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 언어는 언어 차원에서 자체 제공하는 문자열 타입이란 게 없다.
문자열은 단순히 문자의 배열 내지 이를 가리키는 포인터로 취급되며, 코드 번호 0인 문자가 문자열의 끝을 나타내는 매우 원시적이고 단순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 이름도 유명한 null-terminated string 기법이다. (이하 편의상 NTS로)

깔끔하고 쓰기 편한 문자열 처리를 제대로 구현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그렇게 나쁜 방법은 아니다. string은 int보다야 처리하기가 훨씬 무거운 건 사실이다. 더구나 C/C++은 정말 1바이트라도 더 아끼고 한 클럭이라도 더 줄여야 하는 시스템 프로그래밍 용도로 개발된 언어인 것이다.

NTS 방식으로 문자열을 다루지 않는 언어도 있다. 이런 언어는 문자열의 길이는 별도의 장소에 보관하며 스트링의 내부에 0번 문자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언어로 프로그램을 짜더라도, NTS를 받는 운영체제 API에다 문자열을 넘겨줄 때는 뒤에다 0번 문자를 손수 추가하여 문자열을 변환하곤 한다. 운영체제 커널이야말로 C 언어 기반인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모든 곳에는 NTS 문자열 포인터만 받더라도, 그래픽 API는 비록 C언어 스타일이라 할지라도 이례적으로 문자열 포인터뿐만 아니라 문자열의 길이를 별도의 인자로 따로 받는 경우가 많다. 윈도우 API도 그 대표적인 예인데, 그 이유는 명백하다. 그래픽 처리의 특성상 NTS 문자열을 일부 몇 글자만 찍어야 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NTS는 간단하고 효율적인 대신, 문자열의 끝을 언어나 프레임워크 차원에서 보장을 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오늘날 버퍼 초과 같은 보안 문제의 온상이 되어 있다. 가령, C 표준 함수 중에 strcpy는 잠재적으로 굉장히 위험한 함수이거니와, 파일도 아니고 키보드 입력을 받는데도 버퍼 크기 한계 지정도 없이 설계되어 있는 gets는 정말 도저히 그대로 쓸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윈도우 SDK에는 꽤 오래 전부터 StringCb* 함수들을 도입했다. write 버퍼의 포인터뿐만 아니라 버퍼 크기도 별도로 지정하여 복사가 그 영역 밖으로는 되지 않게, 즉 문자열이 잘리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것들은 그냥 static 링크되는 코드이지 운영체제 커널 DLL에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lstrcpy 같은 함수와는 위상이 다르다. 사실 저 함수 자체가 기존 커널 l* 함수보다 더 안전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추가된 것이다.

비주얼 C++ 2005부터는 보안 문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함수군이 생겼다. 아예 _s 접미사가 붙은 strcpy_s 류이다. 이것도 하는 일은 기존 strcpy보다 더욱 안전하게 문자열을 복사하는 것이지만, 다음과 같은 면에서 StringCb*와는 동작 방식이 약간 다르며, 쓰임이 더 엄격하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첫째, StringCb*는 버퍼 크기가 걸리면 문자열을 그냥 자르고 null-terminate까지 알아서 시켜 주는 반면, *_s는 런타임 에러를 발생시킨다. 그러므로 전자는 단순히 로그를 찍는 것과 같이 문자열이 꼭 다 복사되지는 않아도 되고 버퍼 초과 에러만 예방하고 싶을 때 쓰면 되며, 후자는 어떤 경우에도 버퍼가 초과하는 일 자체가 없이 문자열이 100% 정확하게 복사되는 게 보장되어야 할 때 쓰면 된다.

둘째, 특히 디버그 버전의 *_s 함수는 지정해 준 버퍼 영역을 다 검사한다. 비록 지금 한 글자밖에 복사할 게 없더라도 사용자가 100글자를 지정했다면 그 메모리가 다 안전한지 일일이 검사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char a[8];
strcpy_s(a, 12, "ABC"); //12>8

는 비록 전혀 해롭지 않은 코드임에도 불구하고 에러를 일으킨다. 디버그 빌드에서는 말이다.

strcpy 같은 간단한 함수뿐만 아니라 scanf 함수도 쓰임이 강화되었다. 가령,
char s[64];
scanf_s("%s", s, 64);

이런 식으로 %s도 버퍼뿐만 아니라 버퍼의 크기까지 덧붙이도록 동작이 수정되었다는 뜻이다.

*_s 함수는 일부 템플릿 오버로드 버전도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 코드에다 *_s 함수를 넣는 리팩터링 작업을 할 때 일일이 배열 사이즈를 집어넣어야 하는 수고를 상당수 덜어 준다. 가령, 쓰기 버퍼가 포인터가 아니라 static 배열인 경우,

template<int N>
.... strcpy_s(char (&dst)[N], const char *src)
{
 return strcpy_s(dst, N, src);
}

이런 템플릿 오버로드가 이미 구비되어 있는 덕분에, strcpy를 strcpy_s로 바꾸기만 해도 알아서 배열의 크기가 전달된다. 물론 컴파일 타임에 말이다.
물론, 쓰기 버퍼가 임의의 포인터인 경우에는 이런 방법을 쓸 수 없고 사용자가 버퍼 크기를 수동으로 전달해 줘야 할 것이다.

본인도 어지간하면 이런 안전한 함수를 쓰고 싶은데, strchr/strstr 같은 함수의 결과값에다가 또 strcpy를 해야 할 때는 남은 버퍼 크기를 지정해 주는 게 좀 난감하다.

덧.
1. C언어에서 정적 배열의 원소 개수를 구할 때는 통상
#define ARRAYSIZE(x)  sizeof(x)/sizeof(x[0])
과 같은 형태로 정의하며, 이렇게만 써 놔도 이 식은 최적화 과정에서 모두 컴파일 타임 때 고정된 값이 계산되어 들어간다. 하지만 ARRAYSIZE 매크로도 템플릿을 이용한 매크로로 바꾸면 나눗셈 연산도 없고 더구나 배열이 아닌 일반 포인터를 넘겨주면 에러까지 나는(더욱 type-safe하기까지 한) 버전을 만들 수 있다.

템플릿으로 컴파일 타임 때 정말 별 걸 다 할 수 있다. ^^;; strcpy_s의 템플릿 오버로드 버전을 보니까 문득 이게 생각이 났다.

2. 아울러 어떤 구조체 멤버가 메모리 상으로 몇째 오프셋을 나타내는지 가리키는 매크로도 NULL 포인터로부터 ->로 참조한 멤버 값의 주소를 가리키는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 NULL 포인터는 -> 연산자를 적용하기만 하면 바로 에러가 날 것 같지만 주소 연산자 &는 메모리 위치에 상관없이 컴파일 타임 때 값이 계산되는 연산자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3. C/C++에서 0이라는 수치는 숫자와 포인터에 모두 아무런 형변환 없이 적용 가능한 녀석이어서 문제이다. true, false는 이미 진작부터 예약어가 생겼는데 C++도 nil이나 null 같은 예약어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본인은 전에도 이런 언급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3/13 14:56 2010/03/1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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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라크넹 2010/03/14 05:41 # M/D Reply Permalink

    C++ 새 버전(C++0x라고 불리는)에서 nullptr 예약어가 그 용도로 새로 만들어질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1. 사무엘 2010/03/14 14:36 # M/D Permalink

      네. 완전히 리모델링되는 auto 키워드와 더불어 기대되는 면모 중 하나입니다. 추가되어야 마땅하죠.
      이 기회에 strcpy_s 같은 부류도 좀 표준화가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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