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압축 유틸

요즘은 Adobe Reader 같은 거 설치할 필요 없이 크롬이나 Edge 같은 브라우저만으로도 자체적으로 pdf 문서를 바로 열어 볼 수 있다.
압축 유틸리티에서 광학 디스크 이미지 파일의 내용을 바로 볼 수 있게 된 것과 비슷해 보인다. 한 분야의 프로그램이 비슷한 다른 분야의 프로그램의 역할을 일부 흡수해 버렸다.

물론 이미지 파일을 새로운 드라이브로 mount 시키는 것까지 압축 유틸이 지원하지는 않는다. 그것까지 지원하면 압축 유틸의 기능이 옛날 도스 시절의 Double Space 같은 디스크 압축 유틸 급으로 커지는데.. 요즘은 그런 기능이 필요할 정도로 디스크의 용량이 부족한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유행이 지났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드라이브 mount는 이제 운영체제(Windows 10)가 자체적으로 제공해 주는 기능으로 흡수되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20여 년 전, 이 바닥이 WinZip, WinRAR 같은 외국산 압축 유틸리티 일색이던 시절에 이스트소프트의 '알집'이 처음에 적절한 마케팅 덕분에 시장 선점을 잘 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버그· 안정성 문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서 2000년대 말쯤에 컴덕들 사이에 욕을 엄청 먹었으며, 그 와중에 기업 대상 유료화까지 선언하는 바람에 입지를 더욱 잃게 됐다.

그 와중에 개인 개발자 1인의 작품인 '빵집'이 알집의 대체제로 각광 받아서 2000년대 후반에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빵집은 개발자의 개인 취미 생활이다 보니 유지보수에 한계가 있었고, 결국 개발이 중단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오늘날이야.. 그 틈새를 저격한 반디소프트의 '반디집'이 탁월한 완성도로 천하를 평정했다.

압축 유틸의 역사를 읽어 보노라면, 소프트웨어는 모름지기 수요와 타이밍, 시장 공략을 잘 해야겠다는 걸 느낀다.
zip은 압축 해제뿐만 아니라 생성까지 소스가 완전히 공개돼 있고 그 다음부터 7z, ace, rar 등 압축 알고리즘들의 압축률은 이론적인 정보량 한계에 근접해서 거기서 거기이다 보니.. 알고리즘은 zip 하나만 있으면 되고 그 뒤 멀티코어, 64비트, 유니코드, 기본적인 보안, 운영체제 셸과 잘 연계하는 UI...

이것만 제공되면 그 다음부터 굳이 유료 유틸을 쓸 필요가 크게 줄어드는 것 같다. 실제로 본인도 '-집' 계열 유틸을 사용하기 시작한 뒤부터는 Windows에서 zip 말고 rar 등 다른 압축 파일을 '생성'해 본 적이라고는 전혀 없는 것 같다.

2. 유튜브

(1) 유튜브 동영상에 광고가 5~10여 년 전에 비해 굉장히 많이 늘어난 게 느껴진다.
뭐, 쟤들도 흙 파서 먹고 사는 건 아닐 테니, 오랫동안 무료로 잔뜩 뿌리고 투자했던 것을 회수할 때가 됐다.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수의 동영상들을 저장하고 전송 트래픽을 감당할.. 서버 유지비가 장난 아니게 깨질 것이며.. 몸값 비싼 엔지니어들을 고용하는 인건비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서버 관리자, 웹 UI 디자이너 및 개발자, 동영상 코덱 전문가, 동영상 컨텐츠들의 검색과 분류 알고리즘 전문가 등..

그러니 동영상 포털이 사용자에게 거부감을 제일 덜 주면서 수익을 내는 건 광고 또는 사용자에게 "광고 안 뜨는 기간제 유료 계정" 판매로 자연스럽게 귀착될 것이다. 나도 광고가 너무 잦아지니 잠시 동안만이라도 광고 없는 유튜브 프리미엄 유료 계정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유튜브도 사용자를 이렇게 적당히만 귀찮게 하는 걸 목표로 하지 싶다.

요즘 친구들끼리 생일 선물로 카카오톡으로 이모티콘이라든가 커피 상품권을 주고 받는 게 있다. 그런 것처럼 몇천 내지 1~2만원대의 유튜브 프리미엄 n개월 이용권이 온라인/모바일 생일 선물로 오가는 건 어떨까 싶다.

여담이지만, 유튜브뿐만 아니라 평소에 위키백과를 지식 습득용으로 유용하게 사용해 온 사람이라면 거기에도 후원금을 소액이나마 내는 게 좋을 것이다. 특정 기업의 입맛에 휘둘리지 않고 상업 광고도 없는 개방된 지식 저장소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지금 같이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투명하게 개방된 정보의 바다로 만드는 데 절대적인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2) 다음으로, 돈이나 광고와 별개로 본인이 요 근래에 유튜브에 대해서 느끼는 굉장히 큰 불만이 하나 있다.
HD급 이상의 무거운 고화질 동영상일수록 더 두드러지는 것 같은데.. 슬라이더에서 좌우 화살표를 눌러서 앞뒤 5초 남짓 단위로 seek를 한번 하는 데 걸리는 딜레이가 너무 길다는 것이다. 동일 화질 기준으로 그냥 하드에 저장된 동영상을 데스크톱용 플레이어 앱에서 seek하는 것만치 빨리 즉시는 절대 못 한다. 답답하지 않으신가?

옛날 저화질 동영상은 이렇지 않다. 이건 다운로드 자체는 이미 다 된 구간을 돌아다니는 것만 말한다. 그러니 네트워크 상태하고도 무관하다.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느린 건지 아니면 이것도 설마 현질 유도를 위해 고의로 들어간 핸디캡인지는 잘 모르겠다.

(3) 끝으로, 유튜브 유료 계정에 제공되는 서비스로는 광고 제거뿐만 아니라 동영상을 아예 로컬에다 다운로드하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별도의 서비스가 없더라도 뒷구멍을 통한 다운로드 서비스가 넘쳐나다 보니 유튜브에서도 단속을 포기한 것 같다. 별도의 앱이던 게 더 간편한 웹으로 바뀌기까지 하고 말이다. 사실 이건 기술적으로,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3. 이메일: 대용량 파일 첨부, 발송 확인 및 취소 기능

15년쯤 전에 구글 gmail이 최초로 1GB짜리 웹 기반 무료 이메일을 개설한 이래로 요즘은 어디건 이메일 서비스는 기본이고 용량이 기가바이트급이다. 하지만 이메일은 편지함 용량과 컴퓨터의 하드 용량이 증가한 것에 ‘비하면’, 무슨 영화 파일 급의 대용량 첨부 파일을 주고 받기에는 여전히 좀 버거운 수단이다. 기껏해야 수~수십 MB 정도가 한계?

초대용량 파일은 메일에다가 직접 붙이는 게 아니라 다른 클라우드/웹하드에다 올리고 나서 그거 링크만 메일에다 넣는 형태로 대체되는 게 요즘 추세이다.
수신 확인 및 오발신 취소 같은 것도 이메일의 정식 프로토콜/스펙에 규정된 기능이 아니라 각 웹메일 서비스 사이트에서 자기 계정간 이메일에 한해서만 제공되는 비표준 편의 기능인데.. 이것도 좀 표준으로 승격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4. 크롬 브라우저로 네이버 블로그 첨부 파일 다운로드

크롬 브라우저로는 네이버 블로그 기반의 사이트에서 첨부 파일 다운로드가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나만 겪는 현상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검색을 해 보니, 네이버 블로그는 https 기반인데 다운로드 링크는 보안이 취약한 http 기반이어서 크롬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다운로드를 차단한 것이었다.
즉, 네트워크 구조에 문제가 있어서이지, 첨부 파일의 내용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이렇게 웹페이지의 구성요소에 https와 http가 뒤섞여 있으면 브라우저가 의심스럽고 불안하다고, 그래도 내용을 다 보고 싶냐고 온갖 귀찮은 확인 메시지를 사용자에게 띄운다. 다들 한 번쯤은 그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크롬의 경우, 그 어떤 에러 메시지도 없이 그냥 일방적으로 네이버 블로그로부터의 다운로드를 씹어 버리니 당혹스러웠다. 은행 ActiveX도 아니고 파일 다운로드를 위해서 구닥다리 IE를 끄집어내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뭐, 궁극적으로는 천하의 네이버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네트워크 구조를 불안 요소가 없게 어서 고쳤으면 좋겠다.

크롬은 이제 올해부터 플래시조차 지원을 완전히 끊었다. 아직도 메뉴가 플래시 기반인 웹사이트는 한 몇 년은 관리를 안 한 완전 구닥다리.. "1024*768 해상도에서 IE 6 브라우저에서 가장 잘 보입니다" 이러면서 제로보드 게시판까지 같이 붙어 있는 사이트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다. 플래시, 제로보드, Visual Basic 6, 재래식 hlp.. 이런 것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5. 마이너한 검색들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능은 아닐 테니 유료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더라도..

(1) 많고 많은 웹툰들은 그림 파일뿐만 아니라 말풍선 안의 대사들도 색인화돼서 대사로 해당 컷의 검색이 됐으면 좋겠다.
짤방으로 써먹고 싶은데 그 그림이 긴 웹툰 시리즈의 어느 화에 있었는지 기억을 못 할 때가 많다.
물론 "이 학교의 주인은 이사장인 나예요."(사립정글고), "네놈을 살려 두긴 쌀이 아까워!"(이말년), "선 넘네"(엉덩국 애기공룡 둘리) 같은 거야 너무 강렬하고 유명하니 일반 검색 엔진으로도 대사와 컷 이미지가 개념적으로 연결돼 버렸지만.. 그렇지 않은 컷도 많다.

(2) 주선율 음표 표기로 음악 검색. 밖에서 재생되는 음원을 들려줘서 비슷한 음반의 노래를 찾는 건 이미 서비스 되는 게 있지만.. 그건 음원이 없고 사람의 오랜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음악을 찾아 주지는 못한다. 내가 말하는 건 음악들의 주선율 악보를 색인화해서 검색하는 것이다. 다만, 이걸로 검색하려면 사용자도 최소한의 채보· 기보 능력이 있어야 한다.

검색 엔진이란 게 처음에는 같은 웹에서 텍스트 위주로만 검색을 지원했다. 그러나 요즘은 웹뿐만 아니라 종이책, 잡지, 옛 신문들과 방송 자료, 논문 같은 오프라인 매체로 범위가 확장되었으며, 정보의 형태도 텍스트에 국한되지 않고 그림과 동영상까지 취급한다.

그러니 이게 앞으로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사람이 마우스로 얼추 끄적인 스케치와 비슷하게 생긴 그림이나 실제 로고타입을 찾아 주고, 콩나물 배열만으로 음악을 찾아 주는 경지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 그야말로 사람의 기억을 보조해 주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국내 웹툰뿐만 아니라 과거의 뉴스 보도, 특히 대한뉴스들도 다 색인화되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16 08:33 2021/04/1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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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동물 이야기

1. 동물 분류

내가 생물 분류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생각보다 많은 동물들이 가축화된 에디션과 그렇지 않은 야생 에디션으로 나뉜다는 것이 꽤 흥미롭게 느껴진다.

  • 집토끼 / 산토끼
  • 소 / 들소, 물소
  • 개 / 들개
  • 말 / 야생마, 얼룩말
  • 돼지 / 멧돼지
  • 생쥐 / 들쥐

동물이건 식물이건, 인간에게 식량을 제공할 목적으로 사육/재배된 놈들은 오랜 세월 동안 이 용도로만 엄청나게 품종 개량이 진행됐다고 한다. 그래서 살코기나 열매는 크고 많이 산출하지만, 얘들은 거친 야생에서는 스스로 거의 생존하지 못한다고 한다.

후천적 획득 형질이 후세로 유전까지 되지는 않을 텐데 품종 개량이라는 게 동식물별로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사실은 사람조차도 흑백황 인종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궁금하다.

2. 익충과 해충

지렁이는 비록 생긴 건 좀 뱀처럼 혐오스럽지만 땅의 흙을 부드럽게 하고 지력을 회복시켜주기까지 해서 농사에 큰 도움을 준다. 쇠똥구리는 말 그대로 더러운 골칫거리인 소똥을 처리해 주면서 인간에게는 위생적으로 큰 문제를 끼치지는 않아서 이롭다.

그런데 자연 전체를 통틀어 인간에게 가장 큰 유익을 주고 있는 '곤충'은 꿀벌이다. 겨우 꿀 생산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고, 얘는 꽃가루를 받아 줘서 충매화 식물들의 번식이 가능하게 한다.
이 역시 꼭 장미나 튤립 같은 꽃만 꽃이라고 생각하지는 마시길.. 야생에서 꿀벌의 이 역할과 효율 가성비는 인간의 과학 기술로 대체할 수 없다. 꿀벌이 싹 멸종하면 좀 과장 보태면 인간의 농업이 궤멸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그러니 꿀벌은 비슷하게 집단 생활을 하고 근면의 상징으로 통용되는 개미보다 대접이 훨씬 더 좋다. 오죽했으면 꿀벌은 법적으로 가축으로 분류된 유일한 곤충이기도 하다.
이런 꿀벌과 달리, 인간을 지금까지 제일 많이 죽인 악랄한 해충은 모기이다. 이 역시 흡혈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말라리아 같은 다른 질병을 옮기기 때문이다. 빈대나 거머리도 흡혈을 하고 모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악랄한 구석이 있지만, 이것들은 그래도 모기 정도의 치명적인 병을 옮기지는 않는다.;;

인간이 주변에서 접하는 수많은 해충들은 민폐를 끼치는 방식에 따라 대략 이런 식으로 분류가 가능할 것 같다.

  • 비행 불가능하고 인간 거주지에 서식: 개미, 바퀴벌레
  • 비행 가능하고 신체에 접촉: 파리, 모기
  • 신체 표면에 기생: 벼룩, 빈대, 이, 진드기, 사면발이
  • 신체 내부에까지 기생: 회충, 흡충, 촌충 따위

그나마 개미와 바퀴벌레는 한 개체를 잡아 죽이는 것 자체는 상대적으로 쉬운 축에 든다. 날아다니는 놈들은 때려잡기가 상당히 어려우며, 인체에 기생하는 너무 작은 놈들은 역시 그것대로 잡기가 어렵다. 신체의 털을 다 민다거나, 약을 먹고 바르는 식으로 제각기 다른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그런데 떼거지로 날아다니면서 사람을 성가시게 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람을 쏘거나 무는 식의 해를 끼치지는 않는 벌레들도 별도의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깔따구, 하루살이, 그리고 어쩌면 날파리도?
얘들은 대체로 수명이 아주 짧으며 어인 일인지 입이 없거나 퇴화했다. 파리· 모기보다 잡기도 쉽다. 하지만 얘들은 여름철에 더러운 물웅덩이로부터 떼거지로 나타나서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존재만으로도 큰 불쾌감을 선사한다. 주변 가게들은 영업을 못 할 지경이 된다.

요 몇 년 사이에 전국 각지에서 이런 벌레들이 너무 많이 창궐해서 난리라는 뉴스 보도를 종종 접한다. 저런 놈들뿐만 아니라 더러운 음식이나 시체에 붙는 날파리와 구더기, 여름에 모기 같은 것도.. 이놈들은 평소에 잠도 안 자고 어디에 숨어 있다가 밑도 끝도 없이 튀어나오는 걸까? 옛날 사람들이 생명 자연 발생설을 믿었던 게 일면 이해가 된다.
게다가 구더기가 파리의 유충이라는 것, 지렁이가 땅을 기름지게 한다는 것은 거의 19세기는 돼서야 발견된 사실이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보다도 훨씬 더 늦게 알려졌다.

3. 동물이 만드는 보석

흑연과 다이아몬드가 탄소의 동소체인 것만큼이나 조개 껍질과 진주도 완전히 같은 탄산칼슘 물질일 뿐이라니.. 꽤 흥미롭다.
흑연과 다이아몬드는 경수와 중수 같은 동위원소 차이도 아니고 그냥 분자 배열이 다를 뿐이다. 하물며 조개 껍질 vs 진주는 차이가 그 만치 미시적인 것도 아니고 훨씬 더 더 가깝다고 한다.

그럼 다음으로 역시 보석을 만들어 내는 특이한 생물인 산호는 정체가 뭘까?
조개는 그래도 껍데기 안에 살이 있고 동물 같은 구석이 1만치는 느껴지지만 산호는..? 영 그래 보이지 않는다. 육지로 치면 버섯처럼 생긴 구석이 좀 있는데, 버섯은 균류이고 균류는 동물도 식물도 아닌 고유한 계(kingdom; 균계)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산호는 버섯과 달리 여전히 동물로 분류되어 있다. 체내의 세포 구조가 세포벽이 없는 형태에서 식물은 아니며 그렇다고 균류도 아니라 동물이라는 것이다. 단지 같이 공생하는 다른 식물 조류가 있을 뿐이라고..
산호도 진주처럼 주 성분은 탄산칼슘이다. 다이아몬드, 진주, 산호는 분명 보석이며 다이아몬드는 무기물 광물이기도 하지만, 금· 은 같은 귀금속에 속하지는 않을 것이다.

4. 외눈박이 동물?

사람을 비롯해 주변의 곤충, 동물들은 모두 눈이 두 개 달려 있다. 사고나 장애로 애꾸눈이 되더라도 그건 그 개체만의 문제이지, 안면에 눈알 2개의 자리 자체는 있다.
그런데, 아예 유전자 차원에서 눈이 하나만 달린 동물이 과연 있을까?

외눈박이는 굉장히 기괴하게 느껴지다 보니 도깨비라든가 게임 몬스터 따위의 특성으로 종종 묘사되었다. Doom 게임에서도 둥둥 떠다니는 카코데몬과 페인 엘리멘탈은 외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Doom의 후속작인 Quake에서는 몬스터들이 눈이 아예 없고 입만 달린 형태인 것 같더라만.. 이것들은 다 인간의 창작물이다.
궁금해서 검색을 해 봤더니.. 현실에서는 최소한 척추동물 이상의 고등한 동물 중에 외눈박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이 동물들에게 눈알은 두 짝씩 달아 주는 것을 디자인 원칙으로 삼으신 듯하다.

그 대신, 요각류, copepod라고 불리며 물에 살고 길이가 1~2mm급에 불과한 듣보잡 동물 중에는 외눈박이가 있다고 한다. 이런 것도 SF의 우주선과 현실의 우주선의 차이와 비슷한 걸까? 입이 없는 벌레만큼이나 무척 기괴한 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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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구제역

작년이야 전세계가 중공 염병 우한 폐렴 때문에 난리를 겪었고 그 여파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 2010년 말부터 11년 초 사이엔 사람이 아니라 돼지 때문에 전국이 발칵 뒤집혀 있었다. 그 이름도 유명한 구제역 때문에 말이다.

구제역 자체는 그 전에도 있었고 지금까지도 감기 유행처럼 찔끔찔끔 발생하고 있지만, 저 때만은 그야말로 0이 몇 개 더 붙은 전국구 수준의 궤멸적인 피해가 났었다. 살처분 보상금 기준으로 피해액이 다른 구제역은 수십~수백억 원이었지만 저 때는 조 단위였다.

이것도 초기 대응 실패로 인해 제주·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 구제역이 확 퍼져 버렸고.. 그 자체가 감염자를 무조건 죽이는 에이즈 급의 병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치료법도 없다 보니 여러 정황상 그냥 닥치고 매몰 살처분 말고는 답이 없었다. 그 많은 가축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킬 수는 없으니..

지금이야 가축들에게 구제역 백신을 꼬박꼬박 시키고 있지 싶은데 저 때는 아직 그리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접종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백신은 미래의 예방제일 뿐 현재의 치료제가 아니므로 문제의 본질을 해결해 주는 물건이 아니고.. 또 한동안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반납하고 무역 같은 데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치사율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치료법이 없고, 그냥 무식하게 모든 개체들을 몽땅 떼어 놓거나 죽일 수밖에 없으며, 전국에 궤멸적인 피해를 냈고 백신 접종이 뒤늦게 시작됐다는 점에서 10년 전의 가축 구제역과 지금의 우한 폐렴은 살짝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타겟이 가축이다가 지금은 어째 인간으로 바뀌었을까? 시사하는 바가 없지 않은 것 같다.

내 기억이 맞다면, 식당에서 먹는 삼겹살의 1인분 가격이 저 때 1만원 이상으로 오르고 나서 다시 내리지 않고 있다. 원래 8000원 정도 하다가 말이다.

6. 미스터리 괴물??

198~90년대에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세기말 분위기가 합쳐져서 UFO, 초능력 같은 불가사의 신비주의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쏠려 있었다. 이에 대해 기독교계에서는 물론 크게 경계하며 반발했다.
그 당시에 과학의 불가사의라는 건 여러 카테고리로 나뉘었는데, 그 중엔 예티라든가 빅풋 사스콰치(sasquatch) 같은 정체불명 이족보행 괴물 부류도 있었다.

사스콰치에게 납치됐다가 탈출했다는 어떤 사람의 회고에 따르면.. "산에서 캠핑 중이었는데 한밤중에 누군가가 저를 슬리핑 백째로 번쩍 들고 어디론가 가더랍니다" 영락없이 보쌈(...;;)을 당했다는 묘사도 있었다. 이게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침낭이라는 물건을 접한 곳이었다.

허나, 서기 2000년을 넘어서 무려 2021년에 도달한 지금은..?? 불가사의니 신비주의니 하는 건 굳이 기독교계에서 반발하지 않아도 볼짱 다 봤고 거품이 알아서 사그라들었다. 상당수가 그냥 근거 없는 낚시나 사이비 유사과학이었기 때문이다.
버뮤다 삼각지대, 이집트 피라미드 무엇의 저주, 네스 호의 괴물, 히말라야 예티, 북아메리카 사스콰치 따위는 실체가 존재하지 않고 불가사의 미스터리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들었다. 마치 UFO처럼 말이다.

일례로, 요즘은 개인이 초고성능 스마트폰 카메라로 밤에 천체 사진까지 찍는 시대인데도 1980년대에 비해 UFO 사진이 올라오는 건 없다시피하다.
예티는 증거랍시고 전해지던 윗머리 가죽이라는 게.. 멀쩡한 기존 동물(야크)의 것으로 밝혀져서 신뢰도가 수직 추락했다. 이런 식이다.

저런 괴물이 존재한다면 이놈은 저그와 프로토스 중에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인간으로 진화 중인 유인원인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연장선인지 등 다양한 관찰과 연구가 가능했을 텐데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지는 않았다.
물론 옛날에는 지금처럼 지식과 정보, 개나 소나 인증샷 동영상들이 넘쳐나고 투명하게 공유된다거나.. 외국의 각종 괴담이나 미스터리들이 신속하게 검증되는 때가 아니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1980년대엔 우리나라는 아직 외국 여행도 전면 자유화되지 못했었고, 무려 '유리 겔러' 아재가 염력(!!)으로 숟가락 구부리면서 마술사가 아닌 초능력자 행세를 하는 게 가능했다. 아기공룡 둘리가 "호이~ 호이" 거리면서 마법이 아니라 굳이 초능력을 구사한다고 주제가 가사에까지 묘사된 건 명백하게 그 당시의 사회적인 관심사가 반영됐던 설정이었다~! =_=;;

하지만 어린 시절에 예티에 대해서 읽었던 게 잠재의식 속에 남은 덕분에.. 훗날 퀘이크라는 게임에 나오는 제일 강한 몬스터인 섐블러(Shambler)는 뭔가 예티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영화 킬 빌 1에서 '오렌 이시이'가 윗머리 가죽이 뎅겅 잘리면서 죽는 장면에서도 예티의 윗머리 가죽이 떠오르고 말이다..;; 예티의 존재감이 강렬했던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13 08:35 2021/04/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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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방 정환 선생

“앗, 저 문앞에 검은 말이 끄는 검은 마차가 날 데리러 와 있어. 난 이제 가야겠소. 어린이들을 두고 떠나니 잘 부탁합니다.” -- 1931년 7월 23일, 소파 방 정환의 임종 직전 유언


내가 ‘고혈압’이라는 단어를 태어나서 최초로 접한 곳이 방 정환 위인전이었다.; 이분은 어린이를 사랑한 인물답게 입맛과 식성도 초딩 스타일이었던가 보다. 담배도 골초였고..
그는 비만, 고혈압 같은 성인병을 낀 채로(아마 당뇨도?) 엄청난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려다가 겨우 30대 초반의 나이로 동화 구연 중에 코피 흘리면서 쓰러지고 절명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옛날에 부실한 영양과 위생 때문에 결핵에 걸려 요절한 사람도 있었더라만(예: 날자꾸나 이 상, 수학자 닐스 아벨 등..), 방 정환은 그 시절 트렌드와 달리, 현대인과 굉장히 비슷한 방식으로 돌연사했다. 몸을 혹사시키며 자기 인생을 아이들을 위해 갈아 넣었다.

이 사람은 살아 생전에 동화 구연을 어찌나 리얼하게 잘했는지.. 감시하던 일제 헌병, 형사, 형무소 간수들조차 듣다가 자기도 모르게 훌쩍거리며 울었다. 가령, 주인공이 병으로 가련하고 불쌍하게 죽는 장면 같은 데서 말이다.

요즘 관점에서 보면 그냥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신파극처럼 보이겠지만 저 때는 현대의 초딩 꼬마들이 상식 수준으로 접하는 외국 동화들도 이제 막 번역되고 국내에 소개되던 시절이었다. 유흥이고 문화 생활이고가 없던 재미없는 시절에 이런 참신한 신문물을 약간만 각색을 해 주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울리고 웃기는 게 가능했다.

뭐, 그런 시대 상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방 정환의 화술은 요즘으로 치면 어지간한 TV 코미디언을 능가하는 구석이 있었다.
오죽했으면 따라 붙던 일본인 형사조차도 “이 아재는 조센징이 아니라 일본인이었으면 한낱 나 같은 일개 짭새한테 쫓기는 처지가 되지 않고 저 실력으로 훨씬 더 성공했을 텐데” 안타까워했을 정도였다.

이렇듯, 1920년대의 한반도는 방 정환처럼 “어린이를 인격적으로 대해 줍시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도 나오고, 커리어우먼 신여성도 나오고, 좌익 사회주의 문학도 나올 정도로.. 일제 시대 중에서는 ‘그나마’ 자유롭고 개방되고 살기 좋던 시절이었다. 이것도 감안할 점이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정말로 저 정도로 평소에 안 보이던 헛것이 보이고 헛것이 들리게 될까? 난 어린 시절에 어린이를 그렇게 사랑했다는 사람이 저런 유언을 남겼다는 걸 읽고서 꽤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수명이 다해서 눈을 감을 때쯤 철길에 놓인 새마을호 전후동력형 디젤 동차가 눈앞에 짠~ 나타나 보이고 Looking for you가 하늘에서 어렴풋이 들려 온다면.. “아 내가 그래도 확실하게 구원은 받은 게 맞구나~!”하면서 평안하게 최후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아니라 산 채로 들려 올라간다면, 딩동댕~ 새마을호 로고송이 들려오지 싶다. (영상음악 컴필레이션 음반인 Headline News, 6번 트랙 Outlook)

아아~! Looking for you는 정말.. 천국 음악이었다.
내 인생은 경부선 새마을호이다. 요르단 강을 건너는 게 아니라 한강을 건너는 거다. 벌써 용산, 남영을 지났고 인생의 종착역인 서울역이 얼마 안 남았다~! 이제 로고쏭과 Looking for you가 객실에 흘러나올 일만 남았다.

현장에서 더 들을 수 없는 음악을 하늘나라에서 또 듣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새마을호에서 이것도 안 들어 본 주제에 무슨 천국 갔다 온 간증..?? 체험담..?? 일고의 가치도 없다.
오늘도 철도님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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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21/04/11 08:34 2021/04/1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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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크 밸브

요즘은 트럭이나 버스가 아닌 승용차 차급에서 수동 변속기라는 게 사실상 전멸했다 보니, 어지간한 일반인 운전자들은 면허를 딴 뒤부터 클러치 페달이라는 걸 밟은 경험이나 기억이 전혀에 가깝게 없다.

오르막을 출발할 때의 떨림 찾기, 반클러치, 시동 꺼뜨림, 반대로 배터리가 나갔을 때 밀어서 시동 걸기.. 이런 것들을 모르는 사람이 주류가 되고 있다. 그러니 수동 차량은 대리 운전을 시키거나 중고로 파는 게 갈수록 난감해져 간다.
그래도 수동 변속기는 대형 상용차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멸종할 일은 없다. 쟤도 마치 에어 브레이크만큼이나 대형차만의 전유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운전과 관련하여 지금은 완전히 멸종했고 수동 변속기보다도 더 하드코어한 과거 유물은.. 초크 밸브이지 싶다.
연료 분사가 지금처럼 전자화· 자동화되기 전, 원시적인 카뷰레터(기화기)가 쓰이던 시절엔 연료 분사량을 조절하는 악셀 페달과는 별개로 공기 주입량을 조절하는 밸브도 운전석에서 수동 조작 가능한 기기 형태로 존재했다.

엔진의 출력이라는 함수값은 단순한 1변수이지만, 내연기관은 연료뿐만 아니라 공기까지 감안해서 동작하는 2변수 함수이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공중에서 선회를 위해서 자동차처럼 단순히 핸들을 꺾는 게 아니라 pitch와 roll이라는 2축, 2변수를 조절하는 것처럼 말이다.

추운 겨울에 디젤 엔진에다 시동을 걸 때는 초크 밸브를 이용해서 공기를 더 불어넣어 줘야 했다. 그리고 반대로, 공기를 수동으로 차단하지 않으면.. 지금으로서는 믿어지지 않지만, 키를 뽑는다고 해서 엔진 시동이 즉각 꺼지지도 않았다고 한다.

가파른 내리막에서 저단+높은 rpm 상태로 엔진 브레이크가 걸렸을 때 연료 공급이 차단되는 fuel cut도 없고.. 이 정도로 공기 공급과 연료 공급이 서로 맞물려서 효율적으로 통제되지 않으니 엔진 출력 대비 불완전 연소 매연과 그을음(특히 디젤)이 심하며 연비도 요즘 자동차보다 훨씬 더 나빴다.

초크 밸브까지 적절히 활용해야 하던 포니 같은 승용차는 운전하는 난이도와 느낌이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치면 암울하던 16비트 시절에 HMODULE과 HINSTANCE라든가 원거리 근거리 포인터 구분 등.. 지금은 신경쓸 필요가 없는 별 복잡한 요소들을 구분하고 따로 취급해야 했던 것과 비슷해 보인다.

이런 번거로운 기기는 전자식 연료 분사 기술이 도입되면서, 아니 그 전에 카뷰레터 자체도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뀌면서 사라졌다. 1980년대 중후반에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에서 버스 안내양이나 항공 기관사와 시기가 비슷하다.
그래도 이 정도로 옛날 차는 요즘 차에 비해 침수(!!)나 저질 연료에 강하고 엔진음이 더 터프하고 웅장(?)하고, 악셀을 밟았을 때 밟은 대로 튀어나가는 반응성 하나는 좋았다고 한다.

2. 휠

옛날에는 자동차 타이어에 장착된 휠이라는 게 완전히 희거나 검은 표면이 있고, 중심부와 가장자리에 동그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서 마치 사람 얼굴처럼 보였다. 중심부의 동그란 원은 입, 휠너트는 콧구멍, 휠너트 주변의 돌출된 부위는 뽈살(!!), 그리고 제일 바깥쪽에 숭숭 난 동그라미들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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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식으로 말이다.
그에 비해 요즘 승용차들의 휠은 굵직한 스포크 몇 개가 전부이고 나머지 부위는 다 뚫려 있어서 안쪽의 디스크 브레이크 패드가 다 보일 정도이다. 그리고 옛날 휠에 달리, 은색의 반들반들한 광택이 난다.
옛날 방식의 전통적인 휠은 트럭· 버스 같은 상용차에서나 볼 수 있다.

난 이게 단순히 디자인 트렌드의 차이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재질부터가 다르다. 옛날 휠은 철제(스틸)인 반면, 나머지 더 뽀대나는 휠은 알루미늄 재질이다.
옛날에는 외곽의 '눈' 부위가 저렇게 아주 납작해서 눈을 흐리멍덩하게 떴다거나 우는 듯한 모습인 것도 있었지만, 원래는 모든 구멍을 그냥 원 모양으로만 뚫은 게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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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떤 자동차에서 아무 옵션도 장착하지 않은 제일 저렴한 사양에 최하위 모델은 휠이 요런 모양이었다. 아니면 같은 차종이라도 자가용 말고 택시의 휠 역시 요런 편... ^^
조금 상위 모델로 가면 저기에다가 껍데기 하나 씌워 주는 게 관행이었다. 스틸 휠의 단조롭고 추레한 외형에 좀 변화를 주도록 말이다. 옛날엔 고속버스 타이어 휠에 반들반들한 휠캡이 따로 달렸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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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는데 요즘은 "철제 휠 + 휠캡 껍데기" 관행이 사라지고 알루미늄 휠이 대세가 된 듯하다.
그렇다고 가느다란 스포크가 수십 개씩 박힌 건 내구성이 약해서 그런지 자전거나 리어카 타이어의 휠에서나 볼 수 있고..
이런 것도 변화라면 변화라고 하겠다.

3. 엔진음과 동력원

(1) 요즘은 길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에서도 일반적인 부르릉이 아니라 전기 기관차 같은 조용한 웨에엥~ 전자음이 많이 들리기 시작해서 기분이 묘하다. 소형차에서 카르릉~ 디젤 엔진 소리가 나는 것 이상으로 이색적이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 수소 연료전지 같은 변종들이 갈수록 늘고 있긴 하다. 전기차는 내연 기관 같은 냉각 계통이 필요하지 않으니, 이런 차는 앞에 라디에이터 그릴도 없다.

(2) 그리고 요즘은 쬐끄만 소형 스쿠터(발을 한데 모을 수 있는..)들도 예전 같은 하이톤 앵앵앵 대신, 일반 오토바이와 동일한 부르릉 털털털 소리가 난다. 신기하지 않은가? 이제 이륜차도 내연기관형은 다들 2행정이 아닌 4행정 엔진을 쓰기 때문이다. 아니면 덩치 작은 놈은 아예 전기 모터로 바뀌고 말이다.

2행정은 구조가 간단하고 배기량 대비 더 큰 출력이 나지만, 엔진 내구도와 환경면에서 4행정보다 불리하다. 이제 소형 2행정 엔진은 교통수단이 아니라 제초· 제설 장비 정도에서나 볼 수 있다. 휴대용 엔진 발전기조차도 휘발유, 디젤, 터빈 등 다양한 엔진이 쓰이지만 2행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3) 하지만 군용차라든가 대형 버스나 트레일러는 저런 트렌드를 다 씹어먹고 여전히 디젤이 본좌다. 제아무리 깨끗하고 다재다능한 전기 에너지라 해도, 말통에다가 석유 담듯이 많은 양을 화학적으로 곱게 축적하는 효율은 인류의 과학 기술로는 아직 메롱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기 에너지는 실시간으로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하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해 있으며, 그나마 연료 전지는 배터리와 엔진의 중간 위상인 타협안이다. 현대차에서 열심히 연구· 노력한 덕분에 수소 연료전지 정도가 승용차 레벨을 벗어나 대형차 버전까지 만들어져 있다.

(4) 그리고 EQ900, 롤스로이스 같은 초호화 기함급 승용차들도 역시.. 하이브리드고 디젤이고 전기고 다 필요 없고, 안정성이 검증된 땡 휘발유 다기통 대용량 엔진이 사용되는 중이다. 부유하고 높으신 분들이야 길바닥에 돈을 줄줄 흘리고 다녀도 걱정할 게 없기도 하니.. 디젤과는 반대편 극단에 속한 분야라 하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08 19:33 2021/04/0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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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의 관행들

군대라는 곳은 규율, 질서, ‘절도 있음’을 강조하는 집단이다. 그래서 외형적으로 무엇이든 구부리지 않고 ‘각 잡는 걸’ 아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부 관행은 비록 폼 나고 멋있어 보일지는 모르지만, 전투력과는 별 관계 없으면서 쓸데없이 삽질스러운 똥군기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1. 직각 식사와 거위걸음

위의 둘은 그야말로 군대· 군인의 상징이다만.. 실제로 해 보면 엄청나게 힘들고 부자연스럽고 불편한다. 현직 군인이라도 일상적으로 시행하는 건 무리이다.
한국군의 경우 쌍팔년도 급의 먼 옛날에는 심지어 병들에게도 싸제물 빼기의 일환으로 훈련소에서 직각 식사를 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부사관들조차 그냥 패스이고, 저건 최정예 사관학교 생도만의 한 달 남짓한 통과의례로 존재감이 많이 축소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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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거위걸음은 걷거나 달릴 때 무릎을 굽히지 않으면서 걷는 동작을 말한다. 그러면서도 매 걸음마다 다리를 반쯤 발차기 하듯이 고각으로 드는 게 포인트다. 팔은 반대로 자연스럽게 흔들지 말고 차렷 자세이거나 소총을 파지하거나, 아니면 거수경례 자세를 유지한다. 시선은 정면이 아니면 측면에서 이 행군을 관전하는 최고존엄-_-이나 지휘관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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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수백· 수천 명의 병사들이 동시에 똑같이 수행하면 굉장히 웅장하고 위압감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직각 식사로도 모자라서 거위걸음 행군은.. 자유 진영 민주주의 국가보다는 과거에 전체주의 군국주의가 강한 나라 내지.. 오늘날의 북괴· 중국 같은 공산권 국가의 관행이라는 느낌이 든다. 마치 카드섹션 매스게임처럼 말이다.
라이온 킹 Be prepared 노래에서 하이에나 떼거지들의 행군 장면도 생각해 보시길..

총검술이야 냉병기 쓰던 옛날 군대 전술에서 유래되었지만, 저런 직각 식사나 거위걸음은 의외로 머스킷+전열보병 급의 옛날 군대하고도, 격투기 무술하고도 아무 관계가 없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중국 무술이나 일본 닌자 어쌔신 같은 것도 사실 19세기 말에야 정립됐듯이, 저 둘도 그에 준하는 비슷한 시기에 서양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흑백 카메라 내지 후장식 총기의 등장 시기와 비슷하다.

2. 거수경례

군인은 각 잡는 차원에서 평상시에 고개조차 함부로 숙이지 않는다. 그래서 평범한 인사 대신 거수경례가 관행이 돼 있다. 뭐, 나치식 경례도 나쁘지는 않지만 이제는 영구봉인 돼 버렸고..
여느 격투기 스포츠라면 대련 전에 상대방에게 인사 정도는 아무 제약 없이 고개를 선뜻 숙이며 한다는 걸 생각해 보자. 그런 데서 거수경례를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군대라고 해도 해군은 좁은 배의 복도에서 그 정도 팔 뻗을 공간도 없을 수 있기 때문에 경례를 더 약식으로 한다고는 한다.

고개를 숙이지 않는 경례 자세는 뭐 똥군기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심지어 성경에는 야전에서 얕은 개울물을 마실 때 경계하는 자세로 손으로 떠서 마신 사람 vs 그렇지 않고 팍 엎드려서 입을 수면에다 대고 벌컥벌컥 마신 사람을 갖고 군인 자질을 평가한 대목이 있다(삿 7:5-6). 그 유명한 기드온의 300 용사가 이 기준으로 선발되었다는 것도 진지하게 생각할 점이다.

한편, 단재 신 채호 선생은 세수할 때도 고개를 안 숙여서 옷을 다 적셨다고 한다. 그건 개인적인 다른 신념 때문에 그리한 것이지, 군사적인 각진 멋을 추구했기 때문은.. 아니다. -_-;;

3. 불침번

인간이 만든 거의 모든 건물이나 시설에는 24시간 상주하는 경비원이 있다. 이는 군대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사람은 잠을 자야 하니 24시간 경비를 서려면 2명 이상이 교대 근무를 해야 한다.
또한 건물이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이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오지로(폭우, 들짐승 등..) 야영이라도 갔다면 아무래도 교대로 불침번을 서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군대에는 위병소나 GOP 같은 곳의 외부 경계 근무와 별도로, 병사들이 지내는 생활관(내무반) 내부에서도 일정 주기로 불침번을 운용하고 있다. 이건 직각 식사나 거위걸음처럼 멋이나 간지는 전혀 없으면서 군생활의 스트레스와 난이도를 크게 올리는 주범이다.

군인들은 군대 일과표 상으로는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8시간 수면이 보장돼 있지만.. 며칠이 멀다 하고 돌아오는 불침번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수시로 중간에 잠을 깨야 해서 거의 절반 남짓밖에 못 자기 때문이다.
이건 뭐 완전한 근무도 아니면서 휴식도 아니고.. 그렇다고 회식 같은 것도 아닌 이상한 관행이다. 안 그래도 군인 병은 마치 시내버스의 안전벨트 열외만큼이나 근로기준법에서 열외되어(최저임금..) 착취 당하고 있는데 불침번은 열정페이 착취의 최고 정점이 아닐까 한다.

심지어 과거에는 군 병원에서 병사 환자들을 대상으로도 형식적인 불침번을 세웠다고 한다. 이건 불침번이 가능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가르는 기준부터가 명확하지 않고 그냥 부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여겨진다. 별 이유 없이 쫄병은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풀어진 채 그냥 놔둬서는 안 된다는 탁상행정에서 유래된 부조리이다. 질병이야말로 푹 자고 푹 쉬어야 빨리 낫는다는 게 기본 상식 아닌가?

내가 알기로 해군과 공군은 불침번 같은 거 없다. 마치 직각 식사라든가 심지어 수류탄(!!)처럼.. 훈련소 시절에만 잠깐 체험하고 그걸로 끝이다. 국군도 더 근대화 현대화되면 무식한 의지드립 강요 똥군기에서 벗어나서 내부 관행들이 더 합리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생활관 내부를 24시간 제대로 지키고 싶으면 밤에 정식으로 당직병을 두고, 이튿날 아침에 온전한 근무 취침을 보장해 줘야 할 것이다.

불침번 교대자를 보면 컴퓨터의 연결 리스트 자료구조를 보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06 08:34 2021/04/0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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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ake, build

요즘 소프트웨어라는 건 여러 개의 실행 파일들로 구성되고, 그 각각의 실행 파일들도 수십~수백 개에 달하는 소스 코드들로 구성된다. 이를 빌드하려면 단순 배치 파일이나 스크립트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옵션과 입력 파일 리스트들을 컴파일러 및 링커에다가 일일이 전해 줘야 한다. 기존 소스 코드들을 빌드하는 시나리오를 짜는 것조차도 일종의 프로그래밍처럼 된다.

그래서 이런 빌드 시나리오를 기술하는 파일을 makefile이라고 하며, 이 시나리오대로 컴파일러와 링커를 호출해서 빌드를 수행해 주는 별도의 유틸리티가 make라는 이름으로 따로 존재한다. 얘는 이전 빌드 때 만들어져 있는 obj 파일과 소스 파일과의 날짜를 비교해서 새로 바뀐 파일만 다시 컴파일 하는 정도의 지능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름이 저렇게 고정 불변이며, 한 디렉터리에 하나씩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프로젝트는 디렉터리별로 독립적이므로..

그런데 소스 말고 헤더 파일은? 조금 어렵다. 이게 수정되면 역으로 얘를 인클루드 하는 소스 파일들도 재컴파일이 돼야 하는데, make 유틸이 C/C++ 컴파일러나 전처리기는 아닌지라, 그걸 자동으로 파악하지는 못한다. 이건 makefile 스크립트 내부에서 각 소스별 헤더 파일 의존성을 사람이 수동으로 지정해 줘야 한다. 이를 기술하는 문법이 따로 있다.
이건 매번 풀 빌드 명령을 내리는 것보다 분명 편리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의존성을 잘못 지정할 경우 빌드가 꼬일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이렇듯 C/C++ 공부 좀 해서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을 유지 보수하려면, 언어 자체 말고도 다른 툴이나 스크립트를 알아야 할 것이 이것저것 생긴다. 이 바닥도 체계가 정말 복잡하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은 말 그대로 소스까지 다 차려 놓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멀쩡히 받아 놓고도 빌드를 못 해서 돌려보지 못하곤 한다. 최소한 Visual C++ 솔루션 파일 하나 달랑 열어 놓고 F7만 누르면 바로 짠~ 빌드 되는 물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복잡한 시스템들은 훨씬 더 복잡한 상황을 간편하게 제어하고 관리하고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기 위해 도입되었겠지만.. 그마저도 초보 입문자에게는 쉬운 개념이 아니다.
Visual Studio 같은 개발툴들이 그런 make 절차를 얼마나 단순화시키고 프로그램 개발을 수월하게 만들어 줬는지 짐작이 된다. 당장 include 의존성을 자동으로 파악하는 것만 해도 말이다.

이런 개발툴 덕분에 프로그래머가 makefile 스크립트를 일일이 건드려야 할 일이 없어졌다. makefile은 해당 개발툴이 읽고 쓰는 프로젝트 파일로 대체됐으며, 얘는 비록 텍스트 포맷이긴 하지만 사람이 수동으로 편집해야 할 일은 거의 없다. 한때는 포맷이 제각각이었는데 요즘은 xcode건 비주얼이건.. 껍데기는 XML 형태인 것이 대세가 됐다. 스크립트라기보다는 설정 데이터 파일에 더 가까워진 셈이다.

Visual C++도 지금 같은 번듯한 IDE가 갖춰진 버전은 적어도 1995년의 4.0이다. 그때의 IDE 이름은 Developer Studio이었다. 이 시절에는 얘도 IDE와 별개로 유닉스 유틸과 비슷한 스타일의 make를 따로 갖추고 있었으며, 프로젝트 파일로부터 make 스크립트를 export해 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능은 후대의 버전에서 곧 없어졌다. 명령 프롬프트로 빌드를 하는 건 그냥 IDE 실행 파일의 기능으로 흡수되었다.

2. cmake

유명한 대규모 크로스 플랫폼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받아 보면 분명 Windows를 지원하고 Visual C++로 빌드도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는데, 그 빌드라는 게 내가 생각하고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행해지는 건 아닌 경우가 있다.
한때 직장에서 이미지 처리와 인식 때문에 OpenCV며 Tesseract며 머신러닝 라이브러리까지 C/C++에서 돌리겠답시고 삽질을 좀 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했던 프로젝트 구조와 빌드 방식 때문에 식겁을 하곤 했다.

압축을 풀거나 git으로 생성된 저장소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sln, vcxproj 같은 파일은 보이지 않는다. 먼저 MinGW에다 cmake 같은 유닉스 냄새가 풍기는 런타임을 설치해야 한다. 그래서 cmake를 돌리고 나면 자기 혼자 무슨 라이브러리 같은 걸 한참을 받더니 그제서야 디렉터리 한구석에 Visual C++용 솔루션과 프로젝트 파일이 생긴다.

소스를 사용자 자리에서 일일이 빌드해서 쓰는 것도 모자라서 빌드 스크립트 자체도 사용자 자리에서 즉석에서 동적 생성되는 모양이다. 흠..;
그 생성된 솔루션 파일을 Visual C++에서 열어서 빌드를 해 보면.. 비록 컴파일러는 마소 것을 쓰더라도 소스 파일이 선택되고 빌드되는 방식은 절대로 Visual C++ IDE의 통상적인 스타일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다.

솔루션/클래스 view에는 아무것도 뜨는 게 없으며, 빌드되는 파일을 열어도 인텔리센스 따위 나오는 게 없다. 이 상태로 Visual C++ IDE에서 곧장 코드를 읽으면서 편집할 수 있지 않다. IDE에서는 그냥 debug/release나 win32/x64 같은 configuration을 변경하고 빌드 명령만 내릴 수 있을 뿐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Visual Studio도 반드시 거기서 쓰라고 하는 버전만 써야 한다. 가령, 2017을 쓰라고 했으면 IDE까지 꼭 2017을 깔아야 한다. 2019에다가 컴파일러 툴킷만 2017을 설치하는 식으로는 안 통한다. 도대체 프로젝트를 어떻게 꾸며야 이런 빌드 환경이 만들어지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알고 보니 얘는 프로젝트의 Configuration type이 Utility 내지 Makefile로 잡혀 있었다. Visual C++에서 빌드되는 일반적인 프로젝트라면 저건 EXE, DLL, static library 중 하나로 지정하는 속성인데, 그런 것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서 Visual Studio IDE는 그냥 명령줄을 실행해 주는 셔틀 역할밖에 안 한다. Visual C++ 컴파일러가 호출되는 것도 IDE가 원래 동작하는 방식으로 호출되는 게 아니다. 세상에 C/C++ 프로젝트를 이런 식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경험하게 됐다.

요컨대 cmake는 기존 make 툴의 또 상위 계층이며, 얘만으로도 기능이 굉장히 많고 덩치가 큰 프로그램이다. qt가 소스 레벨 차원에서 Windows와 리눅스와 맥을 모두 지원하는 범용 GUI 프레임워크로 유명하다면, cmake는 범용 빌드 시스템 관리자인 셈이다. qt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GUI 앱의 프로젝트를 cmake 기반으로 만들면 진짜로 한 소스와 한 프로젝트로 Visual C++과 xcode와.. 음 리눅스용 IDE는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진정한 크로스플랫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맥OS야 요즘은 다 유닉스 스타일의 터미널을 갖추고 있으니 빌드 내지 패키지 관리 툴이 Windows보다는 이질감이 덜하다. 그러나 맥도 리눅스와 완전히 동일하게 호환되는 건 아니라는 건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나저나 같은 x64 환경이면 GUI 말고 a.out급의 명령 프롬프트 실행 파일은 리눅스와 맥이 바이너리 차원에서 호환되나?? 아마 그렇지는 않지 싶다.

3. Source Insight

Source Insight라고 프로그래밍 및 소프트웨어 개발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 만한 유명한 개발툴이 있다. 단순 텍스트 에디터보다는 코드 구조 분석과 심벌 조회 기능이 훨씬 더 정교하게 갖춰져 있지만, 그렇다고 Visual Studio 같은 급으로 특정 플랫폼용 컴파일러나 디버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IDE도 아니다. 위상이 둘의 중간쯤에 속하는 독특한 물건이다.

즉, Source Insight는 각종 언어들 컴파일러의 ‘프런트 엔드’ 계층에만 특화돼 있다.
얘가 굉장히 독특한 점이 뭐냐 하면.. 전문 IDE와 달리, 실제 컴파일 결과에 꼭 연연하지 않고 유도리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코드에 컴파일 에러가 좀 있더라도 괜찮고, 심지어 #if #else로 갈라지는 부분까지 개의치 않고 특정 심벌이 정의된 부분을 몽땅 한꺼번에 조회 가능하다.

그래서 프로젝트와 configuration이라는 걸 꼭 바이너리를 빌드하는 단위로 만들 필요 없이, 전적으로 사용자가 심벌을 조회하고 코드를 분석하고 싶은 큼직한 단위로 만들 수 있다. 생각해 보니 이게 Source Insight의 강점이다.
Visual Studio나 Android Studio 같은 IDE만 쓰면 되지 이런 게 왜 필요하냐고..?? 응, 필요하고 유용하더라.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제품 같다.

그나저나 최근에 회사 업무 때문에 SI 3.5 버전을 쓸 일이 있었는데.. 본인은 또 한 번 굉장히 놀랐다.
2019년 11월에 릴리스 됐다는 프로그램이 알고 보니 구닥다리 노인학대의 종결자인 무려 Visual C++ 6으로 빌드돼 있었기 때문이다.;; ㅠㅠㅠㅠ 실행 파일 헤더에 기록돼 있는 링커 버전, 섹션간의 4KB 단위 패딩(옛날 스타일), 생성돼 있는 기계어 코드의 패턴으로 볼 때 확실하다.

게다가 유니코드 기반도 아니었다. 도움말을 보니 여전히 Windows 9x를 지원한다고 쓰여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레거시 OS 종결자인 프로그램이 날개셋 말고 더 있었구나;;
회사에서만 쓰는 프로그램이어서 많이 다뤄 보지는 못했지만 쟤들도 자기 제품에다가 분명 최신 C++1x 문법을 구현했을 텐데, 그걸 자기들이 제품 코딩을 할 때 좀 써 보고 싶은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VC6을 그렇게 오랫동안 써 온 건지 궁금하다.

그나마 2020년에 출시된 SI 4.0에서는 유니코드를 지원하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거기서는 자기네 개발툴도 새 버전으로 갈아타지 않았겠나 추측해 본다.

4. Visual C++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툴인 Visual Studio.. 얘는 2019 이후로 202x이 나오려나 모르겠다.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소규모 업데이트 형태로만 버전업을 거듭한 끝에, 무려 16.9.x 버전에 진입했다.
업데이트가 너무 잦아서 좀 귀찮은 감이 있긴 했지만, IDE 자체의 안정성은 야금야금 눈에 띄게 강화되어 왔다. 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예전에는 컴에 절전/최대 절전을 반복하다 보면 IDE의 글꼴이 내가 변경하기 전의 것으로 되돌아가곤 했는데 그 오동작이 어느 샌가 발생하지 않게 됐다. 상당히 성가신 버그였다.
  • 가끔 대화상자 리소스 편집기를 열 때 IDE가 응답이 멎던 현상이 이제 더는 발생하지 않는다.
  • 또 가끔은 프로젝트 대렉터리 내부에 RCxxxx, *.vc.db-??? 등 임시 쓰레기 파일이 프로젝트를 정상적으로 닫은 뒤에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런 문제가 확실히 해결됐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 싶은데, 난 Visual Studio IDE가 서로 다른 프로세스 인스턴스끼리도 연계가 더 자연스럽게 됐으면 좋겠다.

  • 다른 인스턴스에서 이미 열어 놓은 솔루션을 또 열려고 시도한다면 그냥 그 인스턴스로 이동하기
  • 다른 인스턴스에서 만들어 놓은 문서창끼리도 한 탭으로 묶거나 떼어내기 지원 (크롬 브라우저처럼)

그리고...

  • BOM이 없는 파일의 인코딩, 또는 새 파일을 첫 저장할 때의 기본 인코딩을 utf-8로 인식해 줬으면 좋겠다.
  • 탭이 설정된 대로뿐만 아니라, 주변 파일의 모양을 보고 탭인지 공백 네 칸인지 얼추 분위기를 파악해서 동작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 프로젝트별로 소스 파일 곳곳에 지정된 책갈피와 breakpoints들의 세트들을 여럿 한꺼번에 저장하고 불러오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디버그를 위해 실행할 프로그램과 인자도 여러 개 한꺼번에 관리하고 말이다.

끝으로.. Visual C++은 2015부터가 Windows 10과 타임라인을 공유한다. 이때 CRT 라이브러리의 구성 형태가 크게 바뀌었다. vcruntime이 어떻고 ucrtbase가 어떻고.. 그리고 Visual Studio 2015~2019는 재배포 패키지도 한데 통합됐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Visual C++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도 시스템 디렉터리를 가 보면 msvcp140, mfc140 같은 DLL은 이미 들어있다.
20여 년 전의 msvcrt와 mfc42 이래로 운영체제의 기본 제공 DLL과 Visual C++의 런타임 DLL이 일치하는 나날이 찾아온 건지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03 08:34 2021/04/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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