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때문에 달라지는 한국인의 정치 성향 스펙트럼을 분류해 보았다.
기본적으로 5단계인데 좌빨, 수꼴이라는 양 극단을 추가하여 총 7단계가 나왔다.
용어는 내 마음대로 정한 것이다. 용어 명명 방식이 안 드는 분들은 그냥 레벨 숫자만 보시라.

## 좌빨: 월북을 하고 싶어 안달 났거나 광화문에서 인공기 흔들고 위수김동 외치고 싶어하는 부류. 법정에서 민족의 태양인 김씨 부자를 찬양한 걸로 매스컴 탄다. 바로 뒤에 나올 1이 본심이 드러난 형태이겠다. 그냥 답이 없는 부류.

1(종북): 이념을 초월하여 누가 봐도 레알 빨갱이라고 불릴 수 있는 유일한 등급. 대놓고 김일성교 신자 행세는 안 하지만, 북한 체제를 궤변으로 옹호한다. 북한이 핵 개발한 것은 미국을 견제하고 우리 민족끼리 통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씨 부자는 지금까지 북한을 잘 다스려 왔는데 탈북자들이 변절자 죽일놈이며 오로지 미 제국주의만이 나쁜놈이다.
여기가 대한민국인지 남한 정부인지 남조선인지 헷갈리고 6·25가 누가 먼저 저지른 전쟁인지가 헷갈린다. 지난 대선 때 이 정희에게 표를 주려고(사퇴 안 했다면) 진지하게 생각했다.

2(진보?): 북한 체제를 옹호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들이나 그들의 추종 세력이 오늘날 우리나라에 그리 큰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통일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환상이 있는 반면, 그게 전적으로 수꼴 기득권층과 안보 장사꾼들과 외세 때문에 안 되고 있는 거라고 여긴다. 우리나라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큰 편이고, 더 나아가 근현대사에도 불만스러운 게 많다. 가령, 친일 얘기만 나오면 분노 게이지 급상승.
북한의 정권과 남한의 군사 독재 정권을 비슷하거나 같은 급으로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오로지 비판과 청산의 대상으로 여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사 심리로 진보 성향 정권을 아주 좋게 평가한다.

3(중도): 2만치 한쪽으로만 일방적으로 편파적이지는 않다. 북한이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명백하게 군사적인 위협이라는 것과, 햇볕정책이 아무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번 선거에서 야당은 그런 정서를 감안하지 않고 오로지 비현실적인 평화· 공존만 얘기하는 자충수 때문에 노인들로부터 표를 빼앗겼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걸 인정한다고 해서 보수 정권만 좋아하고 진보 정권을 폄하하는 건 아니며, 이들이 균형이 잡히지 못한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진보 성향 진영이나 정권도 최소한 악의는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물리적인 군사 위협 이상으로 남한에 정신적인 위협이라고는 여전히 생각하지 않는다.

4(보수?): 2~3보다 입장이 더욱 단호해진다. 우리나라 현대사의 모든 일을 망쳐 놓은 주범은 전적으로 북한이다. 종북을 논하지 않고서 친일· 독재를 논할 수는 없다. 통일도 외세 때문이 아니라 쟤들이 주민들을 통제하고 있어서 못 하는 것이다. 북한은 이제 옛날 같은 남침을 할 수 없으니, 남한을 상대로 종북주의자, 좌파를 심어서 체제를 부정하는 정신적 선동, 방해 공작을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다고 여긴다.
국가 체제에 피해의식이 없다. 우리나라 역대 정권들은 그래도 저 악독한 북한을 마주한 상황에서 자유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을 잘 이뤄 냈으며, 잘못한 것보다 잘한 게 훨씬 더 많다. 이 승만· 박 정희에 대한 평가가 후해지고, 민족 문제 연구소를 보는 시선이 불편해진다. 탈북자나 북한 정치범 수용소 인권 문제에 관심이 크게 늘어난다.

5(극우): 4에다가 북한, 심지어 진보 세력들까지 더욱 악하게 보는 음모론이 가미된다. 지금까지 가히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불법으로 북으로 갔으며, 김 대중뿐만 아니라 노 무현까지도 “북한하고만 잘 되면 나머지는 다 깽판 쳐도 괜찮다”고 말한 간첩, 반역자, 빨갱이이다. 그에 반해 박 정희는 재임 중의 경제 개발뿐만 아니라, 쿠데타를 일으킨 것조차도 결과론적으로 김 일성의 2차 남침을 막은 애국 행위로 정당화된다.
1980년 광주엔 북한 특수부대가 실제로 가서 군경과 시민들을 이간질했으며, 지금도 온라인 여론을 선동하는 간첩이 한 1만 명은 있다. 시스템클럽에서 전하는 내용을 다 받아들이면 이 정도.

## 수꼴: 말이 통하질 않고 그저 단편적인 빨갱이 사고방식밖에 없다. 정치와 종교를 구분하질 못하거나, 5를 애국이 아닌 자기 영달과 기득권, 감정 표출을 위해서 비상식적이고 과격한 방법으로 드러내는 등, 상태가 막장으로 치달으면 수꼴이다.

각자 자기는 어느 수준 정도인지 생각해 보시길. 성경에는 이데올로기에 입각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어떤 권력이든 하나님으로부터 났으니 너는 권력에 순종하고 세금이나 잘 내라는 식의 원론적인 권면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중도랍시고 오로지 3만이 무조건 성경적으로 가장 권장된다거나 바람직하기만 한 건 아니다. 영적이지 않은 육신· 정치 문제도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주제이며, 그건 반역이 아닌 한 그냥 사람마다 양심껏 소신껏 판단하길 바랄 수밖에. (그런데 수꼴은 그냥 과격하기만 한 걸로 끝인 반면, 종북은 아무리 생각해도 반역인 것 같은데? ㄲㄲㄲㄲ)

Posted by 사무엘

2013/01/23 08:20 2013/01/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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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aint 2013/01/23 14:39 # M/D Reply Permalink

    3,4,5에 비해 2와 3 사이의 간격이 상당히 크네요. DJ(그리고 민주정부 10년)는 2.8쯤에 들어가야 할거 같은데..

    1. 사무엘 2013/01/23 20:08 # M/D Permalink

      이 글을 본 지인 중에는, 반대로 2와 3 사이가 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보수/진보의 정의부터 시작해서 정치 쪽은 정말 사람마다 견해가 제각각이라고 봐야지요.
      단지 논쟁을 할 때, 2.x일 뿐인 사람들까지 1 이하의 빨갱이로 매도하거나, 건전하고 정당한 이유로 3.x~4.x의 입장을 견지하는 사람까지 수꼴로 매도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2. 김재주 2013/01/27 20:11 # M/D Reply Permalink

    3과 4 사이쯤 될 것 같네요. 제 기준에선 김일성은 그냥 개새끼. 박 전 대통령은 반공주의 독재자,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했던 인물이라는 정도? 그렇지만 반공 기조를 유지했기에 어쨌건 현 시점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 흠좀 아이러니한데. 이 사람이 계속 정권을 잡고 있었다고 가정한다면 오히려 민주주의는 후퇴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은 군사적으로는 엄존하는 위협이고, 현재 반공의식이 희박한 젊은 층을 노리고 집요하게 언어혼란 및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전술이 어느 정도로 위협적인가는 베트남만 보더라도 알 수 있고, 현재 얼마나 침투했는가는 과거 효순 미선양 사건이나 광우병 촛불시위 사태 등을 보면 알 수 있죠.


    여담인데 효순 미선양 사건 때는 저도 서울시청 앞에서 촛불 들고 서 있었던 입장입니다만 사실 그때 미군 병사들이 두 여학생을 치면서도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에 분노해서 간 거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기갑병과로 배치받아서 전차부대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은 정말 아무것도 못 느꼈을 것 같습니다; 기동중에 가끔 로드킬... 사건이 벌어지곤 하는데 눈으로 못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안 느껴져요. 지난번엔 전차가 차량 유도자 실수로 가만히 서있던 전차 뒤를 덮쳤는데, 자동차끼리 부딪힌것처럼 꽝하는게 아니라 그냥 전차 위로 올라타버리더군요; 그런데도 받힌 전차 승무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다가 뭔가 이상하니 돌아보고 놀라더군요. 현대 전차의 현수장치는 그 정도에요.

    1. 사무엘 2013/01/28 00:33 # M/D Permalink

      좋은 의견 잘 봤습니다. 저도 재주 님의 생각 정도면 충분히 건전하다고 인정하며, 이해하고 수긍합니다. 다만, 저는 박 전대통령을 그보다 살짝 더 긍정적으로 볼 뿐.ㅎㅎ 그 사람은 암살 안 당했으면 정말 언제까지 대통령 해 먹었을지 저로서는 무척 궁금합니다.

      또한 전차에 대한 보충 설명도 감사드립니다. 그건 아무 불순한 의도 없는 우발적인 사고였을 텐데 미군 병사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낄낄대며 반응한 것이 국민들의 어그로를 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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