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창작 활동 근황

1. 날개셋 한글 입력기 다음 버전

올해도 벌써 8월 하순이다. 이달 초쯤엔 17일 연속 열대야에 서울 시내의 낮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미친 무더위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는데 그래도 어째어째 다 넘겼다.
"낮 최고 기온이 33도밖에 안 된다니 다행! 감사!" 이런 말을 내가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똑같이 더워도 선 넘는 더위가 있고 그렇지 않은 더위도 있다는 걸 올여름에 몸으로 체험했다.

호박들도 폭우 한번 맞고 폭염에 오래 시달렸더니 지난번의 그 열매 4호 이후로 좀처럼 암꽃이 안 피고.. 기력이 다한 것 같다. 살아는 있지만 꽃과 잎이 예전처럼 큼직하지가 않고 그냥 연명만 하는 것 같다. ㅠㅠㅠ

뭐 그 와중에, 지난 7월 초에 날개셋 한글 입력기 11.0이 나왔다. 작업하고 싶은 건 태산인데 이룬 게 너무 없고 민망하고 송구해서 블로그에다가 홍보를 하지도 않았다.
프로그램 빌드 체계를 총체적으로 바꾼 것, ARM64를 정식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 큰 변화이긴 하지만.. 그 긴 시간 동안 릴리스 노트가 너무 썰렁하다. ㅠㅠ

너무 사소해서 노트에다 쓰지는 않았지만.. 날개셋 편집기에서 자잘하게 바뀐 사항은 다음과 같다.

  • 지금까지 도구모음줄의 인쇄 아이콘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본 프린터에다가 문서 전체를 싹 인쇄시키는 명령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렇게 하지 않고, '인쇄...' Ctrl+P와 동일하게 인쇄 대화상자를 꺼내는 것으로 동작을 바꿨다.
  • 직전 버전부터는 열기/저장 대화상자에서 예전에 근래에 열었던 파일의 확장자까지 기억해서 목록에 띄우는 동작을 추가했는데.. 확장자 저장을 4글자 이하 길이까지만 했었다. 그걸 이번 버전에서는 6글자 이하로 완화했다.
  • 백업 파일(*.bak) 생성 옵션을 켠 상태에서 파일을 '새 이름으로 저장'하면.. 이전 이름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던 bak 파일은 삭제하도록 했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모든 UI를 통틀어서 '전각/반각'과 '전자/반자'가 뒤섞여 있던 것을 '-각'으로 통일했다. 반자는 그렇다 치지만 '전자'는 동음이의 한자어가 너무 많아서 혼동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단축글쇠 목록에서 가상 키코드 0x17을 '전각'이라고 별도로 표시하게 했다. '한영 / 한자'처럼 말이다.

이상. 요런 자잘한 변화도 있었다.
이번 11.0에서 ARM64 에디션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어느 사용자께서 서피스 개발장비를 후원해 주신 덕분이다. 도움말의 '감사의 글'에 당연히 소개해 넣었다. 이 기기는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본인의 기존 노트북만으로 부족한 개발 환경을 잘 보조해 주고 있다. 아주 큰 도움이 된다.

  • 일단 ARM64 플랫폼에 대한 프로그램 빌드, 실행과 테스트가 가능함
  • 화면 해상도가 매우 높아서.. 150% 이상 고해상도 DPI 환경에 대한 프로그램 실행과 테스트가 원활히 가능함
  • 지금까지 말로만 들어 왔던 화면 멀티터치가 지원됨. 난 그림판에서 여러 손가락으로 선을 동시에 그리는 걸 이번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구경했다.;;;

멀티터치 제스처를 문자 입력에다 접목하는 것도 차차 연구해야겠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개발 속도가 끔찍히 느려지긴 했지만 그래도 중단되지 않았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ㅠㅠㅠ
11.0은 조용히 지나갔지만 또 다음 버전을 계획은 하고 있다. 타자연습도 마찬가지다.

2. 코딩 AI

2020년대에 chatGPT 이래로 대화 생성 AI라는 게 정말 예전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예전의 그 헛소리 허언이나 틱틱 늘어놓던 그 허접한 AI가 아니다. 몇 년 사이에 눈부시게 바뀌었다.

특히 하위 부류라 할 수 있는 코딩 AI는.. 구조를 다 알지 못하는 방대한 회사 제품 코드를 건드려서 버그를 잡고 구조를 변경하는 작업의 생산성을 정말 획기적으로 바꿔 놨다.
이걸 회사에서도 쓰고 개인적으로도 당연히 사용한다. 내가 구조를 다 알고 있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소스를 던져 놓고 일부러 의도 파악이나 분석 명령을 내려 보면.. 이녀석이 꽤 그럴싸한 답을 해 준다.

코딩 작업을 전투에다 비유하자면.. CODEX 같은 코딩 AI는 포격이나 폭격 지원과 같다.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같고 서울에서 김 서방 찾는 일 같은데, 도대체 어디부터 살펴봐야 할지.. 로직이 어떻게 흐르는지..
초반에 방황하지 않고 작업 방향을 잡는 것에 매우 큰 도움을 준다. 작업 진행률을 0에서 40~50, 또는 30에서 70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특화돼 있다. 당연히 작업 시간을 줄이고 실수의 여지를 줄이고,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다.

그러나 AI 말을 곧이곧대로 다 믿으면 안 된다.
예전에 비해 품질이 훨씬 더 좋아졌다지만 그래도 AI는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그럴싸해 보이게 제멋대로 횡설수설 늘어놓기"의 천재이다.
가정이 잘못된 질문에도 우문우답은 귀신같이 잘하지만, 가정부터 잘못됐다는 걸 찝어내는 건 여전히 약하다. 최종 검토와 판단은 여전히 노련한 인간 개발자가 해야 되더라.

거대한 화포와 폭격기가 화력 자체는 넘사벽이다. 하지만 길거리와 건물 안을 하나하나 뒤지면서 적군 잔당을 소탕하고 적진에다 아군 깃발 꽂고 점령하는 건 누구다? 미우나 고우나 소총 들고 다리로 뛰어다니는 인간 알보병들이다.
AI의 주특기는 적군이 우리 쪽으로 고개도 못 내밀도록 불벼락을 내려 주고 아군이 적진으로 안전하게 뛰어들도록 엄호하는 역할인 것 같다.;; 90 또는 95에서 100을 만드는 건 인간의 몫이다.

코딩 AI는 전문적인 정적 분석기나 리팩터링 툴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 C++ 코드 정적 분석기가 얼마나 멍청한지를 내가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에 차라리 코딩 AI가 지적해 주는 게 신뢰도가 더 높아 보인다.
기계적이지만 실수가 들어가기 쉬운 리팩터링이라든가.. 핵심 라이브러리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받고 제품 코드에다 정합하는 거 정도는 AI가 곧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

30년 전에는 인터넷 검색을 잘 하는 사람을 뽑는 "정보 사냥 대회"라는 게 있었다.;; 그게 지금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영역이 바뀐 듯하다.
이런 AI를 잘 활용하려면 무조건 영어를 써야 되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언어 장벽이 없다는 것도 너무 신기하다.
한낱 기계도 이렇게 세계 만국어를 다 알아듣는데, 하물며 사람도 미래에 기독교 신앙대로 변화된다면 언어 장벽쯤은 다 없어지고 서로 다 알아듣게 되지 싶다.;;

AI 때문에 굴지의 IT 대기업들이 그렇게도 사람을 많이 줄였다고 전해진다. 대학교 컴공과의 입결도 곤두박질 쳤을 정도로..
그렇다면 지금까지 조직이 정말 엄청나게 비효율적으로 돌아갔다는 소리가 아닌가 싶다. 마소, 메타, 구글에 들어갔다는 스펙이 무의미할 정도로 정말 글자판떼기 잉여 코딩만 하고 있었나..???
난 뭐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일을 어제나 지금이나 열심히 계속할 뿐이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어디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203x년까지 제품에서 C++ 코드를 완전히 퇴출시키고 Rust로 대체하겠다고,
심지어 산더미 같은 기존 레거시 코드조차도 AI 동원해서 Rust로 다시 작성하겠다고 그러더라.
글쎄, 차라리 그 AI 기술로 지금 있는 C++ 코드에 있는 보안 결함이나 메모리 버그를 찾아보는 게 더 빠를 것 같지만..
자동차 업계에서 203x년까지 내연기관차를 몽땅 없애고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게 들린다.;;

3. 내가 하고 싶은 것

(1) 이 세상에 없던 나만의 독특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창조한다
이건 뭐 내가 25년 넘게, 과반 평생 동안 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일이다. 이걸로 까마득한 옛날부터 대회를 입상하고 대학을 가고 대학원 논문을 쓰고, 외국 사람과 소통하고 그래도 세상에 일말의 보탬이 되는 일을 했다.
한글이라는 문자가 있고 컴퓨터라는 기계가 있다면 그 사이에 반드시 있어야 할 프로그램..
어느 분야간 미친 장인정신 오덕력 잉여력을 자랑하는 일본 사람들이 한글 같은 문자를 썼다면 분명히 만들었을 프로그램. 이런 걸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

(2) 어떤 장르건 나만의 음악을 작곡
뭐, 아무렇게나 흥얼거리면서 만들어 보라면 만들겠지만.. 내가 듣고도 내 스스로 감탄할 퀄리티는 돼야 남에게도 공개하지 않겠나. Looking for you의 10%는 돼야지..
아내에게서 발성 코치 받고 창작곡 코칭도 끄적끄적 받아보고 싶다. 컴터 프로그래머나 심지어 의사 등 탄탄한 자기 전공과 직업이 있으면서 취미로 하는 음악이 어지간한 전문가 급인 사람이 참 대단하고 부럽다.

(3) 책을 쓴다
지난 15년 동안 블로그에 쌓인 글들 중 일부를 정제-_-하고, 말투를 다듬어서 책을 쓰고 싶은 생각이 아주 약간이나마 있기는 하다. 만약 책을 쓰게 된다면 가장 가능성 높은 분야는 정말 뜬금없지만 신앙 쪽이다.
일반적인 신앙생활, 기독 변증, 원어-영어-한국어 간의 성경 번역 이슈 등등 카테고리를 나눠서 말이다. 할 말 많고 이미 해 놓은 말도 많긴 한데, 과연 언제가 될지.

(4) 유튜브 채널
저 컨텐츠를 책에다 쓰는 게 아니라 유튜브로 쏟아내는 건 어떨까 생각도 했는데..
영상 편집은 그것대로 너무너무 힘들고 시간 많이 걸리고 어려울 것 같다.
내가 만약 계속 숫총각으로 지내고 있다면 한겨울에 강물 얼음 위에서 캠핑, 집중호우 때 강둑에서 캠핑 이런 것도 컨텐츠로 만들었지 싶다. ㄲㄲㄲ

뭐 그리고 가능하면 토익 900과 시속 200도 달성하고 싶은데..;; 아마 매우 어렵지 싶다.ㅠㅠㅠ
영어는 그놈의 듣기가 안 되고 독해가 느려서 900 근처까지는 온갖 발악을 해서 가능하지만, 넘기는 건 영 어렵더라.
스피드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6/08/25 19:35 2026/08/2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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