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것도 있어야

난 “A 상황에서 이러이러한 걸 당했으니, 그럼 그와 반대인 B 상황에서는 반대로 내가 이러이러한 걸 할 수 있겠네? 그래야 공평하고 일관성 있지?
이런 걸 매사에 진지하게 따지는 편이다. 각종 사회 시스템이나 심지어 신학에서도 말이다.

(1) 우리나라에서 핸들을 잡는 사람이라면 이 나라의 도로교통법이란 게 보행자에게 얼마나 미치도록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짜여 있는지를 알 것이다. 그러니 운전하는 동안 잠재적인 사고 유발자, 차 끌고 다니는 죄인 취급받으며 그렇게도 억압받고 몸 사렸으니..!! 내가 차에서 내린 보행자일 때는 반대로 그 권리를 막 행사한다. 차들을 보면서 절대로 쫄거나 몸을 사리지 않는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가 무조건 닥치고 왕이다. 내 모습을 운전자에게 충분히 드러내 보이고 손 들고서 건너겠다는 의사를 확 표시한 뒤부터는 일체의 망설임 없이 발을 도로로 들이민다.
갑자기 튀어나온 차 때문에 놀랐다면 확 인상 쓴다. 정지선 넘어서 멈춰선 차가 있으면 툭 치거나 신경질도 내 준다.

“닌 운전 그 따위로 했으면 신고 당해서 금융치료 먹었을 수도 있다. 심지어 나쁜 마음 품은 보험사기범한테 잘못 걸렸으면 인생이 훨씬 더 꼬였을 수도 있다. 그냥 나같은 관대한 사람한테 쌍욕만 한번 먹고 넘어가는 걸 다행으로 여겨라, 알았냐?” 이걸 각인시켜 준다.

(2) 난 혼잡한 전철에서 자리에 앉아 있고, 내 곁에 노인이 있더라도..
좀 냉정한 얘기지만 꼭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양심의 가책(?)이나 다른 불편한 생각을 느끼지 않는다.

전철에는 이미 노약자석이 갖춰져 있고 그걸로 모자라서 웬 임산부 보호석까지 생겨 있다. 그렇잖아도 일반인이 앉을 자리가 너무 부족하다.
결정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노인들은 누구나 그 많은 전철들을 10원 한 장 안 내고 다 공짜로 탄다. 요즘 같은 물가에 그 정도면 이미 도 넘치게 보상과 예우를 받고 있는 거 아니냐?
그것도 모자라서 자리까지 양보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딱히 들지 않는다. 시내버스의 앞쪽 좌석이라면 모를까, 전철에서는 말이다. 사회 시스템이 그렇게 짜여 있다.

지금 안 그래도 사회가 험악해져서 어른들이 애들이 담배 피우는 걸 훈계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지경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전철 노약자석이 침범 당하는 경우는 정말 극히 드물다. “네 은혜가 네게 족하다.”

(3) 교도소에 에어컨..??? 에어컨과 전기료가 너무 싸고 흔해빠져서 달동네 독거노인 쪽방촌 방구석까지 에어컨 찬바람이 숭숭 나오는 세상이 아닌 한, 절대로 추호도 달아 줘서는 안 될 것이다.
교도소에서 열사병 걸려서 디지는 죄수가 전국에서 매주 몇십 명쯤, 농촌에서 땡볕에 밭일 하다가 안타깝게 돌아가시는 어르신 비율만큼은 좀 나왔으면 좋겠다. 세금 아끼고 교도소 공간도 좀 확보하게 말이다.

이렇게 간접적으로라도 사형 집행 좀 해야 하지 않겠냐? 차라리 교수대 사형을 집행하는 게 자비롭고 인권에 여러 모로 부합할 것이다.
잔인하다고? 그러면 교도소 공간이 부족해서 난리라고 징징대지를 마시든가!!

난 용형 같은 프로에서 "어느 범죄자가 잡혀서 죄값을 정당하게 치를 생각을 안 하고, 비열하게 ㅈㅅ이나 했다" 이렇게 말하는 것에 대해 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그런 놈들은 막 몰아붙여서 자살이라도 많이 해서 세금 아끼도록 나라에서 유도를 좀 했으면 좋겠다. 이 나라는 어차피 과학 수사가 충분히 발달했고, 누명 써서 억울하다고 누가 자살할 일은 없다시피하니.. 그런데 증거 충분하고 진짜 죽여야 할 놈에게 사형 선고와 집행은 안 한다. 저런 것들한테 들어가는 음식이 아깝고 산소가 아깝다.

나라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니 그 나라 구성원 개인이 생각이 이렇게 독해지고 모질어지는 것이다. 테이큰이나 아저씨나 모범택시 같은 장르는 앞으로 영원히 번창할 것이다.

2. 신앙 시스템에도 그런 논리와 일관성이 있음

이 다음부터는 성경/신학 얘기다.

(1) 성경의 하나님은 음행을 그렇게도 싫어하고 엄히 금지한다.
결혼을 한 게 아니라면 피임을 하더라도 관계하는 것 자체가 음행이고 죄악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결혼한 부부라면? 피임을 하건 말건, 그 어떤 방식으로 놀건 서로 동의만 했다면 모조리 다 부부 재량이고 합법이다.
(법적으로, 외형적으로 혼인신고나 예식을 못 했더라도, 어디서든 서로 정말 평생 책임지겠다고 맹세하고 결혼에 준하는 동거를 한 거라면 그것도 물론 OK)

난 아내하고 같이 자기 전 기도할 때 아내가 민망해할 정도의 직설적인 얘기도 막 대놓고 털어놓는다. 그걸 못 할 이유가 논리적으로 추호도 없다.

(2) 전에도 한번 말했었지만..
이 세상은 최초의 인간인 아담 부부가 하나님 명령을 어기고 불순종한 것, 사탄 마귀의 꼬임에 넘어간 것 때문에 이 정도로 동반 타락하고 망가졌다. 그래서 후손들도 이렇게 죽도록 고생하게 됐다.

그 정도라면 아예 하나님 자리를 대놓고 노렸던 정치범 사탄 마귀는..?? 모든 지위를 박탈당하고 세상이 변형을 넘어 싹 멸망당했어야 마땅하다. 잡법과 내란 정치범 역적은 죄의 등급이 완전히 다르다.
간극이 없기는 뭐가 없냐..? 난 이 시나리오 없이 창세기 3장을 도대체 어떻게 문자적으로 설명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성경이 로마 제국 시절의 그 옛날부터.. 지금 우주 로켓과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있는 현대까지 건너뛰고 예수님 재림을 예언할진대...
과거에 지질 시대와 지금 정도의 넘사벽 간극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논리적으로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

(3)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수많은 어린애 아기들이 피지 못하고 죽는 걸 허락하고 계신다. 각종 질병, 사고, 굶주림,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하지만 그렇게 스스로 선과 악을 판별할 능력이 전혀 없는 애들은 죽어서 무조건 다 천당 간다. 죄성이 있지만 죄에 대한 책임이 부과되지 않는다. 그 애들의 사후 영원세계는 다 보장돼 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이 현실에서의 그런 비극적인 상황도 허락하시는 거다.
이 세상에서 유아세례를 받았건 뭐 성사를 받았건 그런 거 쥐뿔 하나도 상관 없다. 그래야 하나님의 성품과 맞는다.

나는 뭐 분당 ㅅㅁ 교회의 아프가니스탄 병신짓이나, 어디 교회 먹사가 돈이나 이성 관계 쪽으로 사고 쳐서 기독교계가 욕먹는 건..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건 걔네들 사정이니까.
세종대왕과 이 순신 장군이라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죄를 지은 게 있을 수 있고, 죄 가운데 죽었다면 지옥 갈 수 있다. OK 그것도 교리적으로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저런 어린애들 아기가 원죄 때문에 몽땅 다 지옥 갔다고 말한다면 그런 교리는 못 받아들이고 그런 신은 못 믿었을 것이다. 특히 남에게 믿으라고 이렇게 블로그에다 글을 쓰고 당당하게 전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주권이라는 명분으로 “신이 엿장수 마음대로 하기 나름”이 가능한 게 있고, 그렇지 않은 게 있다. 사람이 제각각 불공평한 환경에서 태어나거나 불공평한 방식으로 죽는 것이야 그럴 수 있는 영역이지만.. 사후세계가 아예 아무 기회도 없이 영원한 지옥불이라고..?? 이건 정말 아니다.

자, 그 “대신” 그 어린아이 아기들이 살아 있는 동안, 그리고 그런 특례구원이 적용되는 동안, 게임으로 치면 주인공 캐가 아직 깜빡거리면서 무적 상태인 동안은 부모로부터 절대적으로 의로 양육을 받아야 한다. 스스로 죄에 대한 책임능력이 생기는 때를 대비해야 한다.

단순히 애가 부모 욕심만큼의 학교 성적을 못 낸다고, 부모 마음에 안 든다고 감정적으로 패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도 넘게 사고 치고 부모 속이고 사회 질서에 반항하는 건 다리몽둥이 부러지게 패고 지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애 부모가 “니놈은 인간 안 되겠으니 그냥 이 애비랑 같이 한강 뛰어들어가서 죽자” 이런 마인드로라도 훈육해야 한다.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건 말건, 어디 법의 사각지대 한구석에서 흉악한 아동학대는 어차피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그 와중에 진짜 정당한 훈육을 틀어막으니 온 나라가 반대로 정신나간 진상 학부모와 금쪽이 촉법이들 때문에 골머리를 썩는 것이다. 나라는 싹수가 노래지고 단단히 망조 들어 가고, 참교육 웹툰의 소재는 영원히 마를 날이 없을 것이다.

이상. 난 이런 식으로 알고리즘이 짜여 있다. 너무 계산적인 건가.. ㅋㅋㅋㅋㅋ

3. 먼저 확실한 큰 약속을 받은 걸 근거로, 작은 불확실한 것에 믿음을 행사함

아 그런데..!! 기독교 교리와 하나님의 성품은 저렇게 논리적으로 맞아떨어지는 영역만 있는 게 아니다.
저렇게 영원과 관련되고 공리, 기초에 해당하는 부분은 명료한 반면, 일상적인 것, 일시적인 영역에서는 "직선에는 하나님이 없다" 이것도 고려해야 한다.

... "여전히 모든 것이 명료해야 한다는 직선의 믿음으로 달려가는 분이 있는가. 그가 믿는 하나님은 성경의 하나님이 아닐지 모른다." (☞ 직선에는 하나님이 없습니다 링크)

굉장한 통찰이 담긴 글이군. 공감한다.
하나님은 의외로 MBTI T가 전혀 아닌 면모가 있다.
하나님께서 무슨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대를 위해 소는 좀 희생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이공계나 경영공학에서 말하는 최적화 전략에 따라서 일하시는 게 전혀 아니다.

무슨 자연과학 탐구하듯이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해서 "하나님은 이런 분이고 매사에 반드시 저런 식으로 일하실 것이다~~ 요런 input을 넣었으면 저런 output이 즉시 튀어나올 것이다" 상관관계를 추론하고 예측하는 건 무의미하고 가능하지 않다. 그게 완전히 가능하다면 애초에 믿음이란 게 필요하지 않을 테니까.

누가 죄 짓는다고 해서 무슨.. 컴퓨터 운영체제에서 메모리 영역을 잘못 건드린 프로세스가 예외 날리고 강제 종료되듯이 바로 커트 당하는 게 아니다.
성경부터가 맨 처음 창세기에서 악인 카인이 벌받아 디져서 정의구현된 게 아니라, 오히려 선한 아벨이 먼저 살해당하는 걸로 시작한다. 그리고 욥기는 온통 하나님의 알 수 없는 면모에 대한 인간의 고뇌로 가득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신이 존재하지 않는 건 절대 아니고, 늘 하나님이 옳고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큰 은혜를 먼저 입어 있다. 궁극적으로는 악은 멸망하고 선이 승리한다.
큰 그림에서 하나님은 오래 참으면서 역사를 여전히 아주 여유롭게, 좀 시쳇말로 배짱장사에 가까울 정도로 너끈히 주관하고 계신다.

괜히 인간이 선행 노력이 아니라 믿음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게 시스템이 짜인 게 아니다. 이 패턴을 이해하지 못하면 답답해서 신앙생활 못 한다.
신자조차 당장 닥친 고난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없어서 징징댈 때가 있는데 하물며 불신자는.. 뭐 "신이 존재한다면 왜 세상이 이러쿵저러쿵...하냐" 이런 불평불만 볼멘소리의 99.9%는 저걸 이해 못 하거나 공감하지 못해서 나오는 것이다. 진짜 그렇다.

세상에서는, 사회에서는 "월급부터 먼저 주면 그 다음에 일할게요"라든가 "서울대부터 입학시켜 주세요, 그 다음에 저도 공부 열심히 할게요" 이건 말 같지도 않은 개소리일 것이다. 그러나 성경의 복음은 "구원부터 먼저 공짜로 거저 주세요. 즐기고 누린 다음에 성장해서 헌신하고 인내하고 내 십자가를 질게요"로, 순서가 반대이다!

신자는 앞으로 구원이 영원히 보장돼 있는다. 요한계시록 대환란 같은 것도 절대 겪지 않는다. 최소한 "나 정말 구원받았을까? 그건 죽어 봐야 알지"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스케일이 더 작은 환난이나, 하나님 뜻을 알 수 없는 것, 직선이 아니라 곡선인 하나님의 이끄심 정도는 믿음으로 버티고 시험도 감내한다. 이 큰 그림을 이해하시겠는가? 하나님은 인간에게서 심지 않은 걸 거두고 착취하는 갑질 악덕업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구원의 영원한 보장이 무슨 죄 마음껏 지으라는 라이선스인 것처럼 생각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고 말도 안 되는 발상인지!! (구원 말고도 잃을 게 얼마나 많은데) 탈북자가 재북송만 안 될 뿐 대한민국 교도소에서 무기징역이나 사형수로 사는 건 얼마나 비참하겠느냐 말이다.
저건 어린아기, 애들은 죽어도 무조건 다 천당 가니까 마음껏 학대하고 죽여도 되고 심지어 낙태도 해도 되겠네? 그거와 완전 동급의 생각일 뿐이다.

난 이렇게 명쾌한 신앙 논리를 깨우친 곳이 한킹이건 흠정역이건 어쨌든 킹 제임스 진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 교리 노선을 지지한다. 말보회가 아무리 이단 소리를 듣건, 이 송오 목사가 말년에 얼마나 이상하게 흑화했건 그건 고려 대상이 아니다. 이것보다 더 깔끔하게 건전하고 성경의 법리를 문자 그대로 잘 풀이해 주는 진영이 있으면 고려하고 논쟁도 응할 의향이 있지만.. 그런 진영이 또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

Posted by 사무엘

2026/09/10 08:35 2026/09/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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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가 더위에 슬슬 달궈져 가던 지난 6월 초에.. 본인은 뜻밖에도 일본을 관광이 아니라 직장 업무상 출장 명목으로 잠시 다녀올 일이 생겼다.

해외 고객을 만나서 거금이 오가는 영업이라도 하는 건 아니다. 먼 객지에 가서 기술 지원이나 코딩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 분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사용하는 국내외 업계 경영자, 엔지니어들의 친선 모임에 직장 대표로 가서 얼굴도장 찍고 밥 같이 먹고, 세미나에 참석해서 업계 동향 살피고 오는 게 미션이었다.

이런 모임이 정기적으로 있었다. 정작 일본에서 오는 사람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미국의 중간 지점을 고르다 보니 올해는 이 극동아시아 지역이 간택된 듯하다.

이런 데는 원래는 임원급의 높으신 분들이 대표로 다녀오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분들은 자기 하는 일만 하기에도 많이 바쁘고, 이런 자리가 꼭 매번 꼬박꼬박 다녀올 필요까지는 없는 듯? 그래서 인맥과 경험 좀 쌓고 오라는 차원에서 본인이 출장을 다녀오게 됐다.

덕분에 본인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본 본토, 혼슈 지역을 다녀오는 기회를 잡았다.
관광 여행 차원에서 일본의 중소도시를 몇 번 다녀온 적이 있지만 혼슈, 그것도 수도인 도쿄를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첫 이벤트가 됐다.

출장 일정은 첫 이틀이 전부이다. 거기에다 연차를 하루 써서 뒤에 붙였다. 여정을 하루 더 늘렸다.
다음으로 비용은.. 본인의 왕복 항공권과 출장 기간 동안의 숙박비· 체류 비용은 직장 지원이다. 거기에다 아내의 왕복 항공권과 하루 추가 체류 비용을 사비로 보탰다. 본인은 이렇게 준비를 마친 뒤, 아내와 함께 인천-나리타 비행기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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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에서 내려다 본 김포 공항과 여의도의 모습이다. 채도를 좀 올리자 사진이 완전히 흑백처럼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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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시나가와 역 근처의 호텔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입국 후엔 나리타 공항 제2터미널에서 나리타 익스프레스 열차를 타고 그리로 갔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바로 가는 리무진 버스도 있지만, 열차가 버스보다 더 저렴했다.
길다란 지하철 승강장에서 운행 노선과 계통이 완전히 다른 전동차들이 번갈아가며 드나드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다. 도쿄에서는 예전의 소도시들과는 차원이 다른 일본 철도의 기상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도쿄 시나가와까지는 65분 정도 걸렸다. 꽤 장거리를 달리지만 이 열차는 중간에 치바와 도쿄밖에 정차하지 않았다. 차량은 폭이 꽤 커 보이는데 레일이 협궤인 것도 놀라웠다.
처음에는 차창 바깥 풍경이 온통 초록색 들판과 시골 마을뿐이었다. 하지만 도쿄와 가까워지자 그 풍경은 빽빽한 건물숲으로 바뀌었다. 시나가와 역에는 오후 3시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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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가와 프린스 호텔의 최상층 전망대에서 시나가와 역을 내려다 본 모습이다.
고층 건물들이 끝없이 펼쳐졌고 저 멀리 도쿄 타워가 보였다. 이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역 밖으로 나오면서 일본 마이크로소프트 사옥 간판도 봤다. 내가 일본의 대도시를 방문했다는 게 이제 좀 제대로 느껴졌다.

시나가와 역은 승강장이 15개나 되며(대한민국 구로 역이 9개).. 야마노테, 케이큐, 신칸센 등 온갖 유명 열차들이 몇 분 간격으로 수시로 마구 드나들었다. 오오오오~~!!
철도뿐만이 아니다. 여기는 하네다 공항과도 그리 멀지 않아서 하늘에서 비행기들을 수시로 볼 수 있었다. 물론 김포-하네다는 인천-나리타보다 운임이 훨씬 더 비싸다.

본인은 첫째 날에는 비즈니스 미팅을 할 사람들과 안면을 트고, 저녁을 같이 먹었다. 그 뒤, 다음날엔 아침부터 낮까지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출장 임무를 수행했다.

그렇게 있는 동안 아내는 숙소에서 기다리거나, 혼자 도쿄 시내 구경도 잠깐 다녀왔다. 하지만 아내가 말하기를 자기는 중소도시가 좋지, 이런 대도시는 자기 스타일이 아니랜다.. 남편이 출장을 가니 따라갔을 뿐, 여기로 일부러 여행을 가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하긴, 여기 도쿄에서는 일본 특유의 그 아케이드 상가를 보지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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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당일, 호텔에서 나온 점심 도시락이었다. 생선살과 간장은 일식에 절대 빠지지 않는 듯..
이렇게 출장 공식 일정을 마치고 나니 오후에 시간이 조금 남았다. 숙소에서 출장 경과 등, 회사에 보고할 거리를 정리하니 금세 저녁 시간이 됐다.

사실은 약간 번아웃 상태가 돼서 낮잠도 많이 잤다. 이틀 동안 영어만 강제로 쓰면서 장시간 긴장해 있으니 멘탈이 쫙쫙 털리는 것 같았다. 아이고~~ 영어로 농담따먹기까지 유창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참 부럽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관광을 막 오래 많이는 못 하고.. 마지막 날에 귀국 직전에 나리타 공항의 근처에 있는 항공 과학 박물관에나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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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이 끝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시나가와 역 승강장을 둘러봤다. 나름 곡선 승강장이군.
여기서는 통근형 전동차뿐만 아니라 좌석형 전동차, 그리고 ITX 청춘 같은 2층 객차도 수시로 볼 수 있었다.
신칸센을 제외하면 열차들이 다 협궤라는 거지..?? 협궤로 2층 객차까지 굴린다고? 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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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과학 박물관은 나리타 공항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대략 15분 만에 갈 수 있었다.
전시 공간은 건물 두 층 남짓에다 야외의 퇴역 비행기 10여 대였다. 이것만으로도 일본이 철도뿐만 아니라 항공도 선진국이고 과학 기술 강국인 걸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도 현재 김포 공항 근처에 국립 항공 박물관이라는 게 생겨 운영 중이다. 그리고 경남 사천에도 규모가 더 큰 항공 우주 박물관이 있기는 한데... 거기는 너무 먼 게 흠.. 인천 공항 근처에는 뭐 좀 없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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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YS-11이라는 비행기가 1969년 말의 납북 사건으로만 너무 유명하지만.. 사실 이건 일본이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생산했던 여객기였다. 그러니 이 비행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겠다. 그 비행기가 딱 저런 모양과 크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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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안에는 보잉 747의 객실 내부 세트는 물론, 동체 단면과 엔진 단면이 모두 실제 크기로 만들어져 있어서 놀라웠다. 그리고 일본답게 자기들이 과거에 직접 만들었던 제로센 전투기나 YS-11도 상세히 소개했다. 이뿐만 아니라 비행기의 역사와 나리타 공항의 내부 구조도 잘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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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100년 전 비행기들은 복엽기가 주류였지.. 1차 세계 대전 시절까지만 해도 그랬었다.;;
그리고 제트기라는 게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나 서서히 주류가 됐다는 걸 생각하면 참 격세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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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대기 층과 옥상에는 전망대가 있어서 나리타 공항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들을 볼 수 있었다. 마침 flight radar 화면도 같이 띄워져 있어서 주변에 지금 당장 무슨 비행기가 있는지 정확하게 조회도 할 수 있었다. 하늘이 맑고 바람 많이 불고 날씨도 좋아서 바깥 구경을 하기에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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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관람을 마친 뒤, 공항 안의 회전초밥 식당에서 마지막 일본 현지 식사를 했다.
이번 도쿄 여행은 정작 도쿄 번화가를 많이 돌아다닌 게 아니었고 100% 개인 여행도 아니었으니 여느 외국 여행과는 성격이 좀 달랐다.
그래도 어떤 계기로든 비행기 타고 어디로 떠난다는 건 늘 설레는 경험이다. 더구나 이번엔 중소도시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곳을 다니면서 일본의 또 다른 면모, 어쩌면 진면모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6/09/05 19:35 2026/09/0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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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야마 관광 (2026/1/14~16)

본인은 올해에 일본을 2박 3일 일정으로 두 번 다녀왔다.
한번은 연초에 가족 여행 명목으로 마츠야마(마쓰야마) 온천 료칸 관광을 다녀왔고, 그 다음으로 지난 6월에 직장 출장 명목으로 도쿄를 다녀왔다.

마츠야마는 본인이 재작년에 다녀왔던 타카마츠와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고 느낌이 아주 비슷했다. 다들 일본 남서부의 시코쿠 섬 지역이다.
타카마츠 공항에 우동 수도꼭지가 있다면, 마츠야마 공항에는 감귤 주스 수도꼭지가 있다. 실제로 마츠야마는 생선 도미와, 과일 귤이 유명하다고 한다. 남쪽 지방이어서 특산품이 우리나라 제주도와 비슷한가 보다.

이로써 본인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장 자주 드나든 외국은 일본이 1위가 됐다. 블로그에다가는 이제야 소식을 전한다.;; 여기엔 먹방 사진, 료칸 내부와 마츠야마 성 모습 정도만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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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웬 북한 폰트를 보다니.. 입국하고 공항에서부터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광명/천리마인가 싶었는데 획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더 정확히는 평양 정보 센터에서 만든 명조/고직 계열인 것 같다. 저쪽 동네에서는 고딕을 고직이라고 표기하더라.

이 당시 마츠야마 공항에서는 한국인 관광객들에 대해서 도고온센 역까지 데려다 주는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이걸 유용하게 이용했다.
마츠야마는 1월에 밤 최저 기온도 10도 부근이어서 한국보다 훨씬 덜 추웠다. 긴팔에 외투가 필요하긴 하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10월이나 3월의 봄· 가을 같은 날씨여서 활동하기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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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이 바로.. 유튜브 화면으로나 보던, 말로만 듣던 일본식 료칸 되시겠다(도고온센 야마토야 혼텐). 침대가 따로 없고 방이 아주 넓고 좋았다.
숙소 안에서 지낼 때는 '유카타'라고 불리는 일본식 잠옷을 입으며 지냈다. 딱 목욕 가운 같은 느낌이던데.. 그 목덜미 매듭을 좌우 중 어디가 위/아래로 가게 배치하느냐가 아주 중요하다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잘못 배치하면 장례식 복장이 돼 버린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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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은 그 특유의 옛날 아날로그스러운 감성이 인상적이다. 한국이나 중국보다는 현금이 여전히 많이 쓰이는 것 같다.
  • 밥먹을 때 숟가락을 거의 안 쓰는 것 같다.
  • 음식이 맛있기는 한데, 양이 깨알같이 적고 크기가 작고.. 밑반찬이 없다시피하다.
  • 된장은 형태가 한국과 다르고(미소..), 초장 고추장 대신 간장을 정말 정말 좋아한다.
  • 계란과 간장 위주이고, 한국 같은 구운 김이나 김치 같은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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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착 첫날 저녁, 그리고 이튿날의 숙소 조식이다.
서로 다른 식당에서 어떤 형태로든 도미와 계란이 들어간 백반정식(!!!)을 맛있게 먹었다.
김이나 김치는 물론이고 그 흔한 된장찌개, 제육, 보쌈 족발조차 완전 한식에 속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바다 건너 외국에 가면 그런 걸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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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야마 성을 보러 가면서 마츠야마 시내를 구경했다.
여기는 지중화를 했는지, 일본의 시가지답지 않게 치렁치렁한 전깃줄이 없고 건물들 미관이 깔끔해 보인다.
과속방지턱 대신, 도로의 폭을 줄이고 선형을 구불구불하게 꼬아서 차의 주행 속도를 통제한 것도 전형적인 일본 스타일인 것 같다.

위의 사진에서는 묘사되지 않았지만.. 일본은 횡단보도 신호등에 남은 숫자 초 카운트 표시가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도로의 중앙선이 일반 차선과 동일하게 흰색인 것도 꽤 생소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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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야마 성이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뿐만 아니라 의자 리프트를 타도 되고.. 체력과 시간이 되면 그냥 걸어서 올라가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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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에서 내리고도 한참을 더 걸어 올라가니, 드디어 성이 눈에 들어왔다.
똑같은 기와집에 옛날 전통 건물처럼 보여도.. 묘하게 한국 스타일이 아닌 게 느껴졌다.
색깔부터가 우리나라의 전통 건물은 기둥이나 벽면이 저렇게 검지 않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높이도.. 옛날 조선에는 2층을 초과하는 높은 건물이 없다시피했던 반면, 일본은 문화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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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야마 성이 있는 언덕은 자체적인 높이가 해발 132m에 달한다. 그래서 여기서 시내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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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의 건물도 높이가 최대 4층 정도는 됐다. 내부는 미로처럼 복잡하게 꼬인 구조인 게 마치 게임 던전 같은 느낌이었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를 논할 때 붓, 종(소리..), 용(동물)과 더불어 이런 성(건축물)도 아주 좋은 사례인데,
일본의 이런 성은 통상적인 한국· 중국 스타일보다는(긴 성벽에 더 중점), 서양 스타일(영주 저택)에 더 가까워 보인다.
하긴, 여기뿐만 아니라 타카마츠도 그때 직접 가 보지는 못했지만 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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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온센 역 광장에는 시계탑이 하나 있는데, 이게 매시 정각에는 시계에서 봇짱 캐릭터 인형이 나와서 춤 추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일본은 무심하게 만들 수 있는 물건에 이런 깨알 감성을 잘 집어넣는 것 같다.

아 그래.. 예전에 타카마츠 시내에서는 구닥다리 시골 로컬 철도 스타일이지만 엄연히 표준궤인 고토히라 전철을 탔었다. 얘는 2량 1편성이다.
하지만, 여기서 이용한 마츠야마 시내선 3호선은 좀 더 현대적인 1량짜리 노면전차/트램 스타일이라는 차이가 있었다. 궤간은 협궤.. 역사가 긴지 구형 차량과 신형 차량의 외형이 차이가 아주 컸다.

이상. 이 정도?? 여행을 마치고 무려 반 년이 지나서야 그때 추억을 다시 끄집어내 보니 재미있다.
다음에는 도쿄에 다녀온 이야기를 늘어놓도록 하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6/09/02 08:35 2026/09/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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