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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개드립 등

1. 4딸라

"동무는 어느 쪽으로 가겠소?"
"중립국."
"동무, 중립국도, 마찬가지 자본주의 나라요. 굶주림과 범죄가 우글대는 낯선 곳에 가서 어쩌자는 거요?"
"중립국."
"다시 한 번 생각하시오.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요. 자랑스러운 권리를 왜 포기하는 거요?"
"중립국."
"동무, 지금 인민공화국에서는 이러쿵저러쿵 하고 있는데, 동무는 가기만 하면 인민영웅이 될 거요."
"중립국."


최 인훈의 유명한 소설인 <광장>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4딸라 드립이랑 정말 놀라울 정도로 같은 패턴이다. ㅋㅋㅋㅋㅋㅋㅋ

"네, 세트 하시면 가격은.."
"4딸라."
"이러시면 안 돼요.. 여기 버거킹이에요."
"4딸라."
"더블패티인데..."
"4딸라."
"이거 세트 메뉴인데.."
"4딸라!"
(그럼 4900원으로 하시죠~! / 오케이 땡큐! 는... -_-)


원작 소설은.. 무려 1960년작이라는 게 굉장히 놀라운 점이다.
6· 25 사변이 끝난 지 10년이 채 지나지 않았던 시절인데.. "난 남한도 북한도 싫고 제3 중립국으로 갈 거야!"는 자칫 잘못하면 코렁탕 먹기 딱 좋은 민감한 소재였다.

이 작품은 할배와 원조가카 사이의 과도기 때 절묘하게 발표됐기 때문에 무사할 수 있었다.
작가는 20대 중반일 때.. 딱 존 카맥이 둠을 만들고 윤 봉길 의사가 폭탄을 던지고 손 기정이 마라톤에서 우승했던 나이 때 저 소설을 썼다.

2. 텐트와 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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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라고 제안을 했더니 울 어머니와 누나는 단칼에 거절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변에 텐트가 아니라 아파트였으면 거절하지 않았겠지 ㅋㅋㅋㅋㅋㅋ
아침에 일어나 보니, 사진에서 텐트의 오른쪽뿐만 아니라 왼쪽에도 작은 도랑이 있어서 물이 흐르고 있었다. 돗자리와 텐트가 젖을 수도 있었다.

내 경험상, 나의 텐트 운용 엔진은 전진 7단, 후진 3단 정도 된다.

더우면

  • -1 옷 최대한 벗기
  • -2 텐트 창문 덮개 개방
  • -3 물 적시기

0 중간: 텐트 창문 다 닫고 아무 준비물 없이 그대로 잠듦

추우면

  • 1 얇은 여름 이불(모시)
  • 2 여름 침낭
  • 3 담요
  • 4 담요는 밑에다 깔고 겨울 침낭
  • 5 침낭 두 겹 (여름 침낭까지 추가 동원)
  • 6 내복과 패딩 잠바
  • 7 보조 이불까지 추가

2018년의 폭염 속에서 해변에다 텐트 쳤을 때는 -3으로도 부족해서 더위에 허덕였으며..
올해 초, -15도의 혹한 속에서 꽁꽁 언 강물 얼음판 위에다 텐트 쳤을 때는 7까지 다 하고 잤다. (갈 때부터 해외여행 캐리어에다가 담요를 쑤셔 넣었..)

나의 목표는 인위적인 냉· 난방 전혀 없이 체온만으로 자연 속의 한 마리 멧돼지마냥 푹 잘 자고 컴퓨터 작업도 겸사겸사 하다가 돌아오는 것이다.
그냥 에어컨이나 난로를 켜 버리는 건 맨손 무술이 아니라 총 쏴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과 같으며, 마라톤 선수가 중간에 그냥 버스· 지하철을 슬쩍 타 버리는 것과 같다. 그냥 반칙 실격이다. ㄲㄲㄲㄲㄲㄲㄲ

요즘 날씨는 처음 텐트를 쳤을 때는 -1.5 정도에서 시작했다가 새벽과 아침엔 0.5에서 1까지 가는 듯.. 쉽게 말해 밖에서 자기에 정말 정말 좋은 날씨이다. 이런 때에 겨우 집에서 선풍기나 틀어 놓고 자는 건 내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뭐, 울 어머니나 누나 등 가족은 저 등급에다가 +1 ~ +1.5쯤 더해서 인식하는 편이더라만..

독자 여러분도 기회가 되는 대로 밤에 으슥한 산이나 강가에서 자연을 많이 즐겨 보셨으면 좋겠다. ^^ 특히 비 예보가 있는 날 밤에 계곡이나 강물 바로 옆에 텐트 치는 게 내 경험상 제일 좋다.
보안을 위해 구체적인 위치는 공개하지 않지만-_- 내가 텐트 치는 숙소는 한두 곳이 아니라 여러 곳에 분산돼 있다. 이것들은 다

  • 접근성: 도보/자전거/차로 몇 분
  • 편의시설: 화장실, 식수대, 공공 와이파이
  • 방수 가능 여부: 비가 올 때..
  • 주변 소음: 자동차 도로에서 가까운 곳은 밤에도 시끄러운 편
  • 은폐/보안성: 사람 발길이 잦은 곳이면 해가 뜨자마자 철수해야 함

등으로 자체적으로 점수가 매겨져 있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돌아가며 이용한다. 온도별 대처 요령도 그렇고.. 이게 일상생활이 되니 분야와 상황별 매뉴얼이 다 구축된다. ㅋㅋㅋㅋ
아침엔 입을 옷을 고민하고 점심 때는 밥 먹을 식당을 고민하고, 밤에는 텐트 칠 곳을 고민하니 의식주가 골고루 갖춰진다.

3. 흑돼지

하루는 근처 식당 간판에서 "팔공산에서 방목한 흑돼지"라는 광고 문구를 보고 약간 의아했던 적이 있었다.
팔공산이라고 하면 대구에 있는 산이지 않은가. 그 대도시에도 한켠에 돼지 농장이 있나..? 그리고 흑돼지는 제주도가 유명하지 않나..??

알고 보니 전라북도 장수군과 진안군 사이에도 팔공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있고, 거기서도 흑돼지를 키우고 심지어 한우도 키우는가 보더라.
산의 인지도로나 돼지의 인지도로나 다 콩라인...이어 보인다만, 그래도 기회가 되면 여기 돼지를 먹을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다. ^^

4. 성경 이야기 패러디

이런 게 요 근래에 떠올랐다. ㄲㄲㄲㄲㄲㄲ

(1)
이세벨: 어이 아합 (우리 자기~^^)
아합: 이세벨, 어서 오고.
이세벨: 아침부터 왜 이렇게 죽상이야.
아합: 나봇이 꼴받게 하잖아. 씨X 젓X색X가.
이세벨: ㅋㅋ 떨 한 대 할래? (왕상 21:4-6)

(2) 탕자의 비유
작은아들은 타지에서 아버지의 자산을 탕진하여 알거지가 됐다. 그는 돼지가 먹는 사료도 얻어먹지 못하던 와중에 불현듯 현타가 왔다. “우리집은 먹을 게 너무 많아 썩어날 지경인데 난 이렇게 굶어 죽는구나 ㅠㅠㅠ” (눅 15:16-17)

Posted by 사무엘

2021/08/26 19:34 2021/08/2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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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한 괴질(폐렴)

2021년도 벌써 절반이 지난 하반기로 접어들었다.
이번 7월은 3년 전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극악의 무더위에다, 급격히 무섭게 확산되기 시작한 우한 괴질 때문에 인해 전국적으로 몹시 힘든 시기가 아닐 수 없었다.
서울과 수도권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급이 최고 단계(lev 4)로 올라서 저녁 모임이 사실상 봉쇄돼 버렸으며, 교회 예배도 10%나 20%도 아니고 대면 예배가 또 통째로 금지돼 버렸기 때문이다.

이 시국에 대해서 요즘 기독교계에는

  • 교회도 방역 시책 꼭꼭 잘 지켜서 괜히 교회에서 확진자 나와서 주변 불신자들한테 욕먹고 간증 상실하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비대면 예배는 종교적으로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게 절대 아니다.
  • 우한 괴질은 선동하는 것만치 위험한 게 아니며, 이런 뻘짓 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저건 효과도 일관성도 없는 정치방역 방역독재일 뿐이며 더 나아가 예배를 못 드리게 하는 교묘한 기독교 박해이다.

대충 이런 두 시각이 공존하면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으로 보인다. 난 편의상 전자를 좌파, 후자를 우파라고 분류한다.

왼쪽으로 도가 지나치면 "우리 문프달님 짱, K방역 짱, 말 안 듣고 방역수칙 안 지키는 놈들만 나쁜놈. 비대면 예배는 제2의 종교개혁" 이런 쳐돌은 짓거리로 빠지며..
오른쪽으로 도가 지나치면 방역 정책의 무능 모순 정치질 비판을 넘어서 거의 백신 = 666, ㅇㅎ 폐렴 = 여느 독감이나 그에 준하는 이상한 음모론 짓거리로 빠진다.
이에 대해 한데 치우치지 않은 좀 정상적이고 건전한 분별이 필요하다.

나는 우리 주님께서 납세를 손수 실천해 보인 정도로.. 교회도 정부의 방역 시책에 따르는 것이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들을 실족시킬까 염려하노니..." (마 17:27) 마태복음 17장 끝부분 이야기를 방역 시책에다 대입해서 읽어 보시라.

방역 시책이 대놓고 노골적으로 "교회만 예배 금지. 엿먹어라~! 성당이나 절이나 다른 집회들은 몽땅 OK" 이딴 식으로 말하지 않는 한, 그리고 우리가 의대 간호대 약대를 나온 의료인이 아닌 한, 일단은 전문가와 행정가의 말에 순응해 봐라.
최소한의 본분은 다하고 나서 그 다음에,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교묘하게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같으면 편파적인 정치 방역을 욕하고 비판하고 집회를 하고 SNS에다 글 올리고 시위를 하든지 말든지 하는 거다.

이게 가장 이성적이고 건전하고 성경적으로나 개인 양심에 거리낄 게 없는 대처가 아닐까 한다.
그냥 정부 시책에만 100% 따라서 비대면 예배를 드리건, 아니면 벌금 먹으면 내고 말지 생까고 끝까지 모이건.. 그건 각 교회들이 재량껏 결정할 사항이다. 옳고 그름을 따질 문제는 아니어 보인다. 한쪽이 믿음이 좋은 게 아니고 다른 한쪽이 마냥 타협하고 믿음을 저버린 것도 아니다. 내가 보기엔 벌써 그 정도 지경까지 된 건 아니다.

옛날에는 거리설교 때문에 교인이 공권력과 갈등을 빚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요즘은 예배 자체 때문에 이런 갈등이 생기기도 하는구나.;; 이게 담대함인지, 아니면 그냥 무례 객기 깽판인지 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2. 옛날 프로그램 수정 내역

사회가 뒤숭숭하지만 그래도 내 개인적으로 프로그램 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다음 버전 개발 근황은 오는 8월쯤에 한번 올라올 것이다. 날개셋뿐만 아니라, 옛날 자료실에 있는 '3차원 그래픽 시연 프로그램'과 '삼각형의 오심 그리기 프로그램'을 약간 고친 소식도 여기서 같이 전하고자 한다.
먼저 전자는.. Shift를 누르고 있는 동안 우버튼+드래그(시점 전환)가 되지 않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Shift는 위/아래 화살표나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눌러서 이동할 때 Z축은 움직이지 않게 한다. 그래서 얘를 누르면 위나 아래를 보는 채로 앞뒤로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얘는 이동 말고 시점 전환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기능이니.. 누르든 말든 오른쪽 버튼 드래그는 잘 동작해야 한다.

내가 지난 2010년대 동안 우버튼 드래그가 가능하지 않은 맥북을 사용해서 그런지.. 이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해야 할 필요성은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오심 그리기 프로그램은 벌써 5년이나 전인 2016년 가을에 기능이 많이 추가되고 업데이트 된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또 자그마한 기능을 추가했다. 바로 나폴레옹의 정삼각형을 그리는 기능이다.
얘는 그 특성상 삼각형의 무게중심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무게중심과 동일한 색깔로 그려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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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식물

부모님께서 은퇴 후에 여기저기 식물을 심고 가꾸는 것에 재미를 붙여 계시는데..
본인도 그걸 어깨 너머로 여러 번 보면서 조금씩 재미를 붙이고 있다.
정식으로 분양받은 텃밭 말고 옥상 화분, 강가, 산기슭 같은 곳에 몰래 씨를 뿌려 놓은 게 자라는 걸 보면.. 무슨 광주리에 담아서 강에다 띄워 보낸 모세(?) 생각도 나고.. 그래도 줄기가 길어지고 잎이 커지고 꽃도 피는 게 참 경이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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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나름 강가에서 자그맣게나마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땅의 소출이 나왔다. 지름 8cm 남짓이다.
인간이 만든 각종 복잡한 기계류의 전선· 케이블하고.. 식물의 줄기는 구조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그래서 성경에서도 첫 열매, 첫 열매 거리는 것일 테고.. (출 23:16, 잠 3:9 등)
박 넝쿨이 죽어 없어진 것 + 더운 것 때문에 버럭 징징거렸던 요나의 심정이 정말 이해가 된다.

천재지변으로 하루아침에 농사를 망치게 됐다면 농부는 완전 멘붕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풍년이라 해도 전근대 시절 옛날 농민들은 수확한 거 대부분을 세금으로 빼앗기고 가난하게 살아야 했다.;;
그 빈곤의 악순환을 끊어 준 건 누가 뭐래도 산업화 근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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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랬던 호박은 한 달 남짓한 시간 만에 1m가 넘는 넝쿨로 자랐다.
저 작은 상자로는 감당할 수 없어서 지금은 모처에다가 옮겨 심었는데.. 오랫동안 야생과 같은 급으로 햇볕을 못 받고 뿌리를 마음껏 아래로 내리지 못해서 그런지.. 지금도 발육이 좀 부진한 것 같다.

4. 강과 계곡

본인은 2010년대 중후반쯤에 등산에 처음으로 재미를 붙였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다가도 서울 근교의 산들을 오른 사진 기록을 수십 편씩 올렸다.
그 등산 취미가 나중에는 차박과 캠핑으로 미묘하게 바뀌었다. 산을 정상까지 오르는 것보다는 산기슭이나 중턱 적당한 곳이라도 텐트 치고 자는 것으로 목표가 달라진 것이다.

그러나 한여름에는 등산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덥다. 열대야가 심하면 등산뿐만 아니라 캠핑도 불가능해지고 그냥 집에서 에어컨 틀고 자는 게 더 낫게 된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자연에 대한 본인의 관심은 산과 평지를 거쳐서 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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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뚝섬 한강 공원에서 오리배를 탄 적이 있었는데 요 근래에는 양화 한강 공원에서도 오리배를 몰아 봤다. 이거 바람 때문에 생각보다 시원하고 좋았다. 평소에 수십 m 이상의 거대한 교량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하던 한강 물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일이 언제 있겠는가?

내가 알기로 서울에서 오리배가 있는 한강 공원은 뚝섬, 양화, 여의도 정도이다. 또 더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단, 양화는 내가 갔던 시절에는 전동은 없고 수동 페달만 있어서 주행이 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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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 한강 공원과 가까이 있는 선유도를 나름 보트로 이렇게 접근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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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물 좀 보소~
요즘 같은 계절에 이런 계곡물이 있으면 난 온몸을 담궈서 자가침례를 행하고, 그걸로 모자라서 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을 벌컥벌컥 마시기도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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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맑고 공기 좋은 자연 속에서 버그 하나 잡고 기능 하나 구현하고 갔다.
참고로, 이 사진을 찍어 주신 분은 저런 짓을 도대체 왜 하냐는 송충이 씹은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다. ㅋㅋㅋㅋ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21/07/22 08:34 2021/07/2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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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가 좋다

1. 산, 차박, 텐트에 이어 멧돼지

이 블로그는 평소에 온통 긴 글, 진지한 글밖에 안 올라오는 편인데.. 오늘은 오랜만에 블로그 주인장의 개인 취향과 관련된 뜬금없는 소리를 좀 늘어놓도록 하겠다.
본인은 5년쯤 전부터 등산을 시작하면서 자연인 야인의 생활이랄까.. 이런 것에 재미를 붙였다.

집 대신 차에서 자기 시작했고, 그 뒤엔 차에서 내려서 텐트에서 자기 시작했다.
이 넓고 적막한 공간을 그저 지나쳐 버리는 게 아니라 여기서 밤을 보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론 나야 예수 믿는 사람이니, 무작정 속세를 떠난 도인 도사 같은 걸 지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성경에도 엘리야나 요한 같은 야인이 있다. 그건 충분히 동경할 만하다.
이렇게 캠핑을 즐기면서 취향이 바뀐 것이 바로.. 멧돼지에 대한 호감이다.;;

산에서 잔다고 하니까 주변으로부터 한결같이 돌아오는 반응은 멧돼지를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호랑이가 사라진 뒤부터 멧돼지가 생태계의 최대 포식자가 되긴 했다. 흠, 코뿔소도 아니고 멧돼지라니..
그런데 사진으로 자꾸 보니 언제부턴가 그냥 귀여워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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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무 도야지가 살이 참 토실토실하다. ^^;;
멧돼지라고 하니까 6 25 노래 가사에 나오는 '멧도적 오랑캐'가 연상되기도 한다만, 그래도 멧돼지는 불의의 역도들은 아니지.

영화 대사 중에서 ‘멧돼지’가 나오는 걸 생각해 보면.. 별로 긍정적이지는 않다. ㅠㅠ

  •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주인공 일행이 고고장에 몰래 놀러 갔는데 어느 체대생 누님이 햄버거(!!)에게 빡쳐서 “이 멧돼지 같은 자식”이라고 욕을 한다.
  • 그리고 <범죄도시>에서도 위성락이 체포된 뒤에 마석도 형사에게 “야이 멧돼지 같은 xx야~”하면서 도발하다가 배빵을 당한다.;;

내가 기억하는 건 이 정도..?
난 저 캐릭터들처럼 뚱뚱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멧돼지가 좋다.;;
이건 내가 돼지고기를 음식으로서 아주 좋아하는 것과는 완전히 별개의 감정이다. ^^

2. 돼지 관련 어린이용 매체

돼지와 관련해서 문득 30년도 더 전 옛날 추억을 끄집어내 본다.
본인은 초등학교(그 당시엔 국민학교)에 입학하고서 얼마 뒤에 시에서 개최한 동화 구연 대회에 참가했다. 그리고 거기서 저학년부 금상을 탔다. (대상은 없고 금상이 1등) =_=;; 입상 비결은 특별한 거 없고 그냥 동화책 테이프에서 들은 대로 똑같이 연기와 감정 표현을 한 것이 전부였다.

그때 구연했던 동화는 ‘아기 돼지 삼형제’였다.
아기돼지 삼형제를 읊었던 그 어린이는 커서 야생 멧돼지를 동경하는 어른이 된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기돼지 삼형제’ 동화의 작가는 그림이나 안데르센 같은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영국의 ‘조셉 제이콥스’라는 19세기 민속학/인문학자였다. ‘제이콥스’라는 이름은 꽤 특이해서 내 기억에 각인돼 있었다.

작가의 이름부터가 ‘요셉 야곱’=_=;;이고.. 동화 내용이 뭔가 ‘모래 위에/반석 위에 지은 집’ 같은 인상이 강해서 꽤 성경적인 심상이 느껴지지 않는가?
물론 성경은 집을 지은 터가 차이가 나는 반면, 저 동화는 집에 들어간 건축 자재가 차이가 난다.;;;

저 동화에서 포식자 악역은 늑대인지 이리인지 아무튼 ‘개’과 동물이다. 동양의 전래 동화였으면 ‘고양이’과인 호랑이였을 텐데 이런 차이점이 있다.;; 그러고 보니 새끼 염소들이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동화도 있었는데 서양에서는 이솝 우화의 양치기 소년 이야기 이래로 늑대가 고정 악역인가 보다.

그런데 왜 저 동화에서는 어째 집까지 짓는 주인공이 다른 동물이 아니라 돼지로 지정됐을까? 집을 튼튼히 잘 지어서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뭔가 개미와 배짱이 우화에서 개미와 비슷한 설정인데.. 어쨌든 저 동화에서는 돼지가 그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흠, 그리고 “엄마 돼지 아기 돼지”라는 동요도 있다. “토실토실 아기 돼지 젖 달라고 꿀꿀꿀” 이러는 그 오글거리는 노래 말이다. 게다가 후렴은 온통 꿀꿀꿀꿀~만 있다!! ㅋㅋㅋ
현실에서는 엄마 돼지는 집채만 한 덩치에 옆으로 자빠져 있고, 그 옆으로 새끼들 예닐곱 마리가 달라붙어서 젖을 빠는데.. 그 모습은 얼추 이렇다. (어이쿠, 이 사진에는 새끼가 무려 10마리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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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동요는 김 규환(1926-2011)이 작곡했다. 이분은 가을길, 바둑이 방울(딸랑딸랑 딸랑~!)을 작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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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검색을 좀 해 보니 '멧돼지가 쿵쿵, 호박이 둥둥'(2015)이라는 제목의 창작 동화까지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전래동화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를 패러디 한 거라고 한다.

끝으로.. 경기도 이천에는 “돼지 보러 오면 돼지”라는 기막힌 이름의 돼지 박물관도 있다. 나중에 저기 가 보고 싶다. (☞ 링크)

3. 멧돼지를 키우는 사람

집돼지도 아니고 야생 멧돼지를 어째어째 하다 보니 시골에서 개인적으로 키우는 사람이 국내에도 몇몇 있어서 매스컴을 탄 적이 있었다.
가장 먼저 무려 2005년, 내가 스펀지에 출연했던 그 시절에 부산 기장군에 이런 분이 있었는가 보다. (☞ 주요 정지 화면, ☞ 방송 내용)

저 할배의 경우, 멧돼지 새끼를 지인한테서 받았고, 키워서 잡아먹으려 했는데 그만 정이 들어서 이렇게 아들처럼 키우게 됐댄다 ㅋㅋㅋㅋ
워낙 엄청난 옛날이어서 영상의 화질은 물론이고 종횡비부터가 지금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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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를 타고 다니다니.. 바로 저거야~~!!!
우와~ 나도 산에서 멧돼지 하나 데려와서 이렇게 교감하고 싶다. 타고 다니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그리고 2016년경엔 영암에서 방송이 하나 더 나갔다. (☞ 방송)
이번 출연자는 영암에서 말을 키우는 분인데.. 어느 사냥꾼 지인으로부터 생후 열흘 남짓밖에 안 된 멧돼지 새끼를 받아서 말들과 같이 키우게 됐댄다.
어미는 안타깝지만 유해조수 수렵 기간에 사냥 당했다고 한다. 그러니 쟨 나름 불쌍한 고아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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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는데 돼지는 역시 어쩔 수 없는 돼지다. 돼지코를 벌름거리면서 음식 냄새는 기가 막히게 잘 맡아서 찾아간다.
시도 때도 없이 배고프다고 보채고, 먹을 걸 발견해서 한번 먹기 시작하면 주인이 아무리 제지해도 막무가내..;;

그건 이전 2005년도 방송에서 출연했던 멧돼지하고 완전 똑같다.
저렇게 먹어대니 그 작던 새끼가 저런 엄청난 덩치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완전 귀여워~~~ ㅠㅠㅠ +_+

멧돼지와 집돼지의 외형 차이는 정확하게 무엇일까? 멧돼지는 시커먼 털이 났고 주둥이가 더 뾰족하게 쑥 튀어나온 것 같다.;; 뭐, 일반 집돼지 중에도 시커먼 흑돼지 자체는 있는데, 그렇다고 그게 멧돼지인 건 아니다.
근데 저 영상은 촬영 분량을 만드느라고 저렇게 자유롭게 풀어 준 것이지 싶다. 평소에 저런 멧돼지를 아무 통제 없이 놔 뒀다간 위험하긴 하겠다.. ㅋㅋㅋ

유해조수 명목으로 지정된 기간에 지정된 장소에서 합법적으로 사살된 멧돼지는 집돼지와 마찬가지로 사체가 식용되기도 한댄다.
농촌에서는 피해 신고를 한 농가에게 단백질 보상 차원에서 주고, 그리고 도시에서는 모처럼 회식이라도 하라고 양로원 노인정 복지관 등에다 기증한댄다.
그럴 여건이 안 되거나 사체의 상태가 심하게 안 좋으면, 여느 로드킬 동물이나 쓰레기를 처리하듯이 그냥 소각 폐기하게 된다.

4. 기타 옛날 회상

(1) 동화 구연 대회가 끝나고 상까지 받았던 날 저녁엔.. 본인은 부모님 및 학교 선생님과 함께 입상 기념으로 어느 고급 레스토랑에서 수프 등 여러 요리가 차례로 나오는 '비프 커틀릿'(일명 비후까스)을 먹었다. 그거 1인분 가격이 딱 5천원이었다.
지금은 직장인의 평범한 식당 점심도 5천원으로는 택도 없고 편의점 도시락조차 4천원을 넘어가고 있지 않은가..;; 그때의 5천원은 요즘 물가로 2~3만원 이상은 너끈히 될 것이다.

(2) 내가 최초로 입학해서 저학년 시절에 다녔던 초등학교는 월성 국민학교였다.
그런데 그.. 1966년 2월에 낙하산 강하 훈련 중에 동료의 기능 고장 낙하산을 펴 주다가 한강 얼음판에 추락사로 순직했던 이 원등 상사(1935-1966)도 경주 출신에 월성 국민학교 졸업생이더라..(1948년) 신기했다.

월성은 이미 1920년대 말부터 있었던 학교인데, 근처에 흥무 초등이 1981년에, 유림 초등이 1993년에 추가로 만들어졌다. 월성은 구시가지와 가까우면서 주변 부지 부족, 문화재 보호 개발 제한 때문에 증축이 안 되어서 결국 학교를 또 만든 것이지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02 08:34 2021/07/0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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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황

1. 2021년 상반기, 교통 분야의 변화

여의대로와 경인로 사이엔 길 중앙을 틀어막고 공사가 몇 년째 벌어지고 있었는데.. 공사가 끝난 깔끔한 모습을 본인은 며칠 전에야 드디어 처음으로 목격했다.
신안산선이나 GTX 같은 지하철 공사인가 막연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여의도-신월 지하 유료 도로. 여의도와 경인 고속도로가 이렇게 곧장 연결되었다니 신기한 노릇이다.

그건 반가운 소식이지만, 정말 노이로제 걸릴 정도로 난무하는 변태 같은 시속 50, 50, 50, 50 소리 때문에 미치겠다. 시속 80~100은 밟아도 될 것 같은 멀쩡한 6~8차로 도로에서 이게 무슨 개짓거리냐?? 저 신월-여의 지하 도로 출입구에도 시속 50 단속 카메라가 붙어 있더라.

작년에 재난지원금 뿌려서 재정이 부족한 걸 이딴 식으로 회수하려 든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정상적인 애매한 자동차들 속도를 찍어누르지 말고 악성 무단횡단자나 엄하게 처벌하면 도로가 훨씬 더 안전해질 것 같은데 말이다.
멀쩡한 대만 유학생을 죽게 한 음주운전 가해자놈한테는 솜방망이 처벌로 나라 망신이나 시키고.. 사법 분야는 영 마음에 안 든다.

뭐 그건 그렇고, 자동차뿐만 아니라 도시철도 쪽도..
서울 지하철 5호선의 동쪽 종점이 상일동에서 무려 몇십 년 만에 하남 검단산으로 바뀌었다.
공교롭게도 6호선은 봉화산, 7호선은 도봉산 이렇게 종점 근처에 산이 있었는데 5호선도 그 관행을 따르게 된 듯하다.

그 검단산 근처에 성남시에도 영장산과 망덕산 사이에 '검단산'이 있긴 하다. 하지만 성남 검단산은 두 산 사이에 끼여 있고 정상에 군부대도 있어서 접근성과 존재감이 하남 검단산보다는 훨씬 떨어진다. 굳이 '하남'을 붙일 필요는 없는데 왜 저렇게 작명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 안 그래도 외국 여행을 못 가서 국내 여행과 등산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각광 받고 있다는데, 나도 등산 다시 가 보고 싶네..
앞으로 신분당선 강남-신사 구간, 그리고 서울 동부의 29번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한강 교량, 400번 제2순환 고속도로, 동해남부선 복선 전철, 경기도 GTX 등이 기대된다.

2. 프로그램 개발

보통 프로그램 개발 근황은 날개셋 카테고리에다가 올리는 편인데 이번에는 분량이 짧고 별 컨텐츠가 없기 때문에 여기에다가도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지난달에 나온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2는 외부 모듈의 동작 안정성과 프로그램 호환성이 크게 개선되었음을 당당하게 내세운 버전이었다. 실제로 한글과 비한글(조합과 비조합)을 섞어 가며 입력할 때 프로그램별로 자잘하게 발생하는 문제들은 이제 확실하게 해결됐다.

그래서 정말 답이 없는 Windows Terminal 요놈에 대한 인위 보정만 제외하면 나머지 수동 보정 옵션은 없어졌다.
사실은 MS IME조차도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놀랍게도 일종의 보정을 해서 동작하고 있다(타 프로그램일 때와는 기능 수행 순서가 정반대). 무슨 기준으로 보정하는지를 알 길이 없어서 내 프로그램에서는 불가피하게 수동 보정으로 남겨 놨을 뿐이다.

하지만 크롬 브라우저에서는 여전히 그것도 버전업 될 때마다 계속해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글을 입력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조합이 마우스 클릭 등 외부에 의해 강제 종료됐을 때의 처리가 영 원활하지 않다.
그리고 심지어 조합이 종료됐을 때 이전에 입력됐던 글자들이 무더기로 삽입되는 현상까지도 본인이 발견은 했지만.. 정확한 재연 조건을 도무지 모르겠다. 크롬과의 악연은 2년쯤 전인 201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어휴~~ㅠㅠㅠ

그것 말고도 제어판 대화상자를 DPI 설정이 다른 모니터로 옮겼을 때 내부 컨트롤 배치가 확 깨지는 문제를 버그 신고를 통해 발견해서 해결했고, 입력 도구와 대화상자 UI 곳곳에서 버그를 고치고 외형이나 동작을 자잘하게 고쳤다.
다음 버전은 일단은 6월애 내놓으려 하는데, 10.3이 될 수 있을지 그 이상이나 이하가 될지 잘 모르겠다.

3. 캠핑 노숙

요즘처럼 날씨가 좋을 땐 본인은 밤에 집에서 잠을 자지 않는다.
금요일 밤엔 자전거만 몰고 갈 수 있는 곳에 가고, 토요일 밤에는 차로 좀 가야 하는 곳에서 텐트를 친다. 이튿날 아침에 곧장 교회에 가기 위해 운전을 또 하니까 이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차로 간 곳은 충분히 외져서 인적이 전혀 없고 보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자전거로 간 곳은 속세와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은 단순 공원 안에서 짱박힌 수준.. 그래서 한밤중이나 이른 아침에 산책을 하는 주변 사람들 눈에 가끔 띌 수도 있었다.
프로그래머로서 이런 건 hash값의 충돌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텐트 근처까지 누군가가 데리고 오는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리곤 한다. 물론 텐트는 창과 문을 다 닫았으니 보이지는 않고..
텐트 주변에 시시하게 겨우 개가 아니라 야생 멧돼지가 다가오는 날은 언제쯤 도래할지 모르겠다.

자연 속의 환상적인 내 개인 연구실 겸 침실을 놔두고.. 더워서 선풍기를 틀어야 하는 갑갑한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도대체 왜 자리요? 그건 무술 연마 없이 그냥 총 쏴서 사람을 제압하는 것과 같고, 등산 없이 그냥 헬기나 케이블카 타고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내게 집은 주민등록 근거지와 수도 전기의 보급, 씻기 등의 개인정비=_=, 책과 옷 등을 보관하는 창고 정도의 역할을 한다. 먹고 자는 곳은 아님. 처자식 없이 혼자 사는 동안 당분간은 계속 그럴 것 같다.
쓰레기 버리고 오존층 파괴하고 이산화탄소 농도 늘리는 것만 자연에 대한 비매너인 게 아니다. 이런 날 자연 속에서 밤을 보내지 않는 것도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한겨울은 엄청나게 춥다.
나야 추운 것 자체는 아주 땡큐이지만.. 이 때문에 추가 담요와 잠바 같은 방한 보온 장비가 많이 필요해져서 보행 시의 무게 부담(payload)이 증가하며, 이동 반경이 감소한다.
그리고 -10도 밑으로 내려가면 전자기기들도 잘 못 버틴다. 폰의 배터리가 일시적으로 곤두박질치거나 차의 스마트키가 버벅거릴 정도로..

여름이 되면 짐은 한결 가벼워진다. 더 멀리 이동 가능하고 간편하게 텐트 칠 수도 있다.
하지만 낮이 길고 이동에 부담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산이나 공원 내부의 더 깊숙한 곳까지 이른 시간부터 접근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안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기온이 올라가면 야생에서는 벌레도 증가한다. 더워서 텐트 창문도 열어야 할 판인데 도대체 어디서 냄새를 맡았는지 모기 떼들이 5분 안으로 창문 방충망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이런 장단점을 감안하면..
적당히 추워서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간단하게 보온이 되고, 산에 조금씩 초록색이 늘어 가고, 아직 모기도 들끓지 않는 지금이야말로 텐트 캠핑 노숙에 입문하기 최적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21 19:36 2021/04/2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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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근황과 잡설

0.
지난 2월은 직장을 옮긴 것, 요 근래에 누적된 야근· 초과 근무 수당, 그리고 연말정산 환급이 더해져서 급여가 평소보다 꽤 많이 나왔다.
마치 여객기가.. 전투기처럼 상시 초음속 비행은 못 하지만, 제트 기류 뒷바람을 잘 탄 거나 하강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져서 일시적으로 초음속 비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뭐, 정말 잘나가는 능력자들은 2월 뽀록이 났을 때가 아니라 평소에 이만치, 아니 그 이상도 더 벌 것이다. 특히 올해는 넥슨과 넷마블에서 전사원 연봉을 크게 인상한 것이 매스컴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로서는 우한 폐렴 타격 따위 없이 일거리가 넘쳐나는 이 정도 직장이 있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노릇이다.

난 15년쯤 전에 병특을 하면서 앞으로 게임 업계엔 절대로 종사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_-을 했었다;;
회사의 근무 여건이나 복리후생이 불만족스러워서가 아니라, 내가 온라인 게임을 즐기거나 만드는 쪽 적성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게임은 이제 나올 거 다 나왔고 혁신이란 게 거의 끝났다고 생각해서 더욱 발길이 꺼려졌다. 블리자드, id, SEGA 같은 전설적인 개발사들이 과거의 명성을 다 날려먹고 괜히 삽질· 몰락하는 게 아니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것도 나의 단견일 뿐이고 NC 같은 곳은 리니지 모바일 하나 잘 만들어서 또 돈을 빗자루로 쓸어담고 있다.;;
SI나 정부 과제나 대기업 납품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뭔가 독창적인 걸 만들어서 end user를 상대로 장사를 할 수 있는 분야가 그나마 게임이긴 하다.

어차피 월화수목금금금 갈려 들어가는 건 마찬가지라면, 넥슨이나 넷마블 같은 곳에 들어가면 그래도 월급이라도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러니 거긴 아무리 판교의 등대, 구로의 등대 운운하더라도 똑똑한 프로그래머들이 몰리는 것 같다.
뭐 그건 그렇고.. 오늘은 2021년 봄을 맞이하며 접한 여러 주변 소식, 그리고 개인적인 근황을 잡생각들을 늘어놓도록 하겠다.

1.
최소 2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중앙선 청량리-부전 심야 열차가 딱 올해 초(2021년 1월 5일)에 폐지돼 없어졌다..;; ㅠㅠㅠㅠㅠㅠㅠ 난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런 열차가 있다는 걸 내가 처음으로 알게 된 건 2003년 말, 서울-경주 저녁 6:30 새마을호를 놓쳐서 대체 교통편을 찾던 때였다.
사실 이건 Looking for you를 들을 기회를 한번 날려 버린 치명적인 실수였다. 나의 공식적인 철(도 성)령 강림일이 2004년 1월 31일 제 4타째였는데, 저 새마을호를 안 놓치고 탔으면 철령 강림일이 더 앞당겨질 수도 있었다.

서울 역 대신 청량리 역에서 밤 9시에 출발해서 고향 경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있다고 해서 잘 이용했고, 본인은 그 뒤로도 지난 20여 년 동안 얘를 종종 탔다.
하행보다는 상행을 더 자주 이용했다. 경주에서 0시 무렵에 출발해서 서울에 딱 아침 6시쯤에 도착하는 놈이었다.

너무 북적대는 경부선의 대구-구미-대전-천안이 아니라 영천-의성-안동-영주-제천.. 이름부터가 정겹게 느껴졌다. 얘를 타면 고속도로나 고속철에 비해 뭔가 시간이 정지하고 속세를 떠난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처음에는 시각표 상으로 청량리-경주가 무려 6시간 반이나 걸렸다. 그러다가 중앙선이 복선화와 선형 개량, 증속이 거듭되면서 2010년대 중후반부터는 5시간 반대로 많이 줄어들었다.

우리나라는 침대차가 진작에 퇴출됐고 심야열차라는 게 없어지는 추세인데, 그나마 최후의 보루로 꿋꿋이 남아 있었던 중앙선 밤차마저 드디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니 아쉽고 허전하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기존 경주 역과 서경주 역 자체가 영업을 중단해 버리고, 신경주 역이 일반열차까지 같이 취급하게 될 것이다.

2.
본인은 지난 겨울엔 어느 때보다도 야영 외박을 많이 했다. 산과 강, 각종 오지에 가서 텐트를 쳤을 뿐만 아니라 꽁꽁 얼음 위에서도 몇 번 성공적으로 자고 왔다.

.내 경험상 -10에서 -5도 사이 정도가 침낭과 담요와 패딩 잠바가 제 성능을 발휘하면서 밖에서 자기 좋은 최적의 환경이었던 것 같다.
화학에서 물질의 상평형이던가, 이상기체의 부피던가 머시기 할 때는 온도-압력이라는 변수에 대한 그래프를 그렸던 것 같은데...

사람의 거주 쾌적성을 나타낼 때는 압력은 무슨 멕시코시티 같은 특이한 고지대가 아닌 한 별 관계 없을 것이다. 그냥 온도-습도를 변수로 삼아야 하지 싶다.
무거운 담요와 침낭을 들고 다니느라 불평하는 게 아니라 이 추위를 즐길 수 있을 때 감사하고 즐기는 것이 진정한 야인 자연인의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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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난 설날 때 고향에서 아무도 없는 어느 공원 풀밭에 텐트를 치고 잤던 당시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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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얼음에 이어.. 산 속 군용 벙커에서 하룻밤 자는 데 성공했다~! 밖에 눈이나 비가 왔으면 더 아늑하고 좋았을 텐데. 여기는 텐트를 칠 필요가 없으니 돗자리만 깔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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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그러고 보니 벙커도 외관이 뭔가 비슷하게 생긴 구석이 있었구나~! 돌문만 없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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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뜰녘에 눈을 떠서 내가 간밤에 머물렀던 곳의 어귀를 내려다보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의 첫날 매우 이른 아침 곧 해 돋을 때에 그들이 돌무덤에 가며 자기들끼리 이르되, 누가 우리를 위하여 돌무덤 입구에서 돌을 굴려 주리요? 하고 바라볼 때에 돌이 이미 굴려져 있음을 보았으니 이는 그 돌이 심히 컸기 때문이더라~~" (막 16:2-4)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3.
2021년에 대한민국 땅에서 이런 등록문화재 실물을 구경하게 될 줄이야..
차주가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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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그리 멀지 않은 과거(1~2년쯤 전?)에 각그랜저와 쏘나타 Y2 모델(스텔라 바로 다음의 그 초기형), 그리고 에스페로를 목격한 적이 있었다. 시간 여행이 따로 없었음..
옛날에 SBS 모닝와이드 블랙박스로 본 세상의 어느 에피소드에서는 그 귀하신 각그랜저 하나가 애석하게도 교차로에서 접촉 사고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더라만.. 너무 옛날 차여서 수리하기 꽤 난감했을 것 같다.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다음 버전의 출시 이후 n년까지 mainstream support, 그 다음 n년까지 extended support 같은 생명 주기가 있는 것처럼.. 자동차도 다음 모델의 출시 이후 n년까지 수리용 부품 지원 같은 정책이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싶다.
제주도 내지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제무시 트럭 내지 새한 덤프 트럭이 “아직도” 현역인지 그것도 궁금하다.

4.
끝으로, 나의 사랑하는 책, 비록 해어졌으나..
There's a dear and precious book, Tho' it's worn and faded now, Which recalls the happy days of long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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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쯤인가 친구에게서 선물 받아서 15년이 넘게 애용했던 영어 성경책.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 덕분에 휴대성 하나는 정말 만족스러웠으나..
가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가죽이 몽땅 떨어져 나가고 앞뒤 종이까지 뜯겨지는 매우 안습한 처지가 되었다.

울 교회의 목사님께서 이를 위하야 어엿비 너겨 저거보다는 더 두껍고 크지만 그래도 여전히 휴대성이 나쁘지 않은 다른 성경책을 하사해 주시였다. 감사합니다~!
나는 찬송가 책도 5년 남짓 봤는데 표지와 종이가 이미 10년 넘은 연식처럼 해지고 너덜거린다.
곡 고르느라 매주 굉장히 많이 뒤적이기 때문이다.
Random access를 많이 시키면 하드디스크 수명이 짧아지듯이 종이책도 마찬가지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03/08 08:35 2021/03/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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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 혹한기의 여행· 캠핑

1. 운종 저수지

본인은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를 여기서 보냈다. 한국학 중앙 연구원 근처의 운종 저수지.
수 년 전에 도보로 등산 다녀왔던 산과 들을 이제 차 끌고 다시 찾아가서 텐트 치고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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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엔 차와 사람이 없다시피하고 고요하고 밤 하늘에 별이 보이고.. 적막함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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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바깥 기온은 -4도로, 저수지의 물은 얼어 있었다.
개운하게 아침에 일어나서 밖에 머리를 내밀어 본 뒤에야 밖이 얼마나 추웠는지를 실감했다.

나는 괜찮은데 전자기기들이 추위에 못 견디더라.
전화기는 배터리가 떨어지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컴퓨터도 실제로 배터리가 고갈되지 않았는데도 꺼져 버렸다.
심지어 자동차까지.. 배터리와 점화 플러그를 교체한 지 1년 남짓밖에 안 됐는데도 시동 걸 때 움찔 하는 걸 거의 처음 봤다.

2. 율동 공원

모처럼 분당 근처까지 찾아간 김에 국군 수도 병원, 새마을 연수원, 율동 공원 부근을 다시 들렀다. 4년 전에 영장산 등산을 마치고 이쪽으로 도보로 하산한 적이 있어서 추억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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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은 (1) 북쪽의 산책로 위주의 평범한 공터, 그리고 (2) 남쪽의 저수지 순환 산책로 이렇게 두 파트로 나뉜다. 주차장은 관대하게도 3시간까지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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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내부에서 저수지를 도보로 산책할 수 있고, 살짝 외곽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차로 둘러볼 수도 있었다.
나름 운종과 율동, 이렇게 성남에 있는 저수지 두 곳을 비슷한 시기에 둘러보게 됐다.

3. 고랑포 공원

그로부터 한 주 뒤, 새해에도 날씨가 만만찮게 몹시 추웠다.
서울은 상수원 보호 구역을 낀 동부가 서부보다 아무래도 더 깨끗하며, 개발되지 않은 산천이 더 많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은 혼자 바람 쐬고 싶을 때 양평· 남양주 쪽으로 가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파주· 연천 쪽으로 가서 새해를 맞이했다.
먼저 지난 11월에 개통한 서울-문산 고속도로를 전구간(흥도-내포) 150km/h까지 밟으며 시승해 봤다. 수원 내지 광명에서나 보던 17이라는 고속도로 번호를 여기서도 보니 반갑긴 하더라만..

한강 따라 뺑 도는 기존의 자유로에 비해 이 정도 단축되는 거리와 시간만으로 편도 3000원에 달하는 톨비가 justify가 될지는 모르겠다.
이 고속도로가 진짜 경쟁력을 얻으려면 빌어먹을 과속 단속 카메라, 특히 제일 병신 같은 구간 단속 카메라를 몽땅 떼어내고, 여기는 자유로보다도 더 빠르게 밟을 수 있다는 걸 어필해야 할 텐데 말이다. 굳이 카메라를 설치할 거면 리미트 자체를 150 정도로 크게 상향하든가.

사진은 별도로 첨부하지 않지만... 지난 2013년 이후로 무려 7년 만에 임진각에 다시 가 봤는데, 주변 시설이 꽤 바뀐 것 같았다. 거기 내부를 순환하는 관광용 평화열차는 610mm 협궤이며, 이는 남이섬 내부의 유니세프 나눔 열차와 동일한 궤간임을 확인했다.

그리고 천년고도 경주 출신으로서 경순왕릉 부근에도 갔다. 공식 명칭이 30년이 넘게 ‘신라 경순왕릉’이었는데, 지역 부심 내세우려고 2011년 7월부터 ‘연천 경순왕릉’이라고 명칭이 바뀌었다고 한다.;; 안압지가 ‘동궁과 월지’라고 공식 명칭이 바뀔 때 같이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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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과 해돋이 구경은 저 왕릉의 바로 근처인 고랑포구 역사 공원에서 했다. 넓은 풀밭에다 바로 옆에 임진강.. 혼자 있기 정말 좋은 장소였고 한편으로 엄청나게 춥기도 했다. ㅎㅎ
반경 300m 이내엔 아무 사람도, 차도 불빛도 없었고.. 밤하늘엔 별이 총총히 보이고 달빛이 주변을 비췄다~

무난방 캠핑의 묘미라는 게.. 밖은 영하의 추위이지만 침낭과 담요 안은 내 체온만으로 따뜻하고 아늑한 에어포켓(?)이 형성되는 것이다.
다만 지난주에 분당에서 -4도를 버텼던 정도의 방한 장비만 다시 챙겼더니, -10~-15도에 달하는 추위를 버티는 건 좀 무리였다. ^^ 새벽에는 에어포켓 안조차도 냉기로 뚫렸으며 특히 발도 시려웠다.

기왕 연천 고랑포구까지 왔는데.. 여건만 된다면 제1땅굴을 관할하는 상승 전망대까지 가 보고 싶었다. 그러지 못한 것 역시 아쉽다.

4. 북한군 묘지 (구 적군 묘지)

파주와 연천을 잇는 국도 37호선을 달리면서.. 지금까지 말로만 들었던 적군 묘지라는 곳에 잠시 들러 봤다. 딱히 코렁탕 보안 시설은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자랑하거나 기념할 만한 시설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로에 이정표나 표지판으로 안내가 잘 돼 있지는 않다. 파주시 적성면의 답곡 교차로에서 국도의 서쪽 파주 방면으로 진입하면 거의 곧바로 진입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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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묘지는 6· 25 전쟁 중에 수습된 북괴 공산군과 중공군의 유해를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안장해 놓은 곳으로, 1996년 6월에 처음으로 만들어졌다고 소개되어 있다. 공산군 + 중공군 = 적군이기 때문에 원래 이름은 적군 묘지였다.
그런데 중공군 전사자의 유해는 몇백 구 정도 있던 것을 과거 레카 시절에 모두 중국으로 송환해 줬다. 그래서 여기에는 이제 북한 사람만 묻혀 있기 때문에 이름이 나중에 북한군 묘지로 바뀌었다.

대부분의 일반인에게야 적군 묘지 같은 건 완전히 듣보잡이겠지만..
좋게 말하면 진보 좌파, 나쁘게 말하면 친종북 빨갱이 성향의 단체들에서 저기를 주기적으로 찾아가서 추모제 비스무리한 걸 했다. 그러자 보수 우파 단체에서는 근처에서 규탄 시위를 하며 맞불을 놨다.

병림픽이 벌어질 기미가 보이자 정부에서는 여기에 민간인의 출입을 금지시켰으며, 국도에서 묘지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쇠사슬로 막아 놨다.
그래도 입구 어귀에 차 한두 대 정도는 세워 놓을 공간이 있었으며, 묘지 자체도 울타리가 둘러져서 삼엄한 경비를 받는 상태가 아니었다. 주변 마을 농로를 통해서도 묘지로 얼마든지 접근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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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묘지 사진을 검색해 보면 묘비가 세로로 길쭉한 작대기 모양인 게 많이 뜨는데.. 그건 옛날 풍경인 것 같다. 지금은 그런 거 없고 다 이런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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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언덕을 깎아서 단촐하게 묘지를 만들어 놨더라.
6· 25뿐만 아니라 1· 21 사태 때 사살된 무장공비들도 여기에 묻혀 있었다. 대부분의 병사들은 무명이지만 장교나 무장공비는 이름이 기재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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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 묘지에 제일 먼저 묻힌 1호는.. 유해 수습 장소조차 불분명한 6 25 전사자인데 이름은 어째 곽 재천이라고 알려져 있다.
안 그래도 작년 여름에 다부동 전투 기념관을 다녀왔는데, 다부동 전투에서 전사했다는 무명 적군도 하나 눈에 띄어서 흥미로웠다.

Posted by 사무엘

2021/01/18 08:34 2021/01/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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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근황과 잡설

1. 올해 결산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우한 폐렴의 창궐 때문에 교회 예배가 중단· 축소되고 올림픽이 연기됐으며, 미세먼지가 없는데도 전국민이 무조건 마스크를 쓰고 다니게 됐다. 오죽했으면 거리 설교를 하고 전도지를 뿌릴 때도 마스크를 같이 나눠줄 정도였다. 한편으로 백 선엽 장군과 이 건희 회장의 부고가 전해지기도 했다.

대면 예배가 없는 동안 본인은 올해는 여행을 좀 더 많이 다닐 수 있었다. 블로그에 대대적으로 사진을 올리며 소개한 바와 같이 총 세 번 다녀왔다.

  • 춘계: 동부 남양주 지역 답사. 운길산 등산
  • 하계: 무려 3박 4일 동안 중부와 영남 지방 종합 답사.
  • 추계: 수인선, 서해선, 항동 철길을 두루 살펴본 경기도 서부 철도 종합 답사

2. 텐트 야영

본인은 저렇게 작정하고 여행을 떠나지 않을 때도, 심지어 직장 출근을 하는 평일에도 밤에는 대부분 집 있고 차 있고 노트북 있는 노숙자로 지낸다. ㅎㅎ
좋은 날씨에 야영을 하지 않는 건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아무 야외 오지라도 이 작은 텐트만 펼치면 포근하고 따뜻하고 아늑한 개인 공간 밀실이 만들어진다는 게 내게는 소확행으로 느껴진다.
남들은 캠핑을 가서 또 노는 활동을 하지만, 본인은 캠핑을 간 것 자체가 유흥이다.

내가 밖에서 못 자는 조건은 딱 둘: (1) 열대야 무더위, 그리고 (2) 나쁨 이상 수준의 미세먼지이다. 폭설 폭우 혹한은 정반대 완전 땡큐 조건이다.
침낭을 두 겹으로 걸치니 바닥의 냉기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 발도 안 시렵고 정말 따뜻했다.
핵심은 따로 난방을 전혀 가동하지 않고 밖에서 쾌적하게 지내는 것이다.

그 반면, 내게 집 건물이란..

  • 전기, 가스, 수돗물, 와이파이의 보급처
  • 용변, 샤워, 빨래 공간
  • 주민 등록을 위한 법적 주소 제공지

정도의 의미만을 지니는 듯하다. 딱히 몸 누이고 쉬는 공간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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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울에서 기슭까지 주차 걱정 없이 차로 접근 가능하고, 적당히 으슥하고 각종 법에 대놓고 저촉되지 않는 좋은 산은 매우 드물다.
언제 산에서 멧돼지라도 좀 만났으면 좋겠다. 그럼 반갑게 인사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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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왕숙천 강변이다. 여기도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이 당시엔 아침에 일어나 보니 텐트에 이슬뿐만 아니라 서리까지 내려 있었다. 그리고 근처에 나 같은 텐트족이 한 명 더 있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밤새도록 낚시를 하다가 잠드신 듯하다. ㅎㅎ

개인적인 로망은.. 강변이 아니라 강 하중도에서 숙박해 보는 것이다.
내가 어촌에서 살았으면 어선 한 척 장만해서 배에서 자거나, 아니면 남해안이면 매일 무인도에 가서 텐트 치고 자고 오지 싶다.
아니면 북한산이나 북악산 중턱에서 김 신조 코스프레를 해 봤으면 싶다. 텐트 다음으로는 비트를 파고 자는 것도 흥미진진할 것이다.

3. 북악산 개방

북악산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훑을 때 대략 "일반 구역 - 북악스카이웨이와 팔각정(자동차 지향) - 철조망 - 한양도성 구간과 정상(보행자) - 철조망 - 청와대"의 형태로 구간이 나뉜다.
그래서 남쪽의 청와대는 철조망에 사실상 이중으로 둘러져 있으며, 한양도성 구간은 남북 양쪽으로부터 격리돼 있다. 여기에 들어가려면 해가 떠 있는 동안 안내소 세 곳(창의문/말바위/숙정문) 중 하나를 반드시 거쳐서 이름과 연락처 까고 명찰 목걸이를 받아야 했다.

1968년 1· 21 김 신조 사태의 트라우마 때문에 청와대 주변 산들은 오랫동안 몽땅 락이 걸렸었다.
그러다가 1993년 김 영삼 대통령 취임과 함께 무궁화 동산과 인왕산이 개방됐다. 단, 월요일은 입산 금지이고, 주요 포토 라인엔 군경 감시요원이 배치되어 등산객이 청와대 방향으로 사진을 찍는 걸 막았다.

2000년대(07~09)에 와서는 인왕산에 이어 북악산도 북악스카이웨이뿐만 아니라 청와대에 가까이 있는 한양도성 구간이 해금되고 일반 구역에 있는 “김 신조 루트”와  우이령길까지 개방됐다. 비슷한 타이밍에 전국의 국립공원들이 무료화되기도 했다.
단, 북악산의 한양도성 구간은 아침과 낮 시간대에만 명찰 목걸이를 받아서 드나들 수 있다는 제약이 걸렸다. 인근의 북한산은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등산로를 벗어나서는 안 되고 아무데서나 야영을 하면 안 된다는 제약이 있지만, 북악산은 그런 것과 무관하게 그냥 보안 때문에 저런 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그러다가 지금 대령통의 집권기인 2018~19년쯤엔 인왕산에 있던 감시요원들이 없어졌다. 그리고 북악산의 목걸이는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지만, 개인 정보까지 수집하지는 않고 그냥 드나드는 인원 집계만 하는 출입 태그로 바뀌었다.

이런 단계를 거쳐 지난 2020년 11월부터는.. 산중턱의 북악스카이웨이에서 한양도성 청운대 - 곡장 사이를 오가는 등산로가 추가로 개방됐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실상 단절돼 있던 두 영역에 대한 이질감이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한양도성 쪽의 등산로도 성 안쪽과 바깥쪽(북쪽) 양쪽으로 뚫리게 되었다. 등산과 캠핑을 좋아하는 본인 같은 사람에게는 이건 분명 호재이다.

다만, 한양도성과 이들 등산로는 출입증 명찰이 필요한 구역인 건 변함없기 때문에, 청운대와 곡장이라는 안내소가 추가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이 작은 북악산에 존재하는 안내소는 무려 5개로 늘었다. 이게 국립공원 산으로 치면 출입구에 존재하는 탐방 지원 센터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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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안내소는 북악스카이웨이 쪽에 마련돼 있고, 주변에 주차 공간도 좀 있다. 바로 옆에는 군부대가 있으며 원래는 이 안내소가 있던 곳도 군부대 부지였다. 그래서 옛날 로드뷰에서는 이 지점이 온통 흐리게 표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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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곡장 안내소는 한양도성 쪽에 가까이 있으며, 북악스카이웨이 쪽에서는 아주 자그마한 철제 출입문하고만 연계된다. 곡장 안내소로 가는 출입문에서 북악 팔각정까지의 거리는 5~600m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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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안내소에서 한양도성까지는 굉장히 가까워서 거의 10분 남짓 계단을 오르면 도달한다. 그렇잖아도 여기는 한양도성과 북악 스카이웨이가 굉장히 가까이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중간에 과거의 군견 훈련장이었다는 부지도 지나게 되는데, 이는 마치 우이령길에서 과거의 유격장 부지를 지나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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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서울 시장의 자살 사건 이후로 몇 달 만에 북악산이 또 언론에 오르내리게 됐다.
이번 등산로 개방 덕분에 차로 북악산의 백운대 정상까지 가는 게 아주 수월해졌다. 창의문 안내소에서부터 근성으로 한양도성 계단을 오르던 시절과 비교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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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안내소에서 출발해서 한양도성 - 곡장 - 곡장 안내소를 찍고 다시 청운대 안내소로 돌아오는 데 3~40분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정말 무난한 산책이었다. 산 속 나뭇잎들은 단풍이 들어서 울긋불긋하고 경치가 좋았다.
이 정도면 별도의 여행/등산 카테고리의 글로 올릴 분량도 아닌 것 같아서 그냥 근황/잡설 글에다가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관심 있으신 분은 여기 등산 및 산책하러 가 보시기 바란다.

4. 병맛 개그

본인은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이라든가 쿵 퓨리(..;;)같은 B급 병맛 개그를 꽤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은 국내 유튜버들도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패러디와 오마주로 병맛 똘끼 개그물을 많이 만들고 있어서 볼거리들이 넘쳐난다. 정말 천재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을 정도이다.

그 중에 본인이 주목하는 유튜버는 ‘장삐쭈’와 ‘총몇명’이다.
장삐쭈는 원전에서 소리를 날려 버리고 더빙을 웃기게 하는 반면, 총몇명은 원전에서 영상을 자체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만들고 소리는 남겨 놓는다는 차이가 있다. 접근 방식이 서로 정반대라는 것이 흥미롭지 않은가?

총몇명은.. “아버지 뭐 하시노? / 콘덴싱 만들어요! 국가 대표 보일러 경동.. /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이게 정말 인간의 의식의 흐름이라는 게 어느 약 빤 지경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걸작이었다. ㅠㅠㅠ

장삐쭈는.. 여러 주옥 같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일본의 60년대 흑백 애니메이션인 에이트맨을 마개조한 봉팔맨 시리즈를 보고는 그 병맛스러움에 두 손 두 발 다 들어 버렸다..;;
“나를 이길 자 그 무엇인가, 자동차보다 빠르고 기차보다 더 빠른 우리의 친구 봉팔맨”은 머릿속에서 자꾸 자동 재생될 지경이다.

제작자 양반은 나이도 나보다 한참 어려 보이던데 도대체 어디서 이런 덕력을 갖췄길래 무슨 1963년작 애니까지 찾아 갖고 이딴 더빙을 만드냔 말이다.. ㅡ,.ㅡ;; (에이트맨)
이 정도의 천재성이라면 전업 유튜브질만으로도 먹고 살 자격이 있어 보인다.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0/12/11 08:32 2020/12/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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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고향 주변의 공원 풍경

1. 청담 도로 공원

서울의 올림픽대로에서 한강과 탄천이 딱 합류하는 구간.. 그렇다고 강변은 아니고 상행과 하행 도로의 사이 공간에는 '청담 도로 공원'이라는 자그마한 정원과 산책로가 있다.
이게 운전자들에게는 휴게소 역할을 한다. 차가 없더라도 인근 주민은 굴다리를 통해 여기로 드나들 수 있다.
단, 올림픽대로에서는 종합운동장 방면에서만 진출입 가능하고 김포공항 방면에서는 접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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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있는 정자의 2층으로 올라가서 찍은 풍경임)

이 공원은 1980년대 5공 시절에 진행되었던 '한강 종합 개발 사업'의 완료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내부에는 이를 기리는 기념비가 있다.
본인은 대한뉴스 영상을 보다가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우연히 발견하고는 개인적으로 찾아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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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종합 개발 사업은 의외로 위키에 단독 항목이 개설돼 있지 않고 인지도나 존재감이 별로 없다.
새마을 운동이나 경부 고속도로가 박통의 상징이라면, 전대갈 시절 토목 공사의 상징은 이거나 마찬가지인데도 말이다.

이전의 박통 때는 한강에서 각종 섬이 메워지고(난지도, 뚝섬..?), 교량들이 잔뜩 건설되고 팔당댐이 만들어지고 잠실 쪽의 선형이 바뀌는 등, 치수 사업과 강남권의 개발을 염두에 둔 개발이 진행됐다.
그 뒤 전대갈에 와서는 한강 바닥을 더 파서 수심을 더 올리고 주변에 시멘트 제방을 쌓았다. 그리고 그 당시에 고수부지 내지 둔치라고 불린 한강 공원이라는 것을 곳곳에 조성했다.

또한 강변북로의 남쪽 버전 명목으로, 서쪽의 김포 공항과 동쪽의 잠실 경기장을 직선으로 잇는 자동차 전용 도로인 올림픽대로를 건설했다. 이는 두 말할 나위 없이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쉽게 말해 지금 우리가 아는 한강의 모습이 이때 얼추 완성됐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전에는 한강 강변도 무슨 바닷가처럼 온통 모래 뻘밭이고 홍수가 나면 수시로 범람하고.. 선형이 더 무질서하고 제멋대로이고 지금보다 자잘한 하중도도 더 많이 있었다. 먼 과거에는 사람들이 별 부담 없이 한강물에 뛰어들어 물놀이도 했지만 가까운 과거에는 지금보다 물이 훨씬 더 더러워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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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다.
전대갈 각하... 나쁜놈이기만 한 줄 알았는데 세상엔 전대갈보다 훨씬 더 나쁜놈들도 많아서 돈과 권력을 쥐고 떵떵거리고 있음을 실감하며 지낸다. 내가 오죽했으면 몇 년 사이에 생각이 이렇게 바뀌었다.
그러니 전대갈 각하 정도면 만수무강하시면서 그런 나쁜 간첩 반역자들을 계속해서 도발하고 어그로를 끌어 줬으면 좋겠다. "나한테 당해 보지도 안 해 놓고 말이야" 라고 조롱도 좀 해 주시고..

"아이가 살면 너도 살고 아이가 죽으면 너도 죽는다." 담화에다가.. 살인 없이 강간 재범 누범만으로 가정파괴범 명목으로 사형 집행을 해서 사회 정의를 실현했던 그 강렬한 포스를 나는 두고두고 기억하고 칭송할 것이다. 이런 건 서 정주 시인이 지은 오글거리는 송시에도 언급돼 있지 않은 것 같다.;;

2. 이촌 한강 공원

현재 한강 공원에는 4월부터 10월까지,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부 구간에 한해 풀밭에서 텐트를 치고 놀 수 있다. 이건 2019년 봄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정책이다.
아마 2010년도 중반인가 텐트가 처음 허용됐을 때는 밤 9시까지 허용이었고, 11월부터 3월 기간에도 저녁 6시까지는 텐트를 칠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규제가 더 강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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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를 예방한다는 구실로 4월까지도 계속해서 텐트가 금지되어서 개인적으로 답답했다.
그러다가 5월이 돼서야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이 완화되고 텐트도 허용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본인도 2020년 이래로 처음으로 한강 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오랜만에 ‘한강면’도 시식하며 지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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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봄비가 내리다가 그친 상태였다. 아직 하늘이 흐리지만 선선하고 나들이 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였다.

그나저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강면은 은박지 그릇에 담겨 나왔다. 뜨겁기 때문에 다른 마분지 같은 걸 덧대어서 쥐어야 했는데 요즘은 방열 방수 성능이 뛰어난 동그란 종이 그릇으로 바뀌었다. 이런 것 기술도 발달하는 게 느껴진다.

3. 포항 송도 해수욕장

5월 황금연휴 때 고향을 방문해서는 포항 죽도시장을 찾아가서 회를 먹고, 근처의 송도 해수욕장을 방문했다. 단, 이 날도 하필 흐리고 비가 내려서 맑은 풍경은 구경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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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라는 이름의 해수욕장이 부산뿐만 아니라 포항에도 있다.
포항 송도 해수욕장은 과거에 피서지로 굉장한 인기를 누렸지만 수질 악화와 모래 유실 문제로 인해 2007년부터 사람의 입수가 금지되고 그냥 산책용 해변 공원으로 전락했던 이력도 있다. 그러다가 복원 공사를 거쳐서 2012년부터 재개장 했다고 한다.

송도 해수욕장에서는 저 멀리 포항제철 공장이라고 해야 하나 부두가 보인다.
여기 말고 또 포항 시가지에서 비교적 가까운 해수욕장으로는 더 북쪽의 ‘영일대’ 해수욕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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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해수욕장의 중앙 입구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아니라 “평화의 여신상”이라는 석고상이 세워져 있다. 처음 봤을 땐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검색해 보니 이건 무려 1968년 7월부터 건립되어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누가 왜 무슨 사연이 있어서 무엇을 모티브로 따서 이런 걸 만들었는지가 전혀 나와 있지 않다. 게다가 원래 있던 동상은 너무 낡아서 폐기 처분했고, 지금 것은 2015년에 다시 만든 것이다.

저 여인은 나체..는 아니고, 수영복이나 레오타드를 걸친 모습인 듯하다. 옛날 사진을 보면 한때는 저 월계수 가지가 사라지고 없던 적도 있었다.

4. 경주 황성 공원

작년 가을 추석 때 풍경 사진을 올린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재탕한다. 여기는 경주 최고의 쉼터인 것 같다. 딱히 신라 시대 유물과 관계가 없고 산이나 강변도 아닌 넓은 부지가 어떻게 숲과 공원으로 조성되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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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짱박힐 곳이 많다. 개인적으로 여기 으슥한 곳에 들어가서 돗자리 깔고 침낭 덮고 노숙을 해 봤다. 이곳은 이른 새벽부터 산책과 운동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즐비하니, 노숙을 할 거면 눈에 안 띄게 잘 짱박혀야 한다.

서울의 청계천, 중랑천, 한강 공원만큼이나 여기도 북천과 형산강을 따라 자전거 도로와 넓은 풀밭(고수부지? 둔치?)가 만들어져 있다. 특히 형산강 둔치의 풀밭은 정말 넓고 주차도 걱정 없어서.. 본인이 언젠가 저기서 텐트 치고 야영을 할 거라고 단단히 작정을 한 상태이다.

이상. 공원 답사만으로 또 긴 글이 완성됐다.

Posted by 사무엘

2020/05/25 19:33 2020/05/2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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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황, 해 본 일들

1. 국대 떡볶이, 태극기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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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떡볶이와 순대는 그냥 이름 없는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먹는 음식이지, 이런 번듯한 식당에서 먹는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분야를 개척한 식당 브랜드가 있고, 또 창업주가 사상이 올바르고 굉장히 건전한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곧장 친구들까지 데리고 여기를 들러서 음식을 마음껏 사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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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개천절 오후에는 광화문에서 가히 역대 최다 인파가 결집한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레카 탄핵 반대"라는 중대한 이슈가 있었던 2017년 삼일절 때의 초창기 태극기 집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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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정치의 정 짜에도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이렇게 많이 모인 이유는 우파 진영이 이쁜 짓을 했기 때문이 아니며, 특히 할 일 없는 늙은 꼰대들이 일당을 두둑히 받았기 때문은 더욱 절대 아니다.
정치색과 무관하게 대통령이 하는 짓과, 그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작자의 조적조 조로남불 꼬라지, 이놈들의 해도 너무한 가식과 위선과 궤변과 변명이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딴 이유는 없다. 그 현실을, 그 팩트를 좌좀 대깨문 나팔문 문슬람들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 이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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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화장을 또 찾아가 봤는데 이젠 또 내년까지 공사랜다. 도대체 2년, 3년째 날짜를 고쳐 가며 공사만 계속하고, 정식 개장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공사 핑계로 무기한 방치하는 것인지 합리적인 의심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3. 용마산 등산

그리고 날씨가 좋을 때 용마산을 오랜만에 다시 올라서 정상까지 가 봤다.
첫 개척이 아니고 야영을 한 것도 아니니, 중요도가 별도의 글로 올릴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러니 그냥 근황 소식에다가만 언급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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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산은 서울 시내에서 접근성이 아주 좋으며, 심하게 높지 않으면서 돌산이어서 내부 경치가 좋다.
그리고 등산하는 동안 대부분의 구간에서 산 바깥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다. 특히 동부 간선 도로 구간이 몽땅 내려다보인다. 세상에 이런 산은 흔치 않다.
산을 오르면서 저 아래의 팔각정을 거쳐 갔는데, 산행을 계속하니 그 팔각정도 이렇게 내려다보는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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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 풍경은 대략 이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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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산에서는 근처의 배봉산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사실 본인은 배봉산에서도 언젠가 저기 용마산을 다시 올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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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산 정상에는 예나 지금이나 표지석과 옛 측량 시설, 그리고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태극기 깃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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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아차산 정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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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슭에 파고든 저 마을이 바로 아치울 마을이다. 본인은 아차산을 답사하면서 저리로 하산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마을 가까이 있는 희고 둥근 모양의 교량은 구리암사대교이다.

4. 노들섬

서울 한강대교는 중앙에 노들섬이라는 하중도를 지난다. 거기는 먼 옛날엔 사유지이다가 국가에서 거금을 주고 매입한 뒤, 해마다 항공 사진 모습이 바뀔 정도로 뭔가를 열심히 짓고 부수기를(...) 반복하는 듯했다.
그러다가 결국은 오페라 하우스(??)가 만들어져서 지난 9월 말에 개장했다. 그래서 본인도 이에 흥미를 느끼고 노들섬을 다녀왔다.

노들섬의 자가용 접근성은 남산과 동일하다. 한강대교에서 노들섬 내부로 들어가는 차도와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공간이 비좁은 관계로 등록된 업무 차량만 드나들 수 있다. 일반 방문객이 차를 저기에다 댈 수는 없다.
한강대교에서 제일 가까이 있는 주차장은 이촌 한강 공원에서 제일 서쪽의 제4 주차장이다. 거기는 풀밭이나 편의점 등 공원 본연의 시설과는 멀리 떨어져서 접근성이 안 좋지만, 한강대교와의 접근성은 제일 좋다. 거기서 한강대교를 근성으로 5~10분 내지 걸으면 노들섬에 갈 수 있다.

심야나 이른 새벽.. 그리고 5~10분 정도 잠깐 정차하는 거라면 한강대교의 길가에다 잠깐 차를 세울 수도 있겠지만 그리 권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근처 중앙선의 안전지대에도 차를 세울 수 있지만, 이 역시 원래는 불법이고 다른 대형 트럭이나 견인차가 세워져 있기도 하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못 된다.
그냥 지하철 9호선 노들(강남) 내지 4· 6호선 삼각지 역(강북)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게 제일 속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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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직 공사가 덜 끝난 부분이 많고 생각만치 볼 건 없었다. 무슨 선유도 정도의 퀄리티는 아니다. (풀밭, 산책로..)
특히 교량의 동쪽 말고 건너편 서쪽은 아직 풀숲 밀림(...)인데 거기도 뭘 더 만들 생각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원등 상사 동상도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하다.

더 욕심을 내자면, 서강대교의 밤섬도 이렇게 개방됐으면 좋겠다. 믿어지지 않지만 옛날에는 거기에 아예 사람이 살고 마을까지 있었다니 말이다. (교량 따위 없으니 본토와는 나룻배로 드나들었고..;; ㄷㄷ)

Posted by 사무엘

2019/12/09 08:36 2019/12/0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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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풍경

오늘은 지난 추석 때의 고향 풍경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비가 한바탕 내린 뒤부터 전국이 날씨 하나는 참 기막히게 좋았던 것 같다. 낮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긴 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더운 수준이며, 하늘은 아주 맑고 파랬다. 밤에는 기온이 20도 초반까지 내려가면서 환절기 기분이 났다.

1. 황성 공원

경주 시내에는 형산강이라는 강이 세로로 지난다. 강 서쪽에는 동국 대학교 경주 캠퍼스와 김 유신 장군 묘 등이 있고, 시가지는 동쪽에 발달해 있다.
그런데 그 동쪽에는 북천, 혹은 알천이라고 지금은 물이 거의 말라 버린 가느다란 개천도 흐르다가 형산강으로 합류한다. 교차하는 각도는 +라기보다는 X에 더 가깝다만..

이 북천 이남과 이북이 경주에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얼추 가른다고 볼 수 있는데, 북천 이북으로 형산강 합류 지점 근처의 넓은 공간에는 황성 공원이라는 인공 소나무숲을 비롯해 운동장 경기장, 체육관, 궁도장 등 별별 시설이 다 있다. 인근 주민들의 아침 산책과 운동 코스로 사랑받는 건 두 말할 나위도 없고, 각종 행사나 콘서트, 축제 같은 게 열리기도 딱 좋다.
그야말로 거대한 복합 여가 문화 테마 공간처럼 됐다. 심지어 시립 도서관 내지 주민센터도 이 영역 끝자락에 자리잡아 있다.

황성 공원 자체가 생긴 건 1975년이라고 한다. 여기도 무슨 군부대가 있다가 이전하기라도 한 건지, 신라 시대 유물과 관계가 없는 공원이 어떤 계기로 들어서게 되었나 모르겠다. 자그마한 광명시가 광명 동굴 하나로 유명해졌듯, 황성 공원은 경주시의 명물임이 틀림없다.
이 글에서는 숲길 풍경 사진만 좀 소개하도록 하겠다. 흐리고 어둡고 비가 오기 직전이던 때에 찍어서 분위기가 좀 우중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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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안에는 유명 문학인의 시비도 있고, 현충 시설도 여기저기 들어서 있다.

요렇게 생긴 충혼탑이 대표적인 예이고.. 무공 수훈자 전공비라는 것도 있다. 본인은 직접 보지는 못했다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시립 도서관 근처에는 참전자 명예선양비라는 것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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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명예선양비는 6· 25 버전만 자그맣게 있었는데, 지난 2017년에는 월남전 버전까지 추가하고 참전용사의 동상까지 만들어서 컨텐츠를 대폭 보강(?)했다. 들고 있는 총이 각각 카빈과 M16으로.. 이런 고증까지 신경 썼다.
이거 뭐 누가 보면 경주가 양구· 인제· 철원 같은 전방 도시인 줄 알겠다.;; 여기는 공산군에게 점령 당한 적도 없는 후방 지역인걸, 시장이 강한 애국 보수 성향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2. 금장대와 암각화, 주변

형산강과 중앙선 철길을 끼고 있는 동국 대학교 캠퍼스 내지 병원의 모습이다.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날씨가 좋고 경치가 워낙 좋아서 사진을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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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문호

유원지와 호텔들이 밀집해 있는 보문 관광 단지도 잘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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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가뭄이 심해서 보문호가 바닥이 드러나 보일 정도까지 갔지만.. 지금은 다시 물이 출렁거리고 있으니 보기 좋았다.
다 말라 가는 와중에 "수심이 깊어 위험하오니 들어가지 마시오" 표지판이 덩그러니 놓인 모습도 어디선가 봤는데.. 마치 잔뜩 막히고 있는 고속도로에서 멀쩡히 돌아가고 있는 과속 단속 카메라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말로만 들은 드라켄 익스프레스가 돌아가는 모습을 이렇게 멀리서나마 봤다.

4. 감포 해수욕장

그리고.. 오랜만에 감포 나정 해수욕장에 들러서 바다 바로 코앞에 텐트를 치고 파도와 바닷바람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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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행정구역만으로 따지자면 엄연히 바다와 접하고 항구와 해수욕장이 있는 도시이다. 하지만 해안이 산으로 가로막혀 있고 대외 이미지가 완전히 내륙 관광 도시이다 보니, 바다의 존재감이 덜 느껴지는 것이다. 경주는 불국사, 석굴암, 보문 관광 단지가 유명하지, 감포 해수욕장이 무슨 해운대나 대천이나 송지호처럼 유명하지는 않다.

한때는 경주 시내에서 감포로 가려면 꼬불꼬불 산길을 타야 했지만 이것도 이젠 옛말이다. 산을 정면 관통하는 토함산 터널을 따라 국도 4호선이 아주 넓고 길고 곧게 잘 뚫렸기 때문이다. (2014년 말)
더 남쪽에는 더 긴 양북1터널도 역시 토함산을 정면 돌파한다. 얘는 더 나중에 생겼으며(2016년) 훨씬 더 길다. 얘는 65번 동해 고속도로 구간이다.

경주의 해수욕장은 경주의 신라 유적지만치 유명하지는 않다. 나정 해수욕장도 위키 같은 데에 항목이 별도로 개설돼 있지도 않을 정도로 인지도가 듣보잡인 것 같다.
그래도 본인이 찾아갔던 당시에는 물은 아주 맑고 깨끗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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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감포 해수욕장은 바다와 육지가 접하는 바닥이 모래가 아니라 온통 자갈인 게 특징이다. 본인은 동해· 서해의 타 해수욕장들 중에서 이런 자갈 바닥인 곳을 딱히 접해 보지 못했다.
덕분에 맨발로 다니기는 좀 애로사항이 있지만, 그래도 흙이 덕지덕지 묻지 않아서 깔끔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여기는 동해의 해수욕장치고는 바닥의 경사가 완만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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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도 있긴 하지만 퀄리티가 아무래도 해운대나 대천 같은 전국구 해수욕장에 비할 바는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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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피서철이 끝나고 해수욕장이 공식적으로는 폐장했지만 바닷가에서 텐트 치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였다. 이런 데서 고기가 잡히기는 하는지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고, 드물게 물에 들어가는 사람도 있었다.
감포 해수욕장 근처에는 소나무숲과 함께 전문적인 캠핑장도 있는데, 거기도 텐트 친 사람들이 드글드글했다. 바닷가라는 곳을 굳이 한여름에만 가는 곳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본인은.. 폐장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금지시키고 위반 시 과태료까지 물게 하는 건 과도한 규제라고 생각하고 반대한다.
아예 처음부터 수질이나 지형 문제로 인해서 1년 내내 물놀이 금지인 곳이라면 그렇게 해도 된다. 하지만 원래 물놀이가 가능한 곳인데 단순히 기간상으로 해수욕장이 폐장해서 안전요원이 상주하지 않는 거라면, "사고가 나도 100% 들어간 사람 책임. 알아서 하셈"이라는 조건으로 방문객이 전신을 물에 담그는 것 정도는 법을 어기는 일 없이 언제든지 얼마든지 가능해야 한다.

계곡에서도 가능한 물놀이를 바다에서 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더구나 바닷물은 계곡물보다 수온이 훨씬 더 높고 따뜻하기 때문에 나 같은 사람은 9월, 심지어 10월 초까지도 한낮에 물놀이가 가능할 정도이다. 그걸 그냥 못 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 만능 행정 편의주의로 여겨진다.

Posted by 사무엘

2019/10/15 08:36 2019/10/1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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