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거리’ 로 끝나는 지하철 역

광명사거리(7),
단대오거리(8),
미아삼거리(4),
신대방삼거리(7),
신정네거리(2)

2호선 지선의 ‘신정네거리’만이 숫자가 한자어가 아닌 순우리말이다.
은근히 헷갈린다. ^^

Posted by 사무엘

2010/05/08 18:28 2010/05/0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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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번역

윈도우 2000부터는 스크롤바에도 우클릭 메뉴가 생겼다. 마우스가 가리키는 특정 지점이라든가 맨 위/아래 지점으로 바로 스크롤이 가능해서 매우 편리하다.
그런데 문제는 병맛 같은 우리말 번역.

위쪽 / 아래쪽 이 무엇인지 짐작하시겠는가?
이게 영어는 Top / Bottom이다. 즉, 스크롤되는 대상의 맨 꼭대기/맨 밑바닥 위치를 가리킨다.
본인은 한국어를 봐서는 도저히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다.

페이지 위로 / 페이지 아래로는 Page up / Page down의 직역이다.
차라리 위쪽 / 아래쪽은 Page up / Page down의 번역으로 더 적절하지 않은가? 아니면 차라리 '한 화면 위/아래' 말이다.
Top / Bottom의 의미를 우리말로 번역하려면 최소한 '가장'이나 '맨', '최' 같은 최상급 부사가 동원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보다 더욱 병맛 같은 번역, 사람 진짜 낚은 번역은 따로 있다.

윈도우 XP와 비스타는 새로운 스타일의 시작 메뉴가 도입되어서 자주 실행하는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메인에 뜬다. 그리고 사용 빈도와 관계없이 언제나 나타나 있길 원하는 프로그램은 거기에 '고정'(pin)이 가능하다.

고정을 할 때는 프로그램 아이콘을 우클릭한 후, '시작 메뉴에 고정'을 누르면 된다.
그런데 이미 고정된 프로그램을 우클릭하면 '시작 메뉴에서 제거'와 '이 목록에서 제거'가 뜬다.
둘 중 하나는 단순히 '고정 상태 해제'이고,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시작 메뉴에서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은 한국어만 봐서 뭐가 뭔지 파악하겠는가? (7은 아예 작업 표시줄에 고정이 되므로 해당 사항 없음)

정답을 말하자면 '시작 메뉴에서 제거'가 고정 해제이고, '이 목록에서 제거'가 완전히 제거이다!
도대체 시작 메뉴하고 이 목록의 개념상 차이가 무엇인지 아시는 분? -_-;;
영어 원문은 엄연히 전자는 Unpin, 후자는 Remove이다. '고정 해제'라고 하면 아무 혼동 없이 알아들을 텐데 왜 번역을 이 따위로 했는지? 2002년에 윈도우 XP를 써 온 이래로 아직까지도 본인은 직접 아이콘을 실수로 없애 버리지 않고서는 분간을 못 한다. MS 제품에 들어있는 제일 엉터리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하긴, 윈도우 XP sp2가 나오기 전, IE 6의 About 화면을 보면 '승인'이라는 버튼이 있었다. 이게 뭘까요?
영어 원문은 Acknowledgments이다. 이걸 클릭하면 IE 6의 개발자 명단이 애니메이션으로 쭈르륵 나온다. 그렇다. 이건 논문이나 저서(특히 외국물)에서도 볼 수 있듯, '감사의 글' / '만든 사람들' 뻘 되는 의미로 번역해야 맞다.

이때 Acknowledgment를 승인이라고 너무나 사전적인 의미로 번역하는 것은, '만든 사람들' 리스트가 나오는 Credits를 달랑 신용이라고 번역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번역가가 이 단어가 쓰이는 문맥과 상황을 알지 못하고, 그냥 수많은 영어 문장/단어 리스트를 보면서 기계적으로 번역해서 그런 것 같다.

저런 오역은 그냥 사람을 낚는 정도이지만, 오역이 사람을 잡을 수도 있다. 오늘날처럼 영어로 무수한 정보와 지식이 쏟아지는 시대엔 영한 사전을 만드는 사람이나 번역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0/03/22 08:26 2010/03/2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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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다른 뜻은 없고, 그냥 웃겨서 소개한다. 아놔... ㅜ.ㅜ
배경 워터마크로 들어가 있는 아저씨 인상이 정말 쩐다. ㅋㅋ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제적으로 골고루 싸가지없게 굴기> ㄳㄳ
우리의 한국어 버전은 좌측 셋째 줄에 있긴 한데,
저건 그냥 shit, darn 같은 감탄사이지, F-word의 번역으로는 j로 시작하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_-;;;

F-word의 동작을 뜻하는 말이 한국어에 놀랍게도 정확하게 존재한다. 흠좀무.
사전에서 꼴뚜기질을 찾아보기 바란다. ㅋ

[명사] 남을 욕할 때에, 가운뎃손가락을 펴고 다른 손가락은 모두 접은 채 남에게 내미는 짓.

한국에도 저런 문화가 존재했다는 뜻일까?
본인 기억으로 한국에 '뻑큐, 엿먹어' 같은 욕설이 등장한 건 90년대 초중반부터이다. 숏다리, 롱다리 이런 말과 비슷한 시기이거나 더 나중에 접했다. 초등학교 시절엔 그런 게 없었다.

욕설의 어원은 크게 질병-장애 / 동물 / 성 이렇게 세 갈래로 나뉘는 듯하다.
국제어 영어의 위상을 힘입어 '꼴뚜기질'까지 국제적인 욕설로 등극하고 있는 중이다. -_-
하지만 영어의 종주국에서 F-word는 정말 성적인 의미까지 가미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끔찍한 욕설이라는 걸 잊지 말자.

Posted by 사무엘

2010/03/09 13:37 2010/03/0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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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잡설

1. 다른 언어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영어와 일본어는 임의의 인명을 소리만 듣고 받아적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영어는 언문 일치가 개떡이기 때문이요, 일본어는 한자 때문이다. 특히 한자 문화권에서는 내 자식은 특별하게 키우려고 일부러 잘 안 쓰이는 어려운 한자만 골라서 집어넣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그런 문화권은 일상 생활에서는 잘 알려진 쉬운 이름만 사용하는 애칭이 발달해 있는 것이다. 영어 알파벳은 단어 단위로 한자 같은 뜻글자를 이루고 있는 것에 가깝다. ^^

한국어가 영어보다 문법이 복잡하고 어렵고, 띄어쓰기 같은 맞춤법도 엄밀하게 정착해 있지 못한 면모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정이 꼭 절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한글은 그런 게 필수불가결한 변별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걸 꼭 안 지켜도 어지간하면 뜻이 잘 통하기 때문이다. 사실 영어에서 단어 철자나 띄어쓰기가 틀리는 것은 한글 자모를 잘못 적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ㅈ을 ㅊ으로 잘못 적는 게 아니라 아예 ∨ 같은 엉뚱한 글자로 적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이다.

2. better than nothing은 이게 다른 것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다는 '꼴찌, 무익'이라는 뜻일까,
아니면 그래도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위안' 뉘앙스일까? 영어로 이 둘은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까?
'아닌' 것과 '없는' 것은 의미가 비슷하지만 다를 때도 있다. 이런 게 헷갈릴 때가 있다.

3. 영어에서 비교급을 쓸 때 간단한 형용사에 대해서는 잘 알다시피 -er, -est 어미가 붙지만,
3음절 이상의 긴 단어이거나 형용사 자체가 -ous, -ful 같은 접미사가 붙은 단어라면 그런 어미가 또 붙지는 않고, more, most 같은 부사가 비교급을 만들어 준다.
그런데 문제는 more, most 자체도 many의 비교급으로서 형용사의 의미가 있다는 것.
나의 영문법 지식에 따르면, "더 유명한 사람들이 오고 있다"와 "유명한 사람들이 더 오고 있다"가 영작을 할 때 구분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마치 한국어에서 조사 '과(와)', '랑'이 and라는 의미도 있고 with라는 의미도 어느 정도 동시에 갖고 있어서 발생하는 모호성/중의성 정도와 비슷한 차원인 것 같다.

4. '한번'은 붙일까 띄울까?
인간의 언어에서 1이라는 숫자는 두 가지 방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째는 0이 아니라 1이라는 의미일 때(부재가 아니라 실존)이다. 이때는 영어에서도 a, the 같은 관사가 붙는다.
둘째는 복수가 아니라 1이라는 의미이다. 이때는 영어로 정확하게 one이라는 숫자가 쓰인다.

그래서 0이 아니라는 부정관사에 가까운 의미로 쓰는 '한번'은 붙여 쓰고, 진짜 정확하게 one time이 되어야 할 때는 '한 번'이라고 띄어 쓴다고 생각하면 대체로 맞다.

"언제 한번 놀러 오시죠." / "우리 한번 맞장 떠 볼까?" / "그런 방법도 한번 써 봤지만, 잘 먹히지 않았다." (놀러 오는 것, 맞장 뜨는 것처럼 안 하던 행위를 해 본다는 게 중요함)
"이미 접수가 되어 있으니 글쓰기 버튼은 한 번만 눌러야 합니다." / "한 번만 더 틀렸다간 진짜 죽는다" (왜 띄었는지 명확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0/02/01 17:49 2010/02/0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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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mal.pe.kr/bbs/view.php?id=ulimal&no=318
여기 나오는 단어들은 "고어"가 아닙니다.

저는 간결하고 짤막하고 청각적으로 변별도 잘 되는 외래어나 한자어 한 단어를, 무리하게 다 순우리말로 풀어야 할 필요는 없고,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미 있는 우리말도 다 활용 안 하면서 무분별하게 외래어를 끌어들이고, 그게 더 뽀대난다고 생각하는 건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런 순우리말을 살리려면.. 국어시간에 가르치는 것보다도,
영한사전의 뜻풀이를 바꾸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빠를 겁니다.

king에 왕보다 임금이 먼저 나오게 하고, reliable에 '신뢰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보다 '미더운'이 먼저 나오게 하면, 학생들부터 금방 익히게 됩니다. 왜? 당장 짧고 좋으니까!

그 외에도 아주 미세하고 섬세한 감정 차이를 내는 영어 단어랑 일대일 대응할 간결한 순우리말 어휘들도.. 찾아 보면 아주 많을 겁니다.
한번 보세요. 방나다, 사그랑이, 가년스럽다, 떼꾼하다, 에멜무지로 등등..

번역투 표현이 왜 문제가 되느냐? 일본의 영어사전으로부터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베낀 영한사전 때문입니다.
지금 영어의 영향력이 얼마나 됩니까? 지금 현실적으로 국어사전보다도 우리 국어생활에 더 영향을 끼치는 건 영한사전입니다. 영한사전이 바뀌어야 우리말이 삽니다.

※ 성 제훈 박사님이 매일 올리는 저 "우리말 123" 글터에 매일 들러서 내용을 구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유익합니다.

보태기~
그리고, 영한사전 못지않게 순우리말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곳은..

성경!

영한사전이 전국 수백만의 학생들의 언어 중추를 결정한다면,
성경은 전국 수백만의 크리스천들에게 절대적 권위를 가진 텍스트로 글자 하나하나가 그대로 골수에 박혀 영향을 끼칩니다.

거기에 순우리말이 있으면,
순우리말도 살리고, 세속적인 말투라는 느낌도 안 들고...
일석이조 아닙니까.

킹 제임스 성경만 봐도, 거기 나오는 고어(?)들은 당대 1600년대에도 안 쓰던 말이었습니다. ye, thou 따위는 그때에도 이미 you로 통합되어 있었습니다. 성경 본문과 제임스 왕께 바치는 헌사는 문체가 살짝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가라사대" 없애는 거 반대입니다.
개역개정판도 그렇고, 요즘 나오는 '문체만 옛날식'인 성경들(흠정역 등)이 왜 그런 말까지 없애는지 모르겠습니다.
"말씀하시되"는 너무 깁니다. 성경에 said, saith가 한두 번 나오는 말이 아닌데, 운율 생각해서라도 한 음절이라도 짧아야죠. "이르시되"는 say보다는 tell 같은 다른 용도가 있는 단어입니다.

흠정역이 비판받는 점이, 제한된 현대어 어휘만으로 영어 번역에만 충실하다 보니, 표현이 너무 장황하고 운율감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이럴 때 순우리말을 뒤지면 더 좋은 번역이 나올 수 있지요.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18:58 2010/01/1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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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식 승강장은 반대 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승강장 반대편'에서 쉽게 탈 수 있지만,
상대식 승강장은 '반대편 승강장'으로 가야 탈 수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설동 지선을 타고 성수 역에 도착하면 시청· 을지로 방면 열차는 바로 '(동일) 승강장 반대편' 열차를 타고 손쉽게 갈 수 있지만, 잠실· 강남 방면으로 가려면 계단을 이용해 '반대편 승강장' 열차를 타야 한다.

이거 용어가 좀 확실하게 통일되어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쉽게 말해 평면 환승은 '승강장 반대편'입니다. 이 말만 하면 선로를 가리키는 개념이 됩니다. 한 승강장을 공유하는 맞은편 열차라는 뜻이고요,
계단을 이용한 환승은 승강장 자체를 이동하므로 '반대편 승강장'입니다. 선로가 아니라 다른 승강장을 가리키며, 선로는 그 승강장에 붙어 있는 좌우 어느 것이든 될 수 있습니다.

마치 C++에서 new operator와 operator new 같은 개념 차이가 되겠군요.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10:58 2010/01/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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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작을 할 때는 단순히 한국어로 작문할 때보다 더욱 다양한 문장부호가 쓰입니다.
한국어는 온점, 반점, 느낌표, 물음표, 따옴표 외에 딱히 쓰이는 문장부호가 없습니다.
물론 말줄임표 같은 것이 있지만 컴퓨터로 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그냥 ... 따위로 대체되는 추세이기도 하죠.

하지만 영어 정서법에는 한국어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부호가 최소한 셋 이상 존재하는데, 일단 줄표(긴 것 짧은 것 모두), 세미콜론, 그리고 콜론입니다.

단순히 콤마만 써서 항목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그 위에 세미콜론이라는 상위 계층을 활용하기도 하며,
단순한 문장의 나열이 아니라 뭔가 대구 내지 인과 관계가 있음을 보이고 싶을 때는 재미없게 단순 마침표가 아닌 다른 부호를 쓴다는 것입니다.

나는 때린다; 너는 막는다.
네가 이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건 둘 중 하나이다: 죽거나 항복하거나.
미래의 3차 세계대전 때 어떤 무기가 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다음 세계대전 때 무슨 무기가 등장할지는 대략 짐작할 수 있다 -- 바로 새총.
그는 외쳤다, "불이야!"
스레드-안전한 코드를 짜려면 동기화를 잘 시켜야 한다.
그의 세 아들--영수, 철수, 민수--들은 모두 자라서 의사가 되었다.

문장의 어순이라든가 문장부호의 쓰임만 봐도 딱히 우리말스러운 느낌은 안 나며 영문 번역투임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줄표 같은 경우, 국문에서도 쓴다고 공식 명시는 되어 있지만, 사실상 거의 쓰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위의 예에서 영수, 철수, 민수 같은 삽입 내용은 차라리 괄호를 써서 넣고 말죠.

영어 정서법에 존재하는 문장부호들을 모두 국문에다가 도입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필요를 느끼는 것은 반점의 역할을 보충하는 세미콜론의 역할과 비슷한 부호입니다.
이는 마치 strtok 호출 중에 각 토큰에 대해서도 또 strtok로 토큰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이런 용도로 국문에는, 세벌식 최종 자판에도 존재하는 가운뎃점이라는 훌륭한 부호가 있습니다.
그런데 국문학자 중에는 가운뎃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래아와 혼동된다(비슷한 이유로 아래아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일본 정서법을 베낀 것이다, 시각적인 변별력이 떨어진다 등의 이유로 말입니다.

어쨌거나 tokenize 용도로 쓰이는 문장부호는 반점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한계는 조금만 길고 복잡한 글을 써 보면 금세 실감하게 됩니다. 가운뎃점이든, 심지어 세미콜론을 도입하든 이들의 용법이 국어 정서법에서 확고하게 원칙으로 명문화하고 정확하게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10:31 2010/01/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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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안의 마물

제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미국 역사에 대해 쓰인 책을 읽고 있었는데 "보스턴 차 사건"이라는 걸 접했습니다.
그때 저는 미국의 독립 운동가들이 야적장에 쌓여 있던 영국산 자동차들에다 불을 질렀거나 무역선에 실려 있던 자동차를 다 바다에 처박아 넣은 걸로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는 자동차가 발명된 시기하고 미국이 건국된 시기를 연계해서 보는 안목이 없었을 뿐더러 어휘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지요. =_=;;

마치 "코트의 안에는 마물이 살고 있어"를 듣고는 사람이 입는 코트 안에 괴물이 숨어있는 장면을 떠올리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_-;; (coat가 아니라 court입니다. In the court lives a demon ㅋㅋㅋ)

하지만 그 차가 자동차가 아니라 마시는 차의 원료라는 것은,
그래도 스페인과 에스파냐가 동일한 나라인 걸 깨달은 것보다는 일찍 깨달았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무적 함대(영국에게 격파 당한)를 갖췄던 천주교 국가 스페인은 유럽에 있고,
투우로 유명한 에스파냐는 멕시코 같은 라틴 아메리카 중남미에 있는 나라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_-;;

특히 외래어를 표기할 때, 귀차니즘에 입각하여 장음을 따로 반영하지 않게 됨으로써, 외래어의 동음이의어 모호성도 꽤 심각한 수준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한자어 동음이의어랑 똑같죠. 더구나 한자와는 달리 영어 알파벳은 컴퓨터로 치기도 아주 수월하니 영단어 혼용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 같습니다.

리드: lead (지도/통솔), read (읽기), reed (갈대, 악기 부품), lid (뚜껑)
코드: code (부호, 정보, 성향), chord (음악 용어 화음), cord (전기 플러그가 연결된 줄)

결론: 코트 안의 마물은 마치 귓속에 도청 장치만큼이나 임팩트가 큽니다. ㅋㅋ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10:00 2010/01/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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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지론

오랜만에 플게에 이런 이슈가 나와서 우리말 쪽으로도 글을 써 본다.

1. 서로, 스스로를 부사가 아닌 명사로 쓰는 것은 잘못됐다.
OK. 공감함.
  서로가 서로를 배려해야 한다. (X)
  각자(우리)가 상대를 배려해야 한다. (O)

  네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 (X)
  너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 (O)
O 같은 어휘를 생각해 내기가 귀찮아서 X로 단순화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모두'까지 부사로만 써야 하고 명사형이 잘못됐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모두를 안 쓰면 전부, 전체 같은 한자어가 대신 들어갈 수밖에 없음.

2. 그녀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응, 충분히 취지를 이해하며 가능한 한 다른 걸로 표현을 바꿔 쓰고 싶은데 전혀 안 쓸 수가 있나?
특히 성경 번역 같은 거 할 때.. 한국어에 she 같은 개념 자체가 없었고 이제는 필요해졌는데 어떡하라고?

3. '-에 있어서'란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OK. 정말 장황한 군더더기이고 '더 이상'만큼이나 안 쓰고 지냄.

4. 역할, 입장, 불구하고(despite, in spite of) 같은 말도 쓰지 말아야 한다.
글쎄. 한동안 구실, 관점, though 같은 다른 표현도 써 봤지만 전자는 후자하고 의미가 다른 면모가 있다.
완전히 안 쓸 수는 없을 것 같으며, 특히 이런 문제와 관련하여 본인의 고민은 도대체 일본과 한국이 공용하는 한자어들 중 어떤 건 괜찮고 어떤 건 써서는 안 되는지 판단하는 그 잣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건 판단 보류.

5. 애매하다와 모호하다를 구분해야 한다.
OK. 좋은 지적.
  공연히 애매한 사람을 들볶다..
  의미가 너무 모호(한자어)하고 막연하다.

6. '의'자 붙이는 거 자제해야 한다.
가능한 한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싸그리 몰아낼 수는 없다.
'의'자 안 붙이고 링컨 대통령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번역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한국어는 이런 점에서 표현력이 무척 떨어지는 면모가 있다.
'A의 평면 B로의 정사영'... 영락없는 영어/일본어 번역투인 것은 알지만 도대체 이보다 더 간편하게 어떻게 번역할 수 있겠는가?

7. '보다'를 주의해서 써야 한다.
  보다 나은 미래 (X)
  네가 나보다 낫다 (O)
OK. X는 영 어색하고 기초적인 우리말 문법 관념도 없이 생겨난 표현임을 인정한다. '(좀)더'만 써도 충분하죠.

8. 했었다 같은 이중 과거
순화 운동가들이 보면 펄쩍 뛰고 노발대발할 말투인데..
원래 한국어에는 없던 시제 표현을 확장해서 받아들인 거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간 적이 있다"를 줄여서 "갔었다"라고.. 굳이 배척할 필요는 없다고 느낀다.

9. '가지다' 남발
OK. 한국어의 정서와 명백하게 이질적인 own, have 직역투는 자제염..;;
쓰기 전에 한번 생각을 해 보고 쓰자.
임신하면 아이를 배는 거지 아이를 갖는 게 아니다.
행사를 가지는 건 너무 심했잖아!

이것 말고 또 무슨 예가 있을까?
본인은 고등학교 시절에 이 오덕 선생, 대학교 시절에 이 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순화 책을 섭렵한 경험이 있다.
100% 공감하지는 못하는 사항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말의 실태에 대해 많은 생각을 일깨워 준 좋은 내용이었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OK라고 결론을 내린 사항들은 나름대로 이 홈페이지 열 무렵부터 그대로 지켜 왔다.
지금은 한말글 정신이 투철하던 2001~02 시절에 비해서는 많이 타-_-락해서 본인 쓰는 글에 한자어, 영단어도 예전보다 많이 들어간 편이지만, 그래도 감각 자체를 잃어버린 건 아니다.

나의 원칙은 간단하며 실용성을 지향한다.

- 한국어가 의미가 잘 구분되고 문법에 원칙이 있는 언어가 되는 방향으로: 다르다/틀리다는 반드시 구분해서 써야 한다. '더 이상' 같은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 청각적으로 구분이 잘 되는 방향으로: 그래서 한글 전용 지지이다.
- 그리고 가능하면 짧고 간결하게
- 그리고 가능하면 토박이말에 우선순위: 어설픈 외래어 순화보다, 이미 있던 순우리말부터 먼저 퍼뜨리고 써야 한다.

4번을 제외하고 위의 세 가지 대원칙에 역행하지 않는다면 외래어나 번역투도 다른 우리말 순화 운동가들에 "비해서는" 그렇게 배척하지 않는다.
우리말이 영어처럼 수동태가 발달해 있지 않고 자주 쓰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말에 수동태에 해당하는 표현이 없어서 좋을 것도 없는 건 사실이지 않은가.

물론, 번역투 때문에 말이 장황하고 거추장스러워지는 것은 분명히 경계한다. 또한 외래어나 외래 문체가 전혀 필요하지 않고 이미 멀쩡히 잘 쓰이던 우리말 표현까지 왜곡되고 파괴되는 것 역시 막아야 할 것이다.

우리말과 글 쪽의 홍보/계몽은 이렇듯 분명한 원칙과 체계를 갖추고 추진해야 쓸데없는 논쟁과 반감에 휩싸이지 않는다.

그리고 "비판을 하려면 수긍할만 한 대안을 제시하라." 주의이다.
그런 거 없이 무조건 뭐 일본식 한자어니까, 번역투란 이유만으로 쓰지 말자는 주장은 그냥 가능한 한 기피하는 고려 수준은 될 수 있어도, 적극적으로 안 쓰지는 않는다.

내가 또 하나 주장을 하는 걸로 글을 맺겠다. 나름대로 이 바닥에 짬밥도 있기 때문에 응용하는 것이다.

※ '기존'은 '예전'이 아니다. 제발 똑바로 쓰자.

- 현존, 실존 이런 단어하고 똑같은 용법으로 써야 하는 말이다.
- "기존에 있던 것들은 다 지워라" 이런 말... 정말 한숨만 나온다. "기존하는 것들은" 아니면 "예전의 것들은"이라고 쓰는 게 낫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0:16 2010/01/1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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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한 중의성

1. (지정석 체계가 아닌 버스나 열차 안에서) "여기 자리 있습니까?"

--> 이 자리에 임자가 있습니까?
--> 내가 앉을 수 있는 빈 자리가 있습니까?

2. 너 보는 날도 얼마 안 남았다

-->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얼마 후엔 너를 볼 수 있게 된다.
--> 지금은 너를 볼 수 있지만 얼마 후엔 볼 수 없게 된다.

2와 비슷한 예로, 누굴 오랜만에 만났을 때

--> 너 본지 꽤 오래 됐다
--> 너 안 본지 꽤 오래 됐다 (????)

일단 언어란 게 그 문자나 소리 자체보다도 분위기, 눈치, 문맥이 먼저 차지해서 의미 판단의 편견으로 작용하는 게 엄청 많습니다. '가가 가가가?'처럼.
말은 그런 게 있는데 글은 그런 게 없기 때문에 맞춤법이 필요하고 말소리보다 표기가 훨씬 더 엄밀해야 사람이 수월하게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저 표현.. 둘 다 맞을 수는 없거든요.
용법을 통일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말글을 갈고 닦고 논리성을 높인다다는 게 이런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32 2010/01/1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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