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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는 자체적으로 달력과 시계 기능이 포함되어 있으며, 운영체제에는 그걸 설정하는 기능이 있다.
대략 197, 80년대 엄청 미개하던 시절에는 개인용 컴퓨터의 시계에 배터리가 없었다. 그래서 컴퓨터가 꺼지면 현재의 날짜· 시각 정보가 사라졌으며, 매번 부팅 때마다 사용자가 그걸 다시 지정해 줘야 했다. 옛날에 도스가 autoexec.bat가 없으면 디폴트로 하던 일이 바로 date, time 명령을 실행하여 날짜· 시각을 입력받는 것일 정도였다.

그 반면 지금은 컴퓨터가 자체적으로 날짜· 시각을 관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Windows의 경우 XP부터는 인터넷 서버로부터 시각을 자동으로 동기화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그러니 긴 시간이 흐른 뒤에 시계가 오차가 쌓여서 부정확해질 일이 없어졌다. 기지국으로부터 받은 시각을 표시하는 휴대전화처럼 말이다. 다만, 휴대전화는 자체 시계는 없는지, 기지국과의 통신이 끊어지면 컴퓨터와는 달리 시각을 아예 표시를 못 하는 것 같다.

XP를 넘어 Windows Vista부터는 날짜· 시각을 사용자가 변경하는 건 관리자 권한이 필요한 일로 바뀌었다. 보안과 권한 개념이 발달해 있는 유닉스 계열 컴퓨터에서는 진작부터 그랬다.
거기에다 자동 동기화 기능까지 있으니 일반인이 컴퓨터에서 날짜· 시각을 손수 건드릴 일은 거의 없어졌으며, 소프트웨어의 사용 기한 같은 걸 속이려고 컴퓨터의 날짜를 조작하는 일도 예전보다는 쉽지 않게 됐다.

Vista 이전의 과거엔 Windows에서 작업 표시줄의 시계를 더블 클릭하면 곧장 날짜· 시각을 입력받는 제어판 대화상자가 떴다. 그러나 지금은 간단하게 달력과 아날로그 시계만 뜬 뒤, 날짜· 시각을 바꾸는 대화상자는 추가로 버튼을 클릭해야만 나오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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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은 정식 대화상자가 아니며, 마우스로 이동을 시킬 수가 없고 바깥을 툭 건드리기만 하면 바로 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UI가 좀 불편해진 면모도 있다. 하지만 read-only 형태의 달력· 시계 UI만 먼저 제공하고 수동 변경 기능을 뒤에 숨겨 놓는 것 자체는 디자인상 필요했으며 바람직한 조치이다. 또한 변경 기능의 접근성을 떨어뜨린 대신, 시차를 고려해 최대 2개의 custom 시계를 추가로 표시할 수 있게 한 건 예전 버전에는 없었던 편리한 기능이다.

아무튼, 어떤 형태로든 사용자로부터 날짜와 시각을 입력받는 UI가 필요하니, 태초에 Windows 95의 날짜· 시각 제어판 애플릿은 이런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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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Windows 95 시절부터 제어판의 날짜· 시각 대화상자에는 커스텀 컨트롤이 은근히 많았다는 점이다.
이 대화상자는 IE 4 내지 공용 컨트롤 4.7이 등장하기 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저 달력은 SysMonthCal32 공용 컨트롤이 아니다. 공용 컨트롤은 컨트롤 자체에 달력뿐만이 아니라 년과 월을 선택하는 기능이 존재하는 반면, 저 커스텀 컨트롤은 년 월 선택은 위의 콤보 박스에서 따로 하고 있다.
아날로그 시계는 두 말할 나위도 없고, 그 아래의 시간 선택 컨트롤도.. 에디트 컨트롤 몇 개를 내부적으로 갖다 붙인 커스텀 컨트롤이지 SysDateTimePick32가 아니다.

Windows Vista부터는 제어판의 날짜· 시각 대화상자가 구닥다리 자체 구현 달력이 아니라 공용 컨트롤을 사용하는 것으로 구조가 바뀌었다. 하지만 시각을 입력받는 에디트 컨트롤은 공용 컨트롤이 아니라 여전히 재래식 방식이다.
또한, 일부 Windows 버전에는 시간대를 선택하는 UI에 세계 지도 그림이 곁들어진 것이 있는데, 이것도 커스텀 컨트롤로 구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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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는 내력이 좀 복잡하다. Windows 95에 있었다가 98/ME에서는 잠시 빠졌다. NT 계열인 2000/XP에서는 줄곧 있었지만 Vista부터는 도로 제외된 채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Windows 95가 처음 개발되던 당시에는 콤보 상자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지도의 지역을 클릭하면 그 지역의 시간대가 자동으로 선택되는 기능까지 있었다. UN에서 발행한 지도 자료를 토대로 국가 영역을 다 입력해 넣었으나..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모 국가들로부터 국경 인식을 왜 그 따위로 하느냐는 항의 메일이 빗발쳤다고 한다. 그 나라에서 제시하는 경계를 다른 쪽 나라에서는 당연히 인정하지 않았고.. 이 기능이 그대로 들어갈 경우 국가적으로 Windows 95를 보이콧 하겠다고 서로 난리도 아니었다. 우리나라의 확장완성형 논란은 이에 비하면 약과로 보일 정도로 자세가 강경했다.

역시 세상에서 무서운 건 정치이다. 고민 끝에 마소에서는 결국 이 기능 자체를 빼 버리고 오로지 콤보 박스로만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이 일화는 오래 전에 the Old New Thing 블로그에서 운영자가 증언한 내용이다. 세계구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관여한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니 참 흥미롭다.

* 여담: 과거 Windows의 동작 방식

믿어지지 않는 사실인데..
과거 Windows 95/98은 제어판의 '날짜/시간'에 들어가서(저 설정 대화상자를 연 뒤) 달력 컨트롤에서 임의의 날짜를 찍거나 연도· 월을 변경하면..
그것만으로도 시스템의 날짜가 즉시 그 날짜로 바뀌었다고 한다! 본인이 가상 머신으로 테스트 해 보니 진짜로 그렇다.

사용자들은 시스템의 날짜를 변경할 의도가 없이, 지금으로부터 가까운 과거나 미래의 달력을 잠시 조회만 할 목적으로 그 대화상자를 종종 꺼내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작업 표시줄의 우측 하단에 있는 시계만 클릭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달력 컨트롤의 날짜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시스템의 날짜까지 덩달아 바뀌었다니..

물론 대화상자를 ESC/'취소'를 눌러서 닫으면 변경 전의 원래 날짜로 원상복구 되긴 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날짜가 과거나 미래로 바뀐 동안에는 시스템 날짜에 의존해서 동작하는(업데이트 체크, 알람 등..) 프로그램이 심각한 오동작을 일으킬 위험이 다분히 있었다.

내 경험상, 애플 macOS 진영은 저장이나 인쇄 같은 동작이 수반되는 기능 말고, 단순 설정 기능들은 '취소 cancel/undo'가 딱히 갖춰져 있지 않고 모든 설정들이 변경 즉시 바로 적용되는 편이다.
그러나 마소는 소프트웨어의 UI 디자인 원칙 차원에서 원상복귀/"빠꾸"에 무한 관대할 것을 요구한다. 사용자가 OK라고 최종 승인을 하지 않는 한 말이다.

Windows에서 설정을 변경하는 것만으로 변화를 즉시 경험할 수 있는(preview) 기능은 스피커의 볼륨, 키보드와 마우스의 반응 속도처럼 사용자와 직접 소통하는 컴퓨터의 입출력 장치와 관련이 있는 옵션 정도밖에 못 봤다. 그리고 이마저도 당연히 '취소' 가능하다. 하지만 시스템 날짜도 그렇게 직접 실시간으로 바뀌었다는 건.. 음~ UI를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의문이 들게 된다.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날짜'(date)만 그렇게 즉시 반응했다는 것이다. '시각'(time)은 사용자가 새로운 시· 분· 초 값을 입력해도 즉시 바뀌지 않았다. 프로그램을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개인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이런 동작 방식은 Windows 2000/ME에 와서야 개선되어서 달력을 막 건드리더라도 '확인'이나 '적용'을 누르기 전에는 날짜가 절대로 바뀌지 않게 되었다. 날짜· 시각 변경은 DPI 변경과 더불어 20여 년 사이에 Windows에서 위상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진 기능에 속한다.

* 여담 하나 더: 컴퓨터 내부에서 날짜와 시각을 표현하는 방식

일상생활에서는 날짜와 시각이 모두 쓰이거나 둘 중 하나만 사용될 때가 있다.

  • 날짜와 시각 모두: 특정 날짜와 시각에 발생하는 알람이나 일회성 약속을 나타낼 때
  • 날짜만: 구체적인 시각이 중요하지 않은 역사 사건을 나타낼 때 (1994년 9월 1일, 분당선 개통)
  • 시각만: 부산 오전 8시 정각, 대전 10시 38분, 서울 12시 10분처럼 날짜가 중요하지 않은 정규 스케줄을 나타낼 때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들은 이들을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저장하고 표현만 필요에 따라 다르게 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1이 하루를 나타내는 날짜 전용 수 체계와 1이 1초를 나타내는 시간 전용 수 체계를 따로 운용하는 게 아니라, 둘 다 동일한 수 체계를 사용한다는 뜻이다. 기준 연도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경과했는지가 기준이며, 수 체계는 과거에는 32비트 정수가 주로 쓰였지만 요즘은 응당 범위가 훨씬 더 넓은 64비트가 대세이다.

Windows에는 FILETIME이라는 유명한 자료형이 있다. 이것은 1601년 1월 1일 자정으로부터 경과한 시간을 나타내며, 1은 100나노초, 즉 0.1 마이크로초 단위이다. 왜 하필 1601년을 선택했는지는 본인은 모르겠다.
그 반면 Java 언어는 내부적으로 시각을 유닉스 원년인 1970년 1월 1일 자정으로부터 경과한 시간으로 나타내며, 1은 마이크로초를 나타낸다. C 언어에 있는 time() 함수는 기준이 1970년 1월 1일이긴 한데 그냥 초 단위라는 차이가 있다. 이렇듯 시간을 나타내는 방식도 언어와 플랫폼 사이에 미세하게 차이가 있다.

유닉스 원년은 지질학 원년인 1950년과는 딱 20년이라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흥미롭다. 쉽게 말해, 지질학에서 뭐 "지금으로부터 6500만 년 전에 공룡 멸망", "몇억 몇천만 년 전쯤에 중생대" 이러는 것은 1950년보다 그만치 전이라는 뜻이다. 지질학에서는 방사성 원소 연대 측정법이 본격적으로 쓰인 때를 원년으로 삼았고, 컴퓨터 업계에서는 유닉스 운영체제와 C 언어가 막 개발된 그 시기를 원년으로 삼은 듯하다.

한편, 이런 날짜· 시각과는 달리, 전화번호는 숫자처럼 보이지만 그 형태 그대로 문자열로 저장된다는 점에서 날짜· 시각과는 성격이 다르다. 얘는 아무래도 대소 비교를 하거나 차이를 계산하는 대상은 아니니 말이다. 이런 건 데이터베이스나 엑셀 같은 프로그램으로 주소록 같은 것만 만들어 봐도 바로 공감할 기본적인 내용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11/13 19:34 2015/11/1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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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일생상활에서 취급하는 정보 중에는 일반적인 숫자나 문자열만치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날짜· 시각도 있다. 얘들은 컴퓨터 내부에서는 커다란 정수 하나로만 달랑 표현되겠지만 사람에게 보일 때는 일정한 형식을 갖춘 부분숫자의 나열로 표현된다. 또한, 그걸 표현하는 형식 내지 부분숫자들(년월일, 시분초)을 나열하는 순서는 언어나 문화에 따라 대동소이한 차이가 있다.

날짜 문자열은 마치 프로그래밍 언어 문법처럼 형식이 있으며, 문법과 의미 차원에서 정오(맞고 틀림)가 존재한다. 가령, 2015*5#20은 구분자 문자열이 잘못 지정되어서 문법에 어긋나며, 2015/5/100은 문법엔 맞지만 5월 100일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의미가 잘못됐다.

날짜· 시각은 그냥 이런 문자열로 입력받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달력 같은 걸 내려서 사용자가 전체 날짜를 보면서 내가 원하는 날짜를 마우스로 콕 찍을 수도 있게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이 날짜가 무슨 요일인지,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과거나 미래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달력을 통해 시각적으로 확인 가능하다면 날짜를 정확하게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되니까 말이다.

그러니 날짜· 시각을 입력받는 GUI 컨트롤은 에디트와 리스트를 겸하여 뭔가 콤보 박스 같은 형태로 만드는 게 좋다.
흔히 date picker라고 불리는데, 이런 컨트롤은 당장 웹사이트에서 더 많이 보는 것 같다. 무슨 예약· 예매 기능이 있는 사이트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대충 만든 사이트라면 년월일을 그냥 각각 콤보 박스에다가 집어넣어 놓곤 한다. 뭐, 생년월일이나 신용카드 유효 기간처럼 수 년 이후의 미래나 수십 년 이전의 과거를 입력받는 거라면 달력을 일일이 스크롤하는 게 번거로우며 단도직입적으로 날짜를 고르는 방식이 나쁘지 않다. 게다가 이런 날짜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답정너 형태로 존재하는 날짜들이다.
그 반면, 현재로부터 비교적 가까운 날짜에 있을 스케줄을 '내 자유의지'에 따라 잡는 상황에서는 달력이 있는 게 좋을 것이다.

자바스크립트로 만들어진 웹 컴포넌트 말고, Windows의 로컬 프로그램에서 사용 가능한 공용 컨트롤은 95때부터 바로 있었던 게 아니다. 나중에 Internet Explorer 4와 함께 도입되었다(공용 컨트롤 버전 4.7). 바로, 날짜/시각 선택 컨트롤과 달력 컨트롤이며, 클래스 이름은 각각 SysDateTimePick32와 SysMonthCal3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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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시각 선택 컨트롤은 스타일을 뭘로 주느냐에 따라서 날짜와 시각 중 하나를 입력받게 할 수 있다. 시각 모드일 때는 컨트롤의 오른쪽에 up/down 버튼이 붙지만, 날짜 모드일 때는 오른쪽에 콤보 버튼이 붙는다. 각 숫자들은 숫자 키로 직접 입력하거나 상하 화살표로 증가· 감소를 시킬 수 있다.

날짜 모드일 때 콤보 버튼을 누르거나 F4 키를 누르면 달력이 나타나서 달력의 날짜를 클릭하는 방식으로 날짜를 지정할 수도 있다. 그리고 달력 컨트롤은 날짜 선택 컨트롤이 일시적으로 표시해 주는 그 달력을 상시 표시해 놓는다.
하긴, 본인 역시 <날개셋> 한글 입력기에서 낱자 선택 콤보 박스를 이런 식으로 만들곤 했다. F4를 눌렀을 때 나타나는 셀 리스트는 drop list일 뿐만 아니라 그걸 단독으로 list box 형태로 쓸 수도 있게 말이다.

그런데 달력 컨트롤은 공용 컨트롤 6.0 것을 쓸 때와 그렇지 않은 재래식 버전을 쓸 때 동작이 살짝 다르다. 재래식은 년과 월을 클릭하면 그냥 년 또는 월을 선택하는 단순한 콤보 박스가 나타나는 반면, 새것은 그걸 클릭하면 달력 자체가 일(day) 대신 월, 1년, 10년 단위로 스케일이 커진다. 마치 지도를 확대/축소하듯이 말이다. 이 새로운 동작 방식은 Windows Vista에서 처음으로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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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 파일의 호환성 옵션으로 들어가서 시각 테마를 끄더라도 공용 컨트롤 6.0의 달력 컨트롤은 그렇게 동작한다. 즉, 이것은 외형의 차이가 아닌 코드 로직의 차이이다.

그러니 날짜/시각 선택 컨트롤과 달력 컨트롤은 ComboBox와 ComboLBox의 관계와 같으며, 리스트 컨트롤과 헤더 컨트롤의 관계와도 얼추 비슷하다.
얘는 공용 컨트롤 중에서도 조금 나중에 도입된 놈이기 때문에 InitCommonControls만 호출해 준다고 해서 초기화가 되지 않는다. 반드시 Ex 버전을 써서 이렇게 초기화해야 한다.

INITCOMMONCONTROLSEX ics;
ics.dwSize=sizeof(ics); ics.dwICC=ICC_DATE_CLASSES;
::InitCommonControlsEx(&ics);

물론, 공용 컨트롤 6.0 매니페스트가 지정된 프로그램들은 저 함수를 호출하지 않아도 모든 공용 컨트롤들을 곧장 사용할 수 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운영체제의 날짜· 시각 설정 UI를 이 컨트롤과 연계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 여담: 언어적인 이슈

number가 '수'도 되고 '번호'도 되는 것만큼이나, time은 시각도 되고 시간도 돼서 개념이 언어적으로 무척 혼란스럽다. 두 시각의 차가 시간이니 날짜에 대응하는 current time은 '현재 시각'이 돼야 맞다.
'째'(얼추 nth)와 '번째'(nth time)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쓰임이 무척 혼동스럽다. 한국어에서 '째'는 서열이나 순위 개념이고 '번째'는 횟수 정도에 대응한다.
x시 y분에 A역을 발차해서 z시 w분에 B역을 도착한다는 식으로 열차의 운행 스케줄을 적어 놓은 도표도 시간표가 아니라 시각표라고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5/11/11 08:33 2015/11/1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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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Windows XP 시절부터 눈치 챈 분이 계시려나 모르겠다.
XP에서부터 아시다시피 대화상자 컨트롤들에 테마가 적용되어서 얘들의 비주얼이 알록달록 한결 예뻐졌다. 단, 모든 프로그램에 테마가 자동 적용되는 건 아니며 공용 컨트롤 6.0을 사용한다는 표식이 존재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테마가 적용된다. 이것은 Windows 프로그래머라면 추가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콤보 박스의 경우 공용 컨트롤 6.0 것을 사용하면 동작이 약간 달라졌다. ▼ 버튼을 눌러서 drop list를 꺼내면 drop list의 크기가 예전보다 훨씬 더 길쭉해져 있다. 프로그램이 리소스 차원에서 지정해 준 것보다 훨씬 더 길어졌다.
이것은 테마의 적용 여부와는 무관하게 공용 컨트롤 6을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나타나는 변화였다.

다음은 <날개셋> 편집기의 문자표 대화상자를 Windows 2000에서 구동한 것과 XP(및 그 이후 모두 포함)에서 구동한 것의 차이를 나타낸 스크린샷이다. 테마나 글꼴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XP에서도 고전 테마를 사용했고, 글꼴 역시 Tahoma로 통일시켰다.
문자표뿐만이 아니라 “보기-편집화면 설정”에서 이미 30개가 넘는 글꼴이 존재하는 한글 글꼴 콤보 박스를 내려 봐도 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이것은 비단 내 프로그램에서만 발생하는 차이가 아니다. 다음은 Windows 2000과 XP의 워드패드에서 글꼴 콤보를 내린 모습이다. 워드패드는 Windows 7에서 크게 바뀌었지 2000과 XP는 외형의 차이가 거의 없으니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콤보 박스에서 drop list의 크기는 원래 콤보 박스가 생성될 때 CREATESTRUCT에 지정되어 있던 크기로 결정되어 왔다. 그 크기는 따로 저장된 뒤, 지금 당장 콤보 박스는 아이템을 1줄만 표시 가능한 정도로 세로 크기가 자동으로 조정되었다.

하지만 공용 컨트롤 6에 있는 콤보 박스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이런 전통적인 동작이 바뀌었다. 원래 지정되었던 세로 크기는 무시되고 drop list는 아이템을 최대 30개까지 표시하는 크기로 지정된다. 그래서 XP에서부터 공용 컨트롤 6을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콤보 박스의 drop list가 굉장히 커진 것이다.
그 대신 이 개수를 얻어 오고 바꾸는 메시지가 새로 추가되었다. CB_(GET/SET)MINVISIBLE이 그것이다. 이 메시지는 공용 컨트롤 6 기반의 콤보 박스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개수의 기본 초기값이 30인데, 이것은 이례적으로 상당히 큰 값이다.

단, 공용 컨트롤 6이라 해도 CBS_NOINTEGRALHEIGHT 스타일이 지정된 콤보 박스에는 이런 새로운 정책이 전혀 적용되지 않고 이전의 콤보 박스와 동일한 크기로 drop list가 튀어나온다. 이 스타일은 크기 보정을 전혀 하지 않고 마지막 줄에 아이템의 일부가 잘려 나오는 것도 감수한다는 옵션인데.. 개인적으로 이런 옵션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이걸 사용하는 콤보 박스는 난 지금까지 전혀 못 봤다. 마치 extended UI만큼이나 실용적인 의미가 거의 없음.

여러모로 Windows GUI에서 콤보 박스의 동작과 메시지 API가 왜 이렇게 설계되었는지 본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1) 공용 컨트롤 6이 됐다고 해서 저런 동작이 함부로 바뀌어서는 안 되며, (2) 콤보 박스의 drop list 크기는 자신의 원래 크기를 기반으로 동작해야 한다. 그리고 (3) drop list의 크기를 알아 오거나 바꾸는 메시지는 진작부터 있어야 했다.
XP에서부터 콤보 박스의 drop list 크기가 갑자기 커졌다는 건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왜 그런지는 10년 가까이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이유를 알게 됐다고 해서 그 이유를 수긍하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이것 말고도, Windows XP 첫 버전의 공용 컨트롤 6에서는 owner draw 방식이어서 문자열이 필요하지 않은 콤보 박스에다가도 아이템을 추가할 때 그냥 NULL을 주면 프로그램이 뻗는 어이없는 버그가 있었다. 원래는 그렇게 안 해도 돼야 되는데. 그래서 꼭 0-length 문자열 ""이라도 집어넣어 줘야 했다. 테마 내지 공용 컨트롤 6 기반이 아닌 기존 컨트롤에서는 문제가 없었으니 명백한 운영체제의 버그였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가 최초로 XP 테마를 도입한 버전이 2.3이었는데, 바로 이 버그 때문에 엄청 곤혹을 치렀었다. 이 버그는 XP sp1에서 바로 고쳐지긴 했지만, 비주얼 말고 도대체 뭘 고쳤길래 같은 콤보 박스에 이런 동작이 차이가 났는지 본인으로서는 알 길이 없다. 요컨대 공용 컨트롤 6의 컨트롤들은 설령 다른 테마 없이 고전 테마로 표시된다 하더라도 근간이 기존 컨트롤과는 근본 출신이 다르다.

Posted by 사무엘

2015/11/02 08:33 2015/11/0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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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리 단편화

컴퓨터에서 무작위 읽기/쓰기가 가능한 모든 기억장치.. 즉 RAM, 파일 시스템, 데이터베이스 따위에는 모두 구조적으로 단편화라는 문제가 존재한다.
메모리를 10바이트씩 찔끔찔끔 요청했는데 최소 할당 단위 제약 때문에 실제로는 수백 바이트 단위로 성큼성큼 용량이 짤려 나간다거나(내부 단편화),
전체 남은 용량은 1000바이트인데 한 600바이트 정도 연속된 구간이 없어서 메모리 할당이 실패하는 외부 단편화가 모두 존재한다.

메모리라는 게 1차원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이건 뭐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컨텐츠가 실제로 차지하는 용량보다 전체 소모 용량이 더 커지게 되고, 이런 걸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나 유틸리티에는 조각 모음(defrag), shrink, compact 같은 동작을 강제로 수행하는 기능이 있다. (뭐, 디스크 중에서 SSD는 예외적으로 조각 모음이 필요하지 않은 구조라고는 하지만.)

디스크는 애초부터 파일 시스템의 지배 하에 있으며 그 시스템이 제공하는 방식대로 디렉터리와 파일 이름을 통해서만 내용에 접근 가능하다. 일반적인 응용 프로그램이 디스크를 무슨 실린더 번호 x, 트랙 y, 섹터 z 같은 형태로 무식하게 접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방식은 오늘날의 운영체제에서는 더욱 금기시되고 있다.

그렇게 파일명이라는 고수준 추상 계층이 있는 덕분에 디스크는 내부적으로 막 조각 모음을 해도 딱히 파일을 못 찾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저수준 처리는 운영체제의 파일 시스템이 알아서 다 처리해 준다. 또한 디스크 정도면 물리적으로 액세스를 하는 데서 발생하는 병목이 소프트웨어적인 추상화 계층을 거치는 시간보다 훨씬 더 길기도 하고 말이다. 사용자에게는 외부 단편화보다는 클러스터 최소 단위로 인한 내부 단편화가 현실적으로 더 와 닿는다.

그런데 RAM은 디스크와는 사정이 다르다. 단편화를 예방한답시고 함부로 컨텐츠들을 재배치하면 memcpy 오버헤드는 둘째치고라도 그 메모리 주소를 직접 가리키고 있던 수많은 포인터들이 작살이 나 버린다.
메모리 자원이 극도로 가난하고 열악하던 16비트 Windows 시절에는 운영체제의 global/local heap으로부터 메모리를 할당받고 나면 곧바로 포인터가 돌아오는 게 아니라 핸들 하나만이 돌아왔다. 이 핸들이 가리키는 메모리는 운영체제의 사정에 따라 수시로 재배치될 수 있는데, 메모리를 실제로 사용할 때만 lock을 걸어서 위치를 고정시킨 뒤, 포인터를 얻어와서 메모리를 참조하곤 했다. 사용이 끝나면 다시 unlock을 해 줘야 한다.

이것이 바로 GlobalAlloc - GlobalLock - GlobalUnlock - GlobalFree 사이클이다. 재배치를 하는 이유는 당연히 메모리 단편화를 극복하고, 연속된 긴 메모리 공간을 언제나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16비트 시절에 메모리 블록이나 리소스 같은 데에 discardable, resident, non-resident 같은 속성이 달려 있던 이유는, 수시로 재배치 내지 재로딩 같은 빡센 메모리 관리에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운영체제가 자동으로 무슨 garbage collect를 해 주는 것도 아니고, 저런 일을 해야만 했다는 게 참 안습하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점은, 32비트 정도 되는 주소 공간에서 가상 메모리가 제공되는 게 프로그래머의 관점에서 얼마나 축복이냐 하는 것이다. 4기가바이트 정도 넉넉한 공간이 있으면, 단편화 문제는 주소빨로 어느 정도, 상당 부분 극복이 가능해진다. 어지간히 단편화가 심한 상태라 해도, 또 대용량 메모리 요청이 들어오면 걍 다음 주소를 끌어다가 물리 메모리에다 대응시켜 쓰면 되기 때문이다.

그 연속된 가상 메모리 주소를 실제로는 여기저기 흩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지저분한 물리 메모리로 대응시키는 건 운영체제와 CPU의 몫이다. 물리 메모리가 부족하면 하드디스크 스와핑까지 알아서 해 준다. 가상 메모리 덕분에 프로세스간에 보안이 더 향상된 것도 덤이고 말이다.

이것이 RAM과 디스크의 차이이다. 디스크에 파일명이 있다면 RAM에는 가상 메모리 메커니즘이 있다. 한 주소 공간 안에서 스레드가 여러 개 있는 경우 가상 메모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 가상 메모리는 메모리를 관리하기 위한 추가적인 메모리도 적지 않게 소요하는 테크닉인 걸 알아야 한다. 물리적인 메모리뿐만이 아니라 가상 메모리 주소 영역 자체도 떼먹는다.
오늘날 64비트 운영체제라 해도 어마어마하게 방대한 공간인 64비트 전체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40비트대 정도만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 옛날 이야기

옛날의 프로그래밍 언어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살펴보면, 메모리와 관련하여 오늘날 당연한 기본 필수라고 여겨지는 요소가 대놓고 빠진 것들이 적지 않아 놀라게 된다.

(1) 예를 들어 옛날에 포트란 언어는 함수 호출은 가능하지만 초기에는 동일 함수에 대한 중첩/재귀 호출이 가능하지 않았다. 세상에 뭐 이런 언어가 다 있나 싶다..;; 함수 안에서 지역 변수의 사용이 스택 기반으로 되어 있지 않고 늘 고정된 주소로만 접근하게 돼 있어서 그랬던 모양이다.

오늘날의 프로그래밍 언어에서야 지역 변수는 스택의 기준 주소로부터 상대적인 위치를 건드리게.. 일종의 position independent code 형태로 접근된다. 재귀 호출 지원뿐만 아니라 코드 실행 주체가 증가하는 멀티스레드 환경에서는 각 스레드가 또 독립된 스택을 갖고 있으니 절대 고정 주소가 더욱 의미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멀티스레드는 thread-local이라는 일종의 새로운 scope까지 만들었다.

(2) 한편, 프로그래밍 언어 쪽은 아니지만, Win32의 구현체 중에 제일 허접하고 불안정하고 열악하던 Win32s는..
멀티스레드도 없고 각 프로세스마다 독립된 주소 공간이 없는 건 그렇다 치는데... DLL은 자신이 붙는 각 프로세스별로 자기만의 독립된 데이터 공간마저도 보장받지 못했다. 16비트 DLL과 다를 바가 없다는 뜻.

옛날에 아래아한글 3.0b는 윈도 95나 NT 말고 3.1 + Win32s에서 돌아갈 때는 무슨 자기네 고유한 메모리 서버 프로그램을 먼저 실행한 뒤에야 실행 가능했다.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그 메모리 서버가 하는 일이 바로 DLL별로 고유한 기억장소를 할당하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았나 싶다. 아래아한글의 소스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개인적으로 하는 추측이다.

아시다시피 16비트 Windows는 가상 메모리 같은 게 없다 보니, 콜백 함수의 실행 context를 레지스터에다 써 주는 것조차 소프트웨어가 수동으로 해야 할 정도로 진짜 가관이 따로 없었다.

※ 쓰레기(다 쓴 메모리) 수집

끝으로 garbage collector 얘기다.
heap으로부터 할당하는 메모리는 너무 dynamic한지라 언제 얼마만치 할당해서 언제 해제되는지에 대한 기약이 없다. 그걸 소스 코드만 들여다보고서 정적 분석으로 완벽하게 예측하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해진 scope이 없는 동적 메모리를 잘못 건드려서 발생하는 소프트웨어 버그는 마치 자동차의 교통사고처럼 업계에서 상당히 심각한 문제이다.
memory leak은 당장 뻑이 나지는 않지만 프레임 단위 리얼타임으로, 혹은 수 개월~수 년간 지속적으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에서는 치명적이다. 또한 다른 메모리/포인터 버그도 단순히 혼자만 뻑나는 걸로 끝나면 차라리 다행이지, 아예 악성 코드를 실행시키는 보안 문제로까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 동적 메모리 관리를 사람에게 수동으로 맡겨서는 안전하지 못하니, 메모리 자원 회수를 프로그래밍 언어 런타임 차원에서 자동으로 보장되게 하는 기법이 연구되어 왔다.
고전적인 reference counting 테크닉은 C++의 생성자/소멸자 패러다임과 맞물려서 일찍부터 연구되어 왔으며 smart pointer 같은 구현체도 있다.

이건 원리가 아주 간단하며, 언어 차원에서 포인터의 scope가 벗어나는 족족 메모리가 칼같이 회수되는 게 컴파일 시점에서 보장된다. 그래서 깔끔한 것 하나는 좋다.
허나 이 기법은 생각보다 비효율과 단점도 많다. 대표적인 논리적 결함인 순환 참조는.. 서로 다른 두 객체가 상대방을 서로 참조하여 똑같이 참조 횟수가 1보다 커지고, 따라서 둘이 메모리가 결코 해제되지 않아서 leak으로 남는 문제이다.

즉, 레퍼런스 카운팅이 잘 동작하려면, 참조를 받은 피참조자는 자신을 참조하는 놈을 역참조하지 말아야 한다. 이걸 어기면 객체간의 레퍼런스 카운트가 꼬여 버린다.
문제는 이걸 일일이 조심하면서 코드를 작성하는 게 상황에 따라서는 차라리 걍 메모리 자체를 수동으로 관리하는 게 나을 정도로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고리가 어디 A-B, B-A 사이에만 생기겠는가? A-B, B-C, C-A 같은 식으로 더 골치 아프게 생길 수도 있다. 참조 관계는 정말로 cycle이 없이 tree 형태로만 가야 한다.

그러니 이 문제는 예상 외로 굉장히 심각한 문제이다. 멀티스레드에서의 '데드락'하고 다를 바가 없다! 서로 뭔가 꼬여서 끝이 안 난다는 점, 잡아 내기가 극도로 어렵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성능을 더 희생하고라도 메모리 leak 문제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전용 garbage collector가 괜히 등장한 게 아니었겠다 싶다.

가비지 컬렉터라고 해서 무슨 용 빼는 재주가 있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당장 접근 가능한 메모리로부터 출발해서 그 메모리로부터 추가로 접근 가능한 메모리 블록을 줄줄이 순회하여 표시를 한 뒤, 표시가 없는 메모리를 죄다 해제한다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동작한다. 동적으로 할당받은 메모리 내부에 또 동적 할당 메모리의 포인터가 있고, 그게 또 이상하게 얽히고 배배 꼬인 걸 어떻게 일일이 다 추적하는지 더 구체적인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어찌 보면 단순무식하다. 주인 없이 주차장에 장기간 방치되어 있는 폐자전거들을 일괄 처분하기 위해 모든 자전거에 리본을 달아 놓은 뒤, 일정 날짜가 지나도록 리본이 제거되지 않은 자전거를 갖다 버리는 것과 개념적으로 비슷하다! 혹은 기숙사의 공용 냉장고에서 주인에게로 접근(?)이 안 되는 장기 방치 식품을 주기적으로 제거하는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단지 좀 더 성능을 올리기 위해, 메모리 블록들을 생존 주기별로 분류를 해서 짬이 덜 찬 메모리가 금방 또 해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거기부터 살펴보는 식의 관리만 하는 정도이다. 자바, .NET의 가상 머신들도 이런 정책을 사용한다.

이건 즉각 즉각 자원이 회수되는 게 아니며, 리얼타임 시스템에서는 적용을 재고해야 할 정도로 시공간 오버헤드도 크다. 그러나 한번 수집이 벌어질 때 랙이 있다는 말이지, 매 대입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카운터 값을 변화시키고 그때 스레드 동기화까지 해야 하는 레퍼런스 카운팅도 성능면의 약점은 상황에 따라 피장파장일 수 있다.

언어 차원에서 이런 가비지 컬렉터가 제공되어서 delete 연산자와 소멸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언어가 요즘 추세이다. 자바나 C#처럼. 하지만 메모리는 그렇게 자동으로 수집되지만, 파일이나 다른 리소스 핸들은 여전히 수동으로 해제를 해야 할 텐데 무작정 소멸자가 없어도 괜찮은지는 잘 모르겠다. 본인은 그런 언어로 대규모 프로그램을 작성한 경험이 없다. C++ 이외의 언어에서는 RAII 개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건지?

Posted by 사무엘

2015/09/20 08:28 2015/09/2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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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XP에서부터 내가 생성하는 exe 바이너리의 내부에 xml 문서 리소스 형태의 메타데이터를 집어넣는 게 필수 관행이 됐다.
가장 대표적인 용도는 (1) 내가 사용하는 시스템 DLL의 버전을 지정해서 로딩 방식을 시스템 디렉터리 말고 딴 곳으로 강제로 바꾸는 것이다.

이 방식으로 (1-1) 공용 컨트롤을 6.0 버전을 사용한다고 명시해야 각종 컨트롤에 XP의 새끈한 테마가 적용되어 나왔다. 테마 기능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comctl32.dll이 XP 이전과 XP 이후 것은 하위 호환성이 없이 서로 단절됐기 때문이라 한다.
내 프로그램의 비주얼이 시대에 뒤떨어진 구닥다리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면 이거 지정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수이다.

XP 이후로 지금까지 comctl32.dll이 7.0으로 올라간다든가 해서 또 breaking changing을 겪지는 않았다.
Windows 8부터는 명목상 고전 테마와 표준 테마의 구분이 없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공용 컨트롤 6.0 지정을 안 해도 되는 건 아니다. 구닥다리 비주얼 자체가 호환성 때문에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기 때문이다.

뭐 comctl32가 가장 대표적이긴 하지만 이 외에 (1-2) GDI+ (gdiplus.dll)와 비주얼 C++의 CRT DLL, 그리고 MFC DLL이 지난 200x년도에 이 방식을 사용해 로딩된 적이 있다.
Windows XP 시절엔 WinSxS 디렉터리에 파일이 몇 개 없었지만 Vista 이후부터는 도대체 뭐가 들어갔는지 여기에 디렉터리 수가 무려 수천~만수천 개에 달할 정도로 많아졌다. 199x년대에 한번 DLL hell을 겪은 뒤, 너무 난장판이 돼 가는 시스템 디렉터리를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하려 했던 모양이다. 같은 DLL이라도 버전별로 쫙 따로 분류를...

하지만 DLL을 배포하기가 너무 불편하다는 원성이 빗발치면서 VC++ 201x부터는 CRT와 MFC DLL 로딩 방식이 다시 재래식 시스템 디렉터리 기반으로 복귀했다.
또한 GDI+도 오늘날은 기존 GDI만큼이나 재래식 유물로 전락했고... 요즘은 딱히 이 WinSxS 기반 DLL 로딩이 활발히 쓰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DLL 버전 설명이 좀 길어졌는데, 이것 말고도 xml에 들어가는 정보로는
(2) 내 프로그램이 고해상도+가변 DPI를 인식한다는 플래그
(3) 반드시 관리자 권한이 필요하다는 식의 권한 플래그

가 Vista에서 추가되었다. 시스템 차원에서의 고해상도 DPI 설정이야 더 말할 것도 없고 Windows 8.1부터는(8도 아님) 실행 중에 on-the-fly로 모니터 단위 DPI 설정이 변경되는 것에도 추가로 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런 표식이 없으면 그냥 그래픽 카드의 힘으로 프로그램 화면이 그대로 기계적으로 확대 축소된다.

먼 옛날, Windows NT 3.x 내지 95 시절엔 화면 해상도를 재부팅 없이 on-the-fly로 바꾸는 것만 해도 굉장한 혁신이었는데 참 격세지감이다. 시스템 DPI도 예전에는 재부팅이 필수였지만 그래도 Windows Vista쯤부터는 그냥 재로그인만 하면 되게 규제가 완화됐다.

그리고 Vista부터인지 7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4) 이 프로그램이 인식하는 운영체제 목록도 xml에다 명시하게 되었다. PE 실행 파일 포맷에 명시된 OS 버전의 역할을 어느 정도 대신하게 됐다.
Windows 8.1부터는 GetVersionEx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봉인되어서, 프로그램이 인식하는 걸로 등록되지 않은 최신 운영체제의 버전은 Windows 8 이상으로는 알려주지 않게 바뀌었다. 도대체 이런 만행을 왜 무슨 이유 때문에 저질렀는지 난 모르겠지만.. 도대체 버전을 숨겨서 뭐 하게?

그리고 Windows 7도.. 자기 버전이 명시되지 않은 EXE 프로그램이 이름이 setup이라거나 하면, 실행 후에 "이 프로그램은 혹시 설치 프로그램인가요? 뭔가가 제대로 설치/제거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런 꼬장을 부린다. 무슨 호환성과 관련된 조치인 듯하다.

결국 처음에는 공용 컨트롤 때문에 사용하기 시작한 xml인데 이제는 무슨 실행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려면 메타데이터 xml을 집어넣는 건 거의 필수가 되었다. 이 프로그램이 미래에 운영체제에서 새로 도입되는 시스템이나 기능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서 역할을 하다 보니, 들어가는 내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저 네 가지 아이템 말고 내가 또 빠뜨린 게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PE 헤더에 운영체제 버전과 서브시스템 버전은 왜 따로 존재하고 둘의 차이가 무엇인지도 본인은 궁금하다.

* 추가 설명

사실, 메모장이나 워드패드처럼 Windows에 포함되어 있는 기본 프로그램들은 내부의 매니페스트 XML을 열어 보면 공용 컨트롤, 고해상도 DPI, 실행 권한 같은 설정은 있지만 굳이 운영체제 정보가 들어있지는 않다. 특정 버전의 운영체제에 포함되어 있는 프로그램들이 또 그 운영체제 GUID가 내장되어 있다거나 하지는 않다.

이때는 PE 헤더 차원에서 명시된 운영체제 버전이 활용된다. 이 버전이 Windows 8.1에 달할 정도로 높은 값이 들어있으면 GetVersionEx 함수도 Windows 8.1의 버전도 정확하게 되돌려 준다. 다만 이 경우, 그 실행 파일은 Windows 8.1 미만의 운영체제에서는 전혀 실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심지어 7에서도 실행이 거부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5/09/03 08:30 2015/09/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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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C++ 이야기

1. 람다 함수와 내부 클래스 사이의 관계

본인은 몇 년 전엔 Visual C++ 2010으로 갈아탄 기념으로,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소스 코드 내부에서도 한 함수 안에 임시로 사용되던 잡다한 매크로 함수들을 대부분 람다나 템플릿 함수로 바꿨다. 이건 무식한 #define의 사용을 최소화한다는 코딩 컨벤션과 부합하는 리팩터링이었다. #define은 조건부 컴파일이나 ##처럼 정말로 컴파일러의 영역을 초월하여 전처리기의 도움이 필요한 영역에서나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이다.

그 당시엔 매크로가 함수 안의 지역변수들을 건드리는 건 대부분 캡처로 기계적으로 치환해서 집어넣었다. 허나 무분별한 캡처 난발도 지금 보니 무척 지저분하게 보인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케일만 한 함수 안으로 좁아졌을 뿐, 그 안에서 또 온갖 전역변수들을 덕지덕지 참고하여 결합도가 개판이 된 함수를 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말이다. 소프트웨어공학 용어로는 common coupling에 해당한다.

여러 람다 함수가 비슷한 지역 변수들을 참조하는 경우, 그건 데이터와 함수를 몽땅 묶어서 함수 내부에 있는 local 클래스 형태로 떼어 내 버렸다. 어차피 람다의 캡처가 내부적으로는 그렇게 가상의 클래스 멤버 형태로 구현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클래스의 멤버 함수 내부에 있는 람다 함수가 지역 변수들도 참조하고 this 포인터까지 참조하는 경우.. 이건 좀 소속을 어디에다 둘지 좀 난감하긴 했다.

Visual C++ 2012부터는 드디어 캡처가 없는 람다에 한해 일반 함수 포인터로 typecast도 가능해졌다.

2. 템플릿 인자의 성격 분류

다음으로 C++ 템플릿 얘기를 하겠다.
지금까지 템플릿을 매크로 함수의 대체 용도로 사용했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을 공용체의 대체품으로도 잘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클립보드의 내용을 type-safe하게 액세스 해 주는 클래스를 이런 식으로 사용한다.

CClipboard<WCHAR> cb(CF_UNICODETEXT);
CClipboard<DROPFILES> cb(CF_DROP);

예전에는 CClipboard라는 한 클래스 안에
union { PCWSTR pszText; DROPFILES *hDropFiles; };

라고 union을 쓰던 것을 typename T *pData 요렇게 바꾼 것이다.
어차피 한 클립보드 포맷 하에서 다양한 타입을 섞어서 쓸 일은 없으므로, 꼭 공용체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템플릿 인자의 명칭을 용도별로 통일하고 있다. 크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가 있더라.

(1) 저것처럼 일반적인 임의의 type은 T이다.
(2) 참조 타입은 R이다. 이건 T 자체는 아니지만 call by value로도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T의 값을 온전히 나타낼 수 있는 key이다. T의 생성자에 단독 인자로 들어오는 게 가능하다.
가령, T가 String이라면 R은 const char*가 될 수 있다. 혹은 그냥 복사 생성자 격인 const T&도 상관없고.
R은 컨테이너 클래스다 추가하거나 검색하는 값을 지정할 때 쓰일 수 있다.

(3) 그리고 정수 인자는 N. 클래스에 소속된 static 배열의 원소 개수나 enum 값을 정의할 때 쓰인다.
(4) 끝으로, 람다든 functor든 함수 포인터든.. 어쨌든 실행 코드가 들어가는 부분은 O이다. F를 쓸까 하다가 기분 탓에 O가 됐다.

template<typename T, size_t N> class CStaticArray { T m_dat[N]; };
template<typename T, typename R=const T&> class CLinkedList { };
template<typename O> void EnumData(O func);

같은 식이다. 이것 말고 템플릿 인자의 용도는 또 뭐가 있을지 궁금하다.

다만, C++이 언어 문법 차원에서 템플릿 인자를 명백히 구분하는 건 정수형(N) 아니면 typename(T, R, O) 이렇게 둘뿐이다. 그러니 완전히 귀에 걸면 귀걸이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이다. 템플릿 코드 자체만으로는 컴파일러가 문법 오류를 잡을 수 없으며, 그 템플릿에다 실제로 인자를 줘서 타입을 인스턴스화한 뒤에야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이것보다는 쓰임이 제한적이더라도, 좀 덜 와일드하고 통제 가능하고 쓰임을 예측 가능한 템플릿을 만들 수는 없나 싶은데 아직까지는 갈 길이 요원해 보인다.

아, 그나저나 템플릿 선언은 오로지 global scope 안에서만 가능하다. 한 함수 안에 있는 지역 클래스는 템플릿 형태로 선언될 수 없으며 일부 멤버 함수만이 템플릿 형태로 선언되는 것조차도 불가능하다.
람다 함수도 템플릿 형태로 선언될 수 없다. 미래의 C++ 문법에서는 이 정도 한계는 없어질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3. 전처리기에서 sizeof 연산자 떡밥

전처리기의 #if 조건식에서는 어지간한 정수 연산이 가능한 반면, 잘 알다시피 sizeof 연산자는 사용할 수 없다. sizeof의 값에 따라 곧장 조건부 컴파일이 가능하면 참 좋겠지만 그건 순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컴파일러에게 넘겨 줄 코드를 전처리 하는 중인데, 임의의 구조체의 크기처럼 소스 코드를 컴파일해야만 값을 구할 수 있는 연산자를 전처리기에다가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 C++에서 컴파일러와 링커 사이의 순리를 거스르는 시도를 하다 템플릿 export 흑역사가 발생했듯, sizeof도 전처리기와 컴파일러 사이에서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싸움이 될 수 있다.
전처리기를 이용한 조건부 컴파일러는 소스 코드의 이식성에 도움이 되는 기능인데, 정작 기계 종속적인 이식성 관련 정보를 무작정 표준 매크로 심벌로 집어넣을 수는 없다니 이거 참 역설이 아닐 수 없다.

물론 int나 void*의 크기 정도야 전처리기에다가 곧장 박아 넣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전처리기는 코드의 의미나 타겟 플랫폼 따위는 전혀 모른 채 시종일관 lexical한 치환만 하면서 완전 동일하게 동작하는 물건이며, 포인터 같은 기계 종속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완전히 아오안이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포인터의 크기나 비트 endian-ness 같은 타겟 플랫폼 정보는 있으면 유용할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표준 predefined 매크로로 제공되지 않는다. 조건부 컴파일을 위해 그런 정보가 필요하다면 필요한 사람이 해당 매크로 심벌을 별도의 헤더나 컴파일러 옵션을 통해 지정해 놔야 한다. 전처리기가 월권 행위를 저지르지 않아도 되게 해 주기 위해서이다.

다만, 전처리기가 아닌 컴파일러의 입장에서는 sizeof는 컴파일 타임 때 값이 결정되는 아주 static하고 깔끔한 연산자이다. sizeof의 피연산자로는 타입 이름과 값이 모두 올 수 있는데, 값은 '직접 실행이 되지 않는다'. 쉽게 말해 sizeof( *((int *)NULL) )을 해도 뻑이 안 난다는 뜻.
그렇기 때문에 sizeof의 값은 static 배열의 크기를 결정하는 데 쓰일 수 있고, 또 case 문이나 템플릿의 정수값 인자에도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5/08/31 08:39 2015/08/3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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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의 클래스에는 여느 객체지향 언어와 마찬가지로, 정적 바인딩이 아닌 실행 시간 동적 바인딩을 거쳐 호출되는 가상 함수라는 개념이 있다.
일반 함수들은 선언만 해 놓고 정의를 안 했다면, 그 함수를 실제로 호출한 곳이 있을 때만 링크가 시도되고 링크 에러가 난다. (물론 DLL을 만들 때처럼 외부로 export된다고 명시된 함수라면, 우리 모듈 내부에서 당장 안 쓰이더라도 당연히 몸체가 존재해야 함. 이건 논외로 한다.)

이런 일반 함수와는 달리 가상 함수는 해당 클래스에 속하는 개체가 생성되어 가상 함수 테이블이 만들어질 때 이미 참조가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선언을 한 이상, 코드 내부에서 직접적으로 호출을 안 하더라도 반드시 정의가 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링크 에러가 안 난다.
가상 함수이지만 자기 몸체가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는 단 하나, 순수 가상 함수뿐이다.

순수 가상 함수가 존재하는 클래스는 반쯤은 불완전한 타입과 비슷하다. 불완전하기 때문에 그 클래스의 인스턴스를 직접 만들 수 없다. 누군가가 얘를 상속하여 파생 클래스를 만든 뒤, 모든 순수 가상 함수들에 대한 몸체를 구현해 줘야만 한다. 몸체를 안 만들고 선언만 해 놓으면 컴파일은 되지만 그제서야 링크 에러가 나게 된다. 즉, 순수 가상 함수는 가상 함수의 링크와 관련된 문제를 파생 클래스로 보류하는 역할을 한다.

순수 가상 함수가 들어있는 추상 클래스의 인스턴스를 직접 만드는 것은 컴파일러에 의해 원천 봉쇄되고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아주 특수한 상황에서는 이렇게 몸체가 없는 추상 클래스에 대한 직접 호출이 일어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경우이다.

class CDerived;
class CBase {
    CDerived *m_pt;
public:
    CBase(CDerived *p);
    virtual void Pure() = 0;
};

class CDerived: public CBase {
public:
    CDerived(): CBase(this) {}
    void Pure() { puts("Ahh"); }
};

CBase::CBase(CDerived *p): m_pt(p) { p->Pure(); }

int main() { CDerived obj; }

생성자에서 자기 자신이 아직 완전히 초기화되지 않은 상태일 때 Pure()을 호출해 버리니, 마치 열차가 탈선한 것처럼, 지뢰찾기에서 지뢰를 밟은 것처럼 허를 찔리는 것이다.
사실 forward 선언까지 동원해 가면서 굳이 m_pt를 CDerived의 포인터로 지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기반 클래스와 동일한 CBase *로 지정해도 에러가 나는 건 마찬가지이다.

참고로, CBase의 생성자에서 저렇게 번거롭게 p->Pure()을 하지 않고 그냥 this에 대해서 Pure()을 호출하려 시도하면 그건 순수 가상 함수임에도 불구하고 동적 바인딩이 아니라 정적 바인딩이 일어난다. CBase에 Pure 함수가 정의돼 있지 않다고 링크 에러가 난다. 그걸 별도의 포인터 값으로 억지로 우회함으로써 아직 몸체가 없는 순수 가상 함수에 도달할 수 있다. 위의 코드는 굉장히 인위적인 예이지만, 멀티스레드 race condition 같은 데서도 드물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C#은 생성자에서도 동적 바인딩이 잘 처리되는 게 보장되는 반면, C++은 옛날에 만들어지기도 해서 성능 보전을 위해서인지 설계 관점이 다소 보수적이다. 기반 클래스의 생성자는 자신이 파생 클래스의 생성 과정의 일부라 하더라도 파생 클래스에 대한 단서를 전혀 얻을 수 없고 언제나 기반 클래스의 형태로만 동작한다.
여러 모로 생성자에서 가상 함수를 호출하는 건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DllMain 안에서 또 DLL을 로딩하지 말고 가능한 한 거기서는 몸을 사리고 있어야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초기화가 되기 전에 가상 함수 테이블이 가리키는 주소값이 NULL이었다면, 그냥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운영체제 차원에서 '잘못된 연산' 에러가 나고 그걸로 끝이 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만 하는 건 재미(?)가 없고 데이터를 조작하다가 발생한 여느 null pointer 에러와 구분도 어려우니 컴파일러는 가상 함수 테이블에다가 순수 가상 함수에 대한 디폴트 핸들러의 주소를 넣어 준다. 주소를 한 번만 넣어 주면 끝이니 딱히 성능에 영향을 받을 일이 없고, 따라서 debug뿐만 아니라 release 빌드에도 못 넣을 이유가 없다.

개체가 정상적으로 초기화됐다면 그 주소는 사용자가 작성한 파생 클래스의 함수로 당연히 대체된다. 그러나 그게 아직 바뀌지 않았다면 핸들러 함수로 간다. 얘는 assert(0)과 비슷한 급의 예외를 발생시키는 것 말고 딱히 하는 일은 없다. 다만, 이 일이 벌어졌을 때 사용자가 지정해 준 함수가 호출되게 할 수는 있다.

가상 함수가 몸체가 온전하지 않으면 컴파일 에러(순수 가상 함수에 대한 클래스 선언)와 링크 에러(...)뿐만 아니라 이렇게 런타임 에러까지 드물게나마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런타임 에러라니 왠지 C++답지 않아 보이지만, 이건 그래도 운영체제나 컴퓨터 차원으로 갈 런타임 에러를 언어 시스템 차원에서 수습 가능한 런타임 에러로 바꿔 주는 체계까지는 갖춰져 있다. 배열 첨자 초과나 division by 0 에러는 전자로 바꾸려면 매번 값을 사전에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오버헤드가 큰 반면, 순수 가상 함수 호출은 그냥 디폴트 함수 주소만 설정해 주면 되니까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08/26 08:34 2015/08/2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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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Windows에서 바탕 화면에 배경 그림을 표시하는 방식은 '바둑판, 화면 중앙, 화면 크기에 맞춤'이라는 딱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이것은 GDI에서 직사각형 영역에다 비트맵을 뿌리는 함수로 치면 각각 PatBlt, BitBlt, 그리고 StretchBlt에 대응한다. 지금은 몇 가지 방식이 더 나오는데, 그건 그림의 종횡비와 화면의 종횡비가 다를 때 확대를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므로 개념적으로 StretchBlt에 대응하는 셈이다.

GDI에서 비트맵 그래픽을 표현하는 추상적인 핸들 자료형은 잘 알다시피 HBITMAP이다. 그러나 위의 세 *Blt 함수들 중 어느 것도 HBITMAP을 인자로 받지 않는다. 이는 어찌 된 일일까?
이들은 비트맵을 자기들이 처리하기 용이한 형태로 바꾼 파생 자료형을 대신 사용한다. PatBlt를 사용하려면 뿌리려는 비트맵을 브러시로 바꿔야 하며, BitBlt와 StretchBlt는 해당 비트맵에 대한 그래픽 조작이 가능한 메모리 DC를 추가로 준비해야 한다. 그럼 그 구체적인 내역을 살펴보자.

모노크롬 아니면 16색 그래픽이 있던 시절, 도스용 그래픽 라이브러리에는 8바이트로 표현되는 8*8 단색 패턴이라는 게 있었다. 그 작은 공간으로도 벽돌, 사선 등 생각보다 기하학적으로 굉장히 기발한 무늬를 표현할 수 있었다.
Windows는 2000/ME까지만 해도 배경 그림은 오로지 BMP만 지원했으며(액티브 데스크톱을 사용하지 않는 한), 배경 그림이 차지하지 않는 나머지 영역은 그런 무늬로 도배하는 기능이 있었다. 물론 이것은 트루컬러 그래픽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낡은 기능이기에, XP부터는 깔끔하게 없어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atBlt는 직사각형 영역을 주어진 브러시로 채우는 함수이다. 즉, 이 함수가 사용하는 원천은 함수의 별도 인자가 아니라 해당 DC에 선택되어 있는 브러시이다. 그럼 얘는 Rectangle이나 FillRect와 하는 일이 거의 차이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이 세 함수의 특성을 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PatBlt FillRect Rectangle
경계선을 current pen으로 그음 X X O (유일)
경계면을 current brush로 채움 O No, brush를 따로 인자로 받음 O
사각형 좌표 지정 방식 x, y, 길이, 높이 RECT 구조체 포인터 x1, y1, x2, y2 (RECT 내용을 풀어서)
래스터 오퍼레이션 지정 O (유일) X (= PATCOPY만) X (왼쪽과 동일)

다들 개성이 넘쳐 보이지 않는가? =_=;;
Rectangle은 선을 긋는 기능이 유일하게 존재하며, FillRect는 유일하게 사용할 브러시를 매번 인자로 지정할 수 있다. 그 반면 PatBlt가 유일하게 갖추고 있는 기능은 래스터 오퍼레이션인데, 사실 이것이 이 함수의 활용도를 크게 끌어올려 주는 기능이다. 이에 대해서도 앞으로 차차 살펴보도록 하겠다.

브러시는 '2차원 면을 바둑판 형태로 채우는 어떤 재질'을 나타내는 GDI 개체이다. 가로선· 세로선· 대각선 같은 간단한 무늬는 CreateHatchBrush로 지정 가능하지만 이건 오늘날에 와서는 영 쓸 일이 별로 없는 모노크롬 그래픽의 잔재이다.
CreateSolidBrush는 아무 무늬가 없는 순색 브러시를 표방하긴 하지만, 그래도 16/256컬러 같은 데서 임의의 RGB 값을 넘겨 주면 단순히 가장 가까운 단색이 아니라 ordered 디더링이 된 무늬가 생성된다.

그리고 다음으로 비트맵으로부터 브러시를 생성하는 함수는 바로 CreatePatternBrush이다.
여기에서 사용할 비트맵은 가장 간단하게는 CreateBitmap이라는 함수를 통해 생성할 수 있다. 이 함수가 인자로 받는 건 비트맵의 가로· 세로 크기와 픽셀 당 색상 수, 그리고 초기화할 데이터가 전부이다. 아주 간단하다.

그러나 이 비트맵은 그냥 2차원 배열 같은 픽셀 데이터 덤프 말고는 그 어떤 정보도 담겨 있지 않으며, 이걸로 만들 수 있는 건 구조가 극도로 단순해서 어느 그래픽 장비에서나 공통으로 통용되는 모노크롬 비트맵뿐이다. 즉 그 도스 시절의 8*8 패턴 같은 극도로 단순한 비트맵만 만들 수 있다. 오늘날에 와서 CreateBitmap은 모노크롬 비트맵 생성 전용이라고만 생각하면 된다.

모노크롬 비트맵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DC나 브러시는 다른 solid/hatched 브러시와는 달리 자체적으로 색상 정보가 담겨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때는 그래픽을 뿌리는 DC가 갖고 있는 텍스트의 글자색(값이 0인 곳)과 배경색이(값이 1인 곳) 양 색깔로 선택된다는 점도 참고하자. MSDN에 명시되어 있다. (0과 1 중 어느 게 글자인지 이거 은근히 헷갈린다. 빈 배경에서 뭔가 정보가 있다는 관점에서는 1이 글자 같아 보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리고 브러시는 origin이라는 게 있어서 어떤 경우든 이를 원점으로 하여 바둑판 모양으로 뿌려진다. oxoxoxox라는 무늬가 있다면, 0,0부터 8,0까지 뿌린다면 oxoxoxox로 뿌려지지만 1,0부터 9,0까지 뿌린다면 ox가 아니라 xoxoxoxo가 된다는 뜻이다.

모노크롬이 아닌 컬러 비트맵을 저장하고 찍는 절차는 좀 복잡하다. 이미 컬러를 표현할 수 있는 DC로부터 CreateCompatibleDC와 CreateCompatibleBitmap을 거쳐서 비트맵을 생성해야 한다. 아니면 CreateDIBitmap를 써서 DIB라 불리는 '장치 독립 비트맵' 정보로부터 HBITMAP을 생성하든가.. 얘는 그냥 비트맵 데이터뿐만 아니라 팔레트 정보 같은 것도 담긴 헤더를 인자로 받는다. 출력할 그래픽 데이터와 출력 매체의 픽셀 구조가 다를 때를 대비해서 추상화 계층이 추가된 것이다.

원래 패턴 브러시는 8*8의 아주 작은 비트맵만 취급할 수 있었다. 그러나 NT 내지 95 이후의 버전부터는 그 한계가 없어지면서 브러시와 오리지널 비트맵 사이의 경계가 좀 모호해졌다. 그래도 PatBlt는 작은 비트맵 무늬 위주의 브러시를 래스터 오퍼레이션을 적용하여 그리는 용도에 원래 최적화돼 있었다는 점을 알아 두면 되겠다.
윈도우 클래스를 등록할 때 우리는 WNDCLASS의 hbrBackground 멤버를 흔히 (HBRUSH)(COLOR_WINDOW+1) 이런 식으로 때워 버리곤 하는데, 여기에다가도 저런 패턴 브러시를 지정해 줄 수 있다. 그러면 그 윈도우 배경에는 자동으로 바둑판 모양의 비트맵이 배경으로 깔리게 된다. 이런 식의 활용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한편, 비트맵을 찍는 동작에는 그냥 있는 그대로 뿌리는 것뿐만이 아니라 래스터 오퍼레이션을 통해 반전을 해서 찍기(PATINVERT), 타겟 화면을 무조건 반전시키기(DSTINVERT), 타겟 화면을 무조건 검거나 희게 바꾸기 같은 세부 방식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는데, 앞서 언급한 FillRect뿐만 아니라 InvertRect나 DrawFocusRect 같은 함수도 사실은 PatBlt의 기능을 이용하여 다 구현 가능하다. cursor를 깜빡거리는 건 두 말할 나위도 없고 말이다.

임의의 색깔로 음영을 표현하는 것이라든가, 특히 이동이나 크기 조절을 나타내는 50% 반투명 검은 음영 작대기/테두리는 모두 이 함수의 xor 래스터 오퍼레이션으로 표현된다. 그걸 구현하는 데는 PatBlt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뜻. 흑백을 xor 연산 시키면 "원래 색 & 반전색"이 교대로 나타나니까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요즘은 (1) 걍 테두리 없이 해당 개체를 즉시 이동이나 크기 조절시키는 것으로 피드백 또는 (2) 알파 블렌딩을 이용한 음영이 대세가 되면서 전통적인 xor 음영은 점점 비중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PatBlt 함수는 그래도 이렇게 유용한 구석이 있다.

이런 PatBlt에 반해 BitBlt는 비트맵을 SelectObject시킨 DC를 원본 데이터로 사용하기 때문에 컬러 비트맵의 출력에 더 최적화되어 있다. PatBlt처럼 비트맵을 바둑판 모양으로 반복 출력하는 기능은 없으며, 딱 원본 데이터의 크기만큼만 출력한다. PatBlt와는 달리 고정 origin이 없고 사용자가 찍으라고 한 위치가 origin이 된다. StretchBlt는 거기에다가 확대/축소 기능이 추가됐고 말이다.

이 정도면 비트맵 API에 대한 개념이 충분히 숙지될 수 있을 것이다. 각종 아이콘과 마우스 포인터들도 다 마스크 비트맵 AND와 컬러 비트맵 XOR이라는 래스터 오퍼레이션을 통해 투명 배경 내지 반전을 구현한다는 건 두 말하면 잔소리이다. 물론 오늘날은 알파 채널로 투명도를 구현하면서 래스터 오퍼레이션의 의미는 다소 퇴색했지만 말이다.
그럼 이제 비트맵 API들에 대한 개인적인 의문점과 아쉬운 점을 좀 나열하며 글을 맺겠다.

(1) GDI는 후대에 등장한 다른 그래픽 API들과는 달리, 글꼴을 제외하면 벡터와 래스터 모든 분야에서 안티앨리어싱과는 담을 싼 구닥다리 API로 전락해 있다. 그러니 비트맵을 정수 배가 아닌 확대/축소를 좀 더 부드럽게 하거나, 아예 임의의 일차변환을 한 모양으로 출력하려면 최소한 GDI+ 같은 다른 대체제를 써야 한다.

(2) 운영체제가 가로줄, 세로줄 같은 몇몇 known pattern에 대해서 CreateHatchBrush 함수를 제공하긴 하는데, 50% 음영 정도는 오늘날에도 많이 쓰이기 때문에 known 패턴이 좀 제공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그게 없어서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내부에 0x55, 0xAA 배열을 일일이 생성해서 패턴을 만드는 것은 낭비이다.
오히려 cursor는 CreateCaret 함수에 (HBITMAP)1을 줘서 50% 음영을 만드는 기능이 있는데, 정작 그건 별로 쓸 일이 없다.

(3) 브러시 말고 펜으로 선을 그리는 걸 xor 반전 연산으로 하는 기능은 없는지 궁금하지 않으신지? 임의의 사선이나 원 테두리를 그렇게 그리는 건 그래픽 에디터를 만들 때도 반드시 필요하니 말이다.
물론 그런 기능이 없을 리가 없다. SetROP2라는 함수로 그리기 모드를 바꿔 주면 된다. 단, 여기서 입력받는 래스터 오퍼레이션 코드는 BitBlt가 사용하는 코드 체계와는 다르다. 비트맵 전송 API들은 화면의 원본 픽셀(D), 그리려는 픽셀(S)뿐만 아니라 패턴(P)이라는 변수가 또 추가되어서 원래는 3변수 코드를 사용한다. BitBlt는 PatBlt가 하는 일까지 다 할 수 있는 모양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08/12 08:33 2015/08/1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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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머 API 이야기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건 원래 처음부터 끝까지 컴퓨터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전속력으로 실행해 버리는 물건이다. 그러나 컴퓨터에는 정밀한 시간 측정 기능이 있으며, 프로그램이 원하는 경우 자신이 실행되는 주기를 그에 맞춰 인위로 조절할 수 있다.
일명 타이머 기능인데, 이것은 컴퓨터가 액세서리 차원에서 제공하는 부가 기능이 아니라 컴퓨터 자체의 내부 동작 방식의 특성상 컴퓨터가 반드시 갖추고 있는 기능이다. 단적인 예로 난수 생성을 위한 씨앗(= 매번 달라야 하는 초기값)도 내부적으로 재고 있는 시각으로부터 얻을 정도이다.

컴퓨터가 속도가 매우 느리고 자원이 부족하고, 한 프로그램이 컴퓨터의 전체 자원을 독점할 수 있던 옛날에는 매번 타이머를 측정하면서 0.n초가 경과하는 것을 프로그램이 일일이 감시하는 방식으로, 즉 polling 방식으로 동작했겠지만, 지금은 그건 어림도 없는 소리이다. 자기에게 time slice를 주는 운영체제에다가 '알람' 요청을 해서 알람이 왔을 때 동작하게 해야 한다.

Windows에서 이 기능을 사용하는 아주 대표적인 방법은 타이머 API이다. SetTimer, KillTimer와 그 이름도 유명한 WM_TIMER 메시지.
타이머는 그 성격에 따라 게임이나 멀티미디어 재생기 등에서 프레임 간격 유지를 위해 1초에 수십 번씩 돌아가는 (1) 아주 정밀한 놈부터 시작해, 수백 밀리초~수 초 정도의 간격으로 사용하는 (2) 일반적인 타이머, 그리고 드물게는 수 시간~수 일 주기를 갖는 (3) 장기 타이머도 있다. 운영체제의 보급 타이머는 일단은 가성비가 적당히 우수한 '일반적인' 용도에 가장 적합하게 설계돼 있다. 이게 무슨 뜻인지를 설명하면 이렇다.

보급 타이머도 명목상으로는 수십 밀리초 정도의 정밀도를 지원한다. 하지만, WM_TIMER는 WM_PAINT만큼이나 메시지 큐에서 처리 우선순위가 무척 낮은 메시지이기 때문에 컴퓨터가 아주 바쁘고 윈도우 메시지 트래픽이 아주 많을 때는 정밀도가 떨어질 수 있다. 더구나 Windows는 근본적으로 리얼타임 운영체제가 아닌 관계로, 커널의 시간 스케줄링을 초월해서까지 무조건적인 초정밀도는 애초에 보장되지도 않는다. 타이머의 정밀도가 올라갈수록 필요한 시스템 자원과 부하도 더 커질 테니, 초정밀 타이머가 필요하다면 QueryPerformanceCounter나 멀티미디어 타이머 같은 다른 전문 API를 쓰고 동기화도 커널 오브젝트 같은 다른 방법을 써서 해야 한다.

한편, 다른 쪽 극단에 있는 장기 타이머는 응용 프로그램 자체의 동작이라기보다는 업데이트 주기를 체크하거나 사용자에게 적당히 덜 성가신 주기로 뭔가를 알리는 용도로 사용된다. 이 정도면 타이머라기보다는 알람에 더 가깝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으로부터 "5000밀리초 간격으로" 같은 것 말고, 절대적인 시각.. 예를 들어 1970년 1월 1일 0시 정각 이래로 40억 5800만 초가 딱 경과했을 때처럼 절대적인 시각을 기준으로 trigger되는 진정한 '알람' 타이머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계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이런 타이머 API가 더 유용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장기 타이머를 사용할 정도의 상황이라면 지금으로부터 시간이 얼마만치 지났는지보다는 매일 몇 시가 됐는지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짧은 주기의 타이머나 극단적으로 긴 타이머 말고, 보통 주기의 타이머는 여러가지 용도로 쓰인다. 가령, 키보드는 누르고 있는 동안 키 입력이 하드웨어 차원에서 자동으로 반복 전달되는 반면 마우스는 그런 게 없는데, 마우스를 누르고 있는 동안 자동 스크롤이 되는 것은 타이머로 처리가 가능하다. 그리고 간단한 비동기적인 처리를 위해서도 타이머가 약방의 감초처럼 쓰인다.

이게 도스의 제약인지 아니면 인텔 x86 CPU 차원의 제약인지 구체적인 내역은 기억이 안 나지만, 도스 시절에는 컴퓨터의 타이머 해상도가 1/18.2초여서 최소 주기가 약 55밀리초였던 것 같다. Windows 9x 시절에만 해도 운영체제의 타이머의 정밀도는 그 정도였다고 MSDN에 기록돼 있었는데 NT 계열은 하드웨어를 또 어떻게 튜닝했는지 타이머가 그것보다 훨씬 더 정밀해졌다.

자, 그럼 이 글에서는 Windows의 일반 타이머 API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자.
SetTimer 함수의 인자로는 타이머의 발동 주기뿐만 아니라 (1) 타이머를 메시지로 받을지 아니면 함수 호출로 받을지, (2) 그리고 메시지로 받는 경우 동일 메시지에서 이 타이머만을 식별할 번호를 지정하면 된다. SetTimer 함수는 사용하는 방법이 생각보다 좀 복잡하다.

(1) SetTimer에다가 뭔가 윈도우 핸들을 전해 주는 경우, 타이머는 메시지로 받을 수도 있고 콜백 함수로 받을 수도 있다. 두 가지 선택의 여지가 있으며, 타이머 식별 번호는 우리가 임의의 자연수로 일괄 지정해 줄 수도 있다.
(2) 그 반면 윈도우 핸들이 없이, 윈도우를 전혀 생성하지 않고도 타이머를 사용할 수 있다. 그 대신 이때는 몇 가지 제약이 따른다. 메시지가 아닌 콜백 함수로만 통지를 받을 수 있으며, 타이머 식별자는 우리가 지정할 수 없다. SetTimer 함수가 되돌린 값을 별도의 변수에다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마치 에디팅 엔진의 기능만을 따로 떼어서 windowless 리치 에디트 컨트롤이 존재하는 것처럼 타이머도 windowless 타이머가 존재하는 셈이다. 물론 SetTimer가 무슨 스레드를 만들기라도 해서 따로 돌아가는 건 아니기 때문에, 비록 windowless 타이머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메시지 loop은 돌리고 있어야 타이머가 동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1)과 (2)의 특징을 취합하는 방법이 없는 게 아쉽다. 윈도우 핸들을 지정해 줘서 WM_TIMER 메시지를 받는데 타이머 식별자는 내가 일괄 지정한 게 아니라 운영체제가 기존 타이머들과의 충돌을 피해서 동적으로 배당한 값이 오는 형태 말이다.
서브클래싱 내지 후킹을 한 윈도우에 대해서 타이머를 걸 때는 하드코딩된 타이머 ID를 써서는 안 된다. 원래의 윈도우 프로시저가 사용하는 고정 타이머 ID와 충돌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윈도우 메시지가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때는 충돌이 없음이 보장되는 windowless 타이머를 써야 한다. 하지만 windowless 타이머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인해 사용이 불편하다.

첫째, 콜백 함수에 user data를 넘겨 주는 추가 인자가 없다. 그래서 user data는 전역 변수나 TLS 값 같은 불편한 방법으로 얻어 와야 한다.
둘째, 윈도우가 붙은 타이머는 같은 ID값으로 타이머를 지정하는 경우, 기존 타이머가 새 타이머로 자동으로 대체된다. 그러나 windowless 타이머는 그런 기능이 없기 때문에 기존 ID에 대해서 KillTimer를 하고 다시 SetTimer를 해서 새 ID를 얻는 작업을 수동으로 해 줘야 한다. 다시 말해 기존 타이머의 재지정이 어렵다.

결국,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windowless 타이머를 써야 하는데 이 타이머도 윈도우가 붙은 타이머하고 비슷하게 동작하도록 추가 군더더기 기능을 구현한 클래스를 만든 뒤에야 그럭저럭 쓸 만하게 됐다.
윈도우가 있는 타이머와 없는 타이머에서 서로 필요한 기능을 취합하는 방법이 없어서 불편하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SetTimer 함수에서 ID를 받는 부분은 포인터나 핸들을 넘기는 용례가 없는데 자료형이 왜 UINT가 아닌 UINT_PTR로 잡혀 있는지 이것도 개인적으로는 의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08/09 08:21 2015/08/0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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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의 역사 회상

1. 공용 대화상자

먼 옛날, Windows 3.0은 최초로 VGA를 지원하고 팔레트 API, 장치 독립 비트맵, MDI 관련 API가 추가되고, RTF 기반 winhelp 도움말이 추가되고, 버튼이 3D 회색으로 바뀌고 시스템 글꼴까지 가변폭으로 바뀌는 등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386 확장 모드는 2.1때 미리 도입됐다고 하니 그건 논외로 하더라도)
그런데, 3.0에 없다가 3.1에서 새로 추가된 기능들도 만만찮았다. 트루타입 글꼴과 OLE야 워낙 잘 알려진 3.1의 신규 기능이다만.. 이것 말고도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 '공용 대화상자' 컬렉션들이 역시 3.1에서 처음 도입되었다.

3.1 이전에는 GetOpenFileName 함수가 Windows API에 없었다는 뜻이다. 파일 열기/저장 대화상자는 응용 프로그램들이 전부 직접 따로 구현해야 했다. MS Office 제품들이 한동안 독자적인 파일 열기/저장 대화상자를 갖추고 있었던 건 운영체제도 Windows 3.1 이전까지는 어차피 해당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싶다. Word, Excel은 이미 1980년대부터 개발되었던 프로그램이니까.
그리고 파일 대화상자뿐만 아니라 색깔 선택, 텍스트 검색, 인쇄 같은 잘 알려진 공용 대화상자들도 3.1에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옛날 도스 시절에 TUI 내지 GUI를 직접 구현하면서 파일 열기/저장 대화상자도 손수 만들어 본 프로그래머라면 공용 대화상자가 얼마나 혁신적인 물건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 생각엔 아마 ShellAbout 함수도 3.1에 와서야 용례가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나 싶다. 3.0 때는 응용 프로그램별로 About 대화상자도 서로 다르게 생긴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용 대화상자에 이어 리스트/트리 컨트롤 같은 추가적인 "공용 컨트롤"은 Windows 3.1보다 한 박자 뒤인 Windows 95 내지 NT 3.51과 함께 도입됐다.
물론 일반 사용자에게 와 닿는 Windows 3.0과 3.1의 큰 차이는 저런 기술적인 요소가 아니라... 보조 프로그램으로 리버시(오델로 게임)가 짤리고 그 이름도 유명한 '지뢰찾기'가 대신 도입된 게 아닌가 싶다.

2. 9x와 NT가 따로 놀던 API

과거에 Windows 95와 NT가 공존하던 시절에는 일반적으로 95의 API는 NT의 API에 부분집합으로서 완전히 포함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보안이나 유니코드, 일부 고급 기능들이 빠져 있을 뿐, 공통 기능은 동일한 형태로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기능은 95에도 전혀 없는 건 아닌데 NT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따로 구현되어 API가 파편화되고, 이 때문에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 번거로움으로 인해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그만큼 Windows 95팀과 NT 팀이 마치 MFC 팀과 Office 팀(리본 UI), Windows 팀과 Visual C++ 팀(CRT DLL)만큼이나 생각만치 교류가 없었다는 뜻이다. 이거 무슨 일본군 육군과 해군도 아니고.

그런 기능으로 무엇이 있느냐 하면 첫째는 사용 중인 파일을 다음 재부팅 때 지우도록 예약하는 기능이요, 둘째는 실행 중인 프로세스와 모듈들을 조회하고 heap 메모리 상태를 조회하는 기능이다.
전자는 NT에서는 MoveFileEx 함수를 쓰면 됐지만 95에서는 그 함수가 지원되지 않았다. 95에서는 wininit.ini라는 살생부 리스트를 수동으로 건드려 줘야 했는데, 이게 처리가 Windows가 아닌 도스 계층에서 행해지는지라 긴 파일 이름을 쓸 수 없어서 더욱 불편했다.

다음 후자의 경우, NT는 커널 API의 연장선 차원에서 EnumProcesses, EnumProcessModules, HeapLock, HeapWalk 같은 함수가 제공되었다. 카테고리의 명칭은 Process status API (PSAPI)라고 불렸다.
그러나 95는 Tool Helper라는 특수한 디버그용 라이브러리 개념으로 CreateToolhelp32Snapshot 이후 [Heap/Module/Process/Thread]32[First/Next] 이런 식으로 함수를 제공했다. 함수를 초기화하고 사용하는 방법이 서로 완전히 딴판이라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이 두 기능은 모두 설치/제거 프로그램을 만들 때 필요한 기능이다. "이 DLL은 다음 프로그램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음 재부팅 때 제거하시겠습니까?"를 구현하려면 말이다. Windows Installer 런타임은 당연히 9x용과 NT용이 이런 점을 감안하여 제각각 구현되어 있었을 것이다.
결국 Windows 2000에 가서야 지금까지 9x에만 있던 tool help library를 NT 계열이 마저 흡수하는 걸로 문제가 종결되었다. 마치 95에서 첫 도입되었던 Plug & play를 드디어 2000이 수용했듯이 말이다. 게다가 궁극적으로는 9x 계열 자체가 없어지기도 했고.

3. 그래픽과 사운드 성능 향상

1990년대 중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의 성능이 향상됨으로써 Windows에 생긴 3대 변화를 들자면 난 다음을 꼽는다. 예전에 한 번씩은 다 언급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1) 화면이 막 고쳐지는 곳으로 마우스 포인터를 가져가도 깜빡임이 없게 되었다. 그래픽 카드가 마우스 포인터 주변은 건드리지 않게 하드웨어적인 처리를 진작부터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요즘 형광등이 깜빡임 없이 바로 켜지기 시작한 것만큼이나 신기한 일이다.

초창기에는 흑백의 기본 포인터만 처리가 되지, 컬러 내지 심지어 애니메이션이 있는 custom 포인터, 그리고 마우스 포인터 자취까지는 차마 깜빡임 방지 처리를 다 못 했다. 그러나 이것도 2000년대부터는 제약이 없어졌다.
Windows 2000은 아예 안전 모드에서 16컬러 VGA로 동작할 때에도 마우스 포인터의 깜빡임이 없는 게 무척 신기하다. NT가 원래 그랬는지 아니면 2000부터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

(2) 멀티웨이브가 되기 시작한 것도 아주 신기한 일이다.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Windows에 사운드/멀티미디어 지원이 처음으로 도입됐던 3.1/95 초창기에는 한 번에 한 프로그램만 사운드 카드의 사용이 가능했다. 그리고 다른 프로그램은 사운드를 이용할 수 없었다! PC에 사운드 카드가 버젓이 달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운드 초기화가 실패하는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해야 했던 것이다.

9x 시절에는 일부 고급형 사운드 카드만이 멀티웨이브가 가능했다가 2000부터는 드디어 그냥 아무데서나 멀티웨이브가 가능해졌다. 이쯤에서 미디 역시 노래방 수준의 소프트웨어 신시사이저로 대체되었고 XP쯤부터는 오디오 CD까지 모든 사운드의 음원이 waveform으로 통합되었으며, Vista부터는 장치가 아닌 스피커/응용 프로그램별로 구분해서 볼륨을 지정하는 게 가능해졌다.

오늘날도 PC에 따라서는 출력 단자에 헤드폰/스피커 같은 게 전혀 연결돼 있지 않으면 사운드의 초기화가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PC 자체에 스피커가 달려 있는 노트북 PC에서는 해당사항이 없는 얘기. 옛날에도 입력 단자를 감지해서 녹음 버튼의 성공/실패를 감지하는 것 정도는 가능했던 것 같다.

(3) 그리고 제일 늦게 생겼고 Windows Vista가 이뤄낸 쾌거 중 하나는 역시 동영상 장면도 Print screen으로 간단히 캡처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창을 움직였는데 동영상 영역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거나, 화면 캡처를 하면 그냥 컬러 키를 나타내는 이상한 단색만 캡처된다거나.. 이런 것도 이미 10년쯤 전부터 옛날 추억이 됐다.
기술적으로 따지고 보면 동영상만 추가적인 하드웨어 가속을 받는 게 아니라 아예 모든 그래픽이 동등하게 하드웨어 가속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GDI조차도 그 위에서 돌아가니까 BitBlt 같은 GDI API로 간단하게 캡처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Vista가 처음으로 선보인 flip3d나 live preview에도 동영상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기 시작했다.

4. Windows 10

그리고 그 Windows 95가 출시된 지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Windows 10이 출시되었다. 95 출시 당시에 중학생이던 본인은 뭐 이미 30대 중반의 성인이 됐고.
2015년에 마소 소프트웨어의 최대의 이슈는 단연 새 운영체제와 새 개발툴이다. Windows 10과 Visual Studio 2015.

IE가 11에서 종결되고 Edge로 넘어가는 것만큼이나 마소에서는 Windows 10이 독립된 브랜드 형태로는 Windows의 마지막 버전이 될 것이고 그 뒤로는 그때 그때 인터넷 업데이트만으로 유지보수를 할 것이라고 밝혔댄다.. 그 정책이 실제로 언제까지나 유지될지는 모르겠다.

하긴, 매번 XP, Vista 같은 브랜드명에다 숫자에다.. 이런 발상 자체가 식상해지고 아이디어가 고갈될 때도 되긴 했다.
허나 과거에 마소 내부에서는 IE 팀이 Windows 팀으로 합병될 뻔한 적도 있었고, 또 이미 윈도 7 시절부터 이건 NT 커널 기반 Windows의 마지막 버전이고 그 뒤로는 Midori던가 뭐던가 완전히 새로운 기반의 운영체제가 나온다는 식의 설레발도 나돌았다. 트렌드라는 건 언제든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니 변화를 신중하게 지켜봐야겠다.

그래도 마소에서 이번 Windows 10을 뭔가 완결판이라는 컨셉을 두고 만들었다는 티가 벌써부터 팍팍 느껴진다.
외형이 8하고 별 차이가 없는 줄 알았는데, 프로그램의 제목이 가운데 정렬이던 것이 다시 왼쪽으로 복귀한 건 좀 사소한 점일 테고. ㅋㅋ
그리고 운영체제의 버전뿐만 아니라 커널의 내부 버전 번호도 Vista 이래로 지금까지 6이던 것이 7~9를 건너뛰고 10으로 맞춰졌다.
Windows 10이 저런다고 하니까 마치 Mac OS X 같은 느낌도 든다. 저 X도 10을 나타내니까.. 인터넷을 뒤져 보니 당연히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다.

한편, Visual Studio의 경우, 2012 이래로 외형 색상의 변화는 크게 없다. 그럼 그렇지, 매 버전마다 비주얼을 다 뒤집어 엎는 것도 언제까지나 가능한 건 아니겠지 싶었다. ^^ 2013 커뮤니티 에디션이 나온 것부터가 굉장히 놀라웠는데, 갈수록 개방적으로 바뀌는 한편으로 이클립스 내지 xcode의 전통적인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운영체제, 브라우저, 개발툴에서 모두 마소가 종전의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 내지 패러다임을 종결하고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듯하다. 확실히 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5/08/03 19:38 2015/08/0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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