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에 인간이 아폴로 우주선을 타고 달에 직접 다녀오는 정말 초유의 이벤트가 벌어졌을 때, 정말 세계가 열광했다.
우리나라는 1969년 7월 21일 월요일, 아폴로 11호 달 착륙일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지구 반대편의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는 전쟁 중이었는데, 저거 중계방송을 다같이 시청하려고 잠시 휴전을 했을 정도였다.

그 시절 수많은 꼬꼬마들이 저 광경을 보면서 나도 공부 열심히 해서 공무원이나 연예인이 아니라 위대한 과학자/공학자가 되고 싶다고 장래희망을 굳혔다.
그리고 2000년쯤이면 인간이 화성에도 가고 달에 식민지 하나 정도 건설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 분위기에 편승하여 우주를 배경으로 다리 달린 로봇이 나오는 수많은 SF물들이 만들어졌다.
그런 작품에서는 비행기처럼 날개 달리고 항공역학적으로 아주 새끈하게 만들어진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비행체들이 우주에서 전투를 벌이면서 외계인 군단을 때려잡았다. (그에 비해 실제 아폴로 우주선 LM 달 착륙선의 모양은... ㄲㄲㄲㄲㄲ)

허나, 실제로 2020년이 돼 보니 현재 인간의 우주 진출 현황은 어찌 됐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영화에서 묘사됐던 2001년과, 실제 2001년의 차이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지난 수십 년 동안 천문학도 발전하고 항공우주 기계공학 기술도 눈부시게 더 발전했지만.. 그것과 유인 달 탐사 내지 우주 식민지 개발은 별개의 문제였다. 우주 개발은 전쟁이나 결혼 생활만큼이나 매체(게임, 영화..)와 현실과의 괴리가 매우 매우 큰 분야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식의 설레발이 세상뿐만 아니라 기독교계에도 미래 예언과 관련하여 많이 있었음을 나는 신자로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고 적용을 넓게 영적으로 하는 방법론이 가장 건전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지지한다.
6일이나 7년이나 1000년 같은 기간을 특별한 다른 단서가 없는 한 문자적으로 받아들인다. 당장 이해가 안 되고 실감이 안 가는 부분이 있어도.. 판단을 보류하고 가만히 묻어 둘지언정, 말을 제멋대로 바꾸고 뜯어고치지 않는다.

구약과 신약을 구분하고, 유대인과 교회를 구분하고, 하늘의 왕국과 하나님의 왕국을 구분하고, 영과 혼을 가능한 한 구분하고, '채우다'와 '다시 채우다'를 구분하고.. 그러니 세대주의에 대해서도 태생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게 왜 이렇게 대외적으로 평이 안 좋은가 했더니.. 시한부 종말론과 얽혀서 오해를 살 짓을 한 게 있긴 했다.

인류의 시작과 과거 역사가 4천 년쯤 전으로 굉장히 구체적인 값이 나오니, 인류의 종말 시기도 지금쯤이면 굉장히 가까워진다.
물론 세대주의 자체가 어디 악성 이단 사이비처럼 몇 월 며칠에 휴거가 일어날 것이니 “직장 그만두고 산속에 들어가고 재산 다 교회에 갖다바쳐라” 같은 미친 짓을 권장하고 조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저런 움직임이 발생할 빌미는 제공했으며, 결정적으로 종말의 징조, 조짐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불발한 설레발을 너무 많이 쳤었다.

  • 이스라엘 건국
  • 유럽 연합 결성
  • 20세기의 아주 카리스마 넘치던 모 교황과 세계적인 에큐메니즘 운동, 세기말 Y2K 문제
  • 그러면서 세계 단일 정부 단일 종교 떡밥..

이런 거 말이다.

아, 20세기 중반부터 일어난 저런 사건들이 과거에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대격변인 건 사실이다.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에 비견될 만도 하다.
그리고 세상은 갈수록 악해지고 빗장 풀리고 타락하고 심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큰 그림’ 역시 사실이다. 뭔가 성경적으로 의미 부여를 하고 싶은 그 심정은 이해가 된다. 전부 비유 묵시라고 헛소리 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갖다붙이고 적용하려고 노력해 보는 게 차라리 더 나은 자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런 국제 정세나 과학 기술은 아주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요소이다. 언제라도 “아니었나 보네, 아님 말고”를 시전하면서 버릴 수 있게, 여러 가능성 중 하나로서 아주 가볍고 얕게 참고만 하고 있어야 하는 사항이다. 성경에는 인류의 역사와 관련하여 철기 시대, 불의 발견, 바퀴의 발명조차도 나와 있지 않다는 걸 생각하자.

아예 초대 교회 사람들부터가 “이때쯤 예수님이 다시 오시겠지..” 생각하다가 죽었고, 중세 때 스코틀랜드 교회 사람들은 저 교황이 '그' 적그리스도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 교황이 소속된 집단이 몇백 년 뒤에는 개신교를 상대로 에큐메니즘 운동을 주관하는 날이 올 거라고 그 옛날 사람들이 감히 상상할 수 있었을까?

컴퓨터만 해도.. 오늘날 같은 극도의 정보화 시대가 순기능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지금 전자, 컴공, 언어 처리, 바이오 등 분야를 막론하고 이공계들이 추구하는 상당수의 목표는 인간을 닮고 인간처럼 생각하면서 인간의 취향을 정확하게 저격할 줄 아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걸 만들기 위한 밑천인 실제 인간 군상들의 동선과 행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기반도 다~~ 갖춰져 있다. 이게 마냥 좋은 의도로만 쓰일 거라고 100%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최소한 1980년대에 우려했던 것처럼 금수저들만 비싼 컴퓨터를 마음껏 쓰면서 정보와 기술을 독점하고 대중을 통제하는 무식한 사회 같은 건 전혀 실현되지 않았다. 그 시절 음모론자들은 블랙박스와 CCTV 덕분에 질서와 치안이 상상을 초월하게 개선되는 것, 그리고 오픈소스 진영이 등장해서 정말 과거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양의 정보와 기술들이 무료로 풀릴 것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성경에서 용이 불을 뿜는 게 미래에 등장하는 탱크나 미사일을 의미하는 거라고 이상하게 갖다붙이는 사람도 있고,
한술 더 떠서 미래엔 석유가 고갈되어서 사람들이 성경의 묘사대로 문자 그대로 다시 말 타고 냉병기를 들고 싸우게 될 거라고.. 아인슈타인이 3차 세계대전 이후 다음 전쟁의 양상을 예측했던 것과 같은 추측을 하는 사람도 있다.
뭐 그럴 수도 있지만 후자조차도 100% 장담은 하기 어렵다. 2010년대부터 셰일 가스가 재발굴되어 지금처럼 다시 기름값이 팍 내려가고 석유 고갈 예상 시기가 한참 늦춰질 거라는 점까지 예상한 사람은 내가 못 봤다.

그러니.. 성경으로 미래 전망은 함부로 설레발 치지 말고 영원까지 길게 보는 안목을 갖고, 한낱 국제 정세나 일개 과학 기술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고.. 불가지론에 가까운 냉정한 자세로 판단해야 한다고 여겨진다.
성경은 거의 1900년 전의 요한계시록 기록 시점부터 "내(예수)가 속히 오리라(come quickly)"라고 약속해 놓았다. 도대체 어느 기준으로 '속히'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할 필요가 있다.

세상 정세와는 아무 상관 없이 “예수님이 지금이라도 다시 오실 수 있겠구나”, 핵무기고 스마트폰이고 구글이고 중공 폐렴이고 전부 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 그땐 그랬지” 이렇게 회상할 각오를 하고..
따분하고 재미없어 보이지만 그냥 원론적인 지침에 충실하며 사는 수밖에 없다. 그것만이 최후 승자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신의 존재 여부야 불가지론의 대상이 아니지만, 종말 내지 예수님 재림 시기는 인간들 입장에서는 불가지론인 게 맞다고 성경에서 대놓고 쓰여 있지 않은가?

이런 생각으로 살지 않고 어설픈 사회 정세 음모론에다가 믿음의 근간을 두면.. 그 음모론이나 예상이 빗나갔을 때 다른 성경의 건전한 가르침까지 같은 급으로 매도되고 부정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 때문에 초신자가 실족하고 믿음이 파괴되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지금은 무려 2020년이다. 이제는 근미래에 대해서 과거에 전망했던 것, 그리고 빗나간 예언들에 대한 경험과 데이터도 그럭저럭 쌓이고 있는 중이다. 다미선교회 병크, Y2K 설레발, 2012년 종말 떡밥.. 전부 도대체 몇 년 전의 해프닝이 되고 있나? 이 와중에 아직 바코드, 베리칩 음모론 믿는 사람은 좀 없어야 하지 않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계시록에서 묘사된 실제 대환란기는 언제쯤 어떤 형태로 실현될지 개인적으로는 노무노무 궁금해 죽겠다. 정말 흥미진진한 사건이 될 것이다.

1940년대 말, 우리나라의 반민특위 재판정에서 “조선이 해방될지 몰랐으니까~!!”라고 변명하고 절규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심판석에서는 “예수님이 그렇게 꿈에도 상상 못 하던 시기에 덥석 오실 줄은 정말 몰랐으니까(요)!! / 내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죽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ㅠㅠㅠ” 이렇게 변명하고 절규하는 사람들이 분명 엄청나게 많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천국 가면.. 모인 사람들끼리 아마,

  • "라떼는 말이야 성경 몰래 베껴가면서 읽다가 걸리면 화형이었어"
  • "라떼는 말이야 영어 성경이 200종류가 넘게 나왔고 역본 내용의 차이 갖고 키배가 벌어졌어"
  • "흥, 나는 그 세상에서 살아 본 적도 없이 바로 왔거든?" (☜ 이 케이스가 아마 제일 많을 것임..)
  • "웃기시네. 니들이 공중으로 번개같이 들려 올라가는 그 느낌을 알아?"

서로 출신과 배경 갖고 약간의 알력 싸움이 벌어지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물론 성품이 변화된 뒤이기 때문에 선 넘는 진흙탕 싸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_-;;

Posted by 사무엘

2021/03/10 19:35 2021/03/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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