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려 말의 왜구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에 조선이 하도 흉하고 추한 과정을 거쳐 멸망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격한 반감과 심지어 트라우마까지 지닌 사람이 있다.
19세기 말에야 왕비가 외국 자객에게 암살 당하고, 왕이 쫄아서 외국 대사관으로 피신을 가고, 자국 군대가 봉기를 일으켜서 대궐을 점령하고, 왕이 외국 군대를 동원해서 자국 민란을 진압하는 등... 뭐 상상할 수 있는 개막장 인외마경이 다 벌어졌다.

하지만 사실은 조선 이전의 고려도 말기엔 만만찮게 시궁창 막장을 넘어 '헬게이트'였으며, 언제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던 상태였다.
일자무식 무신들 쿠데타에 휘둘리면서 나라 내부가 결딴이 났고(물론 그 전에 문신들이 나라 지키는 군인들을 개차반 대접했던 것도 잘못),
대륙으로부터는 몽골인지 원나라인지 걔들한테 작살 나면서 오랫동안 휘둘렸으며,

바다로부터는 이놈의 왜구가.. 소말리아 해적 수준이 아니라 어지간한 적국 해군 수준으로 한반도의 해안을 몽땅 접수하면서 끊임없이 민가를 털어 갔던 것이다. 망망대해 위에서 배만 턴 게 아니라 아예 상륙까지 해서 남의 영토에서 노략질을 했으니 원..
이 왜구는 일본 자국의 입장에서도 통제가 안 되는 골칫거리이긴 했다.

하지만 고려는 멸망 직전의 말기에 중앙 정부의 통치력이라고는 도읍 주변으로 확 쪼그라든 상태였다. 오죽했으면 이 성계가 처음에는 온갖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장수로 시작했다가 나라를 갈아엎어 버렸다.
마침 이 시기에 최 무선이 고성능 화포를 개발한 덕분에 특별히 왜구들을 화력으로 제압할 수 있었다. 알고 보면 이때 저 사람은 이 순신 만만찮게 나라를 구하고 조선의 국방의 기틀을 닦은 것이었다.

그렇게 왜구들이 무력으로 제압되고, 일본도 1600년대쯤 중앙집권 막부가 등장하고부터는 왜구라는 것이 자취를 감췄다. 조선이 임진왜란 전과 후가 상황이 많이 달라졌듯, 일본도 그 전과 후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왜구가 자꾸 찝적대고 대미지를 누적시키고 국력을 소모시킨 것은 고려의 멸망에 간접적으로 기여를 했다. 그러나 이때는 그래도 이 성계라는 자국민의 쿠데타를 통해 왕조가 바뀐 것이었다.
그러나 훗날 조선은 왜구가 아니라 근대화된 일본 제국의 군대가 총칼을 들이대며 위협하니 알아서 슬슬 기면서 외교권 사법권 내어주고 군대 해산하다가 끝내 멸망하게 됐다. 둘은 멸망 방식에 이런 차이가 있다.

차라리 왜구들이나 찝적대는 게 강화도 조약, 을미사변, 청일 전쟁 이런 것보다는 더 나았던 건지는 모르겠다.
나도 오랫동안 근현대사만 생각하다 보니, 일본군만 떠올리지 옛날 왜구...의 존재감은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놈의 토착왜구 타령은 참.. -_-;;
그 미개한 왜구들이 정신 바짝 차리고 근대화해서 아시아 최강대국이 된 건 생각을 안 하고 언젯적 얘기만 계속 읊어 대는지 모르겠다.

2. 삼별초

옛날에 박 정희 군사 정권은 '군사 정권'에 대한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고려의 무신 정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후하게 평가하도록 역사학계에다가 로비를 넣었던 것 같다.
특히 삼별초라는 친위대 말이다. 투철한 애국애족 정신으로 뭉쳐서 마지막까지 몽골에게 항거하던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많이 미화를 했는데.. 현재는 그렇지는 않은 걸로 평가가 바뀌고 있다.

단, 지방에서 '노비'들이 삼별초에 많이 가담했다고 한다. 더 잃을 게 없는 처지에서 잘 되면 신분 해방이고 못 돼도 본전이니까 가담했던 게 아닐까? 몽골의 침략 때문에 시국이 뒤숭숭한 데다, 불과 60여 년 전에 '만적의 난'이 미수에 그쳤던 것도 영향을 끼쳤지 싶다.

3. 지조를 지킨 의인

조선 시대엔 사육신과 생육신이란 게 충절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숙부 수양대군이 어린 조카 단종을 내쫓고 왕이 되자, 저 충신들이 다시 단종을 왕으로 추대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실패로 돌아가고, 반대로 그들이 정치범 역적으로 몰려 집안이 통째로 숙청 당하고 삭제 당했다.

저 사람들은 어떤 고문에도 끝까지 굽히지 않고 "당신은 대감님 나으리이지, 왕이 아니올시다!"를 고집했다고 한다.
옛날에 석총이 궁예에게 "당신은 국왕 폐하이지, 미륵이 아니올시다!"를 고집했던 것과 좋은 대조=_=를 이루는 것 같다.

조선보다 더 과거에는 우리나라 관료가 아예 외국으로 전향을 권유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목숨을 잃은 사례가 좀 있었다. 물론 아무 뜬금없이 그렇게 된 건 아니고, 외국을 상대로 기만 내지 적대 행위를 하다가 걸렸기 때문이다.

(1) 신라 박 제상은 정말 독보적으로 유명한 사례이다. 왕의 동생을 적국에서 구출해 준 뒤, 자신은 일본으로 전향을 거부하고 화형을 당해 죽었다. 요즘으로 치면 국정원 블랙요원이 임무 수행 과정에서 발각되고 순직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2) 고려 때는 강 조라는 굉장히 특이한 관료도 있었다. 왕을 시해하고 뭔가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 같았지만 거란의 침입에는 맞서 싸웠다. 포로로 잡힌 뒤엔 거란의 신하로 전향을 단호히 거부하고 처형 당했다.

외국으로의 전향을 거부한 사람으로 한국사에 등장하는 사람은 내가 알기로 이 둘이 전부인 것 같다.

4. 조선 시대의 형벌

(1) 로마 제국의 십자가형은 본게임 전에 죄수를 반 죽여 놓는 채찍질이 있었고, 조선의 유형(귀양)형은 본게임 전에 죄수를 반 죽여 놓는 장형이 있었다.
그리고 본게임에서는 둘 다 죄수를 뭔가 방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뭐, 유형의 경우 장형은.. 돈으로 때우는 걸로 대체할 수는 있었다고 함)

(2) 간과하기 쉬운 의외의 사실인데, 조선 시대의 감옥은 전적으로 미결수가 갇히는 곳이었다. 그 시절에는 감옥에 갇히는 것 자체가 형벌인 '금고 1년, 징역 3년, 무기징역' 같은 자유형이 없었다~! 그 대신 장형, 태형, 사형 같은 신체형이 있었을 뿐.
거기에다 도형(노역)이나 유형이 있는데.. 얘들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장형을 받고 나서 집행되는 형태였다.

"여봐라, 저놈을 당장 하옥시켜라" 이게 그 자체가 형벌을 주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죄를 묻고 나서 진짜 형벌을 주기 위해 신체를 구속하는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
조선의 경우, 갑오개혁 때에야 장형과 도형이 폐지되고, 징역형이란 게 처음으로 도입됐다. 그리고 사형 집행 방식도 좀 근대화(?)됐다. 덕분에 갑오개혁 거의 직후에 처형된 전 봉준은 참수 대신 교수형을 당했다.

(3) 조선에서는 사형을 집행할 때 사형수는 꿇어앉아 있고, 칼 든 망나니가 '칼춤'을  무슨 탈춤처럼 덩실덩실 추면서 입으로 술인지 물인지를 후~ 뿜다가 내리친다거나 하는 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건 이제 다들 많이 알려져 있다.
곤장 칠 때처럼 사형수를 엎어 놓고 목을 쳤다.

5. 사도세자

사도세자는 왕자 주제에 근처의 사람을 지 기분 꼴리는 대로 고문하고 막 죽이기까지 했다니(!!).. 예상 이상의 개막장 정신병자 싸이코패스 망나니였다.
근데 그렇게 된 게 애비 영조가 애를 어린 시절부터 훈육을 빙자해서 아동학대 수준으로 너무 심하게 잡았기 때문이었다. 애가 미쳐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그는 그 스트레스를 사치 향락으로 풀고, 주변의 궁인· 궁녀들이나 학대하며 푼 것이다.

사도세자는 원래 머리가 비상하고 아주 똑똑했다고 한다. 잘 컸으면 나라를 잘 다스리는 유능한 군주가 됐을 것 같은데 이런 과정을 거쳐 인성이 완전히 망가지고 폐인이 됐다.
영조는 너무 큰 사고를 치고 자신과도 갈등이 극에 달한 세자에게 벌을 주긴 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서류 기록이 남는 법적인 형벌을 줄 수는 없었다. 당연히 사약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니 처음엔 칼 던져주고 자결하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뒤주에 쳐넣어서 서서히 아사· 갈사시키는 희대의 엽기적인 방법으로 친아들을 죽여 버렸다. 이름하여 임오화변.
우리나라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에는 부모로부터 평생 애정을 못 받고 학대만 당했던 어느 청년이 참다못해 부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내기까지 했는데.. 이건 사도세자의 정반대 케이스인 것 같다.;;

6. 울나라의 명칭

서양에서 이 대한민국과 그 전신 나라들의 명칭은 Korea라고 오래 전부터 알려지고 정착했다.
조선 정부에서는 자기 나라가 '고려'에서 유래된 코리아라고 국제적으로 일컬어지는 걸 영 싫어했다. 하지만 이 명칭이 진작부터 다 퍼져 버렸기 때문에 그걸 뒤늦게 Chosun이니 Joseon이니 하는 다른 단어로 바꿀 수는 없었다.

결국, 조선의 페이스리프트 후기형인 대한제국은 Empire of Korea라고 대외적으로 선포되었다. 이건 자국 여권에도 적힌 공식 표기이다. 19세기 중후반이 각종 국제 기구라는 게 처음으로 생겼던 시기이니까..

대한제국은 얼마 못 가고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기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일제는 이번엔 대한제국 대신 '조선'이라는 명칭을 다시 가져와서 한반도 지역을 조센이라고 읽었다. 알파벳 표기는 Chosen.. choose의 과거분사 '선택된'과는 아무 관계 없다.. -_-;;

이 명칭을 국제적으로 홍보했지만.. 역시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조선 정부가 홍보한 '조선'이건, 나중에 일제가 홍보한 '조선'이건.. 별 호응이 없었다.
결국 오늘날 '조선'은 북한에서나 쓰고 있는 명칭이 됐고, 걔들도 DPRK라는 영어 이니셜에는 어쩔 수 없이 Korea가 들어간다.

자국 명칭이 '한'짜가 들어가건 '조선'이 들어가건, 영어는 고려 시대 이래로 요지부동 Korea라는 게 신기한 현상이다. 모탈 컴뱃과 더불어 K로 시작하는 얼마 안 되는 고유명사이다.
일본에 대한 열등감과 피해의식이 쩔었던 쌍팔년도 시절엔.. 일본이 국제적으로 로비를 벌여서 Corea의 알파벳 순서를 자기네 Japan 뒤로 밀었다는 정말 황당한 낭설도 나돌았었다. 허나 이건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Posted by 사무엘

2023/11/28 08:36 2023/11/2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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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유럽 3국

  • 영국: 섬나라, 영어~! 인도를 포함한 엄청난 규모의 식민지를 보유했으며, 미국의 모체. 뉴턴, 돌턴, 다윈. 해밀턴, 네이피어. 증기 기관과 산업 혁명. 정치적 이유 때문에 일찌감치 교황과 결별, 가장 일찍부터 자국어 성경 번역 시작.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 롤스로이스. 안개 낀 우중충한 날씨.

  • 프랑스: 나폴레옹, 대혁명, 단두대(..), 나치 부역자 여성 강제 삭발. 언어가 삼국 중에서는 내가 느끼기에 제일 특이함. 자유분방, 패션(?), 샹들리제, 미녀와 야수스러운 느낌적인 느낌. 스페인 못지않은 친가톨릭 성향. 라부아지에, 푸리에, 푸아송, 데카르트, 파스칼, 라그랑주..;; 떼제베 고속철, 부가티

  • 독일: 종교개혁(루터), 음악(베토벤, 바흐!)과 철학 강국. 디젤 기관과 자동차의 명가(BMW와 벤츠, 포르셰, 폭스바겐). 전기 철도의 원조(지멘스). 뢴트겐, 가우스, 힐베르트, 리만. 삼국 중에 인구 가장 많음. 의무 교육과 거위걸음의 원조. 세계대전에서 유일하게 추축국 전범국 진영. 히틀러와 나치 흑역사..;;

뭔가 프로토스 테란 저그 같은 느낌이 든다..
참고로 영국과 독일은 애국가(national anthem)의 멜로디가 우리나라 찬송가에도 기재돼 있는 반면(피난처 있으니 / 시온 성과 같은 교회), 프랑스는 유일하게 그렇지 않다.

2. 초소형 국가(마이크로네이션)

우리나라에서는 남이섬이 ‘나미나라 공화국’이라는 나라에 입국하는 것처럼 장난스럽게 꾸며져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 안에는 바티칸이라는 아주 자그마한 도시국가가 있는데 이건 남이섬과 달리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레알 국가이다.

이것 말고 세계적으로 기존 국가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초소형 국가가 몇 개 있었다. 장난이 아니라 레알이라면 이건 기존 국가의 입장에서는 국토 참절 내란이라는 엄청난 중죄이며, 전근대 시절이라면 말 그대로 역모이다.

(1) 로즈(Rose) 아일랜드 공화국: 미국의 로드(Rhode) 아일랜드 주와 이름이 비슷한데.. 이탈리아의 영해 한가운데에 있는 겨우 400제곱미터짜리 인공섬 국가였다. 1968년에 건국을 선언했지만, 그 이듬해에 이탈리아 해군에 의해 토벌되어서 멸망했다.
남이섬 같은 관광업 놀이를 넘어서 소득에 대한 납세까지 거부하는 것은 선 넘는 짓이라고 이탈리아 정부에서 판단했던 것이다.

(2) 씨랜드 공국: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화재 참사 할 때와 동일한 명칭인 Sealand이다. 영토는 잉글랜드 남동부의 바다 위에 만들어진 인공 구조물이 전부이다. 국제적으로 국가로 정식 승인이야 못 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영국 정부로부터 토벌되지도 않고 지금까지 근근이 유지는 되고 있는 것 같다. 위의 로즈와 비슷한 시기인 1967년에 건립됐다고 한다.

(3) 헛리버(Hutt River) 공국: 섬이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의 서쪽 끝에 자리잡았던 초소형 국가이다. 어느 변호사가 법으로 요리조리 싸운 끝에 1972년에 호주 정부로부터 독립을 인정받고, 그 대신 영국 여왕에게는 여전히 충성을 다하는 영연방의 일원이 되었다. 하지만 경제난과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 때문에 2020년 1월에 전격 해체하고 다시 호주 연방으로 복귀했다고 한다.

3. 이스라엘의 리즈 시절 행적들

  • 유대인 학살을 주도했던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을 아르헨티나까지 찾아가서 추적 끝에 생포· 납치하는 데 성공(1960)
  • 시리아의 고위직에 스파이를 교묘하게 잘 심은 덕분에 정보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3차 중동 전쟁에서 승리(1964-1965)
  •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여객기 테러리스트들을 성공적으로 제압하고, 무려 100여 명에 달하는 인질을 아주 소수만 빼고 거의 다 구출 성공(1976)

4. 러시아의 전투 방식

러샤의 뿌띤은 20여 년 전 체첸 반군 쪽에서 테러를 벌였을 때에도,
10여 년 전 소말리아 해적이 귀찮게 굴었을 때도..
어느 때건 그냥 눈이 뵈는 게 없이 이판사판이었다. 너 죽고 나 죽는 치킨 레이스였고, 무자비하기 그지없었다. 이스라엘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유명하다. ㄲㄲㄲ

아 그래.. 소말리아 해적들을 망망대해 위에서 달랑 고무보트에다 태우고는 훈방 조치..
정말 이런 짓을 한 나라는 세계에서 러시아밖에 없긴 했다.;;
흑돌고래 교도소의 보유국이 아니랄까 봐. 소련이 망했어도 공산당 시절 특유의 반민주 인명 경시 풍조는 어딜 가지 않았다.
교수대 사형 집행이 없으면 사형보다 더 천천히 괴롭게 사람을 말려 죽일 뿐이다.

2004년 9월, 베슬란 학교 인질극 참사 얘기는 뒤늦게 들었다.
근데 이건 테러범들도 극악의 미친 싸이코들이어서.. 이건 세계관 최강자끼리의 불운한 충돌이라고 봐야겠다.
이때 러시아 군인들은 위· 영관급 장교들이 몸으로 총알 막고 수류탄 덮어서 전사하면서 인질들을 구출했다. 그러니 강경 진압을 명령한 수뇌부 말고, 밑에서 임무 수행한 사람들은 도저히 욕할 수 없었다.

“러시아 국민들과 테러리스트들이 분명히 알게 된 것은 러시아를 대상으로 테러를 하면 테러리스트나 인질, 진압부대 모두 다 죽는 ‘이판사판’의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었다.
이 베슬란 학교 사건 이후 체첸 반군은 다시는 러시아를 상대로 이러한 대형 테러를 벌이지 못했다.”

러시아고 체첸이고 벨라루스고 나발이고 역학관계를 잘은 모르겠다만..
문제는, 바로 이런 미친 근성의 나라가 이제는 전쟁을 벌여 놓고 어영부영 끝낼 생각 따윈 전혀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_-;;
구소련기 걸고 다니는 탱크를 보니, 남부기 걸고 다니는 미군 탱크 생각이 나더라.

5. 러시아의 존재감

내가 보기에 아폴로 계획(달 착륙) 음모론자, 그리고 중증 반일정신병자의 공통점은 다~~
러시아-소련의 존재감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이 쥐도 새도 모르게 몰래 달에 딱 한 번 다녀오고 말았고, 다른 경쟁자는 없었던 줄로 안다.
1800년대 말에 조선을 노리던 나라가 오로지 일본밖에 없었던 줄 안다.

그러니 망상이 초기 경증일 때는 "우리나라가 광복군이 참전해서 전승국만 됐어도.."로 시작했다가, 더 심해지면 "일본놈들이 조선을 침략하지만 않았어도~~"로 악화된다.
고종이 자국민을 우금치에서 기관총 갈기며 학살한 것은 안중에도 없고, 한때 청나라를 조선에서 완전히 몰아낸 거 하나만으로 독립문 세우면서 좋다고 난리를 쳤던 건 싹 잊어버린다.

저 존재감 없는 나라는 6 25 전쟁 때 탱크를 원조하면서 북괴를 도왔던 나라이며,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전투기로 우리 여객기를 두 번이나 격추시켰던 나라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으니 역사를 제발 편파적이지 않게 균형 있게 기억하시길 바란다.

6. 토종 동식물

중국은 용(?)과 팬더곰(판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는 캥거루와 코알라, 인도는 코끼리..
이렇게 특정 나라에서만 서식한다거나, 특정 나라의 상징처럼 등극한 동식물이 있다. 용은 실존하는 동물이 아니니 논외로 한다지만..

우리나라는 어떤 예가 있을까? 별로 떠오르는 게 없다. 반달곰이나 호랑이 같은 건 야생에서는 진작에 자취를 감췄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만 지내는 놈이 아니다. 아, 진돗개 삽살개 같은 토종견이 있군.
동물이 아니라 식물 중에 그 정도로 유니크한 물건들이 좀 있는 것 같다. 금강초롱, 미선나무, 끈끈이주걱, 동강할미꽃 따위 말이다.

7. 인구

지금은 바야흐로 2020년대인데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나라는 중국일까, 인도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공식적인 통계상으로는 아직 중국이 인도를 근소하게(불과 5, 6천만 명 남짓 차이) 앞서 있지만.. 압도적인 출산율의 차이로 인해 2020년대 안으로 인도가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게 다수설이다.

심지어 비공식적으로는 2010년대 중후반에 이미 역전이 됐을 거라는 추측도 나도니..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그런데 두 나라 다 공권력이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는, 서류상으로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 지경이다. 그러니 이 역시 그냥 추측의 영역에 머무르게 될 것 같다.

땅이 제일 넓은 나라는 러시아이지만 인구가 제일 많은 나라는 러시아보다 더 남쪽에 있다. 그런데 캐나다는 그 방대한 영토에 비해 인구는 참 안습하다. 미국하고도 그렇게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서 숫자 감각이 더 분명해진 뒤에야 실감하게 됐다.

8. 미국의 방송, 항공사, 자동차 회사

미국은 워낙 크고 넓고 통치 형태도 완전 단일 정부가 아니라 연방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 우리나라는 전국구 공영 지상파 TV 방송국이 KBS/MBC 정도가 전부이지만 저기는 CBS, ABC, NBC, FOX 등 더 다양하다.
  • 메이저(저비용이 아닌) 항공사도 땅 좁은 우리나라는 대한/아시아나가 전부이다. 그러나 저기는 메이저를 넘어 플래그십 항공사 자체가 단일 유일이 아니다. 델타,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등으로 관할이 나뉘어 있다.
  • 독립된 자동차 회사는 GM과 포드 말고 또 있는지 모르겠다. 미국은 자동차 제조사끼리의 인수 합병으로 인해 브랜드명을 통한 분화가 굉장히 많이 돼 있다. 캐딜락, 링컨.. 이런 건 브랜드 이름일 뿐, 뿌리는 다 동일해졌다(GM).

우리나라의 경우, 현대와 기아는 언뜻 보기에 서로 다른 회사이지만, 그래도 큰 뿌리는 둘 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멤버가 되었다. 그리고 제네시스는 현대 소속이지만 현대를 노출하지 않는 별도의 브랜드명처럼 돼 있다.

한편, CBS라는 명칭은 우리나라의 기독교 방송과 이니셜이 완벽하게 겹친다. 하지만 이건 아예 보통명사인 CCTV와 겹치는 중국의 방송 명칭보다는 상황이 나은 것지도 모르겠다.;;

9. 남아메리카 베네수엘라

  •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폭포.. 높이 979m짜리 엔젤/앙헬 폭포가 있는 나라라고 맨 처음 들었다.
  • 석유가 그렇게도 많이 난댄다. 엥, 미국도 아니고 중동도 아닌 곳에서?
  • 그런데도 나라 복리후생이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처지가 전혀 아니다. 오히려 그리스 급으로 경제 막장이고, 멕시코· 필리핀 급으로 치안 막장이라고 한다. 도대체 뭐가 꼬였길래?
  •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나라 차원에서 다른 스포츠나 기능 경기도 아니고 미인 대회를 그렇게도 육성하고 공략한다고 함. 그래서 여기 출신 입상자가 많다

10. 화폐 단위

끝으로 베트남 ‘동’.
대한민국 원보다 가치가 더 낮은 화폐단위가 있긴 하구나..! (미화 1$에 22839동)
태어나서 처음 들었다. ㅎㅎ 매우 인상적이다.
쟤들도 인플레 때문에 10, 100단위는 실용성이 거의 없고, 기본이 1000단위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아울러, 몽골 '투그릭'도 한국 원보다 미묘하게 가치가 더 낮은 화폐라고 함..

Posted by 사무엘

2023/11/25 08:35 2023/11/2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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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에 대한 진술

성경은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다"(레 17:11)라고 말하는데, 이건 단순한 문학 서사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팩트이다.
아울러, "피는 땅을 더럽힌다"(민 35:33)라는 진술도 굉장히 일리가 있는 사실이다.

피는 아무리 씻고 닦아내도, 아주 특수한 화학약품을 뿌리지 않는 한 죽어라고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요즘 기술이 발달해서 루미놀 반응으로 아주 미세한 혈흔을 검출해서 엄청 옛날에 벌어진 살인 사건 현장도 잡아내고, 거기 남아 있는 DNA로 수십 년 전에 죽은 사람의 신원까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걸 생각해 보시라.

사람이 죽은 현장을 완전히 불질러 버려야 이런 흔적도 지울 수 있는가 보다. 그래서 살인 다음에 방화가 뒤따르는 경우가 이리도 많았던 것이다.

이걸 성경은 "땅이 입을 벌려 아벨의 피를 받았은즉.. / 피가 부르짖나니.."라고 아주 초월적으로 표현한다.
세상에서는 저 워딩이 과학적 디테일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저걸 비유, 은유 과장 같은 문학 수사로 치부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관점과 바이블 빌리버의 관점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 오감이 감지하지 못할 뿐이지, 진짜로 피가 부르짖는 것이고 하나님이 그걸 들으시는 것이다.

"피로 더럽혀진 땅은 그 피를 흘리게 한 자의 피를 통해서만 깨끗해질 수 있다"(= 사형 제도) 이런 것도 과학으로는 알 수 없는 면모이다.
성경의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피가 환경을 오염시키지, 무슨 플라스틱이나 방사능 폐기물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2. 영적 접근성

예수님과 시간·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살았던 사람이라고 해서, 예수님의 행적을 직접 봤다고 해서, 심지어 예수님의 친인척이었다고 해서 특별히 예수 잘 믿고 신앙 생활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무슨 성경 시대의 언어를 모국어로 쓴다고 해서 특별히 성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처럼 예수님보다 한참 후대를 살고, 지역적으로도 아무 연고가 없는 곳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해도.. 온전히 보존되고 번역된 하나님의 말씀이 있기 때문에 그 당대를 살았던 사람과 아무 차이 없이 복음을 접하고 그분의 뜻을 알 수 있다. 성경은 이게 예수님 당대 시절 체험보다도 더 확실하다고 자가증언한다. (벧후 1:18-19)
이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나오는 엉뚱한 질문들이 바로 "세종대왕 이 순신도 지옥 갔냐느니", 아니면 "이 히브리어 그리스어의 뜻은 그 시절 사람을 불러서 물어 보고 싶다" 같은 부류들일 것이다.

예수님은 사역 당시에 혈육 가족으로부터의 청탁 내지 찬스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공과 사를 구분하여 공평하게 사역을 하셨다. 이는 요한복음의 그 "여자여" 발언 말고도 복음서 여러 곳에 나온다.

  • 그분께서 이것들을 말씀하실 때에 무리 중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그분께 이르되, 당신을 밴 태와 당신이 빤 젖이 복이 있나이다, 하거늘
  • 그분께서 이르시되, 그러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것을 지키는 자들이 복이 있느니라, 하시니라. (눅 11:27-28)

언뜻 생각하기에 감히 하나님을 잉태하고 낳고 젖을 먹여 준 마리아의 신체는...;;; 얼~~~~마나 복되고 은총이 가득하고 특별하고 성스럽고...;;; 그 유니크함이 이루 말로 형언할 수가 없지 않겠는가..?? 특히 가톨릭 같은 곳의 사고방식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성경은 그런 심상을 지지하지 않는다.

  • ... 내 모친과 형제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것을 행하는 사람들이라 ... (눅 8:21)
  • ...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그 사람은 나의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막 3:35)
  • ...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그 사람이 나의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마 12:50)

"내 모친과 형제 자매가 별 거 있냐..??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들이 다~~ 내 모친과 형제 자매인걸 뭐??" ...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하나님의 영적 접근성은 시대나 장소, 출신에 얽매이지 않으며 차별이 없다. 아멘~

3. 성경에 나오는 반전

난 개인적으로 이 두 구절을 읽을 때 아주 비슷한 느낌이 든다. 아주 의미심장한 반전 전개를 암시한 게 아닌가?

  • 그러나 그가 머리를 깎인 후에 그의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기 시작하더라. (삿 16:22)
  • 그러나 다윗이 행한 그 일이 주를 불쾌하게 하였더라. (삼하 11:27)

삼손의 경우는 머털도사에서 머털이의 머리카락이 다시 자란 장면이 떠오른다. =_=;;;; 한편, 악역인 꺽꿀이는 지 스승한테도 반역하고 나중에 죽은 것, 그리고 장발미남이라는 점으로 인해 압살롬을 묘하게 연상시킨다.

다윗의 경우는? 살인을 통해 간음을 언뜻 보기에 재혼으로 완벽하게 은폐했다. 살인은? 전쟁터에서의 영예로운 전사로 완벽하게 은폐했다. 요즘으로 치면 아군 껀지 적군 껀지 알 길이 없는 수류탄 프래깅과도 비슷해 보인다. ㅡ,.ㅡ;;;
누가 봐도 흠잡을 데 없이.. 쥐도 새도 모르게 누군가를 자연스럽게 없애는 계획이 성공했지만.. 하나님은 그 흉계조차도 완벽하게 다 간파하고 계셨다.

삼손은 천하장사였고, 다윗 시대에는 골리앗이라는 또 다른 천하장사가 있었다. 시기는 좀 차이가 있지만, 이렇게 천하장사가 나오는 성경 본문에서 심상은 각각 긍정적 vs 부정적으로 다르다만, '그러나' 반전이 있다는 걸 생각해 보자.

4. 사도행전

(1) 사도행전 6장에서 사도들의 역할을 분담하기 위해 집사를 선출하는 건.. 출애굽기 18장에서 모세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중간 간부를 뽑는 것과 비슷한 장면인 것 같다.

(2) 흔히 천사라고 하면 무슨 예쁜 미소녀나 생글생글 미소년, 심지어 아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성경에서 딱 한 번 '천사의 얼굴' 같다고 예를 든 건 바로 스데반.. (행 6:15) 건장한 남성 청년이었다.
행 7:59는 스데반이 순교하면서 하나님께 부르짖었는데.. "예수님, 내 영을 받으시옵소서"라고 말하는 걸 보니 예수님이 곧 하나님이라는 걸 보여주는 위대한 구절이다. 그리고 성도들이 죽는 것은 그냥 잠드는 것과 같다는 것을 바로 다음 구절에서 보여주기도 한다.

(3) 사도행전에 기록된 바울의 행적은.. 퀘스트를 수행하는 RPG 게임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대제사장을 찾아가라 -- 체포영장을 받아서 다마스쿠스로 가라.. -- (도중에 이벤트 발생.. 예수님 만나는 컷씬)
(다마스쿠스에서 아나니야 만남) -- 등등등등... 로마로 가라

(4) 바울과 바나바가 격렬히 싸우다가 갈라선 건.. 옛날에 id 소프트웨어에서 존 로메로와 존 카맥이 결별했던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존 로메로는 치렁치렁한 장발인 게 압살롬 같은 인상이 느껴지기도 하더라만.. ㄲㄲㄲㄲ

5. 나머지

  • '하나님의 가족'에 대한 찬가인 시편 45편은 뭔가 성경의 용비어천가 같은 느낌이 든다.
  • 누가복음 15장에는 그 유명한 탕자의 비유가 수록돼 있다. 눅 15:17는 요즘 시쳇말로 '현타'라는 게 무엇인지를 극명히 보여주는 구절이라 하겠다. 스바의 여왕은 솔로몬의 너무 엄청난 부귀영화를 보고는 멘탈이 털려 버렸는데, 탕자는 맨 밑바닥 인생 돼지우리에서 멘탈이 제대로 돌아왔다. ㄲㄲㄲㄲ
  • "라떼는 말이야"의 진짜 원조는 최초의 인간 아담일 듯하다. 그리 오래 지내지 못했던 에덴 동산 시절에 대한 기억이 있을 테니까.. "라떼는 말이야 힘들게 농사 안 지어도 식물들이 큼직하게 열매 잘도 맺었는데.. 후손들이 고생 많군" 이런 할 말이 많았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3/11/22 19:35 2023/11/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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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명

지금으로부터 불과 수십~수백 년 전만 해도 인간들은 정말 간단한 안전 장치가 없어서 정말 간단한 사고만으로도 죽고.. 저렴하게 보충 가능한 무슨 영양분이나 약, 백신이 없어서 간단한 상처만 입고도 세균 감염 때문에 죽고, 간단한 병에만 걸려도 죽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겨우 '종기'가 동서양의 수많은 왕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괴롭히고 죽게 했는지를 생각해 보자. 평민이 아니라 군주.. 당대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던 사람을 말이다.
충치나 잇몸병도 치료 안 하고 극단적으로 방치하면 독소가 뇌까지 가서 사람이 얼마든지 죽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러니 "현대인들은 옛날처럼 결핵, 콜레라, 장티푸스, 파상풍, 전염병으로 죽지 않으니, 끝에 가서 암에 걸려 죽는 편이다"란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후진국형 감염병 전염병 → 성인병 → 암의 순으로 병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 같다.

이렇듯, 옛날엔 의료 보건 위생이 열악하고 영양 상태가 열악했기 때문에 사람이 장수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먼 옛날 성경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노아의 홍수 이전에는 사람이 900살이 넘게 살았는데, 그 뒤부터는 사람 수명이 급격히 짧아져서 100을 넘기가 어려워졌다. 이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후세들이 단명하는 걸 보고 이러다 인류가 멸망하는 거 아니냐고 굉장히 놀라고 겁먹었지 싶다.;; 요즘 저출산을 걱정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고대 과거에도 이 역경을 딛고 8, 90까지 사는 용자도 가끔은 있었다. 신체의 면역력이 최강이었던 듯? 그리고 옛날에도 암 걸려 죽는 사람도 없는 건 아니었다.
조선 시대엔 사람이 나이 80인가 90을 넘으면 노비여도 해방시켜 주고 왕이 찾아가서 어르신~ 굽신거리며 인사를 했다고 그런다. 창세기 끝부분에서 파라오가 야곱 옹을 찾아가서 인사하던 장면이 생각나는군.

2. 동물로부터 옮는 병

개, 돼지, 소와 얽힌 무서운 병이 하나씩은 다 있는 것 같다.
광견병은.. 치사율이 99.99%에 달하는 정말 무서운 병인데 그나마 백신이 인류를 구했다. 증상은 물과 빛에 접촉하는 게 고통스러워진다니, 식물과는 완전히 반대가 되는 것 같다.

광우병은 병의 명칭이 정확하지 않고 환자도 극소수라는 논란이 있지만, 어쨌든 일단 걸리면 뇌가 망가지면서 죽는 무서운 병이다. 백신도, 치료제도 현재까지 전무하며, ‘프리온’이라는 원인 물질이 기존의 세균이나 바이러스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라고 한다.
그런데 영국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병이 왜 미국산 소고기로만 불똥이 튀었는지는 난 지금도 잘 모르겠다.

저런 병들에 비해, 구제역이나 돼지열병은 종간장벽에 걸려서 사람한테는 딱히 해를 끼치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한번 발생했다 하면 불쌍한 돼지들이 몽땅 다 매몰 살처분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큰 손해를 끼치기는 한다.
2010~11년경에 한번 대판 난리를 겪은 뒤, 요즘은 우리나라에 구제역 백신은 꼬박꼬박 다 맞힌다고 한다. 돼지들을 정상적으로 키우지 않고, 원가 절감을 위해 너무 좁고 열악한 곳에서 면역력도 약한 채로 항생제 꼬라박고 살만 찌우며 사육하는 게 문제라고 그런다.

3. 에이즈

그리고 끝으로 에이즈..;;
에이즈는 인체의 면역을 무너뜨려서 다른 기회질병들을 왕창 일으킴으로써 사람을 죽게 만드는.. 다시 말해 딴 질병들을 끌어들이는 ‘메타질병’(!)이다.
그 기작을 일으키는 병원체 바이러스는 HIV라고 부르고, 이놈 때문에 일어나는 여러 증상들 일체를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 AIDS라고 부른다. “HIV에 감염된 뒤에(양성 판정) 인체가 놈을 이기지 못해서 AIDS가 발병하기까지는 수 년에서 십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런 관계다.

이렇게 사람이 면역 무장이 해제되고 나면 평소에는 절대 안 걸릴 감기나 호흡기 질병, 폐의 아주 자잘한 염증만 갖고도 사람이 픽 쓰러지고 훅 가게 된다. 그리고 자잘한 피부 질환들도 컨트롤이 안 돼서 그대로 도지고 시뻘겋게 흉측하게 변한다. 방사능 피폭 때문에 온몸이 총체적으로 망가지고 서서히 죽는 것과.. 분야와 방식은 다르지만 결과물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에이즈는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피나 정액 (+ 모유, 질액)처럼 일상적으로 쉽게 나오지는 않는 찐한-_- 체액을 통해서만 전파된다. 땀, 대소변, 타액, 비말, 눈물, 콧물, 입김 정도로는 절대 전파되지 않는다.
우한 괴질 COVID19는 사람 비말에 담겨서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고 그래서 전세계 사람들이 활동을 중단하고 마스크 쓰고 얼마나 삽질해야 했던가? HIV는 전혀 그렇지 않으며, 오히려 공기 중에서 단독으로는 얼마 못 살고 죽는다.
그러니 에이즈 예방을 위해서는 ㅋㄷ을 착용하라고 그러지, 마스크를 착용하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HIV는 피를 통해서 전해진다고는 하지만 의외로 모기에게 물려서 감염되지는 않는댄다.
말라리아 ‘균’은 모기의 체내에 무사히 머무르고 살아 있지만, HIV 바이러스는 종간장벽에 걸리는지 모기의 면역 체계를 뚫고 들어가지 못한댄다.
오 개인적으로 궁금했는데 그렇구나.. 그 하찮은 미물 모기한테도 면역이라는 게 있구만. -_-;;

에이즈의 기원은 아프리카에서 인간이 어떻고 원숭이가 어떻고 그런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인간이나 원숭이의 생태가 열악했던 건 수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이런 병이 왜 하필 1980년대가 돼서야 뿅 나타났는지 진짜 기원과 발생 배경은 여전히 수수께끼 미스터리라고 한다.

이렇듯, 에이즈는 평범하게 건강· 영양 관리 안 하거나 보건 위생이 불결해서 걸리는 병이 아니다. 하필 피와 정액만 저렇게 저격하는데 정작 모기를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고. 증상이 정말 끔찍하고 무섭고, 아직까지도 치료법은 많이 발달했지만 근본적인 바이러스 퇴치는 못 하고..
그래서 당시엔 사람들이 이걸 20세기 흑사병, 세기말 신의 징벌 급으로 생각하면서 두려워했다. 진짜 특이한 병이기는 하다~!

모든 게이들이 에이즈 환자인 건 아니고, 모든 에이즈가 동성애 때문에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동성애가 에이즈 감염을 늘린다는 건.. 마치 흡연과 폐암의 상관관계만큼이나 통계적으로 팩트이다. 이에 대한 필요 이상의 확대해석이나 혐오발언은 자제해야겠지만 일단 현실은 그렇다.
오죽했으면 쌍팔년도 시절에 에이즈를 지칭하는 비공식 코드명이 ‘게이들이 걸리는 괴질’ GRID인 적도 있었다. 뭐, 1970년대에는 미국에서도 동성애를 아직 정신병으로 규정했을 정도니까.. 이것조차도 동성애를 아예 형법상 범죄로 규정했던 더 옛날에 비해서는 인식이 많이 달라진 거다.

(1940년대에 앨런 튜링이.. 천재 머리로 2차 세계 대전의 승전에 기여하고 세계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성 소수자라는 이유로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불이익을 당했던 걸 생각해 보자. 사우디아라비아나 우간다 같은 나라가 아니라, 서구 열강이던 영국에서 말이다.)

에이즈는 그 특성상 성행위뿐만 아니라 수혈을 통해서도 전파되고, 무슨 유전병마냥 산모를 따라 태아가 그냥 모태로부터 감염된 채로 태어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상적인 병원에서는 주사기를 절대로 재사용하지 않으니 그럴 일이 없는데.. 한 주사기를 여러 명이서 돌려 쓰는 뒷세계 약쟁이들 사이에서 바로 저런 이유 때문에 에이즈 감염이 잦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말에 내국 자국민 중에서 최초의 에이즈 감염자가 확인됐다. 1985년은 아직 국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전이었다. 젊은 청년이 연고가 없는 아프리카 지역에 간 건 놀러 간 게 아니라 일하고 외화 벌러 간 것이었다. 그런데 어딜 잘못 삐끗하는 바람에 병이 옮은 듯..
그 환자는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2011년도의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50대 중반의 나이로 생존 중이라고 한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에이즈도 고혈압이나 당뇨 정도의 위험도로 많이 내려간 듯하다. 물론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HIV는 무슨 광견병 바이러스 같은 놈은 아닌지라, 감염자의 80% 정도는 꾸준히 약 먹고 몸 상태 관리하면서 잘 생존해 있다고는 한다. 통계를 검색해 보니 2020년대에 국내의 에이즈 환자는 1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문제는 감염자가 매년 1000여 명씩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 이것도 마약 사범의 증가만큼이나 큰 문제가 될 것 같다. 매년 드는 그 비싼 약값(그것도 나라에서 보장해 주는!!)이 하늘에서 공짜로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3/11/20 08:35 2023/11/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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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플랫폼 공통 스크립트

(1) qt가 단일 소스로 Windows, 리눅스, 맥에서 모두 똑같이 돌아갈 수 있는 GUI 프레임워크라면..
cmake는 단일 스크립트로 Visual Studio 프로젝트, 유닉스 계열 makefile, 그리고 xcode 프로젝트를 모두 생성해 주는 메타빌드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qt를 사용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프로젝트 파일을 cmake로 관리한다면 진정한 크로스플랫폼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ㄲㄲㄲ

(2) 다음으로, 단일 소스/스크립트 기반으로 세 운영체제에서 똑같이 돌아가는 설치· 배포 패키지 생성 유틸은 없는지 궁금하다.
cmake(메타빌드)와 nsis(설치· 배포)는 스크립트 언어가 완전히 같은 문법 기반은 아니지만 좀 비슷하고 공통 조상을 둔 게 있는 것 같다.
얘들은 전문적인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복잡한 수식에 복잡한 객체 선언, 배배 꼬인 복잡한 조건 분기 반복을 구현할 수는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변수는 $로 시작해서 선언하고, 문자열 리터럴 안에다가 변수값을 바로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도 비슷하다.

시대에 좀 뒤떨어지는 설치 배포 패키지는 고해상도 DPI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좀 안습하다. 125~150% 배율 화면에서 설치 프로그램부터가 강제 확대되는 바람에 창이 뿌옇게 표시되면.. 정작 프로그램 당사자가 고해상도 DPI를 지원한다 해도 그 프로그램의 첫 사용 경험이 좋게 시작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본인은 이런 사례를 몇 번 본 적이 있다.

2. C/C++ 컴파일러

Windows용으로 쓸 만한 좀 가벼운 C/C++ 컴파일러가 없는지 좀 궁금하다.

  • 용량은 그냥 수십 MB 수준이며, 단독으로는 그냥 표준 C/C++ 라이브러리만 들어있고 명령 프롬프트 프로그램만 만들 수 있다.
  • MFC 같은 건 없어도 되고, 그냥 따로 설치한 플랫폼 SDK와 연계하면 Windows API 정도는 사용할 수 있다.
  • 프로젝트 없이 간단한 소스 코드 하나만으로 exe를 바로 만들 수 있다.
  • 특히 Visual Studio Code와 바로 연계해서 쓸 수 있다.

Visual C++은 정말 너무 무거워졌고.. Windows용 g++인지 뭔지는 런타임인 cygwin 깔고 이것저것 선행 작업이 많이 필요해서 무겁긴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딱 본질에만 충실한 개발 환경을 어디 구할 데 없을까? 개발툴이 무거워지는 건 인스턴트 메신저 프로그램들이 수익성 컨텐츠 집어넣느라 쓸데없이 너무 무거워지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요즘은 웹에서 어지간한 프로그래밍 언어들을 바로 코딩하고 돌려볼 수는 있다. 하지만 웹에서의 코딩 환경은 로컬 IDE와 같은 급으로 인텔리센스 자동 완성이 지원되지는 못하니 생산성이 떨어진다.
옛~~날에 요런 틈새시장 용으로 Dev C/C++라는 물건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IDE와 컴파일러 복합이었고, 개발사의 이름에 blood라는 단어가 있었는데=_=.. 그 뒤로 개발이 중단된 듯하다.

3. Visual Basic

Visual Basic 6은 사법시험 같고, Visual Basic .NET은 로스쿨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만 말하면 무슨 뜻인지 아시려나..?? 내가 보기엔 딱 그렇다. -_-;;

참고로, Visual Studio 툴 자체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닷넷용 언어들의 커맨드라인 컴파일러는 .NET 프레임워크를 설치하면 깔린다.
그러니 Windows에서는 리눅스처럼 gcc g++은 없지만, Windows\Microsoft .NET\아무 버전.. 디렉터리 가 보면
vbc (비베), csc (C#) 컴파일러는 어느 컴에나 다 있다.
그런데 C/C++ 컴파일러는 없으니 아쉽다. 비베는.. 6이건 .NET이건 실무 용도가 있기는 한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4. git

이놈의 git은 그냥 commit이나 push를 하기 전에 미리 "지금 원격 저장소에는 또 최신 작업 내역이 있는데요. pull부터 먼저 하시겠습니까?" 이렇게 말이다.
커밋할 때부터 지금 중앙 저장소의 상태가 최신이 아니니까 미리 니 쪽에서 pull부터 하고 나서 커밋 하는게 좋겠다고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맨날 push할 때 충돌 난다고 뒤늦게 징징대서 사람 귀찮게 하지 말고 말이다. 이러면 commit 그래프도 일직선이 아니라 더 지저분한 모양이 된다. 이건 시스템이 좀 개선돼야 할 것 같다.

5. Visual Studio Code

오~ 써 보니 사용자 경험이 좋고 꽤 괜찮다!!
빌드 가능할 정도로 정교하게 프로젝트/makefile을 세팅할 필요 없이 디렉터리만 지정해 주면, 거기 있는 소스와 헤더 파일을 알아서 '적당히' 파싱 해서 심벌과 파일명 검색, 명칭 자동 완성이 가능한 범언어적 에디터.
요런 틈새시장 제품이 Source Insight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말이다. 쟤도 그 틈새를 멋지게 잘 공략했다.

외형 껍데기가 깔끔 모던하고, 파일 내용 변경한 게 find in files 결과창 같은 데에 실시간으로 쓱쓱 반영되는 것도 좋다.
마구 마구 아이디어가 샘솟고 코딩을 하고 싶어진다.
걍 Visual Studio IDE만 쓰면 되지 에디터가 굳이 따로 필요하나 소신이었는데, 이 정도 에디터면 프로그래밍 생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
Source Insight는 유료인 반면, 쟤는 무료이기까지 하다. Source Insight 측에서 분발해야 할 듯.

6. 궁금한 것: 공유 라이브러리 디렉터리

Windows에는 프로그램의 빌드 때만 쓰이는 정적 라이브러리인 lib, 그리고 프로그램이 실행될 때 매번 쓰이는 동적 라이브러리 dll이 있다. dll을 찾는 순서로는 현 디렉터리, 실행 파일이 있는 디렉터리, Windows 시스템 디렉터리, PATH에 등록된 디렉터리 등.. 여러 복잡한 절차가 존재한다.

시스템 디렉터리의 포화를 막고 DLL hell 현상도 해소하려고 20년도 더 전에 side-by-side assembly라는 기법이 도입되긴 했다. 하지만 사용이 너무 까다로워서 그런지 이건 마소 자기들끼리만 쓰고 제3자 개발자들은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COM이야.. 파일 이름이나 디렉터리 같은 저수준 방식이 아니라 객체의 클래스ID로 DLL을 식별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깔끔하기는 하지만 레지스트리를 건드려야 하고 다른 방식으로 사용이 너무 까다롭고 복잡하다.
이미 COM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DirectX, OLE 같은 특정 분야의 API를 사용할 때나 이걸 쓰지, 얘 방식으로 뭔가 새로운 컴포넌트를 만드는 일은 잘 없다. =_=;;

자, Windows 동네는 상황이 이렇고, 유닉스 계열에서는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정적 라이브러리 a와 동적 라이브러리 so가 있는 걸로 안다. 그리고 내가 알기로, 거기도 so를 특정 사용자용 bin, 공용 bin 등으로 구분해서 수용하며, so 파일을 찾는 정형화된 절차가 있다. 구체적인 내역은 모르지만 말이다.
macOS는 거기에다가 dylib인지 framework인지 하는 개념도 있다. 이건 Windows의 side-by-side assembly나 COM처럼 자신들만의 컴포넌트 규격인 걸까? 이것들의 관계는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C/C++을 처음 공부하던 시절에도 모듈과 번역 단위 개념이 나올 때부터 생소하고 어려웠다. 무엇이든 범위가 여러 소스 파일, 여러 파일 수준이 되면 어려워지는 것 같다.

7. 콘솔(터미널): 화면을 모두 지우는 명령 등

Windows의 명령 프롬프트에서 CLS는 그야말로 현재 콘솔 버퍼에 있는 모든 출력 내용들을 싹 다 날리는 명령이다. 명령 프롬프트의 강화 버전인 PowerShell이나 Windows Terminal에서도 동일하게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맥과 putty 터미널에서 clear는 기존 표시된 내용들을 다 위쪽으로 밀어내서 지금 보이는 겉보기 화면만 싹 정리된 듯이 보이게 한다. 화면을 위로 스크롤 시키면 기존 내용들을 여전히 다 확인할 수 있다.

난 개인적으로 이 동작이 굉장히 성가시고 불편했다. 빌드를 돌리고 나서 에러를 확인한 뒤, 에러를 고치고 clear 후 다시 빌드를 돌리는데 이전 빌드의 에러가 자꾸 검색되면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화면을 CLS처럼 완전히 싹 지우는 기능은 '스크롤백 날리기'라고 보통 메뉴에서 별도의 명령으로 존재하는 편이더라. 차라리 clear이나 CLS 명령의 옵션으로 둘 다(전체 vs 한 화면만) 제공하면 어떨까 싶지만, 또 그렇지는 않더라.

개인적인 생각은 다른 터미널들에서도 모든 출력을 싹 날리는 게 더 쉽게 가능했으면 좋겠다.
도스의 배치 파일에도 if errorlevel goto 같은 아주 간단한 제어문이 지원되긴 했지만, 유닉스 계열의 셸 스크립트는 말할 것도 없고 GWBASIC하고도 비교가 민망한 허접한 기능밖에 없었다.;;

탐색기에서 자기 컴퓨터뿐만 아니라 LAN/FTP 상의 다른 컴퓨터까지 바로 들어갈 수 있으면 좋다.
그것처럼 한 터미널에서 내 컴뿐만 아니라 원격 컴퓨터의 터미널에도 바로 들어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마소에서도 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마냥 도스 기반이 아니라 더 전문화된 터미널 앱을 제공하는 것이지 싶다. 너무 늙은 putty조차 대체할 수 있게 말이다.

putty는 문자열 찾는 기능과 특정 문자열이 나타났을 때 highlight 표시하는 기능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8. 앱들의 개발 형태의 변화

어제 오늘 일은 당연히 아니지만.. 개인용 컴퓨터라는 게 인터넷 단말기나 게임기로 바뀌어 가니.. 단순 정보 조회 프로그램도 이제는 다 PC가 아니라 웹 기반으로 바뀌어 간다. 예전 같았으면 RAD 툴이라도 썼을 법한 프로그램도 이제는 어지간해서는 웹인 듯..

사용자가 직접 다루는 키오스크 앱은..? 테이블마다 태블릿을 갖다놓고 웹이나 앱으로도 만드는 것 같다. 매출관리 프로그램은 직원만 다루니 키오스크처럼 비주얼 UI를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만.. 얘도 바뀌어 간다.
Delphi나 Visual Basic 같은 통상적인 RAD 툴에 대한 수요도 20년 전에 비해 확실히 줄어들었지 싶다.

단순 사전류 프로그램은 한컴사전밖에 안 남았고.. 도움말/문서는 빼박 다 웹이다. 로컬에다 제공하지 않는다.
Windows는 help 디렉터리에 두툼한 도움말 파일들이 사라졌고, Visual Studio의 몇 기가짜리 MSDN도 없어졌다. 2015쯤부터 말이다.

에구~~ 개인적으로는 오프라인 문서가 아예 없어져 버리면 심리적으로 좀 불편한데 말이다. 뭔가 붕 뜬 느낌이다.
종이책이 컴퓨터 viewer 기반으로 바뀌었을 때 약간 떴고, 컨텐츠가 이젠 내 하드에 저장조차 되지 않고 늘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다면.. 더 붕 뜬다. 이게 피할 수 없는 대세이긴 하지만..
이런 시국에 종이책이라든가, PC용 프로그램이 담당해야 할 영역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게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23/11/17 08:35 2023/11/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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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또 C/C++ 문법 잡생각들을 늘어놓아 본다.

1. elaborated type specifier

C에서는 struct, enum, union 타입의 변수를 지정하려면 말 그대로 저 '종류' 명칭을 먼저 지정하고 나서 타입 명칭을 명시해야 했다. 종류 명칭을 생략하고 타입 명칭만으로 해당 종류를 나타내려면 C에서는 typedef를 번거롭게 해 줘야 했다.
그래서 C 시절에는 typedef struct _XXX { ... } XXX; 이런 두벌일이 관행이었다. struct _XXX라고 하든가, XXX라고 하든가 둘 중 하나다.

그러던 게 C++에서는 class라는 종류가 또 추가되었으며, 타입을 선언할 때 종류 명칭을 생략해도 되게 바뀌었다. struct XXX { ... }; 만 해도 XXX를 단독으로 쓸 수 있는 셈이다.
종류 명칭 지정은 required가 아니라 optional이 된 건데.. 허나, C++에서도 종류 명칭을 반드시 지정해야 할 때가 있다. 이런 full 명칭을 "elaborated type specifier"이라고 부르는데, 이게 필요한 상황은 바로 타입 명칭과 변수 명칭이 겹칠 때이다.

굉장히 의외이고 사실 권장되지 않는 관행이기도 하지만, C/C++에서는 기존 타입명과 동일한 명칭으로 변수를 선언하는 게 가능하다. (int, float 같은 built-in 타입 예약어는 당연히 제외)
ABC라는 클래스가 있다면 ABC ABC;라고.. ABC라는 이름의 객체/변수를 그대로 선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마토 급 전함 야마토'처럼 말이다.

두 클래스 A, B가 있고 앞에서 A B; 라고 B라는 변수를 선점해 버렸다고 치자.
이때 나중에 B라는 클래스의 인스턴스를 또 선언하고 싶다면 그때는 class B 뭐시기.. 이렇게 명시함으로써 이 B는 변수가 아닌 타입 명칭임을 알려줄 수 있다. A라는 클래스 소속의 변수 B, B라는 클래스 소속의 변수 A라고 상호 참조시키는 건 불가능하지 않으나 너무 사악해 보인다. -_-;;

전역변수와 지역변수가 이름이 겹칠 때 구분을 위해 :: 연산자를 사용한다면(C++ 한정), 변수명과 타입명이 겹칠 때 저런 종류 지정자가 쓰인다는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저 때야말로 typename 키워드도 사용 가능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그건 허용되지 않는 것 같다. ㄲㄲㄲㄲ typename과 class가 혼용 가능한(interchangable) 곳은 템플릿 인자뿐이다.

그 반면, 저기서는 struct와 class가 혼용 가능하다. 즉, class A라고 선언해 놓고는 elaborated type specifier로 struct A라고 쓰는 건 가벼운 경고 하나만 나오고 허용이다. 흥미롭지 않은지? =_=;; typename은 템플릿 바깥에서 범용적인 elaborated type specifier로서는 아직 접점이 없는 셈이다.

아울러, class는 자체적인 scope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 연산자에 잘못된 명칭이 지정됐을 때의 컴파일 에러는 "XXXX는 class 또는 namespace의 명칭이 아닙니다"이다. 요럴 때는 class가 말 그대로 namespace와 엮인다.
"class vs struct / typename / namespace"라니.. 이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하긴, 변수명과 타입명이 겹치는 게 가능하니까 망정이지, 겹칠 수가 없다면 C 라이브러리의 struct tm (time.h)은 당장 이름이 바뀌어야 했을 것이다. 너무 짧고 겹치기 쉽고 성의 없게 만들어진 명칭이다. -_-;;

2. 정수형의 다양한 alias들

C/C++은 boolean 타입조차 없이 전부 int로 퉁치는 정수 덕후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type-safety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었고, 용도에 따라 다음과 같은 alias 타입들이 등장해서 쓰이게 됐다.

(1) wchar_t (문자열): 유니코드 때문에 등장했고 얘 자체는 언어 표준으로 등극했다. wcslen, wcscpy 함수라든가, L"" 리터럴까지..
하지만 문자의 크기가 플랫폼별로 2바이트 내지 4바이트로 심하게 파편화됐다. 이 때문에 코드의 이식성을 저해하고 프로그래머들에게 큰 혼란을 끼치게 됐다.
결국 직접적인 크기를 명시하는 char16_t, char32_t가 나중에 일일이 추가됐다. 하지만 이것도 각 타입별 함수라든가 리터럴의 표기 방법, 심지어 % 문자열의 형식이 플랫폼마다 완전히 통일돼 있지 않다. 이식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참고로 얘들은 다 built-in type이며, 기존 부호 없는 정수형의 단순 typedef가 아니다. 가령, char16_t의 포인터는 unsigned short의 포인터와 호환되지 않는다.
그리고 char이야 플랫폼 불문하고 무조건 1바이트라는 게 언어 스펙 차원에서 정의돼 있으니 char8_t를 또 만들 필요는 없다. 하지만 1바이트 문자열을 가리키는 char*는 처음부터 부호 없는 정수형으로 만들었으면 깔끔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좀 있다.

(2) ssize_t size_t (컴퓨터 비트 수): charXX_t처럼 일반 정수형도 크기를 명시한 intXX_t, uintXX_t 같은 게 도입됐는데, 얘들은 charXX_t와 달리 그냥 typedef이다.
그리고 64비트에서는 int와 long의 크기가 플랫폼별로 파편화돼 버린 관계로, 어디서나 포인터 크기와 동일함이 보장되는 정수형이 따로 만들어졌다. size_t라든가 intptr_t, uintptr_t, ptrdiff_t 말이다.
int를 4바이트로 유지시킨 건 그렇다 쳐도, long까지 32비트 4바이트로 굳힌 플랫폼은 Windows가 유일하다. 하위 호환성에 정말 목숨을 건 결정이다.

(3) time_t (미래 시간): 얘는 문자열이나 컴퓨터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그래도 21세기보다 훨씬 더 먼 미래를 표현하기 위해서 64비트로 확장되었다. time_t가 32비트이던 시절 기준으로 빌드된 구닥다리 프로그램들은 15년쯤 뒤 2038년 이후부터는 제대로 쓰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참고로 얘는 언제나 부호 "있는" 정수로 정의된다. 시각뿐만 아니라 두 시각의 차인 '시간'을 표현할 때도 쓰이기 때문이다. 과거와 미래를 모두 분간하려면 당연히 부호가 필요하다.

이런 숫자 alias들은 %문자와는 영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저 typedef의 유동적인 비트수에 맞게 printf/scanf의 % 문자가 모든 플랫폼에 맞게 바뀌게 하려면... % 리터럴도 #define 해 가면서 바꾸면서 정말 지저분한 짓을 해야 된다. %ls인지 %S인지..?? %Id인지 %lld인지 %I64d인지.. 알 게 뭔가?

물론 값을 출력할 때는 모든 가변인자들이 intptr_t 크기로 promote되기 때문에 상황이 조금은 단순해진다. 하지만 입력을 받을 때라든가 32비트 플랫폼에서 64비트 값을 다룰 때는 역시 % 문자와 실제 변수 짝을 조심해서 대응시켜야 한다. 이러느니 C++ stream을 쓰고 말지.. =_=;;
그래도 %문자를 쓰는 게 다국어 지원 localize 관점에서는 취급이 아주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는데 말이다. 차라리 독자적으로 % 문자 해석기를 만들기라도 해야 하나 싶다.

3. <=> 연산자

C/C++엔 ? : 이라고 유일하게 3개의 피연산자를 받는 독특한 연산자가 있다. if else문을 연산식 하나에다 박아 넣은 것이고, 오버로딩이 되지 않는다. 얘는 그냥 if else문만큼이나 C/C++의 문법처럼 취급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C++20에서는 단일 토큰으로서 길이가 3자나 되면서 연산 결과도 boolean 2종류가 아니라 '3종류'인 참 독특한 연산자가 추가되었다. 바로 <=> ... a <=> b는 a와 b의 대소 관계에 따라 1 0 -1 중 하나를 되돌린다. (실제로는 정확하게 정수형이 아니라 저 세 종류를 나타내는 comparision 객체 타입)
쉽게 말해 a, b가 문자열이라면 이 연산자의 결과는 strcmp 함수의 결과와 같다.

연산식에서 이 연산자가 당장 막 쓰이지는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클래스를 구현할 때 이 연산자는 굉장히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얘는 온갖 자잘한 비교 연산자들의 상위 호환이기 때문이다.
<=> 연산자 하나만 오버로딩 해 놓으면 > < >= <= == != 을 모두 유추할 수 있다. a==b는 a<=>b == 0 이렇게 말이다.

이 연산자가 지원되는 클래스는 Java로 치면 Comparable 인터페이스를 받아서 CompareTo 메소드를 구현한 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C의 사고방식이라면 이 함수의 리턴값은 그냥 int이겠지만.. 얘는 C++의 이념이 가미됐다 보니 built-in 연산자의 리턴 타입이 언어 차원에서 따로 정의돼 있다.

Visual C++에서도 최신 C++20 표준 문법 옵션을 켜 주면 바로 써 볼 수 있다.
외국에서는 <=> 가 무슨 우주선(!!!!)처럼 생겼다면서 spaceship operator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가 보다.
10여 년 전엔 R-value 참조자 &&가 아주 참신하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쟤가 비슷하게 참신하게 느껴진다.

4. 나머지 C

(1) 비트필드에 배열이 지원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5비트씩 n개 같은 식으로 말이다. 이건 너무 욕심 부린 걸까..?? ㅎㅎ
뭐, 컴파일러의 입장에서 코드를 생성하는 게 힘들 수는 있지만.. 그래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아키텍처에 따라서 멤버들 방향 지정을 자동화하는 것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비트필드에 바라는 사항이다.

(2) 배열의 원소 개수를 구하는 arraysize, 그리고 배열에서 특정 멤버의 오프셋을 구하는 offsetof
이거는 언어의 기본 문법과 연산자만으로 구현 가능하기 때문에 딱히 예약어로 지정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최소한 표준 라이브러리에 채택돼서 표준 헤더에서 제공할 만은 해 보인다. 특히 arraysize의 경우, C에서는 그냥 x/x[0] 같은 매크로로 구현되겠지만 C++에서는 더 type-safe한 인라인 템플릿 함수로 제공되면 될 것이다.

(3) C에는 자기 번역 단위의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 static 변수와 함수가 C++ 사고방식으로 치면 private 멤버와 얼추 비슷한 지위이다.
static 함수가 한 소스 파일 안에서 선언되고 참조(= 호출)도 됐는데 그 함수의 몸체가 정의돼 있지 않으면?? 이건 링크 에러가 아니라 해당 번역 단위에 대한 컴파일 에러로 처리된다. 오오~!! 다른 번역 단위들을 뒤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C++로 치면 unnamed 익명 클래스라든가 함수 안의 local 클래스에서 멤버 함수의 몸체가 곧장 정의되지 않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런 일회용 클래스들은 함수의 몸체를 바깥 딴 데서 찾을 만한 여지가 없다. ^^

C와 C++에서 이런 캡슐화 패러다임의 차이가 드러날 때가 있다.
한 클래스 A의 내부에서만 쓰이고 마는 내부 클래스 B를 그냥 A.cpp 안에다가 global scope로 선언할지, 아니면 A가 선언된 A.h 헤더 파일에다가 A 내부의 scope로 private 선언할지 말이다.
객체지향 이념에 따르자면 헤더 파일에다가 선언하는 게 좋지만, 실용적으로는 그냥 cpp가 낫다. 헤더에다가 넣으면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클래스인데도 수정할 때마다 그 헤더 의존하는 소스 파일들이 다 빌드되니까 말이다.

5. 나머지 C++

(1) "한 번도 참조되지 않은 변수"라고 경고(컴파일러 또는 정적 분석에 의해)가 뜨는 걸 무시하기 위해서 [](...){}(a,b,c,d,e); 라는 람다가 쓰인다니 참 대단하다. 아울러,
auto convert(const istream &input)  -> void;
void convert(const istream &input);

클래스의 멤버 함수도 이렇게 람다 스타일로 선언할 수 있으며, 위의 둘은 완전히 동치라고 한다. typedef 대신 using을 쓰는 문법과 비슷해 보인다. ㄲㄲㄲㄲㄲ

(2) 그나저나 using은 typedef의 완벽한 상위 호환이어서 typedef는 이제 쓸 필요가 전혀 없어지는 건지? signed 같은 잉여가 되는 건가 싶다. 템플릿 인자에서 class가 typename으로 대체되고 static 함수가 익명 namespace 함수로 바뀌는 것과 비슷한 양상인데, typedef는 쟤 말고는 다른 용도가 전혀 없으니 말이다.
using A = B는 파스칼에서 type A = B와 형태가 아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3) C++의 iterator들은 어지간한 건 내부 구현이 그냥 포인터 하나와 다를 바 없을 텐데.. intptr_t 같은 정수 하나로 간단하게 reinterpret_cast가 가능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type-safe하지 않은 C 스타일 콜백 같은 데서도 내부적으로 C++ 컨테이너의 원소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list, vector 말이다. hash는 모르겠다만.. 트리 기반 컨테이너인 set, map은 그 특성상 노드들이 parent 노드 포인터까지 갖고 있는데, iterator도 포인터 하나만 갖고 있어도 다음 진행 방향을 결정할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포인터 하나보다 크기가 더 큰 iterator도 심심찮게 보이는 것 같다.

(4) constexpr은 C++도 단순 read-only와 진정한 constant의 구분을 두려는 시도인 듯하다. 게다가 멀쩡한 함수를 '인라인화'도 모자라서 컴파일 시점에서의 상수로 바꾼다니..
팩토리얼이나 피보나치 수열 상수를 재귀적으로 구하는 건 예전에는 템플릿 클래스의 상수값 형태로나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C/C++ 상으로 멀쩡하게 생긴 함수의 호출 형태로도 표현 가능해졌다.
뭐, 템플릿에서도 static_assert와 더불어 많이 활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세한 건 더 공부해 봐야겠다.

(5) 객체를 초기화할 때 생성자 obj(arg)나 대입 연산 obj=arg 말고 중괄호는 배열이나 구조체를 초기화할 때에나 쓰이는 물건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C++11부터는 이게 initializer list라는 개념으로 리모델링되어 임의의 클래스의 public 멤버들을 순서대로 초기화할 때도 쓰고, 컨테이너에다 여러 원소들을 한꺼번에 집어넣을 때도 쓰일 수 있게 됐다.
참 혁신적이긴 하지만 용도가 너무 다양한 것 같다. 모호성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는 그럼 R-value 리터럴인 건지, 내가 만드는 클래스에서 저런 걸 받아들이려면 어떡해야 하는지 궁금한 게 많다. 이것도 공부 필요.. =_=;

(6) 인터페이스를 여러 개 받아서 구현한 클래스가 정작 그 인터페이스들의 base로는(예: IUnknown) 모호하다고 형변환 되지 않는 오류 말이다(Visual C++ 기준 C2594). 정말 아무 의미 없고 멍청한 페이크에 가까운 오류인데..
base가 고유한 vtbl이 없고 데이터 멤버도 없다면 그냥 자기 this에서 가장 가까운 base를 언어 차원에서 알아서 지정하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애초에 자기 데이터가 없는데 가상 상속을 할 필요도 전혀 없는걸? 궁금하다.
이게 언어 차원에서 interface라는 게 없고 그 대신 무식한 다중/가상 상속을 지향하며 만들어진 C++의 맹점인 것 같다.

(7) 나는 C/C++ 문법을 어지간한 건 다 마스터 해서 머리에 숙지하고 있고, 아무 코드나 보면 머릿속으로 가상의 컴파일러를 돌려서 "얘는 이런 식으로 기계어로 번역되겠다, 구현 비용이 얼마나 되겠다, 이렇게 동작하겠다, 이런 문제가 있다" 같은 게 예측이 된다고 생각해 왔다. 넓은 의미에서 암산과 비슷한 경지일 것이다. 아 당연히 난해한 코드 출품작 급의 괴물 코드 말고, 평범한 코드 말이다. -_-;;
하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기능, 기괴한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는 modern C++을 보면 이런 자신감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다. 배배 꼬인 템플릿에다 auto에 람다에, ...에 헥헥~ 이 기능은 어떤 문법적 근거를 통해 빌드 되는 건지부터가 파악이 안 되는 것도 있다. =_=;;

요즘 C++은 정말 옛날에 내가 알던 그 C++에서 갈수록 멀어져 간다. 그 경직된 정적 타입 네이티브 코드 컴파일 언어에서 어떻게 동적 타입 언어의 유연함을 집어넣은 걸까? 특히 가변 인자 템플릿 말이다.;; (튜플!!) ㄷㄷㄷ

Posted by 사무엘

2023/11/14 08:35 2023/11/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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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인간 군상들

1. 다자녀

난 대한민국의 1950년대 이후생 기준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다 자녀 가정은 김 석태-엄 계숙 부부인 걸로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 자녀가 5남 8녀 총 13명~!!

  • 남편은 목사. 사는 곳은 경북 칠곡, 구미 일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 이미 10여 년 전부터 매스컴 탔다. 이 명박과 현직 윤 석열 대통령의 취임식 때 초청받았고, 대통령 부부와 대면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대통령 부부는 무자녀.. =_=)
  • 자녀 중에 넷째와 다섯째는 1995년의 연초와 연말에 태어나서 쌍둥이가 아니면서 연도 나이가 같기도 하다.
  • 모든 자녀들의 이름을 한자 없이 순우리말로 지은 걸로도 유명하다~!!

근데, 여기 말고도.. 연예계에서 배우 남 보라가 14자녀 집안(8남 6녀)의 장녀(오빠 다음의 둘째)로 잘 알려져 있다. ㄷㄷㄷㄷ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이런 사례도 있다. ㄷㄷㄷㄷㄷ

다만, 면목동 14남매 김 중식-노 정화 부부 집안은 마냥 좋은 평만 있지는 않은 듯하다. 후원받은 돈과 물자를 애들 밥 먹이고 학교 보내고 제대로 키우는 데 쓰지 않고, 세들어 사는 집을 개판으로 만들어 놓고 발뺌하는 등의 정황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2020년대 이후로 딱히 매스컴을 더 타지는 않고 있다.

이것보다 더 나쁜 사례로는 애들을 잔뜩 낳아 놓고는 출생 신고조차 안 하고 10여 년을 그냥 막 키운 집안이 요 몇 년 전에 제주도와 광주에서 각각 보도됐었다.
다만, 애를 굶기고 때리고 물리적으로 학대를 한 건 아니어서 형사 처벌까지는 없이 넘어갔다. 출생 신고를 안 한 것에 대해 머리 하나당 5만 원 과태료만 매기는 걸로 끝..

이런 것들이 출산율 0.7명대 우리나라의 예외적인 반대편 극단 모습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출산율 올리려면 출산 관련 정책이 '일반'이 아니라 '특수'로 가야 하지 싶다.
이민만 왕창 받아들이는 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당연히 아닐 거고.

"애를 꼭 대학 안 보내도, 꼭 수도권에 몰리지 않아도 애 낳고 살 만한 나라" 이건 너무 이상적인 유토피아이니 더 바라지도 않는다.
이미 낳은 애들이라도 범죄나 사고로 어처구니없게 죽지 않게 지켜 주고, 불임· 난임 부부들 왕창 지원하게.. 이런 것부터 해야 하지 않겠나?
가족계획은 박통 때는 이해한다 치지만 이미 1980년대 5공 때 전면 폐지를 했어야지 그걸 왜 방치했나 모르겠다. =_=

2. 망나니/범죄자 여성

매스컴에서 잠시 스쳐 지나갔던 한 지선, 한 서희라는 사람. 동인 인물인 줄 알았는데 아니군.. 서로 다른 처자들이었다.
둘 다 이름 비슷하고 나이 비슷하고(94, 95년생) 얼굴 반들반들 예쁘장하고..
자기가 얼마나 노력하고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서 연예/방송계에서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여건에 있었는데.. 빌어먹을 개망나니 성깔 때문에 모든 복을 제 발로 차 버리고 몰락했다.

한 지선은 지난 2018년 9월경, 술에 만취해서는 다짜고짜 주변 택시에 올라타서 운전사 따귀를 때리고 행패 부리고, 심지어 출동한 경찰한테까지 따귀 때리고 깨물고 발길질 하고 쌩 난리를 쳤다. 도대체 정신줄을 얼마나 놨길래 저랬을까? 결과는 벌금형이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상파 방송에서는 출연정지 처분을 받았고, 그녀의 배우 커리어는 2019년 이후로 완전히 쫑났다.

다음, 한 서희는 그냥 연예인 지망생 중도포기자였기 때문에 한지선만 한 필모그래피도 없다. 하지만 다른 유명 남자 연예인들과 스캔들을 일으키면서 반쯤 공인이나 다름없는 유명세와 인지도를 누렸다.
뭐, 성깔 더럽고 까칠한 관종 트롤 프로불편러 기질이 좀 있었던 것 같은데.. 2010년대 중반부터 마약을 하다가 몇 차례 적발됐다.

급기야 2021년에는 재판 받다가 판사한테까지 “저기요. 전 도망 안 칠 건데요? 판사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제가 왜 구속돼야 하는 거예요? 무슨 증거로 제가 유죄라는 거예요? 아이 C8 진짜..!!
이런 불멸의 단말마를 내뱉고는 장렬히 교도소로 끌려갔다.

집행유예 도중에 또 약 빨다가 걸린 주제에, 뻔뻔함이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ㅡ,.ㅡ;; 이번엔 당연히 실형.. (다만, 나중에 뒤늦게 저 말투에 대해서는 꼬리 내리고 사과하기는 했다)
교도소에서 줄곧 갇혀 있다가 요 근래에야 출소했다.

이런 거도 휴먼버그대학교에서 다뤄도 될 거 같은데 말이다. ㅡ,.ㅡ;;
“인간이 버그를 일으킨 순간”이라는 정의에 완벽하게 부합하니까. “내 이름은 한 XX. 한 순간의 실수로 미래를 날린 연예인 지망생이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ㄲㄲㄲㄲ

김 새론은 어디서 돼먹지 못한 조언을 받았는지, 음주운전 사고 친 후에 정말 최악에 최악의 대처만 해서 연기 인생 말아먹은 걸 두고두고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될 것 같다.
재벌 3세이던가 황 하나도 얼굴은 예쁘장하던데 마약 때문에 인생 참 많이도 말아먹었다. 작년에 출소하고 나서 제주도에서 캠핑카 차려서 조용히 살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지난 4월엔 웬 로스쿨 나온 처자가 술 쳐먹고 경찰한테 폭언과 개망나니 짓을 하다가 검사 임용 물 건너가고, 로스쿨 커리어까지 말아먹을 처지가 됐다. 10여 년 전의 연세대 로스쿨 캐비닛과는 다른 방식으로 어리석은 짓을 했다.

헐~ 거론된 사람들이 전부 여자네.. ㅡ,.ㅡ;;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얘기하자면,
신 정아, 윤 G.O., 전 청조. 이 세 사람은 21세기 우리나라 역사에 길이 남을 거짓말쟁이 사기꾼 허언증녀가 아닐까 싶다. =_=;;
마약이나 살인, 도박, 방화와 마찬가지로 망상에 의한 거짓말도 중독이나 정신병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남자는 싸패, 여자는 허영심인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여자 중에도 미친 싸패가 있긴 하네. 엄 여인이나 정 유정처럼. ㄲㄲㄲㄲㄲㄲ

3. 사형수

현재 우리나라의 생존 사형수 중에,

(1) 교도소 짬밥을 제일 많이 먹은 최장기 복역 사형수는 1992년, 다른 곳도 아니고 여호와의 증인 왕국회관을 휘발유 붓고 불질러서 신자 15명을 죽게 한 사람이다. 아내와의 극심한 종교 갈등이 이런 참극을 불렀다.
허나, 방화살인이라는 수법에다 킬수가 너무 많아서 사형이 내려졌을 뿐, 범행 동기 자체는 너무 흉악 극악무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30년째 사형이 집행되지는 않았다.

이 사람은 교도소에서 정통(?) 개신교 교단으로 귀의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교단 교파에서 “이 사람은 흉악범이 아니고 아내를 빼앗긴 것에 격분해서 이단들을 징벌한 것일 뿐이다. 그러니 좀 선처 감형해 주셈~” 이런 요지의 실드를 치고 탄원을 해서.. 대외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2) 최고령 생존 사형수는 2007년쯤엔가 정말 큰 사고를 쳤던 그 어부 오 종근이다(보성 어부 살인 사건). 뱃놀이 하러 배 탔던 대학생 커플을 두 쌍이나 남자는 물에 빠뜨려 죽이고 여자는 성폭행 후 죽인 미친놈. 지금은 이미 80 중반의 나이이다.
2010년에 사형이 확정됐다. 오죽했으면 맏아들이 자기 애비가 저지른 짓에 너무 충격 받고 수치심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해진다. 부인이나 다른 자녀들 역시 저놈과는 완전히 연 끊었다.

(3) 제일 최근이면서 최연소 민간인 사형수는 1990년생 장 재진이다. 대구에서 여친 집에 쳐들어가서 여친 부모를 다 죽여 버리고, 여친을 어머니 시체를 보여주며 위협해서 태연히 성폭행한 미친놈이다. 2014년에 있었던 일인데 기억하시는지?
여친은 집에 갇혀 있다가 4층 집 베란다에서 뛰어내려서 간신히 탈출해서 경찰에 신고했다. 중상에 트라우마는 평생 갈 거고.. 그때 군대 가혹행위와 총기 난사뿐만 아니라 민간에서 저런 일도 있었다.

저 X끼는 해병대 복무 시절에도 후임 가혹행위 때문에 영창 수준이 아니라 징역 집행유예를 받았을 정도였다. 여친과 사귈 때는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수시로 따귀를 때리고 손찌검을 일삼았다. 저런 놈이 어떻게 여친을 사귀기는 했을까?
이 포악한 성격 때문에 여친의 부모까지 나서서 항의를 할 정도였다. 그래도 남자놈의 부모는 개념이 있어서 즉각 사죄를 하고 아들을 크게 나무라고 대학교를 강제로 휴학시켰는데.. 이에 앙심을 품고 저 새끼가 보복을 한 것이었다.

오죽했으면 법무부에서 무기징역이 아니라 오 종근 다음으로 2010년대에 딱 한 번 이놈한테 사형을 때렸다. 이게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내려진 민간인 대상 사형 선고이다.
김 길태도 무기징역, 울산 2자매 살인 이 악귀도 무기징역인데 쟤는 해도 해도 너무 답이 없는 인성파탄자였기 때문에 사형이 때려진 것이다. 뭐, 집행은 안 하니 별 의미 없지만..

(4) 참고로 나이로만 최연소 사형수는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킨 1992년생 ‘군인’ 2명이다. 민간인이 아님.
그리고 군인 사형수의 최고참은 2005년 530GP 사건의 주범인 김 동민이다.
영어 단어 life는 생물학적인 생명이라는 뜻도 있고, 좀 인문학적인 인생 삶이라는 뜻도 있다.
무기징역 내지 종신형은 인생을 몽땅 앗아가는 형벌이고, 사형은 생명을 앗아가는 형벌이라는 차이가 있다. 둘 다 life를 앗아가는구만.

내 지론은 간단하다.

  • 사형 제도를 없앨 게 아니라 흉악 범죄를 없애야 한다.
  • 강간· 간음을 은폐하려고 아예 살인을 저지르는 일이 없어야 한다.
  • 음주운전 사고를 은폐하려고 아예 뺑소니를 저지르는 일이 절대 없어야 한다!!!

그리고.. 출연 금지(= 지상파 TV 출연권 박탈)라든가 SNS 계정 삭제는 뭔가 간접적인 명예형이다. 남에게 영향을 끼치는 공인으로 살고 그걸로 수익을 얻는 걸 금지하는 건데.. 내 개인적으로는 성 범죄· 흉악 범죄자뿐만 아니라 악질 종북주의 빨갱이들한테도 적용해야 하지 않나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23/11/11 08:35 2023/11/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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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호박 농사 결산

10월을 넘어 바야흐로 11월이다. 이제 올해의 호박 농사는 적어도 실외에서는 완전히 종지부를 찍었다.
이 글에서는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지난 한 달 동안 호박과 함께하며 남긴 예쁜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단, 키우는 호박에 앞서 구입한 호박 얘기부터 먼저 한 뒤에 농사 얘기를 하도록 하겠다.

1. 늙은 호박

지난 8월에 가락시장에서 장만했던 늙은 호박 둘 중에서 하나를 도축했다. 내부는 싱싱했으며, 죽을 쒀 보니 맛도 적당히 달콤하고 좋았다. 호박 도축을 거의 5개월 만에 해 보니 참 감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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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10월 중· 하순경에 우리집 주변의 동네 채소 가게에서도 10kg가 넘는 큼직한 늙은 호박들을 심심찮게 구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비슷한 시기에 그렇게 듬직한 늙은 호박을 작년만치 많이 눈에 띄지는 않는 것 같다.

2. 최고참 열매 #1: 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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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근황 때 옥상에서 유일하게 장기 복무에 합격했다고 소개했던 이 호박 말이다.
얘는 그 상태로 더 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표면 색깔이 살짝 누렇게 변하려는 것 같았다. 얘가 본인이 올해 농사 전체를 통틀어서 얻은 호박 중에 외형이 가장 늙은(?) 아이였다.
얘는 더 오래 놔 뒀으면 푹 삭아서 늙은 호박이 됐을 수도 있겠지만.. 이 상태로 따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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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배를 갈라 보니 내부도 애호박과는 달랐다. 속이 노랑을 넘어 주황으로 바뀌고 있었고, 중심부에 펄프가 생기고 씨가 형성되던 중이었다.
그리고 살점의 맛도 애호박과는 살짝 달라지고 있었다. 껍질째로 먹을지, 껍질을 깎아낼지도 애매해서 참 고민됐다.

얘는 여러 모로 애호박과 늙은 호박의 중간 상태쯤 됐던 것 같다. 애호박도 늙은 호박도 아닌 중간(?) 호박은 상품성이 애매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볼 수는 없다.;;;

3. 9월 말 암꽃 르네상스

8월 말에 갑자기 옥상 호박에서 암꽃이 여러 송이 펴서 '제1기' 열매가 맺혔던 건 지난번 근황에서 소개한 바 있다. 그 뒤 호박들은 큰 소식 없이 잠잠한 편이었다.
그랬는데 9월 하순부터는 10월 사이엔 옥상에서 암꽃이 또 한 차례 펴서 '제2기' 열매가 맺혔다.

그때쯤부터 옥상뿐만 아니라 강변 무단경작 호박들에서도 이변이 벌어졌다. 거기서도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암꽃이 갑자기 미친 듯이 피기 시작했다.
지난 한 달이 올해의 호박 농사 기간을 통틀어서 그 희귀하다던 암꽃을 제일 흔하게 자주 많이 봤던 시기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호박이 암꽃을 막 만들어 낸다는 건 지난 몇 년 동안 경험적으로 터득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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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연히 보는 족족 인공수분을 해 줬다. 그래서 몇몇 아이들은 수분이 성공해서 10월 늦둥이 열매가 맺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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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초록색이 짙어짐

9월 27일, 추석 연휴 직전에 이렇게 대롱대롱 달려 있던 호박은 닷새 만에 이렇게 삭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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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한때는 긴 덩굴이 치렁치렁 달리기도 했는데, 결국은 뿌리에 더 가까운 부위에서 더 크게 자라고 있던 열매 쪽으로 영양분이 쏠린 것 같다.
이 호박은 나중에는 저 줄기가 통째로 시들어서 죽었으며, 맺히던 저 열매도 당연히 더 자라지 못했다. 그래서 저 열매는 저 상태 그대로 따게 됐다. 열매가 스스로 낙과하지 않은 게 오히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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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도자기가 청자도 있고 백자도 있다. ^^
참 신기한 게.. 누렇게 늙지는 않은 애호박인데 표면 색깔이 어째 이렇게 달라지는지 모르겠다.
옥상 호박은 겉의 색이 더 진해진 반면, 강변 호박은 색이 더 옅어지는 편이었다.
(단호박이 일반호박보다 색이 짙고 어두운 편이지만 저 호박들은 꼭지의 모양을 보면 알 수 있듯 단호박이 아니라 그냥 일반호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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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탐스럽기 그지없다.
왼쪽의 더 작고 옅은 동생도 저 굵고 파릇파릇한 꼭지를 보면 얼마든지 더 커질 수 있어 보이는데..
야생이 아닌 화분인 데다 날씨도 많이 추워지니 이제 더 많이 자라지를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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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아주 짙어진 호박과 중간인 호박이 다른 곳에 한 쌍 더 있기도 하다. 이 2기 열매가 올해 옥상에서의 마지막 수확이 됐다.

5. 최고참 열매 #2: 강변

옥상에서 저렇게 청자를 얻었다면, 강변에서는 백자를 얻었다. 이 애호박이 올가을에 강변에서 얻은 가장 큰 아이들이다. 그나마 사과나 배보다 더 커졌고, 옥상 청자보다도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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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 보니 저 공간이 모두 살점이고 씨는 거의 형성돼 있지 않았다. 맛과 상태는 완벽한 애호박 상태였다. 앞서 등장했던 '약간 늙은 중간 상태' 호박과의 차이를 비교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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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일 큰 늙은 호박은 예전에 옥상에서 달성했고, 제일 큰 애호박은 강변에서 달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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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아이는 강변에서 얻은 사실상 마지막 열매이다. 미래가 창창한 놈이긴 하지만 날씨 관계상 더 자라지 못하고 있고, 강변은 무단경작만큼이나 도난에도 취약해서 어쩔 수 없이 따게 됐다.
오른쪽 아이들을 보면.. 참 아이러니하게도 꼭지(=줄기)가 굵직하고 푸르스름 싱싱한 게 정작 열매는 제일 작다. 그 반면, 꼭지가 다 말라 비틀어지고 가는 게 열매가 제일 크고 색깔도 짙고 탄탄한 걸 알 수 있다.

6. 결말: 마지막으로 필사적으로 피는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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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7월 폭우 때문에 큰 시련을 겪긴 했지만 호박들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자라서 본인을 즐겁게 해 주었다. 하지만 역시 추위는 어쩔 수 없는가 보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암꽃이 피길래 나도 매일 찾아가서 미친 듯이 인공수분을 해 줬는데, 이제 10월 중순쯤부터는 그게 별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

암꽃이 많이 피긴 하지만 수분해 줘도 별로 자라지 않는다. 암술도 예전 같은 선명한 주황색이 아니라 탁한 노란색에 더 가까워졌다.
수꽃은.. 겉모습은 큼직하고 멀쩡하지만, 수술을 보면 꽃가루가 별로 묻어 있지 않은 '고자'-_-가 돼 간다. 사실, 강변 말고 옥상 호박은 꽃 자체가 모양이 더 작고 생명력이 없어지는 것 같다.

따뜻하던 시절을 기준으로 쭉쭉 뻗었던 덩굴 줄기를 더 유지할 수 없어졌는지, 줄기 하나가 통째로 갑자기 시들고 말라 죽기도 했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추위와 동상이 극심해지면 심장에서 멀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손발가락 말단부터 포기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식물, 특히 한해살이식물은 자기 죽을 때를 알고 뒤늦게 꽃과 열매에 목숨을 거는가 보다. 추위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졌는지, 마치 감기 걸리듯이 흰가루병도 종종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분이 성공해서 열매가 맺히기 시작해도 마냥 안심할 수 없더라.
열매가 유지가 안 되면 더 커지지 못할 뿐만 아니라, 표면이 물렁물렁해지고 곧 쭈글쭈글해진다.
물론 겉이 조금 그렇게 됐더라도 내부는 아직 정상이니, 그런 열매는 그냥 따 먹으면 된다.

열매가 통상적인 방법으로 상하고 썩는다면 보통 꼭지 쪽부터 물렁해지는데, 저렇게 호박이 환경이 너무 안 좋아서 자체적으로 자기 열매를 포기한다면 그냥 전반적으로 열매의 재질이 변하는가 보다.
이건 강변이 아닌 옥상 호박 열매의 중도 탈락자가 저렇게 되는 편이었다. 오히려 강변은 아무 관리를 안 해 줘도 확실히 더 크게 잘 자랐다.

이렇게 올해 호박 농사는 추억으로 가는가 보다.
이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호박을 이따만 하게 크게 키워서 판매용 늙은 호박까지 만든 농부들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나도 나중에 이걸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 침수 걱정 도난 걱정 없는 넓은 내 땅을 시골에서 확보해서 말이다. =_=

Posted by 사무엘

2023/11/08 08:35 2023/11/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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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민권

말보회 한킹에는 영어 KJV에는 존재하지 않는 '시민권' citizenship이라는 단어가 두 군데 나온다.
하지만 1600년대에 그런 직접적인 단어가 없었을 뿐이지, 그 문맥에서 그 단어의 실질적인 의미는 시민권이나 마찬가지라는 걸 고려할 필요가 있다. 로켓이라는 단어가 없던 시절에 로켓을 'NASA 제트 추진 연구소'에서 개발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먼저 빌 3:20이다.
conversation은 단순히 '소통/대화수단(...)'이 아니라 사람의 행실이라는 뜻으로 신약에서 쓰였다. 베드로전/후서에서 타인에게 모범이 될 만한 것의 사례로 특별히 자주 쓰였다.
쉽게 말해 찬송가 가사 "주 예수 내 맘에 들어와 계신 후 망령된 '행실'을 끊고"에서 저 '행실'이 conversation과 개념적으로 정확하게 대응한다.

그런데 딱 하나 빌 3:20 "우리의 conversation은 in heaven 하늘에 있다"...;; 이게 무슨 뜻일까?
이건 우리의 영적 지위 얘기이다. 이 세상에서 드러나는 행실 문맥이 절~~대로 아니다. 아무리 "conversation = 행실" 영어 직역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그래서 한킹을 제외한 나머지.. 먼 옛날의 권위역부터 시작해 흠, 근, 표.. 모두 이 단어를 "생활 방식"이라고 번역했다.
그런데 '방식'은 성경의 다른 구절에서는 거의 다 manner에 대응한다. 즉 저 말을 영어로 역번역하면 오히려 manner of conversation이 된다.

그럼 어차피 빌 3:20의 conversation은 벧후 3:11이나 벧전 1:15 같은 행실이 아닌데.. 여기서만 예외적으로 '생활 방식'이라고 새로운 말을 만들 바에야 '시민권'이 뭐가 대수인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
미국에 90일 관광비자만 받고 놀러 와 있는 사람이랑.. 아예 미국 영주권· "시민권"이 있고 거기 정착해서 직업도 갖고 있는 사람은 미국 땅에서의 "생활 방식"이 당연히 서로 완전히 다르다. 이런 관계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빌 3:20 말고 또 시민권이 등장하는 곳은 바로... 행 22:28이다. 성경 스토리 좀 들어 본 분이라면 다들 아실 스토리 되시겠다.

-- 로마군 사령관: 난 돈 왕창 많이 갖다바쳐서 로마 시민권을 간신히 취득했는데..
-- 바울: 난 모태 로마인이오.

영킹은 이 부분이 시민권이 아니라 '자유' freedom이라고 돼 있다.
이건 그냥 옛날 성경과 현대 성경의 용어 차이이지, 변개 이슈가 아니며 KJV만의 교리적으로 우수한 번역이라고 간주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KJV 이전 계보의 영어 성경들도 다 freedom이라고 옮겼기 때문이다.

왜냐고? 이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같은 근대적인 시민 계층, 민주주의, 상비군, 국가 체계 같은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로마인이면 로마인이지, 로마 시민권자??? 이런 개념이나 용어가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천적 로마인"으로서의 권한과 혜택을 freedom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래도 어쨌든 영어 freedom을 있는 그대로 번역하지 않은 거잖아~~" ㅇㅇ 그렇긴 하다.
그런데 이 본문이 교리적으로 무슨 갈라디아서 4장 같은 문맥인가? free하지 않은 사람은 자유를 박탈당한 종 노예인가? 저 사람은 무슨 땅거지 노예였다가 극적으로 해방된 걸까?
그 당시에 로마 시민이 아닌 유대인이나 다른 외국인들은 사회적 신분이 전부 창세기의 하갈 같은 처지였을까? 그렇지 않다.

로마 시민은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있고, 당장 사도행전에 나와 있는 것처럼 고문을 동반한 심문을 받지 않았으며.. 재판 받다가 억울하면 항소해서 로마에 직접 가서 재판 받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어떤 중죄 반역죄를 지어도 십자가형으로 처형 당하지는 않았다.

로마인이 아닌 사람은 저 정도의 권한이 없고 생활이 다른 제약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로마 제국 내에서 자유를 완전히 박탈당한 비참한 사람은 아니다. 그게 아니어서 저 사령관이 밑바닥 노예에서 해방된 거라면, 평민이 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지 과연 어떻게 요즘으로 치면 대령~준장 급의 고위급 군인이 될 수 있었을까? 이것도 생각할 점이다.

1600년대 당시에 영킹으로 행 22:28을 읽었던 영어권 화자나, 지금 우리가 한킹으로 행 22:28을 읽으나 결국 그 말이 그 말, 로마 시민권을 떠올리는 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시절 1600년대 영어 언어 문화에서는 freedom이 최선의 번역이었고, 지금 우리 언어 문화에서는 시민권도 전혀 문제 없는 번역이다. 이걸 최소한 오역이나 변개라고 치부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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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vice Guarantees Citizenship "군복무 하시면 시민권 무조건 드립니다~!!" (옛날 공상과학 영화 "스타십 트루퍼스"에 나오는 유명한 선전 문구 ㄲㄲㄲㄲㄲ)

세상에서는 어느 강대국의 Citizenship을 얻으려면 행 22:28처럼 돈을 왕창 내거나, 아니면 저 영화에서처럼 군복무라도 하면서 나라에 기여하고 왕창 고생해야 한다.
그러나 구원받은 크리스천은 순서가 반대다. 먼저 하늘나라 Citizenship부터 얻고 나서 롬 12:1처럼 Service, 아니 reasonable service를 실천한다.
'시민권'이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유일한 우리말 킹 제임스 성경을 보시는 분이라면 이 점을 잘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그분의 기쁨을 위하여

계시록 4:11에 나오는 스물네 장로들의 찬송을 보면.. 여느 성경들은 "주님이 모든 것을 창조하셨고, 피조물들은 주의 '뜻'에 따라/의해/뜻대로 창조되었다"고 나와 있다. by your will, because of your will
그러나 킹 제임스 성경은 특이하게도 이 부분을 주의 '기쁨을 위하여/인하여' for thy pleasure 라고 번역했다. 말보회 한킹은 도로 '뜻'이라고 옮겼다.

그리스어 '델레마'는 다른 모든 구절에서는 그냥 '뜻, 의지, 의도'를 의미한다. (논리 용어 딜레마와는 무관한 단어)
주기도문에 나오는 "뜻이 이루어지이다", 누가복음에서 "내 뜻대로 말고 아버지 뜻대로 하옵소서", 요한복음 "나를 보내신 분의 뜻", 살전 5:18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 내가 찾아본 바로는 전부 이 단어이다!

(1) KJV 이전에 계 4:11을 thy will 대신 thy pleasure라고 옮긴 역본은 내가 아는 한 비숍밖에 없다. KJV는 이 구절에서 비숍과 제네바 중, 비숍의 번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건 일단 본문 자체 변개 문제는 아니고, 그 다음의 번역의 차이점 문제이다.
(비숍은 바른 본문 기반이긴 하지만 전 11:1 "빵을 젖은 얼굴 wet faces 위에 놔둬라"처럼 자신만의 튀는 오역이 존재하기도 했던 역본이다. ㅎㅎ)

(2) '뜻'과 '기쁨'이 모두 나오는 엡 1:5 같은 구절도 있다.
여기 말고도 여러 구절을 찾아보니, 기쁨을 뜻하는 원어는 원래 당연히 따로 있다.

(3) 계 4:11이 혹시 히 12:10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그걸 비교해 봤다.
"육신의 아버지는 자기가 기뻐하는 대로 우리를 징계했거니와" 이거야말로 '자기 마음대로/뜻대로'와 '자기 기분 좋을 대로'가 상호 교차 가능하지 않겠는가? 참고로 구약에도 "주께서 기뻐하시는 대로 행하셨음이니이다" (욘 1:14) 같은 표현이 있으며, 이 역시 '자기 마음대로, 뜻대로'와 다를 바 없는 의미라 하겠다.

하지만 히 12:10에서 쓰인 원어는 계 4:11과의 접점이 의외로 전혀 없었다.
물론, "기뻐하는 대로(= 멋대로 마음대로라는 뉘앙스) 징계"와 "숭고하고 심오한 기쁨을 위해 창조"는 어감과 심상 자체가 서로 동일하지 않다는 건 감안할 점이다.
그러니 이쯤 되면.. 사람마다 어떤 언어관 성경관을 가졌느냐에 따라서 판정이 달라진다.

(1) 그냥 평범하게 원어 원문이나 헬라어 사전을 신뢰하는 사람이라면 "KJV가 혼자 특이하게 번역했거나 심지어 오역을 했네~ 헬라어로 보니 '뜻' will이 맞네?"라고 말하고 코웃음 치며 간단하게 넘어간다.

(2) 그게 아니라 킹의 번역을 존중하는 사람이라면 "여기서는 그냥 뜻이 아니라 기쁨이 수반된 뜻이기 때문에 킹이 일부러 다르게 번역했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인다. (영킹은 어린 시절부터 히브리어 그리스어를 일상적으로 팠던 미친 석학들 47명이 각자가 성경을 전부 번역한 뒤, 그걸 서로 대조하고 14번이나 검토하는 식으로 왕창 빡세게 만들어졌다는 걸 생각해 보시길..)
마치 빌 4:1 '나의 기쁨'처럼 피조물들이 창조되어 존재하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기쁨이라는 뜻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로 창조를 하셨고 실제로 기쁨을 얻으셨다.

(3) 그런데 '뜻'이라는 원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진짜 오로지 영어 KJV의 표현 for thy pleasure만 보면..
좀 의역 내지 확장된 해석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 "우리는 민족 중흥의 사명.. 아니 하나님 기쁨조의 사명을 띠고 창조되었다"처럼 된다.
빌 4:1이 아니라 군인은 자기 상관을 기쁘게 해야 한다는 딤후 2:4 같은 논리가 된다. 이쯤 되면 원래 '뜻'이라던 그리스어하고는 꽤 멀어지는 것 같다. ^^

당연히 교리적으로야 우리는 행실로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아기가 갓 태어나서 부모가 기쁜 것하고, 그 애가 커서 효도해서 부모가 기쁜 건 조금 다른 차원인 것도 사실이리라. 계 4:11은 무슨 기쁨을 말하는 걸까?

계 4에서 장로들의 찬송은 그렇잖아도 하나님의 권능과 주권을 얘기하는 문맥이다. 그러니 "뜻대로 창조" 1, 2번이 일면 더 어울려 보인다.
하지만 정말 원어를 생까고 영어 킹에서만 발견되는 계시와 교훈을 찾자면 3까지도 확장 가능하다. 영어 전치사 for, in, of 따위는 무진장 중의적이고 함축적인 단어이니까.

킹 빌리버들의 믿음에 따르면, 성경엔 문맥에 벗어난 말도 갑자기 툭 튀어나올 수 있다. 시편 12편에서 온통 경건한 자, 가난한 자, 학대받는 자, 이스라엘 백성 얘기를 하다가도 끝에 갑자기 말씀을 영원히 온전히 보존한다는 얘기가 뜬금없이 나올 수도 있을 정도니까.

이런 구절에서 킹을 단순히 잘 번역된 성경, 바른 본문에서 번역된 성경 정도로만 아는 사람과.. 아예 원어를 초월하는 계시가 담긴 더 뛰어난 성경(!!!)이라고 보는 사람의 관점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_=;;

3. 기뻐하라 / 세굿빠

고린도후서의 끝부분인 13:11 말이다. "끝으로 형제들아.. finally, brethren" 다음에..
어떤 성경은 "안녕히 계세요, 바이바이, 잘 있으라"(farewell, goodbye)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어떤 성경은 "기뻐하라"(rejoice)라고 되어 있다. 영어 KJV는 전자인데, 한킹은 후자를 택했다.;; 어찌 된 일일까?

이 역시 원어로 '카이로'.. '기뻐하라'와 같은 단어이기 때문이다. 살전 5:16의 그 유명한 "항상 기뻐하라", 그리고 기쁨이 넘치는 옥중서신 빌 4:4의 "기뻐하라"..
심지어 같은 고린도후서 13장의 바로 앞 9절의 "기뻐하라"와도 같은 단어이다. 하지만 KJV는 거기서 이미 '기뻐하라'가 나왔으니 또 '기뻐하라'일 것 같지는 않아서 작별인사를 선택한 것 같다.

이건 역사적인 근거도 아까 계 4:11보다는 더 갖추고 있다. KJV 이전의 틴데일, 그레이트, 비숍이 다 farewell이었다.
심지어 NIV, NRSV 같은 일부 변개된 계보의 성서도 farewell이고 우리말 공동번역 성서도 아마 의역하다 보니 작별인사로 옮겼다. 그러니 이건 변개나 오역 문제가 아니다.

다만, 9절과 11절에는 perfection(온전함)이라는 말이 공통으로 나온다. 그래서 11절에서도 '기뻐하라'를 써 주면 9절과 11절이 모두 '기뻐하다'와 '온전함/온전하라'가 나와서 뭔가 호응이 이뤄진다.
그리고 11절은 어차피 live in peace.. 말 그대로 "평안히 지내라"라는 작별인사 의미가 따로 들어있기도 하다는 점 역시 참고할 사항이다. ㄲㄲㄲㄲㄲ

(1) 여담으로.. 행 23:30은 편지를 인용하는 부분의 결말부인데.. 여기서도 킹 제임스 성경만이 끝인사 farewell이 붙어 있다.
고후 13:11과 행 23:30을 보면.. KJV 번역자들은 farewell이라는 작별인사를 좀 좋아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사도행전 구절은 그냥 원문 계보의 차이라고 한다. 변개된 본문에서는 그리스어에서부터 기뻐하라고 나발이고 끝인사 자체가 빠져 있다. 그러니 고후 13:11과는 상황이 좀 다르다.

이런 걸 강경 영킹주의자가 발견하면 farewell과 관련하여 원어가 아니라 영킹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영적 진리~ KJV의 우수성~ 어쩌구 하면서 얼마든지 말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나야 그게 구체적으로 뭔지는 모르지만 그 바닥을 오래 경험해 봤기 때문에 거기서 어떤 식으로 주장을 하는지 패턴을 안다.

(2) 끝으로 NIV의 경우, 1984년판 NIV 첫판은 "형제들아, good-bye"였다. 그러다가 2011년판 개정 NIV는 "형제 자매님들, 기뻐하십쇼~!"로 바뀌었다. 형제가 '형제 자매'라고 바뀌고, 저 단어를 '기뻐하라'라고 옮기는 게 요즘 번역 트렌드이기는 한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3/11/05 08:35 2023/11/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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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번역의 원천

우리나라엔 그 이름도 유명한 말씀 보존 학회(이하 말보회)라는 출판사가 있어서 한글 킹 제임스(이하 한킹)라는 이름의 성경을 출간· 판매하고 있다. 내년이면 발간 30주년이 된다. 이 단체는 전국 각지에 '성경 침례 교회'라고 자기네 성경을 사용하는 침례 교회들을 두고 있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성경을 번역했다면 자기네 성경을 써 줄 기존 교회· 교단을 물색하거나, 아니면 자기들이 직접 교회· 교단을 개척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기네 성경을 인용해서 독자적인 내용의 책도 많이 내면서 세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하지 않으면 그 성경 역본은 현실의 기독교계에서 쓰이지 못하고 그냥 듣보잡 군소 번역으로 전락한 채 사라질 테니 말이다.
그래서 말보회는 딱 이 전략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성경은 한킹을 밀고, 이를 기반으로 피터 럭크만의 주석서를 잔뜩 출간한 것이다.

말보회는 대외적으로 킹 제임스 성경 유일주의를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고, 이 때문에 이상한 이단 소리를 들었다. 물론 순수하게 성경관 신념 때문에만 이단 소리를 들은 건 아니고, 그들 고유의 간증 상실 삽질과 흑역사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이 글에서는 논하지 않겠다. 진짜 중요한 논란거리는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말보회에서 내놓은 한킹은 정작 같은 킹 진영 내부에서는 참 아이러니하게도 영어 KJV를 그대로 번역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왜 그렇냐 하면 한킹은 언뜻 보기에 KJV의 영단어를 그대로 번역하지 않은 듯한 표현과 어휘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

허나, 한킹 측의 입장을 변호해 보자면 걔들도 할 말은 있다. 기계적인 직역을 안 했을지언정,

  • grave 무덤 // 음부 (문자적인 무덤 묫자리가 아니라 구약 시대의 지하 사후세계 자체를 나타낼 때. 낙원+지옥 통틀어)
  • 환난 (일상적인 역경 고난) // 환란 (미래의 유대인 대환란)
  • 나라 // 왕국
  • 위하여 (for sinner) // 인하여 (for sin)
  • 육체 안에 // 육신으로
  • 심지어 그리스(Greece) // 헬라(Greek) 등등

이런 걸 나름 자기 원칙대로 임의로 구분을 많이 해 놨다. 영어로는 같은 단어인데. ㅎㅎ
저런 거 말고 루시퍼, 갈보리, 이스터, 다시 채우다(창 1:28), 순교자, 말씀의 젖으로 자라라(벧전 2:2), 하나님 자신을 어린양으로(창 22:8).. 이런 건 한킹도 당연히 영어 KJV의 번역을 그대로 따랐다. 애초에 한킹의 존재 의의가 저런 걸 공론화하고 한국어로 반영한 거의 최초의 우리말 성경이니까 말이다.

한킹의 번역 방침 내지 스타일에 공감되지 않아서 한킹을 안 쓰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게 변개 오역이라고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영어 그대로 번역하지 않은 게, 최소한 아무 이유 없이 제멋대로 의역을 해서 그런 건 아니다.
영킹이 아니라 영킹의 번역 원천인 원어를 좀 참고한 것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 점을 알면 한킹을 읽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문득 드는 생각인데.. 한킹은 이름과 실체의 관계가 웹툰 '교도소 일기', (작가가 실제로는 구치소에만 갇혀 있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대구 성서 초등학교 '개구리 소년' 사건 (실제로는 애들이 도롱뇽을 잡으러 갔다가 실종되고 살해당한 거지만)과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구치소나 도롱뇽 대신 더 친숙한 교도소나 개구리를 썼다고 해서 저 타이틀이 독자를 심각하게 악의적으로 기만하는 건 아니라는 점에서 말이다. 타이틀이 무엇이건 간에 "범죄자가 수용되는 국립호텔은 이런 험악한 시궁창이다" 내지 "초딩 꼬마들이 저렇게 천진난만하게 놀러 나갔다가 안타깝게 실종되고 살해당했다"라는 게 본질이고 핵심이니까 말이다.

마치 C++ 이후로 얘처럼 무식한(?) #include #define 전처리기나 다중 상속을 몽땅 구현한 프로그래밍 언어가 결코 다시 등장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한킹 이후의 소위 KJV 계열 역본 중에 한킹의 저런 독자적인 용어와 번역 스타일을 답습한 역본은 결코 다시 등장하지 않지 싶다.

게다가 한킹은 재판관기(사사기)처럼 일부 책 이름을 통째로 바꾸기도 했으며, 인명과 지명 표기도 ㅋㅌㅍ 음운을 첨가해서 자기 스타일로 많이 바꿨다. (스카랴, 스테판, 카나안 등)
이런 걸 한킹 말고 후대의 어느 진영이 수용하겠는가? 말보회는 이 분야의 선두 주자로서 우리나라 기독교계의 역사에 한 획을 긋긴 했다.

글쎄,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영킹은 변개되지 않은 원문에서 번역을 가장 잘한 역본 정도가 아니다. 원어 원문 성경보다도 더 뛰어난 계시이다~!!! 히브리어 그리스어의 중의성을 해소하고, 원어에 없던 미세한 뜻 변별과 운율까지 다 살려 줬다~!!" 이런 급이라면 한킹의 번역 스타일은 의미가 다소 퇴색할 것이다.

이 정도로 영킹을 극도로 지지하는 영어 순수주의자(?)가 보기에는 한킹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나온 흠정역조차도 순수(?) 영킹 번역이 아니며 100% 만족스럽지 못하다. 2020년대에 출간된 표준역은 그런 순수주의자 성향을 더 반영해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그 대신 다른 쪽으로 논란거리가 있다.

그래서 오늘도 한쪽에서는 상대방을 보고 "맨날 수시로 잠수함 패치되어 온 성경이 무슨 놈의 최종 권위냐"라고 까고, 거기서는 이쪽을 향해 "한번 주어진 영감이 쭉 전수되고 보존되는 거지, 번역본에 무슨 영감이 이중 삼중으로 임하냐" 이러면서 맞받아치는 일이 되풀이된다.

이건 내가 보기엔 그냥 영감이나 최종 권위라는 단어에 대해 서로 생각하는 정의가 달라서 벌어지는 말장난이다. 자기네가 번역한 우리말 성경에다가 차마 최종 권위라는 말은 못 붙이니, 거기서도 그래도 이게 perfect 하고 온전 완전하다면서 같은 용도의 다른 수식어를 붙일 뿐..
내 공식 입장은 "아무나 이겨라"다. -_-;; 그럼 다음으로 최종 권위라는 개념에 더 자세히 얘기해 보고자 한다.

2. 최종 권위

옛날에.. 과학계에서는 1킬로그램의 정의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이 킬로그램 원기의 질량을 그대로 1kg이라고 한다" 이러던 시절이 있었다.

진짜배기 원기는 세계에 단 하나만 존재해야 했고, 워낙 귀하신 몸이니 함부로 여기저기 움직이고 활약할 수 없었다. 평소 대부분의 시간 동안은 화학적으로 극도로 안정한 금고 안에 짱박혀 있는다.
취급 부주의로 인해서 원기에 이물질이 묻거나 생채기가 생겼다간 얘의 질량이 0.1 마이크로그램이나마 달라지게 되고, 그랬다간 전세계 과학계에서 참조하는 킬로그램의 정의가 달라져 버릴 테니 말이다... 그러면 정밀 실험의 결과값이 달라질 것이고, 같은 금의 거래 가격이 달라져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원기를 아주 정교하게 복제한 레플리카가 수십, 수백 개 만들어져서 세계 각국에 보급되었다.
세계 각국엔 자기들의 표준 과학 연구원에 상당하는 기관이 있고, 걔들은 그 레플리카를 기준으로 자국에서 생산되는 저울, 무게추의 품질을 측정하고 실험의 정확도를 판정해 왔다.

그리고 그 기관에서는 수 년 간격으로 그 레플리카 원기가 질량이 달라지지 않았는지를 '오리지날' 원기와 대조해서 보정· 시정 조치를 취했다.
지금이야 1kg의 정의가 플랑크 상수 어쩌구 하면서 어렵긴 하지만 자연 실험으로 재현 가능한 객관적인 방법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이게 옛날 일이 됐다. 허나, SI 단위 중에서 질량 단위가 원기 의존 정의를 제일 늦게 벗어났다. 이 질량이라는 게 생각보다 난해하고 오묘한 물리량이기 때문일 것이다.

성경의 권위라는 것을 말할 때도 이와 비슷한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 우리가 영어알못이고 한국어가 모국어인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영어 KJV만이 최종 권위라고 말하는 건.. 영킹이 바로 저 "오리지날 킬로그램 원기"와 같다는 차원에서이다.

평소에 일상적으로 영킹 읽어서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한국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성경은 지금도 계속 교열하느라 난리인 반면, 영어 성경 본문은 불변 고정된 지 400년이 넘었다.
한국어 성경들을 교열 보고 비교할 때 기준이 영킹인 거다. 이런 원론적인 차원에서 영킹이 최종 권위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말보회에서 말하는 "자기네 한킹이 최종 권위"라는 건.. 실제로 개인이 읽고 묵상하고 교회에서 낭독하고 설교하고 믿고 실천하는 그런 권위라는 얘기이다. 실생활에서 다른 저울과 무게추를 판정할 때 쓰이는 레플리카 원기가 킹왕짱이라는 말과 같다. 뭐, 그냥 최종 권위도 아니고 '믿음과 실행에서의 최종 권위'라고 말하니 그쪽 논리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도?

허나 오리지날 원기가 평소에 맨날 금고에 짱박혀 있는다고 해서 아무 짝에 쓸모없는 무용지물인 게 아니고, 레플리카들이 오리지날 대비 믿을 게 못 되고 아무 권위가 없는 게 절대 아니다. 각자 역할과 쓸모가 있을 뿐이다.
kg원기의 경우, 저런 물리적인 여건의 한계가 있는 거고, 영어 성경의 경우 언어 장벽으로 인한 접근성 한계가 있는 거지.
그래서 내가 양측이 생각하는 '최종 권위'의 정의가 서로 다른 거라고 진단한 것이다.

C 코드로 비유하자면
const BIBLE my_final_authority = 한킹;
이 아니라

BIBLE *const my_final_authority = &한킹;
인 거라고 생각하자. =_=;; (가리키는 위치만 불변이고 거기에 들어있는 값이 바뀌어도 무관)
그러고 보니 Java는 키워드의 이름부터가 const가 아니라 final이긴 하다. 그리고 '값 변경 불가'뿐만 아니라 '더 상속 불가, 오버라이드 불가' 같은 다양한 봉인 용도로 이 키워드를 사용하고 있다. ㄲㄲㄲㄲㄲㄲ

이상이다.
본인은 20여 년 전에 흠정역을 통해 처음으로 KJV 유일주의에 입문했다.
그러나 짬이 좀 찬 지금은 흠정역 쪽의 약점도 그럭저럭 파악해서 알고 있고, 반대로 한킹이 더 잘 번역한 부분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특히 한킹은 지금까지 출간된 우리말 성경들 중에 서문이 제일 고퀄-_-인 것 같다. 성경대로 믿는 사람이 읽어보면 그야말로 피가 끓을 것 같다. 영적 전쟁에서 성경이란 게 어떤 존재이며 아군과 적군이 무엇인지를 딱 칼같이 정의한 뒤, 이 성경을 번역하고 출간한 이유, 목적, 배경, 번역 방법론과 기대되는 효과를 일목요연하게.. 논문에 가까운 스타일로 잘 써 놓았기 때문이다.

첫 시작을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했는데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뒤, 우리나라 킹 진영은 너무 찢어져 있다. -_-;;
너도 나도 성경 번역하겠다고 나서서 인구 1억도 안 되는 고립어인 한국어에 영킹을 번역했다는 역본이 과장 좀 보태면 10종 가까이 난립해 있다. (군소 마이너까지 포함해서)
물론 역본이 수백 종에 달하는 영어 성경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영어는 세계에서의 인지도가 한국어 따위와 비교를 불허하는 넘사벽이니 처지가 다르다.

이렇게 성경 역본들이 쏟아져 나오는 게 더 나은 성경을 향해 나아가는 디딤돌이기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그냥 분열과 혼란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30년, 50년 뒤에 우리나라의 킹 제임스 성경 진영의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 KJV 계열 역본 원조라 할 수 있는 말보회 한킹을 다시 살펴보니 감회가 새롭다. ㄲㄲㄲㄲ 다음 시간에는 한킹의 특이한 번역 내지 표현에 대해 조금 논하도록 하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3/11/02 08:35 2023/11/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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