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다니는 교회에서는 매년 8월에 자연의 정취가 살아 있는 곳으로 2박 3일간 하계 수련회를 간다.
거기서 대부분의 교인들은 특정 주제를 두고 진행하는 담임목사님의 성경 특강을 시리즈로 듣는다. 하지만 불신자 내지 초신자들을 위한 복음 전도 집회를 따로 진행하는 분도 있고, 어린애들 주일학교를 진행하는 분도 있다. 이분들은 목사님의 특강을 못 듣는다.

그리고 본인은 언제부턴가 주일학교 강사 중 하나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주일학교 공부 주제가 "하늘나라 heaven", 즉 미래 시제였다. 그랬는데 올해는 이와 대조적으로 주제가 "교회사"로, 어째 과거 얘기가 됐다.
형제들 세 명이 번갈아가며 2, 30분 남짓 강의를 하기로 했다.

신약 교회사에서 대격변에 달하는 큰 사건은 콘스탄틴 (313), 종교 개혁 (1517)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기준으로 시기를 나누면 별다른 고민할 필요 없이 세 명의 강의 구간이 딱 정확하게 갈라지게 된다.

1부는 침례인 요한, 예수님의 승천과 교회 태동, 사도행전, 네로 황제의 박해, 최근 영화 '바울'의 고증 분석, 로마 제국에 의한 맹렬한 박해, 예수님 제자들의 최후, 초기 교부들.. 이런 게 나올 것이다.
다루는 시기가 상대적으로 짧으나, 첫 타인 만큼 기본 개념을 얘기해 줘야 되는 게 많다. 유대인과 교회의 차이, 세례와 침례의 차이, 기독교 천주교 개신교의 관계 등.

2부는 중세 암흑기, 종교 재판, 위그노· 노바티안· 왈덴시스 등 "개신교가 아닌 계통의" 기독교 크리스천들의 계보, 위클리프 이래로 틴데일 등 킹 제임스까지 영어 성경 번역 역사, 성 바돌로메 대학살, 에라스무스의 공인 본문, 루터가 나올 것이고..

그리고 3부는 미국 건국, 18~19세기의 부흥, 그리고 "한국의 교회사", 성경 변개 내력, 20세기 이후의 거대한 배도의 물결이 다뤄질 것이다.

내가 강의를 전부 맡는다면 내용을 저렇게 편성할 것이다.
본인은 셋 중 하나만 하라면 제일 최근인 3부를 맡아서 어린 꿈나무들에게 특별히 반공 교육을 해 주고 싶었다.

우리나라의 1948년 5월 10일 총선거일은 주일을 피해서 일부러 월요일로 정해졌는데 북괴는 1946년 11월 3일 총선거를 일부러 일요일로 정했다는 것을 얘기하고,
제헌 국회 기도문을 북괴의 제2차 로동당 대회와 대조해서 소개하고 싶었다.

일제 말기뿐만 아니라 1950년 가을과 겨울에도 반도에 순교의 피가 얼마나 많이 흘려졌는지, 북괴가 왜 저렇게 기독교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 수밖에 없는지 본질적인 이유를 얘기할 생각이었는데..

형제 중 한 분이 사정상 마지막 날 3부 시간대에만 강의가 가능하다고 해서 3부는 그 형제에게 양보하게 됐다. 나는 그 대신 2부를 맡았다.
하지만 그 형제도 나 만만찮은 반공 보수 우파이니 안심이 된다. 사실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되는 게 정상이지.. 특히나 요즘 같은 나라 꼬라지라면 더욱 말이다.

좀 수위가 쎈 슬라이드 몇 장만 빼고 대부분을 내 블로그에다가도 공개하도록 하겠다. 도움 되셨으면 좋겠다.
다만, 듣는 애들이 대부분 초등학생이다 보니, 강의를 하던 당시에는 문장들이 전반적으로 여전히 너무 길고 어렵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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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피 흘린 발자취'인데 슬라이드 배경은 응당 어두운 색으로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진작부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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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의 강사가 모두 다르지만, 강의하는 주제와 내용과 범위를 얼추 합의했기 때문에 '지난 줄거리'를 짤 수 있었다.
교회, 박해, 침례.. 모두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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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와 기독교는 그저 구원 교리나 마리아나 연옥 같은 교리만 다른 게 아니라 역사관부터가 극과 극으로 다르다.
콘스탄틴의 기독교 공인은 일제 시대 무단 통치가 문화 통치로 바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참조할 만한 다른 사건은..

  • 예수님이 받으신 사탄 마귀의 마지막 시험 "내게 절하라. 그럼 내가 이 모든 걸 너에게 주겠다."
  • 파라오가 출애굽과 관련해서 모세에게 제안했던 온갖 타협 절충안들. "애들은 놔두고 성인들만 가라", "가축들은 놔두고 가라" 등등등..
  • 사사기 후반부에서 벌어지던 온갖 성직자들의 타락, 예배의 왜곡
  • 겨자씨가 거대한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들이 가지에 앉는 사건 비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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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침례교인들은 유아 세례 반대 같은 이유로 인해, 카톨릭뿐만 아니라 장로교 같은 종교 개혁 개신교 교파들로부터도 박해를 받았다. 쟤들을 가만 놔두면 자기 교리가 틀린 꼴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박해는 스페인 종교재판소 같은 것하고는 규모나 스케일이나 맥락이 좀 다른 박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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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부유한 과부들이 제일 호구였다. 마 23:14 / 막 12:40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교도 마녀로 몰아서 죽여 버리고 재산 몰수하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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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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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개혁은 유익하고 선한 결과물도 있던 한편으로, 한계도 있었다.
성경 번역 내력과 관련된 슬라이드는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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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강의를 마무리 하는 퀴즈 차례이다.
처음엔 '아닌 것은'이라고 문제를 만들었다가.. 교육학적인 요소를 감안(?)하여 '옳은 것은'이라고 형태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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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를 총망라 정리하는 마지막 문제이다. 나름 머리를 굴려서 만든 문제이긴 한데...

  1. 돌탕질 -- 율법을 어긴 죄인을 처형하는 방법으로, 유대인 동족끼리 행함. (예: 스데반의 순교)
  2. 십자가형 -- 고대 로마 제국에서 행하던 가장 잔혹한 처형 방법. 로마 시민에게는 하지도 않았음. 그래서 로마 시민권이 있었던 바울은 로마 대화재의 주범이라는 극악 죄인으로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십자가형까지는 아니고 참수형을 당했다.
  3. 화형 -- 이건 뭐.. 종교 재판소가 1순위이고, 로마 제국도.. 인간 횃불이라는 방법으로 행했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동족 유대인이 행한 건 절대 아니므로 오답이다.
  4. 로마 제국 시절에 콜로세움에서 행해졌으니 이게 정답이고..
  5. 로마 제국은 몽둥이질 채찍질을 하고 잔인하게 처형을 했지만, 중세 종교 재판소만치 별 희한한 변태적인 고문까지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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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음 강의자의 내용 예고도 해 줬다~ 이상. ㅎㅎ

Posted by 사무엘

2019/11/07 08:31 2019/11/0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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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례 받던 시절

찬송가를 부르고 간단한 준비 운동을 한 뒤, 나는 침례를 받았다. 우선 허리까지 차는 깊이까지 바다로 들어갔다. 침례자는 내 얼굴을 수건으로 감싼 뒤, 나를 얼굴까지 바닷물 속으로 뒤로 제꼈다가 다시 들어올렸다. 오호~ 이런 게 침례로구나. 정말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2002년 8월 11일자 본인의 일기 중에서)


본인은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다니면서 중· 고등학교 미지의 시기에 예수님을 자연스럽게 내 구주로 영접했다. 그 후 대학 시절에 킹 제임스 성경(KJV)을 접했다. 그 전엔 기독교 신앙이라는 게 막연하게 그저 맹목적으로 무조건 믿는 수밖에 없어서 불신자들 앞에서는 말도 못 꺼내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킹 제임스 성경은 단순히 읽는 성경뿐만이 아니라 세세한 교리 노선까지 바꿨다. 그 과정에서 본인이 바르게 알게 된 교리 중 하나가 바로 침례이다.
침례는 성도가 예수님을 영접하여 구원받은 후, 예수님의 죽으심과 매장· 부활에 내가 동참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의식이다. 신약 교회에서는 침례와 더불어 주의 만찬이라는 단 두 종류의 의식만이 성경에 명시되어 있다.

침례는 그 성격상 온몸이 물에 잠기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물을 가져와서 행하는 게 아니라 물이 있는 곳에 사람이 가서 하게 된다. 마치 플룻이나 기타는 악기를 가져와서 연주하지만, 피아노는 악기가 있는 곳에 사람이 가서 치듯이 말이다.

선행이 구원의 조건이 아닌 것만큼이나 침례도 구원의 조건이 절대로 아니다. 먼저 구원받고 나서 그 증표로서 침례를 받는다.
그리고 침례는 선과 악을 분별할 줄 알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으며, 스스로 자기 믿음을 고백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란 사람만이 받을 수 있다. 군대에 가거나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비행기 비상구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수준... 보다는 덜 엄격하겠지만, 어쨌든 최소한의 조건은 있다.

하나님 앞에서 세례는 무효이다. 더구나 유아세례는 더욱 잘못된 관행이다. 쉽게 말해서 아래 그림에서 (1)이 맞고 (2)는 틀리다는 것. 예수님이 요르단 강에서 침례 받으시는 모습을 묘사한 온갖 성화· 성경 만화들 중에, 고증상 오류가 있는 게 정말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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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례를 기름부음(anointing)과 헷갈려서는 안 된다. 또한 침례는 할례하고도 아무 연결 고리가 없다.
성령 baptism은 성령님이 이마에만 찔끔 임하는 게 아니며, 불 baptism은 이마에만 불이 붙어 활활 타는 게 아니다.
세례든 침례든 뭐가 대수냐고 의아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옛날에는 그것 때문에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 하곤 했다. -_-;;

이건 잘못된 걸 바로잡아야 할 차원이지, 성경 자체를 세례 에디션, 침례 에디션으로 따로 내는 건 마케팅 전략일 뿐이다. 침례를 주는 게 당연한데도 오늘날은 침례를 주는 교파만을 침례교라고 따로 부를 정도이니, 매우 통탄스러운 현실이다.

2002년! 킹 제임스 성경을 갓 알게 된 후, 본인은 인터넷으로 관련 분야 지식을 탐독하면서 본인과 함께할 믿음의 동지들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 침례를 줄 곳이 주변에 없는지도 찾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한글· 세벌식 진영에서 알게 된 어느 지인이 KJV 쪽으로도 안면이 있는 분이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그리고 그분이 나가는 교회 모임에도 따라 나가게 되었다.

거기는 가정 교회? 지방 교회? 비스무리한.. 그런 모임이었다. 66권 전서가 번역되어 있다는 이유로 흠정역을 쓰긴 하지만, 안티오크의 권위역(당시 신약만 존재하던)을 더 좋아하는 듯했다. 히 9:15-17을 근거로 '유언'(testament)이라는 말을 아주 좋아했다.
일체의 기성 개신교회의 관행을 다 부정하고, 목사도 싫어하고(그래도 자기네 모임에도 결국 목사 역할을 하는 사람은 있는데!),
속세를 떠나 아미쉬나 워치만 니처럼 사는 걸 좋아하고,
자매는 예배 때 머리에다 너울을 씌우고,
매주 모일 때마다 만찬을 하고, 포도즙 잔을 돌려가면서 입 닦으면서 마시고,
제비뽑기로 예배 인도자를 뽑고는 성도들끼리 돌아가면서 성경을 강론하고...
뭐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KJV를 알기 전에 겨우 20대 초반이던 본인의 영적 수준은,
“나중에 서울에서 지내게 되면 어느 유명한 대형 교회에 등록할까? 그런 곳에 다니면 최신 기독교 문화를 최전방에서 바로 접하면서 살 수 있겠지?”
“NIV 다음으로는 표준새번역, NASV, NLT 등 중에서 무슨 성경 역본부터 읽을까?”
이랬었다. 진짜로.

그랬으니, 갓 KJV를 알게 된 직후, 본인은 아직 그쪽 지식이 충분치 못했으며, KJV를 옹호하고 기존 가톨릭이나 개신교의 비성경적인 관행을 반대하기만 하면 무조건 나의 아군으로 간주했었다. 그래서 난생 처음 보는 저런 작은 모임에도 나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본인은 그 모임에 수 개월 나간 후, 여름 MT 행사에서 드디어 침례를 받게 되었다.

뭐, 그분들은 침례를 밥티스마라고 불렀다. -_-;; 그리고 너 정말 구원받은 거 확실하냐고 내게 거듭 확인을 하곤 했다. 나중에 딴소리 하면서 침례를 다시 받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사연을 거쳐 본인은 침례탕도, 수영장도 아닌 자연에서 흐르는 물속에서 침례를 받았으며 그때의 신앙 고백을 갱신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그 후로 본인에게 침례를 준 교회 진영과는 교제를 중단하게 된 것이 아쉽긴 하다. 나도 지식이 늘면서 점점 벌어지는 교리 차이와 분위기 이질감 때문에, 자연스럽게 거기를 탈퇴했다. 비록 교리는 정당한 교제 중단 사유이긴 하지만, 좀 곱게 나오지 못한 건 유감스러운 점이긴 하다.

그리고 2003년, 본인은 흠정역을 사용하는 다른 교회를 대전에서 다니게 되었고, 그 계열의 교회를 서울에서 오늘날까지 계속 출석하는 중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반 년 남짓 뒤엔 새마을호 Looking for you 대부흥 + 철도 성령 강림이 있었고. ㄲㄲㄲㄲㄲ
지금으로부터 벌써 8~9년 전인 2002~2003년이 내 인생에서 흥미롭던 시절이긴 했다.

Posted by 사무엘

2011/09/28 09:05 2011/09/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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