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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GUI 환경에서 동작하는 프로그램이 자기 창을 띄우기 위해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자기 윈도우의 클래스를 운영체제에다 등록하는 것이다. WNDCLASS 구조체와 RegisterClass함수는 그야말로 기본 중의 기본 필수 과정이다.

WNDCLASS 구조체에서 중요한 멤버는 클래스 이름(lpszClassName), 윈도우 프로시저 주소(lpfnWndProc) 정도다. 나머지 값들은 전부 0 / NULL이어도 클래스 등록이 가능하다.

우리에게 친숙한 에디트 컨트롤, 리스트박스, 콤보박스 등등은 다 고유한 클래스 이름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용자 프로그램이 이를 변경하거나 없앨 수 없다. 윈도우 클래스계의 일종의 예약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용 컨트롤은 내장 컨트롤 급의 붙박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공용 컨트롤 매니페스트를 사용하는 요즘 프로그램들에서는 사실상 붙박이다.
대화상자, 메뉴, Alt+Tab 전환 창처럼 운영체제가 내부적으로만 사용하는 known 윈도우들도 사실은 다 고유한 클래스 이름을 갖고 있다.

한편, 각각의 윈도우 클래스 명부는 고유한 기억장소를 갖고 custom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다(cbClsExtra). 그러나 이건 거의 필요하지 않으며 쓰이지 않는다. 여러 윈도우 클래스들이 한 윈도우 프로시저를 공유하면서 그 프로시저가 클래스별로 custom 데이터를 가려서 동작하기라도 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그런 게 아니라 윈도우 클래스별로 완전히 따로 노는 공유 데이터라면 그냥 해당 프로그램이 자체적으로 static/전역 변수의 형태로 갖고 있으면 될 일이다.

차라리 클래스가 아니라 각각의 윈도우들이 custom 데이터를 저장할 공간이라면(cbWndExtra) 이건 그래도 종종 쓰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굳이 이게 0이더라도 포인터 하나 정도 집어넣을 공간은 모든 윈도우들이 기본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HWND로부터 그 창에 대응하는 C++ 객체의 포인터를 저장하는 것 정도는 이런 방식으로 하면 된다.

그 다음으로 외형 관련 부가 정보들은 나중에 클래스 차원이 아닌 윈도우 차원에서 변경 가능한 것들이다.

프로시저의 주소만 있으면 충분할 텐데 굳이 인스턴스 핸들까지 따로 받는 건 16비트 시절의 잔재이긴 하다. 요즘 같으면 윈도우 프로시저 주소가 어느 영역에 있는지만 봐도 이 윈도우 클래스의 소속 모듈은 곧바로 알 수 있으니 굳이 그 핸들을 따로 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환성 문제도 있고, 또 외형 리소스(메뉴, 마우스 포인터, 아이콘 등)를 어디서 불러올지 기준으로 삼을 모듈이 필요하기도 하니 인스턴스 핸들을 받는 란이 있는 것이다.

아이콘(hIcon)은 시스템 메뉴와 두꺼운 프레임이 갖춰진 커다란 윈도우를 만들 때에나 필요할 텐데,
여기서 지정한 뒤에도 나중에 실행 중에 WM_SETICON 메시지를 운영체제에다 보내서 변경이 가능하다. 대화상자의 아이콘을 바꿀 때 주로 쓰인다.

text를 바꾸는 것과는 달리 아이콘을 변경하는 건 함수가 전혀 존재하지 않고 메시지만 쓰인다는 게 특징이다.
또한, HICON 자체를 여러 크기의 아이템 컬렉션/패밀리로 설정한 게 아니라 특정 크기의 그림 하나만을 나타내게 설정한 바람에 WNDCLASS에 이어 WNDCLASSEX까지 등장하는 등 API가 다소 지저분해진 건 아쉬운 점이다. 지금은 이분법적인 큰 아이콘/작은 아이콘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크기의 아이콘까지 등장해 있는데 말이다.

마우스 포인터(hCursor)는 잘 알다시피 WM_SETCURSOR 메시지가 왔을 때 동적으로 변경 가능하다.
기본 배경색(hbrBackground)으로 화면을 지우는 동작도 WM_ERASEBKGND 메시지 때 변경 가능하다.
즉, WNDCLASS에 지정된 것만이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뜻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클래스 구조체에 메뉴(lpszMenuName)까지 지정 가능한 것이 굉장히 뜻밖이다.
보통 윈도우를 만들 때 메뉴 정보는 CreateWindowEx 함수에다가 따로 지정해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WNDCLASS 구조체에 굳이 메뉴 핸들이 공급될 필요는 없다.
본인 역시 10여 년간 Windows API로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이 멤버에다가 값을 지정해 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자, 그럼 이제 스타일(style)만 남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이 역시 굳이 이 스타일을 안 줘도 동일한 기능을 코드를 통해 얼마든지 재연할 수 있는 게 대부분이고, 오늘날에는 거의 필요하지 않거나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 잉여 옵션도 있다.

1. 정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 (유일!): CS_GLOBALCLASS

원래 윈도우 클래스 명칭은 해당 클래스를 등록한 스레드도 아니고 그 등록한 코드가 들어있는 모듈(EXE든 DLL이든)에서만 쓸 수 있다. 그러나 이 옵션이 지정된 채로 등록된 윈도우 클래스는 해당 프로세스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어떤 특수한 윈도우--custom 컨트롤이 대표적인 예--에 대한 코드가 DLL에 들어있고 그 윈도우를 그 DLL을 불러들인 EXE에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그 클래스는 당연히 이 스타일이 지정된 채로 등록되어야 한다.

쉽게 말해 이 윈도우 클래스를 작성하지 않은 다른 EXE/DLL에서 컴포넌트처럼 생성되고 사용되고자 하는 윈도우라면 이 스타일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냥 한 프로그램 모듈 안에서 내부적으로만 사용하고 말 local 윈도우라면 지정하지 않으면 된다.

16비트 시절에는 이 스타일의 여파가 훨씬 더 강력해서 한 EXE가 등록해 놓은 윈도우 클래스를 다른 EXE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인스턴스 핸들로 데이터 세그먼트를 구분하는 게 오늘날로 치면 그냥 응용 프로그램의 주소 공간을 마음대로 넘나드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으며, 일반적으로는 DLL에다가 윈도우 프로시저를 구현한 뒤, 그 윈도우를 사용하고자 하는 EXE가 DLL을 매번 불러오고 클래스 등록을 저렇게 해 줘야 한다.

2. 다른 코드를 통해 대체 가능한 동작 방식의 차이

CS_DBLCLKS
좌든 우든 한 마우스 버튼을 충분한 시간 간격 이내에 빠르게 연타했을 때, 둘째 클릭은 WM_?BUTTONDOWN이 아니라 WM_?BUTTONDBLCLK라는 메시지로 달리 알리게 한다. 이것은 실행 시간에 매번 바뀔 만한 동작 방식은 아니니 윈도우의 스타일이 아니라 클래스의 스타일로 존재하는 게 적절하긴 하다.

굳이 이 스타일이 없어도 더블클릭을 인식하는 것을 우리가 직접 구현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타이머 체크를 해야 하고 예전 클릭 시점을 저장해 놓는 등 별도의 시간· 공간 오버헤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운영체제는 이걸 원하는 윈도우에다가만 더블클릭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더블로 모자라서 트리플 클릭이라도 인식하려면 역시 사용자가 상태 전환 로직을 직접 구현하는 게 필수일 게다.

메뉴의 경우 마우스의 클릭에 따라 열렸다가 닫히는 게 토글되는 물건이다. 더블클릭에 따른 동작 구분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보통은 더블클릭 때는 열렸던 메뉴가 닫히지 않게 만들어져 있다. 지금 당장 XP~7의 운영체제의 시작 메뉴를 눌러 보시기 바란다. 초보자들은 더블클릭을 할 필요가 없는 물건도 불필요하게 더블클릭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블클릭은 클릭+클릭으로 인식하지 않고 메뉴를 닫는 동작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물론 이런 정책은 진짜로 시도 때도 없이 짧은 간격의 클릭 연타를 인식해야 하는 게임 같은 데서는 절대로 적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반대의 정책을 취해야 한다.

CS_VREDRAW, CS_HREDRAW
일반적으로 창의 크기가 예전보다 커지면 커져서 새로 생긴 오른쪽 내지 아래쪽의 신규 영역에 대해서만 WM_PAINT가 날아온다. 그러나 이 옵션이 적용되면 가로 and/or 세로 크기가 바뀌었을 때 창 전체가 갱신되고 WM_PAINT가 날아온다.

화면에 문자열이 가로 내지 세로 기준으로 중앙 정렬되어 출력된다거나, 화면 폭에 따라 자동 줄바꿈이 적용되어 출력되고 있다면 화면 크기가 바뀌었을 때 화면 전체가 갱신되어야 할 것이다. 동일 배율의 2차원 비트맵을 찍는 경우가 아닌 이상, 화면 전체의 갱신이 필요한 상황은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옵션은 생각만치 그렇게 독창적이거나 유용하지 않다. WM_SIZE 메시지가 왔을 때 InvalidateRect를 수동으로 호출하는 것만으로도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CS_NOCLOSE
바로 얼마 전에 쓴 글에서 다루었듯이, 창에 [X] 버튼과 Alt+F4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이것은 (1) GetSystemMenu를 이용해서 시스템 메뉴에 있는 '닫기' 명령을 없애거나 disable시키고, (2) WM_CLOSE 메시지가 왔을 때 이를 무시하여 DefWindowProc에다 전달하지 않으면 클래스 스타일 없이도 역시 거의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3. 외형/성능과 관련된 마이너한 차이

CS_SAVEBITS
창이 생겼을 때 우리 창이 가리고 있는 배경 영역을 저장해 둔다. 그리고 우리 창이 사라지면 아래의 가려졌던 창에다가 WM_PAINT를 보내는 게 아니라 그냥 저장된 놈을 도로 뿌려 준다. 언제나 무조건 그렇게 하라는 뜻이 아니며 어지간한 비디오 메모리가 남아 있고 할 만하다 싶을 때만 그렇게 하라는 권장 사항이다.

이 스타일을 사용하는 윈도우는 크기가 작고 생성된 후에 이동하지 않으며, 잠깐 동안만 존재했다가 곧 없어지는 휘발성 강한 용도인 게 바람직하다. 툴팁, 메뉴 같은 윈도우의 클래스에 이 옵션이 지정돼 있다. 우리 코드의 동작 방식을 바꾸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존재감이 적다.

Windows Vista와 7의 Aero에서는 어차피 모든 창들의 내용이 메모리에 따로 저장되어 있고 DWM에 의해 합성되어서 출력되기 때문에 이 스타일의 존재감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큼직한 창이 가려졌다가 다시 나왔는데도 예전 내용이 알아서 자동으로 출력되지 WM_PAINT가 오지 않는다니..! Vista가 출시되었을 때, Windows의 역사상 최초로 벌어지는 광경에 놀란 개발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CS_DROPSHADOW
Windows XP에서 최초로 도입된 이 스타일은 창 주변에 은은한 그림자 효과를 넣는다. Windows 2000에서는 마우스 포인터의 주변에 은은한 그림자를 넣는 효과가 추가되었는데, 동일한 알고리즘이 이제 임의의 창에도 적용된 것이다.
용도면에서 앞의 CS_SAVEBITS와 비슷한 구석이 있는지라, Windows XP부터는 툴팁과 메뉴에 이 스타일이 적용돼 있다.

시스템 메뉴와 뼈대가 갖춰진 일반적인 창에도 적용을 못 하는 건 아니지만, Aero 환경에서는 어차피 자체적으로 창 테두리 주변에 큼직한 그림자 효과가 추가되어 있기 때문에 이 클래스 스타일이 딱히 유효하지 않다.
또한 Aero 없는 모드에서는 그림자가 붙은 커다란 창은, 움직이거나 크기를 조절할 때 화면을 다시 칠하는 부담이 굉장히 커진다.

4. DC의 생성 방식과 관련된 이상한 옵션

Windows에서는 GDI API를 이용하여 화면에다 그림을 그리려면 먼저 device context라고 불리는 DC 핸들을 얻어 와야 하는 게 정석이다. 보통은 WM_PAINT 메시지가 왔을 때 BeginPaint 함수를 이용하여 얻으면 되는데, 다른 상황에서도 GetDC를 호출해서 얻을 수 있긴 하다. 그러나 BeginPaint는 딱 정확하게 칠해야 하는 영역에만 클리핑 영역이 최적화된 DC를 넘겨 주기 때문에 성능을 생각한다면 전자만을 이용하는 게 더 좋다.

윈도우와 이 DC 사이의 대응 관계는 생각보다 미묘하다. 일반적으로 시스템에 존재하는 창의 개수보다는 운영체제가 관리하는 화면용 DC의 개수가 더 적다. 솔직히 어떤 창이든 하드웨어 차원에서는 동일· 단일한 비디오 메모리에다 출력되는 것이니 동시 요청이 아닌 이상 DC가 굳이 많이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이 DC는 그때 그때 내부 상태가 초기화되고 클리핑 영역만 바뀐 채 재활용된다.

그런데.. CS_OWNDC가 지정되면 이 스타일이 적용된 클래스의 모든 창별로 별도의 전용 DC가 할당된다. 이는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을 크게 바꿔 놓는다.
GetDC를 아무리 여러 번 호출해도, 그리고 BeginPaint를 호출해도 돌아오는 화면용 DC 핸들은 동일하며, 이 DC는 다른 윈도우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이 DC는 생명 주기가 자기가 소속된 윈도우와 동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을 그려 준 뒤 GetDC 다음에 ReleaseDC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한 WM_PAINT 타이밍 때 지정했던 내부 상태가 다음 WM_PAINT때도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글자색, current positon, 선택되어 있는 GDI 개체들이 모조리..

통상적으로 해야 하는 초기화나 뒷정리가 필요하지 않으니 일면 편리한 점도 있지만, 이것은 생각보다 그리 큰 장점이 아니다.
그에 반해 윈도우 하나가 생길 때마다 수백 바이트에 달하는 전용 DC가 추가로 생성되는 것은 운영체제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었다. 특히나 16비트 시절에는 리소스라고 불리던 GDI 힙의 크기가 겨우 64K밖에 안 됐는데 이건 그야말로 리소스 잡아먹는 하마나 마찬가지였으며 심지어 윈도 9x에서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 옵션은 존재는 하되 사용이 절대로 권장되지 않는 물건으로 전락했다.
CS_CLASSDC는 CS_OWNDC보다 메모리를 좀 아껴 보자는 발상에서 유래되었는데, 한 전용 DC를 동일 클래스에 소속된 모든 윈도우들이 공유하는 방식이다. 한 윈도우가 글자색을 빨간색으로 바꿔 놓으면, 다음에 그려지는 같은 윈도우는 기본적으로 글자가 빨간색으로 찍힌다. 이것도 기괴한 사고방식이긴 하다.

요건 GDI 자원을 좀 아낄 수 있을지는 모르나 '전용 DC'라는 장점이 사라지는 상태에서 멀티스레드 환경에서는 상당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32비트 이후에서는 단점만 더욱 부각되었으며, 역시 봉인된 옵션으로 전락했다. 이런 게 있다는 것 정도만 알면 된다.

다음으로 CS_PARENTDC는 위의 두 옵션과는 성격이 약간 다르고 약간 더 실용성이 있다. 자기를 그릴 때 부모 윈도우의 기존 DC를 활용해도 좋다고 알려 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굳이 클리핑 영역을 자기 윈도우로 맞추지 않아도 된다고 알려 준다.

대화상자에 아기자기한 컨트롤이 굉장히 많이 있는데 그 컨트롤들이 CS_PARENTDC 스타일이 맞춰져 있다면 대화상자의 그리기 속도가 약간이나마 향상될 수 있다. 자신이 클리핑 기능 없이도 알아서 자기 클라이언트 영역을 안 벗어나고 똑똑하게 그림을 그릴 자신이 있다면 이 스타일을 사용하는 게 나쁘지 않으며, 실제로 운영체제의 표준 컨트롤들은 다른 잉여스러운 옵션 말고 이 옵션은 사용한다고 한다.

다만, 이런 꼼수를 허용하는 스타일이 존재하는 경우, layered 윈도우나 drop shadow 같은 특수 효과와는 충돌이 발생할 수 있으니 사용 전에 MSDN 설명을 참고하는 게 좋다. 요즘 같이 메모리와 성능이 풍족한 시대엔 그냥 저런 기괴한 옵션들은 다 잊어버리고 그냥 0으로만 지정해도 무관하다.

5. Windows 1~2.x 시절에나 유효하던 완전 캐잉여: CS_BYTEALIGNCLIENT, CS_BYTEALIGNWINDOW

이것은.. 거의 20년 이상 전부터 전혀 쓸모가 없어진 옛날 잔재이다.
잘 알다시피 옛날에는 컴퓨터 화면이 흑백이던 시절이 있었고 이때는 1바이트가 8비트, 즉 8개의 가로 픽셀을 담당했었다.

그러니 이 스타일은 창의 꼭지점 위치(외곽 모서리 또는 클라이언트 모서리 기준)를 강제로 8 또는 최소한 4의 배수 위치로 맞춰서 그림을 찍는 게 바이트 경계에 딱 걸쳐지는 게 보장되게 하는 역할을 했다.
당연히 256컬러, 혹은 16컬러가 지원된 시점부터 모든 픽셀은 자동으로 이미 바이트 align이 맞춰지기 시작했으며 이 옵션은 전혀 필요가 없어졌다.

또한 Windows 3.0부터는 영문이 가변폭 글꼴로 출력되기 시작한지라 그렇잖아도 글자를 찍을 때 어차피 바이트 align이 무의미해지기도 했다.
지금쯤이면 이 스타일이 갖던 값은 그냥 다른 용도로 재사용해 버려도 되지 않나 싶다. 하지만 extended 스타일까지 존재하는 윈도우와는 달리, 클래스에는 스타일이 그렇게 다양하게 많이 추가될 여지도 별로 없긴 하다.

Windows API를 심층 연구하는 건 재미있다. ^^;;

Posted by 사무엘

2014/02/26 19:27 2014/02/2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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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은 아주 간단한 Windows API 프로그래밍 퀴즈를 하나 내겠다.
다음과 같은 창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닫기 X 버튼이 사용 불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닫기 버튼 말고 최소화 및 최대화 버튼이야 윈도우의 스타일이라는 형태로 지정 가능하다.
WS_MINIMIZE/WS_MAXIMIZE와 WS_MINIMIZEBOX/WS_MAXIMIZEBOX가 있는데, BOX가 붙은 비트는 이 창에 해당 버튼과 기능을 제공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BOX가 없는 비트는 이 창이 현재 실제로 최소화됐거나 최대화돼 있음을 나타낸다.

즉, 프로그램이 지정하는 속성 정보와, 사용자가 변경하는 상태 정보가 비트값만 달리하여 동일 스타일에 한데 담겨 있다. 이건 개인적으로는 좀 이상한 설계라고 생각한다. 뭐 그건 그렇고...

그런데 닫기 버튼은 이런 스타일의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UI 디자인 상으로도 응용 프로그램은 사용자에게 뭔가 강압적인 요소를 가능한 한 만들지 않아야 하며, 모든 창은 사용자가 언제라도 닫을 수 있어야 한다. [X] 버튼이 없는 창을 접할 일은 극히 드물다. 이는 오늘날처럼 언제라도 task switch가 가능한 선점형 멀티태스킹 환경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창에 시스템 메뉴 자체를 완전히 없애서 [X]버튼을 없애는 것 말고 저렇게 [X] 버튼을 disable만 시키는 간단한 방법은 시스템 메뉴에서 SC_CLOSE를 없애거나 disable시키는 것이다. 창의 WM_CREATE 메시지에서 이렇게 해 주면 된다.

HMENU h = ::GetSystemMenu(hWnd, FALSE);
::RemoveMenu(h, SC_CLOSE, MF_BYCOMMAND);

요렇게 해 주면 캡션에 달린 [X]버튼도 같이 영향을 받게 된다. [X]버튼뿐만 아니라 시스템 메뉴를 더블클릭해도 창이 닫히지 않는다.

그런데, 외형상 닫기 버튼을 없애는 것은 마우스를 통한 닫기 동작을 차단해 주는 반면, 키보드 Alt+F4를 차단하지는 못한다.
물론, 이런 메시지가 왔을 때 닫는 반응을 안 하도록 WM_CLOSE 메시지나 IDCANCEL을 차단하는 식으로 별도의 처리를 할 수도 있지만, 운영체제 차원에서 창을 닫으려는 시도를 원천차단하는 방법은 따로 있다.

이것은 윈도우의 스타일에 있는 게 아니라, 윈도우 클래스의 스타일에 있다.
바로 CS_NOCLOSE 되시겠다.
아무 창에나 쉽게 쓰이는 속성이 아니라고 판단되었는지 윈도우의 스타일이 아니라 클래스의 스타일로 분류되었다. 뭐, 역사적으로는 [X] 버튼 자체가 윈도 95/NT에서 처음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최소화/최대화 버튼하고는 API가 들어갈 위치가 다르기도 했고 말이다.

윈도우 클래스를 등록할 때 저 스타일을 준 윈도우는 윈도우 프로시저에서 WM_CREATE 때 시스템 메뉴 조작 같은 걸 하지 않아도 시스템 메뉴에 '닫기' 명령이 등재되지 않으며, [X] 버튼이 자동으로 흐리게 표시된다. 그리고 Alt+F4를 눌러도 자동으로 닫히지 않는다.
응용 프로그램이 직접 제공하는 '종료' 명령으로 WM_CLOSE 메시지를 날려 줘야만 닫을 수 있다. 아니면 프로세스를 강제로 죽이든가.

MDI 차일드 윈도우도 이런 스타일이 지정된 클래스에 소속된 놈으로 지정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MDI 창들 중에도 절대로 닫히지 않고 언제나 떠 있어야 하는 고정 붙박이 윈도우는 요렇게 따로 배치하는 게 가능하다.

화면을 다 차지한 채 Z-순서가 바뀌지도 않고(WS_EX_TOPMOST) 닫히지도 않는 창이 떠 있다면, 거기에다 키보드/마우스/메시지 훅만 추가해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작업 전환도 되지 않게 해서 포커스를 특정 프로그램이 사실상 독점할 수도 있다. 특정 프로그램만 뜬 채로 통제를 벗어나지 않아야 하는 공공장소의 특수 목적 PC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은 이런 기능을 활용하면 만들 수 있을 듯하다.

16비트 윈도 시절에는 특정 프로그램이 시스템의 자원을 독점하기가 훨씬 더 쉬웠고 그때는 그냥 modal이 아니라 system modal이라는 기능이 버젓이 존재했다. 이 창을 닫기 전에는 아예 다른 프로그램으로 Alt+Tab 작업 전환도 안 되는 거다.

물론 이런 강압적인 기능은 32비트 이후부터는 공식적으로 삭제되었지만 이것의 영향을 받았는지 윈도 NT 계열과는 달리 9x 계열은 메시지 대화상자에도 그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취소 버튼이 없이 '확인'만 있는 메시지 박스는 시스템 메뉴에 '닫기'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X] 버튼이 클릭 가능하지 않았다. 단, 그래도 키보드의 ESC나 Alt+F4는 동작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사무엘

2014/02/07 08:38 2014/02/0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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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sor/caret 이야기

기왕 말이 나온 김에 또 문자 입력과 관련된 사용자 인터페이스 얘기를 좀 계속해 보자.

글자 입력란에서 깜빡거리고 있는 길쭉한 세로줄(|)을 우리는 보통 '커서'라고 부르고 영어로 cursor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명칭은 우리말로는 용언 '크다'의 활용형으로 보여서 보기가 안 좋고, 영어로는 마우스 포인터조차 cursor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Windows API에서 사용되는 LoadCursor, ShowCursor 같은 단어는 전부 마우스 포인터를 가리키며, 내부 공식 용어는 캐럿(caret)이다. 함수명도 ShowCaret, HideCaret따위다.
용어가 대단히 혼란스럽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에서는 편의상 그냥 cursor이라고 적도록 하겠다.

텍스트 모드가 존재하던 도스 시절에는 이 cursor가 반각 폭을 차지하는 밑줄 모양(_)이었다. 그리고 일부 환경에서는 겹침 모드일 때는 cursor가 약간 두툼해지곤 했다. 그 일부 환경 중의 하나로는 GWBASIC의 대화식 환경도 포함돼 있다.
그때도 cursor를 보이게 하거나 감추는 도스 API가 있었다. 그리고 심지어 cursor의 굵기를 바꾸는 기능도 있어서 옛날 노턴 유틸리티의 구성원 중 하나이던 NCC(Norton Control Center)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변경을 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정말 옛날이구나.
NCC의 스크린샷이 궁금했는데 구글을 뒤져도 관련 그림 하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역사 속으로 묻혀 버렸다.
얘는 cursor 모양을 포함해서 키보드와 마우스의 속도를 바꾸는 액세서리 기능도 있었다.
지금은 Windows의 제어판을 통해서 키보드의 속도를 바꾸지만 도스 시절에는 외부 명령인 MODE CON을 이용하거나 별도의 그런 유틸리티를 썼다. 그런 프로그램들 역시 내부적으로는 도스 API를 호출하는 형태였겠지만 말이다.

GUI 기반인 Windows에도 cursor는 응당 존재한다.
기술적으로 볼 때 cursor는 특정 시간 간격으로 운영체제가 DC에다 비트맵을 XOR이라는 래스터 연산을 적용하여 그려 주는 동작일 뿐이다. WM_CREATE 때 cursor를 생성하고, WM_DESTROY 때 파괴한다. 그리고 WM_SETFOCUS 때 화면에 표시를 해 주고 WM_KILLFOCUS 때 감춰 주면 된다.

숨김/감춤 요청이 교대가 아니라 중첩해서 발생할 경우, 운영체제는 일종의 reference counting을 해 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창이 WM_SETFOCUS와 WM_KILLFOCUS에 대한 처리를 운영체제가 자동으로 하게 API를 설계하는 게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언제나 단 한 프로그램에서만 cursor가 깜빡이는 게 보장되도록 말이다.

cursor만을 위해 문서화되지 않은 전용 타이머 메시지가 쓰인다는 것은 Spy++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아는 개발자들이 많을 것이다. 0x118인데, 편의상 흔히 WM_SYSTIMER라고 이름을 붙이는 듯하다.

한글을 조합 중일 때 cursor가 조합 중인 한글 전체를 감싸며 깜빡이는 것은, 도스 시절의 자체한글 프로그램들로부터 전해지던 전통이다. 나름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관행인데 MS가 로컬라이즈 차원에서 이런 시각 피드백을 Windows에다가도 적극 도입했다. MS 워드 6.0이 이를 첫 지원했으며 Windows 95때부터 운영체제의 에디트 컨트롤까지 지원이 확대되었다.
그냥 일본어/중국어를 입력할 때처럼 조합 중인 한글을 대충 밑줄로 표시하는 걸로 때워도 됐을 텐데 이를 특별히 배려한 것이다. Windows 3.x 내지 맥 OS에서는 깜빡이는 네모 cursor를 볼 수 없다.

과거에 훈민정음 워드 프로세서는 한글 모드일 때 cursor가 흰색 배경에 대해서 붉은색으로 변하곤 했다.
그리고 MS 오피스 2010은 수평이 아닌 임의의 각도로 기울어진 텍스트 상자에 글을 입력할 때... 입력란도 실제로 그 기울어진 각도를 반영하여 동작하는 직관적인 UI를 구현해 냈다. 이때 cursor도 당연히 기울어진 상태로 나타난다. 이런 cursor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들도 다 CreateCaret 함수에서 크기만 달랑 지정하는 게 아니라 비트맵을 지정해 줌으로써 구현 가능하다.
비트맵 인자로 NULL을 넣으면 해당 영역의 모든 비트맵의 비트가 1이어서 전체 영역이 반전된다. 즉 InvertRect 함수를 호출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난다.
그리고 MSDN에서 볼 수 있듯이, (HBITMAP)1을 집어넣어 주면 비트 0과 비트 1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그 50% gray가 지정된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옥색으로 채워진 비트맵을 지정하면 흰색 바탕에서는 보색인 빨강 cursor가 나타나며
검정 배경에 기울어진 흰색 사각형 모양의 비트맵을 지정하면 기울어진 cursor도 만들 수 있다.
요컨대 운영체제의 caret은 무조건 직교좌표계를 따르는 직사각형만 가능한 게 아니다.
임의의 비트맵과 XOR 연산을 하는 형태로 구현되기 때문에 임의의 모양의 cursor를 만들 수 있다.

다만, 별도의 마스크 비트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마우스 포인터나 아이콘 같은 완전히 opaque한 스프라이트를 깜빡이게 할 수는 없으며, 알파채널 같은 걸 줄 수 없을 뿐이다. 그런 효과를 만들려면 프로그래머가 직접 cursor의 깜빡임을 타이머를 써서 구현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4/01/29 19:44 2014/01/2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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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러분의 PC에는 비트맵 그래픽 에디터로 무엇이 설치되어 있는가?
포토샵, 페인트샵, 페인트 닷넷, 심지어 그림판, 비주얼 스튜디오가 자체 제공하는 그래픽 에디터 등등...
이런 것들을 떠올리면서 각 프로그램들이 텍스트를 삽입하는 텍스트 도구가 어떤 형태로 구현되어 있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보통은 텍스트 도구를 실행하면 텍스트를 삽입할 지점 내지 영역을 지정할 수 있고, 그 뒤에는 어지간해서는 텍스트 입력란이 별도의 대화상자나 창을 통해서 뜨게 된다.
그런데 Windows가 기본 제공하는 그림판은 다소 참신하게 설계되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텍스트를 입력받는 영역이 그림 내부에 일체형으로 생긴다. 그림 내부에 cursor가 생겨서 텍스트를 곧바로 입력할 수 있으며 심지어 블록까지 잡을 수도 있는데,
일괄적인 단색이 아니라 기존 그림이 그대로 배경에 깔린다. 즉, 텍스트를 입력했다가 지우면 원래 그림이 도로 보존된다는 뜻이다. 별로 깜빡거리는 현상도 없다. 게다가 윈도 95 시절부터 그림판은 이렇게 동작해 오고 있었다. 참고로 페인트 닷넷이나 과거 윈도 3.1 시절의 페인트는 텍스트가 그림에 바로 삽입은 되지만, 블록까지 잡을 수는 없다.

이건 보통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무래도 운영체제의 일반 에디트 컨트롤로는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WS_EX_TRANSPARENT라는 스타일이 있고 자체적으로 배경을 지우지 않게 WM_ERASEBKGND 메시지를 서브클래싱한다 해도, 일단 글자에 가려졌던 배경을 깜빡거림 없이 지능적으로 복구하는 일은 해당 컨트롤이 알아서 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Spy++로 살펴보면, 텍스트를 입력받는 동안엔 그림 클라이언트 영역 내부에 리치 에디트 컨트롤이 하나 생기긴 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얘는 일반 에디트 컨트롤보다 기능이 더 많고 전문적인 만큼, 옵션을 줌으로써 투명하게 동작하는 것에 대비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과거의 그림판은 글꼴이나 크기, 색깔을 바꾸면 그게 모든 텍스트에 일괄 적용되었다. 하지만 7의 그림판은 리치 에디트답게 속성을 글자별로 다 따로 줄 수 있다. 뭐, 일괄 적용되던 시절에도 어차피 리치 에디트 기반인 건 동일했으니 그건 단순히 개발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되었던 정책인 것 같다. 그래픽 에디터는 전문적인 텍스트 에디터가 아니니까 말이다.

상황을 좀 더 일반화해서 생각해 보자.
사실, GUI 위젯의 구성요소로는 각종 버튼들, 리스트 박스, 콤보 박스 등 여러 물건들이 있는데,
그 중 기술적으로 가장 만들기 힘든 것은 단연 에디트 컨트롤이다.
키보드 입력을 가장 정교하게 처리해야 하고, 텍스트의 변경으로 인해 텍스트의 전체 레이아웃이 바뀌는 것을 그때 그때 처리해야 하며 그러면서 화면상으로 바뀐 부분만 다시 그리거나 스크롤해 줘야 한다.

에디트 컨트롤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어렵고 복잡한 내부 처리는 다른 컴포넌트에다 맡기고, 주어진 레이아웃대로 화면에 글자를 출력하는 것만 사용자가 customize할 수는 없을까?

예를 들어서 게임을 만들 때 말이다. 채팅창이 있는데 글자는 그림자 같은 일반적인 리치 에디트 포맷에 없는 특수한 효과가 적용되고, 배경으로는 게임 배경 화면이 알파 채널로 겹쳐진다. 이런 그래픽 출력을 일반 윈도우 DC를 이용해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경우, 별 수 없이 게임 내부의 GUI 라이브러리를 개발하는 사람이 야메로 에디트 컨트롤을 직접 구현한다.
직접 만들면 세세한 제어가 가능하니 속 편한 경우도 있지만, 외국 시장까지 생각했을 때 아무래도 높은 완성도를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어· 일본어 IME의 시각 피드백을 출력한다거나 아랍어가 뒤섞인 텍스트를 제대로 처리하는 에디트 컨트롤을 혼자 다 만든다는 건 불가능하며 그럴 필요도 없다.

본인이 개발한 <날개셋> 타자연습에도 기술적으로 완전 구닥다리이긴 하지만 그래도 DirectDraw surface를 만들어서 동작하는 게임이 있다.
내 원래 계획은 입력 중인 글자는 게임 배경에 같이 오버랩되어 표시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까지 구현하는 게 어려워서 그냥 화면 하단에 날개셋 에디트 컨트롤을 때려박아 넣는 형태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에디트 컨트롤의 내부 알고리즘이 내린 지시를 custom 출력 매체에다 효과적으로 임베딩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마소의 개발자가 안 했을 리가 없다.
그래서 Windowless Rich Edit Control이라는 게 있다. 리치 에디트 컨트롤의 내부 알고리즘을 COM 객체 형태로 만든 것이다. 얘를 이용하면 굳이 독립된 윈도우를 만들지 않고도 리치 에디트 컨트롤처럼 동작하는 객체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물론, 스펙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 쪽에서 처리해야 할 요청이 한두 개가 아닌 관계로, 마냥 쉽게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ITextHost라는 인터페이스를 구현하여 “어디에다 cursor를 만들어라, 무슨 크기를 얻어 와라” 같은 요청를 처리하면 되고, 운영체제의 기본 서비스가 필요하면 ITextServices 인터페이스를 호출하면 된다. 이들 객체는 CreateTextServices 함수를 통해 주고받으면 된다.

본인은 그렇잖아도 문자 입력과 관련된 프로그래밍 경험이 많은 관계로, 운영체제에 이런 API가 있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 이걸 실전에서 활용도 몇 차례 해 봤다. 단, 정작 그림판은 이런 windowless 오브젝트를 사용한 게 아니라 내부에 특수 처리된 리치 에디트 컨트롤 윈도우를 직접 생성했다는 게 의외로 놀랍다.
text services라는 단어 자체는 이 때부터 있었던 셈이다. 그러니 IME를 대체하는 Windows의 차세대 문자 입력 프로토콜이 text services framework, 즉 TSF라고 명명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4/01/26 19:31 2014/01/2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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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비트 시절에는 잘 알다시피 int 포함 machine word의 크기가 말 그대로 2바이트였다. 그리고 근거리/원거리 포인터가 존재했으며 복잡한 메모리 모델을 따져야 했다. 여기까지는 도스든 윈도든 공통이다. 그럼, 그 시절에 Windows 프로그래밍은 어떠했을까?

16비트 Windows는 잘 알다시피 모든 프로그램이 단일 스레드를 공유하면서 단일 메모리 주소 공간에서 실행되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멀티태스킹을 구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시절에는 콜백 함수를 운영체제에다 지정해 주는 것조차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이 부분에 대해서 예전에 몰랐다가 최근에 본인이 추가로 알게 된 이야기를 좀 하겠다.

Windows API는 C언어 함수 형태로 만들어졌으니 그때는 지금으로 치면 C++ 가상 함수가 할 일을 함수 포인터로 다 처리하고 있었다. 윈도우 프로시저, 대화상자 프로시저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같은 프로그램이 두 번 중첩 실행되면, 코드는 동일하더라도 그 코드가 다루는 스택(데이터) context는 결국 프로세스별로 서로 달라질 수 있게 된다. 이를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32비트 이후부터는 가상 메모리 기술이 워낙 발달하여 그 context가 CPU 차원에서 알아서 따로 잘 처리된다. 그러나 16비트 기계엔 그런 개념이 없었다.

결국은, 실제 콜백 함수가 호출되기 전에 그 콜백 함수가 처리할 자신의 데이터 세그먼트 영역을 CPU 레지스터에다 써 주는 stub, 일명 썽킹(thunking) 코드를 소프트웨어적으로 별도로 만들어야 했다. C++로 치면, 클래스 멤버 함수 호출을 위해 this 포인터의 값을 EAX 레지스터에다 써 주는 것과 개념적으로 비슷하다.

우리가 만든 콜백 함수는 그 썽킹 함수를 통해서 호출해야 한 것이다. 운영체제에다가도 당연히 썽킹 함수를 알려 주고 말이다.
이것이 바로 16비트 시절 코드를 보면 밥 먹듯이 보이는 MakeProcInstance와 FreeProcInstance API 함수의 정체이다.
별도의 메모리를 추가로 할당해서 기계어 코드를 추가해 준 것이기 때문에, 메모리의 해제까지 해 줘야 한다.

대화상자 하나를 출력하더라도 아래처럼 말이다.

FARPROC pfnThunkProc = MakeProcInstance( (FARPROC)My_Actual_Dialog_Proc, hInstance); //내 대화상자 프로시저가 우리 인스턴스 핸들을 context로 동작하게 한다
DialogBox(hInstance, "Dialog_Resource_Name", hWndParent, (DLGPROC)pfnThunkProc );
FreeProcInstance(pfnThunkProc);

요즘 같으면 아래의 절차 하나만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말이다.

DialogBox(hInstance, "Dialog_Resource_Name", hWndParent, My_Actual_Dialog_Proc );

결국 My_Actual_Dialog_Proc라는 코드는 시스템 전체를 통틀어서 단 하나 유일하게 존재하겠지만,
이 프로그램을 여러 번 실행하더라도 각 프로그램들은 그 함수로부터 파생된 자신만의 고유한 콜백 함수를 통해서 대화상자를 호출하게 된다.

단, Windows 3.1에서는 함수명을 export해 주는 것만으로 이렇게 콜백 함수에 대한 썽킹을 매번 해 줘야 하는 번거로움을 생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프로그래밍에서 export 키워드라 하면, C++에서 템플릿의 선언과 정의를 번역 단위를 넘나들며 공유할 수 있게 하려 했던 비현실적인 흑역사 키워드일 뿐이다. Windows 플랫폼으로 문맥을 넓힐 경우, export는 클래스나 함수 심벌을 빌드되는 파일 차원에서 외부로 노출하여 GetProcAddress 함수로 노출이 되게 하는 속성 지정자이다. 비주얼 C++ 기준으로 __declspec(dllexport) 라고 쓴다.

지금이야 이런 export 속성은 말 그대로 DLL을 만들 때에나 쓰인다.
그러나 16비트 시절에는 EXE도 운영체제로부터 호출을 받아야 하는 콜백 함수를 넘겨 줄 목적으로 심벌 export를 즐겨 활용했었다.
export된 함수는 외부로부터 호출받는 게 당연시될 거라 여겨졌으므로, 링커와 운영체제가 자체적으로 데이터 세그먼트 보정을 하는 전처리 루틴을 추가해 줬다. 따라서 코드가 훨씬 더 깔끔해진다.

이런 이유로 인해 Windows 3.x 실행 파일들을 헥스 에디터로 들여다보면 대체로 ...WNDPROC, ...DLGPROC 같은 식으로 끝나는 웬 이상한 함수 이름들이 내부에 들어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32비트 이후부터는 찾을 수 없는 관행이다. 자기 내부에서만 쓰는 콜백 함수들을 왜 저렇게 노출해 놓겠는가?

어떤 함수에 export 속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결국 C/C++ 언어에다가 없는 문법을 새로 추가하거나, 아니면 소스 코드는 그대로 놔 두고 컴파일러가 아닌 링커만이 인식하는 부가 정보 같은 게 주어져야 할 것이다. 전자는 소스 코드의 이식성을 떨어뜨린다는 부담이 있지만, 그래도 뒤끝이 없고 한 소스에 빌드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한데 모이니 편리하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__export라는 비표준 MS 확장 키워드가 도입되었고, 이를 보통 EXPORT라는 매크로로 감싸서 사용하곤 했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long FAR PASCAL EXPORT MyWindowProc(HWND hWnd, UINT nMsg, WPARAM wParam, LPARAM lParam); //그 당시 콜백 함수는 반드시 '파스칼' 방식이라는 함수 호출 규약대로 선언되어야만 했다.

한편 후자는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DEF(모듈 정의) 파일이다.
지금도 DEF 파일이 안 쓰이는 건 아니지만 정말 DLL을 만들 때가 고작이다. 그 반면 16비트 시절에는 DEF가 훨씬 더 중요하게 쓰였던 모양이다.
export하는 콜백 함수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문, 그리고 필요한 스택/힙 크기까지 정확하게 명시되어야 했다.

32비트 이후부터는 스택/힙이 부족하면, 프로그램 로딩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지 실시간으로 추가 할당하여 working set의 확장이 가능한 반면, 16비트 시절에는 메모리 양도 부족하고 또 한 주소 공간에서 여러 프로그램들이 뽁짝뽁짝 복잡하게 지내다 보니 이런 게 핀트가 어긋나면 프로그램 실행이 아예 불가능했을 것 같다.

옛날의 New Executable 포맷에는 자체적으로 name table이라 불리는 범용적인 문자열 테이블이 있었고, import/export하는 심벌 이름은 물론 이 EXE/DLL에 대한 간단한 소개문까지 그런 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버전 리소스에 들어가는 description과 유사한데 역할 중복인 셈이다. 그런 것까지 DEF 파일에다 명시해 줬었다.

자.. 설명을 들으니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16비트 Windows용 실행 파일을 분석하는 도구는 그리 충분치 않다. 일단 개발자들의 친구인 Dependency Walker가 이를 전혀 지원하지 않으며, 그나마 괜찮은 물건으로는 옛날에 Windows 98에 내장되어 있던 QuickView라는 프로그램이 적격이었다. 기본적인 사항은 다 잘 출력해 줬다.

16비트 시절에는 잘 알다시피 HINSTANCE는 각 프로그램의 데이터 세그먼트를 식별하는 번호표에 가까웠고, 개념적으로 지금 같은 포인터가 아니라 오늘날로 치면 오히려 프로세스를 식별하는 HANDLE처럼 널리 쓰였다. (비록 Close를 할 일은 없었겠지만 말이다) 게다가 EXE는 HINSTANCE, DLL은 HMODULE로 성격도 달랐다. 그래서 LoadLibrary 함수의 리턴값은 분명 HMODULE이다.

그때는 EXE/DLL로부터 리소스를 얻어 오는 과정도 정말 복잡했고 Load/Free 절차뿐만 아니라 lock/unlock까지 있었다. 메모리의 절대적인 양이 충분치 않기도 하고 가상 메모리 같은 시스템이 없던 관계로, 단편화를 방지하기 위해 평소에 즉각 쓰지 않는 메모리 블록은 재배치가 가능하게 놔 두는 관행이 더 보편적이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그때는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끼치기가 쉬웠다. 특히 DLL이 이 분야에 관한 한 지존이었다.
DLL에서 선언한 전역변수는 모든 프로세스가 한데 공유되었으며, DLL이 실행하는 코드는 저런 EXE처럼 여러 컨텍스트에서 중첩 실행될 일이 없고 애초에 데이터 세그먼트 구분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16비트 시절엔 애초에 콜백 함수를 지정해 주는 과정이 처음부터 저렇게 번거로웠던 만큼, 시스템 전체의 동작 방식을 바꾸는 global 훅을 설치하더라도 훅 프로시저를 반드시 DLL에다가만 만들어야 한다는 제약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비트 시절은 32비트 시절보다 편한 것보다는 불편한게 더 많았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끝으로 여담.
이렇듯, 본인은 초등학교 아주 어릴 적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관계로, 그 시절에 대한 향수가 있고 '레트로'-_- 컴퓨팅 쪽으로 관심이 많다.
그런데, 그런 것에서조차도 양덕후들의 기상은 갑이다. the old new things 같은 블로그는 이 바닥의 지존이라고 봐야 하고, Windows 3.x로도 모자라서 2.x나 1.x용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인증샷 올리는 사람도 있다.

1985년에 출시된 Windows 1.x의 경우, VGA 카드조차도 없던 시절에 만들어진 관계로 가장 좋은 비디오 모드가 640*350 해상도짜리 EGA이다. 그런데 그걸 640*480 VGA 내지 심지어 800*600 SVGA에서 동작하게 드라이버 패치를 만든 사람도 있다.

참고로 Windows 1.x 정도 되면..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컴파일러는 그야말로 1986년에 나온 MS C 4.x를 써야 하고, 얘는 함수 호출 인자도 ANSI 스타일이 아니라 K&R 스타일만 써야 하는 진짜 무지막지한 골동품이라고 한다. Windows 1.x는 파스칼로 개발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그때부터 C 형태의 SDK는 있었던 모양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11/28 08:29 2013/11/2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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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GUI 프로그램은 잘 알다시피 메시지로 운영체제와 의사소통을 하는 게 핵심이다. “이 창은 응답이 없음. 프로그램을 강제 종료할까요?”라고 판단을 하는 기준은 바로 n초 이상 GetMessage/PeekMessage 함수를 호출하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CreateWindowEx로 창을 하나 만든 뒤 메시지 loop은 GetMessage로 메시지를 받아서 그걸 DispatchMessage로 넘겨 주기를 반복하는 형태이다.
비록 메시지를 윈도우 프로시저로 전달하는 함수로는 CallWindowProc도 있겠지만, Dispatch는 타이머 메시지를 윈도우 프로시저 대신 lParam에 지정된 타이머 프로시저로 직통 전달하는 일까지 한다. 즉, 하는 일의 범위가 더 넓다. 그리고 Call은 메시지 큐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윈도우 프로시저의 서브클래싱용으로 쓰라고 있는 물건이다.

메시지를 Dispatch하기 전에 보통은 translation이라고 불리는 전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TranslateMessage 함수가 그 일을 하는데, 키보드 WM_(SYS)KEYDOWN / WM_(SYS)KEYUP 메시지로부터 WM_(SYS)CHAR 메시지를 추가로 생성해 준다. 현재 설정되어 있는 키보드 드라이버의 정보를 토대로 가상 키코드를 해석하여, 그 키가 나타내는 입력 문자를 알려 준다는 뜻이다. 유럽 문자를 입력할 때 쓰이는 dead key를 처리하는 것도 translator의 몫이다.

이때 새로 생성된 메시지는 이 윈도우를 구동하는 스레드의 메시지 큐에 추가로 예약되어서 다음번 GetMessage 함수 호출 때 걸려 나온다. 인자로 전달된 MSG 구조체의 내용이 지금 당장 바뀌지는 않는다. 사실, 문자를 입력받는 윈도우가 아니라면 translation은 꼭 필요하지는 않은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메시지를 굳이 윈도우 프로시저로 dispatch하기 전에, 응용 프로그램이나 다른 API 함수가 곧장 메시지를 가로채야 하는 경우는 굉장히 많이 있다. 액셀러레이터 단축키를 처리하는 TranslateAccelerator, 그리고 Ctrl+F6 같은 MDI 공용 단축키를 처리하는 TranslateMDISysAccel이 그 예이다.
TranslateMessage는 그런 관문들을 모두 통과한 메시지가 dispatch 직전에 최종적으로 거치는 관문일 뿐이다.

이런 절차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에 MFC의 CWnd 클래스는 그런 코드를 적절히 넣으라고 PreTranslateMessage라는 가상 함수까지 마련해 놓았다. 이 함수에서 키보드 메시지를 조작하여 엔터가 눌려도 대화상자가 종료되지 않게 하는 것 정도는 프로그래밍 초보 시절에 다들 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dispatch 전단계에서 조작하는 메시지는 다들 키보드 관련 메시지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전용 함수를 통해 미리 처리되는 또 다른 대표적인 메시지들은 바로.. 대화상자 관련 메시지들이다.
이걸 담당하는 물건으로는 IsDialogMessage라는 함수가 있다.

물론, MFC의 경우 저 함수를 포함해 위에서 언급한 각종 전처리, translation을 이미 알아서 전부 호출하며 메시지 loop과 심지어 WinMain 함수까지 몽땅 라이브러리 내부에다 짱박아 뒀기 때문에 MFC를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자신이 직접 그런 함수를 또 호출해야 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운영체제와 응용 프로그램 사이에 어떤 메커니즘으로 통신이 오가는지 알고는 있을 필요가 있다.

대화상자 안에서 사용자가 tab 키를 눌렀을 때 컨트롤들의 포커스가 바뀌는 것, Alt+알파벳을 눌렀을 때 특정 컨트롤로 바로 이동하는 것, 엔터를 눌렀을 때 '확인' 종료가 되고 ESC를 눌렀을 때 '취소' 종료가 되는 것 따위는 대화상자의 윈도우 프로시저의 관할이 아니다. 윈도우 프로시저가 메시지를 받기 전에 저 IsDialogMessage 함수가 일찌감치 처리한다. 심지어 default 버튼의 테두리를 굵게 칠하는 것조차도 저 함수가 담당한다.
물론 그런 전처리는 대화상자가 독단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아래의 컨트롤에게 WM_GETDLGCODE 메시지를 보내서 컨트롤이 원하는 키보드 처리 양상에 대해서 물어는 보고서 한다.

DialogBox 함수로 modal 대화상자를 만들었다면야 그 함수가 자체적으로 메시지 loop을 돌면서 이런 처리를 모두 알아서 해 준다. 그러나 문제는 modeless 대화상자이다. modeless 대화상자는 그 창을 만든 응용 프로그램의 main 메시지 loop를 같이 쓰면서 돌아가기 때문에 그 loop에서 IsDialogMessage 함수를 호출하는 로직이 추가되어야 한다.

대화상자에서 엔터 키가 들어왔을 때의 동작에 대해서는 살짝 주의할 점이 있다.
일반 버튼은 자체적으로 엔터 키를 처리한다. 그래서 다른 모든 컨트롤들을 사용 중일 때 엔터를 누르면 '확인' 버튼이 눌러진 것으로 처리되고 대화상자가 곧장 종료되지만, '취소'나 '적용' 같은 다른 버튼에 키보드 포커스가 가 있을 때 엔터를 누르면 해당 버튼이 눌러진 것으로 처리된다.

즉, 엔터는 space와 사실상 동일하게 처리된다. 차이가 있다면 space는 key down 시점 때는 버튼이 눌러진 모습만 표시되고 key up 시점일 때 명령이 먹히는 반면, 엔터는 key down 때 곧바로 먹힌다는 것이 전부이다.
다만, 대화상자 안에 또 대화상자가 자식 윈도우로 생성되었고 자식 대화상자 안에 있는 버튼을 space가 아닌 엔터 키로 눌렀을 경우,

WM_COMMAND+BN_CLICKED 메시지는 자식 대화상자의 윈도우 프로시저로 전달되는 게 아니라 겉의 최상위 대화상자의 윈도우 프로시저로 전달된다.
그래서 그 버튼을 엔터 키로 누른 동작은 일반적으로 제대로 인식되지 않거나 최악의 경우 오동작--부모 대화상자와 자식 대화상자에 우연히 ID값이 같은 버튼이 공존한다면!--까지 하게 된다.

왜 그렇게 동작하는지 정확한 이유는 난 모르겠다.
물론, 일반적으로 엔터를 눌러서 대화상자를 닫는 메시지 자체는 자식 대화상자가 아니라 최상위 대화상자에다가 전달되는 게 개념상 올바르다.
하지만 그런 default 버튼이 아니라 일반 버튼을 엔터 키로 누르는 동작까지 왜 엉뚱한 곳으로 가는 걸까?

대화상자 안에 또 대화상자를 만드는 건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프로퍼티 시트가 대표적인 예인데 그건 운영체제가 알아서 버튼의 처리를 잘 해 주는 듯하다. <날개셋> 타자연습 같은 프로그램에서 탭 안에 있는 버튼을 엔터로 눌러 보면 잘 안식된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자식 대화상자들을 표시하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제어판, 그리고 VMware, 반디집, EditPlus 등의 유수의 소프트웨어들이 제공하는 종합 설정 대화상자들을 살펴보면, 자식 대화상자 안의 버튼은 space만 인식되지 엔터 키로 인식되지 않는 걸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 왼쪽)
단, Microsoft Visual Studio는 예외. '도구-옵션' 대화상자의 내부에 표시된 자식 대화상자들의 버튼은 엔터 키로 잘 인식된다. (아래 그림에서 오른쪽) 치명적인 버그 같은 부류는 아니지만 운영체제의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좀 이상한 면모라 하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WM_COMMAND+BN_CLICKED 메시지는 lParam으로 이 메시지를 보낸 컨트롤의 윈도우 핸들을 친절하게 일일이 알려 준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버튼을 누르는 걸 인식하려면, 최상위 대화상자의 윈도우 프로시저에서 lParam을 검사하여 이것이 자식 대화상자가 아니라 내 대화상자의 버튼이 보낸 메시지가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아니라면 그 버튼의 진짜 부모 윈도우--GetParent 함수로 확인--에다가 메시지를 도로 보내 버리면 된다.

Visual Studio의 옵션 대화상자도 Spy++로 동작을 확인해 보면, WM_COMMAND+BN_CLICKED 메시지가 두 번 가는 걸 보니 그런 식으로 동작하는 듯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3/11/22 08:36 2013/11/2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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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클립보드 개론

과거에 Windows 3.x 시절에는 '클립보드 표시기'(clipbrd.exe)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95/98 시절에도 있다가(16비트 바이너리 형태 그대로) 운영체제가 NT 계열로 바뀌면서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진 듯하다.
그러나 지금도 그런 부류의 액세서리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끔은 한다. 번거롭게 여타 프로그램을 띄워서 '붙이기' 명령을 내리지 않고도 클립보드에 지금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제3자가 개발한 클립보드 표시/관리 유틸리티는 당연히 존재한다. 이런 프로그램은 단순히 클립보드 표시 기능뿐만 아니라 클립보드 내용을 파일로 저장하거나 불러올 수도 있고, 지금 MS Office 프로그램들이 그러는 것처럼 여러 개의 클립보드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능도 있어서 잘만 활용하면 대단히 편리하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 클립보드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한데 공유할 수 있는 메모리 핸들의 집합이다.
0과 1의 나열일 뿐인 데이터가 텍스트인지 이미지인지 포맷을 식별하는 정수값이 있고, 그 포맷 식별자와 메모리 핸들이 한데 대응하여 튜플을 이룬다.

클립보드에는 여러 종류의 데이터가 동시에 공존할 수 있다. 그래서 워드 프로세서라면 자신만의 고유한 포맷을 등록해서 자신이 만든 모든 정보가 완전히 보존되어 있는 데이터를 놔 둬야겠지만(예를 들어, 이 데이터가 일반 블록이 아니라 칼럼 블록이라는 표시도..), 같은 데이터에 대해서 메모장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최소한 텍스트라도 붙여 넣을 수 있게 표준 텍스트 포맷으로도 데이터를 보관해 줘야 한다.

클립보드로부터 데이터를 가져오거나, 거기에다 내 데이터를 저장하려면 먼저 OpenClipbaord 함수를 호출해서 클립보드를 열면 된다. 이 함수가 왜 윈도우 핸들(HWND)을 인자로 받는지는 잘 모르겠다. 클립보드의 사용이 끝난 뒤엔 CloseClipboard를 하면 된다.

클립보드 API는 한 순간에 시스템 전체를 통틀어 단 한 프로그램/스레드만 클립보드에 접근하는 걸 가정하고 만들어졌다. 그래서 딱히 OpenClipboard 함수가 무슨 다른 핸들 같은 걸 되돌리지는 않는다.

2. 클립보드를 위한 메모리 할당 함수

클립보드에다 데이터를 지정하거나 가져오는 건 Set/GetClipboardData 함수로 하면 된다. 이때 주고받는 핸들은 GlobalAlloc 함수를 이용하여 특수하게 할당된 메모리이다.
클립보드 API는 구시대 16비트 Windows 시절의 디자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게 많다. 클립보드는 지금 같은 memory mapped file이나 가상 메모리 같은 게 없던 시절부터 존재했다. 그때는 운영체제에 global heap과 local heap이라는 두 종류의 메모리가 존재했고, 클립보드는 응당 global heap의 영역에 존재했다.

운영체제의 heap 함수는 고정된 메모리 주소에다 공간을 바로 할당시킬 수도 있고, 할당은 하되 당장 그 메모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실제 위치를 운영체제가 재량껏 재배치도 하다가 응용 프로그램이 실제로 잠깐 사용을 할 때만 메모리를 고정시키는 '유동적인' 방식으로 할당할 수도 있다.

메모리를 사용하는 프로그래머의 입장에서는 무척 번거로운 일이지만, 당장 사용하지 않는 메모리를 운영체제가 필요에 따라 재배치 가능하게 할당해 놓으면, 아무래도 PC의 절대적인 메모리 공간이 충분치 않을 때 메모리의 단편화를 예방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다. API 자체가 그렇게 헝그리 정신과 상호 협력 이념을 염두에 두고 설계돼 있다는 뜻이다.

GlobalAlloc 함수에는 메모리를 할당할 때 클립보드/OLE 공유가 가능하게 하는 GMEM_DDESHARE 같은 여러 플래그를 줄 수 있다. 이게 어찌 보면 16비트 시절의 VirtualAlloc 함수 같기도 하다. 하지만 32비트로 오면서 GlobalAlloc 함수의 잡다한 플래그들은 다 legacy 잉여로 전락했고, 메모리를 유동적으로 할당할지/고정적으로 할당할지, 그리고 할당된 메모리를 0으로 초기화도 할지를 설정하는 플래그만이 현재 유효하다.

이 함수는 이제 클립보드 복사나 OLE drag & drop 기능을 구현할 때밖에 쓸 일이 없다. 아니면 아주 특수한 상황에서 프로세스의 기본 heap에 의존하지 않고 메모리를 할당할 일이 있을 때나 쓰든가.
32비트 이후부터는 global heap과 local heap의 구분도 없고, 또 이 함수로 개당 몇십 바이트짜리 연결 리스트의 노드를 일일이 저장한다거나 하는 건 바보짓이다.

3. 클립보드 표시기 만들기

일반적으로는 클립보드에 접근해서 데이터를 읽고 쓰고, 클립보드를 비우는 것만 알면 된다.
그것보다 조금 더 고급으로 나가면 나만의 클립보드 포맷을 등록하고 다양한 클립보드 포맷을 조회하는 조작까지 필요해진다.
그 다음으로 클립보드와 관련된 가장 복잡한 조작은 바로, 클립보드 내용이 바뀌었을 때 통지를 실시간으로 받겠다고 운영체제에다 요청하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각종 뒷처리를 하는 일이다.

이렇게 클립보드의 변경 내역을 통지받는 프로그램을 개념적으로 '클립보드 표시기(viewer)'라고 부른다. 모든 프로그램들이 사용자가 누르는 Ctrl+C/X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니, 클립보드 변경 내역은 특별히 요청을 한 프로그램에게만 알려 주는 것이다. 통지가 오는 형태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클립보드 표시기는 응당 윈도우를 생성하고 메시지 loop을 돌고 있어야 한다.

자신(윈도우)을 클립보드 표시기로 등록하려면, WM_CREATE나 WM_INITDIALOG 같은 초기화 메시지에서 SetClipboardViewer 함수를 호출하여 자신의 핸들값을 전달하면 된다.
그러면 그 뒤부터는 어떤 프로그램에서든 클립보드의 내용을 건드린 뒤 CloseClipboard 함수를 호출해 주면, 내 창으로 WM_DRAWCLIPBOARD 메시지가 날아온다. 그럼 내 프로그램은 그때 클립보드 내용을 들여다보면서 적절한 출력을 해 주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클립보드 표시기 API는 엄청난 구시대 스타일로 굉장히 구리게 설계되어 있다. Windows API를 통틀어서 이 정도로 지저분한 물건은 흔치 않을 것 같다.

클립보드 변경 통지 요청을 한 윈도우는 우리 프로그램뿐만이 아니라 여러 개가 동시에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운영체제는 그 윈도우들의 목록을 내부적으로 관리해야겠지만, 각각의 윈도우의 입장에서야 나 말고 다른 윈도우가 무엇이 있든 말든, 나만 통지를 곱게 받고 끝이어야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클립보드 표시기 관련 API들은 그렇지 않다. 클립보드 표시기로 등록된 창들은 일종의 단방향 연결 리스트의 형태로 관리되는데, 운영체제는 그 리스트의 head 노드만을 갖고 있다. 그 뒤 나의 다음으로는 무슨 창이 있는지 관리를 해당 응용 프로그램이 직접 해야만 한다.. -_-;;;

SetClipboardViewer 함수는 인자로 받은 윈도우를 연결 리스트의 맨 앞 head 노드로 등록한 뒤, 예전에 head였던 윈도우 핸들을 되돌린다. 우리는 그 값을 반드시 따로 보관해 둬야 한다.

hwndNextCBViewer = SetClipboardViewer(hMyWindow);

그리고 내가 WM_DRAWCLIPBOARD 메시지를 받았다면, 우리는 자체 처리를 마친 뒤에 그 메시지를 저 창에다가 수동으로 전해 줘야 한다.

if(hwndNextCBViewer) SendMessage(hwndNextCBViewer, uMsg, wParam, lParam);
(uMsg는 어차피 WM_DRAWCLIPBOARD이고, wParam과 lParam은 쓰이지 않기 때문에 값이 모두 0임)

메시지를 DefWindowProc로 넘긴다 해도 이 일을 운영체제가 알아서 해 주지 않는다. 우리가 저렇게 메시지를 안 보내 주면 다음 클립보드 표시기들은 클립보드의 변경 내역을 전달받지 못하게 되어 동작이 죄다 꼬이고 만다!

내가 제어를 운영체제로 신속하게 돌려 주지 않으면 운영체제 전체를 다운시킬 수 있던 협력형 멀티태스킹의 암울한 냄새가 물씬 풍긴다.
훅 프로시저는 CallNextHookEx를 반드시 호출해 줘야 하는 것과 같은 스타일이기도 하고 말이다.

내 윈도우가 없어질 때(WM_DESTROY) 클립보드 표시기 지정 해제도 당연히 수동으로 해야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함수는 ChangeClipboardChain이다. 얘에다가 내 윈도우뿐만 아니라 처음에 SetClipboardViewer의 리턴값으로 받았던 나의 다음 노드 윈도우도 같이 전해 줘야 한다. 마치 옛날에 C++에서 소멸자 함수가 존재하는 객체들의 동적 배열을 delete []연산자로 해제할 때, 배열 원소의 개수를 수동으로 전해 줘야 했던 것만큼이나 번거롭다.

ChangeClipboardChain(hMyWindow, hwndNextCBViewer);

그러면 운영체제는 자신이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연결 리스트의 head 노드에 속하는 윈도우에다 WM_CHANGECBCHAIN 메시지를 보낸다. wParam에는 해제되는 윈도우, lParam에는 그 해제되는 윈도우의 다음 노드 윈도우가 들어있다.

클립보드 표시기 윈도우는 이 메시지도 살펴봐서 만약 내가 갖고 있는 '다음 노드' 값이 등록 해제되는 윈도우(wParam - hwRemove)라면, 나의 '다음 노드' 값을 등록 해제되는 윈도우의 다음 윈도우(lParam - hwNext)로 업데이트하면 된다. 물론, 나 자신이 등록 해제되고 있다면 저런 메시지 따위는 오지 않고 말이다. 아래의 소스 코드를 참고하라.

void On_WM_CHANGECBCHAIN(HWND hwRemove, HWND hwNext)
{
    if(hwndNextCBViewer==hwRemove) hwndNextCBViewer=hwNext;
    else if(hwndNextCBViewer) SendMessage(hwndNextCBViewer, uMsg, wParam, lParam);
}

hwRemove가 나의 다음 윈도우에 해당한다면 다음 윈도우를 그 다음 것으로 업데이트하고 처리를 종결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까 WM_DRAWCLIPBOARD를 포워딩했던 것처럼 동일 메시지를 다음 윈도우로 전달해 준다.

연결 리스트에서 어떤 노드를 삭제하기 위해서는 그 노드의 이전 노드가 가리키는 다음 노드를 고쳐 줘야 한다. 그러나 클립보드 표시기 chain은 이전 노드 정보가 존재하는 이중 연결 리스트가 아니라, 오로지 '다음' 노드 정보만이 존재하는 단일 연결 리스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임의의 노드를 삭제하려면 이전 노드를 파악하기 위해 리스트를 처음부터 다 조회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시간 복잡도 O(n)에 해당하는 절차가 필요해진 것이다. 그것도 운영체제가 알아서 처리해 주는 게 아니라 응용 프로그램들이 다 협조해 줘야 하는 번거로운 형태이고 말이다.

요컨대 클립보드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여 표시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최소한 나의 다음 윈도우 정보는 보관해야 하며, WM_DRAWCLIPBOARD와 WM_CHANGECBCHAIN 메시지를 정석대로 처리해 줘야 한다. 내가 프로그램을 잘못 짜면 다른 프로그램의 동작까지 망칠 수가 있으니 이건 운영체제의 보안 관점에서도 굉장히 안 좋은 디자인이다..

운영체제가 달랑 갖고 있는 클립보드 표시기 chain의 head 노드 윈도우를 되돌리는 GetClipboardViewer라는 함수도 있다. 얘는 가장 마지막으로 SetClipboardViewer함수를 호출한 윈도우의 핸들을 되돌리는 셈인데, 이 윈도우로부터 다음 윈도우를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다음 윈도우 핸들은 각 창마다 고유한 방식으로 저장하고 있을 테니), 이 함수는 사실상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나 같으면, 표시기 윈도우 리스트의 관리를 운영체제가 전적으로 알아서 해 주고 WM_CHANGECBCHAIN 처리를 할 필요가 없는 새로운 SetClipboardViewerEx 함수라도 만들 것 같다. 새로운 응용 프로그램은 더 깔끔한 새로운 API를 쓰라고 말이다. 서브클래싱만 해도 더 깔끔하게 하라고 Windows XP부터는 종전의 SetWindowLongPtr을 대체할 SetWindowSubclass 같은 함수가 새로 추가되지 않았던가.

(* 2017. 7. 14 추가)
그렇게 생각했는데, 최신 MSDN을 우연히 뒤져 보니 역시나 AddClipboardFormatListener라고 내가 생각하는 것과 개념상 정확히 동일한 함수가 Windows Vista에서부터 추가됐구나. 저건 클립보드 내용이 변경될 때마다 내 윈도우로 통지 메시지가 오게 하는 함수로, 예전 같은 번거로운 chain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 등록이 아닌 제거는 Add 대신 Remove로 시작한다. 게다가 실제로 변경된 포맷이 무엇인지도 GetUpdatedClipboardFormats라는 함수로 알아올 수 있다.

이 새로운 listener에 등록되고 나면 클립보드가 변경되었을 때 WM_CLIPBOARDUPDATE라는 메시지가 날아온다. 안 그래도 1024개밖에 안 되는 시스템 메시지 영역은 부족해서 난리일 텐데.. WPARAM, LPARAM 아무 용도가 없는 새로운 메시지를 굳이 추가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기존의 WM_DRAWCLIPBOARD도 인자가 전혀 쓰이지 않으며, 메시지를 받는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는 용도가 정확하게 동일할 텐데 말이다. 뭐 확실한 구분을 위해서 메시지도 따로 만든 것이지 싶다.
아울러, GetClipboardSequenceNumber라는 함수도 있다. 얘는 클립보드 내용이 변경될 때마다 1씩 증가하는 시퀀스 번호를 되돌리며, Vista가 아니라 2000 시절부터 존재해 온 물건이다.

이걸로도 모자라서 나만의 클립보드 포맷을 등록하여 그 내용을 화면에다 어떻게 표시할지까지 시시콜콜하게 다 지정하는 규격도 Windows API에 있긴 하다. 거기까지 가면 실생활에서 쓰이는 일은 정말 거의 없다시피한 잉여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9/12 08:29 2013/09/1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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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딱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Windows용 응용 프로그램들의 현대화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유니코드: 완전 기본 필수. 시대가 어느 시댄데 시스템 로케일(로캘?)이 한국어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운영체제에서 한글 UI가 ?로 죄다 깨진다거나 한글로 된 파일을 인식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은 처지가 참으로 안습하다. 한글 로케일에서도 상용 한자 4888자 이외의 한자를 인식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면 역시 무효임.

2. 64비트: 프로그램이 혼자서만 동작하는 EXE라면 32비트만 있어도 큰 상관이 없겠지만, 여타 프로세스 내부에서 동작하는 DLL(셸 확장, 훅, IME, 드라이버 등등)이라면 64비트 바이너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3. 멀티코어: 빡세게 많은 작업을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요즈음의 컴퓨터에서 CPU를 최대 겨우 10~20%대밖에 안 쓰는 비효율적인 형태로 동작해서는 안 된다. 여러 코어가 작업을 어떻게 분담할지를 염두에 두고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

4. 사용자 계정 컨트롤: Program Files 디렉터리 밑에다 개념 없이 사용자 데이터를 써 넣지 말며, XP 이하 OS에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던 권한 부족 에러가 제대로 처리되어야 한다. 레지스트리나 디렉터리가 redirection되는 일 없이 동작해야 한다.

5. 고해상도: 이제는 고해상도 모니터가 많이 보급되면서 종래의 100dpi가 아닌 120dpi 정도를 쓰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도 UI 화면은 적당하게 확대되어 나오거나 차라리 시종일관 동일한 픽셀 크기로 나오지, 글자가 깨지거나 GUI 요소가 들쭉날쭉 뒤죽박죽으로 배치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런 이슈들 중, 본인은 현재 5번을 주목하고 있다.
사실, 화면의 논리적 해상도를 바꾸는 건 엄청 옛날에 Windows 9x 시절부터도 있었던 기능이다. 하지만 그 당시는 화면 해상도가 겨우 800*600이나 1024*768이 고작이었기 때문에, 안 그래도 화면이 작아 죽겠는데 배율을 더 키우는 기능은 사실상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건 정말 누가 쓰나 싶은 잉여로 전락했고, 수많은 프로그램들은 운영체제에 그냥 표준 해상도인 96dpi밖에 존재하지 않는 걸로 가정한 채 각종 좌표들을 하드코딩한 채로 개발되었다.

그랬는데 요즘 컴퓨터의 모니터들은 가로 해상도가 1500을 넘어가고 세로 해상도가 1000을 넘어가니, 이제는 화면을 좀 더 큼직하게 써도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컴퓨터의 성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메모리와 CPU뿐만 아니라, 이런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도 컴퓨터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음이 분명하다.

이제는 아이패드 같은 모바일 태블릿 기기조차 화면 해상도가 2000*1500을 넘어서 있다. 그러나 기술 발전을 아주 점진적으로 경험하여 legacy의 역사가 긴 PC 환경에서는, 고해상도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프로그램들에게 재앙이 시작되었다. 논리 해상도에 따라 자동으로 크기가 조절되는 요소(시스템 글꼴 크기, 그리고 대화상자 크기)와 그렇지 않은 요소가 뒤섞이면 GUI 외형이 개판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화면의 논리적 해상도는 데스크톱 화면의 DC를 얻어 온 뒤 GetDeviceCaps(hDC, LOGPIXELSX)를 하면 구할 수 있다. X뿐만 아니라 Y도 존재하는데, X축 값과 Y축 값이 서로 달라지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 배율인 100%일 때의 리턴값은 96이고, 125%일 때는 120이 돌아온다..

Windows에서 화면 DPI의 변경은 완전히 on-the-fly로 자유롭게 되는 작업은 아닌지라, 운영체제 재시작이나 최소한 로그오프가 필요한 이벤트이다. 그래서 그런지 Windows Vista는 전무후무하게 화면 DPI 변경을 '관리자 권한이 필요한 작업'으로 규정했었으나, 그 규제가 7 이후부터는 풀렸다. 또한, XP 이하의 버전은 100% (96dpi)보다 작은 값으로 변경하는 것도 가능했지만, Vista 이래로 더 작은 값으로는 지정 가능하지 않게 바뀌었다.

본인이 개발하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경우, 보조 입력 도구들은 옛날에 급조하느라 각종 버튼들의 좌표가 하드코딩되어 있었다. 다음 7.0 버전부터는 고해상도일 때는 전반적인 외형도 그에 비례해서 더 큼직하게 나오게 바뀔 예정이다.

하지만 편집기는 논리적 해상도에 관계없이 글자가 언제나 무조건 16*16 고정된 픽셀 크기로만 출력되며, 이것은 쉽게 개선되기 어려운 약점이다. 글꼴 자체는 16*16 비트맵만 쓰는 게 불가피하더라도, 고해상도에서는 그 상태 그대로 글자를 살짝 확대해서 찍어 주는 기능이 필요할 것 같다. 물론 anti-aliasing을 적용해서 부드럽게 확대해서 말이다.

고해상도 환경은 아이콘을 관리하는 것도 무척 까다롭게 만들었다. Windows 95/NT4 이전에는 아이콘은 오로지 32*32 크기밖에 없었는데 나중에 16*16 작은 크기가 추가되었다. 요즘은 그것도 모자라서 20*20이나 24*24 크기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한 아이콘은 여러 크기의 아이콘 이미지들의 family 내지 컬렉션처럼 되었다고 본인이 예전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예전엔 고해상도 모드에서 그냥 화면 왜곡을 감수하고라도 16*16 아이콘을 살짝 확대해서 보여주는 걸로 때웠지만, 이젠 안 그러고 20*20 크기용 아이콘도 직접 만들어 넣어 주는 셈이다.

사실 FM대로라면 운영체제가 사용하는 표준 아이콘 크기도 매번 GetSystemMetrics(SM_CXICON) 같은 식으로 쿼리를 해서 써야 고해상도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맨날 봐 온 게 32나 16 같은 고정된 크기여서 하드코딩된 값을 쓰다가 나중에 그 코드를 고쳐야 하게 되면 대략 정신이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것도 X값과 Y값이 서로 달라지는 일이 과연 존재할지 궁금하다.

그런데 문제는 Windows API는 아이콘이 여전히 단일 불변 크기만 있을 거라는 사상을 전제로 하고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HICON 은 여전히 그냥 단일 크기에 해당하는 아이콘 하나만을 나타내는 핸들이다. 즉, 한 아이콘 컬렉션 전체를 나타내는 자료형이 아니다. 그래서 LoadIcon이나 DrawIcon 같은 함수를 보면 아이콘의 크기를 받는 인자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이 한계를 보완하는 LoadImage와 DrawIconEx 함수가 나중에 뒤늦게 추가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draw 기능은 몰라도 load 기능은 리소스 ID를 지정해 주면 그 ID가 가리키는 모든 크기의 아이콘을 다 로딩하게 하는 게 간편하지 않겠나 싶다. 그래서 draw 명령을 내리면, 원하는 크기와 가장 가까운 크기를 운영체제가 알아서 골라서 출력해 주는 것이다.

API의 기능이 그렇게 설계되었다면 윈도우 클래스를 등록할 때도 WNDCLASS에 이어서 굳이 작은 아이콘 핸들 hIconSm이 추가된 WNDCLASSEX 구조체가 번거롭게 또 만들어질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응용 프로그램들이 고해상도용 아이콘을 지원하기도 훨씬 더 쉬워졌을 것이다. LoadIcon은 그냥 표준 크기 아이콘을 로딩하는 것만 지원하고, LoadImage는 아이콘을 로딩할 때 크기를 사용자가 일일이 지정해 줘야 하니 둘 다 불편한 구석이 좀 있다.

여담이지만, 응용 프로그램이나 운영체제별로 자신들이 설정하는 논리적 해상도는 제각기 좀 차이가 있다.
과거 도스용 아래아한글은 16*16 픽셀에 대응하는 글자가 10포인트였다. 그러나 Windows는 96dpi가 표준 해상도이며, 여기서는 12포인트가 16*16 크기이다.
한편, 맥 OS는 12포인트의 픽셀수가 Windows나 아래아한글보다 더 작다. 다시 맥 OS로 부팅해서 살펴보면 구체적인 비율을 알 수 있지만, 지금은 귀찮아서 생략.

이런 미묘한 문화 차이를 보면, FreeType API에서 FT_Set_Char_Size 함수에 굳이 상대 해상도 dpi값까지 인자로 받는 이유를 얼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번거롭지만 그런 것까지 다 수용할 수 있는 계층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6/20 19:19 2013/06/2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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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컴퓨터의 인터넷 접근성이 워낙 좋아져서 응용 프로그램의 도움말은 그냥 개발사의 웹페이지에 기재된 문서 링크를 여는 걸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용자의 컴퓨터에 직접 저장되어 있는 형태의 도움말 시스템도 여전히 필요하며 수요가 있다.

Windows가 98 시절부터 도입한 CHM, 즉 HTML 도움말은 여러 HTML 문서와 그림들을 한 파일로 묶어서 단일 컬렉션 파일을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의 도움말뿐만이 아니라 웹 문서 아카이브로도 활용할 수 있고 대단히 유용하다. 그 잠재적 유용성에 비해서 MS가 이 기술을 너무 홀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야 HtmlHelp 함수를 호출할 때 부모 윈도우의 핸들로 내 창을 넘겨 주면 알아서 도움말 창이 잘 생성된다. 그런데 내 프로그램은 별도로 창을 만들지 않으면서 HTML 도움말만 띄우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가령, 프로그램을 /?라는 인자를 주고 실행하면 옵션 사용법 도움말만 HTML 도움말 형태로 나온 뒤 프로그램을 바로 종료하게 하고 싶을 때 말이다.

일단, 운영체제는 HH.EXE라고 간단히 HTML 도움말을 띄워 주는 껍데기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CHM 확장자는 기본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ShellExecute 함수로 내 도움말 파일을 "open" 구동을 하면 도움말이 바로 뜨긴 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도움말을 띄우는 것 자체 말고는 도움말 창에 대해서 그 어떤 제어도 할 수 없다. 가령, index.htm 같은 기본 시작 화면이 아니라 도움말 파일 내부에 있는 특정 문서를 바로 열게 하고 싶으면 도움말을 열지 말고 HH.EXE를 열고, 옵션에다가 xxxx.chm::/yyyy.htm 같은 식으로, chm 파일과 내부의 문서 파일을 이어서 특이하게 줘야 한다.

또한, HH.EXE의 실행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른 후속 처리를 하게 하려면 이 프로세스의 핸들을 얻어야 할 텐데, 그러려면 ShellExecute보다 사용하기가 훨씬 더 까다로운 CreateProcess를 써야 할 것이다.

사실, WinHlp32.exe로 구동되던 과거의 HLP 도움말과는 달리, HTML 도움말은 hhctrl.ocx라는 DLL을 통해 in-process로 구동된다는 큰 차이가 있다. 이 특성을 살려, 굳이 외부 껍데기 프로세스인 HH.EXE를 호출하지 않고 내 프로세스가 직접 HTML 도움말 창 하나만 띄웠다가 곱게 종료할 수는 없을까?

부모 윈도우에다가 NULL을 주고 그냥 HtmlHelp 함수만 호출한 뒤 프로그램을 종료해 버리면, 도움말 창이 한 0.1초가량 눈에 비쳤다가 곧바로 사라져 버린다.
이 함수는 도움말 창을 띄워 주는 CreateWindowEx 함수와 개념상 거의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함수도 생성된 도움말 창의 핸들값을 되돌리며, 창을 만든 뒤에는 그 창을 실제로 동작하게 하는 message loop을 돌려 줘야 한다.

HWND hMyWnd=::HtmlHelp(NULL, _T("xxxx.chm"), 0, 0);
ASSERT(hMyWnd!=NULL);

MSG m;
while(::GetMessage(&m,NULL,0,0)>0) {
    ::TranslateMessage(&m); ::DispatchMessage(&m);
}

이렇게 하면 도움말 창이 나타나긴 하나..
이번엔 도움말 창을 닫아도 프로그램이 종료되지 않고 '작업 관리자'에 내 프로세스가 언제까지나 표시되어 보인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내가 직접 창을 띄우고 윈도우 클래스를 등록하고 윈도우 프로시저를 구현하였다면, WM_DESTROY 메시지에서 응당 PostQuitMessage 함수를 호출해 줘서 GetMessage가 while문을 종료하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도움말 창은 일반적으로 닫는다고 해서 응용 프로그램을 종료시키는 용도로 쓰는 물건이 아니다. 그래서 도움말 창만 단독으로 띄울 때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HTML 도움말 창이 없어질 때 프로그램도 정상적으로 종료되게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도움말 창이 WM_DESTROY 메시지를 받는 시점을 우리 프로그램이 잡아내어 그때 인위로 PostQuitMessage 함수를 호출하는 것이다. 훅킹(SetWindowsHookEx) 또는 서브클래싱(SetWindowLongPtr)을 생각할 수 있는데, 훅킹까지 쓰는 건 너무 오버인 것 같고, 내 경험상 이럴 때는 WM_DESTROY에 대해서 추가 처리만 살짝 해 주는 서브클래싱이 무난하다.

일반적으로 서브클래싱은 대화상자 안에 있는 각종 자식 컨트롤들의 동작을 미묘하게 바꾸기 위해서 하는데, 이렇게 큼직한 프레임 윈도우도 서브클래싱이 가능하다. 뭐, 서브클래싱을 쓰든 훅킹을 쓰든 어쨌든 콜백 함수를 정의해 줘야 하고 콜백 함수에게 context를 제공하기 위한 전역 변수나 TLS 슬롯이 필요하니 일이 여러 모로 복잡해진다.

다음 둘째는 첫째보다 더 정석적인 방법이다.
사실은 HTML 도움말 시스템 자체에, 도움말 창이 종료될 때 WM_QUIT 메시지를 보내게 하는 옵션이 있다. 딱 한 번만 옵션을 지정해 주고 나면 뒤끝 없이 OK이고 훅킹이고 뭐고 같은 지저분한 루틴이 없으니 아주 좋다. 그러나 옵션을 지정해 주는 방법이 생각보다 굉장히 지저분하다. API가 좀 구리게 설계되었다.

HH_WINTYPE hwt, *pwt=NULL;
::HtmlHelp(NULL, _T("xxxx.chm>main"), HH_GET_WIN_TYPE, (DWORD_PTR)&pwt);
if(pwt) {
    hwt=*pwt;
    hwt.fsValidMembers=HHWIN_PARAM_PROPERTIES;
    hwt.fsWinProperties=pwt->fsWinProperties|HHWIN_PROP_POST_QUIT;
    ::HtmlHelp(NULL, NULL, HH_SET_WIN_TYPE, (DWORD_PTR)&hwt);
}

이미 도움말 창이 떠 있는 상태에서 HtmlHelp 함수를 또 호출한다. 그런데, 도움말 창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창 핸들을 넘기는 게 아니라 또 도움말 파일을 길게 지정하고(중복 과잉 정보 공급), 그 뒤에 창의 내부 이름을 지정해 줘야 한다. 창의 내부 이름은 그 도움말 파일을 만든 사람이 지정해 준 명칭이다(저 예에서는 main).

핵심은 property에다가 HHWIN_PROP_POST_QUIT라는 속성을 추가로 지정해 주는 것이다. 이 상수는 불행히도 MSDN에 제대로 문서화도 돼 있지 않은 완전 잉여이다. 덕분에 이 명칭으로 구글링을 해도 수 페이지에 걸쳐서 이 이름의 값이 선언된 헤더 파일만 잔뜩 걸려 나올 뿐, 더 자세한 설명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HTML 도움말을 이런 식으로 깊숙하게(?) 다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없을 테고 말이다.

나도 htmlhelp.h 파일을 뒤지다가 이걸 정말 우연히 발견했다. 그래도 이걸 써 주니 도움말 창을 닫을 때 프로그램이 바로 종료되게 할 수 있었다. Windows 98부터 8까지 다 잘 동작한다. HTML 도움말을 만든 개발팀에서 이 도움말 창만 단독으로 뜨는 상황도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었던 것이다.

공용 컨트롤을 다루면서 LVITEM 같은 구조체를 다룬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저건 API 설계가 좀 특이하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은 구조체를 선언하고, 구조체의 크기(t.cbSize=sizeof(t))와 얻고 싶은 정보를 나타내는 비트 플래그를 지정한 뒤, 구조체의 주소를(&t) get 함수에다 넘겨 준다.

그런데 HtmlHelp의 GetWinType는 아예 내부 포인터를 받게 돼 있다.
그리고 내가 지정하는 값은 property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set을 할 때 일단은 구조체의 모든 멤버들의 값을 넘겨 줘야 한다(hwt=*pwt). 안 그러니까 프로그램이 에러가 나더라. 여러 모로 형태가 이상하다.

사실, HTML 도움말에는 저런 옵션을 지정할 필요가 없이 부모 윈도우에다가 여러 이벤트를 알려 주는 기능이 있다. 도움말 창이 처음으로 뜰 때(HHN_WINDOW_CREATE), 각종 페이지 이동 버튼을 누를 때(HHN_TRACK), 어떤 페이지를 성공적으로 열었을 때(HHN_NAVCOMPLETE) 이렇게 세 개가 정의되어 있는데, 사용자가 X 버튼을 눌러서 도움말 창이 소멸하는 시점을 알려 주는 기능이 없는 것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뜻밖이다. 왜 정작 필요한 이벤트는 없는 걸까? 본인이 개인적으로 가장 직관적으로 생각한 형태는 이런 것이었는데 말이다. 물론, 메시지를 받으려면 나도 윈도우를 하나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EXE의 형태로 독립적으로 돌아가는 응용 프로그램이 아니라 DLL 형태인 IME들도 도움말을 표시하는 기능이 있다. 그러나 IME들은 안정성이나 키보드 포커스 같은 이유로 인해, 또 다른 DLL을 주입시키는 HtmlHelp 함수를 호출하는 게 아니라 앞서 소개했던 HH.EXE 프로세스를 수동으로 띄우는 원시적인 방식을 사용한다.
그래서 도움말 명령을 여러 번 내리면 도움말 창이 한도 끝도 없이 여러 개 생기며, IME를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을 종료하더라도 도움말 창은 같이 없어지지 않는다. Microsoft가 제공하는 기본 한중일 3개 국어 IME들이 모두 그렇게 동작하며, <날개셋> 한글 입력기 역시 외부 모듈은 그 관행을 따르고 있다.

본인을 포함해 HTML 도움말을 사용하는 많은 개발자들이 잊고 사는 사항인데, HTML 도움말도 원래는 사용 전에 초기화가 필요하다. HH_INITIALIZE 및 HH_UNINITIALIZE를 해 줘야 하고, 심지어는 message loop에다가도 원래는 HH_PRETRANSLATEMESSAGE를 해 줘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것까지 신경 쓰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in-process 형태인 대신에 WinHelp 시절보다 번거로운 게 많아졌으며, IME의 경우 그런 것을 응용 프로그램에서 다 기대할 수 없으니 도움말을 외부 프로세스 형태로 실행해 주는 게 실제로 더 안전할지도 모르겠다.

HTML 도움말은 다형성을 지닌 인자에다가 typecasting을 하면서 여러 명령을 전달한다는 점, 초기화 및 해제가 필요하고 state를 지닌 변수가 존재한다는 점 등으로 인해 나름 클래스 라이브러리로 만들기에 적절한 면모가 있다. 물론 이 클래스의 인스턴스는 딱 단일체(singleton) 형태로만 존재해도 충분할 테고. 앞서 언급했던 자체 message loop을 도는 기능 역시 이 클래스의 멤버 함수로 추가해서 제공하는 것도 디자인 차원에서 생각해 볼 만하다.
이 글에서는 어쩌다 보니 HTML 도움말 하나만으로 일반적인 Windows 프로그래밍 이슈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

Posted by 사무엘

2013/05/21 08:30 2013/05/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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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운영체제가 인식하는 실행 파일은 구조적으로 편의성의 상징인 GUI 프로그램과, 강력한 자동화의 상징인 콘솔(명령 프롬프트) 프로그램이라는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이것은 SUBSYSTEM이라는 링커 옵션으로 지정 가능하다.

이 옵션이 콘솔로 되어 있으면 빌드 과정에서 링커는 C 라이브러리에서 main 함수를 찾아 호출하는 startup 코드를 연결하며, GUI로 지정되어 있으면 잘 알다시피 WinMain 을 호출하는 startup 코드를 연결한다. 해당 함수들은 물론 프로그래머가 따로 구현해 놓아야 한다.

어차피 GUI든 콘솔이든 EXE 파일이 제일 먼저 실행되는 지점은 실행 파일의 entry point에 지정된 주소이며 원래는 운영체제로부터 아무 인자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 대신, C 라이브러리가 GetModuleHandle, GetStartupInfo, GetCommandLine 등의 여러 기초적인 함수들을 먼저 호출하여 리턴값들을 WinMain에다가 전달해 줄 뿐이다.
콘솔 버전인 main도 마찬가지이다. 명령 옵션을 API 함수로 얻어 온 뒤, 그걸 C 라이브러리가 파싱하여 main에다가 argc와 argv의 형태로 전해 준다.

빌드 관점이 아닌 실제 실행의 관점에서 봐도, Windows는 콘솔 프로그램과 GUI 프로그램을 서로 약간 다른 방식으로 실행해 준다. 콘솔 프로그램의 경우 이미 명령창 같은 콘솔에서 실행되었다면 기존 콘솔을 자동으로 연결시키고, 프로그램이 탐색기 같은 GUI 환경에서 실행되어 콘솔이 없는 경우 “콘솔을 언제나 자동으로 생성”한다. 그 반면, GUI 프로그램에는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다만, 콘솔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GUI 윈도우를 만들거나 메시지 loop을 돌지 말라는 법은 전혀 없으며, 반대로 GUI 프로그램도 추후에 자기만의 콘솔을 얼마든지 따로 생성해서 쓸 수 있다. 콘솔과 GUI를 적절한 혼용하면 유용한 경우가 의외로 매우 많다.

GUI 프로그램의 경우 디버깅 메시지를 찍기 위해 별도의 콘솔을 이용하는 것은 매우 흔한 테크닉이다. DOSBox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리고 반대로 평소에는 명령창으로 문자열만을 취급하더라도, 가끔 그래프 같은 시각화된 결과물을 보여 줄 필요가 있을 때 제한적으로 GUI 윈도우를 생성하는 프로그램도 생각할 수 있다.

결국 GUI와 콘솔이 완벽하게 혼합된 프로그램이라면 이런 것도 가능해야 할 것이다.
프로그램을 아무 인자 없이 실행하거나, 또는 콘솔이 아닌 GUI 환경에서 실행하면 GUI가 나타난다. 반대로 콘솔에서 실행하거나 /? 같은 명령 옵션을 줘서 실행하면 콘솔로 메시지가 나타나고, 이미 콘솔이 있는 경우 그 콘솔을 사용한다. 압축 유틸리티 같은 게 이런 식으로 개발되어 있으면 아주 편리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이 정도로 유연한 GUI/콘솔 하이브리드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대단히 어려우며, 운영체제가 구조적으로 그런 것까지 고려하여 만들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GUI와 콘솔 모두 2% 부족한 면모가 있다.

(1) 프로그램을 콘솔 방식으로 빌드하면, GUI 형태로 실행되어야 할 때에도 언제나 빈 콘솔창이 생겨 버린다. 프로그램이 실행되자마자 곧바로 API 함수를 호출하여 이 콘솔을 죽일 수는 있지만, 콘솔 창 같은 게 깜빡인 것이 사용자에게 그대로 드러나 보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은 용납될 수 없다.

(2) 반대로 프로그램을 GUI 방식으로 빌드하면, 콘솔 환경에서 콘솔 형태로 실행되었을 때 기존 콘솔을 연결하는 방법이 없다. 콘솔 프로그램과는 달리 GUI 프로그램에서는 운영체제가 이것을 자동으로 해 주지 않는다. 콘솔에다 메시지를 찍는 것은 새로운 콘솔에다가만 가능하다. 기존 콘솔을 연결하는 AttachConsole이라는 함수가 차후에 추가되기는 했지만 방법이 완전하지 않다.

결국, 어느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문제가 완전히 없을 수가 없다. 콘솔창을 필요할 때만 생성하면서 콘솔이 이미 존재하는 경우 기존 콘솔과 자동으로 연결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Visual Studio IDE인 devenv 프로그램은 이 문제를 해결한 듯해 보인다.
아무 인자를 안 주고 실행하면 잘 알다시피 커다란 IDE 창이 생긴다.
그러나 /? 를 주고 실행하면 각종 명령 옵션 사용법이 기존의 콘솔에다가 깔끔하게 찍힌다. 그냥 대충 도움말 창 하나 띄우고 끝인 게 아니다.
마소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구현하였을까?

그 비결은 너무 허무할 지경이다.
IDE 실행 파일이 있는 디렉터리를 가 보면, devenv 프로그램은 .exe도 있고 .com도 있어서 두 종류가 있다.

Windows는 도스 시절의 전통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명령 프롬프트에서 사용자가 확장자 없이 실행 파일을 지정하면 EXE보다 COM을 먼저 실행한다. 그래서 COM은 /?  옵션 같은 걸 받아들이는 콘솔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EXE를 GUI 프로그램으로 드는 꼼수를 쓴 것이다! devenv /?가 아니라 devenv.exe /? 라고 확장자를 강제 지정하면 명령 옵션 리스트가 역시나 대화상자 GUI 형태로 출력되는 걸 볼 수 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스 시절에 COM은 잘 알다시피 EXE보다 더 작고 단순한 실행 파일이다. 실행 파일 자체의 헤더나 파일 포맷 같은 게 존재하지 않으며, 메모리 재배치도 없이 최대 64KB의 크기 안에 x86 기계어 코드와 데이터가 모두 들어가고 컴퓨터의 고정된 메모리 주소에 그대로 주입되어 실행되었다.

요즘이야 COM이나 EXE나 모두 동일한 실행 파일이다. 오히려 COM 확장자를 사칭하여, 사용자가 의도한 프로그램 대신 악성 코드를 먼저 실행시키는 보안 위험이 문제되고 있는 지경이다. 마치 autorun 기능을 막듯이 COM의 실행을 막아 버리면 속 시원할지 모르나, 과거 프로그램과의 호환성 차원에서 그게 속 시원하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64비트 Windows는 아예 16비트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기능 자체가 없어진 지 오래인데..

어쨌든, 실행 파일의 확장자로 콘솔용과 GUI용 프로그램을 구분시킨 건 Windows에서 배치 파일을 이용하여 자기 자신을 제거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참 기발한 꼼수인 것 같다. 세상에 그런 방법을 쓸 줄은 몰랐다.

※ 추가 설명

1. Windows용 qt 라이브러리를 사용한 프로그램은 GUI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main 함수에서 실행이 시작된다. 이것은 물론 qt 라이브러리의 내부에 WinMain 함수가 있어서 그게 사용자의 main 함수를 또 호출하기 때문일 것이다. MFC 라이브러리도 자체적인 WinMain 함수가 내부에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충분히 수긍이 가는 디자인이다.

더구나 Windows를 제외한 다른 운영체제들은 실행 파일의 성격을 Windows처럼 GUI 아니면 콘솔 형태로 이분화하지 않으며 똑같이 main 함수를 쓴다. 그렇기 때문에, 크로스 플랫폼을 지향하는 qt는 응당 Windows에서의 프로그래밍 방식도 main을 기준으로 맞췄다고 볼 수 있다.

2. 과거의 16비트 Windows 시절에는 말 그대로 도스 프롬프트만이 있었을 뿐 콘솔이라는 게 없었다. 이것만으로도 그때 Windows는 구조적으로 기능이 굉장히 빈약했음을 알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3/05/01 19:24 2013/05/0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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