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로젝트 -- IDE의 관점과 빌드 스크립트의 관점

C/C++ 빌드 시스템에서 프로젝트란, 한 바이너리.. exe, dll, lib, so, a, out 따위를 만들어 내기 위한 1개 이상의 파일들의 묶음을 말한다. 그리고 여러 바이너리들을 생성하는 여러 프로젝트의 묶음을 Visual Studio 용어로는 솔루션이라고 부른다.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파일 중, 컴파일러가 처리하는 각각의 소스 파일(c/cc/cpp)은 '번역 단위'(translation unit)이라고 불린다. 1개의 번역 단위는 1개의 obj 파일로 바뀌게 된다.
그런데 요즘은 프로그래머의 편의와 작업 생산성을 위해 통합 개발 환경(IDE)이란 게 즐겨 쓰이며, 이런 IDE에서 취급하는 프로젝트는 make 같은 재래식 툴에서 취급하는 빌드 스크립트(makefile 같은)와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관계이다.

프로젝트 파일에 들어있는 정보를 기계적으로 추출해서 makefile을 생성하는 것은 비교적 쉽게 가능하다. 그러나 makefile로부터 역으로 IDE용 프로젝트 파일을 재구성하는 것은 더 귀찮고 번거롭다.
프로젝트 파일에는 빌드가 아닌 IDE 내부에서 의미를 갖는 각종 설정 정보들이 더 들어있으며, makefile은 절차형 스크립트로서 프로젝트 파일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각종 조건부 빌드 로직이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IDE의 프로젝트 파일에는 소스 파일들을 다단계 폴더 형태로 묶고 분류해서 표시하는 기능이 있다. 이런 계층 구조 정보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존재할 뿐, 빌드할 때는 전혀 쓰이지 않는다. 어차피 다 똑같이 일렬로 늘어놓아서 컴파일 하고 링커로 넘겨주는 파일들일 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계층 구조는 그 소스 파일들이 놓여 있는 디렉터리 구조와는 전혀 무관하게 지정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프로젝트에서의 파일 grouping을 실제 디렉터리 구조와 동일하게 해 주는 게 사람을 덜 헷갈리게 하고 좋을 것이다. 특히 여러 사람이 유지 보수하는 프로젝트라면 더욱 말이다.

한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소스 코드들이 반드시 동일한 디렉터리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컴파일된 출력 파일은 오로지 한 곳에서만 생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른 디렉터리에 있더라도 한 프로젝트에 이름이 동일한 파일이 여럿 있지는 않는 게 좋다.

오픈소스 DB 라이브러리인 sqlite는.. amalgamation이라고 해서 4MB짜리.. 거대한 sqlite3.c 파일 하나로 라이브러리 전체의 기능을 제공하는 엄청난 용자짓도 하던데..;;; 이건 극단적인 예이다.
들고 다니고 관리하기 편하고 빌드가 깔끔하고 최적화가 잘 되는 장점이 있지만, 컴파일러나 IDE가 파싱 하다가 체할 수 있고 코드 분석이나 디버깅이 잘 안 되는 단점도 있을 수 있다. 요즘도 보수적인 IDE나 디버깅 업계에서는 줄 수가 64K를 넘는 소스 파일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2. 정적 분석

어떤 프로그램에서 구조적인 메모리 오류나 보안 결함을 찾아내는 검증 도구 내지 방법은 크게 ‘동적 분석’과 ‘정적 분석’으로 나뉜다.
전자는 빌드한 프로그램을 가상의 샌드박스 안에서 직접 실행해 보면서 문제점을 찾는다. 그러나 후자는 프로그램을 실행하지 않고 소스 코드만 쭉 훑으면서 문제점을 찾아 낸다. 둘은 손실 압축과 무손실 압축, 실시간 렌더링과 오프라인 렌더링만큼이나 서로 영역이 다르다.

서버처럼 무한 대기· 무한 루프를 돌며 반영구적으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동적 분석으로 검증하는 건 쉽지 않다. 프로그램이 동일 지점에 돌아왔을 때 다른 메모리 문제 없이 항상성이 보장된다는 걸 겉으로 드러나는 상태만 보고 얼추 때려잡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적 분석은 프로그램의 실행 형태와 전혀 무관하게.. 무한루프건 배배 꼬아 놓은 지수함수 시간 복잡도의 재귀호출이건 무관하게.. “코드의 양이 유한하다면 분석을 위한 시간 복잡도도 유한하다”, “동일한 코드를 컴파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의 최대 수십 배 정도”이니 신통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정적 분석은 100% 정확하지 못하며 오탐 오진도 많다.
그런데, 각종 구조체와 포인터를 넘나들면서 진짜 너무 복잡하게 꼬여 있는 메모리를 일일이 추적을 못 하는 건 차라리 수긍을 하겠다만.. 이거 뭐 사람만도 못한 너무 황당한 오진을 하거나 간단한 문제도 못 잡아 내는 경우가 있어서 좀 아쉬웠다.

정적 분석은 그 정의상 프로그램을 “실행해 보지 않고” 코드를 분석해 주는데..
개발툴과 연계해서 “빌드는 같이 하면서” 문제를 추적하는 놈이 있는가 하면, 빌드조차 없이 진짜 코드 외형만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놈도 있는 것 같다. 둘은 개발 이념이 서로 다르다.
후자가 정확도가 더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사용하기는 더 쉽다. 프로젝트나 makefile 세팅 없이 그냥 방대한 h와 cpp/c 묶음을 압축해서 던져 주기만 하면 분석이 되기 때문이다. 마치 Soure Insight와 비슷한 유도리가 있다.

솔직히 정적 분석을 위해서는 코드가 특정 플랫폼용으로 반드시 빌드가 돼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가령, 32비트에서는 괜찮은데 64비트에서만 메모리 오프셋 문제를 일으키는 코드라면.. 그건 어차피 이식성 문제가 있는 코드이니 정적 분석 툴이 지적해 줘야 할 것이다.

내가 C/C++ 정적 분석으로부터 기대하는 아이템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이것도 생각보다 스펙트럼이 다양한 것 같다.

  • memcpy, malloc 같은 함수에서 버퍼 크기 계산 잘못한 것, 문자열의 경우 null문자 공간을 빼먹은 것, 0초기화를 하지 않은 것 등등 (C 코드 한정.. 제일 지저분)
  • 함수가 자기 지역변수의 주소를 리턴
  • memory leak 내지 dangling pointer 가능성이 있는 것
  • C++에서 아직 초기화되지 않은 멤버 변수를 다른 멤버의 초기화에 동원하는 것 (이거 굉장히 교묘한 실수인데 왜 컴파일러에서 지적해 주지 않을까?)
  • a=a++ 같은 이식성 떨어지는 코드, 잠재적인 코딩 실수

3. #include의 미묘한 면모

C/C++에서 #include가 하는 일은 말 그대로 다른 텍스트 파일을 현재 컴파일 중인 번역 단위에다가 끌어오는 게 전부이다. 외부 패키지나 라이브러리를 지정하는 기능이 없다. C/C++에는 Java의 import, C#의 using 같은 깔끔한 명령이 없다.
그 대신, #include를 남용하면 프로젝트에 정식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은 파일을 끌어들여서 이에 대한 의존도를 생성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xxx>가 아니라 "xxx" 형태의 include는.. 컴파일러가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는 파일만 쓰도록 하고, 프로젝트에 없으면 파일이 디스크 상에 존재하더라도 없다는 에러를 내게 하는.. 그런 옵션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의도하지 않았던 파일이 잘못 인클루드 되는 바람에 컴파일러가 난독증을 일으키고 사람은 사람대로 빡치는 일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젝트에 포함되지 않은 채 #include 된 파일은 수정됐어도 걔를 #include하는 소스가 고쳐지지 않았다면 재컴파일 되지 않아서 다른 오동작을 유발할 수도 있다.

#define뿐만 아니라 #include로도.. 파일 내용 전체를 꼼꼼하게 파싱하지 않고 편의 시설을 제공하는(syntax coloring, 간단한 문법 체크, 선언/정의로 가기, 함수 목록 추출 따위) IDE 에디터를 농락하고 오동작을 유발할 수 있다.
가령, "}" 요 문자 하나만 달랑 들어있는 소스 파일을 하나 만든 뒤,

void func
{
  ......
#include "right_curling_bracket.c"

이렇게만 하면 얘는 문법에 맞는 코드가 된다.
또한, 따옴표로 둘러싸인 문자열을 잔뜩 넣은 뒤,

static const char BIG_STRING_DATA[] =
  "XXXXX"
#include "more_string_dadta.c"
  "ZZZ";

이런 식으로.. 거대한 테이블 데이터의 내용을 외부 파일 인클루드를 통해 조달할 수도 있다.
단지, #include는 자기 안의 코드만 대치 가능할 뿐, 같은 전처리기의 레벨을 넘나들지는 못한다. 즉,

#ifdef
#include "file_containing_sharp_endif.c"

이렇게 때우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 저 #if에 상응하는 #else나 #endif 따위는 반드시 지금 소스 파일에 존재해야 한다.

끝으로.. #include 대상인 "xxx"나 <yyy>는 C언어의 관할을 받는 문자열 리터럴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 탈출문자가 적용되지 않으며, 디렉터리를 표현할 때 역슬래시를 두 번 \\ 찍을 필요가 없다. 사실은 Windows건 어디에서건 더 보편적인 / 를 쓰는 게 더 좋을 것이다.

#include 대상으로 매크로 상수를 지정해 줘도 된다. 이걸 사용한 예는 본인의 경험으로는 FreeType 라이브러리가 지금까지 유일하다.
다만, #include 경로는 C 문자열 리터럴이 아닌 관계로, "aaa" "bbb" 라고 끊어서 썼을 때 자동으로 "aaabbb"라고 이어지는 처리도 되지 않는다. 이런 식의 변태적인(?) 활용은 가능하지 않다는 걸 유의하자.

4. 빌드 절차의 디버깅

뭔가.. 빌드 스크립트와 컴파일러의 동작을 디버깅 하는 기능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breakpoint를 잡고 나서 F5 Run을 하는 게 아니라, F7 '빌드'를 누른다.
일반적인 디버깅이라면 빌드된 프로그램이 그 지점을 실행할 때 break가 걸리겠지만, 이때는 컴파일러가 그 지점을 읽기 시작했을 때 break가 걸린다.

break가 걸리고 나면 이 시점에서 현재 정의돼 있는 #define 심벌들을 몽땅 조회하고 실제 값과 정의된 곳(헤더 파일? 컴파일러 옵션?)을 추적할 수 있다. 치환 결과에 또 매크로가 들어있더라도 당연히 계속 까 볼 수 있다.
각종 #pragma 옵션이 지정된 내역, 옵션 스택, #line이 적용된 것도 당연히 확인 가능하다.

프로그램 실행 디버깅에서 step into / over / out이 있는 것처럼..
#include에 대해서는 마치 함수 호출처럼 step into를 할 수 있다. 어느 디렉터리에 있는 헤더 파일이 선택됐는지, 현재 컴파일러의 스택 상으로 include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 ""에 따라서 탐색 순서도 추적 가능하다. 요 디렉터리에 없어서 다음으로 이 디렉터리, 다음으로 저 디렉터리 같은 순이다.

#error나 #pragma warning 같은 건 아예 별도의 로그 창으로 찍히게 할 수도 있다.
흠, 좀 잉여력이 풍부해 보이긴 하지만, 그럴싸하지 않은가? =_=;;
웹브라우저에서 '개발자 모드'가 있는 것처럼.. 이런 기능이 있으면 개발자가 자기가 내력을 다 알지 못하는 방대한 프로젝트와 빌드 시스템에 처음 적응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3/03/13 08:35 2023/03/13 08:35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136

C 언어의 애환

1. 비트필드

C언어의 구조체에는 다른 언어에서는 거의 찾을 수 없는 비트필드라는 물건이 있다.
얘는 굉장히 편리하고 강력한 프로그래밍 요소이다. 바이트 경계에 딱 떨어지지 않는 숫자를 일반 숫자 다루듯이 읽고 쓰게 해 주니 이 얼마나 대단한가? IEEE754 부동소수점이라든가, 과거 2바이트 조합형 한글 같은 건 비트필드 구조체를 잘 만들어서 내부 구조를 쉽게 분석해 볼 수 있다.

다만, 비트필드와 관련해서 언어 문법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점이 보완되거나 강화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들었다.

(1) 지정 가능한 자료형은 그냥 unsigned 아니면 signed 둘 중 하나로 굳혀 버리고, 나머지 쓰잘데기없는 키워드들은 몽땅 거부하고 에러 처리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이 필드의 크기는 뒤의 비트수에 의해서 결정될 텐데.. int니 char이니 long이니 하는 건 전혀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괜히 unsigned char _field: 10; 이런 거 체크해서 10이 8보다 더 클 때만 에러 처리하는 건 잉여스러운 짓이다.

사실 본인은 비트필드에서 부호 "있는" 자료형이 쓰이기는 하는지, signed조차도 필요는 한지 그것도 굉장히 회의적이다. 차라리 enum이 쓰일 가능성은 있을지 모르겠다.

(2) 비트필드에서 공간을 배치하는 순서는 결국 타겟 플랫폼의 비트 endianness의 영향을 받는다. unsigned member : 4 라고 해 주면.. little endian에서는 하위 0~3비트가 할당되며, big endian에서는 상위 4~7비트가 할당된다.
더구나 비트필드라는 건 결국 2~4바이트짜리 커다란 정수 하나를 잘게 쪼개기 위해 존재하는 물건인데, 쪼개는 순서 자체가 비트 endianness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비트필드를 사용해서 특정 파일 포맷이나 패킷 구조를 기술해 놓은 구조체 선언을 보면.. 빌드 환경의 endianness에 따라 조건부 컴파일을 시켜서 little일 때는 같은 멤버를 abcd 순으로 배치하고, big일 때는 이를 dcba 순으로 무식하게 배열해 놓곤 한다.

이게 정형화된 패턴이니 프로그래머가 쓸데없는 삽질을 할 필요 없이, 언어 차원에서 문법을 지원을 좀 했으면 좋겠다.
"이 비트필드들은 16/32비트 기준으로 큰/작은 자리부터 순서대로 분해하는 것이다. 그러니 타겟 아키텍처의 endianness가 이와 정반대이면 컴파일러가 알아서 멤버들의 배치 순서를 뒤집어라" 이렇게 힌트를 준다.

이런 일이 컴파일러가 하기에는 너무 지저분하다면 #pragma 같은 걸로 빼내서 전처리기 계층에다 담당시켜도 된다.
핵심 요지는.. 똑같은 멤버를 프로그래머가 순서만 바꿔서 다시 써 주고 조건부 컴파일을 시키는 무식한 짓만은 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비트필드가 쓰일 정도의 상황이면.. 아마 이 공간 전체를 거대한 숫자 한 덩어리로 같이 취급하게도 해 주는 union, 그리고 구조체 멤버 배치를 어느 플랫폼에서나 비트 단위로 일치하게 강제 동기화시키는 #pragma pack도 같이 쓰이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pragma pack과 #pragma once는 진짜로 사실상의 표준이니 C/C++에서 정식 표준으로 좀 등재시켜야 하지 싶다. char32_t / char16_t 같은 게 결국 built-in type으로 받아들여지고 정식 표준이 된 것처럼 말이다.

참, 당연한 얘기이다만.. 구조체 템플릿에서는 비트필드의 크기를 나타내는 숫자도 템플릿 인자로 공급해 줄 수 있다.
비트필드의 크기는 구조체 멤버에 들어있는 배열의 크기와 위상이 거의 같으니 말이다. 구조체의 크기에 영향을 주는 숫자이며 컴파일 시점에서 값이 상수로 결정되어야 한다.

template<size_t N> struct XXXX {
    unsigned _member: N;
};

아주 C스러운 요소와 C++스러운 요소가 한데 만난 것 같다. ㄲㄲㄲㄲㄲ 비트필드의 크기를 템플릿 인자로 지정할 일은 극히 드물 것이다.;;

교통 분야에서 좌측· 우측 통행이 국가별로 찢어져 있다면, 디지털 컴퓨터에서는 비트의 배치 순서 endianness가 통행 방향과 비슷한 개념이며 아키텍처별로 찢어져 있는 듯하다.
네트워크 표준은 big endian이지만, 컴퓨터들은 x86이 주류이다 보니 little endian이 주류이다. 이건 세계적으로 자동차 도로 우측 vs 좌측과 비슷한 비율이며, 안드로이드 vs iOS와 비슷한 비율인 것 같다. 본인은 big endian을 native로 사용하는 컴퓨터를 평생 한 번도 구경해 본 적이 없다.

2. C의 단순 평면성

C++에 비해, C는 마소에서 거의 아오안 취급을 하기 때문에 컴파일러의 버전이 바뀌어도 달라지는 게 거의 없다. 다만..

  • C99에서 추가된 가변 길이 배열이 Visual C++에서는 지원되지 않는다.
  • 구조체의 가장 마지막 멤버를 구조체 자체의 크기를 차지하지 않는 명목상의 멤버로.. char data[] 내지 data[0] 같은 형태로 선언해서 구조체의 뒷부분을 가변 길이로 활용하는 게.. 여전히 일부 컴파일러의 편법일 뿐, 정식 표준이 아닌 것 같다.
  • 대소문자를 무시하고 문자열을 비교하는 함수가 의외로 표준이 아닌 것 같다. stricmp와 strcasecmp 부류가 혼재해 있다. C는 라이브러리 함수가 ANSI니 POSIX니 하면서 의외로 파편화된 게 좀 있어서 플랫폼 간의 이식성을 저해하는 중이다.

C는 클래스와 상속 계층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각종 명칭에 다단계 계층 scope이란 것도 없다. namespace나 using 같은 걸 신경쓸 필요 없이 모든 명칭이 오로지 local 아니면 global.. 그도 아니면 매크로 함수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클래스라기보다는 번역 단위 자체가 클래스와 비슷하며 static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 private 역할을 얼추 담당한다.

그러니 뭔가 아주 단순하며, 입체적인 게 아니라 '평면적이고' 깔끔해 보이기는 하는데.. 한편으로 너무 중구난방이고 명칭이 충돌하기 쉽다.
새로 짓는 이름은 접두사에 목숨을 걸어야 할 것 같다. 이런 언어로 초대형 라이브러리를 만들고 대형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매크로 함수를 너무 사악하게 남발 남용할 경우, 어지간히 복잡하게 꼬인 C++ 템플릿 이상으로 코드가 알아보기 어려워진다. 특히 전처리기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디버거는 매크로 함수와 완전히 상극이다.

매크로 함수 내부의 코드를 한 단계씩 실행할 수 없고, 또 ## 연산자에 의해 새로 생긴 토큰 명칭들은 어지간한 IDE에서 자동으로 파악도 못 해 준다. 이렇게 IDE와의 괴리가 커지고 붕 떠 버린 코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짜증이 나서 제대로 들여다보고 유지 보수하기가 싫어진다. 이는 결국 생산성의 저하로 이어진다.
이런 게 C의 어쩔 수 없는 한계인 것 같다. -_-

3. C언어의 강력하고 자유로운 면모

  • 지역 변수, 전역 변수, heap 등 어디든지 가리킬 수 있는 포인터
  • 한 함수 안에서 어디로든 분기할 수 있는 goto문
  • type이고 뭐고 다 씹어먹고서 메모리를 조작할 수 있는 memcpy, memmove (malloc, free 같은 생짜 수동 메모리 관리는 덤)
  • 무슨 토큰이건 다 치환할 수 있는 전처리기 매크로

하지만 위의 요소들은 위험성과 복잡도도 너무 키운다. 저런 저수준 조작이 잔뜩 쓰인 복잡한 코드에서 버그를 찾아내야 된다면.. 정말 머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를 것이다.
오늘날의 프로그래밍 언어에서는 저것들은 최대한 금기시되고 봉인되고, 다른 형태로 대체되고 있다.

goto는 아무리 사악하다고 하지만 이중 for 문을 한꺼번에 빠져나가기, 그리고 switch와 while/for문을 한꺼번에 빠져나가기 같은 건 너무 아쉽다. 자기보다 뒤로만 goto가 가능하게 제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한편, 개발툴에서 define 전개된 결과 기준으로 문자열을 find in files 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4. 전처리기 #if 의 동작 방식

C/C++에서 원래 있는 if문 말고, 전처리기의 #if에서는 소스 코드에 있는 변수들을 당연히 전혀 사용할 수 없다. 오로지 #define 심벌과 상수, 기성 연산자만이 사용 가능하며, #define 심벌들은 매크로 치환 후에 다들 상수로 바뀌어야만 한다.

변수나 type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대입 관련 연산자는 당연히 전혀 사용할 수 없으며 포인터도 아웃이요, sizeof 연산자도 지원되지 않는다. 그 대신, 어떤 심벌이 #define돼 있는지의 여부를 판별하는 defined라는 고유한 bool값 연산자가 있다.

sizeof는 피연산자가 값이 아닌 타입 명칭일 때는 피연산자를 ( )로 싸지 않아도 된다.
이와 비슷하게, defined도 피연산자가 다른 수식이 아니라 명칭 달랑 하나이기 때문에 ( )가 없어도 된다.

그리고 나도 지난 25년 가까이 전혀 몰랐던 특성이 하나 있는데..
#if 문에서는 정의되지 않은 아무 명칭/심벌을 들이대도 에러 처리되지 않는다. 그런 듣보잡 심벌은 그냥 곱게 상수 0과 동급으로 간주된다~!

무슨 포인터 역참조 할 때 if(ptr && *ptr==1) 이러듯이 #if defined SYMBOL && SYMBOL==1 같은 defined 가드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SYMBOL 자체가 #define돼 있지 않다면 #if SYMBOL==1은 어차피 자동으로 false로 처리된다.
겨우 이런 사소한 사항 때문에 전처리기가 까탈스럽게 에러를 뱉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5. 특수한 코딩 요소

(1) 빌드 configuration이 맞지 않는다면 코드가 아예 빌드되지 않고 고의로 에러가 유발되게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때는 일부러 무식하게 C/C++ 문법에 어긋난 문자열을 늘어놓을 필요가 없이 #error라는 전처리기 지시문을 쓰면 된다.
컴파일러에 따라서는 에러가 아니라 경고 메시지만 흉내 내고 빌드는 계속 진행되게 하는 #pagma message도 표준에 준하는 기능으로 쓰인다. deprecated API를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표시하는 것처럼.. 이런 건 언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2) 파싱과 문법 체크만 할 뿐, 실제 코드를 생성하지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허깨비 유령 함수라는 것도 필요하다. 디버그 로그를 찍는 함수를 조건부로 숨길 때, 템플릿 클래스에 인자가 제대로 주어졌는지 체크할 때 등(static_if 나 컴파일 타임 assert와 비슷)..
이건 _noop라는 컴파일러 인트린식 형태로 제공되는 편이다. 마치 인라인이나 매크로 함수처럼.. 외형은 함수이지만 실제로는 자기 주소가 존재하고 매개변수의 push/pop이 행해지는 함수가 아닌 셈이다.

(3) 내용을 깡그리 무시하고 컴파일러가 파싱하지 않게 하는 영역은 '주석'이라고 불리며, 이건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에 존재한다.
C/C++에서는 /* */ 와 //뿐만 아니라 전처리기를 이용한 #if 0 / #endif도 사실상 주석처럼 쓰일 수 있다.
게다가 얘는 /* */ 와 달리, 중첩이 가능하다. #if 0으로 막혀 있는 구간이라도 전처리기의 #if #else 로직은 무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간에 또 #if 0이 섞여 있는 코드라도 한번에 싹 막았다가 해제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3/01/17 08:35 2023/01/17 08:35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114

사람의 정치 성향 스펙트럼이라고 해서 백지에다 4개의 구획을 만든 뒤, 좌우로는 말 그대로 좌파와 우파, 상하로는 권위주의와 자유주의(혹은 전체주의와 개인주의) 이렇게 두 축을 표시해 놓은 그림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다시피 둘은 서로 독립적인 변수이다. 좌파라고 해서 다 빨갱이가 아니며 그냥 무정부주의에 가까운 좌파도 있다. 우파 역시 맹목적인 자유뽕에 가까운 성향이 있는가 하면 ‘국익을 위해 멸사봉공’ 이러는 노선도 있다.
두 축에 대해서 하나는 개인에 대한 자유도(상하)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에 대한 자유도(좌우)라고 생각하면 딱 이해가 될 것 같다.

무슨 MBTI 검사하듯이 수십 가지 질문으로 설문 조사를 한 뒤, 자신의 정치 성향을 저 평면 위에다가 찍어 주는 웹 서비스가 많이 있다.
극좌와 극우에 대해서 "극과 극은 통한다" 같은 소리가 종종 나오는 건, 좌우 말고 상하 축이 '전체주의' 쪽으로 일치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건 좌와 우의 전체 입장을 대변하는 진술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이념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밍 언어의 설계 이념도 이런 식으로 분류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type을 취급하는 방식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좌우로 static이냐 dynamic이냐 하는 속성이 있다.
변수의 type이 소스 코드에 미리 명시되어서 빌드 때 완전히 붙박이로 고정되는 건 static이다. 정수에는 정수만 집어넣을 수 있고, 문자열에는 문자열만 집어넣을 수 있다.

int a;
string b;
a = 100;
b = "Hello world!!";

그 반면, dynamic은 한번 변수를 선언했으면 거기에 아무 형태의 값이나 집어넣을 수 있다.

var a;
a = 100;
a = "Hello world!!";

우리가 접하는 '가벼운, 인터프리터' 성향의 프로그래밍 언어들은 dynamic type이다. 그러나 exe/dll 따위를 생성할 때 쓰이는 기계어 직통 컴파일 성향의 '무거운' 언어들은 대체로 static type인 편이다.

dynamic은 사람의 입장에서 입문과 코딩이 용이하다. 그러나 코드의 실행 성능은 타입을 꼼꼼히 지정해 주고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static이 훨씬 더 뛰어나다. 코드의 양이 수백, 수천만 줄을 넘어갈 때의 유지보수 난이도과 총체적인 생산성도 static이 더 낫다.

둘의 차이는 똑같이 표 형태의 데이터를 입력하는데 엑셀(스프레드시트)과 전문 데이터베이스의 차이와 비슷하다.
엑셀은 아무 셀에나 아무 값을(숫자, 문자열, 날짜 시간 등..) 아주 자유롭고 편하게 입력할 수 있는 반면, DB는 각 셀별로 들어갈 수 있는 자료형과 크기를 정말 딱딱하게 미리 정해 놓고 그걸 지켜야 한다.

그러나 그 상태로 데이터의 개수가 수백· 수천만 개에 달하면? 데이터를 원하는 대로 검색하고 정렬하고 한꺼번에 변형하는 성능은 스프레드시트가 DB를 절대로 범접할 수 없을 것이다. 유도리, 자유도 같은 건 성능하고는 아무래도 상극이고 등가교환 관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static 언어라 해도 타입이 뻔한 문맥에서 타입 명칭을 일일이 써 주는 건 귀찮고 번거롭다. 특히 변수를 선언과 함께 초기화할 때 말이다. 대입하려는 우변의 값에 타입을 암시하는 정보가 어지간해서는 이미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C++에서는 auto라는 파격적인 키워드가 도입돼서 변수 자체의 타입은 static하게 결정되더라도 최소한 int, string 같은 타입명을 번거롭게 쓸 필요는 없게 하고 있다.
또, 템플릿 메타프로그래밍이니 제네릭이니 하는 것을 도입해서 static type 언어이더라도 한 코드를 다양한 type에 대해서 범용적으로 활용 가능하게 해 놓았다. dynamic type 언어라면 저런 물건이 태생적으로 존재할 필요가 전혀 없을 것이다.

함수를 호출할 때는 보통은 값을 인자로 넘기고 값을 리턴값으로 받는다. 그런데 저런 패러다임 하에서는 함수를 호출하거나 클래스의 인스턴스를 선언하면서 타입까지도 인자로 넘기게 된다. 물론 이건 여느 함수 인자와는 성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통상적인 괄호가 아닌 < >로 감싸고 전달하는 위치도 따로 구분돼 있다.

부등호로만 쓰이던 이항 연산자 < >가 여닫는 괄호처럼 쓰이니 이건 굉장한 발상의 전환이다. 이제는 소스 코드의 파싱도 마냥 단순무식이 아니라 주변 문맥을 의식하면서 해야 하게 됐다.

외형은 비슷해 보여도 C++의 템플릿은 C#/Java 같은 언어들의 제네릭과는 성격이 완전히 극과 극으로 다른 물건이라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C++ 템플릿이 제네릭보다 자유도가 더 높고 화끈=_=하기는 하지만.. 이건 템플릿의 소스를 몽땅 까고, 서로 다른 템플릿 인자에 대해서 컴파일과 코드 생성이 매번 다시 행해지는 무식한 댓가를 치르는 덕분에 제공되는 장점이다.;;;

참고로 값과 타입에 이어서 { }로 감싸는 함수 몸체 자체까지 함수의 인자와 리턴값으로 마구 주고받을 수 있는 건 그 이름도 유명한 함수형 패러다임이 된다. 이게 제일 나중에 도입돼 있다.

자, static과 dynamic 타입에 대한 소개는 이 정도로 된 듯하고, 다음으로 상하 세로축을 살펴보자.
strong이냐 weak냐 하는 속성은 type safety에 관한 것이다.
서로 관련이 없는 타입의 값끼리 형변환을 알아서 쓰윽 해 주고 위험한 형변환도 별 탈 없이 허용하는 편이면 type safety가 weak인 것이다.

그렇지 않고 뭐 하나 하려면 깐깐하게 형변환 함수를 수동으로 매번 호출해야 한다면, 타입 관련 오류는 대부분 컴파일 때 다 걸러지고 런타임 때 딱히 문제가 발생할 일이 없다면 그런 언어는 strong이다. 단적인 예로,

a = 200 + "abc";

이런 구문을 알아서 "200abc"라고 접수해 주면 weak이고, 숫자와 문자열을 한데 섞을 수 없다고 까칠하게 에러를 내뱉으면 strong인 편이다.
그러면 static인 언어가 strong인 편이고 dynamic인 언어가 weak가 아니겠냐고 편견을 가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지 않다.

같은 dynamic type 언어 중에서도 Visual Basic, JavaScript, 문자열의 유연한 조작에 특화된 Pearl, 그리고 PHP..;; 같은 언어들은 weak로 분류된다.
그 반면, 파이썬은 dynamic type 언어이지만 strong이라고 여겨진다. 둘은 아까 정치 성향과 마찬가지로 서로 별개의 개념이다.

특히 C/C++은 static이면서 weak인 매우 이례적인 언어이다. 이 범주에 드는 언어 자체가 사실상 얘들밖에 없다.
타입 시스템이 static인 것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 C는 그에 덧붙여 type safety가 굉장히 개판이고 안전 장치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숫자에서는 enum과 int를 제멋대로 섞어 써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 0이 포인터와 정수에서 모두 통용되는 것, bool과 숫자의 구분도 없는 것, 관련 없는 타입의 포인터끼리의 대입이 굉장히 관대한 것, 타입의 통제 따위는 전혀 받지 않는 무식한 memcpy와 malloc이라든가 매크로 함수..;; 그리고 부동소수점 숫자의 내부 구조까지 뜯어볼 수 있는 공용체와 비트필드는 C/C++ 말고 도대체 어느 언어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그나마 C++에 와서 무질서도가 눈꼽만치 개선됐다. explicit와 enum class도 도입되고 true/false 상수라든가 nullptr도 도입되면서 type safety를 강화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하지만 C++의 type safety는 Java나 C#에 비할 바는 못 된다고 여겨진다.

현대의 언어들은 static/dynamic이야 언어의 취향과 용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type safety에 대해서는 strong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뀌는 추세이다. weak인 언어는 당장 표현은 간결하게 할 수 있고 자유도가 더 높지만..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방대한 코드에서 갑자기 버그· 오류가 발생했을 때 지뢰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를 알기가 너무 어려워진다.
따지고 보면 제네릭이 도입된 것도 무식한 void*나 Object 떡칠만 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게 코드를 작성하기 위해서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12/26 08:35 2022/12/26 08:35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106

Windows는 태생적으로 ‘유니코드 = 2바이트 단위 인코딩’이라는 걸 전제에 깔고 만들어졌다.
거기에다 유니코드라는 게 없던 쌍팔년도 도스 시절과의 호환성을 너무 중요시해서 그런지, 2바이트가 아닌 1바이트 단위 인코딩 쪽은 일명 ANSI라 불리는 국가별 지역구 문자 코드에 오랫동안 얽매여 있었다. (cp949 따위)

그래서 이쪽 진영은 ‘유니코드의 1바이트 단위 인코딩’에 속하는 UTF-8의 지원이 맥이나 리눅스 같은 타 운영체제에 비해 굉장히 미흡한 편이었다.
가령, 파일의 경우 앞에 BOM을 꼭 넣어야만 ANSI가 아닌 UTF-8이라고 인식했는데.. 그러면 이건 말짱 도루묵이어서 지원하지 않는 것과 별 차이 없었다.

이러니 한 git 저장소에다가 넣고 여러 플랫폼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소스 파일의 경우, 영문이 아닌 한글로 주석은 무서워서 넣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Windows만 ANSI cp949를 선호하니 이건 타 운영체제의 IDE에서는 인코딩을 번거롭게 수동 지정하지 않는 한, 제대로 인식을 못 했다. 거기서 다시 저장을 하면 한글 내용은 당연히 다 날아갔다.

Windows에서도 UTF-8로 인식시키려면 파일 앞에다 BOM을 집어넣어야 하는데, 이러면 Windows 말고 타 컴파일러에서는 이게 배탈을 일으켰다.
정말 거지 같은 상황이었다. Windows는 1993년 NT 첫 버전부터 나름 유니코드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야에서는 전혀 유니코드에 친화적이라는 티가 느껴지지 않았다.

무려 2010년대 중후반이 돼서야 Visual C++ 2017인가 2019쯤에서야 드디어 BOM이 있건 없건 소스 파일의 인코딩을 다 UTF-8로 인식시키는 옵션이 추가됐다. 아마 202x 버전쯤에서는 이게 디폴트 옵션이 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메모장이 편집하는 파일의 기본 저장 인코딩이 ANSI 대신 UTF-8로 바뀌었다.

응용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Windows 자체도 10의 후대 패치를 통해 일단 명령 프롬프트의 인코딩에 UTF-8 지정이 가능해졌다. CHCP 65001 말이다.
단, 이런 명령 말고 프로그램 상으로 UTF-8 기반의 명령 프롬프트 환경을 어떻게 생성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검색해 보면 있겠지.. 배치 파일과 명령 argument를 몽땅 다 유니코드로 줄 수 있어야 진정한 유니코드화일 텐데 말이다.

다음으로 2019년쯤엔가 굉장히 큰 변화가 생겼는데..
유니코드를 지원하지 않는 구닥다리요 과거 Windows 9x의 잔재로나 여겨지던 각종 ...A 함수 말이다.
A 함수도 ANSI가 아닌 UTF-8 인코딩으로 문자열을 취급함으로써 유니코드를 지원하게 하는 통로가 뚫렸다.
그래.. 내가 원하던 게 이거였다. 진작에 좀 지원해 줄 것이지..!!

물론 Windows가 내부적으로는 문자열을 몽땅 UTF-16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고, 2000년대부터는 ..A 함수 같은 건 만들지도 않는다. 그러니 ..A 함수의 유니코드화가 막 획기적으로 대단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 주면 1바이트 단위로 문자열을 취급하는 각종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에 대해서 골치 아프게 문자열을 변환하고 W 함수를 호출하는 thunk를 만들지 않아도 유니코드 파일명에 접근할 수 있어서 기존 코드의 포팅이 굉장히 수월해진다.

이 ANSI 코드 페이지라는 개념은 원래 시스템 global한 설정이며, 변경한 뒤에는 재부팅이 필요할 정도로 보수적인 속성이었다.
그런데 이걸 응용 프로그램마다 샌드박스를 씌워서 다른 값으로 가상화할 수 있고 심지어 UTF-8로 지정 가능해진 것은 고해상도 DPI 설정과 양상이 굉장히 비슷하다. 이것도 시스템 global이다가 응용 프로그램 단위로, 심지어 모니터 단위로 세부 지정과 변경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응용 프로그램의 매니페스트 정보를 통해 지정한다는 점마저도 동일하다. application → windowsSettings에 있다~!

<activeCodePage xmlns="http://schemas.microsoft.com/SMI/2019/WindowsSettings">UTF-8</activeCodePage>
<dpiAware xmlns="http://schemas.microsoft.com/SMI/2005/WindowsSettings">true</dpiAware>

20여 년 전에는 마소에서 unicows라고, 응용 프로그램이 Windows 9x에서 ...W 함수를 호출하면 문자열들을 변환해서 A 함수로 재호출해 주는 호환 layer를 개발· 배포한 적이 있었다. 한 프로그램이 2000/XP에서는 유니코드를 지원하고, 9x에서는 유니코드를 지원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실행만은 되라고 말이다.
이제는 A 함수로도 UTF8 인코딩을 통해 유니코드에 접근하는 통로가 생겼다니,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또한, 이렇게 세월이 흐르면 Windows에서도 2바이트 완성형 CP949는 2바이트 조합형만큼이나 점점 보기 힘들어지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싶다. 마치 플래시나 IE6, 보안이 안 좋은 http가 퇴출되듯이 말이다.
Windows가 일찍부터 유니코드를 지원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재래식 1바이트 인코딩의 퇴출을 가능하게 한 것은 UTF-8의 도입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한편, 웹이야 살아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문서이니.. EUC-KR이니 CP949이 더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내 홈페이지부터가 블로그 말고 HTML 페이지는 다 구닥다리 ANSI 인코딩을 쓰고 있구나. =_=

※ 여담: 2바이트 인코딩의 문자 집합 크기

우리나라의 KS X 1001 완성형 2바이트 한글 코드는 ISO/IEC 2022라는 옛날 규격에 맞춰서 94*94 = 8836 크기의 격자 안에 완성형 한글 2350자와 상용 한자 4888자, 그리고 나머지 1000여 자에 달하는 특수문자를 배당해 놓았다.

그 뒤 CP949, 일명 마소 확장완성형은 현대 한글 11172자에서 2350자를 제외한 나머지 한글 8822자를 KS X 1001이 사용하지 않는 2바이트 문자 조합에다가 억지로 집어넣었다.
KS X 1001이 lead byte와 tail byte 공히 0xA1부터 0xFE까지만을 사용하는 반면, CP949는 영역이 더 넓다. 특히 tail byte로는 알파벳 A~Z, a~z까지 사용한다.

그런데 이 ISO/IEC 2022 격자 크기 8836과, 비완성형 한글 수 8822는 값이 놀라울정도로 비슷하다. 우연인지, 의도된 결과인지 모르겠다.;;
한글 글자 수 11172와, 16*16픽셀 8*4*4벌 도깨비 한글 폰트의 크기 11520도 꽤 비슷하게 느껴진다. 이건 진짜로 의미가 서로 전혀 무관하기는 하다만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8/13 08:35 2022/08/13 08:35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054

1. 성능과 알고리즘

(1) 현실의 퀵 정렬 알고리즘 구현체는 구간의 크기가 일정 기준 이하로 작아지면 그냥 O(n^2) 복잡도의 단순한 삽입 정렬로 대체하곤 한다. 그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2) 균형 잡힌 트리는 삽입, 탐색, 삭제가 모두 O(log n)의 복잡도로 되는 매우 유용한 자료구조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메모리 레벨의 set이나 map 컨테이너뿐만 아니라 파일 시스템이나 DB 같은 디스크 레벨에서도 쓰인다.
요즘 아무렇게나 DIR을 해도 파일 목록이 언제나 ABC 순으로 정렬되어 출력되는 이유는.. NTFS 파일 시스템이 내부적으로 이런 트리 구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과거의 재래식 FAT는 연결 리스트 기반이어서 파일 목록의 정렬이 보장되지 않음)

단, 디스크 레벨에서는 단순한 이진 나무가 아니라, 이를 변형하여 한 노드에 딸린 자식이 좀 더 많은 B+ 같은 트리 구조가 쓰인다. 왜냐하면 디스크는 메모리보다 입출력 속도가 훨씬 더 느리며 랜덤 지점 탐색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노드 안에서 선형 검색을 좀 더 하더라도, 노드 하나를 탐색하고 읽는 횟수를 줄이는 게 더 이득이다. 다만, 이런 이념도 재래식 하드디스크가 아니라 플래시 메모리에서는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3) 한 번에 한 스레드만 접근 가능해야 하는 코드가 있다면 보통 그 구간을 critical section이나 뮤텍스 따위로 둘러싼다.
그런데 이것도 "어? 다른 스레드가 이미 들어가 있네? 그럼 우리는 닥치고 바로 대기".. 이렇게 단순무식하게 하는 것보다,
loop을 돌면서 busy waiting, polling, spin lock을 n번만 더 시도해 보고 "그래도 여전히 다른 스레드가 나가지 않았으면 그때 대기 타자" 이런 유도리 전략이 좀 더 효율적일 때가 있다.

왜? 대기를 탔다가 깨어나는 작업 자체가 사용자 모드에서 커널 모드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이며, 수천 사이클에 달하는 CPU 오버헤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대기하고 있는 스레드는 CPU를 먹지 않지만, 대기 상태로 들어가거나 깨어나는 출입 과정은 공짜가 아닌 것이다.

더구나 요즘 컴퓨터는 코어가 여럿 있기 때문에 한 스레드에서 아주 잠깐 무식한 busy waiting을 하더라도 그게 타 스레드의 실행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럴수록 대기 진입을 한 템포 늦춰서 신중하게 하는 게 가성비가 더 커진다.

일상 생활에다 비유하자면, 여러 잡다한 물건을 들고 있어서 무거운 채로 엘리베이터나 버스를 기다리는 것과 비슷하다. 이걸 바닥에 완전히 내려놓아 버렸다면 팔이 힘들지는 않지만, 그걸 다시 집어드는 것도 굉장히 번거로운 일이 된다. 그러니 버스나 엘리베이터가 수 초 안으로 금방 온다면 그냥 그 물건들을 들고 기다리고 있는 게 더 낫다.

이렇듯, 컴퓨터에서는 성능을 최대화하기 위해 한 방법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특히 아주 제한된 문맥에서는 통상적으로 비효율적이라고 알려진 무식한 방법까지도 동원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스타로 치면 여러 유닛을 조합하는 것과 같다.

2. 자원의 회수

식물은 죽어서 말라 비틀어진 잎· 줄기나 썩은 열매 따위의 처리가 아주 간편한 축에 든다. 땅에 파묻기만 하면 거름이 되고 도로 자연으로 돌아가고 구성 물질이 회수된다.
뭐, 동물도 궁극적으로 그렇게 되기는 한다. 하지만 사체가 분해되는 과정이 식물보다 훨씬 더 더럽고 끔찍하고 더 오래 걸리는 편이다.

이런 물질의 순환은 뭔가.. 가상 머신에서 GC에 의해 자동 관리되는 메모리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
본격적으로 물질의 메모리 누수가 문제되기 시작한 건 인류가 자연이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플라스틱 같은 고분자 화합물을 만들어서 쓰기 시작하고부터이다. 그리고 반감기가 끔찍하게 긴 방사능 물질도 이런 범주에 든다고 볼 수 있겠다.

뭐, 썩지 않는 물질이 다 문제이고 골칫거리는 아니다. 수도관 같은 건 절대로 부식되거나 썩지 않는 재료로 만들어서 수백, 수천 년은 써야 할 테니 말이다.

3. 코드

(1) 우리나라의 모든 법조문들이 몽땅 github에 올라오고, 전체 개정 이력을 Show log 명령을 통해서 조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전철 노선도 같은 물건도 마찬가지이다.

(2) 대학교 컴터공학과 학부에서 시스템 프로그래밍 시간에 MIPS 어셈블리어 갖고 깨작깨작 실습하는 건.. 육사에서 승마나 백병전 총검술 잠깐 맛보기 하는 것과 정확하게 대응하지 싶다~ ㅋㅋㅋ
학교에서 뭔가 C/C++, Java, Python 같은 실용적인(?) 언어 말고 뭔가 비현실적인 언어를 다뤄 보는 게 이렇게 어셈블리어 같은 레거시 계열, 아니면 엄청나게 순수한 이론 이상을 추구하는 함수형 언어 계열.. 이렇게 둘로 나뉘는 듯하다.

(3) 자동차 취급설명서는 소스 코드 곳곳에 들어서 있는 조건부 컴파일의 완벽한 예시로 보인다. * 표시가 돼 있는 각종 선택사양들.. 그리고 악보의 음표 위에 붙은 각종 나타냄말? 스타카토, 스타카티시모 이런 건 매크로의 예시이다.
악보는 각종 반복과 분기가 복잡하게 꼬이면 흐름이 진짜로 어지간한 프로그램 코드처럼 바뀌기도 한다.

(4) 성경에서 '주의 책', '(어린양의) 생명책' 같은 상상 속의 거대한 책이 언급된 걸 보면.. 예수 믿는 컴터쟁이들은 하늘나라에 있는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와 DB 서버 정도는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인간이 만든 컴퓨터는 신의 주요 성품 중 하나인 '무한, 영원'이라는 걸 절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물건이다. 그러니 DB 드립은 마치 "김 성모 스타일의 성경 이야기"만큼이나 그냥 웃자고 늘어놓는 말일 뿐이다.

(5) 요한복음의 마지막 구절인 "이 세상이라도 예수님의 행적을 기록한 책들을 다 담지 못할 것이다"는 정보량과 관련된 언급이다. 그리고 삼손의 수수께끼 놀이는 정보 보호· 보안과 관련된 통찰을 주는 이야기이다.

4. 자동과 수동

요즘 수동 변속기 차량을 몰 줄 아는 사람이 갈수록 드물어지듯, 컴터 업계도 C/C++처럼 메모리를 수동으로 관리하는 저급 언어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사람이 갈수록 드물어지는 것 같다.
직장에서 부사수로 들어온 어린 신입 개발자에게 사수가 메모리 leak이라는 개념을 알려주는 게 굉장히 뜻밖이고 놀라워 보였다.

하긴, 공대 1학년의 기초 필수 프로그래밍 과목에서 가르치는 언어도 초창기엔 C/파스칼이다가 나중에 Java를 거쳐 지금은 파이썬이지 않은가. 프로그래밍을 위한 전산학적인 소양하고, C나 컴퓨터 특유의 지저분한 감각이랄까, 이 둘이 영역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고깃집의 경우, 직원이 알아서 고기를 다 썰고 구워 주는 곳은 자동 변속기-_- 같고, 손님이 직접 고기를 얹고 굽고 자르고 뒤집어야 하는 곳은 수동=_=;;에 해당된다. 후자보다는 전자가 아무래도 마음 편하게 고기를 먹을 수 있지만.. 인건비가 추가되어 고기값이 더 비쌀 것이다.

5. 전체 리셋

컴퓨터 시스템을 날리는 방법으로 sudo rm -rf 라든가=_= Windows의 레지스트리 날리기, 시스템 디렉터리 날리기 같은 게 있다.
운영체제가 아닌 DB에서는 delete * 내지 drop table 같은 파괴적인 쿼리가 있다. 손가락 까딱 잘못 건드려서 회사 재산과 관련된 DB를 날렸다간 짤리는 정도를 넘어 손해 배상 소송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국가로 치면.. 헌법 제1조가 바뀌거나 날아가는 게 그런 급의 파괴적인 사건일 것이다. 헌정 체제가 쿠데타로 인해 싹 뒤집히거나, 아니면 전쟁에서 지기라도 해서 외적이 자국 행정부를 완전히 접수했을 때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옛날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같은 몇몇 조항은 개헌조차 아예 영원히 불가능한 조항으로 못 박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컴퓨터로 치면 운영체제의 작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일부 시스템 파일을 절대 변조· 삭제할 수 없게 특수하게 보호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겠다(업데이트 받을 때만 빼고).

하지만 법리적으로 볼 때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개헌 불가 조항 같은 건 과거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리고 지금 6공화국 헌법은 그렇잖아도 개헌이 너무 어려운 형태가 된 감이 좀 있다.;; 과거에 널뛰기 하듯이 수시로 개헌하던 관행을 없애고 싶었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지금은 그것 때문에 미래까지 발목이 잡힌 것 같다.

6. C++ export와 우주왕복선

2000년대 초에.. EDG 같은 일부 C++ 컴파일러 개발사에서는 희대의 흑역사 표준 기능이던 export를 구현하느라 상상을 초월하는 삽질을 했던 거랑,
NASA에서 2003년의 컬럼비아 우주왕복선 사고 이후에 이제는 우주왕복선을 띄울 때마다 옆에 구조용 예비 기체까지 같이 대기시키면서 정말 눈물겨운 삽질을 잠시 했던 것..
둘이 시기도 비슷하고 심상이 뭔가 묘하게 비슷하게 느껴진다.

전자는 지금까지 C++ 표준에 새로 추가되었던 복잡한 기능들과는 구현 난이도가 차원이 달랐다. 기존 언어 구조의 근간을 다 뒤엎어야 하는 헬 수준이었는데, 그렇다고 템플릿의 모듈화를 제대로 실현해 주는 것도 아니었다. 이건 정말 백해무익에 가까운 미친 짓이었다. 결국 export는 2010년대 C++11에서는 완전히 삭제되었다.

우주왕복선에다가 구조 미션까지 추가한 것 역시.. 셔틀 한 대에다가 사람을 11명이나 태우는 것(기존 승무원 7 + 구조 요원 4), 안 그래도 3대밖에 없는 셔틀을 매번 2대나 세팅해야 하는 것, 묘기에 가까운 어렵고 위험한 기동으로 조난 당한 셔틀에 접근해서 사람을 구조하는 것..
살인적인 비용 대비 사람을 살릴 가능성도 별로 없는 미친 짓이었다. 다행히 이 미션이 실전에서 쓰인 적은 없었으며, 우주왕복선 역시 C++11과 비슷한 시기인 2011년에 완전히 퇴역했다.

7. 나머지

(1) 생물은 번식할 때 동물과 식물을 막론하고 가까운 혈통끼리 교배하지 말고, 최대한 먼 촌수끼리 다양하게 섞여서 교배해야 유전병 없이 건강한 후세가 태어나고 안전하다고 여겨진다. 유전적 다양성이란 게 중요하다.
이런 걸 뭔가 숫자의 특성으로 표현하면 해시값의 충돌이 안 나는 것, 셸 정렬이 빠르게 수행되는 간격 수열을 구하는 것(무식하게 2^n에서 절반씩 줄이는 건 최악), 퀵 정렬의 pivot 중간값을 적절하게 잘 고르는 것에 대응하는 것 같다.

(2) 자동차나 자전거 운전하다가 상대방과 부딪칠 것 같아서 한쪽으로 피하는데..
골때리게도 상대방도 내가 피하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피하고, 이 상황을 탈피하지 못해서 결국 부딪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게 머신러닝이나 방정식 근 찾기에다 비유하자면 처음에 시작점을 잘못 잡고 학습을 잘못 시켜서 최적해로 수렴을 못 하고 삼천포로 빠진 것과 비슷해 보이는 상황이다. 아니면 데드락을 극복하지 못했거나.;;.

(3) 옛날, 1955년쯤에 중공의 마오 주석께서는 하늘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저 새는 해로운 새.." 아니, "참새는 해로운 새"라고 교시하시였다는데..
1968년쯤에 네덜란드의 전산학자 다익스트라는 ACM 저널을 통해 "GOTO Considered Harmful".. 즉, 스파게티 코딩이 해롭다고 저격했었다. 오늘날은 저 두 말투가 모두 밈..처럼 쓰이고 있다. 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22/07/11 08:35 2022/07/11 08:35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041

1. 스마트포인터를 인식하지 못하는 버그

회사에서 이미 작성된 C++ 클래스 멤버 함수를 사용하고 싶어서 호출을 했는데.. 컴파일러인지 링커인지가 도무지 말귀를 알아듣질 못하고 unreferenced external symbol 링크 에러를 내뱉곤 했다. 매크로 치환, namespace 그 어떤 문제도 없는데 왜?
더 골때리는 건.. 같은 코드가 Windows에서 Visual C++은 아무 문제 없이 빌드되고, 안드로이드의 NDK 빌드 환경에서만 저런다는 것이었다.

그 함수는 첫째 인자의 타입이 FOO const&이었는데, FOO는 스마트 포인터 std::shared_ptr<BAR>의 typedef였다.
스마트 포인터를 왜 value로 전달하지 않고 또 레퍼런스로 전달했는지, 그 이유는 모르겠다. 이 코드를 처음에 내가 작성한 게 아니니까..

그런데 문제는 저 스마트 포인터를 그냥 날포인터 BAR*로 바꿔 주니까 링크 에러 없이 빌드가 됐으며, 프로그램도 양 플랫폼 다 별 문제 없이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느 경우건 -> 연산자를 쓰면 BAR 내용을 참조할 수 있으며, 몇몇 곳에서만 ptr 대신에 ptr.get()을 호출해 주면 됐다.

결국 이 문제의 원인은 안드로이드 쪽의 컴파일러 내지 링커의 버그이긴 한 것 같다. 하나만 고르라면 링커보다도 컴파일러의 문제인지도? 복잡한 type의 decoration string가 양쪽에서 서로 동일하게 생성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2. 변수에도 extern "C" 구분이 필요한가

C++ 코드에서 다른 C 소스 파일에 정의된(C 소스로부터 빌드된 obj, lib도 포함) 함수를 참조해서 호출하려면.. 그 함수의 prototype이 extern "C" 형태로 선언되어야 한다.
C++은 오버로딩이라는 게 존재하기 때문에 C와 달리 함수를 이름만으로 유일하게 식별할 수 없으며, 인자들의 개수와 타입들도 명칭 decoration에 다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건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C언어 방식으로 만들어진 라이브러리는 헤더 파일이 중복 include guard뿐만 아니라

#ifdef __cplusplus
extern "C" {
#endif

(.....)

#ifdef __cplusplus
}
#endif

이렇게 관례적으로 감싸져 있기도 하다. C++ 코드에서 인클루드 되더라도 여기 함수들은 C++이 아닌 C 방식으로 링크 하라고 말이다.

그런데.. 난 함수뿐만 아니라 전역 변수도 이런 decoration 방식이 차이가 존재하며, 서로 일치해야 한다는 걸 요 근래에야 처음으로 알게 됐다.
C++이 C 코드에서 선언된 전역 변수를 참조하려면.. 역시 extern "C" int Global_in_C_code; 이렇게 해 줘야 된다. extern "C"를 생략하면 링크 에러가 난다..;;

헐 왜 그렇지..?? 변수는 언어 문법 차원에서 decoration이 전혀 필요해 보이지 않는데..?? Visual C++만 그런가?

그러고 보니 Visual C++은 함수를 C++ 형태로 decoration을 할 때 인자뿐만 아니라 리턴 타입까지 그 함수의 prototype의 모든 정보를 써 넣는다.
함수의 리턴 타입은 오버로딩 변별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써 넣을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리한다는 것이다.

그런 것처럼 그냥 completeness 차원에서.. 나중에 미래에 혹시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변수도 C++ 방식에서는 자신의 type까지 다 꼼꼼히 써 넣는 게 아닐까? 나로서는 이렇게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예전에 C++에서는 const 전역 변수는 반드시 extern을 명시해 줘야 다른 번역 단위에서도 참조 가능해진다는 걸 알지 못해서 오랫동안 컴파일러/링커의 난독증을 의심하며 짜증 냈던 적이 있었는데.. 이것도 좀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심지어 extern "C" 다음에 { }를 쳐서 C 방식의 외부 전역 변수 선언을 여러 개 하려면 중괄호 안에다가 extern을 또 써 줘야 된다. extern "C" { extern int x,y,z; } 처럼.

extern "C" { int x,y,z; }
이렇게 하면 x,y,z가 이 번역 단위 안에서 몸체가 직접 정의돼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unresolved symbol 대신, 명칭 중복 선언 충돌이라는 링크 에러가 날 수 있게 된다.

즉, 선언만 하고 마는 것은 중괄호와 함께 extern을 또 명시한 extern "C" { extern int x,y,z; } 이거 아니면..
그냥 extern "C" int x,y,z; 둘 중 한 형태라는 것이다. 어휴~ ㄲㄲㄲㄲ

3. 에러 안내

(1) 컴파일 에러는 컴파일러가 지적해 준 부분의 주변만 유심히 살펴보면 대체로 쉽게 해결 가능하다. 아주 복잡하게 꼬인 템플릿 코드에서 컴파일러가 뜬구름 잡는 난해한 소리만 늘어놓는다면 그건 상황이 다르지만, 그 정도로 극단적인 상황은 흔치 않다.
그 반면, 컴파일 에러보다 훨씬 더 무질서도가 높고 난해한 에러는 링커 에러일 것이다.

요즘 컴파일러는 명칭의 오타 때문에 에러가 나면 근처의 스펠링이 비슷한 변수· 함수를 제안까지 하면서 "혹시 이걸 의도하셨습니까?" / "혹시 뒤에 세미콜론을 빠뜨렸습니까?" 이런 안내를 할 정도로 똑똑해졌다.
링커도 "동일한 명칭이 C 방식으로는 존재하는데 혹시 extern "C"를 빠뜨렸습니까?" 정도의 유사 명칭 안내는 해 줘야 하지 않나 싶다.

(2) 아 하긴, C++ 템플릿은 그 자체만으로는 컴파일러가 문법 검사를 전혀 하지 않으며, 그 구조상 할 수도 없다.
템플릿에 인자가 주어져서 어떤 타입에 대한 실체가 생겼을 때에만 컴파일러가 그에 대한 코드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때 비로소 문법 검사가 행해진다.

템플릿과 관련해서 발생하는 컴파일 에러는 뭔가.. 한 박자 다음에 발생한다는 점으로 인해 링커 에러처럼 더욱 난해한 구석이 있다.
템플릿 인자가 그 어떤 형태로 주어지더라도 무조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컴파일 에러는 템플릿 자체의 코드만 보고도 컴파일러가 먼저 딱 잡아낼 수도 있으면 좋겠다만.. C++ 컴파일러 업계에서 그런 건 아직 신경을 안 쓰는가 보다. 메타프로그래밍이란 건 아무래도 추상화 수준이 높고 매우 난해한 기술이기도 하니 말이다.

4. 버전이 올라가면서 달라지는 C++ 컴파일러 동작

cmake라고 플랫폼별로 파편화돼 있는 개발툴 프로젝트/빌드 스크립트를 한데 통합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건 분명 현실에서의 난해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시키고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이겠지만.. 본인은 오픈소스나 크로스 플랫폼 같은 쪽으로는 인연이나 경험이 없다시피한 Windows 토박이에 Visual Studio 매니아이다 보니 얘를 다루는 게 참 난감하고 버겁게 느껴졌다.

회사에서 굉장한 구닥다리인 Visual Studio 2013을 오랫동안 쓰고 있어서 이걸 2019로 올리고, 플랫폼도 x86뿐만 아니라 x64도 추가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cmake 스크립트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cmake 자체도 버전업을 해야 했다. 그런데 VS가 2013이 없고 2019만 있을 때 발생하는 에러 메시지들이 그 근본 원인과는 전혀 관계 없는 엉뚱한 것들이어서 에러 메시지가 짚어 주는 부분만 뒤져서는 문제의 원인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cmake 따위 없이 Visual Studio 솔루션과 프로젝트 파일만 있었으면 이건 뭐 일도 아니었을 텐데 이런 것들이 cmake 스크립트가 좀 유연하지 못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았다. 특정 Visual Studio 버전과 특정 타겟 아키텍처에 매인 비중이 크다. 뭐, 사실은 본인이 cmake 사용법을 잘 몰라서 삽질하는 것이겠지만..
cmake나 git 같은 빌드 관련 툴들은 학교에서 가르치기에는 너무 남사스럽고, 학원도 아니고.. 천상 스스로 독학하거나 직장에서 알음알음 배우는 수밖에 없나 모르겠다.

그리고 이렇게 컴파일러를 업글 하고 나면.. 기존 코드가 자잘하게 컴파일이 안 되는 부분이 꼭 발생하곤 한다. 그런 건 내 경험상.. C++이 갈수록 type safety가 강화되어서 더 까칠 엄격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직장에서의 경험을 회고해 보자면, 이 클래스가 이 상태로는 vector, list, set 같은 컨테이너에 들어가지 않아서 에러가 나곤 했다. 2013에서는 됐는데 2019에서는 안 되는 것이다.

operator =의 인자가 T였던 것을 const T&로 바꾸고, 복사 생성자가 정의돼 있지 않던 것을 명시적으로 넣어 주고, 원래는 생성자에다가 U라는 타입 값을 넣으면 자동으로 형변환이 됐는데 이제는 되지 않아서 명시적으로 형변환을 하는 등.. 에러를 해결하는 방식이 다들 이런 식이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2/07/08 08:35 2022/07/08 08:35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040

1. 포니, 봉고, 엑셀

국산차 중 현대 포니는 동급 배기량 중에서는 전무후무 유일하게 후륜구동이었던 승용차이다.
기아 봉고는 뒷바퀴가 트럭처럼 복륜 형태였던 유일한 소형 승합차이다.

봉고는 한때는 승합차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트럭 이름으로만 남아 있다.
엑셀은 한때는 승용차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의 이름으로만 남아 있다. ㄲㄲㄲㄲㄲ
워드퍼펙, 로터스 1-2-3, dBASE 같은 업무용 프로그램들은 Windows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고 사라졌다.;;

2. 위험한 데이브

우한 괴질 덕분에 30여 년 전 초딩 시절에 했던 ‘위험한 데이브’ 게임에 새겨져 있던 이 알파벳 이니셜을 다시 주목하게 되는구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터넷 좀 뒤져 보니, 저건 PC Arcade를 의도한 거였다고 한다.;;)

저 시절에(1990년경) PC용 게임들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그래픽 모드를 CGA (4색), EGA (16색), VGA (256색) 중 하나 선택하는 게 관행이었다. 한번 선택한 뒤에는 변경할 수 없었고, 딱히 변경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저 데이브는 굉장히 이례적이게도, 게임 진행 중에 그래픽 모드를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었다. 하던 게임을 중단하지 않고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임 중에 F2를 누르면 언제든지 나타나는 환경설정 화면. 어라? 이미 PC-arcade라는 단어가 있었구나~!!)

그게 가능한 게임은 내가 아는 도스용 수백여 종의 게임 중에 진짜 쟤가 유일한 것 같다~! 신기하지 않은가?
비슷한 시기의 Windows 3.x만 해도 그래픽 모드, 색상, 해상도 따위를 변경한 뒤에는 운영체제를 재시작해야 했는데 말이다. 지정도 제어판이 아니라 설치 관리자를 통해서 해야 했다.

3. 메신저

과거의 icq, msn (훗날 WLM), 스카이프, 그리고 요즘 카카오톡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만들면서 무료로 뿌리는 메신저 프로그램은 세월이 흐를수록 엄청나게, 불필요하게 덩치 커지고 무거워지는 게 필연적인 수순인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평범한 채팅 기능만 제공해서는 수익이 나질 않으니 어떤 형태로든 부가적인 서비스를 집어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기존 대화 데이터들이 쌓이고 프로그램 자체도 버전업을 거듭하다 보니 예전에 비해 뜨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정말 눈에 띄게 길어졌다. 뭐, 본인은 수 년 이상 묵은 굉장한 구닥다리 전화기를 사용한다는 것도 감안할 점이긴 하지만.. 거의 20~30초씩 걸린다.
PC용 프로그램이었다면 일개 메신저가 스플래시 화면이라도 좀 있어야 할 것 같다.;;

더구나 과거엔 공공장소 입장용 QR 코드를 생성하거나 백신 접종 정보를 불러오는 데도 비슷하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이것도 불만 사항이었다. 지금이야 백신패스는 아련한 옛날 이야기가 됐지만.. 그래도 프로그램이 최적화와 관련해서 좀 아쉬운 면모가 있다.

4. 블리자드

블리자드가 2018년 이래로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빠른 속도로 망조 들고 몰락하고 있는 것이 놀랍다.
무려 2000년경, "환상의 테란"이라는 PC통신(!!) 소설에서는 "서기 2020년, 블리자드는 스타라는 걸작 게임만을 남긴 채 망해 버렸고 게임의 소스 코드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사장은 어느 열받은 테란 플레이어에게 살해 당했다"라는 정말 비현실적인 설정을 제시했었다.

디아블로, 스타, 워크래프트라는 불멸의 명작 대작을 내놓으며 승승장구하던 게임 개발사가 망할 거라고는 그 시절에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 뒤로도 WoW에, 오버워치 이러면서 2010년대까지도 잘 나가지 않았던가?
그랬는데 지금이야 뭐.. 회사 창립자인 사장이 살해...;;까지는 아니지만 물러났고, 스타를 만들었던 핵심 개발진들이 죄다 퇴사하고 회사를 따로 차리는 지경이 됐다. 기존 스타크래프트는 1(리마스터)이고 2고 간에 유지 보수가 도저히 안 되는 막장 상황이 된 건 확실해 보인다.

우와, 그 명작인 스타크가 개발사로부터 버림받는 지경이 됐다니.. 하긴, 유명한 것 대비 회사 입장에서의 수익성이 너무 없어지긴 한 것 같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고 국내의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은 처음에 돈독 올랐다고 욕 먹는 한이 있어도 정액제니 부분 유료화니 하면서 사용자에게서 지속적으로 돈을 걷는 체계를 만든 것 같다. 한 번만 돈 내고 끝인 패키지가 아니라 말이다.

그랬는데 블리자드가 2022년 초에 마소에 인수됐다. 마소는 게임 제작사들의 재량을 존중해 주는 관대한 기업이니 블리자드의 옛 명성을 되찾아 줄 것을 기대해 본다.
하긴, 왕년에 Doom과 Quake를 개발했던 id조차도 마소에 인수돼서 그쪽 계열사가 된 지 오래다. id를 인수하고 싶어했던 빌 게이츠의 오랜 소원은 빌이 은퇴한 뒤에야 결과적으로 성취됐다.

그 마소에서도 알다시피.. 2010년대에 경영진이 싹 바뀌고 컴퓨팅 시장의 판도가 많이 바뀌었던 시절에 Windows 8과 관련해서 삽질이 유난히 잦았다. Windows 10은 초창기에 예전의 마소답지 않은 온갖 버그들이 난무했었다.
MFC처럼 수십 년 묵은 고인물 썩은물은 마소 내부에서도 안 쓸 뿐만 아니라, 코드 구조를 다 꿰뚫고 유지 보수 가능한 사람이 거의 안 남았다나 어쨌다나.. MFC가 그러한데 하물며 딱히 작업할 것도 없고 10년 넘게 변화가 없는 한글 IME 코드의 관리 인력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이지 싶다.

소프트웨어 개발사는 핵심 프로그래머가 교체되더라도 제품 코드에 대한 노하우가 단절 없이 전수되고 코드의 유지 보수가 가능하도록 정말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일례로 각종 주석과 문서 작성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남이 도무지 읽을 수 없는 스파게티 코드, 난독화 코드를 잔뜩 짜 놓고는 "이 코드는 나 말고는 아무도 의미를 알 수 없어~" 이렇게 버티는 건.. 반칙이며 알박기나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_=;;

Posted by 사무엘

2022/06/30 08:36 2022/06/30 08:36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037

1. 숫자를 표현하는 방식

20세기 중반에 컴퓨터가 아직 진공관 기반으로 만들어지던 시절에는 전기식이 아닌 전자식으로 바뀐 것뿐만 아니라 10진법 대신 순수 2진법을 사용하기 시작한 게 큰 전환점으로 여겨진다. 그게 더 기계 지향적이고 직관적인 설계이기 때문이다.

이건 사람으로 치면 별도의 교육을 통해 암산 때 머릿속에서 아라비아 숫자 대신 주판알을 떠올리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아라비아 숫자는 문자로서 실용적인 기능도 겸하려다 보니, 숫자의 본질과 연산에 직관적으로 대응하는 체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판법에는 선주법과 후주법이 모두 존재한다. 이건 컴퓨터에서 big/little endianness와 거의 동일한 개념인 것 같다.

2. 색공간과 실제 공간

우리가 사는 현실의 공간은 길이· 너비· 높이라는 xyz 세 축, 즉 3차원이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우리에게 시각을 인지시켜 주는 색이라는 것도 어떤 형태로 축을 나누든.. RGB건 HSL이건 CMY건 결국 3개의 축으로 이뤄진다는 게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가령, 색에서 hue라고 불리는 빨주노초~파남보 요소는 가시광선 파장의 차이라는 1차원 축으로 변별된다. 하지만 채도(S)와 명도(L)는 또 다른 차원의 변수라는 것이다.

컴퓨터의 그래픽 카드에서는 RGB 각 축에 대해 8비트의 정보량을 부여해서 총 2^24, 1600여 만 가지 색상을 제공하곤 하는데, 정작 1픽셀의 크기는 3바이트 24비트가 아니다. 컴퓨터가 처리하기 편한 단위인 4바이트 32비트 단위를 사용하며, 나머지 남는 8비트에다가는 픽셀의 알파 채널 정보를 넣곤 한다. 이건 여러 이미지를 부드럽게 합칠 때 활용된다.

알파 채널은 색깔을 나타내는 축 자체는 아니지만 색의 표현과 관계 있는 정보이다. 이걸 포함한 pixel format을 RGBA 구조라고 한다. 하지만 Windows의 GDI API는 1980년대에 개발되었으며, 픽셀에서 상위 8비트를 팔레트 등 독자적인 다른 용도로 이미 사용하다 보니 훗날 알파 채널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그 역할은 GDI+ 등 후대의 API가 계승하게 됐다.

RGBA라는 개념은 물리학에서 XYZ 공간 세 축에다가 시간을 더한 XYZT 4차원과 뭔가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것도 기하학적 의미에서 정확한 4차원을 말하는 건 아니니 말이다. 하긴, 생각해 보니 3차원 컴퓨터그래픽에서는 픽셀마다 알파 채널이 아니라 Z buffer 값이 부가 정보로 들어가기도 한다.

3. 구 그리기

중고교 미술 시간에는 4B 연필 한 자루 들고 스케치북에다가 구를 그리는 데생(?) 실습을 해 보고.. 이과 나와서 컴공 전산을 전공한다면, 구 렌더링 정도는 C 코딩으로 저수준부터 뚝딱뚝딱 짜 봤으면 싶다.
둘이 매우 훌륭한 대조가 되리라 생각된다~! 후자의 경우, 구를 렌더링 하라고 openGL 셰이더 명령 한 줄 던져주고 끗~~이 아니라, 저 모든 픽셀의 RGB 값을 직접 계산해서 구하는 것을 말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인이 직접 그리거나 생성한 그림이 아니니 오해하지 말 것! ㄲㄲㄲ)

이 픽셀이 구의 영역에 포함돼 있는지, 있다면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를 구의 방정식으로부터 구하고, 광원으로부터는 거리가 얼마나 되고 빛과 면이 접하는 각도가 어찌 되는지.. 최종적으로 밝기가 얼마가 돼야 하는지를 직접 공식 집어넣어서 계산으로 구한다는 뜻이다.

그림자까지 생각하면 일이 너무 어려워질지 모르니 필수가 아닌 옵션으로 남긴다만, 구 자체만이라도..;;
그럼 이 엄청난 계산을 실시간 애니메이션 수준으로 해내는 오늘날 PC와 폰의 그래픽 카드들이 얼마나 대단한 물건인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론 공부 잉여질 체험을 회사 취업한 뒤에 직장에서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취업 목적 코딩 학원에서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아직 학생일 때 학교에서 해야지...!!

4. AI

요즘 아시다시피 AI니 머신러닝이니 하는 분야가 아주 각광받고 있다. 현실에서의 문제의 목표와 input/output을 머신러닝 라이브러리가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고,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결과물을 얻는 건 확실히 학교에서 맛보기로나마 가르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연어 처리라든가 영상에서 뭔가를 인식하기, ‘관련 추천 아이템 제시’ 같은 분야에서 요즘 AI들은 정말 눈부시게 똑똑해지고 기술이 발달해 있다.
개인적으로 좀 개발됐으면 하는 AI는 “문자열을 보고 폰트 종류 판별하기”, 그리고 “넓은 군중 사진을 보고는 여기에 사람이 몇 명이나 있나 추산하기”이다.

요즘은 AI를 통해 없는 정보를 유추해 내서 흑백 사진도 컬러로 얼추 복원하고, 흐릿한 영상을 선명하게 바꾸기도 한다. 그런 계산 능력이면 폰트 종류 유추는 말할 것도 없고, 이런 획이 요런 모양이었으니 다른 글자는 요런 모양이어야 하겠다는 것까지 유추를 못 할 이유가 없다. 그러면 한글이나 한자 같은 폰트를 만드는 일이 노가다가 줄어들고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군중 사진에서 머릿수 카운트도.. 쉬울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어려울 수 있어 보인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절대 아닐 것이다. 이를 응용하면 사진에 찍힌 쌀알이나 콩알 개수를 세게 할 수도 있다.

지금 Google 검색은 영어는 정말 사람 말을 알아듣고 인간의 두뇌 활동을 어느 정도 흉내 내는 경지에 도달해 있다. 경악스럽게 그지없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영어 자막을 자동 생성하는 걸 보면.. 어지간한 음성은 다 정확하게 알아듣는다.

여주인공이 격투를 벌이는 어느 첩보 영화의 제목을 까맣게 잊어버려서 “2017 female spy movie”라고만 쳤는데.. 우와, 저것만 토대로 Atomic Blonde라는 영화를 딱 정확하게 알아 맞히려면 도대체 저 영화의 특성을 어디까지 다 파악하고 있어야 되는 걸까..?
정말 외계인을 고문하는 기업이 아닐 수 없다.

꼭 인텔처럼 컴퓨터의 하드웨어 근간인 반도체의 본좌가 아니어도, 마소처럼 소프트웨어의 근간인 운영체제를 꽉 독점하고 있지 않아도 된다. 그 위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 내지 웹 서비스 중에서도 억 소리 나는 기술을 개발할 것들이 저렇게 넘쳐난다.;;

5. 암호 해독과 번역

난해한 수수께끼 암호를 풀기 위해 과거에는 언어학자가 동원되었다. 뭐, 보이니치 문서라든가 롱고롱고 문자, 로제타석처럼 인간이 만든 난해 정보를 해독할 때야 당연히 해당 지역의 고대 언어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군사 내지 보안 암호는 인간이 아닌 기계가 생성하다 보니 언어적인 요소가 전혀 동원되지 않으며, 오로지 수학자의 직관만이 필요하다. 2차 세계 대전 때 앨런 튜링이 독일군 에니그마 암호를 풀 때 딱히 독일어 지식이 쓰이지는 않은 것과 같은 이치이다.

기계번역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변화를 겪고 있다. 기계번역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입력 언어나 출력 언어의 전문가 내지 언어학자가 동원되지 않는다. 그냥 전산학자, 데이터 과학자, 머신 러닝 전문가가 동원된다.
취급하는 언어의 고유한 특성은 기계번역 시스템의 동작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굉장히 섬뜩한 점이다. 기계가 자연어든 암호문이든 언어 데이터를 취급하는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뀐 것이다.

6. 다중 상속

객체지향 패러다임에서 다중 상속이라는 걸 생각해 보자. 클래스가 기반 클래스를 하나만 두는 게 평범하고 일반적이고 권장되는 반면, 얘는 좀 특수한 상황에서 "논란과 무리수를 감수하고라도 둘 이상 갖는 것"이라는 특성이 있다.

이걸 인생에다가 투영해 보면 좀 뜬금없는 얘기지만 일부다처...;; 내지 복수 국적과 비슷한 것 같다.
C++에서 다중 상속을 지원해 봤는데.. 이건 좀 아니다 싶었는지 후대의 객체지향 언어들은 생짜 다중 상속은 금지하고, 데이터 멤버가 없는 인터페이스에 대해서만 복수 구현을 허용했다. class A extends B implements C,D,E처럼 말인데.. 이건 일부일처다첩-_-;;;처럼 들린다.

우리나라는 조선은 말할 것도 없고 일제 시대와 대한민국 초기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일부다처체는 아니지만 첩이라는 게 관행적으로 있었다.
그러다가 1960년대, 박 정희 때 사회 구조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면서 공무원들부터 첩을 두는 게 금지되었고(있으면 직장에서 징계=_=), 완전한 일부일처제가 자리잡았다.

이게 대놓고 불륜을 조장한다기보다는.. 전근대 시절엔 지금처럼 미혼 여성이 혼자 돈 벌고 사회 생활을 하는 게 도저히 가능하거나 용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로 필요하기 때문에 작은 마누라라는 게 존재했었다.

이런 결혼 말고 복수 국적도.. 나라마다 허용되는 정도가 케바케이고 우리나라는 징병제 병역 때문에 더 민감한 측면이 있다. 자기 원래 국적을 유지한 채로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시민권, 국적을 취득하는 건 또 별개의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대한민국 땅에 있을 때만은 한국 국적만 행사해야 한다는 각서를 쓴 뒤에 외국인의 복수 국적 취득을 허용한다.

국적 말고 이중학적, 이중인격 이런 건 명백하게 비정상일 것이다. =_=;;

Posted by 사무엘

2022/04/18 08:33 2022/04/18 08:33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010

1. timestamp 기준, 그리고 달력 계산 문제

프로그래밍 언어 내지 운영체제 API에서 현재 시각과 관련된 정보를 얻는 함수는 다음과 같은 두 그룹으로 나뉜다.

  • 가변: 현재 프로그램이나 운영체제가 시작된 이래로 현재까지 경과한 시간을 밀리초나 그에 준하는 정밀한 단위로 되돌림. C언어의 clock() 함수, 또는 Windows API의 GetTickCount()가 이쪽에 속한다. 얘는 현재 날짜 시각을 얻는 용도가 아니라 그냥 짤막한 소요 시간 측정용이다.
  • 고정: 특정 고정 시점 이래로 현재까지 경과한 시간을 초 정도의 정밀도로 되돌림. C언어의 time() 함수가 대표적인 예이며 timestamp 저장용으로 쓰인다. 단, 고정 시점 기반이면서 정밀도도 초보다 더 높은 물건도 있다.
  • 날짜형: 애초에 출력 형식이 년-월-일-시-분-초가 따로 담긴 구조체이다. C언어에서는 time()의 결과값부터 구한 뒤에 gmtime이나 localtime을 호출해서 이렇게 변환해야 하지만, Windows API는 반대로 GetSystemTime/GetLocalTime을 이용해서 구조체부터 구한 뒤에 SystemTimeToFileTime을 호출하는 형태이다. 원론적으로는 C언어 방식의 순서가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컴퓨터에서 특정 시각 timestamp를 저장하는 방식으로는 유닉스에서 유래된 "1970년 1월 1일 0시 이래로 경과한 초수"가 아주 널리 쓰인다.
하지만 그것 말고 NTP라고 네트워크 환경에서 통용되는 timestamp도 있는데, 얘는 10진법 계산의 편의를 염두에 둬서 그런지 1900년 1월 1일 0시가 기준이다. 두 timestamp는 70년이라는 격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그런데 부호 있는 32비트 정수 자료형이 초 단위로 표현할 수 있는 기간, 즉 21억 5천만 초는 약 68년이어서 이 역시 공교롭게도 70년에 얼추 가깝다.
부호 있는 32비트 정수 기준으로 유닉스 timestamp는 2038년쯤에 overflow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반면, 부호 없는 32비트 정수 기준으로 NTP는 2036년쯤에 overflow되어 숫자가 리셋될 예정이다.

본인은 직장에서 유닉스 timestamp를 네트워크 timestamp로 변환하는 함수를 구현할 일이 있었다.
기존 timestamp에다가 1900년 1월 1일부터 1970년 1월 1일까지의 초수라는 상수를 더해 주기만 하면 되니, 난 그 상수는 엑셀을 띄워서 간단히 구해서 썼다. 엑셀도 1900년 1월 1일이 기준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날수를 더해 줬더니, 계산 결과가 미묘하게 맞지 않고 하루 정도 오차가 났다.
그리고 그 원인은 alas... 엑셀은 1900년을 평년이 아닌 윤년으로 간주하고 하루를 더 집어넣었기 때문이었다.

현행 그레고리 태양력은 4의 배수인 해가 윤년이어서 2월이 29일까지 존재하게 되지만, 100의 배수인 해는 400의 배수인 해만 윤년으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평년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런 예외가 먼 197, 80년대의 스프레드 시트 프로그램에서는 구현하기가 너무 복잡했던 모양이다.

더구나 서기 1900년은 어차피 컴퓨터가 발명된 해 기준으로는 까마득한 옛날이어서 실용적인 의미가 없으니.. 윤년은 "그냥 4년 주기"라는 율리우스 달력 로직만 구현했던가 보다. 그리고 엑셀 역시 1900년 2월 29일이 존재할 수 있는 '버그'까지 똑같이 기존 프로그램(= Lotus 1-2-3 따위)과 호환성을 보장하기 위해.. 동일한 로직을 일부러 구현했다.

엑셀이 이렇게 윤년을 잘못 계산하는 건 1900년 하나뿐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미래의 서기 2100년이나 2200년은 평년으로 정확하게 계산하며, 2400년만을 윤년으로 계산한다.
이 동작이 영 껄끄러운지, 엑셀은 각 문서 파일에 대해 고급 옵션으로 "Use 1904 date system" 여부라는 걸 지정해 줄 수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1900년이라는 걸 아예 삭제해 버리고 건너뛴 것 같은데.. 이러나 저러나 사용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고 널리 쓰이지는 않는 옵션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건 엑셀에서 1899년 9월 18일 경인선 개통일을 날짜 타입으로 집어넣을 수는 없다. ㄲㄲㄲㄲㄲ 다른 날짜와 연계해서 연산을 할 수 없으며, 전화번호처럼 문자열로만 취급 가능할 뿐이다.

2. 핸들(포인터) 값을 대체하는 순서

GC가 없는 언어인 C++로 코딩을 하다 보면 각종 자원(메모리나 리소스, 객체)을 가리키는 포인터 및 핸들을 감싸는 wrapper 클래스를 만들 때가 많다.
그 클래스의 소멸자에는 if(_ptr) Free_Release_Close_Destroy(_ptr)처럼.. 핸들이 가리키는 자원을 해제하는 함수 호출이 들어가곤 한다. 그리고 객체 자체가 소멸되지는 않고 객체가 가리키는 핸들값만 바뀔 때도 기존 핸들에 대한 해제 작업이 자동으로 행해진다.

_ptr이라는 핸들 멤버를 갖고 있는 클래스에서 핸들값을 newVal로 변경하는 작업을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_ptr을 해제한 뒤 거기에다 바로 새 값을 대입하는 것이다.

if(_ptr && _ptr!=newVal) Free_Release_Close_Destroy(_ptr); //원래 핸들을 제거한 뒤
_ptr = newVal; //새걸로 대체

하지만 구조적으로 더 안전한 정석은 아래와 같이 임시 변수를 만들어서 두벌일을 좀 하는 것이다.

auto tmp = _ptr; _ptr = newVal; //새걸로 대체부터 한 뒤에
if(tmp && tmp!=newVal) Free_Release_Close_Destroy(tmp); //원래 핸들을 제거

핵심은 기존 핸들값을 다른 지역변수에다 옮긴 뒤, 자기 자신의 핸들을 먼저 새 값으로 바꿔 버리고, 지역변수에 대해서 해제 함수를 호출하는 것이다. 이거 무슨 swap 함수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렇게 해 주면.. 자기 자신이 해제되고 있는 중에 멀티스레드 등 모종의 이유로 인해서 해제 메소드가 또 호출됐을 때, 해제가 중복으로 행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왜냐하면 자기의 핸들값은 대외적으로 이미 NULL 같은 딴 값으로 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의 스마트 포인터만 해도 unique_ptr::reset 같은 함수의 몸체를 보면 저렇게 임시 변수 대입, 멤버 변수 대입, 임시 변수에 대한 release 순으로 구현돼 있다.
분야가 좀 다르지만.. 전기 철도에서 팬터그래프는 안전을 위해 언제나 진행 방향 기준으로 최대한 뒤에 장착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로 보인다.

3. 이분 검색의 변종

모든 원소에 임의 접근이 가능한 배열의 경우, 원소들이 정렬돼 있다면 특성 원소를 찾을 때 '이분 검색'이 가능해서 O(n)이 아니라 O(log n)의 시간 복잡도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비교를 한 번 할 때마다 후보군이 그거 하나만 없어지는 게 아니라 통째로 반토막이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렬된 배열에 대해서 원소 하나만 딱 정확하게 찾는 게 장땡이 아니고 다음과 같은 작업을 생각할 수 있다.

  • "1, 4, 8, 11" 같은 배열에서 5나 2, 10, 15 같은 새로운 원소를 삽입해 넣고 싶은데 어느 지점이 좋을까? (당연히 정렬된 상태 유지)
  • "1, 4, 8, 8, 8, 8, 11" 같은 배열에서 8이 정확하게 어느 오프셋부터 시작되어 어디에서 끝나는지 알고 싶다.

이런 것은 이분 검색의 변종이며, 이 역시 당연히 log n 시간 복잡도로 수행 가능하다. 정확한 이분 검색이 방정식이라면 이런 건 뭔가 부등식에 대응하는 것 같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내부 동작에서도 종종 쓰이는 기능이다.

개인적으로는 타 비교 함수의 결과를 저런 용도대로 보정· 변조하는 2차 비교 콜백 함수를 만들어서 C의 bsearch 함수만으로 저런 기능을 구현했던 적이 있었다.
즉, 원래 사용하는 1차 비교 함수가 원소값이 동등하다는 0을 리턴했더라도, 바로 앞의 원소에 대해서 또 1차 비교를 했는데 걔가 또 0이라면.. 이 원소값에 대한 비교는 여전히 -1을 되돌리도록 보정하는 식이다. (탐색 지점을 앞으로 더 옮기게..)

그랬는데 C++에서는 사정이 더 좋아져서 이런 기본적인 동작은 algorithm이라는 라이브러리에 lower_bound, upper_bound, equal_range라고 내가 딱 원하던 함수들이 도입됐다. 포인터처럼 임의 접근이 가능한 iterator가 있다면 저 함수에다 바로 집어넣어 줄 수 있다.
하긴, 정렬도 qsort 하나뿐만 아니라 특별히 안정성 있는 stable_sort도 있고, 정렬되어 있는 두 컨테이너를 병합하는 함수도 있고.. 이런 것들이 algorithm의 섬세한 면모인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배열이 아닌 binary tree 형태로 정렬된 상태가 유지되는 컨테이너이다. set과 map..
얘들을 다룰 때 사용되는 iterator는 원소들의 임의 접근이 가능하지 않으며, 반대로 tree 노드의 좌우 이동 같은 게 iterator와 연계되지도 않는다.

물론 multiset도 아닌 이런 컨테이너에 equal_range이야 전혀 의미가 없을 것이고 새 원소 삽입 지점 같은 걸 찾아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들어있는 문자열 중에서 B로 시작하는 제일 첫 명칭은?" 같은 검색을 할 필요는 있다.
그렇기 때문에 set과 map에는 lower_bound와 upper_bound가 범용적인 함수가 아니라 클래스의 자기네 전용 멤버 함수로 구현되어 있다. 역시 C++ 라이브러리가 이런 걸 빠뜨리지는 않았고, 배열과 set/map에 대해서 대동소이한 형태로 동일 취지의 기능을 구현했다는 걸 뒤늦게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2/03/29 08:35 2022/03/29 08:35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003

Windows API에서 LoadLibrary는 말 그대로 실행 파일(exe/dll)을 현재 프로세스의 주소 공간에다 불러들여서 거기 있는 코드를 실행하거나 리소스를 추출하게 해 주는 함수이다.
그리고 얘의 심화 버전은 LoadLibraryEx이다. Ex 버전은 옵션을 추가로 받아서 절대 경로 없이 파일명만 주어졌을 때 디렉터리를 탐색하는 순서를 지정할 수 있고, 파일이 이미 load되어 있을 때 레퍼런스 카운트 변경 여부 같은 것도 수동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옵션들은 현업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 저 함수에서 실질적으로 자주 쓰이는 옵션은.. DLL에서 리소스를 추출할 준비만 하고, 코드를 실행할 준비--기준 주소 재배치, DllMain 함수 실행--는 생략해서 로딩 속도를 좀 더 향상시키는 LOAD_LIBRARY_AS_DATAFILE이다. 특히 x86, x64, ARM 같은 아키텍처를 불문하고 동일 DLL에 있는 리소스 데이터를 추출하려면 이 '간소화' 플래그를 반드시 지정해야 한다(다국어 UI 리소스 같은..).

그런데 문제는.. 이 DATAFILE 간소화 로딩이란 게, 과거에는 "리소스 추출에만 특화"이라는 자기 본연의 기능에도 모종의 이유로 인해 뭔가 2% 부족한 구석이 있었다는 것이다.

Windows 9x 시절에는 이 제약이 제일 심했다. 간소화 로딩된 DLL 핸들에 대해서는 (1) 리소스를 제일 저수준에서 탐색하는 EnumResourceLanguages/Names/Times 및 Enum/Find/LoadResource 계열 함수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들보다 상위 계층에서 동작하는 Load*계열 함수들은(string, menu, bitmap, image 따위) 지원되지 않았다. 그러니 간소화 로딩의 활용성이 부족했으며, 여전히 기존 full(?) 방식 로딩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허나, 한편으로는 저 제약이 그렇게까지 본질적이고 치명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Windows 프로그램에서 리소스 전용 DLL을 사용하는 주 목적은 다국어 UI 제공.. 아니면 대화상자· 메뉴 같은 표준 리소스가 아니라 자기 자신만 사용하는 custom 데이터의 저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표준 리소스들도 특정 언어에 속하는 놈을 지정하려면 "DLL 핸들 + 리소스 ID"만으로는 어차피 충분치 않다. FindResourceEx와 LoadResource의 결과값인 메모리 포인터를 줘야 하며, 함수도 LoadMenuIndirect, DialogBoxIndirect처럼 뒤에 indirect라는 단어가 붙은 '저수준 버전'을 써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리소스 추출용 간소화 방식으로 load한 DLL은 저수준 함수로만 다룰 수 있더라도 그럭저럭 사용할 만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다른 이상한, 자잘한 문제도 있었다.

DialogBoxIndirect 함수는 대화상자 리소스를 "모듈(인스턴스) 핸들 + 리소스 ID"가 아니라 대화상자 템플릿 포인터 하나로만 곧장 지정함에도 불구하고, 모듈 핸들을 여전히 인자로 받는다. 내부적으로 CreateWindowEx 함수를 호출할 때 모듈 핸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대화상자 자신, 그리고 내부의 child 컨트롤들 생성).

그런데 (2) 이때 리소스 추출 간소화 방식으로 load한 DLL의 핸들을 주면.. 구형 운영체제에서는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다.
일단, 자기 자신이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커스텀 컨트롤--표준 컨트롤이 아니고, CS_GLOBALCLASS 등록된 커스텀 컨트롤도 아닌 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건 CreateWindowEx 함수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귀결이지만, 그 이상으로..

내 기억이 맞다면 대화상자의 배경색이 일반적인 회색이 아니라 흰색으로 바뀌고 좀 만지다 보면 프로그램이 뻗었다. Windows 9x뿐만 아니라 나름 NT 계열인 2000에서도 말이다.
그 이유는 딱히 알 수 없었다. 그저 경험적으로 이런 DLL 핸들을 집어넣어서는 안 된다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 소스의 주석에도 엄청 옛날에 적혀 있었다.

물론 이 역시 본질적이고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다.
윈도우의 생성과 관련해서 전달하는 인스턴스/모듈 핸들은 그 윈도우의 클래스를 등록한 주체를 식별하는 용도이다. 애초부터 리소스가 전혀 아니라 코드와 관계가 있다. 그러니 여기는 애초에 리소스 추출 간소화 방식으로 load된 DLL이 들어갈 자리가 아니다. 그런 DLL을 집어넣은 것은 사실상 프로그래머의 실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쯤 되니 의문이 생긴다. 프로그래머가 아무리 실수할 수 있기로서니, 그걸 넘겨주면 단순히 custom 컨트롤이 생성되지 않는 것 이상으로 왜 다른 이상한 부작용까지 발생한 것일까? 차라리 깔끔하게 에러와 실패 처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DLL을 일반적인 방식으로 load하는 것과 datafile(리소스 특화 간소화) 방식으로 load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오늘날의 32비트 및 64비트 Windows 환경에서는 DLL을 로딩한 결과 핸들(HMODULE / HINSTANCE)은 그 파일 내용을 가리키는 데이터 포인터와 거의 동급이라고 여겨진다. 파일을 memory-mapped file 형태로 통째로, 혹은 약간의 보정만 거쳐서 읽어들인 첫 지점이다. 쉽게 말해 그 핸들이 가리키는 메모리에는 EXE 파일 시그니처인 MZ부터 쭉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행 파일은 메모리 주소가 언제나 64KB의 배수 단위로만 배당된다는 것도 이 바닥에서 프로그래밍 좀 한 사람들은 아실 것이다. 그 말인즉슨, 일반적으로 HMODULE 내지 HINSTANCE의 값은 64KB의 배수이며, 하위 word가 언제나 0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이런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핸들도 있을 수 있다.

(1) 먼저, 과거의 Windows 9x 환경에서는 16비트 프로그램에서 호출한 LoadLibrary의 리턴값이 대표적인 예이다. 얘들은 핸들의 크기 자체가 16비트밖에 안 되니 리턴값과 내부 의미 역시 32비트 프로그램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여야 한다.
물론 이미 32비트 형태로 빌드된 프로그램이야 이런 거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으며, 16비트와 32비트 프로그램을 모두 한데 관리하는 운영체제의 관점에서나 구분이 필요하다.

(2) 그리고 LoadLibraryEx + datafile 방식으로 불러들인 dll 핸들도 형태가 약간 달라진다. 운영체제의 버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단 해당 DLL의 preferred base는 완전히 무시되며, 굳이 64KB라는 큼직한 단위로 주소가 배당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는 최하위 비트에 1이 추가돼서(= 홀수!!) 얘는 datafile 방식으로 생성되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메모리 주소로서의 DLL 핸들은 하위 16비트에 어차피 유의미한 정보가 담겨 있지 않으니.. 그 잉여 공간에다 이런 정보를 보관한다는 뜻이다.

요컨대 HMODULE / HINSTANCE는 16비트 프로그램 또는 datafile 방식에 한해서는 64KB의 배수 단위인 깔끔한 포인터가 아니게 된다. 그런데 과거에는 운영체제 내부에서 이런 변칙적인 핸들을 취급하는 방식이 서로 충돌했던가 보다.

kernel32는 이 DLL이 datafile 방식으로 load되었다는 것을 식별하기 위해서 핸들값에다가 1을 추가했다. 하지만 user32의 대화상자 표시 함수는 datafile 방식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이 핸들값이 하위 16비트가 비영인 것을 보고는 이건 16비트 모듈이라고 인식해 버렸다. 그리고 16비트 프로그램과의 하위 호환을 위한 보정 처리를 수행했다.

그 보정 처리 중에는 대화상자 내부의 각 에디트 컨트롤들에 대해 고유한 데이터 세그먼트를 생성하는 것도 있었다.
아시다시피 에디트 컨트롤, 특히 multiline으로 동작하는 놈은 혼자서 수백, 수만 바이트에 달하는 텍스트를 저장할 수 있다. 모든 컨트롤들이 한 64KB 데이터 세그먼트를 공유할 게 아니라 각각이 고유한 세그먼트를 갖는 게 낫다. 이것을 대화상자 표시 함수가 내부적으로 해 줬다.

(그럼 이건 특별히 메모리가 많이 필요한 에디트 컨트롤에 대해서 고유한 스타일을 줘서 그 컨트롤이 알아서 처리하면 되지, 이런 걸 왜, 어떻게 상위 윈도우인 대화상자에서 처리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식이면 에디트 컨트롤뿐만 아니라 리스트나 콤보박스도 수천 개의 아이템을 추가하느라 메모리가 많이 필요할 때가 있을 텐데 걔네들은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다. ㄲㄲ)

어쨌든.. 대화상자를 생성할 때 datafile DLL의 핸들이 지정되면 저런 복잡한 이유로 인해 16비트 보정이 수행되는데.. 실제로 대화상자를 돌리는 이 프로그램은 16비트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래서 보정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프로그램이 죽는 등 갖가지 오동작과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랬던 것이군~!! (☞ 더 자세한 설명)

대화상자에도 스타일이 있다. 하지만 이건 윈도우 스타일의 형태로 지정해 주는 게 아니고 DialogBox 계열 함수에다가 인자로 전하는 것도 아니며, 그냥 대화상자 리소스 템플릿에 박혀 들어가는 값일 뿐이다. 그러니 다른 스타일 플래그들에 비해 인지도가 매우 낮으며 프로그램 코드에서 볼 일이 없다시피하다.

이 대화상자가 다른 대화상자의 child로 들어갈 수 있음을 나타내는 DS_CONTROL, 용도가 좀 모호하긴 하지만 [?] 모양의 도움말 버튼을 우측 상단에다 표시하는 DS_CONTEXTHELP 같은 건..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 하지만 16비트 시절의 잔재이고 오늘날은 아무 의미 없는 플래그도 있다.

대표적으로 DS_3DLOOK은.. Windows 95/NT4부터는 대화상자들이 처음부터 기본적으로 버튼과 동일한 은색/회색이고 각종 테두리도 양각 음각 입체(?) 효과가 적용되어 나오므로 존재의 의미가 없어졌다.
그리고 DS_LOCALEDIT라는 놈이 있는데.. 얘는 자기 내부의 모든 에디트 컨트롤들이 고유한 데이터 세그먼트가 아니라 기본 제공되는 단일 64K 세그먼트를 공유하게 해서 메모리를 아끼는 플래그이다. 에디트 컨트롤에 많아야 수십~수백 자밖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보장되면 사용해 볼 만한 옵션이었다. 32비트 이후부터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지만..

그리고 이렇게 DS_LOCALEDIT 옵션이 적용된 대화상자는 아까처럼 Windows 9x에서 datafile DLL 핸들을 지정해 주더라도 16비트 보정 처리가 행해지지 않기 때문에 오동작· 오류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이 문제는 Windows NT 계열을 넘어 16비트 프로그램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64비트 운영체제의 관점에서는 더욱 무의미한 지나간 옛날 추억이 되었을 뿐이다.

16비트에서 32비트로 넘어갈 때는 16비트 환경에서도 far이니 huge니 하면서 어떻게든 16비트 코드에서 64KB를 초과하는 메모리 영역을 다루려고 애썼으며, 반대로 32비트 주소 공간에서 16비트 코드를 수용하고 실행하려고 온갖 발악을 했었다. 하지만 32비트와 64비트는 서로 완벽하게 격리된 채 공존할 뿐, 상대방 영역을 전혀 건드리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이상이다.
여담이지만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소스를 뒤져 보니.. 어떤 DLL을 datafile 방식으로 읽어들인 상태에서는 그 DLL에 대해서 VerQueryValue 같은 버전 정보 확인 API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는 주석이 적혀 있다. 그래서 버전 리소스를 수동으로 직접 파싱하는 방식으로 기능을 구현했다.
Windows Vista 이상 또는 심지어 9x 계열에서도 괜찮았으며 2000/XP에서만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이 역시 LoadLibraryEx 함수의 부작용이 아니었나 추측해 본다. 과거에 일반 로딩과 datafile 특화 로딩은 내부 동작이 여러 모로 차이가 컸던 모양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10/15 08:34 2021/10/15 08:34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43

« Previous : 1 : 2 : 3 : 4 : 5 : 6 : ... 23 : Next »

블로그 이미지

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 사무엘

Archives

Authors

  1. 사무엘

Calendar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Site Stats

Total hits:
2988757
Today:
317
Yesterday:
1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