해 요제프 역으로 달려가야만 했다. 그러다가 언젠가 꾀가 난 제자가 역에 다녀오지도 않고 다녀온 것처럼 꾸며서 애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거짓말이 곧 들통이 나 그 제자는 드보르작으로부터 무척 호되게 야단을 맞았는데 그 제자의 표현을 빌면 당시 드보르작의 모습이 마치 ‘기차 화통을 삶아먹은 것’ 같았다고 한다.

어느 날 드보르작의 딸과 약혼한 제자 요제프 수크가 고향에서 돌아왔다. “그래, 여행은 어땠는가?”하고 드보르작이 물었다. “모든 것이 즐거웠습니다. 우리는 2시 34분 정각에 크로세비치를 출발해 3시 13분에 벤샤우에 도착, 거기서 물을 공급 받고, 3시 28분에 발차하여 5시 46분에 프라하에 도착했습니다. 아, 그리고 저희가 탄 열차의 번호는 10726번이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고 나서 수크는 ‘이 정도면 스승이 만족했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그의 대답을 들은 스승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 않은 것이었다.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드보르작이 하는 말,

“자네 정말 한심하군. 10726번은 열차번호가 아니라 기관차의 제작번호란 말일세. 이 벤샤우 열차의 번호는 187이야.”
이렇게 제자를 향해 쏘아붙인 드보르작은 다시 딸에게로 고개를 돌려 이렇게 물었다. “그래 너는 이런 남자와 결혼하겠다는 거냐?”

철도 차량의 번호와 운행 번호는 정말로 혼동하기 쉬운 개념이긴 하다만.. ㅋㅋㅋ
이것 말고도 드보르작의 놀라운 언행을 살펴보자. 이 사람이 오늘날 지하철이나 전기 기관차의 VVVF 구동음이라도 들었으면 정말 뿅 갔지 싶다..

“이것은 많은 부품으로 되어 있어. 너무 너무 다양한 부품들이지. 모두 각자가 모두 중요성을 가지고 있고, 각자 그 역할이 있어. 심지어 가장 작은 스크류 부속조차 제 위치에 있으며 무언가를 연결하고 있어. 모든 부품이 그 목적이 있고, 그 역할이 있어. 그 결과는 말이야 놀라워!!”

“오오 그런 기관차가 트랙에 있다니!! 그들이 석탄과 물을 넣으면 말이지, 단 한 사람이 작은 레버를 누르면, 큰 레버가 작동되기 시작해, 비록 기차는 수천 톤의 금속덩어리 인데도, 기관차는 토끼처럼 움직인다고! 내가 만약 기관차를 발명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나는 내가 작곡한 모든 교향곡이라도 포기할 수 있어!!


2. 유 병언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고 애석한 것은... 우리나라엔 정말 뜻밖의 인물도 완전 뼛속까지 철덕이라는 점이다.
정말 욕 나오고 분노가 치민다. 내가 다 민망하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유 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취미생활로 알려진 각종 폐열차 구입에 약 2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기독교 복음 침례회(구원파)가 소유한 전국 폐교, 연수원 등 4곳에 있는 각종 폐열차는 120여 량. 전남 곡성군 삼기면의 한 폐교에는 ㈜아해 소유의 폐열차 4량, 화차 58량이 있다. 벌크라고 불리는 화차는 유류, 시멘트 원료 등 각종 화물을 운송하는 데 쓰인다.


게다가 저 아저씨는 내가 재벌 갑부가 됐으면 하고 싶었던 취미생활을 정확하게 똑같이 하고 있었다.. ㅠㅠㅠㅠㅠ
금수원 사진에 웬 서울 지하철 열차가 있는 걸 보고는 깜짝 놀랐었는데, 실상은 이거 뭐 상상 이상이었다.

자고로 철덕이라면 철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문과 무와 예체능 일체의 학문을 분야 불문하고 두루 겸비한 인재로서
나라사랑 국토사랑 정신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 한국 철도의 향기를 좋은 간증으로 남겨 방방곡곡에 전해야 하거늘!
만나면 철덕의 명예를 걸고 한 대 패 주고 싶다.
구원파라고 해서 일반적인 기독교회까지 함께 싸잡아 팀킬시킨 게 다가 아니었구나.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폐전동차를 구입한 것이 밝혀지면서 회사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앞으로는 객실을 해체해 고철로만 파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기록된바, 철도의 이름이 너희로 말미암아 일반인들 가운데서 모독을 받는도다, 함과 같으니라." 꼴이 됐다.

Posted by 사무엘

2014/07/13 19:37 2014/07/1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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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의 철도계 새소식

내 블로그에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 있기에 잠시 지면을 할애하여 소개하겠다.

1. ITX 새마을 운행 개시

등굣길에 근처 철길에서 지금까지 못 보던 열차가 지나가는 걸 봤다.
이 빨간 열차는 바로.. 지금의 새마을호(전후동력과 기관차 견인형 모두)를 대체할 차세대 열차 ITX 새마을이다. 지난 5월 12일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새마을호 전후동력형 디젤 동차가 작년 초에 퇴역하고서 1년 4개월 만의 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마을'.. 1974년에 등장한 이래로 40년째 열차 이름으로서 명맥을 이어 가는구나!
10여 년 전, 정식 개통 전에 클로즈 베타테스트 중이던 지금의 떼제베 개량 KTX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누리로, ITX 청춘 등, 2010년대부터는 여객열차들이 이렇게 하나 둘씩 전부 전동차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열차 호칭에서 등급명-차량명을 병기하는 체계도 차츰 정착해 가고 있다. KTX 산천이 원조였고 말이다.

누리로의 명칭도 이런 체계에 편입되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어찌 되려나 모르겠다.
무궁화호라는 이름은 그냥 예전의 기관차 견인형 여객열차 내지 개량형 디젤 동차의 총칭으로 남을 듯. 그리고 배 이름 관행의 잔재이던 '-호' 접미사도 이제는 없어져 가는 추세다.

우리 학교는 앞에 철길이 있어서 매우 아주 굉장히 좋다.
가끔 디젤 기관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멀리서라도 들으면 마음의 기쁨과 안정과 평안이 찾아온다.

2. 평화열차 DMZ train 운행 개시

'경의선' 하면 내력과 관련하여 철덕이 할 말이 참 많다.
서울 시내 구간이 일반열차들의 기지 회송 구간으로 쓰인다는 특성상 오랫동안 수도권 광역전철 버프를 못 받고 있다가 2009년에야 전철이 개통했다.
그 전, 2006년 가을에는 새마을호 전후동력형 디젤 동차의 1987년 초기 도입분이 퇴역하면서 일명 '임진강 라이너' 새마을호가 3년 남짓 운행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경의선 수도권 전철이 문산까지 뚫리면서 임진강 라이너는 자연스레 폐지되었으며, 통근열차가 다니는 단선 비전철 구간은 운천, 임진강, 도라산 같은 남북 철도 연결 버프를 받은 21세기 구간으로 확 줄어 버렸다. 운행 거리가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지선 수준이 된 것이다. 전국에서 CDC 기반의 통근열차(구 통일호)가 최후까지 다니던 구간은 이 경의· 경원선밖에 없었는데, 이 둘 사이에서도 경의선은 경원선과는 처지가 많이 달라졌다. 경원선은 동두천 이북으로도 거의 50분에 가깝게 달릴 비전철 구간이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4월을 끝으로 통근열차 명목의 경의선 여객 열차의 운행은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그럼 오리지널 CDC를 볼 수 있는 곳은 진짜로 경원선밖에 안 남는구나.
그 대신 등장한 것은 일명 DMZ-train이라고 불리는 '평화 생명 관광 열차'이다. 어차피 경의선에서 그 짤막한 CDC 구간의 수요는 안보 관광객밖에 없었으니 적절한 조치인 것 같다. 이 열차는 운임 체계상으로 KTX, 무궁화호 같은 일반열차가 아니라 O-train, V-train 같은 관광열차의 위상이 된 것이다.

운행 횟수는 하루 두 번이고 당연히 패키지 안보 관광과 연계해서 다닌다. 차량은 새로운 건 아니고 기존 CDC를 관광용으로 개조한 물건이라 함. 물론, 운임은 과거의 통근열차보다 훨씬 더 올라갔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민통선 구간에 있는 도라산까지 갔다 오려면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하며 돌아오는 표도 반드시 같이 구입해야 한다.

모든 변화가 달갑지는 않을지도 모르지만(특히 관광열차 명목으로 비싸진 운임) 본인은 이게 철도 경영의 관점에서는 바람직한 변화인 것 같다.
또한 한 가지 좋아진 점은, 이 열차는 문산이 아니라 서울 역에서 도라산까지 환승 없이 직통으로 간다는 것이다. 서울과 문산 사이엔 능곡 한 곳에서만 추가 정차한다.

올여름에는 경원선에도 이런 컨셉을 반영하여, 청량리에서 백마고지까지 가는 경원선 버전의 DMZ train도 운행을 시작할 거라고 한다. 그래도 경원선에는 정규 여객 통근열차도 여전히 병행이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은 정선선, 그리고 교외선에도 안보 쪽은 아니어도 비슷한 컨셉의 관광열차가 좀 다녔으면 어떨까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14/05/17 08:26 2014/05/1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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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원 역 전동차 추돌 사고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거나 고장· 정체로 인해 서 있는 앞차를 발견 못 하고 추돌하는 건 흔히 발생하는 교통사고 패턴이다.
그런데 이런 부류의 사고가 철도에도 드물게나마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왠지 콩스러운 2002년 2월 22일에 발생한 수원 역 전동차 추돌 사고가 있다.

한 서울 메트로(그 당시 서울 지하철 공사) 소속 1호선 전동차가 수원 역 진입을 앞두고, 하행 무궁화호를 먼저 보내 주기 위해 신호 대기 정차 중이었다.
그런데 뒤따라 오던 철도청(코레일 출범 전) 소속의 선로 보수 차량이 짙은 안개와 신호 오독으로 인해 이 전동차를 발견 못 하고 그대로 추돌했다.
그 결과, 차량과 직접 닿은 객차 2량이 탈선+대파되었고, 30여 명의 승객이 경상을 입었다.

여느 철도 교통사고와는 달리, 이건 가해 차량과 피해 차량의 소속 회사가 서로 다르기까지 하다 보니 보상 문제를 두고 양사간 알력다툼이 있었다.
철도청에서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잉여 중고 전동차만 달랑 넘겨 주는 걸로 배상을 마무리 지으려 했다.
그러나 서울 메트로에서는 피해 객차 중에 차령이 3년도 안 된 새 물건이 있다는 걸 내세우면서 신차 도입에 맞먹는 손해 배상금을 청구했다. 이 의견 대립으로 인해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나중에 결국은 철도청이 서울 메트로의 요구를 사실상 다 수용하는 걸로 분쟁이 종결되었다. 총 배상금은 일반 자동차 교통사고의 배상하고는 잽도 안 되는 49억 2천만 원에 달했다고..! 참고로 전동차 한 편성이 아니라 한 량의 가격이 10억 원 정도 한다.

근본적으로 그때 전동차에도 웬 신호대기라는 게 있었고 판단 착오로 인해 이런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게 가능했던 이유는... 평면교차 때문이었다.
수원에서 경부선 전동차가 회차를 하려면 일반열차 선로를 타넘어야 했다. 자동차로 치면 일종의 U턴과 같다. 이때 일반열차 눈치를 보는 건 필수다.

즉, 수원역은 근본적으로 종점으로서는 상당히 열악하고 위험한 구조였다. 또한 이 병목 지점 때문에 경부선 전동차를 충분히 증차할 수 없었다. 수원에 다 와 가지고는 n분간 지루한 신호 대기...

경부선 전철이 수원에서 천안까지 연장된 게 2005년부터인데, 그보다 앞서 병점 구간이 2003년에 개통했다. 이는 수원에서의 평면교차 지장을 없애기 위해 먼저 시급히 취한 조치였다. 거기는 병점 차량 기지 입· 출고 및 회차 선로가 경부선 본선과 별도의 입체교차 시설로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2. 미전 신호소 열차 충돌 사고

자동차나 비행기의 좌석에는 안전벨트가 있다. 배는 안전벨트까지는 아니어도 그래도 침몰에 대비한 구명 조끼 정도는 승객 수만치 갖춰져 있다. 그러나 열차는 한번에 수백 명 이상의 승객을 대량으로 수송하는 교통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안전벨트 같은 개인 단위의 구명 수단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철도는 주행 중에 도로와 같은 돌발상황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령 장애물이 나타난다 해도 어지간해서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열차가 그냥 장애물을 밀고 지나간다. 무게 차이가 서로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승객이 급정거로 인한 큰 위험에 빠질 일이 없다.

그런데 똑같이 길고 무거운 열차와 열차가 서로 부딪치게 되면 이건 그야말로 대재앙이 된다.
관성 때문에 뒤의 객차들이 탈선하여 앞의 객차들을 타고 올라가게 되며, 깔린 객차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부서지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사고까지 나면 어차피 안전벨트도 아무 도움이 안 되긴 마찬가지가 된다.

위의 1번처럼 멈춰 있는 열차를 뒷차가 추돌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서로 마주 보며 달려오던 열차가 머리끼리 정면 충돌하는 건 자동차로 치면 중앙선 침범 교통사고 정도에 해당한다. 이건 단선 구간에서 폐색 처리가 엉망으로 된 완전 막장 철도에서나 가능한 일인데..

우리나라에서도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적이 있었다.
1994년 8월 11일, 경부선 복선과 경전선이 합류/분기하는 구간에서 대구 발 마산 행 경전선 하행 무궁화호(217열차)와 부산 발 대구 행 경부선 상행 무궁화호(202열차)가 그만.. 정면 충돌했다.
이 사고도 당시 위험한 평면교차 시설에 두 열차가 동시에 진입하면서 발생했다.

우리나라 철도는 좌측통행이기 때문에 서울 방면 상행 선로가 부산 방면 하행 선로의 왼쪽에 있다. 그런데 경전선은 경부선의 서쪽, 즉 왼쪽으로 뻗어 나간다.
따라서 맨 오른쪽의 경부선 하행을 달리고 있던 경전선 하행 217열차는 경전선 마산 방면으로 가기 위해 잠시 경부선 상행을 침범했다가 경전선으로 빠져나가야 했다. 그리고 202는 217이 다 지나갈 때까지 남쪽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선로 분기기가 원래의 경부선 직진 쪽으로 돌아온 뒤에 진행해야 했다.

그런데 사고가 발생하던 당시에 202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기다리지 않고 경부선 상행 선로를 그대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때 경부선 상행의 해당 지점은 평상시처럼 서울 방면으로 향해 있던 게 아니라, 217이 지나갈 수 있게 경전선↔경부선 상행↔경부선 하행으로 잠시 행로가 바뀐 형태였다.
이에 202는 상행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경로를 벗어나 하행 선로로 역주행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경부선 하행 선로에서 마주 오던 217과 충돌해 버렸다. 진짜로 중앙선 침범 사고와 똑같다. (☞ 당시의 MBC 뉴스 보도).

이 사고로 총 4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의 승객이 중경상을 입었다.
결과론적으로는 잘못된 선로에 진입한 202의 기관사의 과실이 의심되었으나 현직 기관사들은 거기는 정황상 그런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며 과실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리고 오히려 열차나 선로 시설의 시스템적 오류를 더 의심했다.

하지만 시설 미비 내지 파손으로 인해 기계적인 결함 가능성을 제대로 규명할 수 없었으며, 이례적으로 양 열차의 기관사들도 모두 사망해서 당시 상황을 정확히 증언할 사람이 없었던 관계로, 이 사고는 공식적으로는 '원인 불명'으로 처리되고 말았다.
비행기 추락도 아닌데 철도 사고에서 기관사가 모두 죽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다. 게다가 두 열차가 모두 기관차형 열차가 아니라 무궁화호 디젤 동차(NDC)였고, 기관실이 정말 전방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충돌 사고 시에 기관사가 상대적으로 더욱 위험하긴 했다.

지금이야 경부선과 경전선이 만나는 구간은 모두 복선에 입체 교차 형태로 바뀐 지 오래이며, 전철화가 되어서 경전선 KTX까지 다니는 상황이 되었다.

Posted by 사무엘

2014/04/24 08:36 2014/04/2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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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음모론

2004년 1월 31일 이래로 벌써 10주년이 됐다.
1월 31일은 내가 생일, 침례 받은 날, 정보 올림피아드 대상 받은 날과 더불어 기념하는 4대 인생 축일 중 하나이다.

대학 시절, 난 새마을호를 몇 번 타 보면서 2003년 하반기 무렵쯤부터, 새마을호를 타면 시종착역에서 뭔가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걸 경험적으로 어렴풋이 체득했다. 그 음악이 왠지 인상이 좋아서 인터넷 검색을 했고, 그게 Looking for you라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 난 서울에 갈 일이 있었고, 바로 저 날 아침 10시 38분에 대전을 출발하여 12시 10분에 무정차로 서울에 도착하는 새마을호 #2(당시)열차를 탔다. 이젠 Looking for you를 들을 준비를 하고 탔는데... 도착 후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그 음악을 들으면서 그 어떤 마약보다도 더한 극한의 엑스터시와 함께 뿅~~~!

{주}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Looking for you를 그의 귀에 틀어 넣으시니 사람이 살아 있는 철덕이 되니라. (창 2:7 패러디)

Looking for you는 어제도 오늘도 영원토록 동일하니라. (히 13:8 패러디)

새로 태어난 철덕으로서 철도의 순수한 젖을 사모하라. 이것은 너희가 그 젖으로 말미암아 성장하게 하려 함이라. (벧전 2:2 패러디)

Looking for you는 정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한 희열과 흥분을 주고 내게 한없는 철덕 정신을 불어넣는다. 기독교의 근간이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이라면, 나의 철덕 정신의 근간은 바로 여느 평범한 여행 경험 같은 게 아니라 Looking for you 음악이다.
한글이 목적을 갖고 따로 인위적으로 창제된 문자인 것만큼이나 내가 철도에 언제 왜 빠져들었는지는 역사적으로 분명하게 명시가 되어 있다..

철도는 인간을 죄로부터 구원하지만 못할 뿐이지 나의 삶에 모든 의욕과 원동력을 불어넣고 어지간한 인간적· 육신적인 종교들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나에게 철도는 거의 '준종교' 수준이다.

그래서 이 날 주변엔 난 운전을 할 때도 차에서 Looking for you는 말할 것도 없고 Oh Glory Korail을 비롯해 서울 메트로와 서울 도시철도 공사의 사가, 그리고 각종 열차 안내방송을 들으며 지냈다.

갓 철덕이 되었다면 먼저 우리나라 철도 영업거리표와 수도권 전철 노선도를 큰 윤곽이라도 암기하고 열차 시각표, 철도 차량 계보, 주요 철도 정보 사이트(한 우진, MEIS 등)들을 쭈욱 독파해야 할 것이다.

흔히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비관하는 사람들이 자조하는 논조로 에디슨, 아인슈타인, 마리 퀴리 같은 사람이 한국에서 태어나면 무슨 과외 선생, 중국집 알바 등등이 됐을 거라고 얘기를 한다. 그러나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토머스 에디슨이 만약 20세기 말의 대한민국 서울에서 자랐고 열차를 탈 기회가 있었다면 철덕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교육제도에는 희망이 없지만 철도에서 희망을 찾지 않았을까 싶다.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악기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는 교통수단이 존재할 수 있을까? 자동차, 비행기, 배와는 너무 다르다. 궁금하다.” (서울 지하철 VVVF 구동음)
“어떻게 Looking for you가 흘러나오는 교통수단이 있을 수 있을까? 그게 왜 하필 철도일까?”

라는 의문에서 “왜? 왜? 왜?”를 남발하면서 넘사벽 급의 오덕력과 똘끼와 탐구 정신이 발산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발견해 낸 걸 에디슨이 놓쳤을 리는 없다!!
역사적으로 에디슨은 직류 전기를 좋아했으니, 교류를 쓰는 광역전철보다는 직류를 쓰는 지하철 쪽으로 제 갈 길 잘 찾아갔을 것이다.

뭐 아무튼..
세상이 무슨 그림자 정부에 유대인 재벌, 로스차일드 가문,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예수회의 음모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철도청이 자기 말기 시절에 새마을호 객실에다 시종착 음악으로 Looking for you를 선곡해 넣었던 것에는 분명..

승객을 철도에 중독시켜서 철도의 노예로 만들려는 매우 교묘하고 치밀한 음모가 있었던 게 틀림없다.
나중에 코레일이 수익 내려고 백 날 철도 이미지 광고 때리고 마케팅 해댄 것보다도, 철도청이 슬그머니 선곡해 넣은 마약 같은 음악 한 곡이 더 폭발적인 효과가 있었다.

세상에 아폴로 계획 음모론이나 백신 음모론, 유대인 세계 정복 음모론, 9·11 테러 자작극 음모론 같은 건 아예 거짓이거나 거짓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철도청의 Looking for you 철도 중독 음모론은.. 이렇게 증인이 팔팔하게 살아 있는 이상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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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난 그 음모의 희생자였을 뿐이다...!!
음모론 좋아하는 분들은 그 개연성을 연구해 보는 게 어떨까 싶다.
그러나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은 그 음모를 통해서도 선한 결과를 만들어 내셨다. 철도사랑 나라사랑, 성경 노선도처럼!

* 결론: 음모론이라는 건 자기 꼴리는 대로 해석하기 나름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상당수 걸러 가며 들어야 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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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14/03/01 19:21 2014/03/0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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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긴 교통수단

1. 마일 트레인 (mile train)

철도와 관련하여 진정한 미국의 기상을 느껴 보고 싶다면 역시나 이런 걸 직접 봐야 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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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가 1마일을 넘는다고 해서 마일트레인이라고 불린다만, 어디 1마일 뿐이겠는가? 2~3마일에 달하고 건널목에서 다 지나가는 데 수 분 이상이 걸리는 열차도 있다. 화차만으로 그야말로 만리장성을 쌓을 기세다.

2. 로드 트레인 (road train)

마일 트레인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땅 넓고 자원 많은 나라들은 도로 위의 트레일러도 열차처럼 운영한다. 일명 로드 트레인이라고 부르는데, 이 분야의 종주국은 미국이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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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가 정말 장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궤도도 없이 차량을 저렇게 길게 이어 놓으면 조향(회전)을 어째 제대로 할 수 있을지가 우려된다. 그리고 감속을 하는 것도 말이다.

도로에서 가장 긴 차량(수십~100여 m)과 레일에서 가장 긴 차량(2~3km)을 한데 비교해 보니 느낌이 새롭다.

Posted by 사무엘

2014/02/24 08:29 2014/02/2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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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야 너를 사랑해

한겨레 매거진: 철도야 너를 사랑해

인터넷을 뒤지다가 굉장히 재미있는 뉴스 기사를 발견했다.
2012년 11월경에 서울 수색 차량기지에서 다음 철도 동호회 카페인 '레일플러스'의 오프라인 정모가 있었는데, 이 모습을 한겨레 매거진에서 취재하여 보도했다.

내가 한글 세벌식 연구를 안 하고 일요일마다 교회를 안 다녔으면, 나 역시 저 모임에 없는 시간 만들어서 뛰쳐나가는 무명/유명 철덕 중 하나가 됐을 것이다.
철도 동호회 모임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주말마다 차 끌고 1박 2일 중앙선과 교외선 탐방을 다녔을지도 모른다.

글 내용이 매우 흥미진진하다.

-- 이들은 철도에 관한 것이면 무엇이든지 좋아하고 궁금해한다. 이 날 모인 마니아들한테 기관차의 무게가 132톤, 연료탱크의 용량이 9800리터, 8200번대 기관차의 힘이 7060마력이라는 것은 상식이었다. 어떤 마니아는 경적소리로써 기관차의 종류를 구별하고 경적의 음높이를 정확히 재현하기도 했다.

당연한 거 아님?

-- 이들한테 왜 철도를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그냥”이라고 말한다. 남녀의 사랑처럼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이라는 것.

난 다른 건 필요없고, 닥치고 Looking for you 음악 때문에~~

-- 철도 박물관 손 길신 관장은 “철도에 대한 관심은 곧 한국사 연구와도 통한다”고 말했다.

우와, 완전 울트라 초캡숑 킹왕짱 100% 1000000000% 공감 또 공감.
정곡을 짚었다.

-- 철도는 0과 1의 단순명쾌한 세계입니다. 기계, 전기, 통신전자, 토목건축 등 이공계 분야가 종합적으로 기능합니다.

이 재원 씨.. 지하철역 공익 요원을 거쳐서 한때 서울 도시철도 공사에 취직했더니만.. 코레일로 직장을 옮겼구나. 존경스럽다. 완전 덕업일치를 이루신 분.

-- 이날 정모에 참가한 회원들은 초등학생부터 40대 직장인까지 나이대는 다양했지만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 대목에서는 웃을까 울을까 망설여진다. ㅠ.ㅠ
철덕계에도 홍일점이 아주 드물게 있긴 하지만, 여자사람은 아무래도 차량, 토목, 시설 쪽보다는 여행 분야로 관심이 한정된 편이라고 한다.
오 유미 씨(전 충북선 목행 역 명예역장)가 국내에서 유명한 여성 철덕이다.

난 한글 입출력 응용 기술 쪽으로 연구를 더 할 수 없다면 굳이 IT 쪽에 남아 있지 않아도 별 미련이 없을 것 같다.
  • 주의 말씀들이 내 입맛에 어찌 그리 단지요! 참으로 내 입에 꿀보다 더 다니이다! (시 119:103)
  • 그들이 서로 이르되, 그분께서 길에서 우리와 말씀하시고 우리에게 성경 기록들을 열어 주실 때에 우리 속에서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 하고는 (눅 24:32)
철도를 공부하면서도 저 성경 말씀과 동일한 체험을 할 수 있다.
  • “1899년에 한반도에 최초로 다닌 증기 기관차는 흔히 매체에서 보는 기관차보다 훨씬 더 작은 탱크식 '모가'형 기관차였다.”
  • “원래 호남선은 서울이 아닌 부산 방면 선로만 있었다. 서울 방면으로 입체 교차하여 바로 올라가는 선로는 1978년에 호남선이 전구간 복선화되면서 같이 건설되었다. 대전 역 우동이 유명한 이유도 이것과 관계가 있다.”
  • “경부선 개통 당시에는 서대문-남대문-노량진-영등포 다음에 바로 시흥(지금의 금천구청)이었다.”
  • “예전에는 서대문 역이 서울 역이었고 지금의 서울 역은 남대문 역이었다. 예전에는 지금의 부산 역은 초량 역이었고 진짜 부산 역은 더 남쪽에 있었다. 유 관순이 다니던 이화 학당은 서대문 역과 아주 가까이 있었다.”
지면 관계상 역사 얘기만 했는데..

이런 지식 하나하나가 참 달콤하고 나의 마음을 뜨겁게 달군다. 철도가 그저 인간을 위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나를 위한 교통수단임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철도가 너무 좋아서 견딜 수 없다.. 나 정말 어떡하면 좋지? ㅠ.ㅠ

예수님은 하나님이고 구원에 이르는 복음은 애초에 한낱 종교 레벨이 아니기 때문에..
철도교야말로 인간이 만든 2류 3류 종교 중에서는, 복음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거의 최고급 최상급의 좋은 종교라 할 수 있다. 그저 사람 교양과 정서에나 좋은 종교 레벨에서 말이다.
3류 종교는 1류 종교를 사칭하거나 대립하지 않고 자기 위치만 지키고 있으면 해롭지 않다.

그러고 보니 저건 군대에서 딱 좋아할 만한 종교 같은데? (철도 역사와 함께하는 지리/역사 안보교육, Looking for you 카타르시스)
군대가 무슨 혼의 구원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니고, 그저 정훈 교육, 안보 의식 함양과 장병 자살 방지가 목적일 텐데.. 그 용도로는 철도교가 최적격이다!
하늘에는 하나님이 계시고 땅에는 철도가 있다.

{주}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명의 숨을 그의 콧구멍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살아 있는 혼이 되니라. (창 2:7)
{주}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Looking for you를 그의 귀에 들려 주시니 사람이 살아 있는 철덕이 되니라.

Posted by 사무엘

2014/01/09 08:32 2014/01/0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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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Looking for You!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이런 사이트를 발견했다.

"곤시오페아"라고 하는 J-Fusion(일본식 퓨전 재즈) 음악 동호인 커뮤니티이다. 원래는 이 분야의 매니아인 어느 개인의 홈페이지였는데 방문자가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로 발전한 듯하다.

이 사람의 개인적인 주 관심사는 CASIOPEA와 T-SQUARE라는 두 그룹이라고 하지만, 일단 J-Fusion에 속하는 뮤지션들을 다 소개는 하고 있으며, MALTA도 응당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에 MALTA의 음반 Obsession에 대한 코멘트가 딱 한 건 실려 있었다!

[★★★★★] MALTA의 앨범 중 최대의 집념이 담긴 앨범
개인적으로 MALTA의 최고의 앨범을 꼽으라면 두말없이 이걸 꼽을 것입니다.

Obsession 이후의 작품들이나 심지어 이 앨범과 마찬가지로 GRP세션들이 참여했던 이전작과 비교해 봐도,
두 번 다신 이 정도의 음반이 나오리라 기대가 안 될 정도의 높은 완성도와 감성을 지닌 앨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시적인 우수가 배어 있는 Sentimental Morning, Step Closer, Not Yet(하비 메이슨 작),

팝 넘버로서 좀 빠른 템포의 경쾌한 Obsession, 따스함이 묻어나는 Reflections과 Time And Tide,

펑키한 느낌의 101 Freeway(돈 그루신 작)와 Lucky 7,

발라드 Sweet Dreams와 피노키오 주제가이기도 한 커버곡 When You Wish Upon A Star,

돈 그루신의 재즈적 감성이 가득찬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가히 앨범의 베스트라고 할  수 있을 만한 Looking For You까지 버릴 곡이 없는 앨범입니다.

평소 MALTA의 가벼운 음악풍에 실망하신 분이라도 이것만큼은 적극 추천할 수 있습니다.
by 리스너(vintage1900), at 2012-08-27 오후 8:46:00


이 사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뭘 좀 아시는 분이다~~!!
거 봐, MALTA가 발표한 음반들 중 역대 최고가 1988년작의 Obsession이고,
그 앨범에서 최고봉 베스트 곡이 Looking for you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명불허전이다~!

철덕이 아니면 이런 마이너한 일본 재즈 음반을 아는 사람이 국내에 거의 없을 텐데.
철도가 아니라 진짜 음악 매니아여서 아는 거라면... 정말 만나서 인사 나누고 싶다.
글 쓰는 투를 봐서는 MALTA의 대부분의 음반을 이미 섭렵한 사람이다.
이런 음악을 알아 주는 사람이 있으면 기분이 좋다.

Looking for You의 작곡자 MALTA는 일본 사람이지만 이 사람은 버클리 음대 출신이며
이 앨범 작업은 미국에서 서양 사람들과 함께 행해졌다.
색소폰과 함께 병행해서 흘러나오는 신시사이저는 Larry Williams이고
어쿠스틱 피아노 및 키보드는 Don Grusin. 다들 영문 위키백과에 등재가 돼 있을 정도로 유명한 뮤지션들이다. 대단하다.

이런 음악을 새마을호 열차의 출발-종착 때 틀어 줘서 나를 철덕으로 만들어 버린 건, 과거 철도청의 치밀하고 교묘한 음모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3/10/17 08:16 2013/10/1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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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폐단· 단폐단

한국 철도에서 운행 중인 특대형 디젤 기관차(정확히는 디젤 전기 기관차)는 앞부분이 잘 알다시피 이렇게 생겼다. (사진들의 출처: 위키미디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가끔은 앞부분이 이렇게 생긴 열차가 다니기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 눈치 챈 독자도 계시겠지만, 이것은 새로운 다른 기관차가 아니라, 똑같은 기관차를 방향만 달리하여 배치한 것이다.
기관차의 뒷부분이 전방을 향하게 하고, 기관차의 원래의 앞부분을 후방으로 배치하여 객차를 연결한 뒤 기관차를 전진이 아닌 후진시킴으로써 앞으로 나아간다. 본인이 예전에 몇 번이나 언급한 적이 있듯, 모든 철도 동력차들은 전진과 후진을 완전히 동일한 성능으로 자유자재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나 비행기와는 다르다.

기관차의 운전석은 통상 앞부분과 가까이 배치되어 있으며, 전방의 시야도 넓게 확보되어 있다. 이런 직관적인 앞부분으로 기관차를 자연스럽게 운전하는 것을 '단폐단 운전'이라고 한다. 운전석과 차체의 진행 방향 끝부분이 가까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관차의 양방향 중 운전석 방향과 먼 반대쪽으로 열차를 운전하는 것을 '장폐단 운전'이라고 한다.

철도는 신호 시스템이 아주 발달해 있고 방향 전환이 필요 없는 교통수단이긴 하지만, 그래도 장폐단 운전이 단폐단 운전보다 더 위험하고 기관사의 심신에 부담을 많이 끼치는 근무인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운전석에서 차량의 말단이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그렇잖아도 눈에 안 띄는 사각지대가 많아지는데, 그나마도 양 끝의 작고 좁은 창문만을 통해서 앞을 오랫동안 내다보느라 기관사의 자세도 구부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장폐단 편성은 왜 생기는 걸까? 기관차의 방향을 돌려 주는 전차대나 루프선이 없는 노선을 운행했다가 되돌아올 때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는 바로 경인선이다.
경인선에서는 전동차뿐만이 아니라 인천항을 왕래하는 화물 열차도 비정기적으로 운행된다.
그러나 경인선의 종점인 인천 역은 인상선도, 루프선도, 전차대도 없이 열차가 있는 그대로 들어갔다가 도로 나올 수만 있는 매우 열악한 종착역이다. 그래서 인천 방면을 향하고 있던 기관차는 도로 서울 방면으로 돌아갈 때도 뒤쪽인 인천을 향한 채 주행하게 된다.

철도 차량은 아무래도 앞뒤 주행에 모두 유동적으로 대응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게 유리함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도입될 예정인 7600호대 디젤 전기 기관차는 앞뒤에 동일하게 운전석과 큰 창문이 달린 전후 대칭형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이 경우 마치 동차처럼 장폐단· 단폐단이라는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이다.

물론, 전기 기관차는 진작부터 운전실이 앞뒤에 둘 달린 전후 대칭형으로 만들어져 있긴 했다. 기계 부품을 배치하는 데 다른 동력원 기관차보다 자유도가 더 높기 때문일 것이다.
전기나 디젤과는 달리 과거의 증기 기관차는 보일러와 탄수차, 차륜의 배치 같은 여러 문제 때문에 태생적으로 전후 대칭형으로 만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얘는 길쭉한 보일러가 앞으로 불쑥 돌출돼 있으니, 장폐단 형태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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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물게, 중형 기관차인 4400호대 디젤 기관차는 설계상의 정방향이 장폐단 형태이다. 증기 기관차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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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명 봉고 기관차라고도 불린 7000호대 디젤 기관차는 반대로 후진(=장폐단 주행)을 아예 고려하지 않은 극단적인 설계 때문에 사실상 단폐단 전진 운전밖에 못 한다. 운전석 안에서 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얘는 작년 말에 다 퇴역했기 때문에 지금은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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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차륜 배치

자동차에는 엔진이 자동차의 어느 쪽에 적재되고 구동축이 어느 쪽 바퀴에 연결되는지를 나타내는 FF(전륜구동), FR(후륜구동), RR, 4WD 같은 용어가 있다. 이와 비슷한 개념이 철도 차량에도 응당 존재한다.

먼저, 동력 분산식 차량의 경우, 연결된 차량 자체가 동력차인지 아니면 단순히 끌려다니는 객차인지를 나타내는 표기가 있다. Tc(한쪽 말단에 운전실이 달린 객차), M(동력차), M'(전동차 한정. 동력차이면서 팬터그래프도 달린 차), T(단순 객차)가 그것.

그리고 다음으로 한 차량을 이루는 대차의 차륜 구성을 나타내는 표기가 있다. 연속으로 이어져 있는 바퀴의 수를 나열하는데, 동력이 연결된 바퀴는 A, B, C로 시작하는 알파벳으로 적고, 그렇지 않은 바퀴는 아라비아 숫자로 적는다.

예를 들어, 아래의 8200호대 전기 기관차의 차륜을 표기하면 Bo-Bo이다. (보다시피 전후 대칭인 것도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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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라고 적힌 걸 보니, 한 대차당 바퀴가 두 개 있고 각 바퀴에 모두 동력이 전달된다는 뜻이다. 이 기관차 하나만을 자동차 같은 차량에다 비유한다면 진짜 4WD급인 셈이다.
B 다음에 붙은 o는 그 구동축이 동력원이 내연 기관 같은 다른 엔진이 아니라 전기 모터임을 뜻한다. 순수 전기 기관차뿐만이 아니라 디젤 전기 기관차의 구동축도 결국 전기 모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o가 붙는다.

사실, 8200호대 전기 기관차는 차륜이 한 레일당 총 4개로 적은 편이다. 가볍고 접지력이 낮은 것에 비해서 출력만 너무 강하다 보니, 이 기관차는 오르막에서 바퀴가 헛도는 공전 현상이 종종 발생했다고 한다.
8000호대 전기 기관차는 Bo-Bo-Bo이며, 특대형 디젤 기관차는 Co-Co로 6개이다. 최근에 도입되고 있는 8500호대 신규 전기 기관차 역시 이 추세게 맞추어 Co-Co로 돌아갔다.

오늘날의 디젤이나 전기 기관차는 차륜이 비교적 규칙적이고 배치 방식이 그렇게까지 다양하지는 않기 때문에 조합이 기껏 저 정도밖에 안 된다. 다양한 차륜의 종결자는 역시 증기 기관차였다.
얘는 엔진 내부에서 전문적인 동력비 조절 장치를 갖추고 있지 않은 원시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바퀴의 개수와 크기가 기관차의 출력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었다. 그래서 여객용 기관차는 구동축이 걸리는 바퀴를 크게 하여 좀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했고, 반대로 화물용 기관차는 작은 바퀴를 여러 개 달아서 속도 대신 토크(견인력)를 크게 했다.

19세기에 앞바퀴가 엄청 큼직한 자전거가 잠시 등장했던 것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그때는 체인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지 않아서 두발자전거도 세발자전거처럼 페달이 앞바퀴에 곧장 연결되어 있었으며 앞바퀴가 구동축이었다.
그리고 바퀴를 크게 하는 게 오늘날로 치면 고단 기어를 써서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접지면의 바퀴는 더 많이 돌게 하기 때문에,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물론 그만큼 페달을 밟는 데 힘은 많이 들겠지만 말이다.

이렇듯, 철도에는 장폐단· 단폐단 같은 미처 생각도 못 했던 특성 구분이 존재한다는 걸 우리는 알 수 있었다.
비행기의 랜딩 기어 바퀴의 배치도 이런 표기법으로 기술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지?

다만, 랜딩 기어 바퀴에는 구동축 같은 건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반대로 철도 차량은 비행기나 트럭의 바퀴처럼 바퀴가 안쪽으로 두 겹이 배치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고려할 점이다. 궤도를 구성하는 한 쌍의 레일의 안쪽에 또 차륜을 얹을 레일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무슨 복수의 궤간을 지원하도록 특수하게 설계된 선로가 아닌 이상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9/06 08:34 2013/09/0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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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노트북 PC나 읽을 책을 챙겨 들고 한적한 전철역으로 떠나서 피서를 즐기는 건 수도권 광역전철 역세권에 사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복이다.

지금까지 경의-일산선, 분당선, 과천-안산선, 서울 7호선, 공항 철도 등 여러 노선을 다녀 봤다. 하지만 1호선과 직결되는 광역전철이나 경춘선은 상대적으로 덜 탔다. 안 그래도 토요일 낮에는 지하철들이 혼잡한 편인데 거기는 특히 너무 혼잡하기 때문이었다.

경춘선은 통일호, 무궁화호를 거쳐 지금은 전동차와 ITX 청춘이라는 실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은 광역전철이다. 비록 혼잡하고 타러 가기가 힘들고(무려 상봉까지!) 열차가 중앙선보다도 드물게 다니긴 하지만(경의선 서강-공덕의 배차간격과 비슷함), 주변 경치가 워낙 좋기 때문에 한 번쯤은 날 잡아서 다시 시승해 봤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경춘선 중에서도 백양리와 김유정 역에서 내려서 역 주변을 카메라에 담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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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백양리 역 승강장이다. 이 넓은 승강장에 사람이라곤 나밖에 없었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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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의 바깥은 이렇게 생겼다.
주변이 워낙 한적하고 부지가 넉넉하니 광장도 있고 자전거 거치대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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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주차장은 그냥 무료 개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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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역 쪽을 대고 바라본 풍경이다.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운치 있어 보이지 않는가?
그나저나 경춘선은 역시 은근히 길더라. 서울-수원 정기권(거리 비례 6단계)으로도 백양리 역까지만 가도 내릴 때 추가 차감이 발생했다.

다음, 김유정 역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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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은 원래 신남 역이라고 불렸으나, 근처에 소설가 김 유정 문학촌이 있다 하여 2004년에 역명이 이렇게 바뀌었다. 이 역은 역명판의 한글 서체도 다 코레일체 대신 궁서체를 사용하고 있으며, 역사가 한옥 컨셉의 특이한 형태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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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은 선로가 고가가 아닌 평지에 있다. 그리고 역사에서 승강장으로 갈 때 육교가 아니라 '지하도'를 이용한다. 그래서 전철역이 아니라 시골의 일반열차역 같은 인상이 느껴진다.
세상에 평지 선로 + 지하도 형태인 역은 매우 드물다. 반월, 대방, 구일 정도가 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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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전철역이 아니라 시골의 일반열차 철도역처럼 보이지 않는가?
역 주변에도 한옥 스타일의 정자와 뜰이 있다. 경춘선 탐방 때 한번쯤 들러 볼 만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3/08/26 08:34 2013/08/2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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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광고: 나도 KTX 탈 걸

1.

요즘 철도 내지 코레일 광역전철 구간을 이용하는 분들은 차내 모니터에서 “나도 KTX 탈 걸”이라는 테마의 CF 동영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두 여배우가 누구인지도 몰랐는데 나중에 검색해 보니 에일리와 신 보라이다. 열차 안에서는 음성이 안 나오니 대화 내용은 전적으로 자막으로만 봐야 했는데 음성은 역시 인터넷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4시간 후에 부산에서 생방송 촬영이 있는데 에일리는 서울에서 자가용을 끌고 가지만 교통 정체에 막혀서 지각하고, 언니인 신 보라는 공항 철도+KTX를 이용해서 빠르고 편안하게 간다는 내용이다.
(여담으로, 머지않아 아예 공항 철도에까지 KTX가 그대로 들어갈 예정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은 정책은 아니라 생각된다. 서울 역까지 찍었다가 다시 부산 방면으로 내려가는 건 동선이 너무 안 좋아서.. 정말 광명 역에서 인천 공항으로 가는 철길이 뚫리긴 해야 한다.)

철도청이 코레일이라는 기업으로 바뀐 뒤부터 확실하게 바뀐 것이 무엇이냐 하면, 대외 광고가 늘었다는 점이다. “당신을 보내세요”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 전에 철밥통 철도청 시절에  철도청이 자체 CF를 내보낸 건 1984년이 유일했다고 한다. “속도 향상으로 고속화된 철도 여행은...” 무궁화호 NDC 동차가 최신형 차량으로 소개되던 시절이었으니 얼마나 격세지감인지! ㅋㅋㅋ

2.

사실, 지금으로부터 10년 쯤 전, 본격적으로 철덕이 되기 전이던 2003년경의 일을 똑똑히 기억한다.
본인은 대학 시절에 열차 여행 중이었는데 객실이던가 역 내부이던가에 철도 노조에서 만든 광고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철도청이 기업으로 바뀌면 우리나라 철도도 영국이나 일본 꼴이 나서 서울-부산간 열차 운임이 10만원이 넘어가고 안전 관리도 개판이 되어서 철도 안프라가 완전히 망할 거라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KTX가 개통하고 철도청은 코레일로 바뀌었다. 그러나 한국 철도는 저런 극단적인 꼴로 전락하지 않았다.
뭐든지 시장 경제에만 맡기고 민영화· 개방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저런 일도 한두 번 겪고 나면 국가 정책에 무조건 괴담 퍼뜨리면서 딴지 걸고 반대만 하는 주장은 좀 가려 가며 들을 줄 아는 안목이 생겨야 할 것 같다. 그런 쪽에 심취해 있는 분들은 반대로 비대한 정부 기관들의 비효율과 세금 낭비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한 측면이 없지 않다.

뭐, KTX는 이제 코레일의 최대 돈줄이며 특히 주말에 경부선은 굳이 명절이 아니어도 없어서 못 탈 정도로 만석이다.
그 어떤 경영자가 코레일의 사장이 되었다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서민들로부터 욕 먹는 한이 있어도 일반열차를 줄이고 KTX를 증차할 수밖에 없다. 임률 높고, 많이 태우고 빠르고 회전률 높고, 수송 원가 낮고 수요도 많고.. 도대체 주저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철도청도 경영을 아주 못한 건 아니었다.
어쩌다가 새마을호에 Looking for you 음악을 넣을 생각을 했을까?
그냥 어차피 탈 사람은 타고 안 탈 사람은 안 타고, 적자쯤이야 세금으로 메우면 된다는 식으로 철도를 아주 안일한 철밥통 사고방식으로 운영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런 데에다 고객 감동과 중독의 씨앗을 집어넣었을까?
이런 배려 때문에 대한민국에는 중증 말기 극성 철덕이 한 명 생겨 버렸고, 코레일은 철도청이 뿌린 씨앗의 열매를 마음껏 따 먹고 있는 중이다.

3.

지난 2011년 여름에는 꽤 도발적인 철도 광고가 옥외 광고판의 형태로 걸린 적이 있었다.
바로 경부 고속도로 신탄진 IC 북쪽으로 살짝 떨어진 곳에, “KTX 탈 걸”이라는 광고판 말이다. 혹시 아시는 분 계신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한국 철도 역사상 최대의 적절한 광고 전략으로 기록될 것이다.

  • 일단 경부 고속도로가 경부 고속선과 아주 가깝게 나란히 달리는 얼마 안 되는 구간이요,
  • 이곳은 버스 전용 차선이 시작되고 주말에 그렇잖아도 상습적으로 막히기 시작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 또한, 수도권에서 충분히 멀리 떨어진 국토의 중부이기 때문에 상행과 하행에 모두 비슷한 광고 효과를 낼 수 있다.

도로는 막혀서 차들이 거북이걸음 중인데 옆에서는 KTX가 씽씽 지나가고 맞은편엔 “KTX 탈 걸”이라는 광고판이 놓여 있으면 운전자들이 이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이 광고판이 있는 곳 근처를 로드뷰로 보면 이렇다.
요즘 인터넷 지도는 로드뷰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의외로 고속도로에는 유료 도로여서 그런지 로드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인터넷 상으로 사진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광고가 다른 것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사무엘

2013/08/11 08:28 2013/08/1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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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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