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100%

중국어는 딱히 굴절이나 활용이 심하지 않은 고립형이고 1글자 1의미(형태소) 1음절이 성립하다 보니... 한자 같은 문자는 글자 수가 너무 많고 복잡하다는 단점을 빼면 자기 나라 말을 적는 데 그리 나쁜 솔루션은 아니다. 중국이 한자 종주국인 것엔 이유가 있는 셈이다. 물론, 그 단점이 꽤 큰 단점이긴 하지만 말이다.
중국어는 성조를 빼면 언어적으로 동음이의어도 많다. 그래서 한자로 '팔다'와 '사다'가 모두 같은 음(매)이고, 밝을 명(明)만 있는 게 아니라 어두울 명(冥)도 있다. 그걸 글자에다 뜻을 밝혀 적어서 구분하려는 생각을 한 듯하다.

이런 이유로 인해 중국은 한자 자체를 폐지하기보다는 획을 과감히 줄인 간체자를 만들어서 정착시켰는데, 이는 여타 한자 사용 국가들과의 단절과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지금과 같이 문자를 기계식이 아닌 전자식으로 다룰 수 있는 성능 좋은 기계가 일찍 발달했으면 쟤들은 굳이 간체자를 만들 생각을 안 했을지도 모른다.

2. 일본: 90% 보조 문자만 도입

일본어는 구조적으로 중국어보다는 한국어에 훨씬 더 가까운 언어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한자만을 표기 수단으로 쓰는 것엔 불편함이 있었다. 일본어는 성조가 없고 음운 구조도 간단한 대신, 한자 하나를 여러 음절로 읽을 수 있고 훈독과 음독으로 모두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자기네 단순한 음운 구조에 맞춘 히라가나· 가타카나라는 표음문자를 보조적으로 덧붙여서 쓰고 있다.

한자를 없애고 고유 문자만으로 자기네 언어를 다 표기하는 건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길어지고 보기 안 좋아지는 관계로 한자를 완전히 대체하는 건 영 한계가 있다. 마치 한글 자모가 단독이 아닌 모아쓰기를 전제로 만들어져 있는 것만큼이나 일본의 고유 문자는 한자 같은 여타 문자를 보조하는 용도로 만들어졌다는 성격이 강하다.

중국어와 일본어 텍스트에 쓰이는 복잡한 한자들은 한 글자씩 짜 맞춰서 입력하기가 너무 느리고 불편하다. 그렇기 때문에 문장이나 어절 단위로 더 긴 문자열을 입력함으로써 context를 만들고 후보 수를 줄인 뒤에 한꺼번에 변환을 한다. 즉, 이들 언어는 NLP 기술이 동원된 복잡한 입력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3. 한국 (대한민국, 북한): legacy로서 극소수 1% 미만. 고유 문자로 사실상 대체

교착어인 한국어의 복잡 미묘한 용언 활용을 한자로 제대로 표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며, 한국어는 음운 구조도 일본어보다 더 풍부하고 복잡하다. 이런 배경 속에서 세종대왕은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똘끼를 발휘하여 세계가 놀라고 극찬하는 완전한 형태(full-featured, stand-alone)의 고유 문자를 만들어 버렸다.

한글은 단독으로 써도 시각성과 변별성이 충분히 우수하며, 한국어에서는 한자와 음의 대응이 일본어보다 훨씬 단순한 편이다. 의미상 모순되는 동음이의어만 피해 가면 한자 대신 고유 문자 전용이 어렵지 않게 가능하며, 그것이 이미 실제로 일어났다! 게다가 한글은 NLP 기술 없이 매우 빠르고 편리하게 입력도 되고 기계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20세기 중반 이후로 한반도에서는 한자가 빠른 속도로 도태되어 사라졌으며, 한자는 아주 예외적인 상황에서나 희소하게 등장하는 물건이 되었다. 한국어가 중국어와 아예 완전히 다른 언어이고 한자 표기가 어울리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는 솔루션도 아예 극단적으로 새롭고 과격하게 출발 가능했던 것 같다.

4. 베트남, 몽골: 0% 완전히 폐지하여 흔적조차 없애고 여타 문자로 대체

베트남은 로마자로 공식 문자를 바꾸고 한자를 폐지했다. 단, 베트남어는 중국어보다도 성조가 더 다양해서 이런 걸 알파벳에다 덧붙이는 표기가 꽤 복잡한 편이다. 그래서 베트남 문자는 로마자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에서 마치 아랍어 같은 complex script로 분류되고 있다.

몽골은 먼 옛날에 한자를 잠시 쓰긴 했지만 이내 자기네 고유 문자 내지 러시아 키릴 문자로 문자를 갈아탔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은 베트남보다도 더 한자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나라이다.

내가 한자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늘 느끼는 점인데,
한자는 말을 받아 적는 여러 문자 중의 하나이며, 그냥 legacy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니 각 나라마다 자기 언어 사정에 맞게 편한 대로 처분하면 그만이다. 간체자 개량을 하든, 보조 문자를 만들든, 아니면 다른 문자로 완전히 대체를 하든 말이다. 그리고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굳이 중국어 같은 언어를 쓰는 문화권이 아닌 이상, 저렇게까지 불편하고 무거운 문자를 굳이 고집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한중일 3국간의 한자 통합이 가능해서 사람들이 필담이 가능하다면, 그건 불가능한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정치· 언어· 문화의 장벽을 감안했을 때 호락호락 가능하지 않다. 불가능한 걸 가능하게 만들겠다고 높으신 분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봤자 돈과 시간 들인 것에 비해 영양가 있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거라는 데 한 표 건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그건 같은 라틴 알파벳을 쓴다고 해서 유럽 국가들이 다 필담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무모한 발상이다.

한자는 원칙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결국은 없는 chaotic한 글자이다.
뭔가 제자 원리를 봤을 때 한자처럼 생기긴 했는데 인류 역사상 그 어떤 문헌에도 존재한 적이 없는 '유령 한자'가 있다는 건 문자 코드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이미 아실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문자 코드를 제정하면서 글자들을 수집할 때, 어느 작업 인부가 실수를 한 모양이다.

빽빽한 중국어 자연어 텍스트처럼 생겼는데 실제로는 언어적인 의미가 전혀 없고 실존한 적이 없는 한자처럼 생긴 글자들로만 구성된 텍스트 디자인을 만든 사람도 있다. 그래, 한자는 역시 그런 문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10/20 08:32 2013/10/20 08:32
, , , ,
Response
No Trackback , 9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889

한글 글꼴 처리 기술의 변천사

※ 0세대

0이라는 숫자는 뒤에 나올 1~3세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인' 관점에서 붙여졌다. 1~3에 비해 0은 기계/아날로그적인 성격이 짙다.
한글을 모아쓰기+네모꼴 형태로 표현할 여건이 도저히 안 되는 환경을 말한다. 한 낱자를 상황에 따라 여러 벌로 분간해서 처리할 수가 없고, 최소 수천 자에 달하는 한글을 글자 단위로 부호화할 수도 없다.

옛날에 전보가 한글을 풀어쓰기 형태로 찍었다고 그러고, 김 정수 교수가 고안한 한글 두벌식 기울여 풀어쓰기도 0세대 기술이다. 굳이 풀어쓰기가 아니라도, 쓰이는 한글 몇 글자만 그림처럼 다루는 것도 딱히 기술이란 게 쓰인 게 아니므로 넓게는 0세대 기술로 간주한다.

그나마 0세대 기술 중에서 한글의 원리를 가장 잘 반영한 바람직한 기술은 공 병우 한글 세벌식 타자기, 그리고 그 이념을 물려받은 직결식 글꼴이다.

※ 1세대

제한된 벌수의 자모를 조합하여 한글 글자를 정사각형에다 모아쓰기 형태로 찍을 수 있다. 16*16 크기의 화면용 조합형 한글 글꼴이 바로 1세대의 상징이다.

옛날에 자체 한글을 지원하던 국내 도스용 프로그램들은 전부 이 수준의 기술을 사용하였으며, 도스용 아래아한글 1.x는 더 나아가서 간단한 수준의 옛한글과 자체 조합 로직까지 구현했다. 1세대 기술은 작고 간결하면서도 한글의 조합 원리와 무척 잘 부합한다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에, <날개셋> 편집기 역시 최소주의를 추구하는 차원에서 딱 이 수준의 기술만을 의도적으로 고수하고 있다.

철도역 승강장의 전광판이 0세대인 롤지나 플랩에서 LED로 바뀌면서 1세대 기술로 한글을 표현한 것들이 많다.

※ 2세대

1세대보다 많이 발전했다. 8*16, 16*16의 한계를 벗어나 글자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심지어 윤곽선 글꼴을 지원한다. 영문의 경우 W와 I의 폭이 다른 가변폭 글꼴을 지원한다. Windows의 경우 트루타입 글꼴이 도입되면서 글꼴의 기술 수준이 1.x세대에서 2세대 수준으로 껑충 뛰었으며, 아래아한글도 2.x 버전으로 넘어가면서 이 수준에 도달했다.

디스플레이 소자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요즘은 전광판이 청색이나 흰색을 포함한 원색도 잘 표현하고 해상도도 더욱 높아졌다. 그래서 종전의 16*16만으로는 글자의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에 2세대로의 전환은 필수이다.
그러나 2세대 기술은 구현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1세대에 비해 한글 자체만의 조합 가능성이나 옛한글 표현 능력은 오히려 퇴보한 경우가 많다. 1코드 포인트당 반드시 한 글자가 대응한다는 한계에 여전히 매여 있기 때문이다.

※ 3세대

글꼴 처리 기술의 만렙으로, PC에는 21세기 무렵부터 도입되었다. 한글까지 가변폭 글꼴의 처리가 완벽하게 지원되며, 가변폭으로도 모자라서 커닝까지 처리된다. OpenType 기술을 이용하여 아랍· 태국어 문자까지도 꼼수 없이 잘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인데 하물며 옛한글쯤이야 모아쓰기 형태로 표시를 못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유니코드라는 건 이런 글꼴 처리 기술과 결부되지 않을 수가 없는 규격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자의 서식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텍스트 에디터를 만든다 해도, 이제는 유니코드를 완벽하게 지원하려면 워드 프로세서를 만들 때나 필요할 것 같은 이런 기술을 어느 정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3세대에서는 글꼴의 화면 렌더링도 단순한 grayscale 수준을 넘어서서 LCD 화면의 픽셀 구조에 특화된 subpixl 방식을 지원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3/08/31 19:47 2013/08/31 19:47
, ,
Response
No Trackback , 2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872

북한의 한글 서체

북한에서 만든 한글 서체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
ㅌ을 E 모양이 아니라 ㅡ+ㄷ 모양으로 쓰는 걸 선호한다! 즉, 위의 가로줄을 아래의 몸통과 분리해서 따로 적는다는 뜻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북한 서체 중에도 E자 모양인 물건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일단 북한의 굴림-바탕-돋움-궁서에 해당하는 4대 기본 글꼴인 천리마-청봉-광명-붓글이 모두 ㅌ이 ㅡ+ㄷ모양이니, 북한에서는 이걸 ㅌ의 공식적인 기본형으로 간주하는 듯하다.

남한에서 쓰는 글꼴 중에는 ㅌ이 그렇게 돼 있는 물건은 진짜 궁서체밖에 없지 싶다.
북한이야 원래 문화가 196, 70년대-_-의 복고풍을 추구하고 서체도 순명조 내지 붓글씨 계열을 쓰는 걸 좋아하는 동네이긴 하지만, 명조 계열 서체까지 ㅌ을 그렇게 적는 관행은 남한에서는 좀체 찾아볼 수 없다.

북한과 한글 서체라는 두 분야에 모두 평균 이상으로 관심이 많은 나조차 이걸 눈치채는 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 이유는, 역시 ㅌ이 자주 쓰이는 자음이 아니기 때문이어서인 것 같다.

두음법칙만큼이나 한글의 자형의 미세한 차이도 남북의 문화 차이를 나타낼 수 있는 잣대가 된 듯하다.
원래 ㅌ의 모양은 ㅡ+ㄷ이 맞다는 설명도 옛날에 본 것 같으나, 그 근거를 모르겠다. 당장 훈민정음해례 같은 엄청 옛날 문헌을 봐도 ㅌ은 E 모양으로 그려져 있는데?

Posted by 사무엘

2013/07/23 08:36 2013/07/23 08:36
, ,
Response
No Trackback , 4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858

1. 라틴 알파벳의 위엄

오늘날 세계 문자들 중에 라틴 알파벳은 인지도와 실용성 면에서 단연 절대적인 '갑'임을 부정할 수 없다. 라틴 알파벳은 다음과 같은 여러 장점과 유리한 점이 있다.

  • 어느 한 국가나 민족만의 문자가 아니다. 물론 나라의 정서법마다 알파벳을 읽는 방식에 대동소이한 차이가 있어서 혼동스러운 면모도 있지만, 어쨌든 가장 국제적이다.
  • 음소문자여서 나름 다양한 언어의 말소리에 대응하기 유리하다. 또한 풀어쓰기를 하는 구조여서 언어의 다양한 음절 구조에 대응하기에도 유리하다.
  • 글자 수가 적어서 간편하며 활용하기도 쉬운 구조이다. 가령, 세계의 문자들 중에 기계식 타자기로도 만들고 또 겨우 8*8 크기의 비트맵에 각 글자의 모양을 다 담을 수 있는 문자는 얼마 되지 않을 게다.
  • 각각의 글자들이 들쭉날쭉하고 개성이 뚜렷해서 한데 뭉쳤을 때 시각성이 뛰어나며, 기호로서의 역할도 하기 좋다.
  • 타이포그래피 관점에서는 문자 차원에서 대소문자 구분이 존재하고, 또 이탤릭체 같은 같은 방식으로도 호소력을 높일 수 있다.

물론 라틴 알파벳은 표음· 음소문자라는 취지와는 달리 현실은 시궁창으로 언문일치가 개떡이며, 구조적으로 모음 글자가 너무 부족하다는 한계도 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틴 알파벳은 신경 써야 하는 글자 수가 겨우 수십 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개개의 글자가 그야말로 왕이며, 서체 디자이너는 각 글자에 대해 완전 올인 몰빵 최적화가 가능하다. 이게 개인적으로 가장 부럽게 느끼는 점이다.
가령, A~Z까지 아주 정교하게 테스트된 수제 힌팅 프로그램을 집어넣는 여유를 부리는 건 이미 20여 년 전에 트루타입 글꼴이 처음으로 도입됐을 때부터 있었던 일이다.

그리고 요즘 글꼴이라는 건, 그저 코드값별로 고정된 글자의 폭과 벡터 이미지만을 기술하는 static한 데이터의 집합이 아니다. OpenType 기술 규격 덕분에 자기 옆에 무슨 글자가 오느냐에 따라서 다른 모양을 제공할 수 있고(GSUB), 폭을 미세하게 달리할 수도 있다(커닝.. 이게 개념적으로 더 확장되어 GPOS).

알파벳 정도야 문자 개수를 제곱해 봐야 몇백~몇천 정도까지의 조합밖에 안 나오니, 그 정도는 감당 가능하다. 한글이 '가' 할 때 ㄱ과 '고'나 '강' 할 때 ㄱ의 모양이 서로 달라지는 게, 알파벳으로 치면 W 다음에 A가 올 때와 W 다음에 P가 올 때의 간격을 미세하게 달리 설정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는가?

이런 기술은 이런 게 반드시 있어야만 정서법 차원에서 제대로 표시가 가능한, 복잡한 외국어 문자(complex script. 태국어나 아랍어 문자 같은)를 위해서 개발된 것이다. 그런데 라틴 알파벳은 원래 그런 기술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복잡한 문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더 정교하고 아름다운 타이포그래피를 위해 서체 디자이너가 그런 최신 기술까지 적용하여 시쳇말로 가히 잉여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라틴 알파벳도 아주 정교하고 미려한 필기체 중에는 그렇게 다이나믹한 표시 조건이 필요한 것도 있으니 말이다.

2. 반대편 극단에 있는 한자와 가나

이렇게 소수의 유한한 글자들이 왕인 라틴 알파벳 문화권에 비해, 글자 수가 엄청 많은 CJK는 상황이 굉장히 다르다.
한자는 전세계의 문자들 중 유일하게 '열린-_- 집합'인 무지막지한 문자 시스템이다. 덕분에 가변폭-_-이라든가 글자간의 다이나믹한 상호작용 같은 개념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각각의 글자 자체가 워낙 그림처럼 생겼기 때문에 그 특성을 살린 타이포그래피가 존재한다.

거기에다 일본어 정서법은 한자에다가 자기네만의 간단한 표음문자가 더해져서 상황이 또 달라진다.
일본어는 입력하기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축에 든다. 그리고 '가나'라고 불리는 고유 문자는 구조적으로 불완전하며 한글에 비해 스케일이 작고 표음 능력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일본어 정서법은 가나 전용이 현실적으로 무리이다. 한자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며, 한글하고는 분명 상황이 다르다.

그러나 이런 형태가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굵직한 의미를 강조하는 한자와, 비교적 단순한 모양인 가나가 어우러지면 그것도 또 개성이 있으며 시각성이 살아나서 읽기도 꽤 좋다. 유식한 용어를 동원하자면 function word와 content word가 딱 잘 구분돼 보인다.
또한 입력이 어려운 대신, 한번 입력된 일본어 문장은 문자 차원에서 한자, 히라가나, 가타카나 같은 적지 않은 양의 NLP 정보가 담기기 때문에, 형태소 분석이나 번역을 의외로 유리하게 만들기도 한다. 히라가나-가타카나 구분이 라틴 알파벳으로 치면 대소문자에 얼추 비슷하게 대응한다고 볼 수도 있다(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3. 한글은 멀티 패러다임

자, 이렇게 라틴 알파벳 쪽의 정황과 한자 및 일본어 정서법의 정황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세종대왕이 창제한 그 우수하고 독창적인 문자라는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는 상황이 어떨까?

한글과 관련해서 우리가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은, 한글은 단일 패러다임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문자라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단일 패러다임으로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한글이 총 몇 자냐는 질문에 24자부터 시작해 67자, 11172자, 심지어 160여만 자 같은 사람마다 뒤죽박죽인 대답이 나오는 것이다. 각각의 숫자가 한글의 규모를 어떤 관점에서 측정한 것이겠는지는 독자 여러분이 알아서 생각해 보시라.

차라리 한자는 총 몇 자냐는 질문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라는 대답이라도 곧바로 나오지, 한글은 대단히 특이한 경우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유니코드에는 고육지책으로 한글이 자모와 글자마디가 모두 등록되어 있으며 이것은 내가 보기에 나쁜 선택이 아니다. 그러나 한글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대립은 심지어 컴퓨터 전문가 사이에서도 거의 종교적인 신념의 대립에 가깝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으면, 본인에게 개별적으로 물으면 대답해 주겠다.

한글이 이런 유별난 위치에 있는 이유는 두 말할 나위도 없이 초-중-종성을 모아서 한 글자를 이루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한글이 IPA의 지위를 노리는 범용 음성 부호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면, 굳이 모아쓰기를 할 필요가 없다. 로마자의 예에서 볼 수 있듯, 풀어 쓰는 게 자음이나 모음의 중첩 같은 각종 외국어들의 변화무쌍한 음운 구조의 대처에 더 유리하다. 지금의 모아쓰기 체계는 모음의 발음이 분명하고 받침이 자주 등장하는 한국어의 음운 구조에 좀 더 최적화/로컬라이즈 전략을 선택한 귀결이다.

그래서 한글은 한국어의 음절 구분이 분명하며 시각성과 개성이 더 뛰어난 문자가 되었으며, 구조적으로는 알파벳 같은 계열보다 한자 계열과 좀 더 비슷한 형태가 되었다. 이 선택은 매우 큰 장점과 개성과 자부심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가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이 만들었다. 로마자처럼 소수의 글자를 최적화하고 품질을 다듬는 데 투자될 수 있는 기술과 노력이, 한글 조합 그 자체의 문제만을 푸는 데 다 소비되어 버리게 되었다. 입력이든 출력이든 모두에서 말이다.

다시 말해, 1만 개, 1백만 개, 심지어 1억 개의 글자를 조합해서 생성할 수 있다고 하는 한글의 그런 잠재성은, 알파벳처럼 개개의 글자마다 완전 정교한 힌팅, 커닝, 이탤릭, 필기체 따위로 최적화가 가능한 면모와 기술적으로 공존할 수가 없거나, 최소한 상호 조화시키기가 대단히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모아쓰기라는 걸 현실에서 반드시 절대적으로 일방적인 장점이라고만 간주해도 되는 것일까?

그래서 옛날 한글 선각자 중에는 로마자의 직관적인 기계화 기술과 먼치킨 급의 타이포그래피 최적화에 너무 한이 맺힌 나머지, “우린 안 될 거야 아마”라는 비관적인 결론으로 빠져서 아예 <글자의 혁명> 급으로 한글을 풀어쓰기 형태로 마개조할 생각을 한 분까지 있었다. 다중 패러다임이 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그 의도는 이해하지만 그건 너무 과격하고 비현실적인 주장이다. 개개의 한글 낱자는 마치 일본어 가나만큼이나 완성도가 부족하다. 가나가 한자와 섞어 쓰라고 만들어진 문자라면, 한글 낱자는 모아 쓰라고 만들어진 문자인 것이다. 한글 낱자만으로 풀어 쓰려면 진짜로 모음 ㅡ라면 U처럼 바꾸는 식으로, 글자 자형을 좀 더 변별성 있게 고쳐야 하고 맞춤법까지 대대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 위험 비용이 너무 클 뿐만 아니라, 풀어쓰기를 실제로 오랫동안 시행해 본 분의 증언에 따르면, 한글 풀어쓰기의 시각적 능률은 모아 쓴 한글 음절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고 한다.

4. 이제는 한글 자체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서 입출력 기술을 발전시켜야

결국 이 모아쓰기에 따른 다중 패러다임은 우리가 한글을 고유 문자로 사용하는 한, 우리가 언제까지나 지고 가야 하는 숙제이다. 예전에 컴퓨터의 성능이 열악하던 시절에는 한글 같은 복잡한 문자를 심을 길이 안 보여서 풀어쓰기라도 생각해야 할 것처럼 상황이 암울했다. 그보다 상황이 약간 나아졌을 때에도 겨우 일본의 자국 문자 로컬라이즈 방식을 모방한 2바이트 한글 코드에다 전/반각 문자 따위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기술적인 제약이 없다. 유니코드에, 화려한 OpenType 기술까지 완비되어 있는데 뭘 더 바라겠는가? 한글은 기계화가 유리한 문자인 건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딱 그거 하나만 믿고, 기계화 수준이라는 게 과거의 타자기 내지 2바이트 한글 코드 시절의 기술적 수준에서 멈춘 채 발전이 정지해 있다. 그런 낙후된 기술 수준은 한글에서 제한된 일부 패러다임밖에 수용을 할 수 없다.

일례로 입력부터 먼저 살펴보면, 15년도 더 전의 윈도우 95의 마소 한글 IME의 설정 대화상자와, 지금 윈도우 8의 한글 IME의 설정 대화상자는 제공하는 기능이 차이가 거의 없다. 이거 좀 문제가 있다.
어차피 조합이 필요하고 IME 같은 계층이 필요하다면 그걸 살려서 IME 계층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을 추가로 많이 지원해 줘야 한다.. 이것은 내가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통해 어느 정도 기술적으로 실현시켰으며, 이 분야의 발전에 대한 필요성은 내 석사 논문에다가도 충분히 언급해 놨다.

출력 쪽도 마찬가지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라틴 알파벳은 적당히 꼬불꼬불하고 스스로 들쭉날쭉해서 보기가 좋으며, 일본어는 한자와 가나가 어우러져서 보기 좋다. 그렇다면 한글은 단일 종류의 문자가 빽빽하게 모였을 때 어떤 미를 추구해야만 할까?
이제는 한글도 한자 중심의 획일적인 정사각형 타이포그래피를 벗어나서 커닝도 생각하고, OpenType 기술을 적극 활용한 다이나믹 글꼴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한글은 굳이 한자가 섞일 필요가 없는 stand-alone, self-contained 문자이기 때문이다.

한글은 각 낱자는 직선 아니면 원밖에 없어서 기하학적으로 의외로 무척 추상적이고 단순하다. 그러면서 초중종성의 개성이 아주 분명하니, 한자나 로마자와는 달리 각종 로고타입이나 픽토그래픽으로 형상화하기가 좀 까다로운 면모가 있다(여전히 그림이나 아이콘 같아 보이지 않고, 글자처럼 보임). 그러나 그런 식으로 모아 쓰는 한글의 특성 때문에 오로지 한글에만 적용할 수 있는 글꼴이 나올 수도 있다. 모아쓰기를 그저 거추장스럽게 한글 자모를 정사각형에다가 예쁘게 끼워 넣는 overhead, burden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좀 더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 이것이 내가 현재 고민하고 있는 분야이다.

요컨대,

  • 한글을 굳이 여타 문자와 더 비슷하게 만들어서 단점을 상쇄하려 하기보다는, 한글의 개성과 장점을 더 살린다. “넌 그걸 할 수 있냐? 난 그걸 못 하는 대신이 완전히 새로운 이걸 할 수 있다. 놀랍지?”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 한국어의 특성은 배제하고 오로지 한글의 형태 자체만을 생각한다.

이것이 내가 전통적으로 생각해 온 연구 방향이다. 입력기도 그렇고 글꼴도 그렇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연구 결과물이 다 나온 뒤에 빵! 터뜨려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비밀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심하게 거창한 건 아니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도 겨우 1.x~2.x 시절에는 아이디어만 새로웠지, 기술적으로는 그다지 거창하지 않았으며 허접함 그 자체였었다.

이런 식으로 입력과 출력 모두에서 한글의 기술적 가능성을 한 걸음 확장하는 시도를 골고루 달성하고 나면, 그것이 대중적으로 성공하든, 아니면 너무 과격하거나 시장성이 없어서 실패하든 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난 보람을 느낄 것이고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3/03/27 19:38 2013/03/27 19:38
,
Response
No Trackback , 13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811

한글 타이포그라피 학교 수강

1. 한글 운동꾼

평생을 '한글 운동'에만 몸바친 어르신이 한 분 계신다.
한글 운동이 뭐냐고? 일상생활이나 대외적으로(도로 표지판, 간판, 출판물 등) 최대한 한글을 많이 쓰게 하고 드러나게 하고, 세종대왕을 밀고, 덤으로 바른 한글 맞춤법과 순우리말을 가능한 한 미는 일체의 활동을 일컫는다. 한국어와 한글은 서로 다르지만, 그렇다고 완전 무관한 별개도 아니니...

일부 운동은 국문과 전공자가 보기에도 좀 과격하고 융통성 없어 보이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국수주의· 전투종족스러운 인상이 느껴지기도 할 정도이다. 허나 이런 분들의 헌신 덕분에 CJK 중 한국만이 한자를 일상생활에서 사실상 완전히 떼어 낸 편리한 자국 문자 전용을 이뤄 냈고, 끈질긴 전투 기질 덕분에 한글날을 빨간날로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그 열정과 노력을 폄하하지 말지어다. 이거 그냥 된 게 아니다. 문자 습관이라는 건 인간 문화에서 굉장히 보수적이고 안 변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내가 그분에 대해서 놀라는 면모는 인맥 네트워크이다. 한글 운동계에서 연륜과 짬밥에 관한 한, 이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만렙이다 보니, 언어학, 공학, 역사학 등 갖가지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가 뭔가 깨달은 게 있어 한글 덕후가 된 후학들은 알아서 이분을 제 발로 찾아가서 무릎 꿇고 “선생님, 한 수 가르쳐 주십쇼”를 한다. 자기 전공에서는 자신이 그 선생님과 비교가 안 되는 더 전문가인데도, 자기가 쓴 책이나 논문을 그분께 알아서 “드.. 드리겠습니다!”도 한다. 나 자신도 그분께 그랬고, 다른 사람들이 그러는 것 역시 내가 종종 봤다.

이쯤 되면 그분이 누구신지 눈치 채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본인의 아버지보다도 연세가 더 많으신 그 운동꾼 선생님께서 쓰시는 글이나 주장은 내용이 거의 한글교 교리 수준이다. 내가 내 스스로 철도교 신자라고 하는 것만큼이나, 비하나 비꼬는 의미가 절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그분은 늘 강조하셨다. “한글에 희망이 있다. 한글을 잘 활용하여 이 나라를 일으키고 잘 살아 보자. 한글 속에 (심지어) 돈벌이 아이템도 있다.”
과연 그럴까?

한글은 어린 시절부터 나의 오덕질 장난감이었다.
내가 비록 언어학이나 세계 문자학의 권위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주변의 메이저 문자들을 살펴봐도 세상에 조형적으로 이렇게 오묘한 문자는 없다. 단군의 후손들이 세계에 가장 강렬하게 내세울 수 있는 자기 정체성이자 고유 아이템은 아무리 봐도 한글밖에는 없는 게 분명해 보였다.
게다가 이런 문자가 그 정도의 수난사를 겪고 변모해 왔다니 피끓는 젊은 청춘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수준이지 않은가?

2. 나의 적성과 진로 고민

그 원동력으로 본인은 지난 13년간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만들었다.
이 분야와 관련된 완전 독자적인 노하우와 기술만 빼면 나는 그렇게까지 뛰어난 프로그래머가 아니며, 어쩌면 IT쪽 체질 자체가 아닌지도 모른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10년쯤 뒤에 난 철도로 업종을 바꿔 있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남들은 다 대기업, 공무원, 의사 등등을 노리는데 난 도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바라고서, 사용자가 1억도 안 되는 자국 문자를 위해 이런 일을 한 걸까?
난 지인들로부터 내 능력에 비해 내가 다닌 대학원이나 지금 다니는 회사의 수준은 아깝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사람들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허나, 예전에도 이미 내 심경에 대해 토로한 바 있듯, 내가 지금과 같은 처지에 있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그것보다 더 수준 높은 대학원이나 연봉 캡숑 많이 주는 회사에서 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그런 게 적성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평양 감사도 자기가 싫으면 그만이다. 내가 박사 진학에 괜히 실패했겠나?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만드는 것 말고 다른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더 빠른 컴퓨터를 만들거나, 대박 내는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일엔 아무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건 나보다 더 똑똑한 공돌이들이 알아서 실컷 발전시켜 줄 분야들이다.
그렇다고 초창기 몇 년만 좀 허세 부리며 편하게 살자고 나의 피와 땀이 담긴 날개셋 핵심 기술을 대기업에다 홀랑 다 넘긴 뒤, 나중에 토사구팽 당하는 건 더욱 원하지 않는다. 그러니 나는 현실과 이상을 나름 가장 잘 절충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 있게 된 것이다.

덕업일치를 바라지 않을 거면 차라리 나도 애초에 IT와 무관하면서 적당히 편하게 칼퇴근이 보장되는 공무원 사무직 같은 거나 구한 뒤, 퇴근 후의 개인 시간에 오덕질을 실컷 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은 한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공무원 사무직이 무슨 동네 개 이름처럼 쉽게 구해지는 직업도 아닐 뿐더러, 그랬으면 또 그거 준비하느라 잃었을 기회비용도 만만찮고, <날개셋> 버전 자체가 애초에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도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세상에 거저 되는 쉬운 일은 없다.

3. 글꼴 공부 시작

그래서.. 나도 나이가 있고 사회적인 책임이 있으며, 언제까지나 돈 안 되는 오덕질만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 어떻게든 내가 하는 일로 부와 명성을 쌓고 싶다. 나도 결혼도 하고 가정도 좀 꾸려야지 이제? -_-;;;

한글을 변형해서 무슨 외국어를 표기하는 문자를 만들고 보급..? 그런 건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하도 많이 봐 왔고 이젠 바라지도 않는다.
무슨 맹목적인 한글 쇼비니즘 따위도 허상과 오류를 지금까지 이골이 날 정도로 경험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은 scope을 한국/한국어로 한정한다 해도 정말 뛰어나고 멋진 문자이다. 그냥 관습상 쓰던 것처럼만 활용하는 건 너무 아깝다.
한글로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선보일 만한 아이템이 '아직까지는' 있으며, 남이 먼저 발견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이걸 발굴하면 아까 그 운동가 선생님께서 부르짖으신 메시지가 실현될 가능성이 단 몇 퍼센트라도 더 높아지지 않을까?

그래서 한글 입력기로 시작한 연구를 출력에 해당하는 한글 글꼴로 끝낼 계획이다. 그래서 한글 공학의 종지부를 찍고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박사 과정에 진학을 못 한 대신 자그마한 학원을 다니면서 수업을 듣고, 멘토 교수님과 종종 만나면서 연구를 할 생각이다.
2013년은 본인에게 한글 글꼴 연구의 원년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1/21 08:28 2013/01/21 08:28
,
Response
No Trackback , 5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786

명조(바탕)체의 역사

오늘날 인쇄물에서 본문용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지위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는 한글 서체는 명조, 혹은 바탕체이다.

너무 흔하게 보는 서체여서 잘 모를 뿐이지, 명조는 상당히 미려하고 잘 만든 서체이다.
붓글씨 계열과는 미묘하게 다르고 그렇다고 펜글씨 계열과도 완전히 같지는 않은 그 획과 삐침들은, 명조와 같은 계열로 곁들여져 쓰이는 알파벳이나 한자 서체와는 성격이 다르다. 예를 들어, 한자의 삐침을 그대로 적용한 한글 서체는 '순명조'라고 따로 있지, 일반적인 명조가 아니다. 한글의 명조와 조형이 가장 비슷한 계열을 찾자면 차라리 일본 문자의 명조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명조체는 생각보다 역사가 굉장히 짧다. 역사가 100년도 채 안 됐다.
영문의 Times체가 1931년에 나와서 Garamond나 Bodoni에 비해서 굉장히 젊은 서체 소리를 듣는다만, 명조는 더 어리다.

한글 서체는 20세기 이전에는 전부 흔히 말하는 옛체든 궁서체든 목판체든 어쨌든 붓글씨 형태가 전부였다.
그러다가 일제 강점기 때 흔히 말하는 성경체(산돌성경체..!) 같은 궁서와 명조 사이의 짬뽕 과도기를 거친 후,
1939년에 소년조선일보를 통해 발표된 '박경서체'에서 그나마 명조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이 나왔다.
이제야 붓글씨 서체가 아닌 활판 인쇄용 한글 서체가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후 1958년에 국정 교과서 활자체로 지정된 '최정순체'가 오늘날의 모든 명조 파생형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명조다운 명조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한글 서체 디자인의 아버지인 최 정호가 원도를 그린 '동아출판사체'도 비슷한 시기에 나와서 해당 출판사에서 나온 책과 사전의 본문에 쓰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출처: 명조체의 역사를 한눈에 잘 정리해 놓은 곳

아하! 나 이 서체 기억한다. 'SM세명조'는 이 '동아출판사체'를 얇게만 고친 버전과 거의 일치한다. 어쩐지 비슷하더라. 옛날에 동아 출판사의 책들만 본문 서체의 모양이 약간 다른 게 이유가 있었다.
훗날 1991년에는 명조 계열 한글 표준 서체라는 타이틀로 '문화바탕체'가 나온다. 문화바탕은 동아출판사체 이래로 ㅈㅊ의 세로 꼭지가 오른쪽 끝이 아니라 중앙에서 시작하는 명조 계열을 계승했다.

1990년대엔 PC에서는 아래아한글이 보급한 한양 시스템 명조가 히트를 쳤으나, 출판계의 대세는 최 정호의 원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SM계열 명조였다.
그러다 21세기에 들어서야 더 동글동글한 명조인 윤명조 시리즈가 유행을 주도하며 오늘날에 이르고 있는 중. 그 전에는 산돌이나 윤 디자인 서체들은 사실상 매킨토시에서나 볼 수 있었다. PC에서도 그런 서체들을 쓸 수 있게 된 건 빨리 잡아도 90년대 후반부터이다.

2000년대 이후부터야 최 정순의 명조 원도에서 더욱 변화를 준 나눔명조, 함초롬바탕 등 여러 본문용 서체들이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우리나라에 비해, 북한은 서체 하나만 봐도 정말 시간이 수십 년 전에서 정지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 서체는 여전히 남한으로 치면 1970년대 같고, 틀에 박힌 동일한 조합 로직에다 글자 꼴만 양산형으로 바꿔서 찍어 내는 것 같다. =_=;;
글쎄, 이런 것도 우열이 아니라 문화적 상대성이라고 존중해 줘야 하는 건가..?

북한에서 쓰이는 본문용 서체는 청봉이나, 역시 우리나라 서체와는 형태가 살짝 다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순명조에 해당하는 서체로 북한에는 '광명'이 있다.
남과 북은 글꼴도 서로 이질적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1/17 08:33 2013/01/17 08:33
, , ,
Response
No Trackback , a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784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1862-1949).
뼛속까지 한국덕으로,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진심으로 사랑한 미국인으로 아주 유명한 분이다. 2013년 새해의 첫 글은 훈훈한 이야기로 시작하겠다. 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는 모국어인 영어는 물론 한국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했으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서양에다 소개하고 한반도에 신식 학교를 세우는 등 수많은 좋은 일을 했다.
또한 정치적으로도 구한말 시절부터 고종 황제를 보호하고 헤이그 밀사를 직접 선발하여 조선/대한 제국의 독립 승인을 위해 적극 애썼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던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뼈아픈 결정을 내린 사람이었다. 그가 그냥 국제 정세에 따라 일본으로 하여금 조선을 침탈하는 걸 승인했을 때, 헐버트는 자국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일제가 조선의 주권을 침탈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1907년,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쫓겨난 뒤에 본토에서도 이 승만, 서 재필 등의 독립 운동을 도와 줬다.

또한 그가 무엇보다도 감화되었던 것은 한글이다. 한글을 나흘 만에 깨우친 뒤 이게 보통 문자가 아니라는 걸 직감하였으며, 어렵고 비효율적인 문자인 한자를 버리고 온 국민이 한글로 지식을 깨우쳐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리고 한글 정서법에도 띄어쓰기가 있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여 서 재필이나 주 시경 같은 선각자들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조선에서는 사람들이 우수한 자기네 고유 문자를 스스로 천대하다니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이런 말을 미국인이 했다는 게 믿어지는가? 여러 애국 단체들 중에서도 특별히 한글 학회에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 중근 의사조차도 일본 경찰로부터 심문을 받던 중에 어쩌다 헐버트 얘기가 나오자, 그는 “헐버트는 한국인이라면 단 하루라도 잊어서는 안 될 민족의 은인이다”라고 증언했다고 한다. 다른 위인의 눈에 보기에도 헐버트는 큰 위인이었던 것이다.

그는 1945년 해방이 ‘정의와 인도주의의 승리’라고 한국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고, “나는 죽어서도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마포 한강변에 있는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묻혔다.

우리나라의 유명 독립 유공자들은 대체로 1960년대 초에 대대적으로 조사되어 각종 훈장이 추서된 반면, 이분은 아예 서거 이듬해인 1950년 3월 1일에 진작부터 이 승만 정부로부터 건국 공로 훈장 태극장이 추서되었다. 그가 어떤 계기로 그렇게 여러 나라들 중에 하필 한국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그는 다트머스 대학 출신이라고 하는데, old timer 프로그래머라면 기억하려나? BASIC 언어를 개발한 존 케메니와 토머스 커즈가 바로 이 대학의 교수이다. 그래서 베이직 언어의 여러 방언들 중에서 특별히 오리지널을 ‘다트머스 베이직’이라고 일컫는다. 한국인이라면 다트머스 대학이 헐버트의 모교이기도 하다는 걸 덩달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한편, 헐버트에 필적하는 대한민국 독립 유공자 외국인으로는 캐나다인인 프랭크 스코필드(귀화명 석 호필)도 있다. 그는 의사이자 제암리 학살 사건 사진을 전세계에 보도한 기자이고, 서울 현충원에 묻혔다. 옛날에 스펀지에서 이 스코필드에 대해서 소개했었는데, 내용이 워낙 훈훈하다 보니 별 다섯 개를 당당히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헐버트는 스코필드에 비해서 인지도가 많이 뒤쳐지는 것 같다. 구한말 때는 열정적으로 한반도에서 활동했지만 정작 일제 강점기를 앞두고는 추방당해서 미국에서 지낼 수밖에 없어서 그런 듯.
그래서 작년 여름, 한글 새소식(한글 학회 월간지) 2012년 8월호(통권 480호)에서는 헐버트 박사 특집이 편성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 역사에 이런 분도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Posted by 사무엘

2013/01/01 08:21 2013/01/01 08:21
, , ,
Response
No Trackback , 2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777

근황, 소식, 내 계획 짬뽕

1.

2012년이 다 저물어 가고 있다.
일단, 올해 하반기에는 문화· 정치적으로 모처럼 아주 기쁜 소식이 있었으니 그것부터 먼저 회고하고 넘어가야겠다.
바로 한글날이 22년 만에 다시 빨간날로 회복된 것! 그것도 미우나 고우나 이 명박 정권 때 이뤄졌다.
결정이 하도 지지부진하니 내년 달력을 만드는 업자들이 “이거 한글날은 빨간날로 해야 됩니까, 말아야 됩니까? 빨리 결정해 주세요!” 라고 독촉을 할 정도였다고 하는데.. 결국은 통과됐다.

알다시피 한글날은 원래 과거의 식목일처럼 공휴일인 기념일이었다. 그랬는데 노 태우 정권 때 공휴일에서 제외되어, 근처의 '철도의 날', '학생의 날'처럼 안 쉬는 여러 기념일 중 하나로 전락했다.
노 무현 정권 때는 국경일로 승격됐으나, 제헌절처럼 “안 쉬는 국경일”이라는 희대의 이상한 어정쩡한 날이 되었다.

그래서 한글 학회, 한글 문화 연대 같은 순수주의 어문 운동 단체에서는 수 년째 정부를 상대로 청원을 넣고 시민 계몽을 하고, 올해는 특히 온갖 기자 회견과 퍼포먼스를 연 끝에 드디어 승리를 쟁취해 냈다.
너무 무리하게 말을 순화하자는 식으로 약간 극단적인 주장에 모두 공감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 단체들이 정말 훌륭한 일을 해 냈다. 잘한 건 잘한 것으로 인정하고 이들의 열정을 칭송해 주자.

한글날 공휴일 지정을 가로막아 온 최종 보스는 역시나 경제 단체였다.
경제 단체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에 산업 기능 요원 제도도 병무청이 단호하게 못 없앴다는 점을 감안하면, 얘들이 하는 짓이 다 병크는 아니다. 허나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논리로 한글날 공휴일화를 반대하는 건 이미 안 통하는 논리이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는 노동자들의 근로 시간이 이미 세계 최상위를 다툴 정도로 길며, 우리나라는 대체 공휴일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날짜수만 평균 이상이지 실질적인 노는 날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설령 공휴일이 정말 너무 많다면, 성탄절과 석가탄신일부터 칼질을 하는 게 순리일 것이다. 종교 공휴일 때 노는 나라는 주변의 CJK 중에서도 K밖에 없다. 이것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바인데 왜 국민들 뜻대로 선뜻 안 되는 걸까?

“국경일 중에 삼일절 같은 날은 중요한 날이긴 하지만, 딱히 기쁜 날은 아니다. 그러나 한글날은 해당 국가의 정치나 종교와 관련이 없으면서 오로지 문화적으로 레알, 진정으로 경축할 가치가 있는 기쁜 날이다.” 이 점을 기억하자.
한글날도 공휴일이 됐는데 이제 사형 집행만 좀 부활하면 정말 잃어버려진 과거 회복이고 기쁜 일이 될 텐데...

2.

자, 그리고 비주얼 스튜디오 2012를 드디어 회사에서 깔아서 써 봤다.

외형이 또 심하게 달라졌다. 아무리 버전업이 돼도 3.x나 6.x나 아이콘 하나 안 바뀌고 외형이 심하게 변화가 없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에 비하면 MS의 변화를 위한 변화 저력은 정말 대단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2012는 우중충한 군청+보라 배색이던 2010과는 달리, 은색· 회색· 흰색 배색으로 확 바뀌었으며, 2010과는 달리 non-client 영역에 일반적인 thick frame조차도 없다. 무슨 말이냐 하면 옛날의 아래아한글 97급으로 외형이 독자적인 형태가 됐다는 뜻이다.

16컬러풍으로 회귀한 아이콘 디자인, 그러데이션에서 단색(solid color)으로, 동그란 모서리에서 각진 사각형으로 회귀한 건 영락없이 10여 년 전의 VS .NET 첫 버전을 떠올리게 하는 외형이다. 아니, 윈도우 8 자체가 전반적으로 복고풍이다.
물론, 배색만 단순해졌을 뿐, 안티앨리어싱이 적용되어 아이콘의 색상 수 자체는 여전히 트루컬러급이다. 16컬러 “풍”으로 바뀌었을 뿐이지, 진짜 16컬러로 후퇴한 건 아님. ㅎㅎ

외형뿐만 아니라 2012는 기능도 무척 강화되어, IDE 에디터에서는 사용자가 선언한 명칭이 청록색으로 따로 표시되고, 굳이 Ctrl+Space를 누르지 않아도 첫 타부터 인텔리센스 자동 완성이 슝슝 튀어나온다. 오오~~

그리고 성능 분석과 프로파일링 기능이 더욱 강화되었으며, 소스 코드 정적 분석 기능이 드디어 추가되어 고품질 코드를 만드는 데 더욱 기여하게 되었다. 정적 분석 기능은 이전 버전의 VS에서도 있긴 했으나, 제일 비싼 엔터프라이즈급 버전에만 있었기 때문에 개인 인디 개발자가 접하기는 어려웠다.

<날개셋> 당장 다음 버전은 여전히 VS 2010으로 빌드할 예정이나, 이 버전의 사용 기간은 의외로 짧아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정적 분석을 돌려서 소수나마 코드에 존재하는 몇몇 논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3.

지난 12년간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통해 얻은 것은

  • 수능, 내신 다 씹어먹고 대학 진학 성공
  • 한글 연구 진영에서는 절대부동의 인지도 확보. 병역특례 TO도 사실상 그것 덕분에 얻은 거나 마찬가지
  • 인디 소프트웨어 개발자(개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의 인지도 확보
  • 보수적으로 잡았을 때 국내외에 몇천 명 정도로 추정되는 사용자와 잠재적 지지자. 국내는 물론이고, 생각지도 못했던 나라의 현지인이나 교포에게서 한글 로마자 입력 방식, 신세벌식, 세벌식 무한 낱자 수정 등등을 고맙게 잘 쓰고 있다는 연락 받았을 때 굉장한 보람 느꼈음.
  • 몇 차례의 대회/소프트웨어 공모전 입상을 통한 통산 몇백만 원 정도의 상금 수입
  • 거기 들어간 기술의 일부를 떼어 주는 개인 개발 용역으로 통산 1천몇백 만원 정도의 수입 (그리 큰 액수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쉽고 재미있게 덕업일치를 이루면서 번 돈이라는 게 중요)
  • 학부 시절, 졸업/개별연구 명목으로 5학점 정도의 전공 학점 기여. 학술지 논문 1회 게재
  • 석사 논문 주제와 학위

그리고 무엇보다, 한글을 내가 원하는 어떤 방식으로도 입력하고 다룰 수 있으면서도 마치 기계식 타자기를 컴퓨터로 옮겨 놓은 듯한 한글 오덕질용 작고 가벼운 에디터. 그리고 Windows 운영체제에서는 거의 만렙을 찍은 한글 IME가 내 컴퓨터에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정신적 만족감. 그걸 내가 혼자 다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성취감. 이로부터 파생되는 한글에 대한 자부심, 애국심 등등이다.

다음으로 잃었거나 어쨌든 줄어든 것은..

  • 적절한 대학 GPA (ㅋㅋㅋㅋㅋ)
  • 의대, 공무원, 대기업, 공기업 등에 들어가기 위한 스펙 쌓을 기회 (정말 하나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 여타 분야나 IT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익힐 여유
  • 연애와 결혼 기회 (...)

이 정도면 수지 맞는 장사이려나..? ㅋ

4.

내가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한국어 공학'에 비해서 '한글 공학'의 위상이 굳건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한국어 공학과 한글 공학은 목표는 비슷하지만 다루는 대상과 방법은 상당히 다르다.
그리고 내 관심분야는 '한국어 공학'이 아니라 '한글 공학' 쪽이다.

한글 자체만으로 오덕질을 할 거리가 전혀 없고, 더 발전할 거리가 보이지 않았다면 나도 그냥 사전학, 코퍼스 언어학, 자연 언어 처리 같은 데 관심을 뒀을 수도 있다.
아니, 언어학 쪽에 관심을 둘 필요조차 없이 그냥 자동차나 컴퓨터, 심지어 철도만 연구하는 평범한 공돌이의 길을 갔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문자가 저렇게 있는 걸 보니, 그걸 연구하지 않고서는 다른 분야는 도저히 못 파겠다..

물론, 지금 분위기를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다.
지금이 옛날 같은 타자기나 XT/286 컴 시대도 아니고 문자 기계화 자체만으로 뭘 더 연구할 게 있는지 의아해할 만도 하다.

그래서 '한글 공학'은 문과 계열보다 오히려 언어학을 전공하지 않은 여타 분야 이공계(특히 입력기 쪽)나 디자인 분야(당연히.. 글꼴 쪽) 종사자들이 더 연구하는데.. 그쪽에서는 반대로 언어학 기반이 없으니 연구의 깊이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한글은 주변의 한자나 라틴 알파벳이나 일본 가나와는 구조가 확연히 다른 문자이고, 그 조합 원리 자체만을 이용해 얼마든지 오덕질을 하고 입출력 기능을 더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 내가 늘 말하지만 한글은 두벌식으로만 입력하기에는 너무 아깝고 천편일률적인 정사각형 네모꼴로만 쓰기에도 너무 아까운 문자이다. 그래서 그런 학문 경계들을 허물고, 한글 입력과 출력 모두에서 새로운 솔루션을 만드는 게 꿈이긴 하나...

대학원의 박사 진학은 일단 좌절되었다.
나는 정말 이 분야를 가고 싶고 특정 교수의 학풍을 계승하고 싶은데 실력이 부족해서 떨어진 것이라면, 몇 번이고 입시에 재도전을 했겠지만, 나는 그런 경우가 아니니 내 연구 주제를 감당이나 지도를 못 하겠다고 교수님들이 날 받아 주지 않았다.

내 연구 주제는 특정 단과에 맞아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딱 석사를 마쳤던 대학원에서 박사를 안 받아 주면 나는 딱히 다른 대학원을 갈 데도 없다. 그러니 난 최종 학력은 그냥 석사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논문 쓰는 게 힘든 한편으로 재미있었고 이런 걸 또 쓰라면 쓰겠는데, 그걸 하지 말라니 어쩔 수 없지. 이해를 하며, 원망은 안 한다.

한편으로는 이게 밥벌이가 돼야 할 텐데 하는 우려도 좀 든다. 당장 내가 몇 달 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 날개셋 마이너 업데이트 (6.7x. 다음 달 초-중순쯤 나올 예정)
  •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 놓은 것들에 대한 문서를 재정비. 홈페이지와 프로그램 도움말 주요 내용을 영작
  • 날개셋 메이저 업데이트 (6.9? 7.0? 윈도우 8용 IME 온전히 완성)

정도. 이미 내가 벌여 놓았고 관성 때문에 계속 진행해야 하는 일들은 이 정도에서 몇 개월 안으로 슬슬 끝을 볼 생각이다.
그 다음으로는 공부가 너무 소홀했던 IT 여타 분야 기술과 지식도 좀 독학하고, 무엇보다도 글꼴로 체제 변환을 하여 비밀 프로젝트를 몇 년간 진행할 예정이다.

그 결과물을 학계와 업계에 발표했는데도 이와 관련된 다른 일자리나 추가 수입이나 반향이 없다면..
2015년쯤 이후부터는 본인도 한글 관련 연구는 다 접고, 그냥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돌아가거나 심지어 철도 업종으로 전업을 하거나, 공무원/고시 준비생-_-으로 돌아갈지도 모르겠다.

뭐, 그 정도의 최악의 상황까지도 각오는 하고 있다. 그러나 나의 20대와 30대 초반을 정말 건전하고 뜻있는 일을 하는 데 정열을 바쳤다는 사실에는 어떤 경우든 후회가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2/11/29 08:29 2012/11/29 08:29
, , ,
Response
No Trackback , 2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762

스마트폰 지름

난 초등학교 때 컴퓨터를 처음으로 접했고,
중학교 때 PC 통신,
고등학교 때 인터넷과 이메일,
대학교 때 휴대전화와 개인 홈페이지를 순서대로 접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순서가 아주 점진적이고 자연스럽고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은 무려 대학원 석사를 졸업한 뒤, 2012년 11월에야 장만하게 되었다. 대수로는 제5대째이다.
물론 이것은 어지간한 여타 사람들에 비해서는 시기적으로 굉~장히 엄청나게 늦게 도입한 것이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을 안 쓴 이유는 딱히 없었다.
이게 일부 분야에서 매우 편리한 물건인 건 사실이지만, 난 이미 PC로 필요한 정보 처리와 프로그래밍은 다 하고 있으며 이미 쓰는 전화기를 만족스럽게 쓰고 있고, 스마트폰이 그저 남들이 다 쓴다는 군중 심리만으로 그 가격을 투자하면서까지 쓸 가치가 있는 새로운 물건은 아니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다른 기기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또한 스마트폰은 기존 PC와 본질적으로 거의 동일한 기능이 좀 더 작은 기계에서 돌아간다는 차이만 존재할 뿐, 과거에 컴의 성능이 16비트에서 32비트로, 단색에서 트루컬러로 바뀌던 것처럼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는 정도의 신기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글자를 빨리 못 입력하는 게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일찌감치 컴퓨터를 썼던 경험이, 지금은 오히려 유행에 대한 반응을 둔감하게 만든 셈이다.

그러다가 기존 전화기가 고장이 나면서 스마트폰을 도입하게 됐다. 시대가 시대인데 피처폰을 굳이 수리까지 하면서 쓸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내가 스마트폰이 특별히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면모는 다음과 같다.

  • SNS 앱 연동
  • 지도 + 길/장소 찾기
  • 어디서나 부담없는 크기와 무게의 기기로 무선 인터넷 접속. 노트북은 WIFI에 붙는 것만 가능하지만 폰은 자기가 직접 연결을 할 수 있다.
  • 유용성뿐만 아니라 그와는 별개로 일단 품위와 간지

태생적인 한계이겠으나, 피처폰이든 스마트폰이든 모바일 기기는 문자 입력이 제일 불편한 건 변함없다. 제조사의 특성상 입력 방식이 천지인밖에 없다. 골수 나랏글 유저인 본인에게 천지인은 직관적이지 않아 너무 불편하고, 두벌식 쿼티는 각각의 버튼이 너무 작아서 오타가 잘 난다.

쿼티라 해도 그 작은 기기에서 열 손가락을 다 동원하는 타자 따위는 기대할 수 없으며, 검지-엄지의 독수리 타법의 부활이다. 역시 문자 입력은 PC를 따를 기기가 없음을 느낀다.
카카오톡을 깔고 나니 “오오, 사무엘 님 드디어 카톡 들어오셨어요?” 인사가 막 들어오는데.. 타자가 불편해서 카톡질은 오래 못 하겠다. 카톡이 있으니 PC뿐만 아니라 폰으로도 인스턴트 메신저가 하나 더 생긴 거나 다름없는 반면,. 나의 폰타는 PC에서의 세벌식 타속에 비해 고작 1/4~1/3밖에 안 된다. ㄲㄲ

또한, 쿼티 배열을 쓴다 하더라도 나오는 배열은 1~3단으로 국한이지 4단은 없다. 그래서 모바일에서는 숫자와 기호를 섞어 쓰는 것조차도 매우 심하게 불편해진다. 인터넷 URL 내부에 무심코 들어있는 숫자가 유난히도 입력하기 귀찮고 성가시게 느껴지는 건 PC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경험이다.

내가 예전에도 잠시 글로 썼듯이, 스마트폰에서는 두벌식 세벌식 논쟁도 PC에서와 같은 의미는 사실상 없다. 마치 유니코드 앞에서 조합형 완성형 논쟁이 김이 확 빠지고 의미가 없어진 것과 비슷한 맥락이랄까. 어차피 열 손가락으로 제대로 된 타자를 할 수가 없고 장타도, 모아치기도 필요 없으며, 세벌식은커녕 두벌식을 집어넣기에도 화면이 부족한 공간에서 굳이 세벌식에 연연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모바일은 두벌식이고 세벌식이고를 떠나서, 두벌 세벌 논쟁의 주 무대이던 타자기 식 글쇠배열 패러다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죽이 됐든 밥이 됐든 어떻게든 글쇠를 구겨 넣어서 스마트폰에서도 “도깨비불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원론에 충실한 한글 입력 방식이 좀 있긴 해야 할 것 같다. 신세벌식 같은 글쇠 중첩은 확실히 이런 데서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 직업병이다 보니 문자 입력 얘기가 또 길어져 버렸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면서 굉장히 아쉬워진 것 중 하나는 역시나 배터리 용량이다. 하루를 놔 두니까 진짜 배터리의 절반이 싹 소모되어 버린다. 매일 충전 안 하면 못 견딜 것 같다.

과거의 피처폰은 송· 수신 안 하고 가만히 놔 두면 이틀을 놔 둬도 세 칸이 그대로 유지되었었다.
지난 가을에 회사 야유회로 제주도로 놀러 갔을 때, 본인은 전화기를 완전히 충전시켜 놓은 채로 그대로 가져서 2박 3일을 잘 버티고 돌아왔다. 별도의 충전기를 챙겨 가지 않았다. 제주도까지 가서 딱히 전화질을 할 일도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쓰는 다른 사람들은?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숙소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틈만 나면 자기 전화기를 충전하려고 방의 콘센트마다 난리가 났었다. 멀티탭을 챙겨 다녀야 할 지경이다. 그리고 이제 나도 스마트폰 세상에 끼어든 이상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난 휴대전화는 모름지기 통화 품질 좋고 배터리 오래 가고, 충격에 강하고 튼튼하면 장땡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통화 품질은 모르겠지만 고가의 컴퓨터와 디스플레이와 네트워크 장비를 내장하느라 내구성은 오히려 떨어지고 배터리 많이 먹는 방향으로 변화한 게 틀림없으며, 그건 나로서는 아쉬운 점이다.

아무튼, 난생 처음으로 써 보는 스마트폰은 내 삶의 양상도 앞으로 적지 않게 바꿔 놓을 것 같다. 다만, 내가 앱을 본격적으로 만드는 날이 과연 올지는 모르겠다. 현실은 PC에서 윈도우 8 메트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찰 테니.

내가 비록 PC는 맥북을 갖고 있지만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계열이 선택되었다. 요즘 IT 트렌드를 잘은 모르겠지만, 스티브 잡스 옹의 별세 이후 애플이 잡스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중이라는 건 틀림없어 보인다. 지인 중에는 아이폰 쓰다가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안드로이드로 갈아타는 사람까지 있다.
차라리 애플 계열의 모바일 제품은 더 나중에 아이패드를 써 볼까 싶은데, 이건 언제쯤 지르게 될지 아마 까마득히 먼 미래의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ㅎㅎ

그나저나, 스마트폰을 장만한 뒤에도 KT를 사칭하는 스마트폰 교체 광고 전화는 시도 때도 없이 걸려 온다.
재고 단말기들을 처분 못 해서 이 인간들이 정말 난리인가 보다.

Posted by 사무엘

2012/11/24 08:35 2012/11/24 08:35
, ,
Response
No Trackback , 15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760

두벌식과 세벌식 한글 입력 방식을 제각각 가장 극단적인 FM 형태로 디자인해 보면,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세벌식은 초성 결합 지향적이고,
두벌식은 종성 결합 지향적이다!

공 병우 세벌식에서 가장 극단적인 FM을 추구한 입력 방식은 바로, 이중모음 정석이 강요되고 겹받침 조합이 없이 모든 겹받침을 반드시 Shift+한 타로만 치게 되어 있는 세벌식 최종이다.

즉, 이 입력 방식에서는 초성 쌍자음을 해당 자음의 연타로 입력하고, 중성 겹모음은 겹모음용 전용 ㅗ와 ㅜ를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입력한다. (ㅢ도 반드시 8로만 한 타에 입력해야 하고, ㅡ+ㅣ로는 입력할 수 없음) 끝으로 종성에는 낱자 결합 규칙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제약이 존재하는 덕분에 이 입력 방식은 기계식 타자기와 100% 싱크가 가능하다.
세벌식 기계식 타자기는 글쇠가 종이에 찍히는 초점이 두 군데 있으며, 글쇠도 부동(不動)키와 동(動)키로 나뉜다. 초성과 일반 모음들은 동키이고, 겹모음용 ㅗㅜ와 종성은 부동키이다. (한 글쇠에서 아랫글쇠는 동키, 윗글쇠는 부동키가 되는 경우를 대비해 복잡한 지침이 있긴 한데,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 자리에서 생략)

부동키는 글쇠를 찍은 뒤에도 종이가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기계식 타자기에서 낱자 결합용으로 쓰일 수 없다. 초성이야 동키이기 때문에 연타로 아쉬운 대로 쌍자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반면, 종성은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중성과 종성을 모두 왼손이 담당하고 있다는 특성상(글쇠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는 배열인 것도 기계 친화적인 이유가 있음), Shift+한 타로 겹받침을 누르는 것은 왼손의 연타 부담을 경감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런 심오한 이유 때문에 공 병우 세벌식은 초성 쌍자음만을 연타로 입력하고 나머지 중성과 종성은 연타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그에 반해 가장 FM에 충실한 두벌식은 <날개셋> 한글 입력기 6.7에서 추가된 종성 지향 두벌식처럼 자음은 모든 문맥에서 종성과 같은 형태로 결합하는 입력 방식이다.

아래아한글 같은 일부 프로그램의 한글 입력 방식에서는, 두벌식도 마치 세벌식처럼 초성과 종성의 낱자 결합 규칙이 따로 적용되어서 쌍자음을 해당 자음의 연타로 입력할 수 있는 구현체가 있다. 그러나 FM대로라면 초성이든 종성이든 쌍자음은 반드시 Shift+한 타로 입력해야 한다. 애초에 '국가'와 '구까'를 모두 구분하여 연달아 입력하려면 쌍자음은 그렇게 입력해야만 한다.

따라서 두벌식은, 겹받침을 Shift+한 타로 입력하는 세벌식과는 정반대로 초성 쌍자음을 Shift+한 타로 입력하며, 초성에 낱자 결합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세벌식은 그런 극단적인 이념을 추구함으로써 컴퓨터와 기계식 타자기 사이의 글자판 통일을 이루었으며, 기계적으로 유리한 점과 빠르고 편한 타자 사이의 상당히 괜찮은 합의점까지 잘 찾아 낸 반면, 두벌식은 그런 일관성과 통일성이 없다.

두벌식 타자기는 어차피 받침은 Shift부터 반드시 먼저 누르고 쳐야 하기 때문에 치는 방식이 컴퓨터와 다를 뿐만 아니라, 결국은 ㄲ과 ㅆ, 그리고 자주 쓰이는 겹받침이나 겹모음은 예쁜 자형으로 찍기 위해 별도의 글쇠로 따로 있어야 할 수밖에 없다.

단적인 예로, 똑같이 한 타로 입력하는 겹자음이라도 ㄲ과 ㅆ은 초성과 종성에서 모두 쓰이지만, 나머지 ㄸ, ㅃ, ㅉ은 초성에서만 쓰인다. 이것을 기계식 타자기로 어떻게 구분하겠는가? 게다가 Shift+ㄱ은 어차피 ㄲ이 아니라 초성 ㄱ과 받침 ㄱ을 구분하는 데 써야 하는데? 결국은 겹자음의 처리가 두 그룹이 서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두벌식으로는 기계간의 글자판 통일을 이루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이 말이다.

두벌식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지니 그 반대편에 있는 세벌식에 대해서도 예전보다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다시 말하는데 그 알량한 글쇠 수 좀 줄이려고 PC에서 한글을 두벌식으로 쓰는 건 너무 아깝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너무 많다.

두벌식이 완전 백해무익한 쓰레기라는 말이 아니라, 가능한 한 세벌식이 엄연히 main이 되고 두벌식은 sub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세벌식으로는 간단한 기본 오토마타를 토대로 하여 더 발전하는 응용이 가능한 반면, 두벌식은 지금 있는 꼼수를 체계화하는 데에만 온갖 노력을 들여야 한다. 내 학위 논문이 주장하고자 한 바가 바로 이것이다.

여담이지만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아이콘에서 '한글'을 나타낼 때 쓰는 한글 글자는 대개 '가' 아니면 '한'이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이를 모두 활용하며, 현 글자판이 세벌식으로 판단되면 '한'이 나오고, 두벌식이면 '가'가 나온다. 꽤 옛날 버전부터 이어져 온 관행인데 이게 나름 합리적인 디자인인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2/10/24 08:18 2012/10/24 08:18
, ,
Response
No Trackback , 11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747

« Previous : 1 : 2 : 3 : 4 : 5 : Next »

블로그 이미지

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 사무엘

Archives

Authors

  1. 사무엘

Calendar

«   2019/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1296681
Today:
155
Yesterday:
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