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는 급한 개발 일정 때문에 가끔 야근을 넘어 밤 11시~자정을 찍는 철야가 이어질 때가 있는데..
이때는 회사에서 택시 귀가를 지원해 주고 이튿날 재량껏 몇 시간 남짓 지연 출근까지 허용하곤 한다.
그런데 하루는 내가 지금까지 탔던 택시들 중에 제일 세게 밟는 운전사가 걸려서 퇴근길이 스릴 있고 즐거웠다.

신호를 받아서 출발할 때 내가 이렇게까지 뒤로 쏠렸던 적이 없었다. 이런 G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 정도에나 느꼈던 것 같은데.. ㅎㅎ
요즘 차들은 계기판에 초록-하양-빨강 3단계로 연비 효율(eco??)을 표시하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이 차의 계기판을 보니 어찌나 밟아대는지 타코미터의 레드 존까지는 아니어도 eco 상태가 수시로 빨강을 드나들었다.

특히 압권은 앞차를 바싹 붙어서 달리다가 커브를 돌면서 바로 추월할 때였다(물론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내가 들은 게 정확하다면 단순 엔진 소리가 아니라 바퀴가 헛도는 특유의 그 끼익 소리까지 났다.

요즘은 시내버스도 무슨 이상한 연비 감시 장치가 달려서 한강 다리를 건널 때도 시속 60조차 절대 안 넘기고, 심지어 오르막에서도 완전 굼벵이 기어가듯이 힘없이 간다. 이 암울한 말세에 이런 큰 믿음과 기백을 지닌 택시를 타다니 기뻤다.

내가 택시 앱에서 운전사를 평가할 때 보통은 별 5개 중에서 4개를 주는데.. 이 아저씨에게는 5개 만점을 줬다. 승객의 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택시가 앞으로 더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과속 단속 카메라를 매우 싫어한다.
커브를 틀자마자 바로 횡단보도나 신호등 교차로가 나오기 때문에 정말로 주의해야 하고 속도를 줄여야 하는 곳이라면 모를까.. 그러나 그 정도로 극단적인 곳을 제외하면 지금 전국에는 단속 카메라가 불필요한 곳에도 너무 많다.

이것들 대부분은 그냥 변태적이고 악랄한 쓰레기 장비일 뿐이다. 멀쩡히 잘 가고 있는 차들을 괜히 불필요하게 브레이크 밟게 만들고, 시간 낭비 기름 낭비 유령 정체 유발시키고, 교통사고 예방엔 별 도움도 안 되고..
이것도 남이 나보다 잘 사는 꼴 못 봐 주는 빨갱이 공산주의 사고방식에서 유래된 게 아닐까? 남이 나보다 먼저 빨리 가는 꼴 못 봐 주는 거 말이다.

특히 구간 단속은.. 아오 빡쳐.. 미친놈들. 세금이 어지간히도 고픈가 보군.
경부 고속도로 경주-영천 6차로 확장 구간에도 하나도 위험하지 않은 구간에 영천-건천 사이에 길다란 구간 단속 때문에 톨비가 아까워지고 고속도로를 이용할 마음이 싹 사라진다. 그냥 근처의 4번 국도를 타고 말지.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던 시절엔 갓길도 없고 길이 구불구불 진짜로 위험했기 때문에 시속 100도 아닌 80으로 구간 단속을 했던 것을 이해한다. 이 구간에서 실제로 사고가 잦기도 했는지.. 거의 애원하는 수준으로 "제발 천천히 가삼"이라는 표지판이 곳곳에 깔려 있었다.
하지만 길이 멀쩡하게 넓게 다 뚫린 뒤에 도대체 저기를 특정 지점도 아니고 구간 단속을 시켜 놓은 이유가 도대체 뭘까..?

감포로 가는 긴 토함산 터널도 멀쩡하게 길 닦아 놓으면 뭐하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꼴랑 시속 80 구간 단속..;; 아예 포복으로 기어 가라고 해라.. ㅡ,.ㅡ;;
이건 “과학고 애들은 의대 진학 무조건 금지 / 대형 마트는 특정 요일 특성 시간대에 무조건 셧다운”에 맞먹는 막장 악법 폭거이다.

요즘 우리나라 위정자들은 어느 분야건 일어나는 현상 그 자체만 찍어누르고 금지하고 규제하고 벌 주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바보들 같아서 몹시 답답하다.
교통사고도 나기만 하면 맨날 하는 짓은 닥치고 속도 제한 걸고 신호등과 단속 카메라를 늘리는 것뿐.. 문제의 본질은 건드리지도 못한 채 다른 비효율과 부조리와 꼼수 편법만 늘린다.
그럼 음주운전 교통사고 가해자 같은 범법자에게 벌이라도 속 시원하게 엄청 세게 주냐 하면 그것도 아니니 더 열불 날 지경이다.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하는 게 없다~!

난 에스컬레이터 주행 속도는 지금보다 2배 이상 좀 올려 놓은 뒤에나 “걷거나 뛰지 마세요” 캠페인을 하든가 하고..
굳이 과속 단속 카메라를 설치할 거면 시속 150 이하(고속도로), 120 이하(국도) 정도로나 해야 한다는 소신이다. ㄲㄲㄲㄲ
과속보다 10배 100배까지는 아니어도 2~3배 이상 더 단속해야 하는 건 지정 차로 안 지키는 애들, 1차로에서 버젓이 천천히 지속 주행하는 애들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하루는 비가 철철 내리는 날에 자동차 전용 도로를 달리고 있었는데.. 아무리 날씨가 안 좋다지만 차들이 인간적으로 너무 천천히 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겨우 이 정도 젖은 건 요즘 자동차로는 100~120씩 밟아도 미끄러질 일 없고, 커브도 약간만 감속하면 안전하게 돌 수 있다.

어떨 때는 나는 커브의 더 안쪽에 있고(더 작은 회전반경) 앞차는 더 바깥쪽에 있는데... 나는 70~80의 속도로 브레이크 안 밟고 쓰윽 커브를 돈 반면, 앞차는 더 완만한 커브를 더 천천히 돌면서도 뭐가 그리 불안한지 브레이크 경고등이 수시로 켜지는 게 보였다.

내 경험상, 이렇게 어두컴컴 비 내리는 날씨에 100 넘게 밟는 차보다 더 위험한 민폐는.. “헤드라이트 안 켠 스텔스” 차들이다!!
안 그래도 백미러도 물방울이 달라붙어서 시야가 안 좋은데.. 낮이더라도 불을 켜 줘야 안전하다.

이런 식으로 무식하게 과속 탓만 할 게 아니라 지정 차로, 헤드라이트 등 도로의 안전을 저해하는 더 치명적인 요인은 얼마든지 있다. “아우토반은 아예 속도 무제한이고 150~200씩도 막 밟는데 어떻게 사고가 거의 안 날까?” 한국인이 독일인보다 유전자 차원에서 열등하고 선천적으로 운전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인 게 아니라면, 그건 다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의 차이 때문인 것이다.

혹시 오해할까 봐 얘기하는데, 내 차는 무슨 외제차 슈퍼카 따위가 절대 아니다. 그냥 평범한 국산 양산차일 뿐이다.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유령 정체를 유발하지 않고 도로의 소통을 원활히 하려면 지정 차로를 반드시 지키고, 브레이크를 쓸데없이 밟지 않아야 한다.

본인의 경우, 평소에 차를 아주 부드럽게 천천히 모는 건 전적으로 기름을 아끼기 위해서일 뿐이다.
연료비를 전혀 생각할 필요 없이 오로지 안전만이 목적이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과격하고 빠르게 몰아도 충분히 안전하다.

* 참고

(1) 단속 카메라의 단속 조건

길거리에 있는 신호· 속도 위반 무인 단속 카메라들의 단속 기준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는 관대한 편이다.
신호의 경우, 빨간불이 된 뒤에 정지선을 넘어가고 교차로의 중앙까지 통과해서 완전히 건너가야만 신호 위반으로 처리된다.
단순히 노란불일 때 교차로를 통과한 것, 또는 급히 정지는 했지만 정지선을 살짝 넘은 것만으로는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니 걱정 안 해도 된다.

다만, 노란불에 교차로를 급히 통과하느라 과속을 하기 쉬우니 이건 주의해야 한다. 신호에 안 걸리는 대신 과속에 걸릴 수 있다.;;
그리고 카메라에 단속은 되지 않더라도 그 상황에서 사고가 나면 골치 아파지는 건 변하지 않는다.. 정말 예상 불가 회피 불가였다는 정황을 입증하지 못하면 신호 위반 때문에 과실이 추가될 수 있다. 특히 도로 주행 시험 중이라면 노란불 딜레마 상황에서 대처를 잘못하는 바람에 운 나쁘게 실격당할 수 있다.

신호 다음으로 과속은.. 난 얼추 10%까지 유도리인 줄로 알고 지금까지 알고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더 관대하더라.
시속 60인 시내 도로에서는 71까지, 시속 100인 고속도로에서는 122까지, 거의 20% 초과까지는 단속하지 않고 봐 준다.
다만, 이 역시 카메라가 단속하는 기준은 법적으로 과속인 조건(+10km/h 초과)보다는 약간 더 널널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10이라는 숫자는 측정 오차를 감안한 유도리일 뿐이다.

(2) 과속방지턱

잘 닦인 도로에 저렇게 신호등 교차로와 단속 카메라가 있다면, 시골길에는 회전 교차로와 '과속방지턱'이 있다.
과속방지턱은 단속 카메라와는 완전히 다른 원리로 차들이 속도를 못 내게 만드는 물건인데..
사실 도로에 칠만 해 놨지 실제로 봉긋 튀어나오지는 않은 허수아비 훼이크 과속방지턱도 적지 않다.

운전을 하면서 저 무늬가 진짜 방지턱인지 아니면 훼이크인지를 최대한 빨리 인지하는 게 속도를 즐기는 드라이버에게 꼭 필요한 눈썰미 덕목이라 하겠다.

(3) 안전벨트

안전벨트 착용이 법적으로 강제 의무인 곳

  •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 전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필수이다. 이 때문에 도시형 시내버스 말고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광역 급행 좌석형 버스는 입석 전면 금지가 논란이 됐던 것이다. (법과 현실의 괴리)
  • 비행기 이착륙: 이 때문에 여객기는 아무리 가축수송 노선이라도 육상 교통수단 같은 입석이 있을 수 없다.

반대로 안전벨트가 없는 곳

  • 시내버스: 시내에서 워낙 천천히 다니면서 처음부터 좌석보다는 입석 승객 위주로 운용되므로. 벨트가 의미가 없음.
  • 오토바이: 처음부터 탑승자가 실외에 노출되는 교통수단은 결박을 해서 더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 이륜차는 벨트 대신 헬멧 착용이 상시 의무이다.
  • 철도 차량: 평소에 워낙 잘 통제되어 있어서 자동차 같은 급커브 급제동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보다 훨씬 빠르게 달리더라도 입석이 얼마든지 허용된다.

열차가 달리다가 누가 죽을 정도의 큰 사고가 난다면(탈선· 추락) 그건 정말 안전벨트 따위로 감당 가능한 사고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륜차는 고속도로를 포함한 자동차 전용 도로에 들어갈 수 없다. 단, 이건 우리나라가 세계 추세 이상으로 법이 너무 경직된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4) 과적/정원 초과

자동차에는 속도 규제뿐만 아니라 승차 정원 초과(사람)나 과적(물건)에 대한 규제도 있다. 둘 다 법적으로 10% 초과까지는 봐 준다.

그러니 법적으로는 최소한 10인 이상 타는 봉고 승합차부터는 합법적인 승차 정원 초과가 가능하다. 단, 13세 이하 초등학생은 2/3인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5인승 승용차에 어른 3 + 초딩 3이 탄 것은 10% 유도리와 무관하게 합법이다.
그리고 승차 정원의 10% 유도리는 고속도로를 주행하지 않을 때에만 허용된다. 입석형 시내버스는 이런 승차 정원 제한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예외이다.

택시에 운전사를 제외하고 4명 이상 승객의 탑승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승차 거부이다. 트럭에 위험한 과적을 강요하지 말아야 하는 것만큼이나 정원 초과도 승객이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09 08:34 2021/09/0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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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호등이 있는 일반 도로

  • 애매한 비보호 좌회전 대신 감흥식 좌회전을, 애매한 황색 점멸 횡단보도 대신 보행자 작동 신호등을 더 늘림
  • 교차로의 노란불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교차로 통과 결심 지점을 자그맣게 어떤 형태로든 표시한다. 즉, 부드러운 정지 제동이 가능한 특정 지점을 시속 60으로 이미 지났다면, 이제 신호등이 갑자기 노란불이 되더라도 그 속도 이상을 유지하면서 교차로도 통과하라는 뜻이다.
    비행기 이륙 결심 속도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건 진출 방향별 분홍-초록 컬러 차선 같은 발명품이 되지 않을지 개인적으로 기대한다.. -_-;;
  • 교차로에서 ↑→가 같이 있는 곳, →만 있는 곳, 그리고 →와 ↑(X)가 있는 지점들의 의미를 명확히 해서 이로 인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 우회전 하려는 뒷차를 비켜 줘야 하는 때가 언제인지를 말이다.
  • 커브나 오르막 바로 다음에 횡단보도나 교차로가 나오는 정도의 상황이 아니라면, 구간 단속이나 극단적인 속도 제한을 폐지한다. 그리고 이런 단속도 진짜로 곧 빨간불로 바뀌기 직전에만 스마트하게 시행함.
  •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의 특별 감속은 평일에 애들이 실제로 등하교 하는 날짜와 시간대에만 시행한다. 그리고 속도 제한은 완화하고, 여기 주변에서의 불법 주정차를 더 강하게 단속하고 가중 처벌한다.
  • 자동차 신호등에도 파란불이나 빨간불에 남은 시간을 어떤 형태로든 표시하게 한다.

과속 하던 차가 불법 유턴 내지 비보호 좌회전 하는 차와 쾅 부딪혔을 때 과실 비율이 어찌 되느냐 하는 건 블랙박스 영상들 좀 본 사람한테는 정말 뻔한 클리셰일 것이다. 오목을 3과 4를 동시에 놔서 이기는 것만큼이나 흔한.. 전형적인 사고 패턴이라 하겠다.

2. 고속도로

  • 전국의 고속도로 최대 속도 제한을 150~180 정도로 상향, 현실화. 비현실적인 캥거루 감속이라는 게 없게 한다.
  • 그 대신 구간 과속 단속을 구현할 정도의 기술력으로, 지정차로 단속을 더 강하게 시행한다. 저속으로 1차로 지속 주행 차량한테 상품권. 칼치기뿐만 아니라 우측추월 칼치기를 강요하는 차량한테도 분명하게 과실 때림.
  • 진출로가 막혀서 정체 행렬이 굉장히 길게 이어져 있는데.. 정작 실제 분기 지점은 차들이 별 정체도 없고 긴 간격으로 아주 여유롭게 가고 있는 게 보인다. 이 정도면 새치기· 끼어들기를 하는 차만 나쁘다고 탓할 게 아니라 앞에서 빨리 빨리 가 주지 않고 있는 차에게도 책임을 좀 물어야 한다고 여겨진다.

3. 사고 시

  • 예측 불가능하게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무단횡단자, 자라니 따위한테는 무관용. 사고 나도 운전자에게 실드 쳐 줌.
  • 음주운전은 단속에 걸렸을 때 처벌을 더 강화할 필요는 없지만 인명 사고를 냈을 때는 진짜 반 죽여 놓도록 처벌 강화.

모든 교통법규의 핵심은: "니가 거기에 재수없게 있다가 부딪친 게 잘못이다"가 아니라 "니가 이 규칙을 어기면서 거기에 있다가 부딪친 게 잘못이다"가 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차로 변경 없이 직선으로 쭉 고속 주행하는 차의 편의를 최우선적으로 봐 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정책을 짠다.

앞에 아무 장애물이 없고 시야 확보되고 탁 트인 고속도로에서야 시속 180~200도 밟는다. 하지만 옆에서 뭐가 '합법적으로' 튀어나올지 모르는 골목길에서는 시속 30도 안 밟고 일시정지까지 하면서 언제라도 정지 가능하게 까치발 자세로 굴러가며 대비하는 것이 바로 안전운전이다.

또한 교통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멀뚱멀뚱 신호대기가 아무 의미 없는 삽질 뻘짓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야 한다.
보행자는 자기가 있다는 티를 충분히 내도록 하고, 차가 브레이크 밟는 일이 없도록 협조해 줘야 한다.

4. 예방과 처벌

  • 미성년자가 성인을 거짓 사칭하거나 신분증을 위조해서 술· 담배를 샀는데 왜 편의점만 처벌하고 애새끼들은 처벌을 안 하는가?
  • 과적 화물차를 적발하면 왜 운전자만 처벌하는가? 과적을 부추기고 강요한 화주는 왜 강하게 처벌하지 않는가? 과적을 안 하는 게 바보짓이라는 관행 자체를 근본적으로 뿌리뽑을 생각을 왜 안 하는가?

이거 마치 성경에서 요한복음 8장의 간음하다 붙잡힌 여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왜 여인만 있고 같이 있던 남자는 어디 갔나?”라고 의문을 품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1) 과적의 경우 경찰청의 단속 방식과 도로 공사의 단속 방식이 다르고 측정 장비조차 서로 연계되지 않는다고 수 년 전부터 뉴스 고발 프로에서 지적했었는데.. 이제 법과 제도가 좀 개선됐는가 모르겠다.

(2) 화물차는 과적뿐만 아니라 주행 중인 트럭에서 화물이 굴러떨어져서 주변 차가 날벼락을 맞는 사고가 생각보다 자주 발생했다. 그렇다 보니 몇 년 전부터 이것도 중과실로 인정될 정도로 법이 바뀌었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판 스프링이 떨어졌다가 퍽 튀어올라서 사람을 잡은 사고도 지금까지 한두 건 발생한 게 아니었다.
이래저래 민폐 끼치는 방식이 참 다양한데.. 처벌 강화 말고는 딱히 답이 없는 것 같다.

(3) 그리고 자동차는 술만큼이나 미성년자에게 넘겨 줘서는 절대로 안 되는 위험한 물건이다. (우리나라야 총기는 없으니..)
그런데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애들한테 차를 덥석 빌려준 렌터카/카셰어링 업체들은 술을 잘못 판 편의점을 조지듯이 강하게 처벌받고 있나 모르겠다.

아니, 형사 처벌이 없더라도, 대여자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 사고가 난 것에 대해 보험사에서 보상을 전혀 안 해 버리면 그것만으로도 자동차 대여업자들은 무서워서 몸을 사리게 될 텐데.. 도대체 왜 이런 부조리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무척 궁금하다.

흉악범,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한 것, 무단횡단자에 대한 처벌이나 교통사고 과실 부과가 너무 약한 것, 정당방위 인정이 비현실적으로 너무 좁은 것들은 더 말하면 입만 아프니 더 말을 말자.

5. 교통 관련 법규가 다른 분야의 법과 닮은 부분

(1) 산에서 무단으로 각종 나물을 채취하지 말라고 "국유림 나물 채취는 불법이고, 사유림 나물 채취는 도둑질입니다" 이런 표어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본인은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이건 주차로 치면 각각 불법 주차와 부정 주차에 정확하게 대응한다. 전자는 그 누구도 차를 세워서는 안 되는 곳(길가의 황색 실선)이고, 후자는 차를 댈 수는 있지만 그게 니 차는 아닌 곳이니 말이다.

(2) 군대에는 형법상의 중징계를 받는 항명죄라는 게 있고(군형법 제44조), 그것보다는 가벼운 징계를 받는 지시 불이행(군인복무기본법 제25조 복종 의무 위반)이라는 게 있다.

도로교통법에서 말하는 신호와 지시도 이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얼추 비슷한 관계인 것 같다.
신호등은 명령인 게 명백해 보이는데, 이뿐만 아니라 각종 '좌회전/유턴 금지, 추월 금지, 일방통행, 안전지대' 같은 지시 표지판들도 신호등과 동급의 강제성을 지닌다.

비록 이런 표지판들은 단속 카메라가 달려 있지는 않지만, 이런 걸 어겨서 사고가 나면 신호 위반과 완전히 동등한 12대 중과실 사고로 처리되므로 절대적으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니 '신호 위반'이라는 건 애초에 '신호/지시 위반'이라고 이해하는 게 더 정확하다.
아울러, 경찰관의 교통 통제 신호도 '지시'로 간주된다. 이 지시는 심지어 신호등보다도 적용 우선순위가 더 높다.

Posted by 사무엘

2021/02/09 08:35 2021/02/0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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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자용 호신술은 흔히 "방어 운전"이라고 일컬어지는 편이다.

1.
무단횡단을 하다가 달려오는 차와 마주치게 됐다면, 무리해서 길을 마저 건너려고 뛰어가거나 차를 피해 도망치지 마라. 차도 당신이 달려가는 쪽으로 회피 기동을 하다가 충돌 사고가 나기 십상이다.
0.5초 만에 완전히 도로 바깥으로 벗어날 수 있지 않고, 오는 차가 그리 크지도 않은 소형 승용차라면.. 차라리 그냥 가만히 서 있어라. 그러면 차가 당신을 알아서 피해 갈 것이다. 무단횡단자를 쳐도 이 나라는 과실 비율이 무단횡단자에게 엄청나게 유리하고, 운전자에게 엄청나게 불리하다. 차는 절대로 당신을 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게 마련이다.

2.
무단횡단이라는 건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있고 차선이나 중앙선도 그어졌을 정도로 최소한의 규모가 있는 도로에서 성립한다. 횡단보도가 있는 경우, 신호등이 있어서 빨간불일 때 건너면 무단횡단이 되지만 신호등이 없다면.. 그냥 보행자가 걸어다니는 빨간불이나 마찬가지이다.
차와 보행자가 어설프게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이 됐다면.. 어영부영 있지 말고 보행자가 그냥 손 들고 과감하게 먼저 건너 가 버리는 게 운전자의 입장에서도 훨씬 더 낫다.

3.
2차로 도로 같은 데서 중앙선 침범 차량과 정면충돌 위기에 처했다면 각 차량이 자신의 진행 방향 기준 "오른쪽"으로 피하도록 하자. 이것도 상대방을 생각한답시고 서로 엇갈리는 방향(= 결과적으로 동일한 방향)으로 대피해 버리면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하다못해 비행기도 마주오다가 관제 실수로 인해 동일 방향으로 회피해서 충돌 사고가 난 적이 있다. 자동차는 그런 관제를 받는 것도 없으니 운전자들이 자체적으로 일관된 매뉴얼을 갖춰야만 한다.

4.
무작정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때도 많다. 너무 놀라고 오버해서 급 핸들 조작을 하는 게 그냥 곧이곧대로 가면서 감속만 하다가 적당히 앞의 장애물을 들이받거나 측면 접촉사고를 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사고를 낼 수도 있다는 걸 유의하자. 좌우로 휘청거리다가 멀쩡한 옆차와 팀킬, 혹은 최악의 경우 중앙선 침범, 정면충돌, 보행자 치기 등... 비접촉 뺑소니 때문에 자기만 혼자 독박 쓰면 정신 건강에 굉장히 안 좋다.

5.
보행자건 운전자건 무단횡단이나 갑툭튀 칼치기로 인해 멀쩡히 잘 가던 남의 차를 급브레이크를 밟게 만들었으면 좀 미안한 줄 알고 최소한의 쏘리, 사과 비상등 같은 의사 표현을 해라.
차대 차의 경우 이것만으로도 분노 조절 장애로 인한 막장 보복운전 범죄를 상당수 예방할 수 있다. 이게 무슨 교통사고 과실 따지는 것도 아닌데.. 평생 다시 볼 일 없다시피할 사람에게 자기 실수 좀 인정하고 넘어간다고 해서 님하의 인생에 불이익이 돌아올 거 하나도 없다.

6.
어디서나 저속 차량은 제발 제일 구석의 n차로로 달리고, 추월은 "왼쪽"으로만 하게 왼쪽 차로를 비워 놓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과속, 칼치기 차량보다 더 나쁜 차량은 자기보다 더 급한 차들의 정당한 추월을 방해하면서 남의 시간을 뺏고 우측 추월 칼치기를 강요하고 사고의 위험을 높이는 차들이다.

(* 우리가 차선이라는 말을 쓰는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실제로 차선이 아니라 차로가 더 정확한 표현인 경우가 많다. 시간과 시각, 음정과 음고처럼 잘 혼동하는 용어이다.
"점선이냐 실선이냐, 색깔이 무엇이냐, 비 오는 날 밤엔 잘 안 보인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차선이고, 자동차가 진입하는 공간을 얘기할 때는 차로가 맞다.)

7.
보너스. 내가 급발진을 겪을 일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1. 기어 중립 후 브레이크 꾸욱~~으로 통상적인 동력 차단과 제동 시도.
  2. 그게 안 통하고, 조향 걱정이 없는 공간이 있다면 시동을 강제로 끄고 어떻게든 세운다. 비파괴적인 방법은 여기까지다.
  3. 다음으로는 측면으로.. 길가 담벼락이나 가드레일을 긁으면서 차를 세우는 게 최선이다.
  4. 그마저도 할 수 없다면 앞이 완벽하게 막힌 벽면이나 비슷한 체급의 차를 추돌해서 세운다. 측면 긁기보다 더 위험해지며, 에어백에 얼굴 파묻을 각오도 해야 한다.

단, 대형 트럭· 버스처럼 높은 차 또는 나무· 기둥 같은 단면이 좁은 물체를 들이받는 건 매우 위험하다.
최악의 경우는 어설프게 요리조리 피하면서 시간 끌고 차 속도를 실컷 키운 뒤에야 무엇이건 들이받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는 절대로 도달하지 않게 해야 한다.

8. 똑똑한 신호의 필요성

이제는 단순히 운전 습관을 넘어 신호와 교통 정책 쪽으로.. 뭐랄까 전술보다는 전략에 가까운 얘기를 좀 하겠다.

도로와 도로가 만나는 교차로에서 모든 방향이 차들로 터져 나간다면.. 각 방향별로 통행 신호를 일정 시간 동안 교대로 부여하는 것밖에 답이 없다. 하지만 차량 통행이 아주 적어진다면 저런 고전적인 신호 체계는 지나가는 차도 없는데 쓸데없는 신호 대기를 유발하고 효율이 매우 안 좋아진다.
이럴 때는 무작정 운전자에게 비합리적인 준법 정신을 무작정 열정페이마냥 강요할 게 아니라 다음과 같은 더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 점멸 신호: 서로 서행(황색) 내지 일시정지(적색) 의무를 지키면서 조심스럽게 통과하면 되지만, 사고의 위험이 아무래도 높다.
  • 회전 교차로: 점멸 신호보다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처리 가능한 교통량에 큰 한계가 있다. 그리고 큰 도로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
  • 감응식 신호: 인적이 드문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버튼을 눌렀을 때에만 파란불 신호가 오게 돼 있다. 그것처럼 자동차 도로에도 차가 특정 자리에 진입해서 대기하고 있을 때만 잠시 후에 좌회전 신호가 오는 '감응식' 신호 교차로가 국내에 드물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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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 신호는 차량 통행량이 적지만 그만큼 과속· 신호위반으로 인한 안전 사고가 우려되는 시골의 교차로에서 차차 도입되고 있으며, 서울 시내에서는 노량진 수산시장 방면으로 좌회전하는 교차로에서 딱 하나 본인이 본 적이 있다.

카메라라는 걸 맨날 차를 마음대로 못 움직이게 감시만 하는 데 쓰지 말고 이렇게 합리적인 용도로 활용하면 얼마나 좋나?
도로들이 궁극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스마트하게 바뀌어야 효율과 안전이라는 토끼 두 마리를 모두 잡을 수 있으며 운전자에게 불만과 신호 위반의 충동을 억제시킬 수 있다.. 이런 알고리즘은 긴급 자동차의 주행 우선순위 조정 내지 자율주행 자동차의 동작과도 연계 가능할 것이다.

9. 좌회전 유도로에 대한 추억

과거의 도로 교통 정책은 제한된 공간에 차들을 최대한 많이 집어넣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성향이 강했다. 고가 차도라든가 상· 하행 가변 차로..
그리고 신호 방식이 '직진 후 좌회전'인 +자형 교차로의 경우, |쪽이 직진일 때 좌회전 차들도 -쪽을 살짝 침범할 정도로 앞으로 미리 전진해서 신호를 기다리는 일명 '좌회전 유도 차로'라는 게 있기도 했다. (☞ 더 자세한 개념 설명)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 것들이 21세기에 와서는 몽땅 없어지고 단순화됐다. 고가 차도나 육교는 점점 철거되고 없어지는 추세이며, 상· 하행 가변 차로도 내가 알기로 이제 거의 전멸이다.

좌회전 유도 차로라는 것도 잘 활용하면 좌회전 신호 대기 차량이 직진 차량의 앞을 막는 현상을 완화하고 교차로의 통과 용량을 증가시키는 매우 좋은 효과가 있는데.. 활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운전자가 많아서 부작용이 종종 발생하곤 했다.
직진 신호가 됐는데 좌회전 차들이 유도 차로로 진입하지 않는다거나, 심지어 자기 신호가 끝나자 유도 차로에서 멍청하게 서 버려서 -쪽 방향을 길막 하고 그쪽 운전자들로부터 경적과 욕 먹고.. ㅡ,.ㅡ;; 이 광경을 본인도 몇 차례 본 적이 있다.

어휴, 그러면 홍보를 더 해서 좌회전 유도 차로가 정착하게 했어야지.. 무식하게 없애 버리니 아쉽다. 과거 로드뷰를 보면.. 얘는 생각보다 늦은 2010년대 초에 등장했다가 16~17년 사이에 도로 없어진 것 같다.

10. 신호등은 교차로 건너편에 있는 게 보행자에게도 더 나음

그리고 끝으로.. 본인은 차들이 정지선 좀 침범해서 정지해도 괜찮으니, 교차로 신호등이 예전처럼 교차로 건너편에 있었으면 좋겠다. 오래된 생각이다.

그래야 (1) 보행자도 주변 차도들의 방향별 신호등 상태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언제쯤 내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파란불이 될지, 이제 얼마나 더 기다리면 되는지를 얼추 예측하고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변의 움직이는 차들이나 횡단보다 상태를 봐도 짐작 가능하지만, 신호등을 보는 게 더 편함. 특히 신호등엔 노란불이라는 중간 상태가 있으므로..)

왜 별 쓸데없는 걸 자꾸 바꾸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신호등이 건너편에 있는 게.. 정지선 조금 몇 cm좀 초과한 것보다 훨씬 더 악질적인.. (2) '꼬리물기'를 잡아내는 용도로도 훨씬 더 좋다. 다 지나서 건너편에 도달할 때까지는 교차로를 완전히 통과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난 21세기 들어서 자꾸 보행자 위주니, 대중교통 우대니 하면서 자꾸 자동차에 규제를 거는 식으로 정책이 바뀌는 게 전반적으로 마음에 안 든다. 특히 빌어먹을 속도 규제 말이다.
이놈들은 대중교통을 더 빠르고 편하게 만드는 것보다, 자가용 자동차를 찍어누르는 식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의 비중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공산주의자들이 평등을 다같이 부자를 만드는 식으로 실현하는 게 절대 아닌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그리 크지 않은 길에 한해서 모든 방향의 차도를 틀어막고 대각선 방향 횡단보도까지 파란불 신호를 주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요즘 시내 속도를 너무 지나치게 낮추고 있으며, 시내와 고속도로를 불문하고 과속 단속 카메라가 너무 많다.
천호대교는 교량에까지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있는 유일한 예인 것 같은데.. 안 그래도 6차로밖에 안 되는 교량에다 왜 그런 짓을 했나 모르겠다.

거기에다가 희대의 악법인 민식이법은 막장의 정점을 찍었고.. 악질 음주운전 사망사고 가해자한테도, 졸다가 고속버스로 승용차를 짓밟아 뭉개서 앞날이 창창한 20대 탑승자 4명을 몽땅 몰살시킨 가해자한테도 선고된 적이 없는 형량이 구형되는 걸 보고 난 어이없음에 할 말을 잃었다. 애초에 시속 30km 초과 과속을 한 것도 전혀 아닌데..
이 정도면 진짜 적기 조례 시즌 2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애 부모라는 놈이.. 자기가 욕 먹으니까 이제는 국회 탓이나 하는 꼴이 정말 혐오스럽기 그지없어 보였다.

Posted by 사무엘

2020/04/30 08:35 2020/04/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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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전 면허의 종류

자동차를 포함해 모든 교통수단들은 잘 알다시피 관련 면허를 취득한 사람만이 운전하고 운행할 수 있는 물건이다.
특수한 유형의 자동차를 몰기 위해 추가로 따야 하는 자격증이 있긴 하다. (버스 운전 자격, 위험물 차량 취급 자격..) 하지만 아무 특성 없고 제일 몰기 쉬운 자그마한 경차라도, 아니 오토바이라도 몰기 위해서는 면허를 따야 한다.
자격증은 보유자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긍정 관점이지만, 면허는 반대로 이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은 관련 행위를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부정 관점이 더 강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면허가 다 같은 면허는 아니다. 몰 수 있는 차체의 크기 내지 승차 인원수에 따라 종류가 갈리며, 다음으로 운전의 성격에 따라서 종류가 갈린다. 자동차 운전 면허의 경우, 보통/대형은 차체의 종류를 구분하며, 1종/2종은 운전 성격을 구분한다. 2종 면허에 같이 붙는 편인 '자동'은 면허 조건을 명시하는 부가적인 옵션 중 하나이다.

운전 성격은 무엇이냐 하면 비영리 자가용 운전이냐, 아니면 금전적인 이득이 걸린 영업용 운전이냐 하는 것이다. 영어에서 명사가 셀 수 있는 개념인지 여부를 매우 중요하게 따진다면(가산· 불가산), 교통수단의 면허에서 매우 중요하게 보는 것은 자가용/영업용 종류이다.

자동차 면허에서 1종은 원래 비행기로 치면 사업용 내지 운송용에 대응하는 전용 면허였다. 그랬는데 자동차가 워낙 흔해지면서 그런 구분이 많이 옅어졌기 때문에 1종은 그냥 대형+수동 연계 면허인 것처럼 굳어졌다. 그러니 요즘은 대형 면허 없이 보통만으로 긴급자동차 승합차를 몰 수 있고, 2종 면허만으로도 '바사아자' 번호판의 택시 기사가 될 수 있게 조건이 완화되고 있다.

잘 알다시피 1종 보통으로도 트럭은 대형 버스 뺨치는 크기인 무려 11톤급까지 몰 수 있다. 2종은 4.5톤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이미 중형 버스를 능가하는 크기이다. 그런 트럭은 차가 아무리 커 봤자 사람이 3명밖에 안 타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1종 보통으로 승합차는 아담한 15인승 봉고차급까지만 몰 수 있고, 중형 버스를 운전하려면 1종 대형 먼허가 필요하다. 차량 크기와 승차 인원에 이런 관계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독자 여러분은 영업용 자동차 중에 제일 몰고 싶은 차가 무엇인가? 택시는 제일 잽싸고 날렵한 난폭운전 총알 기동이 가능=_=하고.. 대형 버스는 왕창 크고 사람을 많이 태운 상태에서 '버스 전용 차로'라는 메리트를 이용해서 꽤 빠르게 달릴 수 있다.
대형 트럭은 차종에 따라서는 버스보다도 더 거대하며, 운전대가 압도적으로 제일 높고 뒷좌석 내지 천장의 아늑한 개인 공간(침대 또는 다락방)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속도와 통행 우선순위는 제일 낮고 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무슨 차량을 몰든 운전은 재미있다. 하지만 쉬고 싶을 때 못 쉬고 운행 스케줄을 맞춰서 불철주야 강제로 운전해야 한다면 그것만 한 고문도 별로 없지 싶다.

2. 차들의 크기와 폭

난 대형 시내버스와 고속· 시외· 관광버스는 동일한 반경의 타이어를 사용하는 대형 버스이고 크기가 거의 같지 않은가 생각해 왔다.
하지만 제원표를 보니 시내버스는 대형이라 해도 길이가 11m급인 반면, 고속버스 중에는 12m가 넘는 놈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높기도 후자가 좀 더 높다.

"도로의 구조ㆍ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제5조, 도로법 시행령 제79조,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4조"에 따르면, 국내에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의 최대 크기 한계는 길이 13m, 폭 2.5m, 높이 4m이다. 굴절 버스나 트레일러처럼 중간에 꺾임이 있는 놈은 좀 더 길어도 되지만, 꺾임이 없는 단일 차체의 한계는 저렇다.
그리고 무게는 축당 10톤, 전체 40톤이 한계인데, 이건 사람을 태우는 버스는 무게 따위 걱정할 필요 없고 트럭이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

현대 유니버스, 기아 그랜버드 같은 버스의 최고 사양을 보면 길이는 거의 12.1 ~ 12.5m에 달하고 폭은 2.49m, 높이는 3.3 ~ 3.5m여서 법적 한계에 거의 근접해 있다. 이게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제일 큰 버스이다. 엔진은 1미터당 1000cc씩 잡기라도 했는지 역시 12000cc를 넘는 배기량에 400마력 이상이다.
화물차 역시 트레일러 말고 25톤 트럭(현대 엑시언트), 또는 그보다 작은 트럭이라도 초장축 모델을 보면 이 한계에 근접해 있다.

이 크기와 무게를 초월하는 차량은 일반 차량들처럼 등록해서 평범한 번호판을 받고 일반 도로를 주행할 수 없다. 공항 활주로, 탄광 내부, 놀이공원 내부 같은 자기 영역에서만 주행 가능하며, 이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
또한 군용차 중에서도 승용차나 트럭을 넘어 아예 탱크나 자주포처럼 무기에 더 가까운 건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는 물건이 아니다. 그거 조종 특기는 군에서든 사회에서든 자동차 운전 면허와 동급으로 인정되지도 않으며 별개로 취급된다.

남자라면 왕창 빠른 차 아니면, 이렇게 엄청나게 큰 차를 몰아야 간지가 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운동 에너지 1/2 mv^2 중에서 m과 v 둘 중 적어도 하나는 왕창 큰 거 말이다.
참고로 국내 기준으로 경차는 길이 3.6m, 폭 1.6m, 높이 2m, 엔진 배기량 1000cc 이내이니 얼마나 작은지가 비교된다..;;

한편, 자동차가 폭의 한계가 저렇게 2m대에 머물러 있는 반면, 철도 차량은 표준궤 기준으로 3m대에서 논다.
"철도차량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과 관련 별첨 자료를 보면 집전 장치를 제외한 높이의 한계는 4.5m이고, 폭은 3.4m가 한계이다. 다만, 차량의 상부와 하부는 폭의 한계가 3.2m대로 약간 줄어든다.
그 좁은 궤도 위에 자동차보다 훨씬 더 뚱뚱한 차량이 올라가서 달린다는 걸 생각하면, 철도가 공간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쓴다는 걸 알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9/12/20 08:32 2019/12/2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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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굴러다니는 글들 중,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필력이 정말 존경스러운 작품을 두 편 소개하고자 한다. 뭐, 내가 알게 됐을 정도면 알려진 지 이미 수 년이 지났고 네티즌들 사이에 퍼질 대로 퍼졌겠지만 말이다.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지만 팩트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글, 비유와 패러디와 개드립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창의적인 글이 좋다. 본인은 Doom 코믹스 대사라든가 작은 하마 이야기 스타일의 개그 코드를 아주 좋아한다.
도대체 무슨 약을 빨아야 저런 필력이 나올 수 있을까? 나도 이런 스타일과 내용의 글을 쓰고 싶다.

1. 부산 운전 후기 (☞ 링크)

일단 닥치고 읽어 보시길.. 생각 같아서는 이런 주옥 같은 명문은 날개셋 타자연습의 연습글에도 당장 집어넣고 싶을 정도이다. 주요 감상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야수의 심장을 쏘는 유신의 심정 → 이거 나름 롸임 있는데?? ㅋㅋ
  • 전쟁 이후로 갈아엎은 적이 있나 싶은 X같이 열악한 도로망, 쓸데없이 높은 인구 밀도, 붇싼싸나이 특유의 허세
  • 부산시에서 차량을 등록할 땐 깜빡이를 뜯어내야만 등록 허가가 난다. 이 씨X새X들은 절대로 깜빡이를 키지 않는다.
  • "어 점마 점마 머고? 부싼싸람 아이네!"
  • 수시로 차창을 내리고 옆 차량과 가정사를 물어보는 시끌벅적한 동네
  • 선 끼어들기, 후 깜빡이는 필수. 이때 뒤에서는 힘찬 크락션 소리가 너의 차선 변경을 축하해 줄 것이다. ㅍㅎㅎㅎㅎㅎ
  • 아니면 니가 끼어들 차로의 반대 방향으로 깜박이를 키는 것도 좋다.
  • 아이가 타고 있어요 → 이런 차들은 자기 애새끼가 진짜 불에 활활 타고 있는지 운전을 상당히 X같이 한다.
  • 뭔 동네에 유전이라도 터졌는지, 급제동 급발진을 X나게 습관적으로 하면서 길바닥에 기름을 쳐 뿌리는 걸 보면..
  • 부산에 진입하기 전에 대물 한도를 10억으로 늘리고 과감하게 운전하자. 이 동네에선 잃을 게 많은 놈들이 브레이크를 밟는 법이다.
  • 승객을 인질로 삼고 폭주하는 저 운전사는 도대체 버스 기사인지, 아니면 저승의 뱃사공인지 헷갈린다.
  • 근처 차량의 지붕에 뭐가 달려 있다(택시등ㅋㅋㅋㅋㅋㅋ) 싶으면 무조건 피해라. 아니면 니가 그 안에 타든지.
  • 도로를 달리는 건가, 요단 강 래프팅을 하는 건가?
  • 연비 절감을 위한 자구책인지.. (배기가스 절감이나 연료 소모 절감이 아님. ㅍㅎㅎㅎㅎㅎㅎ)
  • "뭐고, 붇싼 택시 처음 타능교? 내가 이래봬도 중앙동 넘버 쓰리라 안 카나. 남바 완, 투는 다 사고로 디져뿟다 아이가"

아.. 정말 빵터지는 한편으로 나도 어서 부산 가서 운전 좀 하고 싶어진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내가 직접 차를 몰지 않더라도, 그 악명 높은 총알택시를 타고 궁극의 과속과 가속도 변화와 스릴을 경험하고 싶다. 나도 과격 격렬한 건 다 좋아하기 때문이다.

말을 이렇게 하지만 본인은 평소에 택시를 타면 뒷좌석에서도 안전벨트를 꼬박꼬박 맨다.
그리고 차를 몰 때는 늘 (1) 1/2 mv^2이라는 물리 감각, (2) 풀 악셀을 밟을 때마다 기름값 몇십 원이 깨진다는 경제 관념, (3) 그리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는 언제 무엇이 갑자기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겁대가리라는 삼요소를 늘 숙지하고 명심하고 있다.

부산은 6· 25 때도 북괴에 점령당한 적이 없으며, 따라서 전쟁 때문에 길거리가 대판 파괴되어 리셋 재건된 역사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길거리의 선형에도 옛날 스타일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더 좁고 꼬불꼬불하고 오거리 육거리가 많은 것 같다. 거기에다 저기는 서울이나 대구만 한 분지도 없고 산이 많으니.. 구조적으로 자동차 운전에 친화적이지 않은 지형이 형성된 게 아닐까?

부산 도로의 특징에 대해 그나마 점잖게 써 놓은 곳은 다음과 같다. (☞ 링크 1, 링크 2)
롤러코스터 같은 산복도로가 많다, 오거리· 육거리가 많다, 고가도로가 많다 등..
고가도로가 많으면 그 아래는 기둥 때문에 길 모양이 꽤 복잡해지긴 한다. =_=;;;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부산 사투리를 빼놓을 수 없다.
부산 사투리라는 걸 최초로 전국적으로 퍼뜨린 매체는 20여 년 전에 나온 영화 <친구>임이 틀림없다. "-예 (하고 있지예, 그런데예)", "아잉교, 아이다" 등..
경상도 사투리라는 게 곧 부산 사투리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영화 <아저씨>에서는 오 명규 사장과 일부 형사, 그리고 <범죄도시>에서도 마 동석 말고 다른 동료 형사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게 클리셰처럼 됐다. ("뭐 보노 X꺄, 상X 터쟈뿔라 마~" ㄲㄲㄲ)

사투리계의 또 다른 계보는 물론 전라도다. "아따 거시기하네, 시방 겁나게 웃겼당께로~" 이런 거.. =_=;; 경상도와는 어휘와 억양이 미묘하게 다르다.
그 밖에 평양 사투리도 있다. "고조, ~했지비, 내레" 이런 말투가 쓰이는데, 자연스럽게 구사하려면 이것뿐만 아니라 형언할 수 없는 그 억양을 북한 방송 보면서 익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문화어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도 필요하다.

부산은 나름 우리나라 제2위의 대도시인데 서울과 다른 고유한 언어와 교통(!) 문화를 잘 간직하고 사람들이 다이내믹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ㅎㅎ

2. 장애인 (☞ 링크)

이 글은 휠체어를 타는 실제 장애인이 썼다. 부산 운전만치 '웃긴 요소'는 별로 없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고 진지하게 읽을 만하다.

휠체어의 회전 반경과 후방 시야

  • X발 니들 중에 휠체어로 회전반경 20cm 이하로 만들 수 있는 X끼 있으면 나와서 내 욕해도 됨. 세상 어느 휠체어가 제자리 회전이 되냐?
  • 휠체어 뒤로는 제발 바짝 서 있지 좀 마라. 휠체어엔 백미러가 안 달려 있다. 뒤로 목을 돌려 확인할 정도로 목이 잘 돌아가면 병신이라고 불리지도 않아~ 이 X신들아. 아니면 휠체어에 백미러 달아 주든가.

휠체어 탑승자의 높이 접근성

  •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라고 분명 마크 달려 있는데 130cm 위에 버튼 달아 놓은 건축 시공사 새X들 전부 대가리에 마대질 할 줄 알아라 씨X, 개놈들 다 총살시켜야 돼~
  • 팔이 어깨보다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정도면 병신이라고 불리지도 않어. 그런 X나 당연한 게 안 되니까 병신인 거다.

휠체어 탑승자의 접근성과 이동권

  • 대학교 수업 들으면서 "휠체어가 고장 나서 지각/결석합니다"라는 멘트 한번 상상해 봤냐? "비 와서/눈 와서 수업 못 나갑니다"는 어때?
  • 차라리 아파서 결석이면 덜 억울해. 진단서 끊어 가면 인정받으니까.. 하지만 휠체어 수리는 영수증 제시한다고 인정될 사항이 아니지, X발
  • 전동 휠체어를 들고 계단을 오를 땐 무조건 6명 이상 모여라. 니들 허리 생각해서 하는 소리다.
  • 휠체어 전체를 덮는 비옷? 있기야 하지, 그런데 그걸 혼자 쓰고 벗을 수 있을 정도면 병신이라고 안 한다는 거 이제 식상하지?
  • 지하철 1, 4, 7, 10째 칸에 있는 빈 공간에 주저앉아 있지 좀 마라. 나 없을 땐 몰라도, 타면 알아서 좀 비켜라 병신들아, 진짜 병신 만들어 놓기 전에.

휠체어 도로 주행의 애로사항

  • 전동 휠체어는 굴러다니는 것 자체로 모든 면에서 위법임. 기름 넣고 굴러가는 자동차도 아니고(차도 X), 완전 보행자나 그에 준하는 물건도 아니고(차라리 수동 휠체어는 법적 보행자로 인정이지만 전동은..), 그렇다고 자전거도 아니고(자전거 전용 도로도 X).
  • 휠체어는 인도로 가라고 하는 놈들 다 휠체어에 태워서 인도 드라이브 한번 시켜 줘야 됨. 인도가 얼마나 익스트림 한지 니들 모르지?

본인도 휠체어는 지게차나 바퀴 달린 의자처럼 제자리 회전이 당연히 가능할 거라고 막연히 생각해 왔는데.. 아니었구나.

장애인은 안 그래도 몸이 불편한 데다가 수도 적다. 사회에서 완전 약자 중의 약자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인권이고 복지고 없고, 사실 사지 멀쩡한 사람들도 자기 입에 풀칠하느라 바쁘던 전근대 시절에는.. 장애인의 삶은 막장 시궁창 그 자체였다. 말 그대로 병신이라고 불리면서 완전 천대와 무시, 멸시, 차별, 박해를 받으며 거지로 살아야 했다.

사회가 이런 사람들을 같이 수용하고 먹여 살릴 수가 없었다. 꾀병 부리는 거랑, 진짜 장애가 있는 것을 일일이 분간할 여력도 없었고 말이다. 오죽했으면 나치 독일은 유대인이 아닌 자국민이라도 이런 장애인은 몰래 죽여 버렸을 정도이다.

하지만 장애인은 사고로 인한 후천적 장애가 훨씬 더 많다. 마치 낙태 사유가 강간으로 인한 것보다 피임 실패가 훨씬 더 많은 것처럼 말이다. 누구든지 재수가 더럽게 없으면 장애인이 될 수 있는데.. 무슨 동성애자 인권 따위가 아니라 장애인 인권과 접근성 문제는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주제인 것 같다. 더구나 다른 장애인도 아니고 상이 군경까지 그 따구로 대했다가는 아무도 국가를 위해 기꺼이 죽거나 다치려 하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01/28 08:35 2019/01/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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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신호등 이야기

※ 신호등에서 황색 또는 노란불은 빨강이나 파랑에 비해서 보기 훨씬 어려운 색이다. 하지만 문맥에 따라서 의미하는 바가 생각보다 다양하다.

1.
자동차 교차로의 3색 신호등에서 노란불은 잘 알다시피 초록불이 곧(대략 2~3초 뒤에?) 끝난다는 걸 알리는 신호이다.
보행자 횡단보도의 신호등은 노란불이 없고 그 대신 청색 신호가 훨씬 더 오랫동안 깜빡거리기만 하니 이와 대조적이다.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빨리 건너가라는 뜻에서 청색 점멸이지만, 자동차 교차로는 빨리 건너가기보다는 여기서 속도 줄이고 멈추라는 뜻에서 황색이다.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호등이 갑자기 노란불로 바뀌었을 때가 참 난감하다. 원래 FM대로라면 "정지선을 아직 지나지 않았다면 멈춰라"이긴 하지만 이것도 자동차 제동거리의 특성상 현실에서는 무리인 경우도 있다. 신호· 과속 무인 단속 카메라가 있는 교차로라면 이 딜레마가 더욱 커지며, 이것 때문에 운전 면허 도로 주행 시험에서도 신호 위반 때문에 꽤 억울한 탈락자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신호 위반은 페르시아의 왕자로 치면 피 한 칸만 깎이는 대미지가 아니라(2층 추락) 즉사 트랩이다(3층 이상 추락). 일단 면허를 딴 뒤에는 노란불에도 교차로를 과감히 통과하고 배째라 운전을 눈치껏 할지라도, 일단 연습생 입장에서는 굽신굽신 닥치고 서야 합격할 수 있다.

2.
정말 믿어지지 않지만 옛날에, 1978년 이전에 우리나라는 노란불이 "좌회전 신호"였다고 한다. 그리고 자동차 신호등도 초록불이 중간 알림 없이 곧장 빨간불로 바뀌었다고 하니 40년 전엔 도대체 운전을 어떻게 했나 싶다. 지금처럼 좌회전용 청색 왼쪽 화살표 + 직진용 청색등 체계는 1978년 9월 이후부터 도입되었다고 그런다. (1978년 9월 11일 동아일보 보도)

이를 보도한 그 당시 신문 기사는 "서울 시내에는 현재 168개소에 신호등이 있다."라는 문장으로 끝나니 이 역시 지금으로서는 굉장한 압권이다. 서울시 전체에 교차로 신호등이 꼴랑 168개만 있었다니. =_=;;

3.
한편, 3색이 아니라 그냥 노란불이 [OXO]와 [XOX], 또는 [OX]와 [XO] 반복하는 곳이 있는데 그건 교차로가 아니라 커브나 비탈길에서 그냥 주의해서 진행하라는 정보 제공의 성격이 강하고..

4.
밤에는 차량 통행이 매우 드문 교차로의 3색 신호등이 적색 점멸 또는 황색 점멸로 바뀌기도 한다. 이건 각각 '반드시 정차 후 주위를 살피며 통과', '꼭 완전히 정차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주위를 살피며 조심해서 통과'라는 뜻이다. 자동차 신호등이 그렇게 바뀌고 나면 횡단보도는 신호등이 아예 꺼진다.

이건 약간 리스크를 올린 대신 쓸데없는 신호 대기를 줄여서 피차 편하게 잘 통과하라는 취지로 도입된 시스템이다. 그러니 비보호 좌회전과도 좀 비슷한 위상이다. 그런데 저게 초록불과 완전히 동일한 신호인 줄 알고, 혹은 도로에 나 혼자밖에 없기라도 한 듯이 전속력으로 쌩 질주하다가 교통사고가 많이 난다.

사람이 발이 인도에 있다가 차도로 이동할 때(횡단보도 건널 때, 차에서 내릴 때 등등), 그리고 차가 측면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 길과 길이 만나는 곳으로 진입할 때는 모름지기 "겁대가리"라는 게 발동해야 한다. 총기를 다룰 때 모든 총은 장전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다뤄야 하듯, 도로에서는 옆에서 무엇이든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갖고 횡단하거나 차를 몰아야 한다.

더구나 점멸 신호는 초록불의 보호를 정식으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니 더욱 몸을 사려야 한다. 특히 보행자가 이유 불문하고 갑이며 왕이다. 저런 곳에서 보행자를 치기라도 하면 인생이 더 꼬이게 된다.

5.
끝으로, 철도는 (1) 궤도 위만 달리며 (2) 가감속이 자동차보다 훨씬 더 더딘 교통수단이라는 특성상, 신호등을 운용하는 방식이 자동차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초록은 정상 주행, 노랑+초록은 조금 감속, 노랑은 많이 감속+서행, 빨강은 완전 정지 순으로 의미가 통용된다. 쉽게 말해 "이 신호등이 곧 빨강으로 바뀔 것이다"가 아니라 "이걸 지나친 뒤에 다음에 마주치는 신호등은 빨강일 테니 미리 감속하라"라는 뜻이다. 매우 신기한 차이점이다!

그나마 ATC급 이상 신호 체계에서는 기관사가 창 밖으로 신호등을 볼 필요도 없고 아예 차내의 계기판에 지금 선로 구간의 신호가 곧장 표시된다.
비행기는 한번 뜨고 나면 밖에서 전혀 통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 기껏 격추만이 가능하다. 우주 발사체도 최악의 경우 주변에 다른 피해를 끼치지 말라고 자폭 명령 정도만 내릴 수 있으며, 한번 연소가 시작된 뒤부터 제어가 안 되는 고체 연료 로켓은 그 위험성이 더하다.

그러나 철도는 선로와 차량과 신호 시스템이 일심동체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 신호를 어기고 폭주한다면 강제로 차량을 세우는 장치가 다 구비돼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잘 통제받는 교통수단이 바로 궤도 교통수단인 철도이다.

6.
신호등을 보면 컴공과의 운영체제 이론 수업 시간에 배우는 스레드 동기화(도로라는 리소스에 한 방향의 차량만 접근)와 스케줄링(시간 배분) 생각이 난다.

강제로 적록으로 차들의 흐름을 제어하는 신호등은 컴퓨터로 치면 각 프로그램마다 강제로 CPU 시간을 할당해 주는 선점형 멀티태스킹이라 볼 수 있다. 그 반면 로터리나 점멸 신호등은 협력형 멀티태스킹이다.
로터리는 신호대기가 없어서 좋긴 하지만 그래도 교통량이 너무 많아지만 강제 신호보다 비효율적인 체계가 된다.

미래에 도로는 신호 시스템이 교통 상황을 감안하여 더 융통성 있고 똑똑해지는 쪽으로 발전하지 싶다. 중앙선 가변차로 같은 건 옛날에 잠깐 시도되었다가 운전자가 헷갈리기 쉽고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폐지되었는데, 만약 자동차가 대로 한정으로라도 무인 운전 시스템 기반으로 완전히 물갈이되고 중앙 관제 센터가 도로의 모든 자동차들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면 가변차로도 얼마든지 재등장 가능할 것이다. 철도로 치면 선로가 그냥 상하행 고정 복선이던 것이 첨단 신호 시스템 덕분에 단선병렬로 바뀌는 것과 같다.

본인은 그런 것 말고도 교통 효율을 위해서는 인적이 드문 곳의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요청을 했을 때에만 신호를 주는 것, 그리고 자동차 신호등에도 신호 변경 예상 시간을 안내해 주는 것이 필요하고 생각한다.

7.
비행기에는 상하 고도를 변경하여 이륙, 순항, 착륙이라는 절차가 있다. 그런데 자동차 운전은 비록 상하는 아니지만 좌우로 차선을 변경하는 게 개념적으로 이착륙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태우고 제일 바깥의 4~5차선에서 출발한 뒤, 수 km 이상 지속적인 고속 주행을 할 때는 중앙선 근처의 1~2차선으로 간다. 바깥 차선은 정차하거나 끼어드는 차들이 많아서 원활한 주행이 어려우니까 말이다.
그 뒤 정차하거나 타 IC로 진출할 때가 되면 슬슬 차선을 바꿔서 다시 바깥 차선으로 돌아간다. 이게 비행기의 착륙과 비슷한 절차인 것 같다.

8.
그런데, 검색을 해 보니.. 신호등이 고장 나거나 회로가 꼬여서 그냥 곱게 꺼지기만 한 게 아니라, 양방향이 "모두 초록불"이 돼 버려서 차량들끼리 측면충돌 사고가 난 경우가 있더라!! 이건 마을 사람들이 다같이 먹는 우물· 상수도에 독이 들어갔다거나 신호등계의 급발진 사고가 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완전 생사람 잡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슨 소프트웨어의 버그도 아니고 하드웨어· 환경 여건으로 인한 전자기기의 오동작· 폭주를 예방하는 방법이 없을까..;

그리고 사실은 신호등이 제 기능을 하고 있더라도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신호등이 파란불이더라도 건너편 차들이 못 빠져나가고 있어서 들어갈 공간이 없으면 교차로를 통과해서는 안 된다. 꼬리물기는 차량 소통의 데드락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로에 다른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경찰이 수신호를 하고 있다면 그 수신호가 신호등보다 우선순위가 더 높기 때문에 경찰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그런데 서로 다른 쪽에서 신호를 하고 있던 경찰들이 실수로 일관성 있게 신호를 못 내려서 사고가 날 때도 있다. 이건 국가에다 소송을 걸어서 보상받는 길이 있다고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7/08/09 08:25 2017/08/0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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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생활 관련 잡설

1.
내가 한겨울에 운전을 하면서 지금까지 본 가장 낮은 기온은 -13도이다.
그런데 기온이 영상과 영하를 오락가락 할 때 차에서 표시해 주는 온도계를 보면, 가끔 0도라고 표시할 때도 있고 -0도라고 표시할 때도 있다.

기온이 영상이었다가 어느 땐가 영하로 내려갔다면, 그 사이에 0도이던 순간이 적어도 한 번 이상 존재했겠다는 중간값 정리 개드립이 떠오르는 한편으로.. (시각 t에 대한 기온 변화 함수는 연속함수일 테니..)
또 하나 떠오른 생각은.. "저 컴퓨터는 온도를 내부적으로 부동소수점 실수로 표현하고 있겠구나!"였다.

2의 보수 기반 정수로 표현했다면 0이 두 종류가 있을 수가 없었을 테니까.
이공계 지식을 알면 기계 내부의 별별 디테일이 머리에 들어온다.
그나저나 연도에는 서기 0년이 없다고 한다. 서기 1년의 이전 해는 바로 기원전 1년. 마치 건물에서 지상 1층의 아래는 0층이 아니라 바로 지하 1층인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2.
밤에 잠을 자는데 그냥 평범한 침실이 아니라, 밖에 어디 아늑하고 아담하고 눈에 안 띄는 곳에 콕 짱박혀서 자고 싶다. 집 밖에서 야영을 하고 싶다.
하루 종일 대형 트럭이나 트레일러를 몰다가 밤에 뒷좌석의 간이 침대에서 길다랗게 누워 자는 화물차 운전사 있잖아.. 뭐 그런 거에 갑자기 꽂혀서 로망이 생겼다.

트럭이 아니라 버스도. 땅 넓어서 이동에 며칠씩 걸리는 나라에서는 버스 안에도 화장실이 있고 운전사가 두 명 타서 한 명은 운전하고 다른 한 명은 짐칸에서 자다가 몇 시간 주기로 교대 근무를 한다는데.. 뭐 그렇게 자는 것도 좋다. 되게 편안하게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

청계천 공원이나, 아예 깊은 산 속 수풀 덤불에 짱박혀서 침낭과 외투 껴입고 자고 싶기도 하고,
무슨 무장공비나 북파공작원처럼 비트 파서 맥북과 함께 밤을 보내고 싶기도 하다.
아 근데.. 산에서 자면... 그땐 식물들도 광합성 안 하고 호흡만 하기 때문에 산소 공급 측면에서는 안 좋으려나.

성경을 동원해서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밖은 폭풍 때문에 배가 다 가라앉게 생겼는데 밑전에서 쿨쿨 잘 쳐자던 요나처럼 자고 싶다. 서리해서 먹는 수박이 박진감 넘치고 더 맛있듯, 저거 그야말로 꿀잠이지 않았을까? 오죽했으면 선장이 한심해서 sleeper라는 단어까지 썼다. ㅋㅋ

3.
과식과 과속은 훌륭한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다. 다음은 고기와 관련된 명언들이다.

  •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죠." (베어 그릴스)
  • "밥상에 자연의 향기가 물씬 풍기네. 자연에도 달리는 동물이 있는데 여긴 그게 없네."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라면 끓여 주세요~~" 의 주인공. ㅠㅠㅠ 그런데 세종대왕도 딱 저런 타입이었다~ 고기와 학문을 사랑하신 우리 대왕님)
  • "이모, 반찬이 죄다 잡범이네. 아니, 어떻게 살인사건이 하나도 없나?" (영화 아저씨 대사 중)
  • "일본인은 원래 초식동물이니 가다가 길가에 난 풀을 뜯어먹으며 진격하라." (일본군 병맛 졸장 무타구치 렌야)

4.
지금까지 컵라면으로만 접하던 육개장 사발면이 언제부턴가 봉지 라면으로도 나오는 걸 편의점에서 봤다.
이걸 보니 딱 바로 든 생각은... 뭔가 스마트폰 앱이 데스크톱 PC용으로 포팅되어 출시된 듯한 느낌이다~~!! 카카오톡처럼.
신라면과 짜파게티는 반대로 PC에서 오랜 인기를 누리던 장수 소프트웨어가 모바일용으로 포팅된 예이다.
식당에서 라면을 시켰을 때 보통은 면이나 스프가 신라면 베이스가 많다고 하는데, 그럼 이건 서버 기반의 웹 애플리케이션인 걸까? =_=;; 라면 하나를 두고도 별 희한한 생각이 다 들었다. ^^

5.
2000년대 이래로 우리나라 가요계는 그야말로 그냥 아이돌도 아니고 '걸그룹' 아이돌 위주로 구도가 급격히 바뀐 듯하다. H.O.T 같은 남자 그룹도 아니고, 이 효리나 박 정현 같은 여성 솔로도 아니고.. 하긴 옛날에는 핑클이나 SES 같은 그룹도 있긴 했다만 요즘은 그때보다 애들이 더 어리고, 무엇보다 그룹 당 인원 수가 무진장 많으며 게다가 다국적이기까지 하다. 아이고 정말 정신없다. 그 와중에도 아이유는 어째 솔로로 여전히 잘 나가고는 있다만...

올해 연초에 방영됐던 '프로듀스 101'은 참 인상적이었다. 슈스케 시리즈보다 스케일과 선정성이 더 커졌다. "정말 자본주의의 진수이구나.. 도대체 어떤 사람이 약 빨고 이런 프로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저런 걸 한다고 또 저기 출연을 하는 여자애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참가를 신청해서 저 고생인 걸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출연자들은 다들 98년에서 2002년생.. 나보다 띠동갑 이상으로 어린 걸 보고는 기겁을 했다.

예능과 끼만으로 돈 버는 게 쉬울 리가 있겠나..;; 저런 스트레스 받느니 차라리 학업 스트레스가 낫지. 나중에 내 자녀가 철딱서니 없이 '나도 연예인 될래. 걸그룹 아이돌 할래' 이러면 참 골치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드라마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정공파로 나가는 건 약발이 다했으니 '병맛'으로 승부하는 것 같다. "병맛으로 인한 중독성 때문에 욕을 하면서도 저게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자꾸 보게 된다" 같은 것이랄까.. 텔미, 크레용팝 빠빠빠, 픽 미 다 그런 부류인 것 같다. 걸그룹과 관련해서 본인이 최근에 얻은 경험으로는..;;

  • 서현과 설현이 서로 다른 인물이라는 걸 얼마 전에 확실하게 깨우쳤다. 특히 설현은 쏠 스마트폰 CF에 출연해서 더 유명해졌다.
  • 10년이 넘게 국제 정보 올림피아드의 약자로만 알았던 이니셜이 이제는 걸그룹 명칭이 됐구나. 101이 그대로 알파벳으로.. 참 기발하다. =_=;;
  • 크레용팝 빠빠빠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은 서울 아차산 기슭에 자리잡은 폐업한 유원지인 "용마랜드"라는 것을 알게 됐다. 뮤비에 나온 장면을 항공 사진 지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 한때 교회에서 <주께 가오니>를 굉장히 과격한 독수리춤 안무로 표현해서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던 그 당사자가.. 훗날 트와이스라는 걸그룹의 멤버로 데뷔했음을 알게 됐다! 이름은 다현..;;

사용자 삽입 이미지

6.
석면은 거의 방사능 물질과 같은 급으로 왕창 위험한 물질이었구나. 수 년 전부터 "지하철 역사 내부에서 석면 검출" 이러는 뉴스 보도를 여느 "미세먼지 주의보"처럼 그리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지내 왔는데.. 그렇게 사소하게 치부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슬레이트 지붕도 전부 석면이라면.. 그렇게도 위험한 물질인 것치고는 일상생활에서 너무 흔히 봐 왔는데 말이다.

보온· 단열재로 쓰였다는데 그럼 스티로폼과도 용도가 비슷한 건가?
한 분야에서 가성비가 아주 뛰어난 물건이 환경을 치명적으로 파괴하고 인체에 안 좋다는 게 뒤늦게 밝혀져서 흑역사로 전락한 게.. 토머스 미즐리의 발명품 말고도 더 있었다.

7.
끝으로, 운전자의 직업병을 소개한다.
골목길을 거닐다가 옆에 요런 적당한 공터를 발견하면.. 차를 세워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등산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발견한 어느 한적한 골목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05/08 08:23 2016/05/0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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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행기에는 잘 알다시피 이제 이륙을 중단할 수 없고 중간에 이상이 생겼더라도 일단은 반드시 떠야 하는 V1 속도라는 게 있는데..
비슷한 개념이 자동차에도 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로 속도가 붙은 채로 교차로와도 충분히 가까워져 버렸으니, 이제는 중간에 신호등이 노란불로 바뀌더라도 서면 안 되고, 급제동이 아니라 그냥 가속을 해서 교차로를 통과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는 속도 말이다. 이런 걸 내비가 안내해 준다면 어떨까.;;

자동차가 존재하고 각 자동차의 상태를 일일이 다 감안하는 지능형 신호 시스템이라도 도입되지 않는 한, 이놈의 노란불 딜레마는 마치 기독교계에서 믿음과 행위, 자유 의지와 예정, 육신과 성령만큼이나 잡음이 끊이지 않는 어려운 문제로 남을 듯하다.
아니면 그냥 자동차 신호등도 남은 시간 카운트다운을 좀 표시해 주면 안 되나..?? -_-;; 부작용이 더 크려나?

2.

  • 자전거로 자동차 도로를 역주행하는 것
  •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차가 1차로를 정속으로 계속 주행하는 것
  • 여러 자동차들이 좌우나 전후로 등속· 동일 간격을 유지하면서 주행하는 것 (일명 떼빙)

음주운전, 과속, 신호위반 따위에 비해서 사람들의 인식이 무척 더디긴 하지만, 위의 사항들은 모두 불법이다. 마음만 먹으면 단속에 걸려서 과태료 딱지 먹어도 할 말 없는 사항이다.

하지만 FM대로 밀어붙이기가 좀 어려운 구석도 있다. 먼저 자전거 얘기. 자전거는 근본적으로 경로 자체가 인도와 차도 사이에 끼여 무척 애매한 위치에 있다. 오토바이도 아니고 겨우 자전거가 인도도 제대로 못 다니고 게다가 한 길에서 상행과 하행을 못 다니니 왕복을 위해 반드시 중앙선 횡단을 해야 하는 건 좀..;; 비현실적이다.

다만, 차도에서 그것도 차가 옆에서 튀어나올 수 있는 교차로 주변에서 자전거가 역주행을 하는 건 몹시 위험해 보이는 짓이니 자제해야겠다. 제아무리 제일 바깥쪽 차선으로 조심스럽게 다닌다고 하더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 주행/추월 차선 얘기다. 도로 정체 상황이 아니라면 중앙선에서 제일 가까운 차선은 추월용으로 언제나 비워 둬야 하며, 딴 차를 추월했으면 자기 자신도 다시 오른쪽으로 2차로 이상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외국에서는 "1차로는 화장실 이용하듯이"(이용한 뒤 곧장 나와라)라는 의식이 딱 박혀 있다. 느린 차들이 모든 차선들을 점유하고 있으면 뒷차 운전자의 심정은 짜증 그 자체일 것이다.

끝으로 줄지어 다니는 떼빙이다. 이건 과속이나 신호 위반이 아니고, 요리조리 차선을 바꾸는 난폭운전은 아니나, 다른 방향으로 난폭 운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여 금지되는 행위이다. 돌발 상황이 많은 도로에서 차량 간격을 아슬아슬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다른 차가 사이에 끼어들지 않게 하는 건 몹시 어렵고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앞의 차가 급정거하게 됐을 때 연쇄 추돌 사고가 날 우려도 있고 말이다. 여러 차량들이 길을 아는 선두차를 따라서 동일 목적지로 갈 때 떼빙을 하기 쉬운데, 요즘 세상엔 내비를 켜서 각자 알아서 찾아가는 게 낫다.

떼빙이나 추월 차선 위반 차량을 적발하려면 건 속도· 신호 위반 단속처럼 특정 지점을 체크하는 게 아니라 구간을 꾸준히 감시해야 하니 현실적으로 난감하며, 무인 기계가 하기는 더욱 힘들 것 같다. 하다못해 구간식 속도 위반 단속도 그냥 시작점과 끝점에서 동일 차량의 통과 시각만 비교하면 되는 반면, 차로 위반은 그런 부류가 아니니까 말이다.

3.
버스 운전사가 운전을 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변속기 스틱을 전방이 아니라 꼭 뒤로 밀더라. 뒤는 짝수단이나 후진이 있는 쪽이다. 버스나 트럭 같은 디젤 차량은 정말로 1단이 아니라 2단에서 출발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1단은 정지 상태에서 오르막을 오를 때에나 필요한 듯.
게다가 내가 최근에 확인을 했을 때는 승객이 더 탈 수 없을 정도로 버스가 초만원이고 그만큼 무거운 상태였다. 그런데도 버스는 아무 탈 없이 2단에서 아주 부드럽게 잘만 출발을 했다. 힘이 딸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내 경험상, 어떤 버스에 따라서는 금방이라도 시동이 꺼질 정도로 부르르 떨리면서 출발하기도 했다. 그건 기사 아저씨가 클러치 조작을 잘못했거나 아예 3단 출발을 시도하기라도 해서 그런 건지 궁금해진다.

또한, 버스는 정지해서 문이 열리기 직전에 '쉬익~ 치익' 공기 빠지는 소리가 나는데.. 그건 운전석을 관찰해 보니 주차 브레이크 같은 걸 조작하는 소리 같다. 아무래도 승용차와는 구조가 다른 듯.
주차 브레이크를 거는 걸 깜빡하고 운전사가 차에서 내렸다가 버스가 슬금슬금 앞뒤로 미끄러지기 시작해서 대형 사고가 나는 동영상을 몇 번 봤었다. 디젤 엔진에 무거운 대형차일수록 1/2 mv^2에서 v가 커지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게 되고, 또 엔진 브레이크의 효력이 약하고 주 브레이크가 무리를 받기도 쉽댄다. 제동 장치를 빡세게 잘 만들고 적절히 활용하는 게 필수이다.

4.
지난 여름에 휴가차 양평으로 가던 길에 국도변의 모 휴게소 주변에서 뜻밖에 득템한 사진이다.
포니도, SMC 덤프트럭도 아니고.. 무려 "제무시" 트럭의 실물을.. 그것도 굴러가는 모습을 조우하게 됐다.
곧바로 사진을 찍었다. 딱 보면 알겠지만, 자동차계의 생생한 노인학대 현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미국 GMC에서 제작한 군용 2.5톤 트럭이 민간에 풀려 나온 것이다.
그리고 GMC를 일본식으로 변형해서 발음하면 '지 에무 씨' → '제무시'가 된다. ㄲㄲㄲ
앞바퀴 휀다의 모양으로 보건대 M602 / M35 / K511 계열이다. 한 196, 70년대에 생산되었던 물건.
군필자 분들은 '육공 트럭'이라고 부르더라.

그런데 진짜로 낡은 원조는 6·25 내지 2차 세계 대전 시절에 생산된 놈도 있다고 한다.
군용차다운 압도적인 무게와 엔진 출력 덕분에 강원도 산길을 오르면서 통나무들을 실어 나르는 실력은 이놈 만한 게 없다고 함.
다만 기름 먹는 하마인 건 각오해야 할 것이고, 심지어 미국 차 아니랄까봐 이런 트럭이 디젤도 아니고 휘발유 엔진 모델도 있다고 한다.

5.
초가삼간도, 산 정상도, 그리고 도로가 극심하게 막힐 때 신호 대기 중의 운전석도 훌륭한 코딩과 작문 공간이다.
너무 맑고 밝은 낮에는 명암차 때문에 바깥 경치와 모니터 화면이 카메라에 동시에 담기지 않는 반면, 흐린 날엔 그게 가능하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동차는 당연한 말이지만 엔진의 경제 속도로 고단 고속으로, 그리고 최대한 관성을 활용해서 나아가고 있어야 연비가 극대화된다. 그 반면, 길이 막혀서 나아가질 못하면 길에서 아까운 기름을 흘리면서 시간은 시간대로, 돈은 돈대로.. 자동차의 가성비는 극악으로 곤두박질친다.
컴퓨터로 치면 메모리가 부족해서 가상 메모리 페이지 파일 교체만 하느라 다른 일을 못 하고 성능이 그냥 곤두박질치는 것에다 비유가 가능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본인은 도로 정체를 매우 싫어한다. 시내 도로보다 2~3배 가까이 우회해서 가더라도 신호 안 받고 연속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 전용 도로가 자동차에게는 이익이고 결과적으로 그게 돈과 시간을 아끼는 경우가 많았다. 자동차 전용 도로마저도 답이 없으면.. 그냥 차 안 가져가고 만다.
그나마 신호 대기 시간에 다른 작업이라도 해서 내 개인 시간이라도 좀 아껴야 할 필요를 느낀다.

6.
속담과 성경 구절 몇 개를 자동차를 배경으로 좀 각색해 보면...
"일찍 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보다 운전자에게 훨씬 더 절실히 와 닿는 속담은 "일찍 도착한 차가 주차 자리를 차지한다"이다.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 4:27)보다 운전자에게 훨씬 더 절실히 와 닿는 말씀은 "옆차에게 (끼어들) 틈을 주지 말라"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11/28 08:31 2015/11/2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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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의자, 피의자, 피고(인), 범죄자
  • 기소유예, 선고유예, 집행유예
  • 구류, 금고, 징역
  • 교도소, 구치소, 유치장, 소년원
  • 밀입국, 불법체류
  • 과태료, 범칙금, 과료, 벌금, 추징금
  • 불법주차, 부정주차

법률 용어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관점이 서로 다른 개념들이 의외로 많다. 이 글에서는 자동차 운전과 관련된 것들을 좀 살펴보도록 하겠다.

신호와 속도는 딱히 악의적이지 않아도 운전자가 경미하게라도 종종 위반하기 쉬운 사항이다. 주변에 차가 없고 위험 요소가 보이지도 않는데, 고지식하게 기다리기 싫고 규정 속도대로만 가기가 싫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게다가 그놈의 노란불 딜레마 때문에 어영부영 하다가 본이 아니게 신호 위반에 걸리기도 하며, 이 때문에 면허 시험에서 떨어지기까지 하면 억울함과 짜증이 최악에 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교통법규 위반을 단순 경범죄 급으로 용인했다가는 도로가 난장판이 되고 교통사고가 폭증할 것이니 누군가는 이걸 단속도 해야 한다. 자동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무겁고 빠르고 단단하고 위험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이런 속도· 신호 위반에 걸렸을 때 우리는 국가에게 돈을 뜯기는데, 그 형태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범칙금 또는 과태료라는 두 형태가 존재한다.
범칙금은 경찰이 실운전자에게 직접 징계를 내리는 관점인지라 돈+벌점 형태이다.
그러나 과태료는 실제 운전자가 아닌 차량 소유주에게 행정부가 제재를 가하는 관점이다. 같은 위반 아이템에 대해서 액수가 범칙금보다 약간 더 높지만(+1만원) 벌점은 없다.

이렇게 체계가 이원화된 이유는 단순히 "너 벌금+벌점 같이 받을래, 아니면 돈 더 내고 벌점은 안 받을래? 골라" 차원이 아니라 더 깊은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도로 위에서의 경미한 위반을 일일이 다 단속하면서 운전자들을 사법부 차원의 형벌을 내려서 범죄자· 전과자로 만드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그리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보다 아랫단에서 더 가볍고 뒤끝 없는(?) 처벌을 선택하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또한 더 근본적인 이유로는, 무인 카메라 단속에 걸린 건 현장에서 경찰에게 걸렸을 때와는 달리 면허증을 까고 실운전자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는 과태료 또는 범칙금 선택의 형태로 고지서가 날아온다. 교통법규의 위반에 대해서 실운전자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니까.
이런 단속 방식과 관점, 단속 명의의 차이로 인해 범칙금과 과태료라는 두 체계가 공존하는 것이다. 뭐,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원래는 범칙금이 원칙이긴 하지만.

땅은 좁은데 차가 너무 많은 관계로, 운전을 마친 뒤엔 불법 주정차도 운전자들이 꽤 자주 저지르는 위반 사항이다. 이로 인해 정부 기관에게 단속을 당했다면 그때는 운전자가 현장에 없으니 선택의 여지 없이 차주에게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긴, 애초에 주정차 단속은 구청/시청 공무원이 하지, 경찰이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주차 위반 과태료는 일찍 내면 원래 내는 금액의 20%를 깎아 주는 듯하다.

과태료(행정부)와 범칙금(경찰)의 관계는 이렇게 설명이 됐는데..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을 때 뜯기는 돈은 과태료나 범칙금이 아니라 "벌금"이다. 이것은 집행 주체가 사법부이며(= 판사의 판결), 똑같이 돈을 내더라도 집행유예만큼이나 전과가 남는 대단히 무거운 처벌이다.
음주운전 정도면 사고 안 낸 초범이어도 액수부터가 수십~수백만 원급으로 나오니 단순 속도· 신호 위반 과태료와는 차원이 다르다. 또한 벌금형까지 받은 사람이라면 공무원 내지 직업 군인 진로에도 애로사항이 꽃피게 된다.

과료는 그냥 벌금의 다운사이즈 버전으로, 이 역시 과태료나 범칙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주로 쓰레기 무단 투기나 노상방뇨 같은 경범죄를 저지르다 걸렸을 때 부과되는데, 현실에서는 이것도 사법부 주관의 과료보다는 경찰 주관의 범칙금 형태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주차 얘기가 잠깐 나왔으니 말인데, 불법주차와 부정주차의 차이는 이러하다.

  • 불법주차: 어떤 자동차라도 세워진 채 공간을 차지해서는 안 되는 곳이다. 다른 차의 교통 흐름에 지장을 주고 시야를 가려서 사고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대로변을 포함해 교차로, 횡단보도, 버스 정류장, 소화전의 근처는 더욱 그러하다.
  • 부정주차: 차를 세울 수는 있는 곳이지만 그 차가 네 차는 아니다. ㄲㄲㄲㄲ 주로 거주지 우선 주차 구역이나 골목길, 아파트 단지 안이 이런 곳에 속한다.

그러니 불법주차는 길에 대해서 public한 성격이 강한 반면, 부정주차는 어떤 공간에 대해서 private한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지방 정부가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을 정하기도 하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불법뿐만 아니라 부정 주차를 단속하기도 한다.

구석에 주황색 실선이 그어진 도로는 원래 주· 정차가 모두 금지되는 곳이지만 현실에서는 불법 주차된 차들이 많고 관례적으로 단속도 없이 그 관행이 묵인되는 곳도 왕왕 있다.

단, 위의 모든 규정에는 예외가 있다. 긴급 자동차를 비켜 주는 등 지극히 정당한 사유로 인해 정지선을 넘고 신호를 좀 위반한 거라면, 상황 입증만 가능하면 과태료 부과는 당연히 면제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차 위반도 정당한 사유로 인해 불가피하게 한 것이 인정되면 마찬가지로 구제 방법이 있으니 더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을 검색해서 찾아 보면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5/06/13 08:28 2015/06/1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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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전 중에 수시로: 눈치껏 차선 바꾸고 잘 끼어들고 들이대기 (배짱과 순발력)
2. 운전하는 전체 시간 내내: 한눈팔지 말고 앞차가 갑자기 서 버리거나 길 옆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는 상황에 대비하기 (멘탈의 지구력이 뛰어나야 함)
3. 목적지에 도착한 후: 이 차가 차지하는 공간과 최소 회전반경을 숙지하여, 좁은 곳에서도 차 안 긁고 주차 잘 하기 (공간 감각)

(0. 운전하기 전 평소에 최소한의 자동차 점검 내지 정비 능력, 그리고 차량 고장이나 사고 발생시 멘붕·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능력)

이들이 서로 완전히 별도의 독립적인 영역을 차지하는 게 틀림없다.
운전 학원에서 교육하고 면허 시험을 치는 내용도 이런 분야에 맞춰서 편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각종 운전 잡설.
승용차는 내 몸뿐만 아니라 나만의 자그마한 개인 공간을 함께 이동시켜 주는 물건이며, 대중교통과는 달리 차를 타러 가고 기다리고 갈아타는 과정에서 까먹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굉장히 아껴 준다.

또한 이동 과정에서 급격한 환경 변화나 온도 변화를 야기시키지 않아서 더욱 좋다. 그런 외부 요인으로 인해 몸에 피곤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때문에 사람의 업무 능률과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 가령, 밖에서는 추워서 옷을 껴입고 있다가 지하철 안에서는 더워서 옷을 벗는 식으로 온도 조절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

밖에 비가 내리고 있으면 대중교통에 비해 자가용의 아늑함, 안락함과 편리함이 크게 증가한다. 비록 도로 사정 때문에 신속함(속도)은 별로 증가하지 않을지 모르더라도 말이다.

본인도 비 내리는 밤에 차에서 야영을 하는 걸 매우 좋아한다. 그러나 비는 차의 외형을 매우 더럽힌다는 점에서는 악재이다. 그 빗물이 흐르다가 마르면 물방울 모양으로 온갖 더러운 흙먼지 자국이 차의 표면에 남기 때문이다.

본인은 처음에는 “어제 세차했는데 오늘 비 오네”라는 푸념이, 굳이 세차를 할 필요가 없는데 해 버렸다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다. 저 말은 어제 기껏 세차를 해 놓은 게 또 아무 소용 없어지게(=차가 더러워지게) 생겼다는 뜻이다.

비 오는 날 밤의 운전은 비와 야간이라는 두 변수가 합쳐져서 매우 까다롭다. 빗물 때문에 도로가 미끄럽고 더 위험하니 평상시보다 감속이 필수인데, 시야 확보도 잘 안 된다. 단순히 전방 시야뿐만 아니라 본인이 현실적으로 가장 절실하게 체험한 애로사항은.. 도로의 차선이나 횡단보도 정지선조차도 제대로 안 보인다는 것이다.

* 에어컨
요즘 날씨가 날씨인지라 요 근래부터는 드디어 전구간 에어컨을 켠 채로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정체 없는 자동차 전용 도로를 경제 속도로 원활히 주행하고 나면, 평소에 연비는 12km/l대는 거뜬히 나오는 편이었다.
그랬는데 이번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아주 원활하게 주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찍힌 주행 연비는 10.xkm대.

에어컨이 연비를 10~20% 가까이 깎아먹는다는 말은 사실인 듯했다. 실험으로 입증됐다.
에어컨을 켰다고 해서 차가 딱히 더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이지는 않았으나, 연비는 슬그머니 떨어져 있었다.

힘 좋은 디젤보다는 휘발유 차량이, 그리고 대형차보다는 저배기량의 소형차· 경차일수록 에어컨 틀 때 차가 타격을 받고 휘청이는 정도가 더 커진다.
에어컨을 가동하면 엔진룸 쪽에서 무슨 기계가 추가로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옛날에 만들어진 소형차의 경우 차 엔진 회전수가 대놓고 살짝 더 올라가기까지 한다.

자전거를 몰아 보면, 헤드라이트를 켜기 위해 바퀴에다 소형 회전 발전기만 좀 연결시켜도 그 발전기의 오버헤드 때문에 자전거 페달 밟는 게 약간이나마 더 힘들어진다. 하물며 자동차의 엔진에는 발전기가 상시 연결되어 있는데, 거기에다 에어컨 실외기뻘 되는 공기 압축기까지 연결되니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것이다.

에어컨의 전력 소비량은 자동차에서 최상급으로 전기 많이 잡아먹는 부품인 헤드라이트보다도 수 배 이상 더 많다고 한다.
그러니 헤드라이트에 에어컨을 다 켜고 와이퍼까지 켜는 비 내리는 여름 밤에는, 성능이 시원찮은 소형차의 경우 주행 중에도 배터리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고 한다.

단, 이 에어컨의 전력 소비량이라는 게 안 그래도 엔진 힘까지 쭉쭉 빼 쓰고서 그것도 모자라서 또 전기까지 추가로 그렇게 별도로 쓴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설마?
추운 겨울에 히터는 엔진열을 이용해서 송풍기만 가동하여 거의 공짜로 가동할 수 있지만, 반대로 열을 밖으로 빼내는 건 이렇게 어렵고 힘든 일인 것이다.

온도 말고 단순히 송풍기의 세기만을 바꾸는 건 어차피 연비에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걸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앗싸리 에어컨 트는 게 나은지, 아니면 창문만 열어서 차라리 공기 저항으로 인해 연비가 떨어지는 게 더 나은지는... 이렇다 할 답이 없는 듯하다. 둘이 어차피 비슷하게 비효율적이니, 차라리 에어컨 틀어서 정숙하게 주행하는 게 대체로 더 낫다는 게 중론인 듯. (물론 당장 차의 동력 효율뿐만이 아니라 지구와 환경까지 거시적으로 생각한다면, 에어컨이 치르는 대가가 더 크겠지만 말이다.)

또한 이건 바꿔 말하자면, 공기 저항이 에어컨에 필적할 정도로 차의 성능을 깎아먹는 주범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4/06/07 08:24 2014/06/0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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