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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8/31 냉장고, 에어컨 이야기 by 사무엘

1. 냉장고

인간이 발명한 위대한 기계로는 동력을 생성해서 뭔가를 빠르게 이동시켜 주는 교통수단(자동차, 비행기..)이 대표적이고, 그 밖에 정보를 기억하고 처리하는 컴퓨터, 그리고 정보를 순식간에 멀리 전해 주는 통신수단이 있다.
그런데, 이런 것뿐만 아니라 동력을 이용해서 주변의 온도를 낮춰 주는 냉장고나 에어컨 같은 물건도 정말 엄청나고 위대한 발명이 아닐 수 없다.

에어컨은 인간을 지옥 같은 무더위에서 해방시키고, 거주하고 활동할 수 있는 지역과 시간대를 크게 넓혀 줬다. 그리고 냉장고는 식품을 종전보다 오래 안전하게 보관· 보존할 수 있게 해 줬다.
냉장· 냉동고가 없던 시절에는 얼음이 귀하고 값비싼 국가 자산이었다! 한겨울에 꽁꽁 언 강물 얼음을 캐서 얼음 창고에다 기를 쓰고 조심해서 보관해 뒀어야 했다. 식량은 여름과 가을에 비축해서 겨울에 써먹는데, 얼음은 반대로 한겨울에 비축해서 여름에 써먹어야 했다.

그때는 육류나 어패류를 있는 그대로 오래 보관하는 게 불가능했다. 조금 상하고 역한 냄새가 나더라도.. 잠깐 배탈만 날 뿐, 먹고 죽는 정도만 아니라면 그냥 먹어야 했다.;;; 아까운 고기인데.. 동서양 막론하고 그랬다!
저런 건 소금에 완전 쩔여서 장조림을 만들거나, 아예 발효를 시키는 게 필수였다. 악취로 세계적인 악명을 자랑하는 스웨덴의 발효 청어인 수르스트뢰밍도 '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즐겨라' 사고방식에서 만들어진 식품이 아닐지.. 옛날엔 그랬다.

그랬는데 오늘날은 냉장고 덕분에 한여름에 시원한 얼음을 이렇게도 흔하게 먹을 수 있게 됐으며, 신선한 고기와 과일도 언제든지 먹을 수 있게 됐다. 인류가 얼음만 따로 보관하려고 난리를 칠 필요가 없어진 지는 2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먼 바다로 나가는 선원들이 비타민 C 결핍증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도 냉장고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냉장 없는 전통적인 식품 보존 방법으로는 비타민 C가 남아나질 못했기 때문이다.

냉장고는 스마트폰과 더불어 1년 365일 24시간 내내 가동하는 얼마 안 되는 전자기기이다. 그래서 제원표를 보면 전력 소모도 다른 물건들처럼 그냥 와트가 아니라.. 대놓고 1개월 와트시 단위로 기재돼 있는 편이다.

2. 에어컨

미국에서 처음으로 에어컨이란 게 발명됐을 때는 사람 거주 공간의 온도를 낮추는 게 아니라 서류 창고 내부의 습도를 조절하는 목적으로 쓰였다고 한다. 그래서 기계의 이름도 cooler가 아니고 더 보편적이고 밋밋한 '공기 조절 장치'이다. 냉방은 공기 조절로 할 수 있는 일의 일부인 거고, 제습이라든가 심지어 난방도 이걸로 할 수 있다.

이 사실이 와전돼서 우리나라에도 에어컨이 처음으로 도입된 목적이 석굴암 내부의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라는 낭설이 나돌았던 것 같은데.. 에어컨처럼 비싸고 전력 소모가 큰 기계가 그저 서민들 편의 목적으로 쓰이기에는 너무 사치스러웠던가 보다.

그래도 가정집까지는 아니어도 기업과 관공서의 내부에 에어컨이 보급되자 그 효과는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직장인들이 더운 여름에 에어컨 바람을 쐬려고 집에 안 들어가고 잔업과 야근을 자처할 정도였으니까..
컴퓨터도 없던 시절에 선풍기는 서류를 휘날리게 하지만 에어컨은 그런 부작용이 없다. 습하고 기온 자체가 너무 올라 있으면 선풍기 바람을 아무리 틀어도 더운 바람만 날리고 별로 시원하지 않은 순간이 온다. 이럴 때는 에어컨 말고는 정말 답이 없다.

냉방의 위력을 폭탄의 파괴력에다 비유하자면.. 에어컨은 폭압을 만드는 작약이고, 선풍기는 폭압을 받고 날아가서 목표물에다 대미지를 전하는 쇳조각 파편과 비슷한 관계이다. 같이 잘 조합하면 궁합이 아주 좋다.
(건물을 부수고 문을 따는 것에만 특화된 수류탄은 폭약이 많이 들어가 있고, 주변의 적군을 죽이는 것에 특화된 수류탄은 파편이 더 많이 들어가 있다. 뭐, 핵폭탄은 파편 따위 없이 열과 폭압만으로 미친 파괴력을 내지만..)

3. 에어컨의 동작 원리

비행기는 혼자 자기만 둥실 떠오르는 게 아니라 주변 공기를 수도 없이 빨아들이고 내뿜으면서 뜬다. 그것처럼 이런 냉방· 냉동 장치는 자기만 혼자 마법처럼 온도를 팍 낮추는 게 아니다. 자기 내부에 있는 열을 밖으로 내보내면서 온도를 낮춰 줄 뿐이다.

그 일을 하는 게 바로 냉매이다. 그리고 기계가 하는 건 공기를 압축해서 냉매를 강제로 액화시켜서 냉매가 증발과 함께 열을 빼앗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기 압축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히 조용히 되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에어컨이 전력 소모가 크며, 자동차 에어컨은 엔진 힘을 몇 마력 기본으로 깎아먹는 것이다.

내가 예전에 엘리베이터의 일률이 1인당 얼추 1마력(75kg, 초속 1m 위로)이고, 에어컨의 출력 오버헤드도 쬐끄마한 1인 착석 면적당 대략 1마력이라는 글을 썼었다.
1마력은 일률의 단위 '와트'로 환산할 때 735와트로 나타내어지는데, 실제로 이동식 소형 에어컨만 생각해 봐도 전력 소모량이 기본적으로 800~1000와트대 안팎이다. 그러니 일률 단위를 전력 단위로 환산해도 그럭저럭 들어맞는다.
백색가전 중에서 이 정도로 전기를 많이 먹는 물건은 전열기, 전자레인지 정도밖에 없다.

건물에서 에어컨이 찬 바람이 잘 안 나오고 출력이 시원찮은 이유는 내 경험상 대부분.. 실외기 앞이 막혀서 열기가 잘 못 빠져나갔기 때문이었다. 에어컨 기계 자체의 기능 고장 때문인 적은 없었다.
한편, 자동차 에어컨이 빌빌대는 이유는 대체로 냉매가 누출 등의 이유로 부족해졌기 때문이더라. 이런 차이점이 있다.

4. 효율 향상

인간이 발명한 기계류들은 효율이 갈수록 더 올라갔다.
전등만 해도 백열등과 형광등을 거쳐 지금은 반도체 LED등이 인류 역사상 가성비가 가장 뛰어난 광원이다. 초등학교 과학 시간 꼬마전구 같은 쬐끄마한 스마트폰 전구에서 그리도 밝고 강렬한 손전등 빛이 나오는 게 다 LED등 덕분이다.

전기철도 차량은 무식한 저항 제어이던 것이 역시 반도체 기반의 VVVF 인버터 제어가 등장하면서 효율이 급격히 올라갔다.
내연기관도 퓨얼컷조차 안 되던 기계식 카뷰레터이던 것이 전자제어 연료분사로 바뀌면서 연비가 왕창 올라갔다.
자동차는 어떤 상황에서든 D 상태에서 악셀을 같은 강도로 살포시 밟고만 있을 때가 연비가 제일 좋게 바뀌었다.

그런 것처럼 에어컨도 정속형이 아니라 인버터형이 등장하면서 효율이 매우 좋아졌다. 쭉 지금 온도를 유지하는 목적이라면 몇 시간쯤은 그냥 계속 켜 놓는 게 전기를 덜 먹는다. 겨울에 사용되는 난방 보일러처럼 말이다. (얘도 몇 시간 정도는 계속 켜 놓는 게 전기나 연료가 덜 드는..)

심지어 AI 모드는 그런 인버터형 에어컨의 동작이 더 고도화 지능화된 동작 방식인 건지? 뭐든지 반도체나 컴퓨터가 들어가면 에너지 효율이 더 올라가는 게 법칙인 듯하다.

5. 자동 건조 후처리

에어컨이라는 건 남을 제습시키면서 자기는 습기를 흠뻑 뒤집어쓰는 장치이다. 냉매가 증발하면서 기기 내부를 싹 식히고 얼렸을 때는 공기 중의 수증기가 액화해서 공기 흡입기(에바..) 주변에 송글송글 맺힌다. 이건 뭐 피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이다.
그런데 이런 축축한 물기가 고온다습 여름에 오래, 그것도 공기 필터에 걸려서 남은 더러운 세균· 먼지들과 함께 방치되면.. 에어컨의 공기 흡입기 주변의 위생 상태가 매우 매우 나빠진다. 그게 직접적으로는 에어컨 바람의 악취로 이어진다. ㅠㅠㅠㅠ

오랫동한 청소 안 한 더러운 에어컨은 켠 직후에 찌렁내가 쩔다가 차차 악취가 없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건 낡은 디젤 차량이 갓 출발 가속할 때 시꺼먼 매연이 나오다가 속도가 붙으면서 매연이 없어지는 것과 비슷한 현상 같다. 온도가 높을 때는 악취가 나다가 저온에서 없어지는 건지..??

이런 이유 때문에 한때는.. 에어컨을 끄기 전에 냉방만 끄고 송풍 모드로 몇 분을 가동하라는 팁이 나돌았다. 에어컨 에바 주변의 물기를 증발시켜 없애라고 말이다. 건물 에어컨이건 차량 에어컨이건 공통이다.

하지만.. 요즘 에어컨은 그것조차 자동으로 수행할 정도로 똑똑해졌다. 에어컨을 끄면 바로 꺼지는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내부 건조까지 하고 나서 꺼진다.
하긴, 전자레인지라든가 자동차의 터보차저, 그리고 디젤 차량의 DPF 같은 장치는 내부 냉각을 한다. 그래서 조리가 끝난 뒤에도, 혹은 시동을 끈 뒤에도 뭔가 웽 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에어컨은 냉각이 아니라 건조를 위해 일종의 post-mortem 절차가 생긴 셈이다.

6. 복지의 마지노 선

에어컨과 관련하여 본인이 마지막으로 풀고 싶은 썰은 기계 쪽이 아니라 뭔가 사회적인 측면이다.
오늘날은 20년 전, 30년 전에 비해서 에어컨이 정말 대중화됐고 많이 보급됐다. 에어컨이 그 시절 같은 급의 사치품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이제는 군대 생활관이나 학교 교실에도 에어컨이 들어갈 정도가 됐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도소엔 에어컨이 결코, 절대 절대 설치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먹여 주고 재워 주고 치료해 주는 세금도 아까워 죽겠는데.. 이것들이 냉방까지..??? 에라이 미친..
인권이 너무 발달해서 중세 던젼이나 우블리에트를 재현하지 않은 걸 감지덕지 해야지, 뱃대지가 불러 터졌다.

거기 죄수들은 여름엔 선풍기와 냉수 샤워만으로 버티고, 겨울에는 그냥 옷 껴입는 것만으로 버텨야 한다.
돈이 썩어빠져서 달동네 독거노인들까지 습관적으로 에어컨 틀어제끼는 세상이 아닌 한, 쟤들에겐 절대로 해 주지 말아야 한다. 아멘????

세상 살기는 힘든데 깜빵은 너무 편하게 잘 돼 있으니, 교도소나 가려고 일부러 범죄를 저지르는 놈은 절대 없어야 한다.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요즘 안 그래도 교도소가 넘쳐나고 죄수들 집어넣을 곳이 없어서 난리라는데.. 그러면 아래의 집행유예를 늘릴 게 아니라 위쪽 사형을 빨랑빨랑 집행해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행정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자유형 대신, 짧고 굵게 끝나는 신체형(태형..)이나 재산형의 집행을 늘려야 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5/08/31 08:35 2025/08/3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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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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