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 저수지 답사를 마친 뒤 다음으로 본인이 간 곳은 또 다른 철도 성지였다.

2. 철도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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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이제 내가 여기를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용으로 방문하는 날도 찾아오는구나! 그렇잖아도 의왕 역에서 철도 박물관까지 가려면 수백 m 이상 걸어야 했을 텐데 말이다.
주차는 공간이 아주 넉넉하고 요금 걱정도 없고 아무 문제 없었다.

예전에 철도 박물관은 겨우 몇백원 대의 비현실적이기까지 한 저렴한 입장료를 징수했으며 그나마도 철도 회원은 동반 1인까지 아예 무료 입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 가 보니 그런 대인배스러운 제도는 언제부턴가 없어져 있었다. 일반인은 입장료 2천원을 내야 하며, 철도 회원 혜택 같은 거 없다.

물론 난 철덕으로서 예전에도 여길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기를 또 찾아간 이유는, 여기가 반월 저수지로부터 10km가 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겸사겸사 또 찾아갈 만한 명분이 성립하고, 개인적인 볼일이 좀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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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경부선 선로에 대한 좋은 전망을 제공하는 것도 철도 박물관으로서 장점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아까의 KTX 촬영지와 마찬가지로, 이 박물관의 근처에도 저수지가 있다는 점이다.

철도 박물관에서 본인은 부족했던 박물관 관련 사진을 찍고 자료를 수집했으며, 방문 기념으로 구내 서점에서 다음 아이템들을 질렀다. (정 용태 님, 보고 계신지? 레일러 14호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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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판매하던 철도 박물관 도록은 이제 절판되고 없었다. 있을 때 사 놓길 잘했다. 그 대신 동인지 <레일러>를 박물관에서 정기적으로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박물관 직원을 불러서 새마을호의 역사와 관련된 날짜가 두 군데 잘못 소개되어 있는 걸 고쳐 달라고 건의를 했다.
차량실에 새마을호 PP 디젤 동차가 1987년 7월 1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고 소개되어 있는 걸 7월 6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고,
반대로 새마을호 PP가 최초로 서울-부산 4시간 10분 운행을 시작한 것도 아니라고 얘기해 줬다. 그건 PP가 등장하기 전에 1985년 11월 16일부터 달성된 것이니까 말이다.

3. 오봉 역

철도 박물관 다음으로 승용차로 가 보지 않을 수 없는 철도 명소로는 오봉 역을 빼놓을 수 없다.
얘는 경부선에서 분기하는 지선인 남부 화물기지선의 끝에 있는 역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여객 영업 없이 화물만 취급하는 역이다.
먼 옛날에는 경부선 전철 의왕 역의 이름은 '부곡'이고 오봉 역이 '의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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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박물관과 오봉 역의 거리는 4km도 채 되지 않는다.
입구에 경비실이나 차량 진입 차단기 같은 건 없는지라, 별 부담 없이 차를 끌고 들어가 볼 수 있었다. 단, “직원 차량 외 주차 금지”라는 압박을 주는 표지판이 있긴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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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건물은 이렇게 생겼다.
철덕들 중에는 아예 승강장 내부로 들어가서 사진 촬영을 한 사람도 있는 듯하던데 난 차마 그렇게는 안 하고 잠시 있다가 다시 나갔다. 그 대신 이런 근처의 선로 사진을 좀 남겼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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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 부산 일대도 면적이 무척 넓고 철도 배선이 의외로 복잡하며, 항구나 공업 단지로 빠지는 지선 철도가 많기 때문에 승용차를 끌고 답사할 만한 곳이 무척 많을 것이다.

4. 김포 공항 근처

수도권 남부의 “반월 저수지-철도 박물관-오봉 역” 3대 명소를 아우르는 테마 여행을 이렇게 잘 마쳤다.
임무를 다 마쳤으니 이제 집에 갈까 생각했는데 아직 시간이 좀 더 남아 있었고, 철도를 출사한 날 비행기도 같이 출사하여 둘을 비교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래서 점심을 먹을 생각도 포기하고, 국도 1호선을 타고 서울 서부로 간 뒤 곧장 다시 김포 공항으로 향했다. 해가 지기 전에 가야 하니 말이다.

반월 저수지가 KTX 촬영의 명당이라면, 오쇠 삼거리는 비행기 출사의 명당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말 공교롭게도 여기도 전철 김포공항 역으로부터는 3.2km 정도 떨어져 있다. 다만, 여기는 버스가 수시로 많이 지나다니는 편이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는 비교적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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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주변의 흔한 보안 경고문.
여기는 시끄러운 비행기 소리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는 황무지이지만, 엄연히 국유지이기 때문에 민간인이 무단으로 이곳 땅을 이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래도 처음 와 봤을 때에 비해서는 주변에 이것저것 공사도 많이 진행 중인 것 같았다.
덕분에 주차는 샛길 인근에 아무데나 얼마든지 해도 되니 걱정할 것 없다.
여담이지만 이 공항 주변의 황무지 일대에는 군부대인지 예비군 훈련장인지 어쨌든 군사 시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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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여기 온 보람이 있었다.
지금 비행기가 놓인 저 활주로 말고, 왼쪽에도 활주로가 하나 더 있었으며 공항 내부의 비행기는 그 왼쪽 활주로에서 이륙을 하는 편이었다.
김포 공항에서는 아까 KTX보다도 더욱 자주, 수 분 간격으로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비행기가 이착륙했다.

이륙은 본인이 서 있는 공항 남쪽으로 하는 게 아니라 북쪽으로 한 관계로 근접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하지만 착륙은 다행히 근접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마치 UFO처럼 아주 멀리서 불빛만 어렴풋이 보이던 비행기들이, 형체와 비행 소음이 갈수록 커지더니 공항 담장 너머로 사뿐이 착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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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덕들은 비행기 한 대만 보면 보잉 7xx 같은 기종은 물론이고 소속 항공사 같은 것도 곧바로 입에서 튀어나올 것이다.
의외로 여객기 말고도 소속이 어딘지 모를 터보프롭 경비행기 같은 것도 착륙하는 게 종종 목격되곤 했다.
그런 작은 비행기라면 모를까 중형 여객기 이상 되면, 랜딩기어가 활주로에 닿을 때 마찰로 인한 연기가 튀는 게 이 멀리서까지 보였다.

이곳에 공개하지 않은 다른 사진과 동영상도 많이 찍었다. 소기의 방문 목적을 달성했다.
내가 선 지점은 여전히 공항 담장으로부터 500m에 가깝게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그래도 비행기의 착륙 경로와 일직선상에 있고, 지대가 살짝 높은 덕분에 보다시피 공항 활주로까지 어렴풋이 보인다는 점이 좋았다. 다음에 또 촬영할 기회가 있을 때는 다른 장소도 탐색해 봐야겠다.

동영상들을 보니, 보잉 737급의 여객기가 내 머리를 지난 뒤, 활주로에 착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23~25초였다. 그리고 내가 서 있는 곳에서 활주로의 착륙 지점까지의 거리는 정황상 거의 1km는 된다. 담장에서 활주로 사이에도 수백 m에 달하는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착륙 직전 상태인 비행기의 주행 속도는 대략 시속 140~150km대는 된다는 추정을 할 수 있다.

시간이 조금만 더 늦었으면 퇴근 시간대가 되어 귀가하는 길이 도로 정체로 애로사항이 꽃폈을 것이다.
만약 그랬으면 난 정체 시간대를 피해서 그냥 밖에서 저녁을 먹고, 차에서 한두 시간 좀 자면서 아예 밤 9시 이후까지 기다렸다가 귀가하려 했다. 난 어차피 차에서 야영을 하는 걸 아주 좋아하니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 서울 외곽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길목만 좀 막혔을 뿐, 서울 시내에서의 자동차 전용 도로 주행은 그다지 최악의 상태는 아니었다. 그리고 무사히 잘 돌아왔다.

Posted by 사무엘

2013/05/07 08:31 2013/05/0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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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아주 흥미로운 동영상을 발견했다. 일본을 출발한 제주 항공 비행기가 김포 공항으로 착륙하는 과정을 누군가가 기내에서 창문을 내려다보면서 카메라에 담은 것이다. 맑은 낮에 좋은 화질로 아주 잘 찍었다. 김포 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분이라면 이 장면이 낯익을 것이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품질 좋은 위성 지도가 서비스되고 있는 덕분에, 조금만 눈썰미가 있으면 동영상의 장면과 지도 그림을 대조하면서 지형 분석을 할 수 있다. 이 비행기의 착륙 경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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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분 56초 지점이면 착륙이 1분도 채 안 남았을 무렵이고 비행기의 속도와 고도는 상당히 낮아져 있다. 아래로 펼쳐진 것은 100 외곽순환 고속도로의 김포 톨게이트. 아파트 단지, 불룩한 도로, 그리고 오른쪽으로 펼쳐진 논밭이 보일 것이다.

 비행기는 남쪽(일본)에서 북쪽으로 올라왔지만, 김포 공항의 남쪽에서 북상하면서 착륙한 게 아니라, 북쪽으로 갔다가 삥 돌아서 북쪽에서 남쪽 방향으로 착륙했다. 그리고 위의 창밖 풍경은 비행기의 진행 방향 기준으로 '왼쪽'을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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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을 가로지르는 6차선 도로는 바로 130 인천공항 고속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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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른쪽의 넓고 푸른 들판은 김포 공항 부지이다. 다 왔다. 공항 주변은 여전히 온통 논밭이다.
착륙 직전인 비행기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저 4차선 도로는 행주대교로 통하는 국도 39호선이다. 도로와 공항 사이에는 또 개천이 가로막고 있다는 게 특이한 점이다.

김포 공항의 북쪽을 지나는 도로는 국도 39호선이며, 남쪽을 지나는 도로는 양화대교와 종로로 통하는 국도 6호선이다.
그로부터 15~20초쯤 뒤면 이 비행기는 드디어 쿵쿵! 진동과 함께 땅에 살며시 내려앉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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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자면 이 비행기는 외곽순환 고속도로에서 공항까지 얼추 위와 같은 경로를 거쳤다는 뜻이 된다.
직선 거리는 약 2km. 그런데 6:57부터 7:29까지 소요 시간은 얼추 30초이다.
그러므로 이 비행기는 착륙하면서 진행 속도가 시속 240km 정도 되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KTX의 최고 속도보다는 좀 낮지만, 그래도 착륙을 앞두고 느리게 난다는 게 그에 맞먹는 속도인 셈이다.

비행기도 비행 경로를 알면 아는 만큼 주변 세상이 보이게 된다. ^^

Posted by 사무엘

2010/12/23 08:48 2010/12/2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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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서울 지하철 5, 9호선; 공항 철도) 김포공항 역은 여러 건물로 이루어진 김포 공항 단지(complex? ㅋㅋ)의 딱 중앙에 자리잡아 있다.
내부엔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로터리가 하나 있는데 그 로터리의 남쪽은 국내선 청사 방면이요, 북쪽은 국제선 청사 방면이다.
그리고 서쪽은 한국 공항 공사 본사 방면이고 동쪽으로 가면 9호선과 공항 철도 공용 승강장이 나온다.

하지만 인천 공항 개항 전에는 지금의 한국 공항 공사 건물이 국내선 청사였고, 지금의 국내선과 국제선 청사는 각각 국제선 1청사와 2청사였다고 한다. 인천 공항에 비해 지금 김포 공항은 정말 규모가 작음을 알 수 있다. 있던 건물도 각종 상업 시설로 개조를 많이 했기 때문이리라. 비록 공간에 한계를 느껴서 인천 공항을 더 만들게 됐지만, 김포 공항도 왕년에 한 나라의 허브 공항 역할을 할 정도였으니 원래 작은 크기는 결코 아니다.

전철이 있는 로터리는 5호선의 뒷쪽(상일동· 마천 방면)에 치우쳐 있는 편이기 때문에, 서울 도심에서 5호선을 타고 김포 공항 국내선을 이용하거나 공항 철도로 여행을 계속하려면(인천 공항 국제선), 진행 방향 기준 뒷칸을 타는 게 환승에 유리하다. 하지만 흔치는 않은 경우이지만 김포 공항 국제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앞칸을 타는 게 유리하다.

5호선과 9-공철 승강장은 서로 L자형으로 교차하며, 둘의 고저 차이가 무척 크기 때문에 환승 거리는 약간 긴 편이다. 5호선은 김포 공항을 경유하기 위해서 심한 드리프트를 한 후, 방화 방면으로 북쪽으로 향하게 된다. 마치 월드컵 경기장을 경유하기 위해 드리프트가 생긴 6호선과 비슷한 맥락이라 하겠다.
그 반면 9호선과 공철은 수평을 향하고 있으며 잘 안다시피 평면 환승에다 직결 운행까지 예정되어 있다. 2기 지하철에는 전혀 없고 1기 지하철인 1, 3, 4호선에서나 볼 수 있던 직· 교류 겸용 전동차를 9호선에서 보는 날이 과연 올까?

전철역 환승 로터리에서 국내선이든 국제선이든 공항 여객 터미널까지는 여전히 250~300미터 가까이 긴 통로를 통과해야 한다. 사실 어느 정도 되는 규모의 공항에서, 국내선과 국제선 청사는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까지는 안 되더라도 버스 한 정거장 정도 거리는 된다. 여기는 무빙워크가 진작부터 존재해 왔다. (종로3가 역 무빙워크보다 훨씬 더 일찍) 물론 인천 공항도 전철역에서 터미널까지 거리가 꽤 길기 때문에 무빙워크가 중간 통로에 있다.

각종 표지판들은 인천 공항은 잘 알다시피 군청색 바탕의 전속 서체를 쓰고 있는 반면
김포 공항은 짙은 고동색 바탕의 맑은 고딕 서체를 쓴다.
무선 인터넷은 인천과 김포 모두 잘 되는 것을 확인했다. 인천은 네이버가 제공했는데 김포는 알 수 없는 이름이 뜬다.

인천 공항은 지하 1층 로비(환전과 로밍 시설), 1층 도착장, 2층 항공사 사무실, 3층 항공사별 탑승 수속 부스 겸 탑승장으로 딱 나뉜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위로 3층이 내려다보이는 4층에 일부 식당가가 있다.
김포 공항의 구조는 이와는 약간 다르다.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1층 로비 겸 도착장, 2층 항공사 부스이고 2층보다 공간이 좁은 3층에 몇몇 식당들과 더불어 탑승구가 있다.

한편 부산의 김해 공항은 어떻더라? 딱 들어가서 비행기를 탈 때까지 계단을 이용한 기억이 없는데 잘 모르겠다. 공항까지 지하철이 아닌 버스를 탔기 때문에 애초에 위쪽의 탑승층에서 내린 것일 수도 있다.

국내 대부분의 국제공항들은 국내선과 국제선의 비중이 서로 비슷한 수준이다. 그에 반해 인천 공항은 압도적으로 국제선의 비중이 높다. 그렇지만 인천 공항에도 국내선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가령, 대구는 KTX에 밀려 김포 공항 노선은 없어졌지만 하루 단 한 번 인천 공항으로 바로 가는 노선은 있다.
인천 공항 내부의 국내선 이용 통로는 마치 서울 역으로 치면 서울-천안 급행 전동차를 타는 통로처럼 아주 작고 평상시엔 찾기도 쉽지 않은 그런 시설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항공을 포함해 모든 원거리 대중교통들은 탑승 전에 별도의 직원이 승차권/탑승권을 검사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최소한 철도만은 그런 게 (거의) 없다. 지하철은 아예 기계가 개· 집표를 대신하고 있고 일반열차는 그런 절차가 사실상 완전히 사라졌다. 아마 KTX 정도나 입석· 자유석 승객을 중심으로 하여 승무원이 차내 불시 검문이나 아주 가끔씩 하고 있을 것이다.

김포 공항을 주말에 답사하니 역시 인천만치는 아니어도 북적북적 분주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여행 가는 승객도 많고, 출장이라도 오고 가는지 검은 양복 넥타이 부대 아저씨들도 많이 보였다. 나도 어서 성공하고 돈도 많이 벌어서 KTX도 많이 타고 비행기 많이 타고 다니고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10/03/09 23:46 2010/03/0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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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철도 이모저모

김포 공항과 인천 공항을 잇는 소위 ‘공항 철도’는 처음엔 인천의 이니셜이 붙은 IREX라는 브랜드가 붙었다가, 나중에 AREX로 바뀌었다.
첫 개통은 잘 알다시피 지난 2007년에 했는데, 코레일 일색인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등장한 사철인 데다, 위상면에서 철도의 미래를 볼 수 있는(좌석형 고급 전동차, 최신형 인버터 같은) 첨단 철도임에도 불구하고 2006년 말에 개통한 용산-광명 셔틀 전철만큼이나 공기 수송으로 악명 높았다. 결국 나라에서 적자를 보전하다가 GG를 치고, 공항 철도 운영 회사는 2009년에 코레일의 자회사로 흡수된다.

2차 구간의 개통은 명목상으로는 경부 고속철도 2차 구간과 마찬가지로 2010년, 즉 올해로 결정돼 있다. 2차 구간이 마저 개통하고 나면 김포 공항에서 끊어지던 공항 철도가 서울 역까지 들어오게 된다. 노선 설계 초기엔 용산으로 가는 노선도 검토 중이었는데 용산으로는 경의선이 들어와서 경원선과 직결하게 되고, 경의선 대신에 공항 철도가 서울로 온다고 생각하면 정확하다. 다만 서울 서쪽으로는 서울 지하철 6호선, 경의선, 공항 철도가 경로가 상당히 겹치게 된다.

공항 철도는 6량 1편성이다. 그리고 대구 지하철 2호선과 부산 지하철 3호선하고 동일한 인버터 구동음이 난다. 수도권 통합 교통 카드를 이용하여 탑승이 가능하나, 잘 알다시피 환승 할인은 전혀 되지 않는다. 공항 철도 탑승구를 통과하는 순간 여기부터 요금이 완전히 새로 계산되면서 환승 횟수는 초기화된다.

공항 철도는 별다른 굴곡도 없고 아주 깔끔한 장대 레일로 열차가 최대 시속 200km까지도 달릴 수 있게 건설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열차는 새마을호는커녕 지하철과 별 차이 없는 80~110km 정도의 속도로밖에 주행하지 않아 느리다. 나란히 달리는 고속도로의 공항 리무진이 열차를 추월할 정도이다. 다시 말해 속도가 문제되고 있다. 하지만 증속도 좀 이용객이 늘고 장사를 할 맛이 나야 논의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폭설 때 도로 교통이 다 마비됐을 때는 그래도 공항 철도가 건설 이래로 승객이 제일 많았다고 하던데... 또한 9호선 덕분에 승객이 또 늘기도 했다.

공항 철도의 1차 개통 구간에는 다음과 같은 역이 있다.

※ 김포공항(지하): 5호선 김포공항보다 한참 아래에 있는 지하 환승역으로, 서울 지하철 9호선을 염두에 두고 건설이 잘 된 덕분에 ‘금정 형’ 환승역이 되었다. 즉, 계단을 이용할 필요 없고 심지어 카드 접촉을 할 필요조차 없이 동일 승강장의 반대편으로 열차를 아주 쉽게 갈아탈 수 있다는 뜻이다. 공항 철도는 수도권 전철과 환승 할인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복정 형’ 환승역이 되지 않은 것은 무척 바람직한 모습이다.
지금이야 이 역이 공항 철도의 종점이기 때문에 한 층은 일반열차 출발, 다른 층은 직통열차 출발이지만 나중에 이 역이 중간 통과역(서울 역이 종점)이 되고 나면 층별 승강장의 용도도 달라질 것이다. 난 아직도 김포공항 역의 정확한 승강장 구조를 잘 모르겠다.

※ 계양(지상): 인천 지하철과의 환승역인 이 역은 김포공항과는 달리 ‘도봉산 형’, 또는 ‘회기 형’ 환승역이다. 즉, 불편한 형태이다. 두 승강장이 지상의 동일 층에 좌우로 평행하게 존재하는 점은 같으나, 서로 다른 회사의 노선끼리 지하도로 환승한다는 점에서 회기가 아닌 도봉산에 더 가까운 것이다. 그런데 귤현에서 끝나던 인천 지하철이 오로지 공항 철도와의 환승을 위해서 차량 기지 인근에(내부는 아님) 이렇게 역을 더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도봉산이 아닌 ‘장암’과 비슷한 면모도 존재한다. ^^
이 역의 주된 목적은 환승이며, 주변엔 다 들판으로 이렇다 할 역세권이 없다. 두 노선을 환승할 때는 응당 게이트를 따로 통과해야 한다.

※ 검암(지상, 쌍섬식): 한참 지상을 달리다가 드디어 기존 철도 환승이 아닌 공항 철도만의 역이 등장한다. 급행 대피 내지 주박용으로 사용하는 선로가 하나 더 있어서 쌍섬식이며 실제로 이 역은 막차 시간대에 주박역이기도 하다. 인근에 공항 철도 본사가 있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더욱 높다. 이 역을 지난 뒤엔 드디어 영종도로 다리를 건너기 때문에 역간 거리가 무려 18km가 넘는다.

※ 운서(지상): 영종도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만나는 이 역은 공항 신도시로 들어서는 관문이다. 비환승 지상역이라는 점에서는 운서와 위상이 비슷하다. 하지만 승강장은 그냥 복선 상대식이다.

※ 공항화물청사(지하): 시가지를 통과한 후, 이제 도로 지하로 들어가 공항 근처 접근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역 반경엔 다른 대중교통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화물 청사로 가든, 인근의 여객 터미널로 가든 또 셔틀 버스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만 갈 수 있다. 일반 공항 이용객이 화물 청사에 갈 일이 있나 궁금하다.

※ 인천국제공항(지하): 드디어 공항에 다 왔다. 승강장이 상당히 깊은 곳에 있지만, 천장으로부터 자연 채광이 되는 게 인상적이다. 이 역이 있는 곳은 여객 터미널이 아니라 교통 센터이기 때문에, 리무진 버스처럼 딱 코앞에서 내리는 게 아니다. 여객 터미널까지 또 적지 않은 거리를 걸어야 한다.
미래에 건설될 제2 공항 철도를 염두에 두고 추가 승강장의 부지가 미리 확보돼 있는 걸 볼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7 02:01 2010/01/1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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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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