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굴러다니는 글들 중,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필력이 정말 존경스러운 작품을 두 편 소개하고자 한다. 뭐, 내가 알게 됐을 정도면 알려진 지 이미 수 년이 지났고 네티즌들 사이에 퍼질 대로 퍼졌겠지만 말이다.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지만 팩트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글, 비유와 패러디와 개드립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창의적인 글이 좋다. 본인은 Doom 코믹스 대사라든가 작은 하마 이야기 스타일의 개그 코드를 아주 좋아한다.
도대체 무슨 약을 빨아야 저런 필력이 나올 수 있을까? 나도 이런 스타일과 내용의 글을 쓰고 싶다.

1. 부산 운전 후기 (☞ 링크)

일단 닥치고 읽어 보시길.. 생각 같아서는 이런 주옥 같은 명문은 날개셋 타자연습의 연습글에도 당장 집어넣고 싶을 정도이다. 주요 감상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야수의 심장을 쏘는 유신의 심정 → 이거 나름 롸임 있는데?? ㅋㅋ
  • 전쟁 이후로 갈아엎은 적이 있나 싶은 X같이 열악한 도로망, 쓸데없이 높은 인구 밀도, 붇싼싸나이 특유의 허세
  • 부산시에서 차량을 등록할 땐 깜빡이를 뜯어내야만 등록 허가가 난다. 이 씨X새X들은 절대로 깜빡이를 키지 않는다.
  • "어 점마 점마 머고? 부싼싸람 아이네!"
  • 수시로 차창을 내리고 옆 차량과 가정사를 물어보는 시끌벅적한 동네
  • 선 끼어들기, 후 깜빡이는 필수. 이때 뒤에서는 힘찬 크락션 소리가 너의 차선 변경을 축하해 줄 것이다. ㅍㅎㅎㅎㅎㅎ
  • 아니면 니가 끼어들 차로의 반대 방향으로 깜박이를 키는 것도 좋다.
  • 아이가 타고 있어요 → 이런 차들은 자기 애새끼가 진짜 불에 활활 타고 있는지 운전을 상당히 X같이 한다.
  • 뭔 동네에 유전이라도 터졌는지, 급제동 급발진을 X나게 습관적으로 하면서 길바닥에 기름을 쳐 뿌리는 걸 보면..
  • 부산에 진입하기 전에 대물 한도를 10억으로 늘리고 과감하게 운전하자. 이 동네에선 잃을 게 많은 놈들이 브레이크를 밟는 법이다.
  • 승객을 인질로 삼고 폭주하는 저 운전사는 도대체 버스 기사인지, 아니면 저승의 뱃사공인지 헷갈린다.
  • 근처 차량의 지붕에 뭐가 달려 있다(택시등ㅋㅋㅋㅋㅋㅋ) 싶으면 무조건 피해라. 아니면 니가 그 안에 타든지.
  • 도로를 달리는 건가, 요단 강 래프팅을 하는 건가?
  • 연비 절감을 위한 자구책인지.. (배기가스 절감이나 연료 소모 절감이 아님. ㅍㅎㅎㅎㅎㅎㅎ)
  • "뭐고, 붇싼 택시 처음 타능교? 내가 이래봬도 중앙동 넘버 쓰리라 안 카나. 남바 완, 투는 다 사고로 디져뿟다 아이가"

아.. 정말 빵터지는 한편으로 나도 어서 부산 가서 운전 좀 하고 싶어진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내가 직접 차를 몰지 않더라도, 그 악명 높은 총알택시를 타고 궁극의 과속과 가속도 변화와 스릴을 경험하고 싶다. 나도 과격 격렬한 건 다 좋아하기 때문이다.

말을 이렇게 하지만 본인은 평소에 택시를 타면 뒷좌석에서도 안전벨트를 꼬박꼬박 맨다.
그리고 차를 몰 때는 늘 (1) 1/2 mv^2이라는 물리 감각, (2) 풀 악셀을 밟을 때마다 기름값 몇십 원이 깨진다는 경제 관념, (3) 그리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는 언제 무엇이 갑자기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겁대가리라는 삼요소를 늘 숙지하고 명심하고 있다.

부산은 6· 25 때도 북괴에 점령당한 적이 없으며, 따라서 전쟁 때문에 길거리가 대판 파괴되어 리셋 재건된 역사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길거리의 선형에도 옛날 스타일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더 좁고 꼬불꼬불하고 오거리 육거리가 많은 것 같다. 거기에다 저기는 서울이나 대구만 한 분지도 없고 산이 많으니.. 구조적으로 자동차 운전에 친화적이지 않은 지형이 형성된 게 아닐까?

부산 도로의 특징에 대해 그나마 점잖게 써 놓은 곳은 다음과 같다. (☞ 링크 1, 링크 2)
롤러코스터 같은 산복도로가 많다, 오거리· 육거리가 많다, 고가도로가 많다 등..
고가도로가 많으면 그 아래는 기둥 때문에 길 모양이 꽤 복잡해지긴 한다. =_=;;;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부산 사투리를 빼놓을 수 없다.
부산 사투리라는 걸 최초로 전국적으로 퍼뜨린 매체는 20여 년 전에 나온 영화 <친구>임이 틀림없다. "-예 (하고 있지예, 그런데예)", "아잉교, 아이다" 등..
경상도 사투리라는 게 곧 부산 사투리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영화 <아저씨>에서는 오 명규 사장과 일부 형사, 그리고 <범죄도시>에서도 마 동석 말고 다른 동료 형사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게 클리셰처럼 됐다. ("뭐 보노 X꺄, 상X 터쟈뿔라 마~" ㄲㄲㄲ)

사투리계의 또 다른 계보는 물론 전라도다. "아따 거시기하네, 시방 겁나게 웃겼당께로~" 이런 거.. =_=;; 경상도와는 어휘와 억양이 미묘하게 다르다.
그 밖에 평양 사투리도 있다. "고조, ~했지비, 내레" 이런 말투가 쓰이는데, 자연스럽게 구사하려면 이것뿐만 아니라 형언할 수 없는 그 억양을 북한 방송 보면서 익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문화어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도 필요하다.

부산은 나름 우리나라 제2위의 대도시인데 서울과 다른 고유한 언어와 교통(!) 문화를 잘 간직하고 사람들이 다이내믹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ㅎㅎ

2. 장애인 (☞ 링크)

이 글은 휠체어를 타는 실제 장애인이 썼다. 부산 운전만치 '웃긴 요소'는 별로 없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고 진지하게 읽을 만하다.

휠체어의 회전 반경과 후방 시야

  • X발 니들 중에 휠체어로 회전반경 20cm 이하로 만들 수 있는 X끼 있으면 나와서 내 욕해도 됨. 세상 어느 휠체어가 제자리 회전이 되냐?
  • 휠체어 뒤로는 제발 바짝 서 있지 좀 마라. 휠체어엔 백미러가 안 달려 있다. 뒤로 목을 돌려 확인할 정도로 목이 잘 돌아가면 병신이라고 불리지도 않아~ 이 X신들아. 아니면 휠체어에 백미러 달아 주든가.

휠체어 탑승자의 높이 접근성

  •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라고 분명 마크 달려 있는데 130cm 위에 버튼 달아 놓은 건축 시공사 새X들 전부 대가리에 마대질 할 줄 알아라 씨X, 개놈들 다 총살시켜야 돼~
  • 팔이 어깨보다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정도면 병신이라고 불리지도 않어. 그런 X나 당연한 게 안 되니까 병신인 거다.

휠체어 탑승자의 접근성과 이동권

  • 대학교 수업 들으면서 "휠체어가 고장 나서 지각/결석합니다"라는 멘트 한번 상상해 봤냐? "비 와서/눈 와서 수업 못 나갑니다"는 어때?
  • 차라리 아파서 결석이면 덜 억울해. 진단서 끊어 가면 인정받으니까.. 하지만 휠체어 수리는 영수증 제시한다고 인정될 사항이 아니지, X발
  • 전동 휠체어를 들고 계단을 오를 땐 무조건 6명 이상 모여라. 니들 허리 생각해서 하는 소리다.
  • 휠체어 전체를 덮는 비옷? 있기야 하지, 그런데 그걸 혼자 쓰고 벗을 수 있을 정도면 병신이라고 안 한다는 거 이제 식상하지?
  • 지하철 1, 4, 7, 10째 칸에 있는 빈 공간에 주저앉아 있지 좀 마라. 나 없을 땐 몰라도, 타면 알아서 좀 비켜라 병신들아, 진짜 병신 만들어 놓기 전에.

휠체어 도로 주행의 애로사항

  • 전동 휠체어는 굴러다니는 것 자체로 모든 면에서 위법임. 기름 넣고 굴러가는 자동차도 아니고(차도 X), 완전 보행자나 그에 준하는 물건도 아니고(차라리 수동 휠체어는 법적 보행자로 인정이지만 전동은..), 그렇다고 자전거도 아니고(자전거 전용 도로도 X).
  • 휠체어는 인도로 가라고 하는 놈들 다 휠체어에 태워서 인도 드라이브 한번 시켜 줘야 됨. 인도가 얼마나 익스트림 한지 니들 모르지?

본인도 휠체어는 지게차나 바퀴 달린 의자처럼 제자리 회전이 당연히 가능할 거라고 막연히 생각해 왔는데.. 아니었구나.

장애인은 안 그래도 몸이 불편한 데다가 수도 적다. 사회에서 완전 약자 중의 약자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인권이고 복지고 없고, 사실 사지 멀쩡한 사람들도 자기 입에 풀칠하느라 바쁘던 전근대 시절에는.. 장애인의 삶은 막장 시궁창 그 자체였다. 말 그대로 병신이라고 불리면서 완전 천대와 무시, 멸시, 차별, 박해를 받으며 거지로 살아야 했다.

사회가 이런 사람들을 같이 수용하고 먹여 살릴 수가 없었다. 꾀병 부리는 거랑, 진짜 장애가 있는 것을 일일이 분간할 여력도 없었고 말이다. 오죽했으면 나치 독일은 유대인이 아닌 자국민이라도 이런 장애인은 몰래 죽여 버렸을 정도이다.

하지만 장애인은 사고로 인한 후천적 장애가 훨씬 더 많다. 마치 낙태 사유가 강간으로 인한 것보다 피임 실패가 훨씬 더 많은 것처럼 말이다. 누구든지 재수가 더럽게 없으면 장애인이 될 수 있는데.. 무슨 동성애자 인권 따위가 아니라 장애인 인권과 접근성 문제는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주제인 것 같다. 더구나 다른 장애인도 아니고 상이 군경까지 그 따구로 대했다가는 아무도 국가를 위해 기꺼이 죽거나 다치려 하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01/28 08:35 2019/01/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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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신호등 이야기

※ 신호등에서 황색 또는 노란불은 빨강이나 파랑에 비해서 보기 훨씬 어려운 색이다. 하지만 문맥에 따라서 의미하는 바가 생각보다 다양하다.

1.
자동차 교차로의 3색 신호등에서 노란불은 잘 알다시피 초록불이 곧(대략 2~3초 뒤에?) 끝난다는 걸 알리는 신호이다.
보행자 횡단보도의 신호등은 노란불이 없고 그 대신 청색 신호가 훨씬 더 오랫동안 깜빡거리기만 하니 이와 대조적이다.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빨리 건너가라는 뜻에서 청색 점멸이지만, 자동차 교차로는 빨리 건너가기보다는 여기서 속도 줄이고 멈추라는 뜻에서 황색이다.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호등이 갑자기 노란불로 바뀌었을 때가 참 난감하다. 원래 FM대로라면 "정지선을 아직 지나지 않았다면 멈춰라"이긴 하지만 이것도 자동차 제동거리의 특성상 현실에서는 무리인 경우도 있다. 신호· 과속 무인 단속 카메라가 있는 교차로라면 이 딜레마가 더욱 커지며, 이것 때문에 운전 면허 도로 주행 시험에서도 신호 위반 때문에 꽤 억울한 탈락자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신호 위반은 페르시아의 왕자로 치면 피 한 칸만 깎이는 대미지가 아니라(2층 추락) 즉사 트랩이다(3층 이상 추락). 일단 면허를 딴 뒤에는 노란불에도 교차로를 과감히 통과하고 배째라 운전을 눈치껏 할지라도, 일단 연습생 입장에서는 굽신굽신 닥치고 서야 합격할 수 있다.

2.
정말 믿어지지 않지만 옛날에, 1978년 이전에 우리나라는 노란불이 "좌회전 신호"였다고 한다. 그리고 자동차 신호등도 초록불이 중간 알림 없이 곧장 빨간불로 바뀌었다고 하니 40년 전엔 도대체 운전을 어떻게 했나 싶다. 지금처럼 좌회전용 청색 왼쪽 화살표 + 직진용 청색등 체계는 1978년 9월 이후부터 도입되었다고 그런다. (1978년 9월 11일 동아일보 보도)

이를 보도한 그 당시 신문 기사는 "서울 시내에는 현재 168개소에 신호등이 있다."라는 문장으로 끝나니 이 역시 지금으로서는 굉장한 압권이다. 서울시 전체에 교차로 신호등이 꼴랑 168개만 있었다니. =_=;;

3.
한편, 3색이 아니라 그냥 노란불이 [OXO]와 [XOX], 또는 [OX]와 [XO] 반복하는 곳이 있는데 그건 교차로가 아니라 커브나 비탈길에서 그냥 주의해서 진행하라는 정보 제공의 성격이 강하고..

4.
밤에는 차량 통행이 매우 드문 교차로의 3색 신호등이 적색 점멸 또는 황색 점멸로 바뀌기도 한다. 이건 각각 '반드시 정차 후 주위를 살피며 통과', '꼭 완전히 정차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주위를 살피며 조심해서 통과'라는 뜻이다. 자동차 신호등이 그렇게 바뀌고 나면 횡단보도는 신호등이 아예 꺼진다.

이건 약간 리스크를 올린 대신 쓸데없는 신호 대기를 줄여서 피차 편하게 잘 통과하라는 취지로 도입된 시스템이다. 그러니 비보호 좌회전과도 좀 비슷한 위상이다. 그런데 저게 초록불과 완전히 동일한 신호인 줄 알고, 혹은 도로에 나 혼자밖에 없기라도 한 듯이 전속력으로 쌩 질주하다가 교통사고가 많이 난다.

사람이 발이 인도에 있다가 차도로 이동할 때(횡단보도 건널 때, 차에서 내릴 때 등등), 그리고 차가 측면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 길과 길이 만나는 곳으로 진입할 때는 모름지기 "겁대가리"라는 게 발동해야 한다. 총기를 다룰 때 모든 총은 장전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다뤄야 하듯, 도로에서는 옆에서 무엇이든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갖고 횡단하거나 차를 몰아야 한다.

더구나 점멸 신호는 초록불의 보호를 정식으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니 더욱 몸을 사려야 한다. 특히 보행자가 이유 불문하고 갑이며 왕이다. 저런 곳에서 보행자를 치기라도 하면 인생이 더 꼬이게 된다.

5.
끝으로, 철도는 (1) 궤도 위만 달리며 (2) 가감속이 자동차보다 훨씬 더 더딘 교통수단이라는 특성상, 신호등을 운용하는 방식이 자동차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초록은 정상 주행, 노랑+초록은 조금 감속, 노랑은 많이 감속+서행, 빨강은 완전 정지 순으로 의미가 통용된다. 쉽게 말해 "이 신호등이 곧 빨강으로 바뀔 것이다"가 아니라 "이걸 지나친 뒤에 다음에 마주치는 신호등은 빨강일 테니 미리 감속하라"라는 뜻이다. 매우 신기한 차이점이다!

그나마 ATC급 이상 신호 체계에서는 기관사가 창 밖으로 신호등을 볼 필요도 없고 아예 차내의 계기판에 지금 선로 구간의 신호가 곧장 표시된다.
비행기는 한번 뜨고 나면 밖에서 전혀 통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 기껏 격추만이 가능하다. 우주 발사체도 최악의 경우 주변에 다른 피해를 끼치지 말라고 자폭 명령 정도만 내릴 수 있으며, 한번 연소가 시작된 뒤부터 제어가 안 되는 고체 연료 로켓은 그 위험성이 더하다.

그러나 철도는 선로와 차량과 신호 시스템이 일심동체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 신호를 어기고 폭주한다면 강제로 차량을 세우는 장치가 다 구비돼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잘 통제받는 교통수단이 바로 궤도 교통수단인 철도이다.

6.
신호등을 보면 컴공과의 운영체제 이론 수업 시간에 배우는 스레드 동기화(도로라는 리소스에 한 방향의 차량만 접근)와 스케줄링(시간 배분) 생각이 난다.

강제로 적록으로 차들의 흐름을 제어하는 신호등은 컴퓨터로 치면 각 프로그램마다 강제로 CPU 시간을 할당해 주는 선점형 멀티태스킹이라 볼 수 있다. 그 반면 로터리나 점멸 신호등은 협력형 멀티태스킹이다.
로터리는 신호대기가 없어서 좋긴 하지만 그래도 교통량이 너무 많아지만 강제 신호보다 비효율적인 체계가 된다.

미래에 도로는 신호 시스템이 교통 상황을 감안하여 더 융통성 있고 똑똑해지는 쪽으로 발전하지 싶다. 중앙선 가변차로 같은 건 옛날에 잠깐 시도되었다가 운전자가 헷갈리기 쉽고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폐지되었는데, 만약 자동차가 대로 한정으로라도 무인 운전 시스템 기반으로 완전히 물갈이되고 중앙 관제 센터가 도로의 모든 자동차들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면 가변차로도 얼마든지 재등장 가능할 것이다. 철도로 치면 선로가 그냥 상하행 고정 복선이던 것이 첨단 신호 시스템 덕분에 단선병렬로 바뀌는 것과 같다.

본인은 그런 것 말고도 교통 효율을 위해서는 인적이 드문 곳의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요청을 했을 때에만 신호를 주는 것, 그리고 자동차 신호등에도 신호 변경 예상 시간을 안내해 주는 것이 필요하고 생각한다.

7.
비행기에는 상하 고도를 변경하여 이륙, 순항, 착륙이라는 절차가 있다. 그런데 자동차 운전은 비록 상하는 아니지만 좌우로 차선을 변경하는 게 개념적으로 이착륙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태우고 제일 바깥의 4~5차선에서 출발한 뒤, 수 km 이상 지속적인 고속 주행을 할 때는 중앙선 근처의 1~2차선으로 간다. 바깥 차선은 정차하거나 끼어드는 차들이 많아서 원활한 주행이 어려우니까 말이다.
그 뒤 정차하거나 타 IC로 진출할 때가 되면 슬슬 차선을 바꿔서 다시 바깥 차선으로 돌아간다. 이게 비행기의 착륙과 비슷한 절차인 것 같다.

8.
그런데, 검색을 해 보니.. 신호등이 고장 나거나 회로가 꼬여서 그냥 곱게 꺼지기만 한 게 아니라, 양방향이 "모두 초록불"이 돼 버려서 차량들끼리 측면충돌 사고가 난 경우가 있더라!! 이건 마을 사람들이 다같이 먹는 우물· 상수도에 독이 들어갔다거나 신호등계의 급발진 사고가 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완전 생사람 잡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슨 소프트웨어의 버그도 아니고 하드웨어· 환경 여건으로 인한 전자기기의 오동작· 폭주를 예방하는 방법이 없을까..;

그리고 사실은 신호등이 제 기능을 하고 있더라도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신호등이 파란불이더라도 건너편 차들이 못 빠져나가고 있어서 들어갈 공간이 없으면 교차로를 통과해서는 안 된다. 꼬리물기는 차량 소통의 데드락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로에 다른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경찰이 수신호를 하고 있다면 그 수신호가 신호등보다 우선순위가 더 높기 때문에 경찰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그런데 서로 다른 쪽에서 신호를 하고 있던 경찰들이 실수로 일관성 있게 신호를 못 내려서 사고가 날 때도 있다. 이건 국가에다 소송을 걸어서 보상받는 길이 있다고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7/08/09 08:25 2017/08/0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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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이온지 2017/08/10 07:42 # M/D Reply Permalink

    외국에서는 신호 변경시 노랑불없이 파란불에서 바로 빨강불로 바뀐다고 합니다
    오히려 사고율이 더 낮다고 합니다

    1. 사무엘 2017/08/10 09:55 # M/D Permalink

      자동차용 신호등에 노란불이 없는 나라도 있나요? 신기하네요~!
      하긴 자동차용 신호등이 세로로 배치된 것만 봐도 꽤 이질적으로 느껴지던데 그런 것 역시 국가마다 케바케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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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생활 관련 잡설

1.
내가 한겨울에 운전을 하면서 지금까지 본 가장 낮은 기온은 -13도이다.
그런데 기온이 영상과 영하를 오락가락 할 때 차에서 표시해 주는 온도계를 보면, 가끔 0도라고 표시할 때도 있고 -0도라고 표시할 때도 있다.

기온이 영상이었다가 어느 땐가 영하로 내려갔다면, 그 사이에 0도이던 순간이 적어도 한 번 이상 존재했겠다는 중간값 정리 개드립이 떠오르는 한편으로.. (시각 t에 대한 기온 변화 함수는 연속함수일 테니..)
또 하나 떠오른 생각은.. "저 컴퓨터는 온도를 내부적으로 부동소수점 실수로 표현하고 있겠구나!"였다.

2의 보수 기반 정수로 표현했다면 0이 두 종류가 있을 수가 없었을 테니까.
이공계 지식을 알면 기계 내부의 별별 디테일이 머리에 들어온다.
그나저나 연도에는 서기 0년이 없다고 한다. 서기 1년의 이전 해는 바로 기원전 1년. 마치 건물에서 지상 1층의 아래는 0층이 아니라 바로 지하 1층인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2.
밤에 잠을 자는데 그냥 평범한 침실이 아니라, 밖에 어디 아늑하고 아담하고 눈에 안 띄는 곳에 콕 짱박혀서 자고 싶다. 집 밖에서 야영을 하고 싶다.
하루 종일 대형 트럭이나 트레일러를 몰다가 밤에 뒷좌석의 간이 침대에서 길다랗게 누워 자는 화물차 운전사 있잖아.. 뭐 그런 거에 갑자기 꽂혀서 로망이 생겼다.

트럭이 아니라 버스도. 땅 넓어서 이동에 며칠씩 걸리는 나라에서는 버스 안에도 화장실이 있고 운전사가 두 명 타서 한 명은 운전하고 다른 한 명은 짐칸에서 자다가 몇 시간 주기로 교대 근무를 한다는데.. 뭐 그렇게 자는 것도 좋다. 되게 편안하게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

청계천 공원이나, 아예 깊은 산 속 수풀 덤불에 짱박혀서 침낭과 외투 껴입고 자고 싶기도 하고,
무슨 무장공비나 북파공작원처럼 비트 파서 맥북과 함께 밤을 보내고 싶기도 하다.
아 근데.. 산에서 자면... 그땐 식물들도 광합성 안 하고 호흡만 하기 때문에 산소 공급 측면에서는 안 좋으려나.

성경을 동원해서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밖은 폭풍 때문에 배가 다 가라앉게 생겼는데 밑전에서 쿨쿨 잘 쳐자던 요나처럼 자고 싶다. 서리해서 먹는 수박이 박진감 넘치고 더 맛있듯, 저거 그야말로 꿀잠이지 않았을까? 오죽했으면 선장이 한심해서 sleeper라는 단어까지 썼다. ㅋㅋ

3.
과식과 과속은 훌륭한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다. 다음은 고기와 관련된 명언들이다.

  •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죠." (베어 그릴스)
  • "밥상에 자연의 향기가 물씬 풍기네. 자연에도 달리는 동물이 있는데 여긴 그게 없네."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라면 끓여 주세요~~" 의 주인공. ㅠㅠㅠ 그런데 세종대왕도 딱 저런 타입이었다~ 고기와 학문을 사랑하신 우리 대왕님)
  • "이모, 반찬이 죄다 잡범이네. 아니, 어떻게 살인사건이 하나도 없나?" (영화 아저씨 대사 중)
  • "일본인은 원래 초식동물이니 가다가 길가에 난 풀을 뜯어먹으며 진격하라." (일본군 병맛 졸장 무타구치 렌야)

4.
지금까지 컵라면으로만 접하던 육개장 사발면이 언제부턴가 봉지 라면으로도 나오는 걸 편의점에서 봤다.
이걸 보니 딱 바로 든 생각은... 뭔가 스마트폰 앱이 데스크톱 PC용으로 포팅되어 출시된 듯한 느낌이다~~!! 카카오톡처럼.
신라면과 짜파게티는 반대로 PC에서 오랜 인기를 누리던 장수 소프트웨어가 모바일용으로 포팅된 예이다.
식당에서 라면을 시켰을 때 보통은 면이나 스프가 신라면 베이스가 많다고 하는데, 그럼 이건 서버 기반의 웹 애플리케이션인 걸까? =_=;; 라면 하나를 두고도 별 희한한 생각이 다 들었다. ^^

5.
2000년대 이래로 우리나라 가요계는 그야말로 그냥 아이돌도 아니고 '걸그룹' 아이돌 위주로 구도가 급격히 바뀐 듯하다. H.O.T 같은 남자 그룹도 아니고, 이 효리나 박 정현 같은 여성 솔로도 아니고.. 하긴 옛날에는 핑클이나 SES 같은 그룹도 있긴 했다만 요즘은 그때보다 애들이 더 어리고, 무엇보다 그룹 당 인원 수가 무진장 많으며 게다가 다국적이기까지 하다. 아이고 정말 정신없다. 그 와중에도 아이유는 어째 솔로로 여전히 잘 나가고는 있다만...

올해 연초에 방영됐던 '프로듀스 101'은 참 인상적이었다. 슈스케 시리즈보다 스케일과 선정성이 더 커졌다. "정말 자본주의의 진수이구나.. 도대체 어떤 사람이 약 빨고 이런 프로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저런 걸 한다고 또 저기 출연을 하는 여자애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참가를 신청해서 저 고생인 걸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출연자들은 다들 98년에서 2002년생.. 나보다 띠동갑 이상으로 어린 걸 보고는 기겁을 했다.

예능과 끼만으로 돈 버는 게 쉬울 리가 있겠나..;; 저런 스트레스 받느니 차라리 학업 스트레스가 낫지. 나중에 내 자녀가 철딱서니 없이 '나도 연예인 될래. 걸그룹 아이돌 할래' 이러면 참 골치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드라마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정공파로 나가는 건 약발이 다했으니 '병맛'으로 승부하는 것 같다. "병맛으로 인한 중독성 때문에 욕을 하면서도 저게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자꾸 보게 된다" 같은 것이랄까.. 텔미, 크레용팝 빠빠빠, 픽 미 다 그런 부류인 것 같다. 걸그룹과 관련해서 본인이 최근에 얻은 경험으로는..;;

  • 서현과 설현이 서로 다른 인물이라는 걸 얼마 전에 확실하게 깨우쳤다. 특히 설현은 쏠 스마트폰 CF에 출연해서 더 유명해졌다.
  • 10년이 넘게 국제 정보 올림피아드의 약자로만 알았던 이니셜이 이제는 걸그룹 명칭이 됐구나. 101이 그대로 알파벳으로.. 참 기발하다. =_=;;
  • 크레용팝 빠빠빠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은 서울 아차산 기슭에 자리잡은 폐업한 유원지인 "용마랜드"라는 것을 알게 됐다. 뮤비에 나온 장면을 항공 사진 지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 한때 교회에서 <주께 가오니>를 굉장히 과격한 독수리춤 안무로 표현해서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던 그 당사자가.. 훗날 트와이스라는 걸그룹의 멤버로 데뷔했음을 알게 됐다! 이름은 다현..;;

사용자 삽입 이미지

6.
석면은 거의 방사능 물질과 같은 급으로 왕창 위험한 물질이었구나. 수 년 전부터 "지하철 역사 내부에서 석면 검출" 이러는 뉴스 보도를 여느 "미세먼지 주의보"처럼 그리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지내 왔는데.. 그렇게 사소하게 치부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슬레이트 지붕도 전부 석면이라면.. 그렇게도 위험한 물질인 것치고는 일상생활에서 너무 흔히 봐 왔는데 말이다.

보온· 단열재로 쓰였다는데 그럼 스티로폼과도 용도가 비슷한 건가?
한 분야에서 가성비가 아주 뛰어난 물건이 환경을 치명적으로 파괴하고 인체에 안 좋다는 게 뒤늦게 밝혀져서 흑역사로 전락한 게.. 토머스 미즐리의 발명품 말고도 더 있었다.

7.
끝으로, 운전자의 직업병을 소개한다.
골목길을 거닐다가 옆에 요런 적당한 공터를 발견하면.. 차를 세워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등산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발견한 어느 한적한 골목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05/08 08:23 2016/05/0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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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잡덕 2019/04/18 10:51 # M/D Reply Permalink

    안녕하세요 아이오아이 팬이자 위즈원(아이즈원 팬덤이름)으로서 질문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프듀 1을 보지는 않앗지만 아이오아이중 최애는 김세정이고 다음으로는 김소혜-정채연-나머지 멤버 순으로 좋아합니다ㅎㅎ
    1.프듀 1을 보실때 원픽은 누구였나요?
    2.아이오아이가 프로젝트그룹(기간이 정해져있는 그룹)이란건 알고있었나요?(2021년에 재결합을 약속하긴 했지만 잘될지 모르겠군요... 제발 꼭 되기를...)
    3.혹시 프로듀스 48도 보셨는지 그리고 보셨다면 원픽은 누구였나요?
    4.지금 관심있는 걸그룹이 있나요?

    1. 사무엘 2019/04/18 11:33 # M/D Permalink

      안녕하세요? 꽤 옛날 글을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잡덕 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IOI는 시한부 그룹이었습니다. 해체 이후의 각 멤버들 근황에 대해서는 저는 알지 못합니다. 저 프로 이후로 다른 걸그룹에 관심을 가져 본 적도 없어서 딱히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

    2. 잡덕 2019/04/18 12:35 # M/D Permalink

      허허 저는 앙팬인지라 근황은 잘 알죠ㅎㅎ 현재 각 파생그룹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김세정과 강미나가 속한 구구단은 작년 11월 컴백이후 현재 휴식중이고 유연정이 속한 우주소녀는 올 2월에 나왔었고 역시 현재 휴식중입니다 정채연이 속한 다이아는 현재 우와라는곡으로 컴백해서 활동중입니다 그리고 최유정과 김도연이 속한 위키미키는 곧 컴백할거같고 김소혜는 연기자와 예능인으로 활발하게 활동중입니다 그리고 임나영과 주결경이 속한 프리스틴은... 말하기도 싫네요 에휴(한성수 이 개xx... 자세한건 https://www.youtube.com/watch?v=idj7RO_IO9g 이영상을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청하는 솔로로 승승장구중이고 전소미 역시 5월에 솔로출격을 앞두고 있죠ㅎㅎ

    3. 사무엘 2019/04/18 12:36 # M/D Permalink

      와, 이 정도로 상세하게 아시다니.. 이 블로그도 IOI 관련 검색을 하다 들어오신 건가요? 반갑습니다. ㅎㅎ

    4. 잡덕 2019/04/18 12:49 # M/D Permalink

      이래야 진정한 팬이죠ㅋㅋ 아 저는 걸그룹 덕후 겸 철덕이라 예전부터 용묵님 블로그에 자주 왔었어요ㅎㅎ 아이오아이,아이즈원에 대해 더 자세하고 알고싶으시다면 각 덕후들 블로그도 많지만 혹시 디씨를 눈팅하신다면 ioi갤러리나 각 멤버들 갤러리를 보는것을 추천드릴게요ㅎㅎ 아이즈원 같은경우에는 엠넷 갤러리와 역시 멤버별 갤러리를 추천드릴게요ㅎㅎ

  2. 잡덕 2019/04/18 16:28 # M/D Reply Permalink

    아이오아이 및 파생그룹, 아이즈원과 개인 sns 주소를 알려드릴게요
    아이오아이 : https://twitter.com/ioi_official_(트위터), https://www.instagram.com/ioi_official_ig/(인스타)
    구구단(김세정,강미나) : https://twitter.com/gu9udan(트위터), https://www.instagram.com/gu9udan/(인스타)
    다이아(정채연) : https://twitter.com/dia_official(트위터), https://www.instagram.com/mbk.dia/(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j_chaeyeoni/(정채연 개인인스타)
    우주소녀(유연정) : https://twitter.com/WJSN_Cosmic(트위터), https://www.instagram.com/wjsn_cosmic/(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uyj_s/(유연정 개인인스타)
    위키미키(최유정,김도연) : https://twitter.com/WekiMeki(트위터), https://www.instagram.com/weki_meki/(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brrrrdaeng/(부르댕(최유정 어머님이 남양주에서 하시는 돈까스집) 인스타)
    프리스틴(임나영,주결경) : https://twitter.com/PRST_OFFICIAL_(트위터), https://www.instagram.com/pristin_official_/(인스타) - 임나영 부모님은 잠원동에서 칼국수집(임나영의 별명인 스톤나영을 따서 돌국수라 부름)을 운영하십니다 한번 가보시는걸 추천드릴게요^^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1033329586(홍두깨 칼국수 상세정보)
    청하 : https://twitter.com/CHUNGHA_MNHent(트위터), https://www.instagram.com/chungha_official/(인스타)
    김소혜 : https://www.instagram.com/s_sohye/(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peng_cafe/(펭카(소혜 어머님이 교대앞에서 하시는 카페) 인스타) - 펭카 커피하고 음료맛이 괜찮습니다 시간되면 한번 방문해보세요^^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38226457(펭카페 상세정보)
    전소미 : https://www.instagram.com/somsomi0309/(인스타)
    아이즈원(조유리 제외 현재 개인별 sns는 없음) : https://twitter.com/official_izone(트위터), https://www.instagram.com/official_izone/(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zo_glass/(조유리 개인인스타(현재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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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행기에는 잘 알다시피 이제 이륙을 중단할 수 없고 중간에 이상이 생겼더라도 일단은 반드시 떠야 하는 V1 속도라는 게 있는데..
비슷한 개념이 자동차에도 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로 속도가 붙은 채로 교차로와도 충분히 가까워져 버렸으니, 이제는 중간에 신호등이 노란불로 바뀌더라도 서면 안 되고, 급제동이 아니라 그냥 가속을 해서 교차로를 통과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는 속도 말이다. 이런 걸 내비가 안내해 준다면 어떨까.;;

자동차가 존재하고 각 자동차의 상태를 일일이 다 감안하는 지능형 신호 시스템이라도 도입되지 않는 한, 이놈의 노란불 딜레마는 마치 기독교계에서 믿음과 행위, 자유 의지와 예정, 육신과 성령만큼이나 잡음이 끊이지 않는 어려운 문제로 남을 듯하다.
아니면 그냥 자동차 신호등도 남은 시간 카운트다운을 좀 표시해 주면 안 되나..?? -_-;; 부작용이 더 크려나?

2.

  • 자전거로 자동차 도로를 역주행하는 것
  •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차가 1차로를 정속으로 계속 주행하는 것
  • 여러 자동차들이 좌우나 전후로 등속· 동일 간격을 유지하면서 주행하는 것 (일명 떼빙)

음주운전, 과속, 신호위반 따위에 비해서 사람들의 인식이 무척 더디긴 하지만, 위의 사항들은 모두 불법이다. 마음만 먹으면 단속에 걸려서 과태료 딱지 먹어도 할 말 없는 사항이다.

하지만 FM대로 밀어붙이기가 좀 어려운 구석도 있다. 먼저 자전거 얘기. 자전거는 근본적으로 경로 자체가 인도와 차도 사이에 끼여 무척 애매한 위치에 있다. 오토바이도 아니고 겨우 자전거가 인도도 제대로 못 다니고 게다가 한 길에서 상행과 하행을 못 다니니 왕복을 위해 반드시 중앙선 횡단을 해야 하는 건 좀..;; 비현실적이다.

다만, 차도에서 그것도 차가 옆에서 튀어나올 수 있는 교차로 주변에서 자전거가 역주행을 하는 건 몹시 위험해 보이는 짓이니 자제해야겠다. 제아무리 제일 바깥쪽 차선으로 조심스럽게 다닌다고 하더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 주행/추월 차선 얘기다. 도로 정체 상황이 아니라면 중앙선에서 제일 가까운 차선은 추월용으로 언제나 비워 둬야 하며, 딴 차를 추월했으면 자기 자신도 다시 오른쪽으로 2차로 이상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외국에서는 "1차로는 화장실 이용하듯이"(이용한 뒤 곧장 나와라)라는 의식이 딱 박혀 있다. 느린 차들이 모든 차선들을 점유하고 있으면 뒷차 운전자의 심정은 짜증 그 자체일 것이다.

끝으로 줄지어 다니는 떼빙이다. 이건 과속이나 신호 위반이 아니고, 요리조리 차선을 바꾸는 난폭운전은 아니나, 다른 방향으로 난폭 운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여 금지되는 행위이다. 돌발 상황이 많은 도로에서 차량 간격을 아슬아슬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다른 차가 사이에 끼어들지 않게 하는 건 몹시 어렵고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앞의 차가 급정거하게 됐을 때 연쇄 추돌 사고가 날 우려도 있고 말이다. 여러 차량들이 길을 아는 선두차를 따라서 동일 목적지로 갈 때 떼빙을 하기 쉬운데, 요즘 세상엔 내비를 켜서 각자 알아서 찾아가는 게 낫다.

떼빙이나 추월 차선 위반 차량을 적발하려면 건 속도· 신호 위반 단속처럼 특정 지점을 체크하는 게 아니라 구간을 꾸준히 감시해야 하니 현실적으로 난감하며, 무인 기계가 하기는 더욱 힘들 것 같다. 하다못해 구간식 속도 위반 단속도 그냥 시작점과 끝점에서 동일 차량의 통과 시각만 비교하면 되는 반면, 차로 위반은 그런 부류가 아니니까 말이다.

3.
버스 운전사가 운전을 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변속기 스틱을 전방이 아니라 꼭 뒤로 밀더라. 뒤는 짝수단이나 후진이 있는 쪽이다. 버스나 트럭 같은 디젤 차량은 정말로 1단이 아니라 2단에서 출발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1단은 정지 상태에서 오르막을 오를 때에나 필요한 듯.
게다가 내가 최근에 확인을 했을 때는 승객이 더 탈 수 없을 정도로 버스가 초만원이고 그만큼 무거운 상태였다. 그런데도 버스는 아무 탈 없이 2단에서 아주 부드럽게 잘만 출발을 했다. 힘이 딸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내 경험상, 어떤 버스에 따라서는 금방이라도 시동이 꺼질 정도로 부르르 떨리면서 출발하기도 했다. 그건 기사 아저씨가 클러치 조작을 잘못했거나 아예 3단 출발을 시도하기라도 해서 그런 건지 궁금해진다.

또한, 버스는 정지해서 문이 열리기 직전에 '쉬익~ 치익' 공기 빠지는 소리가 나는데.. 그건 운전석을 관찰해 보니 주차 브레이크 같은 걸 조작하는 소리 같다. 아무래도 승용차와는 구조가 다른 듯.
주차 브레이크를 거는 걸 깜빡하고 운전사가 차에서 내렸다가 버스가 슬금슬금 앞뒤로 미끄러지기 시작해서 대형 사고가 나는 동영상을 몇 번 봤었다. 디젤 엔진에 무거운 대형차일수록 1/2 mv^2에서 v가 커지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게 되고, 또 엔진 브레이크의 효력이 약하고 주 브레이크가 무리를 받기도 쉽댄다. 제동 장치를 빡세게 잘 만들고 적절히 활용하는 게 필수이다.

4.
지난 여름에 휴가차 양평으로 가던 길에 국도변의 모 휴게소 주변에서 뜻밖에 득템한 사진이다.
포니도, SMC 덤프트럭도 아니고.. 무려 "제무시" 트럭의 실물을.. 그것도 굴러가는 모습을 조우하게 됐다.
곧바로 사진을 찍었다. 딱 보면 알겠지만, 자동차계의 생생한 노인학대 현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미국 GMC에서 제작한 군용 2.5톤 트럭이 민간에 풀려 나온 것이다.
그리고 GMC를 일본식으로 변형해서 발음하면 '지 에무 씨' → '제무시'가 된다. ㄲㄲㄲ
앞바퀴 휀다의 모양으로 보건대 M602 / M35 / K511 계열이다. 한 196, 70년대에 생산되었던 물건.
군필자 분들은 '육공 트럭'이라고 부르더라.

그런데 진짜로 낡은 원조는 6·25 내지 2차 세계 대전 시절에 생산된 놈도 있다고 한다.
군용차다운 압도적인 무게와 엔진 출력 덕분에 강원도 산길을 오르면서 통나무들을 실어 나르는 실력은 이놈 만한 게 없다고 함.
다만 기름 먹는 하마인 건 각오해야 할 것이고, 심지어 미국 차 아니랄까봐 이런 트럭이 디젤도 아니고 휘발유 엔진 모델도 있다고 한다.

5.
초가삼간도, 산 정상도, 그리고 도로가 극심하게 막힐 때 신호 대기 중의 운전석도 훌륭한 코딩과 작문 공간이다.
너무 맑고 밝은 낮에는 명암차 때문에 바깥 경치와 모니터 화면이 카메라에 동시에 담기지 않는 반면, 흐린 날엔 그게 가능하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동차는 당연한 말이지만 엔진의 경제 속도로 고단 고속으로, 그리고 최대한 관성을 활용해서 나아가고 있어야 연비가 극대화된다. 그 반면, 길이 막혀서 나아가질 못하면 길에서 아까운 기름을 흘리면서 시간은 시간대로, 돈은 돈대로.. 자동차의 가성비는 극악으로 곤두박질친다.
컴퓨터로 치면 메모리가 부족해서 가상 메모리 페이지 파일 교체만 하느라 다른 일을 못 하고 성능이 그냥 곤두박질치는 것에다 비유가 가능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본인은 도로 정체를 매우 싫어한다. 시내 도로보다 2~3배 가까이 우회해서 가더라도 신호 안 받고 연속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 전용 도로가 자동차에게는 이익이고 결과적으로 그게 돈과 시간을 아끼는 경우가 많았다. 자동차 전용 도로마저도 답이 없으면.. 그냥 차 안 가져가고 만다.
그나마 신호 대기 시간에 다른 작업이라도 해서 내 개인 시간이라도 좀 아껴야 할 필요를 느낀다.

6.
속담과 성경 구절 몇 개를 자동차를 배경으로 좀 각색해 보면...
"일찍 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보다 운전자에게 훨씬 더 절실히 와 닿는 속담은 "일찍 도착한 차가 주차 자리를 차지한다"이다.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 4:27)보다 운전자에게 훨씬 더 절실히 와 닿는 말씀은 "옆차에게 (끼어들) 틈을 주지 말라"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11/28 08:31 2015/11/2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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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의자, 피의자, 피고(인), 범죄자
  • 기소유예, 선고유예, 집행유예
  • 구류, 금고, 징역
  • 교도소, 구치소, 유치장, 소년원
  • 밀입국, 불법체류
  • 과태료, 범칙금, 과료, 벌금, 추징금
  • 불법주차, 부정주차

법률 용어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관점이 서로 다른 개념들이 의외로 많다. 이 글에서는 자동차 운전과 관련된 것들을 좀 살펴보도록 하겠다.

신호와 속도는 딱히 악의적이지 않아도 운전자가 경미하게라도 종종 위반하기 쉬운 사항이다. 주변에 차가 없고 위험 요소가 보이지도 않는데, 고지식하게 기다리기 싫고 규정 속도대로만 가기가 싫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게다가 그놈의 노란불 딜레마 때문에 어영부영 하다가 본이 아니게 신호 위반에 걸리기도 하며, 이 때문에 면허 시험에서 떨어지기까지 하면 억울함과 짜증이 최악에 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교통법규 위반을 단순 경범죄 급으로 용인했다가는 도로가 난장판이 되고 교통사고가 폭증할 것이니 누군가는 이걸 단속도 해야 한다. 자동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무겁고 빠르고 단단하고 위험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이런 속도· 신호 위반에 걸렸을 때 우리는 국가에게 돈을 뜯기는데, 그 형태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범칙금 또는 과태료라는 두 형태가 존재한다.
범칙금은 경찰이 실운전자에게 직접 징계를 내리는 관점인지라 돈+벌점 형태이다.
그러나 과태료는 실제 운전자가 아닌 차량 소유주에게 행정부가 제재를 가하는 관점이다. 같은 위반 아이템에 대해서 액수가 범칙금보다 약간 더 높지만(+1만원) 벌점은 없다.

이렇게 체계가 이원화된 이유는 단순히 "너 벌금+벌점 같이 받을래, 아니면 돈 더 내고 벌점은 안 받을래? 골라" 차원이 아니라 더 깊은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도로 위에서의 경미한 위반을 일일이 다 단속하면서 운전자들을 사법부 차원의 형벌을 내려서 범죄자· 전과자로 만드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그리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보다 아랫단에서 더 가볍고 뒤끝 없는(?) 처벌을 선택하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또한 더 근본적인 이유로는, 무인 카메라 단속에 걸린 건 현장에서 경찰에게 걸렸을 때와는 달리 면허증을 까고 실운전자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는 과태료 또는 범칙금 선택의 형태로 고지서가 날아온다. 교통법규의 위반에 대해서 실운전자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니까.
이런 단속 방식과 관점, 단속 명의의 차이로 인해 범칙금과 과태료라는 두 체계가 공존하는 것이다. 뭐,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원래는 범칙금이 원칙이긴 하지만.

땅은 좁은데 차가 너무 많은 관계로, 운전을 마친 뒤엔 불법 주정차도 운전자들이 꽤 자주 저지르는 위반 사항이다. 이로 인해 정부 기관에게 단속을 당했다면 그때는 운전자가 현장에 없으니 선택의 여지 없이 차주에게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긴, 애초에 주정차 단속은 구청/시청 공무원이 하지, 경찰이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주차 위반 과태료는 일찍 내면 원래 내는 금액의 20%를 깎아 주는 듯하다.

과태료(행정부)와 범칙금(경찰)의 관계는 이렇게 설명이 됐는데..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을 때 뜯기는 돈은 과태료나 범칙금이 아니라 "벌금"이다. 이것은 집행 주체가 사법부이며(= 판사의 판결), 똑같이 돈을 내더라도 집행유예만큼이나 전과가 남는 대단히 무거운 처벌이다.
음주운전 정도면 사고 안 낸 초범이어도 액수부터가 수십~수백만 원급으로 나오니 단순 속도· 신호 위반 과태료와는 차원이 다르다. 또한 벌금형까지 받은 사람이라면 공무원 내지 직업 군인 진로에도 애로사항이 꽃피게 된다.

과료는 그냥 벌금의 다운사이즈 버전으로, 이 역시 과태료나 범칙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주로 쓰레기 무단 투기나 노상방뇨 같은 경범죄를 저지르다 걸렸을 때 부과되는데, 현실에서는 이것도 사법부 주관의 과료보다는 경찰 주관의 범칙금 형태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주차 얘기가 잠깐 나왔으니 말인데, 불법주차와 부정주차의 차이는 이러하다.

  • 불법주차: 어떤 자동차라도 세워진 채 공간을 차지해서는 안 되는 곳이다. 다른 차의 교통 흐름에 지장을 주고 시야를 가려서 사고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대로변을 포함해 교차로, 횡단보도, 버스 정류장, 소화전의 근처는 더욱 그러하다.
  • 부정주차: 차를 세울 수는 있는 곳이지만 그 차가 네 차는 아니다. ㄲㄲㄲㄲ 주로 거주지 우선 주차 구역이나 골목길, 아파트 단지 안이 이런 곳에 속한다.

그러니 불법주차는 길에 대해서 public한 성격이 강한 반면, 부정주차는 어떤 공간에 대해서 private한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지방 정부가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을 정하기도 하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불법뿐만 아니라 부정 주차를 단속하기도 한다.

구석에 주황색 실선이 그어진 도로는 원래 주· 정차가 모두 금지되는 곳이지만 현실에서는 불법 주차된 차들이 많고 관례적으로 단속도 없이 그 관행이 묵인되는 곳도 왕왕 있다.

단, 위의 모든 규정에는 예외가 있다. 긴급 자동차를 비켜 주는 등 지극히 정당한 사유로 인해 정지선을 넘고 신호를 좀 위반한 거라면, 상황 입증만 가능하면 과태료 부과는 당연히 면제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차 위반도 정당한 사유로 인해 불가피하게 한 것이 인정되면 마찬가지로 구제 방법이 있으니 더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을 검색해서 찾아 보면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5/06/13 08:28 2015/06/1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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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빡션 2015/06/26 03:34 # M/D Reply Permalink

    미국에 와서 미국과 한국의 운전 문화를 비교해 보니까 많은 생각이 듭니다. 미국 와서 운전하기 전에는 정지 표지판이 이렇게 무서운 건지 몰랐거든요. 주차 위반도 한국하고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과태료가 세다고 하네요. ㅎㅎ

    1. 사무엘 2015/06/26 10:24 # M/D Permalink

      빡션 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반갑습니다! 잘 지내시죠?
      저도 미국에 한번 여행 간 적이 있었을 때, 신호등 없는 시골 사거리에서는 아무리 주변이 텅 비어 있어도 차들이 무조건 정지했다가 출발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섰다가 다시 출발하는 건 연비면에서도 굉장히 안 좋았을 텐데.. 그래도 더 큰 비효율과 손해를 예방하려는 조치이겠죠?
      또한, 거기는 마이카 시대 자체가 우리나라보다 반세기나 앞선 동네이니 운전 문화도 더 일찍부터 성숙했다고 봐야 할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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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전 중에 수시로: 눈치껏 차선 바꾸고 잘 끼어들고 들이대기 (배짱과 순발력)
2. 운전하는 전체 시간 내내: 한눈팔지 말고 앞차가 갑자기 서 버리거나 길 옆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는 상황에 대비하기 (멘탈의 지구력이 뛰어나야 함)
3. 목적지에 도착한 후: 이 차가 차지하는 공간과 최소 회전반경을 숙지하여, 좁은 곳에서도 차 안 긁고 주차 잘 하기 (공간 감각)

(0. 운전하기 전 평소에 최소한의 자동차 점검 내지 정비 능력, 그리고 차량 고장이나 사고 발생시 멘붕·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능력)

이들이 서로 완전히 별도의 독립적인 영역을 차지하는 게 틀림없다.
운전 학원에서 교육하고 면허 시험을 치는 내용도 이런 분야에 맞춰서 편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각종 운전 잡설.
승용차는 내 몸뿐만 아니라 나만의 자그마한 개인 공간을 함께 이동시켜 주는 물건이며, 대중교통과는 달리 차를 타러 가고 기다리고 갈아타는 과정에서 까먹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굉장히 아껴 준다.

또한 이동 과정에서 급격한 환경 변화나 온도 변화를 야기시키지 않아서 더욱 좋다. 그런 외부 요인으로 인해 몸에 피곤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때문에 사람의 업무 능률과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 가령, 밖에서는 추워서 옷을 껴입고 있다가 지하철 안에서는 더워서 옷을 벗는 식으로 온도 조절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

밖에 비가 내리고 있으면 대중교통에 비해 자가용의 아늑함, 안락함과 편리함이 크게 증가한다. 비록 도로 사정 때문에 신속함(속도)은 별로 증가하지 않을지 모르더라도 말이다.

본인도 비 내리는 밤에 차에서 야영을 하는 걸 매우 좋아한다. 그러나 비는 차의 외형을 매우 더럽힌다는 점에서는 악재이다. 그 빗물이 흐르다가 마르면 물방울 모양으로 온갖 더러운 흙먼지 자국이 차의 표면에 남기 때문이다.

본인은 처음에는 “어제 세차했는데 오늘 비 오네”라는 푸념이, 굳이 세차를 할 필요가 없는데 해 버렸다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다. 저 말은 어제 기껏 세차를 해 놓은 게 또 아무 소용 없어지게(=차가 더러워지게) 생겼다는 뜻이다.

비 오는 날 밤의 운전은 비와 야간이라는 두 변수가 합쳐져서 매우 까다롭다. 빗물 때문에 도로가 미끄럽고 더 위험하니 평상시보다 감속이 필수인데, 시야 확보도 잘 안 된다. 단순히 전방 시야뿐만 아니라 본인이 현실적으로 가장 절실하게 체험한 애로사항은.. 도로의 차선이나 횡단보도 정지선조차도 제대로 안 보인다는 것이다.

* 에어컨
요즘 날씨가 날씨인지라 요 근래부터는 드디어 전구간 에어컨을 켠 채로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정체 없는 자동차 전용 도로를 경제 속도로 원활히 주행하고 나면, 평소에 연비는 12km/l대는 거뜬히 나오는 편이었다.
그랬는데 이번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아주 원활하게 주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찍힌 주행 연비는 10.xkm대.

에어컨이 연비를 10~20% 가까이 깎아먹는다는 말은 사실인 듯했다. 실험으로 입증됐다.
에어컨을 켰다고 해서 차가 딱히 더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이지는 않았으나, 연비는 슬그머니 떨어져 있었다.

힘 좋은 디젤보다는 휘발유 차량이, 그리고 대형차보다는 저배기량의 소형차· 경차일수록 에어컨 틀 때 차가 타격을 받고 휘청이는 정도가 더 커진다.
에어컨을 가동하면 엔진룸 쪽에서 무슨 기계가 추가로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옛날에 만들어진 소형차의 경우 차 엔진 회전수가 대놓고 살짝 더 올라가기까지 한다.

자전거를 몰아 보면, 헤드라이트를 켜기 위해 바퀴에다 소형 회전 발전기만 좀 연결시켜도 그 발전기의 오버헤드 때문에 자전거 페달 밟는 게 약간이나마 더 힘들어진다. 하물며 자동차의 엔진에는 발전기가 상시 연결되어 있는데, 거기에다 에어컨 실외기뻘 되는 공기 압축기까지 연결되니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것이다.

에어컨의 전력 소비량은 자동차에서 최상급으로 전기 많이 잡아먹는 부품인 헤드라이트보다도 수 배 이상 더 많다고 한다.
그러니 헤드라이트에 에어컨을 다 켜고 와이퍼까지 켜는 비 내리는 여름 밤에는, 성능이 시원찮은 소형차의 경우 주행 중에도 배터리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고 한다.

단, 이 에어컨의 전력 소비량이라는 게 안 그래도 엔진 힘까지 쭉쭉 빼 쓰고서 그것도 모자라서 또 전기까지 추가로 그렇게 별도로 쓴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설마?
추운 겨울에 히터는 엔진열을 이용해서 송풍기만 가동하여 거의 공짜로 가동할 수 있지만, 반대로 열을 밖으로 빼내는 건 이렇게 어렵고 힘든 일인 것이다.

온도 말고 단순히 송풍기의 세기만을 바꾸는 건 어차피 연비에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걸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앗싸리 에어컨 트는 게 나은지, 아니면 창문만 열어서 차라리 공기 저항으로 인해 연비가 떨어지는 게 더 나은지는... 이렇다 할 답이 없는 듯하다. 둘이 어차피 비슷하게 비효율적이니, 차라리 에어컨 틀어서 정숙하게 주행하는 게 대체로 더 낫다는 게 중론인 듯. (물론 당장 차의 동력 효율뿐만이 아니라 지구와 환경까지 거시적으로 생각한다면, 에어컨이 치르는 대가가 더 크겠지만 말이다.)

또한 이건 바꿔 말하자면, 공기 저항이 에어컨에 필적할 정도로 차의 성능을 깎아먹는 주범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4/06/07 08:24 2014/06/0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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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내리막 길가에다 차를 평행주차로 세울 일이 있었다.

주차를 막 마쳤는데, 내 차의 앞에 세워져 있던 차가 곧 출발하여 나갔다. 그래서 나는 내 차를 앞차가 있던 자리로 옮기려고 마음먹었다.
내리막길이니까 차를 움직이기 위해 굳이 시동을 켜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래서 키를 on으로만 옮기고, 변속기를 N으로 옮겼다. 차는 슬슬 미끄러져 내려갔으며, 어느 정도 이동했을 때 난 브레이크를 밟고 변속기를 P로 바꿨다.

그런데, 이때 무심코 핸들을 돌려 봤는데 난 굉장히 놀랐다. on 상태이니 핸들이 완전히 잠긴 건 아니지만 조향하기가 끔찍할 정도로 힘들어져 있었다. 차 핸들이 이렇게 무거울 수도 있다는 걸 난생 처음 체험했다.

우와, 이것이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파워스티어링의 위력이었던가. 원래 그게 공짜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게 없는 차는 무거운 핸들 조작 때문에 특히 주차가 정말 어려웠겠다. 파워스티어링은 엔진의 동력을 이용해서 핸들을 가볍게 하기 때문에, 엔진 공회전 중에 핸들을 급조작해 보면, 심지어 엔진 회전수가 살짝 올라가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에어컨만 엔진 동력을 잡아먹는 게 아니다.

또한 얘는 핸들을 가볍게만 하는 게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역으로 조작을 무겁게도 바꾼다. 고속 주행 중에는 반대로 핸들 조작이 너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겪은 후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조금 더 앞으로 가게 해도 될 것 같아서 변속기를 다시 N으로 바꿔서 차를 미끄러져 내려가게 해 봤다. 이번엔 차의 다른 반응 때문에 놀랐다. 아까 전까지 동작하던 풋 브레이크가 더 밟히지 않고 동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급히 주차 브레이크와 변속기 P 모드로 차를 다시 세웠다.

역시나 듣던 대로 자동차의 풋 브레이크는 무슨 자전거의 브레이크처럼 오프라인 상태에서 언제나 동작하는 게 아니다. 시동이 꺼진 뒤에는 마치 리드 오르간처럼 공기압이 남아 있는 동안만 일시적으로(한두 번 밟는 것) 작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에는 움직이는 동안 강하게 제동을 거는 풋 브레이크와, 세워진 차를 미끄러지지 않게 고정하는 역할만 하는 주차 브레이크 계통이 둘 다 존재하는 것이다. 후자는 전자보다 제동력이 약하지만 그래도 stateless하고 언제나 동작한다.

요컨대, 자동차가 엔진 시동이 꺼지면 핸들이 무거워지고 풋 브레이크가 시한부로 바뀐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느냐 하면..
차가 급발진을 하면 시동만 끄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

시동이 꺼지면 급발진의 동력원만 끊어지는 게 아니라, 파워스티어링과 브레이크의 동작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도 끊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보다 강하게 핸들을 돌려서 안전한 곳으로 차를 잘 조향해야 하며, 브레이크도 유압이 남아 있을 때 기회가 한 번뿐이니 이때 필사적으로 세게 밟아서 차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내리막에서 차를 시동 안 켜고 약간만 미끄러져 내려가게 하는 것도 조심해야 해야겠다. 덜덜~

Posted by 사무엘

2013/12/28 19:36 2013/12/2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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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 관련 이야기

※ 자차를 굴리면서 예전에 겪은 에피소드들을 한데 엮었다. SNS에다가는 꽤 옛날에 올렸음. 본격 사무엘 님 차덕 인증글. ㄲㄲ

1.

동부 간선 도로는 의정부에서 시작하여 중랑천을 따라 서울 지하철 7호선과 비슷한 선형으로 쭉 내려가다가 한양대 근처에서 강변북로와 합류하는 걸로 끝난다.
그러나 사실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잠시 강변북로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가 청담 대교로 빠지는 곳부터 다시 동부 간선 도로가 계속된다. 이 길은 잘 알다시피 분당-수서 고속화도로와 직결되어 성남, 분당, 판교 방면으로 간다.

동부 간선 도로(서울)와 분당-수서 고속화도로(경기도 성남)는 딱히 구분 없이 동일한 길인 것 같지만 주변을 잘 관찰해 보면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딱 복정 교차로를 지나고부터 행정구역이 서울에서 성남으로 바뀐다. 그리고 서울 구간은 최대 시속이 80km이던 것이 성남부터는 90km로 상향 조정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밤에 몰아 보면 두 도로는 가로등의 색깔도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서울 구간은 불빛이 흰색 계통인 반면, 경기도 구간은 노란(혹은 오렌지색) 나트륨등이다. 그리고 밝기도 서울 구간이 더 밝아서 지역이 바뀌면 도로 주변의 분위기까지 달라지는 느낌이다.

흰색 불빛이 노란색 불빛으로 바뀌는 경험이 웬지 낯익고 익숙한 것 같아서 기억을 더듬어 보니, 잠재의식 속에 서울 지하철 5호선이 떠올랐다. 일반 지하철 터널 내부엔 흰 형광등이 있지만 하저 터널(마포-여의나루, 광나루-천호) 내부엔 노란 나트륨등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도 이런 것을 보니 광경이 꽤 낯익고 친숙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동안에도 철도는 언제나 나의 기억을 지배하고 있다!

2.

그건 그렇고 난 올겨울은 차에서 자는 데 재미 붙이며 보냈다. 운전하는 것 자체만큼이나 이것도 좋다.
밖은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지만, 차 안에서 옷 껴 입고 이불 뒤집어쓰고 뒷좌석에 누우면 따스함과 아늑함 그 자체이다. 날씨가 추울수록 더욱 차에서 지내고 싶어진다.

게다가 요즘은 차에서 지내도 땀으로 흠뻑 젖을 걱정, 모기에 물릴 걱정을 안 해도 되니 얼마나 고맙고 좋은지 모른다.
차는 내 이동식 텐트(장막??)이고 아지트이고 내 사무실이기도 하다. 독서와 프로그래밍, 웹서핑도 차에서..

3.

작년 말엔 주유를 한 뒤 한 달 동안 소비한 기름의 양과 차가 달린 거리를 토대로, 내 차의 평균 연비를 한번 계산해 봤다.
일주일에 한두 번 운전하는 꼴이고, 37리터를 주유해서 370km를 좀 덜 갔기 때문에, 어림잡아도 리터 당 거의 9.5~10km 가까이가 나왔다.
이것은 차가 도로 정체 때문에 제대로 못 가고 삽질한 것, 주차장에서 뺑뺑이 친 것, 골목길을 헤매던 것 등 말 그대로 차가 겪었던 모든 상황을 감안한 전체 연비이다.

그런데 경차급이 아닌 크기의 휘발유 차로 전체 연비가 그만치 나왔다고 내가 얘기하자, 회사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너 정말 곱게 몰고 천천히 가고, 정속 주행만 했나 보구나?”라고 내게 물었다.

내가 차를 몰고 가는 목적지는 대부분 교회나 회사이다. 이때는 대부분의 구간을 강변북로와 분당-수서 고속화도로라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정체 시간대를 최대한 피해서 딱 시속 80~90km을 유지하며 쌩쌩 달린다. 평균 이상의 연비는 이런 데서 다 나왔음이 틀림없다.

물론 나도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 뻗지, 민폐 끼치면서까지 무작정 천천히만 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최대한 급가속· 급제동을 안 하고 부드럽게 출발하고, 언제든 관성을 이용하려 애쓴다. 어지간해서는 엔진 rpm을 2000을 안 넘기려 한다.
아무튼, 내 운전 습관이 좋았다는 걸 연비를 통해 입증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4.

그리고 차를 몰면서 피할 수 없는 주차 문제.
하루는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구청 직원이 불법 주차 단속을 하는 장면을 처음으로 직접 목격했다.
저녁 7시 무렵이었는데 이 시간대에도 실제로 이렇게 불시에 단속을 하는구나.

유니폼도 안 입고 겉으로는 전혀 티가 안 나는 중년 남자 두 명이 PDA를 두드리고 휴대용 프린터로 과태료 고지서를 즉석에서 인쇄하더니, 차 와이퍼에다 끼워 놓는 것이었다. 그리고 디카로 위반 장면 인증샷을 찍어 갔다.
길가에 세워져 있던 10여 대의 차들이 모조리 다 과태료크리를 맞았다. 승용차는 4만원. 하지만 빨리 내면 20%가 감경되어 3만 2천원.

나도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기 귀찮아서 차를 한번 길가에다 한 3시간쯤 댔는데 결국 과태료를 먹은 적이 있었던지라 한편으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교차로나 횡단보도, 버스 정류장이야 가중 처벌을 해도 시원찮을 주차 금지 구역이지만, 한적하고 어차피 주변 차량 통행에 지장 안 주는 곳은 좀 봐 주면 안 되나 싶기도 하고.. -_-;;;

그런데 내가 과태료를 먹었던 위치에는 나중에 가 보면 또 다른 차들이 세워져 있고 또 어김없이 단속을 당해 과태료 고지서가 끼워져 있곤 했다. 다른 차들이 쭈욱 세워져 있는 걸 보고는, 나도 되는 줄 알고 세웠다가 싹 다 큰코다치는 일이 반복된다. 한 운전자의 경험이 다른 운전자에게 전수가 안 되니, 이게 국가 세수의 증가에는 도움이 되는구나.

그래도 과태료만으로 끝나는 게 일반 커피라면, 아예 견인까지 당하는 건 TOP이다.. -_- 차량 보관소까지 찾아가는 데 드는 교통비와 시간, 견인비, 보관료 등등.. 마치 집행유예 기간에 또 범죄를 저지르다 걸려서 형량이 늘듯이, 깨지는 돈과 스트레스와 멘탈 붕괴 정도가 왕창 뻥튀기되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2/06 08:21 2013/02/0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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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ist

  1. Paul Sohn 2013/02/07 02:28 # M/D Reply Permalink

    예?
    철덕에 차덕까지 되셨습니까?

    꿈이고 희망이고 없네요 이제는

  2. 세벌 2013/02/07 08:03 # M/D Reply Permalink

    앗! 지하철과 기차만 이용하시는 줄 알았더니... 차 운전도 하시는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세벌식도 널리 알려주시길.

  3. 사무엘 2013/02/07 09:35 # M/D Reply Permalink

    Paul Sohn, 세벌:
    그래서 언젠가는 철과 차를 결합하여 지하철역과 주차장의 연계 정보 같은 글도 쓸 겁니다. ㅎㅎ
    (하지만 평소에 회사 통근 수단은 여전히 지하철+자전거이고, 자동차 주행 거리는 1년에 5000km가 채 안 될 정도로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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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에 재미 붙이다

1. 운전에 재미 붙이다

자동차는 마치 내 신체의 일부라도 된 듯, 가속 페달만 밟으면 내가 원하는 대로 쓰윽 나아가니,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신기하고 대단한 물건이 아닐수 없다.

단지 사고가 났다 하면 온갖 험한 꼴 보면서 정말 인생에 애로사항이 알록달록 꽃피게 되며, 더구나 그게 나만 잘한다고 100% 예방 가능한 게 아니어서 문제일 뿐.. -_-;;
또한 돈 씀씀이의 레벨이 예전에 비해 상당히 올라간다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 BMW(버스, 지하철, 도보)만 이용하던 시절엔 기름값, 주차비, 운전자 보험 같은 개념을 생각할 일 자체가 없지 않았던가.

도로 정체, 기름값, 주차라는 3대 난제를 생각하면 차를 가져가는 데 부담이 느껴지나,
날씨가 안 좋고 시간이 늦어질수록 귀가할 때 차 생각은 더욱 간절해진다.
심야에는 대중교통은 차가 뜸해지고 이용하기 어려워지며, 반대로 도로는 더욱 한산해지니 자가용의 경쟁력이 크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심야 총알 택시가 있긴 하지만 이때는 역시 재정의 압박이.. -_-;;

본인은 엄청난 옛날, 아직 철덕이 되기도 전이던 2003년 초에 면허를 땄다.
하지만 무려 2011년이 돼서야,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차를 몬 것보다 더욱 운전을 많이 했다.
대학원생이다 보니 이런 블랙코미디가 문득 떠오르더라.
이게 박사 학위를 따는 때(먼허)와 교수 되는 때의 간극(자가용 장만&운전)처럼 되는 건 아닌지. -_-;;;
그때까진 그럼 학위도 장롱 학위나 마찬가지인 건가. ㄲㄲㄲㄲㄲ

처음에는 차들이 쌩쌩 들어가는 도로로 들어가는 게 겁나기도 했고, 차선 바꾸거나 주차하는 게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였다. 모든 게 생소하고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그것도 몇 번 하고 나니까 진짜 '감'이 온다. 어려울 것 하나도 없다. 악기를 익히는 것과 비슷하다.
어느 정도 배짱도 생기고, 나 역시 상황에 따라서는 앞차를 경적 누르면서 갈구기도 하는 경지에 올랐다.

도로가 한산한 밤에 혼자 차 몰고 나들이 갔다 오면서 운전 알파테스트를 하다가 이내 남까지 태워다 주게 됐다. 차키를 쥐고 있으니 정말 절대권력을 쥔 느낌이었다.
비록 지금은 내가 전철을 타고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차를 갖고 나갈 수도 있는 상태에서 일부러 전철을 타는 것하고, 차가 아예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이 전철을 타는 것은 마음 상태가 서로 완전히 다르다.

차가 좋아서 한적한 도로에 차 세워 놓고 안에서 혼자 그냥 자기도-_-;; 했는데, 이것만으로도 마치 텐트 치고 야영 온 느낌이었다.
일요일 아침에는 도로 정체가 없기 때문에 운전하기엔 최적. 교회에는 차를 가져가는 빈도가 차츰 높아지기 시작했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운전하니까 좋다.

일각에서는, 자가용 운전에 재미 붙임으로써 본인의 철덕 기질도 상대적으로 한풀 꺾일 거라고 벌써부터 기대하는 분이 있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 아직까지는 과연 글쎄다.
내가 운전하면서 맨날 뭘 듣는지를 지켜본다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ㅋㅋㅋㅋㅋ

내가 교회를 안 다녔으면, 차가 있으면 주말마다 일단 서울 교외선과 중앙선의 간이역 답사부터 하러 돌아다녔지 싶다.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타입이 아니고, 등산도 싫어하고, 혼자서 프로그래밍도 안 하면 그럼 뭘 하겠는가?
아무튼, 부모님이 물려주신 목숨과 자동차는 하나뿐이다. 둘 다 안 아프고 간수 잘 하는 게 효도하는 길 되겠다. ^^

2. 관련 잡설들

- 산업 혁명 시절에 다른 분야도 그랬지만, 자동차 역시 기존 마차 업계들로부터 밥그릇 빼앗는다고 미움을 많이 받았다. 그런 데다 교통사고까지 빈번하니까 영국이던가 미국이던가? 20세기 초에 쟤네들의 로비 덕분에 말도 안 되는 조항이 만들어지기도 했던 걸 아시는지? 사고 예방을 위해 자동차는 시속 10km대의 속도로만 가도록 하고, 앞에서 조수가 빨간 깃발을 흔들면서 비키라고 경고하라고..;; 자동차를 완전 고자로 만들어서 굴리는 거구만.. -_-

- 198, 90년대에는 유난히도 환경과 관련된 섬뜩한 괴담이 많이 나돌고 캠페인도 많이 벌어졌었다. 그런 노력 덕분일까? 지금도 비록 서울 공기가 그리 맑다고 볼 수는 없지만, 수십 년 동안 그렇게도 많은 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웠는데도 반세기 전의 영국 같은 스모그가 안 생기고 시민들이 전부 호흡기에 병 걸리고 죽지 않는 걸 보면 정부와 기업에서 환경 정화를 위해서 지금까지 노력을 많이 하긴 했다. 시꺼먼 매연을 뿜는 시내버스들은 거의 다 천연가스 엔진으로 바뀌고, 자동차 회사들도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기술을 공돌이들을 갈아넣어서 충분히 개발했다.

(얼마 전엔, 지난 2003년에 단종된 현대 갤로퍼가 연기를 뿜으며 달리는 걸 본 적이 있었다.별로 크지도 않은 차에서 나오는 시꺼먼 매연을 보니, 갤로퍼가 환경 기준을 만족 못 하고 왜 진작에 단종됐는지를 알 것 같았다.)

- 컴퓨터 프로그래밍 세계에 memory leak가 있다면, 자동차에는 battery leak가 있다. 시동이 꺼졌는데 실내등, 계기판의 각종 불빛 따위가 켜져 있는 채로 차가 장시간 방치되면, 그 다음에 그 차는 배터리가 방전되어 시동을 걸 수가 없어진다. -_-;; 옆에 다른 차가 있고 배터리 연결이라도 가능하다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하면 영락없이 보험사 콜.. -_- 자동차에도 battery leak을 감지하거나 시동 가능을 위한 최소 전력까지만 전기 사용을 허용하는 그런 장치는 없으려나 모르겠다.

- 그런데, 시동을 켜서 발전기가 계속 돌아가고 있다고 해도 능사는 아닌 것이, 에어컨과 헤드라이트는 오늘날의 자동차에도 상당히 무리를 주긴 하는가 보다. 특히 둘을 모두 가동해야 하는 여름 밤의 운전은 정말 최악이라고...;; 시동을 걸고 차를 주행하고 있더라도 발전량이 전력 소비량을 못 따라갈 수 있기 때문에, 에어컨은 주기적으로 껐다가 다시 가동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시동이 꺼지면서 동작이 자동으로 멈추는 전자 기기라 하더라도, 미리 그걸 스위치를 눌러서 직접 끈 뒤에 시동을 끄는 게 여러 모로 차에 좋다고 한다. 에어컨은 두말 할 나위도 없고.

- 옛날에는 축전지가 들어가는 물건 자체가 자동차, 노트북 컴퓨터, 워크맨 외에는 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랬는데 1990년대 말부터 휴대전화부터 시작해서 온갖 전자 기기들이 보급되면서 이 구도도 바뀌었다. 자동차의 부품으로는 '밧데리'라는 말도 많이 쓰였는데, 오늘날은 확실하게 배터리라고 표현이 바뀐 것 같다.

- 어휘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한국은 외래어의 원형 그대로 축약을 잘 안 한다.
일본은 play station도 그냥 '프레스테'라고 줄이고, shock absorber를 '쇼바'라고, 텔레비전을 '테레비'라고 뚝뚝 편한 대로 잘 줄이는데,
한국은 도이칠란트 대신 그냥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대신 호주, 에스컬레이터 대신 E/S, 텔레비전 대신 그냥 TV, 남캘리포니아 대신 남가주 등 영어 이니셜이나 차라리 한자어를 쓰고 마는가 보다.
자동차 용어 중에서도 조금만 생각하면 이런 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1/09/12 08:29 2011/09/1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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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사신 2011/09/12 09:04 # M/D Reply Permalink

    1. 대학 졸업이 머지 않았지만, 아직도 면허 없이 삽니다. 딱히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아서 안 따게 되는 것 같네요.

    2. 마음의 소리라는 웹툰에서 고속도로의 왕은 무면허자라고 하더라고요. 남들 다 운전할 때 혼자서 뒤에 앉아서 갈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남들 힘들게 운전하는데, 뒤에 앉아서 "나는 운전을 못하게 법으로 보호 받고 있어"라는 멘트를 날리는 것이 기억에 남네요.

    1. 사무엘 2011/09/12 17:05 # M/D Permalink

      저도 대학 졸업하던 시절엔 언제쯤에나 운전대 잡을지 까마득했습니다. 저 역시 수능 끝나자마자 바로 면허 딴 친구들에 비하면 그리 이른 편은 아니기도 했구요.
      물론 지금은 부모님으로부터도 "이제 자세가 갖춰졌군. 안심하고 너에게 운전대 맡겨도 되겠다" 인증 받은 상태입니다. ㅎ

      그나저나,
      전 평소에 앞에 무단횡단 하는 사람이 있으면 막 경적 누르면서 갈구곤 했는데, 울 어머니 왈, 큰일 날 짓이라고 절대 그러지 말라고 나무라시더군요. 우리나라 법이란 게, 나쁜 마음 먹은 보행자가 일부러 드러눕기라도 하면 바가지는 운전자가 모조리 뒤집어쓰는 구조라고 합니다. 고속도로 정도의 자동차 전용 도로가 아닌 이상 말이에요.

      참고로 저는 스피드광이나 난폭운전 따위와는 담을 싼 타입이니 오해 마시구요..;;
      저는 무리하게 끼어드는 걸 싫어하며, 가능한 한 엔진 회전수를 2000 안 넘기고 운전하려 노력합니다. 안전은 둘째치고라도, 기름 덜 들이고 운전하고 싶어서 말이지요.

  2. 삼각형 2011/09/12 17:55 # M/D Reply Permalink

    1. 각종 덕질이 오묘하게 결합된 글이군요.
    '간극'이라던가, '운전 알파테스트', '절대 권력' 등 용어가 범상치 않습니다.

    2. '부모님이 물려주신 목숨과 자동차는 하나뿐'에선 흠좀무.

    3. 요즘도 기계가 사람의 직업을 빼앗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옛날처럼 기계에 태러는 안합니다만.

    기계가 싸게 생산한 덕분에 제조업의 인력 비중이 줄었을지는 몰라도 상품이 대량생산되고 여유로워진 사람들을 위해 서비스업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기계를 설계하고 제어하는 직업이 생겨냤죠. 사람들의 직업이 변화했을 뿐이지 기계나 기술이 사람의 직업을 빼앗은건 아닙니다.

    다만 신앙으로 봤을 때는 훨씬 악한 구조를 만들었다는데는 이의가 없습니다. 도시화와 세계화는 말세로 가는 지름길이니.

    1. 사무엘 2011/09/12 17:02 # M/D Permalink

      덕질 빼면 이곳 글 읽을 맛이 나겠습니까. ㄲㄲㄲㄲㄲㄲㄲ
      글 본문에다 넣을까 말까 하다가 안 넣었습니다만,
      자동차와 컴퓨터를 몹시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저의 지론은, 과학 기술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며 그게 발달하는 것 자체는 결코 나쁜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사회가 성경적으로 건전할 때는 기술자와 엔지니어가 대접받았고, 인류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인간을 단순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킨 훌륭한 과학 기술이 잔뜩 개발되었습니다.

      산업화, 근대화 이전에는 그때대로 원시적인 사회 구조를 이용한 온갖 비리와 죄악이 판을 쳤으며 자연과 벗삼고 살아도 각종 질병 때문에 인간의 평균 수명은 지금보다 더 낮았죠. 저는 그래서 무조건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식의 주장에는 코웃음 치는 편이지요(삼각형 님도 그걸 주장하시는 건 물론 아닐 테고).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저는 일본 대지진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발전의 적극 찬성론자이기도 합니다. -_-;;

      그리고 하나 더.. 자동차의 대체 에너지 기술이 기존 정유 업계와 정부 당국(기름에 걸린 무지막지한 세금!!)으로부터 엄청나게 미움을 받고 있다는 음모론도 나돌죠. 전 그렇게 별로 신뢰는 안 합니다.

  3. 소범준 2011/09/12 23:53 # M/D Reply Permalink

    1. 저는 이제 곧 도로 주행 연습을 나가는 몸이네요.
    저도 요샌 운전대 앞에 앉으면 어떻게 운전을 잘 할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듯..ㄲㄲㄲㅎ;

    2. 주의사신님 말처럼 저도 아직까진 무면허자의 희로애락을 좀 느끼고 있는 중이죠..
    근데 운전을 실제로 시작하게 될 때를 생각해 보니 몰려드는 애로 사항이 정말 이만저만이 아니겠더군요.
    게다가 운전대를 잡은 자로서 무거워지는 어깨와 마음은 또 어찌하겠는가...__;

    3. 좋은 글 감사합니다.^^

    1. 사무엘 2011/09/13 14:16 # M/D Permalink

      아무래도 학생일 때가 당장 차 몰 일은 없어도 면허 따 두기엔 좋은 때죠.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닌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직접 내 차를 몰아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차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죠.
      요 21:18을 영적-_-으로 적용해 보면, 자가교통과 대중교통의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연애-_- 할 때 괜히 차가 필요한 게 아니지요.

  4. 김기윤 2011/09/14 22:49 # M/D Reply Permalink

    면허는 있지만, 아직 몰아볼 기회가 없습니다. 한참 동안 장롱신세를 질 듯 합니다(......)

    보험 문제로 인해 당분간 몰아볼 일은 없겠지만, 엄마의 경우를 볼 때 보험문제가 해결되면 한동안은 어딜가나 제가 가족의 운전수가 될 듯 합니다.

    1. 사무엘 2011/09/15 06:58 # M/D Permalink

      네, 아마 만 25세인가 26세 전에는 운전자 보험 때문에 바로 차 몰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뭐, 그 뒤부터는.. 운전셔틀 당ㅋ첨ㅋ이겠지만,
      차 모는 건 힘든 것 이상으로 재미있습니다. 피곤해 죽겠는데 생업으로 억지로 모는 것만 아니면 말이죠.

  5. 사무엘 2011/09/21 22:26 # M/D Reply Permalink

    지난 주말엔 난생 처음으로 예비군 훈련에 자가용을 몰고 다녀왔다.
    대중교통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빠르고 편안하게 귀가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정차(특히 신호 대기) 중일 때 기어를 N으로 해 놓는 게 좋을까?
    난 평지에서 브레이크에서 발을 좀 떼고 싶을 때 N으로 놓긴 하지만, 딱히 연비를 생각해서 그러지는 않았다.
    엔진이 돌아가는 건 D나 N이나 똑같기 때문에 딱히 연비 차이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TV에 나온 에코 운전 전문가는 N으로 하는 게 연료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고 그러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마치, 과거에 휴대전화를 그냥 폴더를 닫냐, '통화 종료' 버튼을 반드시 누르고 폴더를 닫냐에 대해 옥신각신하던 그런 부류의 이슈 같다.

    1. 소범준 2011/09/22 08:27 # M/D Permalink

      네. N에 맞춰놓으면 정지 시 엔진의 공회전을 줄여준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막은 저도 기억이 잘 안나지만 학원 강사가 그렇게 알려주더군요.ㅎ

  6. 소범준 2011/10/30 20:27 # M/D Reply Permalink

    참고로 저 어제 마침내 도로 주행 시험에 합격하고 면허 취득했습니다.^^(그것도 무려 3번-_-만에)
    면허증은 내일 받으러 오랍니다.

    1. 사무엘 2011/10/31 09:22 # M/D Permalink

      드디어 운전자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안전운전 하세요. ㅋㅋ
      경험상,

      자동차 학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부족한 스킬: 차선 바꾸기와 끼어들기, 주차
      별도로 공부해야 할 스킬: 자동차 정비, 관련 법규, 사고 시 대처 요령 등

      하지만 아마 운전자 보험 같은 여러 이유 때문에 실질적으로 차를 모는 건 만 25~26세 이후쯤부터가 될 것 같네요. 군대도 갔다 오고..

    2. 소범준 2011/10/31 17:36 # M/D Permalink

      근데 면허증 받으러 학원에 갔더니 금요일날 오랍니다..;;
      허탕치고 왔었네요.. 제가 시험 끝나고 감독관의 말을 잘못 들은건지...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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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지대 답사

독자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본인은 지독한 철도 덕후이다.
하지만 자가용이 있다면, 철도가 닿지 않는 오지를 다녀 보고 싶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런 곳이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행정구역상 분명 서울인데도 높은 빌딩과 아파트들은 온데간데없고, 푸른 들판과 비닐하우스와 화훼 단지, 단독주택들이 즐비한 흠좀무스러운 곳이 있다. 그린벨트라고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다.

본인은 대학 시절에 인터넷 신문에서 '지하철 타고 다니는 어느 농부'의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이건 '소리 없는 아우성'만큼이나 얼마나 안 어울리는 조합인가? 화제의 인물은 집이 광명시에 있어서 7호선 역세권인데, 잘 알다시피 천왕 역 일대가 허허벌판이다 보니까 근처에서 농사를 짓고 산다고 한다. ㅎㄷㄷ;;
또한, 강서구의 마곡 역 일대는 아예 지하철역의 개통마저 10년이 넘게 무산시켰을 정도로 대표적인 미개발 지역이었다. 1990년대에 고 건 서울 시장이, 후세를 위해 택지 개발을 보류했기 때문.

천호대로를 따라 동쪽으로 가 보면, 강동 역에서 서울 지하철 5호선은 상일동과 마천 방면으로 꺾어지지만, 가던 방향으로 하남시 쪽으로 계속 진행하면 드디어 시가지가 끝나고 별천지가 펼쳐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서울에서 강남만치 금싸라기 땅과(2, 3, 7, 9호선과 분당선 지하철!) 미개발 지역의 격차가 심한 곳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은 그린벨트로 묶여서 시간이 정지해 버린 시골 마을인데, 거기도 듣자하니 부자들이 많이 산다고 하더라. 굳이 미어 터지는 서울 도심에서 지지고 볶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지장 없으신 분들. =_=;;

그런데, 미국 LA에 가 보니까 일반 서민들이 다 그런 시골 마을에서 살던데... ㅠ.ㅠ
집집마다 차고가 있고 가족 구성원이 제각기 자가용을 가지고 있다. 아파트라고 해 봤자 달랑 2~3층짜리 공동 주택인데, 좀 빈민이나 아직 경제 기반이 부족한 신혼 부부들이나 사는 곳이고.. -_-;;; LA 시내는 땅값이 너무 비싸서 다들 베드타운 위성도시에서 사는데, 외곽에서 시내로 매일 서울-대전뻘 되는 거리를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게 일상사라고 한다. 이런 게 역시 잘 사는 대륙 국가의 기상이다. -_-
그냥 대륙도 아니고(중국은 뭐.. -_-), 그냥 잘 살기만 하는 나라(일본은 국가가 잘 사는 것만치 서민이 잘 사는 나라는 아님)도 아니고, 잘 사는 대륙 국가가 말이다.

뭐 어쨌거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홀연히 답사를 다녀왔다. 세곡동으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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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언제까지나 개발 제한 구역일지는 모르겠다. 서울에 녹지대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온다면..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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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한적한 골목. 내가 몰고 온 차도 저 차들 중에 있다. ^^;;
내 차 남 차를 떠나서, 공공장소에서 차 번호는 남의 초상권이나 주민 등록 번호만큼이나 유출하거나 침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므로 모자이크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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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정말 궁금해진다. 그런데 주차 문제는 좀 심각할 듯.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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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성남시 내부이지만, 분당과는 달리 경부 고속도로 서쪽에 있는 성남시 고등동, 신촌동은 역시나 도시 분위기와는 거리가 너무나 먼 곳이다. 군사 시설인 서울 공항까지 있다 보니 더욱 개발 제한이 심할 것 같다. 이 크고 아름다운 도로는 널널하기 그지없어서 차들이 쌩쌩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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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항은, 청와대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민간 지도에 표시도 되어 있지 않은 군사 시설이다. 그래서 청와대처럼 청색 기와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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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장을 지나서 양재 IC와 가까워지면서 시골이 아닌 서울 분위기가 나고, 차들이 급격히 늘어난다. 양재 IC 근처에는 현대와 기아 사옥이 나란히 들어서 있는데, 마치 대전 역 근처에 있는 코레일· 철도 시설 공단 쌍둥이 건물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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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항과 세곡동 일대의 한적한 도로와는 달리, 경부 고속도로는 평일 낮에도 차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서울을 빠져나가는 차들은 답이 없는 지경이다.
경부 고속도로는 딱 양재 IC 이남부터가 도로 공사 관할이고, 그 이북은 서울시 관할이다.

운전을 해 보니까 참 재미있다. 생업에 종사하기 위해 차를 매일 몰아야 한다면 스트레스 받고 피곤할 거고, 차량 유지하느라 돈도 딥다 많이 깨지겠지만, 1주일에 한 번 남짓 취미로 하는 거라면 이보다 즐거울 수 없을 것이다.
틈나는 대로 이런 그린벨트라든가 철도 중앙선 구간의 간이역을 자가용으로 답사해 보고 싶다. 내가 사는 곳이 그래도 동부이다 보니 하남, 구리, 양평 같은 곳에 관심이 간다. 서울은 동남부가 철도 인프라가 유난히 열악하기도 하니..

서쪽의 김포는 전형적인 도농 복합 도시인 것 같다.
양평은 한강 상수도를 보존해야 한다는 명목 때문에 강력한 개발 제한이 걸린 곳이다. 그래서 서울과 상당히 가까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휴양· 관광 도시 역할이나 하게 될 듯하다.

본인의 고향인 경주는 잘 알다시피 문화재 보존 떡밥 때문에 아파트나 상업용 건물의 층수 제한이 걸려 있었다. 좀 과장 보태자면, 건물 지으려고 땅만 팠다 하면 각종 유물이 줄줄이 출토될 지경이었으니 개발을 제대로 할 수 있었겠나? 그래서 소중한 문화재들이 정작 건설업자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고 한다.

박통 하면 흔히 오로지 경제 개발, 성장주의만 떠올리기 쉽지만, 그는 서울의 과포화와 지나친 팽창을 염려하고 경계도 했으며, 요즘 용어로 표현하자면 행정수도 이전도 구상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행정력을 동원해서 서울 같은 대도시의 어느 구역 이상부터는 개발을 금지하고 녹지로 남기는 그린벨트를 조성했다.

물론, 그린벨트 구역에 땅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게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며, 어떤 면에서는 그게 재산권을 침해하는 악법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정말 대단히 아이러니한 사실은, 주로 진보 진영에서(=박통을 욕하는 편인) 그린벨트 정책을 환영하고 박통의 업적이라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보수 진영에서 그 정책을 비판한다고. 서로 보유하고 있는 재산의 형태라든가 처지가 달라서 그런 것 같다. -_-;;;

차를 굴리기 시작했으면, 여친 사귀어서 태우고 다니면서 근처 맛집이나 좋은 데이트 코스 답사를 하는 게 보통일 텐데 나는 드라이브도 완전 오덕스러운 스타일로 하는 거 같다. ㅠㅠㅠ Looking for you와 Oh Glory Korail 들으면서 차 운전하는 재미를 여러분들이 이해하시겠는가? -_-;;;

Posted by 사무엘

2011/05/09 08:54 2011/05/0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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