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속도로 톨비

우리가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늘 지불하는 통행료, 일명 톨비라는 건 생각보다 다양한 변수를 감안해서 복잡한 방식으로 산출된다.
가장 간단하게는 “기본 요금 + 주행 거리 * 임률”이며, 임률이 경차 포함 6종의 차종별로 차이가 있는 것까지는 다들 아실 것이다. 민자 고속도로는 여기에 부가세가 추가되어서 살짝 더 비싸진다.

그런데 이 표준 임률은 4차로(편도 2차로)짜리 고속도로 기준이다. 2차로 고속도로에서는 임률이 절반(50%)으로 할인되고, 반대로 6차로 이상의 넓은 고속도로에서는 20% 할증이 붙는다. 이런 제도도 있었다니.. 과거에 열악하던 88 올림픽 고속도로가 통행료를 반값만 받았던 건 단순 예외적인 특례가 아니라 매뉴얼 상의 규정이었다.

물론 오늘날은 2차로 고속도로는 모두들 확장되고 개량되어 사실상 전멸했으며, 1992년 이래로 국내에 새로 건설하는 고속도로는 무조건 4차로 이상의 규모로 만들고 있다.
그러니 2차로 고속도로의 50% 할인 규정은 마치 삼륜차 운전 면허처럼 비현실적인 사문이 됐다. 오늘날 실질적으로 50% 할인을 받고 있는 건 경차이다. 6종 경차의 임률은 1종 소형차의 절반이기 때문이다.

톨비는 여기에다가..

  1. 1~3종 차량(초대형 차량만 아니면 다~)에 한해서 출퇴근 시간대 할인,
  2. 사업용 화물차는 반대로 심야 시간대 할인이 적용된다. 대형 트럭 기사들이 톨비를 할인받으려고 무리해서 밤 시간대를 골라서 다니는 게 이 때문이다.
  3. 소형차는 주말과 공휴일에는 또 반대로 소폭이나마 할증되기도 한다.
  4. 끝으로, 차량이 아니라 사람을 근거로 할인해 주는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할인도 있다. 이 분야로 등급이 높으면 톨비가 아예 완전히 면제되기도 한다.

지난 2014년인가 15년부터는 설과 추석 연휴 3일 동안은 아예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에서 모든 운전자를 대상으로 톨비가 면제되기 시작했다. 그 전에 무슨 임시 공휴일 때도 잠깐 면제된 적이 있었지만 그건 일회성 이벤트였고, 명절 면제는 관행이 됐다.

생각보다 변수가 굉장히 많지 않은가?
아 참, 폐쇄식 말고 개방식 구간도 있다는 걸 깜빡했다. 개방식은 차들의 실제 주행 구간을 알 수가 없는데 그럼 전국의 모든 개방식 고속도로 톨게이트는 차종별로 고정된 액수의 통행료를 징수하는지?
자동차 내비에서 경로 계산과 동시에 예상 톨비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건 매우 까다로우며, 도로 공사로부터 공인 API/SDK 같은 거라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하철의 운임이 비현실적으로 환승을 자주 하더라도 이론적으로 가능한 최단 거리를 가정하고 산정되듯, 고속도로 톨비도 출발 IC와 도착 IC 사이에 여러 경로가 존재 가능하다면 이론적으로 가능한 가장 저렴한 구간을 가정하고 톨비가 산정될 것이다.

2. 수도권 대중교통 통합 요금제

오늘날 서울과 수도권에서 시외버스 아래 등급의 버스들, 그리고 일반열차 아래 등급의 광역전철과 지하철들은 통합 환승 할인 요금제를 적용받고 있다. 승객은 이용한 교통수단들 중 가장 비싼 것의 기본요금(마을버스 < 시내버스 < 지하철 < 좌석버스 < 광역버스..)부터 시작해서 나머지 추가 요금을 내게 되는데, 추가 요금은 이용한 거리에 비례한다.

대부분의 경우 10km 거리까지가 기본 요금이고, 그 뒤 5km당 100원씩 올라가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전철에는 버스에 없는 다음과 같은 바리에이션이 존재한다.

  • 총 이용거리가 50km (기본 10km + 40km, 800원 추가)를 초과하면 이후 거리부터는 8km당 100원으로 임률이 저렴해진다.
  • 단, 서울· 인천· 경기도 구간과 그 바깥 구간을 연속해서 이용하는 경우, 전자의 구간에 대해서만 위의 임률이 적용된다. 충청도(경부선 천안..)나 강원도(경춘선 춘천..) 구간은 무조건 4km당 100원으로 비싸게 계산된다.
  • 공항 철도는 역시 영종대교를 건너는 구간이 제일 비싸다. 10km까지는 900원 고정이지만 그 뒤부터는 1km당 130원으로 폭증한다.
  • 용인과 의정부에 있는 경전철들은 기본요금이 2, 300원 남짓 추가되는 것 말고 임률이 바뀌는 건 없다.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방식이 기존 기본요금 + alpha인지, 아니면 max(기존 기본요금, 경전철 기본요금)인지는 잘 모르겠다.
  • 신분당선은 1차 개통 구간인 강남-정자, 2차 개통 구간인 정자-광교로 구분해서 둘중 한 구간만 이용하면 기본요금 1000원 추가, 모두 이용하면 1300원 추가이다. 물론 거리비례 요금은 별도로.. 2차 구간이 개통했던 직후에는 요금 계산 방식이 더 복잡했고 서울-경기도 경계 구분을 했었지 싶은데.. 저건 그나마 간소화된 형태이다.
  • 경춘선 ITX 청춘, 공항철도 직통열차는 동일 승강장에서 운임 체계가 다른 별도의 좌석형 일반열차를 굴리는 예이다. 누리로는 동일 승강장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좀 애매하고..

고속도로와 철도 모두 민자 구간이 등장하면서 요금을 따로 정산할 필요가 생겨서 시스템이 이렇게 복잡해져 있다.

  • 버스/전철 공통 적용: 조조할인
  • 버스: 아무리 장거리여도 추가요금이 기본요금보다 더 많이 발생하지는 않게 보정, 1회 비환승은 기본요금으로만(서울 한정), 다인승
  • 전철: 최단거리 이용 추정 원칙, 운영구간별 요금 정산, 노인 무임

3. 제한 시간

고속도로는 통행료만 지불한다고 다가 아니고.. 회당 체류 시간이 제한돼 있다.
서울 지하철이 5시간 제한이 있듯이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제한 시간은 24시간이다. 즉, 진입한 지 하루 안으로는 출구 IC로 나가 줘야 한다. 시간이 경과되면 고속도로에서 도대체 뭘 했는지를 의심받을 수 있고 추가 요금을 내게 된다.

솔직히 이 좁은 땅에서 한쪽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이동한다 해도 자동차로 24시간이 넘게 걸릴 일은 없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건 차로 여러 사람들이 휴게소에서 모인 뒤, 자기 차를 거기에 두고 한두 차량에만 다 모여서 타고 놀러 가서는 며칠 있다가 돌아오는 상황이다. 그러면 그 차들은 고속도로 내부에서 24시간이 넘게 세워져 있게 된다.

글쎄, 이렇게 세워진 차들이 많다면 휴게소에 장기 주차된 차들 때문에 다른 차들이 못 들어와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장기 주차가 가능하다고 정식으로 지정된 휴게소에서 추가 요금이라도 내는 조건으로 이런 걸 허용한다면 운전자와 도로 공사들이 모두 윈윈 하는 전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화장실과 편의점 정도만 달랑 있는 '주차장' 휴게소도 있으니 말이다. (졸음 쉼터보다 크고 정규 휴게소보다는 작은..)

쉽게 말해 이런 식으로 장기 주차를 양성화 합법화하는 것이다. 주차 요금이 그 차들이 모두 움직일 때 드는 기름값과 톨비와 타지의 주차 비용보다 더 비쌀 리는 절대 없을 테니..
안 그래도 요즘은 하이패스 기술이 발전하고 휴게소도 중간 회차를 굳이 금지하지 않는 형태로 만들어지는 추세이지 않은가? 휴게소에다가 차를 장기 주차했다가 중간 회차하는 것은 마치 휴게소를 고속버스 중간 환승지로 이용하는 것만큼이나 새로운 활용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사무엘

2020/06/23 08:36 2020/06/2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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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로의 풍경들

세월이 흘러 2019년 가을부터는 번호판의 앞자리가 세 자리(!!)인 차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 말고도 당장 아스팔트 길바닥에도 시각적으로 새로운 요소들이 눈에 띄고 있다.

불법 주차를 더욱 강하게 금지하고 계도하기 위해서 요 얼마 전부터는 소방차의 진입에 필요한 크리티컬한 구역 한정으로 길가에 빨간 실선이 도입됐다. 원래는 주황색 실선만으로도 주· 정차 금지인데, 여기는 불법 주차 적발시 더 강하게 처벌할 것이고 차를 세울 생각일랑은 꿈에도 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더 강한 색깔이 도입됐다.

파란색은 버스 전용 차선 또는 고속도로 하이패스 차로를 표시하기 위해 쓰인다. 요즘 초록과 분홍은 고속도로 같은 데서 상· 하행별 진출로 안내를 위해 차선이 아닌 차로에 칠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마치 지하철역 환승띠 같은 느낌이 들고 괜찮다.

자동차 전용 도로에 그런 색깔띠가 있다면, 시내 도로에는 보행자를 주의하라고 횡단보도 부근에 마름모 ◇ 표식이 종종 등장한다. 최근에는 그걸로도 모자라서 지그재그 차선도 거의 같은 용도로 등장해 있다. 어떻게든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서이다.
스쿨존에서는 길바닥뿐만 아니라 자기 차 속도계의 20과 40 사이에 그어진 "빨간 눈금"도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30km/h 이하). 괜히 그어진 게 아니니 말이다.

아울러, 편도 2차로 정도의 좁은 길에서는 아예 교차로에 대각선 횡단보도까지 그려져 있어서 교차로의 모든 방향 차들이 정지하고 모든 방향 신호등이 켜지는 교차로도.. 예전에는 일방통행이나 1차로급 아주 작은 길에서나 가끔 있다가 2010년대쯤부터 더 적극적으로 눈에 띄기 시작했다. 뭐, 보행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서는 비효율적일지도 모르겠다.

2. 제2경부, 제2 순환 고속도로

2020년 현재 철도계에 신안산선, 중부내륙선, 동해선, 수인선(아직 건설 중인 잔여 구간) 따위가 개통 예정이라면, 고속도로에는 두 가지 큰 이슈가 있다. 하나는 포천-세종 고속도로(29)이고, 다른 하나는 수도권 제2순환 고속도로(400)이다.

전자 29의 경우, 한강 이북으로 번듯한 폐쇄식 종축 고속도로가 만들어진 거의 최초의 사례이지 싶다. 기존의 서해안-경부-중부는 서울 시내로 진입하는 선형인 관계로 한강을 건너기 전에 고속도로가 끝나 버리는 반면, 쟤는 서울 시내가 아닌 외곽을 통과하고, 그렇다고 100 같은 순환선도 아니라는 차이가 있다.

지금 한강 강동대교(100 고속도로용)의 서쪽에 건설 중인 교량이 바로 이 고속도로가 사용할 예정인 다리이다. 강을 건너서 남쪽으로 간 뒤에는 서울 강동구와 남한산성을 지하로 통과하게 된다. 여러 모로 대단한 고속도로가 될 것 같다.

한편, 후자 400도 특이한 점이 여럿 있다. 현재 국내에 순환형 고속도로 자체는 서울 수도권 말고 부산 같은 다른 대도시 주변에도 존재하나.. 기존 순환선과 동일한 중심을 기준으로 지름이 더 큰 순환선이 더 생기는 사례는 이게 처음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순환 고속도로인 100은 송파구 끄트머리에서 아주 잠깐 인서울을 경유하기라도 하지만 400은 그런 거 없다. 그리고 100은 개방식이지만 400은 더 멀리 떨어진 관계로 폐쇄식으로 운영된다. 도로의 성격과 분위기가 100과는 사뭇 다를 것 같다.
뭐, 실제로 개통된 구간은 아직은 (1) 인천과 김포의 저 서쪽 끄트머리, (2) 화성-동탄 쪽에 찔끔, 그리고 아직은 너무 짧아서 29의 지선 정도로나 간주되는 (3) 저 북쪽 의정부 근처가 전부이다.

100은 맨 처음에 구리-판교 고속도로라는 타이틀로 시작했는데, 29는 맨 처음에 구리-포천 고속도로로 시작했다는 것 역시 참고할 점이다.

3. 시외· 고속버스와 고속도로의 변화들

  • 언제부턴가 시외버스가 운임이 비정상적으로 굉장히 오른 것 같아서 내막을 살펴보니.. 고속버스에만 존재하던 일반/우등 구분이 이제 시외버스에도 적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 본인이 예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지금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는 경계가 굉장히 모호해지고 구분이 무의미해진 지경에 갔다. 열차가 기존의 '-호'로 끝나는 등급명 구분이 굉장히 문란해진 것만큼이나 이건 피할 수 없는 변화이다. 특별히 역사· 지리적인 사연이 있지 않는 한, 새로 짓는 버스 터미널들은 시외와 고속을 구분 없이 같이 취급하는 게 추세이다.
  • 고속도로가 전국 곳곳에 깔리고 있으니 시외버스도 고속버스처럼 고속화, 직행화, 고급화로 가고 있다. 반대로 고속버스도 휴게소 환승 같은 시스템이 도입되어서 꼭 터미널에서만 타고 내리지는 않는 존재가 됐다.
  • 고속도로의 버스 정류장은 한때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되어서 다들 없어지고 졸음 쉼터로 교체되었지만, 지금은 수도권과(특히 외곽순환) 일부 지역 한정으로는 다시 광역버스 환승 허브로 부활 중이기도 하다.
  • 졸음 쉼터보다는 규모가 크지만 정규 휴게소보다는 시설이 빈약해서 화장실과 편의점 정도만 달랑 있는.. '주차장 휴게소'라는 것도 생겨 있다.

가까운 미래에 시외버스와 고속버스는 시스템이 완전히 통합· 합병될 것으로 보인다. 마치 서울 메트로와 도철이 합병한 것처럼 말이다.
이미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시외버스와 달리 고속버스는 운임에 부가세가 붙어 있다. 이건 전국에 고속도로라는 게 경부 등 극소수밖에 없고, 고속도로가 아주 특별한 도로라는 옛날 사고방식에서 유래된 관행이다. 이런 구분도 지금은 전혀 무의미히고 시대 흐름과 어울리지 않는다.

4. 안내방송의 통합

요즘(대략 2010년대 중후반부터) 고속버스와 전철에서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트렌드 중 하나는.. 회사마다 제각각이던 안내방송들이 모조리 하나로 통합됐다는 것이다.

전철의 경우 2000년대까지만 해도 환승역 진입을 알리는 BGM이 코레일, 서울 메트로, 도철이 모두 서로 달랐다. 또한 한국어 및 영어 성우도 전부 달랐다. 그러다가 그 BGM은 언제부턴가 퓨전 국악 '얼씨구야'로 회사를 불문하고 천하 통일이 됐다. 게다가 지난 2017년부터 서울 메트로와 도철이 한데 통합되면서 차이는 더욱 없어졌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 벌어졌다.

다만, 코레일의 경우 주요역에서는 영어 방송에 역의 번호까지 명시하고 있으며, 이제 매번 성우를 쓰는 게 아니라 TTS, 일명 보이스웨어를 활용하고 있다. 이런 것이 그나마 코레일 차량과 서울 메트로 차량의 차이점으로 남아 있다.
그러고 보니 시종착역에서의 BGM과 방송도 양 회사가 동일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건 잘 모르겠다. 요 근래엔 시종착역에서 전철을 타 보지를 않아서..;;; 문득 궁금해진다.

한편, 철도 다음으로 고속버스도 금호, 코오롱(과거..), 한진 등 각 회사별로 출발 직후, 휴게소 정차, 도착 직전 등의 이벤트 때 흘러나오는 BGM과 안내방송을 당연히 제각각 따로 다르게 만들었지만.. 이 역시 옛말이 됐다. 지금은 전부 동일해졌다.
다만, 열차 안내방송에서는 종착역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나오는 반면, 고속버스의 안내방송은.. 그냥 "잠시 후 목적지 터미널에 도착하겠습니다"라고.. 아무 행선지에나 적용 가능한 대명사 버전 하나만 만들어 놓고 모든 노선에다 우려먹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내 경험상 육상 교통수단이 아니라 여객기가 TTS나 성우 목소리 없이 기장과 객실 승무원의 라이브 육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들을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도착지의 시각과 날씨, 현재 고도와 비행 속도, 도착 예정 시각, 난기류 발생 따위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0/02/10 19:35 2020/02/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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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지금과 같은 고속도로 번호 체계는 2001년에 전면 개편되어 그 해 8월 24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체계는 무식하게 개통된 순서대로 번호를 매기는 게 아니라, 숫자의 번호만 보고도 이 도로가 횡축인지(0부터 시작하는 짝수) 종축(5부터 시작하는 홀수)인지, 대략 어느 위치를 지나는지(대소 비교), 간선인지 지선인지(2~3자리), 지역 순환선인지 같은 것을 얼추 알 수 있게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체계는 첫 도입됐던 당시에는 굉장히 참신하고 합리적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마치 2004년 버스 노선 개편처럼 말이다. 홀짝으로 종축· 횡축을 구분하는 것은 기존 국도의 번호 체계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이제 고속도로의 번호도 그런 관행을 더 깔끔하게 따르게 되었다. 고속도로도 앞으로 국도처럼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많이 깔릴 것을 미리 염두에 둔 것이다.

이 체계의 큰 특징은 개통 시기나 사업 주체가 다르더라도 같은 선형이면 동일한 도로라고 보고 동일한 번호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논산-천안 고속도로는 혼자 따로 노는 민자이지만 기존 호남 고속도로와 동일하게 25번이며, 부산-대구 민자 고속도로도 기존 중앙 고속도로와 동일하게 55번이다.

이때 서울-안산 고속도로가 서해안 고속도로(15)로 편입됐으며, 반대로 처음에 서해안 고속도로 소속이던 안산-신갈 구간은 깔끔하게 영동 고속도로(50)의 서쪽 구간으로 넘겨서 각각 종축과 횡축으로 선형을 일치시켰다.

이는 마치 서울 지하철 4호선에다가 코레일 과천선과 안산선을 몽땅 하늘색으로 엮어서 '수도권 전철 4호선'이라고 표기한 것과 비슷한 통합이다. 어차피 열차들이 직통 운행을 하니까 말이다. 지하철과 국철의 구분을 없애고,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지하철 고유색인 빨강이 사라진 게 2000년 4월부터이다.

그리고 철도계 역시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미래에 동일선상의 직결 운행이 예정된 전철들은 같은 색깔로 표기하고 있다. 경의선과 중앙선이 대표적인 예이고, 지금 수인선도 분당선과 동일하게 노란색으로 표기하고 있다.
김포 경전철의 경우, 비록 시스템적으로 서울 지하철 9호선과 직결 운행을 할 수는 없지만 개념적으로 9호선의 연장선상이라고 보고 9호선과 동일한 금색/커피색을 내세우는 중이다.

시스템이 그런 식으로 바뀌었는데..
고속도로의 경우 요즘 하도 많이 생기고 있어서 정신이 없다. 옛날의 경부라든가 서해안, 중앙, 중부내륙처럼 장거리 간선들을 작정하고 바둑판 형태로 만들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그 대신 여기저기 찔끔찔끔, 복잡한 선형으로 개통하는 게 많은지라, 번호를 어떻게 부여하면 좋을지 직관적으로 예상이 안 되는 게 늘었다. 가령, 15 서해안으로도 모자라서 151(서천-공주)에다 17(평택-파주), 171(용인-서울) 등등..
전라선 철도의 고속도로 버전인 순천-완주는 27이고, 구리-포천은 29..

사실, 제2중부 고속도로도 지금 같은 컨벤션이라면 37보다는 351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결코 짧지 않은 영천-상주조차 301이 됐는데 말이다. 그리고 두 자리 수 번호 중에 x1, x3은 앞으로 쓰일 일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기왕 이 번호 체계가 깔끔하게 유지되려면 미래에 건설될 고속도로들의 전체 큰 그림에 대한 굉장한 선견지명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다. 프로그래밍에다 비유하면, 미래에 구현될 기능까지 다 염두에 두고 부모 클래스와 가상 함수들을 미리 세밀하게 설계하는 것과도 같은 일이다.

그리고 끝으로, 고속도로의 이름은 기점과 종점 도시를 연결하는 형태로 지어지곤 하는데, 어디가 기점이고 어디가 종점일까? 철도만 해도 역의 번호를 부여하는 순서가(상· 하행) 노선별로 굉장히 케바케 뒤죽박죽인데, 비슷한 문제가 고속도로의 작명 방식에도 존재한다.
가나다 순서인지, 서울에서 가까운 순서인지, 바다에서 가까운 순서인지.. 301은 공식 명칭이 영천-상주가 아니라 상주-영천인 걸 보면.. 도대체 원칙이 무엇인지 난 잘 모르겠다.

옛날에 경부 고속도로가 처음 생겼던 시절에는 '간'이라는 단어까지 있어서 '서울-부산간 고속도로'였는데, 그게 '경부 고속도로'라고 축약되었고, 이후의 고속도로들은 다시 도시 이름을 full로 붙이는 게 유행이 됐다.
가령, 60번 고속도로는 잠시 '경춘 고속도로'라고 불린 적이 있었지만 더 연장된 뒤부터는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됐다.

사실, 한국 도로 공사에서는 궁극적으로는 고속도로에도 이름을 없애고 국도처럼 번호만으로 모든 것을 식별하려 하고 있다. 물론 예전의 오랜 관습이라든가 사업 구간의 차이에 따른 구분 때문에 이름이 가까운 미래에 완전히 없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름뿐만 아니라 재래식 톨게이트도 없애는 게 궁극적인 장기 계획이니.. 우리나라의 교통 시스템은 이것저것 바뀌어야 할 것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개인적인 생각은 이름 다음에는 '고속도로'라는 칭호를 붙이고, 번호 다음에는 '고속국도'를 붙이는 게 어떨까 싶다. 예를 들어 "호남 고속도로와 논산천안 고속도로는 모두 고속국도 25호선(또는 25번 고속국도)에 속한 구간이다" 같은 식이다.

한편, 도로 말고 서울의 한강 교량들은 처음에는 개통 순서대로 "제n 한강교"라고 이름을 붙여 왔다. 그러다가 다리의 수가 늘어나고 번호가 뒤죽박죽 꼬여 가자, 번호만 상류에서 하류 순으로 오름차순 리넘버링하는 식으로 개편하지 않았다. 번호 자체를 없애고 마포, 반포, 한남처럼 교량마다 고유한 이름을 붙이게 됐다. 1980년대에 한강 종합 개발 사업을 시작하면서 취한 조치이다.

교량이야 도로처럼 선이 아니라 강의 특정 지점이라는 점에 가까운 개념이니, 고유한 이름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고속도로도 나들목들까지 이름을 싹 없애고 번호만 붙이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다만, 나들목도 외국인이 알아보기 쉽게 번호를 병기하자는 의견도 소수나마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9/12/07 08:33 2019/12/0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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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부 고속도로 금토 JC

용인-서울 고속도로(171)가 개통한 지도 어언 10년이 넘었다. 2009년 7월이니 서울 지하철 9호선의 1차 개통일과 아주 비슷하다.

근처의 경부 고속도로는 수원 이북으로 서울 TG를 넘어 판교 부근까지 10km가 넘게 곧은 직선이다. (다만, 오르내리막 기복은 이따금씩 있음) 한때 비상 활주로를 표방했을 정도로 직선이며, 게다가 지리적으로도 경도의 변화가 거의 없이 위도만 변하는 그 직선이다.
그에 비해 서쪽의 용인-서울 고속도로는 서수지-서분당 등의 구간도 적당히 구불구불한 곡선인 것이 인상적이다.

또한, 얘는 길이가 어중간하게 짧아서 휴게소가 전무한 건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분기점이 전혀 없는 것도 이례적이었다. 허나 바로 작년 말에 경부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금토 분기점이 개통되면서 이 역시 옛말이 됐다.

두 고속도로는 X자 모양으로 교차한다. 경부 하행에서 용인 하행으로 갈아탈 수 있고, 반대로 용인 상행에서 경부 상행으로 갈아탈 수 있다. 다시 말해, 헌릉 IC를 거치지 않고도 용인 고속도로를 드나들 수 있게 해 준다.
금토 JC는 이 두 길목만 존재하는 아주 자그마한 분기점이다. 하행이 더 만들기 쉬워서 작년 여름에 먼저 개통하고, 상행은 산을 깎고서 270도 꼬부랑 턴을 해야 하는 관계로 어려워서 반 년 남짓 늦게 개통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머지 방향이야.. 뭐 상행과 하행을 전환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용인 하행에서 경부 하행으로 간다거나, 경부 상행에서 용인 상행의 헌릉IC 방면으로 가는 길목도.. 딱히 가성비가 맞지 않다고 여겨져서 만들지 않았다. 정말 최소한의 조치만 취한 셈이다.

금토 JC는 외곽순환 고속도로와 교차하는 판교 JC를 제치고, 경부 고속도로의 최북단에 있는 분기점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뭐, 판교 JC는 X가 아닌 +형이며, 경부에서는 상행만이 저쪽으로 갈아탈 수 있고, 외곽순환에서는 경부의 하행으로만 갈아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2. 톨게이트가 이원화된 IC

폐쇄식 고속도로에는 고속도로와 일반 도로를 연결하는 IC(나들목)가 있고, 그 길목에는 톨게이트(요금소)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1IC 1TG가 원칙(?)이며, 고속도로에 진입한 차량은 톨게이트를 통과한 뒤에 상· 하행 방향을 선택하여 분기하게 된다.

그런데 드물게 톨게이트가 둘 달린 IC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한 지역에서 동서남북 접두사가 붙은 IC가 여럿 흩어져 있는 것 말고, 한 IC에 대한 톨게이트가 복수인 것 말이다.
경부 고속도로 수원신갈 IC의 경우.. 교통량의 증가를 감당치 못해서 원래 있던 비스듬한 IC는 고속도로 진입 전용으로 바꾸고, 더 남쪽에 시내 진출 전용 IC를 추가로 만들게 됐다. 즉, 수원신갈 TG 쌍은 각 방향별 일방통행 형태로 바뀌었다. 2010년대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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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앙 고속도로 제천 IC도 톨게이트가 둘인데, 여기에는 좀 더 기괴한 사연이 있다.
지금으로서는 믿기 어렵지만, 처음에 중앙 고속도로의 그쪽 구간은 왕복 2차로에다가 '개방식' 요금제 형태로 건설되고 있었다. 장거리 간선 고속도로를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만들기 시작했나 모르겠다. 중앙 고속도로가 최초로 만들어지던 모습을 보는 건 마치 스타크래프트나 Doom의 먼 개발 초기 알파 버전을 보는 듯한 느낌과 비슷하지 싶다.

그러다가 한창 건설을 하던 중에 감사원의 지적으로 인해 법이 바뀌었다. 1992년 4월엔 앞으로 모든 고속도로는 처음부터 최소한 4차로 이상의 형태로 만들 것이고 지금 당장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고속도로에도 이 원칙을 소급 적용한다는 건설부의 방침이 내려왔다. 그래서 중앙 역시 지금처럼 폐쇄식 4차로라는 정상적인 형태로 뒤늦게 뜯어고치게 됐다.

원래 중앙 고속도로(수직)의 제천 IC 밑으로는 국도 5호선(수평)이 지났으며, 이들은 별다른 톨게이트 없이 평범하게(?) 입체 교차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뒤늦게 확장하고 폐쇄식으로 고치면서, 고속도로와 교차하던 국도의 양 옆에 톨게이트가 설치됐다.

이미 입체교차로 자체는 건재하고 있으니 방향별로 단일 톨게이트로 안내하는 길을 따로 또 만드는 수고를 하지는 않은 것이다. 국도의 일부 구간이 톨게이트로 가로막혀 버렸기 때문에 국도 5호선의 기존 구간은 장평천 이남으로 살짝 이설되었다.

뭐, 당연한 말이지만 서쪽과 동쪽의 어느 톨게이트로 진입하더라도 중앙 고속도로의 상· 하행 아무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진출 역시 상· 하행 어느 쪽에서도 동쪽과 서쪽 아무 톨게이트 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다.
지도를 보면 인터체인지가 사통팔달 통하는 전형적인 클로버형인데, 서남쪽만(3사분면..;; ) 장평천 때문에 공간이 부족해서인지.. 고속도로 하행에서 국도 동쪽으로 진출하는 연결선의 선형이 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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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교통량 증가 때문이든, 출생의 비밀 때문이든 톨게이트가 2개 이상이 된 고속도로 나들목이 또 있는지 궁금하다.

  • 중부(35): 꽤 옛날에 만들어졌지만 서울· 수도권과 가까운 위치 덕분에 2차로 따위는 고려하지 않고 애초부터 4차로로 만들어졌다. 다만, 이것마저도 너무 비좁아져서 제2중부(37)를 또 만들게 됐을 뿐이다.
  • 중부내륙(45)/통영대전(35)/서해안(15): 역시 처음부터 4차로로 만들어졌거나, 타이밍의 특성상 도중 설계 변경의 타격을 별로 입지 않은 듯하다.
  • 옛 88 올림픽(12): 전구간 2차로로 당당히 만들어졌으며, 알다시피 도로의 저퀄리티와 높은 사고율 때문에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큰 악명을 떨쳤다. 영동 고속도로도 마찬가지였지만 얘는 88보다는 훨씬 일찍 새 도로로 대체됐다.
  • 중앙(55): 얘만 타이밍이 영 좋지 않았는지 거의 혼자 독박 쓰고 낭패를 본 듯하다. 1990년대 초까지 2차로로 길을 한창 닦고 있던 중에 대판 뜯어고쳐야 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에 처음부터 6, 8차로급으로 지어진 고속도로는 생각보다 드문 것 같다.
경부 고속도로 서울-수원 구간은 4차로이다가 6을 거치지 않고 곧장 8차로로 확장되고 그 뒤에 서울 구간은 10차로로까지 확장되긴 했지만, 오리지널은 4였다.

외곽순환 고속도로도 지금이야 전구간이 8차로이고 동남쪽의 중부 고속도로와 만나는 일부 구간은 10차로이기까지 하다만.. 먼 옛날에 판교-구리 고속도로 형태로 처음 만들어질 때는 당시 대한뉴스 화면을 보면 역시나 4차로(...)였다. 그나마 용인-서울은 비교적 최근에 그것도 수도권에 건설된 덕분에 처음부터 6차로였다.
철도를 처음부터 복복선으로 부설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만큼이나.. 기존 도로를 연장· 확장하는 게 아닌 이상 처음부터 왕창 거대하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도, 흔한 일도 아닌 듯하다.

다만, 요즘 세상에 어지간한 오지가 아닌 이상이야 고속도로를 겨우 2차로로 만드는 건, 요즘 세상에 철도를 꼴랑 단선으로 만드는 것과도 같은 소탐대실 단견일 것이다.
가령, 고속도로는 아니지만 '대교'라는 이름이 붙었으면서 왕복 2차로인 교량으로 내가 아는 건, 민통선 안의 교동도를 연결하는 교동대교가 유일하다. 그 정도라면 교통 수요 대비 원가 절감을 위해 2차로로 만든 걸 납득하겠다.;;

3. 천안에 있는 휴게소와 나들목

천안은 철도에서는 장항선이 분기하는 곳이며, 고속도로에서는 호남 방면의 논산천안 고속도로가 분기하는 곳이다.
그리고 북부의 북천안 IC 인근은 수원-신갈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비상 활주로 공용 구간이었기 때문에 도로가 곧은 직선이기도 하다.

경부 고속도로의 행정구역상 천안 구간에는 북쪽에서 남쪽 순으로 나열했을 때 입장, 망향, 천안삼거리, 천안이라는 4개의 휴게소가 있다.
그런데 얘들은 그 순서대로 각각 상행, 하행, 상행, 하행에만 있다. 양방향에 모두 존재하는 휴게소는 없다.
또한, 각 휴게소들 사이에 입장-(북천안)-망향-(천안)-천안삼거리-(목천)-천안의 순으로 IC(나들목)가 등장한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입장 휴게소는 자가용보다는 대형 화물차의 운전자들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져서 주차 공간이 넉넉하며, 주변의 다른 휴게소들보다 인지도가 낮은 덕분에 상대적으로 덜 혼잡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건물과 주차장이 도로와 일렬로 나란히 배치되어 있곤 한데, 얘는 휴게소 부지가 도로와는 수직으로 확보되어 있다. 휴게 시설들이 고속도로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망향 휴게소는 인근에 '망향의 동산'이라는 일종의 국립묘지가 있어서 이름이 저렇게 붙었다. 저기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묘지일 뿐, 현충원은 아니기 때문에 꼭 국가유공자나 군· 경만 묻혀 있는 건 아니다. 그 대신 타지에서 죽은 재외 동포가 묻히는데, 이런 이유로 인해 1983년 대한 항공 007편 격추 사고 희생자 위령비도 저기 안에 세워져 있다고 한다. (양재 시민의 숲에 있는 건 1987년의 858편 폭발 사고 희생자 위령비)

천안삼거리 휴게소는 이름은 많이 들어 봤지만 다른 특이점은 딱히 없는 것 같다. 저기가 무슨 계기로 언제부터 호두과자로 유명해졌나 모르겠다.

경부 고속도로 천안 북부 구간은 마치 수원-신갈-죽전 일대처럼 도로가 북쪽으로 곧게 쫙 뻗어 있어서 과거에 비상 활주로로도 쓰이던 구간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고속도로를 활주로로 공용하던 관행이 없어졌으며, 거기에는 북천안 IC까지 생겼기 때문에 비행기가 뜨고 내릴 가능성은 더 확실하게 없어졌다.

끝으로.. 영동 고속도로의 마성 IC가 에버랜드를 위한 IC라면, 남쪽에 있는 목천 IC는 독립 기념관을 위한 IC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마성은 1976년에, 그리고 목천은 1986년에 해당 시설들이 생긴 뒤에 추가로 만들어졌다.

4. 중앙 고속도로 단양 휴게소

지난 추석에 고향을 다녀올 때는 정체 구간을 우회하느라 모처럼 중앙 고속도로를 실제로 달려 보게 됐다.
그 와중에 화장실(급똥...;;ㄲㄲㄲ) 때문에 단양 휴게소를 우연히 들렀는데, 마침 얘도 공교롭게도 평범한 휴게소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본선상에서 휴게소 건물이 전혀 보이지 않으며, 휴게소 진입로가 무슨 어지간한 나들목/톨게이트의 진입로 같았다. 거의 ? 모양으로 한참을 꼬불꼬불 올라간 뒤에야 휴게소 건물이 나타났다.
휴게소를 언덕을 깎아서 옆에 가까이 만든 게 아니라, 그냥 언덕 위에다 만들었다. 그래서 본선과의 높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진출입로가 불가피하게 길어진 것이다. 이런 휴게소는 태어나서 처음 봤다.

휴게소를 굳이 그런 형태로 힘들게 만든 이유는? 여기 일대는 주변이 온통 산이어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상행과 하행이 서로 7km에 가깝게 떨어져 있으며, 둘 다 형태가 저렇다.;; (특히 경부 고속도로 입장 휴게소처럼 휴게소 건물이 고속도로와는 수직으로 배치) 이럴 거면 얘도 상· 하행 통합으로 큼직한 놈 하나만 만들지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단양 휴게소는 접근하기가 조금 힘든 대신, 다른 여느 휴게소에는 없는 유니크템을 보유하고 있다.
하행 방면의 경우, 건물 뒤에 넓은 풀밭과 '힐링 테마 공원'이라는 게 있다. 자그마한 야외 민속 박물관 컨셉으로 물레방아, 절구, 장승, 각종 뚝배기 같은 게 꾸며져 있어서 쉬어 가기 좋다.

그리고 상행은.. 아예 인근의 언덕 꼭대기에 있는 국보 제198호 "단양 신라 적성비"에 다녀올 수 있다. 휴게소 내부에 저렇게 언덕을 오르는 길과 안내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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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한때 신라가 여기까지 영토를 확장했었다는 땅밟기 인증 표식이다.
경부 고속도로의 휴게소에서 고속도로 개통 관련 기념비와 위령비를 답사할 수 있다면, 이 휴게소에서는 저런 걸 잠시 보고 올 수 있다는 게 매우 흥미롭다. 공교롭게도 이 휴게소에는 중앙 고속도로 개통 기념비도 있다!
본인은 동선과 스케줄 때문에 깜깜한 밤에야 여기를 방문할 수 있었다. 그러니 주변 풍경은 다른 블로그의 링크로 대체하도록 하겠다.

이렇듯.. 중앙 고속도로는 단순 아우토반 이상으로 재미있는 사연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험준한 산악 지형이라 하면 영동 고속도로가 떠오르는 편이지만, 영동 고속도로에서 진짜 영동 산악 지형은 동쪽 끝에 정말 얼마 되지 않는다. 나머지 경기도 구간에서는 넓은 평지가 더 많다.
하지만 중앙 고속도로야말로 온통 산이다. 오르막엔 저속 차량용 전용 차로가, 내리막엔 구간 단속 카메라가 도대체 몇 개가 나오나 모른다.

Posted by 사무엘

2019/12/01 08:38 2019/12/0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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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자동차 기반의 장거리 대중 교통수단으로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라는 이원화된 시스템이 존재한다.
사실, 법적으로는 이들은 일반형 시외버스, 직행형 시외버스, 고속형 시외버스라는 세 부류로 나뉘는데, 고속형 시외버스가 고속버스라고 여러 모로 특별 취급을 받는 구도이다. 그리고 나머지 시외버스들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갈수록 직행화하고 고속버스와 형태가 비슷해지고 있다.

본인은 옛날 대학 시절에 경주에서 울진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이용한 적이 있었다. 고속도로가 없이 국도만 타느라 울진까지 가는 데 4시간이 넘게 걸렸던 걸로 본인은 기억한다. 더구나 이런 지방 왕래 수요가 많을 리가 없으니, 버스도 무슨 완행 열차가 정차하듯이 온갖 시골 정류장들을 들쑤시고 다녔다. 그래야 수지가 맞을 것이다.

지방에서 시외버스는 원래 이런 식으로 운행되고 있다. 울진 같은 경북의 오지뿐만 아니라 당장 강원도의 전방에서 차가 없는 사람들의 이동을 책임지는 것도 시외버스가 유일하다. 화천· 양구 같은 곳에 철도가 있나, 공항이 있나? 동서울 터미널에 괜히 군인들이 우글거리는 게 아니다.

다만, 요즘은 집집마다 승용차를 굴리는 세상이며, 중소 규모 이상의 도시에는 철도 같은 대체제도 있다. 전국에 고속도로도 워낙 촘촘하게 많이 건설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버스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촘촘한 단거리 이동보다는 장거리를 어설픈 중간 경유 없이 승용차보다 더 빠르고 편하게 가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 일반형 완행 시외버스는 저런 시골 지방 말고는 없어지는 추세이다. 철도로 치면 간이역들이 갈수록 없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고속버스는 시외버스의 고급 특화 케이스이기 때문에 시외버스보다 노선이 훨씬 적다. 그 덕분인지 승차권 발매· 예매를 위한 단일 통합 전산망도 2000년대 초부터 시외버스보다 훨씬 더 잘 갖춰져 있었다. 과거 1980년대에 철도 승차권 전산 발매도 새마을호에 제일 먼저 적용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길이가 100km 이상이고, 전체 구간의 60% 이상을 고속도로로 달리는 노선에만 고속버스가 투입될 수 있다. 고속도로는 그 정의상 최대 속도가 100km/h 이상으로 정해진 곳이니 고속버스의 정의에는 속도와 거리에 모두 100이라는 숫자가 존재하는 셈이다.

경주-대구 사이에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노선이 모두 존재해서 서로 경쟁 중이다. 저기는 80km가 안 되는 짧은 거리이지만, 100km 이상 규정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고속버스 노선이 여전히 존재하는 중이다. 마치 이화여대 초등교육과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사립 기관이듯이 말이다. (국립 교육대들보다 먼저 존재했음)
뭐, 신경주 역에서 KTX를 타면 동대구 역까지 20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운임과 역 접근성 때문에 버스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역이 시내에서 너무 멀므로..)

그리고 고속버스는 태생적으로 중간 정차가 거의 허용되지 않는다. 시점과 종점만 있는 시외버스라는 게 원래는 고속버스의 전유물이었다. 고속버스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두세 시간 간격으로 정차하고, 아니면 시점 또는 종점과 동일한 지역에 소재한 정류장에 딱 한 번만 추가 정차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대구-서울 고속버스이다. 상행은 동대구 역 근처에 있는 터미널을 출발한 뒤에 서대구 정류장을 들렀다가 서울로 가며, 하행은 반대로 서대구 정류장을 들렀다가 터미널로 간다. 대구 시내 안에서 터미널과 정류장 사이만 왕복하는 용도로는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즉, 쟤들은 터미널을 출발하자마자 곧장 고속도로로 진입하지 않는다. 굳이 대구 시내를 횡단해서 서대구 정류장을 경유하느라 고속버스의 표정속도가 하락하는 건 개인적으로 아쉽게 느끼는 점이다.
이 정도만이 고속버스에게 허용된다. 이런 고속버스와는 달리, 동서울을 출발한 직행 시외버스는 경주에서 승객을 하차시킨 뒤 포항까지도 간다.

다음으로 운임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고속버스는 시외버스보다 고급스럽고 사치스러운(?) 교통수단으로 간주되어 운임에다 부가가치세가 붙는다. 즉, 원가 대비 차삯이 더 비싸다. 하지만 겨우 고속버스가 사치품인 것은 무슨 1970년대에 경부 고속도로라는 게 처음 생겼고 버스 안에 안내양까지 탑승하던 시절의 사고방식에 지나지 않는다. 법리적으로 볼 때 부가세를 폐지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고속버스에는 1991년인가 92년부터 우등이라는 등급이 생겨서 좌석 수가 더 적고 넓고 큼직한 대신, 더 비싼 버스가 등장했다. 열차는 상위 등급이 정차역 수가 적고 더 빨리 가는 반면, 고속버스는 처음부터 중간 무정차를 표방했기 때문에 우등이라고 해서 더 빠른 건 아니다. 그 대신 버스는 그 구조상 한 차량 안에서 특실/일등석(!) 같은 구분은 없다.

새마을호에 종아리 받침대가 달린 한국 철도 역사상 최고급 좌석이 등장한 것도 비슷하게 1990년대 초인 것으로 본인은 기억하는데.. 우등 고속을 의식한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우등 고속이 더 나중인지는 정확한 시기와 역학관계를 잘 모르겠다. 승차감과 좌석 앞뒤 간격은 철도인 새마을호가 더 낫고(특히 특실은!), 좌석과 팔걸이의 폭은 아예 2-1 배열인 우등 고속이 더 컸던 것으로 본인은 기억한다.

직행형 시외버스에도 우등형 좌석 차량이 있다. 단, 얘들은 앞뒤 간격이 우등 고속보다 약간 더 좁아서 28인승이 아닌 33인승이다.

고속버스 업계에서는 우등 고속이 생긴 지 25년 가까이 지난 2017년부터 우등보다도 더 고급스러운 21인승 프리미엄 우등이라는 것도 등장했다. 하지만 이건 서울-부산 같은 소수 장거리 노선 말고는 막 보급되기 어려울 듯하다. 우리나라가 무슨 1000km짜리 노선이 있는 것도 아닌데.. 속도의 향상 없이 내장재만 잔뜩 고급화해서 비싼 운임을 받는 건 타 교통수단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기 곤란하다. 다만, 좌석에 콘센트나 폰 충전 단자가 있는 버스라면 개인적으로 귀가 약간 솔깃해지긴 한다!

지금이야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시외버스도 고속버스 못지않은 승차권 전산 발매 인프라를 갖췄고, 심지어 시내/광역버스처럼 교통카드 결제가 가능해지기도 했다. 줄 서서 창구에서 표 사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맨 처음에는 무인 예매 발권기라는 게 생겼고 2000년대 초반에는 홈티켓이 유행했는데, 이제는 그냥 모바일 승차권을 써도 된다.
그리고 고속버스도 무조건 한 차량으로 시점-종점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휴게소 환승이라는 것도 이미 10여 년 전에 생겼다.

그 전에 옛날에는 고속버스의 승차권 전산 발매 시스템이 통합돼 있지 않아서 일부 지역은 kobus, 일부 지역은 이지티켓(easyticket)으로 별도의 사이트를 이용해야 했다. 그 시절에 동영상 코덱들이 난립하고 휴대전화 충전 단자들이 통일돼 있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또한 대구는 대도시에 걸맞지 않게 고속버스 터미널이 회사별로 찢어져 있던 것으로 악명 높았다. 동부/서부 이렇게 정말 지리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진 게 아니라, 똑같이 동대구이고 그냥 한 블록 간격인데 회사가 관할하는 행선지별로 터미널이 찢어진 것이다. 더구나 이게 전산 시스템에도 반영돼서 '대구 한진', '대구 동양' 같은 식으로 찢어졌으니 병크가 따로 없었다.

그러다가 대구에 드디어 동대구 역과 연계되고 기존 동부 시외버스 정류장과 백화점까지 통합한 동대구 통합 고속버스 터미널이 완공됐으니..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진작에 그렇게 됐어야 했다.
이 추세라면 시외버스와 고속버스라는 두 체계는 궁극적으로 하나로 통합해도 되지 않나 싶다. 육군이 서부와 동부 전선 야전군(제1, 제3)을 통합해서 그냥 전방 담당 사령부를 만든 것처럼 말이다.

이제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게 별다른 특권이 아니며 직행 시외버스와 고속형 시외버스의 경계가 굉장히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고속버스만 타 시외버스와 다르게 취급할 이유가 별로 없다. 단일 시외버스 체계에서 시골 지방을 위한 완행 아니면 직행 구분만 하면 될 것 같다. 차량과 전산망 말고 터미널 건물은 요즘 모든 지역들이 고속과 시외 구분 없이 통합해서 만드는 게 대세가 된 지 오래다.

한반도에 철도와 시내버스까지는 일제 시대에도 있었던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고속철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전에 고속도로와 고속버스라는 것은 그 시절을 넘어 할배 슬하의 1공화국 시절에도 없었다. 1970년대 박통 때에 와서야 등장했다.
사실, 일제 시대 경성 시내 사진을 봐도 길거리에 자동차와 노면전차까지는 다니지만, 길에 차선이 그어지고 신호등이 설치된 걸 본 적은 없을 것이다. 미국 LA는 1940년대 모습이 이미 우리나라의 1970년대 이상 같고 자동차의 모양만이 옛날 디자인 같은데.. 참 대조적이다.

그렇게 길거리에 교통 시설이 아무것도 없다시피했기 때문에 미군정은 1946년에 자기 재량으로 한반도에서 자동차의 통행 방향을 좌측에서 우측으로 곧장 변경할 수 있었다. 자동차가 극히 드물던 시절, 고속버스를 타는 것만으로도 지금으로 치면 비행기를 타는 것 같은 희소한 경험이던 시절에 사람들의 삶이 어떠했을지가 궁금하다.

또한 저것보다는 비교적 가까운 과거에 운전석 옆에 안내양이 앉는 작은 의자가 있던 시절, 그리고 우등 고속의 오른쪽 맨 앞자리(3번)에 냉장고와 이동식 공중전화가 비치되어 있던 시절, 현대도 대우도 아닌 아시아 자동차 버스가 있던 시절도 개인적으로 문득 그리워진다.

Posted by 사무엘

2019/03/28 19:33 2019/03/2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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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중부 고속도로(37)는 중부 고속도로(35)의 서울-수도권 구간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건설된 고속도로이다.
도로를 확장해야겠는데 기존 도로는 다들 평지가 아닌 고가 교량 형태여서 그걸 건드릴 수는 없다. 그래서 옆에 도로를 더 만들게 됐다.

그럼 보통은 기존 도로는 전부 하행, 새 도로는 전부 상행.. 이런 식으로 개편하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나, 중앙분리대를 제거하고 각종 도로 표지판들을 변경하고 진출입로를 이설하는 작업마저도 여의찮았는지 결국 기존 도로는 하나도 안 건드리고 그대로 놔 두게 됐다. "새 도로 추가.. 그 대신 새 도로는 중간에 진출입로가 없는 직행" 컨셉으로 제2중부 고속도로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결과는 운전자들에게 "중부냐, 제2중부냐" 하는 눈치 게임으로 전가됐다.

중부와 제2중부가 병행하는 구간, 그리고 그 이북으로는 휴게소가 다음과 같이 3개가 존재한다.

(1)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

중부와 제2중부 고속도로 사이의 섬이라는 꽤 적절한 위치에 굉장히 거대한 규모로.. 거의 복합 쇼핑센터 컨셉으로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졌다(2013). 도로들보다 나중에 생겼다는 점으로 인해 진출입로에 입체 교차로 같은 건 없다. 그래서 중부에서는 상행만(하남 방면), 제2중부에서는 하행(청주 방면)만 이 휴게소에 접근 가능하다.

즉, 두 고속도로에서 한 휴게소를 공유하지만 방향은 제각기 반쪽짜리이다. 그리고 방향별로 주차장이 서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들어왔던 차량이 방향을 바꿔서 나갈 수는 없다.

(2) 이천 휴게소

상행과 하행 휴게소가 제각기 3km 가까이 떨어져 있다. 상행은 두 고속도로가 공유하며, 나갈 때 중부와 제2중부 정도야 도로를 바꿔치기 할 수도 있다.
하행은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와 아주 가까이 있는데, 얘는 오로지 중부 고속도로의 하행만 접근 가능하고 제2중부는 해당사항 없다. 그쪽은 어차피 마장 휴게소로 가면 되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이 구간에서 중부+상행이라면 마장과 이천 휴게소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제2중부+상행과 중부+하행은 이천 휴게소만 이용 가능하며, 제2중부+하행은 마장 휴게소만 이용 가능하다.

(3) 하남드림(구 만남의 광장) 휴게소

경부 고속도로에 있는 '만남의 광장 휴게소'의 중부 고속도로 버전이다. 과거에는 실제로 이름도 동일하게 '만남의 광장'이었다고 한다.
다만, 얘가 경부 고속도로 만남의 광장과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 경부 만남의 광장은 그래도 과거에 톨게이트가 있었고 현재도 시내 도로와 고속도로의 경계인 지점에 있는 반면, 하남드림은 앞뒤로 여전히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상에 있다.
  • 경부 만남의 광장은 상행 방면에서는 진입할 수 없는 반면, 하남드림은 상행 방면에서도 지하도를 거쳐서 진입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경부의 상행에서는 죽전 휴게소가 마지막 휴게소이지만 중부의 상행은 하남드림이 마지막 휴게소이다.
그리고 이 두 만남의 광장은 모두 서울/동서울 톨게이트를 지나고 요금제가 개방식으로 바뀐 구간에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차들을 진행 방향별로 분리하지 않으며, 나갈 때는 상행이나 하행 아무데나 자유롭게 나가면 된다. 단지, 경부 만남의 광장은 들어오는 게 하행에서만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03/21 08:31 2019/03/2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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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송파대로 일대의 시설

송파대로의 잠실 이남 구간이 한때 얼마나 황량했는지는 이 부근에 무엇이 있거나 있었는지를 생각하면 짐작 가능하다.
1980년대에는 논밭과 비닐하우스 부지를 인수하여 가락시장이 들어섰다. 이 부근에는 나름 보안 시설인 전파 관리소도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문정· 장지 일대는 지금 강서구의 마곡 지구와 더불어 서울 최후의 미개발 농경지로 여겨지고 있었다. 198, 90년대까지는 거기에 자동차 학원도 있었다고 한다.

그랬는데 전파 관리소 부지는 지하철역 출구에서 엎어지면 코 닿는 금싸라기 땅이 되어 버렸고 2010년대부터는 그 역이 아예 환승역까지 됐다. (가락시장) 극소수의 전문 인력만이 근무하는 보안 시설답지 않게 시가지와 너무 가까워지고 접근성도 너무 좋아져 버린 것이다. 전파 관리소는 넓은 역세권 부지를 다 활용하지 못하고 상당수를 잔디밭과 테니스장으로 놀려 두고 있다.

철도 쪽을 살펴보면 서울 지하철 4호선의 북쪽 연장과 함께 창동 차량 기지가 이전할 예정이고, 구로 차량 기지도 어디 멀리 못 옮겨서 안달이다. 과거에 용산 역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던 철도 공작창 부지는 앞으로 어떻게 개발되려나 모르겠다.
또한 군부대도 정보사, 특전사 등 서울에 있던 많은 부대들이 이전했으며 이제는 용산 미군 기지조차도 평택으로 이전이 임박해 있다.
이런 시설들의 이전 시기와 맞물려서 전파 관리소도 어디 성남의 산기슭이나 멀리 지방으로 이전하게 될 것 같다.

한편, 가락시장과 그리 멀지 않은 오금 역 인근에 있던 성동 구치소는 문정 법조 단지가 조성된 뒤엔 서울 동부 지방 법원 옆의 동부 구치소로 확장 이전했다. 요즘은 구치소나 교도소를 주변 건물들과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여느 고층 아파트나 상업 건물과 다를 바 없는 스타일로 만드는 게 유행인 듯하다.

2. 자동차 전용 도로의 고저 위상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한강 공원들은 접근하기가 왠지 어렵고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굴다리를 통과해야 하고 뭔가 기존 도로들과 입체 교차를 해야 한다.
하지만 여의도 한강 공원만은 자그마한 도로의 옆으로 쏙 내려가기만 하면 부담 없이 갈 수 있다. 심리적인 진입 장벽이 아주 낮게 느껴진다. 왜 그럴까?

다른 한강 공원들은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 같은 거대한 시내 고속화도로의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다. 그 도로를 횡단해야만 공원으로 갈 수 있다.
그 반면, 여의도는 사정이 다르다. 공원은 여의도에서 한강과 맞닿은 북쪽에 있지만, 올림픽대로는 여의도의 남쪽으로 지난다. 곁에 자동차 전용 도로가 아닌 평범한 시내 도로만 있으니 여의도 한강 공원은 자전거 라이더나 보행자가 접근하기가 상대적으로 더 가깝고 편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자동차 전용 도로들 중에서 내부순환로는 그 구조상 거의 다 고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입 램프는 위로 올라가는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그에 반해 동부 간선 도로는 중랑천의 둔치에 만들어져 있으니, 장마철 때 종종 침수까지 될 정도로 고도가 낮다. 진입 램프는 당연히 아래로 내려가는 형태이며, 빠져나갈 때는 위로 올라가게 된다.

강변북로는 한강 공원보다는 전반적으로 고도가 훨씬 더 높지만 그래도 한강의 다리들과 교차할 때는 대체로 아래로 지난다. 다만, 잠실대교에서는 동쪽 구리 방면 도로가 다리의 위쪽을 지나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더 높다. 무슨 사정이 있어서 다리 아래로 공간을 내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강변북로의 전신은 그냥 본토의 평지이기 때문에, 본토와 접해 있는 서쪽 일산 방면은 의외로 진입 램프 없이 평면으로 곧장 진입하는 곳도 많다. 이것이 동부 간선이나 내부순환로와의 차이이다. 물론 한강과 더 가까운 동쪽 방면으로 진입하려면 아래로 굴다리를 지난 뒤, 한강 공원 쪽의 도로를 거쳐서 진입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3. 주류 기술과 대체 기술

우리나라 고속도로에는 그 이름도 유명한 하이패스라는 무정차 자동 요금 정산 시스템이 있다.
그런데 가끔은 하이패스가 안 달린 차가 실수로 하이패스 출입구로 들어가 버릴 때가 있고, 하이패스 장착 차량이라도 인식이 제대로 안 될 수가 있다.

본인도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지만, 이럴 때를 대비해서 무인 톨게이트에서는 하이패스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통과 차량의 번호판을 판독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 상황에 대한 대비가 돼 있으니까 도로 공사에서는 미납 통행료 청구서를 추후에 차주에게 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하이패스가 인식되지 않았더라도 세상이 끝장난 게 아니니 당황하지 말고 제발 급제동 급조향 하지 말고, 안전을 위해 일단은 지나가라고 운전자를 안심시킬 수도 있다.

사실, 하이패스 없이 차량을 무인으로 자동 인식하는 기술 자체야 전국의 수많은 번호판 인식 주차장들과 과속· 신호 단속 무인 카메라를 생각해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고속도로 시설에서 그런 인프라를 갖추면 될 일이지, 운전자들에게 비싼 돈 들여 하이패스 단말기를 번거롭게 장착하라고 홍보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미덥지가 못한지, 아니면 이미 계약을 맺은 단말기 제조사들과 담합을 한 게 있기라도 한지, 우리나라 고속도로는 여전히 하이패스가 주류이고 그런 간편한 대체 수단은 전체 트래픽의 1% 이내의 보조 비상용으로만 활용하는 듯하다.

한편으로, 대통령 선거에서도 저렇게 비슷하게 '주류 기술'과 '대체 기술'의 관계에 있는 시스템이 보인다.
옛날에는 대선 당일에 자기 주민등록지에서 투표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부재자 투표라는 게 따로 있었다. 이건 미리 부재자 등록을 해야 했다.

그런데 요즘은 기술이 좋아졌는지.. '사전 투표'라고 해서 당일 투표를 할 수 없으면 사전 등록 없이 아무나, 그것도 전국 아무 투표장에나 가서 미리 투표를 해도 된다.
이게 가능해졌을 정도면 아예 선거 당일과 사전 투표일의 구분을 없애도 될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전국민이 사전 투표일에 아무 데서나 투표를 해 버리면, 투표 용지도 on-demand로 뽑아야 하고 행정적으로 발생하는 무질서도를 감당하기가 아마 어려울 것이다. 모든 차량들이 하이패스 단말기 없이 하이패스 톨게이트를 통과해 버릴 때처럼 말이다.

우리나라도 궁극적으로는 전국의 고속도로들에 톨게이트가 없어지고 하이패스 단말기도 없어지고, 고속도로 통행료는 월말에 고지서 형태로, 아니면 차주의 카드 요금이 매월 결제될 때 일괄 청구되는 게 순리에 맞지 싶다. 일일이 하이패스 카드에 충전을 하거나 아니면 선수금을 쳐묵쳐묵 하는 자동 충전 카드는.. 많이 삽질스럽다.
그리고 전자 투표인지 뭔지가 도입될지 모르겠지만, 투표도 시간· 공간 제약이 갈수록 더 없어지는 쪽으로 가기는 할 것이다.

4. 아직도 4차로인 경부 고속도로 구간

난 경부 고속도로에 2010년대까지 남아 있던 최후의 오리지널 4차로 구간은 울산-경주-영천뿐인 줄로 알았다. 거기도 수 년 전부터 6차로 확장 공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게 끝나면 경부 고속도로는 전구간이 최하 6차로 이상으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더라. 아직도 4차로이고 심지어 확장 공사조차 시작하지 않은 구간은 영동-옥천 사이에 더 있다. 거기가 경부 고속도로 최후의 4차로 구간이다. 마치 철도에서 경부고속선 때문에 경부선 기존선의 전구간 전철화가 오히려 늦어졌듯, 경부 말고도 다른 대체 고속도로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경부 자체의 전구간 확장이 작업의 우선순위가 낮아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만, 영동-옥천 일대는 2000년대 초에 대대적으로 선형 개량을 한 적이 있으며, 이때 커브를 워낙 많이 편 덕분에 무슨 지방도도 아닌 고속도로가 길이가 약간 짧아지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 새 길은 비록 지금은 4차로를 유지하지만 미래의 확장 공사를 염두에 두고 노반도 미리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한다.

그러니 저기는 1970년 개통 당시의 오리지널 선형이 "아닌" 4차로이다.
그에 반해, 영천-경주-울산은 확장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진짜로 1970년 개통 당시의 선형을 그대로 간직한.. 정말 시간이 정지한 4차로였다.

경부 고속도로는 대구나 대전 같은 대도시 주변은 얄짤없이 8차로이고, 수도권에서는 아예 10차로에 육박하는 거대한 도로이다. 주변의 중부내륙이나 타 횡축 고속도로 같은 4차로 도로를 달리다가 경부로 진입하면 경부의 그 어마어마한 도로 폭에 압도당하게 된다.
그런데 그 경부조차도 6차로도 아닌 4차로 구간이 있다니, 거기는 경부 고속도로라는 게 실감이 안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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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18/12/27 08:38 2018/12/2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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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2 경인 고속도로의 동쪽 연장

우리나라의 서울과 인천 사이에 처음에는 경인선 철도가 건설되었다. 그로부터 수십 년 뒤엔 철길의 북쪽에 경인 고속도로가 생겼고, 또 한참 뒤에 1990년대에는 철길의 남쪽으로 제2 경인 고속도로가 개통했다. 제2 경인은 동쪽이 삼성산을 앞두고 끝나면서 행정구역상 서울을 경유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선의 상징성 때문에 '경인'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제2경인은 오리지널 경인이나 외곽순환처럼... 장거리 간선 고속도로가 아니라 그냥 수도권의 단거리 도시 고속화도로와 비슷한 위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도로의 서쪽 끝과 동쪽 끝이 연장되면서 그 위상에 큰 변화가 생겼다.

먼저, 서쪽은 인천대교와 연결되면서 사실상 공항 고속도로의 역할을 겸하게 되었다. 오리지널 경인 고속도로의 북쪽으로 공항 고속도로가 따로 지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그리고 동쪽은 삼성산과 청계산 아래를 몽땅 터널을 뚫어서 근성으로 돌파한 뒤, 안양과 의왕을 지나 성남의 여수대로까지 연장되었다! 이 민자 구간은 따로 '안양-성남 고속도로'라고 부른다. 2017년 9월에 개통했다.

의왕과 성남 사이에는 이 고속도로가 기존의 외곽순환 고속도로와 매우 가까이 나란히 달리지만 새 길은 대부분 터널이기 때문에 서로 지상에서 마주볼 수는 없다. 지도를 보면 판교 운종동에서 아주 잠깐 지상으로 나올 뿐이다.
나중에 판교 분기점을 지나지만 지하로 통과하며, 기존 경부 내지 외곽순환 고속도로로 갈아탈 수는 없다.
용인-서울 고속도로(171)와도 갈아타는 거 없다. 단지, 종점을 앞두고 분당-내곡 고속화도로와는 갈아타는 연결로가 생기는 듯하다.

이 고속도로는 성남 시청 바로 근처에서 국도 3호선으로 바뀌면서 끝난다. 여기서 한참을 동남쪽으로 진행하면 광주시 초월읍에 도달하는데, 여기서는 중부 고속도로(35)와 만남과 동시에 광주-원주 고속도로(52)를 타고 계속 동쪽으로 갈 수 있다.

여기 사이 거리가 20km에 달하니 짧지는 않지만.. 수틀리면 고속도로 110과 52가 한데 만나서 이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어 보인다. 흥미로운 일이다.
철도 분당선이 겨우 분당-서울 전철이 아니라 이제 경기도를 두루 아우르는 거대한 순환형 광역전철이 됐듯, 110번 고속도로는 겨우 서울-인천이 아니라 경기도를 두루 아우르는 장거리 간선 고속도로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6. 하이패스 차단기, 코레일 개집표기

오늘날 전국의 고속도로 IC들의 하이패스 진입로에 딱히 차단봉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악용하여 통행료를 상습적으로 안 내고 튀는 악질 운전자 때문에 도로 공사가 골머리를 썩는 중이라고 한다.
과거에 하이패스라는 게 처음 도입됐던 시절에는 진입로에 여느 건물 주차장 입구처럼 차단봉이 있었다. 평소에는 내려가 있다가 차량의 하이패스 단말기가 본부와 통신이 정상 처리됐을 때에만 올라가곤 했다.

그런데 건물 주차장 출입구야 차들이 워낙 느리게 움직이니 그런 식으로 차량 진입을 통제하면 되지만, 고속도로는 그렇게 하기에는 차량이 너무 빠르게 달리는 중이라는 게 문제였다. 정말 악의 없이 기계 오류 때문에 인식이 안 된 건데도 차단봉이 안 올라가면 차가 차단봉과 부딪치는 사고가 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차단봉만 부수고 차량 앞부분만 좀 긁히면 차라리 다행인데, 운전자가 당황해서 차단봉을 피하느라 핸들을 옆으로 꺾으면 주변 시설물까지 다 부수는 더 큰 사고로 도지기 쉬웠다.

그렇기 때문에 도로 공사에서 1차로 취한 조치는 부딪치더라도 차량에 상처를 주지 않고, 휠지언정 부서지지 않는 부드러운 훼이크 재질로 차단봉을 교체하는 것이었다. 이것도 마치 도로에 색만 칠해진 훼이크 과속방지턱만큼이나 초행 운전자에게 심리적인 압박은 여전히 준다. 오동작+회피 사고의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관계 당국의 오랜 고민 끝에 하이패스 진출입로에서 차단봉은 모두 철거되고 사라지게 됐다. 설치하는 데도 돈 들고, 철거하는 데도 돈 들고.. 결국 예산 낭비라고 언론에서 까였다. 전국에 고속도로 나들목이 한두 개 있는 것도 아닌데..
얌체 운전자를 어떻게 잡아낼지는 따로 생각할 일이고, 일단은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현장 보존, 증거 확보, 과실 비율보다도 당장 차를 갓길로 옮기고 2차 사고를 예방하는 게 절대적으로 더 중요하듯이 말이다.

하이패스 차단봉 같은 지위와 운명을 지녔던 물건이 과거에 철도계에도 있었다. 바로 고속철 개통과 함께 주요역에 도입했던 지하철 스타일의 자동 개집표기이다.
이것도 나름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도입한 것이었지만, 알고 보니 그다지 유용하지 않았다. 집어넣은 승차권이 제대로 튀어나오지 않는 걸림 현상이 잦았고, 또 승차권 자체도 항공권 같은 영수증 모양 내지 SMS· 홈티켓 등으로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저런 자동 개집표기가 무의미한 형태로 바뀌었다.

결국 자동 개집표기는 개집표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봉인되거나 아예 철거되기에 이르렀다. 이것도 언론에 보도되어 많아 까였었다.
고속도로의 하이패스 차단봉과 정말 비슷한 처지로 보이지 않는가?

7. 버스 전용 차선 등~

경부 고속도로는 극심한 정체로 인해 1990년대 중반에 국내 최초로 버스 전용 차선이 시행된 것으로 유명하다. 난 신탄진 IC 이북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게 팩트의 전부는 아니다. 평일에는 오산 IC부터이고, 주말과 공휴일에만 신탄진 IC부터이다. 그래서 신탄진과 오산 사이에는 파란색 버스 전용 차선이 실선이 아닌 점선으로 그어져 있다. 2017년 7월 말부터는 영동 고속도로도 신갈-여주 사이에 버스 전용 차선이 주말 한정으로 시행되었다. 시행 시간대는 여러 차례 변경을 거친 끝에 현재는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로, 남산 터널들의 혼잡 통행료 징수 시간대와 동일하다.

비슷한 시기인 1996년 초에는 서울 시내의 천호대로에도 중앙 버스 전용 차선이 첫 시행되었다. 하지만 고속도로의 버스 전용 차선과 시내의 버스 전용 차선은 중앙 1차로를 버스 전용으로 떼어 줬다는 점 외에 취지와 이념은 서로 차이가 있다.
고속도로의 버스 전용 차선은 보다시피 심야에는 시행되지 않으며, 9인승 이상 소형 승합차라도 6명 이상이 타면 통행이 허용될 정도로 유도리가 있고 관대하다. 그러나 시내의 버스 전용 차선은 노선 버스들만 통행 가능하며, 심지어 그런 버스들이 끊긴 심야까지 포함해서 365일 24시간 시행이다. 긴급자동차 정도가 아닌 한, 일반 차량 운전자들은 저 차선을 꿈에도 넘볼 생각 하지 말라는 뜻이다.

마이크로버스라도 정규 노선 버스라면 버스 전용 차선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작은 마을버스들이 버스 전용 차선이 있을 정도의 큰 도로를 다니는 일은 없기 때문에 이 차선은 사실상 대형 버스들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도로교통법을 보면 이 전용 차선을 다닐 수 있는 버스는 그냥 버스가 아니라 '노선버스'이다. 그러니 단순 학원· 교회 버스나 관광· 전세 버스, 사기업의 통근 버스는 들어가서는 안 될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는 소· 중형이 아닌 대형 버스라면 다 들어가는 것 같다.

경부 고속도로의 경우, 경기도 구간부터는 차들이 워낙 많고 혼잡하니 평소에는 갓길까지도 차량 통행용으로 개방해 주고 그 대신 대피소를 일정 간격으로 추가로 설치하곤 한다. 지금이 갓길 주행이 가능한지 여부는 마치 상하행 가변 차선 도로의 O X 표시 램프처럼 전광판이 별도로 해 준다.

옛날에는 고속도로의 일부 지점에도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고속· 시외버스가 정차하곤 했다. 지금은 휴게소 환승이 있지 그런 관행은 없어진 지 오래다.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비상용 활주로로 사용하던 관행이 없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옛날에 쓰이던 버스 정류장이 개조되어 졸음 쉼터 내지 비상 대피소로 탈바꿈하곤 한다. 고속도로의 내부 구조가 이런 식으로 바뀌기도 한다.

8. 그 밖에 고속도로 주행하면서 들었던 생각들

(1) 하이패스는 버스· 전철에서 환승 할인 교통 카드만큼이나 정말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필수가 됐다. 고속도로는 폐쇄식과 개방식, 도로공사 구간과 민자 구간이 뒤섞이면서 요금 체계가 하루가 다르게 복잡해지고 있으니 하이패스 같은 거 없이는 이제 버틸 수가 없다. 이제는 하이패스 전용 IC도 등장하고 있으며, 현금 통행료 무인 징수기는 통과 시간이 정말 길고 불편하다.

돈 거래에 관한 한 현금은 동전이든 지폐든 절대로 기계 친화적인 매체가 아니다. 이건 동물의 다리는 바퀴와 달리 기계로 구현하기 아주 어려운 파트인 것과 같으며, 페이지를 넘기도록 제본된 책이 사람에게는 읽기 편한 형태이지만 스캔 뜨는 데는 아주 안 좋은 형태인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현금 수납이 기계로 대체되고 나면 사람은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리고 불편해진다. 패스트푸드점에서든, 고속도로 톨게이트든, 지하철역 1회용 승차권 구입이든.. 예외가 없다.

(2) 난 옛날에는 차선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칼치기 추월을 하는 스피드광 폭주족들만 미친놈 나쁜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1차로를 떡 버티고 정속· 저속 주행하면서 우측 추월을 강요하는 애들이 그보다 더 무개념 나쁜놈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체 상황이 아닌 이상, 추월 차로는 필요할 때 잠시만 이용하도록 하자~!
추월 차선을 딱 비워 놓고 언제나 좌측으로 예측 가능하게만 추월하면 독일 아우토반처럼 시속 200을 넘게 달려도 사고 잘 안 난다. 요즘 차들은 성능도 좋은데, 괜히 비현실적인 과속 단속 감시나 하지 말고 차로 분리를 더 적극적으로 계도· 계몽했으면 좋겠다.

(3) 휴게소의 주유소가 기름값이 생각보다 저렴한 게 놀랍고 인상적이었다. 미리 환전을 안 하고 공항에 가서야 환전하면 바가지를 잔뜩 쓰며, 열차 안이나 산 같은 현장에서 구매한 도시락은 비싸고 가성비가 안 맞게 마련이다. 군 입대를 앞두고도 준비물을 미리 챙겨야지 거기 가서 잡상인을 이용하면 역시 바가지 쓴다.
이런 맥락에서 살펴보면 기름도 시내에서 미리 넣어 가야 저렴할 텐데, 고속도로 휴게소의 기름은 그렇지 않았다. 도로공사가 ex-oil이라고 자체적으로 거품 없는 석유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덕분에 그렇다고 한다.

(4) 고속도로는 그러고 보니 유조차· 특대형 트레일러 같은 크고 아름다운 차, 위험물을 실은 차가 주행 가능하구나!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같은 시내의 여느 자동차 전용 도로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인데 이를 지금까지 별로 의식 안 하고 있었다. 하긴, 고속도로는 그렇게 나라 먹여 살리는 자동차들을 당연히 통행시켜 줘야 할 것이다.

그런데 4.5톤을 초과하는 대형 트럭들은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하이패스 단말기 장착이 허용되지 않았다는 걸 본인은 지금까지 몰랐다. 고속버스가 하이패스 달고 잘만 달리고 있는데 의외다. 그러니 이런 트럭 운전자는 하이패스 카드를 제시해서 현금 취급 없는 통행료 결제까지만 가능하지, 톨게이트 무정차 통과는 할 수 없었다.
지금도 하이패스를 달더라도 톨게이트는 거의 기다시피 통과해야 한다고 한다. 이유는 다른 기술적인 제약 때문은 아니고, 과적 단속을 위해서라고 함..

(5) 그나저나 영천-경주 구간 확장은 언제쯤 끝나려나.. 공사 때문에 갓길도 없고 하도 위험하고 사고가 나서 그런지 최고 속도 한계가 100에서 80으로 낮춰졌으며, 아예 예전에 없던 구간 속도 단속이 시행되고 "시속 80으로 달리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이런 오글거리는 표어까지 붙었다. "이렇게 빌 테니 제발 과속하지 말고 천천히 가세요" 거의 이런 급이다..;;
고속도로의 상태가 주변의 국도(20, 4)보다도 못해진 상태이니 공사가 어서 끝나기만을 기다려야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8/01/27 19:37 2018/01/2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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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속도로 개통 관련 에피소드

중부내륙 고속도로(45)가 주요 구간이 개통해서 서울-경주 갈 때 대전을 경유할 필요가 없어진 게 10몇 년 전 일인데..
2017년 6월 말엔 상주-영천 고속도로(301)가 추가로 개통한 덕분에 이제는 서울-경주 갈 때 대구· 구미를 들를 필요마저도 없어졌다.
사실, 거의 같은 시기에 저 301뿐만 아니라 제2경부 고속도로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세종-포천 고속도로(29)도 포천-구리 구간이 개통했다! 이 좁은 땅에 알게 모르게 고속도로가 계속해서 생기고 있다.

하지만 저때 언론의 관심은 오로지 서울-양양 고속도로(60)의 전구간 개통에만 몰려 있었다. 그래서 29와 301은 존재감 없이 진짜 깔끔하게 묻힌 것 같다. 뭐, 저건 우리나라 최북단 고속도로인 데다 서울· 수도권 주민들의 휴가철 교통편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니 임팩트가 더 클 수밖에 없긴 하다.

나 같은 자동차· 지리· 교통덕에게는 새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것이 무슨 새로 생긴 맛집을 찾아가는 것과 비슷한 경험이다.
어느 지방에 무슨 맛집이나 카페가 생겼다고 하면 여자분들은 초점은 그 목적지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본인은 목적지를 찾아가는 중간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으음.. 뜬금없는 사실인데,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 고속도로(120)가 서울-인천간의 주요 구간이 개통한 건 1968년 12월 21일이다. 하지만 서쪽 끝의 가좌동에서 인천항까지 6km 남짓한 구간이 마저 100% 완공된 건 이듬해(69년) 7월 21일이었는데..
이건 일개 고속도로 개통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구급 경축 이벤트와 날짜가 정확하게 겹쳤다는 걸 지금까지 전혀 생각 못 했다.
바로 아폴로 11호, 인간 최초의 달 착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날을 아예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서 학교와 관공서가 놀았다.

한국은 인제 군사정권 하에서 산업화 찔끔 하고 짤막한 고속도로 '하나' 만들어서 좋아라 하고 있었지만 천조국은 이미 그로부터 거의 3, 40년 전부터 전국에 하이웨이가 거미줄처럼 깔렸으며 진작부터 마이카 시대가 시작돼 있었다. 그리고 1960년대엔 비행기를 넘어 아예 우주선을 만들고 인간을 달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공산주의 진영과 싸우는 스케일이 가히 넘사벽이었던 셈이다.
이때 국내 신문들은 호외를 발행했으며, 이튿날 1면은 큼지막한 제목이 전부 '인간 달 착륙, 우주 시대 개막' 이랬었다. 그러니 경인 고속도로 전구간 완공 소식 따위는 그냥 싹 묻혔고 찾을 수 없었다.

2. 용인-서울 고속도로

2009년에 개통한 용인-서울 고속도로(171)는 위상이 꽤 독특한 물건이다.
얘는 2017년 현재, 전국의 고속도로들 중 유일하게 전구간이 다른 어떤 고속도로와도 직통하지 않고 고립돼 있다. 양 말단이 연결된 것이 없고, 중간에 타 고속도로로 갈아탈 수 있지도 않다. 얘는 무슨 바다를 건넌다거나 경북의 BYC처럼 지금까지 고속도로가 전무하던 오지를 개척한 게 아니며, 나름 수도권에 다른 고속도로들과 교차하거나 근처를 지나는 게 있는데도 말이다. (뭐 수도권에서도 상대적으로 오지에 속하는 그린벨트 지대 위주로 지나기는 하지만..)

얘는 안 그래도 민자이기까지 하니 뭔가 고속도로계의 유아독존 같은 느낌이 들며, 바다처럼 매우 넓긴 하지만 세계 다른 대양들과 통하지 않는 '카스피 해' 같은 호수를 보는 느낌이다. 하긴, '민자 고속도로'라는 개념도 영종도 다리를 경유하는 공항 고속도로 이후로 2000년대 중반에 대구-부산, 그리고 논산-천안 고속도로가 만들어지면서 슬금슬금 도입된 개념이다.

용인-서울 고속도로가 혼자만 뻗어 있는 게 좋지 않았는지(창 2:18), 현재는 경부 고속도로와 교차하지만 분기점 없이 그냥 지나치던 곳에 '성남 JC'라고 일종의 '환승 통로'(?)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판교 JC와 대왕판교 IC보다 약간 더 북쪽 지점이다. 이곳을 이용하면 번거롭게 헌릉까지 안 가고 경부 고속도로 라인에서 용인-서울 고속도로에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단, 얘는 사통팔달이 아니라 반쪽짜리로만 만들어진다. 용인(171)에서 서울(1) 방면으로(북쪽), 아니면 서울(1)에서 용인(171) 방면으로(남쪽) 동일 방향으로 계속 진행하는 것만 가능하지, 용인에서 다시 대전으로 가거나 대전에서 방향을 꺾어서 다시 용인으로 가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아울러, 얘는 북쪽 서울 방면은 그렇다 쳐도 남쪽은 왜 기존 고속도로와의 연결을 못 시킨 걸까? 동탄이나 오산 정도에서 경부 고속도로와의 분기점을 만들면 연계 효과가 더 커질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거기까지는 아마 시간과 비용 문제 때문에 신경을 못 쓴 것이지 싶다. 저기는 안 그래도 휴게소도 전무한데 거대한 입체 교차로를 만드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닐 테니까. 그 대신, 하이패스도 있겠다, 앞으로는 이거 뭐 고속도로도 간접· 소프트 환승이란 게 도입될 것 같다.

3. 남해 고속도로, 고속도로의 지선

지난 추석 때 본인은 가족 여행 때문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해 고속도로 일대를 운전할 일이 있었다. 서울· 수도권이 전혀 아닌 곳에 종축도 아닌 횡축으로 8~10차선급의 넓은 고속도로가 있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뭐 부산을 포함해 그 일대의 창원· 마산도 수도권에 준하는 대도시이니 수긍이 갔다.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함안-마산 구간은 길이 정말 많이 막히고 정체가 심했다. 알고 보니 여기는 원래 아주 악명 높은 구간이라고 한다. 교통 수요에 비해 길이 마땅찮아서 차들이 전부 여기로만 몰리기 때문이다.
그 안습한 철도라는 경전선도 동부 한정으로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며, KTX가 지나고 그것도 승객 수요가 아주 많아서 장사가 잘 된다니 말이다. 슬금슬금 복선 전철화 공사도 진행 중이다.

요즘 고속도로도 전국 곳곳에 내가 모르는 새로운 번호들이 많이 등장하고, 특히 지선을 나타내는 세 자리 번호가 많이 눈에 띈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지선인 151처럼 말이다.
철도가 경전철이 트렌드가 되었듯, 이 좁은 땅에 고속도로도 굵직한 간선은 다 건설되고 이제는 촘촘한 지선을 만드는 게 트렌드가 된 듯하다. 그리고 남해 고속도로는 그 짧은 구간에 그런 지선이 많은 게 인상적이었다.

철도에 동일 구간을 서로 다른 길로 진행하는 태백선과 함백선이 있듯, 고속도로 중에는 중부 고속도로의 경기도 구간(35)과 제2중부 고속도로(37) 쌍이 있다.
그런데 남해 고속도로에도 마산 시내를 경유하는 제1지선(102)과, 마산 외곽을 더 짧은 거리로 지나는 본선(10)이 이렇게 잠시 분기했다가 다시 만난다. 원래는 지금의 지선이(시내 경유) 먼저 남해 고속도로 구간으로 건설돼 있었지만, 그게 지선으로 바뀌고 나중에 건설된 외곽 지름길이 본선으로 편입된 것이다.

남해 고속도로의 제2지선(104)은 부산 서쪽 외곽의 김해 공항으로 빠진다. 그리고 제3지선(105)은 항구로 빠지기 때문에 일반 민간인이 여행 목적으로 이용할 일은 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2중부 고속도로도 지금 같은 37이 아닌 351이라는 지선 번호가 붙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슷한 맥락으로, 서해안 고속도로(15) 주변도 어느 건 둘째 자리수만 변화시킨 17이고 어느 건 아예 지선 번호를 붙인 153인지 좀 헷갈릴 지경이다.

4. 고속도로의 통행료 부과 방식

경부 고속도로의 경우, 가장 북쪽의 서울 시내 구간에 속하는 한남-반포-서초-양재 IC 사이는 엄밀히 말하면 경부 고속도로가 아니다. 입체 교차로와 방음벽이 쳐져 있고 도로 표지판에도 고속도로를 뜻하는 붉은 왕관 모양과 함께 고속국도 1호선이라고 안내는 돼 있지만, 거기는 그냥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 같은 서울의 여러 시내 자동차 전용 도로 중 하나일 뿐이다. 정식 명칭은 '경부 간선 도로'이다. 고속도로가 아니므로 여기만 통행하는 것은 아무 제약 없이 무료이다.

진짜로 경부 고속도로가 시작되는 곳은 양재 IC 이남부터이다. 달래내고개 일대의 그린벨트를 지나고 외곽순환 고속도로와 교차하게 되는데, 여기는 일명 '개방식' 구간이다. 특정 구간이나 IC를 통과할 때만 고정된 액수의 통행료가 부과된다. 주변의 경인 고속도로, 외곽순환 고속도로는 IC가 조밀한 간격으로 굉장히 많이 있기 때문에 일정 간격의 구간별로 톨게이트가 있다(전자).

그러나 경부 고속도로는 폐쇄식 거리 비례제로 요금제가 바뀌는 서울 톨게이트가 따로 있기 때문에 위와 갈은 형태의 톨게이트는 없다. 다만, 서울 톨게이트의 이북이고 그렇다고 무료 서울 시내 구간에도 속하지 않은 대왕판교 IC와 판교 IC는 서울 방면으로부터 진출할 때에 한해서 소액의 고정 통행료를 징수한다.

부산 방면으로부터 와서 판교로 나가는 거라면, 이미 서울 톨게이트에서 통행료를 낸 상태이기 때문에 판교 IC에서 또 통행료를 징수하지 않는다. 또한 판교 IC를 통해 부산 방면으로 진입하는 거라면 역시 서울 톨게이트를 곧 통과하게 될 것이므로 통행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판교 IC의 통행료 징수는 전적으로 서울-판교 단거리 왕래를 대상으로만 적용되는 셈이다.

판교 IC 말고 판교 JC는 외곽순환 고속도로와 경부 고속도로가 만나는 분기점이다. 얘를 통해서 외곽순환 고속도로에서도 판교 IC로 나갈 수가 있는데, 이때는 비록 부산이 아닌 서울 방면으로부터의 진출이지만 청계나 성남 톨게이트처럼 인근의 톨게이트에서 통행료를 냈다는 영수증을 제시하면 판교 IC에서 돈을 또 내지 않고 나갈 수 있다.
이건 대중교통으로 치면 일종의 환승 할인이나 마찬가지인 개념이다. 복잡한 규칙이지만 이것도 하이패스만 달고 있으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나가든 다 알아서 자동 처리된다.

판교 JC 역시 사통팔달 뚫린 길이 아니다. 외곽순환 고속도로에서는 경부 고속도로의 부산 방면으로만 나갈 수 있지, 서울 방면(양재, 한남)으로 나갈 수는 없다. 그리고 경부 고속도로도 서울 톨게이트를 통과한 서울 방면 차량만 외곽순환으로 나갈 수 있지, 서울에서 부산 방면으로 향하던 차량이 외곽순환으로 갈아탈 수는 없다. 이런 구조 때문에 판교 IC도 외곽순환으로부터 유입되는 것만 가능할 뿐, 판교 IC에서 외곽순환 고속도로로 갈 수는 없다. 서울(여기서 통행료 내고) 또는 부산으로 경부 고속도로만 탈 수 있을 뿐.
저기 일대는 굳이 사통팔달 안 뚫어도 차들로 넘쳐나는 곳이니, 서울 일대에서 외곽순환이나 잠깐 타는 차들은 경부 말고 다른 대체 도로를 이용하라고 저렇게 막아 놓은 것 같다.

요렇게 개방식 요금제 구간에서 반쪽짜리 톨게이트를 굴리는 고속도로 나들목이 경부 고속도로의 판교 IC(서울 톨게이트 이전) 말고도 중부 고속도로의 하남 IC(동서울 톨게이트), 그리고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덕소삼패 IC(남양주 톨게이트)가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에는 그런 특이한 IC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 뒤 서울 톨게이트를 지나고 나면 하이패스가 없는 차량은 통행권을 받으며, 진출하는 IC에서 통행권을 반납함과 동시에 이용 거리에 비례한 통행료를 낸다. 모든 차량이 하이패스가 장착되고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 진출입로가 실시간으로 차량의 흐름을 파악하고 거리 비례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면 골치 아픈 개방식· 폐쇄식 같은 구분이 사라지고 통행권 발급과 현금 취급 같은 번거로운 일도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넓은 톨게이트 부지도 필요 없어지니 거기는 공원이나 휴게소 같은 다른 용도로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下에서 계속됨)

Posted by 사무엘

2018/01/25 08:29 2018/01/2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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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하이패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는 유료 도로이다.
요즘은 통행료를 징수하지 않는 국도도 4~8차선에 중앙 분리대까지 갖추고 고속도로 뺨칠 정도로 좋은 자동차 전용 도로로 건설된 경우가 있지만, 최대 시속 80km짜리 도로와 100km 이상짜리 도로는 커브의 반경이 다르고 설계 과정에서 뭐가 달라도 차이가 나는 법이다.

유료 도로이다 보니 고속도로에는 요금을 징수하는 톨게이트가 필요하다. 지하철을 탈 때와 내릴 때 각각 게이트를 통과하면서 카드를 찍듯이, 고속도로도 들어가고 나가는 과정이 있는 폐쇄식 톨게이트 체계가 기본을 이룬다.
하지만 수도권에는 진출입로가 지방보다 훨씬 더 촘촘하게 존재하고 고속도로를 매일 이용하는 출퇴근 차량도 엄청 많다. 이런 곳은 그냥 주요 구간에 개방식 톨게이트를 설치하여,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고정된 요금만 징수하고 있다. 즉, 이런 곳은 한번 돈만 내면 끝이며, 뭘 받았다가 반납하고 정산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톨게이트를 통과하지 않는 구간만 이용한다면 고속도로를 무료로 드나들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톨게이트는 차량 소통을 매우 심하게 방해한다는 것. 빠르게 잘 달리던 차를 기어이 세워서 돈 계산까지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최 덕규 씨는, 저서 <길이 제대로 돼야 나라가 산다>에서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는 똥자루 고속도로다!"라고 혹평하면서 이놈의 톨게이트는 어떻게 해서든지 다 없애야 한다고 통렬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고속도로 유지비를 기름값에다 추가하든지 해서 재정은 다른 방법으로 마련하고, 전국 고속도로의 톨게이트 직원들에게 다른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서 죄다 내보내는 한이 있더라도, 톨게이트만은 무조건 없애야 한다고 말이다.

이 불편을 체감상으로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지난 김 영삼 정권 때는 고속도로 통행료 후불제가 시행되었다. 물론 통행료 후불제도 엄밀히 말하면 조삼모사격 조치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에도 목적지를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고(미리 목적지에 대한 통행료를 내는 게 아니라, 최종 목적지에서 돈을 내므로) 당장 고속도로에 진입할 때 오버헤드가 크게 줄어들므로, 선불제보다는 기분상으로 고속도로 이용하는 느낌을 더 낫게 만들었을 것 같다.

그러다가 21세기에는 IT 강국-_- 대한민국답게 거물급 물건이 도입됐으니, 바로 하이패스이다.
차가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면 그 차에 장착된 하이패스 단말기가 고속도로 톨게이트와 자동으로 무선 통신을 하여, 카드에서 통행료가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차를 세우고 번거롭게 현금 챙길 필요 없어서 좋고, 도로 공사 입장에서는 돈 걷는 단순 노동 직원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하이패스 카드 충전 명목으로 목돈을 선금으로 미리 챙길 수 있어서 좋고... 얼마나 좋은가?

이렇게 좋다 보니, 도로 공사 측에서는 하이패스를 적극 홍보하고 장려하고 있다. 하이패스 이용 차량은 전용 출구로 톨게이트를 더욱 빠르게 통과시켜 주고 통행료를 약간 할인까지 해 준다. 하지만 하이패스가 필요할 정도로 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 지방 사람들에게는 단말기 설치비를 회수할 만한 큰 장점이 없으니 고속도로의 모든 진출입로가 하이패스 전용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치, 아무리 손전화가 대중화하더라도 공중전화가 아주 없어질 수는 없으며, 시내버스 안에 현금통이 아예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아, 그러고 보니 서울 시내버스는 옛날에 현금 승차는 아니고 토큰이라는 게 따로 있었는데, 2004년의 요금 개편 후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구나.

그런데 아직까지도 이따금씩 문제가 되고 있는 건 하이패스 단말기의 오작동이다. 하이패스 전용 출구는 차단기가 쓱 내려와 있다가 하이패스 단말기와 거래가 정상적으로 처리되는 순간 차단기가 올라간다. 톨게이트를 들어설 때 차를 완전히 세울 필요는 없지만 시속 30km 정도로 서행하라고 도로 공사는 권장하나... 실제로 차들은 시속 최하 50~60km로 쌩 통과한다. 그래도 문제는 거의 없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인식이 안 되면?
차단기가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계속 달리던 차는 차단기와 충돌하게 된다. 이거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차단기를 들이받아 박살내고 차는 범퍼만 약간 긁히고서 통과라도 무사히 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앞에 차단기라는 장애물이 쓱 내려오니 대부분의 운전자는 이때 본능적으로 급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옆으로 꺾게 된다.
건물과 부딪치고, 뒤따라오던 차들이 연쇄 추돌을 일으키고..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실제로 이런 일이 몇 차례 있기도 했던지라,
도로 공사는 하이패스 출구의 차단기를 딱딱한 금속 재질에서 고무 재질로 교체하기도 했다. 차단기와 충돌해도 차에 아무 손상이 가지 않으며 차단기 역시 휘어지기 때문에 파손이 발생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일종의 훼이크 과속 단속 카메라 내지, 훼이크 경찰차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역시 장애물을 피하려는 핸들+브레이크 급조작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반대로 이 점을 악용하여, 톨게이트 차단기를 씹고 통행료를 안 내고 달아나는 운전자가 생겼다고 한다.

멍청한 친구 같으니.. 자기 차 번호가 버젓이 노출돼 있는데, 당연히 걸릴 수밖에 없는 짓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한두 번도 아니고 상습적으로... 보험 사기나 자동차 속도 위반 같은 거 요즘 얼마나 잘 잡아 내냐 말이다.
마치 공항에서 출입국 금지자 단속을 하듯이,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번호판을 단 차가 톨게이트를 통과하면 경보음이 울리고, 직원들이 곧바로 출동해서 차량 진입을 저지한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하이패스가 동작하지 않아서 차를 근처에 세워서 수동 정산을 끝낸 후, 고속도로를 횡단하여 자기 차로 가던 한 운전자가 다른 차에 치여 숨진 일이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판결은 도로 공사 쪽에 상당히 불리한 쪽으로 내려졌고, 그쪽에서 사망자 유족에게 상당한 액수의 보상을 해야 했다고 한다.
근본적으로는 하이패스가 오작동이 없어야 할 텐데 말이다. 오작동률이 0.몇 % 미만이라지만, 하루에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차들이 대체 몇 대인가.

고속도로 통행료도 T머니(교통 카드) 결제가 되게 하면 어떨까? 아, 이미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자가용을 몰고 다닐 정도인 사람이라면 경제력도 뒷받침되고 응당 신용카드 같은 것도 있을 테니, 굳이 교통 카드 따위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 혼자서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고 이따금씩 하이패스 없이 자가용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선불식 교통 카드 한 장만으로 고속도로 통행료 결제까지 된다면 편리하지 않겠나 싶다.

아무쪼록, 자동차 운전자의 세계도 대중교통 이용자의 세계만큼이나 이런 저런 사연이 많다.

Posted by 사무엘

2010/06/14 08:59 2010/06/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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