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진지한 우리말 관련 글.

여러분은 중국이나 일본의 고유명사 한자음을 어떤 식으로 표기하는 걸 선호하는가?
예를 들어 타이 / 태국, 타이완 / 대만, 베이징 / 북경 같은 것.

a. 우수한 표음문자인 한글 뒀다 뭘 하나. 여타 유럽 언어와 마찬가지로, 너무 힘들지 않은 한도 내에서 최대한 현지음에 가깝게 읽어야 한다. 그게 속 편하고 일관성도 있다.
b. 엄연히 한국식 한자 독음법이 있는데 왜 그런 헛짓을 하나? 우리식으로 읽어야 한다.

우리말은 a와 b 표기가 굉~장히 문란한 상태이다. 이런 난잡한 실태를 한국어 학습자 외국인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걔네들 입장에서 생각해 봐도 난감할 지경. 다만, 영어에도 '씨저'와 '캐자르'(카이사르)가 공존하듯이, 비슷한 맥락의 표기 바리에이션이 없지는 않다.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본인이 어렸을 때 보던 각종 백과사전류의 책에는 “신해혁명 이전의 중국 인명· 지명은 b대로 표기하고, 그 이후의 것들은 a로, 다시 말해 현지음으로 표기한다.” 같은 황당한 절충안(?)까지 명시되어 있었다.

본인은 a안을 선호한다. 걍, 장 제스, 쑨 원, 루 쉰, 마오 쩌둥, 덩 샤오핑이라고 쓰면 편하겠는데. -_-
이상하게 배우 이름은 현대인이라고 해도 전부 b안이 굳어져 버렸으니 원..;; 이연걸, 성룡처럼.
똑같이 라틴 알파벳으로 쓰인 유럽 인명이라고 해서 그걸 죄다 영어식으로 읽는 건 실례이고 무식한 짓 아닌가? (적당한 예가 당장 생각이 잘 안 나네) 본인은 한자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한다.

또한 중국과는 대조적으로, 일본의 인명과 지명은 똑같이 한자인데 우리식으로 읽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KJV가 출간되기도 전 시대를 산 엄청난 옛날 인물이지만 중국의 '서태후'와는 달리 언제나 현지음 표기로 통용된다.
일본인 중에서 우리식 표기가 잘 알려져 있는 사람은 내 기억으론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밖에 없다. 일왕 히로히토? 데라우치(일제 강점기 총독)? 우리식 한자를 내가 알 게 뭐야. ㅋ

일본은 지명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동경(도쿄)과 대마도(쓰시마) 말고 우리식 한자음이 널리 통용되는 곳은 거의 없다. 대판이라고 적으면 오사카라고 알아들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
물론, 일본어는 훈독이라는 복병 때문에 애시당초 현지음 표기가 더 보편화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처럼 한자 문화권이라고 해도 현지음 표기는 그냥 익숙해지기 나름일 뿐이다. 유럽, 프랑스, 이탈리아를 놔두고 굳이 구라파, 불란서, 이태리를 고집할 필요가 뭐가 있나? 중국에 대해서도 그렇게 현지음으로 부르면 된다.

그리고 어느 나라 인명이든 현지음으로 적다 보면 성과 이름은 저절로 서로 띄어서 적게 되고, 그 관행에도 더욱 쉽게 익숙해진다. 난 솔직히 그걸 원한다. (덧붙이자면, 현재 한국의 인명 체계 자체도, 성씨 수가 너무 적고 글자수가 짧아서 동명이인이 너무 많은 등, 무척 기형적이기도 하고 말이다.)

여기서 본인의 경험 하나.
본인은 어릴적 영어의 음운 구조에 대해 배우면서 은사님으로부터 이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들리는 말을 한글로 절대로 적지 마라. 한글은 무조건 잊어버려라. 소리를 소리 그대로 익혀라”

그래서 한글을 너무 사랑하는 분들 중엔, 저 말에 발끈하여, 한글을 변형· 개량해서 외국어 발음을 받아적는 기호를 만들고 그걸 퍼뜨리고 다니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런 노력이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본인은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의 도움 없이 영어를 공부했다. 한글을 배제해야만, 영어를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되는 “한국어 음운 구조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한글 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다.

그런 것처럼, 중국어를 공부할 때도 어줍짢은 한국의 한자/한자어 지식일랑은 잊어버리고 그 말소리를 익히는 게 중요하다. 게다가 걔네들은 옛날 스타일의 번체자는 쓰지도 않는다. 현지음 표기는 그런 사고방식의 맥락에서도 더욱 바람직할 거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해 본인과는 견해가 극단적으로 다른 분도 있다.
한글 찬양 진영(?)과는 반대로 한자 매니아들 중 일부는.. 중국의 인명· 지명을 중국 현지음으로 적는 걸 몸서리치게 혐오한다. 줏대 없는 짓, 미친 짓, 정신나간 짓, 사대주의 등 온갖 악담을 갖다붙이기까지 한다. 진짜로.. ㄷㄷㄷ;;

난 현지음 표기를 그 정도로 강경하게 고집하거나, 우리식 표기를 저 정도로 극단적으로 나쁘다고 매도하지는 않음. 절대적으로 옳은 게 없이 그냥 정하기 나름인 것에 너무 목숨 걸지는 않는다. 다만 어지간하면 현지음 표기 쪽을 대원칙으로 삼으면 좋겠다.

다음은 추가 잡설들.

1. 성 이름 표기 순서를 갖고도 열폭하는 분들이 있다. 이에 대해 본인은 한국식 이름의 로마자 표기랑, 아예 영어식 이름이라는 두 개념을 구분하자는 주의이다.
전자의 경우는 Kim Yongmook이라고 언제나 일관되게 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Samuel Kim이라고 쓴다.
일본은 로마자로 표기만 하는 순간에 성과 이름 순서를 알아서 싹 교환하는 반면, 중국과 한국은 그렇지 않다.

2. 중국의 사상가인 '공자'와 '맹자'는, 어른들의 사정에 의해 서양에서 라틴어 어미가 붙어서 Confucius와 Mencius라는 간지나는 영어 이름이 지어진 걸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거야말로 오늘날 한국어로 치면 부카니스탄, 귀차니즘, 오노스럽다.. 이런 것과 동일한 맥락의 작명법이지 않은지? ㅎㅎ

3. 오늘날은 한국어에서 한자나 한자어를 이용한 조어 자체가 사멸하다시피했다.
스키를 배우는데 강사가 말하길, 다리를 A자 모양으로 모으랜다. 옛날 같았으면 팔(八)자 모양이라고 불렀을 것이다. 십자가처럼 말이다. (아니, 그러고 보니 걍 시옷자 모양이 더 편하겠네.)
아마 기독교가 21세기에 전래되었으면 십자가, 유월절, 휴거 같은 말이 생길 리가 없었으리라... 다 크로스, 패스오버, 랩처라고... 휴거를 뜻하는 랩처(rapture)는 유명한 컴퓨터 용어인 캡처(capture)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되었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07/31 08:35 2011/07/3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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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사신 2011/07/31 15:18 # M/D Reply Permalink

    중국의 자국어 사랑은 엄청나서, 그 많은 외래어를 다 새로 익혀야 합니다.

    가끔은 반반씩 섞어 놓은것도 있어서 그냥 소리나는 대로 읽어도 감이 안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星巴克 가 있는데요. (씽빠커라고 읽습니다.) 앞의 星은 별, 뒤의 巴克는 벅스의 음역입니다. 스타 벅스이지요...

    1. 사무엘 2011/08/01 10:48 # M/D Permalink

      훈독과 음독이 섞인 정서법은 난이도가 헬게이트 수준으로 치솟습니다.
      우리나라의 고대 문학에 존재하는 이두· 향찰이라든가, 일본어도 그렇고..;;
      중국은 자국어 사랑이라기보다는 한자 때문에 저렇게 안 할 수가 없는 처지이죠.
      저는 뜻글자는 로마 숫자 같은 접근이고, 소리글자는 아라비아 숫자 같은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2. 소범준 2011/08/22 09:20 # M/D Permalink

      아... 이걸 보니 우리 나라 고대 국어의 '향찰'이 생각나는군요.
      음.. 어떤 것은 뜻을 빌려오는 훈차로, 또 어떤 것은 음차로 하는 것이 비슷하군요.

  2. 인민 2011/07/31 23:04 # M/D Reply Permalink

    1. 전 b안을 선호... 하지만 b안은 대부분 중국 이야기고 일본부터는 섞어서 씁니다. 부모님이 한양대 중어중문학과 나오셔서 전직 중국어+한자선생을 하신 덕에 b안이 편해요. (그러나 France를 아직도 법국法國이라고 하는 특이한 사람 중의 하나가 저)

    2.외국어 음을 표기하기에는 너무 “한글”이 부족하기 때문에(그 위대한 훈민정음 28자를 만들었음에도 듕귁용으로 ?????? 여섯 글자나 만들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현재 가지고 있는 한글의 범위 내에서 생각한다면 어떻게 개량해도 “한국어” 내에는 많은 도움을 주겠지만 절대 실용화될 수 없기에 전 현재 아예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Neo-한글 프로젝트를 생각중입니다.

    <그러나 인민이 어떤 말을 하든 그냥 씹어주셔도 문제될 것 없습니다>

    1. 사무엘 2011/08/01 10:48 # M/D Permalink

      한글의 표음 능력을 좋아하는 사람은 보통 현지음(a안)을 선호하는 편인데.. 의외네요.
      하지만 한문 전공하신 분은 아무래도 b안에 더 편하겠죠.

      프랑스를 의미하는 한자는 불(佛)이 통용되는데 법은 생소합니다.
      프랑스가 법국이면 독일은 덕-_-국이겠네요. (오덕의 나라 ㄲㄲㄲㄲ)
      프랑스의 佛은 미국의 美만큼이나 의미는 아무 관계 없는 음차이죠.
      하지만 달러를 나타내는 弗은 그냥 모양이 비슷한 한자를 갖다 쓴 것입니다.

    2. 인민 2011/08/01 19:02 # M/D Permalink

      글쎄요, 날개셋 한글입력기 도움말에도 언급되어졌지만 현재 문제는 strike를 1음절로 표시할 도리가 없는 것이고(스트라이크라고 표시하면 필요없는 ㅡ가 3개나 붙는다는) 특히 한자의 경우 鄧小平은 음운학적으로도 글자적으로도 3글자인데도 한글은 덩샤오핑이라고 써야 되는 불운을 겪고 있달까요. 결론은 네오(新)한글 프로젝트로 귀결

      듕귁에서는 아직도 실용적으로는 fa(1) guo(3) 즉 법국이라고 합니다.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말할때는 법국이라고 계속 해요. 중국에서 프랑스를 불란서라고 하는 건 아직까지 못들어봤고요. 그나저나 德국인가요?

    3. 사무엘 2011/08/01 21:56 # M/D Permalink

      흠, 그럼 불란서는 정체불명의 음차인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오덕 할 때 덕은 아무래도 德이겠죠.

    4. 인민 2011/08/02 11:50 # M/D Permalink

      주의사신)?을 ran이라고 읽나요? lan이라고 읽는 경우는 흔했는데 처음들어봐서.

    5. 주의사신 2011/08/02 13:02 # M/D Permalink

      인민님// lan3이 맞습니다.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6. 주의사신 2011/08/02 13:03 # M/D Permalink

      1. 프랑스는 중국에서 법란서가 공식 명칭이긴 합니다.

      http://baike.baidu.com/view/54509.htm 에 가 보시면 중간 쯤에 中文名?: 法?西共和? 라고 중문 명칭은 법란서공화국이라고 되어 있지요.(fa(3)lan(3)xi(1)라고 읽습니다.)

      다만 위에 얘기했던 싱빠커처럼, 중국 사람들은 자기네 말 섞은 다음에 약어를 만들어버리는 이상한 작명법이 있어서 faguo가 된 것입니다.

      적고 보니 저 역시 왜 불이 쓰이는지 조금 궁금해지네요.

      2. 덕국(德國)의 경우, 독일이 덕이 많은 나라라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 아니라, 역시 中文名?: 德意志?邦共和? 도이치라는 것을 음차로 바꾸면서 德意志가 되었습니다. de2yi4zhi4로 읽습니다.

      법국과 같은 이유로 덕국이 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http://baike.baidu.com/view/3762.htm 확인하시면 됩니다.

      이 글은 인민님 글 위에 있었는데 댓글을 수정하니 위치가 이상해졌네요...

  3. France 2011/08/02 17:33 # M/D Reply Permalink

    불란서(佛蘭西)는 일본에서 ?蘭西라고 쓰고 후란스라고 읽는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 같아요. ?逸라고 쓰고 도이츠라고 읽는 것을 그대로 가져와서 독일(獨逸)이라는 이상한 발음이 된 것 처럼요.

    1. 인민 2011/08/03 00:39 # M/D Permalink

      하긴요.
      자본 공산 민주 이런단어가 다 일본어에서 왔으니 그렇게 되는 것도 무리는 없을듯. 가깝게는 사물함이 있겠죠

      그런데 왜 중국은 혼자 법란서일까요

  4. 소범준 2011/08/10 01:00 # M/D Reply Permalink

    저는 선택의 여지없이 a쪽입니다.^^

  5. 겨울하늘 2011/08/21 22:38 # M/D Reply Permalink

    신해혁명을 기준으로 중국어의 한글표기를 가르는 것은 어느 백과사전의 황당한 절충안이 아니라, 문교부고시인 현행 공식 외래어표기법의 입장으로서 현재까지도 교과서나 각종 보도의 기준입니다.
    저는 B안을 지지하긴 하는데 김 용묵 님이 말씀하신 그 B안은 아니고 중국어에 한해서만 B안입니다.
    타이, 프랑스는 당연히 그렇게 적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독일까지도 도이칠란트로 적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하지만 중국어는 중국사 전체를 통틀어 표기법을 현대어 발음으로 통일할 수 없다면 우리식 한자음대로 적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이상한 기준 때문에 중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엔 같은 페이지의 같은 지도 안에 “장안”('서안'으로 바뀌어서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지명이므로 우리식 한자음으로 표기함)과 “뤄양”(낙양. 현재도 쓰는 지명이기 때문에 현대 북경어 발음으로 표기함)이 공존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건 문제가 있지요.

    1. 사무엘 2011/08/22 09:36 # M/D Permalink

      오랜만입니다.
      아.. 그게 문교부 고시에 근거한 규정이었군요. 역시 법률· 규정 쪽 전문가이시다 보니.. 코멘트 감사합니다.
      이거 아니면 저거로 확실하게 통일을 못하니 한자를 처리하는 문제는 더욱 미궁으로 치닫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주제로 블로그 글이 올라오겠지만, 일본은 긴 현지음 표기에 대해서 자기 나름대로 축약을 잘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고 구닥다리 한자음 음차나, 그냥 알파벳 이니셜로 축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이칠란트를 그냥 '도이치'로 줄이질 않고 그냥 '독일'로 쓴다거나
      오스트레일리아를 '오스틀' 식으로 줄이지 않고 그냥 '호주'로 쓰는 식이죠.
      텔레비전은 '테레비' 대신 간단하게 TV..;;

      그 반면, 일본은... 프레스테(PlayStation), 쇼바(shock absorber) 등등...;;
      한자음과 관련해서도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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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잡설

오랜만에 전공 관련 잡설을 끄적인다.

1. 요즘 나오는 옥편이라면 각 한자들마다 글자의 유니코드 번호는 꼭 수록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컴퓨터 시대에 저 정보는 하다못해 필순보다도 훨씬 더 필요하고 유용할 것이다.

2. 한자는 입력하고 다루는 데는 굉장히 불편하지만, 뜻글자라는 특성상 한자가 적당히만 쓰이면 형태소 분석과 의미 파악에는 굉장히 유리하다. 한-일 번역과 일-한 번역의 난이도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명백하다. 일본어는 처음에 입력하기가 느리고 불편하지만, 나중에 자연어 처리에는 다소 편할 수 있다는 뜻.
그와 반대로 한국어는 한글로 입력은 전광석화처럼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소리만으로 기계가 힘들게 유추해야 하는 정보가 많으며, 언어 자체도 구조가 미치도록 판타지 다이나믹 귀걸이 코걸이 식이다 보니 자연어 처리 입장에서는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3. 카이스트에서는 100% '재수강'이라는 용어만 쓰이지만, '재이수'라는 말도 있다는 건 연세대에 가서 처음 알았다.
카이스트에서는 봄학기, 가을학기라고 학기를 구분하지만 연세대는 그냥 고등학교 이전처럼 1학기, 2학기를 쓴다.
인문계 대학원에서는 교수가 다른 교수를 일컬을 때나 강의실에서 학생이 교수를 부를 때 '선생님'이라는 말을 쓴다. 심지어는 나이 많은 학생끼리도 친해지기 전에는 서로 선생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공계 대학원에서는 여전히 '교수님'이 주도적인 것 같다.
이런 일련의 차이를 혹자는 '학교 방언'이라고 풀이하더라.

4. 이기다, 지다, 틀리다, 맞다, 모르다 같은 용언은 영어와 비교했을 때 용도에 따라 시제가 조금씩 일치하지 않는 면모가 있다.
격투 게임 같은 데서 흘러나오는 You win 같은 멘트를 '네가 이긴다'라고 번역하지는 않으며,
You are wrong도 '네가 틀리다'라고는 절대로 번역되지 않는다. wrong, incorrect를 언제나 과거 시제로 번역하다 보니 정작 현재 시제인 '틀리다'는 자꾸 '다르다'라는 뜻으로 이상하게 꼬이고 있는 것 같다.

5. 학교에서 구수한 옛한글들이 잔뜩 찍혀 있는 어느 옛날 한글 성경을 봤는데... '밥팀례'라는 희한한 단어가 있더이다. 밥티슴(baptism)과 침례의 합성어인지? 우리 선조들의 작명 겸 번역 센스에 감탄했다.
아울러, 개역성경도 '사단'이라고 적어 놓은 Satan을, 훨씬 더 옛날 성경이 '사탄'이라고 더 정확하게 표기하고 있었다.

6. 폐사: 가축이 폐사하는 것 말고 弊社 또는 ?社는 자기 회사를 겸손하게 낮춰 일컫는 말이다.
그러니 비즈니스 메일이나 광고에서 자주 볼 법도 한 단어 같은데.. 본인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폐사라는 단어를 본 곳은 자동차 취급 설명서가 전부이다. -_-;;; 그 업계만의 방언이기라도 한 걸까? '폐사가 보증하는 순정 부품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 주행 중 이 경고등이 갑자기 켜진다면 폐사 서비스 센터에서 정비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IT 업계에서도 쓰지 말라는 법이 없을 텐데. '모 제품에 이런 버그 내지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었으므로 사용자께서는 폐사가 제공하는 업데이트를 반드시 받으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겸손한 비하라지만 졸(졸고, 졸저)도 아니고 '폐'가 들어가니까 부정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7. 또 자동차 취급 설명서 이야기.
요즘 차 취급 설명서에 '핸들'이 '스티어링 휠'이라고 적혀 있는 걸 보고 놀랐다. 호치키스가 스태플러로 바뀌듯, 국민들의 평균적인 영어 실력이 증가하면서 콩글리시도 점차 바로잡혀 가는 것 같다. ^^;;;
하지만 백미러는 그냥 실외 미러라고 표기했고, 진짜배기 영어인 리어뷰 미러라고 하지는 않은 듯하다.

8. 세월이 흐르면서 아래아한글 97이 이제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기 때문에, <날개셋> 한글 입력기도 구닥다리 한컴 2바이트 코드에 대한 지원을 차츰 줄여서 지금은 이게 변환기 유틸에서나 볼 수 있는 존재가 돼 있다.
그런데 맨날 옛한글 말뭉치 자료를 다루는 이 바닥 사정을 들여다 보니까, 한컴 2바이트 코드가 그렇게까지 죽은 포맷은 아닌 것 같다. 한컴 2바이트 코드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형태소 분석기 같은 툴들이 아직까지 쓰이고 있어서 말이다. 현실이 그만큼 낙후해 있다는 뜻 되겠다.

본인이 다니는 이 대학원에 있으면서 좋은 점을 꼽자면 이러하다. 국어학 쪽의 진짜 전공자, 현업 종사자들의 언어학적 소견과 역사 증언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말글 쪽으로는 '운동꾼'이기만 할 뿐 비전문가의 편협한 주장만을 접한 것과는 다르다. 비록 자기 전공 분야에서는 공학 박사이고 뭐 별별 업적을 남긴 분이라 하더라도 국어학 계열로는 이상한 지론에 빠져 이상한 주장을 밀어붙이는 분이 안타깝지만 꽤 있다. 나는 그렇게 되지 않으려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1/05/13 08:39 2011/05/1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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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사신 2011/05/13 09:31 # M/D Reply Permalink

    1. 이거 아시나요?

    女와 女는 다르다는 것?

    지금 보시면서 같은 글자인데 왜 달라? 하실텐데요.

    하나는 여에서 한자 키를 누르고, 하나는 녀에서 한자키를 누른 것입니다. 이 둘이 다른 유니코드가 할당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樂같은 경우에는 무려 유니코드가 4개나 할당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樂, 樂, 樂, 樂, 왼쪽부터 낙, 락, 악, 요)

    게임 회사에서 한자가 들어간 아이디를 허용해 줬더니 눈으로 보기에는 정확히 동일한 아이디들이 있어서 알게 된 정보라고 하더군요.

    여 자를 조사해 보니 여일 경우는 \uf981이고, 녀일 경우는 \u5973입니다.

    2. 제가 아는 한 교수님도 다른 교수님이나 자기 자신을 칭하실 때 '선생님'이라는 표현을 쓰시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조금은 어색했던 기억이 나네요. 수학과 교수님이셨습니다.

    1. 아라크넹 2011/05/13 12:39 # M/D Permalink

      발음별로 같은 한자를 별도로 할당해 놓은 것은 유니코드보다는 그 문자 집합의 원천이 되는 KS X 1001에서 내려 온 것으로 봐야 합니다. 아마 정렬이나 그런 면에서 이득이 많아서 그렇게 한 게 아닐까 싶어요. (독음 분석을 해야 하는 일본어와는 달리 한국어는 한자가 섞여 있어도 단순한 collation 알고리즘으로 발음 순 정렬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유니코드 입장에서는 듣도 보도 못 한 발상이니 대표 발음을 뺀 모든 문자가 호환성 영역으로 갔습니다만.

    2. 사무엘 2011/05/13 17:16 # M/D Permalink

      사실, 유니코드 이전의 상용 한자 4888자 자체도 당연히.. 서로 완전히 다른 4888자의 한자로 구성된 집합이 아니었지요.
      BMP 이후로 유니코드에 등록되는 한자들은 어차피 과거의 2바이트 문자 체계에는 없던 레어템들일 테니 호환용 영역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실수로 중복 등록되는 한자는 있다고 하죠. -_-)

      윈도우 운영체제에 대해서 무척 이상한 건, 왜 金에서 '금'이 호환용 한자에다 배당되고, '김'이 원래의 CJK에다 들어갔냐는 것입니다. 테이블의 오류인데 윈도우 95부터 7까지 그냥 이대로 수정 없이 밀어붙이는가 봅니다. 오히려 아래아한글은 똑바로 돼 있다고 하죠.

    3. ???????????? 2011/05/13 23:57 # M/D Permalink

      ???????????? U+5973???? ????????????????... ????? ????? ?????????? ???? ?????????? ?? ???????? ?????? ??????? ????? ????? ???????? ???????????.

  2. 박상대 2011/05/14 11:16 # M/D Reply Permalink

    똑같은 글자가 여러개 있어야 하는 이유는 가나다순 정렬 때문입니다.
    가나다순 정렬을 시키면 한자는 한자음의 가나다순대로 가나다순 정렬이 되는데

    "똑같은 글자를 쓸데없이 왜 여러개 넣어?" 이런 생각을 가지고
    李(이), 李(리) 이 두 한자를 李(리)로 통일시켰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사람 이름을 가나다순 정렬할 때, 컴퓨터가 李를 "리"로 보고
    가나다순 정렬을 하게 됩니다. (북한도 아니고 ㅎㅎㅎ)

    그렇다고 해서 李(이)로 통일시킬 수도 없습니다. 李가 성씨에만 쓰이는 건 아니니까요.


    樂山樂水(요산요수), 樂器(악기), 어부
    이 세 개를 가나다순 정렬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올바르게 정렬하면 "樂器", "어부", "樂山樂水" 순으로 정렬돼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樂"을 어떤 하나로 통일시켜버리면

    "樂器", "樂山樂水", "어부" 이렇게 정렬되거나
    "어부", "樂器", "樂山樂水" 이렇게 정렬되어 버립니다.

    1. ???????????? 2011/05/15 16:15 # M/D Permalink

      ????????? ????????????????, KS X 1001???? ????? ?????? ?????????? ????? ?????? ????????????????, Unicode??????? KS X 1001????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KS X 10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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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이 제아무리 시력을 강화해 주고 눈을 보호해 주고 얼굴 외모를 살려 주고 온갖 좋은 액세서리 기능이 있다고 해도, 안경 쓸 필요가 없는 건강한 눈보다 좋지는 못하다.

휠체어가 제아무리 푹신한 웰빙 좌석이 있고 심지어 컴퓨터도 달려 있고, 전동이어서 이동도 힘 안들이고 편리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건강한 다리 자체를 대신할 수는 절대 없다.

이것은 본인이 컴퓨터에서 일본어를 입력해 보면서 느낀 점이다.
자, 이제 본인이 무슨 얘기를 꺼낼지 눈치 빠른 분이라면 상상이 될 것이다.

일본어 입력기는 뭔가 휠체어 같은 존재라는 느낌이 든다.
제아무리 일본어 IME에 일본어 사전이 통째로 들어있고 환상적인 한자 변환, 전/반각 변환, 히라가나/가타카나 변환에 상용구, 맞춤법 검사기 기능까지 워드 프로세서에나 있을 법한 기능을 죄다 옮겨 놓았다고 해도..
IME 자체가 아예 필요 없이, 치는 대로 아무 제약 없이 곧바로 입력이 접수되는 알파벳/숫자 입력만치 편리할 수가 있을까?

글자 하나로도 모자라서 어절 전체를 본문에다 바로 넘겨주지도 못하고 조합 영역으로 잡고, 또 변환하고, 잘못 변환한 게 있으면 교정하고, 사전 업데이트해서 신조어 등록하고..;

수분이 몸을 무겁게 하는 것보다도 한자는 문자 생활을 더욱 무겁게 한다. 문자를 처리하는 인간의 시간을 낭비하고 비효율을 초래한다.
뭐, 한자라는 문자가 만들어진 것 자체가 인류 역사의 비극이고 한자는 당장 없어져야 할 개 쓰레기라는 식의 초딩스러운 주장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 본인은 한자의 그 무한한-_- 제자 원리에 담겨 있는 오묘함을 인정하며, 인류가 오랜 시간 동안 한자를 이용해서 축적한 동양 문화 자산의 가치도 존중한다.
다만, 오늘날처럼 PC· 노트북도 모자라서 스마트폰까지 등장한 정보화 시대에 한자는 너무나 거추장스러운 legacy로 전락해 있다는 객관적인 현실만을 얘기하고자 할 뿐이다.

출처는 잘 모르겠다만 누군가가 말하길, 일본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3N 중의 하나가 이런 일본어 정서법이라고 '카더라'. (일본의 무슨 메이저 통신 회사, 나리타 공항, 그리고 일본어-_-)
MS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어떤 엄청 똑똑한 사람이.. 일본의 문자 입력 체계는 진짜 ㅂㅅ 장애인급이라고 혹평을 한 글을 썼다는 소식도 본인은 들은 기억이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한국과 일본은 태양계의 행성 중 마치 지구와 금성처럼 지리적으로는 굉장히 가깝지만, 문화적으로나 특히 문자에 관한 한은 정말 지구와 금성의 대기 구성의 차이만큼이나 극과 극인 것 같다.

물론, 아무리 눈이 건강한 사람이라도 눈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가글이나 선글라스를 써야 하고,
아무리 다리가 정상인 사람이라도 빨리 이동하려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한글 문자 입력이라는 분야에서 휠체어 같은 존재가 아니라, 오토바이나 자동차 같은 존재이고 싶다. 이것이 본인이 생각하는 개발 철학이다.

원래 한글은 글꼴과 글자판과 코드 체계만 약간 튜닝을 하면 로마자처럼 직결식--중간 조합 상태가 존재하지 않으며 치는 대로 곧바로 찍히는-- 입력이 가능하다. 풀어쓰기가 아니라 모아쓰는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말이다. 세벌식 타자기가 그 예이며 그 원리를 발견해서 처음으로 실용화한 분이 잘 알다시피 공 병우 박사이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튜닝을 일상화하기에는 현실이 못 따라 주는 만큼(네모 글꼴, 음절 단위 한글 인코딩, 두벌식 글자판 등), 한글 IME라는 계층이 일단 컴퓨터에서 필요는 하다. 물론 그래 봤자 중국· 일본어 IME에 비해서 한글 IME의 동작 구조는 훨씬 더 간단하긴 하다. (또한, 전화기 같은 환경에서는 워낙 글쇠 수가 적다 보니, 사실은 영문조차도 다중타 같은 IME 계층을 거쳐서 입력하며, 심지어 사전을 이용한 단어 자동 완성 기능이 존재하기도 한다.)

"기왕 IME라는 계층을 넣을 거면 IME 없이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편리한 한글 입력 기능도 넣어 보자. 세벌식은 원래 직결식 입력도 가능한 체계인데, 굳이 그 가벼움을 포기하고 이왕 중간 조합 상태를 만들 것이라면 세벌식으로만 가능한 편의 기능을 넣어 보자. 흔히 세벌식 하면 글쇠 수가 많은 걸 단점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초중종 글쇠가 모두 따로 있음으로써 더 편리해지는 점도 있을 것이다."

는 것이 10년 전의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철학이었다. 모아치기, 특정 낱자 바로 지우기, 앞 글자로 자동 달라붙기 등..! 그리고 그걸 연구하는 과정에서 덤으로, 한글 입력 방식을 범용적으로 기술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계층을 나누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을 안 해 본 사람이라면, 무슨 게임이나 업무용 소프트웨어도 아니고 한글 입력기 같은 간단한(?) 프로그램이 어떻게 정올에서 입상을 했는지, 내 프로그램이 정확하게 무슨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인지도 잘 이해를 못 할 것이다.

그런데, 만들고 만들고 또 버전업을 거듭하고도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계속 더 만들 게 생기고, 넣고 싶은 기능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10년을 연구한 것처럼 앞으로 또 10년은 더 투자해야 정말 한글 입력기로서는 더 개선할 게 없는 완전체가 나오려나? 앞으로 두고볼 일이다.

끝으로 생각해 볼 게 있다.
그런 후진 문자를 쓰는 일본도 과학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노벨 문학상까지 배출한 상태인데 왜 우리나라는 그 우수한 문자를 갖고도 해 놓은 게 없냐는 것이다.
기술이 있는 것과 그 기술을 바탕으로 자본과 산업 인프라가 탄탄히 '축적'되어 있는 것은 다르다.
단순히 함수 f(x)의 값이 큰 것과, 그 f(x)의 값들이 꽤 긴 구간 동안 적분된 것은 차원이 다른 개념인 것이다.

제아무리 한글이 우수한 문자여도 한국어로 만들어진 고차원적인 철학 사상이나, 과학 기술 용어가 없으니 무용지물이다. 그걸 이제 와서 살려 보려고 해도 답이 별로 없다. =_=;;
아래아한글이 혼자서 제아무리 날고 기는 워드 프로세서라고 해도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가 한데 뭉쳐 있는 오피스 스위트슈트를 이길 수는 없으며(실제로 아래아한글이 그런지와는 별개의 문제),
고대인들이 아무리 과학 기술이 뛰어났어도 오늘날처럼 자동차와 컴퓨터, 인터넷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음이 자명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11 09:09 2010/10/1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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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물 2010/10/11 10:52 # M/D Reply Permalink

    일본어는 컴퓨터에서 쓰기 매우 힘든 언어입니다.

    언어가 부족한걸 과학 기술로 보충하는 것이죠.

    한국어(한글)는 컴퓨터에서 쓰기 매우 쉬운 언어입니다. 너무 쉬우니 노력은 안한다는 ㅜ.ㅜ
    (따뜻한 나라 사람들이 굶어 죽을 일 없어서 추운 나라 사람보다 좀 더 게을러 보이는거랑 비슷하겠죠.)

  2. 김 기윤 2010/10/11 13:22 # M/D Reply Permalink

    일본어 IME가 아니라 날개셋로 일본어 입력(..)하고 있는 저도 .. 매우 불편합니다.
    제 날개셋 설정 상태로 ?宮ハルヒのSOS? 을 친다고 하면

    량[한자][Pgdn][8] -> 凉
    궁[한자][1] -> 宮
    [Ctrl+한/영][한/영]haruhi -> ハルヒ
    [한/영]no -> の
    [Ctrl+한/영][한/영]SOS -> SOS
    [한/영]단[e][3] -> ?

    ....익숙해져(-_-;;;)서 빨리 칠 수 있긴 하지만 한글을 빌려서 한자를 친다고 해도 매우 치기 힘들다는 게 요점.. 실제로 한자만 연속으로 나오지 않고 히라가나/가타가나가 섞여서 나오는 데다가 한글 독음을 외워야 하는 점(일본어 IME로 입력할 경우도 독음 모르면 못치는건 똑같지만), 빨리 치려면 그 독음의 몇번째에 있는지도 외워야 하는 점.... 등이 일본어를 치기 힘들게 하는 듯 합니다.

    그나저나 본문 중에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한글 문자 입력이라는 분야에서 휠체어 같은 존재가 아니라, 오토바이나 자동차 같은 존재이고 싶다”

    멋집니다!

    p.s. 언젠가는 날개셋 타자연습 내장게임을 직접 뜯어고쳐보고 싶습니다..

  3. 앗! 2010/10/11 16:25 # M/D Reply Permalink

    아래아한글이 혼자서 제아무리 날고 기는 워드 프로세서라고 해도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가 한데 뭉쳐 있는 오피스 슈트를 이길 수는 없으며.....

    김 용묵님의 약간의 실수...;

    suite는 스위트라고 하죠... 스위트룸(suite room)처럼요.

  4. 사무엘 2010/10/11 20:32 # M/D Reply Permalink

    다물: 일본어 입력은 진짜 금성-_-의 대기 같은 답답함과 텁텁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한글 입력은 너무 쉽다 보니 더 발전이 없는 것도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MS 오피스 2010의 한글 IME만 해도, 윈도우 9x 시절의 한글 IME에 비해 기능이 본질적으로 바뀐 거 전혀 없습니다. ㄲㄲ

    김 기윤: 각 글자 하나하나가 지닌 엔트로피? 정보량이 필요 이상으로 너무 큽니다.
    우리나라도 한자+구결 이런 문자 체계였다면... 으~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셔서 나중에 타자연습 게임을 꼭 리모델링해 주세요. 소스 인계해 드립니다. ㅋㅋ

    앗!: 제 실수군요. ㅎㅎ suite는 sweet와 발음이 동일하죠. 고쳤습니다.

  5. 주의사신 2010/10/12 08:46 # M/D Reply Permalink

    텍스트 편집기 만들기 위해 WM_IME 시리즈 메시지들 건드렸던 기억이 조금 납니다.

    이 때 한글이 어떻게 합쳐지는가 생각해 봤던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1. 사무엘 2010/10/12 18:19 # M/D Permalink

      요즘은 유니코드라는 놈 때문에 텍스트 편집기 만들기도 참 쉽지 않을 겁니다.
      완전히 IME-aware하게 하거나, 아니면 한글 입력을 받을 필요가 없는 곳에서는 아예 IME 구동을 꺼 버려서 네모 상자 안에 만들다 만 한글이 뜨지도 않게 조치를 취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

  6. 김재주 2010/10/13 19:06 # M/D Reply Permalink

    요즘은 아래아한글도 오피스 스위트 형태로 나오고 있습니다.
    전 월드컵 이벤트 때에 매우 싼 가격에 구입했네요 흐흐

    1. 사무엘 2010/10/13 19:57 # M/D Permalink

      네, 한컴 오피스도 있죠. 거의 2007은 돼서부터야 워드 프로세서(한/글), 스프레드 시트(한/셀), 프레젠테이션(한/쇼) 프로그램의 UI가 일관성 있게 통합이 돼서 한 프로그램 같은 느낌이 나기 시작했을 겁니다.
      그런데 넥셀 시절에 프로그램이 너무 불안정해서,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그걸 쓴 제 지인 중에는 아직까지도 넥셀 하면 이를 가는 분도 있습니다.
      한번 나빠진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죠. 안타까운 일입니다.

  7. peremen 2010/10/15 13:24 # M/D Reply Permalink

    글 중간에서 언급한 그 일본의 메이저 통신 회사가 NTT(Nippon Telegraph and Telephone Corporation)입니다. 일본의 KT 같은 기업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1. 사무엘 2010/10/15 17:23 # M/D Permalink

      오홋 peremen 님을 여기서 만나다니, 반갑습니다. ^^;;
      NTT도 나름 일본 안에서 병크 많이 저질렀더군요.

  8. 문태부 2011/06/14 18:58 # M/D Reply Permalink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분에게는 이러한 한자에 대한 불필요성을 느낄 수도 있겠군요.
    http://bibleistrue.com.ne.kr/public_html/hanja.htm
    하지만 프로그램에 한자가 있지 않다면 이러한 것을 설명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도움이 되신다면 좋겠습니다,

    1. 사무엘 2011/06/14 23:51 # M/D Permalink

      뭐 그래도 한자 정도면 아랍이나 태국 문자 같은 것에 비해서는 처리가 아주 수월-_-한 문자에 속합니다만,
      그래도 코드 영역을 너무 많이 차지해서 민폐 끼치는 건 부인할 수 없고
      그다지 컴퓨터 친화적인 문자가 아닌 것도 사실입니다.

  9. 인민 2011/06/19 22:04 # M/D Reply Permalink

    한글은 굉장한 문자입니다.
    IPA도 국제음성한글로 빨리 대체해야죠.

    세종대왕 시대에 복음만 들을 수 있었다면(그리고 세종대왕이 크리스쳔이었다면) 파라다이스였을듯

    1. 사무엘 2011/06/20 00:56 # M/D Permalink

      모처럼 한글 기계화 카테고리 글을 쭉 읽어보셨나 보군요. 반갑습니다.
      저도 신앙의 특성상, 세종대왕과 제임스 왕-_-을 나름 비교해 보곤 했습니다.
      각각 백성을 위해서 문자를 만들고 성경을 번역한 훌륭한 왕이긴 한데, 후자의 경우는 문자를 만들 필요는 없었으니 여건이 더 유리했겠죠.

      나름 한글 연구를 한 결과물을 개인 블로그나 다른 매체를 통해 공개하시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꽤 유익이 될 것 같습니다.

    2. 인민 2011/06/24 21:37 # M/D Permalink

      나... 나름이요???

      저는 그저 다른사람 연구물 걷어먹는 바보일뿐
      누리집은 http://paularbear.blog.me/ 정도랄까요(네이버에서는 제가 곰이 됩니다 ㄲㄲㄲㄲㄲ)

      사실은 본 아이디가 있는데 본아이디는 타락한 지 오래라서 그저 여기로 오시면 되고
      누리집 관리 안 해서 거의 자료가 없습니다. 와보시면 알아요. 현재 바쁘게 업뎃 중.

      P.S.우리나라에 선교사들이 오지 않았더라면/왔어도 한글이라는 문자를 발견치 못했더라면 한글 전용이라는 말은 상상도 못하고 우리는 아직 일본어 IME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IME를 갖고 있었겠죠. 근데 이슬람을 포교하러 온 사람들은 한글하고 비교도 안되는 수준의 표음문자(아랍)이나 가지고 오니···.

    3. 사무엘 2011/06/25 09:00 # M/D Permalink

      블로그 잘 보고 갑니다. ^^;; 이 정도면 근사하죠.
      앞으로 국어학, 전산학 등 관련 학문을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 많이 하셨으면 합니다...
      ...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민 님의 처지에서는 먼저 입시 관문 뚫는 게 현실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_=;;

    4. 인민 2011/06/25 10:14 # M/D Permalink

      입시 으아앆 ㄲㄲㄲㄲㄲㄲ

      원래 사실 이자리에서는 영재학교라던가에 있어서 수학문제나 열심히 풀고 연구하고 산출물을 내야 하는 시점인데 어쩌다 딴생각에 빠져서 '위대한' 글자판의 세계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네요 ㄲㄲ

      <종이접기 공식과 번호표 배열로 논문 2개나 낸 어떤 고등학생을 저주하고 싶지만 참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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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파들의 패턴

- 한글 전용에 반대하고 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더 일찍 더 많이 더 강화하는 걸 좋아한다.
- 각종 안내 표지판이나 공문서 같은 곳에서 한자를 더 많이 볼 수 있게 되는 걸 좋아한다.

- 한글 풀어쓰기를 극렬 반대하고 배척한다.
- 그들에게 한글과 한자는 수레의 양 날개이다.
- 중국· 일본의 지명/인명을 현지음으로 읽는 걸 극악으로 혐오한다. (북경 > 베이징, 모택동 > 마오 쩌둥)
- 띄어쓰기를 싫어하며 어지간한 복합 명사들은 붙이는 걸 선호한다.
- 세로쓰기에 굉장히 우호적이다.
- 중국, 일본 사람과의 필담(?)을 엄청 좋아하며 한중일 한자 일치 사업에 우호적이다.

- 영어, 알파벳 남발을 싫어한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요즘 그렇게 돼 가는 원인이 한자를 안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_-;;
- 오늘날 문화가 저질화하고 어휘력/사고력/학력 저하 따위가 한글 전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심지어 좌경화까지 한글 전용 탓으로 돌린다.

- 부모님 이름을 한자로 못 쓰는 건 정말 치욕적인 불효이다.

* * * * * *
그 반면, '한글' 진영 안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신념은..

- 한자 교육은 현행처럼 중학교부터 가르치는 거나 똑바로 잘 하면 충분하다고 여긴다.
- 한글 전용법의 '얼마 동안을' 조항마저도 이제 삭제해야 한다고 여긴다.
- 풀어쓰기는 주류가 되기는 곤란하나 특수한 분야의 연구 주제로 가치 정도는 인정한다.

- 한글 하나만으로 충분하며 한자는 말 그대로 얼마든지 우리 마음대로 처분해도 되는 낡은 유물(legacy)일 뿐이다.
- 언어에는 청각성이 배제되어서는 안 됨을 인지하며 불필요한 한자어 남발을 자제한다.
- 한자 문화권 국가라도 가능한 한 현지음 표기를 존중해야 한다고 여긴다.
- 엄밀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추구하여 한글 자체를 '표의성'을 지닌 표음문자로 활용하려 노력한다.
- 가로쓰기, 탈네모꼴 글꼴 같은 쪽에 우호적이다.

- 한중일은 한자 안에서도 말과 글이 서로 다 달라져 있기 때문에 글자 일치 사업에 거의 의미를 두지 않는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0:33 2010/01/11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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