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지난 2006년 2월, <음란한 성경은 가라>라는 글을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성경 역본 이슈에 대해서 인터넷을 돌아다녀 찾아보고 지인과 메신저로 교제하다가, 불현듯 소재가 떠올라서 서너 시간 끄적여서 완성한 글이었는데...
이 글은 자랑이 아니고 진짜로, KJV 독립 침례 교회 목사님들로부터는 가히 '형제가 지금까지 쓴 글들 중 최고로 뛰어난 명문'이라는 격찬을 아낌없이 받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4년 반만에..
어느 안티 KJV 진영이 그 글을 정면으로 난도질한 꽤 강경한 반박문을 올린 걸 우연히 발견했다.
글 올라온 날짜도 비교적 최근이다.
http://truthnlove.tistory.com/entry/%EC%9D%8C%EB%9E%80%ED%95%9C-%EC%A7%84%EC%A7%9C-%EC%84%B1%EA%B2%BD-%EC%88%AD%EB%B0%B0 (음란한-진짜-성경-숭배)
글쓴이는 김 삼(김 풍도 아니고. -_-)이라는 분인데 처음 본다.
프로필을 보니, 딱 우리나라 정통 신학 코스를 밟은 후 장로교 목사 안수를 받았고 미국에 목회 중이다. 나이도 나보다야 많겠지만, 그래도 글투를 보면 그렇게 나이 지긋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신학 공부 전혀 안 하고 히브리어· 그리스어 나부랭이는 하나도 모르는 풋 사과의 글을 현직 목사가 친히 반박을 해 주다니 감개무량하다. 체급이 서로 게임이 안 되는 수준인데... ㅋㅋㅋㅋㅋㅋ
KJV를 반대하는 대다수 목사들의 사상과 가치관을 글로써 잘 대변해 주었다.
저 사람은 프로필에 신앙 고백이 아예 대놓고 아래와 같이 쓰여 있다. 쉽게 말해서 하나님의 말씀의 온전한 보존을 믿지 않는다. 그러니 <음란한 성경은 가라> 같은 글을 보고 있으면 도저히 배알이 뒤틀려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세상 정세나 이단 교리 판단한 다른 주제의 글은 그럭저럭 건전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성경관에 관한 한은 본인과 정면으로 대립하는 믿음의 소유자이다.
성경은 최초의 원문 그대로가 곧 성령님의 영감으로 기자들을 활용해 기록하신 절대 완전/정확/무오한 말씀이며..현재의 원문은 여러 사본들이 합해지고 조화되고 종합된 결과로 원본에 거의 가깝다고 믿습니다.
(일부 주장자들의 말과는 달리, 절대/완전하게 보존된 사본은 없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원본만이 오직 완전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사본을 모두 종합/조화시킨 현재의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모자란다"는 뜻은 아닙니다. 완전에 가깝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유한하고 불완전한 인간들의 해석과 번역 탓입니다.)
내가 KJV 숭배자라면 저런 사람은 아무리 봐도 원어 숭배자로밖에 안 보인다. 내가 KJV가 최종 권위인 것만큼이나 저 사람은 세속 학자들의 그리스어 히브리어 사전이 최종 권위이다.
저 사람들의 머릿속엔 "킹 제임스 성경 = 이 송오 & 럭크만 추종자 = 성경 역본의 맹신과 우상화" 밖에 없다. 본인은 이 송오 & 럭크만 추종자가 전혀 아닐 뿐더러, 예수쟁이가 신앙의 근간인 성경의 온전한 보존과 그 실체를 믿는다는데 어떻게 거기에 맹신, 우상화라는 딱지가 붙을 수 있단 말인가!
KJV와 외경 사이의 논란, 그리고 초창기 인쇄본의 철자법 얘기는(그리스도 예수안에 발행 흠정역의 부록에도 실려 있는 반박문)
이미 진실을 아는 사람들한텐 면역이 다 돼 있는 주제인데 언제까지 뻔한 레퍼토리를 상대해 줘야 하나 모르겠다.
반박문을 읽어보면 알 수 있지만,
본질적인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생략하고 넘긴 KJV 출간 당시의 교회사라든가,
중요하게 다루지 않은 원어 해석 몇몇 개만 갖고 계속 끝도 없이 꼬투리 잡고 있다. 반박하는 게 다 저런 식이다. 그 사람이 추종하는 그리스어 사전대로라면(변개된 성경에 맞춰진) KJV는 당연히 오역투성이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일말의 반카톨릭 성향은 있는지 외경 나쁜 줄은 알아서, KJV가 1611년 초창기에 외경이 같이(본문으로 포함되어 나온 게 전혀 아니었는데도) 들어갔다고 이런 식으로 공격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는 게 통탄스럽다.
저 사람은 KJV도 어차피 온갖 카톨릭스러운 컨벤션이 잔뜩 들어있다고 KJV를 폄하하는데, 뭐 그 말이 일부 맞을지도 모른다. 그때는 그 문화권 교회의 컨벤션이 원래 그랬으니까...;; The translators to the readers 같은 서문을 읽어봐도 성 어거스틴이 어떻고, 무슨 교부가 어떻고 하는 천주교스러운 문체가 물씬 풍긴다 "카더라".
그러나 저런 사람은 천주교가 KJV의 출간을 결사적으로 막고 방해했으며, 첩자를 보내 gunpowder 사건 같은 걸 꾸며서 제임스 왕과 성경 번역자들을 암살하려 한 KJV의 안티 카톨릭 역사에 대해서는 절대 침묵하고 있다.
KJV에도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몇몇 바리에이션이 생겼고 인쇄 과정에서 오탈자가 있었으며 몇 차례 에디션이 나온 것 정도는 나도 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 갖고 "KJV의 여러 에디션 중에 어느 게 당신의 최종 권위입니까?" 같은 불순한 말장난 정도에는 다 대비가 돼 있다. 같은 크리스천끼리 그런 찌질한 짓은 좀 그만 하는 게 어떨까 싶다.
글쓴이는 본인의 글의 본질적인 주제인, 현대 역본들의 음란한 표현에 대해서는 정작 한 마디도 반론이나 해명이 없다. 하다못해, NIV처럼 "거시기를 짤라 버린다는 게 맞는 표현이고" KJV의 "끊어지기를 원하노라"는 오역이라고 떳떳하게 지적한 것도 없다. 반박문을 시리즈로 쓸 기세이니 앞으로 다루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반박을 어떻게 할지는 본인 눈에도 훤히 보이고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한 마디로 말해 일일이 상대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 영양가가 없다.
본인은 성경의 하나님을 믿는다면 지금 내 방식대로 믿고 아니면 아예 때려치우고 말지,
저 사람처럼은 못 믿겠다.
아직도 성경보다 원어 사전에 더 믿음이 간다면, 김 문수 형제님의 다음 글들을 한번쯤 묵상해 보기 바란다.
http://keepbible.com/bbs/board.html?board_table=free&write_id=3596 <원어 성경의 유혹>
http://keepbible.com/bbs/board.html?board_table=free&write_id=4474 <노새 이야기는 빼 놓고 왜 온천 타령을?> -- KJV와 non-KJV가 대표적으로 다르게 번역된 구절 중 하나이다.
http://keepbible.com/bbs/board.html?board_table=free&write_id=4230 <이삭이 리브가를 애무했다고?> -- 본인의 글 <음란한 성경은 가라>와 비슷한 주제이며, 본인 글을 언급도 하고 있음. ㅎㅎ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