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레타리아와 브루주아의 대립

(1) 농산물과 영화에 대한 외국 문물 개방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되면 농민들 다 죽는다고, 스크린쿼터 줄이고 없애면 국내 영화인들 다 죽는다고 난리가 났었지만..
결국 현재까지 별 일 없다. 오히려 반대로 이 계층들 보호한다는 무역 장벽 정책이 그들의 실력과 자립 능력을 더 떨어뜨리고 부패 철밥통만 만들어 준다는 비판이 많다.

(2) 택시 vs 우버 타다 등
150여 년 전인가? 자동차 때문에 마차 업자들이 극렬 반발해서 영국에서 적기 조례를 만들던 것 같은 뻘짓이 형태만 바뀌어서 또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평소에 기존 택시 기사들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안 좋았으면, 택시 기사를 편드는 여론은 내가 알기로 거의 없다.

(3) 시내버스 vs 백화점 셔틀
버스 업자들이 극렬 반발해서 20여 년 전에 백화점 셔틀버스가 위법 판정을 받아 없어지긴 했지만..
그런다고 사람들이 시내버스를 타고 쇼핑을 갈 리가.. 없잖아!!
버스는 여전히 승객이 없고, 주말마다 백화점 주변은 자가용 때문에 도로가 지옥으로 변하고 서로 상황이 더 나빠지기만 했다.

(4)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
빨간 띠 두르고 대기업 재벌 욕하는 그 어떤 투쟁 운동꾼이라도 이건 대기업 편을 들지 싶다. -_-;;;
교회도 마찬가지라니까? 대형 교회가 오히려 더 행정 절차 투명하고 세금 낼 거 다 내고, 방역수칙 다 지키고.. 시스템과 매뉴얼이 갖춰져 있고 더 모범적으로 할 거 다 한다. 얼렁뚱땅 가족 같은 조직, 작은 사회가 상태가 더 막장인 경우가 아주 많다.

(5) 재래시장 vs 대형 마트
이것도 재래시장의 메리트와 경쟁력을 올릴 생각은 안 하고, 대형 마트의 휴일 영업과 야간 영업만 무식하게 억지로 찍어누르다 보니.. 재래시장의 매출은 안 늘고서 소비자들 불평만 더 늘어 간다.
우리나라에서 민중 항쟁 의식이 충만한 어느 지역은.. 명색이 광역시인데 대형 마트 하나 없거나 수가 아주 적다고 들었다.

자, 더 있나??
(6) 철도· 의료 같은 기간 시설의 민영화 반대, (7) 어디어디 재개발· 건물 철거 반대, (8) 비정규직들 해고 반대 같은 것도 아주 오래된 이슈인 것 같다.

지들은 받을 거 다 챙겨먹으면서 괜히 인건비 줄이고 경영 효율화한답시고 안전까지 희생하면서 사람을 줄이거나 저렴한 외부 비숙련 하청 인력을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애초에 자기 집이 아니고 집에 대한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사람이 그 집에서 안 나가고 버틴다거나, 애초부터 공채를 통과하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계약서 도장 찍고 입사한 사람이 느닷없이 해고 반대 투쟁을 벌이는 건 좀 이해하기 힘들어 보인다.

우리나라가 쌍팔년도나 그 이전의 산업화 초기 시절에, 진짜로 노동자 인권과 근로 환경이 막장이고 근로기준법이란 게 현실에서 지켜지지 않는 지경이었다면.. 그러면 나도 브루주아들을 잔뜩 성토하면서 약자 노동자 편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내로남불 귀족 노조를 까고, 로동자 인권은 핑계일 뿐인 악성 정치병자들을 솎아내는 게 훨씬 더 시급한 시국이다.

2. 빈부 격차와 속도의 격차

아울러, 도로 교통 질서도 경제와 좀 비슷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고 예전에도 한번 본인이 얘기한 적이 있었지 싶다.
“시장이 반찬”인 것과 같은 맥락으로, “빨리빨리 정신은 훌륭한 운전 강사”이다.
자기가 성질 급하고 답답하고 속터짐을 느껴서 능숙한 운전에 대한 필요와 동기를 느낀다면.. 운전 실력이 자연히 늘게 된다.

특히 옆 차로는 차들이 가고 있는데 내 차로만 못 가고 서 있는 꼴을 “거룩하신 하나님이 죄악을 눈 뜨고 차마 보지 못하시는 것만큼이나 동급으로” 도저히 용납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차로를 바꾸고 옆으로 과감하게 끼어들고 추월하고 앞차를 바싹 붙어 가는 요령을 스스로 체득하게 된다.

자유 시장 경제 하에서 당장 자기 밥줄이 달려 있는 택시나 사설 견인차가..
사회· 공산주의 체계에서 출동 중인 구급차 소방차 긴급자동차보다 더 난폭하게 빨리 밟으며 달리게 돼 있다.
이게 바람직하냐 아니냐 가치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현실의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가 이렇다는 뜻이다. 빈부 격차를 인정하는 것과 똑같이, 차들의 선호하는 속도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 "자연 환경은 후손으로부터 빌려 쓰는 것이다."처럼 내 차가 점유하고 있는 이 도로 공간은 뒷차로부터 빌려 쓰는 것이다.
  • "총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거다."처럼 과속 자체가 위험한 게 아니다. 고속이든 저속이든 도로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깨는 게 위험할 뿐이다.

무엇이든 새로운 문물과 기술과 변화를 받아들이고, 다같이 교류하고, 평소에는 각자 자기 갈 길을 따로 가다가 공통의 적 앞에서는 잠시 같이 손잡는 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내 것이 되지 못하면 누구의 것도 되게 만들지 말자, 다같이 무조건 천천히 서서 가자는 식으로 무식하게 규제하고 찍어 누르고 의욕과 생산성을 저해하도록 시스템을 짜면.. 사회는 발전할 수 없고, 길거리의 차량 소통은 빨라질 수 없어지며, 남는 건 결국 다같이 공멸밖에 없을 것이다.

3. 재물 자체가 악이다?

끝으로, 이건 교회 얘기, 성경 얘기도 좀 섞여 있는데..
본인은 예전에 인터넷을 돌아댕기다가 내 눈을 의심케 하는 글을 하나 발견했었다.
이건 '워치만 니'의 글이 정녕 맞으며, 그가 창시했다는 '지방교회'의 공식 입장은 현재까지도 이와 동일한가? =_=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난 저 진영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인맥이 없고 딱히 아는 바도 없다.
하지만 저런 미친 소리에 대해서 아무 공식 해명이나 반박, 사과가 없다면 쟤들은 만년 이단 소리 들어도 싸겠다.

개인적으로는 칼빈주의자와 침례교인이 이구동성으로 쟤들을 사회악 취급하고 까는 광경을 본 적도 있다. -_-
평소에는 둥글둥글하고 다양한 성경 해석을 존중하고 남을 함부로 이단으로 정죄하는 걸 싫어하는 SNS 지인(신학 전공..)이 한 분 계신데.. 그분도 지방교회 얘기가 나오니 표정과 말투가 싹 달라지더라.

글쎄, 본인은 지금까지는 저 동네에 대해서 특별한 색안경 없이, 그냥 워치만 니가 중국에서 훌륭한 사역을 많이 했다, 감옥에서도 하나님하고 너무 친밀하게 잘 지냈던 사람이다, 좌행참은 좋은 내용이다..같은 얘기만 들어 왔었다.

오류에 대해서는 딱 하나..
KJV 외의 성경에서는 계시록 어느 구절엔가 '어린양이 죽임 당하신 시점'에 대한 시제의 번역이 바뀌어서 저 사람도 그거 영향으로 종말론 교리가 바뀌었다, 계시록 재앙을 미래의 예언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잘못 적용하게 됐다~~ 이런 얘기 정도가 전부였다.

본인은 뭔가 필요악까지 부정한다거나, 문명의 이기 내지 최소한의 시스템(제도) 자체를 싹 다 부정하는 성향의 극단주의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가령,

  • 뭐 목사 제도가 비성경적이고 니골라 당의 교리이기 때문에 형제들이 다 돌아가면서 설교해야 한다느니,
  • 심지어 설교는 불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둥,
  • 대형 제도권 교회는 다 부패하고 타락했고 작고 가난한 개척교회는 다 가족 같은 절대선이라는 식의 프레임,
  • 과학기술 문명의 이기나 물질, 재물이 그 자체가 악이라는둥..

이런 것은 온몸으로 반대하는 바이다.
저런 식이면 보험은 하나님이 주시는 불확실성과 위험을 인간의 잔머리로 회피하는 제도이며, 마취도 하나님이 주시는 고통을 감히 회피하는 악한 시술인 거다.

성경에 "돈을 사랑하는 게" 나쁘다고 돼 있지, 돈 자체가 악이라고 그러던가..??
까닭 없이 화내는 게 나쁘고,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그랬지, 화내야 할 일에도 절대로 무조건 화를 내지 말라고 하던가?? 그런 식이다.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의 돈을 벌어서는 안 된댄다.
고린도후서에서 "믿지 않는 자와 불공평한 멍에를 메지 말라"라고 말하는 건 불신자와 결혼을 한다던가, 불신자와 같이 집 팔아서 중대한 사업까지 같이 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동고동락하면서 risk가 큰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하며, 실패 시에 큰 책임과 손해를 감수해야 하니까 '멍에'라고 불리지 않겠는가? 이럴 때 성경적인 사고방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서로 충돌하기 쉽다.

그런 게 아니라 크리스천이 단순히 불신자가 사장인 직장에 취업해서 월급 받으며 직원으로 일하는 것은 대놓고 범죄조직 조폭 행동대원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 한, 그 자체만으로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 일단 멍에를 같이 진 게 아니다.
세상 사람의 돈을 일체 벌어서는 안 된다면.. 어디 교회 사람들끼리만 돈거래를 비롯해 장사나 사업 하나 같이 해 보시라. 무슨 꼴 날지?? 십중팔구는 사업 말아먹고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서로 온몸으로 느끼면서 교우관계도 파탄 날 것이다.

"이거 다 밑지고 하는 장사입니다"가 레알일 거라고 생각하시는가?
아나니야와 삽비라가 하나님 앞에서 정확하게 이 패턴의 구라를 시도하다가 천벌 받아 급사했다! 알겠는가?

재물을 금기시 죄악시하는 조직이나 단체일수록 뒷구멍으로는 제일 돈 많이 밝히고 열정페이 인력착취 제일 많이 한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직책 명칭만 무슨 머슴처럼 서기장, 총비서.. 붙였다고 해서 그 사람이 진짜로 지위나 권한이 머슴, 비서 같은 급인 건 절대 아니듯이 말이다.

자기는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은 중도균형이라고 말하는 사람일수록 사실 그 사람도 한쪽으로 왕창 치우쳐 있으며, 정직한 구석이 없다.
목사 제도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 그 사람이 가는 모임(만약 있다면)에 결국 목사 역할을 하는 리더는 없을 수가 없는 법이다.

4. 상관관계

(1) 사람은 잘 먹고 등 따시고 배부르고 나니까 하나님 따위 찾지 않고 게을러지고 사치 향락 죄악에 더 빠져들 수 있다. (겔 16:49처럼..)
하지만 어떤 사람은 반대로, 세상적으로 왕창 성공하고 돈 많이 벌고 원초적인 생존 욕구가 충족되고 나니까 더 고차원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뒤늦게 종교나 사후 세계에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공부하고 탐닉하기도 한다. 과거에 삼성 이 병철 회장이나, 요즘 가수 박 진영 같은 사람이 대표적인 예이다.

(2) 가난하고 먹고 살기 바쁘고 이 세상 사는 게 힘든 부류의 사람들이 속세에 대한 미련 없이 내세를 더 사모하고 주님 어서 오시길 바라고 교회를 더 잘 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것도 케바케다. 반대로 생각하면 하루 하루 입에 풀칠하느라 바쁜 사람이 어디 종교 같은 걸 찾을 겨를이 있겠는가?
세상에 잠 30:8이 말하는 것처럼 물질이 딱 적절히 균형 잡혀 있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

이렇듯.. 신이나 절대자를 찾고 종교에 관심을 갖는 성향하고.. 그 사람의 부 내지 물질적인 처지에는 크게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 같다.
이는 마치 부자라고 다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절대적으로 악하지 않으며, 가난하다고 해서 다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무조건 악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부자 중에도 땅콩회항 같은 인간성 파탄의 인간말종 갑질쟁이가 있겠지만, 정말 젠틀하고 “부자는 자기 관리와 행동 습성이 뭐가 달라도 다르다”, “늘 베푸니까 베풀었던 것 이상으로 되돌아와서 자꾸 더 부자가 된다, 선순환이 돈다”, “파출부 경비 따까리 일을 하더라도 이런 데에서 빌붙어서 해야 페이도 더 쎄게 받고, 어깨 너머로 더 배우고 떡고물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겠다” 같은 괴수가 있을 수 있다.

반대로 가난뱅이 중에도 “저 사람은 저런 여건에서도 어떻게 저렇게 기쁨과 감사가 넘칠까” 같은 부류가 있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찌질하고 쪼잔한 속물이고 남 탓 사회 환경 탓 불평 뒷담화가 한가득이고 “저 인간은 그릇 크기가 이것밖에 안 되니 평생 저렇게 살다 갈 수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14 08:35 2022/10/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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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관 교육

1. 경제 원리

이 한국.. 아니 옛날 조선의 밥상머리 경제 교육이라는 건 이런 식이었다.
애가 밥을 남기거나 밥알 하나라도 흘리고 칠칠맞게 굴면 "쌀알 한 톨 생산하기 위해서 농부가 얼마나 땀흘리고 고생하고 노력하는데, 니는 음식 귀한 줄 모르냐~ 어쩌구저쩌구 -_- ㄲㄲㄲㄲㄲㄲㄲ" 이렇게 갈군다.

그러다가 현대에 와서는 농부 얘기는 예전보다 줄었다. 이번엔 밥 못 먹고 굶주리는 소말리아 애들이 어떻고 하는 식으로 선비질 꼰대질의 레퍼토리가 달라지는 편이다. 정~~~말 고지식하기 그지없다.

아 물론 음식은 귀한 것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 하고, 허투루 낭비하고 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 자체는 맞다.
게다가 우리나라도 반세기 남짓 전까지만 해도 전쟁 폐허 속에서 못살고 굶주리던 시절이 있었으니, 비극적인 역사를 더욱 잊지 말아야 한다.

근데 말이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고작 저게 전부라면...??
쌀알 한 톨 생산하는 것조차 그렇게 힘들어 갖고는 너무 겁나고 무서워서 밥 한 끼 제대로 먹고 살 수 있을까?

농사를 짓는 게 그렇게 힘들고 고생스러우니, 현실에서는 한번 농사를 지을 때 최대한 대규모로 짓는다. 쌀을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왕창 많이 생산해서 쌀알 한 톨당 들어가는 고생을 1/n로 분산시킨다.

애들한테 음식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얘기를 넘어, 저런 경제 원리도 가르쳐야 할 것이다. 그렇게 왕창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거대 자본 인프라가 필요하고, 또 인간의 노력을 줄이려면 기계도 필요하고 과학기술도 필요하다는 것..
그렇게 빈부격차와 편차가 어느 정도 있어야 다같이 발전하고 파이가 커질 수 있고.. 부와 세금은 모두 낙수효과가 존재하는 개념이라는 것.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운송하고 유통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는 거..
아껴 쓰고 저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투자도 필요하다는 거.
국가간의 통상에서도 수입 없이 수출만 잔뜩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거. 디플레가 인플레보다 안 좋다는 거(물가가 내려가는데도?).

공교육이 이런 관념을 애들한테 일깨워 줘야 하리라 여겨진다.
투기꾼 속물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되도 않은 얼치기 지상락원 공동분배 이딴 것에 현혹되고 선동되지 않기 위해서다!
공교육에서 무슨 성경의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는즉 만족하라,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근원" 이런 신앙 교리를 가르칠 수는 없을 테니, 최소한 worst로 가지는 않게 애들을 이끌어야 한다.

2. 정치인--후보건, 당선자 현직이건 불문--이 뿌리는 돈의 맹점

요즘은 정치판에 복지 포퓰리즘이 하도 유행이고 대세이다.
뭐, 극단적으로 생각해서 재벌들 왕창 쥐어짜고 세금 왕창 걷어서 전국민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현금 1억씩 팍팍 뿌려 줄 수는 있다. 거짓말은 안 한다고 치자.

근데 누구나 1억씩 갖고 있으면 점심밥 한 끼 값도 1만을 넘어 10만이건 100만이건 반드시 오르게 된다.
왜냐고? 1억씩 갖고 있는데 예전처럼 7000원짜리 된장찌개, 8000원짜리 제육볶음만 먹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모두 다 쏘고기 등심이나 마구로 뱃살을 먹으려 들면 값이 과연 어찌 될까?
결국은 각 개인이 가진 부의 실질적인 수준은 지금과 비슷하게 도로아미타불 평준화되게 돼 있다. 돈의 가치만 더 떨어질 뿐.

이런 부작용은 그 어떤 복지 포퓰리즘 신봉자들도 절대로 얘기해 주지 않을 것이다.
물가는 식품이건 석유건 부동산이건, 본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원자재의 값이 내려가야만 잡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는 것뿐이다! 이것이 진리이다.
그걸 지금까지 상당 부분 가능하게 한 일등공신이 바로 과학기술이었고 말이다.

그리고 내가 예전부터 꾸준히 해 온 말이 하나 더 있다.
우리나라는 개인 사재를 털어서 뿌리는 건 1950년대 자유당 시절 부정선거의 사례도 있고 해서 아주 강경하게 금지하고 단속하고 있다. 뇌물이니 불법 향응이니, 선거법 위반이니 하는 죄목을 씌운다.
시골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마을 잔치에 초대받아 가서 밥 한 끼 얻어먹고 싸구려 경품을 받았던 농부 할배까지 불러다 족칠 정도로 처절하게 응징한다.

근데, 자기 사재가 아니라 세금 풀어서 비슷한 짓을(완전히 같지는 않아도) 하면 이건 복지가 된다.
이 딜레마를 시스템적으로 분간해서 해소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정치판에 만연한 망국적인 모랄 해저드를 결코 근절할 수 없어진다. 정치판의 수준이 싹 다 하향평준화 타락하고 나라의 미래가 없어진다.

제아무리 우파 정당이라고 해도 표 얻으려고 대세를 따라 퍼주네 뭐네 헛소리를 할 수밖에 없어진다. 그거 갖고 SNS에서 백 날 실망이네, 우리나라에 진정한 시장 경제 보수 우파가 없네 한탄해도 어쩔 도리가 없다. 시스템이 이미 요따구가 됐는걸 니가 출마했다고 달리 처신할 수 있겠나?

학교에서 중등 과학 시간엔 열역학 이론을 동원해서 영구기관이란 건 존재 불가능하다는 걸 가르친다.
그것처럼 사회· 경제· 윤리 시간엔 비슷하게 다같이 공평한 부자인 세상이라든가 공산주의의 이상향 따위는 절대 존재 불가능하다는 걸 세뇌에 가깝게 가르쳐야 할 것이다.

또한, 소말리아에서 애들이 굶주리는 게 당연히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잘못 때문인 건 아니다. 우리가 걔네들한테 괜히 '미안해하면서' 밥을 먹을 필요는 없다. -_-;; 이건 서울대나 의대에 합격한 애들이 자기 때문에 떨어졌을 이름 모를 경쟁자에게 '미안해하면서'(!!?) 다닐 필요는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지금 온갖 과학기술을 동원해서 자연을 쥐어짜고 착취해서 식량 생산 자체는 모든 사람이 먹을 만치 풍족하게 하고 있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근데 그게 분배가 안 되어서 소말리아 애들이 굶주리고 있으니, 탐욕스러운 다국적 기업 농장을 조져서 강제 분배해야 된다..??

이게 바로 사악한 공산주의가 교묘하게 친 함정이고 삼천포 결론인 것이다.
그 다국적 기업 농장들이 자기 이윤과 탐욕을 추구하기 위해 열나게 농산물을 생산하고 품종개량을 하고 밖으로 수출하지 않았으면 소말리아가 아닌 다른 굶지 않는 나라 국민들도 지금 같은 가격으로 밥을 먹는 게 과연 가능할까?? 분배할 거리가 생기기라도 할까?

그 함정에 속지 않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동일한 생산성의 일을 했는데도 잘사는 나라에서 받는 급여의 가치와 못사는 나라에서 받는 급여의 가치가 왜 이리 차이가 나는가? 어째서 미국의 하루 생활비로 소말리아에서는 한 달을 사는 걸까? 못사는 나라 사람들은 개 취급을 받는 한이 있어도 왜 기를 쓰고 잘사는 나라로 들어가려 하는가?" 이 원리를 알아야 할 것이다.

굶주리는 소말리아 애들을 구제하는 건 그 동네의 정치적 상황까지 감안해서 다른 관점에서 본질을 파헤쳐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기껏 도와줘 봤자 성금이나 구호물자가 굶주리는 애들한테 애초에 가지도 못할 테니 말이다. (열악한 도로로 세월아 네월아 실어 나르는 도중에 다 상하고 썩거나, 아니면 그냥 횡령되고 빼돌려짐)
이건 북한을 도와주는 문제에 대해서도 99% 이상 그대로 동일하게 적용 가능한 원리라 하겠다.

그나저나, 가정이 거짓인 명제는 무슨 결론이 나오든 무조건 참이라는 것은.. 듣보잡 군소후보의 공약집이 딱 정확한 예시인 것 같다. 허 경영처럼 말이다.
당선될 가능성이 없는 사람이 자기가 만약 당선된다면 전국민에게 1억씩을 뿌리든 10억을 뿌리든 얼마를 뿌리겠다고 말해도 알 게 뭔가?? 거짓말은 안 하는 거다.

그래도 3억인지 5억인지 출마 공탁금만은 전적으로 자기 사재여야만 되는가 보다. 세상엔 도대체 뭔 밑천으로 대선에 군소후보로라도 출마하는지 모를 사람도 좀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2/02/27 08:35 2022/02/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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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은행 이야기

1. 경제, 금융에 대해서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본인이 이 나이가 되도록 제일 관심이 없고 모르는 분야들 중 하나는 경제, 경영, 금융 쪽이다. 20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빚이 있는 건 무조건 나쁜 것이고 샤일록 같은 피도 눈물도 없는 고리대금업자는 무조건 나쁜놈이며, 돈이 돈을 버는 것도 다 잘못됐다는 식으로 꽤 고지식하게 생각해 왔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세상 물정을 알게 되면서, 약간 더 자본주의(?) 친화적으로 관점이 바뀌었다. 특히 정치 성향이 우파 쪽으로 가면서 경제 관점도 덩달아 우파 쪽으로 더 기운 것도 있다. 옛날에 우리나라에서 국가 차원에서 그렇게도 저축을 강조했던 이유가 단순히 근검절약(?) 때문이 아니라, 자잘한 돈을 한데 모아서 국가 차원에서 기업에다가 투자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한참 나중에야 알게 됐다.

세상에 모든 고가 귀중품은 돈을 주고 보관을 맡겨야 하지만, 돈만은 받아서 맡은 사람이 맡긴 사람에게 오히려 이자 명목으로 돈을 주는 신기한 물건이다. 성경에 나오는 달란트/므나 비유에도 이런 원리가 담겨 있으며, 예수님도 이자를 받는 것 자체는 정당한 경제 활동이라고 인정하지 않으셨는가?

또한, 컴퓨터에 가상 메모리라는 게 존재하듯, 인간의 금융도 신용을 바탕으로, 지금 당장 실체가 없는 돈이라도 지금 여건이라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마련될 수 있다는 신용을 바탕으로 돌아가는 것의 비중이 크다. 물론 컴퓨터에 페이지 폴트와 프로세스 강제 종료라는 게 존재하는 것은 인간의 금융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 각 프로세스별 private 공간: 사유재산
  • 실제 메모리보다 더 많은 가상 메모리: 대출
  • 수표나 어음 거래: 현금에 대한 포인터. 함수에 call by value 대신 call by reference
  • 페이지 폴트: 부도
  • 무한 재귀호출로 인한 stack overflow: 빚을 빚으로 막는 돌려막기 신공, 일명 폰지(Ponzi) 사기

금융 쪽으로 머리가 잘 돌아가는 건 단순 수학 실력하고도 영역이 좀 다를 것이다. 그게 동일하다면 수학의 무슨 난제를 풀어내고 필즈 상은 받은 천재들은 어디 투자도 왕창 잘하고 경제 흐름 예측도 잘해서 몽땅 억만장자이기도 할 테니까.. 물론 실제로 그것까지 잘하는 수학 괴수도 있지만 모든 수학 괴수가 그런 건 아니다.
또한, 금융은 돈을 다룬다는 점에서 회계와 비슷하지만 이와도 영역이 완전히 같지는 않을 것이다.

이 바닥으로 취업하면 일단 어지간한 대기업 이상으로 돈 자체는 왕창 많이 잘 벌 수 있다. 특히 말단 은행원 이상으로 전문직으로 들어가면 억대 연봉도 순식간이다.
하지만 인간의 생명까지는 아니어도 인간의 돈을 취급하고 더 나아가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일이 절대로 재미있지는 않다. 정말 꼼꼼해야 하고 실수가 없어야 한다.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일의 예를 들자면 올해의 금리나 환율을 정하고 화폐를 얼마나 찍어낼지 결정하는 것 따위이다. 아 이건 통화 정책에 더 가까운 건가?

모든 전문직들이 그렇듯이, 직원에게 아무 이유 없이 많은 연봉을 주는 게 아니다. 죽어라고 일 시키면서 뽕을 뽑으며, 월급값에 걸맞은 영업 실적도 요구한다. 은행의 경우, 초등학교 교사 정도면 퇴근할 만한 시간대가(4시~4시 반?) 이제 창구 셔터를 내리고 자기 업무를 보기 시작하는 시간대이다.

그리고 은행원은 자동차를 파는 게 아니라 자기네 금융 상품을 고객에게 팔아야 한다. 이것도 아마 말단 은행원의 통과의례인 것 같은데, 전화기 돌리면서 무슨 예금이나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멀쩡한 카드를 새 카드로 교체해 주겠다고 설득하는 거.. 난 돈을 아무리 많이 준대도 그런 일은 내 적성이 아니다..;; 못 하겠다.

2. 은행의 종류

병원이 동네 의원(3차), 그보다 더 큰 2차 병원, 그리고 제일 크고 비싼 1차 대학 병원으로 나뉘고 법원도 그와 유사한 지방· 대법원으로 구분되듯.. 은행도 몇 가지 종류와 계층으로 분류할 수 있다.

중앙 은행(0차..??)은 일반 end user를 상대하는 게 아니라 앞서 말했던 거시적인 경제·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은행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 은행'이 유일하다. 자주 벌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얘들은 다른 금융 기관이 망했을 때 필요하다면 돈줄을 수혈해서 살려주기도 한다.

얘는 도서관에다 비유하면 국영 중앙 도서관과 같으며(도서 대출이나 일반적인 열람실 기능은 없음), 법조계에다 비유하자면 그냥 큰 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에 가깝다. 일반 민간인을 재판하는 게 아니라 다른 법이 헌법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험 업계에다 비유하자면 end user가 아니라 보험사가 또 자체적으로 가입하는 재보험 전문 회사하고도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하다.

그 뒤 일반적인 예금· 적금과 대출을 담당하는 상업 은행은 제1금융권이라고 불린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같은 은행은 전국구의 민간 사립(?) 은행이다. 옛날에 외환 은행은 외국어 대학교의 은행 버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하나 은행과 합쳐졌구나..
기업 은행은 좀 국공립 같은 냄새가 나며, 심지어 국립 관공서인 우체국도 반쯤 예금과 대출 기능이 있다. 요즘 PC방은 식당처럼 바뀌어 가고 있고, 우체국은 전통적인 편지 배달만으로는 장사가 안 되니 택배와 은행에 양다리를 걸치는 것 같다.

민간 은행 중에는 저런 전국구뿐만 아니라 대구, 부산, 광주 같은 지역구도 있다. 전국구 은행보다 금리가 높다거나 해당 지역 주민에게 혜택이 더 큰 식으로 메리트가 있으니까 살아남는 게 아닐까?
물론 현실적으로 대다수 일반인들은 은행별로 개성과 장단점이 뚜렷해서 자기 취향에 맞는 은행을 고른다기보다는.. 그냥 회사에서 월급 지급용으로 거래하는 은행을 따라 선택의 여지 없이 계좌를 개설하는 비중이 더 클 것이다.

은행에서 하는 일은 다음과 같은 계층으로 나뉜다.

  • 집에서 인터넷뱅킹으로: 일상적인 계좌이체, 금융거래
  • ATM 기기로: 현금 입출금, 인뱅보다 더 큰 규모의 돈거래, 통장 정리
  • 은행 입출금 창구에서: 얼굴 대면이 필요할 정도로 초고액의 돈거래
  • 은행 종합 상담 창구에서: 통장 계좌 자체의 개설과 관리, 한도 변경, 금융상품 가입, 대출 상담 등 위의 계층에서 처리되지 않은 나머지 모든 복잡한 것들

그리고 은행은 대략 이런 식으로 시스템이 발전해 온 것 같다.

  • 198-90년대: 운영 시스템 전산화, ATM
  • 1990년대: 금융실명제, 신용카드, 대기 번호표
  • 2000년대: 인터넷 뱅킹
  • 2010년대: 모바일 뱅킹, 전자문서 (이 때문에 대규모 문서를 관리하던 인력이 많이 감축됐다고 함)

1루에서 한 계단 내려가면 제2금융권이 나오는데.. 얘들은 1루보다는 대출 조건이 덜 까다롭고 예금과 대출 모두 금리가 더 높다. 하지만 전반적인 자금 사정이 1루만치 좋지는 못하며, 낮은 확률로나마 망할 가능성도 더 높다.
새마을 금고, 상호 저축은행, 농-수-축협 같은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 단, '-협'들은 자체적으로 지역구와 전국구로 나뉘어 있는데, 이들 간판을 건 전국구 은행은 오늘날 1금융권이다.

3. 은행 계좌의 익명성

스위스라는 나라는 오랫동안 세계 어느 진영의 편도 들지 않는 '중립국' 지위로 유명했는데, 고객의 익명성을 절대 보장하고, 세계 어느 나라에다가도 심지어 범죄 수사 협조 목적으로도 예금주에 대한 신상을 제공하지 않는 정책으로도 유명했다. 이 때문에 스위스 은행은 세계 각국의 악질 독재자와 범죄 조직이 검은 돈을 보관하는 은신처로 명성이 자자했다.

스위스 은행이라고 해서 물리적인 보안 시스템이 더 철저하다거나, 금리가 더 높다거나 한 건 절대 아니고 그냥 저 정치적 중립에다 가미된 익명성 때문에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이다.
요즘으로 치면 어떤 경우에도 사용자의 대화 내용을 세계 각국 공권력에 제공하지 않는다는 익명 인스턴트 메신저--라인? 텔레그램?--와 비슷한 지위이다.

물론 스위스의 이런 정책은 세계 다른 나라들로부터 원성을 샀으며, 스위스 역시 이제는 무작정 혼자 독고다이로 놀지 않는다. 적어도 2010년대부터는 스위스 은행도 익명 보장 정책을 버렸으며, 검은 돈, 피 묻은 돈이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국제적인 범죄 수사에 협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옛날에는 롤스로이스가 사회 평판이 좋지 않은 졸부나 독재자에게는 돈이 아무리 많다 해도 차를 팔지 않았고 심지어 엘비스 프리슬리 같은 자국의 스타 연예인에게조차도 '천박한 딴따라'라는 이유로 판매를 거부했을 정도였다. 한때는 그 정도로 콧대가 높았는데... 이 역시 지금은 옛말이고 이제 차값만 지불하면 아무에게나 군소리 없이 차를 판다. 스위스 은행의 태도 변화도 이런 양상인 것 같다.

뭐 아무튼, 우리나라는 저런 지하 경제 검은 돈을 뿌리뽑기 위해 지난 1993년부터 잘 알다시피 금융실명제가 시행되어서 잘 정착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출도 아니고 신규 계좌 개설이 너무 까다롭고 어려워져 있다고 원성이 자자하다.

물론 특별한 대외 활동을 하는 게 아닌 이상(어디 모임에서 총무가 돼서 곗돈· 회비 관리 같은?) 한 사람이 불필요하게 은행 계좌를 너무 많이 갖고 있을 필요는 없다. 각각의 계좌는 은행 전산망의 메모리를 차지하고 미약하게나마 작업 오버헤드를 늘린다. 하지만 저게 무슨 오· 남용이나 범죄 가능성이 있어서 계좌 생성에 제약을 거는 것인지 난 잘 모르겠다.

은행 계좌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치면 마치 heap 핸들처럼 느껴진다. 어지간해서는 한 프로세스가 default heap만 갖고 놀아도 충분하지만, 적절한 작업 단위별로 새로운 heap을 생성하면 자잘한 메모리 할당을 많이 하더라도 메모리의 단편화를 방지할 수 있고 성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4. 투자 은행

은행에는 지금까지 거론했던 중앙 은행, 상업 은행 말고 투자 은행이라는 것도 있다. 얘네들은 이름이 투자증권, 금융투자, 증권 등등으로 끝난다. 외국계 투자 은행으로는 모건 스탠리, 골드만 삭스 같은 이름이 유명하다. 얘들은 통상적인 은행들이 돈을 불리는 것보다 더 과격한 high risk high return인 투자를 하면서 예금주의 돈을 불려 주고 자기도 그걸로 이윤을 챙기지만.. 반대로 말하면 투자를 잘못하면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

이 정도면 반쯤 도박이나 마찬가지 같은데.. 그래도 요즘은 세계가 옛날처럼 경제가 폭발적으로 쭉쭉 성장하는 타이밍이 아니고, 일반 상업 은행에서의 일반적인 예금· 적금만으로는 금리가 너무 낮다. 그러니 이런 투기를 하는 금융기관이 존재하며, 사실 이런 것도 있어야 돈이 크게 돌아가고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건 내 적성은 아니다. 그런 곳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그런 기관을 이용하는 고객이나, 다 보통 인물은 아닌 것 같다.

투자 은행에 대해서는 나도 아는 게 거의 없어서 더 쓸 게 없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금융 위기도 이쪽에서 뭔가 삐끗해서 발생했던 게 아니었나 싶다.
더 나아가 1930년대의 미국 대공황은 어쩌다가 발생했는지, 무슨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했는지에 대해 관련 학자들마저 의견이 하나로 일치하지 않고 각자 성향별로 견해가 엇갈리는가 보다.

5. 사채

끝으로.. 소득 별로 없고 신용 등급이 낮아서 제2루, 제2금융권마저도 접근하지 못하는데 바닷물이라도 마시는 심정으로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 그들은 엄청나게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고라도 일명 사채라고 부르는 3루로 가게 된다. 하지만 사채를 끌어다 써서 급한 불을 끄고 빚도 갚아서 해피엔딩을 이룬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보증 서서 잘 되거나 도박으로 돈 따서 성공한 사람의 비율만큼만 있지 싶다.

정상적인 경제 관념을 지니고 분수껏 쓰는 사람이 제3금융권을 이용할 일이란 없는 게 정상이다. 집이나 차를 살 때처럼 통상적인 거금이 필요할 때 사채를 끌어들이는 건 난 상상이 잘 안 된다. 특히 자동차는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서 지금 당장은 돈을 아주 조금만 내고 빚을 가늘고 길게 찔끔찔끔 갚아 나가는 할부 제도가 자체적으로 굉장히 발달해 있다. 구매자가 굳이 사채를 동원하지 않아도 된다.

허나, 가족이 갑자기 큰 사고를 당하거나 큰 병에 걸렸을 때.. 그리고 좀 나이가 있는 사람은 자기 사업 하다가 당장 어음을 막아야 하고 직원 월급을 줘야 할 때처럼 일반인 정상인이라도 급전에 대한 수요 내지 유혹이 전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어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은 양지에서 돈 좀 못 냈다고 해서 본인이나 자녀를 노예로 팔아야 하는 시대가 아니다. 그러니 그냥 그 시점에서 파산 선언, 상속 포기 등의 다른 방법으로 욕심을 내려놓고 작은 불이익을 감수하는 게 나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사채를 썼을 때야말로 본인이나 자녀가 신체적으로 해코지를 당할 확률이 수직 상승한다.

사채는 금리가 살인적으로 높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제때에 돈을 갚으려고 찾아가면 걔네들이 잠적해 버려서 채무자를 어떻게든 빚과 이자의 수렁으로 밀어넣었다고 한다.
글쎄, 요즘은 사채도 법의 통제를 받아서 일정 수준 이상의 이자는 못 받고 일정 수준 이상의 빚 독촉은 못 하게 바뀌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뒤끝이 있다.

한때 제3금융권을 이용했던 것만으로도 당사자의 신용 등급이 하락해서 다음부터는 다른 사람과 동등한 경제력으로도 1~2금융권 대출을 못 받고 계속 제3루만 맴돌게 된다는 것이다. 자동차 보험으로 치면 제3금융권 이용 이력이 무슨 대형 사고 이력처럼 취급되는가 보다. 이에 대해서는 예전에 어떤 사람이 만화를 그려서 설명한 바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물며 나라가 전반적으로 가난하던 시절에는 이렇게 횡행하는 사채가 정상적인 기업 활동도 못 하게 만들고 나라를 말아먹을 지경이었다. 과거에 박 정희 대통령의 유신 독재 목적에도 이런 사채를 강제로 손 보는 게 포함돼 있을 정도였다.

하다못해 어떤 연예인이 사채 광고에 얼굴을 비추는 것도 좋은 소리를 못 듣는다. "저 연예인 어지간히도 몰락했나 보군. 저런 데에까지 출연할 정도이면.." (환상의 똥꼬쑈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급으로..) 대외적으로 딱 이런 생각을 심어 주게 된다.

뭐 요즘은 사채업자만이 절대악인 건 물론 아니다. 채무자들 역시 마냥 불쌍하게 당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채권자를 역관광 태우고 해코지 하는 경우도 있다. ㄲㄲㄲ
그러니 이런 사람들과는 어떤 형태로든 돈 문제로 지저분하게 얽히지 않는 게 제일 좋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 역시 답이 없고 쉽지 않은 문제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0/08/11 08:36 2020/08/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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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내가 좀체 다루지 않던 경제 쪽 주제에 대해서 오랜만에 글을 써 본다.
그래서, 뒷부분에 성경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분류도 기독교 쪽이 아닌 그냥 보통명사로 했다.

세상의 모든 물건들은 담보로 맡기는 게 아닌 이상, 그 자체만을 남에게 안심하고 맡기려면 맡아 주는 사람에게 보관료를 내야 한다. 교통수단을 세워 둘 때 드는 주차료· 주기료 같은 건 말할 것도 없고, 아기나 애완동물을 맡길 때도 말이다. 이게 세상의 보편적인 이치이다.

하지만 유일한 예외가 있으니, 바로 돈 그 자체이다. 돈을 맡기면 맡은 사람이 오히려 반대로 맡긴 사람에게 주기적으로 돈을 준다. 그렇게 주어지는 돈을 우리는 이자라고 부른다. 생각을 해 보시라.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맡는 쪽에서 막대한 경비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맡은 사람이 맡긴 사람에게 돈을 준다.

이 원리를 이해하는 게 자본주의 원칙과 경제 원리를 이해하는 첫걸음임이 틀림없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다음으로 초등학교에서 가르칠 법한 제2의 핵심 원리이다.

그리고 은행들 역시 예금을 곱게 꿍쳐 놓고만 있지 않는다. 대부분의 돈을 다른 데에 투자하거나 대출을 줘서 돈을 불리는 일을 한다. 그러니 모든 예금자가 불시에 자신의 예금을 전부 인출하려 들면 은행은 못 버틴다.
이런 점에서 성경의 달란트/므나 비유에 나오는 게으르고 악한 종은 선악을 따지기에 앞서 정말 최소한의 경제 관념조차 없던 멍청한 친구였다. (마 25:27, 눅 19:23)

지금이야 우리나라가 먹고 살 만하니까 쏙 들어갔지만, 옛날에는 나라에서 국민들 보고 그렇게도 저축을 많이 하라고 홍보하고 과소비 추방하자고 캠페인을 벌였던 게.. 단순히 근검절약(?) 정신을 함양하고 외화 유출을 방지하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건 부수적인 효과다.
저축을 많이 함으로써 은행이 돈을 많이 보유하게 하고, 이로써 초기 자본이 많이 드는 기업에다 투자를 많이 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무슨 유머 중에, 학교에서 "지금 손에 100만 달러가 생기면 무엇을 하겠는가?"를 상상해서 작문을 시키는 시간이 있었는데 어떤 애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교사가 이상하게 여겨서 "세계일주를 한다, 여자를 꼬신다" 등 왜 뭐라도 안 쓰냐고 물었더니 아이 왈, "네, 저는 100만 달러가 있으면 저는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을 거예요(모든 걸 남에게 시키고)" 이랬다는데..
그 애도 알고 보면 굉장히 천진난만 순진한 타입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법칙을 일찌감치 깨달은 영악한 애라면, 그 돈으로 지금 당장 흥청망청 유흥을 즐기는 게 아니라, 어딜 투자를 하든지 해서 100만 달러를 1000만 달러 이상으로 불릴 궁리를 할 것이다.

그리고 혼자만 살 때는 돈 욕심 없이 자급자족으로 만족할 것처럼 지내던 사람이라도 처자식이 생기고 나면 어지간해서는 생각이 달라진다. 나는 상관없지만 내 자식에게 남들만치 밥 사주고 용돈 주고 비싼 학교에 옷 등등을 차려 주지 못한다면..? 그때부터는 어쩔 수 없이 돈독 오르게 된다. 그게 현실이다.

자 그럼, 돈으로 돈을 버는 것에 대해 성경은 뭐라 말할까?
일단 구약 율법에서 내가 느끼는 뉘앙스는.. 정말 천하의 개쌍놈 급의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몹쓸 짓까지는 아니지만, 어지간해서는 그러지 마라. “이방인들을 상대로라면 몰라도 동족간에는 최대한 아량을 베풀어라. 이자 따지지 말고, 못 돌려받을 걸 감수하고라도 관대하게 꿔 줘라. 손해분은 내가 친히 갚아 주겠다” 정도인 것 같다.

이건 십일조만큼이나 “신정국가+유대 민족의 믿음 테스트+이 땅에서의 복” 문맥이다. 그러니 신약 시대엔 자선행위 차원에서, 혹은 교회 지체들끼리 적용 가능한 가이드라인이 될지 몰라도, 굳이 이방인 세상 정부에서 행정법 수준의 강제 사항이 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달란트/므나 비유에서 “하다못해 이자라도 받아 왔어야지?” 같은 주인의 책망이 있는 걸 보면, 성경도 돈 자체가 악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돈으로 돈을 버는 것 자체가 악이라고는 안 하는 듯하다.

성경은 명백히 사유재산과 free market, 빈부격차를 인정한다. 사실, 돈으로 돈을 불리는 것도 아예 불가능하다면 투자라는 게 생길 수 없고 경제가 성장할 수가 없어진다. 절대적인 빈부격차 자체는 더 커질지 몰라도, 그래도 입에 풀칠도 못 하던 가난뱅이를 중산층으로, 그리고 지금 부자는 훨씬 더 큰 부자로 만드는 게 낫지 않은가?

부자가 가진 돈이 고용과 일자리를 더 만드는 발전적인 쪽에도 부분적이나마 쓰이는 게 더 나은가, 아니면 걍 오로지 부자들의 유흥과 사치에만 돈이 쓰이는 게 더 나은가?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 (“부자들 돈을 강제로 뺏어서 분배해야 된다” 이건 영락없이 빨갱이 생각이 되는 거고.)

또한 생각해 볼 점은, 성경에는 이자에 대해서 정확한 가이드라인도 안 나온다는 점이다. 하나님이 인정하는 금리나 사채 이율 한도는 최대 몇 %이고 그 이상은 악.. 뭐 그딴 얘기는 없다. 음악이나 옷차림에 대해서도 추상적인 원칙만 있을 뿐 디테일한 적용 방법은 안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 맥락이다.

그 숫자놀음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그게 얼마이든 전혀 무관하게 인간의 불완전한 경제 제도가 인간의 죄성과 맞물리면 문제와 폐단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 사랑하는 것 외에는 누구에게든지 어떤 것도 빚지지 말라”, “돈을 사랑함이 모든 악의 뿌리”, “급히 부자가 되려 하는 자는 악한 눈을 가졌으므로...”, “탐욕은 우상 숭배”처럼 인간의 자유의지와 사유재산은 존중하되, 경제와 관련된 인간의 죄악을 제어하는 말씀은 성경에 이미 충분히 있다.

그런데 이게 자발적으로 이행되지 않고, 각 개인의 이기적인 행동이 집단 전체의 이익이 아니라 공멸로 가는 경우도 있으니, 비효율적인 줄 뻔히 알면서도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서 최저임금이니 무슨 비율이니 하는 걸 강제로 정하고 복지라는 명목으로 세금을 꽤 많이 걷어 가는 일도 생기는 걸로 보인다. 참 절대적인 답이 없는 문제 같다.

NOTES:

1. 은행이 불안하다 싶으면 개인 예금주들은 전부 몰려와서 자기 돈을 빼려고 몰려올 것이고, 이러면 아까 말했듯이 그 어떤 은행도 버티지 못한다. 은행은 그런 상황을 감안하고 운영되는 기관이 아니다.
하지만 각 개인이 자기 예금을 전부 인출하려는 행위 자체는 법적으로 하나도 전혀 문제될 게 없는 행동이다. 마치 기업이 생존을 위해 구조 조정을 하고 경쟁력 없는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하는 것만큼이나, 그리고 전쟁터에서 군인이 무장한 다른 적군(포로나 항복한 군인, 민간인이 아니라)을 죽이는 것만큼이나 합법이다.

2. 흔히 "올림픽 메달리스트 운동 선수의 자녀가 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확률하고, 재벌의 자녀가 계속 재벌로 있을 확률이 동일한 사회가 좋은 사회이다" 이런 말이 나도는 듯하다. 무슨 취지로 하는 말인지는 이해하겠으나 거기에 마냥 100% 공감할 수는 없다. 재능과 재화는 근본적으로 동일한 자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는 돈을 많이 가진 사람, 소득이 높은 사람에게 절대적인 액수로나 혹은 비율로나 어쨌든 더 많은 액수의 세금을 매긴다.
그러나 시험 쳐서 100점 맞고 올림픽 같은 대회에서 1등을 하는 등, 재능이 뛰어난 사람에게 재능이 뛰어난 것 그 자체만으로 세금을 부과하지는 않는다. 그랬다가는 재능의 발휘에 도무지 동기 부여가 되겠는가?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그건 상금에서 세금을 일부 공제하는 형태일 뿐이다.

굳이 돈이 아니라 소위 '열정페이, 재능기부' 같은 것도 철저하게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지, 그것이 세금을 걷는 것처럼 법적으로 강제되지는 않는다. 이것이 재능과 재화의 차이인 것이다.
부모가 똑똑해서 자녀를 좀 더 편하게 살게 해 주려고 재산을 많이 물려 주는 것 자체가 죄악이라 할 수 있을까? 내 자녀였으면 그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물론 자녀가 인격도 의사결정권도 일체 없이 부모의 소유물과 다를 바 없이 취급하는 생각은 잘못되었지만, 그렇다고 부모와 자녀는 법적으로 아무 상관도 없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니 부모의 재산은 한 푼도 안 남기고 몽땅, 마치 무연고 사망자의 재산마냥 국고로 환수해 버린다면 그것도 올바른 처사이겠느냐 말이다.

또한 부모가 재벌이라고 해서 그 자녀 세대까지 재벌인 게 마냥 100%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기업은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언제 도태될 지 모르니, 경영진은 수많은 종업원들에게 꼬박꼬박 월급을 주기 위해 맨날 이대로는 안 된다며 위기 드립을 치고, 때로는 좀 더러운 짓도 하고 여론 관리도 하고, 미래에 뜨는 아이템을 예측하고 사업 방향을 구상해야 한다. 재벌이 유지될 확률이 대대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나올 확률과 그렇게까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문제를 이런 관점에서 볼 수도 있어야 한다. 나야 일개 학생 겸 월급쟁이일 뿐이고 무슨 대기업 재벌 재계 인사하고는 하등 아무 관계도 없는 처지이지만, 나중에 내가 무슨 있는 돈 없는 돈 꼬라박아서 사업을 해서 종업원을 고용하는 처지가 되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지금 사회 구조가 마냥 근로자만이 약자이고 모든 기업주가 그저 갑질을 일삼는 악당이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3. 난 지금까지 정치관이나 역사관 관점에서 우리나라 체제를 방어하는 글을 쓰는 편이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나라의 경제관을 부정하는 불순세력의 공격도 많다. 자기들도 입고 있는 큰 혜택에 대해서는 입 싹 씻고 작은 부작용과 폐해만 자꾸 부각시키면서 우리나라를 점점 사회주의 공산주의 체계로 바꾸려고 하는 시도들.

여기에 대해서도 이론적으로 조금씩 공부하고 무장을 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난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그나마 그걸 모두가 잘살고 파이의 크기를 키우는 쪽으로 유도하는 경제 체제를 지지한다. 인간을 감히 성선설적으로 보면서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다고 선동하는 속임수에 속지 않는다. 기업이 노동자를 착취하는 세상은 국가가 개인을 착취하는 세상에 비해서는 비교할 수 없이 훨씬 더 천국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05/22 08:34 2015/05/2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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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제관

내 주변의 머리 좋고 똑똑한 사람들은 의학이나 공학 쪽의 천재가 아닌 이상은 다들 경제, 금융, 법, 행정 쪽으로 몰리고 있다. 거기가 아무래도 잘 나가고 돈 많이 버는 업종이어서 그런 것 같다.
난 그런 골치아픈 학문은 완전 무관심하고 문외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경제관에 관한 한은 다음과 같이 확고한 maxim / principle이 머리에 박혀 있다.

1.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가 공짜로 뭔가를 얻어 쓰고 있다면 그건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남보다 더 노력해서 잉여분을 제공해 준 덕분이거나 남의 것을 희생하거나 빼앗았기 때문이다.

2. 정부(또는 국가)는 먼저 국민의 재산을 빼앗지 않고는 국민에게 그 어떤 편의나 복지도 제공할 수 없다. 그것도 빼앗은 총량보다 훨씬 적은 양만큼만 되돌려 줄 수 있다. 열심히 일해 봤자 다 세금으로 뜯기는 시스템에서는 어느 누구도 먼저 사업을 벌리고 열심히 일하려 나설 수 없다.

3. 복지 제도는 마치 보험과도 같아서 오· 남· 악용되는 일이 없게 나일롱 수혜자를 정확히 걸러내는 시스템이라는 전제조건이 갖춰져야만 실현 가능하다. 가난 구제는 왜 나랏님도 못 하는지를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 탈세나 보험 사기에는 아주 민감한 사람들이, 그것과 거의 똑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복지에 대해서는 보편적 복지를 왜 그리도 너무 쉽게 얘기하는가?

4. 부패한 정부의 폐해는 부패한 기업의 폐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훨씬 더 크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기업이 노동자를 착취하는 나라가 아무리 나쁘다 해도, 국가가 개인을 착취하는 나라보다 나쁠 수는 없다. 기업은 최소한 내가 마음에 안 들면 얼마든지 입사 안 할 수 있고 사표 쓰고 나올 수 있고, 극소수의 독과점 상황만 아니라면 제품 불매 운동이라도 벌여서 응징할 수 있다.

5. 성장을 좋아하든 분배를 좋아하든, 어떤 경제관을 갖든, 이상적인 부의 분배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개인 자유이다. 그러나 그 경제관은 당신이 월급쟁이일 뿐만 아니라 직접 사업을 하고 남을 고용하고 월급을 "주는" 처지가 됐을 때도 똑같이 유지할 수 있는 관점이겠는지를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6. 사유재산과 자유 시장은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을 그나마 빵의 크기를 키우고 다같이 잘 살게 하는 쪽으로 발산되게 하는 좋은 경제 제도이다. 빈부 격차도 없을 수가 없으며, 때로는 돈으로 돈을 버는 것도 필요하다. 돈으로 돈을 불려서 부자를 훨씬 더 부자로 만드는 걸 허용하지 않고서는 가난한 사람을 작은 부자로라도 만들 수가 없다. 또한 산업 인프라가 대량 생산 위주로 중앙 집중이 돼야 제품의 생산 단가가 내려가고, 덕분에 공산품은 싸고 인건비는 비싼 바람직한 경제 체제가 구축될 수 있다. 이게 그냥 공짜로 되는 게 아니다.

물론 개인의 local maximum을 추구하는 이기주의가 언제나 집단 전체의 이익을 키우지는 않으며, 시장이 아무 통제가 없으면 치킨 게임, 눈치 보기, 담합, 독점 같은 부작용이나 데드락도 생긴다. 당장 이익이 안 나더라도 국가에서 먼 미래를 보고 비효율적인 아이템을 밀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정부만이 마냥 해결책이고 뭐든지 국가가 나서서 시장을 통제해야 한다는 식의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런 말은 상당히 조심하고 제한적으로 걸러서 들어야 한다.

간부가 아무리 미워도 간부 없이 군대가 돌아갈 수는 없으며 정치인들이 아무리 미워도 이 악한 세상이 정치 없이 돌아갈 수는 없다.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 같은 건 영구 기관만큼이나 절대로 가능하지 않다. 인간의 죄성상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다고 속이는 선동에 속지 말아야 한다. 또한 사유재산과 시장 경쟁의 혜택은 실컷 입었으면서 정작 자기는 이상한 음모론 제기하고 비방만 하는 '헛똑똑이'들을 우리는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 정부의 비효율은 한번 놔 두면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시장을 왜곡하고 민생을 헬게이트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관념을 애들에게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난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4/03/27 08:39 2014/03/2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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