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아카라이브 냥드립 채널에서 누군가가 성경 창세기의 소돔 이야기를 만화로 각색해 놓은 것을 봤다. 굉장히 재미있게 잘 그려 놔서 본인은 아놔..ㅠㅠㅠㅠㅠ 현웃 하면서 봤다. (☞ 링크)
신성모독적인 요소 없으면서 적당히 오덕과 비속어와 개그 패러디 코드가 들어있는 요런 스타일의 만화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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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돔잘알인 롯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뉴비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을 집으로 초대한다.
    "여기 계시다간 직장 활동에 문제가 생깁니다. / 백수인데 / 그 직장 말고" ㄲㄲㄲㄲㄲㄲㄲ
  • "소돔인의 패악질을 본 천사들은.. 이 새끼들은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 "븅신같은 ㄴ이 하지 말라는 짓은 꼭 해 가지고.. 보고 싶다 썅년아!!" (롯.. 자기 부인을 잃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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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소돔과 고모라를 석기시대로 되돌려 준 천사가.. 알고 보니 커티스 르메이 아재였어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단, 우리엘..?? 그런 이름은 성경에 없음)

1.
저기서 의미심장한 관찰은..
"노아 때처럼 대홍수를 터뜨릴까요? / ㄴㄴ. 다시는 물로써 심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 않느냐"이다.
실제로 성경적으로 노아의 홍수와 소돔과 고모라 심판은 규모와 수위 면에서 서로 대등한 twin을 형성한다. 예수님도 노아의 날과 롯의 날을 대조해서 언급하셨고, 베드로후서 2장에서도 노아의 홍수와 소돔과 고모라 심판이 나란히 나온다.

게다가 생각해 보면.. 이들은 사건 이후에 자녀가 애비를 상대로 민망한 짓을 했다는 공통점까지 있다!
노아의 홍수 이후에는 노아의 아들 '함'이.. 그리고 소돔과 고모라 멸망 이후에는 롯의 딸들이 말이다. 창세기에 나오는 굉장히 동심파괴적인 요소이다.
단, 전자는 애비가 스스로 술 마시고 취해 자빠졌고, 후자는 딸들이 애비한테 술을 강제로 먹였다는 차이가 있다.

이런 창세기의 사건들과 달리, 베드로후서 3장에 나오는 불 심판은 규모와 차원이 완전히 다른 심판이며.. 그 이전의 물의 넘침도 노아의 홍수보다 훨씬 더 큰 심판과 간극을 암시한다.

2.
성경을 좀 읽은 사람이라면 창세기 19장뿐만 아니라 사사기 19장에서도 소돔 고모라와 거의 판박이 장면이 또 나온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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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자기 딸을 내어 주겠다니 저런 막장 쓰레기 애비가 있나”라고 읽을 게 아니라 그 반대다. 집단 동성애 광기가 얼~~~마나 흉측하고 끔찍하고 차마 형용조차 할 수 없는 부끄러운 짓이었으면 정상적인 애비가 자기 친딸을 희생양으로 치러서까지 수습하고 무마하려 애썼을까..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

내리막에서 브레이크가 고장 난 버스를 제어하지 못해서 운전사가 불가피하게 주변의 누구를/어디를 치느냐 고민하다가.. 눈물을 머금고 자기 친자식을 선택하는 상황 정도를 생각해야 한다.
“차라리 내 딸을 줄 테니, 같은 남자끼리는 제발 그러지 마세요~ 평범한 강간 범죄자가 될지언정 인간이기를 포기하지는 마세요” 말이다. 비역질은 무슨 인권 라이프스타일 따위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사기 19장에서는 결국 남성 손님 대신 그 손님의 첩이 폭도들에게 끌려 나갔다. 남색이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첩은 밤새도록 온갖 학대를 당한 뒤 이튿날 아침에 결국 죽었다.;;

3.
마지막으로, 이 만화에서 기독교 교리 차원에서 약간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딸을 팔아먹긴 했지만 소돔 기준으로 '그나마' 의인이었던 롯을 살리기 위해" 부분이다.
이건 100% 정확한 진술이 아니다.

벧후 2:7에서 롯이 의인이었다고 말하는 건.. 롯이 소돔의 돈고춘 새키들에 '비해서' 의인이었다는 게 아니라, 완전히 구원받아서 예수님의 의가 대신 전가된 수준으로 의인이었다는 뜻이다. 현실에서는 여전히 육신적이었고 소돔과 고모라에 제 발로 가서 고난과 삽질을 자처했고 민망한 흑역사를 남겼지만.. 죄인 신분은 아니라는 그런 차원이다.

  • 구약에서 완전 개망나니처럼 살았지만 신약에서 입 싹 씻고 의인 보정을 받아 있는 인물은 무조건 구원받은 사람이다. 삼손, 롯.. (단, 사울은 이런 레퍼런스가 신약에 존재하지 않아서 긴가민가)
  • 그 반면, 신약에서도 대놓고 부정적으로 언급된 구약 인물은 지옥 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카인, 이세벨, 발람.
  • 그리고 신약에서 최후가 안 좋은 사람(아나니야와 삽비라, 데마 등), 구약에서 벌을 받아 그냥 목숨을 잃은 사람(웃사 등)은 단순히 그 사실만으로 구원 여부를 단정지을 수는 없으며, 내 생각에는 구원은 받았으리라고 추측한다.

그러고 보니 롯은 부인과 사위와 전재산 다 날리고 나서 결국 텐트.. 아니, 동굴로 들어가서 야인 생활을 시작했구나! 포도원 농부라도 된 노아보다 더 막장으로 전락하긴 했다.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21/07/07 19:35 2021/07/0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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