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본인은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서울· 수도권에 있는 각종 역사 박물관(서울시, 대한민국, 한양도성..), 박 정희 대통령 기념관, 철도 박물관, 수도 박물관 등을 가 봤지만, 이들과 성격이 사뭇 다른 이색적인 박물관은 비교적 최근에야 가 보게 됐다. 바로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이다.

수 년 전에 학교 뒷산인 ‘안산’(무악산) 등산을 하면서 이정표를 통해 이런 게 있다는 걸 우연히 접했었다.
서울에 있는 25개의 구 중에서 서대문구는 강서구와 더불어 구청이 지하철역 연계가 제일 안 되는 외진 곳에 있다. (‘서’짜가 붙은 구만 왜 이러는지 원.. ㄲㄲㄲ) 그리고 그 서대문 구청과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

얘는 ‘서대문’이라는 명칭에서 유추할 수 있듯, 국립이 아니라 시립이다. 이런 주제의 박물관은 국내에 매우 드물다.
본인은 중고딩 시절 이후로 수십 년 동안 맥이 완전히 끊어졌던 지구과학 시간, 그리고 1995~96년 사이에 매우 재미있게 봤던 “생명 영원한 신비” 다큐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작년 말, 중공 폐렴이 3차 대유행을 일으키기 직전에 각종 공공장소들이 잠시 숨통을 트고 제한적이나마 개관을 했던 시절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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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 보니 공룡만 있는 게 아니더라. 더 흥미로웠다.
박물관은 3층에서 우주와 지구의 역사를 다루고, 2층에서 생물의 역사, 1층에서 자연과 환경을 다루는 구조이다. 1층에는 카페, 도서관, 독서실도 덤으로 갖추고 있었다.
이 블로그에서는 박물관의 모든 전시물을 일일이 소개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인상 깊게 봤고 코멘트 할 만한 아이템만 선별적으로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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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 말고도 큐리오시티(화성), 매리너 10호(금성과 수성), 마젤란(금성), 국제 우주 정거장(지구..;;), 아폴로 11호 LM(달~!)도 이런 식으로 소개돼 있어서 흥미로웠다.

전쟁은 스타크래프트가 아니고, 우주 여행도 스타크래프트 레이쓰나 배틀크루저처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혼자서 비행선과 비행기와 로켓 역할을 다 하는 비행체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의 우주선들은 전혀 항공역학적이지 않은 모양으로 생겼다는 것이 핵심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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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기원에 대해서 현재 정설로 통용되고 있는 대폭발설과 우주 배경 복사가 그림과 동영상으로 소개되어 있었다.
무슨 원동력으로 끊임없이 팽창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주가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어야만 사방의 무수히 많은 별들로부터 날아오는 빛 중에 지구에 절대 도달하지 못하는 빛의 구분이 생기고, 덩달아 지구에 낮과 밤 구분도 실제로 존재 가능해진다.

본인은 우주의 나이 138억 년, 지구의 나이 45억 년이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현 세상 인류의 연대기는 아담 이래로 6천여 년이라고 생각하고, 이전 세상과 현 세상의 간극을 믿는다.
그리고 대폭발설은 동의하지만, 폭발의 결과로 지구 같은 정교한 행성과 생명체가 아무 지적 설계 없이 우연히 만들어졌다고는 물론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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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의 행성이 소개돼 있다. 외행성 중에 천왕성과 해왕성이야 보이저 2호 이래로 업데이트의 여지가 없지만, 명왕성은.. 아직도 상상도가 뭐냐? 뉴 호라이즌스가 명왕성을 다녀간 지가 벌써 5년 전 일인데.. 업데이트가 너무 안 된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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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층, 절리, 부정합 같은 단어는 기억에 남아 있지만 '습곡'은 정말 몇십 년 만에 다시 듣는다.
그러고 보니 옛날에 지층 그림을 보면서 샌드위치 생각이 유난히 많이 났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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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들이 참 예쁘다. 중학교 때 이런 거 실물이라도 볼 기회가 좀 있었으면 돌 이름들 암기하는 재미가 더 났을 텐데 말이다.
성경에 나오는 벽옥이니 자수정이니 하는 보석 이름들도 직접 보면 이해에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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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미네랄은 자수정에서 모티브를 딴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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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암, 변성암, 퇴적암 삼총사이다.
퇴적암 지층은 요즘 셰일 가스라는 명목으로 석유의 산지로 재조명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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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생물편이다. 트리케라톱스의 거대한 머리뼈가 먼저 날 반겨 주었다.
이 공룡은 Kung Fury 영화 덕분에 내게도 친숙했다. 거기서는 트리케라톱스가 아니라 트리케(세)라캅스가 나오니까~~ ㅋㅋㅋ
트리케라톱스는 초식 공룡 중에 제일 험악하고 호전적으로 생긴 놈으로, 영락없이 코뿔소의 공룡 버전이라 하겠다. 아 뭐, 뿔 자체가 콧등에 달린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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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고 보니 삼엽충과 암모나이트가 은근히 구분이 되지 않았었다.
대멸종이 공룡을 멸종시킨 중생대 말기의 그 멸종 말고도, 선캄브리아기인가 고생대 말인가 그때도 한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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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생명 영원한 신비” 화면을 거의 그대로 재구성한 것 같다. 아노말로카리스를 실물 그림으로 구경하게 되다니~!
“생명 영원한 신비”는 生命이라는 한자가 꽝~ 박히는 오프닝 CG가 참 인상적이었다. 일본에서 만들었으니 한자가 나오지, 미국· 유럽 제작이라면 저런 화면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오프닝 주제곡좀 개량해서 찬송가 가사 같은 거 붙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해 왔다. “어찌하여야”--후렴에 “하나님께 영광”이 반복해서 나오고 박 종호 같은 성악가가 부르면 딱이겠다 싶은 그 곡.. Andrae Crouch의 My Tribute--와 비슷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표절이란 게 아니라 분위기/풍이 비슷하다고 말이다. 두 곡을 모두 아는 분이라면 한번 생각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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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고사우루스는 덩치가 산만 하고 등에 저런 조각들이 많이 달려 있는 한편으로 머리는 엄청나게 작다.;;
여기서 별도로 소개하지는 않지만, 두개골이 아주 두껍고 단단해서 박치기를 즐기는 공룡도 있으며, 이족 보행을 하는 공룡도 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앞발이 너무 작아 보이는데 실생활에서 무슨 쓸모가 있었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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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이 창조이건 진화이건 무관하게, 공룡이라는 동물이 과거에 존재했다는 것 자체는 팩트이다.
신이 옛날에 공룡을 잔뜩 만들어서 인간의 역사 기간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굴리고 화석으로도 남겨 놓으신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린애들 동심을 자극하기 위해서임이 틀림없다. 꼬마들 중에 공룡 안 좋아하는 애를 내가 지금까지 별로 못 봤다. 나부터도 초딩 시절에 공룡에 환장했던 시절이 있었다. -_-;;

밤 하늘에 겨우 1픽셀짜리 도트 하나 차지하라고 지구보다 훨씬 더 큰 수소 핵융합 가스 덩어리를 셀 수 없이 많이, 그것도 엄청난 옛날부터 까마득히 먼 거리에 배치해 놓지도 않았는가? 하나님의 스케일이라면 공룡도 그런 목적을 위해 이런 식으로 창조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다. 못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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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진술에 따르면, 고래는 이전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았고 현 세상에서 새로 창조된 놈이다(창 1:21). 즉, 이전 세상에서도 있었다가 현 세상에서 다시 창조된 실러캔스하고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고래 중에서 대왕고래(흰긴수염)는 지질 시대 전체를 통틀어서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동물이면서 어류가 아닌 포유류이다. 또한 고래는 지능이 매우 높고 종 차원에서 사람과도 이례적으로 친숙한 등의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고래도 진화 계보가 있다는 것은 다른 여느 동물의 내력과 달리 내게는 더 큰 의미를 지닌다. 고생대· 중생대 같은 까마득히 먼 옛날이 아니라 비교적 가까운 신생대가 성경의 진술과 충돌할 여지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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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다음으로 인간도 말이다. 이건 아무래도 신의 인간 창조를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입장 차이가 가장 클 수밖에 없는 분야이다.
내 견해는.. 그냥 똑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이전 세상에 살았던 인간 비스무리한.. 그러나 현행 인간과 유전적으로도, 영적으로도 아무 관계 없는(특히 구원 계획) 휴머노이드 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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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님께서 이르시되, 물들은 생명이 있어 움직이는 창조물과 땅 위 하늘의 열린 궁창에서 나는 날짐승을 풍성히 내라, 하시고.." (창 1:20)
  • "하나님께서 이르시되, 땅은 살아 있는 창조물을 그것의 종류대로 내되 가축과 기는 것과 땅의 짐승을 그것의 종류대로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창 1:24)

그래서 common designer이냐, common ancestor이냐의 논쟁은 오늘도 끝이 나지 않는다..;;
사실, 생명이 무에서 저절로 생기는 것하고, 생물이 계속해서 분화하고 종이 바뀌는 것은 서로 별개로 살펴봐야 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생명이 탄생한 것하고 그 전에 지구가 이렇게 절묘한 환경을 갖춘 살아 있는 행성으로 짠 만들어진 것도 역시 별개로 살펴봐야 하는 문제이다.
박물관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자 한다. 자연에는 신비로운 것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1/01/15 08:35 2021/01/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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