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형 전동 열차

우리나라의 여객용 철도 차량은 시설과 운임 체계가 기관차+객차(일반열차) 아니면 통근형 전동차(전철)로 비교적 경직되게 양분된 편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옛말이 되어 간다. 일반열차처럼 앞을 보는 좌석을 갖추고 있으면서 전동기가 바닥에 달린 동력 분산식 좌석형 고상홈용 전동 열차가 속속 도입되면서 기존의 여객 열차 운행 패러다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철덕후라면 이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옛 EEC(우등형 전기 동차)의 뒤를 잇는 후손으로 현재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1. 공항 철도 직통열차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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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인천 공항을 무정차로 운행하는 열차로, EEC의 멸종 이후로 국내에 10여 년 만에 최초로 도입된 동력 분산식 좌석형 전동 열차이다. 좌석은 KTX와 동일한 고정식 좌석이며 따라서 역방향 좌석이 있다. 6량 1편성.
다만, KTX가 순방향과 역방향이 서로 마주보는 형태이고 중앙에 동반석이 있는 반면, 공항 철도 직통열차는 순방향과 역방향이 서로 등지고 반대쪽을 보는 형태이다. 항공 여행객이 이용하는 열차라는 특성상 짐칸도 따로 있다.

공항 철도 직통열차는 거리 당 임률이 KTX보다도 더 높아서 국내에서 가장 비싼 열차이다. 지금은 사실상 서울 역의 도심 공항 터미널에서 출국 수속을 받은 뒤 곧장 비행기 타러 공항으로 갈 사람들이나 이용하는 열차가 되었다. 좌석수에 비해서 잉여력이 너무 강해서 텅 빈 채로 운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운임이 워낙 독자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수지가 아주 안 맞는 건 아니라고 한다.

2. 누리로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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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전동 열차로, 무궁화호와 완전히 동일한 등급으로 기존 일반열차의 운임 체계를 따르며 운행되고 있다. 4량 1편성.
다만, 이 열차는 대놓고 서울-부산 무궁화호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현재로서는 오히려 서울-천안 급행 전동차를 대체하는 컨셉에 더 가깝다. 그래서 지금도 서울 역에서 누리로를 타는 곳은 서울-천안 급행열차가 출발하고 도착하는 제일 동쪽 끝 플랫폼이다. 운행 구간도 서울-부산이 아니라 수도권 전철 1호선을 따라 장항선으로 빠져서 신창까지 간다.

급행 전동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정차하지만, 가감속 성능이 좋아서 표정 속도가 높다.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는 중련 편성하여 8량으로 달리기도 한다. 또한 명절에는 대전이나 익산 같은 더 장거리 구간을 운행하기도 하며, 서울-조치원-제천으로 충북선 구간을 달릴 때도 있다.
(참고로 누리로의 도입 이후에도 평일에 하루 3회 다니는 기존 서울-천안 급행 전동차는 여전히 건재하다)

3. ITX 청춘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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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호보다 명목상 ‘더 고급’ 등급인 준고속 2층 전동 열차이다. 독자적인 운임 체계를 쓰며 임률이 새마을호보다 약간 더 높다. 현재는 아직 경춘선에만 운행 중이다. (정확히는 용산-청량리-춘천 직결) 8량 1편성으로 의외로 길다.

공항 철도는 그 성격상 일반 통근형과 직통의 구분이 필수이고, 경춘선은 통근형만 굴리기에는 좀 긴 노선이며 통근 외에도 관광 기능을 무시할 수 없는 노선이다. 그러니 이런 곳에 좌석형 전동 열차를 투입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다. 구닥다리 통일호가 다니고 디젤 기관차 무궁화호가 뒤를 잇던 철도 노선에 이런 최신형 전동차가 등장할 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단, 이 열차 때문에 기존의 저렴한 경춘선 급행 전동차가 명맥이 끊어진 건 아쉬운 점이다.

누리로가 서울 역의 지상 전동차 승강장에서 출발하듯, ITX 청춘도 명목상 일반열차이지만 중앙선 전동차가 출발하는 그 승강장에서 1시간에 1대꼴로 출발한다. 여기는 천안 이남의 장항선 수도권 전철들만큼이나 일반열차 승객과 전동차 승객이 섞이기 쉬우며, 마음만 먹으면 부정 승차가 쉽게 가능하다. 승객 분리와 검표를 잘 해야 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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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소개된 세 열차들은 정체성이 광역전철과 일반열차 사이를 좀 오락가락하는 위치에 있다. 덕분에 20년이 넘게 한국인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왔던 (KTX)-새마을-무궁화 열차 등급 구도가 문란해지고 있다.

이들 이후로는 중앙선 같은 험준한 간선 철도를 달리는 새마을호급 TTX 틸팅 준고속 전동차가 등장하여, 퇴역하는 기존 새마을호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다. 대세는 역시 전동차이다.
KTX 산천 이후에는 사실 고속철조차도 동력 분산식으로 개발 중이다. 승강장만 고상홈으로 바뀌면 일본의 신칸센하고 형태가 완전히 같아진다.

한 우진 님께서 이 글과 거의 같은 주제로 글을 쓰신 적도 있으므로 참고하시라. (☞ 클릭)

Posted by 사무엘

2012/07/02 19:36 2012/07/0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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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선 급행 전동차

우리나라의 수도권 전철에서 가장 먼저 운행된 급행은 바로 경부선의 서울-수원 급행이다.
이 급행은 전철의 급행 운행이 무척 소극적이고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우리나라에서 의외로 꽤 오래 전부터 운행되어 왔다.
2복선화 공사와 함께 거의 2000년대가 돼서야 등장한 경인선 급행보다도 시기적으로 더 앞섰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운행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1990년대에 이 급행의 존재감은 매우 미미했다.
운행을 하루에 출퇴근 시간 겨우 3회밖에 안 하는 극 레어템인 데다 이런 운행 계통이 있다는 게 제대로 홍보도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열차는, 동일 선로 + 대피선/본선을 활영하면서 지능적으로 완급 결합 운행에 참여하기보다는, 그냥 일반열차 선로만 쭉 주행하는 예외적인 전동차에 더 가까웠다. 서울 역에서 출발은 한다지만 타는곳도 지하철 승강장이 아니라 별도의 특이한 지상 승강장에 있었다.

본인은 이 열차를 상행과 하행 모두 일부러 시간 맞춰 찾아가서 타 봤다.
전동차가 일반열차 선로를 달리면서 노량진-대방 사이의 지하 꽈배기굴을 지나고, 일반열차들이 죄다 정차하는 영등포 역을 포함해 서울 시내 역들을 거의 다 무정차 통과하고, 심지어 구로에서도 교각을 안 타고 일반열차 선로로 커브를 돌다니!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은가? ㄲㄲㄲ
이 이색적인 기분은 타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급행은 하행은 영등포 역에 서지 않고, 상행만 선다.
물론 하행보다야 상행이 서울 시내에서 정차를 더 하는 게 더 합리적인 정책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된 더 큰 이유는 승강장 때문이다. 일반열차 승강장에서 전동차 승객을 주고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영등포 역 내부의 일반열차 선로에서 비교적 가깝게 전동차 플랫폼의 한쪽 면에 닿을 수 있는 곳은 상행 방면이기 때문에--선로별 복복선 배선 형태와 좌측 통행의 특성상-- 상행만 영등포 역에서 정차한다. 거기가 바로 5번 승강장으로, 평소에는 광명 셔틀 전동차가 대기하는 곳이다. ^^;;

완행과 급행이 같이 다니는 전철역의 경우 승강장과 선로가 상하행*완급행 = 4개 있는 게 보통이지만, 일반열차를 취급하는 중요한 역이라든가 시종착· 기지 입출고 역할을 하는 전철역은 여분의 선로를 더 갖고 있는 경우가 보통이다. 용산은 중앙선 전동차 때문에 승강장이 하나 더 있다가 그것도 방향별로 승강장이 분리되어 총 6개가 되었으며, 구로는 상하행*완급행*경인/경부 = 8개의 승강장에다가도 당역 시종착 승강장이 하나 더 있어서 총 9개이다.

그리고 노량진 역도 마찬가지. 현재 일반열차 승강장만 잉여인 게 아니라 사실 전동차 승강장도 남아도는 게 하나 있어서 개수가 총 5개이다. 노량진은 차량 기지가 있지도 않고 딱히 시종착역도 아니지만, 한강을 건넌 직후 처음으로 등장하는 역이기 때문에, 상전인 서울이나 용산 역이 사정이 있거나 선로 용량이 부족할 때 급행 전동차의 시종착역 역할을 잠깐 한 적이 있다.

따지고 보면 노량진 역도 일반열차 선로에서 전동차 승강장에 닿을 수가 있기 때문에 서울-수원 급행의 정차가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인다. 얘는 영등포와는 반대로 하행이 닿기가 좋다. 일반열차의 배선이 아까 언급했듯이 노량진-대방 사이에서 꽈배기굴을 통해 뒤바뀌기 때문이다.

서울-수원 급행 하니까 전철역의 승강장 및 선로 배치 얘기가 안 나올 수가 없어서 잠깐 다뤘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급행 얘기를 하자면...

급행이라고는 서울-수원 급행이 유일하던 우리나라 수도권 전철에 본격적으로 급행의 대중화(?)를 이끈 것은 경인선이다. 경인선이 2복선화가 끝나면서(서울 시내는 아예 3복선) 용산에서부터 부평, 주안, 동인천의 순으로 급행이 상시 운행되기 시작했다. 그때는 급행열차를 직통열차라고 불렀다. 하지만 경인선에 운영 주체나 건설사가 찢어진 구간이 있기라도 한 것도 아닌데 직통은 그리 정확한 용어가 아니다. 전동차가 종점과 종점만 찍는 서울-인천 셔틀인 건 더욱 아니고... 그러니 그냥 급행일 뿐이다.

얘도 완전히 별개의 급행 선로를 새로 까는 것이기 때문에 동일 선로에서의 대피· 추월 같은 개념은 없었다. 완행이나 급행이나 그냥 서로 제 갈 길 가면 끝이었다. 사실, 급행열차의 운행 목적 자체도 딱히 경인선의 표정 속도 증가보다는 수송력 분담과 증가에 비중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일반열차에 쫓겨 운행해야 하고 고상홈· 저상홈 문제까지 존재하는 경부선 급행과는 달리, 경인선 급행은 애시당초 일반열차가 없이 전동차 천국인 경인선에서 정차역을 더욱 많이 설정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서울 시내 구간에 급행 전동차만 다니는 별도의 선로가 생기고, 경부선도 무려 천안까지 2복선화 및 수도권 전철화가 끝나면서 뭔가 경인선 급행스러운 느낌이 나는 새로운 등급의 급행 전동차가 경부선에 추가로 도입되었다. 그게 바로 용산-천안 급행이다. 기존하던 서울-수원도 구간이 수원-천안으로 그대로 확장되었다. 이제야 동일 선로에서의 추월+대피가 일어나는 급행이 등장했다.

용산-천안이 서울-천안과 가장 차이가 나는 점은, 서울 시내에서는 급행 전동차 선로를 다니면서 구로까지 각역 정차한다는 것이다. 이 두 급행을 구분하기 위해 코레일 내부에서는 용산-천안을 A급행(빨간선), 서울-천안을 B급행(초록선)으로 부른다.

용산-천안 급행은 1시간에 1대꼴밖에 안 다니니 배차가 경인선 급행에 비하면 안습한 수준이지만, 과거에 경부선 급행은 아예 하루 3회였으니 그것보다는 낫다고 해야겠다. 경부선은 일반열차가 수시로 지나다니기 때문에 급행 전동차가 저 정도로밖에 못 다닌다. 또한 사용하는 선로의 문제 때문에(대피선 부재 포함ㅋ) 안양-수원 사이는 정차역을 넣고 싶어도 못 넣는다. 환승역인 금정 역에도 못 서고 그냥 통과.

현재는 전철이 천안도 모자라서 장항선 신창까지 남하했지만, 경부선 급행 전동차의 노선은 천안보다 더 남쪽으로 가지는 않고 있다. 만약 갔다면 장항선 수도권 전철 구간은 복선+대피선만으로 일반열차+급행+완행 전동차가 모두 다니는 초유의 구간이 됐을 텐데 말이다.
그 대신 잘 알다시피 '누리로'라는 새로운 전동차가 등장해서 서울(용산이 아니라)에서 신창(천안이 아니라)까지 1호선을 쫙 찍어 주고 있다. 얘는 무척 신기한 열차인게, 기술적으로는 전동차이지만 운영상으로는 무궁화호 수준의 완전한 일반열차이다.

그런데 서울 역에서 누리로를 타는곳은 예전의 서울-수원(천안) 급행을 타는 그 잉여 승강장이다. 결국 이 승강장은 서울 지하철 집표 구간 내부에서도 접근할 수 있으면서 일반열차 서울 역 내부에서도 접근할 수 있게 구조가 고쳐졌다.

누리로는 고상홈과 저상홈에 모두 정차 가능하며, 버튼 조작 하나로 모든 좌석들의 방향도 한번에 바꿀 수 있다. 게다가 조용하고 성능 좋아서 아주 실속 있는 열차이다. 2009년 이래로 야금야금 굉장히 증차되어 왔고 충북선처럼 수도권 전철 이외 구간에도 이미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운임 체계의 차이 때문에, 예상과는 달리 누리로가 경부선 B급행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았으며, B급행은 지금도 건재하다.

참고로 B급행은 토요일에도 정상 운행을 하므로, 한번 시승하고 싶으신 분은 주말에 나가서 타도 된다. 단지 빨간 날에 쉴 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04/16 19:19 2011/04/1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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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안내 UI 잡설

1. 일반열차: 열차별로 제각기 달라져 있는 안내 방송

최근의 믿을 만한 답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코레일이 운행하는 무궁화호, 누리로, 새마을호, KTX 열차의 정차역 안내 방송의 음원은 모두 제각각 다르다.

KTX야 개통 초기부터 일반열차와는 완전히 다른 독자적인 안내 방송 체계를 써 왔다. 그리고 한 2007~8년부터는 KTX 아니면 일반열차(새마을· 무궁화 공통) 이 구도로 인터페이스가 딱 둘로 갈리는 추세인 것 같았다. 열차 운행을 마친 후 Let it be 가야금 연주와 Dreamers가 흘러나오는 것도 똑같고.

그런데 2010년쯤에 새로운 안내 방송이 만들어져 무궁화호에 적용되었다. 그렇다. 일렉 기타로 사가 Oh Glory Korail의 한 소절이 흘러나오는 새로운 방송 말이다. ㅋㅋㅋ 들으니까 엄청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성우 목소리도 조금 바뀌었다.

그 반면, 새마을호는 2008년경에 제작된 조용한 피리 소리 + 기존 무궁화호 성우 기반인 안내 방송을 지금까지 그대로 쓰고 있는 듯하다. 명이 얼마 안 남은 열차여서 그런지 대략 투자 중단. -_-;;;

거기에다 누리로가 추가되었다. 누리로는 무궁화호와 동일한 최신 방송 음원이 그대로 적용될 줄 알았는데, 그 예상을 깨고 마치 TTS로 기계가 읽은 듯한 여자 목소리로 녹음된 고유 방송을 그것도 영어는 없이 한국어로만 한다. 타 보고서 굉장히 놀랐다. 위상도 무궁화호와 동일하고 앞으로 무궁화호를 대체할 열차가 말이다.

지금은 오히려 지하철들이 정차도 굉장히 잦은 주제에 번거롭게 주요 역에서 중국어와 일본어까지 가미된 4개 국어 방송을 해 주고 있다. 서울 메트로가 제일 먼저 시작한 트렌드를 나중에 코레일과 도철(SMRT)까지 뒤를 이었다.

철도만치 친절한 녹음 안내 방송 멘트를 지닌 교통수단은 없을 것이다. 비행기만 해도 출발 직후 안전 수칙 안내를 빼고 나머지 방송은 전부 조종사 내지 승무원의 육성이다.

2. 지하철: 서양 클래식 대신 국악 & 회사 CM송으로

언제부턴가 서울 지하철의 환승역 도착과 시· 종착역에서 들을 수 있는 음향에서 클래식 곡은 놀라운 속도로 자취를 감췄다. 시종착 음향은 회사 CM송으로 바뀌고 특히 코레일과 서울 메트로는 이례적으로 퓨전 국악을 환승역 음향으로 채택했다. (김 백찬 씨의 <얼씨구야>)
CM송은 이런 것들이다.. ㅋㅋ

“달려라 코레일~ 에코 레일 푸른 내일”
“국민의 철도 코레일”
“5 6 7 8 서울 도시철도 (‘앗-싸 좋구나!’는 아니고 ㅋㅋㅋㅋㅋ)”
“행복을 나르는 우리 친구 서울 메트로”

이제 클래식은 SMRT의 환승역 음악인 비발디 <조화의 영감>밖에 안 남았다. 이것도 내가 보기엔 몇 년 안으로 교체될 것 같다. 21세기 이래로 환승역 음향을 교체한 적이 없는 회사는 SMRT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 메트로가 <얼씨구야>를 채택하기 훨씬 전부터.. 그러니까 무려 2005~6년경부터 KTX는 정차역과 종착역 도착 음향으로 국악을 써 왔다. 국악이 요즘 트렌드인가..?

3. 철도와 우리말

믿거나 말거나, 과거의 철도청과 지금 코레일은 우리말 순화에 꽤 옹호적인 것 같다. 2000년경에 조직적으로 순화 운동을 벌여서 그때 대합실을 몽땅 맞이방으로 바꾸고 승강장을 타는곳으로 바꿨다. 1호선 신길 역의 전광판에는 종착역, 행선지도 아니고 '길머리'...;;;라고 적혀 있다!
이런 일련의 노력 덕분인지, 철도청은 민간 우리말 연구 단체에서 주는 무슨 표창도 받았지 싶다. 본인은 우리말 순화 연구가인 이 오덕 선생님의 글을 새마을호 기내지 레일로드에서도 접한 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 개정된 안내 방송을 들어 봐도 종착역이라고 안 하고 마지막 역이라고 한다. 우리말 연구가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도착하겠습니다” 대신에 “도착합니다”라는 표현을 썼다. ‘-겠-’이 미래 시제뿐만이 아니라 추측의 의미도 강하기 때문에 어감상 안 좋다나? 그래서 ‘알겠다’(I see. OK) 대신에 ‘알았다’가 맞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코레일 내부에 뭔가 이런 쪽으로 감각이 있는 직원이 근무하기라도 하는 것 같다.

대전 역은 우동이 전통적으로 유명했다.
과거에 호남선은 호남 지방의 곡물을 일본으로 수탈하기 위해 만들어진 철도인지라, 선로가 부산 방면으로 이어졌지 서울 방면 선로는 없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목포로 가는 열차는 호남선 분기 지점인 대전 역에서 기관차를 뒤쪽으로 바꿔 달아야 했다. 지금 대전과 서대전 역을 잇는 ‘대전선’이 호남선의 일부였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호남선 열차는 대전 역에서의 정차 시간이 무척 길었으며, 승객들도 이때 내려서 식사를 했고 덕분에 우동이 인기가 많았다.

그랬는데... 철도청 시절에 본인이 대전 역을 이용하던 당시에도 간판에 우동이라고는 절대 적혀 있지 않았다.
‘가락국수’ ^___________^
영어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지엽적인 일본어? 일본식 한자어의 순화에 대해서는 본인도 그다지 집착하지 않는데, 오히려 철도 당국이 저런 면을 더 신경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 근성으로 차라리 스크린도어나 ‘안전문’으로 좀 순화해서 잘 퍼뜨리지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음은 추가 정보들.

4. 스티브 바라캇의 Dreamers는 2004년 KTX 개통과 함께 도입된 이래로 아직까지도 코레일 열차 운행 종료 후 현역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음악 중 하나이다. 그 반면 Let it be 가야금 버전은 2008년부터 도입되었음.

5. KTX의 TV 스크린에 뜨는 정차역 안내 자막은 6년 전이나 지금이나 헤드라인체인데, 과거 새마을호가 쓰던 견고딕에 비해 별로 멋있다는 느낌이 안 든다. 견고딕이나 아니면 서울남산 같은 최신 서체를 썼으면 좋겠다.

6. Oh! Glory Korail 뮤직비디오의 2011년도 개정판이 나왔다. 신경주 역 같은 KTX 2차 개통 구간과, 공항 철도 2차 개통 구간이 영상에 추가되었으며, 2절 '고객과의 만남을' 대목에서는 서비스 정신-_-을 더욱 부각시킨 영상이 들어간 게 인상적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01/14 08:08 2011/01/1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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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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