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영성 등급

A.
부모가 모두 한 교회를 안정되게 오래 다닌 타입. 아버지가 아예 목사이거나 어느 직분 하나는 맡고 있다. (단, 교회 일에 몰두하느라 가정 내팽개치는 타입이 절대 아님) 부모가 가정 예배를 꼬박꼬박 챙기고 자녀에게 기도하고 성경 읽는 모습을 늘 보여 준다. 요컨대 가정 전체가 한 교회에 안정되게 출석하고 있고, 가장이 식사 기도 같은 사소한 것까지 포함해서 가정의 영적 건강을 잘 책임지는 중이라면, 그 가정의 영성 등급은 A이다. 집에서도 출석 교회에서와 동일한 분위기로 가족과 함께 거리낌없이 찬송, 기도, 성경 읽기가 가능하고 부모에게서 신앙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나라에 A등급 가정은 정말 드물다.

그런데 이런 가정에서는 부모보다도, 저런 걸 당연하게 보면서 커 온 자녀들이 이 신앙이 값지고 귀한 줄 모르고 오히려 별 관심이 없는 경우가 있다. 혹은 교회와 가정에서 부모가 보이는 모순-_-된 모습이라든가 교회 사람들의 위선 때문에 상처를 받고 자녀가 믿음을 잃기도 한다. A라는 환경 여건이 무조건적으로 자녀에게 좋게 작용만 하는 건 아니므로 주의해야 한다.

B.
개인적인 교회 생활에는 지장이 없지만
- 가족 중 일부가 불신자이거나 혹은 교회 출석을 중단할 정도로 신앙이 식음. 어쨌든 가정에서 뭔가 영적인 결정을 내리려 할 때 딴지를 걸 사람이 가족 중에 존재
- 교리 차이 내지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부모가 서로 다른 교회에 다님
- 혹은, 부모가 한 교회에는 다니고 있지만 구원 받았는지도 모르는 단순 church goer이고, 평상시의 언행도 불신자와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자녀에게 영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함

이런 정도라면 B등급이다. 이렇게만 돼도 부모의 믿음이 자녀에게로 그대로 전수되기는 굉장히 어려워진다. 자녀가 알아서 자기 신앙에 대해서 공부하고 각성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C.
가족 중에 구원받은 사람이 자녀 한둘밖에 없는 한편으로 나머지 가족 구성원은,
- 그런 것에 별 관심이 없는 방관자이거나,
- "그래, 심성 수련을 위해 종교 하나 갖는 거 나쁘지는 않지. 다만, 너무 중독되고 빠지지는 마라."
- "예수쟁이 돼서 뭐 하냐?" (살짝 시니컬)
중의 한 반응이지만...
최소한 적극적으로 교회 가는 걸 막고 박해하지는 않는 경우이다.

아래의 D보다는 여건이 낫지만, 그래도 교회만 빠져나오면 맨날 집에서 불신자와(영적으로 아무 도움을 주지 않는) 부대껴야 하기 때문에 영적으로 지치기 쉽다. 가족 구원을 위한 기도가 절실해진다.

D.
가족 중에 구원받은 사람이 자녀 하나밖에 없고 그 자녀가 그것 때문에 가족으로부터 적극적으로 조롱과 박해를 받으며, 교회 출석 중단을 요구받고 있는 상태. 부모 몰래 교회를 가거나, 교회에서의 내 행적을 부모에게 떳떳하게 말도 꺼낼 수 없다. 이런 D급 가정에 소속된 구원받은 사람은 가정 여건 때문에 안정된 교회 출석이나 장시간 교제, 교회 직분 수행이 곤란하다.

나머지 가족은 무신론자 기독 안티일 수도 있고, 천주교나 불교나 심지어 이슬람 같은 타 종교 골수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KJV를 싫어하는 기성교회 소속일 수도 있다. 어쩌면 그게 차라리 깔끔한 무교보다 더 무서운 경우도 있다.
A가 드문 것만큼이나 D만치 독한 가정도 흔하지는 않다. 그런데 이런 D급 가정에서 정말 독실하게 신앙 생활을 처절하게 열심히 하는 형제 자매도 있다. D급 가정을 혼자 힘으로 선한 간증을 남겨서 C를 거쳐 B나 A로 바꿔 놓은 사람이 있다면, 그건 영적 전투에서 가히 최고의 승리를 거둔 사례라 하겠다.

참고로, 본인은 B급 가정 출신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8/28 13:44 2010/08/2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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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각형 2010/08/29 20:30 # M/D Reply Permalink

    저는 B급이군요. 상위 등급은 하위 등급의 고통을 절대 모르지 싶습니다. 물론 반대도 그렇고요.

    이것도 성적하고 비슷해서 등급이 높을 수록 상위 등급으로 가기 힘들다더군요.

    D를 A로 만든다는건... 과연

    1. 주의사신 2010/08/29 15:09 # M/D Permalink

      D에서 A로 가는 사례가 드물지만 있습니다. 그런 분들 간증은 감동의 도가니라는...

    2. 사무엘 2010/08/30 14:47 # M/D Permalink

      요즘이야 갈수록 노력에 의한 신분 상승이란 게 없어지고, 부모의 경제력이 학력으로 이어지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하지만, 신앙은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A급 가정에서도 아버지를 전혀 닮지 않은 불신자 자식이 나올 수 있고, D급 가정에서 걸출한 신앙 명장이 갑툭튀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균형이 맞춰지는 거지요.

  2. 소범준 2011/08/17 10:42 # M/D Reply Permalink

    음.... 저는 솔직히 B타입 가정에서 태어나서 자란 케이스입니다.
    구원받은 어머니와 구원 안받은 불신자 아버지 여동생... 이렇게 4인 가족입니다.

    그러고보니 킵바이블의 김 문수 형제님은 D타입에서 태어나서
    A타입 가정을 일구고 계시는 케이스?^^;

    삼각형 : 참으로 맞는 말씀인 것같습니다.
    A타입만큼 영적인 것에서만큼 부드러운 가정도, D타입만큼 '고뇌 씹는(!)' 가정도 참 흔하지 않고
    각 등급별로 서로를 이해하기란 어려운 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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