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개념들 Q&A

어찌 보면 이런 것들을 인제야 깨우친 본인의 무식-_-을 인증하는 아이템들인지도 모르겠는데, 뭐 그냥 재미로 나열해 보았다. 서로 제각기 다른 분야들이다.

1. 스플래시 데미지 + 타격 데미지?

공격이라는 게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게임에는.. 그냥 목표물에만 총알의 운동량을 박아 넣는다는 설정인 일반 데미지가 있고, 그에 덧붙여 발사체가 폭발 후 파편을 터뜨려서 주변에 추가적인 데미지까지 입히는 스플래시 데미지가 있다.

난 폭탄을 직통으로 맞은 놈은 데미지가 100, 그리고 폭심지로부터 멀어질수록 데미지는 1/n 내지 1/n^2 등등으로 감소.. 이런 모델만 생각하곤 했다. 스타로 치면 리버나 시즈 탱크, 혹은 핵의 스플래시 데미지 계산 방식처럼 말이다.
그러나 둠 내지 퀘이크 같은 FPS 게임은 로켓 런처의 경우, 로켓을 맞은 것 자체에 대한 타격 데미지를 스플래시 데미지와는 별개로 계산한다. 로켓을 직통으로 맞으면 맞은 데미지 100에다가 파편 스플래시 데미지 100을 추가로 받아서 200을 먹으며, 주변에 있던 놈들은 폭심지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100 이하의 데미지를 받는 것이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보스급 대형 몬스터들은 스플래시 데미지를 받지 않아서 로켓 공격을 사실상 절반씩밖에 먹지 않았다. 반대로 플레이어에게도 스플래시 데미지를 받지 않게 하는 파워업 아이템이 꼭 있곤 했다. (퀘이크 3 Arena의 Battle Suit처럼.)

제자리에 가만히 있던 수류탄의 폭발을 직통으로 당한 것이라면 스플래시만 있는 게 맞다. 그러나 로켓 런처의 경우 총알보다는 느리지만 그래도 총알보다 더 크고 무거운 로켓을 맞은 것이니 이놈 자체의 운동량부터 타격 데미지로 치는 것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더 합리적이긴 해 보인다. 지금까지 이런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로켓 점프는 스플래시 데미지만으로 점프를 하는 것이다. 게임에서는 구현 가능하지 않지만 로켓을 바닥이 아니라 내 배에다 대고 쐈다면 그건 타격 데미지와 스플래시를 이중으로 받는 것일 테고.

2. 자동차 직진과 후진 평행주차의 차이

평행주차는 주차 중에서도 꽤 어려운 스킬이지만, 정식 주차장이 아닌 길가에다 적당히 차를 세울 때는 반드시 할 줄 알아야 하는 스킬이다.
평행주차는 주차 지점을 지나친 뒤 후진으로 진입했다가 마지막에 핸들을 확 꺾어서 집어넣는 게 정석이다. 그런데 본인은 왜 하필 후진인지를 뭔가 수학적인 증명 수준으로 이해를 잘 못 했다. 후진으로 가능한 것은 전진으로도 똑같이 가능하지 않은가? 평행주차는 왜 전진이 후진보다 어려우며 공간이 더 많이 필요한 걸까?

그래서 머리에다 종이를 펴고 그림을 그려 보고서야 원리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핸들을 완전히 90도로 꺾을 수 있다면 후진 방식은 차 뒷부분부터 주차 지점에 박아 넣은 뒤, 앞부분은 앞바퀴의 회전을 통해 추가 공간 없이도 쏙 집어넣을 수 있다.

그러나 전진 방식은 핸들을 많이 꺾는다고 해서 차를 집어넣는 게 가능치 않으며, 회전 후에 차가 완전히 평행한 방향을 복원할 때까지 추가적인 주행 공간이 필요하다. 구조적으로 더 어려울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발상을 반대로 바꿔서 생각해도 된다. 평행 주차되어 있던 곳에서 차가 “빠져나갈 때는” 전진이 아주 유리한 반면 후진은 완전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전진과 후진으로 모두 수월하게 방향을 틀 수 있고 평행 주차가 가능하려면 앞바퀴와 뒷바퀴가 모두 조향 가능해야 한다. 비좁은 실내에서 작업하는 걸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지게차 정도나 이런 조건을 만족한다.

3. 스포츠 사격과 군대 사격

군대 미필자나 여성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으니 설명하자면..
군대 사격이 거리가 더 멀고 큰 표적을 쏜다. 스포츠 사격 종목은 수십m대이지 무슨 250m씩이나 되는 거리를 쏘지는 않는다.
스포츠 사격은 가까운 대신 정밀도도 상상을 초월한다. 양궁만 해도 과녁이 얼마나 작은데, 격발이 더 쉬운 총으로는 그야말로 정말 코딱지만 한 표적을 명중시켜야 국제 스포츠로서 밸런스가 유지될 정도다.

그리고 스포츠 사격에서 사용되는 총기는 권총이든 라이플이든 정밀도 향상에 왕창 최적화돼 있다. 반동을 최소화하려고 총이 굉장히 무거우며--군대 돌격소총의 2배 이상--, 방아쇠도 아주 아주 살짝만 건드려 줘도 바로 격발된다. 스포츠용 총이 무슨 행군시의 무게를 고려한다거나 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리고 총의 살상력 내지 대인저지력은 아무래도 군인용 총만치 강하지는 않다.

영점 잡는 건 두 부류의 총으로 각각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러 정황상 군대에서의 저격수 내지 특등사수가 스포츠 사격 메달리스트하고는 완벽하게 호환되지 않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르니까 말이다. 스포츠 사격에 무슨 조준경을 쓰고 탄환 궤도 오차 보정을 해서 수백~1km 밖의 목표물을 맞히는 게 있지는 않다.

4. 스웨덴과 덴마크

북유럽에 서로 가깝다면 가까이 있는 나라이며 3글자짜리 이름에 '덴'자가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난 두 나라가 정말 지독하게 헷갈리고 분간하기 어려웠다. 사실, 폴란드와 핀란드의 차이도 지금까지도 잘 모르겠고. -_-

일단 스웨덴은 노르웨이와 접해 있는 큼직한 왕국이며, 스톡홀름 증후군의 본산지이다.
그리고 철덕들에게 친숙한 서울 지하철 5호선의 인버터를 제작한 ABB 사가 스웨덴 국적이기도 하다. (더 정확히는 스웨덴의 Asea와 스위스의 Brown Boveri가 합병하여 ABB라고..)
자동차 제조사 VOLVO가 스웨덴에서 출발한 기업이며, 또한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이 스웨덴 출신임.

다음으로 덴마크는 그 밑에 있는 아주 작은 나라이다. 수도는 코펜하겐 되시겠다. 본토는 아주 작지만 그린란드가 덴마크령이다.
덴마크 하면 유명한 사람은 동화 작가인 안데르센이다. 그리고 프로그래밍 언어 분야에서 전세계를 평정한 괴수 컴퓨터 과학자가 두 명이나 미국이 아닌 덴마크 사람인 것은 상당히 의미심장한 일이다.

한 명은 C++ 언어를 고안한 Bjarne Stroustrup (1950~)으로,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한 명은 Anders Hejlsberg (1960~)로, 왕년에 볼랜드에서 터보 파스칼과 델파이를 개발했다가,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한 뒤에는 C# 언어를 설계하고 관리하고 있는 브레인이다.

5. 오르막과 단순 하중의 차이

자전거를 타는데 단순히 뒤에 짐을 많이 싣는 것하고, 짐은 없지만 오르막을 오르는 것 둘 중 “어느 게 더 힘들까? 이걸 정량적으로 수식으로 나타내는 방법은 없을까?”를 생각한 적이 있었다. 자동차로 치면 어느 게 연료가 더 많이 드느냐 하는 것이다.

당장 바퀴와 지면 사이의 마찰계수부터 시작해서 생각해야 할 개념이 많을 것이나, 그래도 중· 고등학교 수준의 고전역학 지식으로도 어느 정도 답이 나올 것이다.
뒤에 백수십 kg 정도 되는 수레를 끌고 가든, 1~2도 정도의 오르막을 오르든 똑같이 힘이 더 많이 필요하고 출발이 더 어려워지는 건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단순히 하중만 많이 실린 것은 일단 가속을 한 후에는 어느 정도 관성의 덕을 볼 수도 있으며 크게 힘든 게 없다.

그에 반해 오르막은..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 줘야 한다. 안 그러면 서 버리는 정도가 아니라 자전거가 뒤로 밀려난다. 단순히 무거운 하중이 걸린 차원이 아니라, 누군가가 약하게나마 뒤쪽으로 페달을 역으로 꾸준히 밟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주행하는 거리가 길어질수록 짐보다는 오르막이 확실히 더 큰 장애물이 될 듯하다.

이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사진을 찍을 때 대상 물체를 크게 찍기 위해 줌을 당기는 것하고, 그냥 대상에게 가까이 가는 것하고 차이가 무엇인지도 생각한 적이 있었다.
피사체가 단순히 2차원적인 형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둘은 동일하게 피사체를 확대하는 효과를 낸다.
그러나 당연한 말이지만, zoom을 당기는 것은 주변 배경의 원근감을 동일하게 내 주지는 않는다. 그런 차이가 있다. 이것도 오르막과 하중의 차이와 비슷한 맥락인 걸까? ㅎㅎ

6. 럭비와 미식축구의 차이?

스포츠에 완전 문외한이고 관심이 없는 본인으로서는, 둘 다 얼굴에 무슨 펜싱 선수 같은 보호구를 쓰고 손과 발을 모두 동원해서 갈색의 타원형 공을 향해 미친 듯이 쫓아다니는 구기 종목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둘은 규칙이나 체계가 많이 다르다고 한다. 얘는 더 자세한 설명은 패스.. ㅋㅋ

Posted by 사무엘

2014/08/04 08:20 2014/08/0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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