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의 자연 세계가 성경이 말하는 죄로 인한 저주를 받지 않았다면.. 우리가 인지하는 생화학이라는 분야의 과학 관찰 결과는 지금과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지금보다 훨씬 더 길고(창5, 사 65:20) 육식동물들도 초식을 했을 거(사 65:25)라는 건 좀 고전적인 이야기이다. 더 생각해 보면...

(1) 식물이 더 빨리 쑥쑥 큼직하게 잘 자랐을 것이다.
힘들게 밭 갈고 잡초 뽑고 약 치지 않아도, 유전자 다양성과 면역력을 몽땅 삼싸먹으며 마개조 학대에 가깝게 품종개량을 하지 않아도.. 식용 열매가 큼직하게 많이 잘 맺혔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호박이 자라는 걸 가까이에서 관찰해 보니 이 생각이 절실히 들더라.

(2) 동식물에 지금 같은 원인 모를/악질적인 병충해가 없었을 것이다.
식물의 적은 식물이고 서로 견제하고 말려 죽이고 독을 만들어서 내뿜고.. 우한 괴질 같은 이상한 바이러스가 생긴 걸로도 모자라서 자꾸 이상한 변이가 생겨나는 거 말이다.
이런 메커니즘의 과학적 디테일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이런 것도 성경적으로는 응당 죄의 저주가 야기한 결과이다.

(3) 모기가 흡혈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난 예수님은 성육신했던 당시에 더운 여름에도 모기에 물려서 피를 빨리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4) 인간 포함 동물의 배설물이 지금 같은 끔찍한 외형과 악취를 내뿜지 않고, 시종일관 그냥 태변과 비슷한 형태였을 것이다.

(5) 인간 포함 동물의 사체가 지금 같은 끔찍한 외형과 악취를 내뿜지 않고, 그냥 죽은 식물이 말라 비틀어져 분해되는 것과 별 차이 없이 분해됐을 것이다.

그래서 만해 한 용운은..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것은 똥, 그보다 더 더러운 건 시체.. (+ 그보다 더 더러운 건 네놈들의 마음)"라고 그랬었다. 이건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모두 굉장히 잘 통찰한 발언이다!

이 정도면 혈액도 그렇고.. 뭔가 단백질의 분자/원자 구조 차원의 왜곡이 발생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나님이 3천여 년 전의 옛날 사람인 욥이 아니라 양자역학과 DNA 분자생물학을 아는 현대의 물리학자 생물학자 등등에게 다시 나타나셔서 욥기 38~41장 사이의 배틀을 뜬다면 어떤 질문을 하실지 개인적으로 굉장히 궁금하다..!!!

"내가 태초에 공간의 중심을 중성자로 채웠을 때 넌 어디에 있었느냐? 알고 있다면 말해보아라. 중성자의 붕괴는 전자와 양성자를 낳고 원소를 생성시키는데 그 중성자 붕괴의 반감기는 누가 정했느냐?" 아마 이런 식으로 얘기가 나올 테니까.. =_=;;

신의 창조를 믿는 사람들은 진화론을 막 하나님을 부정하는 사탄적인 생각 이런 식으로 매도하고 공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 정도까지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고 여겨진다.
진화론은 무신론보다는 죄의 저주를 받은 이 자연 세계에서 존재하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과 죽음을 관찰하면서 만들어진 이론이고, 그 관찰 자체는 과학적으로 명백히 사실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기원 말고 생명의 "분화" 말이다.

지금 자연에 다~ 아름답고 조화로운 지적설계의 산물 "만" 있는 건 절대 아니기는 마찬가지이다.
모기의 흡혈은 말할 것도 없고..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다 남의 알을 밀어내고 자기 알 슬쩍 낳는 습성도 그럼 하나님이 처음부터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일까?
마냥 적대시하고 대립할 게 아니라, 그림이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얘기하는 게 바람직한 문제 접근 방식이라 여겨진다.

그럼 다음으로, 위의 (1)에서 논했던 식물의 생산력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인간은 4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농사를 지어서 식물의 몸체나 과육을 주식으로 먹으며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 공업을 위한 석유, 물, 희소 화학 원소뿐만 아니라 저런 농작물 종자도 전략 안보 물자인 게 주지의 사실이다.

오늘날은 과학 기술이 발달해서 식량 생산이 획기적으로 늘었으며, 지구에서 50억을 넘어 80억 인구를 부양 중이라고 그런다. 질소 합성법을 개발하고 오랫동안 어마어마한 품종 개량까지 한 덕분이다.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는 건 인간의 욕심이나 정치·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지, 절대적인 식량 생산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난 도시 촌놈 농알못이다 보니, "그럼 열매 먹고 남은 씨 중에 큼직하고 소금물 아래로 가라앉는 걸 아무거나 심으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일부 곡물은 종자 회사가 특단의 생산력 마개조 최적화를 한 종자를 매년 구입해야 된댄다.
그 최적화는 당대에만 유효할 뿐, 후대로 유전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걔가 맺은 과육 안에 들어있는 씨를 또 뿌려 갖고는.. 원래 종자와 동등한 양과 질을 지닌 열매가 절대로 맺히지 않는다.

인간들이 도대체 식물에다가도 무슨 짓을 하길래..???? 그냥 비료 주고 약만 치는 게 아닌가 보다.
그렇다고 종자 회사가 악의적으로 종자에다가 터미네이터 락을 건 것은 아니고.. 단순히 유전적인 특성이 계속 유지되지 못하기 때문에 생산력이 떨어지는 거라고 한다.

군견이나 경주마 같은 건 체력 좋은 우수한 놈이 대대로 계속 나오도록 혈통을 특별히 보존한다고 하는데 옥수수 종자는 어떻게 관리되나 모르겠다.
이 품종 개량이라는 게 죄로 인한 땅의 저주를 근본적으로 완전히 풀어 버린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저 조건부로 일사적으로 우회· 회피만 했을 뿐이다.

각종 산기슭이나 강변의 공원 공터에 '무단 경작 금지'라는 팻말이 붙은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이다.
남의 사유지라면 당연히 무단 경작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어차피 누구의 땅도 아니고 야생 자연을 재현해 놓은 곳에다가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식물을 좀 심어서 가꾸는 게 왜 문제이고 금지인 걸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조차도 현재 세상의 자연이 에덴 동산 같은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평범하게 관상용 꽃, 풀, 나무 따위를 심는 게 아니라 먹을 만한 열매를 얻기 위한 작물을 심으려면, 주변 환경을 있는 자연 그대로 놔두는 게 아니라 인위적으로 조절과 변형을 많이 가하고 물과 온도, 영양분 튜닝을 많이 해야 한다.

냄새 나는 퇴비를 잔뜩 뿌려야 하고, 쓰레기가 될 가능성이 높은 비닐 등 각종 구조물을 설치해야 하고, 병충해 대비를 하느라 심지어 독한 농약도 쳐야 한다. 게다가 작정하고 이런 식용 작물을 재배하는데 겨우 한두 그루만 심지는 않을 테고..
결국은 작은 텃밭이라도 농작물이 자라는 곳은 천연 자연과는 다른 장소가 되어 버린다. 이는 공원의 설립 취지를 망치므로 금지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과육을 많이 내는 쪽으로 품종개량된 작물은 야생에서는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집돼지가 멧돼지에 비해 야생에서 제대로 생존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온통 시퍼런 식물들로 가득한 동남아시아 열대우림 정글이 정작 '녹색 사막'이라고 불리며 광합성 산소 공급 이외에 실질적인 인구 부양은 못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땅에 임한 천연 자연에 대한 저주의 증거인 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 농사의 특성이 자연의 특성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감을 잡았다면..
강가나 공원 등, 적당히 흙 밟을 수 있고 수풀 우거진 곳이라고 해서 각종 음식물 쓰레기--그것도 축축하고 냄새 나는 것--를 함부로 버리거나 파묻고, 심지어 방뇨까지 하면서 “어차피 다 거름이 될 거니까 괜찮다” 이러는 게 그리 바람직하지 못한 사고방식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음쓰나 배설물이 썩고 분해되면 물론 거름이 되기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하루 아침 한두 시간 만에 뚝딱 되는 일이 아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흉측한 비주얼과 악취, 벌레, 위생 문제 뒷감당은 어찌 하려고?
거름을 만들 거면 자기 텃밭이나 뒷간, 아니면 정말 사람이 아무도 없는 첩첩산중에서나 만들어야 한다. 사람이 수시로 지나다니는 공공장소에서는 자제해야 한다.

심지어 천연 퇴비 말고 화학 비료도 마찬가지다. 화학 비료는 당장 공기 중에서 악취를 풍기거나 세균과 벌레를 꼬이게 하지 않는다. 분해가 잘 되지 않는 플라스틱 같은 물질이 아니며, 중금속이나 농약 같은 유독성 물질도 아니다.

얘는 흔한 편견과 달리, 성분 자체가 식물이나 인체나 환경에 해로운 게 아니다. 단지, 식물에게 필요한 영양 성분이 일부만 '너무 많이' 들어있어서 문제이다. 그래서 잉여 분량이 토양을 산성화시키고, 물에 씻겨 들어갔을 때 부영양화를 야기해서 수중 생물을 공멸시킨다.

다시 말해 얘는 환경에 문제를 끼치는 방식이 다른 여느 인공 화학 물질과는 좀 다르다. 어찌 보면 식물계의 정크푸드 인스턴트 식품인 건지도 모르겠다. 당장은 싼 가격에 풍부한 영양을 공급하고 효과도 있지만..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고 건강이나 환경을 해칠 위험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말이다. 식물계의 도핑 약물까지는 아니고 가공식품에 가까운 듯.. ㄲㄲㄲ

이런 이유로 인해 농지가 아닌 공원이나 텃밭 수준에서는 농약과 마찬가지로 화학 비료의 사용도 금지된다. 허나, 현실에서는 이런 걸로 영양을 팍팍 주입하지 않으면.. 농사에 들인 노력 대비 상품으로 내놓을 수 있는 과육이 풍부하게 많이 맺히질 않는다. 병충해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러니 식량을 생산하는 논밭은 평범한 자연과는 형태가 좀 다른 곳이 될 수밖에 없다.

이상이다.
잡초 및 병충해와 싸우며 힘겹게 자라고 있는 텃밭의 호박이나, 새끼들 데리고 산을 뒤지며 먹을 것을 찾아 다니는 멧돼지들이나.. 다 "창조 세계가 지금까지 함께 신음하며 고통 중에 산고를 치르는"(롬 8:22) 사례에 속하는 것 같다.
그에 비해 인간들이 너무 먹고 살기 힘들어서 결혼도 출산도 기피하는 건 성격이 약간은 다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6/05 08:35 2022/06/05 08:35
,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028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생각

1. 컴퓨터와 인간

전에도 한번 이야기한 적이 있지 싶은데..
컴퓨터는 전원을 넣은 뒤에 실제로 사용 가능해질 때까지 준비 시간이 대단히, 가장 긴 전자 기기에 속한다.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 컴퓨터와 단순 계산기를 비교해 봐도 차이를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컴퓨터에는 '부팅'이라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하드디스크 대신 SSD 덕분에 부팅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긴 했지만, 컴퓨터가 사용 가능해질 때까지 내부적으로 무수히 많은 준비 작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왜 그런 걸까??
범용 컴퓨터는 타 전자 기기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넘사벽급으로 확장과 프로그래밍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선천적으로 할 줄 아는 건 없다시피하고 프로그램만을 기막히게 빨리 잘 수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는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전자 기기라면 회로 하드웨어 차원에서 콕콕 박혀 있을 명령과 데이터도 다 일일이 매번 메모리에다 새로 주입해 줘야 하며, 자신과 일체형이 아닌 타 하드웨어들을 감지하고 초기화하고 점검해 줘야 한다. 오늘날의 컴퓨터가 괜히 '프로그램 내장형'인 게 아니며(메모리에 내장), 그러니 이런 오버헤드가 클 수밖에 없다.

컴퓨터와 단순 비교는 안 되겠지만, 인간만 해도 직립보행과 큰 두뇌를 얻기 위해 타 동물들에 비해 생물학적으로 다른 장점을 희생한 게 많다고 한다. 태어난 직후엔 다른 어떤 동물의 새끼보다도 무능하고 연약한 상태이며,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엄마 품에 오래 있어야 한다. 비슷한 덩치의 다른 동물에 비해 힘이 약하고 소화 효율도 그리 좋지 않다.

하지만 그 연약한 인간은 동물이 상상도 할 수 없고 신묘막측의 영역에 가까운 언어 습득과 구사 능력이 있으며,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불을 다루는 능력도 지구상에서 인간 외에 다른 어떤 생명체도 갖추고 있지 않다.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이 스스로 불을 피운다거나 돌멩이를 집어서 던질 줄 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공깽일 것이다. (뭐, 그래 봤자 인간에게 제압당하는 건 변함없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컴퓨터가 타 전자 기기들과 구조적으로 다른 것만큼이나 인간도 다른 포유류와 구조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 둘이 서로 같지는 않아도 비슷한 양상이긴 해 보인다.

2. 정치와 종교 싸움

인간이 나누는 여러 대화 주제들 중에 정치와 종교는 제일 골치 아프고 답 안 나오며 사람을 친구 아니면 적으로 극단적으로 가르는 분야이다. 사람들이 기를 쓰고 자존심을 걸고서 자기 신념을 고집하는 분야이다. 그러니 어지간해서는 이런 주제는 안 꺼내는 게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이 분야에 어느 정도는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그저 먹고 자고 싸고 씨 뿌리는 욕망만 충족되면 되는 개돼지 짐승이 아니며, 그보다 훨씬 더 고차원적인 가치를 추구할 줄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크리스천에게는 종교관 한정으로 복음 전파의 의무도 있다.

둘 중 정치는 내가 속한 "집단의 현재 현실" 또는 가까운 미래와 관계가 있다. 내가 낸 세금을 정치인들이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쓰지 않고 사회와 국가· 민족 전체를 공멸로 몰고 가고 있다면, 이에 대해 분노하고 항거하는 것이 개인의 권리이자 어느 정도 의무이기도 하다. 정치인들이 뻘짓 한 게 당장 나에게까지 돌아와서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그 반면, 종교는 "개인의 가치관(특히 경전의 해석 체계) 내지 영원", 먼 미래(특히 죽음 이후)와 관계가 있다. 현실 그 자체인 정치와 달리 추상적이고 비가시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분야에 대한 신념을 다루며, 스케일도 집단이 아니라 개인으로 줄어든다.

정상적인 정교 분리 국가라면, 주변에 온통 자신과 종교관이 다른 사람뿐이라고 해도 세금이 낭비된다거나 국가 안보가 무너진다거나 하지는 않을 텐데.. 그래도 이게 다르면 사람간에 어느 수준 이상으로는 더 가까워질 수 없어진다. 특히 이것 때문에 결혼도 못 하고 파토 난다.
이렇듯, "집단의 물질적인 현재"와 "개인의 영적인 미래"를 다루는 두 축은 인간의 자아 및 정체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동일한 분별력과 믿음과 양심이라면 정치 성향과 종교관도 뭔가 일관되게 동일하게 나오지 않겠나 생각하지만.. 현실에서는 본인과 신앙관이 일치하고 정치 성향만 정반대인 사람, 혹은 반대로 정치 성향만 일치하고 종교 쪽은 정반대인 사람도 많이 봐 왔다. 글쎄, 어떤 건 취향 존중의 영역이겠지만.. 명백하게 옳고 그름의 영역인 것까지 좌우 균형 취향으로 왜곡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3. 인종간의 우열?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라고.. 20세기 중반에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엄청난 생물학자가 있다. 이과 출신이라면 다들 이름을 기억하실 것이다. 크릭은 2004년에 사망했지만 왓슨은 90대의 나이로 현재까지 살아 있다. (과거 vs 현재)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두 사람은 획기적인 연구 성과 덕분에 노벨 상을 받고 엄청난 부와 명성을 얻었으나.. 나중엔 무슨 마가 꼈는지 유전자 차원에서의 인종의 우열 운운하는 또라이 같은 망언도 많이 늘어놓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늘그막의 이미지를 많이 구겼다.
인텔의 창업주인 누구누구가 엔지니어로서는 아주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노조를 탄압한 악덕 기업주였네 뭐네 하는 소리처럼 들리는데.. 저 사람들은 기업가가 아닌 학자였고, 단순히 돈만 밝힌 것하고는 흑역사가 차원이 달랐다.

타 분야의 전문가가 자기 전공과 무관한 정치· 종교· 이념 쪽으로 어그로를 끄는 것도 아니고, 유전자 쪽 연구의 넘사벽급 전문가가 직접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니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백인과 흑인이 동등한 지적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흑인 직원을 다뤄 본 사람이라면 내 말에 다들 공감할 거다." / "인종 간 지능의 우열을 가리는 유전자가 앞으로 10년 안에 발견될 수 있을 것" ... ㅡ,.ㅡ;;

이 때문에 왓슨은 국제 왕따로 전락해서 강연 초청과 책 출판 계약이 몽땅 짤리고.. 한때는 생계를 위해 노벨 상 메달을 경매에 내놓기까지 했을 정도로 몰락했다고 한다.
학자가 논문 표절, 연구 결과 조작, 연구비 횡령, 마루타 실험-_- 같은 업무상의 비윤리적인 짓 때문이 아니라, 개인적인 사상과 신념이라는 외부 요인만으로 학계에서 매장 당하기란 참 쉽지 않을 텐데.. 저 사람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안 그래도 진화생물학 진영에서는 진화론은 우생학과 아무 관계 없다고 못을 박으며, 기독교 창조론자들이 벌이는 진화론 비방(?)과 음해를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다. 하지만 왓슨과 크릭의 언행은 진화론이 동일선상에서 비방 받을 빌미를 잔뜩 제공하게 됐다. 물론 교인들도 밖에서 개독 소리 들을 짓, 예수 이름이 모독 받을 짓을 한 게 많으니 서로 상쇄되는 건가.. -_-;;;

이 점을 감안하여 본인은 거리 설교를 하면서 기원에 대해 잠깐 언급할 때, 진화론을 대놓고 공격하고 욕하지 않는다. 단지, 우주와 생명이 다 우연히 저절로 생겨났다고 믿는 게 신이 창조했다고 믿는 것보다 더 큰 믿음이 필요하다고만 말한다.

난 왓슨 저 양반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취지는 얼추 알 것 같다. 백인들이 탁월한 과학 기술로 세계를 정복했으며, 나머지 나라 사람들은 미개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말을 저렇게 공공연하게 할 필요는 없다. 차라리 저 사람이 비정상적인 PC(정치적 올바름) 트렌드를 저격하면서 "결혼이란 남자와 여자가 하는 것이고 동성애는 잘못됐다, 빨갱이는 박멸해야 된다" 같은 식으로 과격한 말을 한 거라면 성경적으로 실드 받을 여지라도 있을 텐데.. 저건 아무 실드 없이 자기 무덤을 파는 짓일 뿐이다.

인종 간에 유전자 차원에서 지능의 우열이 정말 있을 수는 있다고 치자.
평균 이상으로 천재 괴수들을 줄줄이 배출한 가문이 있다면 저 사람들은 유전자 차원에서 뭐가 있는지 궁금해질 법도 하다. 실험 결과가 참 불편하게 느껴지겠지만 그걸 과학적인 방법론으로 객관적으로 규명할 수만 있다면 과학자의 연구 대상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연구가 정치 개입 없이 객관적으로 제대로 진행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우며, 그건 십중팔구 "열등한 인종은 없애 버려야 된다, 고자로 만들어서 대를 끊어야 된다" 같은 나치즘 내지 다윈 상을 암시하는 결론으로 곡해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혼자만 하고 마는 것도 아니고 공공연하게 표현까지 하는 건 미친 짓 위험한 짓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지 싶다.

난 개인적으로는 인종뿐만 아니라 언어조차도 어떤 의미에서는 우열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로마 숫자와 아라비아 숫자가 우열이 존재하는 것만큼이나 말이다.
어떤 언어는 다른 언어보다 더 오버헤드 적고 간결하고, 학문이나 기계화나 성경 번역 같은 용도에 구조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어휘, 문법, 문자 표기 등등을 총체적으로 따져 봤을 때 말이다. 선천적인 요소와 후천적인 요소의 비율까지는 차마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그런 견해를 피력한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질 것은 없고, 열등한 언어를 쓰는 사람은 머리를 개조해서 모국어를 강제로 바꾼다거나 나가 죽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총체적인 검증과 비교가 가능하지 않으니 이런 생각은 혼자만의 심증 수준에 머무를 뿐이다.

오늘날 언어학 전공자들은 문화 제국주의 운운하면서 언어의 기원이나 우열 같은 거 따지는 짓을 절대 금기시하고 불가지론으로 부치고는 있다. 그러나 언급을 꺼린다고 해서 실체 자체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도 덕이 안 되는 짓이고.. 참 어려운 문제이다. ㅎㅎ

Posted by 사무엘

2019/08/07 08:34 2019/08/07 08:34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648

생물간에 이종교배를 하면 예전에 없던 새로운 종(종간잡종) 자체는 나올 수 있다. 동물의 경우 노새나 라이거가 대표적인 예이고 식물도 그런 예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렇게나 교배했다고 원하는 형태의 잡종이 툭툭 튀어나오는 건 아니다. 가령, 감자와 토마토가 지상과 지하에서 동시에 열리는 포메이토 같은 건 SF 수준의 유전자 조작이 필요해 보이는데 만드는 게 이론적으로 가능한지, 그리고 감자와 토마토 정도야 그냥 따로 키우면 되지, 왜 그런 이상한 생물을 가성비 차원에서 굳이 만들 필요가 있는지 필요성 자체조차 난 잘 모르겠다. 이런 거라도 만드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돼지를 채찍질 하는 게 유전공학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또한 잡종은 일반적으로 번식 가능하지 않다. 노새와 라이거는 유전자가 서로 맞지 않기 때문에 이대로 대를 잇는 자손을 남길 수는 없다. 유전과 관련하여 나름 금도의 벽이 있는 셈이다. 이 분야에 대해 비전공자로서 본인이 아는 건 이 정도까지가 전부이다.

그런데 동물을 성질을 죽이기 위해 화학적으로 거세시켰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식물에다 특수한 처리를 해서 씨 없는 포도나 씨 없는 수박을 만든 건 정말 대단해 보인다. 프로그래밍으로 치면 치밀한 API 훅킹이나 문서화되지 않은 꼼수 기능을 동원해 불법복제 크랙을 만들거나 일반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과 비슷해 보인다.

씨 없는 수박의 경우 씨가 아예 안 만들어지는 건 아니며, 검고 딱딱한 진짜 씨가 생기기 전에 하얗고 물렁물렁한 초기 단계의 씨 흔적 정도는 남아 있다고 한다. 이건 '뼈 없는 닭갈비' 같은 급은 아닐 테니까. 그래도 그런 씨의 잔재는 수박을 먹는 데 불쾌함을 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동식물을 막론하고 그 자그맣고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씨에서 엄청난 동식물 성체가 자라난다는 건 손톱만 한 SD카드에 수 GB에 달하는 정보가 저장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난 자연 창조 섭리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그 열매 안에 씨가 안 생기도록 유전적인 제어는 또 어떻게 하는지 이 역시 신기한 영역에 속한 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에도 이말년 본좌님의 압박..!! ㅋㅋㅋㅋㅋㅋ
단, 우 장춘 박사는 이미 일본인 학자에 의해 발명된 씨 없는 수박을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와서 소개했을 뿐이지, 통념과는 달리 그걸 최초로 발명한 분은 아니다.

우 박사가 업적을 남긴 분야는 따로 있다. 배추와 양배추를 교배해서 얻은 잡종이... '유채'라는 이미 존재하는 다른 제3의 종과 유전자 차원에서 완전히 동일함을 입증했다. 라이거와는 달리 번식에도 아무 문제 없다. 그게 유채에서만 어떻게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음. 어떻게 배추와 양배추를 교배했는데 배추와는 별 관계 없어 보이는 유채가 나오지?

유채는 공교롭게도 한국어와 영어에서 모두 이름과 관련된 우여곡절이 존재한다.
'유채'라는 단어는 한자어인데, 얘의 순우리말 이름은 웬 뜬금없는 '평지'이다. 물론 지금은 plain / flat land라는 한자어에게 소리를 완전히 빼앗겨서 유채를 저렇게 부르면 아무도 못 알아들을 듯하다.

영어로는 더 골때리게도 rape여서 흉악 범죄와 완전히 동음이의어이다! 욕설과 동음이의어인 ‘시발 자동차’가 차라리 덜 민망할 지경. 그래서 유채씨를 짜서 만든 식용유를 과거에는 rapeseed oil이라고 부르다가 지금은 ‘캐나다’라는 나라 이름을 일부 집어넣어서 ‘카놀라유’라는 새로운 마케팅 명칭이 통용된다.

우 박사는 이 유채를 연구해서 1930년대에 유전학적으로 '종의 합성'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했다. 이 덕택에 종의 분화를 설명하는 다윈의 진화론이 일부 수정되고 보강됐다고 한다.
여느 외국인도 아니고 무려 한국인 과학자가 종과 종 사이의 변화를 실험으로 입증해서 U's triangle이라고 자기 이름을 학계에 남겼을 정도인데 이건 창조 진화 논쟁에서 꽤 중요한 사건이 아닌가? 특히 대진화를 믿지 않는 진영에서 인정할 건 인정하고 해명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창조과학(?) 진영의 아젠다는 진화란 소진화와 대진화로 나뉘며, 종과 종이 바뀌는 대진화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반면 안티들은 대진화도 얼마든지 관찰되고 실험으로 입증되었는데 창조좀비들이 스스로 귀를 막고 눈을 막아서 반박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깐다.

창조 진영에서 말하는 "종과 종 사이의 변화는 관찰되지 않는다"라는 명제는 화학으로 치면 원소가 다른 원소와의 화학 반응을 통해서 다른 원소로 변하는 일은 없다는.. 그러니까 싼 물질에다 마술을 부려서 금을 짠~ 만들겠다는 연금술은 그저 떡밥일 뿐 그런 기술은 존재 불가능하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의 주장으로 보인다.

오늘날이야 원자보다 더 작은 단위(원자핵, 전자 등등)의 관찰과 조작을 해서 동일 원소의 동위원소도 논하며, 무슨 방사능 가속 실험실에서 새로운 원소를 너끈히 만들어 내고 심지어 이런 원소가 존재한다면 이런 특성을 갖고 있을 거라고 예측까지 가능한 세상이 됐다. 그러니 원소야말로 절대불변의 물질의 본질을 나타내는 경계 단위라는 통념은 엄밀히 말해 진작부터 깨져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기술 덕분에 원래의 목표이던 구리를 초원자 단위로 조작해서 금을 뚝딱 만드는 게 가능해지고 저렴하게 실용화됐나? 금값이 구리값과 대등하게 폭락하고 금융계에 일대격변이 일어났나? 그렇지는 않다는 거다. 극한의 환경에서 잠깐만 존재 가능하다가 0.1초 만에 원자핵이 붕괴해서 다른 원소로 변해 버리는 그런 불안정한 방사성 원소를 하나 만들어 낸 게 학술적인 의미 이상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을 당장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는다.
인조 다이아몬드는 있어도 인조 금 같은 건 없다는 얘기다. 또한 인조 다이아몬드조차도 퀄리티나 제조 원가가 다이아몬드의 가격을 흑연의 가격과 동등하게 낮출 정도의 물건은 결코 아니다.

그러니 생물 쪽으로 가서 종을 원소에다 비유해 보자. 유채건 뭐건 그런 종간변화가 관찰된 것 자체야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종의 기원' 진화 이론이 바뀌었다고 해서, 원숭이건 뭐건 미지의 공통 조상이 진화해서 지적 생명체인 인간이 되었다는 그 비현실적인 확률을 설명하는 데 그게 실질적인 기여를 한 건 여전히 거의 없다.
그러니 창조 진화 논쟁은 서로 주장하는 바가 다르고 서로 핀트가 어긋난 쪽만 공략하면서 소모전을 계속하고 있으며, 여전히 생명의 기원과 분화에 신의 창조가 들어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게 본인의 생각이다.

물론 신의 개입이라는 건 과학으로 재연이나 설명 가능하지는 않다. 과학은 천체들이 뉴턴의 법칙대로 돈다는 것만 설명할 뿐, 처음에 누가 그 천체들을 만들어서 언제 그렇게 힘을 가해서 뺑뺑이 돌리기 시작했는지에 대해 답을 주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달은 그 외형이나 특징이 너무 특이해서 인위적인(?) 개입이 있었지 아무래도 우연히 저렇게 만들어진 것 같진 않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격이다.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할 것이 있다.
성경의 하나님은 생물, 생리, 천문 등 여러 분야에서 사람에게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지 말라는 법칙을 정해 놓았다. 하지만 인간은 그것들을 거스르고 금기의 벽을 깨고, 자신에게 당장 불편하다 싶은 건 안 불편하게 하는 기술을 그 좋은 머리로 꾸준히 개발해 왔다(전 7:29).

간단한 예부터 들자면.. '네 얼굴에 땀을 흘려야 빵을 먹으리니'(창 3:19)에 반대하여 땀 안 흘리고 편하게 일하려고 에어컨 같은 엄청난 냉방 기술을 개발했으며, '고통 중에 자식을 낳을 것이요'(창 3:16)를 무효화하려고 무통 분만 기술을 개발했다.
'땅을 일정 주기로 쉬게 하라'라는 명령을 어기려고 질소 합성법을 개발하여 식량 생산에 치트키를 입력해 넣었다.
인간은 땅과 첫째 하늘까지만 영역을 두고 사는 게 원칙이지만.. 알다시피 우주 개발도 진행해서 왕년에는 인간이 달에까지 갔다 왔다.

분야를 불문하고 이런 엄청난 일들을 벌여 온 인간인데 하물며 유전공학 쪽은 어련하겠는가?
성경의 하나님은 잡종· 이종교배를 통해 생명의 본디 프로토타입인 유전자가 교란되는 것을 명백히 싫어하시는 것으로 보인다. 레 19:19가 대표적인 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노새'라는 가축이 가성비가 뛰어나고 좋으니 잡종을 만들며, 그 밖에 어느 동식물이든 필요하다면 유전자 조작도 얼마든지 일삼을 것이다.

자, 그런데.. 이런 일체의 시도 자체가 다 나쁘기만 할 것일까? 그걸로 인해 무슨 성경이나 하나님의 권위가 깎이기라도 하는 걸까?

하나님의 법칙을 자꾸 거슬러서 인간이 나중에 어떤 형태로든 보이지 않는 대가를 치르고 삽질하는 것이야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할 문제이고 뭐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 더운 여름에 에어컨이 발명된 것 자체를 저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주 개발을 하느라 돈지랄 하는 걸로 다른 사회 복지에나 좀 투자할 것이지!" 뭐 정치적으로 이런 이견이 제기된다면야 그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우주 개발 덕분에 월석의 특징이 밝혀지고 천왕성과 명왕성 사진이 공개된 것 자체를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비록 그런 것들이 하나님의 법에 도전하는 영역일지언정 과학 기술 자체는 거대한 칼과 같아서 기본적으로 가치 중립적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뿐이다. 크리스천이 전쟁 무기를 생산하는 회사에 다니는 걸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듯, 유전공학을 연구하는 과학자 내지 NASA에서 근무하는 항공 우주공학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전혀 없다.

기독교 변증법 중에서 좀 구차하다면 구차하지만, "인간이 지금까지 밝혀 낸 지식이 이것밖에 안 되는데 그 영역의 밖에 있는 신이 없다고 단정지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게 있다.
그런데 이런 논리는 대상을 외계인으로 바꿔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며, 난 둘 다 말이 된다고 본다. 몇백억 광년에 달하는 방대한 우주에 지적 생명체가 인간밖에 없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으니 SETI 프로젝트도 하고 옛날에 외행성 탐사선에다가 외계인들 있으면 보라고 금속판도 집어넣는 쇼를 한 것이다.

물론 본인은 크리스천으로서 이 방대한 우주에 지적 생명체는 인간밖에 없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고 여긴다. 허나 그건 내 믿음일 뿐이니, 하나님을 믿는 믿음만큼이나 외계인을 찾는 그 심정은 동의하진 않더라도 동일하게 기회를 보장해 주고 존중해 줘야 한다고 본다. 그 시도 자체를 종교의 힘으로 봉쇄하고 강제로 찍어누르는 건 옛날 갈릴레오 재판 같은 병신짓을 재연하는 것일 테고.

말이 길어졌는데, 결론을 내리자면 이렇다.
다른 분야들도 그렇겠지만 과학과 종교 사이의 논쟁을 보면 양 진영들이 진실을 서로 다른 쪽에서 부분적으로만 갖고 있으며, 상대방을 향해서 뭔가 헛발질만 일삼는 게 눈에 많이 띈다. 원거리 공격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말이 안 통하니, 서로 빡치고 감정만 상해서 결국은 인신공격을 일삼는 백병전으로 논쟁의 양상이 바뀐다.

본인은 창조과학(?) 쪽이 문자적인 6일 창조를 목숨 걸고 사수하는 것 하나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창 1~3이 허구 설화라고 매도하고 하루가 원어로는 어떻고 헛소리 하는 것보다야 훨씬 낫다. 허나 예전부터 내가 우려해 왔듯이 창조과학 진영도 다른 데서 쓸데없는 적을 만들고 삽질하는 게 너무 많아서 역효과가 크다. 과학과 성경 어느 하나도 확실하게 방어를 못 한 채 쓸데없이 저격당하고 털릴 구실을 많이 주고 있다.
자기들이 삽질해 놓고는 감당 못 하겠으면 딤전 6:20 "거짓으로 과학이라 불리는 것"이라는 실드 뒤에서 정신 승리하고 쏙 숨어 버리는 식이니 누가 인정해 주겠는가? 아무리 목적이 선하다고 해도 그럼 창조 과학조차도 "거짓으로 과학으로 불리는 것"일 가능성은 없을 줄 아는가??

내가 늘 하는 말이지만 지금 기독교회들은 진화론 걱정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노아의 홍수의 과학적 증거가 발견됐네 그딴 걸 한가하게 논할 때가 아니다. 과학에 앞서 자기들 본업인 성경 해석 노선부터가 진영별로 다 찢어지고 파편화돼 있다. 이게 해결되지 않는 한 창조과학회 식의 문제 접근 방식은 세속 과학계를 절대로 설득할 수 없고 논쟁을 이길 수 없다고 난 장담한다. 자기 코가 석 자라는 것부터 알고 정신 차려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성경과 과학 논쟁의 핵심에 있는 '간극'이고 말이다. 이전 세상의 멸망을 지질학· 천문학과 결부지어서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전에 성경 용어와 루시퍼의 타락 같은 자기네 교리 체계부터 정립하는 게 선행돼야 할 것이다.

제발 쓸데없는 논쟁 헛발질은 하지 말고... 상대방의 의견을 반대하더라도 그 의견이 정확하게 뭔지는 알고서 반대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창조 진화 논쟁은 여느 정치· 종교 분야 논쟁만큼이나 서로 덕 될 게 없어 보인다.
신자들은 인간이 저렇게 도발적인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무슨 하나님이나 성경의 권위를 깎아내리는 거라는 속좁은 생각은 하지 말고, 오히려 걔네들 위에서 여유롭게 "그래 종과 종 경계도 얼마든지 그렇게 흔들릴 수 있지. 하지만 그래 봤자 부처님..은 아니고 하나님 손바닥 안일 뿐이야" 이렇게 상대하려면 과학 지식과 성경 지식이 모두 균형 있게 갖춰져 있어야 할 텐데.. 쉬운 일은 분명 아닐 것이다.

이상, 지난 여름에 수박 먹으면서 문득 들었던 잡생각을 글로 정리해 보았다.

* 여담 1: 우 장춘, 석 주명, 공 병우 박사

우 장춘 박사는 일본에서 고생 잔뜩 하고 자라면서도 공부 엄청 열심히 해서 과학자로서 성공했고, 또 해방 후에 우리나라에서도 일체의 물욕과 명예욕 없이 너무 우직하게 학자의 길, 농학자 외길만 고집한 존경스러운 분이다.
사적으로 쓰라고 준 돈도 몽땅 영농 선진화 연구를 위해 종자를 구입하는 데 쓰거나, 연구소에 물을 대기 위해 우물을 파는 작업을 발주하는 비용으로 써 버린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그 와중에 그래도 자식 농사도 잘 지어서 딸은 미국에서 저명한 대학 교수가 돼 있다. (영문학자+수필가인 피 천득의 딸도 외국에서 대학 교수인데.. 그것도 부친 같은 문과가 아니라 물리학과로!)

나비 박사 석 주명은 6· 25 전쟁 때 표본 데이터도 날리고 서울에서 아군의 오인 사격으로 인해 참 원통하고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지만, 우 장춘은 생활권이 일본과 부산 사이여서 그런지 6· 25의 포화도 직접적으로 맞지 않고 잘 생존한 듯하다. 농작물뿐만 아니라 수목 쪽으로도(산림 녹화) 공헌한 숨은 과학자들이 여럿 있는데, 언젠가 이런 분들에 대해서도 다룰 일이 있으면 좋겠다.

한편, 공 병우 박사는 애초부터 한반도 북부의 실향민이기도 하고 6· 25 때 이북에 끌려가기까지 했다가 월남했다.

* 여담 2: 당신은 어느 레벨인가?

(1) 이 세상은 우연히 저절로 생긴 게 아니라 신에 의해 창조된 거다.
이 정도야 뭐 물증이 없더라도 심증상으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증명도 반증도 가능하지 않은 신념의 영역이니 누가 뭐라 할 사람 없다.

(2) 이 세상은 신에 의해 지금으로부터 6천여 년 전에 엿새 만에 창조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나의 입장은 “지금 현 세상이 그때 그렇게 창조된 거지 그게 우주 전체의 완전 첫 기원을 말하는 것은 아님”이다. 6일 창조만 이용해서 모든 기원을 갖다붙이고 노아의 홍수만으로 모든 지질 시대 격변을 설명하다 보면, 결국은 어거지가 등장하고 생물학뿐만 아니라 지질학 천문학까지 여러 분야와 적을 만들게 된다.
많고 많은 크리스천 과학자들이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유신론적 진화론을 동원하거나 '하루'의 문자적 해석을 부정하게 된다. 성경의 용어 정의는 놔두고 관점을 바꿔서 "세상들"을 분리할 생각은 왜 안 하는 걸까? 성경을 바르게 나눌 줄 모르기 때문이다.

(3) 지구는 가만히 있고 태양 포함 다른 행성과 별들이 지구를 돈다. 일명 천동설.
성경에는 여호수아와 히스기야 시대에 그림자의 회전이 잠시 멈추었다는 기록이 있긴 한데, 내가 보기엔 그것도 차라리 지구의 자전을 중단시키는 게 태양의 공전(?)을 중단시키는 것보다는 구현하기 더 쉬울 거 같다. -_-;;

(4) 지구는 납작 평평하다.
설마 '땅의 원 위에 앉으신 이'(사 40:22) 내지 '땅의 네 모퉁이'(계 7:1) 같은 걸 flat earth의 근거로 갖다붙인 건 아니겠지.. 3~4 때문에 1이나 2(부분)까지 도매급으로 비웃음과 조롱 당할까 심히 두렵다.
1~4를 두고 생각나는 한자성어와 속담이 있다. ‘화사첨족’. 잘 그린다고 하니까 뱀 발까지 그린다.

Posted by 사무엘

2016/11/16 08:28 2016/11/16 08:28
, , ,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2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295

기원에 대한 논의 외

* 예전에 이미 했던 말도 있겠지만 중요한 사항이니 다시 정리하겠다.

1. 언어의 기원

기원을 알기가 제일 난감한 분야이다. 화석이고 뭐고 물리적인 형태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문자 기록으로는 음운 계층에서의 통시적인 변화만을 추적할 수 있을 뿐, 그 문자의 저변이 되는 그 시절의 실제 음성 기록을 100% 정확하게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 시절에 녹음기가 존재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다못해 중세 국어에서 옛한글 자모의 음가조차도 여러 학자들의 추정만이 존재할 뿐 실제 발음이 딱 부러지게 어떠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음운뿐만이 아니라 형태· 어휘· 문법 쪽으로 간다 해도, 동물적인 꽥꽥 끼릭끼릭 의성 의태어로부터 추상적인 개념에다 복잡하고 재귀적인(안은 문장, 이어진 문장) 문법이 저절로 등장한다는 건 아무리 긴 시간이 흐른다 해도 실현 불가능이다. 그건 아메바로부터 원숭이를 거쳐서 사람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만큼이나 불가능이다.

고대까지는 몰라도 중세급의 과거 언어는 현대의 언어보다 더 음운이 다양하고 복잡하면 복잡했지, 오늘날보다 더 단순한 구조는 아니었다는 게 통론이다. 한국어만 해도 과거에는 '여덟'에서 ㅂ이 실제로 발음되었고 받침 ㅎ도 발음되었고 자음이 두 개, 세 개씩 있는 등 지금보다 스케일이 더 컸으리라 여겨지고 있다. 언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이것저것 탈락하고 생략되고 중화되고 제약이 생기는 쪽으로 변하는데 그럼 처음에 그 복잡한 시스템은 언제 어떻게 갖춰질 수 있었겠는가? 통상적인 진화론과는 정반대 경향이 아닐 수 없다.

언어야말로 걍 GG 치고 신수설을 주장한대도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는 가장 난감한 분야이다. 그냥 신앙· 신념의 영역일 뿐이다. 언어에서 기원은 언어학계에서도 불가지론으로 간주되며 더 구체적인 논의 대상이 아니다. 과학적인 방법론을 동원해서 연구할 거리 자체가 없다.

2. 생명의 기원

생명은 무생물로부터 저절로 생겨나지 않으며, 스스로 유전자 차원에서 더 고등한 종으로 바뀌지도 않는다. 이건 일단 인정하고 들어가자.
유기물· 단백질처럼 생명을 담는 껍데기 그릇을 일부 겨우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거기에 생명이 생기는 것 역시 아니다. 다른 무생물 기계는 부품들의 상호 연결이 끊어지면 곧바로 작동이 멈춰 버리는 반면, 생명은 세포 단위로 쪼개도 각각의 단위들이 다 생명이 있어서 스스로 살려고 발버둥치고 노력한다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 중 이런 고증을 반영한 것이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그와 테란의 대미지 컨트롤 능력이 아닌가 한다. 저그는 건물과 유닛 공히 체력이 1만 남아도 아주 천천히라도 자동 회복되는 반면, 테란은 그런 게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 서플라이가 없는 건물은 체력을 2/3 이상 잃은 뒤부터는 스스로 파괴돼 버리기까지 한다.

이걸 인간이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 내겠는가? 지구 안에서는 빛도 산소도 없고 도저히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척박한 수천 m 아래 초고압 해저에도 심해어가 존재하지만, 반대로 지구 밖의 광활한 우주에는 생명이란 게 일단은 전혀 없다는 것 역시 진지하게 생각할 점이다. 이건 뭔가 인위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다음으로 연대기 문제로 넘어가면,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들은 할아버지에 할아버지를 거듭해서 거슬러 올라가면 6천여 년 전의 6일 창조에서 딱 끝난다고 일단 본인은 믿는다. 세속 역사에서도 인간의 문명이라는 건 천 자리 범위를 넘어서는 연도의 과거로는 절대로 가지 않는다.

단, 그 전의 엄청 옛날, 이전 세상에서도 생명체가 있긴 했다. 그러다 이전 세상이 멸망한 뒤 대부분의 품종은 원래 있던 종류대로 다시 창조되긴 했는데(after his kind), 다만 고래나 인간 같은 일부 종은 예전에 없었다가 6천 여 년 전에 새로 등장하기도 했다. 성경이 말하는 이전 세상의 멸망은 지질 시대에서 다루는 '대멸종'과 관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3. 지구의 기원

방사성 원소· 탄소 원소 측정법 등 다양하게 교차 검증되는 방법을 통해 지구의 나이는 수십억 년 정도 되었다고 여겨지고 있다. 인간이 달에 실제로 간 적이 없다고 믿는 아폴로 계획 음모론자들은 달 착륙 미션이 오로지 아폴로 11호밖에 없었던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은 지구의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이 오로지 한두 가지 방법밖에 없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루는 우라늄 동위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해 지구의 나이를 측정하는데 이상하게 실험 진행이 잘 안 돼서 원인을 찾다 보니, 공기 중에 납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이게 자동차의 배기가스 때문이라는 것까지도 알아냈다. 이런 과정에서 20세기 후반에 무연휘발유가 발명될 수 있었다. 납은 인체에 몹시 해로운 중금속이기 때문이다. 연대 측정법이라는 게 저런 사소한 변인까지도 찾아낼 정도로 정밀하니, 창조 과학회의 주장만치 그렇게 호락호락 허술한 체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인류 이전에도 죽음 자체는 지구상에 존재했다. 이전 세상은 물의 넘침으로 멸망했지만, 그 시절의 흔적은 화석이나 지층에 남아 있다고 본인은 믿는다. 노아의 홍수보다 훨씬 더 거대한 스케일로 말이다.

4. 우주의 기원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우주의 기원은 화석이나 지층 같은 '흔적'만으로 추론을 하는 게 아니다. 이 바닥은 수십억 년 전에 출발하여 수십억 광년 거리를 달려서 우리 눈에 도달하여 2차원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내는 빛을 망원경으로 직접 관측하면서 현상을 해석한다! 방법론이 다른 기원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관측 가능한 우주"라는 개념이 있으며 대폭발설 내지 130억 년~200억 년 같은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전산학에서 계산 가능한 문제, 과학에서 재연 가능한 현상, 철학에서 반증 가능한 명제처럼..)

이 연구 방법론이 근본적으로 부정되려면 (1) 예전에는 우주의 본질 자체가 지금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서 빛의 속도 자체가 지금과는 넘사벽급으로 달라질 수가 있어야 하거나, (2) 아니면 저 옛날 별빛의 모습이 실제 별빛이 아닌 페이크 가짜여야 한다. 허나 (1)은 과학적으로 가능성이 없으며, 과거라 해도 광속의 변화는 무시할 수 있는 아주 미미한 수준일 뿐이다.
그리고 (2)는 과연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연 계시를 설마 그렇게까지 속임수를 동원해서 남기셨을까 하는 신학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아무리 아담도 성년으로 창조됐고 닭과 달걀 중에 닭이 먼저라 해도, 저건 성년 창조설이라는 명목으로 실드 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고 여겨진다.

덧붙이는 말

0.
기원과 관련된 기독교계와 세속 과학계의 논쟁은 가장 먼저 잘 알다시피 "2. 생명의 기원"에서 시작되었다. 언어의 기원은 양쪽 모두 근거가 부족하다 보니 별로 이슈가 되지도 않는 것 같고(걍 서로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말자), 생명에 비해서는 지구나 우주의 기원은 비록 서로 전혀 무관한 건 아니지만 일단 부가적인 문제이다.
각각의 기원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건, 일단 언어, 생명, 지구, 우주의 기원은 문제를 보는 관점이 다르고 연구하는 방법론이 서로 완전히 다른 분야라는 것을 인지해야 할 듯하다.

창조 과학회는 진화론만 반박하다가 "젊은 우주"를 주장하면서 생명 영역뿐만 아니라 지구와 우주 영역에까지 주변에 온통 적을 만들었다. 자기 학설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이비 유사과학 취급을 받는 게 온통 진리를 일부러 거부하는 부패한 무신론자 학계의 음모 때문이라는데... 진실은? 과연 글쎄다.

이들은 6천 년 전 문자적인 24시간 6일을 사수한 것은 잘한 것이지만 성경과 과학에서 모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병크로 인해서 오류를 저지른 것도 적지 않다. 결국은 이전 세상과 현 세상을 구분하고 6천 년 전 문자적인 6일 창조도 인정하되, 창 1:1-2 사이에 간극을 설정하는 것이 성경 교리도 문자적으로 정확하게 사수하고(특히 물과 어둠, 사탄 마귀의 기원) 세속 과학의 관찰과도 조화를 이루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젊은 생물(현 세상의), 오래 된 지구"인 것이다. 내가 보기엔 그것 말고는 답이 없다.

1.
성인 형태로 어제 갓 창조된 따끈한(?) 아담을 생각해 보자. 그는 덩치와 지능, 떡대만이 30대 청년이지 피부 표면은 가히 갓난아기처럼 뽀송뽀송하고 노화의 징조는 통상적인 30대 성인 수준으로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활성 산소나 각종 해로운 찌꺼기 같은 것도 전혀 없었을 것이고 심지어 응가를 해도 우리와 같은 끔찍한 악취 없이 태변과 비슷한 분비물이 나왔을 것이다. (동안· 꽃미남· 미소년 이런 것과는 별개의 얘기임!) 그러니 생물학적 나이라는 것도 무슨 관점에서의 나이인지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그는 30대 성년의 형태로 갓 창조됐다고 해서 자신이 직접 겪지도 않은 유년기, 10· 20대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런 것을 거짓으로 주입해 넣으셨을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주요 성품 중 하나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는 것이기 때문이다(딛 1:2).

비록 기술적으로야 가능은 하겠지만 하나님은 자신의 성품에 위배되는 일을 하지는 않으실 것이다. 그저 "오래 된 것처럼 보이게 창조를 하셨겠지"라고 기원에 대해 넘겨짚기 전에 이런 면모도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공장에서 갓 생산된 따끈한 새 자동차에 적산거리계만 한 10만~20만 km로 조작해 놨다고 해서 그 차가 진짜 오래 된 차인 것처럼 보일까?

2.
만화영화 라이온 킹의 대사가 문득 떠오른다. 거기에 나름 우주를 논하는 대화가 있기 때문이다.
심바· 품바· 티몬 일행이 거하게 저녁 식사를 한 뒤 풀밭에 누워서 밤하늘을 보고 있는데, 품바가 티몬에게 "야, 넌 저 밤하늘에 빛나는 점(별)들이 정체가 뭔지 궁금하지 않냐?" 라고 묻는다.
티몬은 자기는 답을 확실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궁금하지 않다고 의기양양하면서, 저것들은 시꺼먼 표면에 달라붙은 반딧불이라고 얘기한다. 휴.. 시골에서 반딧불이를 직접 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품바는 "아 그래? 난 저것들은 수십억 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가스 불덩어리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이렇게 얘기함.
품바의 말이 정답임에도 불구하고 티몬은 "ㄲㄲㄲ 넌 그냥 모든 게 가스인 것처럼 보이지?" 이렇게 면박을 준다. 이전의 하쿠나 마타타 씬을 보면 품바는 배 속에 가스가 가득찬 지독한 방귀쟁이여서 어린 시절부터 왕따를 당했다고 나오니까..;;

이 대화에서 심바는 어린 시절에 부친에게서 언뜻 들은 종교 주술적인 대답을 했는데(돌아가신 선왕들이 별이 돼서 우리를 지켜본다) 이건 완전히 가루가 되도록 폭풍처럼 까인다.
그런데 영화 전체를 보면, 티몬의 말은 실제로 맞아서 적중한 게 별로 없었다. 오버와 허세가 좀 쩌는 듯..

  • 처음에 사막 한복판에서 쓰러진 심바를 발견했을 때 "사자를 키우면 위험하니 얘를 데려가서는 안 된다" → 심바는 전혀 위험하지 않았으며 품바· 티몬 일행과 잘만 친한 사이가 됨
  • "저 별들은 반딧불이다" → 네버.
  • 극중에서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노래가 끝나고 결말부. "심바와 날라가 서로 상봉했으니 우리 우정은 이제 끝장났다" 엉엉 ㅠㅠ → 그 뒤에도 전혀 끝장나지 않음.

콜?

Posted by 사무엘

2016/02/24 08:36 2016/02/24 08:36
, , , ,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196

간극은 있다 (the Gap Fact)

본인이 번역한 신앙 서적이 하나 출간되었기에 오늘은 이곳에서 소식을 좀 전하고자 한다. 제목은 <간극은 있다>이다. 부제는 "루시퍼의 죄로 인해 야기된 홍수에 대한 성경적 해설".

원서의 저자는 Perry Demopoulos라는 미국 출신의 우크라이나 선교사이다. Gap Fact라는 제목으로 2014년에 책이 나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성경적 과거 연대기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창 1:1-2 사이의 '간극'을 다루고 있다.

세상에서는 창 1:1-2 사이에 간극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 "카더라"라는 차원에서 '간극 이론'(gap theory)이라는 용어가 통용된다. 그러나 간극을 성경적으로 확고하게 믿는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이건 동해를 일본해라고 부르는 것만큼이나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간극은 겨우 이론· 학설 따위가 아니라 확고한 진리이고 팩트이기 때문에 이들은 gap truth 내지 gap fact라는 말을 쓴다. 그 뉘앙스를 본인은 서술형으로 좀 의역해서 "간극은 있다"라고 책 제목을 뽑았다.

본인은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신자로서 창세기 1장이 말하는 6일 창조는 정말 말 그대로 24시간 문자적인 하루 단위였다고 믿으며, 지금으로부터 6천여 년 전의 아담 이전에는 인류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믿는다. 여기까지는 소위 말하는 '창조 과학회'라는 단체가 주장하는 것과 견해가 완전히 일치한다.
그러나 지구와 우주 전체의 역사는 인간과 '현 세상'의 역사만치 짧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반드시 짧아야만 할 필요가 없다"라는 것이.. 세속 과학과의 타협이 아니라 성경 교리를 토대로 내리는 결론이다.

창조 과학회는 그야말로 '젊은 지구, 젊은 우주' 덕후이다. 생명의 기원에만 신수설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천문· 지질학의 연대 측정 방식까지 모두 부정하며, 오로지 '노아의 홍수'만으로 모든 지질 이변을 설명하는 걸로 유명하다. 본인은 걔네들이 주장하는 과학 디테일에 대해서야 크게 관심이 없다. 불신자들이 알아서 가루가 되도록 반박하고 까고 있으며 본인의 신앙 역시 거기에 근간을 두고 있는 게 아니니 말이다.

창조 과학회는 성경 믿음을 수호한다고 하면서 성경 믿음에 대한 팀킬까지 야기하고 있다는 게 나 같은 신자의 입장에서는 훨씬 더 큰 문제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진화론이란 곧 비인간적인(?) 적자생존 약육강식이고 피흘림과 죽음이다. 걔들은 잘 알다시피 진화론이 단순한 무신론을 넘어 나치즘과 공산주의 등 온갖 악한 사상의 근간이 됐다고까지 공격할 정도로 진화론을 완전 극혐한다.

뭐 인간이 원숭이나 아메바로부터 진화한 게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처음부터 창조되었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는 건전하고 좋다고 치자. (여기서 '원숭이나 아메바' 따위에 트집 잡는 진화론자가 없길 바란다. 공통 조상이야 그 무엇이 됐건 중요하지 않으며, 아무튼 저절로 '진화'를 했다는 게 중요한 키워드임.)
그런데, 그런 이념을 몰아내려다 보니 그들이 읽는 창세기 1장엔 그 어떤 일체의 죄, 타락, 심판, 사망 같은 부정적인 심상이 있어서는 안 된다. 창세기 1장의 배경엔 무조건 반드시 아름답고 긍정적인 것만 있어야 한다.

그 결과, 얘들은 "죄의 원조 = 오로지 아담"에 완전히 꽂혀 버렸다. 선악과를 시간적인 순서상 제일 먼저 먹은 건 아담이 아니라 이브이고, 인간보다도 루시퍼라고 불리던 사탄 마귀가 먼저 죄를 짓고 타락했는데 그건 까맣게 잊어버렸다. 도대체 어쩌다가 주객이 전도된 그런 오류에 빠졌는지 모르겠다.
그 이름도 유명한 롬 5:12는 너무 당연한 얘기이지만 최초로 죄를 지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일 뿐, 영원부터 영원까지 하나님의 모든 경륜을 통틀어서 죄라는 걸 처음으로 지은 인격체(사람뿐만 아니라 영적 존재들까지 포함)에 대한 문맥이 아니다.

재창조· 간극을 안 믿는 사람치고 사탄은 정확하게 언제 창조되어 언제 타락했고, 쫓겨나서는 어디로 갔는지 딱 부러지게 설명하는 사람은 단언하건대 전혀 없다. 물과 어둠은 언제 창조됐는지, 6일 창조 중 둘째 날에만 "보기 좋았더라"라는 말이 왜 없는지 같은 것도 설명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사탄은 교만에 빠져서 자신이 하나님과 대등한 지위를 차지하려고 반역을 저지르는 그야말로 엄청난 죄를 지었다. 그런데도 처벌을 받긴 한 건지 행동 반경에 별다른 제약이 없이 잘만 살아 있다.
그 반면 사람은 어떤가. 이브는 뱀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겨우 금지된 선악과 하나 좀 먹는 아주 소심한(?) 죄를 지었을 뿐이다. 아담은 이브보다 더 고의로 적극적으로 하나님 말씀을 어기긴 했지만, 사랑하는 이브가 저 지경이 돼 버렸으니 차라리 같이 죽자는 심정으로 같이 선악과를 먹은 것이다. 어떤 경우든, 사람이 지은 최초의 죄에는 최소한 교만이나 신성모독 같은 괘씸죄 요소는 없었다.

그런데도 아담 부부는 그 날로 낙원에서 추방당하고, 창조 세계가 와르르 타락해서 이 모든 고생이 시작되고, 그야말로 후손들의 인류 역사가 모조리 꼬여 버리는 헬게이트가 시작됐다.
사람과 사탄의 처분을 비교해 보면 이거 좀 형평성이 심각하게 안 맞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본인은 옛날엔 이 논리를 들추면서 복음을 거부하고 하나님을 조롱하던 불신자를 실제로 본 적이 있었다.

아담의 죄가 사탄의 죄보다 격이 낮고 죄질이 가볍다는 사실은 오직 킹 제임스 성경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다. 창 3:5가 '하나님(God)처럼 되어'가 아니라 '신들(gods)처럼 되어'이기 때문이다(사 14:14와 비교해 볼 것!).
더구나 사탄 마귀의 옛 이름인 '루시퍼' 자체도 킹 제임스 성경(사 14:12)에만 존재한다. 얘는 단순히 바빌론 왕이 아니라 진짜 사탄에 대한 이야기로 이중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이다. NIV도 아니고 이런 엄청난 영적 조명을 얻을 수 있는 성경을 손에 쥐고서 간극을 안 믿는다고? 논리적으로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먼 옛날에 하나님께서 이전 세상을 창조하셨는데 거기서 사탄 마귀가 반역하고 타락함으로써 그 세상은 물의 넘침으로 멸망(벧후 3:6)하고, 땅이 형태가 없고 공허하게(창 1:2) 되었다고 해야만 논리가 맞아 떨어진다. 지금 세상은 6일 동안 새로 "재창조"된 것이며, 에덴 동산에 뱀의 모양으로 몰래 침입해 들어간 사탄은 예전에 누리던 영광에 비해서는 그야말로 빈털터리가 된 상태인 것이다.

재창조· 간극과 관련된 FAQ 중에는 "사람이 죄를 지은 것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회개의 여지를 주시고 예수님 같은 구원자를 보내기도 하셨는데 루시퍼에 대해서는 왜 저렇게 가차없이 쫓아내고 세상을 다 뒤집어엎고 완전히 주적을 삼으신 걸까?"가 있다. 이 의문도 루시퍼와 인간이라는 두 인격체가 최초로 저지른 죄의 죄질을 비교해 보면 바로 답을 얻을 수 있다.
루시퍼는 엄연히 내란수괴인 정치범이다. 제5공화국 장 태완 장군의 대사를 빌리자면, 탱크를 몰고 가서 머리통을 날려 버릴 반란군이요 역적놈의 새X이다. 그 반면, 사람은 생계형 잡범에 가까운 죄를 지은 것이다. 그러니 법적으로 서로 다르게 처분하는 게 당연한 귀결 아니겠는가? 하나도 어려울 거 없다.

물론 한번 죄에 빠지고 타락이 진행되면서 아담의 후예들 역시 사탄 마귀와 별 다를 바 없는 반란 가담자로 흑화해 갔으며, 이들은 사탄 마귀를 집어넣으려고 만들어진 지옥에 사후에 불청객으로 들어가게 된 건 사실이다. 또한, 그 엄청난 내란 반역죄에 비해 하나님께서 루시퍼에 대한 완전한 심판 집행은 좀 이례적으로 길게 보류하고 계신 것도 사실이고 말이다. (사람과 관련된 다른 뜻이 있어서..;;)

이전 세상에는 공룡이 살았건 네안데르탈 인이 살았건, 다른 영적 존재들이 살았건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단지 아담과 같은 호모 사피엔스만이 전혀 없었을 뿐이며, 그 옛날 생명체들은 설령 지금까지 화석으로 남아 있더라도 인간과 유전적인 관계는 없다.

이런 사탄의 죄와는 달리 아담의 죄는 현 세상을 망가뜨리긴 했지만 사탄의 죄처럼 당대 세상을 깡그리, 송두리째 멸망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훗날 노아의 홍수는 코로 호흡하는 지표면의 육상 생물만 절멸하는 수준이었으며, 루시퍼 시절의 홍수와는 규모면에서 비할 바가 되지 않는다.

창 1:2의 "the earth was without form, and void"가 대환란 심판 문맥인 렘 4:23 "I beheld the earth, and, lo, it was without form, and void"와 표현이 일치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박이 따로 없다.
창세기의 소돔 사람들이, 그리고 사사기의 베냐민 지파 불량배들이 "우리가 그들을 알리라"라고 말한 것은 서로 정확하게 같은 심상이다.
창세기에서 라헬이 죽기 전에 산파가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이 아들을 얻으리라"라고 말한 것과, 사무엘기상에서 비느하스의 아내가 죽기 전에 여인들이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아들을 낳았다"라고 말한 것에는 당연히 동질감이 있다.

그것만큼이나 earth was without form and void는 창 1:2와 렘 4:23 공히 명백하게 심판 문맥이고 부정적인 심상이다! 스타 테란 종족으로 치면 SCV가 건물을 짓다 만 상태가 아니라, 파괴된 건물의 잔해인 것이다. 성경을 제대로 읽어서 여기저기 네트워크가 형성된 사람이라면 이런 심상을 놓칠래야 놓칠 수가 없다.
세속 학계에서도 두 논문에 통상 여섯 단어 정도가 연달아 복붙한 듯이 일치하면 그건 우연이 아니라 거의 필연이고 표절을 강력하게 의심하게 된다. 그 잣대를 보더라도 창 1:2와 렘 4:23은 인과관계를 부정하기란 절대 불가능하다.

이런 심상을 무시하고, 어둠도 부정적인 게 아니고 중립적이고 하나님께서 선하게 창조하신 거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과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뜻을 혼동하는 것과 같다. 죄악도 다 하나님의 섭리로 예정된 것이라는 식으로 하나님의 성품을 완전히 왜곡하는 짓이다.
하나님께서 지옥을 만드신 게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고 원하시는 뜻에 의해서 이뤄진 것인가? -_-;; 이와 비슷한 급의 혼돈을 정치 분야에다 비유하자면, 북한 체제(수뇌부)와 북한 주민을 구분 안 한 나머지 이상한 방법으로 통일을 해야 한다고 쫓아다니는 짓거리와도 같다.

난 재창조 간극이 없을 때 성경에 야기되는 논리 모순과 부조리들이 아주 빤~히 눈에 보인다. 마치 교회 대환란 통과 교리가 야기하는 모순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니 공룡 박사이자 열혈 간극 반대자요, 젊은 지구 창조론자로 유명한 켄트 호빈드(Kent Hovind) 씨가 몇 년 전에 엉뚱하게 교회 대환란 통과 교리로 전격 전향한것은 우연이 아니라 동일한 오류에 빠진 결과로 여겨진다. 옛날에 안티오크던가 거기를 비롯해 "간극 극렬 반대 + 교회 환란 통과" 진영을 몇몇 본 적이 있다. 거기는 그렇게 같은 영인 것 같다.
성경 교리 체계가 와르르 무너지는 와중에 지금이 무슨 공룡 발자국 화석이 인간과 같은 시기네 뭐네 한가롭게 따질 때가 아니다.

눈에 도대체 뭐가 씌여서 이런 건전한 교리가 별 희한한 거짓 고소와 중상모략으로 매도되고 있는지 참 기가 차고 통탄할 노릇이다. 젊은 우주(지구)는 너무 무리수다 싶어서 아예 창세기 1장의 6일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이기를 포기하는 것보다야, 그 6일은 그냥 냅두고 간극만 설정하는 게 100배 이상 더 건전한데도 말이다.

사실, 재창조 교리도 아담 이전의 세상에 대해서 아주 상세한 디테일을 제공하지는 않기 때문에, 세속 과학과 여전히 맞지 않는 게 있을 수 있고 선뜻 믿어지지 않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는 있다. 간극 반대자들의 트집 역시 성경 해석 쪽이 아니라 이런 지엽적인 과학 디테일 쪽에서 많이 나오기도 한다.
허나, 우리가 무슨 문자적인 24시간 6일 창조를 믿지 않는다는 둥, 아담 이전부터 인간이 살았다고 주장한다는 둥, 있지도 않은 소설을 근거로 비방을 하지는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본인은 이런 마음을 담고 정말 없는 시간을 쪼개어 최고의 속도와 최고의 품질로 번역을 했다.
회사 다니면서 학교 다니고, 일요일엔 교회에서 하루를 다 보내고, 그러고 남은 개인 시간엔 몽땅 한글 입력기 개발하고.. 글감이 있으면 개인 블로그에다 글까지 꼬박꼬박 써 올리고..
그 와중에 도대체 무슨 짬을 내서 방대한 분량의 책 번역도 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또 하라면 못 할 것 같다. -_-;;

다만, 시간 스케줄링에 관한 한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저런 극한의 최적화를 한 대신에 본인은 여가와 유흥이라고는 없는 인생을 살아 왔으며, 운동 부족-_- 때문에 키 대비 체중이 증가하고 있어서 고민이다.
그리고 본인은 무엇보다도 30여 년 평생 모솔이다. 정말 시간이 없어서 할 수가 없다.

참 안타깝고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지만, 우리나라에 킹 제임스 성경을 번역해서 보급하는 데 큰 기여를 해 온 모 출판사 겸 교회 진영은 간극을 정당한 이유 없이 그저 반대하며, 자신과 믿음이 다른 진영에 대한 거짓 비방을 일삼고 있다. 반대하는 논리들이 나 같은 사람이 보기엔 대부분 말이 안 되는 것들이다. 아직도 진화론과의 절충, 유신론적 진화론, 아담 이전의 인간(세상이 아니라) 따위의 케케묵은 레퍼토리를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간극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서 그저 반대하는 것이다.

그러니.. 공은 공이고 과는 과이다. 협력할 건 협력하지만 이 주제에 관해서는 본인 역시 본인의 양심을 걸고 단 한 발자국도 물러설 생각이 없으며 그들의 교리적 오류를 꾸준히 폭로할 것이다. 하다못해 아까 얘기했던 '둘째 날', 사탄의 타락 시기 이런 거 해명이나 좀 하고서,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고서 자기 주장을 했으면 싶다. 거짓에는 논리와 팩트가 답이다.

창 1:1-2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것은 성경에 스타에 대해서 "처음에 저그 해처리에서 저글링이 나오니라. 그 저글링은 발업이 되고 *and* 아드레날린업이 되었느니라." 라는 구절이 있는 것과 같다.
발업은 스포닝 풀을 지은 순간 바로 가능하지만, 아드레날린업이 되기까지는 그 사이에 레어업에 퀸, 하이브업까지 어마어마한 테크 간극이 필요하지 않은가? 성경에서는 이런 스타일로 기록된 문장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예수님의 초림과 재림 간극이고 말이다(예: 사 61:2).

진리가 다른 진리와 모순을 일으키고 다른 진리를 파괴한다면 그건 진리가 아니다.
부디 gap이라는 fact가 널리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진리로 돌아오고 성경의 깊숙하고 은밀한 주제에 대한 안목이 넓어졌으면 좋겠다.
본인은 제프리 티벳의 <창 1:1-3 주석>도 번역했으며,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거의 재창조 교리 전문가 및 간극 에반젤리스트-_-처럼 활동하고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5/11/05 08:25 2015/11/05 08:25
, , , ,
Response
No Trackback , 2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156

창조와 진화 -- 下

※ 창조 vs 진화 배틀

솔직히 본인은 논쟁을 할 정도로 충분하게 창조론이나 진화론을 공부한 적이 없으며, 별로 하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요즘 악의적인 네티즌들이 얼마나 말 꼬투리 잘 잡고 키보드 배틀 잘 뜨는지도 익히 안다. 그래서 본인은 본인의 주장을, “만약 진화론이 이런 걸 주장한다면, 나는 창조론자로서 당연히 성경 말씀과 약간의 과학적/경험적 사실에 따라 그걸 거부한다. 그 이상은 내게 묻지 말라” 정도의 선에서 끝내고자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진화론을 믿는다고 해도, 최소한의 이성이 있는 과학자라면 “나의 x대 조상은 원숭이이고 y대 조상은 아메바이다. 그러니 인간도 동물과 동일한 진화선상에 있는 생물일 뿐이기 때문에, 아무런 도덕적 책임도 없고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 ㅋㅋㅋ”라고 대놓고 이러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창조론자들이 진화론이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서 공부도 안 하고서, 진화론자들이 하지도 않는 주장을 지어내서는 “이런 황당한 걸 믿느니 차라리 신의 창조를 믿고 말겠다. 진화론자 비엉~신!” 이렇게 깐다고 그들을 굉장히 싫어한다. 가령, “진화론은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유물론, 나치즘, 공산주의, 인종 우생학 같은 악한 사상에 영향을 끼쳤다” 같은 태클. -_-;;;

본인도 다윈이 딱히 골수 개독안티였다거나, 인종 차별주의자, 유물론자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다윈이나 여타 이성적인(?) 과학자들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진화론은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데 본이 아니게 오· 남용되었다. 그건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보기에 사실이다. 내가 늘 하는 말이지만, 인류가 지금처럼 인권 따지기 시작한 지는 정말 얼마 안 됐다. 그 옛날엔 “인간이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는 것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마당에, 루저들은 진화가 덜 된 종자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노예로 부려먹고 죽여도 된다” 같은 사상은 너무나 잘 퍼져나갔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게 세속 과학이 말하는 관찰 결과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더라도 말이다.

“아메바보다도 멍청한 놈”이라는 욕설 역시 누가 뭐래도 진화론에서 유래된 상징적인 표현이 아닐 수 없다. 학원물인 <구타교실>(소설)에도 나오고 <말죽거리 잔혹사>(영화)에도 나온다.
평범한 들짐승이나 가축이 하는 짓이 띨띨하면 거기서 욕설이 유래될 수도 있겠지만, 아메바는 도대체 뭐냔 말이다.

진화론자들은 창조론자가 창조론을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것만치 진화론을 신봉하지도 물론 않는다. 그들에게 진화론이란, 단지 현존 생물들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으로 현재 정설로 여겨지고 있는 이론일 뿐이다. 그런데 거기서 나온 시나리오들이 잘 알다시피 성경에 나오는 6일 창조 메카니즘과 정면으로 충돌하다 보니 끙..;;

서로 사이가 심하게 안 좋다. 서로 조작되고 잘못된 자료나 기록을 아직도 써먹는다고 상대방을 헐뜯는다(필트다운 인, 베이직 원인 vs 공룡과 인간 발자국 등).
창조론 진영에서는 어차피 진화론도 재연 가능하지 않으니 과학이 전혀 아니라고 지적하지만, 진화론에서는 창조론과 자신이 동일선상에서 취급받는 것 자체를 수치스러워한다.

창조론에서는 진화론 진영에서 창조의 과학적 증거를 고의로 외면하고 인정 안 한다고 주장하지만, 진화론 진영에서는 창조 과학을 과학계의 환단고기 급으로 완전히 사이비 취급하는 중이다. 이는 기독교에 반감을 지닌 학자일수록 더욱 심하며, 게다가 가재와 게 사이어야 할 크리스천 중에도 창조 과학회를 싫어하는 사람이 꽤 된다는 것은 심각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진화론자의 주장에 따르면, 무슨 조건에서는 종과 종을 넘나드는 대진화도 발견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창조론자가 진화론을 반박할 때 자주 써먹는 엔트로피 법칙도 생물의 진화에다 적용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받아친다.
더 나아가 현대의 진화론이 주장하는 건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라는 게 아니라, 인간과 짐승이 같은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것도 좀 말장난 같은 게, 그럼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가 아니라면 진짜로 아메바이기라도 하냐는 것이다.

엔젤하이로 위키에는 “자잘한 발달 없이 갑자기 만들어진 복잡한 기관이 존재하는 것이 증명되거나 (...) 한다면 현대의 진화론은 붕괴하겠지만 창조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필사적인 연구에도 불구하고 발견된 일이 한 번도 없다”라고 적혀 있는데... 반대로 창조론 진영에서는 진화론자들의 필사적인 연구에도 불구하고 중간 화석 따위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대편을 까잖아? ㄲㄲㄲ

또한 본인은 창조 과학회 글에서 다윈이 동물의 눈이 어떻게 갑자기 만들어졌을까 엄청 고민했다는 자료를 접한 적이 있다. 눈은 잘 알다시피 굉장히 정교하고 복잡한 기관이며, 진화를 통해서 서서히는 만들어질 수 없다고 말이다. 어쨌든 창조론자나 진화론자나 상대방 진영에 대해서 잘 모르기는 다 마찬가지인 것 같다. ㅋㅋㅋ

※ 천동설과 지동설

생명 기원 문제 얘기를 하다 말고, 잠깐 다른 얘기.
성경은 인간 중심일 뿐만 아니라 지극히 지구 중심이기도 하다. 사실은 유전자 조작이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도전하는 것만큼이나 우주 개발도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대한 도전이다. 단, 도전이 다 반역이라는 뜻은 아니므로 오해하지 말길. 과학은 가치 중립적이다. 크리스천 과학자라고 해서 게놈 프로젝트 연구 따윈 때려치거나 우주 개발 계획에 참여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단지, 하더라도 조심해서 해야 한다.

성경의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해와 달이라는 두 광체를 만들어서 전자는 낮을, 후자는 밤을 주관하게 하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두 광체라는 해와 달이 실제로는 크기와 위상 면에서 서로 가히 넘사벽급의 차이가 있다. 그게 바로 성경의 진술 방식이다. 선언형 프로그래밍 언어의 코드를 절차형 프로그래밍 언어의 복잡한 알고리즘 구현으로 바꾸는 것과 같다.
성경의 묘사만 읽고서 지동설 사고방식을 생각해 내기란 매우 어렵다. 뭐, 이사야서에 지구가 둥글다는(circle of the earth) 표현이 나오고 욥기에 지구가 우주 공간에 매달려 있다는 진술이 있다는 argument까지는 있으나, 이 역시 문맥이 좀 모호하고 어거지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하나님의 관심사는 인간의 그것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러니 성경책이 과학책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성경이 어쩌다 과학적 사실에 대해 언급한다면, 그건 당연히 과학적으로 일치해야 한다. 하나님이 그 모든 과학 법칙을 만들었으며, 성경은 그분의 절대무오한 말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경에는 당대 사람들이 모르던 과학적 사실을 언급하고, 여타 신화나 설화와는 차원이 다르게 정확하게 진술한 부분도 여럿 존재한다. 이런 건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오늘날 창조론으로도 모자라서 천동설까지 믿는다고 하면 제대로 미친놈 취급받을지도 모르겠다. 천문 현상 중에 천동설로는 설명이 안 되는 게 있으며, 또 잘 알다시피 갈릴레이 갈릴레오 종교 재판이 기독교계에 가히 평생까임권 급의 병크로 남아서 말이다. 그런데 여호수아기에 있는 태양 정지 사건이라든가, 정지로도 모자라서 아예 역주행까지 한 히스기야 왕 사건은 반대로 지동설 패러다임으로는 꽤 설명하기 힘들다.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돌던 지구가 갑자기 자전을 멈추면 관성 때문에 지표면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참고로, NASA에서 태양계 시뮬레이션을 하다가 이 시간을 찾아냈다고 하는 건 구라로 판명됐고. ㄲㄲㄲㄲㄲㄲ)

솔직히 천동설이냐 지동설이냐는, 창조냐 진화냐만치 사람의 가치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 아니고 영적으로 덜 중요한 문제이긴 하다. 하나님이 특별히 배려를 해서 지동설로도 히스기야와 여호수아의 기적을 안전하게 구현했을 거라고 믿어 버리면 또 할 말이 없다. 하지만 태양계의 우두머리인 태양도 뭔가를 돌고 있고 우리은하도 돌고 있고 세상에 절대적으로 멈춰 있는 기준이 뭔지도 모를 마당에, 사실 절대적으로 멈춰 있는 건 지구뿐이라고 누군가 단정지어 버린다면...? 거기까지는 내가 결론을 못 내리겠다.

아무리 아담의 생물학적 나이가 n년짜리 성인이라고 해도, 하나님이 “너도 낚였음. 저 아담은 10분 전에 내가 성인으로 창조한 거임” 해 버리면 끝이다. 천동설· 지동설 문제도 그런 맥락일지도 모르겠다.

※ 맺는 말

본인은 절대자의 지적 설계를 믿으며, 무생물로부터 생물이 저절로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그건 파스퇴르가 이미 150년 남짓 전에 입증한 사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인간이 무생물· 아메바·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는 말만큼이나(기원), 인간이 죽어서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된다거나 환생· 윤회한다는 말도(내세) 참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매우 해치는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죽고 나면 이 세상을 완전히 떠나 버리고, 자기의 믿음과 행위에 따라 심판을 받아 하늘 아니면 지옥으로 딱 깔끔하게 떨어진다. 연옥 같은 것도 없다. 예수 믿고 나니까 무수한 거짓된 고인 드립-_-과 미신들, 소위 귀신 이야기 같은 것들에 관심이 안 가게 되어 정신 건강상으로 얼마나 많은 유익을 얻었는지 모르겠다. 부활에 대한 소망이 생긴 것은 보너스이다. (예수쟁이들은 부모 제사도 안 지내는 호로자식이 아니라, 살아 계신 부모님을 공경하고 제사로부터 해방되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이 말하는 심증을 과학이 말하는 물증으로 입증하기란 쉬운 일만은 아닐 수도 있으며, 그게 꼭 가능해야 할 필요도 없다. 본인은 기본적으로 창조 과학회의 노선을 지지하고 거기서 말하는 지식을 수용하지만, 그렇다고 다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또한 그들이 세속 과학계로부터 안 먹어도 될 욕을 필요 이상으로 먹고 좀 뻘짓을 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진실은 언제나 저 너머에 있는 걸지도..;;

Posted by 사무엘

2011/03/29 09:43 2011/03/29 09:43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9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487

창조와 진화 -- 上

준비 운동: Vancouver Film school에서 제작하여 인기를 모은 창조 진화 대조 UCC The Duelity (2007) ㄲㄲㄲㄲㄲ GOD의 이니셜이 정말 센스 작렬;;


※ 인간의 독특한 면모 1

인간이 짐승과 본질적으로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인간이 언뜻 보기에 생물학적으로 짐승과 굉장히 비슷한 점이 많다는 건 심지어 성경도 인정하는 바이다. (전 3:18-20) 물론 인간과 짐승이 완전히 같은 건 아니어서 최근 우리나라에 극심한 피해를 안긴 구제역이 인간에게는 영향을 거의 끼치지 않으며, 반대로 동물에게 흔히 존재하는(=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풍토병이 인간에게는 치명적인 병원균으로 돌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걸 보면 신기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그럼 인간은 그저 숨만 쉬고 똥 만드는 기계요, 털 적고 지능 약간 더 뛰어난 원숭이 업그레이드 버전에 불과한 것일까? ㄲㄲㄲ

진화론의 관점에 따르면 인간도 여타 동물과 별 차이 없이 진화 중인 생명체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경에 입각한 창조론에 의하면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인격체이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 유인원과 인간이 무슨 생물학적 특성이 많이 일치하는 것은, 이들이 동일한 설계자(designer)에 의해 창조되었음을 암시할 뿐 공통의 조상(ancestor)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걸 증명하지는 않는다.

더 나아가서 생각해 보면, 이 끝없이 넓은 우주 공간에 인간, 아니 생명 자체가 겨우 지구에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대단히 괴상한 일이다. 하필 지구에서 달과 태양의 겉보기 크기가 일치하는 것, 그리고 달은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딱 일치하는 것만큼이나 이건 너무 어색하고 뭔가 인위적인 조작이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반기독교 진영에 있는 과학자일수록 외계 생명 찾기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은 필연이라 하겠다. 생명이 진화의 산물이라면, 그 진화가 그 넓고 넓은 우주의 많고 많은 행성들 중에서 굳이 지구에서만 일어나란 법은 '절대' 없기 때문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라엘리안 무브먼트 정도까지 가면 어지간한 불신자라도 싸이코 취급하면서 멀리하겠지만.

인간은 그 어떤 짐승에게도 없는 후천성 언어 구사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말을 할 수 있다. 어린 아기가 언어를 습득하는 것은 오늘날까지도 그 원리가 제대로 규명되어 있지 못할 정도로 신비로운 현상이다. 그리고 인간은 불을 다룰 줄 알며 이 역시 그 어떤 짐승도 갖고 있지 못한 능력이다.

'호모 사피언스'처럼 인간을 나타내는 학명(?)들은 인간만이 지닌 이런 특성들로부터 유래된 게 많다. 단순히 단체 생활을 하는 동물이야 인간 말고도 포유류나 곤충 중에 많고, 개미는 심지어 집단끼리 전쟁까지 벌이고 포로와 전리품 노획까지 할 줄 안다. 동성애나 심지어 자살을 할 줄 아는 동물도 있다고 하던가? 그건 모르겠다.

※ 인간의 독특한 면모 2

인간과 짐승의 차이는, 튜링 완전성을 갖춘 컴퓨터가 인간이 만든 여타 기계들과 다른 점하고도 비슷한 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로지 본능대로밖에 움직일 줄 모르는 짐승과는 달리, 인간은 학습에 의해서 가히 무한대에 가까운 후천적인 지식과 기술· 사상을 습득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인간은 각자 넘사벽 급으로 다른 양상의 인생을 살 수 있다. 컴퓨터 역시 프로그래밍을 통해 그야말로 상상도 할 수 없는 무한한 가짓수의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타 전자 기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던가.

물론 사람과 컴퓨터 사이에도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는 건 두말 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이걸 속 시원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좀 영적인, 종교적인 용어가 동원되어야겠다. 인간에게는 오늘날의 컴퓨터가 결코 흉내 내지 못하는 자유 의지가 있다. 디지털 컴퓨터가 겨우 0과 1밖에 분별을 못 하는 것과는 달리, 인간은 창세기 앞부분에 나와 있듯이 선과 악을 분별할 줄 알고 자기 행동에 대해 도덕적인 책임을 질 줄 안다.

성경에 따르면 오로지 인간만이 하늘(천당)이나 지옥 같은 내세가 존재하고 사후 심판이 존재한다. 인간만이 혼이 불멸이다. 그리고 예수님 역시 오로지 인간의 죄를 사하기 위해서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셨다.
그 반면, 짐승은 죽으면 그걸로 소멸하고 완전히 끝이기 때문에 하늘나라에서 볼 수가 없다. 지옥에 안 가는 것만큼이나 하늘에도 안 간다. 그러니 애완동물에 너무 애착을 가질 필요가 없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말하는 혼의 멸절 교리는 실은 동물에게나 적용된다. -_-

최근에 잘 알다시피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교육비에 답이 안 보이고, 또 요즘은 남녀 모두 예전처럼 오로지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지도 않는다.
가히 암울한 현실이긴 하지만, 이거 하나는 알 필요가 있다. 죽어서 돈이나 다른 재산은 못 가져가도, 하늘에서까지 영원히 같이 남는 건 육신의 자식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아주 어렸을 때 죽었거나 최소한 구원받은 자식에 한해서이겠지만. 이걸 감안하면 결혼과 출산이 세상의 불신자들이 말하는 것만치 어리석은 행동만으로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 사람과 하나님의 관점의 차이

자, 본인은 지금까지 성경이 말하는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서, 동물 내지 컴퓨터를 대조군으로 제시하면서 짧지 않게 설명했다.
여러분도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저렇게도 인간만을 정말 너무나 유별나고 독특한 영적 존재로 취급하는 성경에 진화론 사고방식이 들어갈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을까? -_- 최소한 창조면 창조, 진화면 진화 이렇게 둘 중 하나이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유인원도 다 하나님이 만들었고 진화가 창조 메카니즘의 일부라는 소위 유신론적 진화론이 과연 성립 가능하겠는가?

본인은 크리스천으로서 분명히 창조론자이다. 그러나 이 글의 집필 의도는 찌질하게 화석이 어떻고 무슨 연대기 측정이 어떻고 하면서 싸우는 게 아니다. 서로 상대방의 사고방식이 어떤지, 왜 창조와 진화 논쟁이 영원히 평행선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지 문제의 본질부터 좀 보라는 것이다.

인간의 진화에 대해서 학교에서 다루는 과목으로 흔히 생물학이나 지구과학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넓게 보면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천문학하고도 연결이 되고, 국사에서도 본격적으로 고조선으로 들어가기 전에 아주 잠깐 유인원 내지 선사시대가 다뤄진다. 세속 역사에서는 인류가 불을 다루고 농사를 짓고 바퀴를 발명하고 문자를 만들고 화폐를 발명한 게 아주 대단한 업적이고 인류 역사에서의 대전환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성경은 어떤가? 그딴 것 없다. -_-;; 바퀴나 문자는 모르겠지만, 불을 다루고 농사를 짓는 건 아예 최초의 인간인 아담부터가 당장 바로 할 줄 알았던 일이다!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그런 건, 자기 피조물인 인간의 지능을 감안했을 때, 아주 금방 자연스럽게 알아내고 습득하고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에 전~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성경에 따르면 인간에게 애초에 야만적인 선사시대 같은 건 있지도 않았다. 오히려 고대인들은 현대인보다 더 지능이 뛰어났으며, 자동차· 컴퓨터· 인터넷의 힘을 빌지 않고도 정교한 기계와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물론 자동차나 컴퓨터 자체는 지식과 기술 자체만으로는 결코 만들 수 없는 물건이니 논외로 하더라도.

인간의 관점에서는 인류가 이뤄 낸 산업 혁명, 컴퓨터의 발명, 비행기의 발명, 달 착륙, 인터넷, 스마트폰, 정보화 혁명 같은 게 대단한 변화이지만 하나님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그런 건 말세 이전에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질 트렌드에 불과할 것이다.
예수님의 승천 이후 하나님이 인류의 역사에서 관심을 갖고 계신 건 교회사이며, 당대의 교회의 보편적인 상태이다. (거기에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이스라엘.) 온갖 핍박에도 꿋꿋이 버티던 교회가 오늘날처럼 극도로 변질되고 막장으로 치달은 때야말로 세상이 끝날 때가 임박한 것이다.

이런 '하나님의 관점'을 이해한다면 창조와 진화 논쟁을 접근하는 방식도 바뀌게 된다. 크기가 무려 200억 광년에 달한다는 온 우주를 만들고 인간과 생물의 그 복잡하고 정교한 DNA를 일일이 다 설계했을 하나님께서 왜 오로지 지구에만 초점을 맞췄을까? 그리고 보잘것없는 성막 하나에, 성전 하나에 왜 그리도 많은 관심과 성경 지면을 할애하여 시시콜콜 자세한 묘사를 해 놓았을까? 이러니 성경대로 믿는 크리스천은, 당장 이해가 안 가더라도, 자기의 사고방식을 하나님의 관심사에다 맞추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창조와 진화 얘기를 계속 진행하도록 하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1/03/27 08:49 2011/03/27 08:49
, , , ,
Response
No Trackback , a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486


블로그 이미지

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 사무엘

Archives

Authors

  1. 사무엘

Calendar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3049423
Today:
443
Yesterday: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