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선과 복선의 차이

철도에서 단선과 복선은 선로 용량 면에서 서로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단선은 잘 알다시피 마주 오는 열차의 정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일부역에서 교행을 해야 합니다. (기다렸다가 맞은편 열차를 먼저 보내고 진행)
그렇기 때문에 열차가 근본적으로 빠르게 통과할 수 없으며 선로 용량에 매우 큰 제한이 걸립니다.
옛날에 신호 설비마저 열악했을 때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지금보다 훨씬 더 비효율적인 열차 운행 시각표를 쓸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열차 속도는 더욱 느렸고 배차간격은 더욱 길어야만 했습니다.

정확한 선로 용량은 대피선이 얼마나 자주 있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아무리 고가감속 차량에 최첨단 신호 설비를 갖추더라도 단선에서 편도 기준 30분 이하의 배차간격은 도저히 무리입니다. 그 이하는 어차피 복선화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그 짧고 열차 운행도 뜸한 편인 지선 구간도 괜히 복선으로 건설된 게 아닙니다.

현재 한국 철도에서 단선 구간인 경춘선, 장항선의 평균 편도 배차간격이 4, 50분대인데, 이게 단선으로서는 거의 한계에 달하는 선로용량으로 운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연도 밥 먹듯이 하고 있으며, 현재 복선 전철화 공사가 한창인 것입니다.
요즘 건설되는 철도는 도로와 경쟁하려면 쫙 펼쳐진 직선 고가 터널에 장대레일, 복선 전철은 필수입니다.

그 반면 복선에서는 30분이 아니라 3분 간격으로 열차를 통과시킬 수도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이 좋은 예이죠. 물론 그 정도라면 복선으로도 감당 못 할 선로 용량이긴 하지만 이론적으로 그만치도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아주 일반적으로는 복선의 선로 용량은 단선의 5~7배에 달한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복선 철도는 간단하게 한 선로가 한 방향으로만 운행 가능하게 신호를 정하는 게 매우 직관적이고 용이한지라, 전통적으로 좌측통행 또는 우측통행 이런 한 방법만으로 선로를 이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필요에 따라 건넘선을 따라 선로를 바꿔 가며 어느 방향으로도 열차가 운행 가능하게 좀더 융통성 있는 신호 체계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한 쌍의 선로가 아니라, 단선 병렬이라는 개념으로 바뀌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복선화한 철도는 물론 경부선입니다. 일제 강점기엔 경부선이 경의선과 직결하여 중국까지도 갔기 때문에 경의선도 복선화해 있었지만, 이내 국토가 분단되면서 경의선은 단선으로 줄었다가 (전쟁물자 -_-) 지금 다시 복선 전철화 공사 중입니다. 경부선은 이미 80년대에 수도권 전철 구간이 2복선으로 확장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경인선은 60년대에 복선화해서 전동차 운행이 시작됐다가 21세기에 들어서야 전구간 2복선으로 확장됐습니다.

충북선은 여객이 아닌 화물 수송 때문에 일찌감치 복선 전철화했습니다.
호남선은 KTX 개통에 발맞춰 복선 전철화했습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3:03 2010/01/1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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