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근황과 시사 관련 생각

2025년이 상반기가 벌써 1달 남짓밖에 안 남았다.
날씨가 엄청 많이 더워져서 이제 새벽과 이른 아침에도 반팔이 일상이 됐다. 실내에서는 선풍기와 에어컨도 필수..
그런데 이 와중에 4월과 5월 내내 금/토요일만 골라서 비가 왔던 것 같다. 신기한 노릇이다.
다만, 5월 20일을 전후한 기습 폭염은 개인적으로 정말 고통스러웠던 시기였다.

뭐, 본인 근황을 오랜만에 전하자면.. 결혼한 지 어언 반 년이 지났고, 여왕님과 함께 잘 지내고 있다.
다 좋은데 유일하게 애로사항 문제점은 할일들이 너무 많이 쌓이고 밀려서 미칠 지경이라는 거..
개인적인 글쓰기와 프로그램 개발 아이템들이 너무 밀려서 다른 건 엄두를 못 낼 지경이다.

여러 아는 분들로부터 이런저런 유익한 책을 번역+요약해 달라, 이런저런 한글 개량 시스템을 구상 중인 게 있는데 함 검토를 해 달라~~ 요청을 받은 게 있긴 한데.. 내가 내 앞가림도 못 하는 중이다. 그분들께는 그저 죄송한 마음이다. 언젠가는 살펴보겠지만 당장 가까운 미래 며칠 안으로는 못 하겠다.

"그럼 너님은 요즘 도대체 뭘 하고 무슨 낙으로 지내냐? 우선순위가 더 높은 일들이 뭐냐?"라고 물으신다면..
오늘 소개하는 근황글과 사진이 답변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이게 전부라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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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매일 밤마다 밖에 나가서 텐트 치고 '야영'은 못 한다. 하지만 주말에 돗자리와 텐트를 챙겨서 집 주변의 공원으로 소풍은 가끔 간다. 여왕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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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11월에 도입했던 호박이들을 지난 4월 중순에 드디어 모두 도축했다~!
특히 저 큼직한 짙은 초록색 호박은 본인 집에 5개월 가까이 보관되어 있던 아이였다. 보기만 해도 든든하고, 내부 상태도 아주 좋았다. 물러지거나 상하는 기미는 전혀 없고.. 4월이 아니라 5월과 그 이후까지 반 년 넘게 놔 둬도 됐을 것 같았다.

내가 비슷한 시기에 구매했던 딴 호박 중에는 집에 가져오자 두세 주를 못 버티고 물러지기 시작한 애도 있었는데..
상태가 어쩜 이렇게 복불복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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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올해 2025년에도 호박 농사가 시작됐다.
이제는 예전처럼 강가까지 멀리 나가서 심는 무단경작은 못 하고.. 집 베란다에다가 스티로폼 화분을 세팅해서 호박씨를 잔뜩 심었다.
씨를 수십 개를 심어도 몇 주째 싹이 날 기미가 안 보이길래 올해는 호박 농사가 물 건너가나 싶었다.
그랬는데 한참 전에 심었던 씨가 지난 4월 23일쯤부터 갑자기 무더기로 싹이 돋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식물의 씨앗이라는 건 무작정 따뜻하고 물기만 있다고 싹트는 게 아니라고 한다.
일정 기간 동안 일정 기온 이하로 왕창 추운 기간을 겪고 나서 "그 다음"부터 따뜻해진 게 감지돼야 싹이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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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트리거가 없으면 식물은 혹독한 겨울이 완전히 가기 전에 고개를 잘못 내밀었다가 얼어죽을 것이다. 오오~~ 나름 이런 알고리즘까지 구현돼 있다니 참 신기하다.
그런데 몇 년 전엔 난 겨울에 따뜻한 실내에서 호박을 키우고 열매도 얻은 적이 있었는데.. 그 씨앗들은 내부 상태가 어떻게 프로그래밍 돼 있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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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4월 26일, 5월 2일에는 각각 저렇게 됐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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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5월 15일.. 어버이날 이후부터는 떡잎에 이어 본잎도 확연하게 큼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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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첫 싹이 돋은 지 한 달 정도 지난 5월 22일. 이제는 호박잎을 따 먹어도 될 정도가 됐다.
이제 잎을 한번 딴 뒤엔, 장기복무자 몇 포기만 남기고 나머지는 예편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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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세상에.. 성인 나이트클럽이 저렇게 늙은 호박을 차에다 얹어 놓고 광고하는 건 처음 본다. 호박 부동산뿐만 아니라 호박 나이트도 있구나. ㅋㅋㅋㅋㅋㅋ
어째 마케팅을 저런 식으로 할 생각을 했나 모르겠다.
호박이랑 성인들 유흥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독특하고 특이하고 튀고 부각돼 보이는 건 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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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다음으로 동물...!!!!
우리 부부는 작년에 잠깐 함께했던 고양이 '앨리'를 기리기 위해..
길고양이가 종종 드나드는 주변 창고에다 길고양이 쉼터를 세팅했다. 거기에다 주기적으로 물과 사료를 갖다놓기 시작했으며, CCTV도 설치해서 꼬냉이들 동향을 관찰했다. 일명 앨리 기념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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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어린이날에.. 정말 전무후무하게 고양이들이 무려 네 마리나 한꺼번에 들어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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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엔 요 검은 턱시도 고양이가 한 마리 들어와서 맹활약을 하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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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요렇게 검은 고양이 두 마리가 들어오기도 하고, 젖소 고양이가 추가된 세 마리가 호텔을 찾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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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꼬냉이는 건식 사료 파이터인가 하면, 어떤 꼬냉이는 트릿(건조시킨 닭 가슴살 간식)만 먹는다.
어떤 꼬냉이는 여기 밥은 안 먹고, 캣닢이 묻은 스크래처와 장난감만 미친 듯이 비비면서 뒹굴곤 한다.
이런 거 지켜보는 게 뭔가 인생의 낙이 됐다.
내가 원래는 멧돼지를 좋아했는데 멧돼지는 이렇게 골목길을 활보하는 모습을 볼 수는 없으니 말이다.;;;

* 나머지 요즘 드는 생각들

(1) 우리나라는 뻘짓 하다가 임기 중에 탄핵 파면으로 짤린 대통령이 결국 두 사람이나 배출됐다. =_=;; 그래서 선거철이 예정보다 또 일찍 찾아왔는데..
어휴 내 개인적인 소신은 어지간해서는 이 선거 비용을 그냥 산불 피해 복구에나 보태지 하는 답답함이 느껴진다.

(2) 지하철 요금이 2년 만에 오를 예정이다. 이건 2023년부터 계획됐던 것이니 뭐 어찌할 순 없다.
몇 년 뒤에 대중교통 요금이 또 오른다면 그때는 기본요금은 냅두고 임률이 오를 법도 해 보인다.

(3) 요즘 우리나라는 싱크홀 사고 때문에 난리이다. 신안산선 건설 현상에서 큰 사고가 났었고, 서울 지하철 9호선의 동쪽 연장 구간은 지반이 약해서 계속 저런 위험 징후가 나타나는가 보다.
다리가 무너지고 가스가 폭발하고 백화점이 붕괴했던 30년 전 김 영삼 시절에도 이렇게 땅이 푹 꺼지는 사고는 없었는걸 말이다.

서울 시내 전체에서 싱크홀 취약 지점에 대한 데이터가 있기는 한데 나랏님이 부동산 가격 하락을 우려해서 고의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돈다. 이거 마치 자동차 제조사가 차량 EDR 자료를 일부러 공개하지 않는다는 말만큼이나 정말 사실인지 궁금하다.

(4) 백 종원 아저씨는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난 3~4월 동안 갑자기 왜 집중적으로 각종 구설수에 오르면서 악재에 시달렸는지 모르겠다. 저 사람도 지금까지 마냥 선하게만 사업을 하고 갑부가 된 건 아니었는지?
한편, 허 경영은 드디어 사기극의 꼬리가 밟혔는가 보다.

(5) 지난 2005년 4월인가 요한 바오로 2세 이후로 교황의 부고를 참 오랜만에 다시 들었다.
교황이라는 건 전근대 시절부터 존재한 종신직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의 특성상 세습직이 아니고 선출직인 것이 참 특이하게 느껴진다. 역시 20년 전 코미디 영화인 ‘유로트립’에도 교황 선출 씬이 있었지 말이다.
글쎄, 요 비슷한 시기에 왕중왕(..), 본회퍼 같은 종교 장르의 영상물들이 여럿 등장하기도 했다.

(6) 오랫동안 무고 누명 때문에 심하게 마음고생 했던 뽀빠이 이 상용 씨가 5월 초에 세상을 떠났다.
난 어린 시절엔 오랫동안 ‘뽀식이 이 용식’하고 저 사람이 굉장히 헷갈렸고 개인적으로 구분에 어려움을 느꼈었다. 이름과 별명에서 일부 일치하는 글자들 때문이었던 듯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5/05/26 08:36 2025/05/2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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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역 순찰

고양이는 평소에 잠을 그렇게도 많이 잔다고 한다(고양이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럼 깨 있는 동안은 쟤들은 뭘 하면서 하루를 보낼까..??
물론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여느 동물과 마찬가지로 사냥감 내지 먹이를 찾아 필사적으로 헤맬 것이다.
허나, 먹이 문제와 별개로 꼬냉이는 혼자 독고다이로 지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특정 장소 자기 '나와바리'에 대한 애착이 아주 강하다는 특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꼬냉이는 하루 2~3회씩 자신의 영역을 순찰하면서 침입자가 있는지, 수상한 일이 벌어졌는지를 꼼꼼히 관찰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와바리 경계에 있는 기물에다가 얼굴을 부비면서 자기 냄새를 묻힌다.
심지어 소변 스프레이=_=로 마킹을 하는 경우도 있다. 원래 꼬냉이는 모래· 흙 위에다가 배설을 하면서 배설물을 흙으로 덮고 파묻을 줄도 아는 깨끗한 동물인데 말이다.

집고양이와 길고양이는 그 나와바리가 실내냐 실외냐의 차이밖에 없다.
집고양이는 욕실이나 창고처럼 평소에 자기가 자유롭게 들나들 수 없었던 곳의 문이 열리면 잽싸게 그리로 들어가서 두리번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집사한테도 다가가서 부비부비 하면서 또 자기 냄새를 묻혀 업데이트(..)한다. 이 정도면 냄새가 무슨 지문 같은 역할이라도 하는가 보다.

지금까지 없던 낯선 냄새가 감지되는 거, 집의 가구 배치가 갑자기 달라지는 거, 다른 고양이가 자기 나와바리에 들어오거나 집에 낯선 닝겐 손님이 오는 거.. 이런 것들은 고양이에게 꽤 긴장과 스트레스를 야기한다고 한다.

3. 재개발 악재

옛날에 붉은 벽돌로 지은 단독주택이 많던 시절에는 주변에 뭔가 틈바구니 같은 게 많았다. 길고양이들이 집 담장도 넘고 골목 사이 으슥한 틈바구니에 요리조리 짱박히면서 어떻게든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로지 직육면체 상자 일색으로 너무 깔끔하게 정돈된 오늘날의 아파트숲은 꼬냉이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걔들이 지낼 만한 곳은 지하 주차장밖에 없을 듯하다.

그리고 대도시에서 수십 년 묵은 단독주택들은 다들 헐리고 재개발되는 추세이다(아마 저런 아파트 단지로?). 이건 그 나와바리에서 살고 있던 꼬냉이들에게는 재앙 같은 소식이랜다.
이거 뭐 "성북동 비둘기"가 오늘날은 "한남동 꼬냉이"로 바뀌어야 할지도..?? (한남동 일대도 한창 재개발 중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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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중장비가 들어와서 웅웅거리면서 낡은 건물을 깨부수는데.. 거기 살고 있던 꼬냉이들은 탈출을 제대로 못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자기 나와바리에 대한 집착을 못 버리기 때문이다.
쟤들은 밖으로 도망을 안 가고 더 깊은 구석에 짱박혀서 숨어 있다가, 철거된 건물 잔해에 맞거나 같이 파묻혀서 죽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ㅠㅠㅠ 이게 진짜 비극이다.

하긴, 겨울철에 꼬냉이가 자동차 엔진룸 안에서 웅크리고 자다가 나중에 그 차가 시동이 걸렸을 때 갈려들어갈 수 있다던데. 건물 철거 때도 비슷한 일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겠다.

숲을 파괴해서 야생동물의 먹이나 서식지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
원래부터 사람이 살고 있던 건물들을 다 철거하는 바람에 길고양이의 서식지가 없어진다니..
이것도 오로지 꼬냉이만이 겪는 기괴한 고충인 듯하다.;;

그래서 캣맘들은 지역 관공서나 재개발 시공사에다가 민원을 넣어서 여러 조치를 취했다.
철거 예정인 건물을 가리는 외벽 아래에다가 꼬냉이가 드나들 수 있는 자그마한 구멍을 뚫는다. 그리고 그 구멍에다가 물과 사료를 놔 둬서 거기 사는 아이들이 가능한 한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거다.

물론 옛날 나와바리를 탈출만 했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그 꼬냉이들은 이제 갈 곳이 없으니 얘들을 임시 보관소로 보내서 누군가가 냥줍해 가도록 분양을 주선한다. =_=;;;
주인 없는 그 하찮은 꼬냉이들이 뭐라고 얘들을 이렇게까지 걱정하고 신경 쓰는 캣맘들이 생각보다 많더라. 주기적으로 물· 사료를 놔 두는 정도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4. 간택과 보은

저 정도로 고양이를 좋아하는 캣맘이 존재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고양이가 귀엽기 때문이 아닐까?
하물며 밥만 주는 게 아니라 아예 냥줍까지 하는 것에는 꼬냉이의 외모가 아무래도 큰 영향을 끼친다.

물론 일개 길고양이 레벨에서 털이 완전 쌔하얀 페르시아 고양이 같은 아이를 기대할 수는 없다. 털 도색은 그냥 흑백이나 회색· 고동색· 황토색 계열의 얼룩덜룩한 흔한 잡종이 대부분이겠지만, 그래도 얼굴 동그랗고 토실토실하고 충분히 귀여운 애들은 많이 있다.

고양이 집사와 관련해서는...

  • 그러고 보니 공 병우 박사의 제자였던 송 현 선생님도 늘그막엔 길고양이 돌보는 일에 진심 재미를 붙이신 적이 있었다. 그분 살아 계시던 시절에 본인이 결혼과 꼬냉이 얘기를 같이 나누지 못하다니 아쉽다.
  • 그 밖에 유튜브에는 유명 랜선 집사들도 많이 있다. 베베집사라든가 메주..;; 와이프의 소개로 본인도 이런 세계에 대해 접했다. 이 사람들은 꼬냉이 돌보고 방송하는 일만 전업으로 하는 유튜버이다.
  • 19세기의 간호행정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도 길고양이를 개인적으로 무려 60마리나 냥줍해서 키웠던 원조 캣맘이었다고 한다. 꼬냉이에게는 인간에게 존재하지 않는 갬성이 존재한다는 식으로까지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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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인간을 주인으로 떠받들지만.. 고양이는 닝겐을 집사로 간택할 뿐이다~"라는 농반진반 드립이 있다. =_=;;;
고양이가 개에 비해 홀로 도도하다는 이미지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현실의 꼬냉이가 그 정도로 안하무인인 건 아니다. 꼬냉이는 자기 담당 집사에게 자기가 사냥한 아이템을 상납하면서 나름 '보은'을 할 줄도 안다는 게 주지의 사실이다.

본인조차도 작년에 앨리가 '보은'하는 걸 실제로 본 적이 있다. 갖고 놀라고 던져줬던 생선 인형을 물고는 본인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글쎄, 쥐나 벌레 같은 생체를 가져온 건 아니지만 일개 꼬냉이가 이런 생각까지 한다는 게 무척 놀라웠다. 그 당시에 앨리가 그렇게 선물이라도 바쳐서 우리집 안에 들어오고 싶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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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신은 고양이"라는 동화도 이런 꼬냉이의 특성 때문에 만들어진 게 아닐까?
꼬냉이는 앞서 가축의 용도에서 살펴봤다시피 고기, 노동력, 부산물 같은 게 애매하다. 저 동화는 그래도 꼬냉이가 유용한 구석이 있다는 걸 아주 판타지스럽게 각색한 것 같다. 일본에서는 "고양이의 보은"이라는 지브리 애니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말이다.

5. 나머지 이야기들

(1) 기분 좋고 평안할 때 그릉그르르??? 골골송
평안한 상태로 바닥이 푹신한 때 꾹꾹이
기분 나쁠 때, 경계 또는 경고 모드일 때 캬아아아~~ 하악질..
요렇게 상황별로 꼬냉이의 동작을 묘사하는 용어가 있다.

(2) 글쎄, 개의 야생 에디션이 늑대이듯이 고양이도 야생 에디션인 살쾡이(삵)가 있다. 야생 에디션은 홈 에디션 대비 덩치나 공격성이 더 강화돼 있다.
참고로 하이에나는 늑대 같은 개꽈 느낌이 강하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얘도 의외로 사자나 표범 같은 고양이꽈라고 한다.

(3) 고양이는 정말 이례적으로 성경에 언급이나 등장이 전~~혀 없는 걸로 유명하다. 개, 쥐, 돼지, 말, 소, 양, 염소 등등등은 다 나오며, 레위기에서 박쥐, 펠리컨, 대머리독수리도 나오는데 말이다. 고양이는 하다못해 부정한 동물로 언급도 없다.
이에 대해서는 성경이 기록되던 시기에 지금 우리가 아는 자그마한 고양이라는 품종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다. 성경에 닭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5/05/11 08:35 2025/05/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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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는 말: 들짐승과 집짐승

자연에는 여러 동물들이 존재하는데, 어떤 종류는 인간의 입장에서 다음과 같이 이용할 가치가 있다.

(1) 일을 시켜서 부려먹기: 개, 소(농사), 말(교통수단).. 넓게 보면 서커스 묘기도 이 범주에 들겠다.
(2) 산 채로 얻는 부산물: 꿀, 알, 젖, 털 같은.. 이거 덕분에 꿀벌은 일개 곤충일 뿐이지만 축산법 상으로는 엄연히 가축이다.
(3) 죽여서 얻는 부산물: 고기와 가죽. 소, 돼지, 닭, 오리 등.. 오늘날 닭은 이 분야의 끝판왕이다.

노동력 (1)에 대해서 더 살펴보자면..
오늘날이야 자동차와 농기계 덕분에 말이나 소의 노동력이 필요할 일은 거의 없어졌다. 소는 이제 식용으로만 키운다.
그 반면, 개는 차분하고 충직한 성격 덕분에 품종에 따라 사냥개나 군견, 맹인 안내견, 마약 탐지견 같은 고도의 특수 임무까지 수행 가능한 유일한 동물이다.

냄새 맡는 능력만 따지자면 도야지가 개보다 더 뛰어나면 뛰어나지, 절대 못하지 않다. 그 커다란 콧구멍을 폼으로 달고 다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지능도 개나 도야지나 다 피장파장이다.
하지만 도야지는 고집 세고 인간의 훈련을 잘 따르지 않고 깩깩거리는 그 성깔이 걸려서 저런 일을 못 시키는 거다. 인간과 호흡을 맞추면서 자신의 그 능력을 인간을 위해 기꺼이 바치려는 의지가 개보다 훨씬 뒤떨어진다.

한편, 꿀벌은 (2) 꿀뿐만 아니라 충매화 기반 농작물들의 수분을 도와준다는 (1) 노동력 공로도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이걸 인간 수작업이나 기계 "따위"로 일일이 하면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농작물의 가격이 지금보다 몇 배는 뛰게 될 터.. 꿀벌의 효율과 가성비 따위는 꿈도 꿀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인간에게 유익한 동물이 인간과 함께 지내게 되면 '가축'의 범주에 들어가게 된다.
인간을 공격하지 않고 인간의 통제에 잘 따르면서 이 테두리 안에서 스스로 번식도 하고, 저런 (1)~(3)을 더 잘하는 쪽으로 품종 개량이 진행된다.

늑대가 들개를 거쳐 우리가 아는 그런 개로 바뀌고, 멧돼지가 털 없고 엄니 없고 더 뚱뚱한 집돼지로 바뀐다. 이런 동물들은 이제 돌봐 주는 인간 없이 홀로 야생에 던져지면 제대로 못 살게 된다.
내 경험상 성경도 육상 동물을 분류할 때 포유류 양서류 같은 구분은 안 한다. 그냥 가축(cattle) 아니면 일반 야생 짐승이냐(beast) 정도로만 분류한 편이다.

산업화 이후 현대에 와서는 아래의 (4)와 (5)도 동물의 용도에 추가된 듯하다. 1차 산업이 아닌 업종에서도 동물을 필요로 하는 예외적인 사례라 하겠다.

(4) 귀여워서 정서적 교감: 집안에 들여다 놓고 키우는 애완동물..
(5) 임상실험: 제약회사 실험쥐 내지 우주 개발 초창기에 인간보다 먼저 우주로..;;

(5)는 그렇다 친다만.. (4)는 인간들이 등 따시고 배 부르고 삶에 여유가 생기면서 등장한 카테고리에 가깝다.
이와 관련해서는 개가 정말 가장 큰 변화를 겪었다. (3) 도사견인지 뭔지 멍멍탕으로 쓰이는 품종, (1) 셰퍼드, 포인터 같은 품종, 거기에다 (4) 포메라니안, 푸들 같은 애완견 품종이 다 있으니 말이다.

(4)와 (5)는 가축이라고 부르기는 조금 거시기해 보인다.
그럼 이 시점에서 이 글의 주제를 꺼내도록 하겠다. 고양이, 꼬냉이는 어느 범주에 속하는 동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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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먹이사슬 서열에서는 엄연히 사나운 육식동물이다. 허나, 덩치가 엄청 작으며 외형과 울음 소리가 기막히게 귀여운 요물이다.

꼬냉이는 개와 달리 (1) 노동력이나 (2) 부산물은 해당되지 않겠다. 아, 쥐 잡는 것 정도나 (1)에 약간 들어가려나?
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지언정 (3) 개고기를 먹기도 한다. 하지만 꼬냉이는 일부 문화권의 극소수 마이너 괴식인 나비탕 말고는 일단은 식용으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그 마이너한 개고기보다도 훨씬 더 마이너하다.

오늘날 꼬냉이는 천상 (4) 얼굴마담 역할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얘는 우리나라 축산법상 가축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개, 돼지는 물론이고 꿀벌조차도 법적으로는 가축이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1. 유비쿼터스 고양이

꼬냉이는 행정· 관리 측면에서 개, 돼지 같은 여느 동물과는 굉장히 다른 특성이 있다.
주인 없는 개체가 사람 사는 마을에 버젓이 돌아다님에도 불구하고.. 나랏님이 포획하지 않고 인간과의 공존을 묵인하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것..

즉, 꼬냉이는 법적으로 유해조수로 취급되지 않는다. 가축도 아니고 유해조수도 아니라는 것이다.
개는 들개뿐만 아니라 애완용 댕댕이라도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애가 있다고 119 신고가 접수되면 나랏님이 출동해서 걔를 잡을 것이다.
멧돼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개는 꼭 죽이지 않고 최소한 보호소에라도 보내겠지만 멧돼지는 그냥 사살이다.
그 반면, 꼬냉이는 잡아서 기껏해야 TNR밖에 하지 않는다. 잡아서 중성화만 시킨 뒤, 현장에 도로 놔 준다.

이렇게 조치가 관대한 이유는.. 꼬냉이는 저렇게 놔둬도 사람에게 물리적인 위험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꼬냉이를 목줄과 입마개 채우고 산책 시킨다는 말은 아무도 못 들어 봤을 것이다. 그리고 길고양이 앞에서 사람이 등을 보이고 달아난다 해도 쟤가 쫓아온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반대로 고양이가 사람을 경계하고 도망칠 뿐이지..
꼬냉이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사람을 앞발 발톱으로 할퀼 수는 있다. 하지만 멧돼지처럼 체중을 실어서 들이받는다거나(..), 개처럼 입으로 물어뜯지는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꼬냉이는 본능적으로 사나운 맹수 기질이 있다. 배고프지 않아도 그냥 괜히 사냥을 하고, 사냥감을 갖고 놀기까지 한다. 단지, 그 사냥 대상이 자기보다도 더 작은 새, 개구리, 쥐, 벌레 등으로 국한될 뿐인 거지.
'종' 전체 차원에서 인간과의 공존이 용인되는 동물 중에서 제일 크고 지능 높고 귀엽다고 여겨지는 아이가 바로 꼬냉이인 듯하다. 개는 모든 종이 인간에게 무해한 건 아니니까.

그래서 그런지 꼬냉이는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지경이 됐다.
어지간한 공원이라든가 옛날 스타일 단독주택 골목들엔 다 있고.. 의외로 아파트 단지에도 서식한다.
꼬냉이들이 지구 정복 음모라도 꾸미고 있나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 정도이다.

얼마 전엔 5월 연휴를 맞이해서 부모님도 뵐 겸 고향 경주를 찾아갔는데..
황성 공원의 소나무숲엔 원래 청설모들이 있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은 거기도 청설모는 안 보이고 꼬냉이들이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_=;;

강아지를 키우려면 아무래도 펫샵이나 유기견 보호소를 찾아가서 애완견을 정식으로 분양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꼬냉이의 경우, 운 좋으면 그냥 길냥이 중에서도 상태 좋고 귀여운 아이를 '냥줍'하거나 심지어 그쪽으로부터 먼저 간택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본인이 작년 여름-가을 사이에 '앨리'라는 아이와 잠깐 있었던 시절은 꼬냉이의 이런 특성에 대해 개인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
길고양이는 완전한 야생동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애완동물도 아닌 참 애매한 위치에 있다. 그들은 완전히 산 속도 아니고 건물과 공터 곳곳에서 야금야금 몰래 살아간다. 이거 뭐 자전거도 자동차도 아닌 오토바이와 비슷한 처지인 건가?

일부 몰지각한 캣맘이 남의 집이나 차 근처에다가 꼬냉이들 먹이를 놔둬서 갈등을 빚는다. 캣맘이 그 꼬냉이들을 자기 집까지 데리고 와서 전적으로 책임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주인 없는 골칫거리니까, 또 어차피 오만 데 발이 채일 정도로 흔하다는 이유로 꼬냉이들을 죄의식 없이 잡아다가 학대하고 잔인하게 죽이는 일부 사람들도 문제다. 고양이는 세상에 이런 논란의 중심에 앉아 있는 특이한 존재라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주인 없는 개의 멸칭이 '똥개'인 반면, 주인 없이 굴러다니는 고양이의 멸칭은 '도둑고양이'였다. 그게 요즘은 '길고양이'로 많이 대체됐다.
글이 많이 길어졌으니 다음엔 꼬냉이의 생태에 대해서 더 썰을 풀도록 하겠다.
아이고 이거 진작에 올라왔어야 할 글인데 요즘 정말 모든 스케줄이 질질 늘어지고 틀어지고 있다.ㅠㅠㅠㅠㅠ

Posted by 사무엘

2025/05/08 08:35 2025/05/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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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추억 정리: 고양이와 호박

2025년이 시작된 지 벌써 세 주 가까이 지났다.
본인은 와이프 덕분에 어느 때보다도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블로그가 글이 끊기고 얼어붙어 버렸지만.. 그래도 여기 주인장은 잘 살아 있다. 한글 입력기 관련 문의와 연락은 여전히 들어오고 있고, 후원도 틈틈이 들어오는 중이다.

세벌식 자판에 관심을 갖고 내 프로그램을 사용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블로그를 구독하시는 분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란다.

올해엔 입력기와 타자연습이 새 버전이 꼭 나왔으면 좋겠다. 특히 2021년 이후로 버전업이 끊긴 타자연습은 프로그램 안정성과 관련된 심각한 버그가 발견된 게 있다. 꼭 업데이트를 해야 하게 됐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막간을 이용해서 작년 말의 덕질 추억을 전하도록 하겠다. 못해도 한두 달 전에는 올렸어야 할 글인데.. =_=;;

1. 고양이

작년 8월 중순쯤부터 거의 100일 가까이 우리 부부와 친하게 지냈던 그 검은 턱시도 꼬냉이 말이다. 우리는 그 아이에게 '앨리'라는 이름을 붙였었다. alley cat 할 때의 그 alley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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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는 우리가 신혼여행을 가느라 집을 1주일째 비웠을 때도 우리집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3주 정도 지난 작년 12월 초,
본인이 새 직장 출근을 앞두고 부부끼리 2박 3일 정도 또 짤막한 여행을 갔던 어느 날..
새벽 3시쯤에 집을 나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영원히 자취를 감췄다.

뿅 감쪽같이 사라졌고 그 뒤로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제 발로 다른 나와바리로 떠났는지, 아니면 누구 다른 집사의 손에 거둬져 들어갔는지, 아니면 최악의 경우 어디선가 병이나 사고로 객사했는지.. 알 길이 없다. 설마 굶어 죽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ㅠㅠㅠㅠ

이제 막 정이 들려고 했는데 이렇게 사라져 버리니 아쉽고 안타까웠다.
와이프의 작업실 주변에는 얘 말고도 다른 길고양이들이 많다. 특히 저런 검은 고양이, 턱시도 고양이가 많다. 다들 사촌 이내의 혈연관계이기라도 한 건 아닌가 모르겠다만..
하지만 턱시도에 이어서 턱수염까지 있는 고양이, 그리고 이건 후천적인 요인이겠지만 꼬리가 없는 고양이는 앨리가 유일했다.

더 결정적으로는..
그 많은 고양이들 중에서 앨리처럼 사람에게 친근하게 굴고 애교 부리고.. 우리집 안에 기를 쓰고 들어오려고 애쓰는 고양이는 없었다. 앨리가 전무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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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에 대뜸 들어와서 소파 위에 저렇게 벌렁 드러눕는 기백 한번 보소..!!
이불 위에서는 지금까지 말로만 듣던 꾹꾹이질도 하더라. =_=;;

지금까지 정말 이런 꼬냉이가 없었다. 쟤는 여느 길고양이는 아니고, 어디선가 집고양이 경력이 있는 녀석인 듯했다.
다른 길고양이들은 우리 같은 닝겐이 가까이 접근하기만 해도 필사적으로 잽싸기 달아나기만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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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는 박스도 어찌나 좋아하던지... =_=;;;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얘가 없어지기 1주일쯤 전, 11월 말쯤부터는
얘를 집안에 데리고 와서 머리를 쓰담쓰담 하는데.. 눈 지그시 감고 그르르르릉 '골골송'을 예전처럼 즐겨 하지를 않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보통은 머리만 쓰다듬으면 거의 반사적으로 골골송이 나왔는데 그때는 얘가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글쎄, 앨리가 우리 부부를 마냥 편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기라도 했나 모르겠다. 청소기 소리에 트라우마라도 생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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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슷한 시기인 지난 11월 27일, 서울 시내에 정말 뜬금없이 폭설이 쏟아졌을 때 말이다.
본인은 현장에 없었고 우리 와이프는 볼일 때문에 작업실을 비우고 나가려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때 우리집 주변에 있던 앨리가 와이프를 알아보고는.. 불쑥 튀어나와서 정말 주변에 다 들리도록 울부짖었다고 한다. 냐옹냐옹 수준이 아니고 꺄아아아 발악하듯이. =_=

고양이는 차갑고 축축한 눈 밟는 걸 정말 싫어해서 이런 날은 어디 제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한다는데..
그런데 와이프 역시 그때는 얘를 집안에 혼자 들여놓는다거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게 없었고, 부득이하게 얘를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뭐 그날 당장 앨리에게 큰일이 생긴 건 아니었지만.. 그로부터 1주일 남짓 뒤에 얘는 사라졌다.
그런 일이 있었다. ㅠㅠㅠㅠ 아무리 생각해도 앨리 같은 꼬냉이는 태어나서 정말 처음이었다.

2. 호박

지난 2021년부터 2024년은 내 인생에 호박이 큰 존재감을 차지했던 기간이었다. 호박이 있어서 그동안 행복했다.
글쎄, 결혼을 한 올해부터는 기껏해야 집 베란다에서 스티로폼 화분으로 조그맣게 키우는 거나 가능하지, 예전처럼 강가 무단경작까지는 못 할 것이다. 붙박이 텃밭에서 제대로 키우는 건 20여 년 뒤에 은퇴해서 시골에 간 뒤에나 가능할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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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던 호박들을 차례로 도축하고 죽을 쑤어서 잘 먹었다.
좌측 하단에 있는 저 아이를 혹시 기억하시는 분?
작년에 8월 말에 집 옥상에서 땄던 제일 튼실한 성공작 호박이다. 그래서 얘는 제일 늦게까지 놔 뒀다가 거의 4개월 만에 도축했다.

얘는 크기 대비 무게가 묵직하고, 외형도 쭈글쭈글하고, 주름 쪽에 흰 가루 같은 것도 맺히고..
도축해 보니 적당히 축축하면서 향긋한 냄새에.. 정말 교과서적인 완벽한 호박이었다.

옆의 두 호박은 선물 받은 것이고 옥상 호박보다도 더 오래된 아이였다. 그런데 정말 아무리 오래 놔 둬도 외형이나 상태가 변하지를 않아서 진짜 호박이 맞기는 한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얘들 역시 도축해 보니 속이 좀 마르기는 했지만 품질이 아주 양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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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말, 교회 부근에서 이렇게 호박탑을 쌓아 놓고 채소를 파는 분이 있었다. 본인은 커다란 초록색 호박을 샀다. 쟤도 겉은 초록색이어도 속은 주황색으로 잘 익어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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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까지만 해도 대형 마트에서 이렇게 늙은 호박들이 진열된 걸 볼 수 있었는데.. 1월에는 이런 풍경이 거의 사라진 것 같다.
본인은 이런 호박이 참 좋다. 내 방에 네댓 개가 놓여 있다.

그런데 늙은 호박이란 게 저렇게 4개월~6개월을 거뜬히 버티는 아이가 있는 반면, 어느날 순식간에 흐물거리면서 물러지고 상하고, 심하면 검게 썩는 아이도 생긴다. 이게 참 케바케이기 때문에 호박들 상태 점검을 수시로 꼼꼼히 해야 한다.

본인 역시 구매한 호박을 다 먹지 못하고 이렇게 버린 게 있다.
그래도 호박은 먹을 때뿐만 아니라 관상용으로 놔 두는 동안에도 제 값을 하고 있으니.. 그렇게 버린 게 막 심하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본인은 호박이라는 채소를 좋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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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이들이 있던 시절이 그립다~~~!!

Posted by 사무엘

2025/01/21 08:35 2025/01/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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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말 근황

요즘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겠다.
글이 마를 일이 없을 거라 여겨졌던 내 블로그가 예약분이 다 고갈됐고.. 새 글이 1주일을 넘어 열흘씩이나 끊겼다.; 으악 세상에, 이건 지구 멸망 급의 이변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은 글감이야 많다. 기승전결 형식을 갖추고 이 블로그 글 스타일로 다듬는 게 금방 되지 않을 뿐이지.

연애와 결혼이란 게 사람 인생에 정말 큰 영향을 끼치는가 보다.
솔까말 지난 몇 달은 내 개인 일과 대신 여친, 아니 약혼자, 아내(진)와 늘어지게 놀고 추억 만드는 것에 1순위로 시간을 할애해 왔다. 많이 돌아다니고, 생전에 안 보던 일본 애니들도 잔뜩 보고.. 그랬더니 시간이 너무 순식간에 잘 간다. ^^ (물론 순수하게 놀기만 한 건 아니고, 각종 결혼식 준비도.. =_=;;)

평생 영원히 이런 식으로만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올해 이 기간과 앞으로 한동안은 여친한테 더 집중할 것이다. 본인은 그에 대한 후회가 없다. 금덩이를 주고도 못 구할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녀를 나이 40이 넘어서야 만나게 됐기 때문에. 이제 다음달 초에 결혼 예정이다.

뭐, 10월도 벌써 다 가니 반려동물과 반려식물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호박 농사는 이제 끝물이고, 그 대신 올가을에 혜성처럼 등장한 꼬냉이를 더 많이 소개하도록 하겠다.

1.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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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하순에 맺혔던 12호 열매는 이렇게 무럭무럭 잘 자랐다. 위의 사진은 각각 9월 25일, 9월 30일, 10월 2일, 10월 8일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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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이 아이는 지난 한글날 연휴를 즈음해서 애호박 상태일 때 땄다. 수분 성공 후 약 3주 동안 저 정도로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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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집 옥상 아지트에서 얻은 마지막 호박은 바로 저 13호였다. (10월 13일에 개화)
10월이 넘어가고 날씨가 추워지자 호박이들이 암꽃을 예전보다 훨씬 더 자주 만들기 시작했다.
11호 이후에 12호가 피는 데 50일, 12호 다음으로 13호가 피는 데 3주 반..

수꽃은 펜촉이 생기고 나면 거의 하루나 이틀 만에 바로 피는 반면, 암꽃은 호박의 입장에서 만들기도 더 어려운지 피는 데 시간도 훨씬 더 오래 걸린다.
다만, 이틀 사흘이 넘게 펜촉에 노란색이 깃들지를 않고 있으면 그거는 꽃이 못 핀 채 시들어 버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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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10월 15일과 10월 17일의 모습이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호박이들이 수명이 다해서 그런지.. 이 13호는 예전의 호박처럼 무럭무럭 잘 자라지 못했다.

13호가 피던 당시에 얘 말고도 곳곳에 암꽃 씨방이 생기고 있었고, 무려 14~16호 후보 암꽃이 하루 이틀 간격으로 계속 피기도 했다. 심지어 씨방과 꽃은 아주 크고 튼실했다. 본인은 12호와 13호에다가 했던 것처럼 꽃가루를 묻혀 줬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수분을 전혀 하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수분이 실패했고, 열매가 더 자라지 못했다.
심지어 17호 후보도 있었는데, 얘는 꽃이 피지 못한 채 그대로 시들어 떨어졌다. 13호를 끝으로 호박들이 명줄이 다하기라도 하는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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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3호는 농사를 끝내고 호박들을 정리할 때 요 줄기째로 통째로 땄다. 내 주먹보다도 작고, 양파나 귤과 비슷한 가냘픈 애호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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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날씨가 잠깐 아주 추워졌을 때 폈던 호박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내 경험상 호박꽃들도 노란색이 덜 배고 아주 창백해지더라.
그런데 그날 이후로 날씨 자체는 낮 기온이 20도 중반까지 올라가면서 호박들이 아주 못 살 지경은 아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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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난 10월 중순쯤에 꽃이나 열매 말고 그냥 평범하게 호박 키우던 모습이다.
올해도 호박이 있어서 내 인생이 즐거웠다. 건물 옥상에서 호박 키우는 건 이제 올해가 마지막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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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건물 옥상 말고 다른 야생(?)에다 몰래 심었던 호박이들이다.
테러를 많이 당해서 10월 초까지만 해도 저랬던 게 죽고 쪼그라들어서 결국 저 지경이 됐다.

하지만 완전히 죽은 줄 알았던 줄기에서 그래도 용케 새순이 돋아서 파릇파릇하게 또 자라 있는 게 기특하다.
얘는 꽃이나 열매를 더 바랄 수는 없고, 길어야 2~3주 더 버티다가 11월의 추위 속에 장렬히 최후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2.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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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호박 다음으로는 고양이..
지난 9월부터 찔끔찔끔 내 근황글에 등장하기 시작한 그 턱시도 턱수염 꼬냉이는 우리 커플을 자기 전담집사로 간택했고=_=;; 완전히 상팔자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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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과 낮에는 혼자 자기 나와바리를 쭐래쭐래 돌아다니다가 저녁과 우리 작업실로 돌아와서 자는 게 일상이 됐다.
얘는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는 딴 길고양이들과는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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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닝겐들 앉는 소파 위를 점령해서는 온몸을 비틀며 난리를 쳤다.
너무 포근해 죽겠다고 아주 그냥 웅변을 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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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얘를 실내까지 상시 들여놓지는 못한다. 그 대신 신발장 현관에다가 꼬냉이를 위한 편의시설을 좀 설치해 놨다.
사람 입장에서는 신발 발꼬랑내가 진동하는 마굿간 같은 곳이지만, 길고양이의 입장에서는 이것만으로도 호텔 특실이 따로 없을 것이다.

바깥은 춥고 바람 들어오고 사람이나 자동차나 심지어 멍멍이들도 수시로 돌아다닌다. 잠시라도 긴장을 풀 수 없다. 그에 비하면 여기는 얼마나 따뜻하고 아늑하고 안전하고 편안하겠느냐 말이다.
얘도 밖에 나가서는 주변의 다른 길고양이들과 접촉을 하는 것 같던데, 그때는 자기들끼리 무슨 얘기를 나눌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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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달쯤 전과 달리, 일단 얘가 물을 잘 마신다. 정작 지금보다 훨씬 더 더웠던 초창기엔 물을 입에도 안 대는 것 같더니만 태도가 달라졌다. 우리와 많이 친해지고 가까워지고 경계심을 더 해제한 것 같다.
  • 우리 앞에서 눈 지그시 감고 눕는다거나, 저주파의 '그르르르르릉' 소리를 자주 내기 시작했다. 이 역시 이곳을 아주 편하게 생각하고 있고, 여기에 있으니 기분 좋다는 걸 뜻한다고 한다.
  • 그리고 이놈의 츄르.. 이젠 츄르 스틱만 봐도 환장을 한다. 애가 벌떡 일어나고 눈빛과 표정이 달라진다. 츄르는 정말 고양이의 마약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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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님이 평소에 반려묘 유튜브를 즐겨 보는 편인데.. 어쩌다 보니 우리도 그 영상 내용을 얼추 실습을 하게 됐다. =_=;;
글쎄, 난 저 꼬냉이가 야생 본능을 발휘해서 벌레라든가 쥐(!!!)도 잡고, 심지어 보은 차원에서 우리한테 그런 거 선물도 좀 줬으면 싶다. 그래야 사료값을 하는 것이고 인간의 입장에서 고양이 키우는 보람을 느끼지 않겠는가?
하지만 여친님은 그런 건 사양하더라. 댓가를 바라는 것 없이 고양이에게 오로지 내리사랑만을 베푸는 것 같았다. ^^

우리가 신혼여행을 가면 거의 1주일 가까이 얘를 집에 들여다놓지 못할 텐데.. 그때는 평소처럼 집 근처 야생에서 잘 생존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10/27 08:35 2024/10/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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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 사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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