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처리 관련 이야기 외

1. 하수도 시설

사람이 사는 환경에서 배설물의 처리는 생각보다 굉장히 골치 아프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다.

오늘날과 같은 위생적인 상하수도 인프라가 없던 시절엔 정말 말도 못 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 건물들로 가득한 도시에서는 농촌과는 달리 퇴비로 활용할 수도 없으니, 오물을 그냥 바로 길거리에다 버렸다고 한다. 그럼 길거리는 대변 썩는 냄새로 진동하고 온갖 해충과 불결한 동물들이 들끓었으니 전염병이 돌기도 딱 좋았다. 길거리에서 똥을 안 밟으려고 하이힐이 만들어졌고, 구린내를 가리려고 향수가 발명되었다니 그 시절을 생각하면 무섭기까지 하다.

닥치고 기름 끼얹고 불태워 버리면 악취는 좀 줄어들지 않으려나 싶지만, 갓 배출된 대변은 수분이 상당히 많은 물질이어서 소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매번 그렇게 처분하기엔 비용도 많이 들고 이산화탄소-_- 배출 측면에서도 별로 좋을 것 같지 않다.

잘은 모르겠지만 다른 동물보다도 사람의 X이 유난히 더 독하고 구리다고 어디서 들은 것 같다. 성경에서도 이 점이 감안되어, 에스겔이 징징대자 하나님이 인분 대신 소똥을 말려서 연료로 쓰라고 대체제를 제안하신 장면이 나오는 게 아닐까? (겔 4:12-15)
또한 같은 인분이어도 요즘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육식 섭취가 늘면서 단백질 때문에 더 구려지기도 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이 문단에 나오는 말들은 다 개인적인 추측임을 밝힌다.

우리나라도 조선 구한말 때 한양에 인구가 크게 늘었을 때는 인구 대비 도시 기반 시설이 너무 열악했던 관계로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오물이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조선이 미개하고 일제에 의해 망해도 할 말 없는 개막장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진영에서는 이런 사진도 제시하는 모양이다.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붉은 원이 전부 X이라고 한다. 노면전차가 다닐 정도로 사대문 안의 최대 번화가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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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1세기까지 지구상에 존속하고 있는 최악의 생지옥인 북한에서는 다른 깡촌도 아니고 평양의 상류층 아파트에서까지 안습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에 한번 얘기한 바 있다.
수돗물과 전기, 가스 따위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서 겨울에 이불 뒤집어쓰고 냉방으로 지내는 건 차라리 양반. 수십 층 위에서 노인들은 집 밖으로 나오질 못하고(계단!), 게다가 수세식 변기도 물을 내릴 수가 없어서 신문지 위에다 응가를 본 뒤 오물을 밤에 몰래 베란다에서 아래로 투척한다.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감시를 해도 주변에 남조선처럼 가로등 불빛이 있나, CCTV가 있나, 그 암흑천지 속에서 누가 몰래 갑자기 투척하는 걸 잡아 내는 건 불가능하다. 그게 크기가 아주 큰 것도 아니고..
그러니 매일 아파트 근처 바닥에 철퍼덕 떨어진 똥을 치우는 사람들이 고역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밤에 길을 지나가다가 똥벼락을 맞는 사람도 있다. 밤에는 아파트 근처에는 접근을 안 하는 게 상책이다.

우리나라는 그 정도까지 막장은 아니지만 철도 차량이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소변이 그대로 선로 밖으로 떨어져 나가는 '비산식 화장실' 객차가 다니곤 했다. 물론 지금은 그런 미개한 객차는 전국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지 20년 가까이 됐지만 말이다.

2. 극지와 험지, 특수한 직업

이런 상하수도 시설과는 별개로, 직업적으로 제때에 화장실에 갈 수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가깝게는 화장실이 없는 교통수단을 운전하는 택시/버스 운전사나 지하철 기관사이다. 지하철 기관사의 경우, 정말 급할 때는 소변 정도는 섬식 승강장역에 정차했을 때 승강장 쪽이 아닌 벽 쪽 문을 열고 몰래 처리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객기가 아닌 전투기 조종사는 장시간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경우 별 수 없다. 기저귀를 챙긴다고 한다.

성경에도 지금으로 치면 야전에서 싸우는 육군 보병에게 적용되는 말이 있다. 필드에서 볼일을 보고 나면 삽으로 흙을 파서 오물을 잘~ 덮어서 은폐를 하라고(신 23:12-14) 말이다. 마치 옷을 입어서 신체의 부끄러운 곳을 가리듯, 더러운 배설물도 안 보이게 잘 가려 놓으면 하나님이 전쟁 중에 복을 주실 거라고까지 약속했다. 의외로 이런 시시콜콜한 얘기가 모세 율법에 기록돼 있다.

옛날에 아문센과 스콧 시절에는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남극 조약까지 다 체결된 지금 남극을 탐험하는 팀은 사람이 안 사는 곳이라고 해서 주변에 무단 방뇨· 방변을 해서는 안 된다. 모든 인원의 배설물은 고이 회수해서 정화 처리를 한 후, 남극의 밖에다 버려야 한다. 쓰레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인체의 생리 현상으로도 주변을 오염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국제 협정이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달 포함 우주에 갔다 온 사람들도 자기 배설물을 감히 지구 밖으로 방출하지 않았다. 단, 이와 관련해서 황당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안습한 사건이 1969년 5월 말에 발사된 아폴로 10호 미션 때 있었다.

아폴로 10호는 달에 최초로 착륙을 한 11호의 직전 미션이었다. 달의 궤도에 진입하여 사령선과 착륙선이 분리를 하고, 착륙선이 달 표면 기준 15.6km 고도의 상공까지 내려갔다가 도로 사령선으로 합류한 뒤 지구로 돌아왔다.

달 탐사 우주선은 우주 정거장이 아니며, 화장실을 따로 만들 공간이 없다. 사람이 재량껏 엉덩이에다 봉지를 요강 삼아서 오물을 잘 담아야 한다.; 그런데... 사령선 안에서 누군가가 대변을 보는데 뒷처리를 제대로 못 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주인을 알 수 없는 똥이 그 좁은 우주선 안의 무중력 공간에서 둥둥 떠 다니는 참극(...ㅠ.ㅠ)이 벌어졌다!

승무원들 3명이 모두 자기가 싼 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녹음되고 문서로 기록됐고=_=;;, 그게 수십년 뒤에 비밀이 풀려서 일반인에게까지 공개됐다. 예기치 않게 실수로 초대형 민폐를 끼친 당사자만이 그 똥이 누구 똥인지에 대한 진실을 죽을 때까지 혼자 간직하다 갈 것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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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선의 분리는 없이 최초로 달을 돌고 오는 것까지 성공했던 아폴로 8호 미션(1968년 크리스마스) 때는.. 창세기 1장 낭독 애드립이 있었다. 그 뒤 10호 미션 때는 저런 똥 해프닝이 있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3. 저격수 비유

본인은 예전에 군대에서의 전문직인 전투기 조종사와 저격수를 비교하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저격수의 경우 총만 기가 막히게 잘 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혼자 몰래 잠입해서 임무를 수행한다는 특성상 간첩, 무장공비, 공작원과 같은 성격도 지닌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저격수는 수풀 속에서 위장을 한 후 목표물이 나타날 때까지 꼼짝도 안 하고 근성으로 기다리는 훈련을 한다. 공작원이 적진에서 비트를 파고 잠복하는 것과 비슷하다. 위장을 잘 하면 적군들이 자기 위를 밟고 지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그 긴 시간 동안 정말로 꼼짝도 안 하고 있을까? 밥과 물은 안 먹는다 쳐도 대소변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지난 2011년 9월에는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저격수 특수부대를 취재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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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 위장을 한 채로 표적이 나타날 때까지 3박 4일 동안 한 자리에서 꼼짝도 안 하고 견뎌 본 적이 있습니다.
기자: 생리현상 같은 건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저격수: 그게 가장 힘든 부분인데, 최대한 자제를 하며... 정말 어려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 어떤 경우든 절대 움직이지 않고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 인생이고 현실이며 실전이다. 현실의 전쟁은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며 저런 임무에도 간지 나고 아름다운 모습만 있는 게 아니다.
머뭇머뭇 쭈뼛거리면서 "정말 어려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저격수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별 수 없다. 도저히 어쩔 수 없으면 결국은 바지에다 싼다는 얘기다.
그런 것까지 대비해서 저격수 훈련 중에 기저귀까지 미리 지급해 주는지는 난 모르겠지만, 결국 대놓고 직접 얘기를 안 할 뿐이지 뻔한 결말인 것이다.

자기 입으로 직접 말하기는 민망하지만, 직접 말 안 해도 결국 그 말이 그 말인 사례는.. 성경에도 많다.

  • 가인은 누구와 결혼했는가? (여동생 중 하나와 결혼했다. 그 시절엔 근친 결혼이 이상한 짓이 아니었으니까.)
  • 함은 술 취해 잠든 아버지 노아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 (검열삭제를 했다)
  • 입다는 자기 딸에게 결국 무슨 행동을 했는가? (결국 딸을 이삭 죽이듯이 죽였다)
  • 6일 창조가 있기 전에 이전 세상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물의 넘침으로 멸망했다)
  • 노아의 홍수 이전에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 (유전자가 교란된 반신반인 괴생명체가 태어나게 되는 짓을 함)
  • 민수기 24장과 25장 사이에 발람이 무슨 짓을 했는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비열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성품을 역이용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실족시켰다)

"에이, 저 멋진 정예 군인인 저격수가 바지에 똥을 쌀 리가 없어. 저건 문자적인 배설물이 아닐 거야, / 문자적인 3박 4일이 아닐 거야" 이런 반응을 할 게 아니라면, 성경에 기록된 엄연한 사건을 문자적으로 믿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입장에서도 민망해서 굳이 일일이 디테일을 기록할 필요가 없고 정황상 안 봐도 뻔하니 간접적으로 기록을 해 놓은 것이다.

이상. 성경을 읽고 내용을 믿는 태도에 대해서 얘기하기 위해서 먼저 똥 얘기부터 장황하게 늘어놓게 되었다. ^^

Posted by 사무엘

2015/07/04 08:28 2015/07/0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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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무엘 2016/02/05 15:13 # M/D Reply Permalink

    마라톤 급똥: 이 글과 관련된 보충 자료이긴 한데, 장면이 참 웃프다.;;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humorbest&no=491655
    하긴, 2시간이 넘게 이어지는 그 힘든 마라톤 경기 중에 주최 측에서 선수들에게 식수를 보충해 주긴 해도 간이 화장실이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자주 보는 장면은 아니지만 실제로 저런 불상사를 겪은 선수가 지나가면, 물론 관객들은 박수를 치면서 진지하게 격려를 해 준다. 그게 매너이기도 하고.
    그나저나 이말년의 이니셜 M도 승자가 저렇게 되는 걸로 끝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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