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교회에서 에스겔서 16장을 읽다가.. 모노노케 히메에 나오는 대사가 생각나서 속으로 무릎을 탁 쳤다.
6절, 명령어 Live를 “너는 살라”가 아니라 곧이곧대로 “살아라~~”라고 번역한 역본을 읽으니 ‘어 이거 무슨 애니 대사랑 비슷한데.. 뭐더라?’ 싶다가.. 출처를 곧 떠올린 것이다. 성경과 지브리 애니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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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표현만 약간 비슷할 뿐, 저 말이 나온 상황과 맥락은 서로 완전히 다르고 접점이 거의 없다.
성경에서 “살아라”라고 말하는 상황은 애니에서처럼 니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고 남주 ‘아시타카’가 간지나게 일깨워 주는 게 아니다.
오히려 부모로부터 버려진 여주 ‘산’을 갓난아기 때 거둬들이고 키워 준 들개의 신 ‘모로’가 했을 법한 말이다.

그 뒤로도.. 성경이 말하는 건 그렇게 불우한 처지였던 네년을 먹이고 어르고 달래면서 키워 줬더니 음행이나 저지르고 있다~ 이스라엘 민족의 영적 상태가 딱 그 여자와 같다는 식의 얘기 일색이다.
모노노케 히메하고는 1도 관계 없는 흐름으로 간다. 지브리 애니는 자연 파괴가 어떻고 재앙신, 사슴신이 어떻고 하는 세계관일 뿐, 우상숭배니 음행이니 따위는 전~~~~혀 관심사가 아니니까.

버려진 여아를 제3자가 거둬들여 키웠다는 맨 앞의 초창기 설정, 그리고 그놈의 “살아라” 대사 때문에 의식이 잠시 이쪽으로 흘렀다~!

이렇게 하나님과 애증(?)의 관계로 묘사되는 이스라엘 백성, 일명 유대인 말이다.
저 사람들은 저래 뵈어도 성경이 역사적으로 문자적으로 사실이고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걸 물증에 가까운 수준으로 입증하고 있는 민족이다. 예수를 배척하고 안 믿었으면서 정작 하나님과는 저런 관계인 게 참 특이하다.

쟤들은 하나님과 특별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타 민족들 대비 특혜와 보호 버프를 더 받았고, 그 대신에 죄 짓고 타락할 때 위약금 명목의 징벌도 더 빡세게 받았던 민족이다. 딱 그런 관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하나 더.. 쟤들은 비록 혹독한 징벌을 받더라도, 어떤 경우에도 민족 정체성을 잃고 완전히 멸망해 버리지는 않는다는 거.. 이거 하나는 보장됐다. 그건 하나님 차원에서 용납되지 않는 일이다.

성경에 언뜻 보기에 신약 크리스천의 교리 행실과 별 관련 없어 보이는 뜬구름 잡는 구약 예언의 비중이 왜 이리 큰지?
그 예언들이 다들 심판 일색에 부정적이고 절망적이고 암울해 보이지만, 최종 결말은 왜 한결같이 "회복"인지를 생각해 보시라!
일반적인 크리스천은 저 나라, 민족에 대해서 이렇게 인식하고 처신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겠다.

1. 현 세속 국가 이스라엘은 성경의 예언을 다 이룬 게 아니지만, 그렇다고 유대인이 아닌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이 1948년에 건국됐으니, 이 세대가 다 가기 전에 예수님 다시 오실 거임" 이러는 '반쯤' 시한부 종말론스러운 이야기를 들어 보신 분이 있을 것이다.
난 그 사건에다가 성경을 그렇게 직접적으로 적용을 해도 되는지.. 성경 본문에서 그 세대라는 단어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세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지.. 그건 좀 조심스럽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반대편 극단으로 가서 저 세속 국가 이스라엘은 성경의 유대인과 전혀 무관하다고 말하는 것도 명백히 오류일 것이다.
그럼 거슬러 올라가서 나치와 히틀러는 유대인을 미워하고 죽인 게 아니었나? 진짜 유대인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혼자 뻘짓 한 거냐? 이스라엘의 사관학교 생도들은 유대인도 아니면서 맨날 맛사다 요새를 잊지 말자고 생쑈 하냐..?? 그건 그것대로 여러 모순과 문제점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2. "저것들은 예수님을 배척하고 죽인 저주받을 종자들이다~"

....;; 이건 진짜 최악의 멍청한 발상이니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말지어다! 심지어 옛날의 걸출한 개신교 종교개혁자 중에도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그건 미안하지만 명백한 오류이다.
예수님이 죽었다가 부활하지 않았으면 비유대인들에게도 구원의 길이 열리지 못했다. 어디 너님의 죄는 예수님의 죽으심에 기여한 게 없는 줄 아냐??? 이 주제에 관한 한은 '양비론'이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성립한다고 봐야 한다.

3. 막연한 반유대주의 선동에는 가담하지 않는 게 옳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 들어간 과정은 마치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처럼 혼란한 와중에 현실적인 이유나 강대국들의 농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혈이 발생한 것도 적지 않다.
언론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학살하는 것만 보도하지만 실제로는 적들도 민간인 위장 총질 같은 비열한 짓을 많이 했다. 이런 건 한쪽 편 말만 듣고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또한, 쟤들이 쏘는 로켓 대비 그걸 요격하는 이스라엘 측의 방어 시스템은 유지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든다. 그러니 이스라엘은 생존을 위해서 "공격은 최선의 방어다" 중동의 왈가닥 미친개처럼 처신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생각할 점이다.

비록 쟤들은 신약 성경이나 예수 이런 것에 호의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슬림 광신도처럼 히잡이나 "알라후 아크바르!" 같은 짓거리를 벌이지도 않는다.
이스라엘은 나름 친서방 자유 진영에 속하면서 6 25 때 저 멀리 대한민국을 도와줬었고, 연평도 포격 때 북괴 규탄도 제일 강력하게 했었다.

4. 그렇다고 쟤들이 정말 선 넘고 범죄 저지르고 깽판 치는 것까지.. 무작정 다 옹호할 필요는 없다

두 말하면 잔소리다.
가령, 예수상 훼손과 조롱 인증샷.. 이거는 진짜 정신나간 짓이던데?? (개인적으로 물론 예수상 별로 안 좋아하는 소신이지만 이와 별개로) 괜히 총리까지 나서서 사과하고 수습한 게 아니더라.

5.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심판의 도구를 그리스도인이 "자처"하지는 말아야 한다

너 말고도 이스라엘 싫어하고 가혹하게 대해 줄 사람은 주변에 넘쳐나니까 너는 그런 일에 가담하지 마라.
성경에서 이스라엘이 살아남았냐, 걔네들을 심판자 명목으로 침략하고 학살했던 주변 민족이 살아남았냐?
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의 다른 정상적인 소명 부르심에나 응답하고 따르시길 바란다. 육신이 아니라 성령의 음성을 들어라.

6. 교회는 이스라엘이 아니다

매우 중요한 사항이니 밑줄 치시라. 교회는 교회이고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다. 서로 신분과 처지가 다른 집단이다.
로마서 9~11장을 읽어보아라.
막~ "유대인들이 예수를 거부하는 바람에 하나님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쟤들과는 완전히 손절이다" 뉘앙스가 절대 아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못 알아보고 그 일시적으로 눈먼 것까지도 하나님이 다른 기회로 활용해서 이방인 교회 시대 경륜을 열었다"로 딱 요약되지 않는가?

오히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거부하면서 생긴 기회가 이 정도인데, 하물며 걔들이 예수님을 받아들였으면 세상이 얼마나 더 살기 좋아졌겠냐" 이런다. 유대인을 세상을 향한 축복의 통로 정도로 본다.
이게 어딜 봐서 유대인이 교회로 대체됐다는 의미이겠는가? 유대인이 구원받고 개종하면 그냥 유대인 크리스천 교회 성도가 될 뿐이다. 우리는 돼지고기도 못 먹는 유대인이 아니라, 구원의 영원한 보장이 있는 그리스도인이 된 것에 감사하면 된다.

아 물론 본인도.. 이 2000년대가 다 돼서 유대인들 혈통과 지파는 어떻게 다시 따질 것이며, 저 완강한 인간들이 도대체 언제 짠~ 예수님을 다시 알아보고 설마 민족적으로 회개하고 회복되겠는지,
이스라엘 회복에 대한 "디테일"을 생각하면 잘 이해가 안 되고 믿어지지 않는 건 있다.
그러나 유대인과 교회를 구분하면 뭐 세대주의가 어떻고 시한부 종말론이 어떻고 프레임 씌우는 건 논점 일탈이어 보인다. 뭐든 성경이 말하는 대로 최대한 그대로 믿어야 하지 않느냐 말이다.

이상이다.
우리나라 국군이 북괴의 무력 도발에 대해 처음부터 이스라엘처럼 대처했다면.. 아마 진작에 북한으로 전투기고 공작원이고 잔뜩 보내서 핵 시설 같은 건 바로 폭격했을 것이고, 연평해전?? 천안함?? 그냥 몇 배로 보복했지 싶다.
물론 그만큼 젊은이들 군생활은 더 빡세졌겠지만, 이렇게 처음에 짧고 굵게 기선제압을 확실하게 해 놓는 게 나라의 미래 관점에서는 차라리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 여담: 아시리아와 바빌론

그러고 보니 유대인들의 옛날 역사와 관련하여 인상적인 게 하나 있다.
옛날, 기원전 600~500년 무렵에 있었던 신바빌론, 일명 칼데아 왕국은 남유다 왕국을 멸망시키는 용도로 정말 잠깐 왕성했다가 신기루처럼 싹 사라져 버린 정말 특이한 나라이다.
100년도 채 유지되지 못하고 망했다는 점에서 원나라와 비슷한 것 같다. 그 전의 아시리아, 그 후의 페르시아에 비해 존재감이 없으며, 세계사에서는 별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는다.

사실, 바빌론 자체가 처음에는 아시리아의 관할에 있는 나와바리 중 하나에 불과했는데 갑자기 세력이 커져서 주종 관계가 바뀐 거라고 한다.
심지어 아시아라는 대륙 이름이 바로 아시리아 - 앗수르에서 유래된 거라고 하네.. 참고로 아시리아는 시리아와는 완전히 다른 나라이니 혼동하지 말자.;;; 굉장히 헷갈리기 쉬운 사항이다.

아시리아는 이스라엘 북왕국을 멸망시켰으며, 바빌론이 등장하기 전까지 주변의 모든 나라들을 접수했었다. 그러나 딱 하나 남왕국 예루살렘만은 정복하지 못했었다. (히스기야 왕 시절을 생각해 볼 것) 그리고 아시리아 이후의 바빌론이 남왕국을 접수한 것이다.

그 뒤, 이스라엘 민족이 바빌론 포로로 끌려가 있던 그 기원전 5xx년 기간 동안 인도에서 불교, 중국에서 유교가 태동하고 제자백가 사상가들이 활동했었다. 동양에도 나름 그리스 철학자들 뺨치는 인문학 르네상스 같은 시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건 절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신바빌론은 여러 모로 신기한 나라였다.

Posted by 사무엘

2026/06/22 08:35 2026/06/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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