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먼 옛날에 기술이란 게 지금보다 비싸고 희귀하던 시절에는 컴파일러 자체가 유료화 대상이었다. Windows 플랫폼 SDK에 같이 들어있는 무료 기본 컴파일러는 상업용으로 따로 판매되는 Visual C++의 컴파일러와 같은 빡센 최적화 기능이 없었다. 사용자가 작성한 코드대로 돌아가는 실행 파일은 만들어 주지만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형태로 만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Visual C++ 2005 Express를 기점으로 고성능 컴파일러도 무료화되고 기본 제공되기 시작했다.
요즘 컴파일러의 최적화 테크닉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처럼 (1) 쓰이지 않는 변수나 코드 제거, (2) 값이 뻔한 수식은 한 번만 미리 계산해 놓고 loop 밖으로 옮기기, (3) 변수는 적절하게 레지스터 등재, (4) 함수는 적절하게 인라이닝, (5) 최대한 병렬화, (6) CPU 명령 하나로 처리 가능한 단위로 묶기, (7) switch 분기를 매번 번거로운 if문이 아니라 테이블 참고 방식으로 변경... 같은 미시적인 것만이 그림의 전부가 아니다.

그야말로 번역 단위(소스 코드) 간의 경계를 넘나들고 컴파일러와 링커의 역할까지 재정립하면서까지 저런 최적화 테크닉을 적용할 부위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컴파일러에는 전역 최적화라는 옵션이 도입되고, 링커에는 link time code generation이라는 옵션이 추가되어 서로 연계한다. 뭐, 대단한 기능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최적화를 쥐어짜서 성능이 더 나아진 것 대비 프로그램의 빌드 타임이 너무 길어지는 건 별로 마음에 안 든다.

그리고 세상에 C++ 컴파일러가 MS 것만 있는 것도 아니고, 경쟁사들의 제품도 갈수록 성능이 좋아지고 가격이 저렴해지고 있으니 optimizing compiler 정도는 충분히 대중적인 영역으로 내려가게 됐다.

2.
한편, Visual Studio Express 에디션은 기업에서 사용이나 상업용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아무 제약 없는 무료인 대신, 리소스 편집기와 MFC 라이브러리가 없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엔 심지어 64비트 빌드 기능도 없었다.
그 뒤 VC++ 2013부터는 MFC와 리소스 편집기가 다 있는 Community 에디션이란 게 나왔다. 얘는 기능 제약이 없는 대신 개인 개발자나 스타트업 중소기업 수준까지만(인원 얼마 이하, 연 매출 얼마 이하..) 무료이다.

서로 조건이 다른 무료이기 때문에 VC++ 2013, 2015, 2017까지는 한 버전에 대해서 express와 community 에디션이 모두 나왔다. 하지만 express는 장기적으로는 community로 흡수되고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3.
이렇게 프로그램을 기본적으로 만들고 빌드하는 데 필요한 도구들은 슬슬 무료화 단계에 들어섰고, 그 다음으로는 그냥 빌드만 하는 게 아니라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 대규모 공동 작업과 테스트를 위해 필요한 전문 도구들이 아직 유료이다. 어떤 것은 Visual Studio의 엔터프라이즈 같은 제일 비싼 에디션에서만 제공된다.

Visual C++ 2008에서는 GUI 툴킷이 feature pack을 통해 무료로 풀렸더니 2012부터는 정적 분석 도구가 무료로 풀렸다. 이걸 처음 써 본 소감은 꽤 강렬했다.

사실, 본인도 그저 닥치는 대로 코딩과 디버깅만 하는 것 말고 소프트웨어공학적인 개발 프로세스라든가 기술 문서 잘 쓰는 요령, 변수와 함수의 이름 잘 짓는 요령, 전문적인 테스트 절차와 프로파일링 같은 것을 잘 알지 못한다. 더 발전하려면 그저 무료로 풀려 있는 도구들만 쓰는 게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도구들도 뭔지 알고 필요성을 공감할 정도는 돼야 할 텐데..

그렇잖아도 날개셋 한글 입력기도 어떤 형태로든 버그가 없었던 적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개인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회사 업무도 늘 깔끔하게 마무리 짓지는 못해서 버그가 있는 채로 제품을 내고 후회한 적이 적지 않았다.
만들어진 제품의 품질을 검증하는 절차 자체는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건축· 건설을 포함해 공학의 어느 분야에서나 다 필요하고 존재할 것이다. 그 가운데에 무형의 지적 산물인 소프트웨어만이 갖는 특수성 때문에 이 바닥에서만 통용되는 방법론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프로그래밍 툴의 제작사들이 흙 파서 장사하는 건 아닐 테니.. 이런 어마어마한 컴파일러쯤은 딴 데서 개발 비용을 회수할 통로가 다 있으니까 무료로 풀어 놓는 게 가능할 것이다.

4.
(1) 이렇듯, Visual Studio를 포함해 개발툴들은 갈수록 기능이 좋아지고 기술들이 상향평준화되고 있다. 일례로, 2017인가 2019부터는 코드 편집기에 일반 컴파일러의 경고/에러뿐만 아니라 정적 분석 결과까지 초록색 밑줄로 띄워 주는 걸 보고 무척 감탄했다. (NULL 포인터 역참조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위..)

(2) 2017/2019부터는 도움말과 API 레퍼런스는 몽땅 인터넷으로 처리하고 로컬 오프라인용 Help Viewer를 더 관리하지 않으려는지? 설치 화면에서는 기본 선택돼 있지도 않으며, 컨텐츠 역시 2015 내용 이후로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3) 그리고 Spy++의 64비트 버전은 왜 도구 메뉴에서 숨겨 버린 걸까?
한 프로그램만으로 32비트와 64비트를 통합해서 잘 동작하는 것도 아니고, "이 창의 메시지를 들여다보려면 64비트 Spy++를 실행해 주십시오" 안내를 해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조치를 취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사실은 32와 64비트를 가리지 않고 아주 seamless하게 동작하는 Visual Studio의 디버거가 정말 예술적인 경지의 대단한 도구이긴 하다.

(4) 시대 유행과 별 관계 없는 부분은 계속해서 안 바뀌기도 하는 것 같다.
도구상자를 customize할 때 콤보 박스의 길이 조절을 200x 시절처럼 마우스 드래그로 할 수 없고.. 2010 이래로 그냥 픽셀수 입력으로 때운 걸로 굳히려는가 보다.

무려 7년 전 글에서 지적했던 2. 메뉴 편집기의 우클릭 버그, 3. 툴바 편집기의 화면 잔상 역시, Visual Studio 2019 현재까지도 전혀 고쳐진 게 없다.
그리고 예전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2019는 Visual Studio 텍스트 에디터의 폰트를 딴 걸로 바꾸고 껐다가 다시 켜서 곧장 반영되는 걸 확인까지 했는데.. 켠 채로 절전 상태로 몇 번 갔다가 돌아오면 폰트가 컴터에 따라 아주 가끔은 돋움이나 Courier New 같은 기본 글꼴로 돌아오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9/05/10 08:36 2019/05/1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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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의 Region

Windows API에는 region(영역)이라는 일종의 자료구조 라이브러리가 있다. 얘는 2차원 래스터(픽셀/비트맵) 그래픽 공간에서 각 픽셀별로 "영역에 포함되냐 안 되냐"라는 일종의 '집합'을 표현한다.
그리고 운영체제는 이 자료구조를 이용하여 각종 그래픽이 그려지는 영역을 정한다. 즉, region은 클리핑(clipping) 영역을 표현하는 데 쓰인다는 것이다.

도스 시절의 여느 그래픽 라이브러리에도 간단한 사각형 영역에만 그림이 그려지게 하는 초보적인 수준의 클리핑 기능은 있었다. 하지만 Windows의 region은 여러 사각형이 겹친 것, 임의의 다각형, 원 등 아무 모양이나 표현하고, 그 영역 안에만 그림이 그려지게 만들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Windows 같은 GUI 운영체제라면 창들의 Z-order 같은 걸 구현하는 과정에서 밥 먹고 맨날 하는 짓이 정교한 클리핑일 수밖에 없게 된다. 뒤쪽에 있는 창 내용은 앞쪽에 있는 창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그려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기능을 사용자들에게도 쓰라고 제공해 주는 게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region은 가장 먼저, (1) 직사각형, 타원,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다각형(CreatePolygonRgn, CreatePolyPolygonRgn)처럼.. 속이 닫힌 도형을 그리는 다양한 API를 통해 생성할 수 있다. 당연히 그 도형의 모양이 영역의 모양이 된다.

다음으로, GDI가 제공하는 기능인 (2) path로부터 region을 생성할 수 있다(PathToRegion). path란 마치 윤곽선 글꼴 글립처럼 직선(MoveTo, LineTo)과 곡선(PolyBezirTo)을 임의로 조합하여 어떤 궤적이나 경계선을 기술하는 자료구조이다. region과 달리 벡터 기반이며, 별도의 자료구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DC의 내부 상태에 종속인 형태로 보관된다는 차이가 있다.

path를 사용하면 경계선이 베지어 곡선인 region을 만들 수 있으며, TextOut 같은 글자 출력 함수를 path에다 넣으면 임의의 글자의 윤곽선도 따서 고스란히 region으로 만들 수 있다. 커다란 두 글자를 포개 놓은 뒤, 겹치는 영역만 다른 색깔로 칠하는 게 region으로는 가능하다. 그 비결은 바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CombineRgn이라는 함수를 통해 region 간에 일종의 집합 연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region의 교집합, 합집합, 차집합을 구함으로써 더 복잡한 형태의 region을 만들 수 있다.

위의 그림을 보아라. 운영체제나 하드웨어 차원에서 제공되는 layer이나 alpha channel 합성 같은 걸 쓴 게 아니다. 옅은 회색(B), 짙은 회색(S), 검정(겹침)이 차지하는 영역을 2차원적으로 완전히 따로 떼어내서 서로 완전히 다른 색깔과 무늬로 칠할 수 있다. 뚝 떨어진 영역도 당연히 같이 감안해서 말이다. 이런 게 평범한 글자 찍기 API로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region은 anti-aliasing을 지원하지 않는 boolean 흑백 자료구조이다 보니, 글자 경계가 거친 것은 아쉬운 점이며 요즘 그래픽 기술의 트렌드와 맞지 않다.

그리고 끝으로.. region은 내부 자료구조를 어느 정도 노출해 주고 있기까지 하다. 그래서 그걸 직통으로 저장하고 불러오는 식으로 생성할 수도 있다. 데이터를 얻는 함수는 GetRegionData이고, (4) 그걸로부터 region을 다시 생성하는 함수는 ExtCreateRegion이다.

어떤 방식으로 region을 생성했건, 얘는 내부적으로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region을 생성하거나 받아들이는 함수들이 그 region의 유형을 리턴값을 통해 알려주기도 한다.

  • 아무 영역도 없는 공집합인 NULLREGION
  • 직교좌표 직사각형 하나로만 구성된 SIMPLEREGION
  • 그 외의 다른 모든 모양을 표현하는 COMPLEXREGION.. 얘는 내부적으로 2개 이상의 사각형, 아니 scan line들로 구성된다.

자연에서 관찰되는 힘이라는 것들이 중력이나 원자력과 관계 있는 게 아니면 나머지는 출처가 몽땅 전자기력이듯이(폭발력, 마찰력, 탄성, 자석, 정전기, 표면장력, 생물 근육 등등등..),
그리고 사람이 생성(...)되는 방식이 흙을 빚어서 직통, 여자의 씨 같은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면 나머지 수십~수백 억의 인간들은 몽땅 남자의 씨 기반이듯이.. 그런 것처럼 region도 일상생활에서 보는 단순하지 않은 물건들은 몽땅 complex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region이 내부적으로 구현된 방식의 특성상(벡터/오브젝트 기반이 아닌 비트맵/픽셀 스캔라인 기반) 무한을 구현할 수 있지는 않으니, 집합 연산에서도 not 연산인 여집합이 지원되지는 않는 걸 볼 수 있다. 차라리 이미 있는 집합끼리 차집합이 대신 지원되고 말이다.

region을 식별하는 핸들 내지 포인터 자료형은 HRGN이다. 그런데 Create...처럼 HRGN을 리턴값으로 주는 함수 말고, Get...Rgn, CombineRgn 이런 이름이면서 HRGN을 인자로 받는 함수들은... 이미 있는 HRGN에다가 값만 바꿔서 넣어 준다. 그런 함수를 쓰려면 null region 하나라도 미리 미리 생성해서 전해 줘야 한다.

그런데 Windows API에는 많고 많은 region 생성 함수들 중에 null region만을 달랑 생성하는 함수는 의외로 없다. 좌표가 모두 0인 직사각형.. CreateRectRgn(0,0,0,0) 이게 그냥 텅 빈 region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좀 교묘한 점이다.

그럼 이 region는 어떤 용도로 쓰이며,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본인이 생각하기에 다음과 같다.

1. 단독

그냥 저거 자체만으로 뭔가 2차원 공간 상의 기하/집합 알고리즘 구현체로.. 다른 GDI API와의 연계 없이, 심지어 명령 프롬프트용 프로그램에서도 쓰일 수 있다. 펜, 브러시, 글꼴, 비트맵 같은 타 오브젝트들이 DC와의 연계 없이는 거의 쓸모없는 것과 굉장히 대조적이다.
하지만 region이 그렇게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2. 창의 invalid 영역 표현

어떤 창의 앞을 가리던 다른 창이 없어지고 내 창의 내용이 다시 그려지게 됐을 때.. 그 이름도 유명한 WM_PAINT 메시지가 날아온다.
BeginPaint와 함께 제공되는 DC는 창 전체가 아니라 정확하게 다시 그려져야 하는 영역에만 그림이 그려지도록 클리핑 처리가 돼 있는데, 이 영역이 말 그대로 region으로 표현되며 GetUpdateRgn 함수를 통해 얻어 올 수 있다.

WM_PAINT 때 이 영역에 대해서 PtInRegion이나 RectInRegion을 적절히 호출하면서 그림을 그리면, 무식하게 화면 전체를 그리는 것보다 프로그램 성능과 반응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물론 DC 차원에서 클리핑 처리가 되는 것만으로도 화면 전체를 그리는 것보다는 속도가 향상되지만, 애초에 그리기 요청을 안 하고 CPU 계산을 안 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3. 내부 클리핑

운영체제뿐만 아니라 사용자 역시 임의의 region을 생성해서 클리핑 용도로 쓸 수 있다. 비트맵이 사각형 모양이 아니라 원 모양으로만 뿌려진다거나, 특정 글자 모양으로만 뿌려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HRGN을 DC에다가 지정하면 된다. 이것은 SelectObject로 해도 되고 SelectClipRgn으로 해도 된다. 완전히 동일하다.
단지, 클리핑을 해제하는 것은 SelectClipRgn로만 가능하다. HRGN 값으로 NULL을 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null region은 그림이 전혀 그려지지 않게 하는 효과를 낼 테니까..

HRGN은 기술적으로는 HPEN, HBRUSH, HBITMAP, HFONT와 마찬가지로 여러 GDI 오브젝트 중 하나로 취급된다. 상술한 바와 같이 DC에 SelectObject 될 수 있으며, 소멸 함수가 DeleteObject인 것까지도 동일하다.
하지만 얘는 다른 오브젝트들과 달리 select나 get 될 때 내부 메모리가 복사될 뿐, 핸들값 자체를 주고 받지는 않는다. 즉, HRGN은

HRGN oldRgn = (HRGN)SelectObject(dc, newRgn);
(.....)
SelectObject(dc, oldRgn);

이런 식으로 운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옛날 핸들값을 보관하고 되돌리는 식의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DC와 region은 서로 따로 논다. 이렇게 설정한 뒤에 원래 있던 HRGN 핸들은 곧장 삭제해 버려도 된다.

본인은 MFC의 CGdiObject처럼 GDI 객체 핸들만 한데 뭉뚱그린 템플릿 클래스를 만들어서 쓰고 있다. (소멸자에는 DeleteObject가 있고..)
그런데 다른 오브젝트들은 template<T> Handle(T v=NULL) 이런 식으로 NULL이 default 인자인 생성자를 만들어서 초기화할 수 있는 반면,
HRGN에 대해서는 인자가 없는 경우에 대해 specialize된 생성자를 따로 만들어서 이때는 null region을 생성해 놓게 했다. 그래야 이놈을 region을 얻어 오는 다른 함수에다가 인자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4. 칠하고 그리는 공간

그리고 region 자체가 도형을 나타내니 그 모양대로 클리핑이 아니라 내부를 칠하는 용도로 응당 활용할 수 있다. 내부를 칠하는 FillRgn과, 내부의 경계선을 그려 주는 FrameRgn이라는 함수가 제공된다.
흥미로운 것은 경계선을 그릴 때도 pen 대신 brush가 쓰인다는 것이다. region은 path와 달리 벡터 드로잉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계선은 그냥 픽셀 차원에서 색깔이 변하는 곳을 얼추 감지해서 표시해 주는 것일 뿐이다.

5. 창 자체의 외형

끝으로, region은 윈도우의 모양을 지정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통상적인 사각형 모양이 아니라 리모콘 같은 다른 물건처럼 생긴 프로그램 창, 현란한 스플래시 윈도우, 내부에 구멍까지 있는 윈도우.. 전부 SetWindowRgn 함수의 산물이다.
한번 SetWindowRgn에다 전해 준 HRGN은 이제 운영체제가 관리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DeleteObject 하지 말아야 한다고 문서에 거듭 명시되어 있다.

SetWindowRgn를 지정하는 순간부터 그 창은 운영체제가 non-client 영역과 테두리 경계에 기본 제공하는 각종 테마와 반투명 프레임, 둥그런 테두리, 그림자 효과들로부터 완전히 열외된다. 그 대신 고전 테마의 완전 무미건조한 테두리만이 그려진다. 일반적으로는 당연히 아래처럼 그려질 프로그램 창이 위처럼 그려지게 된다는 뜻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 창은 어차피 non-client 영역이 전혀 없이 외형을 사용자가 완전히 customize하는 형태로 쓰일 테니 말이다. 제목 표시줄과 테두리의 외형은 보급품 그대로이면서 중앙에만 region을 지정해서 총알 구멍 같은 게 숭숭 뚫린 프로그램 창 같은 건 만들 수 없다는 뜻이다.

보통은.. 공용 컨트롤 6.0 매니페스트가 없는 프로그램의 경우, 버튼 같은 컨트롤들이 구닥다리 고전 스타일로 그려지고 non-client 영역은 운영체제가 자동으로 쌈빡하게 그려 준다. (그림에서 아래 오른쪽) 그런데 SetWindowRgn을 지정하면 반대로 컨트롤들은 정상적으로 그려지는데 non-client 영역이 고전 스타일로 돌아간다는 게 흥미롭다.

단, 지난 Windows 2000부터는 SetWindowRgn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사각형 모양이 아닌 윈도우를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layered window이다. WS_EX_LAYERED 스타일을 준 윈도우에다가 SetLayeredWindowAttributes 함수를 호출하면 (1) 이 창에 대해서 투명도를 지정할 수 있고, (2) 특정 RGB 값을 color key로 지정해서 그 색깔은 투명으로 처리할 수 있다. 배경색을 칠하는 것만으로 그 부위가 투명해지니, 번거로운 region보다 훨씬 더 편리해지기까지 했다.

과거 MS Office 97~2000 시절의 흑역사 중에는 'Office 길잡이'라는 "취지만 좋았다" 급의 물건이 있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화면에 나타나서 돌아다니는데.. 첫 도입되었던 97은 캐릭터가 사각형 창 안에 갇힌 형태였던 반면, 2000부터는 배경 없이 창이 시시각각 애니메이션 캐릭터 모양으로 변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게 Windows 2000에서는 하드웨어빨을 탄 layered window로 비교적 간편하게 구현됐던 반면.. 9x에서는 일일이 window region을 바꿔 가면서 동작했다. 그 밑의 창은 매번 WM_PAINT가 발생하면서 성능 페널티가 장난이 아니었을 것이다.

본인은 먼 옛날에 이런 프로그램도 구경한 적이 있었다. 실행하면 만화영화 그림체로 그려진 병아리 한 마리가 마치 저 Office 길잡이처럼 튀어나왔는데,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각종 프로그램 창들 위를 돌아다녔다. 나름 중력도 구현했던지라, 마우스로 집어다가 공중에다 옮겨 놓으면 아래의 근처에 있는 창으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꽤 재미있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지금 인터넷으로 다시 검색하고 구할 길이 없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본인이 현재 기억하고 있는 건 아마 일본에서 만들어진 걸로 추정된다는 것, 그리고 무려 Windows 3.x용 16비트 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이다. 그 열악한 Windows 3.x에서도 타이머를 걸어서 최소화 아이콘에다가 애니메이션을 구현하고, 창의 경계가 시시각각 곡선 윤곽으로 바뀌는 저런 액세서리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렇듯, SetWindowRgn을 이용해서 이런 재미있는 활용을 할 수 있는데.. 날개셋 한글 입력기에서 사각형이 아닌 모양의 창이 나타나는 곳은 마우스 휠을 눌렀을 때 나타나는 동그란 자동 스크롤 앵커가 유일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디트 컨트롤은 자동 스크롤 모드가 없고, MS 오피스 제품들은 동그란 테두리 없이 그냥 배경에다가 회색 화살표가 나타나는 듯하지만.. 마소에서 만든 웹 브라우저(IE, Edge)에서는 앵커 윈도우가 나타난다. 날개셋의 앵커 윈도우도 먼 옛날에 얘를 참고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맨 처음에는 region만 쓰다가 이내 layered window도 사용하도록 형태가 바뀌었다.

여담: 좌표계 관련 문제

아, region의 경계면과 관련해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같은 좌표를 줬을 때, 직사각형은 pen으로 그려지는 테두리와 region의 영역이 픽셀 단위로 정확하게 일치한다. 다시 말해 같은 RECT rc에 대해서 CreateRectRgn + SetClipRgn을 한 뒤에Rectangle을 호출한 결과는 클리핑을 안 했을 때와도 동일하다.

하지만 타원(Ellipse vs CreateEllipticRgn)이나 폴리곤(Polygon vs CreatePolygonRgn) 같은 다른 도형에 대해서는 이것이 성립하지 않는다. region은 오른쪽과 아래 끝의 1픽셀이 미묘하게 잘린다.

//직사각형
CRgn rg; CRect rc(10, 10, 80, 80);
rg.CreateRectRgnIndirect(rc);
dc.SelectClipRgn(&rg); dc.Rectangle(rc);
rc.OffsetRect(40, 40); dc.Rectangle(rc);

//원
CRgn rg; CRect rc(110, 10, 180, 80);
rg.CreateEllipticRgnIndirect(rc);
dc.SelectClipRgn(&rg); dc.Ellipse(rc);
rc.OffsetRect(40, 40); dc.Ellipse(rc);

//폴리곤으로 표현한 직사각형
CRgn rg; POINT pt[4] = {
{10, 100}, {80, 100}, {80, 170}, {10, 170} };
rg.CreatePolygonRgn(pt, 4, ALTERNATE);
dc.SelectClipRgn(&rg); dc.Polygon(pt, 4);

이 코드를 실행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차이가 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폴리곤으로 직사각형 좌표를 지정해 줘도, 아예 직사각형 전용 생성 함수를 줬을 때와 달리, region은 영역이 살짝 덜 생긴다. 그래서 그 region 안에서 동일 좌표로 도형을 직접 그려 보면 테두리의 오른쪽과 아래쪽이 잘린다.

이를 감안해서 원형 region을 생성할 때는 그리기 함수일 때보다 1픽셀 정도 더 크게 원을 그리면 잘리는 현상은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그리기 함수와 region 함수는 경계 계산 결과가 서로 미묘하게 달라서 직사각형일 때처럼 깔끔하게 일치하는 모양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region 자체의 경계를 그려 주는 FrameRgn 함수를 대신 쓸 수밖에 없다. 허나, 얘가 그려 주는 테두리는 전문적인 원 그리기 함수에 비해 표면이 거칠며 별로 예쁘지 않다.

본인은 처음에 이런 특성을 몰라서 한동안 삽질을 했었다. 이럴 때도 region 대신 layered window는 순수하게 그리기 결과에 따라서 투명색을 자동으로 처리해 주니 더욱 유용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9/04/12 08:34 2019/04/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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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부팅 이벤트

본인은 지금까지 Windows가 시스템 종료/재시작/로그아웃 될 때.. 메시지에 즉각 응답하면서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라면 종료 처리도 당연히 정상적으로 되는 줄로 알고 있었다.
사용자가 [X] 버튼이나 Alt+F4를 눌러서 종료할 때와 완전히 동일하게 말이다. WM_CLOSE에 이어 WM_DESTROY, WM_NCDESTROY가 날아오고, WM_QUIT이 도달하고, message loop이 종료되고, MFC 프로그램으로 치면 ExitInstance와 CWinApp 소멸자가 호출되고 말이다.

왜냐하면 시스템이 종료될 때 발생하는 현상이 언뜻 보기에 정상적인 종료 과정과 동일했기 때문이다. 저장되지 않은 문서가 있는 프로그램에서는 문서를 저장할지 확인 질문이 뜨고, 운영체제는 그 프로그램 때문에 시스템 종료를 못 하고 있다고 통보를 한다. 좋게 WM_CLOSE 메시지를 보내는 걸로 반응을 안 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운영체제가 TerminateProcess 같은 강제 종료 메커니즘을 동원할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정상적인 종료라면 ExitInstance 부분이 실행되어야 할 것이고 프로그램 설정들을 레지스트리에다 저장하는 부분도(본인이 구현한..) 실행돼야 할 텐데, 내 프로그램이 실행돼 있는 채로 시스템 종료를 하고 나니까 이전 설정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다.

꼭 필요하다면 WM_ENDSESSION 메시지에서 사실상 WM_DESTROY 내지 ExitInstance와 다를 바 없는 cleanup 작업을 해야 할 듯했다. 뭐, 날개셋 한글 입력기에서 이 부분이 반영되어 수정돼야 할 건 딱히 없었지만 아무튼 이건 내 직관과는 다른 부분이었다.

시스템이 종료될 때 발생하는 일은 딱히 디버거를 붙여서 테스트 가능하지 않다. =_=;; 로그 파일만 기록하게 해야 하고, 매번 운영체제를 재시작해야 하니 가상 머신을 동원한다 해도 몹시 불편하다. 꽤 오래 전 일이 됐다만, 날개셋 외부 모듈이 특정 운영체제와 특정 상황에서 시스템 종료 중에 운영체제 시스템 프로세스 안에서 죽는 문제가 발생해서 디버깅을 한 적이 있었다. 몹시 골치 아팠었던 걸로 기억한다.

2. 파일의 동등성 비교

파일 이름을 나타내는 어떤 문자열이 주어졌을 때,

  • 상대 경로(현재의 current directory를 기준) vs 절대 경로
  • 과거 Windows 9x 시절이라면 ~1 같은 게 붙은 8.3 짧은 이름 vs 원래의 긴 이름
  • 대소문자 (Windows는 대소문자 구분이 없으므로. 그런데 이것도 A~Z 26자만 기계적으로 되나? 언어별로 다른 문자의 대소문자는?)
  • 그리고 옵션으로는 정규 DLL search path와 환경 변수

이런 것들을 몽땅 다~ 감안해서 다음과 비스무리한 일을 하는 가벼운 API가 좀 있으면 좋겠다. 보다시피 동일한 파일을 표현하는 방법이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이다.

  • 두 개의 파일 명칭이 서로 동일한 파일인지 여부를 판단. 당연히 파일을 직접 open/load하지 않고 말이다.
  • 그 파일의 대소문자 원형을 유지한 절대 경로. 일명 '정규화된' 이름을 되돌린다. 이게 동일한 파일은 물리적으로, 절대적으로 동일한 파일임이 물론 보장된다.
    참고로 Windows API 중에서 얼추 비슷한 일을 한다고 여겨지는 GetFullPathName이나 GetModuleFileName 함수는 절대 경로 말고 파일의 대소문자 원형 복원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 혹은 그 파일의 시작 지점이 디스크에서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64비트 정수 식별자를 구한다. 포인터가 아니지만 파일의 동등성 여부 판단은 가능한 값이다. 정수를 넘어 UUID급이어도 무방함.

본인은 비슷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그냥 두 파일을 CreateFileMapping으로 열어 보고 리턴된 주소가 동일하면 동일한 파일로 간주하게 한 적이 있었다. 핸들 말고 MapViewOfFile 말이다. 본질적으로 동일한 파일이라면 운영체제가 알아서 같은 주소에다 매핑을 하고 레퍼런스 카운트만 증가시킬 테니까..
Windows 9x에서는 주소가 시스템 전체 차원에서 동일하겠지만 NT 계열에서는 한 프로세스 내부에서만 동일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필요한 건 파일의 내용이 아니라 그냥 두 파일의 동등성뿐인데 이렇게 매핑을 하는 건 overkill 삽질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비슷한 예로, LoadLibrary도 같은 파일에 대해서는 같은 리턴값이 돌아온다. HMODULE도 오늘날은 핸들이 아니라 메모리 map된 주소이니까.. 다만, 오버헤드를 줄인답시고 LoadLibraryEx + LOAD_LIBRARY_AS_DATAFILE 이렇게 열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로딩 방식이 크게 달라지더라.

3. JNI에서 문자열 처리하기

Java 언어는 JNI라고 해서 자기네 바이트코드 가상 머신이 아닌 C/C++ 네이티브 코드를 호출하는 통로를 제공한다.
프로그램 자체를 C/C++로 짜던 시절에는 극한의 성능을 짜내야 하는 부분에 어셈블리어를 집어넣는 게 관행이었는데.. 이제는 일반적인 코딩은 garbage collector까지 있는 상위 계층에서 수행하고, 극한의 성능을 짜내야 하는 부분에서만 C/C++ 코드를 호출한다는 게 흥미롭다.

JNI는 그냥 언어 스펙에 가까운 광범위한 물건이다. Windows 환경에서는 그냥 Visual C++로 빌드한 DLL이 export하는 함수를 그대로 연결할 수도 있다. 물론 그 DLL을 빌드하기 위해서는 Java SDK에서 제공하는 jni 인터페이스 헤더와 static 라이브러리를 사용해야 한다.
한편, 안드로이드 앱 개발에서 쓰이는 NDK는 JNI 스펙을 기반으로 자체적인 C++ 컴파일러까지 갖춘 네이티브 코드 빌드 도구이다.

Java의 문자열은 JNI에서는 jstring이라고 내부 구조를 알 수 없는 자료형의 포인터 형태로 전달된다. C++에서는 UTF-8과 UTF-16 중 편한 형태로 바꿔서 참조 가능하다.
UTF-8로 열람하려면 JNIEnv::GetStringUTFChars를 호출하면 된다. 길이를 알아 오려면 GetStringUTFLength부터 호출한다. 전해받은 문자열 포인터는 ReleaseStringUTFChars로 해제한다.

그 반면, UTF-16 형태로 열람하려면 위의 함수 명칭에서 UTF를 빼면 된다. GetStringChars, GetStringLength, ReleaseStringChars의 순이다. Java가 내부적으로 문자를 2바이트 단위로 처리하기 때문에 이들이 주로 취급하는 자료형은 jchar*이다. 그러니 얘는 char16_t 자료형과 호환된다고 간주해도 좋다. 참고로 wchar_t는 NDK 컴파일러의 경우 4바이트로 처리되더라.

UTF-16이나 UTF-8이나 다 UTF이긴 마찬가지인데, Java는 변별 요소인 8을 생략하고 함수 이름을 왜 저렇게 지었나 개인적으로 의구심이 든다. 물론 GetStringChars는 Java가 내부적으로 문자열을 원래부터 2바이트 단위로 처리하다 보니 우연히 UTF-16과 대응하게 됐을 뿐, 대놓고 UTF-16을 표방했던 건 아닐 것이다. 뭐, 이제 와서 그 체계를 바꾸는 건 불가능하고 "자바 문자열 = 2바이트 단위"는 완전히 고정되고 정착했지만 말이다.

또한 GetStringChars는 GetStringUTFChars와 달리 굉장히 치명적으로 불편한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변환된 문자열이 NULL-terminated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은 이 포인터를 사용할 때 메모리를 n+1글자만치 또 할당해서 null문자를 추가해 주는 매우 번거로운 두벌일을 하고, 아예 클래스를 이렇게 따로 만들어야 했다. 좀 개선의 여지가 없으려나 모르겠다.

class CJstrToString16 {
    JNIEnv *_ev;
    jstring _jstr;
    const jchar *_ret;
    char16_t *_arr;
public:
    CJstrToString16(JNIEnv *ev, jstring js): _ev(ev), _jstr(js) {
        jsize n = ev->GetStringLength(js);
        _ret = ev->GetStringChars(js, NULL);
        _arr = new char16_t[n+1];
        memcpy(_arr, _ret, n*sizeof(char16_t));
        _arr[n] = 0; //고작 요거 하나 때문에..
    }
    ~CJstrToString16() {
        ev->ReleaseStringChars(_jstr, _ret);
        delete[] _arr;
    }
    operator const char16_t*() const { return _arr; }
};

4. Visual C++의 STL

C++은 타 프로그래밍 언어들과 달리, 심지어 전신인 C와도 달리, 언어가 개발되고 나서 자신의 특성을 잘 살린 라이브러리가 언어 차원에서 붙박이로 곧장 제정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각 컴파일러들이 중구난방으로 파편화된 형태로 라이브러리를 제공해 오다가.. 표준화라는 게 1990년대 말이 돼서야 논의되기 시작했다.

템플릿이 추가되어 C++에서도 제네릭, 메타프로그래밍이라는 게 가능해진 뒤부터 말이다. 처음에는 자료구조 컨테이너 위주로 STL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가 나중에는 그냥 C++ library가 된 걸로 본인은 알고 있다.

Windows용으로 가장 대중적인 C++ 컴파일러야 두 말할 나위 없이 MS Visual C++이다. 얘는 거의 20여 년 전 6.0 시절부터 P.J. Plauger라는 사람이 구현한 C++ 라이브러리를 제공해 왔다. C 라이브러리와 달리 C++ 라이브러리는 소스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복잡하고 난해하다는 것(암호 같은 템플릿 인자들..=_=), 그리고 저렇게 마소 직원이 아닌 개인 이름이 붙어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휴렛-패커드라는 회사명도 주석에 기재돼 있었다.

P.J. Plauger는 현재는 Dinkumware라고 C++ 라이브러리만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라이선스 하는 회사를 설립해 있다. 나이도 생각보다 지긋한 듯..
그런데 이런 세계적인 제품에 들어가는 라이브러리가.. 성능이 의외로 시원찮은가 보다. Visual C++이 제공하는 컨테이너 클래스가 유난히도 느리다고 까이는 걸 여러 사이트에서 봐 왔다.

최근에는 본인 직장의 상사마저도 같은 말씀을 하시기에 "헐~!" 했다. 업무상 필요해서 string, set, map 등을 써서 수십, 수백 MB에 달하는 문자열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돌렸는데, 자료 용량이 커질수록 속도가 급격히 느려져서 자료구조를 직접 새로 짜야 할 판이라고 한다.

난 개인적으로는 C++ 라이브러리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더구나 그걸로 그 정도까지 대용량 작업도 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그 날고 기는 전문가가 만든 코드에 설마 그런 결함이 있으려나? 아니면 컴파일러의 최적화 문제인지?

글쎄.. 이런 게 있을 수는 있다. MFC의 CString은 그냥 포인터와 크기가 동일하며 값으로 전할 때의 reference counting도 처리한다. 그러나 std::string은 자주 쓰이는 짧은 문자열을 번거로운 heap 메모리 할당 없이 빠르게 취급하기 위한 배열까지 내부에 포함하고 있다. 이런 특성을 모르고 std::string도 함수에다 매번 value로 전달하면 성능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런 식으로 임시 객체가 쓸데없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구조적인 비효율이 C++ 라이브러리에 좀 있는 걸로 들었다. R-value 참조자 &&가 도입된 것도 vector의 내부 처리에서 그런 삽질을 예방하는 근거를 언어 차원에서 마련하기 위해서라지 않는가? 그리고 Visual C++이 그런 비효율을 보정하는 성능이 좀 시원찮다거나 한 것 같다. 전부 다 그냥 추측일 뿐이다.

그러고 보니 cout<<"Hello world"가 printf("Hello world")보다 코드 오버헤드가 작아지는 날이 과연 올지 모르겠다. 이것도 그냥 떡밥인 건지..?? =_=;;

Posted by 사무엘

2019/04/09 08:32 2019/04/0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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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박사 과정에 진학해서 수업을 다 듣고 종합 시험도 통과한 뒤, 지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휴학을 했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8.6에서 9.7까지 올라갔다.
입력기 연구의 연장선에다가 글꼴 연구도 새로 접목하는 것을 목표로 진학했었는데, 입력기 연구가 당초 계획보다 다소 오래 걸렸다.

이제 입력기는 파일 포맷과 엔진 구조를 다 뜯어고칠 정도로 너무 비현실적인 추상화(재설계나 리팩터링), 아니면 너무 이상적인 수준의 기능을 제외하고 어지간히 규칙 기반 한글 입력과 관련된 것들은 다 통달했으며 잘 실현됐다. 9.7도 특별히 심각한 문제 없이 아주 잘 만들어졌다.

다만, 날개셋은 TSF 기반의 한글 IME일 뿐만 아니라 반대로 타 IME들을 구동해 주는 텍스트 에디터이기도 하니.. 요즘은 편집기에서 타 IME를 구동하는 동작과 관련된 이슈들을 좀 살펴보고 있다.

1. 내 프로그램에서 9.7 이후로 개선된 사항

(1) 외부 모듈의 옛한글 조합을 여느 블록(selection)과 달리 취급

날개셋 편집기에서 입력 항목을 '빈 입력 스키마'로 고르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체 입력기가 아니라 다른 외부 IME들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한글 IME로 현대 한글을 조합할 때는 깜빡이는 네모 cursor가 나타나는 반면, 옛한글을 조합할 때는 조합이 그냥 블록 형태로 잡힌다. 그래서 자체 입력기로 옛한글을 입력할 때와는 달리 이질적이고 아마추어스러운 느낌이 난다.

이건 일차적으로는 운영체제에서 옛한글처럼 내부적으로 2개 이상의 코드값으로 표시되는 한글에 대한 배려를 안 해서 그렇다. 조합 문자열이 한글로만 이뤄져 있을 때 응용 프로그램이 강제로 보정을 해서 깜빡이는 네모 cursor를 구현하라면 할 수도 있다.

내 프로그램에서는 그렇게까지는 안 하는 대신, 비록 블록처럼 보이더라도 진짜 블록이 잡힌 것처럼 복사/잘라내기 버튼이 켜지지도 않게 프로그램의 동작을 깨알같이 개선했다. 그건 블록이 아니라 조합을 표시하는 용도일 뿐이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붙여넣기를 할 때 외부 모듈의 조합이 덧나지 않게

또한, 자체 입력기가 아닌 외부 IME로 한글을 조합하고 있던 중에 도구모음줄의 '붙여넣기' 버튼을 마우스로 누르면..
자체 입력기를 사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조합이 종료된 뒤에 클립보드 내용이 삽입되는게 정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렇지 않았다. 조합이 중단되고 그 문자열이 사라지고서 클립보드 내용이 삽입되었다. 이 버그를 발견하여 고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두 가지 사항은 언제쯤 다음 버전에 반영되어 나올지 모르겠다.

2. 내 프로그램과 무관한 운영체제의 버그

(1) IME 도구모음줄이 두 종류 모두 표시됨

Windows 10 1803 버전 기준으로..
IME의 구형 재래식 도구모음줄과 Windows 8 스타일의 간소화 도구모음줄이 다같이 동시에 뜨는 경우가 있다. 정확한 재연 조건은 잘 모르겠지만 컴퓨터를 절전 상태로 껐다가 다시 켰을 때 가끔, 그러나 확실하게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급 키보드 설정"에서 "사용 가능한 경우 바탕 화면 입력 도구 모음 사용" 옵션을 건드려 주면 다시 둘 중 하나만 나타나게 개선되긴 한다. 하지만 이건 운영체제의 버그이니 나중에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Windows 8은 물론이고 10도 초창기에는 이런 현상이 발생한 적이 없었다.

(2) 일본어 IME의 조합 관리 버그

날개셋 편집기 또는 IE/Edge 브라우저의 텍스트 입력 폼에서 Microsoft 일본어 IME를 구동하고, 히라가나 모드에서 일본어를 몇 자 입력한다.
space를 눌러서 그 일본어 문자를 변환은 하지 말고, 좌우 화살표 키를 눌러서 조합 영역을 빠져나간다. 그러면 조합을 나타내는 밑줄이 일시적으로 사라진다.

그 뒤에 caret이 기존 조합 영역으로 돌아오면 기존 조합이 다시 생겨야 되는데 그리 되지 않는다.
그 상태에서 다른 곳에서 Shift+화살표를 눌러서 블록을 만들어 보면 아까 조합하던 일본어 문자가 덧나서 잘못 삽입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버그는 Windows 10의 16xx대 이전 버전에서는 발생하지 않다가 후대 버전에서 나타났다. 1803의 후대 버전에서는 어찌 되었나 모르겠다. 날개셋 편집기뿐만 아니라 MS에서 만든 TSF A급 웹브라우저에서 모두 동일하게 발생하니 내 프로그램만의 문제도 아니다.

단, 워드패드에서는 동일 운영체제와 동일 IME에서 저런 오동작이 발생하지 않는다. 서식을 지원하기도 하니 에디팅 엔진 차원에서 무슨 차이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3) 옛한글 IME의 조합 영역 처리 버그

이건 Windows 8 이래로 계속 동일한 것 같은데..
마소에서 제공하는 옛한글 입력기는 초성이나 중성에 옛한글이 들어간 상태에서 종성의 첫 타를 입력하면.. caret 위치가 좀 이상하게 찍힌다. 내부적으로 표현되는 글자 수가 3자가 되었으니 0~3까지 모두 조합 영역으로 설정해야 하는데 종성이 입력되기 전처럼 0~2까지만 설정한다.
그래서 날개셋 편집기에서는 화면이 일시적으로 이렇게 표시된다. 종성 둘째 타 이후부터는 다시 괜찮아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각적으로 좀 이상한 것 말고 다른 오동작은 없다. 하지만 날개셋, 한컴 입력기 등 옛한글 입력을 지원하는 다른 모든  IME에는 이런 현상이 없고 MS IME만 저러니.. 이건 저 프로그램만이 단독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3. 단순 차이점 -- 옛한글 filler 글쇠

두벌식 옛한글 글자판에는 중성이 빠진 미완성 한글 내지 종성 단독 낱자를 입력하기 위해서 일명 filler라는 글쇠가 있다. 위치는 관례적으로 Shift+J로, 날개셋, 아래아한글, MS 옛한글 입력기가 모두 동일하다.

날개셋과 아래아한글에서는 이 filler라는 게 언제나 '중성 filler'를 의미한다. 이것만 있어도 초성이나 종성이 없는 글자는 입력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MS의 경우, filler도 뭔가 두벌식스럽게 글자를 완전 처음 입력할 때는 빈 자리에다가 '초성 filler'를 흉내 내어 주는 것 같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초기 상태에서 종성을 단독으로 입력하려면 filler를 한 번이 아닌 두 번 눌러야 한다. 본인은 처음엔 이런 차이를 몰라서 마소 옛한글 입력기로는 종성 단독 입력이 불가능한 줄 알았다.
초성 filler도 지원해 주는 게 사람에 따라서는 더 직관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글을 연속으로 입력하기 시작하면 filler는 어차피 사실상 중성으로만 동작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저럴 예외를 둘 필요가 있나 싶다.

중요한 건 이런 동작조차도 표준으로 딱 정해진 게 없어서 프로그램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날개셋에서는 글쇠배열의 수식을 바꿔 주면 지금 동작(중성 고정)뿐만 아니라 MS IME의 동작도 물론 구현할 수 있다.

4. 원인을 알 수 없는 문제

다음은 본인의 개발 환경에서 아주 드물게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긴 했지만 재연 조건을 전혀 몰라서 좀 난감한 지경에 있는 버그 아이템들이다. 이것들이 문제의 원인이 전적으로 내 프로그램의 귀책사유로 판명되어 해결된다면.. 위의 1번의 개선 사항까지 포함해서 다음 버전인 9.71이 지금이라도 당장 나오게 된다.

(1) 여전히 발생하는 랙

이번 9.7에서는 안 그래도 편집기의 에디팅 엔진과 관련된 몇몇 버그들이 잡히고 내부 동작 방식이 최적화 됐다. 그런데 편집기를 한번 띄워 놓고 며칠 이상 오래--특히 중간에 컴의 절전 모드와 복귀를 수차례 반복할 정도로-- 쓰다 보면, 어느 샌가 글자가 화면에 나타나는 속도가 내 타자 속도를 못 따라갈 정도로 랙이 걸리는 경우가 여전히 발생한다.

게다가 이게 참 악랄한 게.. 랙의 발생하던 당시에 발생 조건이 다음과 같이 가변적이었다는 것이다.

  • 오로지 날개셋 외부 모듈로 한글을 입력할 때만 느려짐 (MS IME, 자체 입력기 등등은 괜찮음)
  • 외부 모듈로 한글을 입력할 때만 느려짐 (날개셋, MS IME에서 랙. 자체 입력기는 괜찮음)
  • 아무 방식으로나 글자를 입력할 때 몽땅 느려짐

마지막으로 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엔.. 처음엔 외부 모듈에서만 발생하는 것 같더니 이내 상황이 최악으로 바뀌었다.
특정 문서의 맨 마지막 줄에서 글자를 입력할 때만 극심한 랙이 걸리고, 그렇지 않을 때는 괜찮았다(타 문서 or 다른 줄). 심지어 그 문서에서 편집하고 있던 텍스트를 몽땅 지우고 새로 입력을 시작해도 랙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 랙이 발생하는 동안 내 프로그램의 내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고 도대체 어느 계층에서 뺑뺑이를 도는 건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그냥 평범하게 프로그램을 띄워서는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다. 그나마 유력한 단서가 될 만한 현상은.. 이때 날개셋 편집기가 다음과 같이 memory leak이 발생해 있었다는 것이다.

(2) MS IME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괴이한 memory leak

날개셋 편집기와 작업 관리자를 같이 실행한다. 다음으로, 편집기에서 TSF 지원 옵션을 켠 상태에서 '빈 입력 스키마'를 고른다.
Microsoft 기본 한글 IME로, "세벌식 390/최종"(두벌식 말고)으로 "ㅇ.ㅇ.ㅇ.ㅇ." 처럼.. 한글 + 비한글 문자를 수십 회 쭈룩쭈룩 교대로 입력해 보라.

그러면 초기에 2~3MB대 안팎이던 프로세스 메모리 사용량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게 관찰된다. 명백하게 memory leak이다.
COM 오브젝트 간의 reference count 같은 게 꼬인 것 같은데.. 이건 도대체 누구 잘못이라고 봐야 할까?

당연히, 디버그 빌드에서 단순 memory leak detector로는 문제가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내 프로그램은 10수 년에 달하는 짬밥을 자랑하며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화가 돼 왔는데.. 소스 코드 상으로 무식한 결함이 있지는 않다.

더구나 날개셋, 한컴 입력기 등 "타 IME에서는 이런 현상이 없다." MS IME도 세벌식을 쓰고 있을 때만 저렇고 두벌식일 때는 문제 없다.
그리고 Windows Vista, 7, 10에서 이 현상을 확인했다. 구닥다리 XP에서는 MS IME+세벌식에서도 문제가 없다.

그럼 내 과실 0, 마소 과실 100을 입증하려면 날개셋 편집기 말고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MS IME + 세벌식으로 저렇게 쳤을 때 동일한 memory leak이 발생한다는 걸 입증해야 하는데 그건 또 그렇지 않아 보인다~! 워드패드, MS Word, IE, Edge 등 TSF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은 또 희한하게도 저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날개셋 구버전까지도 구해서 써 봤다.
날개셋 8.0까지는 이 문제가 없고, 8.4부터 leak이 발생하더라. 8.2는 불명.. 그러니 이 버그는 대략 2016년부터 있어 왔다는 것이다.
이때 도대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본인은 프로그램 소스를 자주 백업하는 편이지만, 컴퓨터가 바뀌는 과정에서 지금으로부터 3년이 넘게 너무 오래된 소스는 갖고 있지 않아서 이 방법으로도 문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없었다. ㅠㅠ

난 Windows용 IME라는 물건을 개발하느라 지난 10여 년 동안 온갖 희한한 버그 신고들을 받고 기상천외한 지저분한 환경에서 디버깅을 했다. 그러면서 마치 교통사고 과실 비율 따지는 것 같은 현상들을 많이 경험했었다.
둘 다 스펙대로 100% 무결하게 구현된 건 아니었고(혹은 스펙 자체가 모호해서..) 둘 다 조금만 조심하면 됐는데 둘 다 무데뽀로 동작해서 운 나쁘게 문제가 발생하는 것.. 말이다. Windows용 IME라는 바닥은 무척 "구리다."

아무튼 현재로서는 저 memory leak의 원인과 해결 방법이 오리무중이다. 해결만 된다면 9.7 다음으로 9.71이 당장 나와야 할 것이다.

(3) 제어판 닫았을 때 프로그램 뻗나?

정말 민망하고 황당한 버그인데.. 올해 들어 두세 번인가 겪었다.
날개셋 편집기에서 제어판을 꺼내서 설정을 바꾼 뒤, 확인을 눌러서 닫았더니 편집기 프로그램이 그냥 대짜로 뻗어 버렸다.
한 번 발생했을 때는 그냥 재수없는 우연인가 싶었는데, 몇 주 전에 마지막으로 동일 문제를 겪었을 때는 '미저장 확인'을 누른 것만으로도 뻗었다.

물론 그 뒤로는 편집기에서 날개셋 외부 모듈을 또 얹고, 제어판에서 온갖 설정을 바꾸고 빠른설정을 띄우면서 지지고 볶아 봐도.. 동일 문제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고 있다. 위의 랙도 몹시 드물게 발생하지만 이 crash는 그것보다 더 드물게 발생했다. 그래서 난감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9/03/31 08:30 2019/03/3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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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2비트 컴파일러: 16비트 메모리 접근의 한계를 극복하기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1993년 말에 발매되었던 Doom 게임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3차원 그래픽 덕분에 게임 업계에 큰 충격을 선사했다. 업계 종사자들은 기술 수준 자체뿐만 아니라 "얘는 어셈블리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순수 C만으로 개발되었습니다"라는 존 카맥의 말에 더 큰 충격을 받게 됐다.

훗날(1997년) Doom의 소스 코드가 공개되면서 이 말은 사실임이 밝혀졌다.
Doom은 무슨 16비트 Windows 같은 쑤제 어셈블리어 튜닝 위주로 개발된 게 아니라, Windows NT처럼 굉장히 이식성 있게 개발되었다. 그러니 Doom 엔진 기반의 수많은 게임과 mod들이 온갖 플랫폼으로 이식되어 만들어질 수 있었다.

단지, 오리지널 도스용의 경우, 컴파일러를 그 당시에 흔하던 볼랜드나 MS 같은 16비트용을 쓴 게 아니라 Watcom이라는 다소 생소한 32비트 고성능 제품을 썼을 뿐이다.
그리고 어셈블리어를 안 쓰더라도 고정소수점이라든가, IEEE754의 특성을 이용해서 3차원 그래픽용 실수 연산(삼각함수, 제곱근, 벡터 정규화...)을 왕창 빠르게 수행하는 각종 tweak들은 응당 최대한 구사해서 성능을 끌어올렸다.

그러니 Doom은 아직 상대적으로 생소하던 32비트 컴파일러라든가 DOS/4G 도스 익스텐더 같은 물건의 인지도를 끌어올려 줬다. 이렇게 Doom을 통해 Watcom 컴파일러까지 알렸던 id 소프트웨어에서는 훗날 퀘이크를 만들어서 이번에는 오픈소스 진영의 걸출한 도스용 32비트 컴파일러이던 djgpp를 알리게 되었다.

운영체제 자체를 OS/2나 Windows NT처럼 통째로 32비트로 쓰기에는 아직 기계값이 너무 비싸고 특히 메모리가 부족했다. 그러니 도스에서 돌아가는 일부 대형/고사양 프로그램이 자체적으로 도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호 모드로 진입하는 솔루션을 내장했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국내에서도 아래아한글 2.1이 전문용은 Watcom C/C++을 이용한 32비트 전용으로 만들어졌다. 얘는 발매 시기가 심지어 Doom보다도 3개월 남짓 더 앞섰다(1993년 9월 vs 12월). 그러니, 터보 C, 볼랜드 C++ 하던 그 시절에도 32비트 컴파일러에 대해서 알 사람은 이미 다 알기는 했던 모양이다.

다만, 아직도 286 똥컴이 많이 굴러다니고 서민용 운영체제들은 아직도 16비트 도스와 Windows가 주류인데, 내 프로그램을 386 전용으로 개발하는 것에 대한 득과 실을 신중하게 따져야 했다. 오죽했으면 아래아한글도 후속 버전인 2.5와 3.0에서는 일반용/전문용 구분이 없어지고 그냥 hwp86.exe와 hwp386.exe 두 에디션을 모두 내장하는 것으로 형태가 바뀌었다. 추가 글꼴과 사전 컨텐츠는 '확장팩'으로 분리되고 말이다.

아래아한글은 Phar Lap 도스 익스텐더를 사용했다. 아래아한글이 그 시절의 도스용 게임처럼 DOS/4G(W) 로고를 띄우면서 실행되었다면 무척 볼 만했을 것이다.
86과 386 에디션은 성능 말고는 덧실행 프로그램이 지원되는지의 여부가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덧실행은 16/32비트용이 따로 나오지 않고 32비트 전용이었기 때문이다.

화면 보호기들, 그리고 확장팩에서 제공되었던 프라임 영한사전도 다 덧실행 프로그램이었다.
먼 옛날 1.2 시절에는 별도의 액세서리로 테트리스 게임이 있었는데 나중에 그게 덧실행으로 컴백한 걸 보니 개인적으로 감회가 새로웠었다.

이렇게 1990년 중반에 도스용 프로그램들의 32비트화 추세와 달리, 마소는 진작부터 PC에서 도스를 Windows로 대체하려는 큰 그림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도스용으로 32비트 컴파일러를 결코 내놓지 않았다. 정작 자기들은 그 기술을 내부적으로 보유하고 사용했으면서 말이다.
Visual C++ 1.5x는 16비트 도스/Windows 바이너리들을 빌드할 수 있었는데, 명령 프롬프트에서 돌아가는 컴파일러와 링커 같은 툴들은 그냥 32비트 프로그램이 아니라 32비트 PE 기반의 콘솔 프로그램이었다.

Windows NT 같은 데서는 직통으로 실행 가능하고, 도스에서 실행되면 stub으로 embed된 도스 익스텐더가 컴을 보호 모드로 진입시키고 CreateFile/GlobalAlloc 같은 Win32 API를 제공해서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스레드를 만들지는 못했겠지만 컴파일러· 링커가 사용하는 Win32 API야 뭐 파일이나 메모리 I/O 정도밖에 없었을 것이고, 이건 도스 익스텐더가 감당 가능했다. 결국 한 바이너리만으로 도스와 Windows에서 모두 사용 가능.

이건 뭐 콘솔 프로그램계의 Win32s나 마찬가지인 엄청난 기술인데.. 마소의 Visual C++에서 이런 이중 바이너리를 만드는 걸 end-user에게 지원한 적은 내가 알기로 없다.
마치 C# 네이티브 코드 컴파일러만큼이나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마소 내부에 봉인된 기술인 것 같다.

2. 슈퍼 VGA 라이브러리: 표준 VGA의 한계를 극복하기

IBM 호환 PC라고 불리는 물건에서 IBM이 주도하는 PC의 단일/표준 규격이라는 건 286 AT 이후로 없어졌다. 그러니 286 이후로 최초의 386 PC는 IBM이 아닌 컴팩에서 출시되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래픽 카드도 절대불변 단일 표준은 1987년의 구닥다리 VGA가 마지막이다. 표준 VGA는 800*600 해상도조차 지원하지 않았으며, 그나마 색깔이 아쉬운 대로 다양해진 256색은 겨우 320*200에서밖에 지원되지 않아서 업무라기보다는 그냥 게임 전용 모드로만 쓰였다.

그 뒤로 VGA보다 더 높은 해상도와 더 많은 색상을 지원하는 규격은 그야말로 온갖 싸제 SVGA 제조사들이 난립하면서 파편화 천국이 됐다. VESA 같은 규격이 괜히 필요해진 게 아니다.

이게 불과 1990년대 초반의 일이니, 앞에서 언급한 보호 모드가 어떻고 DPMI가 제정되던 때와 시기적으로 비슷하다. 하긴, 1990년에 나온 그 옛날 프로그램인 Deluxe Paint조차도 처음 실행될 때 맨 아래에 1024*768 256색 SVGA 모드가 있긴 했다. 물론 당대에 그걸 선뜻 고를 수 있을 정도의 금수저 컴퓨터를 소유한 사용자는 매우 소수였을 것이다.

마소의 베이직 컴파일러야 SCREEN 명령으로 SVGA 지원은 전무했다. API 구조가 완전히 다른 3rd-party 라이브러리를 구해서 써야 했다.
볼랜드의 경우는 상황이 약간 낫다. 비록 자체적으로는 VGA까지밖에 지원하지 않았지만, 일종의 그래픽 드라이버인 bgi 파일이 내부 스펙이 공개돼 있고 확장 가능했기 때문에 이걸 기반으로 SVGA 라이브러리를 만든 곳이 있긴 했다.

검색을 해 보니 Jordan Hargraphix 소프트웨어가 이 업계의 독자적인 큰손이었던 모양이다. 이미 1991년 무렵부터 유명했다.
바이오스를 거치지 않고 일명 VGA mode X라고 불리는 320*240, 400*300 같은 변형 모드까지 다 지원했다.
그때는 소프트웨어가 잘못된 명령을 내려서 컴퓨터만 뻗게 하는 게 아니라 모니터를 손상시키는 것도 가능했던 시절이다. (주사율 변조..) 옛날에 CGA도 160*100 같은 tweak mode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만큼이나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BGI라는 그래픽 API는 무려 1980년대 후반에 개발된 것이며, 아무리 bgi 드라이버를 새 하드웨어에 맞게 확장한다 해도 256색 이상의 색을 지원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고 한다. 트루컬러 SVGA를 지원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독자 라이브러리를 써야 했다.
BGI는 색상을 관리하는 게 RGB값 기반이 아니라 팔레트 인덱스 기반으로 고정돼 있었던 모양인데, 16비트 시절에 이는 충분히 수긍이 간다. 쟤가 무슨 Windows GDI 급으로 하드웨어 통합과 추상화를 표방한 물건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도스용 아래아한글은 16비트 바이너리의 경우 Turbo/Borland 컴파일러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아주 초창기인 1.x 시절부터 그래픽 라이브러리를 독자 구현했는지, 볼랜드의 보급 BGI 라이브러리를 사용한 흔적이 전혀 없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이건 비슷한 시기에 도스용 한메 타자 교사도 마찬가지다. 얘도 MS C로 개발되었지, 의외로 볼랜드 출신이 아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9/03/23 08:31 2019/03/2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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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에 썼던 글을 보완하여 다시 올린다.

옛날에 도스 시절에는 일명 '외부 명령'이라 하여 별도의 프로그램 형태로 존재하는 명령들이 있었다. format.com, diskcopy.exe 같은 것들.
이것들은 자기가 소속된 도스 버전을 가려서 동작했다. 가령, MS 도스 5.0이 설치된 컴퓨터에다 도스 6.x에 존재하는 새로운 유틸리티를 복사해 와서 실행하면, 실행에 필요한 파일들이 다 있다 하더라도 '도스 버전이 다릅니다'라는 에러 메시지와 함께 프로그램이 그냥 실행되지 않았다. 이것은 운영체제의 버전을 가려 가며 실행하는 프로그램을 본인이 난생 처음으로 접한 사례였다.

Windows에도 자신의 버전을 알려 주는 API가 응당 존재한다. 하지만 이건 지금 구동 중인 운영체제가 무엇인지를 알려 주는 편의 기능을 구현할 때나 사용할 만한 기능이다. 일반적인 프로그램이라면 About 대화상자 같은 데서 말이다.
만약 프로그램이 운영체제의 버전을 가려 가며 실행해야 한다면, 단순히 운영체제의 버전을 갖고 판단하는 건 썩 좋은 방법이 아니다. 내가 실제로 사용하고자 하는 기능을 요청해 보고(CoCreateInstance, LoadLibrary/GetProcAddress 등), 그 요청의 성공 여부에 따라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뭐, 지금은 아무 의미가 없는 예가 돼 버렸다만,
가령 내 프로그램이 유니코드 API를 사용하기 때문에 Windows 9x에서는 실행을 거부해야 한다고 치자.
그렇다면 CreateWindowExW건 RegisterClassW건 유니코드 API를 실제로 호출해 본 뒤, 그게 실패하고 GetLastError()==ERROR_CALL_NOT_IMPLEMENTED가 돌아올 때 실행을 거부하면 된다. 운영체제의 외형보다는 그 운영체제의 실제 실행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게 낫다는 게 바로 이런 의미이다.

그런 것도 다 필요 없고 운영체제의 버전 숫자를 정말로 정확하게 알아 와야 한다면,
그 경우를 위해 태초에 GetVersion()이라는 간단한 함수가 있었다. 얘는 버전과 관련된 여러가지 정보들을 비트 자릿수별로 묶은 32비트 정수를 되돌렸다.

그 정보의 의미를 C언어의 비트필드 구조체로 나타내 보면 대충 다음과 같다. 주석으로 표시된 숫자는 윈도 7 기준으로 반환되는 값들이다.
(최신 Windows 10 기준의 반환값을 소개하지 않은 이유는 후술하도록 하겠다)

union WINVERSION {
    DWORD dwValue;
    struct {
        UINT nMajorVer: 8; //6
        UINT nMinorVer: 8; //1
        UINT nBuildNumber: 15; //7601
        UINT bWin9xOrWin32s: 1; //0
    };
};

WINVERSION os;
os.dwValue = ::GetVersion();

이 함수는 아무 매개변수도 필요하지 않으며, 리턴값도 DWORD 달랑 하나이니 미치도록 가볍고 사용하기 편하다. Windows 9x와 NT 계열이 공존하던 옛날에, 지금 운영체제가 (1) NT 계열인지를 알고 싶다면 GetVersion()&0x80000000 (최상위 비트)만 하면 OK였다.
그 뒤, NT 3.x인지 4.0인지, 9x 계열의 경우 95인지 98인지 ME인지 같은 건 (2) major와 minor 번호를 보고 판별하면 됐다. (3) 빌드 번호는... 딱히 막 중요한 정보는 아닌 듯하다.

그러나 이 함수는 문제점과 한계도 보였다. 한눈에 봐도 각 비트로부터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게 매우 지저분하고 번거로웠다. HIWORD, LOBYTE 삽질이 싫다면, 저런 비트필드 구조체는 프로그래머가 재량껏 알아서 만들어야 했으며, 응용 프로그램이 이 정보를 잘못 취급하는 경우도 많았다.

비교할 필요가 없는 필드까지 다 비교를 해 버리는 바람에, Windows 95 이상에서 모두 동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Windows 95에서“만” 동작하게 고정돼 버리기도 했다. 혹은 Windows NT 4.0이 NT 3.51보다 낮은 버전으로 취급되는 촌극도 벌어졌다. (리틀 엔디언 기준으로 저 구조체를 보면, minor 버전이 major 버전보다 더 높은 자릿수에 놓여 있음)

더구나 운영체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정보는 단순히 버전 번호와 빌드 번호 이상으로 더욱 복잡해져 왔다. NT 계열의 경우 당장 서비스 팩이 있고, 이게 무슨 에디션인지도(홈? 서버? 워크스테이션? 등) 알 필요가 있는데 단순히 숫자 하나만 달랑 되돌리는 함수로는 그런 걸 알려 줄 수가 없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Windows 95 내지 NT 3.5에서는 OSVERSIONINFO라는 구조체를 인자로 받는 GetVersionEx라는 함수가 추가되었다. major, minor 버전 번호와 빌드 번호, 운영체제 계열이 모두 독립된 구조체 멤버로 독립하였으며, (4) 서비스 팩 내역도 완전한 문자열 형태로 되돌려 주니 버전 정보를 다루기가 편해졌다.

이 구조체는 맨 앞에 자신의 크기를 써 주게 돼 있으며, 덕분에 추후 확장이 가능한 형태이다.
Windows 2000부터는 OSVERSIONINFOEX 구조체가 추가됐다. 확장된 구조체는 서비스 팩의 번호조차도 major와 minor 꼴로 받을 수 있으며, (5) 같은 NT 계열 중에서도 클라이언트 라인과 서버 라인을 구분할 수 있다(wProductType==VER_NT_WORKSTATION / VER_NT_SERVER). Windows XP와 Server 2003은 버전 번호가 5.1과 5.2로 서로 달랐지만, 후대 버전부터는 버전 번호는 동일하고 이걸로 구분을 해야 한다. (Vista / Server 2008, 10 / Server 2016 같은..)

그리고 클라이언트 라인은 XP 이래로 오늘날의 10까지 (6) home과 pro 에디션 구분이 거의 관행이 돼 있는데.. 이건 wSuiteMask 멤버의 비트 플래그 VER_SUITE_PERSONAL (0x200)의 존재 여부로 판별 가능하다. 저 플래그가 존재하는 게 home 에디션이다.
VER_SUITE_* 다른 플래그들 중에는 Windows XP의 embedded 에디션, enterprise 에디션 같은 걸 나타내는 것들도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요컨대 9x/NT 이후로도 클라이언트/서버, home/pro 같은 복잡한 구분이 계속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GetVersionEx 한 방이면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걸로 모든 이야기가 끝이 났으면 좋겠지만.. 아이고, 끝이 아니다. GetVersionEx 함수는 2010년대 이후로 마소의 정책상 사용이 더 권장되지 않는 deprecate 판정을 받고, 시간이 정지해 버렸다.
이 함수는 아무런 단서가 없는 환경에서는 Windows 8, 즉 버전 6.2보다 더 높은 값을 되돌리지 않는 샌드박스가 되었다. 실제로는 이 컴퓨터에 Windows 8.1이나 10이 돌아가고 있더라도 말이다. 이와 관련된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한다면 다음 URL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이제 이 함수는 응용 프로그램에게 그 응용 프로그램보다 나중에 출시된 운영체제에 대한 정보는 주지 않기로 작정한 듯하다. GetVersionEx가 샌드박스 없이 실제 자기 버전을 되돌리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 응용 프로그램의 manifest XML에(compatibility-application-supportedOS) 그 운영체제의 GUID가 등록되어 있다.
  • 혹은 응용 프로그램의 PE 헤더에 OS의 최소 요구 버전이 최신 운영체제의 버전으로 맞춰져 있다. Windows 8.1의 경우 6.3, Windows 10이라면 10.0이 되겠다.

운영체제와 함께 제공되는 메모장 같은 기본 프로그램들은 후자의 조치를 취한 상태이다. 이렇게 빌드된 프로그램에서는 GetVersionEx가 해당 버전을 정확하게 되돌린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은 이전 버전 운영체제에서는 아예 전혀 동작하지 않으므로, 3rd-party 응용 프로그램이라면 이런 방법을 쓰기 곤란하다. 그러니 매니페스트 등록을 해야 한다.

물론 마소에서 2015년의 Windows 10부터는 기존 버전 번호 자체를 10.0으로 동결시켜 버리고 더 바꾸지 않기로 작정했다. 그러니 버전 번호 변경으로 인해 GUID를 또 등록하는 식의 혼란은 앞으로 더 없을 것이다.

운영체제의 버전의 절대값을 되돌리는 GetVersionEx 대신 마소에서 사용을 권장하는 함수는... 지금 운영체제의 버전이 응용 프로그램이 제시하는 버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지 안 높은지 여부만을 되돌리는 VerifyVersionInfo 함수이다. 그리고 이걸 기반으로 IsWindows10OrGreater 같은 helper 함수들도 만들어져 있다. (VersionHelpers.h)

하지만 이 함수들도 내부적으로 GetVersionEx의 결과값을 기반으로 비교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샌드박스의 제약을 받는 건 마찬가지이다.

샌드박스 없이 운영체제의 정확한 버전을 얻어 오는 함수는 크게 두 군데에 있다.
먼저, 의외로 네트워크 API이다. 그렇다고 소켓 API 같은 건 아니고, Windows에서 독자적으로 제공하는 함수 중에 내 로컬 컴퓨터를 포함하여 원격 컴퓨터에 설치된 운영체제의 버전을 얻어 오는 함수가 있다. 대략 다음과 같이 코드를 작성하면 된다.

#include <LM.h>
#pragma comment(lib, "netapi32")

WKSTA_INFO_100 *p;
::NetWkstaGetInfo(NULL, 100, (LPBYTE *)&p);
printf("%d, %d\n", p->wki100_ver_major, p->wki100_ver_minor); //10, 0
::NetApiBufferFree(p);

저기 100은 수효를 나타내는 게 아니며 각각의 숫자들이 별개의 의미를 지님에도 불구하고, 상수 명칭이 존재하지 않아서 그냥 생으로 100을 넘겨 줘야 한다.
운영체제 버전 하나 좀 얻자고 웬 생뚱맞은 분야의 API를 써야 하는 것도 삽질스럽지만.. 저 함수를 통해서는 그냥 major와 minor 버전 번호만 얻을 수 있다. 서비스 팩이나 빌드 번호 같은 세부 정보는 얻을 수 없다.

저거 말고 다른 대안으로는.. ntdll.dll에 있는 native API인 RtlGetVersion을 써도 된다.
OSVERSIONINFO(EX)의 포인터를 받아들이고 정수값을 리턴하므로 prototype이 기존 GetVersionEx와 거의 동일하다.
단, native API 버전은 성공한 경우의 리턴값이 0이다. 리턴 타입이 BOOL이 아닌 셈이다.

얘는 Windows 8.1 내지 10 같은 요즘 운영체제에서는 잘 동작하는데, 과거의 Windows 2000에서는 GetVersionEx와 달리 서비스 팩 정보를 되돌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형 OS에서는 오히려 기존 함수를 쓰는 게 더 낫다. 거 참..;;
Windows가 지난 20년 동안 운영체제의 버전과 제품 종류를 얻는 그 단순한 절차만 해도 얼마나 복잡하고 지저분해져 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여담을 몇 가지 더 남기는 것으로 글을 맺고자 한다.

  • OSVERSIONINFOEX는 C++ 상속 문법 같은 걸 이용해서 선언된 게 아닌 관계로, OSVERSIONINFO와는 언어 차원에서 아무런 연결 고리가 없다. GetVersionEx에다가 전달할 때는 OSVERSIONINFO*로 reinterpret_cast를 해 줘야 된다.
  • 과거 Windows XP에는 media center 에디션 내지 태블릿 PC 에디션 같은 바리에이션이 있었는데.. 이거 여부를 얻는 건 GetVersionEx가 아니라 GetSystemMetric라는 다소 생뚱맞은 함수에 있었다. SM_MEDIACENTER, SM_TABLETPC처럼 말이다 .
  • 끝으로, Windows 10부터는 (7) 릴리스 연-월을 나타내는 4자리 숫자가 사실상 버전 번호가 됐으니 이걸 표시해 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건.. 본인이 아는 방법은 그냥 무식한 레지스트리 조회가 유일하며, 공식적인 API가 따로 있지 않다.;;;

Posted by 사무엘

2019/03/14 08:36 2019/03/1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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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Windows라는 운영체제가 GUI 프로그래밍 용도로 제공하는 공용 컨트롤들 중의 하나인 리스트뷰(List-view) 컨트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이름에서 '뷰'는 종종 생략되기도 함)
결론부터 말하자면 얘는 정말 세심하게 설계된 다재다능한 요물이다. 동일한 규격을 가진 다수의 아이템들, 특히 그림과 글자가 같이 가미된 아이템을 표시하는 모든 방식과 가능성을 고려해서 만들어졌다. 그래서 정말 많은 기능들을 제공한다.

리스트뷰가 기존의 재래식 초간단 리스트박스와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 리스트뷰는 글자뿐만 아니라 곁들여진 그림도 태생적으로 같이 처리 가능하다. 리스트박스에서는 그림과 글자를 같이 표시하기 위해서 얄짤없이 owner-draw로 가야 했다.
  • 마우스의 동작이 다르다. 리스트박스는 내부를 왼쪽 버튼으로 아이템을 선택해서 드래그 하면 선택막대가 자동으로 쭉 바뀌며 스크롤도 된다. 하지만 리스트뷰는 그렇지 않다.
  • 키보드의 동작도 다르다. 아이템을 복수 선택할 때 리스트뷰는 Ctrl+화살표를 눌러서 포커스만 이동시키고 Ctrl+Space로 선택을 하지만 리스트박스는 Shift+F8과 space 같은 다른 글쇠를 사용한다. 리스트뷰는 F2를 눌러서 아이템의 이름을 바꾸는 기능도 있지만 리스트박스는 그렇지 않다.

아울러, 리스트뷰가 같이 추가된 공용 컨트롤인 트리뷰(Tree-view) 컨트롤과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 트리는 아이템 하나를 HTREEITEM이라는 별도의 자료형으로 식별하지만, 리스트는 그냥 인덱스 번호이다. 트리는 노드 포인터 기반의 이산적인 컨테이너를 쓰지만, 리스트는 내부적으로 배열과 유사한 컨테이너를 쓰는 듯하다.
  • 리스트는 아이템의 복수 선택이 가능하지만 트리는 그렇지 않다.
  • 트리는 리스트와 같은 다양한 view 모드가 존재하지 않는다.
  • 아이템의 텍스트를 진하게 표시하는 state 플래그가 트리에는 있지만 리스트에는 없다.

리스트박스와 위상이 비슷한 자매 컨트롤(?)은 콤보박스이다. 하지만 리스트뷰와 위상이 비슷한 자매 컨트롤은 트리뷰라고 할 수 있다.
왼쪽에 트리뷰, 오른쪽에 리스트뷰를 배치한 프로그램으로는 탐색기, 레지스트리 편집기, 시스템 정보 등 의외로 꽤 많다. 왼쪽에서 카테고리를 선택하면 오른쪽에서 세부 정보가 표시되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Visual C++의 MFC 프로젝트 마법사에도 요런 형태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템플릿이 제공될 정도이다.

옛날에는 리스트박스를 서브클래싱 해서 drag & drop을 구현하고, owner-draw와 item data를 이용해서 얼추 트리 계층 구조라든가 check list를 구현하고, 파일이나 디렉터리나 드라이브 목록을 채워 주는 리스트를 만드는 등.. 별별 짓을 다 했다. 그리고 Visual Basic 부류의 RAD 툴들은 그걸 미리 구현해 놓은 리스트를 컴포넌트 형태로 제공했었다. 하지만 리스트뷰와 트리뷰 공용 컨트롤이 등장하면서 리스트박스의 역할이 상당수 분담되었다.

Windows 탐색기의 보기 메뉴에서 보는 바와 같이 리스트뷰 컨트롤에는 다양한 보기 모드가 있다.

(1) 큰 아이콘
아이콘이 중심이고 이를 설명하는 주 텍스트가 아이콘의 하단 중앙에 찍힌다. 이걸로 끝. 아이콘의 크기는 무엇이 되어도 상관없지만 보통은 표준 아이콘 크기인 32*32 또는 그보다 약간 더 큰 48*48이 쓰인다.
탐색기에서 확대 배율 조정이 되는 대부분의 모드들은 이 모드에 속한다. 아이콘의 크기만 바꾸는 거니까.. (보통 아이콘, 큰 아이콘, 아주 큰 아이콘..) 또한 당장 바탕 화면에 표시된 아이콘들도 다 리스트뷰의 이 모드인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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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작은 아이콘
글자의 크기와 대등한 크기인 작은 아이콘이 쓰이며, 아이콘의 아래가 아니라 오른쪽에 주 텍스트가 나란히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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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목록
아이템 하나가 표시된 모습이 작은 아이콘 모드와 완전히 동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아이콘'과 차이가 무엇인지 언뜻 봐서는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작은 아이콘(+ 큰 아이콘도 포함)에서는, 아이템을 드래그 해서 화면의 아무 위치로나 옮길 수가 있는 반면, 목록 모드는 그렇지 않다. i째 아이템은 현재의 스크롤 위치 기준으로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위치에 있어야 하며, 아무 위치로나 옮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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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세히(일명 report view)
한 줄에 아이템이 오로지 하나만 찍힌다. 작은 아이콘, 주 텍스트, 그 다음으로 n개의 부 텍스트가 마치 표처럼 일목요연하게 표시된다. 즉, 이 모드는 부 텍스트를 표 형태로 모두 볼 수 있는 유일한 모드이며, 상단에 헤더 컨트롤이 등장해서 쓰이는 유일한 모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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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헤더 컨트롤만 별도로 따로 생성할 수도 있다. 얘만으로도 각종 메시지 스펙이 공개돼 있는 별개의 공용 컨트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주 특수한 사연이 있어서 리스트뷰 컨트롤 같은 거창한 물건을 직접 자체 구현이라도 하지 않는 한, 헤더만 끄집어내서 사용할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소개한 4종류의 모드를 정리하자면, 아이콘 모드들은 align을 어찌 하느냐에 따라서 상하와 좌우 스크롤바를 모두 볼 수 있고, '목록' 모드는 좌우 스크롤바만 볼 수 있다.
'자세히' 모드는 개수가 초과될 때는 상하 스크롤바이고, 아이템을 표시하는 폭이 초과됐을 때만 좌우 스크롤바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아이콘 모드는 기존 리스트박스에는 전혀 없던 새로운 기능이며, 기존 리스트박스와 가장 비슷한 모드는 '자세히' 내지 '목록' 모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두 모드에서는 아이콘은 필수가 아닌 그냥 선택, 옵션이다. 기존 리스트박스처럼 그림 없이 글자를 출력하는 용도로만 써도 된다.

이들에 비해 '작은 아이콘' 모드는 정체성이 불분명해서 사실 잘 쓰이지 않는다. 아이콘을 강조하고 싶으면 '큰 아이콘'으로 가면 되고, 좀 더 예쁘게 일목요연하게 아이템들을 출력하려면 '목록'(간단히) 또는 '자세히'로 가면 되기 때문이다. 저 그림에서도 보다시피 작은 아이콘은 폭이 들쭉날쭉이어서 보기에도 별로 좋지 않다.

그래서 Windows XP에서는 제5의 새로운 모드가 추가됐다. 바로..

(5) 타일
큰 아이콘을 사용하는데, 주 텍스트는 아이콘의 아래가 아닌 오른쪽에 출력된다.
아이콘이 좀 큰 편이니 주 텍스트의 아래에도 여유 공간이 생기는데, 거기에는 부 텍스트 중에서 사용자가 지정한 것을 덤으로 출력해 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도 굉장히 참신한 발상인 것 같다. 타일의 폭은 사용자가 임의로 지정 가능하다.
align은 아이콘 모드처럼 left와 top을 모두 지정 가능하다. 다만, 아이템들의 위치까지 아이콘 모드처럼 임의 지정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원래 리스트뷰 컨트롤의 보기 모드는 4종류이다 보니.. 윈도우 스타일에서 0부터 3까지 딱 2개의 최하위 비트를 사용하여 지정하게 돼 있었다.
컨트롤을 생성하고 아이템들을 잔뜩 추가한 뒤에도 모드를 변경할 수 있었다. SetWindowLongPtr을 이용해서 스타일 값을 변경하면 컨트롤이 이를 인식해서 모드를 변경했다.

그런데 제5의 모드는 이런 식으로 지정할 수 없게 됐다. 리스트뷰 컨트롤은 기능이 워낙 너무 많아서 스타일, 확장 스타일, 거기에다 자신만의 고유한 전용 확장 스타일까지(LVM_SETEXTENDEDLISTVIEWSTYLE) 비트 플래그들이 꽉 찼기 때문이다.
결국은 LVM_SETVIEW라고 보기 모드를 지정하는 전용 메시지가 추가됐다. 새로운 보기 모드를 겨우 하나 추가하기 위해서였다.

네이버나 다음의 블로그들만 들어가 봐도 제목 목록만 표시, 본문까지 약간 포함해서 타일 형태로 표시.. 처럼 적어도 두세 종류의 보기 모드가 있는 걸 알 수 있다. 리스트뷰도 그런 식으로 그림과 글자의 표시 비율, 아이템당 전체 크기 같은 다양한 변수를 이런 식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이콘이 들어갈 자리에 사람 얼굴이 들어가면 무슨 인사기록표나 선거 후보 목록을 출력할 수 있을 것이고, 한자가 들어가면 옥편· 자전 내용을 이런 식으로 출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는 리스트뷰 컨트롤의 주요 개념이나 기능에 대해서 분야별로 간단히 소개한 뒤 글을 맺도록 하겠다.

1. image list

리스트와 트리 컨트롤은 아이템들 옆에 출력할 다양한 종류의 아이콘 그림들을 한데 관리하기 위해서 무슨 HICON을 몇백 개 내부적으로 관리..하는 건 아니고 image list라는 자료 구조를 공통으로 사용한다. image list는 마치 애니메이션 프레임처럼 크기가 동일한 여러 그림들의 배열이라고 생각하면 되며, 아이콘 핸들도 물론 손쉽게 등록할 수 있다. 투명색은 이미지 내부의 특정 배경색 또는 별도의 마스크 비트맵 중 편한 것으로 지정 가능하다.

또한 트리에서는 작은 아이콘이라는 한 종류만 사용하지만, 리스트 컨트롤에서는 구조적으로 큰 아이콘, 작은 아이콘 두 종류를 나눠서 지정 가능하다.
그리고 한 아이템의 아이콘에 대해서 여러 종류의 이미지를 한데 겹쳐서(overlay) 지정할 수도 있다. 파일이라면 '바로가기'임을 나타내는 자그마한 화살표라든가, 버전 관리 시스템에서 Up-to-date, modified 같은 상태를 나타내는 자그마한 modifier 그림이 바로 아이콘 overlay를 이용해서 표시된 것이다.

2. 그룹 분류

Windows XP에서는 타일 모드에 이어 리스트뷰 컨트롤에 아주 획기적인 기능이 하나 추가됐는데, 바로 '그룹' 기능이다. 필요하다면 그룹 내지 카테고리라는 것을 등록해 놓은 뒤, 아이템들별로 소속 그룹을 지정하면 이것들이 그룹별로 분류되어 딱 일목요연하게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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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이 처음으로 도입된 XP에서는 이것 말고 다른 기능은 없다. Vista에서는 그룹에 대해 [+], [-] 버튼을 눌러서 마치 트리 컨트롤처럼 collapse/expand이 되게 하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단, 응용 프로그램에서 그게 가능하도록 별도의 비트 플래그를 넣은 그룹에 대해서만 그렇게 동작한다.
그룹은 다른 보기 모드에서는 다 지원되고 '목록' 모드만 열외이다.

3. 수많은 기능과 복잡한 API

리스트뷰 컨트롤은 당장 마소에서도 적극 사용하고 있다 보니, 자기 필요에 따라서 이것저것 수많은 기능들이 추가돼 왔다.
특히 IE4 시절에는 Active 데스크톱이니 뭐니 하면서 뭐든지 웹페이지처럼 보이게 하는 게 유행이었다. 리스트뷰 컨트롤의 아이템을 클릭하는 것조차 밑줄 쳐진 링크를 클릭하는 것과 비슷하게 보이게 하는 옵션은.. 음~ 정말 비장함이 느껴진다.

리스트뷰는 기능이 너무 많고, 공용 컨트롤 특유의 그 조작감까지 더해져서 다루기가 귀찮고 까다롭다. 리스트박스처럼 간단하게 LB_ADDSTRING + "문자열" 한 방으로 아이템을 추가할 수 없다. 뭘 더하고 고치려면 기본적으로 LVITEM 구조체 선언하고 마스크 플래그 지정하고..

더구나 문자열 부분 멤버는 읽기 쓰기 겸용으로 모두 쓰인다. Set 용도로 읽기 전용 문자열 포인터를 집어넣으려 해도 부득이하게 PTSTR 멤버에다가 const_cast를 해 줘야 된다. PTSTR과 PCTSTR을 공용체로라도 좀 같이 넣어 주지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이템 drag & drop은 컨트롤에서 우리에게 이벤트만 날려 주고 그걸로 끝이다. 드래그용 이미지를 생성하고 마우스 포인터 모양을 바꾸고 실제로 drop 처리를 하는 것, 아이콘 모드의 경우 실제 위치를 변경하는 LVM_SETITEMPOSITION 요청 따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용자가 전부 일일이 구현해야 한다. 이거 일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헤더 클릭 정렬도 마찬가지다. 컨트롤이 자동으로 해 주지 않는다. 클릭된 헤더에 대해서 오름차순/내림차순/무정렬 상태를 나타내는 ▲▼ 모양을 표시하는 것, 다른 헤더에 있던 마크는 제거하는 것까지 전부 미주알고주알 우리가 해 줘야 되며, 아이템 비교 함수도 우리가 공급해 줘야 한다.
좋게 말하면 customize의 폭이 큰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귀찮다. 물론 재래식 리스트박스는 한번 등록된 아이템은 텍스트를 고치거나 순서를 변경하는 기능 자체가 전무했으니 그것보다는 상황이 나아진 셈이다.

4. 시스템 색상 변경

어떤 윈도우가 WM_PAINT를 받아서 자기 내용을 그릴 때, 매번 GetSysColor나 GetSysColorBrush를 호출하고, 매번 색깔을 새로 지정하고 펜과 브러시를 새로 생성한다면.. 시스템 색상이 나중에 달라지더라도 별 상관 없다.
하지만 성능을 위해서 이런 GDI 개체를 보관해 놓는다거나, 특정 시스템 색상이 합성된 상태로 비트맵 같은 걸 저장하고 있다면(일종의 캐싱).. 그것들은 시스템 색상이 바뀌었을 때 갱신되어야 한다.

이 상태를 알리는 메시지가 바로 WM_SYSCOLORCHANGE이다. 이제는 macOS조차도 최신 10.14 '모하비'에서 Dark 테마가 추가되었으니 시스템 색상 변경과 비슷한 개념이 도입된 셈이다. Windows는 다른 색깔 테마들은 다 없어졌지만 고대비 블랙/화이트만이 특수한 용도로 남아 있다.

WM_SYSCOLORCHANGE는 top-level 윈도우들에게 전파된다. 차일드에 속하는 리스트뷰 컨트롤이 이 메시지를 직접 받지는 못한다. 아이콘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별 문제가 없는데, 아이콘을 사용하는 컨트롤에 대해서 이 메시지를 수동으로 전해 줘야 한다. 그리하지 않으면 화면 배경의 흑백이 바뀌어도 쟤는 그게 반영되지 않아서 색깔 배색이 어색해지더라.

색깔 변경 통지도 마치 클립보드의 내용 변경 통지처럼 원하는 윈도우가 신청하면 top/bottom 위상을 불문하고 직통으로 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이렇게 부모 윈도우가 일일이 전해 줘야 하는 건 디자인상 문제가 있어 보인다.

5. Ctrl+휠 인식

리스트뷰 컨트롤 내부에서 마우스 휠이 굴러갔다면 그렇다면 창 내부를 스크롤 하면 된다. 즉, 자체적으로 처리하면 되고 굳이 부모 윈도우에게 알려 줄 필요가 없다.
하지만 Ctrl+휠은 화면 확대 배율을 변경하는 용도로 쓰이는 게 요즘 추세이다. 응용 프로그램마다 자기가 사용하는 리스트뷰에서 지원하고자 하는 모드가 다를 테니, 이를 운영체제에서 임의로 일괄적으로 자동 지원할 수는 없다.

결국 Ctrl+휠은 그냥 휠과는 달리 부모 윈도우로 통지해 주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event notification은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탐색기는 Ctrl+휠을 어떻게 구현했는지가 궁금해진다. 하긴, 탐색기는 리스트뷰 컨트롤도 워낙 많이 마개조했으니 윈도우 프로시저를 서브클래싱 해서 메시지 전체를 통째로 가로채 버렸다면 그 정도 구현쯤은 일도 아니긴 했을 것이다.

6. 체크리스트 모드에서의 버그

리스트뷰 컨트롤(그리고 트리 컨트롤도)에는 모든 항목들에 대해 체크박스를 넣는 옵션이 있다.
보통은 아이콘 자리에다가 체크박스 이미지를 집어넣는 꼼수를 동원해서 야메로 체크리스트 모드를 구현하는 편인데.. 이 옵션은 이미지와 별개로 체크박스를 또 표시해 준다.

이 기능은 공용 컨트롤이 처음 개발되던 때부터 있었던 건 아니고 Windows 98 + IE4 내지 5 타이밍 때 추가되었다. 이 기능이 처음부터 지원됐다면 리스트뷰 컨트롤의 Selection model이라는 속성 하에서 "단일 선택 / 체크박스 / 복수 선택" 중의 한 옵션으로 지원되는 게 바람직했을 것이다. 체크박스 모드에서 또 복수 선택을 사용할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체크리스트 모드는 그 정의상 보기 모드들 중에서는 '목록' 모드와 가장 잘 어울리고 아니면 기껏해야 '자세히' 모드와도 추가로 어울린다. 큰 아이콘이 부각되는 모드와는 아무래도 영 어울리지 않는데, 그래도 원한다면 그 모드에서도 체크리스트를 사용할 수는 있다.
다만, 이 모드에서 키보드나 마우스로 체크 표시를 반복하면 선택막대가 갈수록 진해지는데.. 이건 명백히 버그로 보인다. 고전 테마나 XP~7 같은 구버전에서는 이런 현상이 없었고 Windows 8~10에서만 저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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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19/01/13 08:36 2019/01/1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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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에서 피연산자의 타입 동기화 방식

C/C++에서 포인터는 컴퓨터가 내부적으로 메모리를 다루는 메커니즘을 아무 보정 오버헤드 없이 쌩으로 노출하고 관리를 프로그래머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물건이다. 그러니 강력한 대신 매우 위험하기도 하며, 사용자의 실수가 들어가기 쉽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C++에는 생성자와 소멸자, 템플릿, 연산자 오버로딩을 적극 활용하여 다양한 형태로 포인터를 컴파일 시점에서 자동 관리해 주는 클래스가 존재한다. 소멸자에서 자신에 대한 delete 내지 Release를 자동으로 클래스가 있으면 한결 편할 것이다. 대입도 기존 오브젝트가 없어지고 다른 걸로 대체되는 거나 마찬가지이니, 레퍼런스 카운팅 관리 같은 걸 해 주고 말이다.

함수가 실행이 실패해서 도중에 return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할당했던 자원(메모리, 파일)들을 반환은 해야 하니.. 부득이하게 goto문을 쓰느라 코드가 지저분해지는 거 공감하실 것이다. 이런 간단한 것 하나만 생각해도 C++이 C에 비해 코딩을 얼마나 더 편리하게 해 주는지 알 수 있다.

본인은 날포인터를 써서 만들어졌던 옛날 코드를 그런 wrapper 클래스 형태로 리팩터링 했다. 가령, FOO *p = .... p->Release() 하던 것을 CAutoPtr<FOO> p 하나로 대체하는 식이다. 자원을 수동으로 해제하는 코드를 최대한 줄였다.

그런데 하루는 큰 문제 없이 이렇게 고쳐지고 컴파일 됐던 프로그램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서 뻗는 걸 발견했다.
한참을 디버깅한 끝에 알고 보니... 문제는 A ? B: C 연산자 안이었다. 원래 B와 C 모두 FOO* 타입인데, B만 CAutoPtr<FOO>로 바뀌었던 것이다. 다른쪽 C는 구조체의 멤버이다 보니 타입을 고칠 수 없었고 말이다.

내가 의도한 건 B가 operator FOO*()를 통해 FOO*로 암묵적으로 형변환되는 것이었다. 이 ? : 식은 함수의 인자로 전달되는 문맥에서 쓰였으며, 이 인자의 타입도 그냥 FOO*였다.
그러나 이때 B와 C의 타입을 동기화하기 위해 컴파일러가 한 일은.. CAutoPtr<FOO>(C), 다시 말해 C를 CAutoPtr로 승격시키고 임시 객체를 생성하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는 그 CAutoPtr에 대해서 역으로 operator FOO*()를 호출하여 리턴값을 함수에다 전달했다.

이 클래스는 생성자에서는 딱히 하는 일 없이 인자로 주어진 메모리 주소를 대입만 하고, 소멸자에서 그 주소가 가리키는 영역을 해제했다.
그러니 임시 객체는 소멸자에서 멀쩡한 메모리를 예기치 않게 해제했으며, 이 부작용 때문에 프로그램이 죽은 것이었다. 아하, 이런 내막이 있었다니... 무릎을 쳤다.

그런데 이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본인의 C++ 지식 범위에서는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때는 부득이하게, B에다가 static_cast, (FOO*), operator FOO*() 같은 명시적 형변환을 지저분하게 집어넣어 줘야만 하는 걸까? (리팩터링 전에 날포인터만 쓰던 시절에는 할 필요 없던..)

아니면 CAutoPtr의 생성자를 어째 잘 만들어서 저런 형변환을 허용하지 않고 최소한 에러로 처리시킬 방법이라도 없나 궁금하다. 암시적인 R-value 임시 객체가 생기는 것만 금지하고 막으면 될 거 같은데..??
explicit을 지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복사 생성자나 R-value 생성자 같은 걸 어설프게 건드리면 정상적인 객체 생성에 대해서도 에러가 발생하게 되더라.

FOO*를 받아들이는 상황에서도 컴파일러가 B와 C를 모두 일단 클래스로 만든 뒤에 다시 operator FOO*를 호출하는 것은 일종의 언어 차원에서의 디자인 원칙인 것 같다. C++이 함수 오버로딩도 인자의 개수와 타입만으로 판단하지, 리턴값의 타입은 전혀 감안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일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수식 내부의 토큰을 해석하는 데 수식 바깥 전체의 타입을 굳이 고려하지는 않기로 한 듯하다.

또한, template<T> void Foo(T, T) 이런 함수를 선언한 뒤, 템플릿 인자 없이 함수의 두 인자에다가 CAutoPtr<FOO>와 FOO*를 집어넣는 것은 통하지 않더라. 컴파일러가 어설프게 타입 유추와 동기화를 시도하지 않고 깔끔하게 에러를 내뱉었다. Foo<FOO*> 이렇게 T가 무엇인지를 명시적으로 써 줘야 했다. ? :와는 다른 동작으로 보인다.

? : 연산자에 대해서 본인은 먼 옛날에 대입 연산과 관련된 파싱 방식이 이해되지 않는 게 있어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번엔 다른 분야에서 알쏭달쏭한 게 생겼다. 흥미롭다.

A ? B:C에서 둘 중 하나가 기반 클래스이고 다른 하나가 파생 클래스라면, 이 수식의 결과값이 지칭하는 타입은 B와 C 어느 것이 걸리건 무관하게 당연히 더 범용적인 기반 클래스로 결정된다. 그런데 이것도 다중· 가상 상속이 개입하면 굉장히 골치아픈 문제가 될 것 같다. 파생 클래스가 자신의 실질적인 기반 클래스로 돌아가는 게 trivial한 일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2. 클래스 static 멤버 함수에서 non-static 멤버의 sizeof 구하기

C++에서 클래스의 static 멤버 함수는 그 정의상 this 포인터를 갖고 있지 않다. 명칭의 scope resolution만 빼면 기술적으로 일반 global 함수와 전혀 다를 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함수의 내부에서 클래스의 non-static 멤버는 당연히 참조할 수 없다.

그런데 sizeof 연산자는 어떨까? 얘는 런타임 때의 메모리 값을 전혀 참조하지 않고, 컴파일 타임 때 결정되는 타입만을 기반으로 답을 구해 주는 답정너 연산자이다. 그러니 this 같은 게 전혀 필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의 코드는 옛날 컴파일러에서는 에러가 발생하며 컴파일 되지 않는다. (VC++ 기준 C2070 Illegal sizeof operand)

class Sample {
    int MEMB[4]; //일반 타입이건 배열이건 포인터건 모두 무관
public:
    static void Talk() {
        printf("%d\n", sizeof(MEMB));
    }
};

저 안에서 MEMB의 크기를 어떻게든 구하려면?
sizeof( ((Sample*)NULL)->MEMB) 라고 써 줘야 했다. 마치 구조체 내부에서 특정 멤버의 오프셋을 구할 때처럼.. Sample의 포인터를 야메로라도 만들어야 한 것이다.
sizeof의 피연산자는 실제로 실행되지는 않으니 저런다고 프로그램이 뻗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관상 깔끔하지 못하고 부자연스러운 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2015쯤 Visual C++ 후대 버전에는 sizeof(MEMB)라고 직통으로 요청하는 게 가능해졌다. 그래, sizeof 정도는 static 함수에서라도 non-static 멤버를 피연산자로 삼을 수 있는 게 이치에 맞다.
클래스 밖에서 sizeof(Sample::MEMB)라고 요청해도 된다. 다만, 위의 코드에서는 MEMB가 비공개 멤버이기 때문에 클래스 밖에서는 컴파일 에러가 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VC++ 2010/2012의 경우 빌드용 메인 컴파일러와 인텔리센스용 컴파일러의 동작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전자는 저 문법을 지원하지 않고 에러 처리하지만, 인텔리센스 컴파일러는 그걸 인식하는지 코드에 빨간줄을 긋지 않는다. 두 말할 나위 없이 마소에서 자기 컴파일러를 C++ 표준 내지 인텔리센스용 EDG 컴파일러의 동작을 참고하여 추후에 개선한 셈이다.

3. 멤버 함수를 가리키는 템플릿 인자

수 년 전에 본인은 템플릿 인자에 단순 함수 포인터나 functor가 아니라 C++ 멤버 함수도 들어갈 수 있는 걸 발견하고 이게 신기하다고 글을 올린 적이 있다. (☞ 관련 링크)

요약하자면 template<typename T> class Foo에다가는 멤버 변수처럼 T bar를 선언한 뒤,
Foo<int(PCSTR)> f를 선언하고 template<> int Foo<int(PCSTR)>::Bar(PCSTR p) 라고 specialize된 함수 몸체를 정의하면 된다. 그러면 n = f.Bar("kekeke")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건 역시 너무 사기적이고 사악했는지.. 후대의 컴파일러에서는 지원이 끊기고 봉인됐다.
Visual C++의 경우 딱 2010까지만 지원되며, 2012부터는 C2207 a member of a class template cannot acquire a function type 에러와 함께 컴파일이 거부된다.

그리고 사실은 2010도 인텔리센스 컴파일러는 마소 컴파일러보다 시대를 앞서 갔는지, 이걸 에러로 처리하고 있었다. 단지, 에러가 발생하는 지점이 서로 다르다.
인텔리센스는 template<> int Foo<int (PCSTR)>::bar(PCSTR s) 요렇게 멤버 함수 몸체를 정의하는 부분에서 에러를 찍지만 VC++ 후대 컴파일러는 Foo<int(PCSTR)> obj; 이렇게 템플릿을 찍어내는 과정에서 에러를 찍더라.

템플릿의 인자가 :: 연산자와 함께 다른 명칭의 일부로 들어갔을 때, 그 전체 명칭이 타입명인지 변수명인지가 오락가락 한다는 이유로 typename이라는 키워드가 도입됐다.
그것처럼 템플릿 인자가 non-static한 멤버의 변수가 될 수도 있고 함수도 될 수 있는 건 무질서도가 너무 크긴 하다. static 멤버라면 함수라도 단순 포인터로 간편하게 취급할 수 있지만 non-static 멤버 함수는 그렇지 않으니까..

그러면 저 문법은 완전히 사용 금지됐는지, 아니면 멤버 함수를 템플릿 인자로 전하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일단 멤버 포인터라는 물건 자체가 워낙 무시무시한 놈이어서 말이다.

4. friend 키워드의 클래스 명칭 인식 방식

어떤 헤더 파일 내부에.. global scope에서 class A가 먼저 선언되었다. 그 다음으로 namespace에 소속된 클래스 B가 선언되었고, B는 내부에서 class A를 friend로 선언했다 (friend class A).
Visual C++은 이 코드에서 우리 namespace에 속하지는 않지만 밖에서 먼저 정의되어 있는 A를 인식했으며, A의 멤버 함수가 B의 비공개 멤버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했다.
그러나 xcode, 안드로이드 NDK 등 타 플랫폼의 C++ 컴파일러들은 A를 인식하지 못하고 에러를 내뱉었다.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A라고 하지 말고 friend class ::A라고 써 주면 된다.
그럼 Visual C++은 함수 인자의 ADL 같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왜 유도리를 발휘한 건지 궁금해진다. 심지어 이건 인텔리센스도 동일하게 맞는 문법으로 인정해 줬다.

어떤 클래스 B가 다른 클래스 A를 friend로 선언할 때, A의 명칭은 진짜 아무거나 적어 줘도 된다. friend 선언 당시에 A가 class A; 라고 달랑 전방 선언(forward)만 됐건, 아니면 심지어 전혀 선언되지 않은 듣보잡 이름이어도 된다. friend부터 맺은 뒤에 다음에 A를 선언해도 된다.
단, Visual C++의 경우, 친구 클래스 A를 인식하는 방식에서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특성이 있었다.

  • 앞의 경우처럼 A가 아닌 ::A라고 명시하려면 A는 그 전에 어떤 형태로든 global scope 어딘가에 선언이 돼 있어야 하더라. 그렇지 않으면 Visual C++이라도 에러가 난다.
  • A가 B와 동일한 namespace에 존재한다면 아무 문제 없다. B에서 friend class A만 해 준 뒤, A는 B의 앞에 있건 뒤에 있건 자유롭게 인식 가능하다.
  • A가 그냥 global scope에 있고 B와 동일한 namespace 소속이 아닌데 friend class A만으로 A가 인식되려면 A는 B보다 먼저 선언되어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B의 친구는 namespace에 소속돼 있는 가상의 A로 간주되고, ::A는 제외된다.

다시 말해 자신과 다른 namespace 소속의 클래스를 친구로 지목하려면 친구 대상을 반드시 먼저 선언해 주고 :: 연산자도 동원하는 등, 통상적인 friend에 비해 문법에 약간 제약이 걸린다는 걸 알 수 있다. Visual C++은 표준을 따르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과정에서 약간 더 유도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9/01/10 08:37 2019/01/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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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API에서 LoadCursor는 EXE/DLL 실행 파일의 리소스로부터 마우스 포인터를 얻어 오는 함수이다. 아니면 모듈 핸들 값을 NULL로 생략하면, 시스템이 제공하는 다양한 공용 포인터를 얻을 수도 있다. 일반적인 화살표 아니면 모래시계, 텍스트 입력란용 I-beam 등등 말이다.

그런 known 포인터의 명칭은 IDC_ARROW, IDC_IBEAM, IDC_WAIT ... 등으로 10여 종이 WinUser.h에 정의돼 있다. 실제값은 그냥 32xxx대의 리소스 ID 정수이다.

그런데, 제어판의 마우스 포인터 설정에 나열되어 있는 공통 포인터 중, 유일하게 IDC_* 명칭이 전혀 부여되지 않은 포인터가 하나 있다. 바로 펜 모양의 필기 포인터이다.
MSDN 문서와 WinUser.h를 눈을 씻고 찾아 보시라. 무려 Windows 95 이래로 제어판에 버젓이 등재되어 온 표준 공통 포인터임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없다. 신기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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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펜이랑 xor 반전 십자가인 IDC_CROSS(정밀도 선택), 그리고 IDC_UPARROW(대체 선택)는 응용 프로그램에서 거의 볼 일이 없긴 했다. =_=;;

그래서 본인은 장난기가 발동했다.
1부터 65535까지 brute-force로 LoadCursor 요청을 해서 문서화되지 않은 마우스 포인터가 돌아오는 게 있는지 역대 Windows 운영체제별로 확인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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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꽤 흥미로웠다.
답부터 말하자면 펜 모양은 32631이라는 ID가 홀로 부여되어 있었다. Windows 95부터 10까지 동일하게 사용 가능하다.
'홀로'라는 말은 인접한 32630이나 32632 같은 숫자에는 포인터가 배당된 게 없다는 뜻이다.

모든 Winows에는 100부터 11x번에 완전 기본 마우스 포인터가 할당되어 있었다. 즉, Aero 포인터를 쓰고 있더라도 여기에는 완전 운영체제 기본 흑백 화살표 포인터들이 있으며, 얘들은 포인터 뒤에 입체감을 주는 그림자도 표시되지 않았다. 이건 무슨 다른 특수한 용도로 쓰이는가 보다.

그리고 IDC_HELP 다음으로 32652부터 32662 사이에 있는 11개의 포인터는.. 놀랍게도 마우스 휠을 눌러서 자동 스크롤 모드가 됐을 때 나타나는 '작은 원 + 검은 삼각형'들이었다(각 방향별로). 그것도 휠이 운영체제 차원에서 정식 지원되기 시작한 Windows 98부터 20년째 동일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다. 이건 기술적으로는 user32.dll에 존재하는 리소스이다.

그런데 이런 걸 도대체 왜 문서화하지 않았을까? Windows 98부터는 하이퍼링크용 IDC_HAND만 추가됐다고 달랑 써 놓고 입 싹 씻은 걸까..? 뭔가 단단히 속은 느낌이었다.

본인은 당장 날개셋 한글 입력기에다가 조치를 취했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16년 전(2002...)에 나온 2.0 이래로 지금까지 자동 스크롤 모드용 마우스 포인터들을 내장하고 있었다. 그걸 모두 제거하고, (1) 운영체제가 비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이 포인터를 사용하게 했다. 그래서 파일 크기가 4~5KB 남짓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다.

(2) 그리고 최근에 추가된 필기 인식 입력 도구에서 마우스를 그리기 입력란 내부로 가져가면 포인터가 펜 모양으로 바뀌게 했다. 뭔가를 그리면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결과물을 보니 만족스럽다. 이 달 초에 나온 9.61 버전에 바로 요 사항들이 반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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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말고 문서화되지 않은 포인터로는 32663이 있는데, 일반 화살표 포인터 옆에 모래시계 대신 의외로 CD 아이콘이 자그맣게 붙어 있다.
광학 드라이브가 백그라운드에서 뭔가 돌아가고 있을 때 표시되는 듯하며 본인도 이걸 본 기억은 있다. 하지만 정확한 표시 조건은 잘 모르겠다.

차라리 화살표 옆에 점선 사각형 내지 [+]가 붙어서 drag & drop을 나타내는 포인터가 더 자주 쓰이며, 공통 포인터로 등재됐으면 좋겠는데 얘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냥 ole32.dll에 하드코딩된 리소스가 쓰인다. 그리고 창 전체의 크기 말고 창 내부의 splitter 구획의 폭을 조절할 때 바뀌는 포인터도 창 크기 조절용과는 다른 걸 쓰는 게 UI 디자인상으로 맞는데 그것들 역시 공통 포인터에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싸제 자체 내장에 의존하거나, 아니면 comctl32.dll에 하드코딩된 리소스를 슬쩍 가져오는 게 통용된다.

아무튼, 오늘은 마우스 포인터와 관련하여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고 보니 옛날에 16비트 시절에는 메모리 공간이 엄청나게 부족하기도 하고, GDI 핸들의 번호 영역 자체가 몇 만 남짓밖에 안 되었다. 그러니 Windows 3.1뿐만 아니라 9x에서도.. 아까 본인이 했던 것처럼 1부터 65535까지 brute-force 식으로 대입해서 시스템에 현재 존재하는 비트맵· 아이콘 따위를 몽땅 나열하고 조회하는 툴을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오늘날 32/64비트 시대에도 DLL의 심벌 ordinal 번호와 리소스 ID 번호는 16비트 영역으로 한정돼 있다. 이 둘에서는 숫자와 문자열이 식별 용도로 모두 쓰이며, 16비트를 초과하는 큰 숫자는 문자열 포인터인 것으로 간주되게 의미가 예약돼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8/12/21 08:33 2018/12/2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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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에는 using이라고.. class, namespace, template, virtual, operator 이런 것보다는 좀 생소하고 덜 쓰이는 키워드가 있다.
일반적인 프로그래머라면 타이핑 수고를 덜기 위해서 using namespace std; 정도 선언할 때나 사용했던 게 전부일 것이다.

얘는 C의 키워드로 치면 그나마 typedef와 성격이 얼추 비슷해 보인다. typedef는 여러 토큰으로 구성된 복잡한 타입 명칭을 한 단어(식별자) 한 토큰으로 축약해 준다.
타입 명칭이란 건 unsigned long처럼 예약어만으로도 두 단어 이상으로 구성될 수 있으며, 포인터형 *이라든가 const/volatile modifier 등이 붙어서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그러니 이런 걸 축약하는 기능은 단순히 토큰을 기계적으로 치환하는 #define 전처리기 계층이 아니라 컴파일러 계층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가령, PSTR a, b를 char *a, *b로 자동으로 인식되게 바꾸는 것은 #define만으로는 문법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함수의 포인터 타입은.. 가리키는 함수가 받아들이는 인자들의 개수와 타입을 일일이 그런 식으로 나열해야 한다~!

C에서는 구조체형 변수를 선언할 때 반드시 struct를 일일이 붙여서 struct ABC 이런 식으로 선언해야 했다. struct를 생략하고 바로 ABC 한 단어만으로 쓰려면 이것조차도 typedef를 해 줘야 됐다.
그러니 C에서는 구조체를 typedef struct _ABC { ... } ABC; 이렇게 두벌일을 하면서 선언하는 게 관행이었으나..

C++에서는 객체지향 이념이 강화되면서 번거롭게 typedef를 안 해도 struct/class를 생략하고 곧바로 그 타입을 쓸 수 있게 됐다. 사실 이게 당연하고 더 자연스러운 조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뭐 아무튼 typedef는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건이다.
typedef를 통해 새로 만들어진 명칭은 사람이 보기에만 서로 다를 뿐, 컴파일러의 입장에서는 서로 완전히 동치이다. 전문 용어로 표현하자면 syntactic sugar이다.

내부적으로 담고 있는 물건은 동일하지만(똑같은 정수??) 서로 다른 타입으로 취급되어서 명시적인 형변환 없이는 서로 덥석 대입되지 않는 파생 타입.. 이런 걸 생성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C/C++에서는 그게 쉽지 않다.
그러니 unsigned short/int와는 미묘하게 다른 wchar_t 같은 타입은 컴파일러가 언어 차원에서 직통으로 지원해 주지 않으면 사용자가 만들어 내기 난감하다.

그리고 HWND, HMODULE처럼 서로 호환되지 않는 다양한 핸들 타입도 내부적으로는 dummy 구조체의 포인터형을 일일이 typedef하는 편법을 동원해야 선언할 수 있다.
마치 include guard 삽질을 대체하기 위해 #pragma once가 사실상의 표준 형태로 등극한 것처럼.. 저것도 앞으로는 C++ 언어 차원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이 아닌가 한다. 정수형에 대해서는 부분적이나마 type safety를 강화하려고 정수와 무작정 호환되지 않는 enum class 같은 것도 2010년대 들어서 도입된 바 있다.

아무튼, typedef는 통상적인 사유로 인해 길어진 type 명칭을 한데 줄이며, 축약된 명칭을 현재의 scope에다 도입해 준다.
그런데 using도 긴 명칭을 줄여 준다는 점에서는 역할이 비슷하다. 단지 그 배경이 typedef와는 완전히 다를 뿐이다.
바로, 지금 문맥과는 다른 namespace에 속한 명칭을 일일이 namespace를 명시하지 않고도 곧장 참조 가능하게 해 준다. 뭐, 개념은 그러하지만 구체적인 세부 문법과 용례는 생각보다 복잡하며, 본인 역시 이를 다 정확하게 알지는 못한다.

using은 크게 선언(declaration)과 지시(directive)라는 두 형태로 나뉘어서 문법적으로 서로 다르게 취급된다. 전자는..

using std::vector;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명칭을 써 주는 형태이다. 위의 경우 이 scope에서는 이제 앞에 std::를 안 붙여도 vector 클래스를 쓸 수 있게 된다. 사용되는 곳이 클래스의 내부라면 굳이 namespace 말고 기반 클래스 같은 타 클래스의 이름이 들어와도 된다.

std::vector를 vector로 줄여 쓰는 것은 기존의 #define이나 typedef로 가능하지 않다. 특히 typedef의 경우,

typedef std::vector<int> vector; //????

템플릿 인자가 모두 주어져서 온전한 type으로 실현된 놈이라면 저렇게 단축 명칭을 부여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추상적인 명칭을 축약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C++의 상속과 연계를 위해 dynamic_cast가 도입된 것처럼, C++에서 도입된 다단계 scope과의 연계를 위해 예전에는 없던 완전히 새로운 명칭 축약 기능이 필요해진 셈이다.

그리고 후자인 using 지시는.. using namespace라는 두 단어로 시작하여 이 namespace에 속하는 모든 명칭들을 곧장 자동 개방해 버린다.
선언이건 지시건 하는 일은 별 차이가 없다. 이것도 그냥 와일드카드에 속하는 ... 이나 * 를 써서 using std::...; 같은 선언으로 통합해 버려도 될 것 같은데, 미관상 보기 안 좋아서 그렇게 안 했나 보다.

물론 일부러 구분해 놓은 걸 당장 쓰기 편하다는 이유로 몽땅 개방해서 내 명칭과 뒤섞어 버리는 건 전역 변수, friend, public의 남발만큼이나 경계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적절하게 활용하는 건 auto를 쓰는 것만큼이나 코드를 짧고 간결하게 만드는 약이 될 수도 있다.

C++ 표준 라이브러리의 경우 namespace가 도입되기 전 코드와의 호환을 지키기 위해 <iostream.h>는 std로 감싸져 있지 않고, <iostream>은 감싸져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h 버전은 앞으로 사용을 권하지 않는 deprecated로 철저히 봉인됐고 말이다.

요 두 가지가 using의 전통적인 기능이었다.
그런데 C++11 이후에는 using이 typedef의 기존 기능까지 흡수하여 본격적인 타입 alias 전담 키워드로 등극하기 시작했다. 바로, 등호를 이용해서

using P_INT = int*;
using PF_INT = int (*)();

위와 같이 써 주면 아래의 typedef와 완전히 동치가 된다.

typedef int* P_INT;
typedef int (*P_INT)();

굉장히 참신하다. 새 명칭과 치환 대상 타입이 =를 경계로 딱 분리되어 있다 보니 재래식 typedef보다 깔끔하고 알아보기도 더 쉽다.
using이라는 단어는 파스칼의 use 키워드와 비슷한 느낌이며, using A=B는 파스칼의 type A=B와 뭔가 닮은 것 같다. 또한 이 문법은 namespace에 대한 alias를 만드는 namespace A = B::C 같은 문법과도 일관성이 있다.

Visual C++에서는 한 2013쯤부터 지원되기 시작했다. 2010은 지원 안 하고, 2012는 인텔리센스 컴파일러는 지원하지만 본 컴파일러는 지원하지 않더라.
이름 없는 namespace를 선언해서 C의 static 전역 변수/함수를 표현하듯이, C++의 키워드를 이용해서 기존 C의 기능을 대체하는 예가 하나 더 생겼다. 최신 컴파일러에서는 using을 볼 일이 더 많아지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8/12/15 08:32 2018/12/1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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