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식 승강장은 반대 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승강장 반대편'에서 쉽게 탈 수 있지만,
상대식 승강장은 '반대편 승강장'으로 가야 탈 수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설동 지선을 타고 성수 역에 도착하면 시청· 을지로 방면 열차는 바로 '(동일) 승강장 반대편' 열차를 타고 손쉽게 갈 수 있지만, 잠실· 강남 방면으로 가려면 계단을 이용해 '반대편 승강장' 열차를 타야 한다.

이거 용어가 좀 확실하게 통일되어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쉽게 말해 평면 환승은 '승강장 반대편'입니다. 이 말만 하면 선로를 가리키는 개념이 됩니다. 한 승강장을 공유하는 맞은편 열차라는 뜻이고요,
계단을 이용한 환승은 승강장 자체를 이동하므로 '반대편 승강장'입니다. 선로가 아니라 다른 승강장을 가리키며, 선로는 그 승강장에 붙어 있는 좌우 어느 것이든 될 수 있습니다.

마치 C++에서 new operator와 operator new 같은 개념 차이가 되겠군요.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10:58 2010/01/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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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작을 할 때는 단순히 한국어로 작문할 때보다 더욱 다양한 문장부호가 쓰입니다.
한국어는 온점, 반점, 느낌표, 물음표, 따옴표 외에 딱히 쓰이는 문장부호가 없습니다.
물론 말줄임표 같은 것이 있지만 컴퓨터로 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그냥 ... 따위로 대체되는 추세이기도 하죠.

하지만 영어 정서법에는 한국어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부호가 최소한 셋 이상 존재하는데, 일단 줄표(긴 것 짧은 것 모두), 세미콜론, 그리고 콜론입니다.

단순히 콤마만 써서 항목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그 위에 세미콜론이라는 상위 계층을 활용하기도 하며,
단순한 문장의 나열이 아니라 뭔가 대구 내지 인과 관계가 있음을 보이고 싶을 때는 재미없게 단순 마침표가 아닌 다른 부호를 쓴다는 것입니다.

나는 때린다; 너는 막는다.
네가 이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건 둘 중 하나이다: 죽거나 항복하거나.
미래의 3차 세계대전 때 어떤 무기가 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다음 세계대전 때 무슨 무기가 등장할지는 대략 짐작할 수 있다 -- 바로 새총.
그는 외쳤다, "불이야!"
스레드-안전한 코드를 짜려면 동기화를 잘 시켜야 한다.
그의 세 아들--영수, 철수, 민수--들은 모두 자라서 의사가 되었다.

문장의 어순이라든가 문장부호의 쓰임만 봐도 딱히 우리말스러운 느낌은 안 나며 영문 번역투임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줄표 같은 경우, 국문에서도 쓴다고 공식 명시는 되어 있지만, 사실상 거의 쓰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위의 예에서 영수, 철수, 민수 같은 삽입 내용은 차라리 괄호를 써서 넣고 말죠.

영어 정서법에 존재하는 문장부호들을 모두 국문에다가 도입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필요를 느끼는 것은 반점의 역할을 보충하는 세미콜론의 역할과 비슷한 부호입니다.
이는 마치 strtok 호출 중에 각 토큰에 대해서도 또 strtok로 토큰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이런 용도로 국문에는, 세벌식 최종 자판에도 존재하는 가운뎃점이라는 훌륭한 부호가 있습니다.
그런데 국문학자 중에는 가운뎃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래아와 혼동된다(비슷한 이유로 아래아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일본 정서법을 베낀 것이다, 시각적인 변별력이 떨어진다 등의 이유로 말입니다.

어쨌거나 tokenize 용도로 쓰이는 문장부호는 반점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한계는 조금만 길고 복잡한 글을 써 보면 금세 실감하게 됩니다. 가운뎃점이든, 심지어 세미콜론을 도입하든 이들의 용법이 국어 정서법에서 확고하게 원칙으로 명문화하고 정확하게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10:31 2010/01/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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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안의 마물

제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미국 역사에 대해 쓰인 책을 읽고 있었는데 "보스턴 차 사건"이라는 걸 접했습니다.
그때 저는 미국의 독립 운동가들이 야적장에 쌓여 있던 영국산 자동차들에다 불을 질렀거나 무역선에 실려 있던 자동차를 다 바다에 처박아 넣은 걸로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는 자동차가 발명된 시기하고 미국이 건국된 시기를 연계해서 보는 안목이 없었을 뿐더러 어휘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지요. =_=;;

마치 "코트의 안에는 마물이 살고 있어"를 듣고는 사람이 입는 코트 안에 괴물이 숨어있는 장면을 떠올리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_-;; (coat가 아니라 court입니다. In the court lives a demon ㅋㅋㅋ)

하지만 그 차가 자동차가 아니라 마시는 차의 원료라는 것은,
그래도 스페인과 에스파냐가 동일한 나라인 걸 깨달은 것보다는 일찍 깨달았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무적 함대(영국에게 격파 당한)를 갖췄던 천주교 국가 스페인은 유럽에 있고,
투우로 유명한 에스파냐는 멕시코 같은 라틴 아메리카 중남미에 있는 나라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_-;;

특히 외래어를 표기할 때, 귀차니즘에 입각하여 장음을 따로 반영하지 않게 됨으로써, 외래어의 동음이의어 모호성도 꽤 심각한 수준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한자어 동음이의어랑 똑같죠. 더구나 한자와는 달리 영어 알파벳은 컴퓨터로 치기도 아주 수월하니 영단어 혼용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 같습니다.

리드: lead (지도/통솔), read (읽기), reed (갈대, 악기 부품), lid (뚜껑)
코드: code (부호, 정보, 성향), chord (음악 용어 화음), cord (전기 플러그가 연결된 줄)

결론: 코트 안의 마물은 마치 귓속에 도청 장치만큼이나 임팩트가 큽니다. ㅋㅋ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10:00 2010/01/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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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지론

오랜만에 플게에 이런 이슈가 나와서 우리말 쪽으로도 글을 써 본다.

1. 서로, 스스로를 부사가 아닌 명사로 쓰는 것은 잘못됐다.
OK. 공감함.
  서로가 서로를 배려해야 한다. (X)
  각자(우리)가 상대를 배려해야 한다. (O)

  네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 (X)
  너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 (O)
O 같은 어휘를 생각해 내기가 귀찮아서 X로 단순화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모두'까지 부사로만 써야 하고 명사형이 잘못됐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모두를 안 쓰면 전부, 전체 같은 한자어가 대신 들어갈 수밖에 없음.

2. 그녀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응, 충분히 취지를 이해하며 가능한 한 다른 걸로 표현을 바꿔 쓰고 싶은데 전혀 안 쓸 수가 있나?
특히 성경 번역 같은 거 할 때.. 한국어에 she 같은 개념 자체가 없었고 이제는 필요해졌는데 어떡하라고?

3. '-에 있어서'란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OK. 정말 장황한 군더더기이고 '더 이상'만큼이나 안 쓰고 지냄.

4. 역할, 입장, 불구하고(despite, in spite of) 같은 말도 쓰지 말아야 한다.
글쎄. 한동안 구실, 관점, though 같은 다른 표현도 써 봤지만 전자는 후자하고 의미가 다른 면모가 있다.
완전히 안 쓸 수는 없을 것 같으며, 특히 이런 문제와 관련하여 본인의 고민은 도대체 일본과 한국이 공용하는 한자어들 중 어떤 건 괜찮고 어떤 건 써서는 안 되는지 판단하는 그 잣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건 판단 보류.

5. 애매하다와 모호하다를 구분해야 한다.
OK. 좋은 지적.
  공연히 애매한 사람을 들볶다..
  의미가 너무 모호(한자어)하고 막연하다.

6. '의'자 붙이는 거 자제해야 한다.
가능한 한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싸그리 몰아낼 수는 없다.
'의'자 안 붙이고 링컨 대통령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번역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한국어는 이런 점에서 표현력이 무척 떨어지는 면모가 있다.
'A의 평면 B로의 정사영'... 영락없는 영어/일본어 번역투인 것은 알지만 도대체 이보다 더 간편하게 어떻게 번역할 수 있겠는가?

7. '보다'를 주의해서 써야 한다.
  보다 나은 미래 (X)
  네가 나보다 낫다 (O)
OK. X는 영 어색하고 기초적인 우리말 문법 관념도 없이 생겨난 표현임을 인정한다. '(좀)더'만 써도 충분하죠.

8. 했었다 같은 이중 과거
순화 운동가들이 보면 펄쩍 뛰고 노발대발할 말투인데..
원래 한국어에는 없던 시제 표현을 확장해서 받아들인 거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간 적이 있다"를 줄여서 "갔었다"라고.. 굳이 배척할 필요는 없다고 느낀다.

9. '가지다' 남발
OK. 한국어의 정서와 명백하게 이질적인 own, have 직역투는 자제염..;;
쓰기 전에 한번 생각을 해 보고 쓰자.
임신하면 아이를 배는 거지 아이를 갖는 게 아니다.
행사를 가지는 건 너무 심했잖아!

이것 말고 또 무슨 예가 있을까?
본인은 고등학교 시절에 이 오덕 선생, 대학교 시절에 이 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순화 책을 섭렵한 경험이 있다.
100% 공감하지는 못하는 사항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말의 실태에 대해 많은 생각을 일깨워 준 좋은 내용이었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OK라고 결론을 내린 사항들은 나름대로 이 홈페이지 열 무렵부터 그대로 지켜 왔다.
지금은 한말글 정신이 투철하던 2001~02 시절에 비해서는 많이 타-_-락해서 본인 쓰는 글에 한자어, 영단어도 예전보다 많이 들어간 편이지만, 그래도 감각 자체를 잃어버린 건 아니다.

나의 원칙은 간단하며 실용성을 지향한다.

- 한국어가 의미가 잘 구분되고 문법에 원칙이 있는 언어가 되는 방향으로: 다르다/틀리다는 반드시 구분해서 써야 한다. '더 이상' 같은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 청각적으로 구분이 잘 되는 방향으로: 그래서 한글 전용 지지이다.
- 그리고 가능하면 짧고 간결하게
- 그리고 가능하면 토박이말에 우선순위: 어설픈 외래어 순화보다, 이미 있던 순우리말부터 먼저 퍼뜨리고 써야 한다.

4번을 제외하고 위의 세 가지 대원칙에 역행하지 않는다면 외래어나 번역투도 다른 우리말 순화 운동가들에 "비해서는" 그렇게 배척하지 않는다.
우리말이 영어처럼 수동태가 발달해 있지 않고 자주 쓰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말에 수동태에 해당하는 표현이 없어서 좋을 것도 없는 건 사실이지 않은가.

물론, 번역투 때문에 말이 장황하고 거추장스러워지는 것은 분명히 경계한다. 또한 외래어나 외래 문체가 전혀 필요하지 않고 이미 멀쩡히 잘 쓰이던 우리말 표현까지 왜곡되고 파괴되는 것 역시 막아야 할 것이다.

우리말과 글 쪽의 홍보/계몽은 이렇듯 분명한 원칙과 체계를 갖추고 추진해야 쓸데없는 논쟁과 반감에 휩싸이지 않는다.

그리고 "비판을 하려면 수긍할만 한 대안을 제시하라." 주의이다.
그런 거 없이 무조건 뭐 일본식 한자어니까, 번역투란 이유만으로 쓰지 말자는 주장은 그냥 가능한 한 기피하는 고려 수준은 될 수 있어도, 적극적으로 안 쓰지는 않는다.

내가 또 하나 주장을 하는 걸로 글을 맺겠다. 나름대로 이 바닥에 짬밥도 있기 때문에 응용하는 것이다.

※ '기존'은 '예전'이 아니다. 제발 똑바로 쓰자.

- 현존, 실존 이런 단어하고 똑같은 용법으로 써야 하는 말이다.
- "기존에 있던 것들은 다 지워라" 이런 말... 정말 한숨만 나온다. "기존하는 것들은" 아니면 "예전의 것들은"이라고 쓰는 게 낫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0:16 2010/01/1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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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한 중의성

1. (지정석 체계가 아닌 버스나 열차 안에서) "여기 자리 있습니까?"

--> 이 자리에 임자가 있습니까?
--> 내가 앉을 수 있는 빈 자리가 있습니까?

2. 너 보는 날도 얼마 안 남았다

-->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얼마 후엔 너를 볼 수 있게 된다.
--> 지금은 너를 볼 수 있지만 얼마 후엔 볼 수 없게 된다.

2와 비슷한 예로, 누굴 오랜만에 만났을 때

--> 너 본지 꽤 오래 됐다
--> 너 안 본지 꽤 오래 됐다 (????)

일단 언어란 게 그 문자나 소리 자체보다도 분위기, 눈치, 문맥이 먼저 차지해서 의미 판단의 편견으로 작용하는 게 엄청 많습니다. '가가 가가가?'처럼.
말은 그런 게 있는데 글은 그런 게 없기 때문에 맞춤법이 필요하고 말소리보다 표기가 훨씬 더 엄밀해야 사람이 수월하게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저 표현.. 둘 다 맞을 수는 없거든요.
용법을 통일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말글을 갈고 닦고 논리성을 높인다다는 게 이런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32 2010/01/1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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