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사선. 흔히 말하는 ‘화생방’ 중에서 ‘방’은 물리적인 타격이나 화학 약품, 세균· 바이러스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인간 신체를 파괴한다.
세포가 방사능을 잘못 맞으면 자신의 설계도인 DNA가 망가지는 바람에 회복이나 분열, 재생 능력을 상실한다. 그 세포들로 구성된 생체는 오늘만 살 수 있고 미래가 날아간 시한부 인생으로 전락한다. 총알 구멍이 뚫린 게 아니라, 그야말로 분자/원자 레벨의 구멍이 세포에 수억 개씩 숭숭 뚫려서 벌집이 된 것과 비슷하다.

인간이야 70~100년을 산다지만 인체를 구성하는 각각의 세포들은 수명이 훨씬 더 짧다. 혈액 속 적혈구는 수명이 4개월 정도밖에 안 되고, 피부 조직 세포라든가 백혈구는 한 달 남짓밖에 못 산다.
거시적으로 보면 인체에서는 1초 동안에도 수백만 개, 하루엔 수백억 개의 세포가 죽고 다시 태어난다. 끊임없이 세포 분열이 일어나서 죽은 세포를 내보내고 새 세포로 세대를 교체해야만 생체의 항상성이 유지되고 생명이 유지된다.

그런데 이게 안 되면 그 사람은 당장은 살아 있지만 이제 몸 여기저기가 탈 나고 썩으면서 고통스럽게 죽는 일만 남게 된다.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흐르는 강이 아니라, 그냥 고인물 썩은물 웅덩이가 되는 것과 같다. 어떤 기계류가 지금 당장은 돌아가지만, 제조사와 서비스센터가 깡그리 망해 버려서 제품이 더 생산되지 않고 버전업도 되지 않으며, 기존 제품을 수리 받을 수도 없는 지경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섬뜩하지 않은가?

  • 그 지경이 되면 당장은 아무 병에 걸리지도 않은 것 같지만, 면역 체계가 무너지기 때문에 다른 합병증이 찾아오게 된다. 건강할 때는 아무 영향도 받지 않을 사소한 병도 이기지 못하고 훅 가 버린다. 흠, 이건 '에이즈'와 아주 비슷하네..
  • 또한, 방사선 피폭 증세는 '암'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어느 부위건 세포가 망가져서 정신줄 놓으면 얼마든지 악성 종양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백혈병은 구조적으로 혈액의 암이라고 여겨진다.
  • 인간이 비타민의 존재라는 걸 모르던 시절에는 비타민 C의 결핍증인 괴혈병도 거의 방사선 피폭 급의 무서운 괴질로 여겨졌지 싶다. 장기 조직이 제대로 형체 유지가 안 돼서 스물스물 뭉개지고, 잇몸에 피 나고 내출혈 발생하면서 죽으니까 말이다. (물론 오늘날이야 잇몸에 피 나는 건 99.9% 치주염 때문이지, 비타민 결핍증 때문은 전혀 아님..)

2.
지난 1999년 5월 20일엔 우리나라 대구에서 어떤 6살짜리 아이가 골목길에서 어느 괴한으로부터 얼굴에 황산 용액을 뒤집어쓰는 극악무도한 테러를 당했다.
그 아이는 전신 3도 화상에다 실명이라는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딱 7주(49일) 만에 결국 패혈증이 도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더구나 정말 안타깝게도 이 사건은 범인을 못 잡고 영구미제 사건으로 귀결됐다. 이걸 계기로 우리나라는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되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같은 해 9월 30일, 도카이 촌의 핵연료 가공 시설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나서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중 가장 심하게 피폭 당한 '오우치 히사시'는.. 처음엔 제 발로 걸어서 입원할 정도로 멀쩡했지만 이미 염색체가 형체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는 며칠 못 가 백혈구부터 싹 전멸해서 림프구가 소멸하고, 에이즈 환자처럼 면역력이란 게 없어졌다. 피부가 재생되지 않고 다 벗겨져서 이내 중화상 환자처럼 붕대를 칭칭 감아야 하게 됐다. 수건으로 피부를 문지르면 그냥 피부가 벗겨져 나왔다.;;
장기들도 형체가 유지되지 않아서 음식물 소화도 제대로 안 되고 여기저기서 탈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상황이 너무 절망적이니 의료진들조차도 "우리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나, 차라리 깔끔하게 안락사 시켜 주는 게 더 나았으려나" 자괴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투병 83일 만에 결국 심장이 멈추고 사망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일본에서 벌어진 황산 테러와 방사능 피폭.. 물론 전자는 범죄에 형사 사건이고 후자는 불의의 사고라는 차이는 있지만.. 피해자의 고통의 정도는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3.
1999년의 저 두 사건· 사고는 피해 규모가 개인 단위이다. 하지만 더 옛날 1980년대에는 집단 단위의 초대형 사고가 있었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1986년 4월 26일의 전설적인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비원자력에서는 1984년 12월 2~3일, 인도에서 벌어졌던 보팔 가스 누출 사고를 꼽을 수 있겠다. 여기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다가 그냥 독가스 테러를 당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피폭만 당하지 않았을 뿐, 정말 고통스럽게 죽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체르노빌 주변은 방사능 때문에 사람이 앞으로 반영구적으로 살 수 없는 곳이 돼 버렸는데,
히로시마· 나가사키에서는 원폭 맞고 나서도 사람들이 다시 살고 있는 이유가 뭘까?"
꽤 그럴싸한 좋은 질문이지 않은가? 마치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사진을 찍어서 볼 수는 없는가?" 질문처럼 말이다. 내가 아는 한 그 답은 이러하다.

(1) 절대적인 방사능의 유출량부터 원자력 발전소가 일본 원폭보다 훨씬 더 많았다.
원폭은 단지 그걸 순식간에 훨씬 더 빨리, 짧고 굵게 반응시켰을 뿐이다.
자동차처럼 기름 수십 리터를 자그마한 실린더에서 수 시간 동안 서서히 폭발시키고 태우느냐, (원전)
아니면 유증기가 한꺼번에 폭발해서 순식간에 건물이 다 날아가 버리냐.. 그 차이일 뿐인 거다. (원폭)

사실 원폭은 방사능 자체 때문에 위험한 것보다는, 폭탄으로서 원자력을 등에 업고 발생한 살인적인 폭압과 고열이 훨씬 더 위험했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겨우 4.5톤짜리 리틀 보이가 TNT 15000톤(15킬로톤) 급의 위력을 냈다고 여겨진다.

(2) 그리고 또 결정적인 차이.
원자폭탄들은 다들 지상 500~600미터. 어지간한 서울 주변 산들의 정상에 가까운 공중에서 터졌다. 그래서 방사성 물질들이 상당수가 바람과 비를 타고 흩어져 날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원전 폭발 사고들은 완전 지상에서 일어났고, 저런 일이 일어나지 못했다.

원전과 원폭은 이런 차이가 있다.
하긴, 핵 실험을 했던 곳도 마냥 방사능 오염 황무지로 영원히 방치되는 건 아니랜다. 비키니 섬의 경우, 핵실험 후 수십 년 뒤부터는 사람이 살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난 개인적으로 원자력 발전에 적극 찬성 소신이고,
옛날 일본에 원폭도 전쟁을 빨랑 끝내기 위해 잘 터뜨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전 정권의 탈원전 쑈를 매우 혐오한다.
지금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는 애초에 우리나라 쪽으로 가는 것도 아니구만 과거의 광우뻥과 다를 바 없는 반일팔이 선동이 매우 심하다고 생각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18 19:35 2024/01/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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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성 물질은 발화점을 넘은 온도에서 불이 활활 붙을 때 열과 빛이 나온다.
하지만 불이 붙지 않는 물질이라도 수백 도 이상의 온도로 달궈지거나 녹으면... 얼음이 녹듯이 곱게 녹지 않는다. 어느 물질이건 언제나 시뻘건 빛을 동반하는 상태가 되며 녹는다. 용암이나 쇳물을 생각해 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쇠는 상온에서 은백색의 고체이지만, 쇳물은 수은 같은 평범한 회색(?) 액체가 절대로 아니다.
이건 알고 보면 굉장히 신기한 면모이다. 이 빛은 분자· 원자 차원에서 무슨 에너지를 바탕으로 나오는 걸까?
다시 말하지만, 이건 연소 같은 화학 반응을 겪고 있는 상태가 아니다. 단순히 열을 잔뜩 받은 것만으로 어떻게 빛이 나올 수 있을까?

옛날에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1992) 영화를 보면 쇳물이 철철 흐르는 용광로가 나온다. 이건 진짜 쇳물이 아니고 소품이다. 물 같은 평범한 액체 안에다가 누런 조명을 켜서 쇳물처럼 보이게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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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색감에 대한 왜곡이 굉장히 많다. 가령, 현실의 건물 지하 주차장들은 영화 '아저씨'에서 묘사된 것처럼 그렇게 시퍼런 톤으로 어두컴컴하지 않다.)

그러고 보니 백열등은 대놓고 이 원리를 이용해서 빛을 내는 물건이다. 가느다란 필라멘트를 녹지 않을 만큼만 달궈서 빛을 내니 말이다.
물론 이건 오늘날의 전자공학 기술의 관점에서 보면 효율이 매우 매우 안 좋은 원시적인 광원일 뿐이다. 이는 백열등과 얼추 비슷한 시기에 발명된 또 다른 과학 기술 산물이던 증기 기관도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너무 비효율적이어서 도태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래도 증기 기관만으로도 그 시절엔 마차로는 상상할 수 없는 교통· 물류 혁명과 산업 혁명이 일어났다. 그와 마찬가지로 백열등도 연료를 직접 태우는 등잔불· 호롱불· 촛불· 횃불 따위로 범접할 수 없는 새로운 빛을 인류에게 선사하긴 했다.
그 단순무식하고 비효율적인 백열등조차도 처음 발명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필라멘트를 만들 만한 재료(텅스텐)를 그 시절 여건에서 찾는 게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불꽃 기반의 광원들은 켜고 끄기 어렵고 질식과 화재의 위험이 크고 불필요한 열이 너무 많이 발생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닌 데다.. 결정적으로 여전히 별로 밝지 않고 너무 어두웠다. 밤에 시골에서 촛불· 호롱불 켜서 책 읽고 공부해 보신 분이라면 이 말에 적극 공감 가능할 것이다.

그에 비해 지금 세대는 자그마한 스마트폰만으로 과학 완구 꼬마전구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맹렬한 LED 불빛을 간단히 만들어서 어둠을 비추니.. 참으로 놀라운 과학 기술의 혜택을 입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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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년부터 지금까지 120년 가까이 켜져 있다고 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백열등 '센티니얼 전구'. 다만, 현물 보존을 위해 현재는 전류를 아주 약하게 흘려보내고 있기 때문에 불빛이 더 어둡다. 저 시절엔 전구의 껍데기 유리를 다 사람이 불어서 모양을 내고 만들었다.)

아무튼.. 형광등이나 LED등만치 밝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백열등처럼 고온만으로 불꽃이 아닌 빛을 가능케 하는 과학 원리는.. 바로 '흑체 복사'이다.
어떤 물체의 온도가 높다는 건 미시세계에서 그 물체를 구성하는 입자가 많이, 맹렬히 움직이고 있음을 뜻한다. 그 움직임 덕분에 빛이 만들어져 나오며, 그게 심해지면 가시광선뿐만 아니라 적외선과 자외선, 심지어 방사선의 범주에 드는 X선이나 감마 선까지 나온다.

흑체가 방출하는 에너지의 양은 절대온도의 무려 4제곱에 비례한다. 이른바 슈테판-볼츠만의 법칙.
본인은 학교에서 배웠던 각종 과학 과목들을 통틀어서 제곱이나 3제곱이 아닌 4제곱이 등장하는 과학 법칙이나 공식을 이것 말고는 본 기억이 없다.
평면이나 공간의 특성상 2승, 3승까지는 나올 수 있지만 4승은.. 생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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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체란 모든 전자기 복사를 흡수해서 에너지량 계산을 제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가상의 물질이다. 화학에서 다루는 이상기체와 비슷한 개념이다. (그럼 백체는 반대로 모든 전자기 복사를 반사하는 물체일 텐데.. 이런 건 딱히 다루지 않는 듯하다.)

물질마다 어느 온도에 도달했을 때 나타내는 색깔은 언제나 일정하다. 그렇기 때문에 색깔만으로 온도를 추정하는 게 가능하며, 색깔 온도계라는 게 존재할 수 있다.
측정 센서조차 녹거나 타 버릴 정도의 높은 온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이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도 이것만으로도 생각보다 매우 정확한 값을 얻을 수 있다. 신기하지 않은가? 심지어 별의 색깔도 이 온도에 따라 결정된다.

이건 스피드건이 굉장히 얼렁뚱땅 허술하게 동작하는 것 같은데 주변의 자동차나 야구공의 속도를 꽤 정확하게 측정해 내는 것, 그리고 요즘 체온계가 신체의 영 엉뚱한 부위만 대충 접촉하는데도 체온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사실은 꼭 엄청난 고온이 아니어도 된다. 사람 체온만으로도, 무슨 쇳물 같은 누런 가시광선보다 급이 낮은 적외선 정도는 나온다. 깜깜한 밤에 사람을 식별할 때, 아니면 그냥 열기를 탐색할 때 쓰이는 적외선 카메라가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해서 동작한다.

이 정도 온도 차이에 4제곱은 정말 폭발적인 에너지 크기 차이를 만들 텐데.. 전자기파의 파장이라는 것도 지수/로그 스케일을 찍는 동네이기 때문에 그런 차이에 대응 가능한가 보다. 사실, 가시광선은 대역폭이 주변의 적외선(IR)이나 자외선(UV)보다 훨씬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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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색깔이란 건 그냥 눈에 띄는 느낌만 다른 요소일 뿐이지, 같은 온도와 같은 재질이어도 "검은 옷이 흰 옷보다 왜 덥게 느껴지는 걸까?" 이걸 이해를 오랫동안 완전히 못 했다.
저렇게 온도에 따라 다른 '빛깔'이 나오는 건 이해하겠는데, 역으로 '색깔' 자체도 열 흡수율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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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면에 눈이나 심지어 비닐하우스 같은 인공 구조물 때문에 흰색이 많으면 그게 태양 복사 에너지를 반사해서 기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온도계를 보관하는 백엽상의 주변은 반드시 하얗게 칠하며.. 비행기도 열 흡수를 하지 말라고 흰 도색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쪽 관련 과학 법칙은 열역학도 광학도 전자기학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분야인 걸까..?
이게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양자역학이라는 걸 태동시킨 전신이라고 한다. 얘는 물질 자체를 존재하게 하는 원자 차원의 힘을 규명하고, 이를 이용해서 질량과 에너지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버린 발상의 전환을 선사했다.

※ 관련 여담

(1) 유리는 투명한 데다, 성냥을 갖다대면 불이 붙을 정도로 뜨겁게 달궈져도 겉으로는 하나도 티가 안 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실험실 안전 수칙에서 다뤄지곤 한다. (단골로 다뤄지는..)
물론 성냥의 발화점이 그리 높은 건 아니며, 유리도 더 뜨거워져서 흐물흐물 녹기 직전일 때는 벌겋게 변하기는 한다.

(2) 인류에게 열과 빛이라는 건 바늘과 실처럼 같이 따라다니는 형태인 게 익숙하다. 자연에서 보는 불꽃이나 달궈진 물체의 모습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빛이 필요한 곳에서는 발열이 거의 없이 밝은 빛만 만들어 내는 기술도 잔뜩 개발했다. 전기 에너지를 원하는 곳에만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연에서는 반딧불이도 발열이 없이 생물학적으로 신비로운 빛을 내는 곤충이라고 한다.

(3) 불꽃 반응은 불태우는 금속 원소에 따라 서로 다른 불꽃 색깔이 나타나는 걸 말하는데, 이건 온도 자체와는 좀 다른 분야의 현상이다.;;

(4) 그러고 보니 빛을 받았다가 깜깜해진 뒤에도 잠깐이나마 빛이 나는 무려 '야광/축광',
방사능 원소인지가 어쩌구 하는 형광,
거울이 아니면서 어둠 속에서 빛을 좀 반사에서 더 밝게 빛나는 그 무언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원리를 다시 공부해 보고 싶은데.. 내가 시간과 배경 지식이 부족하다. 도로의 차선도 평범한 페인트가 아니라 이런 안료가 들어가서 밤에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받았을 때 더 밝게 비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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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달 표면도 말이다.
하늘은 새까만 암흑인데 지표면은 아주 하얗게 빛나고 물체 그림자도 선명하게 비쳐 보이는 거..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표면 전체가 이렇게 빛나고 있으니까 지구의 하늘에서는 달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지구는 대기가 있어서 낮에 하늘이 파란 것이고..

(5) 빛 내지 전자기파는 진행 과정에서 질량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다 보니 꼬불꼬불한 케이블 안에서도 광속으로 진행하고, 심지어 관찰자의 상대속도 관점에서도 불변이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한편으로 진공이 아닌 유체 안에서는 그래도 속도가 미세하게 줄어들고 이로 인해 굴절도 발생한다.
그게 얼마나 줄어들고 차이가 발생하는지, 얘는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물리학이 깊게 들어가면 난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이런 걸 컴퓨터도 없던 19세기에 처음 발견하고 공식을 만들어 낸 물리학자들은 참..

수백 년 전에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는 걸 물증 아닌 심증으로 인지하고, 나중에 실험으로 입증한 과학자들도 정말 괴수였을 것이다. 이걸 알아낸 것은 지구 구형이나 지동설만큼이나 엄청난 과학 발견이었다.
마이컬슨-몰리의 실험이 뭐였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6) 끝으로..
이 글에서 주로 거론된 용광로는 시뻘겋거나 누렇지만, 원자로는 시퍼런 편이다~!! 흥미로운 차이점이지 않은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체렌코프 효과라고 불리는 방사선 관련 현상 때문에 시퍼런 빛이 나와서 그렇다. 이건 흑체복사보다 더 이해하기 어렵고 20세기가 돼서야 발견된 현상이다. 이걸 발견하고 규명한 과학자들은 죄다 노벨 상을 받았다.

방사능은 원자력이라는 너무 근원적이고 강한 힘에서 유래됐다 보니.. 인간이 주변에서 흔히 보는 물리· 화학적 조작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이게 더욱 대단하고 무서운 면모이다.
방사능 폐기물은 아무리 깨부수고 전기 충격을 가하고 물· 불에 쳐넣어도 방사능이 없어지지 않는다. 찬송가 가사를 빌리자면 말 그대로 "물불이 두렵잖고 창검이 겁없네"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11/28 08:35 2022/11/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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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힘(= 질량을 가진 물체의 속도를 달라지게 만드는 그 무언가)이라는 것은 그 근원 내지 본질이 (1) 중력, (2) 전자기력, (3) 약한 핵력, (4) 강한 핵력이라는 넷 중 하나로 귀착된다.

1. 중력

솔직히 중력 하나를 발견하고 개념과 공식을 정립한 것만으로도 인류는 정말 위대한, 엄청난 발상의 전환을 경험했다. "사람이 땅으로 떨어진다"가 "지구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이다, 아니 지구와 사람이 서로 끌어당기기는 하는데, 그 힘의 차이가 한쪽이 너무 넘사벽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것처럼 보일 뿐이다."로 바뀐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인류는 질량과 무게라는 걸 구분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지구가 둥글다면 지구의 아래쪽에 있는 사람은 어떻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데?" 같은 걸 궁금해할 필요가 없게 됐다. 우주는 이차곡선, 일명 원뿔곡선 궤적 운동이 만연한 공간이라는 것이 수학적으로 깔끔하게 규명됐다. 천동설이 완전히 확인사살 당한 건 덤..

그리고 물체의 운동을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기술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떡밥 수준으로나 나돌고 학자마다 표기 방법도 제각각이던 '미적분학'이라는 것이 학문으로서 체계적으로 정립됐다. 여러 물체 중 진자의 운동은 정확하게 움직이는 괘종시계를 만드는 것과 관계가 있었다는 게 흥미롭다.

뉴턴으로 대표되는 이 고전역학은 부력이나 양력을 다루는 유체역학으로 이어지며, 공학으로 넘어가서는 기계공학을 정립시켰다. 중등 수준의 시험 문제에서는 "단, 공기의 저항은 무시한다, 마찰은 무시한다" 같은 단서가 붙지만, 현실의 문제를 풀 때는 그런 것까지 다 고려해야 할 것이다.

열역학은 보이는 힘과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변환 관계를 열과 결부지어서 꽤 심오하게 다루는 분야라 하겠다. 이론 자체는 새로운 게 나올 게 거의 없이 다 완성됐기 때문에 이것도 동력 기관이나 에어컨처럼 기계공학과의 응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오죽했으면 100여 년 전에 이 분야의 대가이던 켈빈 경이 "이제 물리학은 나올 거 다 나왔고 측정값의 소수점을 바로잡는 일밖에 안 남았다"라고 내뱉었을 정도였다.;; 양자역학의 출현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뭐, 이 사람은 비행기도 존재 불가능하다고 예견했었지만, 다행히 비행기가 실제로 발명되는 건 간발의 차이로 보지 못하고 19세기 말에 먼저 세상을 떠났다.

끝으로, 기계공학과의 접점이 없이 고전역학이 물 만난 고기 역할을 하는 분야로는 천문학을 빼놓을 수 없다. 애초에 뉴턴, 케플러, 갈릴레이도 다 천체의 운동 연구에 일가견이 있던 사람이었다(진자가 아니라;;). 중력이란 건 앞으로 다룰 전자기력이나 원자력하고는 0의 개수가 수십 개씩 차이가 날 정도로 약하며, 천체 급으로 거대하고 거시적인 계로 나가야만 그 효과를 제대로 관찰할 수 있다.

물론, 천문학에서도

  • 우주 전체가 그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모든 천체들이 서로 끌어당기다가 다시 한데 도로 붙어 버리지 않겠는가? 어떻게 유지 가능한가?
  • 우주의 모든 공간 아무 방향으로나 무한히 많은 별들이 놓여 있으면.. 지구도 그 별빛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어디서나 낮과 밤 구분이 없이 24시간 내내 밝아지지 않겠는가?

같은 논리 궤변이나 역설이 이미 몇백 년 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어떤 건 그 시절의 과학 지식과 관측 기술만으로는 정확한 답을 구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뉴턴조차도 "좋은 질문인데, 거기까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신이 알아서 인위로 조절하시지 않을까?"라고 넘겼을 정도였다.

오늘날 우주 생성의 유력 시나리오로 여겨지는 대폭발설은 저런 역설들을 말끔하게 해결해 준다. 우주가 계속 팽창하고 천체간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으니 한데 도로 붙을 일도 없고, 별빛도 지구에 영원히 도달하지 못하는 게 있다. 우주가 그렇게 되고 있다는 게 관측을 통해 확인도 됐다.

그런데 그럼 우주가 팽창하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태양계 전체조차도 우리 은하의 중심부를 초속 수백 km로 공전한다는데 그럼 그 공전을 가능하게 하는 중심의 거대한 중력은 정체가 무엇인지.. 난 천체물리학을 딱히 전공하지도 않았으니 그런 건 잘 모르겠다.

2. 전자기력

중력 얘기가 좀 길어졌다만.. 자연에는 중력과는 완전히 다르고 중력보다 더 강한 다른 힘의 원천도 있다.
중력이 아니고 원자력도 아니면서 자연에서 발견되는 다른 힘들은 근원이 몽땅 전자기력으로 귀착된다. 이 역시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전자기력은 서로 관계가 전혀 없어 보이는 힘까지도 한데 연결하고 있는 것이 많다.

제일 간단하게는 자석이 철을 끌어당기는 것.. 왜 이런 일이 가능한지 중력만으로는 알 길이 없다. 더구나 자석에는 당기는 것뿐만 아니라 미는 힘도 있다.
더 나아가 찌릿찌릿 정전기와 마찰 전기를 포함한 전기 현상, 전자석과 교류 발전기, 전동 모터.
그리고 생물의 근육이 힘을 내는 원천도 전자기력이다. 생체는 전기로 움직이는 각종 금속 기계와 전혀 다른 단백질 덩어리일 뿐인데.. 그래도 생각해 보니 생물 중에도 아예 전기 뱀장어나 전기 가오리 같은 동물도 있긴 하다.;;

소금쟁이가 물에 뜨고, 물이 컵의 용량보다 미묘하게 많이 담겨도 곧바로 넘치지 않게 하는 표면장력도 전자기력으로 가능한 일이다.
더 나아가 마찰력, 팽팽한 줄이나 스프링의 장력, 원자 레벨의 각종 화학 반응.. 이를테면 폭발(내연기관, 총기)도 배후에는 모두 전자기력이 있다! 원자조차 방사선을 내뿜으면서 더 작은 구성요소 입자 단위로 붕괴되고 엄청난 에너지를 내는 정도는 돼야, 그건 전자기력을 넘어서는 다른 힘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그러니 전자기력부터는 화학하고도 어느 정도 관련이 생긴다. 그리고 이놈의 전자기력만 정복하면 자연의 이치를 어지간한 건 다 깨달았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물론 그걸 미주알고주알 제일 저수준에서 통합적으로 기술하는 공식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게 복잡하고 어렵다.. -_-;; 맥스웰 방정식이라고 이름은 들어 보셨는가? 그리고 전기도 직류가 아닌 교류로 가면 얼마나 살인적으로 복잡하고 어려워지는지~!

수학에서 미분과 적분은 서로 다른 목적과 방법론으로 출발했다가 합쳐져서 미적분학이 됐다. 하긴 지수와 로그도 서로 따로 출발했다가 한데 만났다고 하던데..
어쨌든 이건 물리학에서 전기와 자기가 합쳐져서 전자기학이 된 것과도 비슷해 보인다.

고전 물리학은 중력 위주의 고전역학에다가 이 전자기학 정도까지가 포함된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에 비해 패러데이, 맥스웰 같은 사람은 인지도가 지나치게 낮은 감이 있다.
고전역학의 곁가지로 열역학, 유체역학 등이 있는 것처럼, 전자기학의 곁가지 범주에 드는 게 전자기파의 특성을 좀 다른 관점에서 세밀하게 연구하는 광학이다. 각종 렌즈라든가 그 이름도 유명한 레이저가 이 바닥을 연구하면서 개발된 물건이다. 광학은 고전 물리학의 영역에서 연구되는 것도 있고, 양자역학 수준의 현대 물리학의 관점에서 연구되는 것도 있다.

빛도 전자기파의 일종이긴 한데 이놈은 도대체 파동(전자기파)일까 입자(광자..??)일까 하는 고민이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거 뭐 예수님이 하나님인 동시에 완전한 인간인 것처럼 빛도 이중성을 지닌 것이다.

빛의 속도가 무한이 아니라 유한하다는 것, 그리고 매질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는 사실 역시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에 필적하는 엄청난 발견이며 인류에게 발상의 전환을 선사했지 싶다. 실제로 진공에서의 빛의 속력은 매우 중요한 물리 상수이며, 오죽했으면 오늘날 1m라는 길이의 단위가 광속에 근거하여 정의돼 있기도 하다.

전자기파는 파동인 주제에 음파와 달리 매질이 없어도 퍼져나갈 수 있으며, 덕분에 열을 '복사'라는 방법으로 전할 수도 있다.
전기로 빛을 내기도 하고 반대로 빛으로부터 전기를 얻을 수도 있다. 전기로 동력을 얻을 수도 있고, 전파 형태로 바꿔서 정보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 이걸로도 얼마나 할 게 많으면, 공학과 접목한 분야가 전기공학과 전자공학으로 나뉜다.

아울러,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물리학에는 광학 말고 음파나 물결, 지진파처럼 전자기파가 아닌 다른 일반적인 파동, 진동을 연구하는 분야도 있다. 도플러 효과니 뭐니 하면서.. 얘들은 관찰되는 현상의 규모가 전자기만치 미시적이지는 않으니 고전 역학과도 접점이 있는 분야일 듯하다. 지금까지 수학 시간에만 접하던 삼각함수 그래프를 현실에서 보게 된다.

3. 원자력

고전 물리학을 통해 인간은 우주 만물이 돌아가는 현상을 차원이 다르게 정확하고 세밀· 엄밀하게 기술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로부터 엄청난 양의 기술을 개발하고 수많은 문명의 이기들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런데 20세기부터는 유럽의 천재 물리학자들에 의해 '양자 역학'과 '상대성 이론'이라는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분야가 새로 개척되었다.

돌턴의 생각과 달리, 원자는 더 쪼개지지 않는 물질의 최종 근원· 본질이 아니었다. 이것도 양성자니 중성자니 전자니 하면서 더 쪼개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더 미세한 입자들은 일반적으로는 중력이나 전자기력보다도 더 강한 힘으로 굳게 붙들려 있어서 마치 한데 뭉친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특이한 원소는 이런 상태를 비교적(?) 쉽게 바꿀 수 있으며 원자력이라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얻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원소에서는 방사선이라는 아주 위험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이 분야도 상대성 이론을 발견한 아인슈타인 외에 다른 양자 역학 선구자들은 해당 분야 전공자가 아니면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막스 플랑크, 조세프 톰슨, 어니스트 러더퍼드, 닐스 보어 이런 사람들 말이다.
그나마 뢴트겐은 X선을 발견했고 세계 최초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니 그럭저럭 인지도가 있는 듯하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살아 있는 사람의 뼈를 해부하지 않고 라이브로 촬영할 수 있게 됐다니,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 이건 의료에도 영상 의학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창조해 냈다.

비슷한 시기에 러더퍼드는 우라늄의 방사선을 연구하면서 방사선 중에 알파 선과 베타 선을 최초로 구분해 냈다. 그리고 원자핵 내부의 양성자들이 전자기력의 반발을 이겨내고 안정적으로 핵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강한 힘이 필요하다고 추론함으로써 강한 핵력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에 비해 약한 핵력은.. 원자력 중에서 전자기력보다는 약한 힘인데, 이게 있어서 탄소 동위원소 붕괴라는 게 발생하며 연대기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 정도까지만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

다음으로 보어는.. 우리가 지금 당연히 알고 있는 원자 구조 모형--원자핵 주변에 전자들이 마치 태양계에서 행성들이 태양을 도는 것처럼 도는 형태--을 최초로 제안했다. 이것은 선배 러더퍼드가 제안했던 모형을 더 개선한 형태였다.
여담이지만 보어는 full name의 앞부분이 '닐스 헨리크'라는 단어로 시작하는데, 이것은 5차 방정식을 연구했던 노르웨이의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의 앞부분과 완전히 일치한다.;; 신기한 노릇이다. 보어는 덴마크 사람이었다.

전자기학만 해도 돌아 버리겠는데 하물며 양자 역학부터는 관찰하고 다루고 계산하는 것들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으니 어지간한 기계· 전자 공대생들도 접점이 없어지는 듯하다. 그냥 학부 1학년의 기초필수 과목 수준에서 잠깐 다루고 넘어가 버린다.
사실, 원자력이라는 건 물질 자체를 원자 차원에서 존재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힘이 적용되는 범위는 상상을 초월하게 짧지만, 반대로 그 어떤 힘보다도 압도적으로 강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면 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 물질이 다른 물질로 호락호락 바뀌지 않으며, 물리적 변화와 화학적 변화에는 분명한 경계가 존재한다. 과거의 연금술은 몽땅 실패했다. 어떤 금속이 물리적(?)으로 엄청난 열이나 충격을 받았다고 해서 갑자기 원자 차원에서 물질이 붕괴해서 다른 금속으로 바뀌었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전기 분해만 해도 꽤 힘들고 에너지가 많이 드는 과정인데, 하물며 극도로 불안정한 방사성 원소를 합성하는 입자 가속기는 가동에 드는 동력 비용이 억소리 난다. 오죽했으면 원소의 무게당 생성 비용이 금보다 훨씬 더 비싸질 정도이다.
마치 생물에도 종과 종 사이의 경계가 존재하며 종간 잡종은 자연적으로 더 번식을 할 수 없듯이, 원소 간에도 뭔가 이런 경계가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생물학도 20세기에 분자 생물학이 태동하고 DNA라는 물건의 내부 구조가 밝혀지면서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급격한 발전을 하게 됐다. 그 전 19세기까지만 해도 생물학은 파브르 곤충기, 맨델의 초파리 유전 이러면서 그냥 이미 있는 생물을 잔뜩 관찰하거나 해부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러더퍼드가 "물리 이외의 다른 과학은 그냥 우표 수집과 별반 다르지 않음"이라고 괜히 말했던 게 아니다.

양자 역학이 등장하면서 물리학은 화학하고 굉장히 가까워졌다. 심지어 저 러더퍼드는 톰슨, 보어, 아인슈타인 등과는 달리,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하긴, 저 때는 원소 주기율표라는 게 완성된 지도 얼마 안 됐던 시절이었다.
이런 지식들이 차근차근 쌓이고 공학과도 손을 잡으면서 결국은 원자 폭탄을 만들고 원자력 발전을 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인류는 태양에서 유래되지 않은 폭발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상대성 이론은 그 자체가 양성자 중성자가 어떻고 전자가 어떻고 하는 양자 역학과 관계가 있지는 않고, 뭔가 다른 관점에서 기존 고전 물리학(역학+전자기학)의 한계를 보완했다. 미세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광속을 논하는 천체 운동에서 기존 물리 법칙으로 설명되지 않는 오차 문제도 여럿 해결했기 때문이다.

e=mc^2이라든가 "물체의 속도가 광속에 가까워질수록 시계가 더 느리게 가게 된다"는 문과 출신 일반인이라도 알 법한 너무 유명한 공식인데.. 저걸 어떻게 관찰과 증명을 할 수 있을까..?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뉴턴과 갈릴레이 시절에는 정확한 진자 운동을 기술하는 게 목표였는데, 그로부터 300여 년 뒤엔 국제선 열차와 비행기가 등장하면서 세계 각국의 시계를 정확하게 똑같이 동기화시키는 게 매우 중요한 임무가 됐다. 상대성 이론은 이런 데서 오차를 줄이는 데에도 기여했다.

4. 맺는 말

이상이다.
지금까지 정말 맛만 보는 수준으로 간략하게 늘어놓은 바와 같이, 고전 물리학이 고전 역학과 전자기학으로 구성된다면, 현대 물리학은 양자 역학과 상대성 이론이 뼈대를 구성한다고 보면 되겠다. 고전에서 현대로 갈수록 관찰하는 스케일은 말도 안 되게 작아진다. 천문학적인 거대한 우주만 있는 게 아니라 각 물질의 입자 내부에도 작은 우주가 펼쳐져 있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쿼크니 글루온이니 하면서 도대체 얼마나 더 쪼개야 이제는 진짜로 원천적인 물질의 본질이 도출될지, 아직 존재가 확인되지 않은 가상의 힘의 근원은 실존하는 건지, 4대 상호 작용을 더 근본적인 힘으로 통합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뉴턴 역학에서 시작했던 물리가 어째 이 정도로 추상적인 수준까지 갔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교통수단 내지 군대의 작전 장소를 육해공으로 나누는 것만큼이나, 자연 과학을 물리-화학-생물로 나누는 것은 상당히 그럴싸한 구분법이다. 화생방은 이 개념이 그대로 담긴 명칭이며, 사람이 다치는 방법도 물리적인 외상, 화학적 독극물, 아니면 생물학적 질병이라는 세 양상으로 정확히 나뉘는 편이기 때문이다. (지구 과학/천문은 잠시 논외로 하고..)

요즘은 자연 과학이 아닌 학문에다가도 개나 소나 과학이라는 말을 붙이는 편이다(예: 사회 과학). 하지만 물리는 다른 어떤 과학보다도 수학이 도구로 동원되는 비중이 높고, 뭔가 아주 fundamental하다는 느낌이 난다.
그래서 요즘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물리 전공자들은 자기 학문에 대한 부심이 있는 편이고 화학 같은 다른 과학이나 심지어 공학 쪽은 순수하지 못하다고(!!) 까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뭐, 아까 저 러더퍼드의 어록도.. 화학이나 생물은 우표 수집하듯이 그저 실험 결과 데이터 수집하면서 끙끙대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반면, 물리는 뭔가 깔끔한 이론과 법칙이 나와 있어서 더 근본적으로 우월하다는 요지로 한 말이었다.
그렇다고 화학이 완전히 물리의 하위 호환 시다바리로 전락한 것도 아니고 그쪽은 또 그쪽만의 관심사와 방법론, 연구 분야가 있다. 화학하고 화학 공학은 또 보기보다 굉장히 다르다. 아울러, 화학-화학 공학, 생물-생명 공학은 있지만 물리에 대응하는 공학은 기계, 전자, 항공우주, 원자력 등으로 굉장히 세분화돼 있다는 것도 생각할 점이다.

이렇게 인류의 과학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으며, 우리는 자연 만물의 내부 구조를 과거에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정도로 미시적인 수준까지 관찰하고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과학의 힘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은 마치 석유가 아직 고갈되지 않고 있는 것처럼 파도 파도 계속 나오고 있으며, 본질적인 한계는 여전히 넘지 못할 것 같다는 게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마치 생명의 기원, 언어의 기원 자체를 설명하지는 못하듯이 "그럼 질량이라는 건 도대체 무슨 존재이길래 그렇게 뜬금없이 끌어당기는 힘을 내는 걸까?" 같은 의문을 떠올릴 수 있는데, 그런 것까지 따지자면 무슨 종교 논쟁처럼 답이 안 나오게 된다.

수혈이 전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피를 똑같이 인공적으로 만들지는 못하고 있고, 식물을 대신해서 광합성을 하는 기계를 직접 만들지는 못할 것 같다. 아무리 양자 역학이 발달해도 구리로 금을 값싸게 인위로 합성하지는 못할 것이고, 인간이 저렴한 가격으로 비행기 타듯이 지구를 떠나 아예 다른 행성으로 건너가는 세상이 올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성경이 말하는 몸, 혼, 영의 위상이 물리학으로 치면 각각 중력, 전자기력, 핵력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그냥 내 감과 뇌피셜이다. ^^

Posted by 사무엘

2021/03/02 08:36 2021/03/0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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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 이야기

과거에 이따금씩 발전 시설이나 원자력에 대한 글을 몇 번 썼지만,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만 전문적으로 글을 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수력이야 그 정의상 지형을 많이 타고 아무 곳에나 못 만들겠지만, 화력은 연료와 엔진만 있으면 어디서나 발전기를 돌릴 수 있으니 장소와 지형 제약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물론 화력이라도 엄청 거대한 놈은 연료와 냉각수 조달이 원활한 곳, 보안 걱정 없는 곳, 빵빵하게 돌려도 주민들 항의 민원이 안 들어올 외곽에 건설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화력은 규모를 줄여서 도시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곳에 열병합 난방 시설과 연계한 형태로도 만들 수 있다. 메탄 가스를 활용할 목적으로 쓰레기장 주변에 이런 발전소가 돌아가기도 한다.

또한 울릉도· 백령도 같은 오지 도서 지역에도 그런 소형 화력 발전소가 있다. 전깃줄을 본토에서 바다 건너 거기까지 연결하는 건 어려우니 말이다.
이런 영세한 발전소들은 메이저급 대형 발전소에 비해 배기가스· 매연을 정화하는 시설이 부실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어디 언론에서 고발한 적이 있다.

원자력 발전도 물을 끓여서 증기 터빈을 돌리고 그걸로 교류 발전기를 돌린다. 이 원리는 화력과 본질적으로 완전히 동일하다. 다만, 원자력은 열을 생성하는 방식이 화력과는 넘사벽급으로 더 고차원적이고 에너지가 풍부한 대신, 훨씬 더 위험하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니 원자력은 화력처럼 여느 공장 짓듯이 아무렇게나 여기 저기 많이 만들 수 없다. 한번 만들고 나면 수십 년 뒤에 원자로를 해체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평생 철통같이 잘 관리하겠다는 심정으로, 정말 엄격한 입지 조건을 따져서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핵분열 방식보다 더 고차원적인 핵융합 방식의 발전은.. 마치 바퀴식 고속철 vs 자기부상 고속철만큼이나 아직까지 떡밥이다.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실용화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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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가 원래 다 민간 지도에서 표시하지 않는 보안 시설이지만, 원전은 위로 비행기의 비행조차 금지할 정도로 보안이 더 삼엄하다. 원자로의 겉벽은 어지간한 댐 급으로 콘크리트를 왕창 쏟아부어서.. 비행기가 쳐박고 어지간한 폭탄이 떨어져도 끄떡없게 만들어진다고 들었다.

원전은 미래의 해체 비용까지 생각하면 마냥 싼 게 아니겠지만.. 어쨌든 당장 핵분열이 시작되어 제대로 돌아갈 때는 화력보다 훨씬 더 많은 열량이 저렴하게 뿜어져 나온다. 한번 시작된 반응을 마음대로 멈췄다가 재개할 수도 있지 않으니 전기는 밤낮 구분 없이 24시간 쭈욱 생산된다.

철도만 해도 비싼 돈 들여 고속철이 개통하고 나면 노선이 전부 KTX 위주로 개편되고, 나머지 느린 열차들은 KTX 연계 지선 위주로 운영된다.
그것처럼 국가에서 전력을 관리할 때도 평소에 저렴한 원전을 상시 가동하고, 이것만으로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전력 소모가 늘면 용량과 생산 원가가 모두 열세인 화력을 추가로 가동하게 된다. 즉, 전력 부하가 커질수록 더 비싼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에휴.. 나도 공돌이 공부 더 열심히 해서 우주로 나간다거나, 아니면 이런 신비로운 업종의 종사자가 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만..
대한민국에는 원자력 발전소의 군집 내지 본부가 총 네 군데 있다. 아래의 그림은 한 2년 반쯤 전 기준의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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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리(1978)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이다. 그 시기가 1978년 봄이니 박통 집권의 말기이며, 호남선 대전-이리간 복선 개통과도 시기적으로 비슷하다. 착공은 1971년부터 했으니 만드는 데 7년이나 걸렸다.

얘가 있는 곳은 부산 기장군의 최북단과 울산 울주군의 최남단 사이에 있는.. 행정구역상 기장군 '고리'(古) 전체이다.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답게 북괴와 최대한 멀리 떨어진 후방인 동시에 나름 부산이라는 대도시와 가장 가까운 곳에 지어진 셈이다. 여기가 원전 부지로 지정되면서, 이 동네에 원래 살던 주민들은 모두 당연히 딴 데로 이주하게 됐다.
이렇듯, 이 발전소의 명칭의 근거는 그냥 지명이다. ring 같은 다른 이상한 근거가 절대 아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안전상의 이유와 원자로를 식힐 냉각수를 조달하는 문제로 인해, 바닷가에 만들어지는 것이 관례이다. 한반도에서는 바람이 서에서 동으로 분다는 특성상, 서해안 대신 동해안의 바닷가가 선택되었다. 근처의 임랑 해수욕장에서 고리 원전을 멀리서나마 구경할 수 있다.

원전이 대도시와 너무 가까운 것은 좀 찝찝하고 문제의 여지가 있지만, 그 덕분에 여기는 직원들의 근무 선호도가 가장 높다. 그리고 근처에 '신고리'라는 이름으로 원전이 더 지어져서 발전 용량이 압도적으로 증가했으며, 한수원의 직원 연수 시설과 심지어 원자력 대학원대학교까지 다 여기 일대에 건립되었다. 여기는 그야말로 우리나라 원전 허브처럼 돼 가는 느낌이다.

대전에 있는 원자력 연구원이 핵물리학을 전반적으로 연구한다면, 저기는 원자력 발전에 더 특화돼 있다.
신고리 원전이 너무 거대해진 관계로, 앞으로 더 만들어지는 신고리 원자로 3호기부터는 '고리'가 아닌 '새울'이라는 새로운 원자력 본부의 명의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만, 우리나라 최초의 상용 가동 원자로인 고리 1호기는 잘 알다시피 설계 수명을 넘겨서 가동을 중단했으며,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해체될 예정이다. 뭔가 몇십 년을 뛰었던 전동차나 여객기가 퇴역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화력 발전에는 이런 거창한 프로세스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용광로만 해도 한번 쇳물이 흐르기 시작했으면 그야말로 무조건 365일 가동해야 한다던데(쇳물이 중간에 굳어 버리면 용광로 전체가 망가지고 못 쓰게 됨)... 원자로는 더 위험하고 까다로운 물건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2. 월성(1983)

고리 다음으로 5공 시절에 가동을 시작한 제2의 원자력 발전소는 '월성'이다. 물론 얘도 건설은 이전 정권 때부터 몇 년째 하다가 저때에야 결실을 거뒀다.
있는 곳은 고리보다 더 북쪽으로.. 경주의 남동쪽 끝의 나아리와 봉길리 사이이다. 지명을 딴 해수욕장도 있으며, 우리나라 역사상 보기 드문 해중왕릉인 신라 문무대왕릉도 여기 근처에 있다.

발전소의 이름이 월성인 이유는 여기의 옛 지명이 월성이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신라의 도읍에 속하는 좁디좁은 시내만이 경주시이고, 나머지 외곽의 넓은 시골 마을들은 다 경주군(1995 이전)이었다. 그게 더 옛날에는 이름도 경주군이 아니라 월성군(1989 이전)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경주/월성'은.. 이름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행정구역 영역이 바뀐 '김포/서울'과는 관계가 좀 다르다. 김포 공항조차도 굳이 이름을 바꾸지 않고 있는데(뭐 국제적인 인지도와 관성 문제 때문이지만), 원전의 이름을 뭔 남사스럽게 최신 지명에 맞춰 업데이트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도 경주는 시내와 바다 근처는 거리가 상당히 멀고 산으로 가로막혀 있기도 한지라, 생활권이 서로 굉장히 다르다. 경주도 포항처럼 바다와 접하고 있고 해수욕장과 항구도 있는 시라고 하면 누가 선뜻 실감하겠는가? 행정구역이 다르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그리고 그것만치 월성 원자력 발전소도 서류상의 행정구역으로만 경주 소재일 뿐, 흔히 생각하는 그런 경주 생활권에 있는 건 아니다.

여기도 2010년대에 와서 신형 원자로를 추가로 만들었으며, 1983년부터 가동했던 원조 1호기는 이미 퇴역했다.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라고 다 같은 발전소는 아닌지라, 월성의 원자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압중수로 방식이라고 한다. (나머지는 가압경수로) 잘은 모르겠지만, 얘는 핵무기 개발과 연계하기 더 쉬운 구조여서 국제적으로 더 민감하다고 그런다. 우주 탐사 로켓이 장거리 미사일로 형태가 고스란히 바뀔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3. 영광-한빛(1986)

얘는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들 중 이례적으로, 유일하게 서해안에 있는 물건이다.
황해라고도 불리는 서해는 물이 얕고 탁해서 해수욕장으로서의 입지가 동해 및 남해보다 못하다. 그런데 그 단점은 다량의 냉각수를 필요로 하는 원전의 입지 조건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하는 듯하다.

하지만 전남 영광군의 북부에는 바닷가가 내륙의 산으로 가로막히기도 하고 서해안의 지리· 지형적인 단점이 그나마 적게 작용하는 곳도 있는가 보다. 그래서 거기에 원전이 하나 더 지어졌다.
영광은 광주와 가까우며, 이 발전소가 있는 곳은 위도가 부산 고리와 비슷하다. 얘 혼자 다른 원전들과 달리 낙동강 오리알처럼 따로 떨어져 있다.

본인은 타지 사람으로서 '영광'이라 하면 정말.. (1) 영광 굴비랑, (2) 옛날에 야망이 너무 충만했던 그 조직폭력배 집단, 그리고 (3) 원자력 발전소밖에 떠오르는 게 없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는 자신이 원자력 발전소와 엮이는 것이 싫었는지.. 2013년부로 발전소의 이름을 '한빛'으로 바꿔 버렸다. 지명과 무관한 원전 명칭이 처음으로 등장하게 됐다. 하지만 '광/빛'을 생각하면 개연성이 전혀 없는 명칭은 아니어 보인다.

4. 울진-한울(1988)

우리나라에서 가동 중인 원전 군집 중에서는 제일 나중에 생겼으며, 위도가 제일 높은 북쪽에 있기도 하다. 강원도에 근접한 경북 동북부 끝.. 말만 들어도 전라남도 섬 만만찮은 오지 같지 않은가?
여기는 직원들로서는 기피 1순위인 근무지이다. 오죽했으면 "울진에서 10년간 근무"를 조건으로 거는 특채도 있다고 들었다. 무슨 사관 생도의 군 의무 복무도 아니고 말이다.

여기도 영광과 같은 시기(2013)에 '한울'이라고 이름을 바꿨다. 울진은 이 발전소 덕분에 오지치고는 세수입 많고 재정이 넉넉하고 학교나 공공기관들의 시설이 좋다고 들었는데 왜 굳이 발전소 이름에서 자기 지명을 빼려 하는지 모르겠다.

이상이다.

이런 식이면 강원도에도 원전이 있을 법한데 그렇지 않다. 지형적인 입지는 나쁘지 않지만 북쪽으로 갈수록 북괴와 가까워져서 안보 측면에서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나라가 동쪽으로 갈수록 고위도 영토를 많이 수복했기 때문에 강원도 남부의 삼척 정도에는 장기적으로 원전의 건설이 계획돼 있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강원도가 아니라 울진보다 남쪽의 오지인 영덕에 새 원전이 이미 건설 중이긴 하다. 동해도 서해도 아닌 남해안 쪽은 만들 만한 곳이 없나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 이 승만 할배 때부터 원자력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비록 할배는 문과 출신이고 군 경력도 없는 사람이지만, 절대 망하지 않을 것 같던 일본을 닥버 시키고 우리나라를 해방시켜 준 무서운 폭탄이 원자력 기반이라는 것에 큰 감명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6·25 전쟁 이후, 1956년에 미국과 원자력 협정을 맺고 서울대와 한양대 등의 공대에 원자력 공학과를 신설했으며, 58년에는 원자력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렇게 차근차근 씨를 뿌린 것이 결실을 맺은 덕분에 20여 년 뒤에 한반도엔 원자력 발전소가 돌아가게 됐다. 원자력 발전소가 없이 화력만으로는 지금 같은 전철, 서버, 에어컨, 휴대폰 충전 같은 폭발적인 전기 소모 수요를 지금 같은 생산 원가로 결코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본인은 이런 이유로 인해 예나 지금이나 원자력 발전의 적극 찬성론자이며, 되도 않은 탈원전 구도가 어떻고 하는 소리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당장 현실에서 이것만 한 대안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고가 났을 때의 여파가 너무 크고 평소에도 방사성 폐기물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등 문제는 있지만.. 그것까지 일일이 다 따지려면 자동차나 비행기도 무서워서 타지 말아야 할 것이고, 그냥 현대 문명의 이기를 다 포기해야 할 지경이다. 어디 한번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에서 냉장고· 에어컨조차 없이 잘만 살아 봤으면 싶다.

원자력을 없애고 그 대신 더 더티한(미세먼지!!) 화력을 늘리는 것은 바보 병신짓이 따로 없고, 또 이 좁은 땅에서 무슨 태양광? 풍력? 이건 한 대 쥐어박아 주고 싶다.
환경 운동한다는 놈들이 정말 환경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99%가 그냥 진영 논리 정치꾼일 뿐이라는 것은 이미 다 밝혀진 사실이다. 이런 인간들이 원자력 발전을 꼭 '핵 발전'이라고 부르면서 원전을 반대하는 것에 본인은 더욱 공감해 줄 수 없다.

또한, 핵무기 개발을 그렇게도 오랫동안 열심히 해 온 북괴가 정작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만들었다는 얘기는 지금까지 아무도 못 들어 봤을 것이다.
쟤들도 60년대부터 소련의 지원을 받으며 원자력 연구를 하긴 했다. 다만, 그 유명한 '영변 원자력 연구소'는 바닷가가 아닌 평안북도 소재이고, 그 자체는 원자력 발전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남한의 원자력 연구원과 비슷한 시설이다. 함경북도에 있는 핵실험장 역시 원자력 발전과는 아무 관계 없는 시설이다.

저 짓을 하고 있으니 북한은 평양 말고는 밤에 불빛 하나 안 비치는 암흑천지이고 주민들은 도탄에 빠져 있다. 어디 누가 누구 탓을 하나 모르겠다(미국 탓? 경제 제재? 트럼프가 한반도에 긴장과 전쟁 조장?? -_-;; X랄..).
그러면서 그 부족한 전기는 김씨 일가 우상화 시설에다 최우선으로 공급하고, 대외적으로 전기가 부족하다며 남한 삥이나 뜯는 것이 21세기까지 이어지는 북괴의 추악한 민낯이다. 이래도 도대체 언제까지 민족뽕 평화뽕 통일뽕이라는 저주받을 마약에 취해 있을 텐가?

참고로 국내의 경우, 개인이 '원자력 안전 위원회'의 허가와 승인 없이 싸제 원자로를 구축하고 방사성 원소를 건드리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도대체 그런 짓을 누가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mad scientist 성향이 있어서 위험한 짓을 하는 사람이 있으니 금지다.
저건 개인이 싸제 총기나 폭발물을 만든다거나 무단으로 북한과 내통을 시도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더 위험한 짓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들은 이런 짓을 다 관련법을 통해 규제하고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9/01/22 08:34 2019/01/2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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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저장 매체들

우리가 맨날 주머니에 넣고 들고 다니고 들여다보는 자그마한 스마트폰은 예전의 다른 휴대용 전자 기기들과는 차원이 다른 첨단 기술들이 복합적으로 집약된 결과물이다.
예나 지금이나 빛의 속도가 달라진 게 없고 전자기파의 특성이 달라진 건 없고,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중에서 파는 랜 케이블의 재질이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 어째 인터넷 속도는 캐사기급으로 빨라졌는지? 더구나 유선이 아닌 무선까지도 말이다.

마치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만큼이나 난 직관적으로 저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HD 동영상 보기 vs 30년쯤 전 모뎀 PC 통신으로 사진 한 장 다운로드 시켜 놓고 머리 감기/담배 피우고 오기...;;
이건 진짜 1950년대 전쟁 폐허 vs 1980년대 올림픽 개최만큼이나 너무 파격적인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스마트폰은 불과 2, 30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초고성능 컴퓨터이다. 기존의 PC와는 발전 배경과 주 용도가 다르다 보니 구조적으로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는데.. 매우 중요한 차이는 네트워크 연결에 대한 관점이 아닌가 싶다.
PC는 원래 오프라인 상태로 쓰다가 인터넷 연결은 덤으로 추가로 가능한 구도인 반면, 스마트폰은 애초부터 기지국과의 연결을 전제로 깔고 운용된다. 그리고 PC와 달리 스마트폰은 365일 24시간 내내 켜져 있다.

그래서 현재 시각을 표시하는 기능만 해도 PC는 배터리 기반의 자체 시계가 있으며, 요즘 운영체제들이 주기적으로 시각 동기화 정도나 해 준다. 그 반면, 스마트폰은 기지국과의 연결이 끊어지면 현재 시각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인터넷 연결을 위해서 데스크톱 PC는 대개 유선 이더넷만 지원하고, 노트북 PC는 유선과 무선 와이파이를 모두 지원한다. 그 반면 스마트폰은 무선만 지원하고, 노트북 같은 다른 기기가 자신을 통해서 무선 인터넷 연결을 또 할 수 있게 태더링 기능까지 제공한다. 재미있는 차이점이다.

21세기 최신 과학 기술의 산물인 스마트폰을 가능하게 한 근간 기술을 몇 가지 추려 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디스플레이: 옛날엔 PC의 모니터는 크고 무거운 CRT(브라운관) 방식이 대세였다. 그리고 반대로 액정이라 하면 지금 같은 천연색 화면이 아니라, 그 시절 전자 계산기처럼 녹두색 배경에다 기껏 7-segment 숫자 내지 도트가 다 보이는 저해상도 비트맵 글꼴 정도나 찍는 허접한 단색 화면이 전부였다.

(2) 플래시 메모리: 하드디스크는 기계적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많으며 진동과 충격에 취약하다. 즉, 근본적으로 모바일에 친화적인 물건이 아니다.
뭐, 그 대신 스마트폰의 메모리가 PC의 하드디스크와 비슷한 가격으로 수백 GB~테라바이트까지 가지는 못한다. 컴퓨터에서 과연 주 기억장치와 보조 기억장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날이 올까?

(3) 저전력 저발열 CPU: 난 저 정도로 고성능 CPU가 달린 스마트폰이 어떻게 냉각 팬이 없고 웽 소리를 전혀 안 내며 동작하는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기 그지없다.
물론, 오로지 메모리 용량 최적화이지 전력 소모 최적화와는 거리가 먼 구닥다리 x86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그런 스마트폰용 CPU를 만들 수는 없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대체로 하드웨어 차원에서의 멀티미디어 처리 지원이 PC만치 범용적이지 않기 때문에, 아무 동영상이나 여유롭게 재생하지는 못한다.

(4) 그리고 2차 전지: 스마트폰은 냉장고처럼 24시간 켜져 있는 물건이다. 그런데 그걸 옛날 휴대용 전자 기기들처럼 1.5V짜리 건전지를 주기적으로 갈아 끼우면서 사용해야 한다면 정말 끔찍할 것이다. 게다가 그 물건들은 지금 건전지의 용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같은 것도 나오지 않고, 그냥 예고 없이 픽 꺼져 버리고 안 켜지곤 했다.

철도에서는 전기 기관차가 디젤로는 도저히 넘볼 수 없는 괴력을 자랑하면서 수십 량의 화차를 견인하는 차력쑈를 펼치고 있다. 1만 마력이 넘는 힘으로 시속 300으로 달리는 KTX도 전기로 달린다.
하지만 이건 레일을 따라 전차선이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지, 배터리만으로 도로의 대형 버스나 트레일러의 동력원이 전기 모터로 대체되는 건 요원한 일이다.

배터리는 콘센트를 꽂을 수 없는 환경에서 인류가 사용하는 기계 중에 인력과 기름을 쓰지 않는 나머지 모든 것들의 동력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공기 중의 산소를 조달할 수 없는 곳에서 동작하는 기계는, 연료에 산화제가 같이 동봉된 로켓을 사용할 게 아니라면 전기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월면차라든가 심해 잠수함 말이다. 산소는 물론이고 태양 자체로부터 한없이 멀어지는 외행성 탐사선은 아예 원자력 전지를 사용해야 한다.

내가 알기로 배터리는 크게 세 계열로 나뉜다.

(1) 납+황산
그 특성상 자동차(+잠수함) 같은 거대한 동력 기계에서 쓰이지, 최소한 사람이 일상적으로 갖고 다니는 전자기기에서는 볼 일이 없는 물건이다.
용량 대비 재료값이 저렴하지만, 무겁고 자연 방전 잘 되고 충전 속도가 더디며, 일정 수준 이상 방전되면 완전히 망가져서 못 쓰게 된다. (전압이 약해지는 것을 통해 방전을 간접적으로 유추함)
황산 용액은 인체에 위험하지만 그래도 고열로 인한 폭발 위험 같은 건 없다. 자동차가 안 그래도 교통사고와 화재의 위험에 노출된 물건인 걸 감안하면 이건 자동차 배터리로서 큰 장점이다.

(2) 니켈-카드뮴
일명 메모리 효과로 인해, 지금까지도 '완충 완방'이라는 더는 유효하지 않은 편견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킨 주범이다.
한때 노트북 등 여러 전자기기에서 쓰였지만 요즘은 잘 쓰이지 않는 것 같다. 카드뮴보다 재료 단가가 비싸지만 용량과 수명 등에서 더 유리하고 메모리 효과 단점도 없는 니켈-수소로 대체되었다.

(3) 리튬 이온
일단 소형 전자기기 정도 규모에서는 이만 한 가성비가 없는 만능 소재이다. 에너지 밀도가 아주 높고 메모리 효과 없고, 그러면서 아주 가벼우니 좋다. 하지만 수명이 짧은 편이며, 폭발 위험과 재료 고갈로 인한 조달 문제가 남아 있다.

모든 배터리들은 기온이 매우 낮은 곳에서는 제대로 동작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참 안타깝지만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공통점도 있다. 충전과 방전을 수백· 수천 회 반복하며 쓰다 보면 최대 충전 가능 용량이 조금씩 감소한다. 그래서 휴대전화나 노트북 PC의 배터리는 몇 년 주기로 교환해 줘야 된다. 화학 반응이 완전히 가역이 아니기라도 한가 보다.

옛날에는 총에 탄창을 교체하듯이 스마트폰의 뒷구멍(?)을 열어서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하는 게 가능했는데, 요즘은 주 배터리는 탈착이 가능하지 않은 형태가 됐다. 그 대신 외장형 보조 배터리를 케이블을 통해 연결해야 한다. 이런 관행의 원조는 애플 진영의 아이폰이다. 쟤들은 컴퓨터고 뭐고 온통 일체형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 왔기 때문이다. 모니터고 본체고 배터리고 몽땅 분리 불가능한 일체형..

이런 2차 전지, 일명 배터리들은 재충전 가능한 화학 전지를 말한다. 배터리와 비슷하면서 다른 물건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축전기(일명 콘덴서)
얘는 화학 반응 없이 찰나의 전기 에너지 자체를 찔끔 저장하고 있다가, 고전압의 전하 형태로 순식간에 찌릿 방출하는 물건이다. 극초소용량에 초고속 충전· 방전되는 배터리와 비슷하다. 그러니 전력을 축적하는 용도보다는 다른 전자 기기 내부의 부품으로 쓰이곤 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 프로토스의 실드 배터리는.. 실드를 전기 에너지처럼 취급해서 마치 축전기처럼 보충하는 형태에서 모티브를 딴 듯하다.

(2) 건전지
2차 전지(배터리)의 반의어로서 충전 불가능한 1회용 1차 전지를 가리킬 때 '건전지'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단어 자체는 '습전지'의 반의어이기 때문에 충전 가능 여부가 함축되어 있지는 않다. 둘 다 똑같이 화학 전지인데, 자동차 배터리처럼 황산 용액이 출렁거리는 게 아니라 전해액을 종이 같은 데에 흡수시켜서 곧장 줄줄 흐르지 않게 했다는 뜻일 뿐이다.

망간-아연 전지가 대표적인 건전지요 1차 전지이긴 하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2차 전지 중에도 건전지 형태인 물건이 있다.
시계 같은 데에 들어가는 일명 '단추형 소형 건전지'라는 것도 있는데 얘들은 대체로 재충전 가능하지 않은 1차 전지이다. 옛날에는 수은 건전지가 많이 쓰였지만 요즘은 수은이 몸에 안 좋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인해 온도계로도, 건전지로도 모두 퇴출된 지 오래다. 유연휘발유, 프레온 가스, 석면처럼 말이다.

건전지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난 개인적으로 건전지를 갈아 끼우면서 써야 하는 무선 마우스는 너무 불편하다. 왜 저런 걸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평소에 충전 가능하게 마우스 거치함이라도 만들어 놓든가 하지..

(3) 연료 전지
얘는 연료를 사용하여 전기를 만들어 내긴 하는데, 연료를 태워서 운동 에너지로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이 아니다. 그렇다고 화학 전지처럼 연료(?)의 화학적인 전위차를 이용해 축적돼 있던 전기를 뱉어 내는 것도 아니니 그 특성을 말하기가 좀 뭣하다.
현재로서는 산소와 수소를 이용해서 전기 분해의 정반대 메커니즘으로 물과 전기를 만들어 내는 게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고 한다.

말 그대로 연료의 형태이므로 차에 기름 넣듯이 매우 빠르게 충전을 할 수 있고 자연 방전 걱정이 없다는 점, 시끄러운 엔진 가동 없이 전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다. 화학 전지 기반의 기존 배터리가 넘볼 수 없는 장점이 있지만 얘 역시 수소의 보관, 백금 촉매의 가격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압도적인 대안 역할은 아직까지 못 하고 있다.
더티한 탄소가 달라붙은 통상적인 탄화수소 계열이 아니라 수소 자체를 곧장 반응시킬 수만 있다면 참 깨끗한 무공해 에너지원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어려운 일이다.

국내에서 현대 자동차가 수소 연료 전지 차량의 연구 개발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휘발유 엔진은 배기가스의 정화, 즉 후처리를 위해서 백금 촉매 변환 장치를 사용하는데, 수소 엔진은 산· 수소의 반응이라는 본업의 촉진을 위해서 백금 촉매를 사용하니 촉매의 비중이 더 클 것이다.

참고로 수소로 달리는 자동차는 수소 연료 전지 기반뿐만 아니라, 수소 자체를 연소시키는 내연기관 기반도 별개로 있다. 개념적으로 서로 다른 물건이다. 비록 반응의 부산물로 둘 다 물이 나오는 건 동일하지만 말이다. 수소는 로켓 엔진에도 이미 사용되고 있는데 그게 연료 전지 기반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연료를 태워서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도 다 같은 게 아니다. 교통수단들이나 다른 소형· 이동식 발전기들은 말 그대로 내연기관이 장착되어서 엔진의 회전력으로 발전기를 곧장 돌리지만, 거대한 화력 발전소에는 외연기관인 보일러와 증기 터빈이 있다. 화력 발전소는 석유보다도 석탄을 더 많이 활용하니 말이다.
과거의 증기 기관차는 석탄과 물을 주기적으로 보충해야 했던 반면, 화력 발전소에서는 한번 터빈을 통과했던 수증기를 수집· 냉각 후에 계속 재활용한다고 한다.

(4) 원자력 전지
원자력 발전소는 열의 근원이 석탄· 석유가 아니라 방사성 원소의 붕괴 에너지라는 차이가 있을 뿐, 물을 끓이고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은 화력 발전과 동일하다. 그에 반해 원자력 전지는 열전 효과(Seebeck effect)를 이용해서 전기를 생산한다.

이렇게 자료를 모아 보니, 통상적인 화학 전지나 교류 발전기, 심지어 광전지 말고도 전기를 비축하거나 생산하는 방식은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늘날의 원자력 발전은 다 20세기 초· 중반에 발견되고 규명된 '핵 분열' 원리를 이용하며, 그것도 그 에너지 자체를 곧장 전기로 바꾸는 게 아니라 열로 물 끓여서 터빈을 돌리는 용도로 간접적으로만 사용한다.

핵 분열을 넘어 태양 같은 항성들의 동력원이기도 한 '핵 융합'을 인간이 직접 제어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면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더 안전하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mc^2의 형태 그대로 뽕을 뽑을 수 있게 된다. 핵 융합의 원료 자체는 그야말로 주변에 무한에 가깝기 때문이다. (예: 중수소는 바닷물..) 사실, 원자 폭탄과 수소 폭탄이 구조적인 차이도 핵 분열과 핵 융합이다.

하지만 핵 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엄청난 고온 고압 환경이 아무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건 뭐 초전도 상태를 만들기 위한 극저온과 반대편 극단의 영역이 아닌가 생각된다.
핵 융합, 무선 송전, 직류 고압 송전... 가능하다면 요 세 개가 아마 2020년대 인류의 생활을 바꿔 놓을 과학 기술 떡밥으로 남을 듯하다. 과거의 괴수 전기 공학자 테슬라는 무선 송전을 어느 정도 실현도 했던 것 같지만, 직류 고압 송전은 자기 관심 분야가 아니었지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18/09/17 08:35 2018/09/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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